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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개별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2025 개별관광객 타깃 K-컬처 특화 상품 공모‘를 통해 15개의 여행상품을 최종 선정하고, 이를 운영하는 14개사와 지난 19일 공사 서울센터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4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방한객의 88.3%가 개별여행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유일정 중 단기투어상품을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미국, 호주, 독일 등 구미대양주 관광객의 단기투어상품 이용률은 최대 24.2%로 전체 평균 9.5%보다 월등히 높다. 공사는 구미대양주 개별관광객의 한국 문화체험 수요 등을 반영하여 K-컬처가 접목된 여행상품을 발굴하고자 이번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 10월 22일부터 11월 6일까지 진행된 공모에는 △라이프스타일(뷰티, 패션) △미디어콘텐츠(K-팝, 영화, 웹툰) △예술(건축, 미술, 문학) △교육(한국어, 갭이어) △ESG(친환경·채식, 사회공헌) △자유테마 등 6개 분야에 총 118개 상품(62개사)이 접수됐으며 최종 15개 상품(14개사)이 선정됐다. 선정된 상품에는 K-팝, K-뷰티 등 대표적인 K-컬처 상품부터, 이색적인 체험을 포함한 여행상품까지 다양하다. 최근 ‘케이팝데몬헌터스‘, ‘파묘’ 등으로 관심이 높아진 한국의 오컬트와 무속문화를 체험해 보는 이색 도보 투어 ‘신당동 고스트 투어‘(트래블레이블)가 눈길을 끈다. 광희문(시구문)의 유래부터 영화 속 소품의 의미까지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서구권 관광객들에게 익숙한 ‘고스트 투어‘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을 받았다. ‘부산 흰여울문화마을과 어촌체험투어‘(㈜초록배낭)는 다시마장아찌 만들기, 해녀촌 해산물 시식 등 부산의 역사와 현지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외에도 △K-푸드 도슨트투어 △ 제주 해녀문화 체험 △ 가야금 1일 강좌 등 다양한 상품이 이름을 올렸다. 공사는 향후 1년간 선정된 상품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주한외국인과 함께 상품 모니터링 및 개선 의견을 제공하고, 상품별 매력을 담은 홍보 콘텐츠를 제작해 한국관광통합플랫폼 ‘VISITKOREA’, 공사 해외지사 소셜미디어 등에 소개한다. 또한, 공사의 온라인 캠페인과 해외에서 열리는 한국관광 로드쇼 및 박람회 등에서도 해당상품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김종훈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 직무대리는 “최근 한국인의 일상을 직접 체험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니즈를 반영한 여행상품이 많아졌다“라며, ”공사는 여행상품 운영사와 함께 한국관광 체험의 매력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소도시 여행의 장점은 레트로의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흔적이 의연하게 머물고 있고, 전통의 맛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천천히 깊게 여행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소도시로 떠나보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덤이다. △ 바다와 유자향이 머무는 곳 고흥스테이 전남 고흥군이 운영하는 ‘두 지역 살아보기 주말愛 고흥愛 고흥스테이’ 는 다른 지역 거주자가 고흥에 체류하며 지역의 여행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류형 프로그램이다. 총 12세대가 참여하며, 숙박과 공동시설 요금 등 주거비가 지원된다. 참가자들이 3개월 동안 머무는 공간은 옛 한전사택을 리모델링해 만든 고흥읍의 주거시설로, 가전제품과 가구가 완비되어 생활에 불편이 없다. 고흥스테이에서 도보 10여 분 거리에는 110년 역사의 고흥전통시장이 있다. 숯불생선구이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수령 840년의 남계리 느티나무, 1871년에 조성된 옥하리 홍교, 존심당 역사문화공원 등 고흥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명소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현재 고흥스테이에는 5기 참가자들이 거주 중이며, 한 참가자는 “고흥은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고흥에서 머무는 시간은 바다와 유자향을 느끼며 지역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특별한 휴식이다. 11월 6~9일까지 풍양면 한동리에서 ‘제5회 고흥유자축제’ 가 열린다. 국내 유자 최대 생산지답게 ‘사람향기! 유자천국!’을 주제로 대형 유자 조형물과 포토존이 마련되고, 야간에는 루미너리쇼와 드론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 잠시 섬에 스며보자 강화도 잠시섬 프로젝트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강화도의 어느 바닷가. 편한 복장을 한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서일까. 갯벌 위로 부는 바람을 즐기기 위함일까. 바닷가 뒤로 솟은 야트막한 언덕에 모인 사람들은 조용히 요가 매트를 펴고 앉는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서로 낯선 사이였던 이들은, 이제 노을을 바라보며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섬이 품은 자연에 동화되는 이 특별한 순간은 협동조합 청풍이 주도하는 프로그램, ‘잠시섬’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이름 그대로 ‘잠시 멈춰 섬에서 쉰다’를 지향하는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강화에 뿌리내린 청년들이 만든 협동조합 청풍이 운영한다. 청풍은 자신들의 활동을 ‘여행업’이 아닌 ‘환대업’이라고 정의한다. 환대란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계를 넘어, 함께 시간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청풍은 이런 철학을 토대로 강화유니버스를 꾸려가고 있다. 강화도를 찾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소비하거나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으로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셈이다. 청풍이 창조한 강화유니버스는 일종의 세계관이다. 강화도를 큰 무대로 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지역 주민과 여행자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지역 주민들은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잠시섬에 참여한 여행자들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하루를 보낸다. 강요는 없다. 모든 것은 본인의 선택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루를 즐기면 된다. 마치 강화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잠시섬 프로그램은 강화유니버스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기간에 맞춰 숙소를 예약함으로써 참여할 수 있다. 강화유니버스 라운지가 있는 ‘아삭아삭순무민박’을 비롯해 도미토리와 1~2인실을 강화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모든 숙소는 1인 예약이 원칙이다. 지인과 동행 시에도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한다. 현장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휴식과 모험이 균형을 이루는 30여 개 프로그램이 상시 구성되며, 요일·기수별로 일부를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금풍양조장 마스터 클래스’다. 최근 SNS에서 주목받기도 한 금풍양조장은 100년 전통을 이어온 곳으로, 건물 전체가 인천광역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유산이다. 참여자들은 이곳에서 빚는 막걸리를 직접 시음하며, 대를 이어 양조장을 꾸려 나가는 주인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막걸리의 맛과 향은 물론, 잘 어울리는 안주에 관해 토론하기도 한다. .현지 농산물을 활용한 제철 요리 피크닉, 깊은 향의 차와 함께하는 티 클래스, 오싹한 재미를 주는 호러 시네마 상영회, 그리고 로컬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나만의 그림책 마음 여행 워크숍까지. 기수마다 새로운 이벤트가 이어진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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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화된 시간 위에 선 사람들의 기록

