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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연료전지 공장 첫 삽… 동해안 수소산업 확장 본격화

포항시가 추진하는 청정에너지 산업 육성에 다시 한 번 속도가 붙고 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고온수전해(SOE) 기술을 보유한 ㈜에프씨아이(FCI)가 14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포항 제1공장 제1동’ 착공식을 열고 대규모 연료전지 생산시설 조성에 착수했다. 포항에서 SOFC·SOE 완제품 생산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착공식에는 이태원 FCI 대표를 비롯해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시의회의장, 경북도 에너지산업국장, 포항TP 관계자, 사우디·유럽 투자사 및 파트너사 경영진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해외 협력사 CEO들도 참석하면서 포항이 글로벌 수소 공급망의 거점으로 거듭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FCI가 조성하는 포항 제1공장은 지난 2021년 포항시와 SOFC 산업육성 MOU 체결이 결실을 거둔 것으로 대지 4만8556㎡ 규모로, 제1동은 2026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완공되면 25MW급 대형 SOFC·SOE 생산라인이 구축되며 고용도 투자 단계별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포항에 완제품을 만드는 제조기업의 진입은 산업적 상징성이 크다”며 “경북도 내에서 연료–부품–부품 소재–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수소산업 밸류체인이 구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FCI가 입주하는 포항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는 포항시가 수소·이차전지·전력기기 등 미래 제조업 중심지로 육성하는 곳이다. 최근 블루밸리 내에는 배터리 소재 기업, IT·전력기기 제조업체, 수소 관련 장비기업 등이 잇따라 입주하고 있다. 특히 포항시는 2025년을 기점으로 동해안 수소경제권 조성, 블루밸리 내 청정수소 산업 클러스터, 가속기 기반 소재·에너지 융합 프로젝트 등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어 이번 투자와의 정합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FCI는 이미 사우디 ACWA Power, 유럽 에너지기업 등과 SOE·SOFC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소형 SOE 개발, 태양광 연계 수전해 실증, 사우디 현지 시험 등 사업 영역도 확대되는 중이다. 포항 공장은 이러한 글로벌 프로젝트의 실증·생산 기지 역할을 병행해 수출형 산업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FCI는 현재 1.5kW급 SOFC를 상용화했으며, 45kW·240kW급 대형 모델 개발을 진행 중이다. 향후 2단계(제2동·스택 생산), 3단계(SOE 조립공장)를 거쳐 SOFC–SOE 완제품 일괄 생산체계를 갖추면 지역 내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연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FCI의 포항공장 착공은 포항 지역경제에 많은 의미를 지닌다. 포항 산업 구조의 다변화를 알리는 신호다. 철강 중심에서 청정에너지·수소 중심의 첨단 제조업이 추가되며 포항의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는 것이다. 또 공장이 완공되면 초기 고용은 30명 정도겠지만 후속 단계 투자가 뒤따를 수록 추가 고용이 예상되고, 정밀가공·소재업체가 가세하게 되면 고용 및 공급망 확장 효과도 기대된다. 포항의 가속기-철강-이차전지라는 삼각형의 소재중심 산업구조에 수소가 가세해 미래형 산업 융합 생태계의 사각형을 잇는 마지막 단추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포항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에너지·소재·장비의 연구–제조 복합 도시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우재준 의원 “안경산업, K-컬처 동반성장 품목”… 내년 초 한류연관산업 포함 성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비경제부처 예산안 부별심사에서 ‘K-아이웨어’가 한류연관산업 지정·고시에 포함되는 성과가 공식화됐다. 국민의힘 우재준(대구 북갑) 의원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질의를 통해 내년 초 발표될 한류연관산업 지정·고시에 안경 산업이 포함될 것이라는 정부 답변을 이끌어냈다. 