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병원에서 산재 치료가 끝났다고 연락 받았습니다. 아직 다친 부위가 예전같지 않은데 이때, 청구할 수 있는 보험급여가 있나요? <답> 산재보험급여 중 ‘장해급여’가 있는데,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되었으나 신체에 정신적 또는 육체적 장해가 남아 장해급여 지급대상에 해당될 경우 장해등급에 해당되는 지급일수에 평균임금을 곱하여 지급하는 보험급여를 말합니다. 다만, 장해는 영구적인 장해에 대한 것으로 한시적인 장해(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없어지는 일시적 장해)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문> 장해급여 청구는 언제 할 수 있나요? <답> 산재 요양이 종결되고 ‘치유’된 상태라야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때,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어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말하며, 치유일로 부터 5년(2018년 12월 13일 이전 치유된 경우는 3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합니다. <문> 장해급여 청구 방법이 궁금합니다. <답> 장해급여청구서 작성 후 요양을 종결할 당시의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아 관할 근로복지공단 지사로 제출하시면 됩니다. 이때 방사선 검사 자료 등 장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첨부하여야 합니다. 청구서가 접수되면 공단에서 장해 심사일을 지정하여 통보하는데, 지정일자에 출석하여 장해심사를 받으시면 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재활보상부(054-288-5290)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물방울을 만난 개미가 관통하지 않고 멈칫 돌아서 간다 조용한 슬픔의 나라 억센 비바람 치는 겨울을 직시하지도 않고 숙인 얼굴로 삐뚤삐뚤 돌아서 간다 비틀거리며 간다 마음의 불빛을 붙들고서 그 빛 세상의 무엇도 하나 비추지 않고 단지 저를 태울 뿐인데 흐릿하게 흐릿하게 가지 않은 직선을 깊은 꿈에서나 보는 그런 마음인데, 이런 … 개미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분명 “조용한 슬픔의 나라”인 물방울을 만나게 될 테다. 이 만남 앞에서 개미는 얼굴 숙여 “직시하지도 않”은 채로 “삐뚤삐뚤 돌아서” 갈 터, 개미는 슬픔 덩어리를 운명처럼 마주하지만 그 물방울을 뚫고 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다만 그들은 “세상의 무엇도/하나 비추지 않고//단지 저를 태울 뿐인” “마음의 불빛을 붙들고서” 직선으로 나아가는 삶을 마음 깊이 꿈꾸고 있다. <문학평론가>
‘물의 도시’ 포항이 올여름, 동해·경북권 최대 규모의 워터 페스티벌을 연다.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하는 ‘SUMMER 워터 퐝 FESTIVAL(포항 워터 스플래시 페스티벌)’이 오는 8월 8~9일 이틀간 포항 영일대 해상누각 광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태국의 대표 물 축제인 ‘송크란(Songkran)’을 모티브로 기획된 도심형 워터 페스티벌로, 남녀노소 누구나 물을 매개로 하나 되는 시민 참여형 여름 관광 콘텐츠다. ‘송크란’은 태국의 전통 신년 축제로, 가족과 이웃에게 물을 뿌리며 복을 기원하는 정화의 의식에서 유래됐다. 현재는 방콕, 치앙마이 등지에서 매년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워터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으며, 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대표적인 여름 관광 이벤트로 각광받고 있다. 포항시는 이러한 ‘송크란’의 상징성과 축제성을 지역의 해양 자원과 접목해,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심형 여름 축제로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축제의 핵심은 역시 물의 향연이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물총 대첩’은 대형 워터 캐논과 다양한 물총을 활용한 대규모 물싸움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한 물세례를 맞으며 무더위를 식힐 수 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EDM 퍼포먼스 무대도 눈길을 끈다. DJ의 퍼포먼스와 함께 물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워터 클럽 콘셉트의 야간 파티가 마련돼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또한,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래퍼 호미들과 래원의 무대도 예정돼 있어, 여름밤을 더욱 뜨겁고 활기차게 수놓을 전망이다. 이색 프로그램도 주목된다. 솔로 남녀 10명이 참가하는 소개팅 프로그램 ‘물총은 핑계고’는 가벼운 물놀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드는 콘셉트로 구성된다. 