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람 적다고 목소리 지우나”... 울릉군의회, 선거구 폐지 반대 상경 투쟁

울릉군의회가 인구 편차에 따른 도의원 선거구 폐지 위기를 막기 위해 상경 투쟁에 나섰다. 단순한 산술적 인구 논리가 아닌, 섬 지역의 지리적 특수성과 영토 수호의 상징성을 반영한 ‘섬 지역 특례’를 지정해달라는 취지다. 울릉군의회는 지난 26일 서울역과 국회를 잇달아 방문해 도의원 선거구 존속을 위한 전방위적인 호소 활동을 펼쳤다. 이번 행보는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광역의원 선거구 간 인구 편차 기준(평균 인구의 ±50%)으로 인해 울릉군 도의원 선거구가 다른 지역과 통폐합될 위기에 처함에 따라 마련됐다. 이날 오전 이상식 의장을 비롯한 의원 전원은 서울역 광장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전개했다. 의원들은 울릉도가 국토 수호의 최전방 거점임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정주 여건과 인구 소멸로 인해 지역 대표성마저 잃을 위기임을 피력, ‘섬 지역 특례 지정’의 당위성을 알렸다. 이어 의회는 국회를 방문해 지역구 의원인 이상휘 의원(국민의힘, 포항남·울릉) 등 정치권 관계자들을 만나 단독 선거구 유지의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군의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행정 구역 조정을 넘어선 ‘기본권과 국가 안보’의 문제로 규정하고 세 가지 핵심 뜻을 분명히 밝혔다. 첫째는 섬 지역민의 참정권 보호다. 의회는 “지리적으로 고립된 섬 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단순한 인구 논리로 선거구를 통합하는 것은 지역민의 목소리를 지우는 참정권 박탈”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는 헌법적 가치의 균형이다. 군의회는 “표의 등가성(1인 1표의 가치) 못지않게 도서 지역의 지역 대표성 역시 존중받아야 할 헌법적 가치”라며 인구수 중심의 획정 방식이 가져올 농어촌 소멸 가속화에 대해 정치권의 결단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국가 안보와 영토 수호 측면이다. 이상식 의장은 “울릉도와 같은 국토 외곽의 먼 섬들은 국가 안보와 해양 영토 수호의 핵심 거점”이라며 “도의원 선거구 존속은 울릉군민의 목소리를 지키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울릉군의회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지역 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의회는 지난해 말 ‘선거구 존속 및 섬 지역 특례 지정 촉구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경상북도 시군 의회 의장협의회(22개 시·군)의 공동 결의안 채택을 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경북 의장단은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의 삶 자체가 영토 수호”라며 정부와 국회에 인구 논리를 넘어선 ‘지역 특례 선거구’ 지정을 강력히 권고했다. 울릉군의회는 이번 활동을 기점으로 국회 및 관련 부처에 울릉도의 현실을 지속해 알리고, 지역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이진숙 “국회, 이번 회기 내 TK통합특별법 통과시켜야”

이진숙<사진>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경북 통합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이 전 위원장은 “대구·경북 통합특별시의 출범은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견인하고 대구와 경북의 미래를 하나로 잇는 시대적 과제”라며 “지역의 주요 현안이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는 통합의 필요성을 약화시키는 이유가 아니라 통합을 통해 풀어가야 할 공동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와 경북은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공유해 왔으며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보여준 도전과 ‘하면 된다’는 정신은 함께 축적해 온 공동의 자산”이라며 “행정적 경계로 인해 빚어진 불필요한 경쟁과 비효율을 청산하고 성장 동력을 일으키는 통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통합의 본질은 단순한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역량의 총결집에 있다”며 “지방소멸, 청년 인구 감소, 산업구조 전환, 수도권 일극 체제라는 거대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이 완전한 공동 운명체로 결속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회 법사위가 일부 반대 의견을 빌미로 특별법 통과를 보류했지만 오늘 지역 정치권은 대구·경북 통합이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며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기획·특집

