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라이프

“열대야 식혀줄 아름다운 밤명소로 마실을 떠나보자”

어둠이 내려앉은 풍경은 낮과는 사뭇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밤이 주는 특별한 감성에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고궁을 거닐어도 좋고 바다로 나가도 낭만적이다. 열대야를 식혀줄 아름다운 밤명소로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 손을 잡고 밤마실을 떠나보면 어떨까? 고즈넉한 고궁 정취 즐길 수 있는 수원 화성행궁 동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 피어올라 백제 무왕 때 만든 한국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 부여 궁남지 세련미·애잔함 가득 오색 불빛 반짝이며 하늘 수놓는 부산 바다의 야경… 근대사 함께해온 시장도 볼거리 낮보다 아름다운 통영의 밤, 멋진 보트와 케이블카서 한려수도의 절경을 둘러 보자 ◆달빛 아래 누리는 고궁의 정취 수원 화성행궁 달빛 아래 운치가 색다른 곳이 있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수원 화성행궁(사적 478호)이다. ‘달빛 정담’이라는 주제로 고즈넉한 고궁의 정취를 즐길 수 있게 야간에도 개장한다. 행궁은 임금이 머문 임시 궁궐로, 평소에는 관아로 사용하기도 했다. 화성행궁은 고상하고 기품 있는 건축물 덕분에 ‘왕의 남자’ ‘대장금’ ‘이산’ 등 영화와 드라마에도 여러 번 등장했다. 화성행궁의 색다른 매력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부터 볼 수 있다. 궁궐 곳곳에 조명이 켜지면 동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가 피어난다. 화성행궁 밤 산책은 ‘국왕의 새로운 고향’이라는 뜻이 있는 신풍루(新豊樓)에서 출발한다. 궁궐로 들어가면 ‘달빛 정담’이라는 글자 옆에 달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눈에 띈다. 단아하게 빛나는 초롱을 따라가면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연 봉수당(奉壽堂)이다. 화성행궁의 중심 건물로, 실내에 부드러운 조명을 설치해 신비로움을 더했다. 몽환적인 봉수당의 아름다움에 걸음을 멈춘다. 방에서 누군가 나올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봉수당에서 정담을 나눈 혜경궁 홍씨와 정조를 상상하며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봉수당 옆에는 정조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었다는 노래당(老來堂)이 있다. 이름도 ‘늙음이 찾아오다’라는 뜻이다. 어둠이 내리면 11~14분짜리 영상을 상영한다. 수원 화성과 정조대왕 능행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노래당 옆은 낙남헌(洛南軒)이다. 화성행궁이 철거된 일제강점기에 훼손당하지 않은 건물로, 특별 과거와 군사들의 회식 등 각종 행사를 치렀다. 낙남헌 앞에는 ‘달토끼 쉼터’라는 포토 존이 있다. 여기도 보름달 조명이 설치되어 기념사진을 찍으며 고궁의 밤을 즐기기 좋다. 낙남헌부터는 청사초롱이 어둠을 밝힌다. 숲속에 들어앉은 미로한정(未老閒亭)을 향해 계단을 오르면, 가지런한 궁궐 지붕과 현란한 도시 불빛이 어우러진다.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이 상쾌하고, 풀벌레 소리에 마음이 차분하다. 바닥에는 나비 모양이 어른거린다. 아련한 분위기에 젖어 걷다 보면 화성행궁 전경과 수원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미로한정이 나타난다. 밤의 낭만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잠시 정자에 앉아 여유를 누려보자. 마음에 시나브로 작은 틈이 생기는 듯하다. 정조의 어진을 모신 화령전(華寧殿, 사적 115호)은 단순하지만 견고하다. 화령전의 운한각(雲漢閣)과 복도각(複道閣), 이안청(移安廳)은 2019년에 보물 2035호로 지정됐다. 검소하지만 격조 있는 건물을 부각하기 위해 건물 밖 조명에 공을 들였다. 화성행궁에 흐르는 국악과 달리, 화령전에는 처연한 대금 독주가 나온다. 대금 선율과 함께 화령전을 돌아보면 생각이 한없이 깊어진다. 낙남헌 앞에는 환한 보름달을 형상화한 ‘달토끼 쉼터’가 있다. 숲속에 들어앉은 미로한정 부근에서는 가지런한 궁궐 지붕과 함께 현란한 도시의 불빛이 보인다. 화령전(사적 115호)도 밤에 더 빛난다. 검소하지만 격조 있는 건물을 부각시키기 위해 조명과 음악에 공을 들였다. 수원 화성(사적 3호)도 밤이면 화려하게 변신한다. 도심을 감싸는 5.5km 성곽에 조명이 들어와 더 웅장하다. 방화수류정과 용연 주변은 밤마실 명소다. 화성행궁을 등지고 서면 오른쪽에 아기자기한 공방거리가, 왼쪽에 나혜석생가터가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화성행궁 건너편 수원통닭거리도 빠뜨리면 안 된다. 용성통닭, 진미통닭, 남문통닭 등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온 가게가 모여 있어, 언제 가도 바삭한 통닭과 흥겨운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백제의 밤 여행. 부여 궁남지와 정림사지 백제의 세련미와 애잔함이 가득한 야경 여행지는 부여 궁남지와 정림사지다. 부여 궁남지(사적 135호)는 백제 무왕 때 만든 것으로 보이며,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이다. 여름에는 치렁치렁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흩날리고, 거대한 습지에서는 형형색색 화려한 연꽃이 핀다. 밤이면 연못 안 포룡정 일대에 조명이 들어와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일품이다. 정림사는 백제 성왕이 사비성(지금의 부여)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그 중심에 세운 사찰이다. 인적이 뜸한 밤에 조명이 들어온 부여 정림사지(사적 301호)는 적막하고 고요하다.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9호) 아래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석탑이 우주와 소통하는 듯 신비롭다. 부여가 자랑하는 드라마 촬영 명소인 서동요테마파크, 세상을 떠돌던 매월당 김시습이 말년을 보낸 만수산 기슭의 무량사, 많은 연인이 찾아와 사랑나무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부여 가림성(성흥산성, 사적 4호)도 들러보길 권한다. ◆화려함과 짜릿함이 가득! 버라이어티한 부산의 밤 부산의 여름밤을 즐기고 싶다면 송도해수욕장으로 가자. 해변 동쪽에 조성된 송도구름산책로는 바닥이 강화유리와 격자무늬 철제로 된 구간이 있어, 출렁이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경험을 선사한다. 밤이면 송도구름산책로가 주변 야경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그 위로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오색 불빛을 반짝이며 하늘을 수놓는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를 이용하면 더욱 짜릿한 시간이 된다. 부산의 대표 도보여행 코스인 초량이바구길도 밤에 가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 약 2km에 이어진 골목을 걸으며 부산의 근현대사를 엿본다. 초량이바구길의 명물인 168계단에 올라가면 옹기종기 모인 집과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빌딩이 도시를 밝힌 야경이 근사하다. 초량전통시장은 부산의 근대사와 함께해온 곳이다. 아케이드가 설치된 시장 안에는 먹거리도 많다. 암남공원은 청량한 숲길과 푸른 바다를 동시에 누리는 힐링 포인트다. 6월 초 암남공원과 동섬을 잇는 송도용궁구름다리가 개통했는데, 벌써 부산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해안 절벽 둘레를 걷고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기 좋다. ◆통영 밤바다의 감미로운 유혹, 통영밤바다야경투어 미항(美港) 통영은 야경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다. 노을 속으로 멀어지는 섬과 화려한 조명을 담아낸 호수 같은 바다가 답답한 도시에서 온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멋진 보트를 타고 밤바다를 돌아보는 ‘통영밤바다야경투어’는 낮보다 아름다운 통영의 밤을 책임지는 최고의 선택이다. 통영밤바다야경투어는 통영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통영운하를 따라간다. 통영해양스포츠센터가 있는 도남항에서 출발해 강구안과 충무교, 통영대교를 지나 도남항으로 돌아온다. 투어에 걸리는 시간은 50분 남짓. 입담 좋은 항해사가 들려주는 통영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남망산 자락에 있는 디피랑도 야경투어 명승지로 이름이 높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통영의 동피랑, 서피랑의 벽화가 살아 움직인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디지털 미디어로 구현했다. 1.5km 산책로를 따라 다채로운 빛과 미디어 아트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인터랙티브 기술 덕분에 더욱 흥미진진한 체험이 가능하다. 통영 앞바다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통영케이블카가 정답이다. 통영의 시가지는 물론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다. 낮에는 미륵산 정상까지 울창하게 숲을 이룬 편백나무를 볼 수 있고 밤에는 통영대교를 비롯한 환상적인 통영의 밤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옥상전망대와 스카이워크가 마련된 상부역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오르면 전망대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한려수도의 절경을 둘러 볼 수 있다. /글·사진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단양구경시장 '드라큘라 갈릭 나이트' 이색 콘텐츠 선보여

