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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만 있나”⋯‘왕사남’ 흥행에 엄흥도 묘소 군위까지 관심 확산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비극적 삶을 다룬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의 흥행 돌풍으로 군위군에 있는 영화속 주인공 엄흥도의 묘역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33일째인 지난 8일 관객 1100만 명을 돌파하는 인기에 힘입어 단종의 유배지인 강원 영월군 청령포와 능침인 장릉에는 관광객이 몰리며 이른바 ‘왕사남 신드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북에서도 영화 촬영지인 문경새재 오픈세트장과 쌍용계곡, 관아 배경으로 등장한 고령 일대 등이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한 편이 지역 관광 흐름을 바꾸는 이른바 ‘스크린 투어’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관심은 영화 속 또 다른 실존 인물인 충의공 엄흥도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엄흥도는 세조의 위협 속에서도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인물로, 영화에서는 배우 유해진이 연기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군위군 자료 등에 따르면 당시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엄명이 내려져 모두가 두려워 물러설 때, 영월 호장 엄흥도는 “선한 일을 하다가 화를 입어도 나는 달게 받겠다”고 하며 단종의 시신을 수습했고 이러한 충절로 그는 후세에 ‘충의공(忠毅公)’으로 불리게 됐다고 전한다. 엄흥도의 묘소 위치를 둘러싼 논의도 주목받고 있다. 영화에서는 묘가 강원 영월에 있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지역 학계와 후손 기록에서는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조림산 기슭의 묘역이 실제 묘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 등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 군위 묘역의 묘비에는 ‘증공조판서 충의엄공지묘(贈工曹判書忠毅嚴公之墓)’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공로로 사후 공조판서에 추증된 충의공 엄흥도의 묘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영화 흥행 이후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위 묘역을 찾는 방문객도 점차 늘고 있다. 군위군은 묘역 안내판과 진입로 정비를 추진하는 한편, 홍보 매체를 통해 엄흥도 묘소와 관련 역사 이야기를 적극 알리고 있다. 영화 한 편이 지역 관광 지형을 바꾸는 가운데, 단종의 비극과 충절의 이야기가 영월을 넘어 경북과 대구 군위까지 새로운 역사 관광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주호영 “대구·경북은 무조건 ‘윤 어게인’ 지지?⋯ 시도민 모욕″

6.3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선거를 둘러싼 당내 경선 구도와 관련해 “자칫하면 지방선거가 내란 프레임으로 치러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주 부의장은 11일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구시장 선거는 대구의 구조적 침체를 풀 해법 경쟁으로 치러져야 한다”며 “내란 프레임으로 선거가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경북(TK) 민심에 대해 “이재명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그 반감을 ‘윤 어게인’ 세력에 의탁하는 분들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구·경북이 무조건 ‘윤 어게인’을 지지한다는 주장은 시도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많은 이유로는 높은 당선 가능성과 현역 공백을 꼽았다. 그는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해도 대구·경북은 여전히 우리 당을 지지하는 마지막 보루”라며 “대구는 홍준표 시장이 일찌감치 사퇴했고, 경북도 이철우 지사의 건강 이슈가 있어 출마자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 부의장은 그동안 주장해 온 ‘절윤’ 기조와 관련해 당내 분위기 변화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늦었지만 ‘윤 어게인’은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민심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우리 당이 방향을 잘못 잡아왔던 측면이 있다. 뒤늦게라도 바뀐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의문 표현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이 방향을 일시에 전환하면 섭섭해하는 지지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도 표현이면 충분히 뜻이 전달됐다고 본다”고 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는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12일과 19일 본회의 일정이 잡혀 있는 만큼 그 데드라인을 향해 더 압박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이어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통령도 전남·광주만 통합하고 20조 원을 지원하며 공기업을 보내는 식으로 다른 지역을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부의 지방 정책인 ‘5극3특’의 기초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대구 경제 침체 원인에 대해서는 정당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배치 구조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광주가 GRDP 꼴찌에서 두 번째이고 2050년까지 소멸 도시가 가장 많은 곳이 전남”이라며 “수도권 규제를 피해 기업이 충청권과 강원 일부로 이동하면서 현재 충남의 GRDP가 대구의 2.2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지금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서울에서 먼 지역일수록 법인세나 상속세 혜택을 줘 기업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이후 치러질 통합 선거 전망에 대해 “경북 쪽에도 기반과 인연이 많다”며 “선거를 치르는 데 불리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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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두 강이 만나는 곳에 봄빛이 흐른다

