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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원법사 주지 해운 스님 ‘2025 자랑스러운 동국인 대상’

대한불교 유식종 포항 원법사 주지 해운 스님이 ‘2025 자랑스러운 동국인 대상’을 수상하며 지역사회와 교육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해운 스님은 25일 오후 6시 서울 앰배서더 서울풀만호텔에서 열린 ‘2025 동국인의 밤’ 행사에서 이 상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윤재웅 총장 등 동문 500여 명이 참석, 동국대와 동국대 동문들의 한해를 돌아보고 2026년 새해 의지를 다졌다. 해운 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와 불교문화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박사과정을 이수 중이다. 해운 스님은 그동안 지역과 꾸준히 호흡하며 정진해 왔다. 2015년 동국대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동국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누적 장학금은 6억1100만원에 달한다. 지역사회 기여 활동도 두드러진다. 2008년부터 설·추석 명절마다 ‘자비의 쌀’ 나눔을 진행, 지금까지 총 1만8000여 포를 나눴다. 또한 태풍, 지진 등 재난 발생 시 현장 구호품과 성금 5000만원 상당을 전달했으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의료진과 공무원에게 전통 음식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역의 학생들을 위한 원법사장학회도 2008년 설립, 그동안 747명의 학생에게 4억46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도왔다. 이러한 공로로 해운 스님은 지난 6일 ‘제14회 나눔국민대상’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또 2025 포항시민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해운 스님은 “지역사회와의 나눔은 원법사의 신도들이 마음을 모아 줬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라면서 “올해 너무 큰 상을 잇따라 받아 송구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ol.com

고전은 시간을 초월한 교훈을 전하지만, 원문의 난해함과 방대한 분량은 현대인에게 부담스럽다. 경북 영주 출신의 한문학자 김재욱(고려대 한문학과 강사)이 출간한 ‘사서 심경(四書 心鏡·스토리두잉)’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책이다. 유교의 핵심 경전인 논어·맹자·대학·중용에서 현대인이 새겨야 할 명문장을 추려내고, 자신의 해석을 덧입혀 쉽게 풀어냈다. 제목의 ‘심경(心鏡)’은 “고전의 지혜를 마음의 거울에 비춘다”는 의미로 고전을 통해 자기 성찰의 기회를 얻도록 이끈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앞서 ‘삼국지 인물전’을 통해 삼국지의 영웅들과 현대 정치인·언론인을 비교 분석하며 화제를 모았다. 조조와 이재명, 유비와 문재인 등 역사적 인물과 현실의 인물을 대비시켜 리더십의 본질을 탐구한 이 작업은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고전이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비추는 창”이라고 말한다. 이번 신작에서도 그 연장선상에서, 수천 년 전 경전이 오늘날 개인의 성장과 사회 문제 해결에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는지 탐구한다. ‘사서 심경’은 각 경전의 핵심 메시지를 4개 장으로 나눠 소개한다. △논어: 관계의 기술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록인 ‘논어’는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을 다룬다.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야 인정받는다”, “무슨 일이든 선은 넘지 말아야 한다” 등의 구절은 타인과의 경계 설정과 겸손의 미덕을 강조한다. 김 교수는 “공자의 말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신뢰를 얻는 전략”이라 설명한다. △맹자: 정의로운 리더십 맹자의 사상은 “백성과 함께 소유하기”, “지도자는 백성의 즐거움과 걱정을 함께해야 한다”는 말로 집약된다. 특히 “어진 정치를 베풀면 백성은 나라에 충성을 다한다”는 구절은 공정과 소통의 리더십을 역설한다. 김 교수는 “맹자의 정치관은 현대 민주주의와도 맞닿아 있다”며, “권력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는 점이 닮았다”고 덧붙였다. △대학: 자기 계발의 원리 “세상 돌아가는 원리에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한 대학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을 핵심으로 한다. “나부터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문장은 개인의 성장이 사회적 영향력으로 이어짐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대학은 자기계발서의 원조”라며,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방식이 현대적 자기관리법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중용: 균형 잡힌 삶의 철학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남과 조화를 이루는 일”을 강조한 ‘중용’은 극단을 피하는 중용의 미덕을 설파한다. 특히 “남이 나보다 뛰어나서 한 번만에 잘하게 되었다면 나는 백번을 노력해야 한다”는 구절은 김 교수가 학창 시절 한문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때 용기를 얻은 문장으로, 좌절을 극복하는 마음가짐을 전한다. 김 교수는 “사서는 수천 년 전 책이지만, 오늘날에도 유효한 삶의 기술서”라 말한다. 예를 들어 맹자의 “정직해야 큰 용기를 지닐 수 있다”는 구절은 SNS 시대에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더욱 절실하다고 덧붙인다. 또한 “갈등 해결 방식과 마음 다스림”까지 다루기에, 직장인과 청년층에게도 실용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고전을 읽는 것은 과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풀기 위한 지혜를 얻는 과정”이라며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고전을 ‘옛날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미술관 1층 로비에서 '제102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 MUSIC’을 개최한다. 2014년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시작된 이 음악회는 미술과 음악이 어우러진 예술 경험을 시민에게 제공하며, 미술관을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시킨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번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와 피아니스트 정진경이 함께한다. 김응수는 티보르 바르가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로돌포 리피저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마리아 카날스 국제 음악 콩쿠르 등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현재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개성 있는 음색과 해석으로 호평을 받아왔으며, 2014년 체코 리토미슬 페스티벌에서 15차례 커튼콜과 기립박수를 받는 등 독보적인 연주로 주목받았다. 또한 데카, 유니버설 레이블 등에서 발매한 음반들이 클래식 차트 정상에 오르며 연주뿐 아니라 기획·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정진경은 한양대학교 졸업 후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에서 석사 학위를,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료했다. 2018년 러시아 옴스크 국제콩쿠르 1위와 그랑프리, 오사카 국제콩쿠르, 코리아헤럴드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러시아 옴스크 필하모니, 서울 내셔널 심포니 등과 협연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주곡은 바로크부터 현대 음악까지 다채로운 시대별 작품으로 구성된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G장조 K.301’을 시작으로 루토스와프스키의 ‘수비토’, 르클레르의 ‘바이올린 소나타 D장조 Op.9’,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 Op. 20’, 에른스트의 ‘로시니 오페라 오텔로 주제에 의한 환상곡’ 등 바로크의 우아함부터 낭만주의의 열정, 현대 음악의 감성까지 폭넓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음악회는 미술관 방문객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세부 일정과 프로그램은 포항시립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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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박태준기념음악회 내일 대구문화예술회관서 개최