우 의원은 이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K-컬처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대표 한류연관 품목으로 ‘K-아이웨어’가 있다”며 국가 차원의 정책적‧전략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123대 국정과제를 통해 ‘K-콘텐츠 및 뷰티 등 한류 연관산업 동반 성장으로 K-컬처 300조원 시대 개막’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K-아이웨어의 부가가치율은 39.8%로, 제조업 평균 27.0%, 생활소비재 평균 23.6%보다 10% 이상 앞서는 고부가가치 융합 산업”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K-아이웨어로 통칭되는 안경산업은 K-컬처와 함께 한류 소비재로 부상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특히 지방에 집적된 안경산업에 정부가 보다 많은 관심과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안경산업이 한류연관산업으로서 전략적으로 육성돼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내년 초 고시되는 한류연관산업 지정·고시에 ‘패션산업’ 분야에 안경(K-아이웨어)을 포함시키겠다”고 답했다. 우 의원은 이번 성과에 대해 “K-아이웨어가 한류와 함께 세계무대로 뻗어나 갈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며 “국내 산업의 위상 강화는 물론 제2, 제3의 젠틀몬스터 탄생을 예고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K-아이웨어처럼 국가가 전략적으로 키워야 할 산업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를 통해 K-아이웨어가 한류연관산업 지정·고시 기회를 확보함에 따라, 안경산업은 공식적인 K-컬처 산업 지위를 얻을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12월 ‘한류산업진흥 기본법’의 ‘한류 연관사업 지정‧고시 기본계획’에 안경을 포함하는 안을 발표하고, 해당 계획에 따라 2026년 초 안경(K-아이웨어)을 한류연관산업으로 공식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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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궁의 가을

덕수궁 돌담길에도 가을이 깊었다. 돌담을 따라 흩날리는 처연하도록 고운 단풍에서도 고궁의 품격이 묻어난다. 가을을 즐기려는 북적이는 사람들. 그러나 아픈 역사를 품은 고궁의 가을빛은 고요하고 숙연하다. 돌담길의 정취에는 풍경만이 아니라 격동의 시대를 품은 역사의 숨결이 머문다. 열강들이 조선을 좌지우지하던 격변의 시절,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고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한다. 아관파천 1년 뒤 1897년 고종은 경복궁이 아닌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해 대한제국의 성립을 선포한다. 그러나 황궁은 1904년 원인 모를 대화재로 주요 전각들이 소실되었고, 복원공사가 이루어졌으나 1907년 일본의 압박으로 고종황제는 폐위된다. 덕수궁은 애초 궁궐로 지어진 곳이 아니다.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사저로 그의 후손들이 거주하던 저택을, 임진왜란으로 도성의 궁들이 모두 불타자 선조가 귀환 후 임시 거처로 삼으니 이곳을 정릉동 행궁이라 불렀다. 이후 재건한 창덕궁으로 광해군이 옮겨가면서 ‘경운궁(慶運宮)’이라는 이름을 남긴다. 그 후 270여 년간을 방치되어오다 고종에 의해 황궁으로 다시 사용된다. 그러나 1905년 중명전(重明殿)에서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고 1910년 한일병탄으로 우리나라는 주권을 잃는다. 일본은 한양의 모든 궁궐을 공원화 하였고 덕수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3분의 1로 축소된다. 덕수궁에서 가장 역사 깊은 전각은 석어당(昔御堂)과 즉조당(卽祚堂)이다. 이 두 건물이 애초 월산대군 후손이 거주하던 저택으로 선조가 임시 궁으로 사용하면서 덕수궁의 뿌리가 된다. 선조가 석어당에서 승하했고 선조를 이은 광해군과 인조의 즉위식이 즉조당에서 열린다. 인조가 경운궁 건물들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면서 이 두 건물은 임진왜란의 아픔과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자 남겨둔다. 석어당은 유일한 중층 목조 전각으로 단청이 없다. 선조를 애도하고 임진왜란의 고난을 잊지 않기 위해 소박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자 함이다. 즉조당은 훗날 고종이 임시 정전(正殿)으로 삼는다. 주요전각들이 타버렸을 때도 최우선으로 복원해 고종이 직접 쓴 친필의 ‘卽阼堂’ 현판을 걸었다. 