△ 국내 제2의 탄전 중요한 학습여행지 1999년 문을 연 문경석탄박물관은, 한때 국내 제2의 탄전(炭田)으로 불렸던 문경의 석탄산업을 조용하고도 치밀하게 복원해 놓은 공간이다. 여기서는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거미열차가 어둠을 가르며 동굴 속을 지나갈 때마다 시간의 층이 바뀌는 체험을 한다. 탄광의 소리와 먼지, 땀의 흔적까지 상상하게 하는 전시 구성은 과거 노동의 무게를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질문하게 만든다. 전시관은 열 개의 테마로 촘촘히 짜여 있다. 석탄의 기원에서 출발해 산업화와 도시의 팽창 속에서 석탄이 담당했던 역할, 그리고 석탄에 기대어 살아간 사람들의 일상까지를 연결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어린 관람객의 눈높이를 잃지 않게 만들고,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교육과 체험, 기억의 보존이 균형 있게 맞물린 전시다. 무엇보다도 은성갱도 체험은 이곳의 핵심이다. 1963년 전성기를 맞은 은성갱도는 이후 30년 동안 문경 석탄산업의 중심축으로 기능했다. 지금은 산업유산으로 남아 있지만, 갱도 내부를 걸으며 광부들의 작업과 생활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은 생생한 공감으로 이어진다. 좁은 통로와 낮은 천장, 때 묻은 장비들이 말해주는 것은 단순한 노동의 기술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버티며 가족을 먹여 살렸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광부사택촌은 또 하나의 서사다. 집집마다 재현된 부엌과 가구, 생활도구는 산업 현장 바깥에서의 삶을 보여준다. 작업복을 벗고 돌아온 사람들, 아이들의 웃음과 라디오 소리, 공동체의 온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그 흔적들이 사택촌의 좁은 골목마다 남아 있다. 이곳을 걷다 보면 ‘산업’이라는 거대한 단어가 결코 추상적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사람들의 집밥과 아이들의 등교길, 이웃과의 잡담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문경석탄박물관은 기억의 보관소이자 질문의 장이다. 쇠붙이와 사진, 재현된 공간들은 과거를 단순히 회상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도시와 문명의 조건들을 어떤 대가 위에서 얻었는지를 가볍지 않게 상기시킨다. 전시를 마치고 나오면, 어쩐지 폐광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오늘의 전기, 난방, 그리고 우리가 쓰는 모든 에너지가 누군가의 하루와 맞바꾼 것임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방문 팁 거미열차와 은성갱도 체험은 필수 코스. 어린이 동반이라면 캐릭터 전시가 흥미를 돋운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구역과 제한되는 구역이 있으니 안내표지를 확인하고, 갱도 체험 시 안전 지침을 꼭 따를 것. 역사와 사람을 함께 읽고 싶은 이들에게, 문경석탄박물관은 적절한 서두름과 적절한 침묵을 안겨줄 것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1-24

