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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美사과 들어오면 경북농가 견딜 수 있을까

미국산 사과의 국내수입이 허용되면 경북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가격이 국산의 절반 수준인 데다 맛과 식감 등 품질 전반에서 큰 차이가 없어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경북은 국내 사과의 60% 이상을 생산한다.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미국 사과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사과의 주종인 ‘후지’ 품종(76%)이 수입되면 가격이 1㎏당 4440원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2020∼2024년 국산 사과(상품 기준) 도매시장 평균가인 6050원의 73% 수준이며, 지난해 1∼8월 평균인 867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만약 사과 수입이 현실화하면 우리 사과농가가 존폐위기에 놓일 수도 있는 가격이다. 현재 수입을 막는 유일한 장치는 검역 절차다. 미국산 사과는 지금까지는 WTO의 위생·검역(SPS) 규정에 따라 설정된 ‘8단계 수입위험분석’ 절차 중 2단계에 머물러 국내로 들어오진 않는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호주 등 11개국이 검역절차를 신청했지만 통과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과일류 검역 절차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 언제든 검역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안 그래도 미국이 오는 4월 27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검역전문가 회의’에서 사과 검역 절차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산 사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후지’ 품종을 제외하면 관세가 없고, ‘후지’ 품종도 2031년이면 관세가 사라지는 탓에 사실상 검역 절차가 수입을 막는 마지막 빗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에선 거듭 농산물 추가 개방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은 위생 및 검역 절차의 간소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사과농가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가 우선 미국과의 검역·통상 대응에 총력을 쏟아야겠지만 사과 주산지 조합이나 농가 차원에서도 가격·품질 경쟁력 강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2026-01-11

첨단 디지털 도시로 산업지형 바뀌는 구미

삼성 SDS가 구미에 하이퍼 스케일급 AI데이터 센터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초기 투자 규모가 4273억원 정도며, 향후 서버 등 장비 반입까지 고려하면 조단위 투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특히 삼성의 이번 투자는 수도권 데이터 센터의 전력 포화문제를 해소하고 미래 AI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비수도권을 선택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구미시는 이번 AI센터 건립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구미 산업지형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미가 추진해온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지정 이후 이번 투자는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 인프라 성과며 구미의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 산업구조에서 AI연산과 데이터 기반 역량으로 결합하는중대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삼성의 60MW급 AI데이터 센터 구축을 구미의 AI혁명의 신호탄으로 본다. 구미 하이테크밸리에서는 이미 민간 컨소시엄인 퀀텀일레븐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어서 구미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 데이터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AI 인프라 확장은 구미의 주력산업인 방위산업과 전자산업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한화시스템 등 지역 기업들의 제조공정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산업 효과가 상당할 거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반도체 특화단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청년에게 양질의 IT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재"로 평가했다. 지역에서 양성된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지방소멸의 주된 원인이다. 삼성의 AI센터 건립이 지역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인재를 지역에 남게 하는 전환점이 된다면 국가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특히 불량제품을 불태우며 삼성의 애니콜 신화를 창조했던 구미공단에 AI센터가 들어서는 것은 구미 도시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그간 구미시는 AI센터 유치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완공될 때까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2026-01-11

대구시는 ‘AX선도 도시’에 사활 걸어야

우리는 DX(디지털 전환)시대에서 AX(인공지능 전환)시대로 가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 AX 전환은 산업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의 핵심축이란 측면에서 이보다 시급한 과제는 없다. 이 시대 우리 앞에 놓여진 가장 큰 도전이다. 정부는 지난해 10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AI 대전환(M.AX)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가진 바 있다. AI 제조혁신 대장정을 선언한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이 AX 전환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미국과 중국, 일본이 제조현장의 AI 전환을 국가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어 우리도 뒤지지 않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박람회의 올해 키워드는 ‘피지컬 AI’다.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기술들이 물리적 환경에서 실제로 구현되는 시대가 바로 눈앞에 온 것이다. 세계가 AI를 이용한 혁신적 기술 개발에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가 제조업을 비롯해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대대적인 산업 대전환에 나선다고 한다. AX 선도도시를 목표로 대구형 M.AX 생태계 조성, 미래산업 특화형 AX 가속화, 산학연관 AX 원팀 구축 등 4대 전략도 발표했다. 또 개별기업을 넘어 산업단지 전체를 AI로 연결하는 AX 실증산단 공모에도 적극 나선다고 한다. 대구지역 산업은 섬유중심 제조업에서 미래산업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AX 대전환은 필수다. 특히 대구는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가 있고, 수성알파시티에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포진해 AX를 선도하기 적합한 도시다. 대구시가 목표로 하는 글로벌 AX 선도도시를 위해선 인재와 기업이 찾아올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제2의 알파시티 조성이나 지역대학과의 연대도 중요하다. 기술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지역대학에서 과학자를 양산해 지역에 투입시켜야 한다. 대구시는 AX 전환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반드시 전국 최고의 AX 선도도시로 남아야 한다. 그래야 지역경제도 희망이 보인다.