축제장 인근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포장마차형 ‘퐝포차’가 운영돼 먹거리와 만남이 어우러진 공간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시민 자원봉사자들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해안 플로깅(조깅+쓰레기 줍기), 로컬 친환경 브랜드와 사회적기업이 참여하는 에코 플리마켓 등 환경을 생각한 콘텐츠도 함께 운영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단순한 여름 축제를 넘어,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북도의 글로벌 위상을 홍보하는 사전 채널로도 활용된다. 축제 기간 동안 포항시 공식 SNS, 언론 보도, 현수막 등을 통해 APEC과 연계한 홍보 콘텐츠가 집중적으로 노출될 예정이다. 포항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도시의 해양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 모델을 정립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회의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워터 퐝 페스티벌은 즐거움 속에서도 환경과 지역을 함께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여름 축제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며 “포항만의 해양도시 정체성을 담은 축제인 만큼,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특별한 여름의 기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걸어다닐 수 있겠지/ 겨울 갈대숲을 황량한 곳/ 정신이 깨끗한 손가락으로 턱을 괴는 곳 가끔 진흙탕에 발이 빠지기도 하고/ 삶이 진창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의 어깨 위에서 알려줄 수 있겠지 (중략) 내가 새라면/ 단 한번의 날갯짓으로/ 검은 비 떨어지는 창공으로 날아올라/ 추락을 살 수 있겠지 겨울 갈대숲/ 발자국 위에서 볼 수 있겠지/ 멀리/ 날아가는 한 마리 새 …. 이 세상이 ‘겨울 갈대숲’처럼 ‘황량한 곳’이라면. 바닥이 진흙탕이어서 이 세상에서의 삶은 ‘진창’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시인은 “정신이 깨끗한” 새가 되고 싶을 테다. “사랑하는 이의 어깨 위에서” 삶의 슬픔을 알려주는 새. 하나 시는 결국 “검은 비 떨어지는” 이 세상에서의 새의 비상이란 추락을 산다는 것임을 말한다. 새의 발자국-이 찍힌 겨울 갈대숲에서 새의 슬픈 삶을 시인이 볼 수 있으리라 예상하면서. <문학평론가>
2025-07-17
아침에 해가 뜨면 일어나 해장국집을 찾는다 뼈해장국을 시켜서 먹고 하늘을 보면 동쪽에서 떠오른 태양이 나를 비춘다 앞만 보고 달려온 나의 뒤편에 그림자가 생긴다 뒤돌아보면 안 돼 뒤돌아서 그림자를 보는 순간 그림자가 너를 잡아먹을거야 젊은 시절 잘못을 뒤로 던지고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아침나절이 지나면 갈 곳 없는 이 그림자를 또 어디로 흘려보내야 할지 땅에서 흙덩이 하나를 주워 멀리 던져 본다 흙덩이는 가루가 되어 내 그림자를 덮어 준다 … 화자는 밤을 새워 일을 하는 일용직 노동자, 새벽 식당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는 노동의 삶을 살고 있다. 이 새벽엔 “젊은 시절 잘못”이 기억에 떠오르며 그림자를 형성하는데, 화자는 그 그림자가 자신을 잡아먹을 것임을 알고는 “잘못을 뒤로 던지고/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하나 “아침나절이 지나면” 그림자는 자신을 따라올 터, “멀리 던져 본” 흙덩이가 “가루가 되어” 겨우 “내 그림자를 덮어”줄 뿐이다···. <문학평론가>
2025-07-16
내 어릴 적 맑은 날 밤하늘을 보면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별 숲을 지나며 반짝반짝 손을 흔들거나 은하수 건너는 물소리가 잠방거렸는데 요즘은 눈 부릅뜨고 귀 기울여도 보이지 않는다 병든 영혼은 하늘나라에 올 수 없다는 천국 법에 따라 하늘 문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시인이 어릴 땐 맑은 영혼으로 죽은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하늘로 오르는 그들의 영혼은 맑은 날 밤하늘에선 별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났다고. 하여 어릴 때의 시인은 자신에게 손 흔들며 하늘로 가는 영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하나 지금은 이런 영혼을 볼 수 없다는 것.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병든 영혼으로 세상을 떠나서 그렇다. 병든 영혼은 “하늘 문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학평론가>
2025-07-15