반면 돌로 지어진 서양식 궁궐 석조전(石造殿)은 부강한 나라를 꿈꾸었던 고종의 근대 의지가 담긴 건축물로 근대화의 상징이 된다. 그러나 완공과 동시에 국권을 상실한다. 실록에 따르면, 즉위한 순종이 일본에 의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경운궁에 남은 아버지 고종의 덕(德)과 장수(壽)를 기리며 ‘덕수궁’이라 이름을 바친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은 덕수궁 함녕전(咸寧殿)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야참으로 올린 식혜 한잔에 이씨 조선 500년 역사는 무너지고 있었다. 윤치호의 영문일기에 따르면 식혜를 바쳤던 궁녀 2명도 의문사 당한다. 고종의 죽음은 전국적인 항일정신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곧 상해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진다. 고운 단풍 흩날리는 고궁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이 서린 곳 이자 오늘의 대한민국이 태동한 역사의 무대이다. 나라의 운명을 함께 한 고종황제의 비극을 덕수궁이 품는다. 고종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던 함녕전의 처마 끝에 처연한 가을빛이 머물고 아름다운 돌담길 너머 쌓여가는 낙엽 위에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이 머문다. 사람들은 가을빛 담은 고궁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자유롭게 즐긴다. 이 자유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앵기랑 바위처럼 합장한 가족···군위 아미산에서

주말 아침, 부드럽게 쏟아지던 가을 햇살이 창문을 두드렸다. “어디 좋은 곳으로 바람 쐬러 가자”는 엄마의 말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대구시 군위군의 아미산(峨嵋山). 아미산은 해발 737.9m로 그리 높지 않아 산책하듯 가볍게 등산하기 좋은 산이다. 군위의 들판을 지나 산 입구에 닿자 공기가 달라졌다. 도심의 묵직한 냄새 대신 흙과 나무의 향이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다. 산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았다. 누구라도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즐기기 좋은 등산로였다. 햇살은 따사롭게 내리쬐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바닥에 부서졌다. 그 빛 위로 낙엽이 천천히 내려앉아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했다. 길가에 이름 모를 버섯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동생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거 독버섯인가?” 하고 물었다. 동생의 말에 궁금해진 엄마가 버섯 사진을 찍어 검색해보니 매우 강력한 독버섯이란 정보가 나와 함께 웃음 지었다. 어쩐지, 이름 모를 채로 예쁜 버섯으로 남겨두는 편이 더 좋을 뻔했다. 조금 더 오르니 시야가 넓고 마을이 한 눈에 보였다. 건너편 풍력발전소도 눈에 잘 보였다. 그곳에서 아미산의 명물이라 불리는 앵기랑 바위의 모습이 잘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합장하는 애기 동자승 같아 앵기랑바위라고 불린다. 오래전 누군가의 소망이 그 바위에 스며든 듯, 차가운 바람에도 경건한 기운이 돌았다. 우리는 자연스레 그 앞에 그와 같은 모습으로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아름다웠다. 바위와 함께 합장한 엄마의 모습을 보니 마음속의 복잡한 생각과 걱정들이 다 날아가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미산은 크지 않아 짧은 산행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마음은 길게 머물렀다. 화려하지 않고,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지만, 마음을 편안히 품어주는 곳이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처럼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비춘다. 엄마는 아미산을 올라가며 어린 시절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아미산에 대한 전설을 이야기해주었다. “아미산 동굴에 빠지면 압곡사 화장실로 나온다는 전설이 있었어.” 우리는 엄마의 말에 웃음 지으며 아미산을 올라갔다. 지금도 문득 그날의 햇살이 떠오른다. 합장의 바위 앞에서 셋이 나란히 웃던 모습이 아직도 그려진다. 아미산은 우리 가족의 사진 속에 머물러 있지만 동시에 내 마음 한구석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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