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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민주주의 성숙을 경제성장보다 더 희망”

우리나라 국민은 ‘민주주의 성숙’을 경제 성장 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이 희망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31.9%)’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8.2%)’를 앞질렀다. 과거 조사에서는 ‘경제적 부유함’이 1위를 차지했었다.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높다’고 평가한 국민은 46.9%로 ‘낮다(21.8%)’는 응답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조사는 문체부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13∼79세 국민 6180명과 국내 거주 외국인 1020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의 43.7%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응답했으며, ‘중산층 보다 높다’는 응답은 16.8%로 나타나 전체의 60.5%가 ‘중산층 이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18.1%p 증가한 수치다. 반면 ‘행복도(65.0% → 51.9%)’와 ‘삶의 만족도(63.1% → 52.9%)’에 대한 인식은 모두 하락했다. 집단간 갈등 인식에서는 82.7%가 ‘진보와 보수’ 갈등을 가장 크게 인식했으며, 이어 ‘기업가와 근로자(76.3%)’, ‘부유층과 서민층(74%)’ 갈등이 크다고 답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은 69%로 2022년(57.4%)대비 11.6%p 상승했으며, 남성과 여성 갈등도 61.1%로 10.7%p 증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대구YMCA, 베스트 시의원 ‘5인’ 선정

대구YMCA가 시민으로 구성된 ‘의정참여단’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대구시의회 베스트 시의원 5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대구YMCA 의정참여단은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열린 대구시의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예 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총 105차례의 회의를 전수 모니터링했다. 참여단은 대구시의원 전체 33명을 대상으로 △조례 제·개정 실적 △출석률 △시정질의 △5분 자유발언 등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종합 평가했다. 평가 결과, 각 전문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청소년·교육 부문 이영애 의원 △생태·기후위기 부문 김재용 의원 △청년일자리·산업혁신 부문 김정옥 의원 △대중교통 부문 이동욱 의원 △농업·소비자 부문 김원규 의원이 부문별 최우수 시의원으로 선정됐다. 청소년·교육 부문에 선정된 이영애 의원은 아동·청소년 교육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의원은 청소년 금융범죄 예방 및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개선에 앞장섰으며, 대구시교육청의 생성형 AI 활용 교육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어린이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 실질적인 제도 마련에 기여했다. 생태·기후위기 부문의 김재용 의원은 경제환경위원장으로서 ‘환경이 곧 도시 경쟁력’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환경 현안 해결에 주력했다. 특히 낙동강 취수 문제와 취수원 이전, 신천 수변공원 조성 등 시급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전담 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생태환경 보호에 기여했다. 청년일자리·산업혁신 부문에 선정된 김정옥 의원은 청년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해소를 촉구하며 비정규직 처우개선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 청년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성서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마련에 앞장서는 등 청년과 지역 산업을 아우르는 활동을 보였다. 대중교통 부문의 이동욱 의원은 시민 입장에서의 대중교통 정책을 유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의원은 대구시 보행 안전 강화와 교통약자 이동 서비스 향상을 위해 힘썼으며, 택시산업 안정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시내버스 재정지원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이끌었다. 농업·소비자 부문 베스트 시의원으로 선정된 김원규 의원은 ‘농업의 생태적 가치’를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 마련에 집중했다. 김 의원은 대구시 농업인 공익수당 지급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보장과 농업기반 강화 정책을 촉구했다. 또한 미래 농업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농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대구YMCA 서병철 사무총장은 “이번 베스트 시의원 선정은 시민이 직접 의정에 참여·평가함으로써 지방자치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관심을 갖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을 성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의정참여 활동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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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묵 사려어~~”···'까묵까묵'한 그리움의 한 조각

