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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영덕 풍력기 사고, 정밀진단 후 원인 꼭 밝혀야

23일 경북 영덕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에서 불이나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풍력단지는 지난달에도 풍력발전기 1기가 쓰러져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곳이어서 풍력발전기 안전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망한 근로자 3명은 이날 오전 현장에서 풍력발전기 정비작업을 벌이고 있다가 블레이드 부분에서 화재가 나면서 변을 당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히고 있고 영덕풍력 관계자도 “작업 중 스파크가 생긴 것인지 전기합선으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만 한다. 문제는 영덕풍력발전기의 사고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우리나라 최초 산지풍력으로 조성된 곳이다. 2005년 영덕읍 창포리에 24기를 건설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보통 풍력기의 설계수명을 20년으로 보나 풍력기 운영사인 유니슨은 지난해 영덕군에 연장허가를 신청, 3년 연장 승인을 받았다. 이번 사고와 관련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계 결함을 넘어 설비의 노후화, 기상조건 그리고 관리체계의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20년 사용한 풍력발전기라면 날개를 지탱하는 베어링이나 내부 기어박스의 피로도가 누적됐을 가능성이 크고, 풍력기가 해안가에 위치한 특성상 염분이 포함된 해풍에 장시간 노출돼 금속구조물의 부식이 가속화됐을 가능성도 예상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또 수십m 높이의 타워나 블레이드 내부의 미세균열 등은 일반적인 점검으로 발견하기가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도 사고를 일으킬 원인으로 분석을 한다. 특히 사고가 난 풍력단지는 불과 10개월 전 전문기관의 안전진단에서 풍력단지 내 발전기 모두가 이상없음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풍력발전기의 관리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풍력발전기 노후화 문제는 이젠 전국적 현상으로 짚어야 할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조사가 선행돼야 제의 3사고도 막고 피해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2026-03-24

국힘 공천파동은 TK를 ‘텃밭’으로 보기 때문

국민의힘의 대구·경북(TK) 지방선거 공천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공천심사에서 컷오프된 유력후보 중에는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어 국민의힘 본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배제된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공천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면 대구시장 본선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민주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주 의원과 같이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23일 공관위에 재심요구서를 접수했다. 이 전 위원장은 당에 공천 심사 기준 및 평가 결과 공개, 재심사 진행, 공개 면접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포항시장 공천 과정에서도 홍역을 앓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던 김병욱 전 국회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을 컷오프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공정한 경선이 이뤄질 때까지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했고, 박 전 시장은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한 짜여진 공천 심사”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러한 공천파동과 관련,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사실상 이정현 공관위원장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당 지도부와 공관위의 충돌을 피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공천파열음이 계속되자 TK지역 국민의힘 지지율도 바닥권이다. 지난 20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전화면접)에서 국민의힘 TK 지지율은 28%에 그쳤다. 지난해 8월 장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다. 반면 민주당의 TK 지지율은 29%였다. 오차범위내이긴 하지만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TK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앞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공관위가 TK지역에서 민심을 무시한 공천을 하기 때문에 생기는 ‘지지율 쇼크’다. 아직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TK지역에는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한심한 생각을 하고 있는 탓이다.

2026-03-24

경북 산불 복구는 제자리···당국 관심 멀어졌나

작년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일어난 지 꼭 1년 지났다. 그러나 피해 주민 10명 중 6명은 아직도 임시 거처인 컨테이너에서 생활 중이다. 1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보냈지만 그들의 삶은 여전히 그 당시 모습에 머물러 있다. 당국이 지원한 주택 보상비로는 치솟은 자재비와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새집 지을 엄두를 못낸다. 주택 전소 피해자의 42%가 집 짓는 것을 포기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생계수단이던 과수원 복구에도 나서야 하나 묘목을 심고 수확까지 최소 5~7년이 걸려야 해 당장 먹고 살 방법이 없다. 특별법이 보장하는 생계 지원 기간은 고작 6개월뿐이다. 모두가 살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한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공장시설도 복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원하는 재건비로는 공장시설을 복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영세 업주들은 이 상태로 가면 도산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경북 산불 피해 자료에 의하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조립주택 등 임시주거 시설에서 거주하는 피해 주민이 무려 4102명에 이른다. 주택피해 복구는 산불 당시 피해를 본 주택 3818동 가운데 195동만 복구됐다. 현재 복구 공사가 진행 중인 주택도 299동밖에 안 된다. 산불피해 지원 특별법 제정으로 복구가 잘 될 듯 요란 떨었지만 아직 4000명이 넘는 가구가 컨테이너 임시거처에 살고 있을 정도로 특별법의 효력은 미미하다. 정부 지원의 보상금을 받고도 집을 지을 수 없으니 생활비에 돈을 쓰다보니 빈털터리 신세가 된 주민도 많다. 불안한 주거생활의 연속으로 피해주민의 87%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한다. 지금이라도 이재민들이 재기할 수 있는 실질적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 주택 신축에 도움을 줄 저금리 장기금융 지원이나 임시거주 기간 연장, 전기료 감면 혜택 등 피해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지원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그들에게 희망을 갖고 살아갈 비전을 주어야 농촌의 부흥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2026-03-23

대구시장 놓고 치열한 수싸움 벌이는 與野

국민의힘 공관위가 지난 22일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위해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3명을 컷오프(경선 배제)하고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의원과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 6명의 후보로 예비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예비경선에서는 TV토론회 과정 등을 거쳐 본경선에 오를 2명을 선정한다. 공관위가 그동안 높은 지지세를 보여온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을 컷오프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적지 않은 후유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주 의원은 “승복할 수 없다. 바로 잡겠다“고 했고, 이 전 위원장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싸고 ‘중진의원 컷오프’, ‘후보 내정설’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 직전까지도 ‘중진 컷오프’를 밀어붙였다가, 장동혁 대표로부터 심각한 대구 민심을 전해 듣고는 경선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컷오프 대상을 두고 장 대표는 지지율이 낮은 1명만 거론했지만, 이 위원장이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위원장으로선 인지도가 높은 두 후보를 배제함으로써 그동안 주장해온 ‘교체’ 명분은 확보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경선이 어수선한 틈을 타 민주당은 대구시장 카드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차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김 전 총리와 소통을 해왔다”면서 “대구의 주요 현안을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대구가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 이후 대부분 현안이 표류하고 있어 여권의 힘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을 이번 선거전에 집중 활용하는 모습이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김 전 총리를 대구시장에 공천할 경우 ‘보수텃밭’의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TK지역 민주당·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온다.

