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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학산업 독립법 제정 시동…국회·산업계 “국가 전략산업 육성 필요”

“안광학산업을 더 이상 정책 사각지대에 둘 수 없습니다.” 지난 6일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안광학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 정책토론회’에서는 산업계와 학계, 정치권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독립 법률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K-아이웨어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의힘 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과 국회사무처 법제실이 공동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추경호(대구 달성군)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지만·류종우 대구시의원, 김종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장, 정왕재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산·학·연·정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토론에서는 안광학산업이 독립 진흥 법률 부재로 체계적인 정책 지원을 받지 못해 왔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제기됐다. 특히 K-아이웨어 산업은 K-컬처와 결합한 한류 소비재로 성장 가능성이 높고, AI·XR·ICT, 의료·헬스케어 기술과 융합해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장준영 대구보건대학교 교수는 “안광학산업은 전통 제조업과 패션, 첨단산업 사이에서 정책적 정체성이 모호해 어느 부처에서도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생활 소비재를 넘어 기술과 수출을 견인하는 국가 산업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기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본부장은 “법률 제정을 통해 연구개발,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글로벌 진출까지 연계한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안광학산업 기반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기술 개발과 산업 기반 구축, 스마트 안광학기기 개발·표준화, 디자인·브랜드화 지원, 해외 진출 및 국제협력, 창업·경영 지원, 혁신클러스터 지정 등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이 담겼다. 토론회를 주최한 우재준 의원은 “안광학산업은 제조와 디자인, 의료, ICT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반도체나 로봇 등 전략 산업과 비교해도 정책적 지원 가치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 정부를 적극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100억 투입된 ‘애물단지’ 형산강 마리나 ⋯ 감사원 칼날 위에 서다

포항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조성 사업’이 결국 감사원의 고강도 정식 감사를 받게 됐다. 감사원이 관련 사업에 대해 정식 감사를 실시키로 하고 지난 5일 감사에 착수한 것. 이번 감사는 포항시의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앞서 시의회는 해당 사업이 ‘부실 투성이’라면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었다. 감사원은 감사 청구가 접수되자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약 6개월간 ‘예비 감사’를 진행해 왔다. 감사원이 이번에 정식 감사에 착수키로 한 것은 예비감사에서 상당한 문제 정황을 포착했음을 시사한다. 감사장은 포항시청 10층에 설치됐다. 감사 기간은 일단 오는 3월 5일까지 한 달간 일정이다. 감사반에 분야별 전문가가 대거 투입된 점으로 미뤄 해당 사업 전반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감사원은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사업의 기획 단계부터 설계, 시공, 준공,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살펴보기로 하고 감사 착수와 동시, 시에 관련 자료 일체를 요구했다. 주요 감사 대상에는 △사업 초기 부적절한 위치 선정 경위 △타당성 검토 및 수요 예측의 적정성 △설계·시공 과정에서의 부실 여부 △잦은 시설물 파손과 반복되는 보수공사로 인한 예산 낭비 실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특히 위법·부당 행정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의 전례 없는 감사 돌입에 포항시는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비상이 걸렸다. 형산강 마리나는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준공 후 2년이 지나도록 정식 개장조차 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시설물 파손과 안전 문제, 활용 방안 부재가 반복되자 시의회가 끝내 공익감사 청구라는 칼을 빼내 들었다. 