2026-01-08

전통시장 활성화, 지역경제 지키는 역할한다

경북도내 39개 전통시장이 새해 정부가 공모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35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비를 따냈다고 한다. 포항 연일시장과 구미 선산봉황·영주 선비골·청송 진보·성주 시장은 특성화 사업 분야에, 포항 영일대북부·경주 안강·안동 구·신시장은 안전관리패키지 공모사업 등에 선정됐다. 상당수가 5일장인 이들 전통시장에는 시설현대화와 특성화 사업, 그리고 해당지역 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사업이 추진된다. 경북도는 이들 외에도 올해 도내 전역의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3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시장 현대화와 특성화(문화관광·디지털 전환) 사업 등을 펼친다. 그리고 상권 공동화를 막기 위해 ‘빈점포 상생거래소’ 사업도 처음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경북도가 인구 소멸로 활력을 잃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행정력을 집중시키는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은 대부분 5일장에 대한 다양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각 시·군마다 읍면소재지에서 5일만에 열리는 장터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 외에도 공동체의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들고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서면서 농촌이나 도시할 것 없이 모든 장터나 골목상권이 빈사(瀕死)상태에 놓이게 됐다. 대기업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막힘없이 동네상권에 진출을 하고 있으니 자본력이 약한 상인들이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 최대명절인 설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이번 설에는 대형 유통업체 대신 시골 5일장이나 골목상권에서 대목장을 봤으면 한다. 똑같은 돈을 5일장이나 골목상권에서 쓰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백화점 또는 대형마트에서 쓰면 그 돈은 즉시 본사가 있는 서울로 가 버린다. 이런 의미에서 전통시장이나 동네가게는 공동체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한다. 도시농촌 할 것 없이 동네가게들이 장사가 안 돼 하나 둘 문을 닫으면 그 지역 전체의 경제활동이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다.

2026-01-08

경주 관광의 허브로 뜬 국립경주박물관

최근 들어 문화유산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립중앙박물관은 1년 누적 관람객 수 600만명을 돌파해 개관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국민의 문화향유권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한류 문화 확산에 따른 해외관광객의 관람 증가 때문이란 분석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바티칸박물관, 영국박물관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객 수로 세계 4위에 올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14개 박물관 중 가장 큰 규모의 박물관이자 신라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의 대표 박물관이다. 수만 점의 신라시대 유물이 전시돼 천년왕국 신라의 압축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신라 금관을 비롯해 천마총 장신구, 성덕대왕신종 등 국보급 유물들도 많이 있다. 경주 여행에 앞서 박물관부터 먼저 방문하면 천년고도 경주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지난해 경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200만명(정확히 198만명)에 육박했다.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효과와 더불어 신라금관 특별전 등과 같은 기획력이 관람객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경주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로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많이 높아졌다. 지금은 APEC 성공 개최를 발판으로 포스트 APEC 준비에 바쁘다. 이른바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경주를 향해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주포럼을 통해 세계유산도시 간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APEC 문화전당 조성과 보문단지의 리노베이션 등을 통해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경주 위상을 확실히 다지고자 노력 중이다. 국립경주박물관 관람객 증가가 신라금관 특별전의 영향이라지만 그 이면에는 APEC 효과에 따른 관광수요 증가도 한몫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관람객 증가를 단순히 수치 증가로 보지 말고 문화관광도시 경주의 위상 변화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경주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주에 가면 국립경주박물관부터 찾는 경주 관광의 허브가 되게 박물관도 수요 증가에 맞는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

2026-01-07

‘한동훈 징계’ 앞두고 폭풍 속에 휘말린 국힘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윤리위원회 구성 잡음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전 대표 징계를 강행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6일 윤민우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당시 비상계엄에 연루됐던 국군방첩사령부 자문위원을 지냈고, 지난 2023년 언론기고에서 “개딸의 이재명 사랑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질투와 연동되어 있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를 두고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김건희 용비어천가를 부른 분이 윤리위원장이 될 수 있는 건가”라고 반발했다. 그는 ‘당론에 어긋나는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당무감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 권고를 받아 윤리위에 넘겨진 상태다. 윤 위원장이 8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정식 임명되면 바로 한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 게시판 사건’ 징계 수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 가족들이 당원게시판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하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했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친한계에서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쓰지 않은 글이 조사 결과에 포함됐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당 일각에서는 위원장뿐만 아니라 위원 인선 내용도 문제가 많다며 강한 반발이 나왔었다. 이 때문에 윤리위원 7명 가운데 3명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당 지도부는 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6일 현재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윤 위원장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원 징계 권한을 가진 윤리위가 가동되면, ‘당원게시판 사태’를 둘러싼 징계 안건이 가장 먼저 다뤄질 것이다. 하지만 윤리위원장과 위원 선임에 대한 당내 반발이 커 윤리위 결정에 대한 승복문제로 국민의힘은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지지세가 쪼그라들고 있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지게 되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된다. 장동혁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이 자멸의 길로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2026-01-07

TK지방선거 과열···현안 공론화 기회 되길

지난 연말 추경호(달성군) 의원에 이어, 5일에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의원이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도지사와 대구시장에 도전한다고 공식 선언해 국민의힘 TK지역 공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당 지지율이 저조해 ‘인물난’을 겪는 다른 지역과는 대조된다. 일각에선 TK 중견 의원들의 출마 러시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 지도부의 공천을 받는데 급급해 ‘보신주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 가는 지적이다. 안 그래도 정치권에서는 TK 의원들이 장동혁 대표의 ‘강성 드라이브’에 대해 침묵을 지키며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추경호·최은석 의원 말고도 대구시장 선거에는 조만간 국민의힘 현역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6선인 주호영(수성구갑) 국회부의장과 4선의 윤재옥(달서구을) 의원이 출마를 서두르고 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했던 유영하(달서구갑) 의원도 2월 들어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 전·현직 구청장 중엔 이미 선거전에 뛰어든 사람도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는 것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경북도지사 선거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에 앞서 이미 이철우 지사가 ‘3선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경북 북부권에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전 국회의원도 이달 중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5일 신년 단배식을 열고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현재 PK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여당 지지세가 TK로 확산하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안동이 고향인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인재풀을 가동할 경우 TK지역 선거 판세가 요동칠 수도 있다. TK지역에는 현재 신공항 건설과 행정통합, 2차 공공기관 유치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러한 지방의제가 공론화하는 장(場)이 됐으면 한다.