시간과 기억을 걷다 조문국에서 현대의 숨결까지

경북에는 온 가족이 떠나서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올 수 있는 학습 여행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삼한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곳에서 대중문화의 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곳까지 콘텐츠가 다양하다. 여행도 하고 학습도 할 수 있는 일거양득 여행지로 배움여행을 떠나보자. △ 조문국, 잊힌 왕국의 흔적이 남긴 풍경 우리가 익히 아는 고구려·백제·신라 이전의 풍경은 종종 상상 속에 갇힌다. 그러나 의성의 금성산(金成山) 아래에는 ‘조문국’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실체가 있다. 조문국은 삼한 시대 진한·마한·변한의 맥락 안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일궜고, 그 흔적으로 370기 이상의 고분이 금성산 고분군에 분포한다. 이 거대한 흙무덤들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지역권력의 위상과 교통·군사 전략을 말해준다. 조문국이 자리한 금성면 일대는 북쪽으로 진출하는 길목이자 당시 번성한 경주와 가깝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했다. 그 결과 대형 고총(高塚)들이 밀집했고, 1호 고분으로 불리는 ‘경덕왕릉’처럼 이름이 전해지는 무덤도 있다. 이런 고분들은 고대 지역사회의 조직력과 장례·권력 문화를 가늠하게 하는 단서다. 현장을 걷다 보면, 고분군이 단지 ‘옛것’으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바로 느낀다. 낮게 드리운 언덕과 완만한 능선, 봄의 작약·가을의 핑크뮬리(분홍쥐꼬리새)가 그 공간을 덮으면, 잊힌 왕국의 풍요와 시간의 겹이 겹쳐지는 순간을 맞는다. 지역민들은 이곳을 산책로, 포토 스팟, 때로는 웨딩촬영지로도 즐긴다. 조문국은 사계절 언제들러도 좋다. 5월은 작약이 언덕을 물들이는 시기로 풍경 관람과 사진 촬영에 최적. 지역에서는 작약 관련 소규모 나들이 행사도 열린다. 핑크뮬리와 국화가 어울리진 가을에는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기기 좋다. 얼음골의 특이한 자연현상(빙혈·풍혈) 관찰이 가능한 겨울에는 빙계서원에서 고즈넉한 학습 시간을 갖기도 좋다. △ 고분과 유물을 잇는 현대의 기록 조문국 박물관 의성조문국박물관은 조문국의 흔적을 모으고 해석해온 중심지다. 2013년 문을 연 이 박물관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상설전시와 기획전, 어린이 체험까지 포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관람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입장마감 17:00)이며, 매주 월요일·명절 등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로 운영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박물관의 전시품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리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관모(5세기 후반 추정)다. 장식 봉(飾)은 조문국의 독자적 생활·의례 문화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자료다. 1층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발굴’과 ‘복원’을 체험해 보는 어린이고고발굴체험관이 있어 교육적 효과가 크다. 박물관 옥상정원에 서면 금성산 고분군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현장’과 ‘기록’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조문국을 재조명하는 일은 단순한 유적 정비를 넘어 지역 정체성과 교육자원의 재발견이다. 최근 발굴성과가 전시로 이어지고, 박물관이 주민 평생교육과 관광을 잇는 복합공간으로 기능하면서 조문국은 ‘살아 있는 역사’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인구·경제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문화유산을 통해 방문객을 모으고, 지역 특산물과 결합한 체험형 관광을 확장하는 전략은 지방 소도시의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최근 박물관은 도심과 철도 개발 과정에서 진행된 발굴성과를 바탕으로 한 대형 기획전을 잇따라 선보였다. 2024년 말부터 2025년 5월 11일까지 열린 특별기획전은 ‘시간을 넘어 역사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탑리리와 산운리 일대 발굴 성과를 정리·전시했다. 초기철기시대의 생활과 청동기·철기시대 유물 등 600여 점이 공개되며 조문국과 인근 지역의 고고학적 가치를 새롭게 확인시켰다. 2025년에는 황금빛 매혹, 신라 장신구 전이 열려 신라 금세공의 정수와 미감을 조명했다.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주말에는 전시해설과 함께하는 그림자 놀이가 이어지고 특별기획전으로 ‘이렇게 멋진 날, 이수지의 그림책’이 내년 1월 25일까지 운영된다. △ 빙계리 얼음골과 의성빙산사지 오층석탁도 눈길 시간여행을 즐길 만한 다른 유적도 있다.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화석 산지(천연기념물 373호)는 약 1억15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 화석 4종 316개가 있는 곳이다. 크기가 다양한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 발자국이 동시에 발견돼 공룡 서식지로 추정한다. 통일신라 때 세운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국보 77호)도 가까이 있다. 높이 9.56m에 폭 4.51m로, 전탑 양식과 목조건축 수법을 동시에 보여준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다음으로 오래된 석탑이다. 탑리리는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가 풍겨 한 바퀴 둘러볼 만하다. 의성 빙계리 얼음골(천연기념물 527호)을 빠뜨리면 서운하다. 경치가 수려한 곳으로, 여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 김이 솟는다는 빙혈과 풍혈이 있다. 빙혈 근처에 탑리리 오층석탑을 본뜬 의성 빙산사지 오층석탑(보물 327호)이 자리한다. 초록의 푸르름 속에 석탑의 기품이 빛난다. 얼음골 입구에 인재 교육의 중심이던 빙계서원도 있다. 고즈넉한 산 아래 앉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한적하게 선조의 멋을 되새기기 좋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1-24

