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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구 부동산 심리 꿈틀대지만…“바닥론 확산에도 회복은 아직”

대구 부동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 얼어붙었던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시장에서는 ‘바닥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회복 속도는 여전히 더디고, 미분양 적체와 공급 부담도 남아 있어 본격적인 반등 국면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이 16일 발표한 ‘2026년 5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대구의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4.7로 전월(101.2)보다 3.5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3월 103.3에서 4월 101.2로 하락한 뒤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부동산시장 전체 소비심리지수도 98.7에서 101.8로 오르며 다시 100선을 회복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 의향과 가격 상승 기대가 다소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승세만 보고 시장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국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4.9를 기록했고 수도권은 122.1까지 상승했다. 서울은 129.9로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대구는 전국 평균보다 10.2p 낮아 여전히 보합 국면에 머물고 있다. 경북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경북의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9.5로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기준선인 100 안팎에 머물렀다.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102.7에 그쳐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심리 개선은 시장 체력이 회복됐다기보다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지방 시장에도 심리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되고 일부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지만 거래 회복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전국 최대 수준의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대구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 기준 대구는 장기간 전국 최상위권의 미분양 물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입주 예정 물량도 적지 않아 수급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소비심리지수 상승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면서도 실제 거래량 증가와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심리 회복이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으로 연결돼야 시장 반등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구 시장은 상승장에 진입했다기보다 하락 우려가 완화되면서 바닥 인식이 형성되는 과정에 가깝다”며 “하반기 금리 방향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미분양 해소 속도가 시장 회복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해지고 있다. 다만 소비심리 반등이 거래 회복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하반기 시장 흐름이 가늠할 전망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6-16

거창한 대형 사업에 가려진 그늘… 포항 지역 건설업체 ‘심폐소생술’ 시급하다

수백억 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가 정작 지역 업체의 참여를 철저히 배제한 채 수도권 대형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는 ‘독식 무대’로 전락해 지역 건설업 회생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소외 사례로 꼽히는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 테스트베드센터(전력반도체 제조공정) 건립 사업’은 현행 로컬 조달 행정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총사업비 487억 원 중 포항시비가 무려 196억 원이나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현행 전국 입찰 제도의 장벽에 가로막혀 지역 중소 건설사들은 하도급조차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자본력과 시공 실적을 앞세운 외지 대형 업체들이 안방 안쪽까지 밀고 들어오는 사이, 지역 자본의 외부 유출은 가속화되고 중소 업체들은 도산 직전의 고사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그동안 포항의 도시 개발 정책은 대규모 택지 개발과 아파트 공급 위주의 양적 팽창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대형 아파트 건설 사업 역시 외지 대형 브랜드 건설사들이 시행과 시공을 독점하면서 지역 건설업계에 돌아오는 실익은 미미했다. 오히려 미분양 리스크 가중과 원도심 공동화라는 부작용만 낳았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대규모 개발 환상에서 벗어나 지역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건설경기를 실질적으로 살리기 위한 가장 확실한 대안은 ‘관급공사의 소규모 분할 발주’ 확대다. 덩치가 큰 단일 공사를 통으로 발주하면 지역 업체는 입찰 자격조차 얻지 못하지만, 이를 공구별·공종별로 세분화하여 소규모로 분할 발주하면 지역 중소기업들의 진입 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포항시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만큼은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쪼개 다수의 지역 업체가 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특정 업계를 돕는 차원을 넘어, 공사 대금이 포항 내에서 소비되고 고용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외지 대기업 위주의 발주 관행과 더불어 지역 업체를 멍들게 하는 또 다른 고질적 병폐는 일관성 없는 ‘고무줄 규제 행정’이다. 특히 소규모 개발행위나 근린생활시설 건축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단순 민원이 제기되면, 시 행정당국이 책임 회피를 위해 인허가를 반려하거나 부당하게 지연시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적법한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목소리 큰 민원에 부딪혀 사업이 표류하게 되면, 자금력이 취약한 지역 중소 개발업자와 건설사들은 막대한 금융 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게 된다. 이러한 행정 편의주의적 행태는 지역 이기주의를 조장하고 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법과 원칙에 따른 신속한 인허가 처리는 규제 완화의 시작이자, 얼어붙은 골목 건설 경기를 깨우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해법이다. 건설업은 지역 내 고용 창출 효과가 가장 크고 자본의 지역 내 유동성을 높이는 대동맥과 같다. 따라서 지역 건설업계의 고사는 곧 포항 골목상권의 붕괴이자 서민 경제의 침체로 직결된다. 지자체장은 법령의 테두리 안에서 지역 의무 공동도급 비율을 극대화하고, 대형 공사의 분할 발주 가능 여부를 조례 단계에서부터 촘촘히 검토할 수 있는 행정적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큰 위기 상황에 직면한 지역 기업들은 최근 박용선 포항시장 당선인의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당선인은 최근 포항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공인 및 건설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단순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반려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지역 이기주의를 최소화하고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이어 “침체된 포항의 경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시장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6-16

대구·경북 부동산시장 ‘한겨울’…전국 흐름과 역주행

대구·경북 주택시장이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집값이 연속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약세를 보이며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등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4% 하락했다. 경북도 0.05% 떨어졌다. 전국 평균이 0.21%, 수도권이 0.46%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0.52%)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대구는 1.69%, 경북은 0.14% 하락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대구 서구(-0.46%)와 달서구(-0.30%)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수성구(-0.09%), 달성군(-0.08%), 북구(-0.13%)도 약세를 보였다. 중리·내당동 등 구축 아파트가 많은 서구와 상인·월성동 일대 달서구를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북 역시 포항이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포항 북구는 0.42%, 남구는 0.19% 하락했다. 반면 영주시(0.34%)와 안동시(0.26%)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세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국 전셋값은 0.35% 올랐지만 대구는 0.03%, 경북은 0.01% 각각 하락했다. 대구에서는 달서구(-0.23%)와 중구(-0.10%)가 하락했고, 경북에서는 포항 북구(-0.40%)와 남구(-0.19%)의 약세가 이어졌다. 반면 월세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5월 월세가격지수는 대구와 경북 모두 0.06% 상승했다. 매매와 전세 수요 일부가 월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입주 물량 부담과 미분양 적체, 경기 둔화 영향이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경북 역시 포항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국적으로는 서울이 0.90%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고 경기(0.31%), 울산(0.33%), 전북(0.21%) 등이 상승세를 보이며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6-15

서울 아파트 분양가 평당 6000만원 첫 돌파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처음으로 3.3㎡(평)당 6000만원을 넘어섰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당 192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3.3㎡ 기준으로 환산하면 6355만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평당 6000만원대를 기록했다. HUG의 월별 평균 분양가는 해당 월을 포함한 최근 1년간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민간 분양사업장의 평균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서울 분양가는 전월 대비 8.85%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HUG는 지난 5월 동작구에서 공급된 고분양가 단지 2곳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국 평균 분양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647만5000원으로 전월보다 4.00% 올랐다. 3.3㎡ 기준으로는 2140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 평균 분양가는 ㎡당 1108만1000원으로 전월 대비 5.35% 상승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709만8000원으로 6.40% 올랐고, 기타 지방은 428만1000원으로 0.02% 하락했다. 반면 신규 분양 물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 5월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은 4828가구로 전월보다 1만6292가구 감소했다. 서울은 717가구로 전월보다 478가구 늘었지만 수도권 전체 분양 물량은 2954가구로 3194가구 감소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737가구로 2977가구 줄었고, 기타 지방은 1137가구로 1만121가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15