2026-03-23

중동전쟁 장기화 대비, 에너지 소비 줄여야

한국은 에너지가 다소비 저효율 구조에 있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왔다. 따라서 에너지 위기가 오면 그 충격파가 매우 강하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3%에 이르고 있음에도 정부든 민간이든 에너지를 줄이려는 노력이 평소 부족한 탓이다. 석유값 파동이 생기면 가정은 난방비 폭탄에 아우성이고, 기업은 원가부담 폭증으로 쩔쩔맨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함으로써 시작한 중동전쟁이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다. 현재로선 전쟁이 장기화할지 아니면 단기전으로 끝날지 알 수 없으나 전쟁이 끝난다 해도 에너지 파동의 대혼란은 불가피 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 내 각종 발전소를 타격할 것”이라 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외적으로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 대한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나 발전소 파괴는 또 다른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지금도 중동국가의 원유 생산시설이 공격을 받아 국제유가가 불안하다. 만약 전쟁이 장기전에 들어갈 경우 국제유가는 15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설사 전쟁이 끝난다 해도 원유 생산시설을 전쟁 전 수준으로 돌리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전쟁 후 비축유 재고 확보경쟁으로 2차 유가 폭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민간 합쳐 현재 약 1억9000만 배럴의 비축유가 있다. 하루 소비량을 280만 배럴로 볼 때 겨우 68일치 물량이다. 정부는 중동 상황 악화를 이유로 차량 5부제 운영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에게 에너지 위기 상황을 잘 알리고 에너지소비 억제정책을 펼쳐야 한다. 제주와 군포시가 공공기관 차량을 대상으로 5부제 시행에 들어선 것은 행정의 모범적 사례라 할만하다. 지역 지자체도 중앙정부만 바라보지 말고 지방실정에 맞는 에너지 소비절약 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26-03-22

막오른 이철우·김재원 ‘정면승부’, 누가 이길까

국민의힘 경북지사 예비경선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1위를 차지함에 따라 현역인 이철우 지사와 본경선을 치르게 됐다. 본경선은 후보간 TV토론회 등 선거운동기간을 거쳐 4월 중순 치러진다. 예비경선과는 달리 선거인단(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각각 5:5 비율로 반영된다. ‘민심’반영 비율이 20% 높아져 당락의 주요변수가 됐다. 3선에 도전하는 이 지사는 지난 20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핵심 공약 ‘경북 대전환 10+1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21일에는 안동 도청 인근에 선거캠프도 열었다. 후원회장은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호흡을 맞춘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맡았다. 그동안 이 지사를 측근에서 보좌해온 도청 정무라인 11명도 최근 사직서를 내고 캠프에 합류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이미 구미시내에 캠프를 설치하고 경북도내 곳곳을 누비며 권역별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선대위원장은 이성근 전 영남대 교수, 조직본부장은 조영삼 전 경북도당 사무처장, 대외협력본부장은 송세달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맡았다. 경북도내 전·현직 광역·기초의원 165명도 선대위 고문 및 시·군별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북지사 본경선은 아직 민주당에서 유력한 경쟁자가 나오지 않고 전통적으로 보수강세 지역이어서, 본선거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이 지사와 김 최고위원 모두 당심·민심 흡수력이 높아 판세를 예측할 수 없다. 이 지사의 경우 인지도와 조직력으로 대표되는 ‘현직프리미엄’을 가진 데다, 앞서 이의근·김관용 전 지사 모두 3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렇다고 김 최고위원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당 최고위원에 3번이나 당선됐는데다 경북에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는 TV토론회를 통한 대중적인 검증 과정도 있어 ‘전략가’로 통하는 김 최고위원에게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의힘 경북지사 본경선이 6·3 지방선거의최대 흥행요소가 되길 바란다.

2026-03-22

3중 복합위기 포항철강, 전기료라도 낮춰야

포항의 철강산업이 고환율, 고유가, 고전기료 등 3중고에 빠져 고사 직전에 몰려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의 고관세 부과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철강업계 지원을 위해 정부는 작년 특별법인 K-스틸법을 마련했지만 법 제정의 성과가 실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육박하고 이란전쟁으로 국제유가 폭등까지 겹치면서 생산원가 부담이 가중돼 포항지역 철강산업은 전례없는 불경기를 맞고 있다. 내적으로는 원가부담이 높아졌고, 외적으로는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산 철강의 물량 공세에 밀려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작년 11월 기준 포항철강공단의 생산액은 12조6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6%가 줄었다. 수출도 28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5%가 감소했다. 포항철강업계가 처한 지금의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고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철강산업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산업의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다. 철강산업이 흔들리면 전방위 산업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의 간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정부와 국회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작년 특별법을 제정했지만 실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전기료 부담 완화 부분은 빠졌다. 철강산업은 에너지 집약형 공정으로 전기요금이 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산업용 전기료 부담을 한시적으로라도 줄일 수 있게 법령에 반영하는 문제를 이제 적극 검토해야 한다. 경북도의회 이동업 의원은 “K-스틸법에도 불구, 실질적 지원 부족으로 철강업계가 고사위기에 있다”며 “전력 자급률 전국 1위인 경북이 전국 최하위 수준인 서울과 동일한 전기료를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검토하는 전기료 지역별 차등요금제의 시행도 서둘 필요가 있다. 포항철강공단의 실적 부진은 포항시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다. 위기에 처한 포항철강산업 진작을 위한 정부의 파격적 조치를 촉구한다.

2026-03-19

대구시장을 ‘국민의힘 전유물’로 보고 있나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대구 중진 의원들과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중진의원 컷오프 흔들림 없다’는 식으로 마이웨이 공천을 고집하자 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공관위에서 9명의 예비후보 중 중진의원을 포함해 7명을 컷오프시키고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최은석 의원의 양자 대결 경선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낙하산 공천’을 구상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주호영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 위원장을 향해 “뜬금없이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대구를 실험장처럼 다루고 있다”면서 “호남 출신이 대구를 얼마나 아느냐”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이 대구의 현 실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으면, 대구시장 공천을 이렇게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항변이다. 대구는 지금 이재명 정부가 집권한 이후 한마디로 되는 게 없다. 행정통합은 호남만 됐고, TK신공항은 재원이 없어 하염없이 표류하고 있다. 대구시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물은 언제 또 오염소동이 벌어질지 모른다. 자동차 대기업 협력업체가 주류인 대구 경제의 앞날도 어둡기 짝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와 채널이 꽉 막혀 있는 인물을 대구시장으로 낙하산 공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정상적인 시민이라면 어느 누가 수용하겠는가. 이정현 위원장은 18일에도 “지역감정을 방패삼아 혁신을 막는 정치와 싸우겠다”면서 “내가 알아서 공천하겠다”고 했다. 여권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대구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중진의원 컷오프를 밀어붙이겠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8일 당 대표실을 방문한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하산식 공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좋은 경선안을 마련해 달라”며 ‘뜨거운 감자’를 대구의원들에게 넘긴 모양이다. 이정현 위원장을 포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아직도 대구에서는 보수정당 막대기만 꽂아 놓아도 당선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온다.