메밀묵 사려어~~ 묵 먹을래? 친정에서 연락이 왔다. 힘들게 뭐 하러 묵을 쒔냐 했더니 친구분이 메밀묵을 쒀서 나눈 것을 내게 또 나누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양념장까지 만들어 완벽한 세트였다. 단단하고 간이 딱 맞아 겨울밤 훌륭한 간식이었다. 요즘에는 들리지 않지만, 어린 시절 겨울밤이면 “메밀묵 사려어~ 찹쌀떠억!” 골목길에 울리던 소리다. 하지만 부모님이 뛰어나가 사 오신 적이 없다. 묵은 만들어 먹는 것이지 사 먹는 게 아니라고 했다. 안동에서는 설에 메밀묵 많이 해 먹었다. 친구 인숙이네 할매는 시골 밭에 항상 메밀을 심으셨다. 그 밭을 집터로 샀다가 안 짓는 바람에 땅이 척박하니까 메밀을 심으셨다고. 놋 양푼에 한가득 만들어서 추운 설날에 식혜랑 메밀묵이랑 콩인지(강정)랑 항상 먹었다. 양념장에 참기름을 듬뿍 넣어서 묵 위에 한 숟갈 얹어서 숟가락으로 잘라서 먹었다. 그 메밀 향 가득한 맛! 그리고 그땐 멸칫국물이 어딨었나, 물에 김치 쫑쫑 썰어 넣고 백솥에 끓여서 마지막에 메밀묵 두껍게 채 썰어서 시원하게 먹던 그 묵사발도 아주 맛났다. 인숙이가 결혼하고 몇 해는 설에 가면 항상 싸주셔서 귀한 줄도 모르고 먹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아주 사무치는 그리움의 한 조각이 되었단다. 고향 떠나 태안 살 때 동네에서 겨울이면 가끔 두부며 메밀묵 팔던 할머니가 계셔서 사 먹어 봤는데 기름을 한 숟갈 넣는다는데 그 향긋하고 깔끔한 메밀묵 맛이 아니더라며 묵 이야기에 엄마 보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메밀묵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비율이 중요하다. 냄비에 메밀가루 1컵에 물 4컵을 넣어서 가루가 뭉치지 않게 잘 저어서 섞어준다. 물의 양이 많으면 묵이 물러지고 적으면 딱딱하고 푸석해진다. 파는 가루 중에 메밀 함량이 낮은 가루는 묵이 안 된다. 중불로 바닥에 눋지 않게 저어가면서 끓여준다. 다 끓였다고 바로 식혀버리는데 이게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겉만 굳고 속은 흐물거리게 된다. 뚜껑을 덮고 10분 정도 뜸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꼭 거쳐야 쫀득하고 탱글탱글한 묵이 완성된다. 다 익은 메밀묵을 그릇에 부어서 냉장고에 넣어 2~3시간 식혀준다. 이런 복잡한 과정이 까다롭다면 맛집을 찾아가면 된다. 자명에 안동식으로 묵을 만들어 묵밥, 묵비빔밥, 묵한접시, 여기에 연잎밥까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가게 이름이 메밀꽃이라 정직하다. 토요일 오후 2시에 도착하니 조용했다. 혹시 브레이크타임인가 싶어 여쭈니 평일에는 오후 3시~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지만 주말엔 쉬는 시간이 따로 없고 손님이 오시면 대접한다고 했다. 묵밥+연잎밥 세트와 묵비빔밥을 주문하고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손님이 우리뿐이라 벽에 걸린 민화와 창가의 다육이 구경도 하고 1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장사한 사장님의 이야기도 엿들었다. 그러는 동안 작은 김치전 두 장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늦은 점심이라 맛있게 해치웠다. 묵밥은 따뜻한 국물이었고, 비빔밥은 정갈하게 새싹 등으로 꾸민 꽃밭 같았다. 함께 나온 공기밥은 노란색을 띠어 무엇을 넣어서 밥을 했냐고 물으니 치자 물이라고 했다. 묵을 먹다가 나중에 밥도 말아 먹었다. 연잎밥은 찰기가 돌아 든든했다. 반찬으로 삼색나물과 각종 장아찌까지 함께 먹으니, 입이 깔끔해져 끝까지 맛있었다. 묵 한 접시는 집에 돌아와 늦은 밤 간식으로 엄마 친구분 솜씨로 채웠다. 지난가을에 통도사 메밀밭에서 ‘산허리는 왼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혀 하얬었다.’라는 구절을 되뇌었었다. 오늘 밤 또 읊어 본다. 메밀꽃: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자명로 302, 전화 (054)277-5922. /김순희 시민기자