충북 단양시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단양구경시장’에서 미식 축제 ‘드라큘라 갈릭 나이트’를 열고 이색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단양구경시장에서 단양의 특산물인 ‘마늘’과 마늘을 싫어하는 ‘드라큘라 백작’을 접목해 방문객의 흥미를 유도하고 단양구경시장을 활성화하고자 기획됐다. 단양구경시장은 공사가 선정한 K-관광마켓 10선 중 한 곳이다. 사전 예약 참가자 60명은 드라큘라 백작이 직접 서빙하는 특별한 마늘 다이닝 코스를 즐겼다. 웰컴 드링크인 단양구경주 칵테일, 마늘빵, 마늘 순댓국, 마늘 떡갈비(닭강정)와 디저트로 제공된 흑마늘 아이스크림까지 이색적인 마늘 요리가 제공됐다. 코스요리에 포함된 메뉴는 단양구경시장에서 상시로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바 △디제잉 및 재즈 밴드 공연 △드라큘라 포토존 △마늘 비즈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방문객들이 단양구경시장과 축제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펩시코리아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펩시콤보는 1시간 만에 준비된 수량 300개가 모두 소진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펩시콤보는 단양 마늘을 활용한 불망치돈까스, 치즈떡갈비, 닭강정 등과 어울리는 ‘펩시 제로슈거 모히토향’ 음료가 함께 제공되는 세트 메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한우·맥주 어우러진 ‘횡성 소맥축제’ 9월 5일 개막

강원도 횡성에서 한우와 맥주가 어우러진 이색 축제가 펼쳐진다. 횡성군 공근소맥축제추진위원회는 오는 9월 5∼7일 횡성베이스볼파크에서 ‘제3회 공근 소(牛)맥 축제’를 개최한다. 축제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횡성 한우 맛 체험과 함께 원주 브로이하우스, 히든트랙브루잉, 몽트비어, 여주맥주 등 인근의 주요 수제맥주 업체 4곳이 참여해 다양한 맥주를 선보인다. 다채로운 먹거리 부스도 운영된다. 젊은 세대의 참여 확대를 위해 감성 포토존을 설치하고, 횡성 이모빌리티 페스타와 콜라보 프로그램으로 스탬프 투어를 운영한다. 이모빌리티 페스타 스탬프 투어 완주자에게는 맥주 1잔 무료 쿠폰을 현장 지급하고, 공근 소맥축제 스탬프 투어 완주자는 안전한 귀가를 위해 대리운전·택시비 5천000원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소맥축제위원회는 앞서 성공적인 축제 준비를 위해 5회에 걸쳐 추진위원회를 열어 안전관리계획 수립과 자생 단체별 임무를 분담했다. 개막일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람객 동선·응급 대응·교통·귀가 지원까지 세밀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전명수 소맥축제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제3회 공근 소맥축제가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공근면 단체장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한우와 수제맥주가 어우러진 특색 있는 축제로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 축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관광 거점 ‘허브’ 중심으로 지역관광 활성화해야“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려면 관광 거점인 ‘허브’를 중심으로 인근 소도시인와의 연계관광으로 관광 수요를 분산하면서도 권역 중심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6일 야놀자리서치, 미국 퍼듀대학교 CHRIBA 연구소, 경희대학교 H & T 애널리틱스 센터가 공동 주관한 ‘지역관광활성화의 패러다임과 실행전략 세미나에서 나온 것이다.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방소멸위기에 처해있는 현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가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 연설에 나선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교수는 “2047년에는 우리나라 시군구 229개 중 157개(68.6%)가 소멸 고위험 지역”이라며 “지역 생태계를 살리고 지방에 인구 유입을 늘리는 효과적 대안 중 하나가 지역 관광 활성화”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관광산업에 몰입해야하는 이유로 관광 산업은 서비스 산업의 핵심으로 전 세계 GDP의 10.5%를 차지하는 우량 산업인 점을 들었다. 일례로 세계 항공 여객 운송량 추이로 미뤄봤을 때, 15년마다 매출규모가 2배 이상의 규모가 커졌다고 했다. 그는 내수 진작과 외화벌이 측면에서도 관광산업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장교수는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이 국내여행 시 평균 188만원을 쓰고 간다. 이는 2024년 국민 연간 소비지출액인 1542만원의 12.2%다. 외국인 관광객 8.2명이 지역 소비 인구 1인을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지역관광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장 교수는 쏠림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중 78.4%가 서울에 방문했다. 2위는 부산으로 전체의 16.2%만이 부산을 찾아 1위인 서울과 격차가 상당했다. 내국인들이 꾸준히 국내여행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도 문제다. 관광수지 적자는 예정한 수순. 2024년에는 한국인 2869만 명이 해외로 나갔다. 장 원장은 전체 인구가 아닌, 활발한 여행이 가능한 여행인구(79세 이상과 3세 이하 제외)는 4300만 명 정도로 사실상 여행인구 3명 중 2명이 1년마다 해외로 나간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현황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 지역관광의 근본적 문제점은 ‘수요 부족’이다. 지역으로 여행하려는 외국인도 심지어는 내국인도 많지 않다는 것. 외국인 관광객이 외국인의 서울 여행에 쏠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교통수단이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73.7%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지방 공항 노선이 활성화돼 있지 않으니, 외국인 관광객의 선택지도 자연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좁혀진다. ‘지역 고유 콘텐츠의 부재’한 것도 지역관광을 외면하는 요인이라고 장 교수는 분석했다. 2024년 기준 전국 출렁다리 254개, 2025년 6월 기준 관광용 케이블카 43개, 2025년 기준 레일바이크 25개, 2024년 기준 지역축제 1170여 개다. 서로 베끼고 베낀 지역 관광 콘텐츠의 결말은 ‘공멸(共滅)’이다. 어느 지역을 가도 출렁다리,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비슷한 축제가 있다. 어느 관광객이 어딜 가도 비슷한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여행하고 싶을까. 장 교수는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해 ‘여행객 입장’에서 고객의 여정을 관리하는 체계적인 경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을 소비자로 고려한 국내 이커머스(e-commerce)서비스 체계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해야 한다. 대중교통·배달앱·숙박앱·관광지 등 플랫폼에 외국인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가령 다국어 지원, 해외 신분증으로 본인인증, 해외 카드 등록 및 결제, 해외배송 등을 수월하게 하는 것이 그 예다. 장 교수는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간 ‘연결’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역관광이 잘 되기 위해서는 실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정량적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만들고 꾸준히 이를 측정하고 결과를 축적해 나가야 지역 관광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심장초음파 검사, 꼭 받아야 할까요?