아직 겨울의 기운이 남아있는 두물머리에 가만가만 봄이 스며든다. 겨우내 얼어있던 강물이 조금씩 풀리며 잔잔히 물결이 일고, 그 위로 부는 아직은 차가운 바람 속에 이미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기척이 담겨 있다. 바다를 연상케 하는 확 트인 시야 너머로 봄바람을 한껏 실은 팔당호의 물결이 방문객을 맞는 이곳은 남한강과 북한강, 두 개의 강물이 하나가 되는 곳이다. 행정구역상 지명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兩水里)이지만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두물머리’라 불러 왔다. 우리말 이름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곳, 그곳에도 봄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두물머리 입구에는 ‘DUMULMEORI‘라는 영문 조형물이 서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으로 많은 사람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긴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 대신 두 눈에 담아 본다. 호수 같은 강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 참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봄빛 머금은 바람과 잔잔히 흐르는 물결, 강으로 이어진 멀리 보이는 산자락.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두물머리의 또 다른 명물은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라 불리는 노거수, 400여 년 된 느티나무다. 오랜 시간을 묵묵히 견뎌 온 세월이 가지마다 켜켜이 쌓여 있다. 사람들이 그 나무 앞에서 두 손을 모은다. 고목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가만히 서서 합장을 한다. 남한강과 북한강, 두 강줄기의 발원지는 각각 태백산과 금강산이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품고 시작된 두 물줄기는 서로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담으며 수백 리를 흘러 이곳 두물머리에서 하나가 된다. 고요히 합쳐진 이들은 팔당호를 지나며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강물은 오랜 세월 그렇게 수많은 사람의 삶과 역사를 품은 채 오늘도 유유히 서해로 흘러간다. 인류의 역사는 물과 함께 시작되었다. 풍부한 물을 제공하는 큰 강과 비옥한 토지는 문명의 터전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강을 우리민족의 역사를 품고 흐르는 ‘어머니의 젖줄’이라고 부른다. 생명과 풍요를 상징하는 강이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났을 것이다. 중국의 사상가 맹자는 흐르는 물을 인생과 학문에 비유했다. 그는 “흐르는 물은 웅덩이가 차지 않으면 흘러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근원이 깊은 물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르며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웅덩이를 만나면 그것을 다 채운 뒤에야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남한강과 북한강 역시 그 근원을 떠나 이 두물머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굽이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긴 여정에서 상처도 있었을 터이지만 이곳 두물머리에서 만난 두 강물은 그런 흔적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끌어안으며 하나가 되어 다시 흐른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 속에서 갈등이 커지는 세계정세와 권력다툼의 소식들이 연일 이어진다.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고 있는 소시민에게 그 소식들은 멀게 느껴지면서도 마음 한 편이 불편하다. 봄빛이 따라 흐르는 두물머리의 강물은 오늘도 묵묵히 길을 이어간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강물이 만나 더 큰 강이 되듯, 우리 사회도 흐르는 강물처럼 서로 품으며 조금은 더 따뜻해지기를 조용히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서른 여섯이 되는 해, 36년만에 뜬 ‘블러드문’을 보다

붉은 말의 해, 2026년의 시작도 어느덧 두 달이 훨씬 지났다. 새해를 맞이하며 다짐하고 약속했던 모든 것들이 조금씩 잊혀지는 이때, 붉은 말의 강렬한 기운과 뜨거운 생명력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붉은 달이 하늘을 밝혔다. “3월 3일에 붉은 달이 뜬대. ‘블러드 문’ 같이 보러 갈래?” 흔히 볼 수 없는 달이기에 꼭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찌보면 뜬금 없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우석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라며 흔쾌히 수긍했다. 그리고 달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자고 먼 거리는 생각지 않고 해맑게 웃으며 팔공산으로 가보자고 했다. 붉은 달을 볼 수 있다는 설렘과 다르게 전날부터 비가 내렸고, 3월 3일 당일까지도 흐린 하늘만 보였다. 달을 보러가는 시간은 맑은 하늘이 될 수 있도록 ‘하늘에 구름들 좀 치워달라’는 농담도 하며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약속 시간인 저녁을 기다렸다. 그리고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팔공산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지 않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팔공산에 가면 꼭 먹어야하는 메뉴, 호박오리를 먹기로 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음식 앞에서 우리는 달을 기다리는 설렘을 함께 모락모락 피워 올렸다. 유리창으로 내다보는 바깥 풍경은 점점 어두워지고 머릿속은 온통 붉은 달에 대한 기대로 가득찼다. 블러드문이 잘 보이는 오후 8시에 우리는 별이 밝게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기 좋은 한티휴게소로 향했다. 꼬불꼬불 가는 길 가운데 나무 사이로 살짝 비치는 발그레 물든 달의 모습에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몸을 좌우로 왔다갔다 상체를 높혔다 낮췄다했지만, 야속한 나무는 달의 완전한 모습을 자꾸만 꽁꽁 숨겨두었다. 그래도 그 속에서 비치는 달의 모습을 보니 ‘흐른 하늘에 달이 가려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칭얼댔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와~!” 자연스레 나오는 연발의 감탄사는 우리의 소리만이 아니었다. 한티휴게소에는 블러드 문을 보기 위해 모여든 다수의 사람들이 있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행복한 추억을 나누며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으며 감탄을 쏟아냈다. 그 속에서 우석이도 달의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고, 하늘이 잘 담기지 않아 하늘을 찍는 우석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내 모습이 한 편의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이 가장 붉게 보이는 오후 8시 33분이 되자, 달은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뽐내려 몸을 더욱 붉혔다. 붉은 달은 지구와 달, 태양의 위치가 정확히 일직선에 가까워지는 ‘개기월식’ 덕분에 관찰되는 현상이다.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놓이면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달이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빛에 영향을 받아 붉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신비로운 현상을 ‘피의 달’, 즉 블러드 문이라고 부른다. 올해 뜨는 블러드 문이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음력 새해 이후 처음 맞이하는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에 볼 수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정월대보름과 개기월식이 겹치는 것은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던 것이다. 정월대보름에 달을 보며 한 해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듯, 우리는 올 한해를 다시 새롭게 다짐하고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아름다우면서 강한 붉은 달의 모습은 예쁜 추억이라는 한 페이지에 남아 우리 마음 속에 아직까지 뜨거운 여운으로 남아있다. 36년 만에 뜬 블러드문을 36살이 된 해에 동심의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예쁜 추억을 선물로 준 우석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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