2026-01-06

늘어난 고령자 운전사고, 정밀한 대책 나와야

급속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이 내는 교통사고도 증가한다. 2023년 기준 고령 운전자 사고 발생 비중은 전체 교통사고의 15.7%다. 사고 사망자 사고는 24.3%로 조사됐다. 경북 포항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최근 3년간 매년 5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50%가량이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고령자 운전사고는 비고령자보다 65%나 높게 발생하며 치사율도 높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가피한 현상이나 이에 대한 보다 정밀한 대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고령층의 교통안전을 목적으로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도를 시행하나 전국적으로 자진 반납 비율은 저조하다. 특히 농촌지역이 많은 경북 등은 면허 자진 반납률이 1%대에 머물러 실효성이 거의 없다. 면허 자진 반납률을 보면 서울 2.6%, 부산 3.2%, 대구 2.8%인데 반해 농촌지역인 경북은 1.7%, 충북은 1.1%다. 농촌지역 반납률이 이같이 떨어지는 이유는 도시보다 불편한 교통 인프라 때문이다. 도시처럼 택시가 잘 잡히지도 않아 면허를 반납하는 순간부터 갇힌 신세가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고령 운전자 사고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제도 관점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고령자에게 운전을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고령자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통해 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개선하는 것이 좋다. 한편으로는 이런 제도 개선을 통해 시민의 안전도 지키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면허관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나이 기준보다 실제 운전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적성검사 주기 단축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차량에 첨단 안전장치를 보급해 고령 운전자의 신체적 한계를 기술로 보완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예방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관심이 높아져야 사고도 줄일 수 있다.

2026-01-06

딜레마에 빠진 신공항, 공론화로 해법 찾아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지부진한 TK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더 이상 정부만 바라볼 수 없다”며 “대구시와 경북도가 빚을 내서라도 재원을 마련, 시작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지난 연말 기자 간담회서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1조원씩 지방채 발행 형태로 금융권 대출을 내 신공항 사업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처음 꺼낸데 이어 연초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신공항 착공이 1년 늦으면 지역발전은 10년 늦는다”며 “부산가덕도 신공항보다 개항이 늦으면 항공노선을 선점할 기회도 놓치니 사업 착수부터 하자”며 대구시의 공동 분담을 압박하고 있다. 이 지사의 제안이 교착상태에 빠진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앞으로 진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지사 의견대로 할 경우 지자체가 금융 리스크를 분담함으로써 민간사업자의 참여 유도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 2030년 개항목표 달성 가능성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거나 재정 리스크가 커질 부정적 면도 있다. 대구시장이 공석이라 대구시의 동참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변수다. TK신공항 사업은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대표의 약속에도 올해 정부 예산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지금 상태라면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다. 대구와 경북이 명운을 걸고 시작한 대형 프로젝트가 사실상 좌초될 위기다. 대구시장 선거를 앞둔 가운데 지역정치인의 시장 출마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우리지역의 최대 현안이자 난관에 봉착한 TK 신공항 사업에 대한 시장 출마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지사의 1조원 차입론에 대한 의견과 출마자 각자의 해법을 모아 공론화시키는 방법이다. 그들이 제시한 해법을 중심으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대구시는 이를 정책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 지사의 지적대로 절체절명의 사업을 앉아서 기다리다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2026-01-05

국힘, TK만 이긴 ‘2018년 地選’ 잊어선 안 돼

지방선거가 5개월도 안 남았는데 국민의힘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전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연말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내일 바로 선거한다면 2018년 지방선거 때처럼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빼고 다 뺏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당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대구와 경북만 빼고 15개 광역단체장 자리를 민주당에 내줬다. 국민의힘은 그 이후 2020년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기록했고, 2021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취임해 당명과 정강·정책을 전면 쇄신한 뒤에야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정당 지지율이 형편없이 떨어지니까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뛰겠다는 비중 있는 인물도 별로 없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현 시장과 나경원 의원 외엔 대안이 없고, 경기도지사 선거는 안철수·김은혜 의원의 불출마 기류 속에 유승민 전 의원마저 등 돌린 상태다. 인천과 충청권 역시 현역 재출마 외에는 눈에 띄는 도전자가 없다. 상대 당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인식이 당내에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보수 대통합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전히 ‘내부 단합이 먼저’라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2일 “당내 통합을 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먼저 제거되어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를 징계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보수통합을 위한 ‘장(장동혁)·한(한동훈)·석(이준석) 연대’ 성사 가능성도 물 건너간 셈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최근 “지방선거에서 국힘과 강한 경쟁을 하겠다”며 연대론에 선을 그었다. 현재로선 국민의힘은 고립무원 상태다. 당이 이처럼 존립 위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지도부가 외연 확장은 외면한 채 오히려 내부 갈등을 유발하는 쪽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2026-01-05

연초부터 속도내는 충청·호남권의 통합 추진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추진키로 한데 이어 광주와 전남도 행정통합에 시동을 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해 광역단체 간의 행정 통합론을 띄우면서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이 올 6월 광역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양 시도 간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2일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단체장은 “올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양 지역 통합추진협의체를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작년 행정통합에 합의한 대전·충남은 1월 중 대전·충남통합 특별법 발의, 2월 중 본회의 통과를 추진 중이다. 광주·전남도 대전·충남과 같은 타임라인으로 특별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청과 호남에서 통합 논의가 갑자기 불붙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독려가 주효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민주당 소속 대전·충남 국회의원을 초청해 “대전·충남 통합을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수도권 과밀문제의 대안으로 통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광주·전남 국회의원도 불러 똑같은 취지의 간담회를 가진다고 한다. 대구와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역단체 행정통합을 시도했으나 홍준표 시장의 대선 출마로 지금은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현재로선 새 단체장 선출이후 이 문제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충청과 호남의 통합 추진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대구·경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은 권역 통합을 통한 인구를 늘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국가 자원 배분 시스템이 권역 중심으로 재편됨을 의미한다. 대구·경북이 통합의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 예산이나 국책사업 유치에 불리해진다는 뜻이다. 중앙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모든 국가 자원이 통합권역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을 지역 정치권은 잊어선 안 된다. 충청과 호남이 경쟁하듯 통합을 서두는 것도 공공기관 이전 등 국가자원 배분의 선점을 노린 것이다. 대구와 경북 지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2026-01-04

