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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경주는 시간을 덮어두는 도시가 아니다. 천 년의 유적은 땅 위에 그대로 남아 있고, 과거는 늘 현재와 나란히 놓여 있다. 그래서 이 도시는 위로보다 기억에 가깝다. 영화 ‘경주기행’이 복수극의 무대로 경주를 선택한 이유도 그 지점에 있다. 이정은, 박소담, 공효진, 이연. 네 모녀가 경주에 모이는 이 영화는, 복수가 어떻게 ‘여행’의 형태를 띠는지 보여준다. 막내 딸 경주가 죽었다. 수학여행을 간다며 들뜬 얼굴로 집을 나간지 불과 이틀째가 되던 날이었다. 가해자는 초범이고 술김에 저지른 우발적인 살인에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로 고작 15년 형을 선고 받는다. 옥실(이정은) 모녀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피고인과 합의해 그의 형량을 8년 형으로 줄여주었다. 범인이 안쓰럽거나 동정을 해서는 아니다. 그리고 8년 뒤 옥실은 자신의 세 딸 중 첫째 장주(공효진), 둘째 영주(박소담), 세째 동주(이연)와 함께 경주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 8년을 묵혀 둔 복수를 위해서. 영화는 김미조 감독이 가족과 경주로 여행을 떠났던 2014년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감독은 비 내리는 대릉원에서 파란 우비를 입고 가족과 일렬로 걸었을 때 묘하게 스산하면서 신비로웠다고 회상한다. 감독의 경험은 영화 곳곳에 녹아 있다. 관광지이자 어린 시절 수학여행지였던 경주는 사실 여러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삶과 죽음이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공존하는 고분의 도시는 영화적 모티브가 됐다. 경주기행을 견인하는 동력은 단연 각기 다른 결의 슬픔을 안고 충돌하는 네 여자의 조화다. 이정은이 연기한 엄마 옥실은 이 여행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경주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움직인다. 길을 헤매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마치 이 도시에 이미 오래전부터 와 있었던 사람처럼. 박소담이 연기한 영주는 엄마와 반대편에 있다. 법대를 졸업했으나 백수인 그녀에게 그에게 낯설고, 동시에 불안한 공간이다. 관광객처럼 걷지만 시선은 늘 뒤를 살핀다. 가족을 가장 사랑하는 전형적인 장녀 장주(공효진)는 이 둘을 연결하는 매개다. 겉으로는 가장 평온해 보이지만, 가장 오래된 상처를 안고 있다. 그리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행동파 동주(이연)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대표한다. 네 사람은 함께 이동하지만, 같은 목적지를 향하고 있지는 않다. ‘경주기행’의 줄거리는 단순히 요약하기 어렵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영화는 끝까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과거의 사건이 조금씩, 유적을 걷듯 드러난다. 대릉원 인근의 능 사이를 걷는 장면, 불국사로 향하는 돌계단, 밤의 월성 주변. 이 장소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기억을 호출하는 장치다. 경주의 유적은 말이 없지만, 사람의 감정을 숨기지 않게 만든다. 복수극이지만 영화는 속도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여행 영화처럼 천천히 이동한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 숙소에서의 침묵, 식당에서의 짧은 대화가 반복된다. 이 느린 호흡 속에서 관객은 깨닫게 된다. 이 복수는 즉각적인 응징이 아니라, 오래 미뤄둔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여행의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돌아오는 여행’에 가깝다. 네 인물 모두 경주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과거에 남겨두고 온 무언가를 다시 마주한다. 그래서 경주는 관광지로 소비되지 않는다. 유적은 사진의 대상이 아니라, 인물들이 멈춰 서는 지점이다. 돌담 앞에서, 능선 위에서, 말이 끊긴다. 경주라는 공간이 감정을 앞질러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밤의 경주는 영화의 긴장을 극대화한다. 낮에는 평온했던 유적이 밤이 되면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불 꺼진 사적지와 조용한 길은 복수극의 무대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영화는 끝내 폭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복수는 행동보다 선택의 문제로 남는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그 결정이 이 여행의 결말이다. ‘경주기행’은 공개 이후 제45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이어 제24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평론가들은 “장소를 서사의 중심에 둔 독특한 복수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경주라는 도시를 관광적 시선이 아닌 기억과 죄책감의 공간으로 재해석한 점이 해외 평단의 관심을 끌었다.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속도감 있는 복수극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느리고 침묵이 많은 영화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경주라는 도시와 인물의 감정을 함께 따라간 관객들은 “여행을 다녀온 뒤처럼 여운이 길게 남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에서는 “경주를 다시 보게 됐다”, “유적이 이렇게 불안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정은의 연기는 이 영화의 중심축이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얼굴로 복수의 무게를 견딘다. 박소담은 흔들리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공효진은 관계의 균열을 가장 일상적인 표정으로 보여준다. 이연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분노와 슬픔을 현재형으로 끌고 온다. 네 배우의 호흡은 경주의 시간과 닮아 있다. 빠르지 않고, 겹치며, 쉽게 끝나지 않는다. ‘경주기행’은 말한다. 복수는 도착지가 아니라 여정일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여정에 가장 어울리는 도시는, 모든 시간이 겹쳐 있는 경주라고. 이 영화에서 여행은 도피가 아니다. 오히려 피할 수 없었던 감정과 마주하는 과정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경주에 가고 싶어진다기보다, 경주에 ‘다시’ 가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남겨두고 온 감정이 있는 도시처럼. 경주는 이 영화에서 끝내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다만 숨길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이 이 복수극이 여행의 형태를 띠는 이유다. 경주에 가면, 과거는 묻히지 않는다. 영화 ‘경주기행’은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증명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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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포항병원 정은환 진료과장, 알츠하이머병 신약 조기 진단·치료 프로토콜 웨비나서 발표

