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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에 기댄 민주, ‘관료’에 숨은 국힘…대구 ‘지방자치’는 없다

대구지역 지방선거의 여·야 후보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효과로 기초단체장 후보는 늘었지만 여전히 지방의원들은 후보기근 현상을 겪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행정엘리트 위주의 공천이 이루어지면서 지방선거가 ‘관료들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대구 지방선거에서 군위를 제외한 8개 구·군에 후보를 냈다. 201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단 4곳의 기초자치단체에만 후보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늘었다. 물론 역량있는 단체장 후보도 있지만, 상당수는 ‘김부겸 효과’를 기대하고 출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와는 달리 민주당의 기초의원 후보 확보율은 국민의힘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여전히 대구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는 갈수록 행정엘리트 일색으로 변하고 있다. 경북매일신문 분석 결과, 현재까지 확정된 대구 기초단체장 후보군 중 부구청장 출신 등 행정 관료와 현직 단체장의 비율이 60%를 넘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현재 9곳의 기초단체장 후보 중 7곳은 후보를 확정했다. 동구청장에는 우성진 대구시당 부위원장, 서구청장은 권오상 전 서구 부구청장, 남구청장은 조재구 현 청장, 북구청장은 이근수 전 북구 부구청장, 달서구청장은 김용판 전 국회의원, 달성군수는 최재훈 현 군수, 군위군수는 김진열 현 군수를 각각 공천했다. 공천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중구청장과 수성구청장 후보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후보 대부분이 현직 단체장이거나 관료출신이어서 공천결과를 두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료 출신 단체장의 경우 행정에는 밝지만, 지방자치의 핵심인 ‘생활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생활정치’는 시민과 직접 접촉하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행정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현재 여야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대부분 중앙당의 정책을 복사해 붙인 듯한 ‘SOC 사업’ 정책에 치중해 있다. 지방자치에 걸맞은 정책을 개발하지 못하고, ‘국비유치 공약’만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지역 한 교수는 “지방채 발행 규모나 구체적인 세입 확충 방안 같은 현실적 고민 없이 민주당은 ‘돈 줄 테니 표 달라’고 하고, 국민의힘은 ‘일 해본 사람이 잘 한다’는 말만 한다”고 비꼬았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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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 삶을 어루만지는 문학의 힘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19일, 교보문고에서 수필가이자 본지 시민기자인 방종현씨의 문집 ‘유머산책’ 출간 기념 사인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한 권의 신간을 알리는 자리를 넘어, 오늘날 문학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됐다. ‘유머산책’은 ‘유머’라는 가장 인간적인 언어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길을 제시한다. 날카로운 비판과 빠른 속도, 치열한 경쟁이 일상이 된 시대 속에서, 이 책은 한 발 물러선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여유와 따뜻한 공감의 가치를 일깨운다. 방종현 작가는 기존의 긴장감 있는 문체에서 벗어나 한층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독자와 마주한다. 이는 단순한 표현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성숙을 의미한다. 현실에 대한 치열한 인식 위에 인간적 온기를 더하고, 비판보다는 이해를 선택하는 그의 글쓰기는 문학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날 행사에는 많은 문단인사들이 찾아와 축하와 격려를 하며 다양한 평가도 했다. 김정길 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은 “한 가지 탤런트만 지니고 가꿔 나가기 어려운 숨가쁜 세태에 이모년(二毛年)을 훌쩍 넘긴 장(壯)청년이 문·악·주·극·논(文樂奏劇論)을 섭렵하는 도전과 열정이 놀라움을 넘어 경외와 큰 박수를 보낼 만한 백방미인이다“고 극찬했다. 문무학 문학박사는 “방종현의 삶을 담은 이 책은 노년의 삶을 고민하는 시니어들에게 밤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되어 고즈녁한 빛을 뿜고 있다”고 했다. 한국 문인협회 장호병 부이사장은 ”방 작가는 요즘시대에 보기 드문 풍류가객으로서 기자·시조창·가요·연극 등을 하는 팔방미인“이라고 했다. 그의 글이 단순한 유머를 넘어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그의 막역지우인 황인동 시인은 “방 작가는 늘 새로운 배움을 향해 나아가는 기발한 발상과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를 사로 잡는다”고 평가했다. ‘유머산책’은 단순히 웃음을 유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가벼운 농담처럼 시작된 문장은 어느 순간 삶의 본질을 되묻게 하고, 일상의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확장된다. 이처럼 유머를 통해 성찰에 이르는 구조는 문학이 지닌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사회적 의미에서도 주목된다. 피로와 긴장이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쉼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날선 비판 대신 따뜻한 공감을 건네는 문장은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남기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한편 ‘유머산책’은 전국 교보문고에서 판매 중이며, 북랜드에서 출간됐다. 총 256쪽, 정가 2만 원. 앞으로 방종현 작가가 펼쳐갈 유머와 통찰의 세계가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숙 시민기자

(이사람) 아코디언으로 봉사하는 즐거운 인생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 사무실을 둔 소담하모니라는 음악동호인 단체가 있다. 이곳에서는 매달 둘째 수요일에 20여 명의 음악인이 모인다. 이들은 평생을 음악으로 관계를 맺어온 생활속 예술인이다. 평균 나이 75세 이상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분들이다. 제각기 악기 하나는 기본으로 다룰 줄 알며 트로트로 다져진 야무진 목소리에 힘이 언제나 넘친다. 음악 속에 항상 젊음을 유지하며 생활한다. 이들이 다루는 악기는 드럼, 피아노, 트럼펫, 색소폰, 일렉기타 그리고 아코디언이다. 박순우씨(77)는 아코디언 연주자다. 대구에서 아코디언 연주자로서는 아주 귀한(?) 인물로 소문나 있다. 그는 영덕에서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했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에 대구시내 음반가에서 흘러나오는 아코디언 음색에 매료돼 아버지를 졸라 당시 거금인 5만 원으로 아코디언을 구입했다. 처음에는 학원에서 배우다가 1년 뒤 학업 때문에 잠시 접었다. 그러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아코디언 전문인에게 교습을 받기 시작했고,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아코디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아코디언과 반세기를 함께 한 셈이다. 1960~70년대 카바레 악단에선 옛 가요를 연주할 때는 아코디언이 필수다. 다른 악기 연주자보다 아코디언 연주자의 급여는 더 많았다. 60년대 중반만 해도 이탈리아 아코디언 한 대 값이 외곽지 주택값만 했다. 정년을 앞두고 박 연주자는 지역봉사활동에 나섰다. 영덕, 울진, 봉화 등 지역축제마다 마다하지 않고 봉사하면서 이름난 연주자로 소문났다. 지금도 대구 시내 여러 악단에서 봉사한다. 상록봉사단(공무원 연금공단 중심의 재능기부봉사단), 굿밴드, 밀라노악단에서 활동을 한다. 요즘은 대구 인근의 버스킹 음악회에 나가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아코디언은 추억의 악기다. 연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악기의 독특한 음색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애조어린 음악, 구슬프고 애절한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그래서 어르신들로부터 인기가 폭발적이다. 그는 아코디언은 “10년을 배워야만 대중가요 한 곡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워 애정이 가는 악기”라며 “긴 세월 동안 배워 익힌 재능을 인생후반에 이웃에게 좋은 음악으로 선사할 수 있으니 행복하다”며 함빡 웃었다. /권정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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