2026-03-19

김부겸 등판과 TK통합, 상관관계 있을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 국회처리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17일에는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1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무산위기에 놓인 TK통합의 마지막 불씨라도 살려 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민주당과 법사위원장은 더 이상 TK통합법안 처리를 회피해선 안 된다”면서 “통합 의사가 있다면 19일 처리하라. 끝내 막겠다면 대구시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성명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민주당의 TK통합안 처리 반대가 고도의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고 의심하는 대목이다.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민주당이 TK통합에 반대해 온 이유가 특정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마할 경우 통합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 해 놓고 TK통합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민주당이 TK통합법안을 김 전 총리의 선거공약용으로 남겨놓기 위해 처리를 지연시켜 왔다는 것이다. 사실 TK 통합법안은 지난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마지노선’을 넘어섰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시한 조건들(대구시의회 동의, TK 지역구 의원 입장 통일, 당론 결정 등)을 모두 이행했지만, 민주당은 모든 기초의회 찬성, 충남대전통합과 연계 등 추가 조건을 내세우며 처리를 미뤄왔다. 지금은 국민의힘 내에서도 지방선거 공천심사가 본격화하면서 사실상 통합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대구 정치권 일각에선 4월 초까지는 통합법안 처리 기회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지방선거 일정을 보면 일종의 ‘희망고문’으로 여겨진다. 대구지역 의원들의 주장대로 만약 김 전 총리가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하면 TK통합법안 처리에 대한 민주당과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밝힐 필요는 있다.

2026-03-18

독립운동 산실 대구, 독립기념관 반드시 필요

대구시가 국립 독립기념관 분원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독립기념관 분원 설치의 법적 근거를 담은 독립기념관 개정안이 발의된 데 따른 사전 대응 움직임이다. 대구시는 독립기념관 분원 설치는 독립운동사의 역사적 배경이나 위상 등을 볼 때 대구가 적지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해당 법안의 통과를 지켜보며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생각이라 한다. 특히 독립기념관 분원의 대구 설치 필요성과 당위성을 근거로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을 설득하는 한편 지역민의 유치 분위기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사실 대구는 독립운동기념관 분원 설치 법안이 마련되기 이전부터 민간단체 중심으로 대구독립기념관 건립사업을 단독으로 추진해 왔다. 대구의 민간독립운동단체인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장익현)는 2020년 7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고, 건립부지도 독립운동가의 한 후손으로부터 기증을 받은 바 있다. 대구는 항일운동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이 많이 일어난 곳이다.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이자 무장 비밀 항일단체인 광복회의 결성지다. 또 3·1운동 당시 대규모 만세운동이 전개되는 등 항일 독립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 한강 이남 최대인 대구형무소에서는 이상화 시인 등 216명의 독립투사들이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을 했다. 그 규모가 서울, 부산, 인천 등지 훨씬 넘어섰다. 대구에는 국내 유일의 독립운동가 전용 국립묘지인 국립 신암선열공원이 위치해 있어 국가 차원의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의 상징성과 역사적 당위성에도 부합한다. 대구가 역사적으로 호국 성지임에도 국가 차원의 올바른 기념 시설이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대구의 민간독립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지역 숙원인 독립기념관 건립을 오래전부터 염원해 왔던 만큼 정부 차원의 독립기념관 분원 설치가 대구에서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대구시도 분원이 대구에 유치되도록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범시민 유치 분위기 조성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2026-03-18

경북 초대형 산불 1년···불행한 일 다시 없어야

오는 22일이면 작년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경북 북부지역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 꼭 1년이 된다. 2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산불은 산림 피해 면적만 해도 역대급이다. 축구장 6만3000개의 산림을 불태웠다. 2만명이 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고, 주택과 농작물, 축사, 농기계 등 농민의 생계수단도 송두리째 앗아 가버렸다. 인구감소가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아직 그 후유증에 시달리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도 많다.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을 6일간 휩쓸고 간 산불은 성묘객의 작은 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엄청난 재앙을 부를 수 있음을 일깨워 준 사고라 하겠다. 봄철은 등산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고 기후마저 건조해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대형산불 중 74%인 28건이 봄철에 발생했다. 특히 지구촌 기후온난 후 기상 이변이 잦아지면서 산불발생은 대형화하는 추세다. 산불 발생의 원인은 입산자의 실화나 쓰레기 소각. 담뱃불, 성묘객 실수 등 매년 반복 지적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조금만 조심하면 피해를 피할 수 있는데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당국의 산불 예방홍보와 주민들 경각심 고취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14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정부는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산불 대응체계 점검에 나선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대구와 경북을 방문해 각기관의 산불 대응체제 점검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 캠페인도 벌였다. 산불이 나면 산림당국과 지자체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진압에 나서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끄는 속도보다 번지는 속도가 더 빨라 진화 효과가 더디다. 그래서 산불은 진화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산불 대응 미흡 시군에 대해 재정적 페널티를 부과한다고 한다. 책임있는 행정을 권고하는 조치다. 경북도도 작년 뼈아픈 경험을 교훈삼아 올해는 산불 발생 제로 해로 정했다고 한다. 각오가 큰 만큼 성과가 있길 바란다.

2026-03-17

국힘의 비정상 공천, 선거흥행에 도움 되겠나

지방선거 시·도지사 공천을 놓고 국민의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이정현호’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지역 중진의원들에 이어 현직 광역단체장에게까지 컷오프(공천 배제) 칼을 빼 들자 후유증이 극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충북지사 후보 공천에서 김영환 현 지사를 컷오프하고 추가 공천을 접수하기로 했다. 정당 사상 현직 광역단체장이 경선 없이 탈락한 것은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현역 단체장을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해당 지역 선거 흥행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정현 위원장이 추가 공천접수를 하려는 이유가 당명 교체 작업 실무를 담당했던 특정인을 낙점하기 위한 의도라는 말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장 공천심사에서도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했다가 반발에 부딪히자 17일 다시 주진우 의원(부산 해운대갑)과 경선을 시키겠다고 결정을 번복했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위원장을 향해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이라며 공개 반발했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주 대구시장 공천 심사 때는 현역 중진 의원 3명을 컷오프 하려다 일부 공관위원의 반발로 결정을 미뤘다. 대구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사실상 특정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이러한 컷오프 시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6선의 주호영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이정현 위원장은)대구 선거를 망치고 민주당에 대구시장을 상납하려고 작정한 사람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17일 회의를 열어 대구시장 공천 등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회의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공지했다. 현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정현 공관위원장에 대한 대구지역 민심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 상식적인 원칙과 절차 없이 특정인을 밀어주는 듯한 공관위 회의를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파열음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정상적이고 선거 흥행에 도움이 되는 공천심사를 하길 바란다.