한국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서영충, 이하 ‘공사’)는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8월 31일까지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이하 ’한국관광 100선‘)’을 주제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관광 100선’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 100개를 엄선하여 국내여행의 버킷리스트를 제시하는 사업으로, 2년마다 선정된다. 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서 ‘한국관광 100선 스탬프투어’ 정보를 확인하여 해당 관광지에서 스탬프를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공식 인스타그램(visitkorea100)을 팔로우한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총 1,150명에게 풍성한 경품을 제공한다. 또한, 공사는 ‘한국관광 100선’ 홍보를 위해 하나은행, 티맵모빌리티와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나은행 ‘아이부자’ 앱을 통해 ‘한국관광 100선’으로 떠나는 여행계획을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호텔상품권, 외식권 등을 증정하는 ‘우리가족 여행이벤트(7.1~17)’가 진행된다. 해당 이벤트 참여자에게는 최대 2%까지 적금 금리 우대쿠폰을 제공한다. 티맵모빌리티와는 ‘한국관광 100선’ 최다 방문자를 위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오는 7월 8일부터 31일까지 티맵을 활용해 ‘한국관광 100선’을 방문하고, 장소 리뷰로 가장 많은 인증 사진을 올린 참가자에게 여행 캐리어, 주유권 등을 증정할 예정이다. 공사 허소영 국민관광마케팅팀장은 “양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관광100선이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관광100선과 함께 특별한 여름휴가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7-14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청와대 사랑채 1층 전시실에서 ‘K-드라마, 러브 챕터(Love Chapter)’ 전시를 개최한다. 지난 7월 5일에 문을 연 이번 전시는 ‘드라마 속 사랑의 순간들이 다시 피어납니다’라는 부제 아래, 한국 드라마의 핵심 감성인 사랑을 주제로 구성했다. 공사는 드라마 콘텐츠와 최신 미디어 기술을 결합해 국내외 관람객에게 한류관광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회는 입체적인 시청각 체험을 통해 드라마 속 사랑의 서사를 따라가도록 연출됐다. 먼저, 로비에서는 드라마 스틸컷을 담은 390여 개의 패브릭 행잉을 만나볼 수 있다. 드라마 촬영지와 OST를 함께 즐길 수 있는 3D 미디어아트, 유리 프리즘 기둥을 통해 전해지는 ‘폭싹 속았수다’, ‘사랑의 불시착’ 등 드라마 하이라이트 장면까지 다채로운 구성이 관람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또한,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촬영지인 울주 나사해변, ‘무인도의 디바’ 속 상주의 맥문동솔숲 등 실제 드라마 촬영지를 미디어아트로 구현해 가상 로케이션 투어를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매주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공휴일에도 정상 운영된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우리나라도 2년 안에 우주여행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 민간 주도 우주개발기업 제로투인피니티(Zero 2 Infinity)가 한국에 지사를 세우고 열기구 모양 비행체를 통한 ‘우주 관광’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한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우주 가장자리’ 격인 성층권(고도 8∼50㎞)에 헬륨가스를 채운 풍선 형태 등의 유·무인 비행체와 발사체를 보내는 기술과 관련 서비스를 개발한다. 아직 서비스 상용화에는 이르지는 못했지만 시험 비행 단계에서 유인 비행은 고도 약 9.7㎞까지, 무인 비행은 32㎞ 지점까지 도달했다. 호세 마리아노 로페즈 우르디알레스 제로투인피니티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고고도) 유인 비행은 자금 조달이 원활하다고 가정했을 때 2년 안에는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용화 시 승객 1명당 비용은 약 1억6천만원으로 추산된다. 우주여행 상품화에 앞서 제로투인피니티코리아는 관계당국 허가를 마치고 ‘별(byul) 프로젝트’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반려동물의 유해를 별 모양의 캡슐에 담아 고도 32㎞에서 흩날리는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방식이다. 국내 반려동물 장묘업체인 21g(21그램)과 협업해 이뤄진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제주 할머니들이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렸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에 사는 73세부터 96세에 이르는 할머니 9명은 지난 5월 2일부터 이달 말까지 예술공간 ‘선흘그림작업장’에서 ‘폭싹 속았수다’의 감동적인 장면을 담은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이들 할머니는 2021년 드로잉 프로젝트 ‘할머니의 예술창고’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이들이 그린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폭싹 속았수다’ 주요 촬영지인 제주목 관아와 김녕 해변·성읍민속마을·성산일출봉에 만들어 오는 8월31일까지 해시태그 이벤트를 한다. 