AI·로봇 활용 스마트건설 기술 한자리에…국토부, 챌린지 개최

국토교통부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건설현장 안전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개선할 혁신기술 발굴에 나선다. 국토부는 15일부터 ‘2026 스마트건설 챌린지’를 개최하고 참가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스마트 건설기술에 관심 있는 기업과 기관, 개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경연대회다. 이번 챌린지는 국토부를 비롯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국가철도공단,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이 공동 개최한다. 우수 기술의 현장 적용과 사업화를 지원해 스마트 건설산업 확산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경연은 안전관리, 단지·주택, 도로, 철도,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 5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분야별 최우수혁신상 1팀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상과 함께 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혁신상 3팀에는 각 기관장상과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전체 상금 규모는 3억원이다. 안전관리 분야는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을 활용해 건설현장과 시설물 유지관리 과정에서 추락·깔림·무너짐 등 중대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한다. 도로 분야는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과정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AI 기술을 대상으로 한다. 단지·주택 분야에서는 BIM, 드론, 로봇, IoT,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등 AI 기반 스마트 건설기술을 평가하며, 철도 분야는 안전·AI·BIM·로보틱스 등 철도 특화 스마트 건설기술을 겨룬다. 특히 BIM 분야는 ‘BIM to AI, 생성형 AI 시대와 BIM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제로 AI 기반 설계 자동화, 시공·운영, 품질 검증 기술 등을 평가한다. 생성형 AI와 BIM의 융합을 통해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혁신 기술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최우수혁신상 수상 기술에는 스마트건설 강소기업 선정 시 가점이 부여되며, 현장 기술실증과 공공기관 판로 개척도 우선 지원된다. 수상작은 오는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6 스마트건설 EXPO’에 전시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6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스마트건설 챌린지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김명준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생성형 AI 시대 도래와 함께 건설산업 역시 기술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건설산업의 대전환을 이끌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기업과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15

포스코이앤씨, 신안산선 사고 공식 사과…“안전 확보 때까지 작업 중지”

포스코이앤씨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가족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10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6월 9일 신안산선 3-2 복선전철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빌며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을 잃으신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사고 이후 신안산선 현장 전체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안전점검을 진행해 왔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전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작업 중지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유가족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유가족들께 지원을 아끼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 모두가 함께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사과문 말미에서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과문은 ‘㈜포스코이앤씨 임직원 일동’ 명의로 발표됐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10

악성 미분양에 발목 잡힌 대구 분양시장…회복 기대감 다시 꺾였다

올해 들어 공급 부담 완화 기대감이 커졌던 대구·경북 분양시장이 다시 냉각되는 모습이다. 전체 미분양 물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대규모로 남아 있는 데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규제 부담까지 겹치면서 사업자들의 시장 전망이 한 달 만에 크게 후퇴했다. 10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6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대구의 분양전망지수는 66.7로 전월(86.4)보다 19.7포인트 하락했다. 광주(-24.4포인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경북도 84.6에서 71.4로 13.2포인트 떨어지며 분양시장 기대감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대구와 경북 모두 기준치를 크게 밑돌며 분양시장 회복 기대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임을 보여줬다. 주산연은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적체와 공사비 부담 확대, 금융규제 강화 등이 사업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 분양전망지수도 69.4로 전월보다 10.6포인트 하락하며 다시 60선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대구는 악성 미분양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의 4월 말 기준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4820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3891가구로 전체의 80.7%를 차지했다. 미분양 10가구 중 8가구가 공사를 마치고도 팔리지 못한 물량인 셈이다. 경북 역시 미분양 4487가구 가운데 2771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나타나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과거 공급 과잉 여파로 신규 사업과 착공이 감소하면서 향후 입주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급 감소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미분양 물량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주산연 조사에서 전국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9.0으로 전월보다 4.3포인트 상승했다.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사비 부담 확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상당한 상황에서 공사비 상승과 금융규제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규 사업 추진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분양시장 흐름은 기존 미분양 물량이 얼마나 빠르게 해소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6-10

7% 금리 공포 덮친 대구 부동산…영끌족 ‘버티기 한계’

최근 침체의 터널을 지나 바닥을 다져가던 대구 부동산 시장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이 연 7.33%까지 치솟으며 3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집값 상승기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쓴 이른바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전국 최상위권 수준의 미분양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고금리와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회복 기대감마저 위축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혼합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6월 5일 기준)는 연 4.39~7.33% 수준으로 형성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은 시장 금리가 급등했던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견조한 고용지표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데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은행채 금리가 상승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며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높인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상승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대구 지역 가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실제 5억원을 주택담보대출로 빌린 차주의 경우 금리가 연 4%에서 7%로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약 2000만원에서 3500만원 수준으로 증가한다. 단순 계산 기준 월 이자 부담은 약 125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대구는 전국에서도 미분양 부담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은 4996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4050가구에 달했다. 지난 4월에도 전체 미분양 물량은 4820가구를 기록해 여전히 전국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최근 수성구 학군지와 일부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며 바닥론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감당하기 어려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도 늘고 있다. 부동산 경·공매 업계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담보권이 실행되는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매 증가가 단순히 금리 상승 때문만이 아니라 공급 과잉과 미분양 누적, 경기 침체 등 기존 부실 요인에 고금리 부담이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현장의 공인중개업소들은 매수 문의는 크게 줄어든 반면 급매 상담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수성구 범어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초만 해도 대환대출이나 갈아타기를 통해 상급지 진입을 고민하는 30대 문의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매도를 고민하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금리 충격이 부동산 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용대출까지 활용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상환 부담도 함께 커지면서 지역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공급 과잉과 미분양 문제를 겪어온 지역 중 하나”라며 “미분양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계 차주를 중심으로 급매와 경매 물량이 늘어나면서 시장 회복세가 다시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6-10

늙어가는 포항 원도심…, ‘2030 정비계획’으로 숨통 트일까

철강 도시로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해 온 포항시가 대전환의 기로에 섰다. 1960년대 후반 이후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대량 공급된 원도심 주거지가 심각하게 노후화되면서, 도시 기능 저하와 주거환경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도시의 균형 발전과 쾌적한 주거 공간 조성을 위해 ‘2030 포항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전면 재정비에 나선다. □정비사업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장 주목할 부분은 이번 정비계획에 따른 신규 주택 공급이 지역 주택시장에 미칠 파급력이다. ‘2030 포항도시기본계획’의 주택수요추정에 따르면, 2030년까지 포항시에는 총 15만8369호의 신규 주택 공급이 필요하며, 멸실을 고려한 총 주택건설 계획수요는 20만190호에 달한다. 반면, 현재 포항시 내에서 진행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정비사업은 총 7개 구역(장성1, 용흥4, 학잠1, 대신1, 죽도4, 죽도5, 학산1)으로, 이를 통해 공급되는 주택은 총 8744호 수준이다. 이는 전체 주택 건설 계획수요의 4.4%에 불과하다. 기존 주택의 멸실(3808호)을 제외한 실질적 순증가분 역시 4936호로, 신규 주택 수요량의 3.1%에 머무는 수준이다. 정비사업으로 인한 대규모 공급 과잉이나 시장 교란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상위 주택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 ‘3단계 분산 공급’ 전·월세 시장 충격 최소화 포항시는 일시적인 주택 멸실과 이주 수요가 전·월세 시장 불안을 자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한 ‘속도 조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는 정비사업 추진 단계를 2029년까지의 1단계, 2030~2033년까지의 2단계, 2034년 이후의 3단계로 세분화해 공급과 멸실 시기를 유연하게 분산 추정했다. 1단계에는 관리처분계획인가 단계에 진입한 장성1, 학잠1, 학산1 구역을 중심으로 3396호가 공급되고 1446호가 멸실될 예정이다. 이어 2단계에는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인 용흥4 구역을 중심으로 870호 공급이 계획되어 있다. 정비구역지정 초기 단계인 대신1, 죽도4, 죽도5 구역은 3단계로 분산돼 4478호가 공급된다. 이처럼 누적 공급량이 멸실량보다 항상 높게 유지되도록 조절함으로써 인위적인 주택 수급 불안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장기화에 따른 주민 갈등 계획은 정교하지만 현장의 시계는 여전히 느리다.타 지역 사례를 포함한 조사 결과,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11년 6개월에서 최대 1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포항 내에서도 공공지원 부족과 사업성 부족, 주민 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 지연되는 구역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추진이 무산된 해제구역에 대해 소규모 주택정비나 도시재생사업 등 대안 사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향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을 행정적으로 관리하는 ‘권장구역’ 지정을 도입해 노후 주거지의 체계적 관리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6-09