2026-03-17

대구민심은 ‘현안해결 역량’ 가진 시장 원한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대구시장 공천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주목된다. 이 위원장이 지난주 돌연 사퇴한 배경 중에는 대구시장 경선 문제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13일 열린 공관위 회의에서 이 위원장은 대구시장 경선에서 현역 중진의원들을 모두 컷오프(경선 배제)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6선 주호영, 4선 윤재옥, 3선 추경호 의원을 컷오프하고, 초선인 유영하·최은석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간 경선 구도를 거론했다고 한다. 이에 다른 공관위원들이 ‘특정 후보만 유리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 위원장이 복귀하면서 ‘공천 전권 행사’를 강조한 만큼, 앞으로 국민의힘은 대구시장 경선방식을 두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현역 중진의원들을 배제하고 대구시장 경선 구도를 확정하게 되면 본선에서 역풍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민주당은 현재 대구시장 후보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고려하고 있고, 김 전 총리도 국민의힘 경선 구도에 따라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짐작된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6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될 정도로 대구시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정치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후보로 누굴 공천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후보의 파급력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 지금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 이후 모든 굵직한 현안이 표류하고 있다. TK 행정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 간데다 신공항 건설, 상수원 이전, 기업과 공공기관 유치 등이 올 스톱된 상태다. 대구 시민들은 지금 이재명 정부와 사사건건 싸움하는 시장이 아니라, 이러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시장을 원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TK 지역은 누굴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이기려면 지역발전과 민심을 토대로 한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

2026-03-16

속도 내는 대구취수원, 수질 등 종합 검증 필요

대구시가 대구취수원 이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년 이상 끌어온 대구취수원 이전 사업은 올 초 기후에너지부가 안동댐 활용 방식 대신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키로 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충분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고, 기존 방식에 비해 경제성이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면서 생기는 지자체 간 갈등도 해소할 수 있어 여과수 활용이 새로운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대구시도 이를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4월 초 정부의 타당성 조사 용역이 시작되면 5월부터 파일럿테스트를 설치, 운영해 정부 단독이 아닌 지역전문가가 참여하는 대구시와 중앙정부 공동의 검증체계를 구축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또 검증결과는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 한다. 강변 여과수는 강바닥과 제방모래·자갈층을 통과해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을 말한다. 또 복류수는 강바닥 아래 자갈층과 모래층을 따라 흐르는 물이다. 지하에 흐르는 이들 물은 강물을 직접 끌어 쓰는 표류수보다 강가 지하의 모래자갈층을 거쳐 걸러진 물이어서 부유물질이나 미생물 등이 상당 부분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 상류에서 예기치 못한 수질 오염이 발생해도 토양층이 완충작용을 하여 오염물질이 취수구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을 벌어주거나 농도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강변여과수 활용은 해외서도 검증된 기술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완벽한 해결책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구시민에게 공급되는 하루 60만t의 식수를 여과수만으로 개발할 수 있을지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낙동강 상류지역의 원수 오염도 없어야 한다. 상류지역 산업단지의 폐수 관리를 강화하고 폐수 무방류시스템 도입 등 경북지역의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 경남 창녕 일부 지역에서 강변여과수 개발로 지하수 고갈을 우려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던 사실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밀한 검사를 통해 수질과 수량이 안정적,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학적 근거를 시민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26-03-16

장동혁, ‘20% 지지율’ 民心으로 보지 않는가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면으로 충돌한 데다, 공천 컨트롤타워인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마저 돌연 사퇴 선언을 했다. 콩가루 집안이 따로 없다. 이 위원장은 지난 13일 “저의 공천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면서 위원장 사퇴를 선언했다가, 이틀 만인 15일 복귀했다. 그는 “당 대표께서 저에게 공천과 관련된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했다. 그가 사퇴한 표면적인이유는 대구지역 지방선거에서 혁신 공천을 시도하려다 관철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이 이처럼 혼란에 빠지자 당내 노선 갈등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 의원들은 “당 선대위를 혁신적으로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혁신 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등 중도보수 성향 인사를 모셔 와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권파들은 이런 요구를 장 대표 2선 후퇴 압박으로 보고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당 지지율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발표한 정당지지율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를 보면, 민주당이 47%로 국민의힘(20%)에 두 배 이상 앞섰다. 대구·경북(TK, 민주당 21%·국민의힘 44%)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앞서 12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TK에서도 민주당이 29%로 국민의힘(25%)을 추월했다. 한국갤럽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민주당 40% 내외, 국민의힘 20%대 초중반 구도가 지속되다가 최근 한 달 사이 양당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이러한 최악의 민심에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당권파들이 귀를 닫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보수정당 붕괴가 민주당 폭주를 돕는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2026-03-15

내년 의대 증원, 지방의료 살릴 계기 삼아야

정부는 지난주 2027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배정안을 확정하고 각 대학별로 통보했다. 정부가 통보한 내년도 의과대학별 증원 규모는 증원 이전인 2024학년보다 모두 490명이 늘어난 3548명이다. 내년에 증원된 인원은 서울 8개 대학을 제외한 전국 지방소재 32개 의과대학에만 배정할 예정이라 한다. 교육부는 증원된 인원은 대학별 의견 검토 후 최종 확정할 예정인데, 대구와 경북 5곳의 의과대학도 내년도 의대정원이 모두 72명이 늘어난다. 경북대 26명, 계명대 15명, 영남대 13명, 대구가톨릭대 13명, 동국대 WISE캠퍼스 5명 등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의과대학 정원을 2027년 490명 증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매년 613명씩 늘려 5년간 모두 3342명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다만 의대 증원으로 늘어난 의사는 모두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하며, 이들은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 동안 해당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방침을 통해 의료시스템의 수도권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결정은 우리 의료체계의 해묵은 과제들을 풀기 위한 변화의 시작점이라는데 의미가 크다. 그동안 우리 의료체계는 수도권 중심으로 쏠려 지방의 많은 지역이 사실상 건강권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특히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분야의 의사가 부족해 서울로까지 원정진료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의료 인프라 부족은 결국 지방소멸을 더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역 의료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국립대 병원도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립대 의대가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지방과 서울 간 의료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이제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나선만큼 신중하게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한편 지역의사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후속 조치들도 잘 준비해야 한다.