공사는 다음 달 31일까지 해당 포토존에서 촬영한 사진을 ‘#제주폭싹이벤트’, ‘#제주와의약속’ 문구와 함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도민과 관광객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10명에게 선흘1리 할머니 그림을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선흘1리 할머니들 그림 전시회에 ‘폭싹 속았수다’ 주인공인 아이유가 방문해 화제가 됐었던 만큼, 이번 이벤트가 도민과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제주의 대표 관광지인 에코랜드 테마파크가 여름을 맞아 더욱 강력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에코랜드의 인기 여름 체험형 콘텐츠인 워터트레인 시즌2 ‘몬스터를 잡아라’가 레이크사이드역과 포레스트가든역 사이 기찻길 구간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시즌은 제주도 내 관광사업체 관광붐업 행사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제주관광협회의 공식 지원을 받는 콘텐츠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에코랜드는 이를 통해 체험의 완성도를 높이고, 제주의 자연 자원과 관광 활성화에 부합하는 콘텐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워터트레인은 평화로운 곶자왈 숲속에 나타난 몬스터 무리와 기차를 지키려는 탑승객 간의 물총 배틀로 시작된다. 관람객은 기차 안에서 직접 물총을 들고 전투에 참여하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서는 현장 체험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유럽에서 활동하던 외국인 댄서들이 직접 출연해 선보이는 웻댄스(Wet Dance) 퍼포먼스와 저글링 서커스 묘기가 더해져 한층 다채롭고 역동적인 구성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최대 8미터 상공까지 물을 분사하는 워터캐논, 한층 더 강력해진 워터젯, 그리고 스프링클러 등 다양한 특수 장비가 총동원돼 현장감을 극대화한다. 화려한 물의 연출은 관람객들에게 시원하고 압도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며, 이번 워터트레인은 무더운 여름을 날려버릴 대표 물의 축제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 에코랜드는 이번 워터트레인은 제주의 자연, 액티비티, 퍼포먼스를 결합한 복합형 콘텐츠로, 가족 단위는 물론 어린이와 커플 관람객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름 대표 프로그램이라며, 제주 관광 붐업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 콘텐츠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콘텐츠는 제주 관광의 체류형 콘텐츠 확대와 함께,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고 여름철 제주 여행의 새로운 즐길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트레인 시즌2 ‘몬스터를 잡아라’는 오후 1시 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하루 5회 진행되며, 관람객은 기차에 탑승한 채 물총 배틀과 퍼포먼스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물총은 현장에서 대여해주며 우비는 무료 제공된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한여름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바람한 점 없는데 칠월 하순의 햇살 그 품안으로 지상의 푸르름을 모두 데려가고 있다. 여름 여행을 꿈꾼다면 숲에 머물면 어떨까? 아홉산 숲과 서후리 숲, 구례 섬진강 댚숲길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가족여행지로도 일품이다. 부산 기장군 9개 골짜기 품은 ‘아홉산숲’ 하늘로 뻗은 금강소나무·보호수 116그루 영화 촬영지·슬로우 트레킹 코스로 주목 경기도 양평 깊은 산속 조용한 ‘서후리숲’ 잣나무∼단풍나무까지… 테마별 산책로 자연이 숨쉬는, BTS 다녀간 숲으로 유명 전남 구례 지리산 품은 ‘섬진강 대숲길’ 곧고 빼곡한 대나무 줄기 사이 그늘길 바람에 춤추는 대숲… 사진 명소로 ‘딱’ △영화·드라마의 촬영지, 평형세계의 문을 여는 아홉산 숲 부산 기장군 철마면,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남짓. 이 거리 안에 이토록 깊은 숲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9개의 골짜기를 품은 아홉산 자락에 기대어 300년 넘게 자라온 숲, ‘아홉산숲’이다. 이름도, 내력도 남다르다. 임진왜란 이후 미동마을에 정착한 남평 문씨 일가가 9대에 걸쳐 가꿔온 사적인 숲. 단 한 평의 땅도 내어 팔지 않았고, 자연의 순리를 따라 숲의 형체를 지켜왔다. 한때는 ‘들어갈 수 없는 숲’이었다. 그렇게 닫힌 시간은 2015년, 대중에게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2022년부터는 일일 입장객을 제한하고, 유료 입장제를 운영하며 숲의 밀도를 지키는 방식으로 공존을 꾀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의 아홉산숲은 ‘치유형 숲여행’의 대표지로 떠올랐다. 