세명기독병원 심장센터 과장 서정훈 심혈관 질환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심전도 검사부터 시술적 치료를 겸할 수 있는 관상동맥조영술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중 심장초음파 검사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적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심장 질환의 진단과 치료,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검사로 꼽힙니다.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심전도 검사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실제로 심장 질환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도 심전도입니다.하지만 심전도만으로 확인할 수 없는 심장 질환도 많습니다. 바로 이때 심장초음파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심장 질환의 진단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신체 조직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이 발생하며 5년 생존율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예후가 나쁜 질환입니다. 심부전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인데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부전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인 판막 역류를 찾아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아우르는 관상동맥 질환은 가슴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진단이 늦어지면 환자의 삶의 질 저하 및 사망률을 높이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을 제외한 관상동맥 질환은 정상인 심전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심장초음파를 통한 심근 벽운동의 저하를 확인해 좀 더 민감하게 관상동맥 질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지표 심장초음파 검사는 단순 진단을 넘어 치료법 결정에 필수적입니다. 심장초음파를 통해 계산되는 좌심실 박출률, 좌심방 크기, 우심실 수축기 혈압 등의 변수는 약제 선택이나 시술 및 수술 가능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또한 최근 구조적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의 시술에 있어서 심장초음파가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치료 효과와 예후까지 확인 심장초음파는 심부전 치료 과정에서 호전 및 악화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또한 심근경색증에 동반된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검사라 할 수 있습니다. 심장초음파는 단순한 보조 검사가 아닌, 심장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며 예후를 살피는 데 있어 중요한 검사 중 하나입니다. 가슴 통증, 호흡곤란, 쉽게 피로함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심전도뿐만 아니라 심장초음파 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2025-08-18

유족급여(1)

<문> 작업현장에서 지붕 용접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산재신청을 했는데 어떠한 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답>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사망한 경우 그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유족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합니다.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이나 유족보상일시금으로 지급하며, 유족보상일시금의 경우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없는 경우에 지급합니다. <문>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는 어떻게 되나요? <답> 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 중 배우자, 60세 이상인 부모·조부모, 25세 미만의 자녀·손자녀, 19세 미만이거나 60세 이상인 형제자매 등입니다. 수급권자가 여러명인 경우 유족보상연금을 지급 받는 권리의 순위는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및 형제자매의 순입니다. <문>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없는 경우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자와 그 순위는 어떻게 되나요? <답>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자 1순위는 근로자의 사망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이며, 2순위는 사망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지 아니하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 또는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형제자매이고, 3순위는 형제자매입니다. 동순위인 경우는 상기와 같이 적힌 순서가 되고 같은 순위의 수급권자가 2명 이상이면 똑같이 나누어 지급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재활보상부(054-288-5152)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08-17

네거리의 순이(부분)

순이야, 누이야! 근로하는 청년, 용감한 사나이의 연인아! 생각해보아라, 오늘은 네 귀중한 청년인 용감한 사나이가 젊은 날을 싸움에 보내든 그 손으로 지금은 젊은 피로 벽돌담에다 달력을 그리겠구나! 그리고 이 추운 밤 가느다란 그 다리가 피아노줄 같이 떨리겠구나. 또 이거 봐라, 어서, 이 사나이도 네 커다란 오빠를···. 남은 것이라고는 때 묻은 넥타이 하나뿐이 아니냐! 오오 눈보라는 트럭처럼 길거리를 달아나는구나 자 좋다 바로 종로 네거리가 아니냐! 어서 너와 나는 번개같이 손을 잡고, 또 다음 일을 계획하러 또 남은 동무와 함께 검은 골목으로 들어가자 네 사나이를 찾고 또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인 용감한 청년을 찾으러···. 그리하여 끝나지 않은 새로운 용의와 계획으로 젊은 날을 보내라 … 임화 시인은 일제강점기 이름을 날린 저항적인 시인. 1929년에 발표된 위의 시는 당시 일제 권력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을 그려냈다. 화자와 그의 누이동생, 그녀의 애인, 세 명이 등장한다. 애인은 감옥에서 추위에 떨며 나갈 날을 기다리고, 오빠와 누이동생은 권력의 감시망을 피하며 검은 골목으로 들어가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이란 조선의 해방을 도모하는, 그리하여 애인을 되찾기 위한 계획일 것이다. <문학평론가>