AI가 토지 인허가 사전진단…개발 가능 여부 미리 알려준다

국토교통부가 토지 개발 인허가 가능 여부를 인공지능(AI)으로 사전에 진단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민원 준비와 처리 기간을 30% 이상 줄이고 연간 75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AI 기반 통합인허가 사전진단 서비스 개발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AI 민생 10대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된 과제로, 공공부문 AI 전환(AX)을 통한 국민 체감형 서비스 확대의 일환이다. 현재 농지·산지 전용, 건축허가 등 토지 개발행위는 200여 개 법률과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건축허가는 23개, 공장 설립은 최대 36개 의제 인허가가 필요해 처리 기간도 통상 2개월에서 12개월까지 소요된다. 새 서비스는 토지정보와 인허가 관련 법령, 행정절차를 AI가 분석해 개발 가능 여부와 필요한 절차를 사전에 안내한다. 이용자가 개발 목적과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토지 면적, 지형, 규제 현황, 관련 법령 등을 종합 분석해 적합한 후보지와 인허가 절차, 준비 서류, 예상 소요 기간, 각종 부담금까지 제시하는 방식이다. 서비스는 디지털 트윈 국토 기반 공간정보와 AI 기술을 융합해 구현된다. AI 에이전트가 용도지역, 건폐율·용적률, 행위 제한 등 관련 법령과 조례를 종합 분석해 필요한 인허가 절차와 검토사항을 안내한다. 국토부는 올해 12월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2027년 6월까지 10개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서비스 점검을 거쳐 2027년 하반기에는 모바일 앱을 포함한 전국 단위 대국민 서비스와 공무원 지원 서비스를 전면 개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인허가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사전심사 청구 기간이 크게 줄고, 담당 공무원의 법령 검토와 기관 협의 시간도 단축돼 민원 준비 및 처리 기간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연간 비용 절감 효과는 약 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대섭 국토교통부 국토정보정책과장은 “AI 기술을 활용해 국민이 보다 쉽고 빠르게 인허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디지털 트윈 국토와 DX·AX 혁신을 기반으로 국민 체감형 AI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07

‘역대 최대’ 농지매입, 경북 농촌 세대교체 마중물 될까

경북 지역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경고음이 도처에서 울리고 있다. 자경 능력을 상실한 고령 농업인의 농지는 늘어만 가고,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 구직자들은 땅을 구하지 못해 농촌 진입 장벽 앞에서 발을 돌리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가 발표한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의 역대 최대 규모 확대 소식은 가뭄의 단비처럼 다가온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올해 공공임대 농지매입 예산은 총 1조 6138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68%나 급증한 파격적인 규모다.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와 특별정비기간 운영으로 인해 농지 매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재원을 확보한 것이다. 그동안 예산 부족 등으로 심사 대기 줄에 묶여 있던 경북 도내 고령농과 비농업 상속인들의 농지 매도 갈증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단순히 예산의 덩치만 키운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문턱’을 대폭 낮췄다는 사실이다. 기존에는 청년 영농 선호도가 높은 밭이나 과수원이 농업진흥지역 밖에 있을 경우, 까다로운 밭기반정비사업이 완료된 토지만 매입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경북 특유의 산간 지형에 위치한 수많은 우량 과수원과 밭들이 규제에 막혀 매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지침 개정으로 경지정리가 미비하더라도 농로나 배수시설 등 기본적인 영농 인프라만 갖춰져 있다면 공사가 매입할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됐다. 농지 소유자에게는 안정적인 자산 유동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사로서는 실제 활용 가치가 높은 우량 농지를 대거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농촌 현장의 반응은 기대와 과제가 교차했다. 포항시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한 고령 농민은 “몸이 아파 더는 농사를 짓기 힘든데 받아주는 곳이 없어 막막했다”며 “매입 기준이 완화됐다는 소식에 한시름 놓았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패는 ‘매입’ 이후의 ‘배분’에 달렸다. 공사가 사들인 농지는 청년농과 신규 농업인에게 장기 임대 형태로 저렴하게 공급된다. 청년들이 곧바로 정착해 고부가가치 농업을 실현할 수 있는 알짜배기 땅을 선별해 매입하고, 이를 지역 소멸 위기 지역의 청년농들에게 신속하게 매칭하는 정교한 행정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6-01

(뉴스&이슈) “투기용 농지는 없다” ⋯농지법 대수술과 포항의 격랑

국회가 지난 5월 7일 본회의에서 농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전국의 농지 시장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법률 보완을 넘어, 농지는 투기 대상이 아닌 농업 생산수단이라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헌법적 원칙을 국가가 강력히 강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매우 크다. △ 처분명령의 ‘재량’에서 ‘의무’로 가장 큰 변화는 지자체의 행정 조치 강화다. 기존에는 불법 농지 소유가 적발되더라도 처분명령 여부가 지자체의 재량사항이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이를 ‘의무 규정’으로 명시했다. 이제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지자체는 반드시 처분명령을 내려야 하며, 이를 어길 시 강력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또한 조사원의 토지 출입 근거가 명문화되면서 육안 확인에 의존하던 부실 조사의 시대가 가고, 현장 중심의 강제 조사가 가능해졌다. △ 195만ha 전수조사, 포항 지역 ‘긴장’ 정부는 1996년 이후 취득 농지 115만ha를 포함해 총 195만ha에 달하는 농지에 대해 전국 단위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1단계 기본조사를 거쳐 오는 8월부터는 투기 위험군과 장기 미경작 농지를 대상으로 현미경 심층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 예정지나 광역 교통망 개발 호재가 집중된 지역은 물론, 지방의 산업단지 예정지와 관광개발 예정지까지 조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전국 농지 시장 전체가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최근 수년간 도시 개발 기대감과 외지인 투자 수요가 몰렸던 포항의 흥해읍, 청하면, 장기면 일대 역시 예외가 아니다. “농취증만 받아두면 장땡”이라는 식의 해묵은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 불법 임대차와 편법 우회 차단 그간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불법 임대차 문제도 정조준했다. 정부는 ‘임차농지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동시에 불법 임대차 신고 시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마을 주민들이 사실상 감시자가 되는 구조다. 또한 처분명령을 피하려 배우자나 친인척에게 땅을 넘기는 편법 증여를 차단하기 위해 특수관계인 거래 제한 규정을 신설했으며, 지자체가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직접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권한도 대폭 강화했다. △ 상속농지 관리와 농촌 소득의 다변화 상속 농지에 대해서는 보유 상한 규정을 폐지하는 대신 농지은행 등을 통한 의무 위탁 임대 방식을 택했다. 땅을 놀리는 행위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규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산어촌 체험시설이나 영농형 태양광 설치 등 농지의 타용도 일시 사용 범위를 일부 확대해 농민들의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개정은 농지를 ‘자산 투자 상품’으로 보던 시각을 ‘공공적 생산 기반’으로 되돌리는 국가적 방향 전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의 한 농민은 “진짜 농사짓는 사람은 땅 구하기가 별 따기였는데 이제라도 제대로 정리되어야 한다”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급격한 규제 강화가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특히 정부가 투기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분과 행정 제재를 예고하고 있지만, 수도권 개발 예정지처럼 시세 차익을 노린 조직적 투기와 달리 산촌·오지 지역의 고령농이나 생계형 소유자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산간 지역은 경작 여건 악화와 고령화로 인해 일시적인 휴경 상태인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개정안의 성공 여부는 투기 목적의 농지 보유와 장기 미경작 투기 세력은 엄단하되, 고령농·상속농·생계형 소유자 등 선의의 피해 가능성이 있는 계층은 정밀하게 구분해내는 행정의 균형감에 달려 있다. 아울러 농지은행과 공공 위탁 시스템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하느냐가 이번 농지 개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5-20