정은환 에스포항병원 신경과 진료과장이 알츠하이머병 신약 치료의 빠른 시작을 위한 새로운 진단·치료 프로토콜을 발표하며 지역 의료기관 기반 치료 접근성 확대 방향을 제시했다. 정 과장은 지난 13일 한국에자이 주최로 열린 LEARN(Lecanemab Expanded Access with Referral Network) Webinar에서 ‘지역 종합병원에서 뇌척수액 검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하고 빠르게 레카네맙 투여를 시작하는 프로토콜 세팅’이라는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 과장은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카네맙이 국내 허가를 받으며 질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 시대가 열렸지만, 포항·경북과 같은 중소도시 환자들은 대학병원 접근성이 떨어져 치료 시작이 지연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레카네맙 투여를 위해서는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확인이 필수다. 현재 국내에서는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아밀로이드 PET)을 주로 활용하지만, 대형 의료기관에서만 가능하고 고비용·대기시간 등의 한계가 있다. 에스포항병원은 투시 촬영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하며 안전하게 뇌척수액을 채취하고, 이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를 확인하는 검사 프로토콜을 구축했다. 해당 프로토콜을 세팅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96명의 환자에게 안전하게 검사를 시행했으며, 아밀로이드 베타 양성이 확인된 경도인지장애 및 경도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레카네맙 치료를 시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은환 과장은 “레카네맙은 치료를 빠르게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는 2주에 한 번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만큼, 거주지 인근 병원에서 편하게 치료받는 것이 치료 지속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소개한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과 치료를 앞당기는 새로운 치료 방향으로 인정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웨비나에는 국내 치매 분야 권위자인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명예교수이자 해피마인드의원 원장인 나덕렬 교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분야 전문가인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도 참석해 발표 내용을 공유했다.

2026-01-21

포항세명기독병원, 고압산소치료실 개소···본격 치료 시행

포항세명기독병원이 고압산소치료실을 열고 본격적으로 고압산소치료(Hyperbaric Oxygen Therapy)에 나선다. 고압산소치료는 2~3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고농도 산소를 흡입해 혈액과 조직 내 산소 농도를 높이는 치료이며, 손상된 조직 회복을 촉진하고 염증·감염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세명기독병원은 1인용 고압챔버를 도입해 치료실을 운영하며, 환자가 개별 공간에서 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치료 중에는 압력과 산소 농도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의료진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인터폰과 비상 안전장치, 감압 시스템 등도 구축해 안전 관리도 강화했다. 고압산소치료는 의료진 진료 후 시행하며, 치료실은 웰빙센터 3층 통합면역센터에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상처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 혈류와 산소 공급이 필요한 질환, 염증·감염 관리, 수술·치료 후 회복, 방사선 치료 후유증 관리, 돌발성 난청·이명·어지럼증 등 이비인후과 질환의 보조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한동선 병원장은 “고압산소치료는 조직의 산소 공급을 높여 회복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라며 “이번 치료실 도입은 단순한 장비 확충을 넘어 치료 후 회복과 재활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명기독병원은 한국전쟁 당시 천막진료소에서 출발해 현재 734병상 규모의 지역 대표 종합병원으로 성장했으며, 개원 75주년을 맞았다. 2025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돼 심장·뇌 응급 시술 및 수술 체계를 강화하는 등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2026-01-21