2025-08-17

임금님 밥상 먹고, 역사문화 옛길 한번 걸어볼까~

어느덧 처서. 뜨겁고 독한 더위는 조금씩 뒤걸음질 치고 있다. 남도의 여름은 유혹이 많다. 바다는 반짝이고, 산은 푸르며, 밥상은 넘친다. 여행자는 고민한다. 이번 여름, 어디로 갈까. 순천에서 시작해 부여, 공주, 부안을 잇는 길은 맛과 역사, 풍경과 발걸음을 모두 채워주는 여정이다. 맛 - 전라도의 참맛을 찾아 떠나는 순천여행 전라남도 순천은 예로부터 물자가 풍부한 지역이었다. 맑은 계곡이 흐르고 바다를 면하고 있어 살기 좋은 자연적 지형은 두루 갖춘 곳이다. 조선시대 때 순천은 산과 들에서 나는 각종 식재료를 비롯한 약재, 맛있는 제철 과일과 바다에서 거두는 해산물까지 약 28종의 다양한 농수산물을 나라에 바쳤다. 순천을 대표하는 요리를 선뜻 꼽을 수 없다. 것은 출중한 요리의 가짓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만 가지 재료를 조합하여 만 가지 반찬을 차려 내니 종류를 기억하기란 쉽지 않을 터. 올여름, 식도락 여행을 위해 순천을 찾았다면 수많은 선택의 폭에서 이것만 기억하자. 왕의 밥상을 받을 것인가? 스님의 밥상을 받을 것인가? 순천의 남도정식은 순천만 칠게요리와 미나리 떡갈비를 맛 볼 수 있고 식사 반찬이 무려 11가지나 된다. 동그란 소쿠리에, 반찬 접시를 빈틈없이 채운 밥상을 보면 군침이 절로 흐른다. 가성비도 좋다. 1인 1만5000원부터 시작하며 3만원을 넘지 않는다. 순천은 전국 꼬막 종패 생산량 약 70%를 차지 하는 꼬막의 고향이다. 이 꼬막 동네에는 색다른 꼬막 요리가 있으니, 일명 ‘꼬막장’이다. 간장을 베이스로 하지만 심심하면서도 감칠맛이 돈다. 임금의 밥상에 올린 산해진미도 즐길 수 있다. 고급 한정식을 선보이는 이곳에선 미식가들만 즐긴다는 홍어삼합이 다만 한두입 맛보는 반찬이다. 즉 모든 반찬이 귀한 요리와 같으니 천천히 음미하며 즐길 수 있다. 조계산에는 송광사와 선암사가 우리나라 불교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채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순천은 다양한 산사의 음식이 발달했다. 순천산사를 즐기기 전에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을 되새겨보자. 산사의 만찬은 더덕, 도라지, 연근, 두부, 머위 등 귀한 농산물이 그 주인 공이다. 건강한 재료들로 차렸으니 속도 부담 없다. 역사 - 배울 것 많은 가족여행지 부여 부여는 개성 강한 가족 구성원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 머리 맞대고 코스만 잘 짠다면 이번 가족여행 일기의 제목으로 ‘처음으로 다투지 않았던 여름 휴가’가 낙점될지도 모를 일이다. 궁남지는 올해 ‘한국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된 유서깊은 가족여행지로 이름이 높다. 낮에는 연꽃을, 밤에는 달빛이 반사된 연못에 취할 수있다. 신라시대 인공호수인 안압지보다 무려 40 여 년 먼저 만들어졌다. 궁남지의 형태에는 신선사상이 담겨 있다. 물론 신선사상이나 조경에 대한 관심 없이도 수양버들이 둘러싼 연못은 그저 무한히 아름 답게 보인다. 만개한 연꽃을 복작복작하게 즐기다가 연못 한가운데에 고요히 자리한 포룡 정을 바라보면 들뜬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기분이다. 퇴근길, 멀리 ‘우리 집’이 보이는 것같은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포룡정으로 향하는 좁고 긴 다리를 가족과 손잡고 건너면 어느새 한동안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도란도란 꽃피우고 있을 것이다. 궁남지는 연꽃이 개화하는 여름도 아름답지만, 눈이 하얗게 내려앉은 겨울이나 특유의 색을 뿜어내는 가을과 봄 또한 매력적이다. 성흥산성 끝자락에 자리한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는 그 모양 때문에 유명하다. 이 나무는 동글동글한 여느 나무와 달리 웬일인지 몇 군데 가지가 유독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온 독특한 모양이다. 특정 각도에서 보면 마치 하트모양을 닮아 ‘사랑나무’라 불린다. 하트 모양을 확인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 사진에 담아보는 것이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재미다. 여러 TV 드라마에도 이 아름다운 나무가 배경으로 담겼다고 한다.유명세를 차치하고서도 400년 된 생명을 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일이다. 이 오래된 나무 앞에서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가족을 떠올려보자. ‘네가 가고 싶은 대로 마음껏 뻗어나가 보렴.’ 제 마음대로 뻗어나간 가지는 뿌리로부터 들려오는 이 응원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내는 것만 같다. 이곳에서 하트 모양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해도 충분히 괜찮은 이유다. 문화 - 천년 문화의 고향 공주 공주는 구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는 문화유산의 도시다. 63년간 백제 도읍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충청감영이 있으며 동학농민혁명 4 대 전적지인 우금치를 비롯해 유관순, 백범 김구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는 곳이다. 공주의 마곡사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643년에 창건되어 1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 다. 이곳은 백범 김구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1896년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선생이 수감 중 탈옥하여 은거한 곳이 마곡사다. 출가 당시 삭발을 했던 터가 남아 있고,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며 거닐었을 길은 ‘솔바람 백범 명상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태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책코스와 트레킹 코스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산사의 평화로움과 잠시나마 번뇌를 내려놓게 해주는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인파로 북적이는 관광지의 한옥마을에 지쳤 다면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공주한옥마을로 가보자. 국립공주박물관, 송산리고분군과도 가까워 잠시 둘러보기에도 좋다. 숙박하지 않아도 백제놀이터, 족욕체험장, 북스테이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인절미 만들기, 백제 복식체험, 다도, 백제책 만들기, 국궁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또한 도보 20~30분 거리의 금강 변 고마나루 솔밭은 공주 10경 중하나로, SNS에서 사진 명소로 떠오른 곳이니 이곳에서 여행의 추억을 남겨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은 특히 금강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공산성 안 성곽 둘레길을 걸으면 공주의 구·신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이 간직한 오랜 역사만큼 얽혀 있는 이야기도 많으니 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는 것은 공산성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꿀팁. 근처에는 공주시 음식특화거리인 백미고을이 있어 여행자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공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밤파이, 밤음료도 맛볼 수 있다. 유구색동수국정원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변에 형형색색과 다양한 수국을 비롯한 수종을 심어 조성한 정원이다. 비용과 관리를 지역 시민이 맡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수국이 만개하는 시기는 6~7 월이지만 해바라기 등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가을에도 유구천의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트레킹 - 걸으면서 여름을 이기는 부안 전라북도 부안은 관광지로는 친숙한 곳이다. 깊고 울창한 변산, 기암괴석이 켜켜이 쌓인 채석강, 천년고찰내소사 등은 이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새로움이란 없을 것 같던 부안에서 청춘 영화 <변산>이 탄생했다. 영화 속 청춘들은 드넓은 갯벌에서 묵은 화해를 위한 질펀한 싸움을 벌이고 마을 뒷산에 주저앉아 어쩐지 슬프지만 언제나 빛나는 노을을 바라본다. 투박한 듯, 촌스러운 듯, 아름답다. 부안은 그런 곳이다. ‘마실길’은 부안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약 66km의 트레킹 코스가 변산반도 해변 쪽으로 나 있어 밀물 때는 힘찬 파도 소리를 듣게 되고 썰물 때는 직접 갯벌을 체험할 수도 있다. 서해 낙조의 황홀경은 덤이다. 마실길 코스 중 2코스인 노루목 상사화길은 변산해수욕장의 남단 움푹 파인 곳에 자리한 송포항에서 출발한다. 송포항선비마을을 거쳐 상사화군락지, 노리목고사포, 성천포구에 이르는 5.3km 정도의 길이며 1시간 15분걸린다. 철책 초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 조성된 상사화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꽃과 잎이 동시에 있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뜻을 지닌 상사화는 7월 말 개화해 8월에 만개한다. 3코스인 적벽강 노을길은 성천에서 출발해 부안의 빼어난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천 하섬 전망대에서 출발해 반월마을, 작은당사구, 적벽강, 채석강, 격포항까지 9.8km 의 길이다. 2시간 30분 걸린다. 변산해변의 적벽강은 붉은색 바위와 절벽이 어우러져 맑은 물에 붉은색이 비친다. 석양 무렵 바위가 햇빛을 받으면 진홍색으로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5코스는 갯바위 낚시터에 놓은 테크를 따라 걷는 낭만적인 길이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늘어진 모항해수욕장이 대표 구간이다. 송산농장산림수련원, 모항해수욕장., 갯벌체험장까지 이어진 5.4km 구간이며 1시간 20분걸린다. 썰물 때는 조개 캐기, 진흙 놀이 등 갯벌 체험도 가능해 어린아이를 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반길 만한 곳이다. 몽포해수욕장에서왕포마을에 이르는 6코스의 백미는 쌍계재아홉구비길. 오르막과 내리 막이 반복되지만 원시림과 같은 청정의 숲길을 거닐며 빽빽하게 자란 신우대가 휘어져 만들어낸 터널을 지나면 자연과 하나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6.5km이며 2시간 걸린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 45곳 선정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2025년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 45개소를 선정해 31일 발표했다.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121개 주민사업체가 참여했다.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 공동체가 숙박, 식음, 기념품, 여행, 체험 등의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사업으로, 2025년 7월 현재, 50개 기초지자체에서 193개의 주민사업체를 육성, 지원하고 있다. △여주를 대표하는 도예 문화를 기반으로 지역을 알리는 ‘오감(경기도 여주)‘ △자연방목형 목장에서 즐기는 생태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식회사꿈꾸는목장(강원도 태백)’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런케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인 ’다시,정읍(전북 정읍)‘ △지역 특산물인 ’설도복숭아‘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복사꽃길청년들(경남 함양)‘ 등 지역색을 부각한 매력적인 관광사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신규 주민사업체 중 20개소는 △경기도 여주 △강원도 태백 △충남 당진 △전북 정읍 △경남 함양군 등 관광두레를 처음 시작하는 지역에서 선정됐다. 주민사업체의 사업 분야는 ’체험‘이 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식음(22%), 기념품(18%), 여행(7%), 숙박(4%)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공사는 최종 선정된 신규 주민사업체에 앞으로 최대 5년간 교육, 컨설팅, 법률 및 세무 상담 등의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이다. 공사 이영근 관광기업지원실장은 “관광두레를 기반으로 진정한 로컬 매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공사는 주민사업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지역 대표 관광사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바가지·불친절·위생논란'…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유명관광지의 바가지, 불친절, 위생논란이 화제가 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해양관광도시로 유명한 여수의 한 리조트형 호텔에서 걸레 수건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객실에 있는 수건으로 아이를 닦아주고 보니 ‘걸레’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는 이용자의 경험담이 담긴 게시물에는 이 호텔이나 여수에 대한 불만족 사례를 공유하는 댓글도 잇따랐다. 이에 앞서 여수는 맛집을 소개하려는 유튜버가 홀로 식사하는 사이 “빨리 먹으라”고 면박한 유명 식당의 영상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강원 속초시 대표 포장마차촌 ‘오징어 난전’에서도 여수와 비슷한 불친절 사례가 화제가 됐다. 지난 6월26일 한 여성 유튜버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당일치기 속초 오징어 난전 혼술, 그런데 많이 마쉽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A씨는 바다가 보이는 가게 바깥 자리에 홀로 앉아 오징어회 2마리와 오징어 통찜 1마리, 소주 1병을 주문했다. 오징어회가 나온 지 10분 뒤쯤 종업원은 A씨에게 “이 아가씨야, 여기서(안쪽에서) 먹으면 안 되겠니?”라고 말한 뒤 사라지는 모습이 비쳐졌다. A씨는 당시 매장에 빈자리가 많은 상황이었기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징어 통찜이 제공된 뒤 2분가량 지났을 때 종업원은 “아가씨 (음식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오면 안 돼?” “빨리 잡숴” “너무 오래 있네” 라며 재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울릉도의 한 식당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여행 유튜버 ‘꾸준’은 지난 19일 올린 ‘울릉도는 원래 이런 곳인가요? 처음 갔는데 많이 당황스럽네요’ 영상에서 1인분 120g에 1만5000원인 삼겹살 2인분을 시켰는데 비계의 양이 고기보다 많은 삼겹살 두 덩이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조회수 280만여회를 기록한 해당 영상에는 “찌개용도 저렇게는 안 먹겠다. 불판 코팅용으로 쓰는걸”(네이버 이용자 cbro***), “저거는 고기를 굽기 전에 불판 기름칠하는 비계덩이 아닌가요?”(happ***) 등의 분노성 댓글이 쏟아졌다. 식당주인은 직원이 고기를 내놓는 과정에서 삼겹살 용이 아닌 고기를 내놓으면서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삼겹살 파동이 일어난지 며칠 후 또 다른 유튜버가 택시 바가지 요금을 고발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유튜버는 울릉군 북면의 한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서면에 위치한 식육식당으로 이동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목적지 거리는 17km였고 택시 요금은 2만3000원으로 예상됐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택시기사는 5만 원이 넘는 요금을 요구했다. 택시에서 내린 유튜버는 “택시기사가 (앱의 경로와) 반대로 가더라”며 “반대로 가는 게 절대 더 빠를 수가 없다. 앱으로 봤을 때 2만3000원 나온다고 했는데 5만 원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는 “유명관광지에서 지속적으로 불친절, 바가지 사례가 적발되는 것은 재방문객보다 첫방문이나 단기체류객의 비중이 높아서 상인입장에서 단기 이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방문 후기, 기반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고 제주의 경우처럼 착한가게 인증제를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주문했다. 나 대표는 또 “가격을 표준화하고 부당 요금을 적발하면 과태료 뿐만 아니라 영업정지 등 강력제재를 하는 한편 친절업소와 정찰제를 지닌 업소에는 세금 감면이나 홍보혜택을 주는 정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이 가장 중요한 원인”