시민사회 우려 반영… 문경새재 케이블카 공사 현장 안전·환경 합동점검

문경시는 시민사회에서 제기된 문경새재 케이블카 가설삭도공사의 안전사고와 환경 훼손 우려 사항을 반영해 현장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보완 사항을 재확인하며 안전과 환경을 함께 고려한 공사 추진에 나섰다. 문경시는 지난 14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재 진행 중인 문경새재 케이블카 가설삭도공사 현장에서 문경새재관리사무소장과 건설사업관리단 등 관계자 15명이 참여한 가운데 상부승강장 화물삭도 공사 현장에 대한 1·2차 합동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가설삭도공사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안전 우려 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 점검반은 가설삭도를 이용한 자재 운반 구간과 상부승강장 인근 작업 동선을 중심으로 추락·낙하 위험 요소를 집중 점검했다. 또한 우기 도래에 대비해 사면 안정성과 낙석 위험 구간 등을 함께 살피며 재해 예방 대책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상부승강장 일원에서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 이행 과정에서 설치된 산양 먹이급이대 시설 상태와 산양 서식환경 현황도 점검하며 환경 보호 대책 이행 여부를 확인했다. 문상운 문경새재관리사무소장은 “이번 현장점검은 오는 6월 설치 완료 및 운영 개시 예정인 화물삭도의 안전 시공에 중점을 두고 실시했다”며 “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사항은 신속히 보완해 환경과 안전을 모두 고려한 공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경시는 앞으로도 공사 추진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현장점검을 지속 실시하며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할 방침이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5-20

아파트에도 수열에너지 도입··· 정부·민간 협의체 출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주택(아파트)까지 수열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를 출범시킨다. 기존 중대형 상업건물 중심이던 수열에너지 활용 범위를 주거 분야로 넓혀 냉난방비 절감과 탄소중립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15일 서울비즈센터에서 ‘수열에너지 발전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수열에너지 산업 생태계 조성과 보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수열에너지는 여름철에는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높은 물의 온도 특성을 활용해 건물 냉난방에 사용하는 재생에너지다. 기존 냉난방 설비 대비 약 3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으며, 하천에서 정수장까지 연결된 도수관로를 활용해 도심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롯데월드타워는 수열에너지 도입으로 32.6%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직 초기 단계인 수열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과 기술 개발을 병행할 방침이다. 협의체에서는 △수열원 범위 확대 △제품 인증기준 마련 △열교환기·히트펌프 등 핵심설비 국산화 △시스템 설계 고도화 등을 논의한다. 협의체는 정책제언·기술개발·사업확산 등 3개 분과로 운영된다. 이날 출범식에 앞서 공동주택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간담회도 열린다. 간담회에는 한국수자원공사, LH, GH,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여해 세대별 수열 시스템 최적 설계와 실제 주거환경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동주택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수열에너지 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관련 산업 육성과 탄소중립 정책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은 “수열에너지는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재생에너지원”이라며 “공동주택 분야까지 활용이 확대되면 국민들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15

“불법의 낙인, 이제 끝나나”···12년 만에 열린 위반건축물 양성화의 명암

수십 년간 ‘위반건축물’이라는 낙인 속에 살아온 서민들에게 다시 한 번 합법화의 문이 열렸다. 국회는 지난 8일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위반건축물 양성화 제도를 부활시켰다. 특별법은 2023년 12월 31일 이전 완공된 소규모 주거용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다. 시행 기간은 법 공포 후 1년간 한시 적용된다. 정부는 “서민 재산권 회복과 주거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반복되는 양성화 정책이 불법 건축을 사실상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양성화 대상은 일정 규모 이하 주거시설로 제한된다. 단독주택은 연면적 165㎡ 이하, 중소규모 주택은 330㎡ 이하, 다가구주택은 660㎡ 이하까지 가능하다. 다세대주택은 세대당 전용면적 85㎡ 이하만 포함된다. 상업용 건축물이나 대형 불법 증축 시설은 제외된다. 이번 특별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행정 구제가 아니라 현실적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위반건축물로 등재되면 금융권 담보대출 제한, 부동산 거래 감가, 반복적인 이행강제금 부과 등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이 따른다. 특히 지방 원도심에는 수십 년 전 생활 편의를 위해 설치한 베란다 확장, 옥상 가건물, 창고 증축 등이 지금까지 위반건축물로 남아 있는 사례가 많다. 당시에는 흔한 생활형 증축이었지만 건축법 강화 이후 불법 구조물로 바뀐 것이다. 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죽도동·중앙동·송도동·해도동 등 원도심 노후 주거지에는 위반건축물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재개발 지역에서는 건축물대장상 위반 표시 때문에 거래와 보상이 지연되는 사례도 반복됐다. 특별법을 통한 핵심 변화는 주차장 기준 완화다. 원도심 단독주택 밀집 지역은 도로 폭이 좁고 필지가 협소해 현행 기준대로는 사실상 양성화가 불가능한 곳이 많았다. 정부는 일정 조건 아래 주차장 설치 의무를 완화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포항시 건축행정 관계자는 “원도심은 구조적으로 주차장 확보가 어려운 곳이 많아 행정적 고민이 컸다”며 “시민들이 혼선 없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되, 화재·붕괴 위험 건축물은 엄격히 심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는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죽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위반건축물 꼬리표 때문에 대출과 거래가 막혔던 집주인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며 “다만 양성화 대상과 제외 대상 간 형평성 문제는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특별법이 “버티면 결국 합법화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합법적으로 인허가 비용을 부담한 시민들과의 역차별 문제, 무단 증축 건축물의 구조 안전과 화재 위험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정부는 구조안전·소방·위생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만 양성화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위험성이 큰 건축물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특별법은 단순한 불법 건축 구제를 넘어, 수십 년간 누적된 ‘법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5-12

만점 청약통장 정조준··· 정부, 부정청약 전수조사

정부가 청약가점제 ‘만점 통장’ 당첨자를 겨냥한 부정청약 전수조사에 나선다. 최근 성인 자녀와 부모를 동원한 위장전입 등 현실과 동떨어진 ‘대가족 청약’ 사례가 잇따르자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거주 여부를 집중 검증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11일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난해 7월 이후 분양한 모든 단지와 기타 지역 인기 분양단지 등 총 43개 단지, 약 2만5천세대를 대상으로 부정청약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약가점제 만점 당첨자 가운데 부양가족 점수가 높은 사례를 집중 들여다본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등 총 84점 만점으로 구성된다. 특히 부양가족 수가 4명 이상이면 25점, 6명 이상이면 35점 만점을 받는다. 정부는 주요 점검 항목으로 △위장전입 △위장결혼·위장이혼 △청약통장·자격 매매 △문서 위조 등 청약자격 조작 전반을 제시했다. 특히 부모와 성인 자녀의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 자료와 전·월세 계약 내역까지 폭넓게 활용할 방침이다. 성인 자녀의 경우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제출받아 직장 소재지를 확인하고, 부모는 최근 3년간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을 통해 실제 병원·약국 이용 지역을 분석해 실거주 여부를 판단한다. 부양가족의 전·월세 계약 내역과 주택 소유 여부도 함께 검증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임신 사실이나 장애인·국가유공자 특별공급 자격 등을 허위로 꾸며 청약한 사례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부터 현장 점검 인력을 기존 8명에서 15명으로 확대하고 단지별 조사 기간도 기존 하루에서 최대 5일까지 늘리기로 했다. 조사 결과는 오는 6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 부모는 3년 이상, 30세 이상 자녀는 1년 이상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되면 부양가족으로 인정되지만, 앞으로는 성인 자녀의 거주요건을 3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정청약으로 적발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계약 취소와 계약금 몰수, 10년간 청약 제한 등 강력한 처벌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11