대구 출신의 한국 근대 가곡 선구자 박태준을 기리는 특별한 음악회가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작곡가박태준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동요콩쿠르 수상자와 한국가곡 성악콩쿠르 수상자들이 함께하는 무대로, 프로와 아마추어가 교감하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진다. 공연은 제15회 동요콩쿠르 수상자들의 특별 무대로 시작한다. 유치부부터 초등부까지 대상·최우수상·우수상 수상자 17명이 선보이는 동요 메들리는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으로 관객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이어 아마추어 한국가곡콩쿠르 수상자 3명과 한국가곡성악콩쿠르 수상자 4명의 무대가 이어지며, 다양한 세대의 음악적 재능이 어우러질 전망이다. 아마추어 가곡콩쿠르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혜진씨가 ‘그리운 금강산’ 과 ‘가을밤’을 노래하며, 최우수상 수상자 이영태·최현승씨가 각각 ‘신고산타령’과 ‘첫사랑’을 부른다. 한국가곡 성악콩쿠르 대상 수상자 뤄칭씨가 ‘수선화’와 ‘동무생각’을 부르며 최우수상 수상자 서지원씨와 양진진씨가 각각 ‘베틀노래’와 '그리운 금강산'을 노래한다. 이날 공연은 오케스트라 앙상블 보아즈(지휘 오국환)가 반주를 맡아 음악회의 격을 더한다. 히브리어로 ‘강함’을 뜻하는 보아즈는 클래식 음악의 역동성을 대중화하는 전문 단체로, 수상자들과 호흡을 맞춘다. 박태준(1900~1986)은 ‘동무생각’, ‘오빠 생각’, ‘고향의 봄’ 등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작품으로 사랑받은 작곡가다. 그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기념음악회는 그의 업적을 되새기며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로 기획됐다. 김완준 작곡가박태준기념사업회장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박태준 선생의 정신처럼 음악의 경계를 넘어 소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5

포항 꿈틀로 주민 협의체 ‘트리플A’ 색소폰 공연 등 ‘가을 음악회’ 개최

포항시 북구 중앙로에 위치한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서 지난 23일 지역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하는 ‘2025 꿈틀로 가을 음악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색소폰 연주팀과 지역 가수들이 참여해 대중가요와 재즈 팝송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따뜻한 어묵과 차가 마련돼 시민들이 음악을 즐기며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했다. 시민 이은희(48· 포항시 북구)씨는 “문화예술로 채워진 공간이 원도심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음악회를 주관한 트리플A는 ‘Anthro(인간적 이야기의 소중함), Angel(사회적 가치 실천), And(문화예술의 지속 가능성)’를 모토로 2020년 8월 결성된 주민 협의체다.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이 모여 나눔·봉사·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삶’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꿈틀로는 2016년 포항시가 도심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문화도시조성사업의 핵심 공간이다. 방치된 빈 점포와 환경 문제에 시달리던 지역에 예술인들의 작업실과 전시 공간을 유치하며, 시민 대상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과 거리 축제를 꾸준히 열어왔다. 현재는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소통하는 문화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11-24

“꿈과 현실 속 일상의 낯선 아름다움”