대구 리드엠마취통증의학과 이용호 원장, ‘수술 없는 중증 목 디스크 마비’ 치료 국제 학술지 게재

대구 리드엠마취통증의학과 이용호 원장이 최근 재활 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Frontiers in Rehabilitation Sciences’ 최신호에 논문을 게재했다. 이번 논문은 ‘통증 없는 경추 신경근병증’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팔이 마비된 환자를 수술 없이 완벽하게 회복시킨 증례를 다루고 있다. 논문 게재는 지역 의료기관의 임상 연구 역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쾌거로, 환자 중심의 선진적인 통증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논문에 따르면, 67세 한 남성 환자는 특별한 통증 없이 갑자기 오른쪽 어깨와 팔의 근력이 심각하게 저하(MRC Grade 3-)돼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상태로 병원을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여러 마디의 경추(목뼈) 신경 구멍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다분절 추간공 협착증’이 원인이었다. 일반적으로 심각한 운동 마비가 발생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조기 수술이 권장된다. 하지만 이 환자는 직업(농업) 특성상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커 비수술 치료를 강력히 원했다. 이 원장은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총 5주에 걸쳐 경막외 신경차단술을 포함한 맞춤형 비수술 통합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환자의 팔 근력은 정상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고, 아무런 제한 없이 일상과 생업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 원장은 “이번 증례는 심각한 운동 마비가 동반된 경추 신경병증 환자에게도 수술만이 유일한 해답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환자의 직업적, 사회적 상황까지 고려한 개인별 맞춤 치료가 완전한 기능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중요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비슷한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수술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를 제시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리드엠마취통증의학과는 통증 전문 의원으로, 이용호 대표원장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최신 비수술 통증 치료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2025-11-24

대가대병원, 제3회 로봇수술센터 ‧ 암센터 심포지엄 개최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로봇수술센터와 암센터는 지난 21일 데레사관 3층 데레사홀에서 ‘제3회 로봇수술센터·암센터 심포지엄(DCMC Robot Surgery and the Next)’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로봇수술센터와 암센터 세션으로 진행돼 의료진이 함께 로봇수술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심포지엄의 첫 번째 세션(로봇수술센터)에서는 △3Port와 4Port 로봇수술 비교 결과 △전립선·방광 수술 경험 △상부요로계 종양 로봇수술 성과 등 다양한 임상 경험이 공유됐다. 이어 진행된 두 번째 세션(암센터)에서는 △부인암 분야 로봇수술 술기 △갑상선·두경부 종양의 로봇 접근법 △간담췌 분야에서의 적용성 등 실제 사례 기반의 발표가 이어졌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2020년 시작된 로봇수술이 최근 1000례를 달성,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외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로봇수술 건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또 암센터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환자별 밭춤 치료 프로세스를 구축해 로봇수술 역량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윤영 병원장은 “진료과 간 긴밀한 협업 구조를 갖춘 덕분에 환자별 맞춤 술기 선택과 수술 정확성이 향상됐으며, 이번 1000례 달성 역시 이러한 협진 체계가 뒷받침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암 치료 분야에서 로봇기술을 더욱 확장하고, 환자가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첨단 의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11-24

케이메디허브,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원스톱 개발 지원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의약생산센터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24일 케이메디허브에 따르면 의약생산센터는 ㈜옴니아메드의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OM202’의 전주기 개발 지원을 통해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CMC(신약·바이오 의약품 허가·생산에 필요한 화학, 제조, 품질 관리 정보를 문서화·증명하는 절차) 전범위를 지원한다. ‘OM202’는 NSDC(Nitric oxide Scavenger Drug Conjugate) 플랫폼 기반 후보물질로 대표적인 JAK(면역 조절과 관련된 효소군의 일종) 억제제인 토파시티닙에 일산화질소(Nitric oxide) 센서를 결합한 신개념 저분자 치료제다. 염증 부위에서만 약효가 발현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며 이를 통해 기존 약물의 전신적 부작용 문제를 줄이는 동시에 병변 부위에서의 약효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약생산센터는 국내 유일 합성의약품 GMP 인증 공공기관으로 임상진출을 위한 개발부터 생산·분석·인허가까지 원스톱으로 신약개발의 전범위를 지원한다. 옴니아메드는 부작용 사례가 있는 기존 약물에 일산화질소 센서를 부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약효를 증대시키는 NSDC 플랫폼 기술과 특정 조직에서만 mRNA를 선택적으로 발현시키는 POLED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 기업이다. 후보물질 OM202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주관 ‘2025년 1차 국가신약개발사업’ R&D 생태계 구축 연구분야에서 ‘비임상단계 연구과제’로 최종 선정됐다. 박구선 이사장은 “재단의 전문인력과 최첨단 인프라를 활용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전주기 지원을 하겠다"며 "차세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신약 개발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4