매표소를 지나 첫발을 디디면 수령 400년이 넘는 금강소나무들이 마중 나온다.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자태. 두 팔 벌려도 안기지 않는 굵기. 일제강점기 내내 송진 채취 없이 지켜졌다는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현재 이 숲에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무려 116그루에 이른다. 그 곁, 한옥 ‘관미헌(觀薇軒)’은 이 숲의 상징 같은 곳이다. ‘고사리조차 귀히 본다’는 뜻을 품은 이름처럼, 작은 풀 하나까지 귀하게 여겨온 이 집안의 철학이 고스란히 숲에 녹아 있다. 관미헌을 지나면 이내 맹종죽 대숲이 펼쳐진다. 초록이 쏟아지는 터널, 공기의 감촉마저 달라지는 공간이다. 아홉산숲을 단박에 유명하게 만든 건 드라마와 영화 속 장면들이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대호>, <협녀: 칼의 기억>에서 숲은 시대극의 시간 배경이었고, 드라마 <보보경심 려>,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는 평행 세계의 문이 열리는 공간이 됐다. 특히 드라마 <더 킹>에서 이민호가 말을 타고 질주하던 숲이 바로 이곳, ‘평지대밭’이다. 국내 최대 규모(3만3000㎡)의 맹종죽 단일 숲으로, 평지에 대나무가 자라는 특이한 지형이 주는 묘한 비현실감이 압권이다. 햇살이 댓잎 사이로 스며들고, 바람이 지나가며 바스락거리는 소리. 걷는 이의 발소리마저 조심스러워진다. 많은 방문객이 이곳에서 ‘숲 속의 다른 차원’을 체험한다고 말한다. 인공의 구성이 단 하나도 없는 숲이 줄 수 있는 정서적 충만함이다. 아홉산숲은 순환형 산책로로, 대숲과 참나무 숲, 편백나무 군락 등을 지나 약 40분~1시간 소요된다. 숲속 굿터를 지나면 개잎갈나무와 맹종죽이 마주 보는 ‘바람의 길’, 편백과 삼나무가 이어진 ‘서낭당길’, 그리고 여름이면 분홍꽃이 흐드러지는 100년 된 배롱나무길까지, 숲의 결은 일정한 듯하지만 계절과 햇빛에 따라 변주된다. 편의시설은 거의 없다. 벤치 몇 개, 음수대 하나 없다. 심지어 화장실도 입구 쪽 한 곳뿐이다. 하지만 불편함보다 오히려 이 숲이 지켜온 절제와 고요에 대한 존중이 먼저 든다. 최근 아홉산숲은 ‘슬로우 포레스트 트레킹’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관광공사는 이 숲과 인근 ‘부산치유의숲’까지 연계한 치유형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사전 예약제(단체)로 운영되는 숲 해설 프로그램은 남평 문씨의 가문사, 숲의 생태적 구조, 촬영지 설명까지 곁들여져 콘텐츠가 깊다. 수십 번 사진으로 보아도, 직접 걸어본 숲길은 전혀 다르다. 나무 사이로 흘러드는 바람, 대숲 사이로 깃든 시간, 땅에 닿은 햇살의 기울기. 그 모든 것이 내 몸에, 감정에, 기억에 기록된다. 숲은 걷는 장소가 아니다. 오늘을 내려놓고 내일을 채우는 속도의 기술이다. 아홉산숲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5000원이다. 반려동물은 동반할 수 없다. △ BTS가 머물렀던 사유와 치유의 숲 ‘서후리숲’ 경기도 양평 서종면 깊은 산자락, 그곳에 ‘서후리숲’이 있다. 33만㎡ 이르는 조용한 사유림. BTS가 머물며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됐지만, 여전히 숲은 조용히 자신의 호흡을 이어간다. 서후리숲은 1999년부터 조성에 들어가 2004년 본격 개발, 2014년 정식 개방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2010년 태풍 ‘곤파스’로 큰 피해를 입기도 했으나 복구에만 3년을 들여 숲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전체 면적은 99만1735㎡. 이 중 33만㎡ 가 일반에 개방되어 있다. 그만큼 숲은 계획적이되 절제돼 있고, 손길은 닿았으되 거슬리지 않는다. 산책로는 잣나무, 자작나무, 메타세쿼이아,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 수종별로 테마가 분리돼 있다. 곳곳에는 벤치와 포토존, 전망대가 설치돼 사계절 풍경을 천천히 누릴 수 있게 했다. A코스는 왕복 1시간, B코스는 왕복 30분이 걸린다. A코스를 따라가면 서후리숲의 백미인 자작나무숲에 닿는다. 높은 해발에 자리한 이 자작나무들은 1980년대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얗고 곧은 줄기가 빽빽이 서 있는 풍경은 북유럽의 숲을 닮았다. 이 숲이 더욱 주목받게 된 계기는 BTS의 방문이었다. 그들은 2019 시즌 그리팅(인사) 영상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넓은 잔디정원과 흰 벤치, 자작나무숲과 작은 연못이 어우러진 장면은 지금도 팬들의 발길을 끈다. 연못 옆 둥근 테이블, 벤치에 놓인 사진 속 두 멤버의 모습은 팬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숲은 촬영지 이상의 가치가 있다. 계곡 옆 양귀비와 샤스타데이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가 노니는 물가에는 아이들이 발을 담그고 앉아 있다. 연못과 작은 폭포, 귀룽나무와 고광나무, 황금실측백나무와 구상나무숲은 각각 독특한 풍경을 품고 있다. 서후리숲의 운영 원칙은 분명하다. 음식물 반입, 반려동물 동반, 식물 채취는 금지다. 정해진 산책로 외 출입 역시 제한된다. 자연을 해치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숲 안팎에 음식점도 없다. 가장 가까운 식당이 차로 15분 거리다. 숲의 고요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배려다. 