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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도서관, ‘2026 원북 원포항’ 올해의 책 3권 발표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서양진)은 시민들이 한 권의 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독서 생활화 운동 ‘2026 원북 원포항’의 올해의 책 3권을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선정 도서는 연령대별 특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장애·인권, 생명의 가치, 현대 사회의 구조적 현실 등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 어린이 부문 선정작은 조우리 작가의 ‘4×4의 세계’다. 하반신 마비 소년과 아픈 소녀의 만남과 교감을 중심으로, 장애와 소외된 이웃의 삶을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어린이 독자는 물론 부모 세대까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청소년 부문에는 정수윤 작가의 ‘파도의 아이들’이 선정됐다. 탈북 청소년들이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현실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생명의 가치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향후 학교 독서 교육 및 독서 동아리 토론 도서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부문 선정작은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장으로 평범한 개인들의 일상과 2020년대 한국 사회의 풍경을 밀도 있게 포착했다. 특히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집, 여행, 노동, 계급 등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올해의 책 선정에 맞춰 다양한 독서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6월부터 8월까지는 ‘올해의 책 독후감 공모전’이 열려 시민들의 독서 경험을 공유하게 되며, 9월 ‘독서의 달’에는 작가와의 만남, 가족 참여형 ‘원북 가족퀴즈왕’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공모전 당선작 전시도 마련돼 시민 참여형 독서 축제로 확장될 예정이다. 서양진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올해 선정된 세 권의 책이 시민들의 일상에 따뜻한 위로와 성찰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부문별 한 권의 책을 통해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독서 문화가 확산되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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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이팝나무

여인의 마음을 한껏 달뜨게 하던 벚꽃이, 소리도 없이 떠나버리고 이제 다른 풍경이 들어섰다. 가로수마다 하얀 것이 수북이 매달려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막 지은 쌀밥이 가지마다 봉긋하게 얹힌 듯하다. 바라만 보아도 어쩐지 속이 든든해지는 착각이 든다. 이팝나무는 참으로 솔직한 나무다. 이름부터가 숨김이 없다. 배고픈 시절 사람들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꽃이 피면 스스로를 감추지 않는다. “나는 쌀밥이다” 하고, 가지마다 대놓고 밝힌다. “이밥에 고깃국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팝나무라는 이름에는 여러 갈래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입하에 피는 나무라 하여 ‘입하목’이 ‘이팝’이 되었다는 말도 있고, 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들어 쌀밥을 먹게 된다는 믿음에서 ‘이밥나무’라 불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에 와 닿는 것은, 꽃이 피면 나무 전체가 하얀 쌀밥처럼 보여 그렇게 불렸다는 설명이다. 자연이 지어낸 한 그릇의 밥, 그것이 바로 이팝나무다. 그러나 이 꽃이 피는 시절은 공교롭게도 보릿고개다. 일 년 중 가장 허기진 계절, 뒤주는 비고 아직 수확할 것이 없다. 그런 때 산과 들에는 쌀밥 같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그 풍경이 과연 아름답기만 했을까. 어떤 이에게는 꽃구경이 아니라 견디기 힘든 고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눈으로는 배부르고, 속은 더욱 비어가는 시간. 사람들은 그 꽃을 바라보며 허기를 달래고, 또 허기를 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팝나무는 어쩌면, 배고픔이 만들어낸 집단의 환영이었는지도 모른다. 한때 “이밥에 고깃국”은 삶의 가장 소박하면서도 간절한 소망이었다. 지금은 넘쳐나는 음식 속에서 칼로리를 따지고, 쌀밥을 멀리하기도 하지만, 그 시절 쌀밥 한 공기는 곧 삶의 품격이었고, 부의 상징이었다. 조선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하여, 쌀밥을 ‘이(李)왕조의 밥’, 곧 이밥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밥 한 그릇에도 신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던 시대였다. 쌀 한 톨이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길은 길고도 고되다. 볍씨를 뿌리고, 모를 키우고, 물을 대고 빼고, 다시 논으로 옮겨 심는다. 그리고 김을 매고 또 맨다. 초벌, 두벌, 세벌···. 풀과의 끝없는 싸움이다. 그렇게 자란 벼를 베고, 타작하고, 정미소에서 껍질을 벗겨야 비로소 하얀 쌀이 된다. 그 수많은 손길을 ‘여든여덟 번’이라 하여, 쌀 미(米) 자에 팔(八)이 겹겹이 들어갔다고도 한다. 한 숟갈의 밥에는 그만큼의 땀과 시간이 스며 있다. 그래서일까, 이팝나무에 얽힌 이야기들은 유난히 애잔하다. 