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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조폐공사, 반값여행 업무협약 체결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일 공사 서울센터에서 한국조폐공사와 ‘지역사랑 휴가지원 시범사업(대한민국 반값여행)’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동 사업은 지정된 지자체를 방문한 국민에게 여행경비의 50%를 해당지역의 지역화폐로 환급해주는 반값여행 프로그램이다. 내국인 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 소비를 촉진하고, 인구감소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사업에 참여하는 지자체가 조폐공사의 지역화폐 플랫폼 ‘착(Chak)’을 통해 여행경비를 환급하면, 환급액에 대한 지역화폐 발행 수수료가 전면 면제된다. 아울러 조폐공사는 플랫폼 이용 데이터를 공사와 공유하고 반값여행 지원금의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양 기관은 지역관광 활성화와 소비 촉진을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아울러 공사가 추진하는 △디지털관광주민증 △코리아둘레길 △관광두레 △대한민국 관광공모전 등 주요 사업과 조폐공사의 인프라를 연계해 관광 생활인구 확대 및 관광편의 제공 방안을 모색하는 등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협력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반값여행 사업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이라며, “앞으로도 이종산업 간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융합형 관광 마케팅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중동발 전쟁 리스크…항공업계 덮친 '하늘길 쇼크'

중동발(發) 전쟁 리스크가 항공업계를 덮치며 ‘하늘길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항공유 가격 폭등이 도화선이 되면서,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편 결항이 잇따르고 여행업계 전반에 연쇄 충격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9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30% 안팎으로, 유가 급등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특히 운임 경쟁력에 의존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일수록 타격이 크다. 이 같은 비용 압박은 곧바로 운항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저비용항공사 비엣젯항공은 인천나트랑·다낭·푸꾸옥, 부산나트랑 등 주요 한국 노선 일부를 잇달아 취소했다. 인천~푸꾸옥 노선은 4월 초부터 약 3주간 전면 운항 중단이 확정됐다. 출발을 앞둔 여행객들에게 결항 통보가 이어지며 현장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특정 항공사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베트남항공 역시 인천~하노이·호치민 일부 노선을 감편했고, 국내외 LCC들도 잇따라 비운항 또는 감편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료비 상승이 촉발한 공급 축소가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여행업계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노랑풍선과 하나투어 등 주요 여행사는 대체 항공편 확보와 일정 조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좌석 부족과 운항 축소가 맞물리며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항공권은 환불이 가능하지만, 호텔·현지 투어·렌터카 등 부대 비용의 위약금은 여행객과 여행사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여기에 항공권 가격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일부 노선의 항공권 가격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용 증가와 운항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면서 여행 수요 위축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항공편 감축과 운임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항공·숙박·현지 일정으로 이어지는 여행 산업 구조상, 항공편 차질은 전체 여행 상품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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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택호(宅號)