서후리숲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사람의 손길이 머문 숲이지만, 오히려 자연이 더 살아 숨 쉰다. BTS가 다녀가며 유명해졌지만, 그 본질은 여전히 ‘숲’이다. 걸을수록 말이 줄고, 마음이 편해지는 곳. 서울에서 멀지 않지만, 삶의 소음으로부터는 멀어진 장소. 숲이 주는 본연의 위로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그 해답일 수 있다 입장료는 일반 8,000원, 경로·장애인·학생·단체는 7,000원, 초등학생 미만과 서종면 주민은 5,000원이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다. 단, 공휴일은 예외다. 대중교통 접근은 쉽지 않지만, 그것이 서후리숲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가장 가까운 역은 양수역이며, 이후 택시나 자가용으로 이동해야 한다. △ 별세계로 가는 비밀의 정원, 구례 섬진강대숲길 전남 구례에 섬진강 대숲길은 대중교통으로 닿기에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대숲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굴다리를 지나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굴다리 오른쪽으로는 정자 쉼터와 섬진강이 있고 왼쪽으로 대숲이 펼쳐진다. 섬진강 물길따라 대숲 뒤 먼발치로 지리산이 물결친다. 구례가 자랑하는 풍경이 한데 모인 셈이다. 섬진강대숲길에 첫발을 디딜때 그 숲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구례가 아껴둔 비밀의 정원이다. 대숲길로 들어서면 어느새 땡볕이 사라지고 마디마디 곧은 대나무 줄기가 무리지어 그늘을 드리운다. 대숲의 음명은 활엽수 그늘과 달라 수평으로 넓기보다 수직으로 깊다. 벤치에 앉아 대나무를 보면 빼곡한 숲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강바람이 ‘솨~’하고 불면 숲이 조금씩 일렁거린다. 포토존도 여럿 곳에 있다. 중간 지점에 섬진강 쪽으로 뻗은 샛길이 있고, 섬진강대숲길 경계에 그네가 놓였다. 섬진강 풍경이 마치 한곳에 모인 듯한 느낌이다. 야간이면 어둠이 내린 숲이 무지갯빛으로 변신하고 사방서 반짝이는 반딧불이 신비롭기 그지없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종이가 누렇게 빛바래고 비로소 한마디를 쓴다. 강물이 불고 비로소 한마디를 쓴다. 결혼 행렬이 지나며 누군가 운다. 시장이 북적대고 한마디를 쓴다. 목관악기 소리 지루해지고 한마디를 쓴다. 누군가 애도한다 고상한 생활의 계절이 다한 것을. 시 한 줄이 공중에 걸려 있다. 거미줄이 이슬 방울 사로잡는다. … 베트남 현대 시인 휴틴의 시. 위의 시는 시라는 존재에 대해 쓴 시로 보인다. 시는 사실 어디에나 있지만 함부로 존재하진 않는다. 그것은 ‘비로소’ 써지는 것이기에. 강물이나 결혼행렬, 시장이나 목관악기에서 북적댐이나 지루함 끝에 울음 터져 나오듯 한 마디 써질 때 시는 존재한다. 그 ‘시 한 줄’은 공중에 거미줄처럼 쳐져 있다. 그 거미줄에 누군가의 ‘이슬 방울’이 걸릴 때 거미줄은 비로소 시로 존재할 테다. <문학평론가>
계명대학교 동산병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 인공지능(AI) 바우처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계명대 동산병원 바이오브레인엔지니어링 연구팀은 의료 인공지능 전문기업 ㈜제이엘케이와 협력해, AI 기반 뇌졸중 진단 솔루션 실증 및 임상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AI 정밀의료 솔루션 기반 원내 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오는 11월까지 약 7개월간 정부 지원을 받아 수행된다. 연구에는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김재현·김창현 교수, 계명대학교 의용공학과 이종하 교수가 참여한다. 연구팀은 제이엘케이의 AI 뇌졸중 진단 솔루션(JLK-ICH, JLK-CTP, JLK-UIA, JLK-LVO)을 활용해 응급실 환자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정확도, 민감도, 특이도 등의 지표를 기반으로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특히 솔루션의 임상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의료진 피드백을 반영한 기능 고도화도 함께 추진된다. 바이오브레인엔지니어링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인체 삽입형 바이오포토닉스 기반 전자약, 디지털치료제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2024년과 2025년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과제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과제에 연달아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 책임자 김재현 교수는 “이번 사업은 AI 기술을 응급 진료의 핵심 분야인 출혈성 및 허혈성 뇌혈관질환의 진단에 접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경계중환자실 뇌혈관 환자의 신속·정확한 진단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의료진의 전문성과 첨단 기술이 만나 진단 효율성과 환자 안전 모두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계명대 