국힘 위기 극복, ‘보수통합’ 외에 다른 길 있나

6·3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보수 대통합’이 화두로 떠올랐다. ‘자강(自强)’을 내세우며 강성 당원 중심으로 당을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노선 변경을 촉구하는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을 예방한 장 대표에게 미래를 위한 따뜻한 보수를 강조하며, “‘수구 보수’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난 연말부터 분출하고 있는 보수 통합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충고다. 하루 앞선 새해 첫날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모두 모인 신년 인사회에서 “우리 당이 목소리가 높은 극소수 주장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동안 우위를 차지했던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최근 여당 후보들과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같은 처지인 박형준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도 모두 장 대표에게 포용적 리더십을 요구했다. 이날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나오는 유승민 전 의원도 CBS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지금 국민의힘은 최악으로 쪼그라들었고, 이런 모습으로는 도저히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했고, 보수진영의 주요 축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보수는 윤석열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유력 보수인사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장 대표는 여전히 자강론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이나 연대가 자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윤 어게인 스피커’들에 둘러싸여 당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면 ‘집토끼’인 보수 유권자들도 등을 돌리는 날이 올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지지율 추세를 보면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면하려면 범보수 세력이 통합해 외연을 넓히는 길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2026-01-04

새해 2차 공공기관 유치에 ‘TK命運’ 걸어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방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지 체크해봐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해당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성 지시로 보인다. 그는 전북 전주 혁신도시에 입주한 국민연금공단을 예로 들면서 “주말이면 직원들이 다 서울로 가버린다. 유치 효과가 미미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지방이전 공공기관 대부분은 원래 취지와는 달리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구 동구 신서동과 경북 김천 율곡동에 조성된 혁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주말이면 텅 빈 도시로 변한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이 낮은데다, 해당 지역민도 생활인프라가 열악해 이사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대구 혁신도시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통·교육·문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니 공공기관 직원들이 장기 정착하지 못하고, 시민들도 이사 오기를 꺼린다. 이 상태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새해에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월 12일 열린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새해에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이전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현재 대구시는 대법원과 IBK기업은행,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국립치의학연구원 등을, 경북도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을 유치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유치는 비수도권 지자체로선 명운(命運)이 걸린 문제다. 희망하는 공공기관 유치에 성공하려면 대구·경북 모두 현재의 혁신도시를 누가 봐도 살고 싶은 ‘수준 높은 도시’로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혁신도시에 교육·의료·문화 등 분야별 생활 인프라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2026-01-01

대구공항이 활성화돼야 신공항도 힘 받는다

대구시가 올해부터 대구공항발 해외직항 노선 확대를 위해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고 한다. 대구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에 대한 재정지원금 예산을 작년보다 63% 늘리는 한편 조례 개정을 통해 항공사 지원 대상과 범위도 확대했다. 대구공항의 활성화는 지역민의 편의 증대 의미 이상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 외국 관광객의 유입과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대구시의 국제적인 도시 위상이 올라가고, 도시의 국제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대구공항 활성화는 대구시 발전을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할 주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대구공항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 해도 전국의 지방공항 중 이용자 수가 상위권에 든 공항이었다. 2019년 대구공항 이용객 수는 467만 명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지금까지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공항 활성화 노력이 부족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다른 지방의 국제공항이 도약하면서 지금은 청주공항보다 이용객 수가 적다. 현재 대구공항은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등 8개국 14개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나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비해 시간대와 목적지, 공항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다. 많은 대구시민이 김해공항을 이용하거나 인천공항까지 가야하는 시간 낭비와 경비 부담을 안고있다. 대구시가 올해부터 대구공항의 국제노선을 강화키로 한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보다 많은 투자로 공항 활성화를 적극 이끌어 내야 한다. 특히 대구공항 활성화는 사업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은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구공항의 국제화가 촉진되고 수요가 늘면 신공항을 조기에 건설해야 하는 이유와 명분이 쌓인다는 논리다. 정부 지원을 이끌 명분도 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신공항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도 대구공항의 활성화는 필수다. 대구의 경제성장은 대구공항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대구시는 공항 활성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2026-01-01

청와대시대 재개···민심과 멀어져선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에 청와대시대가 다시 열린 것이다. 세종 대통령집무실 완공 목표 시점이 2030년인 만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의 청와대 복귀는 불법계엄으로 조기 퇴진한 전 정권과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하기도 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근 “청와대로 돌아오는 것은 대한민국을 리부팅(재시작)하는 정상화의 상징”이라고 말했었다. 대부분 국민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무리한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 정부가 청와대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이재명 정부는 과거 청와대가 ‘구중궁궐’이자 권부(權府)의 중심지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는 점은 늘 상기해야 한다. 청와대 터는 25만 ㎡에 달해 과거 대통령들은 경내를 이동할 때도 차를 타야 할 정도였다. 청와대로의 복귀가 대통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이를 감안해 본관과 여민관에 설치된 집무실 중 여민관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한다. 핵심 참모인 3실장(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도 여민관에서 근무하도록 한 것도 잘한 결정이다. 쟁점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참모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것은 권부의 불통을 막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재명 정부 앞에는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중의 패권 경쟁과 북한의 위협 등 외교적 난제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데다,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정치권은 극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청와대시대 개막’은 대한민국의 외교·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이 대통령이 새해에는 더욱 귀를 활짝 열고 민심을 챙기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2025-12-29

국제무대 나선 수성구의 공공캐릭터 ‘뚜비’