포항시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 관광 마케팅 본격화

포항시가 겨울을 맞아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를 앞세운 관광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는 겨울 바다와 제철 미식을 결합한 콘텐츠를 통해 겨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의 겨울 미식은 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 방영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신상 출시 편스토랑’에서는 출연진이 포항의 대표 겨울 별미인 과메기를 활용한 이색 요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차가운 해풍이 만들어낸 과메기는 포항 겨울을 상징하는 먹거리로, 방송 이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를 통한 도시 노출 효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스프링 피버’는 포항을 배경으로 한 올로케이션 촬영 작품으로, 겨울 바다와 도시의 일상을 감성적으로 담아냈다. 작품 속에는 구룡포와 죽도시장, 호미곶, 철길숲 등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주인공이 겨울 특산물을 즐기는 장면은 포항 특유의 계절감을 고스란히 전한다. 이와 함께 드라마 촬영지를 따라 걷는 여행도 겨울철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동백꽃 필 무렵’의 구룡포, ‘갯마을 차차차’*의 청하공진시장 등 익숙한 화면 속 공간을 직접 찾아가는 촬영지 투어는 겨울밤의 포항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도심 속 물길을 따라 야경을 감상하는 ‘포항 운하 크루즈’ 역시 포항만의 겨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 체험으로 꼽힌다. 시는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병행하고 있다.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협업한 지역 숙박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겨울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윤천수 포항시 관광산업과장은 “겨울 바다와 미식,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포항만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사계절 내내 찾고 싶은 관광 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1-21

한영석 대가대의료원 간담췌병원장, “지방 상급병원의 역할과 책임 다하겠다”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간담췌병원의 출범이 지방 사립 상급 종합병원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데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한영석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간담췌병원장은 지난 15일 병원 개원 1주년을 맞아 “서울로 가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병원, ‘여기 오면 서울과 같다’고 말할 수 있는 병원을 지역에 하나라도 만들고 싶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는 “과거 세종병원이 심장 분야에서 전문병원으로 성장했던 것처럼, 간담췌 분야에서도 지역 기반의 전문 병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그것이 지역 의료가 무너지는 흐름을 조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간·담도·췌장 질환은 국내 10대 암에 모두 포함될 만큼 결코 드물지 않다. 동시에 중증도가 매우 높아 치료 여부가 곧 생존과 직결된다. 대가대의료원이 이 분야를 선택한 이유로 한 병원장은 ‘상급병원의 역할에 대한 책임’이라고 규정했다. 한 병원장은 “서울의 일부 대형병원들은 이미 심장병원, 혈관병원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지방의 사립병원일수록 더 명확한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몸에서 생명과 직결되는 장기는 심장, 폐, 간”이라며 “이 중 하나는 반드시 상급병원이 책임지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담췌 분야를 중심으로 ‘병원 안의 병원’ 형태를 만든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시도”라며 “센터 형태로 집중하는 곳은 많지만, 병원 구조 자체를 해당 분야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와 부담이 따른다. 그럼에도 병원 단위로 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뺑뺑이’ 현상에 대해 한 병원장은 “일본이나 미국처럼 어느 질환이면 어느 병원으로 바로 가면 된다는 인식이 정착돼 있지 않다”며 “국가가 이미 센터를 지정하고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처럼 인구 규모가 한정된 도시에서 상급병원이 5~6개씩 존재하는 구조는 이미 비효율의 극치”라며 “1차·2차·3차 의료기관이 피라미드 형태로 명확히 역할을 나누는 것이 환자에게도, 의료진에게도 가장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한 병원장은 간담췌 조직을 ‘센터’가 아니라 ‘병원’ 형태로 설립한 이유에 대해 “센터는 병원 조직 직계선상에 놓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결국 운영권이 분산되거나 흐려질 수 있다”며 “병원 구조로 들어와야 운영권과 책임이 명확해진다”고 했다. 미래 비전에 대해 한 병원장은 ‘인지 격차’를 문제의 핵심으로 짚었다. 그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서울의 몇몇 병원을 제외하면 지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누가 실력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며 “그 격차가 커지면 국민은 지방에 올 이유가 없고, 결국 서울의 소수 의사에게 5000만 인구가 몰리는 비정상 구조가 된다”고 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한 학년 정원이 40명 안팎으로, 다른 의과대학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간담췌병원처럼 특정 분야를 전면에 내세운 특화 전략이 인력 양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 병원장은 “특화를 한다면 그에 걸맞은 인재 배출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현재 의대 교육 구조 자체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의대를 신학교처럼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며 “신부가 되겠다는 각오를 하고 신학교에 들어가듯,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를 알고 의대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성화 대학, 특성화 인재라는 개념이 의료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병원장은 간담췌병원의 장기적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교육 연계’를 꼽았다. 그는 “진짜 특화 병원이라면 치료만 잘하는 곳이 아니라, 그 분야를 이어갈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어야 한다”며 “그 고리가 끊어지면 특화는 일회성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1년 동안 목적은 병원 내 병원의 출범과 틀을 여는 것까지는 해냈다”며 “이후 발전은 의료원 차원에서 자율권과 책임 경영의 원리를 이해하고, 병원 간 역할 분담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19