대구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 오승아(64) 작가가 오는 30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기획초대전 ‘Dream(꿈)’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상회화의 조형언어를 확장하고 초현실주의 기법 ‘데페이즈망(Depaysement)’을 응용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데페이즈망은 일상적 사물을 낯선 환경에 배치해 새로운 감각을 자극하는 기법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 기억과 감정을 교차시킨다. 대표작에서 보이는 리드미컬한 나뭇잎 패턴이나 청색과 녹색의 색면 구성은 자연과 인간의 내적 대화를 상징한다. 작가는 “유토피아는 단순한 낙원이 아니라 꿈과 희망, 행복이 교차하는 마음의 풍경”이라며 “황량한 땅에 피어난 작은 생명처럼, 희망은 절망 속에서도 싹튼다”고 말한다. 오승아 작가는 최근 서울옥션 경매에서 주목받으며 화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8년 첫 개인전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는 직관적이고 강렬한 이미지, 캐릭터성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MZ세대 컬렉터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현대 미술 시장의 흐름을 타고 있다. 복잡한 해석 대신 즉각적인 공감과 SNS 친화적 비주얼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수요를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오 작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중 2006년,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예술가의 길을 걷는 선배를 만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미술대학 진학 후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개인전을 열고 창작에 몰두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우연성과 감각적 조형이 돋보인다. 종이를 오려 붙인 듯한 나무 형상이나 정지된 시간의 구도는 내면의 고요함과 감정의 누적을 암시한다. “회화는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암시”라는 말처럼, 오승아의 화면은 구체적 사물이 아닌 기억과 감정의 상징으로 가득하다. 풀꽃, 나룻배, 고향집 등 일상적 소재는 관객 각자의 체험을 이끌어내는 매개체가 된다. 최근 미술 시장은 추상보다 구상에, 난해함보다 직관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승아 작가의 성공은 이러한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그의 작품은 복잡한 해석 없이도 즉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적 요소와 강렬한 색채로 컬렉터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MZ세대는 ‘소장하고 싶은 이미지’와 ‘공유 가능한 비주얼’을 중시하는데, 이는 오승아의 작품이 SNS 친화적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로 분석된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오승아 작가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예술적 여정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그의 회화에서는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순간을 통해 일상의 낯선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승아 작가는 대구예술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2025 서울옥션 경매 출품작 완판을 기록했다. 2023~2025 단체전 10여회, 2021 제3회 구미국제컨템포러리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지난 10년간 ‘달구벌아트, 제주를 탐닉하다’(2025), ‘도시를 넘어 세계로’(2023), ‘의성산불피해 예술 나눔전’(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제11회 대한민국 팔공미술대제전, 울산미술대전, 대구아동미술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2024년 제44회 대구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2023년 인사동아트페어에서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같은 해 팔공미술대제전에서 미술지도자상을 받았으며, 2019년 제38회 대한민국미술대전(구상 부문)에서 특선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경북 의성군청, 달성고등학교, ㈜에코 등에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4

‘나의 꿈을 찾아서’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난 22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꿈의 무용단 포항’ 창단 공연 ‘나의 꿈을 찾아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지역 문화예술 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공연은 포항 지역 아동·청소년 무용 교육의 전문성과 체계성을 입증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꿈의 무용단 포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 ‘2025 꿈의 무용단 운영 사업’에 선정되며 향후 5년간 총 4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초·중학생 26명의 단원은 단순히 무용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인간관계 형성과 공동체성 함양을 목표로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집중 훈련을 진행했다. 이들의 열정은 아르코공연연습센터@포항에서 쌓은 노력 끝에 창작 무용 작품으로 결실을 맺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제목과 동일한 ‘나의 꿈을 찾아서’ 창작곡에 맞춘 무용이었다. 포항 지역 아이들의 솔직한 꿈과 고민을 음악과 안무로 풀어낸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단원들은 내면의 탐색 과정을 춤으로 표현하며, 예술을 통한 자기 발견의 여정을 공유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전문 무용가 김성한 감독의 지도 아래 완성된 작품은 아이들의 순수한 목소리를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성한 감독은 프랑스 국립현대무용센터 연수 및 툴루즈 국립극장 공연 등 국내외에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원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냈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춤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예술적 감각뿐 아니라 사회적 유대감도 키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아동·청소년의 예술적 잠재력을 키우는 ‘꿈의 오케스트라’, ‘꿈의 무용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포항의 정체성을 담은 고품격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미래 세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4