대구 수성구의 대표 캐릭터 뚜비가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시장에 진출해 호평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뚜비는 20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일러스트레이션 크리에이티브 쇼에 참가해 홍콩 현지 에이전시와 IP 수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자치단체 공공캐릭터로서 IP수출 협약은 드문 일로, 지자체 캐릭터의 해외시장 진출 전망을 밝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망월지 두꺼비를 모티브로 탄생한 뚜비는 공공 캐릭터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로 소문나있다. 지난 9월 문화관광부 주최 대한민국 우수문화상품(K-RIBBON)에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얻었고, 공공분야에서 굿즈 판매 신기록도 세웠다. 공공캐릭터는 과거처럼 단순히 기관의 상징물로 인식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시민과 소통하고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브랜드 자산으로 커가야 한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캐릭터 구마몬의 사례가 이를 잘 입증한다. 구마몬은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공공캐릭터다. 구마모토현에는 역, 버스, 전차, 호텔 등 관광객이 갈만한 곳은 모두 구마몬이 붙어있다. 인형, 라면, 생수, 학용품에 이르기까지 구마몬 캐릭터가 들어가 연간 관련 상품 매출만 1조원이 넘는다. 일본 브랜드 연구소는 구마몬의 성공 이후 구마모토현의 인지도가 전체 지자체 중 32위에서 18위로 급상승했다고 했다. 두꺼비를 소재로 한 뚜비는 친환경적 이미지와 연결돼 대중의 공감대가 큰 캐릭터다. 굿즈 출시 18개월만에 누적 매출액 2억1800만원을 기록해 일반 기초단체 캐릭터 평균 매출액을 훨씬 상회했다. 아직은 지방에 국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홍콩쇼 참가를 계기로 전국적 이미지를 올리는 노력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상품화에 나서 경제적 가치 증대도 적극 유도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많은 지자체가 캐릭터를 제작, 홍보에 나서지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홍콩전시에서 받은 뚜비에 대한 시장 반응을 면밀히 분석해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한편 과감한 영역 확장에 나서는 시도도 필요하다.

2025-12-29

포항시 무탄소 에너지 선도도시 길 열었다

정부가 지산지소형 분산에너지 시스템의 활성화를 위해 첫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경북에서는 유일하게 포항시가 선정됐다. 정부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한 지역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지역내 생산된 전력을 인근의 전기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다. 포항의 주력산업인 이차전지와 철강 등 전력 수요가 많은 기업의 전력비 절감과 함께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획기적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대가 크다. 포항시가 기후부에 제시한 모델은 무탄소 에너지 공급시스템이다. 영일만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그린 암모니아 기반의 수소엔진 발전소를 통해 무탄소 분산전원을 상용화해 청정전력을 지역 수용 기업에 직접 공급한다는 것. 암모니아에서 청정수소를 추출한 뒤 수소엔진 발전기를 통해 전력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전혀 발생 않는다. 이 사업의 컨소시엄 업체로는 GS건설과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아모지, HD현대인프라코어 등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통해 값싼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특구의 장점은 고비용 전기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이차전지 및 철강산업에 큰 힘이 된다. 유럽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따라 무탄소 제품을 우대한다. 무탄소 에너지 공급은 국제적으로 탄소중립에 따른 무역장벽이 높아지는데 대한 대응책이다. 특히 이차전지와 철강 등 해외수출 기업이 많은 포항으로선 꼭 필요한 제도다. 포항시는 인근의 원전과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의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분산형 에너지 공급의 거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에도 집중해야한다.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전력 자급자족 모델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 분산에너지 특구가 지정됨에 따라 전력료가 싼 포항으로 기업을 옮기고자 하는 업체도 늘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으로 포항은 철강도시를 넘어 에너지 자립형 첨단산업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포항시와 지역경제계의 분발이 필요한 때다.

2025-12-28

외연확장 목소리에 여전히 귀 닫는 장동혁

지난 26일에는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즉시 이를 부인하면서 무산됐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구체적인 연대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세력 연대보다는 당원결집을 우선시하는 장 대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세 사람의 연대 얘기가 갑자기 나온 배경은 장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면서 손을 잡은 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칭찬하면서 비롯됐다. 세 사람의 연대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선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여전히 배신자 소리를 듣고 있으므로 ‘윤 어게인 노선’을 걷고 있는 장 대표로선 손을 잡기가 쉽지 않다. 장 대표와 이 대표의 경우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이 필요한데다, 개혁신당은 단독으로 전국 선거를 치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양측이 연대할 명분은 충분하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계엄이나 탄핵에 대한 관점이 달라 각각의 지지층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대부분 2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대구·경북에서 19%까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조사 결과의 신뢰성 문제는 따져봐야 알겠지만, 최근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이 차가워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당원 게시판 등을 둘러싼 당 내분이 격화하고 있는 게 주원인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장 대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엄 1주년 때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던 의원 20여 명은 30일 다시 모임을 열 계획이다. 중도층 외연 확장 없이는 국민의힘 앞날이 위태롭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작 장 대표는 이러한 목소리에 아예 귀를 닫고 있으니 안타깝다.

2025-12-28

‘더하기 빼기 하듯’···AI교육 생활화한다

정부는 지난 24일 일반 국민의 AI 기본교육을 위해 전국에 ‘AI디지털배움터’ 32곳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취약계층으로까지 교육 대상을 넓혀 AI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새해 들어 구체적인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는 수성구 파동우체국과 동구 강동노인복지관이, 경북은 구미시 평생학습원과 안동시 복합문화센터가 AI디지털배움터로 새로 지정됐다. 우체국과 행정·문화시설 등 지역 생활SOC(사회기반시설)를 중심으로 선정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는 기존 ‘상설 디지털배움터’ 37곳도 AI디지털배움터로 전환한다. 앞으로 읍·면·동 단위로 촘촘하게 AI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다. 상설 디지털배움터는 현재 대구에 2곳, 경북에 3곳이 운영중이다. 이곳에서는 금융 피싱 예방, 본인 및 공공인증, 온라인콘텐츠 제작 등 실생활에 유용한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체험존에서는 키오스크나 멀티테이블, 디지털 혈압측정기 등을 통해 실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를 직접 다루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수학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배우는 것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AI교육을 시작하겠다고 공약했었다. 과기부가 발표한 올해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서비스 경험률(최근 1개월 이내 1회이상 이용)은 2021년 32.4%에서 지난해 60.3%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 10명 중 4명은 AI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상태다. AI교육은 확산 초기에 기회를 놓치면 배우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교육열이 높고 교육 네트워크도 비교적 잘돼 있다. 노트북 같은 디바이스 보급률도 아주 높다. 이처럼 교육 여건이 좋아서 AI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앞으로 AI디지털배움터가 널리 홍보돼서 전 국민 AI 기본교육의 거점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2025-12-25

