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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은 소중한 나눔’ 454회 헌혈 실천한 이창수 씨

“헌혈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소중한 나눔입니다.” 전혈 24회, 혈소판 87회, 혈장 277회, 혈소판혈장 66회 등 총 454회 헌혈을 실천한 이창수 씨(49·대구 북구)는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지금까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30회 때 은장을 시작으로, 50회 금장, 100회 명예장, 200회 명예대장, 300회 최고명예대장 헌혈유공패와 ‘헌혈유공자의 집’ 명패 등을 받았다. 지난 8일 오후 대구 중구 헌혈의 집 태평로센터에서 만난 이 씨의 팔에는 헌혈을 위한 주사 바늘이 꽂혀 있었다. 그는 주먹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이 씨는 2주 마다 이곳 헌혈의 집을 방문하며 헌혈로 온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이 씨는 고등학생이던 1992년 처음 헌혈을 경험했다. 이후 1년에 한번 정도 헌혈을 하다 20여 년 전 B형 혈액이 긴급히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헌혈을 지속적으로 실천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는 막연히 헌혈했지만 어느 순간 나의 헌혈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까지 헌혈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지인이나 지인의 가족이 다치거나 아파 긴급 수술이 필요할 때 헌혈증서를 건네기도 했다”며 “환자가 회복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 씨는 정기적인 헌혈을 하기 위해 몸 관리에도 신경을 쓰면서 몸도 더 튼튼해졌다고 했다. 그는 “정기적인 헌혈은 사실 나와의 약속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서 “헌혈을 할 수 있는 기준이 강화돼 정기적인 헌혈을 위해선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헌혈을 위해 금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나의 건강도 챙기고 사랑도 실천할 수 있는 헌혈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초등학생인 두 아들이 커서 앞으로 함께 헌혈하러 가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랑하는 아들들과 헌혈이 주는 기쁨과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헌혈이 주는 기쁨을 알리면서 ‘헌혈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씨는 “직장과 모임 구성원들에게 헌혈을 권하고 그들이 동참했을 때 큰 만족을 느낀다”며 “헌혈은 거창한 일이 아니며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군가에겐 인생을 바꾸는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헌혈은 혈액검사도 받아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기회가 된다”며 “겨울철 추위와 감기 등의 영향으로 헌혈의 집이 평소 보다 한산한 것 같다. 연말에 바쁘시겠지만, 사랑의 실천을 위해 많은 분들이 헌혈에 관심을 가져주고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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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맛있는 무떡

오랜만에 김장을 했다. 시어머니가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김장 같은 대소사를 접었었다. 친정엄마의 다급한 연락을 받고 달려가니 거실에 붉은 양념 다라이가 우릴 반겼다. 소금에 절였다 물기를 뺀 배추에 양념을 발라 통에 넣으며 사이사이에 숭덩 썰어서 아이 주먹만 한 무를 박았다. 시원한 맛이 배로 늘어난다. 끝나고 삶은 고기를 싸서 먹으니 겨우살이 준비를 끝낸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손에 친정엄마가 미리 해놨다 들려 보낸 김치 종류는 몇 가지 더 있다. 총각김치, 물김치, 오그락지까지 바리바리 싸 주셨다. 한동안 반찬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겨우살이 채비로 먹거리 준비가 1순위다. 어린 시절 안동에서는 밭에서 배추 무를 뽑아 일단 밭에 묻어두었다. 날이 따뜻한 날은 양지쪽에서 무를 납작납작하게 썰어 말렸다. 새들하게 시들었다 마르면 광에 따로 보관했다. 그렇게 말린 무를 물에 불렸다가 갖은양념을 더해 꼬들꼬들한 무말랭이를 만든다. 안동에서는 ‘곤짠지’라고 불렀다. 무가 시들하게 골았으니 ‘곤’ 소금에 절인 짠 김치 종류이므로 ‘짠지’를 붙여 곤짠지다. 포항에 오니 ‘오그락지’라 불렀다. 무가 물기가 빠져 모양이 오그라들었으니 직관적인 이름이다. ‘무말랭이’보다 맛있어 보인다. 겨울엔 무가 여러모로 쓰인다. 뒤뜰에 구덩이를 파서 묻어두고 국을 끓이면 달큰한 맛이 났고, 생채로 먹고 긴긴밤 고구마와 더불어 깎아 먹는 간식이기도 했다. 채소가 부족한 겨울에 배추전 무전을 해서 영양의 균형을 맞췄다. 무를 썰어서 앉힌 밥에 양념장을 더해 비벼 먹으면 이가 약한 할머니도 편하게 드셨다. 포항에 무떡이 맛있는 떡집이 있다. 떡 만들기가 어려웠던 어린 시절엔 구경도 못 해서 무떡을 먹어보지 못했다. 지인이 사 와서 먹어보라고 해서 첫 대면을 했다. 흰팥고물을 가득 묻힌 떡을 한입 베어 물자 이가 자동으로 쑥 들어갔다. 몰캉한 식감과 달달한 무맛이 입안에 번졌다. 무떡이 이 맛이구나. 무떡 맛집이 어디냐고 물어 찾아갔다. 효자 시장 안에 자리한 ‘그린 떡방앗간’이었다. 전날 무떡 한 되를 해달라 미리 맞춰 놓았더니 시루에 막 찌는 중이었다. 가게는 기계가 많았지만, 전체 기계를 스테인리스로 만들고 기계 벨트는 차인 벨트로 사용하여 불필요한 실내 공간을 최소화하였으며 도시가스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어 실내가 한층 청정했다. 포스코에 다니던 남편이 은퇴하면서 처가에서 운영하던 이곳을 물려받아 함께 운영 중이다. 떡 만드는 아내를 위해 식히는 기계도 만들었고 가게 앞에 무인 판매대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곳은 1970년부터 한결같이 떡방앗간을 운영해 왔다. 처음에는 떡과 참기름, 고춧가루 등 시골 방앗간처럼 운영하였으나 지금은 떡만 전문으로 한다. 주로 단골손님께서 쌀 가지고 떡 하러 많이 오고 오래전부터 맞춤식 떡을 주로 한다. 무떡 말고도 솜씨 좋은 안주인의 손에서 빚어지는 떡이 많았다. 무떡 시루가 김을 술술 풍기며 나왔다. 잘라서 한 개씩 자동으로 포장하는 모습도 재밌다. 포장하는 사이 쑥떡이 다 되어 나오니 한 조각 떼서 맛보라며 건넸다. 주인장이 슬쩍 건네서 가볍게 받으니, 손이 뜨거워서 잡고 있기 힘들었다. 역시 오래 일해서 세월의 굳은살이 박여서 뜨거운 것도 아무렇지 않았나 보다. 겨울 무가 맛나듯이 무떡은 봄이 되면 주문을 받지 않는다. 김장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나니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다. 그린 떡방앗간:포항시 남구 효자동길 10번길 6, 054-277-6326, 매일 오전 8~ 오후 5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문을 닫으니 참고하시길. /김순희 시민기자

