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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안녕과 풍요 기원... ‘성하신당 대제’ 거행

울릉도의 수호신에게 한 해의 안녕과 풍요를 고하는 ‘태하성하신당 대제’가 17일 오전 11시 울릉군 서면 태하리의 성하신당에서 엄숙히 봉행 됐다. 울릉문화원이 주관하는 기원제는 섬 개척민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올 한 해 풍어와 풍년은 물론 울릉 주민들의 무사안일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태하 성하신당 대제는 울릉도의 수호신인 성황지 남·여 신위 양위(兩位)를 모시고 매년 음력 3월 1일을 기해 열리는 군 단위의 대표적인 전통 민속 제례 행사다. 이날 제례에는 남한권 울릉군수, 이상식 울릉군의회 의장, 최실근 대한노인회 울릉군지회장, 임영광 울릉군 이장 연합회장을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과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정성을 보탰다. 제례의 핵심인 헌작례에서는 최동일 울릉문화원장이 초헌관을, 류기원 농협 울릉군지부장이 아헌관을, 정영환 울릉수협 이사가 종헌관을 맡아 분향하고 술잔을 올리면서 섬의 번영을 기원했다. 행사는 성하신당 소개를 시작으로 제관 분향 및 헌작례, 제문 낭독, 재배, 제관, 음복례, 직일, 사신례, 분축, 참석자 음복례 순으로 격식을 갖춰 진행됐다. 최동일 울릉문화원장은 “성하신당 대제는 단순한 제례를 넘어 울릉도의 역사와 개척 정신을 잇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오늘 올린 정성이 닿아 올 한 해 모든 군민이 평안하고 바다와 들녘에 풍요가 가득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현역 경선 배제’ 문경시장 양자 대결 확정⋯영주는 4파전 예비경선 돌입

제9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경북도당이 문경과 영주 지역의 기초단체장 경선 방식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 돌입했다. 문경은 현역 시장의 공천 배제라는 ‘강수’를 뒀고, 영주는 전임 시장의 낙마로 비어있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승부가 예고됐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4선 도전에 나섰던 신현국 현 문경시장을 공천 심사에서 탈락(컷오프)시켰다. 신 시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사법리스크’였다. 그는 작년 10월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공관위가 ‘도덕성 및 본선 경쟁력’을 잣대로 현역 시장을 과감히 배제하면서, 문경은 김학홍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엄원식 전 가은읍장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행정 전문가인 김 전 부지사와 지역 기반이 탄탄한 엄 전 읍장의 승부는 당원 투표 50%, 시민 여론조사 50%의 본경선을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전임 시장의 선거법 위반으로 ‘무주공산’이 된 영주시장 선거는 안개 속 형국이다. 영주는 박남서 전 시장이 작년 3월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며 시장직을 상실한 이후, 1년 넘게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져 왔다. 주인 없는 안방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예비경선으로 치러진다. 송명달 전 해양수산부 차관, 유정근 전 영주시장 권한대행, 최영섭 영주발전연구소장, 황병직 전 경북도의원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예비경선은 당원 투표 70%, 시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상위 2명으로 후보를 압축한다. 경북도당 공관위는 이번 결정을 시작으로 안동, 고령, 예천 등 남은 선거구에 대한 공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관위 관계자는 “내달 초까지 모든 기초단체장 후보 확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실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후보를 내세워 경북 전 지역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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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텃밭에서 시작된 봄