경북도 여성공무원 인재 활용시대 열어가야

경북도는 내년 상반기 실 국장, 부단체장, 4급 이상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규모는 2급 1명, 3급 12명, 4급 22명 등 모두 35명이다. 특히 승진자 35명 중 14명을 여성으로 발탁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승진한 여성 공무원 중 일부는 시군의 부단체장으로 나갈 예정이어서 경북의 여성 부단체장은 역대 최다인 14명으로 늘게 된다. 이번 인사 단행으로 경북도의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수는 2022년 민선 7기 때 10명의 4배인 41명으로 늘어났다. 경북도는 “이번 인사는 성별이나 연공 서열보다 성과와 전문성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여성 간부 공무원 비율이 하위권이다. 행안부에 의하면 작년 기준 경북의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중은 24.1%다.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며, 전국 평균 26.7%에도 못 미친다. 대구시 41.5%와 비교하면 큰 격차가 있다. 한국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빠르게 늘면서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 국가 평균보다는 다소 낮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 현재 50%를 상회하고 있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의 참여가 늘면서 교직의 경우 남성이 오히려 여성보다 수적으로 적어 양성평등 기준을 못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중 여성 비중이 2023년을 기점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다만 간부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중은 아직 20%를 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경북도 간부 인사에서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남녀 간의 비율을 떠나 바람직한 변화다. 남녀 구별 없이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고 이것이 업무성과에 반영되는 것이 바로 양성평등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여성 인재의 활용은 필수”라 했다. 경북도의 능력에 의한 여성 발탁인사는 시군 인사에 미치는 효과도 적지 않다. 동시에 여성공무원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준다. 경북도가 앞장서 여성 인재 활용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

2025-12-25

내년도 경기도 비관적이라는 경제계의 경고

연말을 맞아 매년 일어나는 연말특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없다. 작년에는 계엄 여파로, 올해는 소비 부진으로 연말특수가 나타나지 않아 시중의 경기는 겨울 추위만큼 꽁꽁 얼어붙어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모임 등으로 예약이 쏟아져야 할 시기임에도 조용한 연말 경기에 상인들의 속은 타들어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경제단체가 내놓는 내년 경기전망마저 암울하다. 경제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 경제는 고물가와 고환율 등의 악재가 지속되는 영향으로 대·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가릴 것 없이 내년 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기업경영환경 인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 기업의 52%가 내년 경영여건이 어려울 것이라 답했다. 특히 매우 어렵다고 답한 기업은 18%이나 매우 양호는 3.4%에 불과했다.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업황부진과 경기침체 지속이 58%다. 대내리스크 요인도 내수부진과 회복 지연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의가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서도 내년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낮다. 성장둔화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중기중앙회가 도소매업 및 소상공인 6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조사에서도 원자재비 및 재료비 상승과 내수침체로 내년도 경영환경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본 응답이 가장 많았다. 우리 경제는 원달러 환율이 반년 가까이 오르면서 시중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수입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올라 결국은 소비자물가로 전가된다. 여기에 환율상승에 따른 기름값이 물가부담을 가증시키고 있다. 경제단체 실물경제 조사에도 나타났듯 고물가 고환율의 장기화가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의 환율 안정에 대한 특단조치와 내수진작이 있어야 내년도 경제에도 희망이 보일 것이다.

2025-12-23

與 ‘영남특위’ 가동···TK정치 구도 변화올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지난 22일 ‘영남인재육성 및 지역발전특위’ 설치를 의결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험지’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과 부산·울산·경남(PK)지역 민심 공략에 들어가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영남권에 어떤 인재를 공천할지, 그리고 어떤 공약을 내걸지 주목된다. 특위 위원장은 4선 중진인 민홍철(경남 김해시갑) 의원이 맡았다. TK에서는 임미애(비례, 경북도당위원장) 의원과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특위는 말 그대로 인재 발굴과 지역현안 해결, 비전 제시 등의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월 경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 인재들이 민주당에 영입되는 구조가 막혀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 영남권 특위를 출범시키겠다”고 언급했었다. 이미 가동중인 ‘호남지역 발전특위’에 비해 시간적 격차가 나긴 하지만, 여권의 TK·PK지역 싱크탱크 역할을 할 구심체가 생겼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민주당은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TK 25개 지역구 중 7곳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평소 인재영입을 등한시한 탓이다. 특위의 역할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영남권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홍의락 전 의원, 구윤철 기재부 장관 등 중량급 인사들이 민주당 후보로 거론돼 벌써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캠페인 방식에 따라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홍 전 의원은 최근 대구언론인 모임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유력후보들과 경선에서 함께 겨뤄봤으면 한다”면서 선거흥행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보수정당이 독점하고 있는 TK정치 구도는 도시경쟁력 차원에서 아주 불행한 일이다. 도시는 정치적 다양성이 있고 광장처럼 열려 있어야 살길이 생긴다. 여당 프리미엄을 가진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TK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2025-12-23