2026-03-15

경북 북부권 의대 신설 요구, 정부가 답할 차례

임미애 민주당 의원이 경북 북부권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촉구하는 정책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했다는 소식이다. 임 의원의 건의서는 정부가 2027년부터 5년간 추진하는 지역의사제 중심의 의대증원과 관련해 경북지역에도 국립의대 신설을 고려해 달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임 의원은 이와함께 교육부, 보건복지부, 경북도가 공동참여하는 경북 국립의대 협의체 신설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북 북부권에 의대가 설립돼야 한다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임 의원 건의서 전달 이전부터 20년 가까이 지역민과 정치권이 문제 제기를 하면서 의대 신설을 요구했지만 정부 측의 대답은 아직 없다. 경북은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전국 유일의 광역단체다. 게다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의사 수, 필수의료의 공백 등 취약한 의료 인프라로 사실상 도민의 건강권이 소외되는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는 빠르게 사라져 아이와 산모는 인근지역이나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가는 사례가 빈발하다. 경북은 작년 기준 인구 1000명 당 의사수 1.46명으로 전국 꼴찌다. 서울의 3분의 1이다. 인구 10만 명당 치료 가능 사망률은 전국서 가장 높다. 치료 가능 사망률은 서울 강남과 경북 영양을 비교했을 때 영양이 3.6배 높다. 같은 나라 안에 살면서 사는 장소에 따라 사람의 수명이 달리 결정되는 불합리가 존재하는 곳이다. 모든 국민은 건강에 대해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지만 경북도민은 이런 점에서 소외지역이다. 의료기관과의 접근이 어려워 주민이 기본의료 서비스를 받기 곤란한 지역을 정부는 의료취약지로 지정하는데, 경북은 11군데가 의료취약지다. 국립의대 신설은 국민 건강권 보호와 함께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실현돼야 할 과제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등 지방주도 균형발전을 위해서 경북의 경우 국립 의대 신설이 필수다. 다행히 임 의원의 의대 신설 요구에 대해 교육부장관의 적극 검토 답변이 있었다고 하니 정부의 전향적 검토를 기대해보자.

2026-03-12

‘국힘의 TK공천은 곧 당선’, 이제 옛말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 면접 심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공천 속도전에 나섰다. 공관위는 자체 여론조사와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1차 컷오프를 한 뒤, 곧바로 본경선 체제에 들어간다. 지난 10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면접에는 현역 국회의원 5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이 참석했다. 현직시장 프리미엄이 없는 자리여서 후보 모두가 각자의 포부와 강점을 내세우며 자신감 있게 면접을 치렀다는 평가다. 11일 열린 경북도지사 후보 면접에는 이철우 지사를 포함해 모두 6명이 참여해 긴장감 넘치는 경쟁을 했다고 한다. 경북도지사 경선의 경우 공관위가 ‘현역 페널티’ 방침을 밝힌 바 있어 1차 컷오프 범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공관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 후보별 여론조사 지지율과 면접점수를 잣대로 해서 컷오프 명단을 추린다. 당 주변에서는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의 경우 컷오프 대상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나 나오고 있다. 대부분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라 감점 요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컷오프가 끝나면 바로 본경선 국면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은 경북도지사 경선에 ‘한국시리즈 룰’을 적용하기로 했다. 5명의 후보가 예비경선을 진행한 뒤 승자가 현역인 이철우 지사와 최종 경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부터 각 시·도별로 본 경선을 치른다. 과거 지방선거와는 달리 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된 이번 시·도지사 경선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심(黨心)’을 현역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명심해야 할 부분은 TK지지율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누굴 공천하느냐에 따라, ‘정권 프리미엄’을 가진 여권 후보에게 압도당할 수 있다. 산적한 현안 해결에 대한 역량을 가진 후보를 공천하지 않으면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분위기다.

2026-03-12

골든타임 놓친 TK행정통합, 무산수순 밟나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대한 여야 합의가 불발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10일 국회에서 만났지만, TK 통합법안을 12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데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에 TK 통합법안 처리를 강력히 요청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면서 “법안 처리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TK출신인 민주당 임미애 의원도 이날 당 지도부를 만나 법안처리를 설득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TK 통합법안이 12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면, 지방선거 전 처리될 확률은 거의 없어진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선결조건(대전·충남 통합법안에 대한 국민의힘 당론확정, 경북 북부권 의원들의 통합 찬성 등)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가 TK 통합법안 처리의 마지노선이라는 사실은 여야가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그동안 TK통합 법안 처리는 민주당의 잇따른 ‘조건 추가’에 가로막혀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 때문에 TK지역에선 민주당이 애초부터 TK통합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말이 나왔었다. 민주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의 경우 지난달 25일 TK와 대전·충남 행정통합 보류를 전제하면서 “타 지역 통합 인센티브로 편성할 예정이었던 재원을 전남·광주에 추가 배분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TK통합 무산을 기정사실화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소리다. 정치권에서는 이달 말까지 법안처리 여지가 남아있다고 하지만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TK통합법안 단독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부정적 태도가 워낙 강한데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지방선거 공천심사가 본격화하면서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야의 극적 협상으로 통합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행정통합 무산이 확정되면 TK지역은 정부재정지원 인센티브나 2차 공공기관 우선 배정에서 배제돼 ‘상대적 박탈감’이 한층 가속화 할 것이다.