포항 남구 ‘이동지구’, 50만㎡ 도시개발 본궤도… 주거지 확장인가, 도시구조 재편 신호탄인가

포항 남구 이동 산70-1번지 일원의 ‘이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실시계획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 포항시는 6일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변경, 실시계획 인가와 함께 지형도면을 고시하며 사업 추진의 행정적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계획 수립 단계를 넘어 실제 공사와 토지 정비가 가능한 ‘실행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이번 고시는 단순한 행정 행위를 넘어 도시공간 재편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업은 50만㎡ 규모의 중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로, 남구 생활권의 공간 구조를 재편할 핵심 사업으로 주목된다. 특히 인근 지곡지구와의 연계, 기존 주거지와의 확장성, 기반시설 확충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순한 택지 조성을 넘어 ‘신규 생활권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 면적 확대와 환지 … “주민 참여형 개발” 이번 변경 고시에서 사업 면적은 기존 50만1천941㎡에서 50만4419㎡로 2478㎡ 증가했다. 이는 지적 분할 과정에서의 합리적 경계 조정에 따른 것으로, 사업 구역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사업 기간은 2026년 5월 6일부터 2029년 6월 30일까지 환지 방식으로 추진된다. 환지 방식은 토지 소유자가 개발에 직접 참여하면서 개발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로,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특히 초기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사업 추진 속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진행이 기대된다. △주거 57.9% vs 기반시설 42.1%⋯ 균형 잡힌 도시 구조 설계 확정된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전체 면적의 57.9%가 주거용지, 42.1%가 도시기반시설용지로 구성된다. 주거용지 29만2258㎡ 중 공동주택용지가 18만3595㎡로 중심을 이루고, 단독주택용지와 준주거시설용지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주거 형태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한 도시 구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시기반시설용지 21만2161㎡에는 도로, 공원·녹지, 학교, 주차장 등이 포함돼 생활 편의성과 정주 여건을 동시에 고려했다. 특히 공원 및 녹지 비중이 상당 부분 확보되면서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용도지역 결정 및 실행계획 수립 이번 실시계획 인가는 2019년 11월 고시된 ‘포항 2025 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변경)안에서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설정된 내용을 보다 구체화한 실행 단계의 도시계획이다. 그동안의 계획을 실제 개발로 연결하는 ‘실행 도시계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계획에서는 용도지역, 교통시설, 주차장, 공공체육시설, 방재시설 등을 세분화함으로써 도시 기능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핵심은 용도지역의 재정립이다. 토지이용계획 및 기반시설 설치계획에 따르면 기존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설정된 제2종 일반주거지역 20만7236㎡와 자연녹지지역 29만7183㎡를 해제하고, 전체 공간을 주거용지 29만2258㎡와 도시기반시설용지 21만2161㎡로 재구성했다. 또한 주거용지 중 공동주택용지 18만3595㎡를 2개 블록으로 배치하고, 최고층수 49층, 용적률 250% 이하로 건축할 수 있도록 인가함으로써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는 한정된 도시 공간에서 수용력을 높이고, 체계적인 고밀 개발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용도 변경을 넘어 계획 중심의 도시개발을 실제 구현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시에 지역 주택시장 상황과의 조화를 고려한 공급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기반시설의 연결성과 접근성 강화 구역 외 기반시설 계획도 구체화됐다. 전기 공급을 위한 지중화 철탑 설치와 상수도 배수지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는 장성~지곡 간 도시계획도로(중로1-184호) 20m 개설 구간과 길이 110m 구간이 중복되면서 생활권 간 연계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이동지구를 기존 도시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남구 신주거 중심지 도약 기대 포항 이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은 난개발을 방지하고 계획적인 도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비사업이다. 체계적인 토지이용과 기반시설 구축을 통해 주거 환경의 질을 높이고,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9년 준공 이후 이동지구는 포항 남구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계획에서 실행으로 이어지는 이번 사업이 도시 경쟁력 강화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5-10

주택업계 “HUG 감정평가 추천제 도입 환영”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건설임대주택 임대보증금 보증 관련 ‘감정평가기관 추천제’ 도입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7일 HUG가 건설임대주택 임대보증금 보증 과정에서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감정평가기관 추천제’를 병행 도입한 데 대해 “감정평가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협회는 최근 경기침체 영향으로 임대주택 평가금액이 하락하면서 업계의 경영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감정평가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협회는 HUG가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주택보증 제도를 개선해 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최인호 HUG 사장 취임 이후 현장 의견 수렴과 정책 반영이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계를 위해 HUG가 시행한 보증료 할인 등의 지원책도 주택시장 회복과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HUG와의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주택시장이 조속히 활력을 되찾고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07

포항 죽도4구역 재개발 본격화… 원도심 재편 시험대

포항 죽도4구역 재개발사업이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포항시는 지난 29일 죽도동 602-1번지 일원 ‘죽도4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을 확정하고 지형도면과 함께 고시했다. 이번에 지정된 정비구역 면적은 총 8만2083.9㎡로, 도심권 내 비교적 대규모 사업지에 해당한다. 시는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전체 면적의 약 24.1%인 1만9757.2㎡를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로 배정했다. 특히 6228.2㎡ 규모의 공원 조성과 함께 인근 교통 흐름 개선을 위한 도로망 확충이 포함되면서, 단순 주택 공급을 넘어 생활 인프라 개선까지 병행하는 구조다. 핵심 주거용지(5만9058㎡)에는 최고 34층 이하 규모의 공동주택 1441세대가 들어선다. 건폐율은 18% 이하, 용적률은 248% 이하가 적용돼 과밀도를 억제하면서도 효율적인 토지 이용을 도모했다. 공급 물량의 대부분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전체의 95.7%인 1379세대가 실수요 중심 평형으로 계획됐으며, 85㎡ 초과 대형은 62세대에 그친다. 공공성 확보를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전체의 5.4%인 78세대는 임대주택으로 배정돼 서민 주거 안정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교육연구시설, 근린생활시설 용지를 별도로 확보해 주거·교육·생활 기능이 결합된 복합형 도시 구조를 지향했다. 안전성과 교육환경 보호 역시 주요 설계 기준으로 반영됐다. 내진 설계 적용은 물론, 화재 대응을 위한 소방차 진입 동선 확보,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한 우수관망 구축이 의무화됐다. 북서측에 인접한 포항남부초등학교에 대한 일조권 분석 결과도 교육환경평가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도 교육청과 협의를 지속해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로부터 5년 이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목표로 추진된다.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세입자 대책도 포함됐다. 저소득층 이주 대상자에 대한 생활 보상과 함께 재정착 지원 상담체계를 운영해 이주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죽도4구역은 도심 접근성이 높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노후 주택 밀집으로 장기간 개발 수요가 누적돼 온 지역이다. 이번 정비구역 지정으로 사업 추진의 제도적 기반이 확보되면서, 향후 북구 주거지 재편의 핵심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급 규모와 입지, 기반시설 확충 계획을 감안할 때 원도심 재생의 시험대이자, 동시에 과잉 공급 논란 속 지역 주택시장에 미칠 파장까지 함께 검증받게 될 전망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5-05