‘전기료 인하’가 철강산업 정상화의 선결과제

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21일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석유화학 및 철강 산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대로 두면 관련 중소업체를 시작으로 도산 도미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철강도시인 포항으로선 지역경제의 충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회는 지난달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탄소중립 전환 특별법)을 통과시켜 구조조정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협의회에서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개편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일자리 감소나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보면, 우선적인 구조조정 대상 품목은 철근이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 없는 철근의 경우, 현재 중소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정부가 나서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고부가 품목인 특수강·전기강판 등에 대해선 과감한 선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생존 가치와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중점 지원해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구조조정 원칙이다.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지원 방향에 대해 철강업계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업계에도 기업 자율에 맡기는 구조조정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철근 가격을 더 받을 것이냐, 덜 받을 것이냐의 문제를 기업들끼리 협상해서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업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문제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도 논의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최근 3년간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70% 가까이 인상됐다. 중국의 경우 산업용 전기를 정부가 보조해줘 가격 경쟁력에서 우리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에 더 싸게 전력을 공급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하루빨리 시행해 철강회사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심충택 논설위원 simct12@kbmaeil.com

2025-12-22

불붙은 대전·충남 통합···대구·경북은 어디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대전·충남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오찬 자리에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대전·충남 행정통합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통령 발언 다음 날 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특위 공동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은 내년 1월쯤 법안을 만들고 3월쯤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설명도 했다.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정부가 서두르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비수도권의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필수 방법이지만 지방선거 6개월을 두고 이렇게 서둘러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대구와 경북은 2019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행정통합 시도를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합의 추진한 행정통합을 다음 시장인 홍준표 시장도 이어받았다. 2024년 12월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동의안이 대구시의회를 통과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대구시 동의안의 통과에도 경북 일부 지역 반대와 도의회의 동의가 나오지 않아 지금은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부산·경남·울산도 부울경 메가시티를 추진하다 좌초된 경험이 있다. 행정통합은 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본다는 주민의 생각이 존재한다. 또 대도시로 혜택이 쏠리면서 작은 지자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통합 명칭, 통합 방향, 통합청사, 주민투표 등을 놓고 많은 갈등이 생긴다. 주민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쉽지 않아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대전과 충남 통합이 일사천리 진행된다면 성사 여부를 떠나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해진다. 이에 대해 지역 단체장과 정치권은 대답을 해야 한다. 야당은 대전·충남 통합에 대해 정략적 의도가 숨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성공에 대비한 대구·경북의 준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2025-12-22

iM뱅크 행장 확정, 새로운 도약의 시작되길

iM뱅크 금융그룹은 iM뱅크 최고경영자 후보에 강정훈 현 부행장을 추천했다. 강 부행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올해 중 iM뱅크의 새로운 수장이 된다. iM뱅크 그룹 황병우 회장은 지난 9월 “연말까지 iM뱅크 은행장을 새로 선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거"라 밝힌 바 있어 그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iM뱅크는 신임 행장 선출을 두고 그동안 그룹 임추위를 구성하고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난도 면접 등을 통해 은행장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iM뱅크는 지난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정부가 은행권 경쟁 촉진과 지역경제 변화에 대응할 목적으로 32년만에 지방은행의 시중은행을 허용한 것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은 됐지만 은행의 규모 면에서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자본금이나 직원 수, 점포망 등이 5분의 1 수준인 지방은행이 단숨에 은행권 경쟁을 촉진시킬 수도 없다. 오히려 시중은행과 경쟁을 벌이다가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 건전성과 자본비율이 약화될 우려도 없지 않다. 또 급성장하는 인터넷 은행도 또 다른 경쟁자다. 물론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전국으로 점포망을 확대할 수 있는 큰 장점도 있다. 그러나 지방은행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간에 큰 기대를 거는 건 무리다. 하지만 전국을 무대로 나서는 iM뱅크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60년 가까이 지역경제와 공생관계를 가져온 iM뱅크가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전국은행으로 잘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전국에서 낸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희망하는 것이다. iM뱅크는 지역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다. 오랫동안 지역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온 지방은행의 근본을 잊어선 안 된다. 그것이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새로운 행장에게는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시중은행 전환이란 과제만 해도 벅찬데 금융환경도 급변한다. 지혜롭게 대처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이 새로운 도약점이되는 의미 있는 역사로 남게 하여야 한다.

2025-12-21

TK신공항 건설, 영호남 연대로 해법 찾아라

대구경북(TK) 신공항 기본계획이 지난 19일 확정됐다. 지난 2023년 국회에서 ‘TK신공항 특별법’이 제정된 지 2년 만이다. TK신공항은 총사업비 2조7000억원을 들여 기존 대구국제공항보다 7.8배 규모(133만 7000㎡)로 건설된다. 주요 시설은 3500m 길이 활주로와 유도로, 계류장,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2곳(군위·의성) 등이다. 활주로는 중장거리 국제선과 대형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게 했다. 조류 탐지 레이더도 설치할 계획이다. 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망도 함께 갖춰진다. 중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진입도로가 신설된다. 서대구에서 시작해 공항을 거쳐 의성으로 이어지는 ‘대구경북 광역철도’와 구미~군위간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TK신공항이 토지보상이나 설계 등 실질적인 건설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신공항 특별법에는 민간 공항 사업은 정부가, 군 공항 사업은 대구시가 맡게 돼 있다. 이번에 민간 공항 건설 기본계획이 확정됐지만, 대구시가 추진 중인 군 공항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신공항 건설은 어려워진다. 활주로를 예로들면 전체 3500m 가운데 2744m는 군 공항 건설사업으로 먼저 조성하게 돼 있다. 군 공항 활주로 건설이 진행되지 않으면 민간공항 사업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것이다. 대구시는 군 공항을 지어 국방부에 기부하고 옛 군 공항 터를 넘겨받아 개발한 뒤 사업비(11조 5000억원)를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대구의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이러한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단독으로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같은 방식으로 추진되는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 역시 대구시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두 도시는 “군 공항은 군사시설이니만큼 국가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재명 정부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제 군공항 도심이전이 성사되려면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도시의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2025-12-21

