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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무소속 출마 포기 이진숙, 대구 달성 보선 신청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추경호 후보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모에 30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신청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도전에 나섰다가 컷오프된 뒤 무소속 출마 의지를 보이며 당 지도부와 당원들의 애간장을 태우다가 지난 25일 결국 대구시장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그 직후 이 전 위원장은 당의 요구가 있다면 험지 출마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수도권 등으로의 차출설 등이 나돌았지만 이날 달성 보선 공모에 응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결국 안전한 대구로 방향을 틀었다. 대구 달성 보선 후보 공모에는 엄기연 국민의힘 서울시 중구성동구을 여성위원장도 신청했다.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민주당 소속으로 출전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추경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단일대오를 위해 이 전 위원장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마침 장동혁 대표와 가까워 달성지역 전략공천설이 파다하던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제 소임을 다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달성군을 포함해 9곳에 대한 재보궐 선거구 공천 신청 접수를 받았고, 부산 북갑에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영풍 전 KBS 기자가 신청서를 제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와 대결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관심을 모았던 충남 공주·부여·청양에는 이 지역에서 5선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비서실장을 맡았던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당 미디어대변인으로 임명된 윤용근 경기 성남 중원구 당협위원장이 공모에 응해 일전을 겨루게 됐다. 경기 하남갑에는 지난 총선 때 이 지역에서 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맞붙었던 이용 전 의원이 공천 접수를 마쳤다. 이 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보수 정서가 강한 울산 남갑에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태규 울산 남갑 당협위원장, 이정훈 울산 남구 의원 등 복수의 신청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다음 달 2일까지 경선과 단수 공천 지역을 정하고 5월 3∼4일 경선을 해 5일쯤 최종 후보자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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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일군 사람들···필리핀 고산족의 다랑논

필리핀의 전통 다랑논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항공편마저 불안정한 시기지만 다행히 예정대로 출발한다는 소식에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새벽 1시 클락 공항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루손 섬 코르디예라 산맥 깊숙이 자리한 작은 마을 사가다를 향해 다시 12시간의 여정을 이어간다. 구불구불 험준한 산길을 끝없이 오르자 어둠 속 산골 마을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닌다. 더운 나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밤공기가 차고 맑다. 긴 여정의 피로감이 한순간에 씻기는 기분이다. 이튿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계단식 논이 보이는 바나우에 전망대를 찾는다. 산비탈을 따라 층층이 펼쳐진 다랑논은 그 자체로 장엄하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미가 시야를 압도한다. 바요마을, 말리꽁 등 해발 1600미터를 넘나드는 깊은 산골 곳곳에 자리한 끝없이 이어지는 다랑논들. 삶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의 끈질긴 노력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이곳의 다랑논은 단순한 농업 공간이 아니다. 옛날 이푸가오족은 외부의 위협을 피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에 터전을 잡고, 자연의 물길을 이용해 논을 일구며 정착한다. 이후 다른 부족들이 이 기술을 배우며 산속으로 들어오자 물을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이 생겨난다.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에 부족 간 적개심을 품을 만큼 충돌이 격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이들은 공동체를 지키며 고유한 농경문화를 지켜 왔다. 지금도 이곳의 농사는 자연의 순환에 의존하는 전통 방식을 따른다. 다슬기 같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며 해충을 억제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 손으로 모를 심고, 산에서 흘러든 물을 의지해 벼를 키운다. 