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원점 재검토” “기획 공천”…TK 공천 컷오프 몸살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컷오프(공천 배제)된 후보들의 반발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공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재심 청구나 단식 농성 등 단순한 반발에 그치지 않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는 후보들도 있어 공천 후폭풍이 본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장 공천에서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3일 “압도적 지지를 받은 후보를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 요구서를 접수했다. 이 전 위원장은 컷오프 결정을 재검토할 것과 공천 심사 기준 및 평가 결과 공개, 공정한 절차에 따른 재심사 진행, 필요 시 공개 면접 또는 추가 검증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배제하고 싶었던 후보를 국민의힘이 대신 잘랐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예비후보 등록과 선거운동을 진행해왔는데, 경선 기회조차 박탈됐다. 당내 경선 역시 민주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 재보궐 출마 가능성에는 즉답을 피했으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구지역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도 컷오프된 후 공천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주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공천 방식은 원칙도 없고, 선거 전략도 없는 ‘막가파식 공천’과 다를 바가 없다”며 “엉터리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대구시장 공천을 정상적인 경선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를 향해서도 “묵인한 일이 아니라면 지금 즉시 시정 조치에 나서야 한다. 이 엉터리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대구시장 공천을 정상적인 경선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며 “장 대표가 이 위원장의 결정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묵인했다면 이 위원장의 등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장 대표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약속했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와 책임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와 이 공관위원장을 맹비난한 주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전화를 받지 않고 장고에 들어갔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하면 대구시장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보수 진영 후보가 둘로 나뉘어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포항시장 공천 과정에서도 홍역을 앓고 있다. 김병욱 전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렸지만 컷오프되자 “납득할 수 없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박 전 시장은 “특정 후보를 경선에 올리기 위한 짜여진 심사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우리 모두 추측하는 한 사람이 있지 않나. 그 한 사람이 50만 시민 전체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시장은 “공관위가 일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아무런 설명을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며 “공관위와 당 지도부는 후보자 명단 사전유출 의혹과 괴문자 유포 경위, 그 배후와 목적, 그리고 심사 보안이 실제로 어떻게 관리됐는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욱 전 의원은 이날 ‘기획 공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당 공관위에서 경선 후보를 발표하기 사흘 전인 16일에 이미 후보 4명의 명단이 적힌 괴문자가 나돌았고 그 명단과 실제 결과가 그대로 일치했다”며 “사전에 어디선가 모의해 후보자를 결정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사법리스크를 가진 후보가 본선 과정에서 기소되거나 추가 수사 이슈에 휘말리면 포항 전체 선거를 민주당의 공격 프레임에 내주는 최악의 공천 참사가 될 것”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포항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완전 경선’ 방식의 공천을 해달라. 당 공관위에 청구한 재심이 기각될 경우 당과 전면적으로 싸우겠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김 전 의원은 “공정한 경선이 이뤄질 때까지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발에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금 우리 당은 위기가 아니라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 상황에서 관례대로, 순서대로 공천하면 정치가 아니라 결국 공멸이라고 판단했다”며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장동혁 “공관위 결정 존중”…대구·포항 공천 결과 수용할 듯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3일 공천관리위원회의가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경선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아도 당대표로서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관위의 이 같은 결정에 장 대표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물관 2층 국회 체험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대구를 방문해 대구 의원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공관위원장에게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도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경선과 선거를 치르고, 공천을 하다보면 당을 위해 희생이 필요한 때도 있다”며 “당의 여러 상황이 어렵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생각이 다를지라도 그 생각을 좁히고 당을 위해 필요한 희생이 있다면 서로 희생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주호영·이진숙이 컷오프되기까지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의 ‘공정한 경선’ 요구에 이 위원장은 “조용한 실패보다 시끄러운 혁신을 택하겠다”, “기본 원칙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며 혁신을 강조했다. 그리고 공관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 위원장은 장 대표와 약 20분간 통화를 하기도 했다.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주호영·이진숙 컷오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장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장과 대구시장에 출마했지만 컷오프된 일부 후보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재심 신청 등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공관위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재논의 가능성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실제 공관위는 이날 하루 회의를 열지 않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고위도 공관위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기류다. 이 위원장과 장 대표가 정면충돌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경선 구도는 최고위가 논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것으로 해석한다”며 “최고위에서는 확정된 후보자에 대한 찬성 반대만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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