흉년이 들어 굶어 죽은 아이의 무덤에, 살아생전 먹지 못한 쌀을 함께 묻었더니 이듬해 그 자리에서 하얀 꽃이 피어났다는 전설. 꽃은 눈부시게 희지만, 그 속에 담긴 사연은 먹먹하다. 배부름을 향한 간절함이 결국 꽃으로 피어난 셈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더 아프다. 제사를 준비하던 며느리가 밥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려다 밥알 몇 알을 입에 넣는다. 그것을 본 시어머니는 크게 노하여 며느리를 쫓아낸다. 제삿밥은 어떤 경우에도 손대지 말아야 할 신성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억울함을 풀 길 없던 며느리는 끝내 뒷산에서 생을 마감하고, 이듬해 그 무덤가에 하얀 꽃이 피었다고 한다. 이팝나무의 흰빛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사연과 눈물까지 품고 있는 색이다. 세월은 흘러, 이팝나무의 의미도 조금씩 변해갔다. 배고픔의 상징이던 쌀밥은 더 이상 귀한 음식이 아니게 되었고, 사람들은 꽃을 보며 침을 삼키기보다 청소를 걱정한다. “꽃이 너무 많이 떨어져 지저분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한때는 풍년을 기원하며 바라보던 꽃이, 이제는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나무도 시대를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팝나무 앞에 서면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한 끼의 밥, 그 속에 담긴 수고와 시간, 그리고 오래전 사람들의 허기와 소망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얀 꽃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 그것이 단순한 꽃비가 아니라 기억의 낱알이라면, 세상은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 배부른 시대를 사는 우리가 그 말을 웃으며 들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따뜻한 세상이 아닐까? /방종현 시민기자

국보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복원은 언제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매년 문화유산 20~30건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정해 구조 안전, 보존과학, 생물 피해 상황을 확인한 뒤 ‘양호’ ‘경미 보수’ 등 등급을 나눠 평가한다. 최근 2025년 중점관리 대상 문화유산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하면서 국보 13건, 보물 11건 등 24건을 점검한 결과 ‘경주 불국사 대웅전(보물)’, ‘안동 법흥사지 7층전탑(국보)’,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비(보물)’ 3건의 문화유산이 수리가 필요한 등급을 받았다고 했다. 불국사 대웅전은 작년 2월 천장 일부에 문제가 발견됐고, 2023년 점검에서도 건물 부재 일부에서 파손·간격 벌어짐·처짐 등이 확인됐다. 올해 연말쯤 가설 덧집을 먼저 짓고 기와부터 걷어가면서 내부 상태를 보고 해체 수리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공사 기간은 2~3년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함께 같은 등급을 받은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도 이참에 제대로 수리 및 복원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일신라시대 전탑은 경북 안동에 여러 기가 현존한다. 안동시 법흥동에 국보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운흥동에 보물 ‘안동 법림사지 오층전탑’, 일직면 조탑리에 보물 ‘안동 조탑리 오층전탑’이 자리하고 있고,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송림사 사찰에도 보물 ‘송림사 오층전탑’이 자리한다. 안동시 일직면 ‘안동 조탑리 오층전탑’은 사과나무를 베어내고 말끔하게 수리했으며,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도 수리해 팔공산 자락 송림사 대웅전 앞에 의젓한 자태를 돋보이고 있다. ‘법흥사지 7층전탑’은 1단의 기단 위로 7층으로 쌓은 높이 17m, 기단 너비 7.75m로 우리나라 최고 전탑이다. 기단 각 면엔 화강암으로 조각된 팔부중상(八部衆像)과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붙였고, 동쪽 면에는 1층 몸돌에 불상을 모시는 감실(龕室)을 만들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계단을 만들어 누가 봐도 으뜸을 보인다. 그런데 감실을 향하는 계단은 시멘트 구조물에, 기단의 각면에 조각된 팔부중상과 사천왕상 위로 1층 몸돌까지 사방 전체가 경사진 시멘트 구조물이다. 그간 중앙선 철길 영향으로 탑신과 시멘트 틈에 쇳물이 누렇게 베여 현존하는 전탑 중에 가장 크고 오래된 통일신라시대 전탑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보존돼 왔다. 원래 시멘트 바른 자리에는 화강석과 감실 계단석이 있었으나 주변 건축의 부재로 썼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 아직 행방이 묘연해 70년 넘게 지금 모습이다. 게다가 서쪽 면의 기단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조각상에 시멘트를 바른 석축이 흉하다. 정밀 추적 조사를 통해 원형 복원이 아쉽다. 덧붙여 문화재당국에 바람이 있다면 안동읍지 ‘영가지’에 나오는 법림사 전탑은 법흥사지 전탑과 함께 7층으로 탑 위에 금동장식이 있는 유서 깊은 전탑이다. 명나라 군에 의해 철거돼 지금은 5층만 남아 있다. 일제가 중앙선 철로 부설 때 절터 일대를 성토해 ‘법림사지 오층전탑’과 ‘당간지주’만 남긴 남쪽은 콘크리트 옹벽, 서쪽은 흙으로 둑을 쌓았다. 전탑은 또 지표보다 40cm 정도 더 푹 꺼진 자리에 현존한다. 구 안동역사 주변에 법림사지를 되찾아 오층전탑 일대를 원래대로 복원해 법흥사지 칠층전탑을 아우른 통일신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면 어떨까 싶다. /권영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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