의성 성냥공장에서 열린 김진우 기획전 ‘진화의 불씨’

의성군 의성읍에는 한때 지역 경제를 떠받쳤던 성냥공장이 있다. 1954년 문을 연 ‘성광성냥공업사’다. 1970년대 전성기에는 하루 1만5000갑의 성냥을 생산하며 연 매출 6억 원 이상을 기록했고, 공장 직원만 162명에 달했다. 마을 인력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해 단촌과 안동 일직까지 통근버스를 운행할 정도로, 성광성냥공업사는 의성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었다. 성광성냥공업사는 2013년 5월에 경상북도 산업유산 향토뿌리기업으로 지정되었으나 성냥 산업 쇠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 그해 11월 휴업을 하게 된다. 2013년 영업이 끝날 때까지 성광성냥공업사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성냥 생산 공장이었다. 이후 고(故) 손진국 대표가 토지, 공장 건물 13개 동과 기계, 설비를 의성군에 기증하고 폐업하게 된다. 현재 이곳은 의성군이 부지를 매입해 ‘의성성냥공장 문화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며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2025년 12월 현재 ‘산업의 기억이 고요히 잠든 공간’에서 불씨의 잔향을 발견한 김진우 작가의 전시 ‘진화의 불씨’가 열리고 있다. 성냥공장은 폐업 이후에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사무실에는 고 손진국 대표의 명패가 놓인 책상이 있고 폐공장엔 아직 성냥 머리를 얻지 못한 나뭇개비가 잔뜩 쌓여있고 각종 기계와 공구가 있다. 축목에 두약을 찍고 건조하던 ‘윤전기’는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성냥 제조 기계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이 모든 사물은 작품의 배경이 되고 함께 조화를 이룬다. 철, 스테인리스스틸, LED, 우레탄, 에나멜 등의 재료로 완성한 설치 작품은 상징성을 더한다. 사라진 산업의 흔적을 탐사하고 불씨의 진화를 시각화한 ‘의성탐사선’과 ‘성냥나무’가 그것이다. 드로잉과 설계도면은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성냥공장의 기계 부품인 볼트, 너트, 용수철과 빗자루, 망치, 낫, 톱, 드릴, 타커 등에 성냥개비에 두약을 입히듯 노랑 페인트를 입힌 오브제가 눈길을 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 까마귀 소리가 들리고 폐공장 전시장 안 프레스, 밀링, 공갑기 사이의 다양한 오브제는 명랑한 기운을 뿜어낸다. 이 작품 ‘진화의 불씨’는 작가가 많이 고민하고 마지막에 현장에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시간이 퇴적된 공간에 예술의 두약이 입혀지니 낡고, 깊고 그윽한 멋이 난다. ‘안전제일’ 문구가 남아 있는 공장 벽면에는 미디어 아트가 상영되고 지붕에는 18미터 높이의 ‘성냥나무’가 우뚝 서 있다. 성냥개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김진우 작가는 전시 설명을 통해 “공장 건축물의 흔적과 나무 형상이 만나 산업의 기호가 생명의 상징으로 재구성되었다”며 “불을 만들기 위해 잘려 나간 나무가 이제는 스스로 불씨를 품은 생명으로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설치미술가이자 엔지니어인 김진우 작가는 폐공장에서 온기와 미래, 생명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시는 ‘The Spark of Evolution’ 즉, 진화(鎭火)가 아닌 진화(進化)의 의미를 뜻한다. 산불로 침체된 지역에 희망의 불씨를 점화한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계속된다. /백소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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