'두쫀쿠', 혈당·혈관 동시에 위협하는 ‘달콤한 유행’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 열풍이 식지 않으면서 의료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3년 국내를 강타한 ‘중국발 탕후루’에 이어, 이번에는 ‘두바이발 두쫀쿠’가 새로운 디저트 강자로 떠오르자 의사들 사이에서는 건강상 위험 요소를 경고했다. 두쫀쿠는 지난해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을 변형한 디저트로, 중동 지역에서 사용되는 튀르키예식 얇은 면 ‘카다이프’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초콜릿을 섞고, 이를 마시멜로로 감싼 것이 특징이다. 찹쌀떡처럼 쫀득한 식감과 카다이프의 바삭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고, 개당 가격이 1만 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몸값도 치솟았다. 두쫀쿠 1개(100g)의 칼로리는 500~600㎉로, 밥 한 공기(약 300㎉)의 두 배 수준으로 열량이 높다. 디저트 특성상 한 번에 2개 정도는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어, 간단히 1000㎉를 넘기기 쉽다. 두쫀쿠에는 초콜릿, 마시멜로, 코코아 파우더 등 단맛을 내는 재료가 다수 들어가며, 당류 함량은 30~45g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당 사슬이 짧은 ‘단순당’으로, 체내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몸은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대량 분비한다. 이후 혈당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다시 허기와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추가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 이처럼 혈당이 급상승한 뒤 급락하는 현상을 ‘혈당 스파이크’라고 한다. 김대현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사 직후 두쫀쿠를 먹는 것은 이미 올라간 혈당 위에 정제당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것과 같다”며 “췌장에 부담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쫀쿠의 또 다른 문제는 지방 구성이다. 피스타치오, 버터, 탈지분유, 식용유 등 주요 재료에는 포화지방 비중이 높다. 특히 일부는 경화 과정을 거친 기름으로, 의료계에서는 트랜스지방에 준하는 위험성을 경고한다. 김 교수는 “자연 식품에 포함된 소량의 포화지방과 달리, 경화된 기름에서 유래한 지방은 동맥경화 위험을 더욱 높인다”며 “혈관에 기름때가 끼는 동맥경화는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암 다음으로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이 상위를 차지한다. 김 교수는 “심장병과 중풍은 모두 동맥경화와 직결된 질환”이라며 “두 질환을 합치면 암보다 위험 부담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제당으로 인한 혈당 급상승과 포화·트랜스지방으로 인한 혈관 부담을 동시에 주는 음식은 건강에 이중 부담을 주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혈당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혈당이 정상인 사람도 남은 당이 간에 쌓이면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비만과 당뇨병으로 연결된다”며 “유행이라는 이유로 두쫀쿠를 가볍게 즐기기에는 건강에 주는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경고했다. 두쫀쿠를 비교적 덜 해롭게 먹을 방법으로는 “식사 직후뿐 아니라 공복 상태에서도 피하는 것이 좋다”며 “두쫀쿠를 먹은 뒤 10분 정도 가볍게 산책하거나, 앉아 있지 않고 서서 먹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19

