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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밤을 지켜주는 ‘달빛어린이병원’

네 살 난 손자가 초저녁부터 배가 아프다며 보채기 시작한다. 미열이 있어 해열제를 먹이며 지켜보지만 열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보채는 아이가 혹시 큰 병이 아닐지 걱정이 밀려온다. 결국 늦은 밤 아이를 안고 소아과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찾는다. 그러나 소아 전문의가 당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조차 안 된다는 답을 듣는다. 몇 곳을 더 수소문해 보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다. 보호자는 응급실 앞에서 아픈 아이를 안고 돌아설 수밖에 없다. 집에 돌아온 아이가 다행히 열이 내리며 지쳐 잠이 들었지만, 그날의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또다시 배가 아프다며 칭얼거린다. 고열을 동반한 복통이 맹장염을 의심케 한다. 이번에는 병원을 검색하기에 앞서 119에 먼저 문의하던 중 ‘달빛어린이병원’을 안내받는다. 늦은 시간에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있다는 말에 안도감을 느끼며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료와 필요한 처치를 받는다. 열감기였다. 서울에서의 이 경험은 야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든든한지 절실히 깨닫게 해 준다. 영·유아는 면역력이 약해 고열이나 복통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간이나 휴일에 소아 진료를 받기란 쉽지 않다. 소아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응급실에서는 진료가 제한되는 일이 흔하다. 이로 인해 보호자들이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제도가 ‘달빛어린이병원’이다. 평일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도 경증 소아 환자를 진료하도록 지정된 의료기관으로서 응급실을 이용하지 않고도 전문적인 소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전국 12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병원마다 운영시간이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평일은 밤 11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한다. 이 병원은 응급실에 비해 비용 부담과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응급실 특유의 두려운 분위기가 아닌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항시에서는 포항성모병원이 365일 24시간 소아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는 북구 흥해읍 아이맘청소년과의원과 남구 오천읍 박응원미모아소아청소년과의원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돼 야간 및 휴일 진료를 맡고 있다. 이는 지역 내 소아 의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지정병원이라 하더라도 소아 전문 인력 확보가 원활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현실도 있다. 저출생과 소아청소년과 지원 기피 현상으로 의료 인력 수급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지자체와 의료기관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 마음은 다르지 않다. 병원이 흔치 않던 시절엔 배가 아플 때면 엄마 손은 약손이라며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거칠고 따뜻한 ‘엄마 손’이 전문의를 대신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가 아플 때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아이 한 명이 아프면 온 가족의 일상이 멈춘다. 특히 깊은 밤, 불 꺼진 거리를 지나 병원을 찾아 나서는 부모의 마음은 절박하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아이의 밤을 지켜주는 작은 등불과도 같다. 그 불빛이 아이들의 밤을 오래도록 지켜주길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대구 달서구, 3대 참여 ‘단!단!단 활동가’ 출범⋯통합돌봄 인적망 본격 가동

대구 달서구가 3대(代)가 함께 참여하는 인적 돌봄망을 구축하고 지역 통합돌봄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달서구는 최근 ‘달서가(家) 돌봄’ 사업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달서가 돌봄 단!단!단 활동가’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주민과 복지시설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다 함께 돌봄’ 실천 의지를 다졌다. ‘달서가 돌봄’은 의료·요양·돌봄·주거 지원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해 어르신이 지역에서 건강하고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달서구 맞춤형 통합돌봄 모델이다. 달서구는 행정 중심 지원에서 나아가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3대가 함께하는 3개 돌봄단으로 구성된 인적 돌봄망 ‘단!단!단 활동가’를 조직했다. 1대 ‘달서가 건강 돌봄단’은 일자리 참여 어르신들로 구성되며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과 지역 종합사회복지관, 동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돌봄 대상 가정을 방문한다. 안부 확인과 복약 지도, 산책 지원 등 생활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2대 ‘달서가 이웃 돌봄단’은 지역 주민과 복지기관이 중심이 돼 돌봄 사각지대 발굴과 사업 홍보를 담당한다. 위기 어르신 누락 방지를 위한 지역 연계망을 구축해 공동체 돌봄을 강화한다. 3대 ‘달서가 멘토링 돌봄단’은 대학생과 아동이 참여해 돌봄 어르신 가정을 정기 방문하고 정서 교류 활동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 고립감 완화와 세대 간 가치 공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달서구는 이번 인적 돌봄망 운영을 통해 어르신이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안정적인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다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통합돌봄사업에 함께해 준 복지기관과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달서형 인적 돌봄망을 통해 어르신들이 가정에서 건강하고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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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설날 풍경의 단상