더보기

시민기자

더보기

일상을 벗어나 제주 올레길을 걷다

사업체를 운영하던 지인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잘 되던 사업을 정리하고 당분간은 오롯이 회복에만 집중하겠다는 선택이었다. 등산을 즐기던 그녀에게 의사는 무리한 산행 대신 가벼운 유산소 운동 ‘걷기’를 권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 그렇게 시작한 걷기가 제주올레길로 이어졌다. 제주올레가 운영하는 제주올레길은 총 27코스, 약 437km에 이른다. 한 번에 완주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한 코스씩 천천히 채워가는 여정이다. 저렴한 항공편이 있는 날이면 당일로 한 코스를 걷고 오기도 한다. 그녀가 16코스를 걷는다는 날 네 명이 동행하기로 했다. 일정이 빠듯해 이른 아침 KTX를 이용, 대구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저녁에 돌아오는 도착지는 포항·경주공항이다. 다소 분주한 동선이지만 하루를 온전히 걸을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 일정 또한 즐기며 감내한다. 5~6시간 소요되는 16코스의 거리는 15.8km다. 공식 정방향은 고내 포구에서 시작하지만 이번 일정은 동선을 고려해 역방향으로 걸었다. 종점인 광령1리 사무소에서 출발한 것은 도착지를 공항 가까운 곳에 두기 위해서다. 여행은 때로 효율이 필요하다. 그래야 걷는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코스마다 시작과 중간, 종점에 스탬프 지점이 마련되어 있어 ‘올레길 패스포트’에 도장을 찍으며 완주를 기록한다. 패스포트는 온라인 주문으로 택배 또는 제주공항에서 수령, 현장 안내소에서 구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매 가능하다. 색상은 바당과 감귤 두 종류이다. 제주 방언으로 ‘바다’를 뜻하는 ‘바당’에서 제주만의 정서가 느껴진다. 올레길에서 16코스가 ‘가장 덜 아름답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걷는 내내 마음이 흥겹다. 바다를 끼고 마을을 지나 들과 오름 사이를 잇는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인 아름다운 한라산은 어디에서도 보인다. 오름에서 만났던 매화나무 숲에서 그 향에 취하며 이른 봄을 마음껏 누린다. 길에서 만난 식당 바오밥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바다를 마주한 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바다가 보이는 널따란 바위에 앉아 무인가게에서 샀던 감귤을 나눠 먹는 여유도 즐긴다. 감귤 향과 파도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져 한결 마음을 느슨하게 한다. 놀듯이 걷고 쉬듯이 걸음을 이어가다보니 복잡했던 생각들이 단순해진다. 걷기를 마치고 택시에 오르자 기사님의 익숙한 경상도 억양이 하루의 끝을 따뜻하게 장식한다. 잔잔한 즐거움을 주던 올레길을 걷는 동안은 각자의 속도로 숨을 고르고 생각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시간이었다. 일상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서는 사실 항공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훌쩍 떠나기란 쉽지 않다. 현실 앞에서 온전히 ‘하루 비우기’는 결코 가벼운 결심이 아니다. 그러나 꼭 제주 올레길이 아니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 일이다. 그녀가 말했다. 건강에 이상이 오기 전에는 일이 전부였노라고. 일은 늘 그렇게 건강을 우선했더라고. 촘촘히 짜인 일상을 잠시 내려놓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일이 곧 나 자신이라 믿어온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진정한 나를 위해 한 번쯤은 과감하게 일상에서 놓여나는 용기를 내어보면 어떨까. 그 용기가 외려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 우리들 마음에 소소한 행복이 인다. /박귀상 시민기자

새 학기, 몽당연필의 추억

3월 새 학기가 되면 문구점은 말 그대로 ‘인사태’가 났다. 안동 시내 한복판, 전설처럼 불리던 문구점 ‘삼방사’가 있었다. 1973년에 문을 열어 2000년까지 불을 밝힌 곳. 매대에는 과목별 공책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연필꽂이에는 각종 연필이 빼곡했다. 새 학기를 앞둔 아이들은 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반년을 함께할 책 커버를 고르고, 자물쇠 달린 다이어리를 만지작거리며 미래를 그려보기도 했다. 연필, 볼펜, 공책, 삼각자, 콤파스, 지우개 등 학용품을 구입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기를 맞이했다. 법상동 안동여고 들어가기 전 ‘몽블랑’도 삼방사 만큼이나 유명한 곳이었다. 지금은 표구사로 바뀌었지만 당시 생일선물은 무조건 몽블랑에서 구입했다. 새 학기 준비물부터 아기자기한 소품과 각종 팬시 문구, 카드, 인형, 스노우볼이나 오르골같은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모두 몽블랑에서 해결이 됐다. 하지만 이제 새 학기에 문구를 고르는 풍경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태블릿 화면을 넘기고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대다. 연필을 깎는 수고 대신 샤프나 볼펜을 쓰고, 공책 대신 전자기기에 필기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연필을 깎기 위해 책상 옆 휴지통을 끌어오던 풍경은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기억 속 새 학기는 언제나 연필로 시작했다. 갓 깎은 나무의 향, 사각사각 필기하던 소리, 필통 안에서 서로 부딪히던 연필의 마른 울림, 그리고 손가락 길이만큼 남은 몽당연필까지. 볼펜은 잉크가 떨어지면 끝이었다. 스프링이 빠지거나 고장이 나면 미련 없이 버렸다. 그러나 연필은 달랐다. 짧아질수록 소중히 다뤘다. 끝내는 모나미 볼펜 깍지에 끼워 길이를 늘려가며 썼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땐 제법 진지한 ‘생명 연장술’이었다. 연필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지울 수 있다. 잘못 그은 선도, 비뚤어진 글씨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학창 시절 내내 연필은 받아쓰기 공책 위에서, 수학 문제집 여백에서, 시험지 위에서 그 쓸모를 이어갔다. 몽당연필은 성장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처음에는 반듯하고 길었던 몸이 점점 짧아지고, 깎을수록 심은 가늘어진다. 누군가는 장난스럽게 ‘흑심’을 품고 있다고 하지만, 연필은 흑연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저 알뜰하게 쓰였다. 다 쓰면 새것으로 바꾸면 그만인 요즘엔 몽당연필을 찾아보기 어렵다. 물건은 점점 더 빠르게 소모될 뿐이다. 아낌없이 다 써버린 몽당연필의 기억은 곧 학창 시절의 기억이다. 틀려도 다시 지우고 고쳐 쓸 수 있었던 연필은 그 시절 교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추억의 학용품이다. 그리고 시간을 끝까지 써 내려간 우리의 흔적이다. 아낌없이 그 쓰임새를 다한 물건은 아름답다. 연필은 우리 곁에서 조용히 짧아지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자라왔다. /백소애 시민기자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교육

더보기

문화

더보기

건강

더보기
신문협회 타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