‘포항국제음악제’가 남긴 성과와 숙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25 포항국제음악제’가 관객 동원에 성공하는 등 성과가 좋았다. 행사를 주관한 포항문화재단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행사 구성과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등 비판도 만만치 않다. 건물 공사 등 사유로 인해 당초 개최 예정지인 포항문화예술회관이 아닌 포항시청 대잠홀 등 시내 여러 공간에서 분산 개최된 것부터 아쉬움을 남겼다는 뒷얘기다. △포항문화재단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 접근성 개선” 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공연 성과와 관련해 “포항문화예술회관 공사 관계로 부득이하게 분산 개최를 결정했다”며 “효자아트홀, 대잠홀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을 열어 오히려 접근성이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포항국제음악제는 하겐 콰르텟, 소프라노 황수미와 바리톤 사무엘 윤의 듀오 무대,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포항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황제’ 협연 등 세계적 연주자들이 참여한 메인 콘서트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포항 시민뿐 아니라 전국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공연 시간 편중과 장기 일정에 피로감 호소” 7일간의 일정 중 총 14회의 공연이 진행됐으나, 대부분의 공연이 오전 11시와 저녁 7시에 집중된 점이 논란거리가 됐다. 특히 독주회 2회가 평일 오전에 배치되면서 직장인과 학생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역 주민 A씨는 “낮 공연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일정에 피로감이 쌓였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내악 중심 구성에 대중성 부족···지역 연계 미흡” 이번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은 총 7회로 구성됐으며 관현악 2회, 실내악 3회, 실내악+독주 1회, 성악 1회로 구성됐다. 당초 ‘실내악 축제’를 내세웠으나, 순수 실내악단 공연 비중은 전체의 약 42.8%에 그쳐 예고와 차이를 보였다.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 대중에게 익숙한 레퍼토리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음악평론가 B 씨는 “일부 해외 유명 연주자를 초청했으나, 말러 등 난해하다고 여겨지든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음악계 관계자들은 축제의 지역 연계 부족을 비판하기도 했다. 포항문화재단 측이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실내악 중심의 축제로 포항 전역에 음악적 울림을 전했다”라고 했다는 자평과는 다른 반응이 나온다. 지역 음악가 C 씨는 “초청된 연주자들이 단순히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렀다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개막 공연에서 윤한결 작곡가의 창작곡 ‘별신굿’이 세계 초연되며 지역 전통문화를 접목한 시도에 대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난해한 곡들로 연주자 중심의 축제라는 인상을 남겼고 또한 포항 연주자들의 참여가 미미해 지역 연계 측면에서도 부정적 비평을 남겼다.   △“7억여 원 예산 논란···국제적 요소도 미흡” 이번 행사에 투입된 예산은 7억6000만 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에서는 “객원 연주자 초청 비용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앞세워 예산 효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세계적인 현악 사중주단 하겐 콰르텟의 출연이 지역 축제의 정체성과 예산 대비 효과에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음악계 관계자는 “하겐 콰르텟의 공연은 주목받았지만, 다른 국제적 협업이 부재해 ‘글로벌 음악제’로서의 입지가 약화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역 음악가 D씨는 포항국제음악제가 실내악 중심으로 기획됐음에도 불구하고 개막공연에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별도로 구성해 운영한 점을 지적했다. D씨는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이미 폐막일인 13일에 공연을 예정하고 있음에도 불필요한 오케스트라를 임시로 조직해 예산을 낭비한 것 아니냐”며 “지역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외부에 의존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 “관객 수요 분석과 예산 투명성 강화해야” 지역 문화예술계는 대안과 관련해 “외부 관객 유치를 위해 저녁 시간대 독창회 확대나 대중적 작곡가의 작품 편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번 음악제는 모든 공연이 무료로 진행되어 객석이 채워지며 지역 문화 활성화의 가능성을 보였으나, 관객 수요 분석과 예산 편성의 합리성 제고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3

“신앙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 모두가 기쁨의 시간 되시길”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라우다떼합창단(단장 박영동)이 24일 오후 7시 30분 포항효자아트홀에서 제18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Exultate Deo!(엑술따떼 데오·하느님을 기쁘게 찬양하라)’로, 대림절을 앞두고 신앙적 기쁨과 사회적 나눔을 음악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2006년 창단된 라우다떼합창단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에 소속된 포항지역 가톨릭 신자들로 이뤄진 남녀 혼성 45명의 합창단이다. 올해 새로 부임한 지휘자 구은희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콘체르토학과 외래교수)의 지휘 아래, 종교 음악부터 클래식, 대중 가곡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관객과 소통한다. 공연은 그레고리오 성가 ‘하늘은 이슬비처럼(Rorate caeli)’으로 문을 연다. 이어 르네상스 시대 팔레스트리나, 바로크 스카를라티, 현대 작곡가 수산토 요하네스의 성악 작품을 엮은 ‘엑술따떼 데오!(Exultate Deo!)’를 통해 시대별 음악적 여정을 선사한다. 슈베르트의 가곡 ‘음악에게(An die Musik)’, ‘세레나데(Ständchen)’, ‘송어(Die Forelle)’ 3곡과 함께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로시니의 유쾌한 이중창 ‘두 고양이의 익살스러운 듀엣(Duetto buffo di due gatti)’,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 송(Do-Re-Mi Song)’ 등이 연주되며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특히 이번 공연은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희망의 노래’를 부제로 내걸었다. 포항 지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무대에 올라 고향을 떠나온 이들의 아픔과 신앙 속 희망을 음악으로 조명한다. 이와 함께 루멘청소년합창단이 협연해 ‘진달래꽃’, ‘별 캐는 밤’, ‘이른 아침 안개같이’ 등 한국 가곡으로 순수한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최재영 신부(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교구장대리)는 “이번 연주회는 ‘엑술따떼 데오!’라는 기쁨의 노래가 대림절 영성과 어우러지는 자리”라며 “신앙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을 통해 모두가 기쁨의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영동 단장은 “음악은 마음의 다리가 되어 서로 다른 이들을 하나로 잇는다”며 “신앙적 찬미와 사회적 화합을 전하는 무대가 지속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3