설날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바빠진다. 집 안 청소부터 시작하여 제사용품 꺼내어 닦고, 집집마다 불린 쌀을 머리에 이고 동네 방앗간 앞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가래떡은 쉼 없이 밀려 나온다. 시루떡 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찬 공기에 방앗간은 수증기로 가득 차 설날 분위기의 활기가 넘친다.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하던 소고기도 마련하고 콩을 맷돌에 갈아 가마솥에 끓여내 두부도 만들고. 떡에 찍어 먹을 조청을 만드느라 종일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핀다. 웃어른들께 드릴 빳빳한 세뱃돈을 준비해드리고 아랫사람에게 줄 새 돈도 준비하였다. 온 가족이 모여 아침 떡국을 먹고 한복을 입은 어른들이 친지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하러 다닐 때 아이들도 세뱃돈 얻을 욕심에 졸졸 따라다니며 세배하러 다녔던 50~60년 전의 설날 풍경이었다. 높은 산과 길 언저리로 하얀 눈이 쌓여 있고 매섭게 날을 세우던 올겨울 추위의 뒤끝이 설이 다가오면서 순하고 부드러워지면서 봉화산골 겨울날이 이어진다. 평소 겨울 산골 마을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나 어슬렁거리고 가끔 허리 굽은 할머니 유모차에 부축을 받으며 걸어가는 모습뿐인 적막강산이다가 설날이 다가오면 풍경은 많이 달라졌지만 집집마다 자동차 한두 대씩, 마치 연어가 태어난 곳을 다시 찾아오듯, 도시로 나갔던 사람들은 고향의 부모·형제를 찾아든다. 우리 삶의 뿌리이자 어머니의 품속 같은 안식처인 고향의 향수를 느끼면서 하룻밤 또는 이삼일을 보내기 위해 추위도, 꽉 밀린 도로를 무릅쓴 채 옛 추억 가득한 고향 부모님을 향해 한달음에 모여든다. 맞이하는 부모는 보고 싶은 자식들 맛있는 음식 준비와 수달 동안 그리워한 얼굴들 볼 수 있다는 설레임에 몇 날을 밤잠을 설치셨을 것이다. 설을 맞아 준비한 선물을 자동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 고향을 찾아가는 발걸음에는 언제나 기다리는 얼굴, 모습들과 함께 그리움이 진하게 품고 있을 것이다. 하룻밤 자고 가는 자식들도 본가와 처가를 찾아다녀야 하니 자식들은 힘들고, 하룻밤 자고 떠나고 나면 다시 쓸쓸한 일상이 되기에 십상인 설 명절 끝은 바로 적막강산이 되는 산골이다. 요즘은 선택적 방문으로 명절이 아닌 다른 날짜에 부모님을 뵙고 연휴 기간에 여행을 떠나거나 휴식을 취하고 고향에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는 강박적인 귀향 문화도 눈에 띄게 줄었다. 산골에 홀로 또는 노부부만 살아가는 데는 가끔 보는 자식들과 손주 커가는 모습과 재롱을 보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여생을 보내는 분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에 배경 화면을 차지하고 있는 손주들이다. 이 분들에게 가장 큰 행복이고 자랑일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설날 차례상이 많이 사라지고, 고향 방문보다 집에서 쉬거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연로하신 부모님이 고향에 계신다면 설명절은 부모님과 같이 보내는 것이 어떨까. 일 년에 한두 번 찾을까 말까 하는 자식들마저 설날에 찾아오지 않는다면 쓸쓸한 설날을 보내는 어르신들의 애잔함도 기억해야 한다. 조상과 가족 전통문화를 존중하고 고향을 사랑하는 미풍양속까지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요즘 설날 풍경은 산업화 고령화 이농 등으로 빈집이 늘어가고 마을 어르신들의 자리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전통적 가족제도가 무너지면서 가정과 사회공동체 구조적 취약해지고 산골 농촌은 더욱 쓸쓸한 고립감에 빠져들고 있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안정되고 결속력이 강한 집단이다. 그중에서도 효 사상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족제도를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극찬하는 학자도 있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해 바라지도 말고 아프지도 말고 자식들 손주들 잘되기만을 바라면서 여생을 보낸다. 평소 추운 겨울날도 보일러 켜는 것을 망설이는 농촌 어르신들이지만 설이 다가오면 자식, 손주들 오면은 추울까 봐 하루 전부터 방 온도가 높이는 애틋한 부모의 마음이 있다. 노인 혼자 쓰러져가는 옛집을 지키며 일 년에 한두 번 명절 때나 올까 말까 한 자식들을 기다리는 그리움으로 설레지 않겠는가! 철모르는 어린 시절 설날은 막연한 기쁨이었고, 어른이 된 오늘엔 설날 찾아뵙는 것이 행복을 드리는 것이고 부모님께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류중천 시민기자

