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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사상 최고’ 33단계…항공권 가격 급등에 여행시장 ‘출렁’

최병일 기자
등록일 2026-04-20 15:12 게재일 2026-04-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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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가 급증하면서 여행업계 전반의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_클립아트코리아 제공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최고 단계에 도달하며 항공·여행업계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고유가 장기화 속에 현행 산정 체계의 한계까지 드러나면서 제도 개편 필요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현행 1~33단계 체계에서 최고 구간인 33단계(470센트 이상)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월 18단계에서 무려 15단계나 급등한 수치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부담도 급증했다. 대한항공은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7만5,000원에서 최대 56만4,000원까지, 아시아나항공은 8만5,400원에서 최대 47만6,200원까지 부과하기로 했다.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왕복 기준 약 100만 원을 웃도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현재 유류할증료 체계가 실제 유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는 갤런당 120센트 이상부터 10센트 단위로 단계를 올리는 구조인데, 이번 평균 유가를 기준으로 하면 사실상 37단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제도상 최고 단계는 33단계에 묶여 있어, 그 이상의 상승분은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업계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유류비 부담은 급증했지만 이를 요금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고, 추가 인상은 곧바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준에서도 소비자 체감 부담이 상당한 상황에서 단계 확대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당분간 비용 절감과 유가 헤지 확대 등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류할증료 제도는 2005년 국제 유가 급등 당시 항공사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후 2016년 거리 비례 방식으로 개편되며 노선별 형평성을 보완해왔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급격한 고유가 국면에서는 제도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여행시장도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항공권 가격 상승은 해외여행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장거리 노선은 비용 부담이 크게 늘면서 여행 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해외여행 시장에 다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여행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여행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여행업계에서는 코로나 19수준의 위기가 다시 찾아 온 것 같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 이란 전쟁은 휴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전쟁이 끝나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려면 최소 5개월 이상 걸린다는 것 때문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의 관계자는 “이번 전쟁으로 여행업계의 위기감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여행사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무급휴직이나 단축근무 같은 비상경영을 실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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