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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새철도역 칠곡군 ‘북삼역’ 개통 축하··· 평일 94회 운행

“100년 만에 새 철도역이 문을 열었다.” 칠곡군(군수 김재욱)은 27일 북삼읍 율리에서 대경선 ‘북삼역’ 개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관계자와 김재욱 칠곡군수, 도·군의원,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개통을 축하했다. 북삼역은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총 478억 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지상 3층 규모에 승강장 2개소와 선상연결통로, 역광장, 36면 규모의 지상주차장을 갖췄다. 28일 첫차를 시작으로 평일 94회(상행 47회·하행 47회), 주말 92회(상행 46회·하행 46회) 운행한다. 이번 개통은 1905년 왜관역, 1918년 약목역 이후 칠곡에 들어선 첫 신규 철도역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북삼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 반영돼 추가역으로 신설됐으며, 칠곡군과 국가철도공단이 2020년 협약을 맺고 2023년 12월 착공한 뒤 3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인구 2만여 명이 거주하는 북삼읍은 그동안 대구권과의 생활·통근 수요가 꾸준했지만 철도 접근성이 낮아 불편을 겪어왔다. 북삼역 개통으로 경북 서부권의 교통 여건이 한층 개선되면서 정주 여건 향상과 인구 유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5000가구 이상 규모의 북삼 도시개발사업과 122만㎡ 규모의 북삼오평 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산업단지 근로자의 출퇴근 편의와 물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재욱 군수는 “북삼역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칠곡의 미래 100년을 여는 성장 거점”이라며 “역세권과 산업단지를 촘촘히 연결하는 교통망을 확충해 철도망 혜택이 특정 지역에 머물지 않고 군 전역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앞으로 역세권과 산업단지를 연계한 교통체계 보완과 정주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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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나 제주 올레길을 걷다

사업체를 운영하던 지인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잘 되던 사업을 정리하고 당분간은 오롯이 회복에만 집중하겠다는 선택이었다. 등산을 즐기던 그녀에게 의사는 무리한 산행 대신 가벼운 유산소 운동 ‘걷기’를 권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 그렇게 시작한 걷기가 제주올레길로 이어졌다. 제주올레가 운영하는 제주올레길은 총 27코스, 약 437km에 이른다. 한 번에 완주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한 코스씩 천천히 채워가는 여정이다. 저렴한 항공편이 있는 날이면 당일로 한 코스를 걷고 오기도 한다. 그녀가 16코스를 걷는다는 날 네 명이 동행하기로 했다. 일정이 빠듯해 이른 아침 KTX를 이용, 대구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저녁에 돌아오는 도착지는 포항·경주공항이다. 다소 분주한 동선이지만 하루를 온전히 걸을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 일정 또한 즐기며 감내한다. 5~6시간 소요되는 16코스의 거리는 15.8km다. 공식 정방향은 고내 포구에서 시작하지만 이번 일정은 동선을 고려해 역방향으로 걸었다. 종점인 광령1리 사무소에서 출발한 것은 도착지를 공항 가까운 곳에 두기 위해서다. 여행은 때로 효율이 필요하다. 그래야 걷는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코스마다 시작과 중간, 종점에 스탬프 지점이 마련되어 있어 ‘올레길 패스포트’에 도장을 찍으며 완주를 기록한다. 패스포트는 온라인 주문으로 택배 또는 제주공항에서 수령, 현장 안내소에서 구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매 가능하다. 색상은 바당과 감귤 두 종류이다. 제주 방언으로 ‘바다’를 뜻하는 ‘바당’에서 제주만의 정서가 느껴진다. 올레길에서 16코스가 ‘가장 덜 아름답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걷는 내내 마음이 흥겹다. 바다를 끼고 마을을 지나 들과 오름 사이를 잇는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인 아름다운 한라산은 어디에서도 보인다. 오름에서 만났던 매화나무 숲에서 그 향에 취하며 이른 봄을 마음껏 누린다. 길에서 만난 식당 바오밥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바다를 마주한 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바다가 보이는 널따란 바위에 앉아 무인가게에서 샀던 감귤을 나눠 먹는 여유도 즐긴다. 감귤 향과 파도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져 한결 마음을 느슨하게 한다. 놀듯이 걷고 쉬듯이 걸음을 이어가다보니 복잡했던 생각들이 단순해진다. 걷기를 마치고 택시에 오르자 기사님의 익숙한 경상도 억양이 하루의 끝을 따뜻하게 장식한다. 잔잔한 즐거움을 주던 올레길을 걷는 동안은 각자의 속도로 숨을 고르고 생각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시간이었다. 일상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서는 사실 항공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훌쩍 떠나기란 쉽지 않다. 현실 앞에서 온전히 ‘하루 비우기’는 결코 가벼운 결심이 아니다. 그러나 꼭 제주 올레길이 아니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 일이다. 그녀가 말했다. 건강에 이상이 오기 전에는 일이 전부였노라고. 일은 늘 그렇게 건강을 우선했더라고. 촘촘히 짜인 일상을 잠시 내려놓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일이 곧 나 자신이라 믿어온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진정한 나를 위해 한 번쯤은 과감하게 일상에서 놓여나는 용기를 내어보면 어떨까. 그 용기가 외려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 우리들 마음에 소소한 행복이 인다. /박귀상 시민기자