아이의 밤을 지켜주는 ‘달빛어린이병원’

네 살 난 손자가 초저녁부터 배가 아프다며 보채기 시작한다. 미열이 있어 해열제를 먹이며 지켜보지만 열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보채는 아이가 혹시 큰 병이 아닐지 걱정이 밀려온다. 결국 늦은 밤 아이를 안고 소아과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찾는다. 그러나 소아 전문의가 당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조차 안 된다는 답을 듣는다. 몇 곳을 더 수소문해 보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다. 보호자는 응급실 앞에서 아픈 아이를 안고 돌아설 수밖에 없다. 집에 돌아온 아이가 다행히 열이 내리며 지쳐 잠이 들었지만, 그날의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또다시 배가 아프다며 칭얼거린다. 고열을 동반한 복통이 맹장염을 의심케 한다. 이번에는 병원을 검색하기에 앞서 119에 먼저 문의하던 중 ‘달빛어린이병원’을 안내받는다. 늦은 시간에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있다는 말에 안도감을 느끼며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료와 필요한 처치를 받는다. 열감기였다. 서울에서의 이 경험은 야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든든한지 절실히 깨닫게 해 준다. 영·유아는 면역력이 약해 고열이나 복통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간이나 휴일에 소아 진료를 받기란 쉽지 않다. 소아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응급실에서는 진료가 제한되는 일이 흔하다. 이로 인해 보호자들이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제도가 ‘달빛어린이병원’이다. 평일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도 경증 소아 환자를 진료하도록 지정된 의료기관으로서 응급실을 이용하지 않고도 전문적인 소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전국 12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병원마다 운영시간이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평일은 밤 11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한다. 이 병원은 응급실에 비해 비용 부담과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응급실 특유의 두려운 분위기가 아닌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항시에서는 포항성모병원이 365일 24시간 소아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는 북구 흥해읍 아이맘청소년과의원과 남구 오천읍 박응원미모아소아청소년과의원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돼 야간 및 휴일 진료를 맡고 있다. 이는 지역 내 소아 의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지정병원이라 하더라도 소아 전문 인력 확보가 원활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현실도 있다. 저출생과 소아청소년과 지원 기피 현상으로 의료 인력 수급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지자체와 의료기관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 마음은 다르지 않다. 병원이 흔치 않던 시절엔 배가 아플 때면 엄마 손은 약손이라며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거칠고 따뜻한 ‘엄마 손’이 전문의를 대신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가 아플 때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아이 한 명이 아프면 온 가족의 일상이 멈춘다. 특히 깊은 밤, 불 꺼진 거리를 지나 병원을 찾아 나서는 부모의 마음은 절박하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아이의 밤을 지켜주는 작은 등불과도 같다. 그 불빛이 아이들의 밤을 오래도록 지켜주길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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