장기요양 대상자 절반이 치매⋯전담기관 10%에 그쳐

전체 장기요양 대상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치매 환자이지만, 정작 치매 전담형 장기요양기관은 정부 목표치의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의료보장 인구는 2010년 10.8%에서 2024년 20.3%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기요양 인정자는 86만명에서 117만명으로 늘었고, 급여비용도 9조8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공단 부담금 비율은 90%를 넘어 재정 안정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요양 인정자 중 치매·뇌졸중 환자는 지난해 기준 44.7%였으며, 뇌졸중을 제외한 순수 치매 환자만 따져도 전체의 38.2%를 차지했다. 장기요양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보내기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가사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로, 재가·시설급여 형태로 구분된다. 정부는 치매 환자 비중이 높은 현실을 반영해 제2차 장기요양 기본계획(2018∼2022년)에서 치매 전담형 장기요양기관을 2022년까지 4174개로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2022년 기준 494개(목표의 11.8%)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582개로 목표치의 13.9% 수준에 머물렀다. 공공 인프라도 크게 부족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은 전체 2만2735개 중 1∼2%에 불과했다. 재가급여 국공립 기관은 179곳(0.8%), 시설급여는 130곳(2.1%)으로 집계됐다. OECD 29개국 비교에서도 우리나라 국공립 장기요양기관 비율은 2020년 19위, 2021년 20위, 2022년 25위, 2023년 22위 등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복지부는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2027년까지)을 통해 공급 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공립 요양시설 53곳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공립 주야간·단기 보호기관 확대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4

중소·자영업자 특례 제도 집중홍보기간 운영

<문> 중소·자영업자 특례 제도 집중홍보는 언제까지 하나요? <답> 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중소·자영업자의 고용·산재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오는 12월 9일까지 ‘중소·자영업자 특례 제도 집중홍보기간’을 운영합니다. <문> 중소·자영업자 고용·산재보험 가입 특례 제도란 무엇인가요? <답>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가입 대상이지만 영세 사업주도 가입할 수 있도록 특례를 둔 것입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본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하고 근로자가 없거나 50인 미만을 고용한 사업주가 대상입니다. 다만 부동산 임대업, 가구내 고용활동, 소규모 공사 등의 사업을 영위하지 않아야 하고, 고용보험 가입 신청일 전 2년 이내에 구직급여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사업주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사업주 또는 명의 사업주의 배우자(법률혼에 한함)인 실제 사업주가 가입 특례 대상인데,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는 산재보험 보험가입자로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여야 합니다. 중소기업사업주 가족종사자 산재보험은 중소기업 사업주의 배우자(사실혼 관계 포함) 또는 4촌 이내의 친족으로 특례가입대상 사업장 사업주가 행하는 사업장에서 노무 제공을 대가로 보수를 받지 않고, 해당 사업에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가입 대상입니다. <문>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및 고용보험료 지원사업 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답>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에서 가입 및 신청이 가능합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근로복지공단 가입지원부(054-288-5190) 또는 콜센터(1588-0075)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11-23

“과거 이야기를 현재의 감성으로… 전국 소도시로 여행을”