부비동은 얼굴 뼈 안에 들어있는 공간으로 좌우 각 5개씩을 가지며, 이들 부비동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부비동염이라 합니다. 뺨부위의 상악동, 눈 주위의 사골동, 이마 부위의 전두동과 머리 중심부에 접형동이 위치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부비동의 기능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음성의 공명에 관여하거나, 호흡 시 공기를 데워주고 습도를 조절해주거나, 재채기 등으로 발생된 비강내의 압력변화의 완충기능을 하며,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뇌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 등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감기)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그 외 알레르기, 치아감염, 외상, 수영, 악안면기형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의 생활환경에서 급격한 기온과 습도의 변화, 대기오염, 비위생적인 생활환경, 비타민 등의 영양장애도 원인이 되며, 부모가 부비동염을 가진 경우 우성 유전적 소질을 가지고 있어 자녀 부비동염의 과반수에서는 자연치유가 어렵다고 합니다. 만성 부비동염은 급성기와는 달리 전신 무력감이나 눈 주위의 부종, 안면통 등은 잘 보이지 않고 콧물, 코막힘, 후각장애, 만성두통, 후비루 등을 주증상으로 나타나 자각증상이 급성기보다 약한 것이 특징입니다. 진단방법으로는 과거 단순 방사선 촬영을 주로 사용했으나 그 정확성에 한계가 있어 현재는 부비동 전산화 단층촬영(CT)을 이용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 내부 구조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부비동염의 진단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됐으며,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전산화 단층촬영은 필수적인 검사가 되었습니다. 그 외 내시경이나 비경을 이용한 이학적 검사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 대부분 항생제와 점막 수축제 등을 2주 정도 사용해 비강 점막의 부종을 완화시켜 비강의 정상적 생리기능을 회복시켜줌으로써 치료를 도모하고,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는 일차적으로 광범위 항생제를 4-6주 사용해 치료를 시도하게 됩니다. 효과가 없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과거에는 광범위 수술적 근치술을 사용하였으나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였고 합병증이 자주 발생해 최근 부비동 내시경수술이 보급돼 현재 대부분의 부비동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수술은 비강 내 점막손상을 최소화를 목적으로 개발된 미세절삭기가 사용되어 환자들의 고통과 출혈을 크게 줄이면서 수술의 결과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비동염은 상기도 감염이 있는 경우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상기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위생에 주의해야 하며 상기도 감염이 있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 만성질환이 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여야 할 것 입니다. /김창균 가톨릭이비인후과 원장

2025-08-11

“의사의 자리는 병원과 수술실에 있다”