이번 감사에 초미의 관심은 단순한 행정상 문책을 넘어 정책에 관여한 공직자들에 대한 법적·재정적 책임 여부까지 갈지 여부다.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사업과 비슷한 사례는 용인경전철 프로젝트다. 이 사업도 실패를 거듭하다 감사원 감사와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됐고, 최근 서울고법은 용인경전철 사업 선상에 있던 이정문 전 용인시장 등 사업 책임자들에게 총 214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과도한 수요 예측과 부실한 검증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한 점을 ‘중대한 과실’로 규정했다. 형산강 마리나 사업도 초기부터 시의회와 시민사회가 타당성 부족과 안전 문제, 예산 낭비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었으나 포항시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적잖았다. 감사원도 이 부분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다. 감사 결과, 일방적 절차 위반, 허위·부실 등 중대한 하자가 나타나면 사법기관으로의 이관도 예상된다. 그 경우 시민들이 주민소송을 통해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시는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A 포항시의원은 “이 사업 경우 수요예측은 뒤로하고서도 항상 퇴적물이 쌓이고 홍수 시 정박한 요트 등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형산강 하구에 마리나 시설을 설치키로 한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었다”면서 “아마도 이 부분 책임은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까지 오게 된 자체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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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장지 마련

“내 장지 마련해 놓고 가면 좋잖아.”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며 보험부터 권한다. 밥 먹다 말고, 드라마보다 말고, 갑자기 장지 얘기가 튀어나온다. 이제는 살아 있는 동안보다 죽은 뒤가 더 철저히 관리되는 세상이다. 죽는 것도 마음대로 못 죽고, 준비 없이 죽으면 눈치 없는 사람이 된다. 자식들 눈치 안 보려면 장례비가 나오는 보험 하나쯤은 미리 들어두란다. 죽어서도 민폐는 끼치지 말자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참 별난 나라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동방의 등불”이라 찬양한 나라답게, 효(孝)에 관해서라면 세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 동안 묘 옆에 움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하던 민족이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집에 빈소를 차리고 조석으로 밥을 지어 상식 올리고, 초하루 보름 삭망에는 목청껏 울며 호곡을 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이 정도면 드라마 과몰입 아니냐” 싶지만, 그땐 그게 사람 사는 도리였다. 효심이 유별난 분들은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가 하늘에 부끄럽다며 삿갓을 쓰고 다녔다. 어릴 적 진외가 할아버지가 겨울에도 삿갓을 쓰고 장에 가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지금 생각하면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게 아니라, 효심이 머리끝까지 차 있었던 거다. 부모님 생전에는 출필고 반필면(出必告 反必面)이라 해서, 집을 나설 때는 반드시 어디 가는지 알리고 돌아오면 얼굴을 보여 안부를 전했다. 요즘 아이들한테 이 말을 꺼내면 “위치 공유요?”부터 묻는다. 그래도 다녀오겠다는 인사, 다녀왔다는 한마디는 시대가 변해도 필요한 예의다. 그 한마디에 부모 마음은 하루치 양식이 된다. 그뿐인가. 조석으로 문안드리고, 따뜻한 밥 지어 올리고, 잠자리에 들 땐 이불 밑에 손 넣어 방바닥이 따뜻한지 확인하고, 얼굴빛 살피며 불편한 데는 없는지 묻던 세대였다. 지금 아이들 눈에는 고문 장면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시절엔 그게 ‘사람답게 사는 법’이었다. 물론 세상은 변했다. 성현도 “여세추이(與世推移)"라 했다. 성현도 세상 흐름 따라간다는 말이다. 지난 100년의 변화보다 요즘 10년 변화가 더 빠르다. 전화기는 집에서 손바닥으로 옮겨왔고, 안부는 음성에서 이모티콘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내리사랑이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사랑은 폭포수처럼 멈출 줄을 모른다. 아이가 태어나 방긋 웃어줄 때, 그 눈웃음에 인생이 녹아내린다. 옹알이를 거쳐 걸음마를 하고, “엄마”, “아빠”를 처음 부를 때의 감동은 평생 가슴에 저장된다. 그걸로 이미 본전은 뽑았다. 아니, 남았다. 그 이후는 덤이다. 이제는 내려놓는 법도 배워야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내 자식만은 다를 거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인생이 훨씬 편해진다. 