동산병원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다양한 AI 기반 기술을 도입해 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외래-입원-퇴원을 아우르는 카카오톡 기반 ‘AI 챗봇 서비스(케어챗)’를 선보였으며, 또 작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경험평가 상급종합병원 중 전국 1위, 보건복지부의 1기 연구중심병원 인증 획득 등을 통해 진료·교육·연구 전 영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임상센터 연구진의 연구성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oxicologic Pathology(IF=1.2)’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 논문은 일반적으로 인위적 유도 없이 발생하기 어려운 ‘T 세포 유래 림프모세포 림프종’이 생후 16주 미만의 어린 마우스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극히 드문 증례를 병리학적으로 정밀분석 및 진단했다. 연구결과 종양은 흉강 내 대형 종괴 형태로 발견됐으며, 면적조직화학 분석결과 T 세포 기원의 종양임이 확인됐다. 종양은 림프절, 간, 신장, 고환 등 여러 장기로 전이됐음에도 불구하고 골수에는 침윤되지 않는 독특한 양상을 보였으며 이러한 특성은 기존 동물모델에서 보고된 바 없는 희귀한 형태로 향후 독성병리학적 기준의 정립과 비교종양학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는 성민경 기술원(제1저자)와 이시준 연구원(교신저자) 등 전임상센터 병리지원팀 연구진이 ㈜바이오톡스텍 박선희 박사팀과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Spontaneous T-cell lymphoblastic lymphoma in a young ICR mouse’라는 제목으로 일본독성병리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Toxicologic Path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구선 케이메디허브 이사장은 “이번 표지논문 선정은 재단의 병리 진단 및 전임상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제 협력 및 학술 활동을 통해 국내 전임상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인간은 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수년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국정연설에서 초국적 차원의 암 정복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고, 전세계 의료 과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한 결과 개인 맞춤형 치료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발전과 진화를 거듭했듯이 암도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생존과 성장, 전이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 역시 좀 더 효과적이면서 부작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암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관여하는 것이 규명이 되었고 거기에 따라 분자 레벨에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표적 항암제이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최초의 표적치료제는 만성골수성백혈병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BCR-ABL)를 공격하는 이마티닙(글리벡)인데 이 약의 개발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이식을 해야 하는 심각한 질병에서 하루 한 번 약을 먹으면 조절될 수 있는 병으로 악성질환보다는 오히려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병으로 여겨 질 정도가 됐다. 이마티닙의 성공에 힘입어 이후 수많은 표적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치료에 사용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10년전에 비해 4배 이상의 생존기간의 연장을 얻게 되었다. 유방암에서도 표적치료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데, 15년 전만해도 유방암에서 HER 2 유전자가 발견될 경우 뇌전이, 재발이 빈번하고 짧은 생존기간을 보였다. 그러나 HER2 유전자 표적 치료제가 개발됨으로서 지금은 치료성적이 가장 좋은 암으로 여겨지게 됐다. 전이 재발암에서도 herceptin, Perjeta 등을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보여주며 최근 Destiny 임상시험에서 Ebhertu를이용해 확기적인 생존률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표적치료제가 같은 종류의 모든 암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특정 치료표적이 발현되는 경우에만 효과가 있다. 앞으로 펼쳐질 암과의 전쟁 최전선에는 3세대 면역항암제가 있다. 