황일우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지난 9일 94세를 일기로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 황 교수는 전 경북대병원장, 전 대한외과학회 회장, 대구적십자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1931년 일제강점기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3세 때 경남 진주로 이사해 진주소학교를 졸업했다. 1949년 제1회 대학입학자격검정고시에 합격했으나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미루고 중학교 임시교사로 근무했다. 1950년 대구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한국전쟁 발발로 휴교를 맞아 공군 위생하사관으로 복무했다. 1952년 경북의대에 복학해 1958년 졸업했으며, 외과학교실 무급 조교로 출발해 레지던트를 거쳐 1968년 전임강사로 임용됐다. 1976년부터 1994년까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임한 그는, 주임교수로서 모든 수술을 직접 주관할 수 있었음에도 의학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과감히 분과제를 도입했다. 소아외과(장수일), 유방갑상선외과(이영하), 간담췌외과(윤영국), 대장항문외과(전수한), 위암·위장관외과(유완식), 혈관외과(김영욱) 등 지금의 6개 전문분과 체계를 정착시켜 경북대병원 외과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임상 연구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위·십이지장 소화성궤양, 소장폐색증, 외과적 갑상선질환, 비장 손상, 회장종말부 천공성복막염 등 다양한 주제로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74년 WHO 면역학연구소에서 장기이식면역학을 연구한 뒤 국내 최초로 간겸자를 이용한 간엽절제술을 연속 3례 성공시켰고, 1981년 비수도권 최초 신장이식 수술 성공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1987년 경북대병원장에 임명됐으나, 행정보다 환자 진료와 교육에 전념하겠다며 4개월 만에 사임했다. 고 황 교수는 “의사의 자리는 병원과 수술실에 있다”고 했다. 이후에도 1991년 대한대장항문병학회 회장, 1995년 대한외과학회 회장을 맡아 학회 발전에 힘썼다. 1997년 외과학교실 첫 정년퇴임 교수로 명예롭게 교단을 떠난 뒤에도 대구적십자병원장으로 3년간 봉직하며 환자 곁을 지켰다. 그는 연구와 수술, 교육을 병행하며도 환자 앞에서는 결코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은퇴 후에도 건강을 유지하며 진료 현장을 찾았고, 후학들에게는 “환자가 먼저”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제자들은 “황 교수님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의사의 존재 이유라는 점을 몸소 보여준 분”이라고 회고했다. 유족으로는 황윤진(경북대 의대 명예교수)·윤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씨, 며느리 김숙영(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이미경(랩지노믹스 진단검사의학과의원 원장) 씨가 있다. 손녀 황문주 대구의료원 내과과장, 손자 황정필 계명대 동산병원 내과 전임의가 있다. 빈소는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장례식장 특2호(053-650-4444)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국립영천호국원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11

합병증 등 예방관리 제도

<문> 일하다가 팔을 다쳐 산재로 치료받은 후 장해 12급 결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직장에 복귀하더라도 팔을 주로 쓰는 일인데 통증이 남아 있어 걱정이 됩니다. 이럴 때 공단에서 도움 받을 방법이 있나요? <답> 네. ‘합병증 등 예방관리 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업무상 재해로 요양을 종결한 산재근로자가 요양 종결 후에도 상병 또는 장해의 특성으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그 후유증상으로 인해 합병증이 발병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관찰과 간단한 의학적 처치 등을 통해 증상의 악화 또는 합병증의 예방을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문> 합병증 예방관리 대상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답> 증상별로 일정 기준 장해등급 이상일 때 대상이 되며, 보통 대상 결정 방법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① 장해급여를 청구할 때 공단이 합병증 예방관리 필요 여부를 심사해 직권으로 결정합니다. ② ‘합병증 예방관리 신청서’를 접수하면 우선 최종 장해등급 결정 시 제출된 장해진단서를 근거로 증상별 진료기준에 따라 공단 자문의사 자문, 자문의사회의 심의를 통해 의학적 필요성을 검토해 결정합니다. <문> 그러면 합병증 등 예방관리로 언제까지,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답> 증상별로 진료기간(1년 혹은 2년) 및 관리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진료는 통원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의료기관에서 행하는 진찰, 약제, 처치, 기타 필요한 의학적 조치 등이 해당됩니다. 다만, 장해급여를 받은 자(이미 증상이 고정된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산재요양기간 중의 적극적인 치료와는 관리범위에 차이가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08-10