내가 신고하면 도로 바뀐다··· 국토부, 국민참여단 모집

국토교통부가 국민 참여를 통해 도로 안전을 개선하는 ‘도로안심·서비스 국민참여단’을 모집한다. 국토교통부는 4일 “도로 이용자가 직접 위험요소를 신고하는 국민참여형 제도인 ‘2026 도로안심·서비스 국민참여단’을 오는 21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도로 이용자가 현장에서 발견한 낙하물, 포트홀, 야생동물 교통사고 등 위험요소를 스마트폰 ‘도로이용불편 척척해결서비스 앱’을 통해 신고하는 방식이다. 2019년 도입 이후 매년 운영되며 도로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는 대표적인 국민참여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참여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척척앱’을 통한 신고는 총 6만5761건으로, 이 가운데 국민참여단이 신고한 건수는 4만1835건으로 약 64%를 차지했다. 참여단은 도로정책과 안전에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신청은 5월 4일부터 21일까지 앱 또는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최종 합격자는 6월 4일 발표된다. 선발된 참여단은 7월부터 1년간 활동하며, 실적에 따라 분기별 활동비가 지급된다. 우수 참여자에게는 국토부 장관 표창과 포상금도 수여된다. 국토부는 이번 참여단 확대를 통해 현장 중심 도로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효정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은 “국민의 시선에서 도로 위험요소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며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도로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04

대구·경북 상업용부동산 ‘냉각’⋯상가 공실 늘고 수익률도 전국 하위권

대구·경북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소비 위축과 수요 감소 영향 속에 좀처럼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피스는 수익률이 낮고, 상가는 공실이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흐름이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은 전국 평균 대비 낮은 임대료와 수익률, 높은 공실률을 동시에 보이며 지역 상권 전반의 체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오피스 임대료는 ㎡당 7400원 수준으로 전국 평균(1만8800원) 대비 크게 낮았다. 투자수익률도 0.60%에 그치며 전국 평균(1.80%)을 밑돌았다. 소득수익률은 0.95%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자본수익률이 –0.35%를 기록하며 전체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상가 시장도 부진이 두드러졌다. 대구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은 0.55%, 소규모 상가는 0.46%로 전국 평균(각각 0.99%, 0.79%)보다 낮았다. 집합상가 역시 0.80%에 머물렀다. 자산가치 하락 영향으로 자본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임대료 수준은 집합상가 2만2900원, 중대형 2만1800원, 소규모 2만600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공실률은 전국 평균을 웃돌며 상권 위축을 보여줬다. 대구 오피스 공실률은 10.8%로 전국 평균(8.8%)보다 높았다. 일반상가 공실률은 17.3%로 전국 평균(13.1%) 대비 큰 폭으로 높았다. 특히 1층 공실률도 8.4%로 체감 공실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집합상가 공실률 역시 11.6%로 평균(10.5%)을 상회했다. 경북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피스 공실률은 23.6%로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일반상가 공실률은 16.4%, 1층 공실률은 9.2%로 나타나 상권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집합상가 공실률은 27.4%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임대료 역시 낮은 수준이다. 경북 중대형 상가는 ㎡당 1만2800원, 소규모 상가는 1만3100원, 집합상가는 1만5800원으로 조사됐다. 오피스 임대료는 6000원 수준이다. 투자수익률은 경북 오피스 0.59%, 중대형 상가 0.61%, 소규모 상가 0.65%, 집합상가 0.84%로 집계됐다. 소득수익률은 유지됐지만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수익률 감소가 전체 수익성을 제약하는 구조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는 오피스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상가 시장은 소비 위축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구·경북은 수요 기반 약화와 공실 증가가 겹치며 회복 속도가 더딘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30

포항 죽도5구역 재개발 ‘속도’… 29일 정비구역 지정 고시

포항 죽도5구역 재개발 사업이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추진 궤도에 오른다. 포항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죽도5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해 오는 29일자로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이번 고시는 사업의 법적 지위를 확립하는 핵심 절차로, 재개발사업 첫 모임을 시작한 지 약 4년 만에 구역지정을 받으며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죽도5구역 재개발은 북구 죽도동 626-1번지 일원 약 11만 4999㎡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된다. 계획에 따르면 지하 2층, 지상 최고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약 2200세대가 들어서는 대단지로 조성된다. 단지 설계에서는 고질적인 주차난 해소에 중점을 두고 가구당 약 2대 수준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으며, 7번 국도변에는 폭 10m 완충녹지와 함께 약 1.5km 규모의 산책 둘레길을 조성해 소음 저감과 보행 친화 환경을 동시에 구현할 계획이다. 사업성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전체 세대수 대비 조합원 비율이 약 830세대로 상대적으로 낮아 일반분양 물량이 풍부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수익성이 양호한 사업지로 평가된다. 도심 중심 입지에 위치해 교통과 생활 인프라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재개발 완료 시 침체된 원도심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후 추진위원회는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연내 조합 설립 인가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에는 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고, 인근 부동산 시장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도 추진위원장은 “재개발사업 첫 모임 이후 약 4년 만에 구역지정을 이뤄낸 만큼 사업 추진의 동력이 확보됐다”며 “주민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까지 차질 없이 진행해 죽도5구역을 포항 원도심 재도약의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들은 그동안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김연도 추진위원장의 탁월한 리더십을 꼽았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28

도심 공공주택 3만4000호 속도전

정부가 도심 내 공공주택 3만4000호 공급에 속도를 낸다. 주요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하면서 착공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는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총 26개 공공주택 사업을 국가 정책사업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과 ‘1·29 도심 주택공급 신속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번 의결로 대상 사업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추진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관련 절차를 거쳐 면제가 확정될 경우 사업 기간을 약 1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무주택 서민과 청년·신혼부부의 입주 시기도 그만큼 앞당겨질 전망이다. 공급 물량은 총 3만4000호 규모다. 이 가운데 1·29 방안에 포함된 2만2000호는 도심 유휴부지와 노후청사 복합개발을 통해 공급된다. 일부 사업은 2027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이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대표 사업으로는 강서 군부지(918호), 서울의료원 남측부지(518호), 중계1 재건축(1370호) 등이 포함됐다. 강서 군부지는 마곡 산업단지 인근 유휴 군시설을 활용해 새로운 생활권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7년 착공이 목표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역세권 복합개발 형태로 청년 1인 가구 중심 주택이 공급되며 2028년 착공 예정이다. 중계1 사업은 노후 공공임대 단지를 재정비해 공급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용산 캠프킴, 독산 공군부대, 남양주 군부대 등 대규모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시설 부지가 포함되면서 수도권 중심 공급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사업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주거 품질 개선과 커뮤니티 시설 확충 등 정주 여건 개선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4-28