호미를 들고 텃밭으로 들어서던 세 여인이 동시에 환호한다. “어머! 싹이 올라오고 있어!” 생전 처음 해보는 농사일이지만 작업복만큼은 제대로 챙겨 입는다. 곡괭이와 삽, 호미를 동원해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렸더니 대지가 마술을 부리듯 싹을 밀어 올린다. 마치 처음 보는 듯 그 흔한 기적 앞에서 그녀들의 가슴이 가볍게 뛴다. 김은희 씨의 친정엄마는 경북 포항 월포 인근의 집 앞 작은 텃밭을 평생 일구셨다. 사계절 내내 밭일을 놓지 않았던 흙 묻은 손을 털 듯, 지난해 11월 그렇게 삶을 내려놓으셨다. 봄이 오니 주인 잃은 텃밭에도 다시 숨이 돈다. 겨우내 굳어 있던 땅이 풀리고, 사람 손길 닿지 않은 곳에 보약 같은 봄비가 내리니 풀들이 좋다고 아우성이다. 어머니의 밭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지 직접 농사를 지어본 적 없는 그녀에게 오랜 지기 두 친구가 함께하자고 나선다. 서로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 침묵조차 편안히 나눌 수 있는 묵은 친구들이다. 세 사람 모두 농사는 처음이다. 그래서 오히려 시작할 수 있었다. 모른다는 것이 때로는 용기가 된다. 일주일에 두 번 시간 맞추어 텃밭에 모인다. 풀을 뽑고, 흙을 뒤집고, 거름을 섞고, 고랑을 만든다. 작은 텃밭이라지만 곡괭이와 삽, 호미를 번갈아 들고 허리를 굽히다 보면 금세 숨이 찬다. 그래도 웃음이 난다. 힘든데도 재미있다. 흙이 고르게 정리되고 고랑이 생기니 ‘텃밭’이라는 이름이 어울리기 시작한다. 상추, 시금치, 당귀, 엄마가 쓰던 얼갈이배추 씨앗까지 뿌리고 씨감자도 심는다. 누군가는 텃밭에 들인 1년 씨앗 값만 수십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많이 거두는 것 보다 제대로 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마음을 모은다. 귀농한 젊은 부부가 텃밭 가장자리에 작은 평상 하나를 놓아준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쉬엄쉬엄 하세요” 격려도 던진다. 평상에 앉으니 가까이 월포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스친다. 땀에 젖은 몸을 바닷바람에 맡긴 채 나누는 소박한 새참 시간이 밭일보다 더 소중한 순간이다. 친정엄마는 힘든 밭일을 평생 하시면서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으셨다. 그저 묵묵히 계절을 따라 씨를 뿌리고 거두셨다. 지금 와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챙겨주시면 무심히 받아가던 그 푸성귀들이 얼마나 많은 수고 끝에 얻어진 것인지. 그 노동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방식이었다. 호미를 들고 흙을 다듬다 보면 “문득 엄마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좋다”는 그의 말처럼, 이곳은 단순한 밭이 아니라 기억이 머무는 자리이기도 하다. 세 사람은 여전히 서툴다. 그 서툼이 서로를 웃게 하며 하루를 채운다. 텃밭은 채소만 기르는 곳이 아니다. 박경리 작가는 말년에 “미련 없다”고 말하며 텃밭에 정성을 쏟았다. 무엇을 더 가지기보다, 지금의 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일. 텃밭에서는 그 연습이 절로 된다. 그녀들의 봄은 그렇게 텃밭에서 시작되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우리가 이렇게 서로에게 맞춰가며 함께하는 이 시간이 참 좋다”고 말하는 김은희 씨. 월포 인근 작은 텃밭에서 시작된 이들의 농사는 올봄 또 하나의 작은 풍경이다. 돋아난 새싹처럼, 또 다른 삶이 그 자리를 채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라원 개장···신라 정원과 AI 전시 결합한 복합문화공간

지난 3일 개장한 라원은 ‘신라의 정원’을 뜻하는 이름이다. 야외 정원과 디지털 실내 정원을 포함해 총 6만8810㎡ 규모로 조성된 복합문화정원으로, 신라 8괴를 모티브로 구성되어 있다. 실내 정원은 제1 전시관과 제2 전시관으로 나뉘어 총 8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입구에서 가까운 제1 전시관에 들어서자 ‘라원, 플라뇌르의 정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플라뇌르는 ‘산책자’ 또는 ‘열정적인 구경꾼’을 의미하며, 현대 사회의 관찰자로서 목적지 없이 걷고 경험하며 풍경을 이해하는 존재로 설명되어 있다. 프롤로그 공간에서는 찌르레기의 초대 영상이 상영된다. 전시 스토리를 담은 일러스트 영상으로, 이를 감상한 뒤 ‘하이, 에브리버디!’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벽면 터치를 통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벽면 속 새 이미지를 터치하면 날아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형식이다. 대형 공작새 이미지가 인상적이었으며, 함께 동행한 아이는 모든 새를 찾아다니며 손을 가져다 대는 모습을 보였다. 공간 내 거울이 함께 비치되어 있어 공간이 확장되어 보이고, 사진 촬영 시 이색적인 재미도 더한다. 다음 공간 ‘소리 없는 노랫소리’에서는 바닥에 표시된 위치에 서면 꽃이 피어나고 해당 식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토치진저, 무쎌라, 캐리안드라, 아칸서스 에브락테리아투스, 알칸타레아 임페리얼리스 등 익숙하지 않은 식물들이 흥미를 더한다. 이어지는 ‘숨, 쉬는 숲’은 풍선으로 만들어진 나무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빛을 머금은 대형 풍선 나무들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1 전시관의 마지막 공간 ‘불빛에 이끌려’에서는 오두막에 들어선 듯한 느낌 속에서 다양한 이미지가 공간을 채운다. 자연 풍경과 춤추는 악기 등 변화하는 이미지들이 이어지며 색다른 공간에 머무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2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공간 또한 유리창에 색을 입혀 또 하나의 전시 공간처럼 구성되어 있다. 무지개빛 길을 지나듯 이동하면 제2 전시관에 이르게 된다. 이 구간에는 유아용 실내 카페가 마련돼 있으며, 인원 제한이 있어 이용 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제2 전시관 안내데스크에서는 돗자리와 바구니가 포함된 피크닉 세트를 무료로 대여하고 있어 날씨가 좋을 경우 야외 정원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제2 전시관은 AI 아트 특별관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나만의 식물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으며, 별도의 그림 실력이 없어도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완성된 이미지는 QR코드를 통해 휴대폰에 저장하거나 전시장 내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어지는 ‘미지의 화원’은 국내 최초 360도 생성형 AI로 제작된 실감형 콘텐츠 공간이다. 약 7분간 상영되는 영상은 높은 화질로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며, 대형 고래와 바다거북 장면은 어린 아이들의 인기를 얻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표는 오후 6시에 마감된다. 입장료는 성인 1만6000원, 청소년 및 군인 1만3000원, 어린이(7~12세) 8000원이다. 다만 4월 한 달간은 개장 기념으로 지역민과 동일하게 7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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