대구보훈병원, 서관동 증축 사업 본격 추진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구보훈병원은 올해 4월부터 서관동 증축 사업을 본격화 한다. 19일 대구보훈병원에 따르면 서관동 중측 공사는 보훈가족과 지역주민들에게 보다 쾌적한 진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사업비 482억 원을 들여 시작한다. 작년 5월 중간설계 적정성 검토, 10월 실시설계 적정성 검토 과정을 거쳐 올해 4월 부터 연면적 1만 3m2,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 규모로 진행되며 오는 2028년 8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축을 통해 1층 주요 외래 진료과·기능검사부 재배치, 2층 건강검진센터·내시경센터를 구축해 외래 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3층 완화의료 전문병동(25병상), 4~5층 만성병동(80병상) 등 정비를 통해 보훈가족, 지역 주민에게 더욱 편안한 입원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신윤 병원장은 “서관동 증축 공사 기간 중 전 직원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안전·환경관리 체계를 수립해 지역주민과 보훈가족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제공하겠다”며 “향후 서관동 증축을 통해 최신 의료시설과 보다 쾌적한 진료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대구·경북을 대표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보훈병원은 2024년 11월 재활센터 완공을 시작으로 2025년 시설 재배치와 향후 서관동 증축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보훈가족, 지역주민들에게 최상의 의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 노력 중이다.