[EBS 세계의 명화] ‘비포 선셋’ 22일(토) 밤 10시 45분

EBS ‘세계의 명화’가 오는 22일 밤 10시 45분,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선셋(2004)을 방영한다. 지난주 방송된 비포 선라이즈에 이은 ‘비포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시간의 무게를 안고 다시 만난 두 남녀의 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秀作)이다. 영화는 파리의 작은 서점에서 시작된다. 9년 전 오스트리아 빈에서 단 하루를 함께 보낸 제시(에단 호크)는 여행기를 홍보하기 위해 유럽을 돌던 중, 그곳에서 뜻밖에도 셀린(줄리 델피)을 다시 만난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두 사람의 시선에는 여전히 젊은 날의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제시의 비행기가 떠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80분. 영화는 실제 러닝타임과 극 중 시간이 거의 일치하는 ‘실시간 구성’으로, 두 인물이 파리의 골목과 카페, 센강변을 걸으며 나누는 대화를 생생하게 따라간다. (마치 로드 무비를 보는 것 같은...) 전작(前作)이 우연과 설렘, 청춘의 낭만을 이야기했다면 비포 선셋은 그로부터 9년이 지난 뒤의 현실을 응시한다. 두 사람은 그간의 삶, 관계, 후회, 선택의 결과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상을 좇던 청춘의 감정은 어느새 삶의 무게와 책임 속에서 흔들리고, 서로의 마음속에 남겨진 자리 또한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으로 바뀌어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이어지는 대화는, 그들이 여전히 서로에게 깊은 감정적 울림을 남기고 있음을 서서히 드러낸다. 이 작품의 핵심 주제는 ‘두 번째 기회’와 시간이 가져오는 잔인한 변화다. 영화 속에서 사랑은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라, 기억과 후회, 그리고 가능성으로 남아 삶을 흔드는 어떤 힘으로 묘사된다. 링클레이터 감독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철학적인 대화는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삶은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던진다. 감독은 결말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은 채 열린 여운을 남기며, 사랑의 지속성과 관계의 본질을 스스로 되묻게 한다. 이번 방송은 지난주 선보인 ‘비포 선라이즈’와 함께 감상할 때 더 깊은 의미를 전한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두 젊은 남녀가 하루 동안 비엔나에서 보냈던 첫 만남의 설렘은, 9년이 지나 파리에서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의 성숙하고 복잡한 감정으로 이어진다. 두 작품을 나란히 비교해서 감상한다면, 사랑이 시간을 지나며 어떻게 변하고 또 어떻게 남는지를 더욱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비포 선셋은 2013년작 비포 미드나잇으로 이어지는 ‘비포 3부작’의 중간 장.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더욱 깊어지는 사랑의 의미를 보여주는, 성숙한 로맨스의 정점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22