이들에게 계단식 논은 단순한 농지가 아니라 삶의 뿌리이자 생명 그 자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와~!’ 탄성이 절로 난다. 한쪽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원주민이 관광객과 사진을 찍으며 소소한 수입을 얻고 있다. 고산족 풍의 상점에서 손님을 맞는 아기 띠 두른 소녀. 품안의 아기를 가리키자 “시스터”란다. 눈빛이 순박하다. 힘겨운 농사일에 비하면 비교적 수월한 수입일 수 있지만, 그들의 삶을 단순히 경제적 기준으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따라 자리 잡은 집들. 뒷마당은 아찔한 절벽이다. 견고해 보이지 않는 집들도 적지 않아, 보는 이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일상은 이어진다. 마을이 생겨나고 시장도 열린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과 행복을 만들어간다. 계단식 논은 험준한 지형 덕분에 식민지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늘면서 이 소중한 유산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사가다에 거주 중인 한국인 지인의 소개로 현지 시장의 저녁 초대를 받는다. 그들은 자녀가 한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하고 있었고, 한류의 영향이 이 깊은 산골까지 스며들었음을 실감한다. 물을 머금고, 바람을 견디며, 오랜 시간을 품어온 다랑논. 척박한 환경을 견뎌 낸 그들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그 여운을 안고 우리는 다시 또 다른 풍경을 향해 길을 나섰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두류공원, 시간의 결을 밟다

지난 25일 오후 2시, 답사학교 북성로대학의 대구 두류공원 답사가 있었다. 올해 첫 일정에 설레는 마음으로 모임 장소인 두류도서관에 들어섰다. 작년 10월 달성습지 답사 이후 오랜만에 마주한 반가운 얼굴들, 새로 합류한 이들과 기존 회원들의 짧은 인사가 오가며 답사는 시작되었다. 두류도서관 1층에 자리한 ‘범사 이상희 문고’는 교수님의 설명으로 대신했다.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기증한 7만2000여 권의 장서 가운데는 한국에 단 세 세트뿐이라는 ‘루브르박물관일서’와 1910년대 초반 신식 활판 인쇄기로 찍어낸 ‘춘향전’과 ‘심청전’ 등 ‘딱지본’ 소설 등 쉬이 볼 수 없는 귀한 도서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도서관 앞뜰에서는 1983년 무장 간첩이 대구 미문화원에 설치한 폭발물을 신고했다가 현장에서 폭발에 휩쓸려 숨진 고(故) 허병철 군의 추모비 앞에서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어서 새롭게 정비되어 시민들의 쉼터로 재탄생한 2·28 자유광장으로 향했다. 계단을 통해 3층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공원은 아래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83 타워가 솟은 이랜드 쪽이 두류산이고, 문화예술회관 방향이 금봉산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저마다 간직해온 공원에서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어 나눴다. 2·28 기념탑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졌다. 명덕네거리에서 이곳으로 옮겨진 탑이라는 설명과 함께, 1960년 2월 28일 대구 고등학생들의 외침이 다시 소환되었다. 그 외침이 마산 3·15 의거와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는 흐름을 되짚었다. 탑 뒤쪽도 찬찬히 살펴보다가 유치환의 비문을 읽었다. 그동안 스쳐 지나쳤던 이곳이 대구 정신의 뿌리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길 건너 인물 동산에서는 대구를 빛낸 근대 인물들의 흔적을 만났다. 백기만, 이장희, 이상화, 현진건의 문학비를 살펴보며 근대 문인들의 숨결을 느꼈다. 마침 이상화와 현진건 선생의 83주기 추념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시집 한 권 남기지 못한 고월 이장희와 상화 시인이 친구 백기만의 노력으로 오늘날까지 기억되고 있다는 대목에서 우정의 깊이를 가늠해 보았다. 화가 이인성의 인물상을 거쳐 대구사범학생독립운동 기념탑도 둘러보았다. 뜨거운 한여름 같은 열기를 식히려 카페에서 잠시 차를 마신 후, 우리는 다시 신록이 우거진 길을 지나 코오롱 야외음악당의 축제 열기 속으로 들어갔다. ‘2026 파워풀 K-트로트 페스티벌’의 환호성과 4월의 신록에 취한 사람들의 표정이 한데 어우러져 공원은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어느덧 성당못에 다다르니 40여 년 전 벤치에 앉아 나눴던 젊은 날의 기억이 잔잔한 물결처럼 밀려왔다. 연못 주변은 이제 어르신들의 공간이 됐지만, 연둣빛 나뭇잎과 코끝을 간질이는 꽃향기는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공간은 변해도 감각은 남아서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안병근 올림픽기념 유도관’ 앞에 섰다. 한국 유도의 역사를 담은 이곳은 평소에는 체육 공간이지만, 유사시에는 추모의 장소로도 쓰인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답사는 다시 2·28 자유광장 뒤편으로 돌아오며 마무리됐다. 이번 두류공원 답사는 공간 속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기억을 따라 걷는 여정이었다. 대구의 중심에 이토록 넓고 귀한 공원이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 시간이었다. 이번에 미처 가보지 대구대표도시숲과 금봉산 오솔길은 조만간 홀로 찾아 고요히 마주하며 공원의 가치를 다시금 음미해 보고 싶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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