2026-01-19

환대 대신 고요로, 설명 대신 여백으로…겨울 사찰여행

산에 오르면 풍경이 먼저 말을 걸고, 산사에 이르면 침묵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산사여행은 발걸음보다 마음이 먼저 도착한다. 굽이진 산길 끝, 나무들 사이로 기와지붕이 낮게 모습을 드러낼 때 여행자는 비로소 숨을 고른다. 속도를 내려놓고, 말을 줄이고, 생각을 접는 순간이다. 산사는 늘 그렇게 사람을 맞는다. 환대 대신 고요로, 설명 대신 여백으로. 한겨울 산사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면 마음의 평화를 온전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겨울에 떠나기 좋은 산사 4곳을 소개한다. △ 전나무 숲길이 유명한 월정사 평창 여행의 백미는 역시 오대산이다.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개 봉우리 아래 월정사, 상원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찰을 품고 있는 산이다. 오대산은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전국을 순례하다가 당나라 오대산과 산세가 비슷하다며 붙여준 이름이다. 비로봉에서 평창 쪽으로 내려가는 오대산 지구와 계방산 지구는 부드러운 흙산으로, 산수가 아름답고 문화 유적이 많다. 오대산 자락에 있는 월정사로 들어가려면 전나무 숲길을 넘어가야 한다. 전나무 숲길은 ‘월정대가람(月精大伽藍)’이란 현판이 걸려 있는 일주문부터 대략 1㎞ 정도의 소슬한 산책길이다. 숲길은 S자로 굽어 있다. 길 초입에는 월정사 단기출가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머리카락을 잘라 모아놓은 삭발탑이 서 있다. 세속의 삿된 마음을 내려놓고 진리의 세계로 향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은 숲길이 됐지만 원래 월정사 전나무는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수령 500년을 넘긴 전나무들이 씨를 퍼뜨려 숲을 이룬 것이다.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김신 역)가 김고은(고은탁 역)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낭만적인 길이기도 하다. 월정사는 자장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사찰로 향하는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전나무 숲길을 넘어 당도한 월정사는 생각보다 소박하다. 위압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간결하면서도 담담한 절집이다. 사찰 안에 품은 보물들이 많아서일까. 화강암으로 만든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은 고려시대 최고의 석탑으로 손꼽힌다. 전신이 날씬하게 위로 솟은 모양에, 윗부분의 금동 장식이 기품을 더한다. 탑 앞에 두 손을 모으고 공양하는 자세로 무릎을 꿇은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의 매력적인 미소가 인상적이다. △ 다양한 이야기 품은 상원사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8.8㎞, 빠르게 걸어도 3시간 넘게 걸린다. 이 길을 선재길이라고 부른다. 원래 선재길은 1960년대 말 월정사와 상원사 사이에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신도가 오가던 비밀스러운 숲길이었다. 화엄경에서 불교의 진리를 찾아 천하를 돌아다니다 보현보살을 만나 마침내 득도한 ‘선재동자’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월정사 부도밭에서 시작된 선재길은 평탄한 데크와 뽀드득한 눈을 밟으며 산책하듯 갈 수 있다. 중간중간 쉼터가 있고 물이 있던 자리마저 눈이 가득해 운치가 있다. 선재길 끝에 있는 상원사는 월정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신라 신문왕 시절 보천·효명 두 왕자는 불법에 뜻을 품고 오대산으로 들어갔다. 형 보천은 진여원이라는 이름의 암자를 짓고 수도했고, 동생 효명은 북대 자리에 암자를 짓고 수도 정진했다. 두 왕자가 모두 출가하자 신문왕은 사람을 보내 형제에게 왕위를 이어줄 것을 간청했다. 보천은 끝내 거절했고 동생 효명이 왕위를 계승했다. 보천이 기거하던 진여원이 지금의 상원사다. 선재길은 상원사에서 끝나지만, 상원사의 산내 암자인 적멸보궁(보물 제1995호)까지 만나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은 작은 불당과 사리탑이 전부지만 부처님의 흔적을 느끼고 싶은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상원사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 선자령으로 향했다.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 사이에 있는 선자령은 겨울 풍광이 빼어난 트레킹 명소다. 해마다 걸었던 길을 안개가 가로막았다. 떼는 걸음마다 안개가 치덕거리며 발목을 잡았고 앞서가던 등산객은 안개 속에 흔적 없이 사라졌다. 한 길 앞도 보이지 않는 산길을 헤매다 돌아 나오니 하늘은 어느새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 겨울에 가장 깊어지는 선운사 겨울의 선운사는 화려함을 내려놓은 얼굴이다. 봄이면 동백으로 붉게 타오르고, 여름엔 숲의 생기로 넘치지만, 겨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 산사의 본모습이 드러난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진 시간, 선운사는 스스로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고요 속에 오래 머물 뿐이다. 전북 고창 도솔산 자락에 자리한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검단선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구름 속에서 참선을 닦는다’는 뜻의 이름처럼, 절집은 늘 낮은 안개와 산기운에 싸여 있다. 매표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짧지만 여운은 길다. 물소리는 겨울에도 멈추지 않고, 돌계단 위로는 낙엽과 눈이 섞여 사찰로 향하는 시간을 느리게 만든다. 대웅보전 앞마당에 서면 선운사의 겨울은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색을 덜어낸 풍경 속에서 단청은 오히려 절제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절의 진짜 주인공은 화려한 불전이 아니라, 오래된 침묵이다. 산사의 겨울은 언제나 그렇다. 보여주기보다 견디고, 말하기보다 지켜본다. 선운사는 동백으로 기억되지만, 겨울의 선운사는 ‘비워진 시간’으로 남는다. 방문객이 줄어든 자리에 고요가 들어서고, 그 고요는 여행자의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법당 앞에 서면 소원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다. 그래서 겨울 선운사는 위로보다 성찰에 가깝다. 눈이 내린 날, 도솔천을 따라 걷다 보면 발자국 소리마저 사라진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이 절이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켜온 이유를. 선운사의 겨울은 풍경이 아니라 태도다. 천천히 걷고, 조용히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 말없이 가르쳐준다. △미륵의 시간, 눈 속에서 천천히 깨어나는 금산사 금산사의 겨울은 크고 깊다. 전북 김제 모악산 자락에 안긴 이 사찰은 단번에 시선을 압도한다. 그러나 그 웅장함조차 겨울 앞에서는 한 걸음 물러선다. 눈이 내린 날의 금산사는 크기보다 시간으로 다가온다. 천천히, 아주 오래된 이야기처럼. 금산사는 백제 법왕 원년(599년) 창건된 사찰로, 우리나라 미륵신앙의 중심지다. 국보 제62호 미륵전은 국내 유일의 3층 목조건물로, 외형만으로도 범상치 않다. 하지만 겨울에 마주한 미륵전은 장엄하기보다 묵직하다. 하늘로 솟기보다 땅을 단단히 딛고 서 있는 모습이다. 모악산에서 내려오는 겨울 바람은 매섭지만, 절집 안으로 들어서면 이상하리만큼 차분해진다. 넓은 경내는 사람을 작게 만들고, 그 작아짐은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금산사는 크지만 산만하지 않고, 웅장하지만 요란하지 않다. 오랜 세월 기도와 수행이 겹겹이 쌓인 결과다. 눈 덮인 미륵전 앞에서 잠시 멈춰 서면, 금산사가 왜 ‘기다림의 사찰’로 불리는지 이해하게 된다. 미륵은 미래의 부처다. 아직 오지 않았기에, 이곳의 시간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겨울 금산사는 바로 그 기다림을 닮았다. 조급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킨다. 사찰 뒤편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겨울에 더욱 좋다. 발길이 뜸해진 숲길에서 바라보는 금산사는, 거대한 불교 유적이기 이전에 한 채의 산사로 다가온다. 여행자는 그 앞에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게 된다. 신앙 때문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예의로. 금산사의 겨울은 화려한 깨달음 대신 느린 수긍을 건넨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기다림이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이 산사는 말없이 보여준다. 그래서 겨울 금산사는 보고 오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잠시 맡기고 오는 곳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1-19