‘신성일 기념관’ 반세기 청춘의 얼굴과 마주하다

충무로의 전설이자 한 시대의 청춘을 상징했던 배우 신성일의 기념관이 21일 고향인 경북 영천에서 문을 열었다. 기념관에 들어서자 벽면을 가득 채운 그의 얼굴이 한 시대를 관통하는 장면처럼 펼쳐졌다. 흑백 사진 속 날렵한 눈빛, 1970년대 포스터에서 드러난 청춘의 활력, 말년의 단단한 미소가 이어지는 전시 앞에서 관람객들은 저마다 발걸음을 늦추며 사진 한 장 한 장을 오래 바라보았다. 신성일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온몸으로 견딘 배우였다. 멜로드라마에서는 낭만적인 청춘으로, 액션영화에서는 강인한 남성으로, 시대극에서는 지성과 품격을 갖춘 인물로 관객을 만났다.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반세기 동안 남긴 538편의 필모그래피는 영화만을 향해 나아간 한 인간의 치열한 발자취였다. 이번에 개관한 기념관은 ‘뼛속까지 영화인이었던 신성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1층 ‘뉴스타리움’에서는 스타의 상징성과 영화사적 유산을 모티프로 제작된 실감 영상과 미디어아트가 연속적으로 상영됐다. 2층 상설전시관 1부 ‘별의 찬란’에는 그의 58년 영화 인생을 압축한 디지털 아카이브 월과 실제 서재가 재현돼 있다. 작품 목록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정리된 아트월 앞에서 관람객들은 각자 기억 속 작품을 떠올리며 발길을 멈췄다. 바로 옆 ‘신성일의 서재’에는 배우가 아닌 ‘인간 신성일’의 고요한 내면을 보여주는 책과 포스터, 손때 묻은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영화 포스터를 전시한 곳에서 만난 김혜옥 씨(70·영천시 채신동)는 “연기도 잘하고 잘생기고 멋있어서 신성일 팬이었다. 독보적인 스타였다”며 “예전에 데이트하러 가서 본 ‘맨발의 청춘’ 포스터를 다시 보니 그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2부 ‘스타스토리지’는 그가 생애 동안 받은 각종 트로피와 상패, 결혼 당시의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스타이자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함께 보여줬다. 3부 ‘성일 시네마’에서는 배우에서 감독·제작자로 확장된 그의 예술적 여정을 정리해 한국 영화가 성장해온 과정과 신성일의 역할을 함께 조망할 수 있었다. 시민이 참여하는 체험형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다시 맨발의 청춘’ 체험존에서는 영화 속 음악다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트에서 직접 연기를 하거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시상식 레드카펫을 연출한 ‘뉴스타 페스티벌’ 포토존에서는 360도 촬영 체험이 가능하며, 마지막 공간 ‘별을 회고하다’에서는 AR 디지털 방명록에 기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신성일 기념관은 5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빛낸 신성일의 예술과 삶을 보존하고자 그가 생전에 살던 영천시 괴연동 9946㎡ 부지에 건립됐다. 이날 개관식에는 이만희 국회의원, 최기문 영천시장, 김선태 영천시의장, 이춘우·윤승호 경북도의원 등 주요 인사와 김동호·정지영 공동고문,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김병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등 영화계 원로들이 참석했다. 유가족 대표로는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신성일의 아들인 강석현 씨가 함께 했다. 배우 엄앵란 씨는 축하 영상을 보냈다. 개관식 현장에는 오랜 세월 신성일을 기억해온 팬들도 눈에 띄었다. 변인자 씨(81·영천 중앙동)는 “영화배우일 때도 멋있었지만 영천에 와서도 멋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영화배우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며 “집 근처에 기념관이 들어서서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유가족 대표인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작은아버님은 이곳에 문화·영화 예술의 성지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늘 이야기하셨다”며 “오늘 그 뜻이 결실을 맺게 돼 감회가 깊다. 기념관이 영천의 문화 발전에도 기여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1

‘제30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대상에 구자현 내집에서의원 원장

포항·경주·영덕·울진 지역 각 분야의 숨은 일꾼을 발굴하는 ‘제30회 포항MBC 삼일문화대상’ 대상 수상자에 구자현씨(포항 내집에서의원 원장)가 선정됐다. 포항MBC와 삼일가족은 억대 연봉의 종합병원장 자리를 포기하고 지난해 5월 장애인과 거동불편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방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집에서 의원’을 설립해 현재 매월 200명의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는 구자현씨(57·포항시 북구 우창동·외과 전문의)를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본상에는 사회봉사 부문 최주화씨(전국소기업총연합 경북포항시지부 회장)를 비롯해 문화예술 부문 최경춘(서예가·유오재서예연구소장), 환경 부문 장은재(이학박사), 교육 부문 이관(동국대 의과대학 학장)씨 등 4명이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경상북도맨발걷기협회와 독도평화호&독도안전요원, 포항YMCA가 각각 특별상을 수상하게 됐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이, 본상 400만 원,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2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3일 오후 6시 30분 포스코 효자아트홀에서 개최되며 12월 중으로 포항MBC에서 방송된다. 포항MBC·삼일문화대상은 향토기업인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지역 사회 각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준 개인과 단체에게 시상한다. 지난 1996년 제정된 이후 올해로 30회째를 맞으며 지역 최고 문화상으로서의 전통과 권위를 이어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0

후회하면서 또 같은 실수···뇌의 작동원리는?