면역항암제는 사람의 몸 속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개념인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면역항암제를 이용해 4개월만에 흑색종을 깨끗하게 치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면역항암제는 기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PD-1 억제와 CTLA-4 저해이다. 우리 몸은 면역 반응에 따라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한다. 인체에는 T세포라는 면역세포가 있는데,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암세포를 특이적으로 찾아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는 이에 맞서 PD-1이라는 물질을 생성해 T세포가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할 수 없게 방해하는데, 최근 개발된 면역항암치료제는 PD-1이 T세포를 방해하는 과정을 차단함으로써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암세포를 파괴하게 된다. 또 다른 면역 항암제의 기전인 CTLA-4 저해제는 우리 몸에 항원제시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이한 단백질을 인식해 이에 대한 정보를 T세포에 전달하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암종에서 면역 항암제 치료가 적응증을 받아 사용하고 있고 4기 암에서 약 10~30%의 경우에서 장기 생존을 보이고 있다. 또 면역항암제와 기존 항암제의 병용을 통한 치료는 전이암에 대한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저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중특이성항체, 저분자 화합물, 면역성 증강 보조물질, 혹은 암 살상 바이러스 등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항암제 개발 연구의 흐름은 면역항암제로 넘어왔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면역체계 활성화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기존 항암제에 비해 약값이 고가라는 점 등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양수 포항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문> 산재로 심하게 다친 사람이 장기간 치료하는 경우 휴업급여 대신 「상병보상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데 이에 대해 궁금합니다. <답> 상병보상연금이란 요양 중인 근로자가 요양 개시 후 2년이 경과되어도 치유가 되지 아니하고 중증요양상태(1~3급)에 해당되는 경우 휴업급여 대신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문> 상병보상연금은 어떻게 산정하나요? <답> 평균임금에 중증요양상태 등급일수를 365로 나눈 일수를 곱한 금액을 1일당 상병보상연금으로 지급하며, 휴업급여와 마찬가지로 고령자의 경우 61세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감액하여 지급하게 됩니다. <문> 상병보상연금 청구 절차가 궁금합니다. <답> 상병보상연금 청구서에 요양중인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발급받은 중증요양상태 진단서를 첨부하여 의료기관 관할 공단지사에 제출하면 되고, 기존 상병보상연금 대상자는 중증요양상태가 변동된 경우 중증요양상태 변동신고서에 중증요양상태 진단서를 첨부하여 의료기관 관할 공단지사에 신고하여야 합니다. <문> 상병보상연금 심사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답> 공단지사에서 중증요양상태 심사일을 지정하여 통보하면, 지정일자에 출석하여 심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출석할 때는 본인 신분증과 MRI, 방사선 필름 등 중증요양상태 등급 결정에 필요한 자료를 지참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재활보상부(054-288-5290)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07-13
눈길에 꼬꾸라진 일곱 살 가영이가 겨우 몸을 일으켜 옷을 털다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입가에 묻은 피를 소매로 닦아내곤 아무 일 없다는 듯 버스 정류장을 향해 절룩거리며 뛰어갑니다 복지관에 간 지적 장애인 엄마가 돌아올 시간인데 엄마의 보행기가 되어줘야 하는데 다발로 쏟아붓는 함박눈이 자꾸 가영이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집니다 눈송이만 한 눈망울에 걱정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 ‘지적 장애인 엄마’의 보행기가 되어주어야 한다면서,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졌지만 얼른 일어나 “피를 소매로 닦아내곤” “버스 정류장을 향해 절룩거리며 뛰어”가는 저 아이의 ‘어여쁜’ 모습은 숭고하면서도 어른을 부끄럽게 하지 않는가. 아이가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나 걱정을 드러낼 때 그렇다. 그 마음은 눈물 그렁그렁한 순수함에서 솟아나기에 더욱 굳건하고 진실하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