템플스테이, 고요의 시간에 세계가 모였다

사찰의 하루를 살아보는 체험, 템플스테이가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을 불러들였다. 숫자는 차분하지만 흐름은 분명하다. 템플스테이는 이제 한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체류형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58개 사찰에서 진행된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인원은 내국인 29만3704명, 외국인 5만5515명 등 총 34만9219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1% 늘며 역대 최다 기록이다. 두 차례 이상 참가자를 포함한 연인원으로는 62만5304명에 이른다. 외국인 참가자는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2018년 처음 5만 명을 넘긴 뒤 팬데믹으로 급감했지만, 지난해 다시 당시 기록을 넘어섰다. 방한 관광객 증가와 K팝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의 인기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결과로 풀이된다. 내국인 참가자 역시 꾸준히 늘었다.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나는 절로’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으며 템플스테이의 문턱을 낮췄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숙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첫해 33개 사찰에서 2500여 명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20여 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누적 참가자는 418만4373명, 연인원 기준으로는 823만4361명에 달한다. 조계종은 올해 지역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한 체류형 템플스테이를 강화할 계획이다. 교통 인프라와의 협력, 세대와 상황에 맞춘 선명상 프로그램,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치유형 템플스테이 확대를 통해 마음의 쉼과 지역의 회복을 함께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1-19

얼음 위를 걷는 겨울, 철원 한탄강이 열린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한탄강은 길이 된다. 단단히 언 강 위를 따라 걷는 시간, 철원의 겨울은 가장 또렷한 얼굴을 드러낸다. 강원 철원군은 오는 25일까지 한탄강과 승일교 일원에서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를 연다. 화산 활동으로 빚어진 기암괴석과 세계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주상절리를 얼음길 위에서 마주하는 겨울 축제다. 축제의 중심은 한탄강 얼음길이다. 강 위를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에서는 겨울 햇살 아래 더욱 선명해진 현무암 절벽과 주상절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자연이 만든 풍경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체험하는 시간이다. 중간 기착지인 승일교 아래에는 눈 조각과 눈썰매장, 얼음 놀이터, 겨울 먹거리 체험 공간이 마련된다. 주말에는 버스킹 공연도 이어져 강변의 겨울 풍경에 온기를 더한다. 축제는 17일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이 함께 얼음길 트레킹에 나서며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승일교 하단 특설무대에서는 철원예술단의 축하공연이 펼쳤다. 24일에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한탄강 똥바람 알통 구보대회’가 열린다.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는 2023년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2024년에는 강원도 우수축제이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 예비축제로 선정됐다. 철원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눈과 얼음을 밟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통해 한탄강에서 잊지 못할 겨울의 기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1-19

중소기업사업주 산재보험(2)

<문> 중소기업사업주 산재보험료는 어떻게 산정하나요? <답>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월 단위 보수액 등급(1~12등급)을 고시하는데, 중소기업사업주는 산재보험에 가입할 때 희망하는 등급을 선택해야 하며, 선택한 등급에 해당하는 보수액에 사업종류별 산재보험요율을 곱하여 매월 보험료를 부과고지 하게 됩니다. <문> 월 단위 보수액 변경은 언제 가능한가요? <답> 연도 중에는 변경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선택한 등급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당보험연도 1월 말까지 당해 연도에 대한 ‘중소기업사업주 산재보험 기준보수(등급) 신고서’를 제출하면 변경신고 다음날부터 변경된 등급이 적용되며, 기한 내 변경신고가 없을 경우에는 전년도 적용받고 있던 등급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2026년의 경우 법정신고기한은 2026년 2월 2일(월)까지 이므로 등급변경을 원하시는 분들은 신고기한이 도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됩니다. <문> 보험료를 체납하게 되면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나요? <답> 중소기업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체납한 기간 중에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해서는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다만, 체납한 보험료를 납부기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다음 달 10일까지 납부한 경우에는 보험급여 지급이 가능하긴 하나 다툼의 소지가 있으므로 보험료가 체납되지 않도록 제때 납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가입지원부(054-288-5190)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6-01-18