수백년 왕버들 59그루 둘러선 ‘성밖숲’은 또 하나의 랜드마크

성주는 좀처럼 여행지의 이미지를 얻지 못한 곳이다. “성주에 대해 어떤 걸 알고 있어요?” 물어보면 참외 혹은 사드미사일 정도의 대답이 돌아온다. 그 땅에는 우리가 몰랐던, 그래서 놀라온 여러 면모가 여기저기 숨어 있다. 꼭 들러 봐야할 두번째 장소는 ‘세종대왕자태실’ 소나무 숲 높이 솟아오른 절벽 정상부 산 아래로 탁 트인 경치는 한눈에 봐도 으뜸 중 으뜸인 명당 여름 아궁이에 천천히 익혀 발효한 보리등겨장 돼지불고기에 곁들이면 보리 특유 향 입맛 돋워 △ 하늘을 향해 용틀임하는 59그루의 숲 성주읍 바로 곁에는 이천이라는 하천이 흐른다. 그리고 하천변으로 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에는 숲이 있는데, 공원을 만들고 숲을 조성한 게 아니라 그 반대다. 숲이 있어 공원이 되었다. 이 숲의 이름은 ‘성밖숲’. 이름이 아주 직관적이다. 숲의 위치가 명징하게 드러난다. 적어도 시내 한복판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름 아닌가. 성주를 처음 여행하는 사람은 한번쯤 이 숲의 이름을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성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이정표 역시 ‘성밖숲’이다. 그만큼 성주를 대표하는 곳이자, 성주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보통은 건축물을 랜드마크로 삼는 경우가 많지만, 성주만큼은 이 숲을 랜드마크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아무 생각없이 들러보면 흔하디 흔한 천변공원처럼 보이겠지만, 여기서는 반드시 나무를 눈여겨봐야 한다. 짧은 것은 300년, 최대 500년에 달하는 왕버들 59주가 늘어선 풍광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숲 자체의 면적은 1만5,000㎡(약 4,500평) 정도지만, 성주읍이라는 지역에서는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는 공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버드나무의 수명이 이렇게 길지 않다는 점이다. 이 나무는 물가에서 주로 자란다. 그만큼 빨아들이는 수분이 많다. 물을 많이 머금는다는 건 쉬이 썩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500년이라는 왕버들의 수명은 놀라운 일이다. 그토록 오래 한곳을 지켜온 나무는 저마다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하나같이 생김새가 범상치 않다. 20미터는 족히 넘을 법한 키에 가지를 활짝 펼쳤다. 수분이 많은 특징 때문인지 오랜 세월을 살아남는 동안 몸통이 멋들어지게 뒤틀려 있기도 하다. 용틀임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몸짓이다. 그런 나무가 59주나 있다. 그러니 이 숲은 보면 볼수록 놀랍고, 나무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눈을 떼기가 어렵다. △비보림(裨補林)으로 시작한 숲의 역사 나무의 역사가 500년을 헤아린다면 이 숲은 언제 만들어진 걸까. 역사를 뒤적여 보니 무려 1380년까지 기록이 거슬러 올라간다. 『경산지』와 『성산지』에서 찾은 이야기를 보자. 이에 따르면 이 숲은 성주읍의 지세가 약하다는 지관의 조언에 따라 만들어졌다. 당시 성주의 서문 밖 마을에서 자꾸만 이유없이 아이들이 죽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관이 제시한 게 숲이었다. 마을 안의 족두리바위와 탕건바위가 마주하고 있는 게 문제니 그 사이에 숲을 만들라는 거였다. 처음에는 이 자리에 밤나무를 심었다. 그러니까 성밖숲은 원래 밤나무숲이었던 셈이다. 시간이 흘러 7년 간의 왜란이 끝난 후 성주 인근의 마을은 기강이 급격하게 무너졌다는 문구가 나온다. 정확히 어떤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강이 해이해졌다’, ‘민심이 흉흉해졌다’는 표현으로 보아 생사 문제는 아닌 듯하고 아마도 거주민 사이에 불화가 거듭됐던 게 아닌가 추정해 볼 따름이다. 그런 이유로 숲의 주인은 밤나무에서 버드나무로 바뀌어 버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숲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비보림으로 만든 숲은 무려 50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냈다. 지금은 그 희소성을 인정받아 1999년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원래 성밖숲에서 유명했던 건 왕버들 군락 아래를 장식하던 맥문동의 보랏빛 꽃이었다. 여름이 절정으로 향하면 나무의 발치마다 수도 없이 많은 맥문동 꽃이 피어났다. 아쉽게도 2020년 홍수 이후로 아직까지 영 그때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간간이 맥문동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숲은 시간을 두고 마주할 필요가 있다. 조금은 여유롭게 보고 즐기며 여름의 시간을 만끽하는 게 이 숲을 여행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었다. 주말마다 이곳을 찾아오는 성주시민부터가 이곳으로 그렇게 대하고 있다. 돗자리를 펴고 챙겨온 먹거리를 나눠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 누구든 나무 그늘 아래 앉아 흘러가는 이천을 바라보는 모습. 그런 그들을 보며 나 역시 발걸음을 느리게 가져가며 숲을 즐기게 됐다. 그렇게 왕버들 군락의 춤사위를 바라보다 보면, 성주는 우리가 몰랐던 매력적인 속내를 마침내 드러내어 보여준다. △명당에 묻은 왕자의 탯줄 성주를 여행하기로 했다면 꼭 들러야 할 두 번째 장소는 단연 세종대왕자태실이다. 여기도 역시 이름 그대로. 조선의 성군 세종대왕이 낳은 왕자들의 탯줄을 모셔둔 태실이다. 조선 왕가는 자손을 출산하고 나면 그 탯줄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다뤘다. 태는 태아의 생명력을 부여한 기관이라고 봤기 때문이었다. 짧은 생각에는 궁궐 어딘가에 봉안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천하의 명당이라고 할 만한 곳을 찾아 태실을 정했고, 그곳에 예를 다해서 묻었다. 왕가의 대를 잇도록 해 준 것이기에 그만큼 귀하게 대했다. 정말 의외라고 생각했던 건, 이 멀고 먼 성주까지 찾아와 태실을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대체로 조선의 왕가의 무덤이 수도권에 있다는 걸 감안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 경기권역을 벗어난 왕의 무덤은 영월로 귀양을 가 그곳에서 숨을 거둔 단종의 장릉뿐이다. 심지어 성주는 영월보다도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 아닌가. 세종대왕은 왜 이렇게 먼 땅에 굳이 태실을 만든 것일까.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이곳을 직접 찾아가 보니 얼핏 알 것도 같았다.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숲길을 따라 올라간 곳은 높이 솟아오른 절벽의 정상부였다. 가려줄 것이 없어 햇살이 하루종일 내려오는 자리이기도 했다. 산 아래로 탁 트인 경치가 한눈에 봐도 이곳은 으뜸 중의 으뜸인 명당. 잘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바로 절감할 정도였다. 세종대왕은 이곳에 적서 왕자 19명 중 장자인 문종을 제외한 18명의 탯줄을 묻었다. 여기에 원손인 단종의 태실도 함께 만들어 두었다. 탯줄을 묻을 때도 각각 태항아리에 따로 담았고, 그 위에는 석물을 올려 장식을 했다. 그렇게 조성한 석물은 오와 열을 맞춰 가지런하게 늘어서 있다. 다만 세조의 왕위찬탈을 반대했던 다섯 왕자는 석물이 파괴돼 받침대 역할을 하는 연엽대석만 남았다. 왕자들의 탯줄이 묻힌 자리를 하나씩 둘러보며 태실을 거닐자니 왕가의 핏줄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던 세종대왕의 염원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 명당은 명당이었다. △입맛 돋우는 향토음식 등겨장의 매력 그래도 여행을 왔으면 먹거리도 찾아보는 게 순서다. 기왕이면 성주의 음식을 먹고 싶었다. 요즘은 어딜 가나 비슷한 먹거리가 주를 이룬다. 돈이 되는 걸 팔고자 하는 상인의 마음이야 모르는 것이 아니나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좀처럼 눈에 띄는 것이 없어 아쉬움이 짙게 퍼져가던 찰나, 등겨장이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성주읍의 골목 한쪽에 자리한 고방찬남경식당이라는 곳이 등겨장을 내준다고 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잘 정리된 분위기가 사장님의 심성을 엿보게 한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돼지불고기다. 등겨장은 여기에 딸려서 나오는 소스에 지나지 않는다. 사장님에게 등겨장을 물었더니, 예부터 성주 일대에서 즐겨먹던 장류라고 했다. “옛날에는 먹을 게 많지 않았잖아요. 고추장 된장을 담가 먹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마저 여의치 않을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성주사람들은 보리등겨를 반죽으로 만들어 여름 아궁이 불에 천천히 익혀서 건조한 후에 발효시켜 먹기도 했거든요. 이렇게 여름에 만든 장은 겨울이나 이듬해 봄에 먹었어요. 한번 드셔보세요. 제법 맛있어요.” 기대를 부풀리는 설명이다. 주문을 넣고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상 위로 가득 음식이 깔렸다. 돼지불고기는 간장에 잘 재워서 구운 것이다. 그냥 먹어도 짜지 않고 다소 담백한 맛이 돋보였다. 고기를 쌈에 싸고 여기에 등겨장을 올려서 입에 넣었다. 등겨장은 존재감을 두드러지게 내세우진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서서히 제 역할을 하는 듯했다. 그냥 찍어 먹어 봤다. 맛이 순하다. 보리 특유의 단맛이 뒤에서 올라왔다. 미리 지어서 온장고에 보관한 것이 아닌 갓 지은 밥에 등겨장을 더하니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아하, 좋구나. 이런 맛이라면, 일부러 찾아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글 사진 정태겸 여행작가, 정리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04