자식이 준 웃음과 감동으로 이미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하면, 전화 한 통 늦어도 마음 상할 일이 없다. 그런데 죽음은 여전히 두렵다. 친구도, 재산도, 사랑하는 가족도 다 두고 가는 마지막 길이다. 그 길을 대비한다며 매달 보험료를 낼 때마다, 혹시 마음속으로 한 번쯤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준비해야 할 일인가” 싶지 않았을까. 광고는 말한다. 준비는 사랑이라고. 하지만 사랑도 가끔은 너무 과하면 숨이 막힌다. 지금은 광고 홍수 시대다. 유익한 광고도 있지만, 괜히 마음을 건드리는 광고도 많다. 특히 “장지 미리 마련하세요”라는 말은, 아직 살아 있는 노인들의 마음을 괜히 서늘하게 만든다. 살아 있는 사람한테 자꾸 죽을 준비하라니, 이건 효도 광고가 아니라 효심 테스트 같다. 사랑으로 키운 자식이 설마 부모를 개천에 버릴까. 그런 세상이라면 보험보다 먼저 사회가 무너졌을 것이다. 죽어서 장지 마련하라고 부추기는 알량한 광고보다, 오늘 한 번 더 안부 묻는 전화 한 통이 훨씬 값지다. 장지는 미리 마련해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마련해야 할 건, 오늘 하루 웃을 자리다. 아직은 살아 있으니까.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은 장지보다 점심 약속이 더 중요하다. /방종현 시민기자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증 석조물 257점 전시

'세기의 기증‘으로 불리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컬렉션 중 석조물 257점이 대구시민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지난 4일부터 박물관 서편 언덕에 조성한 옥외전시장 ’모두의 정원‘에서 해, 달, 별을 딴 길마다 기증 석조물들을 상설 전시 중이다. 석조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관람객들과 세월을 뛰어넘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석조물의 경우 크기와 무게로 인해 운반, 전시 등에 제약이 많은 편이지만, 국립대구박물관의 경우 비교적 전시하기 좋은 넓은 야외전시장을 확보하고 있어 석조물 전시가 가능하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이건희 컬렉션 석조물 800여 점 가운데 257점을 선별해 대구에서 선보이게 됐다”며 기증의 의미를 담아 ‘모두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2년에 걸쳐 조성된 ‘모두의 정원’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으며 휴식을 취하고 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별담길’, ‘월담길’, ‘해담길’ 세 구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 구간을 여유롭게 관람하는 데 약 40분가량 소요된다.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별담길은 길 중앙 위쪽에 석조여래좌상이 정좌해 있다. 길 양옆으로는 석인상(문인석 및 동자석)들이 도열해 마치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다. 언뜻 보면 투박하지만, 들여다볼수록 하나도 같은 모습이 없어서 흥미롭다. 서편 언덕의 능선을 가로지르는 월담길은 다양한 표정과 크기를 지닌 석인상들을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특히 이곳에는 이건희 컬렉션 석인상 중 유일하게 세 점이 한 세트로 묶인 문인석이 자리하고 있다. 이 석인상들은 불교의 삼존불(부처님과 양쪽 보살)처럼 배치돼 독특하다. 해담길의 대표적 석조물은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하는 ‘효자 이종형 정려문’이다. 이 석조물은 한국의 전통적인 효(孝) 문화를 되새기려는 교육적인 뜻이 있다. 이 밖에도 국립대구박물관 동편 야외전시장에도 석탑 4기가 자리해 있다. 혹시나 작은 석인상을 누가 번쩍 들어서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박물관 연구사는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된다며 “석인상들을 그냥 심어둔 것이 아니라 땅 속에 금속 와이어로 일일이 묶어놨다”며 “365일 24시간 CCTV로 관제하고, 오후 6시 반까지만 개방한다고 했다. 박물관은 200여 개의 석인상들이 단조롭게 배치되지 않도록 위치와 방향, 높이를 다르게 해 관람객들이 색다른 시선으로 석인상의 풍성한 표정과 형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박물관은 ‘모두의 정원’과 연계해, 실내에서 ‘알록달록 동자상’ 전시도 진행 중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목조 동자상을 가까이에서 보고 석인상 모형을 만져볼 수 있도록 한 체험형 전시다. 모두의 정원을 찾은 김성규(75·대구 수성구)씨는 “신문을 보고 왔는데, 대구의 박물관 야외에 이렇게 상상도 못 했던 다양한 석물들이 전시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국립대구박물관이 30년을 지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며,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공원을 조성했다”며 “앞으로도 예산을 확보해 조경 및 시설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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