황홀한 오로라가 춤을 춘다 캐나다 옐로나이프…“3박이면 오로라 만날 확률 95%”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 관광청은 올겨울 오로라 관측에 관심이 높은 여행객을 위해 효율적인 오로라 관측 방법을 17일 소개했다. 북위 62도에 위치한 옐로나이프는 오로라가 형성되는 ‘오로라 오벌(Aurora Oval)’ 바로 아래에 자리 잡은 도시다. 연중 오로라 관측이 가능한 데다 구름이 적고 습도가 낮으며, 시야를 가리는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어 세계적인 오로라 관측지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약 11년 주기로 찾아오는 태양활동 극대기에 해당해 오로라가 평소보다 밝고 강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관광청에 따르면 옐로나이프에서는 연간 평균 240일 이상 오로라가 관측되며, 3박 체류 시 약 95%, 4박 체류 시에는 98%에 달하는 확률로 오로라를 만날 수 있다. 오로라 관측 방식은 크게 ‘오로라 뷰잉’과 ‘오로라 헌팅’으로 나뉜다. 오로라 뷰잉은 특정 장소에 머물며 오로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방식이다. 이동이 적고 화장실과 휴식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초보 여행객이나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대표적인 장소는 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25분 거리에 위치한 ‘오로라 빌리지’다. 도심 불빛에서 벗어난 이곳에는 북미 원주민 전통 천막인 티피(Teepee)가 설치돼 있으며, 겨울철에는 방한복과 방한화도 제공된다. 통나무 캐빈 형태의 관측지를 운영하는 ‘버킷 리스트 투어’, 360도 스카이덱을 갖춘 ‘오로라 스테이션’도 편안한 관측 환경을 갖춘 명소로 알려져 있다. 오로라 헌팅은 차량을 타고 오로라가 나타나는 방향을 따라 이동하며 관측하는 방식이다. 구름이 적은 지역을 찾아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니기 때문에 보다 역동적인 관측이 가능하다. 다만 바람 방향과 지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만큼 경험 많은 가이드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동 중 화장실 이용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밤의 오로라 관측 전 낮 시간에는 옐로나이프 특유의 겨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골드러시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시가에서는 갤러리와 현지 상점, 카페와 수제 맥주 양조장을 둘러볼 수 있다. 개썰매 체험, 스노슈잉, 얼음낚시는 혹한의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겨울철에만 개방되는 ‘아이스 로드’는 얼어붙은 호수 위를 달리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매년 3월에는 눈과 얼음으로 만든 대형 구조물 ‘스노 캐슬(Snow Castle)’이 조성돼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물든다. 노스웨스트 준주 관광청 관계자는 “낮에는 캐나다 북부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고, 밤에는 하늘을 수놓는 오로라를 만나는 옐로나이프 여행은 겨울에만 가능한 특별한 여정”이라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1-16

미국여행 가면 꼭 가보자 매혹적인 국립공원

미국관광청이 광활한 습지와 장엄한 지질 경관, 역사적 건축물과 몰입형 역사 재현 프로그램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미국 내 인기 국립공원 상위 11곳을 15일 소개했다. 이번에 선정된 국립공원은 아카디아, 브라이스 캐니언, 에버글레이즈, 글레이셔, 그랜드 캐니언, 그랜드 티턴, 로키 마운틴, 세쿼이아·킹스 캐니언, 옐로스톤, 요세미티, 자이언 캐니언 등이다. 대서양 연안의 화강암 절벽부터 로키산맥의 만년설, 사막과 협곡, 원시 습지까지 미국 자연의 스펙트럼을 한눈에 보여주는 곳들이다. 미국관광청은 “국립공원 단독 방문보다는 인근의 자연·문화 명소나 주립공원을 함께 연계하는 일정이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주변 명소까지 함께 둘러볼 것을 권했다. 대형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확장형 여행’을 설계하라는 조언이다. 여러 곳을 순회할 계획이라면 ‘아메리카 더 뷰티풀 비거주자 연간 패스’가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가격은 250달러로, 세 곳 이상의 국립공원을 방문할 경우 입장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패스는 입장료와 외국인 추가 요금을 포함하며, 차량 1대 기준 성인 최대 3명까지 출입이 가능하다. 미국관광청은 아울러 성수기를 피해 방문할 것을 권장하며, 출발 전 미 국립공원관리청(NPS)과 각 주립공원 공식 채널을 통해 휴장 여부, 계절별 운영 변경 사항, 안전 공지 등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