인간은 왜 후회할 줄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에 빠지거나, 과거의 부끄러움은 선명히 기억하면서도 눈앞의 열쇠 위치는 잊어버리는 모순적인 순간들. 사랑에 빠져 집착하거나 특정 집단을 배척하는 심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근 출간된 책 ‘내가 궁금할 땐 뇌과학’(알에이치코리아)은 이러한 인간 행동의 미스터리를 신경과학으로 해부하며, 뇌가 만들어내는 감정과 선택의 메커니즘을 파헤친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연구해 온 저자 로봇공학자 호르헤 챔과 신경과학자 드웨인 고드윈은 분노, 혐오, 자유의지 등 11가지 주제를 통해 뇌의 작동 원리를 분석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분노와 혐오의 생물학적 기반이다. 인간의 분노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니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위협 상황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 편도체를 자극해 전두엽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이로 인해 ‘투쟁-도피 반응’이 활성화되며, 평소라면 자제했을 공격적 행동이 표출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분노 상태에서 내뱉은 말은 편도체의 명령이지 전두엽의 판단이 아니다”라며 “충동적 행동이 반복될수록 뇌의 보상 체계가 강화돼 분노가 습관화된다”고 경고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혐오가 중독성 강한 쾌락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실험쥐 연구에서 다른 개체를 공격할 때마다 복측피개영역(VTA)이 활성화되며 도파민이 분비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인간 사회에서도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타인종을 배제할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증언한 사례는 혐오가 사회적 우월감과 결합해 뇌에 보상 신호를 생성하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저자들은 혐오가 과거에는 생존을 위한 진화적 산물이었지만, 현재는 집단 갈등을 증폭시키는 독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SNS 중독처럼 분노와 혐오도 반복될수록 뇌에 각인되어 쉽게 폭발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전두엽 기능 강화 훈련(분노 조절 장애 치료)이나 교육으로 편도체 과잉 반응 억제(혐오 발언 방지) 등을 제시한다. 이 책은 뇌과학을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자기 성찰의 도구로 제안한다. 예를 들어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편도체가 활성화됐다”고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동을 제어할 첫걸음이 된다. 뇌과학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20만 명이 넘는 수강생을 보유한 과학 멘토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는 엑소쌤(이선호)은 “이 책을 읽고 나면 뇌의 구조와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억력 향상법, 행복한 삶에 이르는 비결 등 일상을 윤택하게 해주는 실용적인 지식도 얻을 수 있다”면서 “사랑, 행복, 죽음과 같은 주제를 깊이 탐구하다 보면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자신을 이해하고, 성찰하며, 더 나은 변화를 모색하도록 이끄는 여정으로 안내해줄 것”이라고 평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0

세계 ‘최고령 저자’, 철학적 사색 한층 깊게 풀어내

105세의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신간 ‘김형석, 백년의 유산’(21세기북스)을 펴냈다. 지난해 9월, 103세 251일의 나이로 기네스 세계 기록 ‘최고령 저자’로 공식 인증받은 김 교수는 이번 책으로 평생 탐구해온 철학적 사색을 한층 깊게 풀어냈다. 책은 1부에서 105년의 인생을 통해 체득한 통찰을, 2부에서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철학자의 시각으로 진단하며, 3부에서는 다음 세대를 향한 진솔한 조언을 담았다. 특히 그는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성숙이 인간다운 삶의 완성”이라며 휴머니즘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김 교수는 “돈이나 명예가 아닌 감사와 사랑을 남기는 것이 진정한 삶의 가치”라고 강조하며, “정치·종교·교육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사회가 건강해진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던 그는 어머니의 “스무 살까지만이라도 살아달라”는 기도 속에서 생의 의지를 다졌고, 그 결실은 100세를 넘긴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왕성한 저술과 강연으로 증명되고 있다. 건강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일은 건강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건강 자체가 일을 위한 도구여야 한다”며 ‘정서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또한 “남을 헐뜯지 않고 분노를 다스리는 것”을 장수의 비결로 전하며, 100세를 넘긴 친구 7명의 공통점을 예로 들었다. 최근 한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에 대해 “희망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당부한 그는, 스피노자의 사과나무(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와 타르코프스키 영화 ‘희생’(핵전쟁 앞에서도 나무를 심는 의지)을 언급하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를 위한 실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청년 세대를 향해서는 “진정한 행복은 소유가 아닌 사랑에서 온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최근 고등학생 대상 강연에서 “연애는 스무 살 넘어서 해야 한다”는 유머러스한 조언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소통할 때마다 젊어지는 기분”이라며 젊은 층과의 교류를 건강 유지법으로 꼽았다. 이번 신간 ‘백년의 유산’은 50대를 대상으로 쓴 전작 ‘백년의 지혜’보다 더 젊은 독자를 겨냥해 집필됐다. “출판사 측에서 30대 독자들도 내 책을 읽는다고 알려줬다. 좀 더 쓸 수 있으면 써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교수는 일제강점기와 군부독재, 민주화 시대를 거치며 “자유가 보장된 사회가 결국 승리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다만 “자유 방임이 아닌 경제적 평등과 빈곤 퇴치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K-컬처의 시대에도 국가 운영은 인간애에 기반해야 한다”며 정치권의 각성을 요구했다. 김 교수는 “죽음은 삶의 완성이자 새로운 시작”이며, “고독은 깊은 사유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사랑·양심·자유·감사는 단순한 덕목이 아닌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끝으로 그는 “후배와 제자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교육이야말로 희망의 씨앗”이라 강조했다. “휴머니즘이 모든 물질과 이데올로기를 넘어선다”는 그의 철학은, 효율과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에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시대의 선언문으로 남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0

