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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관리자는 왜 사라지는가

등록일 2026-03-17 17:42 게재일 2026-03-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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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산업 현장에서 회의의 풍경과 보고의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산업 현자에서 인공지능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과거 생산회의는 보고서와 경험 많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존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실시간 데이터 화면이 회의를 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설비 가동률, 품질 편차, 안전 지표가 자동으로 분석되고 이상 징후까지 예측된다. 사람은 설명하기보다 화면을 확인하고 방향을 논의한다. 관리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의 확산은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조직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를 맞는 영역은 ‘관리’라는 기능이다. 전통적인 관리자는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며, 상위 조직에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이제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보고를 위해 존재하던 관리 기능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많은 조직에서 관리자는 문제 해결자라기보다 정보 전달자로 머물러 있었다. 현장에서 올라온 내용을 정리해 보고하고, 지시 사항을 다시 전달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AI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순간 이러한 중간 단계는 급격히 축소된다. 정보의 흐름이 수직 구조를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관리자의 소멸을 의미하기 보다 역할의 전환을 요구한다. 이제 관리자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질문하는가’ 에서 결정된다. AI는 무엇이 발생했는지 알려주지만, 왜 중요한지 판단하지는 못한다. 조직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인간의 몫이다.
  

제조 현장에서 개선 활동이 성공하는 조직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관리자가 답을 제시하기보다 문제를 정의하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왜 이 공정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가”,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위험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 조직의 사고 수준을 높인다. AI는 분석을 제공하지만, 질문의 수준이 낮으면 결과 역시 평범할 수밖에 없다.
  

다가오는 AGI(일반인공지능·인간 수준의 AI) 시대에는 일정 관리, 보고서 작성, 성과 분석 같은 관리 업무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관리자의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리자의 존재 이유가 달라진다는 신호에 가깝다. 통제와 감독 중심의 관리자는 줄어들고, 방향을 설계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리더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조직은 관리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관리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를 관리하던 시대에서 사람과 의미를 관리하는 시대로 이동하는 셈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관리가 아니라 더 깊은 리더십이다. AI가 관리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한 지금, 조직이 던져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 관리자를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관리자가 앞으로 필요해질 것인가’이다. 미래의 관리자는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묻고 사람들의 가능성을 연결하는 질문자가 될 것이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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