고향이 불러주는 또 다른 이름. 우리 할머니는 ‘산전댁’이셨다. 산전수전 다 겪으셔서가 아니라, 진짜 고향 이름이 산전이었다. 어머니는 ‘서동댁’. 뭐 서쪽 골짜기에서 오셨다 해서 그렇게 불렸지만, 듣자 하니 사연이 좀 쓰렸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 한글 띄엄띄엄 깨칠 무렵, 궁금증 폭발해서 할머니께 여쭸다. “할머니는, 왜 산전댁이에요?” “응? 그건 내가 산전서 자랐으니까 그렇지~” 순박하게 던지신 말씀한 줄에, 나는 ‘택호’라는 이름의 위엄을 깨달았다. 그날부로 ‘○○댁’은 우리 집안 전통 브랜드요, 동네 인증 마크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택호라는 게 묘하다. 한자로 쓰면 그럴싸한데, 실상은 푸근하고 툭 던져도 부드럽다. 그 옛날엔 지도보다 택호가 더 정확했다. “저 골목 들어가면 마산댁, 그 옆이 경산댁, 거기서 비탈 하나 넘으면 청도댁 집 나와예~” 내비게이션? 카카오맵? 그런 거 없어도 동네 어르신들 머릿속엔 택호 지도가 내장돼 있었다. 그런데 우리 집안에 택호와는 인연이 먼 분이 계셨으니···. 바로 귀도 아제. 이분, 조실부모에다 성품이 어찌나 순하신지, 어린것들도 “귀도야~” 하며 뉘 집 개 부르듯 하는 것 같아 내가 다 민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이 감동했는지 정체불명의 여인이 마을에 흘러들어왔다. 성은 알 수 없고, 누군가 “성주에서 왔다 카더라~” 하자, 동네 어르신들 회의를 소집했다. 결론은? 합방! 우격다짐으로 신방을 차려주었으나 사흘 만에 여인이 짐을 싸 들고 떠났다. 놀라운 반전! 그날 이후, 귀도 아제는 ‘성주 양반’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귀도 아재가 택호를 얻으셨으니, 몽달귀신 딱지는 뗀 셈이었다. 우리 집안도 북적이기로는 전국 랭킹권. 조부님 4형제에 손자 열둘, 종반만 24명이었다. 대소사 한 번 치르면, 잔칫집인지 체육대회인지 구분이 안 갔다. 이름 불러가며 소리치긴 민망하고, “누구 아버지!” 하면 조카 이름 헷갈려 한참 뜸 들여야 하고. 결국 우리는 택호로 해결책을 찾았다. 부인들 고향을 기준으로 호칭을 정하자! 내 집사람은 경주 출신이었는데, 마침 우리 집안엔 경주댁이 없었다. 이 얼마나 명예로운 자리인가! 그리하여 나는 ‘경주 양반’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택호 때문에 마음고생 좀 하셨다. 같은 동네에서 먼저 시집온 5촌 당숙모가 ‘○○댁’ 타이틀을 가져가자, 어머니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서쪽 동내서 왔다고 ‘서동댁’이 되셨다. 같은 동네인데, 늦게 들어왔다고 서쪽으로 밀려난 거다. 지금 생각하면, 고향 이름조차 빼앗긴 새색시의 조용한 분함이 가슴에 콕 박힌다. 그래서 집안 회의 결과, 새로운 룰을 만들었다. 같은 고향일 땐 형은 도시명, 아우는 마을명. 같은 동 출신이면 ‘한동댁’, ‘자동댁’, ‘내동댁’ 뭐, 창의력대로. 실제 ‘지산댁’도 있었다. 경상도말로 지 산 밑에 살아서, ‘지산댁’ 되신 거다. 택호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낯선 시댁살이에 뛰어든 새색시에게, 고향 이름으로 불러주는 건 마음의 방석 하나 깔아주는 일이다. “○○댁~” 한 마디에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허리도 조금 펴진다. 게다가 택호엔 무게도 있다. “문경댁이 어디 가서 그런 꼴을 하고 다니노!” 한 마디에 온 동네 체면이 함께 묻힌다. 그러니 택호는 이름값 제대로 하게 만드는 무서운 도장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이사람) 이상기 전 지천면장

“등 굽은 소나무가 결국 선산을 지키듯, 부족한 저를 키워준 고향 지천을 위해 변치 않는 소나무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서 나고 자라 제35대 지천면장으로 공직을 마무리한 이상기 전 면장(63)의 삶은 ‘지천’ 그 자체다. 1987년 공직에 입문한 이래 36년간 칠곡군청 산업과, 농림과, 축산계장, 농업정책과장, 석적읍 부읍장 등 요직을 거치며 쌓은 행정 전문가로서의 역량은 고향 지천면에서 화려한 꽃을 피웠다. 이 전 면장의 가장 독보적인 업적은 단연 ‘지천면지(枝川面誌)’ 발행이다. 지천면지 발행은 1914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이후 50여 명의 면장이 거쳐 갔지만, 방대한 자료와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누구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면민들의 숙원이었다. 이 전 면장은 퇴직을 불과 1년 6개월 앞둔 2021년, “고향의 역사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후손을 위한 도리”라는 생각으로 편찬 작업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군수를 설득해 예산을 확보하고, 72명의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23개 마을을 이 잡듯 뒤졌다. 2022년 정년퇴임 후에도 그는 쉬지 않고 10개월간 편찬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해 봉사 활동을 했다. 사비와 시간을 들여 원고를 교정하고 영상 촬영을 진두지휘한 결과, 2023년 5월 지천면 역사가 109년 만에 가장 품격 있고 방대한 자료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그의 업적은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1990년대 말, 전국 최대 아카시아 군락지인 신동재를 주목해 ‘신동재 아카시아 벌꿀 축제’를 최초 기획한 이가 바로 그다. 이 축제는 칠곡군을 대표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퇴임 후에도 지천면민 친선 골프 대회를 조직해 3년째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천면 발전협의회 위원으로서 ‘신동역 대경선 정차’, ‘낙화담 둘레길 개발’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주변에서는 그를 ‘지천의 효자’라 부른다. 99세 부친과 96세 모친을 고향 본가에서 삼 형제가 24시간 교대로 정성껏 봉양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수상 실적이나 효행이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거부한다.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일 뿐이며, 공직에서의 성과는 동료와 면민들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겸손해 한다. 그는 고향 홍보도 빼놓지 않는다.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양떼목장, 낙화담과 같은 명소가 많으며 학군도 좋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가정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지천”이라고 자랑한다. 그는 요즘 ‘지천 소나무’라는 별칭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며 지천의 아름다움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유무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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