지난 100여 년간 전 세계 연구소가 과학 발전과 국가 운명에 미친 영향

신간 ‘연구소의 승리’(계단)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전 세계 연구소가 과학 발전과 국가 운명에 미친 영향을 추적하며, 연구소가 단순한 실험실 집합이 아닌 국가 전략의 핵심 제도로 자리 잡은 과정을 조명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 근무하는 과학자인 저자 배대웅씨는 연구소가 국가가 직면한 약점을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사회적 장치이자 제도적 발명품이라 설명한다. 독일은 1887년 정밀 측정과 기술 표준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제국물리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일본은 1910년대 서구 모방을 벗어나기 위해 국민과학연구소를 만들었다. 한국도 1959년 한국원자력연구소 설립을 통해 국가 R&D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966년 설립 이후 해외 기술을 국내 산업에 접목해 중화학공업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는 한국의 산업화 전략을 체계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한 현대 연구소는 국가 단위를 넘어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진화했다. 팬데믹 시기 백신 개발 속도 향상, 우주 탐사 공동 프로젝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데이터 네트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연구소가 기술적 성과를 넘어 “미래를 설계하는 사회적 장치”로 기능한다고 강조합니다. 지역 간 경쟁,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연구소가 장기적 혁신의 출발점임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입증하며, 과학기술뿐 아니라 제도·정치·경제적 선택이 결합될 때 새로운 경로가 열린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0

천년을 넘는 운명적 사랑 ‘별아 내 가슴에’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은 경북도·청도군과 함께 제작한 웹툰 ‘별아 내 가슴에’를 20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전편 공개했다. 이번 작품은 청도군의 역사적·문화적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로 지역의 매력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별아 내 가슴에’는 청도 유천문화거리 축제와 보양이목 설화를 모티브로 삼아 천 년의 시간을 초월한 두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웹툰이다. 총 5화로 구성된 스토리에는 유천극장, 영신정미소, 구생당약방 등 실제 청도 유천문화마을의 명소들이 배경으로 등장해 독자들이 지역의 정취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스토리 작업은 판타지 로맨스 장르에서 활약 중인 이이영 작가가 맡았으며, 작화는 수하 작가가 맡았다. 이 작가는 “유천문화마을이 1960년대 풍경을 간직한 배경을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했다”며 “골목과 건축물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웹툰 속에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수하 작가는 특유의 부드러운 선과 감각적인 색채로 시대적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종수 콘텐츠진흥원장은 “이번 웹툰이 유천문화거리의 역사적 가치와 공간적 매력을 널리 알리고, 지역 방문객 유치로 이어지는 문화관광효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0

코믹연극 ‘오백에 삼십’ 10주년 맞아 대구서 특별 공연

청년들의 웃픈(웃기고 슬픈) 월세 인생을 그린 연극 ‘오백에 삼십’이 올해로 10돌을 맞아 다시 동성로 무대를 찾는다. 아트플러스씨어터는 코믹연극 ‘오백에 삼십’이 10주년을 맞아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구 동성로 에서 특별 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고 밝혔다. 2015년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청년 주거 현실을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전국을 순회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가난은 숙명인가’라는 메시지를 축으로, 청년 세대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일상의 무게를 코믹하게 풀어내 관객의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이끌었다. “지속 가능한 명품 연극”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기 흥행을 이어온 이유다. 무대는 보증금 500만 원, 월세 30만 원의 이른바 ‘돼지빌라’. 떡볶이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허덕, 베트남에서 시집 온 흐엉마이, 고시생 배변, 야간업소 종사자 미스조, 폐지를 줍는 할머니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해 우리 주변의 현실적 삶을 따뜻하고도 촘촘하게 그려낸다. 주식회사 아트플러스 홍재임 대표는 “월세 문제를 둘러싼 주인아줌마와 세입자들의 갈등이 고조되며 전개되는 스토리는 웃음 속에서도 씁쓸한 현실을 환기시키며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서울 공연을 관람한 직장인 김모 씨(32)는 “너무 웃겨서 공연 내내 배를 잡고 봤는데, 막판엔 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했다”며 “요즘 청년들의 현실을 이렇게 재밌게 풀어낸 작품은 드물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 이모 씨(27)는 “극 중 인물 하나하나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 같아 더 몰입됐다”며 “10년째 사랑받는 이유를 알겠다”고 평가했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 및 공휴일 오후 2시·5시이며 관람 연령은 14세 이상. 티켓 가격은 정가 5만 원이며, 평일에 한해 SNS 팔로우 할인(2만 원), 직장인 할인(2만2000원), 학생 할인(2만1000원)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예매는 인터파크, 네이버, 티켓링크 등에서 가능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