인구 규모는 작지만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생활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소도시가 여행목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규모보다는 개성, 속도보다 깊이를 중시하는 소도시여행은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과거의 흔적이 남은 골목과 오래된 시장, 전통문화의 결을 잇는 공간들이 여행자들에 의해 새롭게 발견되고 예술·체험·디지털기술 등과 결합해 다시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의 과거 이야기를 현재의 감성으로 되살리며 익숙한 일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전국 각지의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보자. 자연과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며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과 영화 속 장소도 ‘눈길‘ 인구는 작지만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생활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알찬 여행‘ △ 경북 영양 숲체험 여행 한적한 늦가을 산길을 느릿느릿 걷는다. 울창한 숲을 통과한 햇살이 발밑에 부서지고, 바람에 실려온 솔 향기에 머리가 맑아진다. 푹신한 흙길은 어른 서너 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고 평탄하다. 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사뿐사뿐 걷는 길, 경북 영양 일월산 자락의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이다.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있어 쉬어 가기도 좋다. 이 길은 국내 대표 청정 지역인 경북 청송에서 영양, 봉화, 강원 영월을 잇는 외씨버선길의 일부다. 외씨버선길이라는 이름은 조지훈의 시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닮았다고 붙인 것. 총 연장 240㎞, 13개 구간으로 나뉜다. 대티골 숲길은 7구간 치유의 길(8.3㎞)과 상당 부분 겹친다. 숲길 탐방로는 일월면 용화리 윗대티골에서 시작하는 옛국도길(3.5㎞), 칠밭목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칠밭길(0.9㎞), 옛마을길(0.8㎞), 댓골길(1.2㎞) 등 4코스로 구성된다. 전부 걸을 수도 있고 원하는 대로 골라 걸어도 된다. 옛국도길을 걷다가 칠밭목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면 외씨버선길이다. 대티골 숲길은 왼쪽 칠밭길로 이어진다. 옛국도길에는 수탈과 훼손의 아픈 역사가 서렸다. 원래 이 길은 영양군 일월면과 봉화군 재산면을 잇는 31번 국도였다. 일제강점기 일월산 광산에서 캐낸 광물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마을 주민을 강제로 동원해서 닦았다. 해방 뒤에는 벌목한 나무를 옮기는 임도로 사용했다. 그러다가 새 국도가 생기면서 버려지고 잊힌 것을 최근 대티골 주민들이 정비해 치유의 길로 거듭났다. 길 중간에 ‘영양 28㎞’라는 녹슨 이정표가 이 길이 국도였음을 알려준다. △ 소규모 로컬체험여행 ‘남해외갓집’ 독일마을, 미국마을과 같은 이국적 정취를 자랑하는 유명 명소와 금산 보리암, 다랭이마을과 같은 향토적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경상남도 남해. 2025년 8월 기준 인구수 39,832명,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도시 중 유일한 군 소재지로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오늘도 수많은 여행자가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남해를 찾는다.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해 외갓집’은 소도시 남해를 밀도 있게 만날 수 있는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콘텐츠다. 언제든지 남해에 찾아왔을 때 고향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푸근함 속에서 편안하게 쉬었다 가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지은 이름이다. 소박한 일상의 공간에서 현지인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그들과 소통함으로써 남해에서의 시간을 특별하게 보낼 수 있다. 남해 외갓집은 현재 세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드로잉화가 안설별 씨가 진행하는 ‘남해 언니네 드로잉 어반스케치 체험’, 도자기공방&카페 ‘티라와 흙꿉노리’에서 진행하는 ‘티라 삼촌네 외갓집 도자기 원데이클래스’, 삼동면 봉화마을의 GAP 인증 농가에서 진행하는 ‘광수 삼촌네 친환경 블랙베리 체험’이다. 각각의 프로그램에 남해 구석구석에서 활동하는 도공, 화가, 농부의 고유한 개성과 감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남해 외갓집 프로그램은 ‘남해로온’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예약 및 구매할 수 있다. 함께 여행하기 좋은 명소로 ‘다랭이 마을’이 있다. 다랭이(다랑이)란 과거 가난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이 농토를 조금이라도 더 넓히고자 바닷가의 가파른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조성한 계단식 논을 말한다. 작게는 3평에서 크게는 300평에 이르는 700여 개의 계단식 논이 무려 108층의 계단을 이룬다. 이 빼어난 절경을 바라보며 ‘다랭이지겟길(남해바래길 11코스)’을 걷는 것도 좋겠다. △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묵호 여행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항 일대는 서울에서 KTX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소도시 여행지다. 