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소녀의 기록, 만화로 되살아나다
대구교육박물관이 일제강점기 여학생의 삶을 담은 기록을 만화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대구교육박물관은 2018년 개관 당시 발행했던 한글 번역본 ‘여학생일기’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만화 형식으로 새롭게 각색해 최근 발간했다. 이번 만화책은 1937년 당시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북여고 전신)에 재학 중이던 한 여학생이 약 11개월간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해당 일기장은 2007년 일본 동지사대학의 오타 오사무 교수가 서울의 한 헌책방에서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자료는 일제강점기 교육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모든 기록이 일본어 경어체로 작성되고 담임교사의 검열을 거쳤다는 점에서, 당시 학교 현장에 깊이 침투한 황국신민화 교육과 감시 체제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만화로 재구성된 ‘여학생일기’는 교육적·역사적 의미가 큰 내용을 중심으로 총 12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실제 일기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겉일기’와 주인공의 내면을 상상으로 풀어낸 ‘속일기’를 병행해 당시 학생들의 심리와 현실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주인공 ‘소심이’의 시선을 통해 신사참배, 일본군 위문품 제작, 전투기 제작비 마련을 위한 우표 강매 등 일제강점기 교육 현장의 단면이 자연스럽게 담겼다. 동시에 성적 고민과 진로, 수학여행 등 오늘날 청소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도 함께 그려내 공감을 더했다. 이와 함께 만화책과 연계한 애니메이션 2편도 제작돼 시각적 이해를 돕는다. 만화책은 오는 27일부터 선착순 50명에게 배포되며, 박물관 누리집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홍진근 관장은 “청소년들이 친숙한 매체를 통해 역사에 흥미를 느끼고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전쟁 속 소비재 선전⋯대구경북, 러 식품·화장품 수출 ‘역주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대외 교역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대구경북 지역의 식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러-우 전쟁 4년, 대구·경북 수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의 대(對)러시아 수출은 감소한 반면, 대우크라이나 수출은 증가했다. 러시아 수출은 전국 –10.7%, 대구 –34.0%, 경북 –3.0%로 모두 감소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수출은 전국 39.1%, 대구 14.5%, 경북 162.0%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서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흐름 속에서도 소비재 품목은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컵 떡볶이 등 농산가공품의 대러시아 수출이 크게 늘며 시장 지형을 바꿨다. 러시아는 전쟁 이전 대구 농산가공품 수출 대상국 11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수출 규모도 전쟁 이전 대비 7.7배 증가했다. 전체 농산가공품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14.2%까지 확대됐다. 화장품 수출 역시 호조를 보였다.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 대비 18.7% 증가했으며, 대우크라이나 수출은 76.8% 급증했다. 전쟁 상황에서도 K-뷰티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 승용차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대구의 대러시아 중고차 수출은 313.6% 증가했고, 경북의 대우크라이나 수출은 1166.5% 급증했다. 중고차 수출 확대에 힘입어 경북의 축전지 수출도 동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전쟁 여파가 여전히 뚜렷하다. 낙폭은 줄었지만 러시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입 역시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전쟁 상황에서도 식품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이 증가한 것은 시장 분석과 현지 맞춤형 전략의 성과”라며 “향후 화장품, 의료기기, 중고차, 기계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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