[뉴스&이슈] 1400억 투입에도 멈춘 포항 원도심 ⋯ ‘팽창의 도시’에서 ‘압축의 도시’로 전환할 때

포항의 원도심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중앙상가를 포함한 구도심 일대는 2017년 이후 1415억 원 규모의 도시재생 사업이 투입됐음에도 공실률이 50%에 육박하는 등 상권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한 상업 기능 회복에 머문 기존 접근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본질은 특정 상권의 쇠퇴가 아니라, 지난 75년간 축적된 원도심 전체 인프라의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도로와 상·하수도, 공공시설 등 막대한 공적 자원이 이미 투입된 공간임에도 인구와 산업 기능은 외곽으로 분산되며 도시의 중심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항의 도시 구조가 ‘팽창형 개발’에 머문 결과라고 진단한다. 신도시와 외곽 택지 개발이 반복되면서 인구와 상권이 분산됐고, 이는 원도심 공동화를 가속화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새로운 택지를 계속 공급하는 한, 기존 도심은 회복될 수 없는 ‘밑 빠진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핵심은 도시개발총량제를 통한 ‘압축도시(Compact City)’ 전략이다. 무분별한 외곽 확장을 억제하고, 기존 도심의 밀도와 기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도시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단순한 개발 억제가 아니라, 한정된 도시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원도심 회복의 실질적 동력으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원도심은 노후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혼재된 구조 속에서 개별 건물 단위의 정비로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결국 일정 규모 이상의 정비사업을 통해 주거환경과 상업 환경을 동시에 개선하는 ‘면 단위 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사업성 부족, 복잡한 인허가 절차,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인해 다수의 정비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아예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원도심은 지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반면 사업 비용은 증가해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는 ‘적극적 유도 전략’이 요구된다. 용적률 상향, 층수 규제 완화, 기반시설 설치비 지원 등 사업성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더 나아가 일정 구역에 대해서는 공공이 참여하는 ‘도심 복합개발 모델’을 도입해 초기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제와 금융 지원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장기 공실 건축물에 대한 정비사업 참여 시 세제 감면을 제공하거나,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해 저리 금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노후 건축물의 리모델링과 용도 전환을 촉진하는 유연한 규제 체계도 병행돼야 한다. 도시재생의 방향 역시 전환이 불가피하다. 과거처럼 외형 개선이나 환경 정비에 그치는 방식이 아니라, 주거·일자리·문화가 결합된 ‘복합 기능 회복’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청년과 창업 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주거·업무 결합형 공간을 확대해 원도심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원도심 재생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외곽 개발을 지속하는 ‘이중 전략’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쪽에서는 회복을 도모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요를 분산시키는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결국 원도심 문제는 개별 사업의 실패가 아니라 도시 성장 방식의 한계를 드러내는 신호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처방이 아니라 도시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준의 전략이다. 포항의 원도심은 낙후된 공간이 아니라, 이미 막대한 자원이 축적된 ‘잠재력의 공간’이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물리적 혁신과, 압축도시 전략을 통한 구조적 전환이 맞물릴 때 비로소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지금의 원도심은 더 이상 소규모 정비나 미관 개선으로 회생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구조적 재편이 불가피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이어 “핵심은 속도와 선택이다. 모든 지역을 동시에 살리려 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선별해 규제 완화와 공공 지원을 집중하고, 민간 참여를 끌어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외곽 개발을 억제하는 정책과 병행하지 않는 재개발은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압축도시 전략 속에서 재개발·재건축을 도시 성장의 축으로 삼을 때만 원도심은 다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27

한동대 조관필 교수팀, 이탈리아서 ‘와이즈 타운 선언문’ 선포··· 스마트 시티 넘어선 미래 도시 비전 제시

포항 한동대학교(총장 박성진)가 단순한 기술 중심의 ‘스마트 시티’를 넘어 인간 중심의 가치와 지혜를 담은 ‘와이즈 타운(Wise Town)’ 프로젝트를 세계 무대에 선보인다. 한동대학교 조관필 교수팀은 오는 5월 15일 유럽 철학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탈리아 아스체아 마리나의 ‘엘레아-벨리아 알라리오 재단’에서 ‘와이즈 타운 선언문(Il Manifesto delle Wise Town)’의 공식 런칭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스마트 시티에서 와이즈 타운으로(From Smart Cities to Wise Towns)’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탈리아 바실리카타 대학교의 지오반니 콰란타 교수, 로산나 살비아 교수팀과 한동대 조관필 교수팀이 공동으로 기획·주도했다. ‘와이즈 타운’은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효율성을 강조하던 기존 스마트 시티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공동체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삶의 지혜를 결합한 차세대 도시 모델이다. 특히 이번 선언문이 발표되는 엘레아(Elea)는 서양 철학의 뿌리가 된 장소라는 점에서, 기술에 ‘지혜’라는 인문학적 가치를 더하겠다는 프로젝트의 취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행사에는 로베르토 피코 캄파니아 주지사와 안젤리카 사제세 노동 및 교육 담당관 등 이탈리아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와이즈 타운 선언문’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국제 대표단이 대거 참석해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다질 계획이다. 한동대 조관필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더 풍요롭고 지혜롭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며 “포항의 교육 역량이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도시 모델의 표준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는 오전의 학술·기관 세션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본회의 및 선언문 서명식이 이어지며, 이를 기점으로 향후 세계 각국 도시들과의 ‘와이즈 타운’ 네트워크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26

건설근로자 ‘치매 간병비’ 무료 보장···건강복지 확대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건설근로자를 대상으로 ‘치매 간병비’ 보장을 새롭게 도입하는 등 건강관리 복지서비스를 확대한다. 공제회는 20일 “제5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기본계획(2025~2029)에 따라 올해부터 건강관리 복지서비스를 강화하고, 4월부터 치매 간병비 보장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고령 건설근로자 증가에 대응하고, 장기 간병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치매 간병비 보장은 기존 보험 지원을 보완하는 성격으로, 근로자 본인은 물론 가족의 경제적 부담 완화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공제회는 단체보험과 건강검진 지원도 확대한다. 단체보험은 보험 가입이 어려운 건설근로자를 위해 무료로 제공되며, 상해·재해사망·암진단비 등 23개 항목을 보장한다. 지원 대상은 퇴직공제 적립일수 252일 이상, 최근 1년간 근로일수 100일 이상인 만 65세 미만 근로자다. 보험 지원 인원은 지난해 8450명에서 올해 9000명으로 늘어난다. 종합 건강검진 지원도 확대돼 지원 대상이 2300명에서 3000명으로 증가하며, 기본검사 외에 CT·MRI 등 선택검사 항목도 포함된다. 공제회는 이와 함께 쉼터 프로그램, 심리상담, 근골격계 질환 예방 교육 등 복지서비스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치매 간병비 보장 도입과 건강검진·보험 지원 확대는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제도”라며 “건강관리 체계 강화와 산업재해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건설근로자의 건강관리 수준 향상과 근로환경 개선이 동시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4-20

호미곶 개발 1744억 프로젝트… ‘상생’과 ‘보전’ 시험대에 서다

포항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 일대 127만 3830㎡(약 38.5만 평) 부지에 추진되는 ‘포항시 골프앤리조트 조성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개발 지형에 중대한 변곡점이 형성되고 있다. 총사업비 1744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체육시설을 넘어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는 대형 복합 프로젝트다. 그간 포항 지역 골프 인프라는 북구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운영 중인 골프장이 3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남구 지역은 산업단지 배후 수요에도 관광·여가 시설이 부족해 ‘경유형 도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POSCO와 현대제철 등 대규모 산업 기반을 갖춘 남구의 잠재 수요를 고려할 때, 체류형 리조트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배경이다. 사업 시행사인 마스턴제148호 호미곶피에프브이(주)는 골프 수요 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과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MZ세대 및 여성 골퍼 유입을 기반으로, 대중제 골프장과 숙박·휴양 기능을 결합한 복합 리조트 모델을 제시했다. 호미곶 관광지와 영일만 관광특구, 울릉도를 연결하는 해양 관광 벨트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사업의 성패는 환경 검증 문턱을 넘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상 부지는 해안 인접 임야로, 대규모 개발에 따른 지형 훼손과 생태계 영향 우려가 상존한다. 이에 따라 사업주 측은 ‘친환경 에코 리조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후변화영향평가를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00만㎡ 이상 개발사업에 적용되는 고강도 기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에너지 효율화, 원형 보전지 확보 등이 핵심 평가 항목으로 제시된다. 대구지방환경청을 비롯해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총 11인으로 구성돼, 사업 전반에 대한 정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 수용성 확보 역시 주요 변수다. 골프장이 특정 계층 중심 시설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사업 계획에는 체육공원, 파크골프장, 상생형 상업시설 조성 등이 포함됐다. 주민 이용 공간을 병행 확보함으로써 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과의 협의 절차가 병행돼 왔다. 2021년 법인 설립 이후 주민대책위원회와의 협의가 지속됐으며,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도 지역 주민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폐쇄형 회원제가 아닌 대중제 중심 운영 방식을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확대하겠다는 점도 강조된다. 현재 사업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제출과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 2026년 상반기 내 평가 절차를 마무리할 경우 착공이 가능하며, 2027년 완공이 목표로 제시됐다. 포항시는 이번 사업을 ‘2030 도시기본계획’의 핵심 축인 정주형 관광 클러스터 구축 전략과 연계해 지역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규모 토목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토사 유출, 지하수 오염, 해안 경관 훼손 등 구체적 리스크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호미곶 개발 사업은 단순한 관광시설 조성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환경 보전이라는 상충 과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다. 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과 자연 훼손 최소화라는 두 축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이번 프로젝트가 포항 개발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호미곶 지역 한 주민은 “지역이 오랫동안 소외돼 온 만큼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난개발로 이어지거나 자연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관광객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주민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환경 보전과 지역 상생을 전제로 사업 전 과정을 면밀히 관리할 것”이라며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도록 행정적 지원과 관리 감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19