모든 볼거리가 걸어서 30분 거리 안에 모여 있어 차 없이도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동해 DMO가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자. 묵호 골목을 걷고 마지막엔 바다를 보며 라면을 끓여 먹는 투어로, 개별 포토투어와 가이드 동행 단체 투어로 나뉜다. 개별 투어는 묵호 향기 디퓨저를 파는 소품샵이나 로컬 책방에서 스탬프북을 받아 시작한다. 이후 국내 최초 ‘연필뮤지엄‘에서 3,000여 종의 연필을 보고, 4층 카페에서 묵호 일대를 조망한다. 옛 번화가 발한삼거리와 ‘동쪽바다중앙시장‘, 청년몰 ‘싱싱스‘를 지나면 묵호의 시그니처인 ‘논골담길‘ 벽화마을이 나온다. ‘장화 없이 못 산다’라는 문구 등 묵호의 역사를 담은 골목을 오르면 묵호등대를 만날 수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 “라면 먹을래요?“가 탄생한 ‘삼본아파트‘도 필수 코스다. 투어의 마지막은 ‘문화팩토리 덕장‘에서 문어, 묵호태 보푸라기 등 해산물 토핑이 랜덤 제공되는 라면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이 밖에도 묵호의 스릴을 즐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있다. 해발 59m의 스카이워크와 스카이 사이클이 인기다. 길 건너 ‘해랑전망대‘는 바다 위 산책로다. 먹거리로는 ‘거동탕수육‘의 쫄깃한 문어 탕수육과 문어 짬뽕, 노포 ‘오뚜기칼국수‘의 걸쭉한 장칼국수가 명물이다. △ 시간이 느려지는 꼬부랑길, 슬로시티 대흥 예산군 대흥면 봉수산을 병풍 삼은 고샅길엔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했던 어린 시절 추억이 고스란하다. 논두렁 밭두렁 걷다 볏단 한번 손끝으로 훑고, 고목 아래 수백 년 세월을 더듬는 곳. 3초마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 대신, 느릿느릿 평온한 마을 풍경은 이 가을의 진짜 ‘비타민’일지 모른다. 큰 예산 없이도 예상 밖의 매력을 선사할 소도시 예산으로 가보자. 첫 목적지는 예산 대흥 ‘의좋은 형제마을’이다. 예산 대흥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 중부권에서는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휘영청 달 밝은 가을밤 형제간 서로 몰래 볏단을 얹어주다 만나 얼싸안고 울었다는 이성만·이순 형제 이야기의 실존 인물이 살던 곳이다. 슬로시티 대흥면을 가장 잘 누리는 방법은 느린 꼬부랑길을 걷는 것이다. 방문자센터를 출발점으로 옛 이야기길, 느림길, 사랑길 등 이곳의 역사와 전통문화, 자연환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코스 옛 이야기길엔 1,000년 넘은 느티나무인 ‘배 맨 나무’와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깃들고, 2코스 느림길은 예산군 유일하게 남은 옛 관아 건물인 대흥동헌과 달팽이 미술관, 대흥향교까지 물길 따라 숲길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다. 3코스 사랑길에서는 봉수산 자락과 어우러진 교촌리의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을 볼 수 있다. 대흥슬로시티의 3가지 원칙은 이랬다.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전통문화를 이어 다음 세대에 물려주며, 주민이 주인이 되는 사업을 하자’다. 일례가 ‘손바닥 정원’이다. 달팽이 조형물을 발견했다면 제 집 앞마당처럼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손바닥정원은 마을 사람들이 집 마당에 직접 가꾼 작은 정원이다. 직접 쌓고 심은 돌담과 나무는 마을 고양이들의 안식처다. △ 천천히 깊이 담양 창평서 보낸 1박 2일 공간이 바뀌면 자연스레 삶의 속도도 달라지는 법이다. ‘느려도 괜찮아’라는 토닥임이 필요한 날, 담양 창평 삼지내마을로 향한다. 세 개의 개울이 마을을 가로지른다고 하여 삼지내 혹은 삼지천이라 불리는 이 마을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유명하다. 고가와 토석담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돌과 흙을 쌓아 만든 옛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지정됐다. 담장 따라 걷다 보면 고재환가옥, 고재선가옥 등 국가유산에 지정된 건축물을 비롯해 평범한 살림집, 카페나 민박을 겸한 한옥, 주인 잃은 쓸쓸한 고가 등 다채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한옥으로 지은 창평면사무소 뒤로는 이층 한옥을 품은 작은 뜰이 꾸며져 있다. 마을 안 길을 산책하고 주민들이 운영하는 숙소나 한옥을 개조한 카페, 음식점을 이용하며 느긋하게 머무는 것, 삼지내마을을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이다. 창평국밥과 창평쌀엿, 한과, 석탄주 등 내공 있는 지역 먹거리가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하룻밤 묵어가고 싶어 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100여 년 된 고택부터 아담한 민박까지 주민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숙박 시설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술빵 만들기, 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으니 체험해 볼만하다. 친척집을 찾듯 재방문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담양에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죽녹원과 관방제림이 있다. 청량한 대숲을 품은 죽녹원에서 산책로를 따라 죽림욕을 즐기고 족욕 체험이나 사운드워킹 투어도 즐길 수 있다. 강 건너편에는 천연기념물인 관방제림이 자리한다.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으로,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연출한다. /굴_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_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11-17