2026-03-11

대구안경산업, 국가 전략산업 출발점에 서다

대한민국 안광학산업을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합동협의체인 K-아이웨어 글로벌정책협의회가 발족했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북구 갑)의 주관으로 10일 국회에서 발대식을 가진 협의회는 앞으로 안광학산업의 중장기 국가 전략 발굴과 법·제도 개선 등 안광학산업의 도약을 위한 문제를 중점 논의, 해법을 모색한다. 우 의원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는 렌즈, 안경테, 장비, 안경사 등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져 있음에도 정치권의 관심과 연결이 부족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정책협의회가 안경산업 도약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소통창구 역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구는 우리나라 안광학산업의 심장부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안경공장이 세워졌고, 국내 안광학 사업체 10군데 중 7곳 이상이 대구에 있다. 전국 최초 안경산업특구가 지정되고 한국안경산업진흥원 설립과 24년 전통의 대구국제안경전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영세업체 비중이 높고 안경테 중심의 단순한 생산 등 산업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성장이 한계에 부딪쳐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중국산 저가제품이 시장에 침투되고 프랑스 등 브랜드 제품에 밀려 지역 안경산업이 위기에 몰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브랜드 마케팅 역량 강화와 R&D 연구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아직은 우리나라 안경산업은 뛰어난 금형 및 가공기술 등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안경제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글로벌정책협의회 발족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선택이다. 안경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다. 또 의류와 헬스케어 등과 기술적 융합이 가능해 산업 확장력도 기대된다. 한류 연관산업으로 지정된다면 성장의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다. 우 의원 말대로 정치권이 관심을 가지면 100배 성장도 가능한 사업이다. 정책협의회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26-03-11

기름값 2000원대···에너지 쇼크 방지에 총력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기름값이 폭등하고 있다. 9일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겼던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원유 선물가격이 이날 배럴당 107.54 달러를 기록, 2022년 이후 처음 100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 상승하는 유가는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급해야 할 작은 대가”라고 말하나 유가 폭등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는 치명적 충격을 받아야 할 입장이다. 이란전쟁으로 유가가 빠르게 오르자 대구 등지 주유소 기름값도 200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각 주유소에는 조금이라도 싼값에 기름을 넣으려는 사람들도 장사진을 이루고, 갑자기 급등한 기름값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가 급등이 산업체 전반의 부담으로 확대되면서 정부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휘발유값 2000원대를 앞두고 정부는 30년만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판매가 상한을 정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제도이나 시장 왜곡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속 가능 여부도 미지수다. 급한 불부터 꺼야겠지만 정부의 면밀한 추후 대책도 별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름값이 오르면 소득에서 에너지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과 영세사업자들이 가장 가혹한 충격을 받는다. 서민가구에게 물가 상승은 사실상 임금 삭감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늘어난 난방비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영세가구는 채 추위가 가시지 않은 겨울 보내기가 부담이다. 이들을 도울 세심한 정책도 준비해야 한다. 또 영세 화물차 기사나 소상공인, 운송업·배달업 종사자들은 기름값이 바로 생산원가로 적용되나 이를 원가에 당장 반영하기가 쉽지 않아 수익성 급락에 따른 생계 위협도 우려된다. 면세유를 사용하는 농민이나 화훼농 등도 직격탄을 맞는다. 가격급등으로 유통 질서가 혼탁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시장 질서 회복과 실질적인 민생지원책을 당장 강구해야 한다.

2026-03-10

국힘의 ‘절윤’ 결의, 장동혁 과연 실천할까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이 9일 총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 사태 사과와 ‘윤 어게인’에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이날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재차 사과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반대한다”고 했다.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다짐한 것이다. 이날 의원들은 장 대표 면전에서 “윤 전 대통령이 뭐라고 우리가 국민과 절윤으로 기싸움을 하느냐”, “당을 지지하지 않는 80%의 국민을 등 돌리게 만들어 놓고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다는 것이냐”라는 비판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동훈 전 대표의 징계 철회와 친한계 징계를 주도한 윤민우 윤리위원장의 사퇴 요구도 나온 모양이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듯이,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센 민심의 역풍을 맞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8일 공개한 시·도지사 공천 신청자를 보면, 현역 의원은 7명뿐이었는데 대구·경북(TK)이 5명이었다. 수도권에서는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 노선 정상화를 요구하며 신청 마감 시한까지 접수 서류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앞다퉈 지방선거에 뛰어드는 현상과 너무 대조된다.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되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니까 현역의원들도 다들 후보가 되는 걸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바뀌지 않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TK당’으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다분하다. 각종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 추세가 이를 여실히 대변해주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당 노선을 바꾸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지만, 장동혁 지도부가 기존처럼 마이웨이를 고수할 경우 아무 소용이 없다. 장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도 내내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변화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주려면,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요구한 ‘한동훈 복귀’나 ‘윤리위원장 교체’ 등 후속 조치를 하루빨리 단행해야 한다. 말로만 변화를 외치는 것은 아무 설득력이 없다.

2026-03-10

TK만 공천신청 몰리는 게 국민의힘 현실

국민의힘이 지난 8일까지 6·3 지방선거 후보 공천 신청을 받았지만, 경선 흥행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대구·경북(TK)에만 신청자가 몰렸고,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유력 후보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이날 대구시장 공천에는 현역의원 5명을 비롯해 모두 9명, 경북도지사 공천에는 이철우 지사 등 6명이 등록했다. 반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공천 신청자는 단 6명에 그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관위가 마감시한(오후 6시)까지 연장하면서 공천신청을 기다렸지만 응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은 의미가 없다”고 했었다. 자신이 요구한 ‘노선 전환’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불출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로 꼽혔던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도 이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신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부산에서는 박형준 시장과 초선 주진우 의원이 공천 신청을 했다.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충남도지사에는 현역인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단 한 명도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후보 결정을 위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비슷한 경선방식을 도입했다. 현역 단체장이 아닌 후보끼리 미리 예비 경선을 치르고, 최종 경선 후보가 현역 단체장과 1대 1로 맞붙는 경선방식이다. 조은희(서울 서초갑) 의원은 이 방식이 “오세훈 시장 제거를 위한 프로젝트”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 시장이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이러한 경선방식에 대한 불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기근현상을 겪는다는 것은 참담한 현실이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서울시장·경기지사 선거를 포기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도 다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장동혁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윤어게인 노선’으로 치를지, 아니면 노선을 전환할지 결단해야 할 상황이 됐다.