‘강변 여과수·복류수’가 대구食水 해법될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대구시 식수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낙동강변 여과수·복류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대구 취수원 문제와 관련, “안동댐이나 해평취수장을 쓰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내부적으로 오히려 낙동강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쓰는 게 훨씬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시민의 수돗물 70%는 구미공단 하류의 낙동강 지표수를 걸러서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공단 폐수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강변 여과수는 강바닥의 모래·자갈층을 통과하며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이고, 복류수는 강바닥 지하의 모래·자갈층을 따라 흐르는 물이다. 이 방안은 별도의 장거리 도수관로 없이 취수할 수 있고, 정수 과정을 거치면 수질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나 공장 설립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없어 지자체 간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내년 3월쯤 강변 여과수, 복류수 취수방식에 대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길 예정이다. 용역비 25억원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대구시는 용역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충분한 수량과 수질이 담보된다면 이 방안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이후 30년 넘게 끌어온 해묵은 현안이다. 그동안 몇 번의 정부가 바뀌었지만 지자체 간 갈등으로 해결점을 못 찾았다. 환경단체가 매년 발표하는 자료를 보면, 구미공단 하류 낙동강 원수의 질은 전국에서 가장 오염돼 있다. 대구시민 대부분이 먹는 매곡·문산취수장 원수에 포함된 총유기탄소량(TOC) 농도는 강 최하류인 부산 물금취수장보다 더 짙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언제든 제2, 제3의 페놀 오염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정부 용역 결과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대구시장의 생각이 변수로 작용하긴 하겠지만, 이재명 정부는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 수돗물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없애줘야 한다.

2025-12-18

경북에 국립의대 설립은 선택 아닌 필수다

전국 최악의 의료 취약지인 경북에 국립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토론회가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렸다. 김형동 의원(국민의힘)과 임미애 의원(더불어 민주당)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경북도는 경북지역 의료위기와 필수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정부의 대책과 경북지역 내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경북도내에는 상급병원이 한군데도 없다. 지역에서 배출한 의대 졸업생의 지역 취업 비율이 고작 3.3%다. 경북에서 의대를 졸업했지만 대부분 서울 등 타지에 취업한다. 경북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1.46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수도 절대 부족하다. 지역 특성상 산간과 도서지역이 많아 의료 접근성도 크게 나쁘다. 인구 10만명 당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사망률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46.98명이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가진 경북에 의과대학을 설립하자는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의 의료공백은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지방에서 태어나 자란 청년들이 고향에 정착해 살아가려면 안정적인 의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방소멸의 문제도 해결이 어렵다는 뜻을 피력했다. 대구에서 거리가 먼 경북 북부권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경북 국립의대를 안동에 설립하자는 목소리는 진작부터 나왔다. 촌각을 다퉈야 할 환자가 발생했을 때 병원까지 몇 시간을 가야 한다면 그곳은 사람이 안심하고 살 곳이 아니다. 국립의대 설립은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결정되고 선거철에 이슈로 등장했다가 사라질 문제도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지역과 공공의료, 필수의료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국민건강을 지키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을 보아도 경북만큼 의료가 취약한 곳은 없다. 정부의 의료개혁에 맞춰 경북의 숙원인 국립의대 설립이 이번 정부에서는 정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지역 정치권은 도민의 뜻을 모아 정부를 설득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2025-12-18

경산~울산 고속도 신설, 정부안에 반영돼야

경북도와 울산시, 경산시 등 3개 지자체 단체장이 만나 경산~울산 간 고속도로 신설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 사업은 지난 9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지금은 내년도 국토부 수립의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여론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두 지역 고속도로 신설은 자동차 부품 생산시설이 집결된 경산과 국내 최대 완성차 생산기지인 울산을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여 10만명이 넘는 지역민이 서명에 동참했다. 경산시가 밝힌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 사전타당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경산~울산 노선은 경산 진량읍에서 울산 언양읍을 잇는 50km 4차선이다. 경산 자인과 청도 금천에 나들목이 들어서고 총사업비는 3조원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기존에는 경산에서 울산을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하거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우회해야 하는 등 시간과 거리 소모가 많다. 계획대로 직선 도로가 놓이면 거리는 약 23km 단축되고, 시간은 20분 정도 줄일 수 있다. 경산에는 2000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밀집돼 있다. 울산으로 부품을 이동하는 물류비 부담이 상당하다. 도로가 생긴다면 연간 1800억원 가량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생산유발 효과 6조원, 고용유발 효과 6만4000명도 예상된다고 한다. 경산~울산 고속도로를 교통망 확충 의미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영남권 물류 혁신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미래산업 도시의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양 지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으면서 국토균형발전의 기능이 살아나 지역소멸의 걱정도 덜 수 있다. 국회정책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물류비 부담을 줄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으며 지역산업의 연계성을 높여 균형발전을 지원하는 기반으로 작용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을 반드시 반영해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야 한다.

2025-12-17

‘강성 친윤’ 중심 국민의힘, 민심은 뒷전인가

장동혁 대표의 강성지지층 중심 당 운영을 두고 국민의힘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당장 16일 열린 국민의힘 재선의원 공부모임에서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모임에는 재선의원뿐만 아니라 주호영·김기현·안철수·성일종·이만희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참석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금 민심은 ‘민주당은 불안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더 못 믿겠다’식으로 흐른다”고 했고, 재선모임 엄태영 의원은 “당명이라는 껍데기부터 바꿀 때가 됐다”며 당명 변경을 거론했다. 이성권 의원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수도권을 놓고 보면 우리 당은 존립 가능한가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현재의 민심을 정확하게 읽은 발언들이다. 문제는 이런 비판을 수용해 당을 혁신시켜야 할 장 대표가 정작 귀를 닫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장 대표의 최근 인사 스타일을 보면 당을 더욱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원조 친윤(윤석열)계로 꼽히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을 임명했다. 그는 최근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관련된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당내에 오래된 고름 같은 문제다. 연내에 고름을 짜내고 나면, 새해엔 당 외부 문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친한계를 고름에 비유할 정도로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 인물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을 ‘국민소통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최고위원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초강경 친윤계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바닥을 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석 가운데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만 차지한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내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의원들의 고언을 무시하고 강경노선을 고수한다면 내년 지방선거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