코레일관광개발, 2025학년도 수험생 감사 특별 할인 이벤트

코레일관광개발(대표이사 직무대행 이우현)이 2025학년도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한 ‘수험생 감사 특별 할인 이벤트‘를 내달 31일까지 실시한다. 이벤트는 수험 준비로 지친 수험생들이 가족,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 재충전할 수 있도록 △국내 기차여행 패키지 할인 △레일바이크 및 증기기관차 할인으로 구성했다. 수험생 본인과 동반인 2인은 연말까지 출발하는 국내 기차여행 상품을 최대 2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할인 대상 상품은 코레일관광개발 여행몰 누리집(www.korailtravel.com)에서 ‘수험생 추천' 표시가 된 13개 상품이다. 누리집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선택 후 전화(1544-7755)로 예약하면 할인이 된다. 여행 당일에는 수험표 등 수험생 인증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코레일관광개발이 운영하는 4개 레일바이크(정선, 강릉, 곡성, 청도) 및 곡성 증기기관차 이용자에게도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오는 14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수험표 또는 수시 합격증(응시표)을 지참하고 레일바이크 및 곡성 증기기관차를 이용하면, 수험생 본인이 탑승한 레일바이크 1대 및 곡성 증기기관차에 탑승하는 본인에 한하여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할인 가능한 레일바이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전국 통합 레일바이크 누리집(www.railtrip.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우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길고 치열한 입시 과정을 완주한 수험생들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마음을 전하고자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기차여행과 레일바이크 체험을 즐기며, 따뜻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1-17

늦가을 정취가 그립다면 '숨은 관광지' 가볼까

늦가을의 정취가 그립다면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관광지로 떠나면 어떨까? 숨은 관광지는 새롭게 문을 연 명소, 혹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역만의 매력을 품은 관광지다. 경북 울진 금강송숲을 비롯한 전국의 숨은 관광지를 두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소나무 원시림의 원형 울진 금강송숲 금강송이 시원하게 뻗어 있는 소광리 금강송숲은 들어서는 순간 시원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소나무의 바다다. 소나무 원시림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했다는 이곳에는 금강송이 100만여그루 이상 자라고 있다. 수령만 해도 200~300년이 넘는다. 금강송은 궁궐 등 문화재 복원용으로 사용되는 최고 목재다. 이 때문에 금강송은 ‘소나무의 제왕’으로 불린다. 속이 황금빛을 띠어 ‘황장목’으로도 일컫는다. 궁궐과 천년고찰의 대들보로 쓰이니 살아서도 영광이요, 죽어서 목재가 돼도 천년을 이어 영화를 누린다. 생태숲 초입에는 최고 금강송인 530년 된 금강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가장 어른 소나무다. 조선조 제9대 임금 성종시대에 태어난 것으로 추측되니 그야말로 조선시대의 흥망성쇠를 모두 겪은 역사 그 자체다. 금강송이 귀한 소나무다보니 예전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금했다. 황장금표가 바위에 새겨진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금강송을 1그루만 베어도 곤장 100대에 3년을 복역할 정도였다. 요즘으로 쳐도 중범죄에 해당할 정도니 조선시대 사람들이 얼마나 금강송을 귀하게 여겼는지 능히 짐작이 간다. 울울창창한 소나무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빽빽한 소나무숲 틈틈이 들어오는 햇살이 얼핏얼핏 얼굴에 닿으면 그지없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입구에서 산책로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 숲해설가가 금강송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연이 스스로 쓴 복원일기 운곡 람사르 습지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람사르협약에 의해 지정된 습지다. 해당 지역은 원래 계단식 논과 158세대, 36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마을은 1981년 인근 발전소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운곡저수지를 조성하며 사라졌다. 이후로 사람의 출입을 금지했고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2009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운곡람사르습지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을 때, 자연이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람이 떠나자 습지가 돌아왔다. 폐경지가 산지형 저층습지로 전환되며 생태가 스스로 회복된 사례로, 람사르 습지의 취지를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탐방로를 따라 좁은 덱 위를 걷다 보면 물빛과 바람, 새소리가 감각을 차례로 깨운다. 종점부의 생태공원에는 홍보관과 체험 프로그램, 동양 최대 규모의 고인돌이 있어 ‘생태+문화’의 교육 동선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손대지 않음’으로 보전한 풍경이 무엇인지를 조용한 호흡으로 전한다. △ 건축과 도자의 만남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우리나라 최초의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 2006년에 개관했다. 미술관 이름인 ‘클레이아크’는 점토와 흙을 뜻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물을 가리키는 ‘아키텍처(Architecture)’에서 따왔다. 전시관은 크게 돔하우스와 큐빅하우스로 나뉘어져 있다. 신상호 작가의 도자 타일로 입면을 완성한 파사드와 20m 높이의 ‘클레이아크 타워’는 공간 자체를 상징물로 만든다. 외벽 전체를 도자 타일 1,000여 장으로 장식한 이 타워는 가을을 머금은 듯 알록달록하고 늠름하게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가장 높은 곳, ‘큐빅하우스’에서는 지금 두 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4갤러리에서는 ‘풍덩, 르네상스 : 살아있는 그림 속으로’라는 전시회가, 5갤러리와 6갤러리에서는 ‘이탈리아 미술관여행전(우피치에서 바티칸까지)’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두 개의 전시회는 2026년 2월 18일까지 운영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