2026-03-09

하이테크로 지역 섬유산업 재도약 길 열어야

이란전쟁 등 대외정세가 불안정한 분위기 속에 열린 대구경북 국제섬유박람회(PID)가 사흘간 전시 끝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7개국 264개 사 기업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는 모두 1만2700명의 참관객들이 다녀갔으며 1억9000만 달러의 상담 실적을 기록했다. PID는 섬유산업 도약을 목적으로 매년 대구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 섬유소재 비즈니스전시회다. 섬유업계의 다양한 신제품이 전시되고 세계 주요국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를 통해 지역섬유산업의 활로를 모색하는 자리다. 대구와 경북은 섬유산업의 메카다. 한때 섬유산업은 한국 경제를 견인한 효자산업으로 각광도 받았지만 지금은 첨단소재와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하이테크 산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지난주 열린 대구경북 국제섬유박람회는 이런 시대적 상황을 고려, 슬로건부터 새로운 시작이란 뜻의 리부트(RE:BOOT)로 정했다. 전시된 제품들도 전통섬유가 아닌 친환경, 고능성 소재, 하이테크 첨단섬유, AI 패션테크까지 아우르고 있다. 섬유산업이 나아갈 미래 비전을 제시한 전시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원창머티리얼과 대현티에프시는 극한 환경에서도 신체보호와 쾌적함을 유지하는 고기능성 라이프웨어 소재를 선보였고, 삼일방직과 보광아이엔티, 백일 등은 고강도·고내열 특성을 갖춘 산업용 소재기술을 공개했다. 또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은 섬유제조 공정에서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팔레타이징 로봇과 와인딩 로봇을 선보였다. 섬유산업이 과거 저가제품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산업으로 재정비되는 과정을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준 것이다.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섬유산업 중심지 기능이 2위로 파악된다. 전체 산업 비중도 사업체 수 16%, 종사자수 15%로 대구 미래5대 신산업 육성 정책 속에서도 여전히 가장 많은 사업체와 종사자가 유지되는 중추산업이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급변하는 수요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역 섬유산업의 명성을 되찾는 혁신적 시도가 지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2026-03-09

기름값 폭등, 물가불안 잠재울 대응책 있어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가가 연일 폭등하고 있다. 지난 주인 6일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하루 만에 12%가 올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해 전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서울지역 경우 휘발유 값이 ℓ당 2000원대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의하면 8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3.3원으로 나타나 있으나 국제시장의 불안정으로 국내 기름값의 추가 상승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국제유가는 이란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최악의 경우 150달러까지 폭등할 수 있다는 시장 전망도 있어 수입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에 우려가 크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먼저 오르고 약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 석유류 가격이 곧바로 물가에 반영되는 것과는 달리 전기와 가스요금은 인상 압박이 커지고 물류비가 상승한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등 서비스 요금까지 연쇄적으로 인상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한국은행은 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 물가가 0.1~0.2%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을 한다. 이란발 유가 폭등이 길어지면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내수는 얼어붙고 기업 투자가 줄어들면서 국가 성장에도 타격을 준다. 그 와중에 서민층이 받을 경제적 고통이 가장 심하다. 정부가 기름값 안정을 위해 유류세의 한시적 인하 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유가 안정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도 이번 기회에 서둘러야 한다. 또 기름값 폭등을 계기로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유통 질서 확립 차원에서 엄격하게 단속해야 한다. 이란발 유가 폭등으로 지금 세계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지자체도 서민물가 안정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2026-03-08

TK외엔 시·도지사 후보 찾기도 어려운 국힘

한국갤럽이 지난 6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8월 장동혁 대표 취임 후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그 전주 갤럽조사보다도 더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6개월간 최고치(46%)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중순부터 민주당은 40% 내외, 국민의힘은 20%대 초중반의 구도가 지속되다가 최근 한 달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보수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여당과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TK지역에서 2월 첫째 주에는 여당 지지 22%, 야당 지지 49%로 국민의힘이 27%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여당 지지 36%, 야당 지지 38%로 나타났다. 야당에 대한 TK 민심 이반을 여실히 파악할 있는 조사결과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에 대한 TK지역의 민심이반은 지난주 최대이슈였던 TK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 무산이 핵심원인으로 보여진다. TK지역에선 국민의힘이 여권과의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내부 조율 없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행정통합 기회를 사실상 무산시켰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강성지도부가 주축이 된 ‘징계정치’도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 국민의힘 윤민우 윤리위원장은 올들어 임명되자마자 마치 조자룡 헌 칼 쓰듯 당내 비주류 인사들에 대한 중징계를 남발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징계한 후 지난주에는 배현진 의원까지 중징계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재량권을 남용한다”는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TK지역 외에는 시·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 승부처인 서울·부산시장과 경기도지사 경선의 경우 그동안 예비주자로 거론돼온 유력 인사들이 모두 출마 의사를 거둔 상태다. 이러니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장동혁 지도부가 지방선거 승패와는 상관없이 당권 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2026-03-08

사물의 소리

밤은 사물의 시간이다. 낮에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온다. 화양(華陽)에 이사 온 처음 몇몇 해에는 한밤중에도 여러 번 일어나야 했다. 아래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내려가 보면 사위가 돌연 고요했다. 나중에야 그것이 사물들의 고요한 합창이거나 독주 혹은 교향곡임을 알게 되었다. 침묵하던 사물이 느닷없이 살아나 소리를 내는 신비한 밤. 만화영화의 귀재(鬼才)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天空)의 성 라퓨타’(1986)에서 영웅적인 소년 주인공 파즈가 동굴에서 노인을 만난다. 노인은 파즈에게 밤은 사물의 시간임을 일깨워준다. 고요하게 침묵하던 사물이 밤이면 제각각 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인은 방해석(方解石)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파즈에게 들려준다. 밤에 담긴 소리의 세계를 우리에게 선명하게 각인한 이는 연암 박지원이다. 연암은 ‘열하일기’에서 한밤중에 요하(遼河)를 건너던 기억을 반추하면서 밤과 소리의 상호성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인간의 감각이 낮에는 눈으로 쏠리지만, 어둠이 장악하는 칠흑의 밤에는 귀가 감각의 중추가 된다. 그런 까닭에 낮에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밤에는 훤히 들리는 게다. 도회의 밤에는 어둠이 깃들만한 시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불야성(不夜城)처럼 환한 공간에서 인간의 감각기관은 퇴행 일로를 걷는다. 밤과 낮의 분별이 불명확한 21세기 20년대 아파트와 아스팔트와 대중교통은 태곳적 감촉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고작해야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 때문에 낯을 붉혀야 하는 이웃 아닌 이웃들의 갈등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밤에 들리는 게 어디 사물의 소리뿐이랴?! 우리 내부에서 요동치는 내면의 소리도 낮이 아니라, 밤 시각에 활성화된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지하철에서 자신의 내면과 만나지 못하는 현대인이 자기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각은 짜장 밤이기 때문이다. 창에 기대거나, 벽을 향하거나, 가부좌를 틀거나 우리는 깊은 밤에 고요히 내면을 응시한다. 그때 들려오는 아련한 소리에 귀 기울이면, 오래전에 잊힌 얼굴과 사건과 인연이 살아 나온다. 때로는 환하게 때론 흐릿하게, 혹은 강렬한 음악과 함께, 더러는 애틋한 연가(戀歌)와 함께. 그때의 그들은 모두 어디로 떠나간 것일까, 잠시 생각한다. 입가에 미소가 머물기도 하고, 낮은 한숨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제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이 사라져버린 날들. 하지만 우리는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기억마저 퇴색한 시점에 감상(感傷)에 젖어 정신을 흐느적거리게 방치하면 아니 된다. 모든 떠나간 것은 그리운 법이지만, 떠나간 것들이 있기에 지금과 여기의 우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립고 아쉬운 정념이 우리를 휘감고 돈다 해도 이젠 어쩔 도리없이 고개 흔들어야 한다. 오지 않은 날들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찻잔이 달그락거리고, 기둥 모퉁이가 쩍, 소리 내며 갈라지고, 냉장고가 윙, 하며 갑자기 돌기 시작하고, 보일러가 힘차게 돌아가는 밤이다. 겨울밤이 사물의 소리와 함께 시나브로 작별하려 한다. 화사한 봄날 사물은 어떤 소리를 우리에게 보낼 것인지, 궁금한 아침이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6-03-08