매력적인 ‘부산의 밤’ 외국인들 사로잡아

부산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관광도시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38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기록을 세운 가운데 부산광역시(시장 박형준) 야간관광 혁신 프로젝트 ‘별바다 부산 나이트 페스타’가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부산은 세계적인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 등록된 소비자 여행 만족도 분석에서 도쿄, 상하이를 제치고 동북아 8개 도시 중 2위(4.90/5.0)를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CNN과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아름다운 해변 도시 5곳’에도 포함되는 등 글로벌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이 먼저 찾는 ‘부산 야간여행’의 새로운 트렌드 올해 1분기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대만, 중국, 일본, 미국 순으로 방문했으며, 2024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하며 역대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들의 부산 여행 패턴의 변화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들은 BIFF광장, 국제시장, 해운대 등 주요 랜드마크를 방문하는 단순한 ‘관광 활동’을 보였다. 최근에는 ‘찐 부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콘텐츠가 SNS로 공유되면서 새로운 것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부산은 현지인의 일상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트렌디한 여행 도시로 부상하게 됐다. △민락수변공원 야간 산책 △송도해상케이블카 야간 탑승 △바 크롤(여러 바를 돌며 즐기는 관광) △사직 야구장 야간 경기 관람 등 색다른 야간 콘텐츠들이 해외 블로그와 SNS를 통해 확산되며 ‘부산만의 야간관광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경관+콘텐츠’ 결합한 부산형 야간관광 생태계 부산 야간관광의 매력 요소는 야경과 콘텐츠의 시너지다. 초대형 이벤트부터 소규모 감성 콘텐츠까지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통합 야간관광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성공 요인이다. 특히 광안대교를 무대로 한 ‘M드론라이트쇼’ 상설 운영 이후 광안리 인근 상권이 되살아나는 등 야간상권의 중심이 과거 야간관광 1번지였던 해운대에서 광안리로 이동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야간관광의 진짜 ‘반전미’는 체험형 야간 콘텐츠다. ‘별바다부산 원도심 나이트 미션투어’는 스토리텔링과 상황극이 결합된 콘텐츠로 작년 기준 만점에 가까운 참가자 만족도(4.94/5)를 기록했다. 화명생태공원의 △별바다부산 나이트 마켓과 다대포해수욕장의 △나이트 뮤직 캠크닉 앤 트래블쇼는 기존 관광지가 아닌 로컬 공간을 야간관광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지역 전통주 팝업, 로즈나잇 요가 등 감성적인 체험형 콘텐츠들이 젊은 세대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핫한 ‘야구 경기 관람’과 경기 후 즐기는 ‘애프터게임 문화’는 부산만의 독특한 야간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경기 후 주변 번화가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야간 액티비티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K-스포츠 관광 경험을 만끽하게 한다. 전국 최고 야간 인프라, ‘24시간 도시’ 부산 2022년 한국관광공사 야간관광 실태조사에서 부산은 야간관광 경험·희망·만족도 부분에서 모두 최고점을 달성했다. 특히 야간 볼거리·즐길 거리와 야간 이동 편의성에서 전국 1위 만족도를 얻었다. 또 다른 부산의 강점은 다중 거점형 야간관광 도시라는 점이다. 서면·해운대·광안리·남포동은 물론, 다대포·화명동·사직동을 포함한 전역에서 야간관광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췄다. 심야까지 안전한 대중교통망과 함께 부산관광공사는 ‘비짓부산패스’, ‘위챗페이’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 관광객 편의성도 대폭 개선했다. 2025년 ‘별바다 부산 나이트 페스타’ 전역 확대 2025년 별바다 부산 나이트 페스타는 부산 전역을 아우르는 축제로 확대된다. 7월부터 4개월간 진행되는 나이트 페스타는 전년보다 한층 강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글로벌 야간관광 도시로서의 입지를 공고화할 예정이다. 다대포 해변공원과 용두산공원부터 화명생태공원, 부산시민공원, APEC 나루공원까지 올해는 부산 전역이 야간관광의 장으로 변신한다. 밤에도 안전하고 반전미 가득한 야간 콘텐츠로 국내외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 중이다. 7~8월 여름 휴가철에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부산의 로컬 감성과 함께 색다른 투어를 즐길 수 있는 △부산 원도심 나이트 미션투어 △부산근현대역사관 나이트 키즈투어가 운영된다. 특히 올해 국립부산과학관과 협업해 새롭게 선보이는 △사이언스 앤 매직 키즈밤놀이터 및 가족과학캠프와 별바다부산 대표 프로그램인 △리버 디너 크루즈는 여름철 가족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부산이 국내 야간관광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야간 인프라와 차별화된 콘텐츠, 그리고 별바다부산 나이트페스타와 같은 혁신적인 야간관광 프로젝트가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산만의 바다와 도시가 어우러진 야간 경관, 그리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야간 콘텐츠를 통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시대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04

나주 영산강 ‘한반도지형’ 이제 한 눈에 본다

한반도 지형을 쏙 빼닮아 전남 나주의 9경(景) 중 하나로 잘 알려진 ‘영산강 느러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나주시는 영산강의 아름다운 비경과 역사·지리적 상징성을 조망하는 전망대를 동강면 곡천리 일원에 세우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영산강 하류인 이곳은 강의 물길이 한반도 지형을 닮은 곳으로 강폭이 500∼600m에 달하는 등 강원도 영월 동강과 비교해도 월등히 넓고 웅장하다. 나주시는 총사업비 95억원을 들여 전체 면적 800㎡에 높이 43m(5층)의 전망대와 야외마당, 각종 조경과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전망대는 외부 환경에 강하고 유지와 관리 효율성이 높은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 강화유리 등을 활용하고 360도 파노라마 뷰를 확보해 다양한 각도에서 영산강과 주변 자연경관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야간에는 미디어 프로젝션과 조명 연출을 통해 영산강의 곡선미와 한반도 형상을 테마로 한 화려한 야경을 선보인다. 올해 설계를 마무리한 뒤 내년 3월 착공, 2027년 8월 준공할 계획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한반도 지형 전망시설이 완공되면 영산강의 수려한 경관과 나주의 지리적 상징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나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04

직립보행이 남긴 척추질환, 이제는 UBE 수술이 해법

△인류의 진화와 척추 수술 인류가 유인원에서 분화하여 직립보행을 시작한 건 약 6백만~7백만 년 전쯤이라고 한다. 이 시기를 시작으로 우리의 척추는 S자형 곡선을 가지게 되었고, 골반은 짧고 넓은 형태로 진화했다. 이러한 진화는 인간에게 두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큰 이점을 주었지만, 동시에 척추에 가해지는 중력의 압력을 감당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그 결과로 지금 우리가 겪는 다양한 척추 질환—척추 전방 전위증, 추간판 탈출증, 척추 측만증 등—은 사실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인간의 숙제일지도 모른다. 그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할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와 함께 인대와 디스크가 두꺼워지고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고, 약물이나 주사치료로 조절되지 않으면 결국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 수술, 상처가 너무 크지 않나요?” 진료 현장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다. “척추 수술은 상처가 너무 크고, 회복도 오래 걸린다던데요?” 많은 분들이 과거의 척추 수술—특히 미세현미경하 감압술을 떠올리면서, 허리를 길게 절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수술 자체를 꺼리곤 한다. 물론 미세현미경 수술은 과거에 비해 정교하고 안전하게 발전해 왔지만, 여전히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허리에 큰 상처’라는 두려움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기술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척추관 협착증 수술도 훨씬 덜 부담스럽고 회복이 빠른 방법들이 생겨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UBE 수술(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다. △작은 절개, 더 정교한 접근 – UBE 수술 UBE 수술은 허리에 두 개의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동시에 넣어 진행하는 수술이다. 기존의 현미경 수술보다 절개 범위가 작고, 수술 부위를 더 넓고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출혈이 적고, 감염 위험이 낮으며, 수술 후 통증도 현저히 줄어 환자분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많은 환자들이 이 UBE 수술을 통해 척추관 협착증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긴 절개가 부담돼서 수술을 미뤘던 분들도, 이 수술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기술은 사람을 향해 나아갑니다 우리 몸이 진화하는 데는 수백만 년이 걸렸지만, 의료 기술은 단 몇십 년 만에 믿기 어려울 만큼 발전했다. 한국의 척추 수술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을 넘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그 중심에 UBE 수술이라는 패러다임이 있다. 혹시 지금 약물과 주사로도 해결되지 않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고생 중이라면, “수술은 무조건 크고 무섭다”는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현대 척추 수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전문의를 통해 설명을 듣기를 권한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인간을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란다.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