새 학기, 몽당연필의 추억

3월 새 학기가 되면 문구점은 말 그대로 ‘인사태’가 났다. 안동 시내 한복판, 전설처럼 불리던 문구점 ‘삼방사’가 있었다. 1973년에 문을 열어 2000년까지 불을 밝힌 곳. 매대에는 과목별 공책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연필꽂이에는 각종 연필이 빼곡했다. 새 학기를 앞둔 아이들은 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반년을 함께할 책 커버를 고르고, 자물쇠 달린 다이어리를 만지작거리며 미래를 그려보기도 했다. 연필, 볼펜, 공책, 삼각자, 콤파스, 지우개 등 학용품을 구입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기를 맞이했다. 법상동 안동여고 들어가기 전 ‘몽블랑’도 삼방사 만큼이나 유명한 곳이었다. 지금은 표구사로 바뀌었지만 당시 생일선물은 무조건 몽블랑에서 구입했다. 새 학기 준비물부터 아기자기한 소품과 각종 팬시 문구, 카드, 인형, 스노우볼이나 오르골같은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모두 몽블랑에서 해결이 됐다. 하지만 이제 새 학기에 문구를 고르는 풍경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태블릿 화면을 넘기고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대다. 연필을 깎는 수고 대신 샤프나 볼펜을 쓰고, 공책 대신 전자기기에 필기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연필을 깎기 위해 책상 옆 휴지통을 끌어오던 풍경은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기억 속 새 학기는 언제나 연필로 시작했다. 갓 깎은 나무의 향, 사각사각 필기하던 소리, 필통 안에서 서로 부딪히던 연필의 마른 울림, 그리고 손가락 길이만큼 남은 몽당연필까지. 볼펜은 잉크가 떨어지면 끝이었다. 스프링이 빠지거나 고장이 나면 미련 없이 버렸다. 그러나 연필은 달랐다. 짧아질수록 소중히 다뤘다. 끝내는 모나미 볼펜 깍지에 끼워 길이를 늘려가며 썼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땐 제법 진지한 ‘생명 연장술’이었다. 연필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지울 수 있다. 잘못 그은 선도, 비뚤어진 글씨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학창 시절 내내 연필은 받아쓰기 공책 위에서, 수학 문제집 여백에서, 시험지 위에서 그 쓸모를 이어갔다. 몽당연필은 성장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처음에는 반듯하고 길었던 몸이 점점 짧아지고, 깎을수록 심은 가늘어진다. 누군가는 장난스럽게 ‘흑심’을 품고 있다고 하지만, 연필은 흑연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저 알뜰하게 쓰였다. 다 쓰면 새것으로 바꾸면 그만인 요즘엔 몽당연필을 찾아보기 어렵다. 물건은 점점 더 빠르게 소모될 뿐이다. 아낌없이 다 써버린 몽당연필의 기억은 곧 학창 시절의 기억이다. 틀려도 다시 지우고 고쳐 쓸 수 있었던 연필은 그 시절 교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추억의 학용품이다. 그리고 시간을 끝까지 써 내려간 우리의 흔적이다. 아낌없이 그 쓰임새를 다한 물건은 아름답다. 연필은 우리 곁에서 조용히 짧아지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자라왔다. /백소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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