포스코이앤씨, 민·관·사 합동 ‘안전 결의’···포항 전 현장 무재해 다짐

포스코이앤씨가 정부 기관과 협력사, 근로자와 함께 포항지역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16일 경북 포항 효자~상원 도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안전보건공단 경북동부지사와 공동으로 ‘안전 한마음 결의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포항지역 현장소장과 협력사 관계자, 근로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민·관·사가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실천 중심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가 열린 효자~상원 도로 건설공사는 지난 3월 말 포항 남구 송도동과 북구 항구동을 연결하는 ‘해오름대교’를 개통하며 지역 교통 여건 개선에 기여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해오름대교를 포함한 주요 공정을 안전하게 마무리한 데 이어, 포항 3기 코크스 개수 공사와 LNG 복합 신예화 사업 등 지역 내 진행 중인 모든 현장에서 무재해 준공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본사와 협력사, 근로자가 함께 안전수칙 준수와 위험요인 사전 제거 등 현장 안전 실천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부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현장 안전관리 체계 점검과 지원 의지를 공유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현장의 작은 위험요소까지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안전관리의 핵심”이라며 “민·관·사가 함께하는 협력 체계를 통해 무재해 사업장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4-16

포항 죽도5구역 재개발 ‘본궤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로 사업 탄력

포항시 북구 죽도동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죽도5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이 지난 9일 포항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최종 통과하며 사업 추진의 결정적인 분수령을 넘었다. 이번 심의 통과는 낙후된 원도심을 되살리고 포항을 대표할 주거 랜드마크를 조성하려는 주민들의 염원이 행정적 결실로 이어진 결과다. 이로써 죽도5구역은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목전에 두게 되었으며, 포항 내 원도심 재개발의 선도 모델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죽도5구역 재개발은 죽도동 626-1번지 일원 11만 4999㎡를 사업지로 하며, 이곳에는 지하 2층에서 지상 최고 35층 규모의 아파트 약 2200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조합원 수가 약 830세대에 불과한 반면, 전체 분양 세대수는 2200세대에 달해 뛰어난 사업성을 자랑한다. 일반 분양 물량이 풍부한 만큼 분양성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조합원들의 분담금 절감과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수한 사업성을 바탕으로 업계에서는 향후 시공사 선정 역시 매우 무난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다수의 국내 대형 건설사가 죽도5구역의 입지와 수익성에 큰 관심을 보이며 수주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획안의 또 다른 차별점은 주거 쾌적성을 극대화한 특화 설계다. 특히 가구당 약 2대에 달하는 넉넉한 주차 공간 확보는 기존 원도심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완벽히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법정 기준을 대폭 상회하는 광폭 주차 공간은 입주민의 편의를 넘어 단지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단지 배치 또한 치밀한 설계를 거쳤다. 도로 폭 조정을 통해 인근 단지와의 일조권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결했으며, 어린이공원을 2개소로 분리 배치하여 이용 효율을 높였다. 또한 7번 국도 방면에 10m 규모의 완충녹지를 조성해 소음 차단과 보행 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러한 설계 최적화는 실거주자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연도 추진위원장은 이번 심의 통과를 기점으로 행정 절차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완료되는 대로 후속 절차에 돌입해 올해 연말경 조합 설립 인가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에는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세웠다. 포항의 중심인 5호 광장과 죽도초등학교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에 압도적인 사업성과 주차 특화 설계가 더해진 죽도5구역은 이제 포항 원도심 부활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통과를 시작으로 죽도5구역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16

“버티던 집들이 무너진다”…4월 포항 경매시장, 고유가까지 덮친 ‘복합 붕괴’

4월 포항 부동산 경매시장은 단순한 침체가 아니라 ‘복합 붕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금리와 공급 과잉, 지역 경기 둔화라는 기존 악재에 더해, 최근 중동발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까지 겹치며 시장의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실수요마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변화는 숫자가 아닌 ‘물건의 성격’에서 먼저 드러난다. 과거에는 외곽 노후주택이나 소액 투자 물건이 주류였다면, 지금은 도심 아파트, 상가, 토지까지 전방위적으로 경매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특히 ‘살 만한 물건’조차 팔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의 체력이 급격히 약화됐음을 보여준다. 실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경매 사례를 보면 상황은 더욱 명확하다. 북구 장성동의 한 아파트는 감정가 약 3억2천만 원에서 1회 유찰 후 최저가가 2억2천만 원 수준으로 하락하며 70% 선이 무너졌다. 남구 대잠동의 한 아파트는 두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거주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도 ‘반값 경매’가 현실화된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더 가파르게 무너지고 있다. 구룡포읍의 한 상가 건물은 감정가 4억6천만 원에서 수차례 유찰 끝에 2억 원 초반대까지 하락했고, 도심 상권의 중소형 상가들 역시 공실 부담 속에 30~50% 수준에서야 매수세가 붙는 흐름이다. 토지는 사실상 거래 기능이 멈췄다. 북구 신광면 일대 농지는 감정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도 응찰이 없고, 구룡포 임야는 5~6차례 유찰을 거치며 10%대 초반까지 내려가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나타난다. 이는 가격 문제가 아니라 ‘수요 자체의 실종’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유찰 → 가격 하락 → 추가 유찰’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된 결과다. 경매 물건은 늘어나지만 응찰자는 줄어드는 전형적인 수요 붕괴 국면이다. 여기에 최근 중동발 고유가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단순한 생활비 부담 증가를 넘어 부동산 시장의 매수 여력을 직접적으로 훼손한다. 가처분소득 감소는 곧 주택 구매 포기로 이어지고, 이는 경매시장에서는 입찰 감소로 직결된다. 특히 차량 이동 의존도가 높은 포항의 도시 구조상 유류비 상승 충격은 더욱 크게 체감된다. 더 큰 문제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연쇄 효과다.철강과 건설 중심의 지역 산업 구조에서 고유가는 물류비·원가 상승을 통해 기업 수익성을 압박하고, 이는 고용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버틸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적 충격으로 나타난다. 현장에서는 이미 그 징후가 뚜렷하다.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건물, 장기 공실 상태에 빠진 상가, 자금 경색으로 멈춰선 개발 사업지들이 경매로 넘어오고 있지만, 반복 유찰 속에 가격만 떨어지고 있다. 시장의 유동성이 바닥나고 있다는 신호다. 공급 과잉 역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과 기존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매 물건까지 쏟아지며 시장은 ‘초과 공급 구조’에 고착됐다. 이는 가격 하락을 가속화시키고 기존 자산 가치까지 끌어내리는 도미노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일부 ‘버티는 자산’은 존재한다.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입지나 선호도 높은 아파트는 제한적이나마 경쟁 입찰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시장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전반적인 흐름은 명확한 하락 국면이다. 결국 4월 포항 경매시장은 금리, 공급, 유가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적 위기 상황이다.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시장 체질이 바뀌는 과정에 가깝다. 지역의 한 부동산 경매 전문가는 “지금 포항 경매시장은 가격이 싸서 안 팔리는 게 아니라, 미래가 불확실해서 안 사는 구조다. 바닥은 가격이 아니라 ‘수요가 돌아오는 시점’에서 확인된다. 지금은 아직 그 신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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