지금, 달리는 중입니다

천만 러너시대, 요즘은 어딜 가나 달리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공원이나 해변가, 심지어는 길을 가다가 도심 도로에서도 달리는 사람을 본다. 시간과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러닝화를 신고 복장을 갖춰 입은 사람부터 편한 복장 차림으로 달리는 사람도 있다. 혼자서 달리기도 하고 여럿이 함께 뛰기도 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달리기 열풍,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러너’들의 세상이다. 시민기자도 지난여름부터 달리기 열풍에 합류했다.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이어 나가려면 무엇보다 좋은 체력이 필요했다. 필라테스는 그만한지 오래고 배드민턴도 꾸준히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게 ‘달리기’였다. 말 그대로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니 안성맞춤 운동이었다. 러닝화와 무릎보호대를 장만해서 마음먹은 그날부터 저녁을 먹고 동네 한 바퀴를 달렸다. 시간이 될 때는 아이와 같이 달리기도 했다. 저녁에 밖에서 달리다 보니 혼자가 아니었다. 같은 시간에 걷는 사람들 사이로 달리는 사람 2~3명 정도는 자주 마주쳤다. 동네 가까이에서도 달리기 열풍을 느끼는 순간이다. 달리는 인구가 많아지니 마라톤 대회도 전보다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접수부터가 엄청난 경쟁이다. 시민기자도 지난 9월에 처음 참여한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기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움을 한 몸에 느꼈다. 많은 인파에 놀랐지만, 가족 단위로 많이 참가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빨리 달리는 기록 경쟁이 아닌 완주를 목표로 달렸다. 5km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달리고 심지어는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함께 달린 젊은 엄마도 여럿 보였다. 지금은 자연스레 달리기가 ‘핫’한 운동이 되었지만, 언제부터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 동참하게 되었을까. 아무래도 그 시작은 팬데믹 시절이 아닌가 한다. 인원수 제한이 있던 시절, 야외에서만큼은 제약이 없었다. 건강에 관심이 높았던 시절이었고 전문가들은 답답한 집보다 바깥에서 활동을 적극 권장했다. 포항에서는 스페이스워크가 개장하기 전 환호공원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 기억한다. 달리기도 이때쯤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지금은 걷고 달리는 사람들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달리기는 헬스장이나 다른 운동처럼 등록이 필요 없다. 특별한 기구도 필요 없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달릴 수 있다. 시작할 때 간단하게 러닝화 정도만 있으면 된다. 시간에 제약이 없어 직장인도 시간이 되는대로 달릴 수 있다. 그리고 달리는 거리도 자신이 편하게 정하면 된다. 마라톤 대회도 풀코스가 부담스러운 아마추어 러너에게 하프 코스(21.0975km)와 10km, 5km의 다양한 코스가 마련되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직접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보니 기록 경쟁보다는 가족들과 즐겁게 완주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달릴 때 스치는 송도 해변 풍경에 스트레스가 사라져 기분도 시원했다. 완주 메달을 받은 참가자들은 일상의 작은 성공의 기쁨을 맛보고 건강도 함께 따라오게 했다. 김선경(52·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는 “러닝크루에 침여해 경주에도 갔었다. 처음엔 조금 힘들었지만 끝까지 뛰었다. 달리고 나서 쾌감이 무엇보다 컸다. 목표했던 다이어트도 성공해 기뻤다. 이제는 10km 정도는 어렵지 않게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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