TK통합 무산 책임론, 지선 최대 이슈로 부상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가 사실상 무산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 TK지역으로선 특별법 처리시한에 쫓겨 일분일초가 아쉽지만, 여권은 계속 불가능한 전제조건을 내걸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다. 여권은 이미 TK행정통합 성사여부가 지방선거 판세에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현재 TK통합법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지방선거 일정상 3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2일이 법안 처리를 위한 마지노선이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TK통합법은 충남·대전통합법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호남권 통합법을 처리한 후 TK통합법에는 온갖 조건을 추가하면서 버텨왔다. 민주당이 조건으로 내건 TK통합법과 충남·대전 통합법 병합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충남·대전 통합법의 경우 단체장, 시·도의회가 모두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할 수가 없다. 여권에서는 TK통합법만 국회에서 통과시킬 경우 충남·대전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지난 4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열린 ‘TK통합법 국회통과 결의대회’도 통합법 처리 무산에 따른 책임론으로 흐르는 분위기였다. 장동혁 대표는 “소수 야당의 마지막 투쟁 수단인 ‘필리버스터’까지 중단하며 TK특별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답이 없다”고 했고, 추경호(달성군) 의원은 “민주당이 정략적으로 대구·경북 통합을 거부한다면 500만 시도민은 국가균형발전을 회피한 이재명 대통령과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 법사위 빗장을 걸어 잠근 추미애 위원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행정통합 무산에 따른 책임론은 TK지역 지방선거의 주 이슈로 자리 잡게 됐다. 아마 주 타깃은 행정통합을 주도한 현직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 산적한 대구·경북지역 현안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이 돼야 할 이번 지방선거가 소모적인 책임론으로 오염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2026-03-05

아찔했던 대구도심 천공기 사고, 책임 따져야

지난 4일 오전 9시쯤 대구시 수성구 만촌네거리 지하철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중장비인 천공기 전도사건은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다. 높이 21m, 무게 64t의 천공기가 왕복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쓰러졌으나 지나가던 차량이나 사람이 직접 다치는 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쓰러진 천공기를 보고 급정거한 택시운전기사와 승객 등이 다쳤으나 큰 피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만촌네거리는 평소에도 신호대기 차량이 줄을 서고 보행자도 많은 곳이다. 사고가 난 시간대가 출근 시간을 막 넘긴 때여서 큰 사고는 피했지만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만촌네거리 천공기 전도 사고에 대한 노동청,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겠지만 철저한 사고원인을 밝혀내 도심 건설현장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제2의 사고를 막도록 해야 한다. 도심건설공사 현장은 일반공사 현장과 달리 협소한 공간과 상하수도 매설 등 복잡한 작업환경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면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용인시 전철공사 현장에 있던 길이 44m의 항타기가 쓰러져 인근 아파트 건물을 덮쳤다. 항타기는 땅에 말뚝을 박을 때 사용하는 것으로 천공기와 비슷한 중장비다. 이때 건설부 장관이 현장을 찾아 중장비 사고 예방에 총력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장관이 약속했다고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는 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과 건설사의 철저한 안전의식이 병행될 때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노동청 관계자가 사고 당시 작업방식과 안전 준칙 준수 여부, 지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원인을 밝히겠다고 하고 있으나 이를 계기로 도심의 건설 현장 전반에 대한 안전도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사고가 난 현장은 지하철 연결통로 및 출입구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나 이 공사도 두 차례나 연기돼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소재를 물어야 한다.

2026-03-05

회생법원 출범, 지역경제 회생의 마중물 되길

대구와 경북지역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구회생법원이 드디어 출범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그동안 대구와 경북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산 사건이 발생했으나 전담 법원이 없어 대구지법 도산부에서 사건을 맡아왔다. 그러나 조직과 인력 등이 턱없이 부족해 화급을 다투는 도산 사건들이 신속히 결정되지 못해 일부 신청인들은 회생법원이 있는 서울 등지로 원정을 가는 불편을 겪었다. 회생법원은 기업이나 개인의 회생업무만을 담당하는 전문성 있는 법원인 동시에 신속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법원이다. 서울, 수원, 부산에만 있던 회생법원이 대구에도 늦게나마 설치된 것은 다행이다. 회생법원은 어려움에 처한 기업과 개인이 빠르게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사법적 지원 체제란 점에서 특히 경제계의 기대가 크다. 대구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비중이 99%를 차지할 만큼 매우 높다. 경기순환 사이클에 취약한 경제구조여서 개인파산 사건의 경우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 대구지법에 접수된 개인 파산 사건만 4167건으로 하루 11건 꼴이다. 그럼에도 사건 처리 속도는 전국 평균의 1.5배 이상 느리다. 타이밍이 중요한 도산 사건의 특수성 때문에 서울, 부산 등지로 원정을 간다는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대구지방법원의 관할구역이나 사건 규모 등을 볼 때, 대구회생법원의 설치가 너무 늦었다는 말이 나올 만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달부터 늦게나마 전문성을 갖춘 회생법원이 출범함으로써 그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 또한 적지 않다. 복잡한 회생사건에 대한 정교하고 전문적인 법적 판단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한다. 또 신속한 업무 처리로 채무자가 더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있다. 무엇보다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많은 지역경제의 든든한 안전망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지역경제계가 반기고 있다. 특히 회생법원이 심판자 입장에서가 아닌 경제적 재기의 지원센터로서 역할에 무게를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 많다.

202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