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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안전활동 원리

등록일 2026-04-28 17:42 게재일 2026-04-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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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제조기업에서 안전은 흔히 ‘관리의 대상’으로 다뤄진다. 보호구 착용, 안전 교육, 규정 및 점검 강화 활동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만으로 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이기는 어렵다. 안전은 규정 준수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과 시스템 수준, 스스로 위험요인을 개선하는 자율 안전이 만들어내는 ‘결과’이다. 규정, 통제로 하는 안전관리는 한계에 부딪친다. 월드 클래스 수준의 선진 기업은 안전관리시스템과 직원들의 안전 요인을 보는 눈, 스스로 탐색하고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자율 안전과 병행하는 체계다.
 

현장의 안전사고를 들여다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다. 설비가 고장이 나고, 작업이 자주 멈추며, 품질이 불안정한 환경에서 사고가 반복된다. 작업자는 비정상 상황을 복구하기 위해 무리한 개입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위험이 발생한다. 또한 하루 전 D-회의, 작업 위험 수준에 따라 S·A·B급 업무 분류와 안전관리자, 안전활동 범위 설정, 안전작업허가서, TBM(Tool Box Meeting), 전원·에너지 차단 및 잠금의 ILS(Isolation & Lockout System), 안전보호구 착용, 작업위험도 평가 등 안전운영관리와 통제로 안전사고를 다 막지 못한다. 결국 사고의 본질은 ‘사람의 부주의’ 보다 ‘생산시스템의 불안정’에 있다. 안전을 근원적으로 개선하려면 접근의 순서를 바꿔야 한다.
  

첫째, 설비의 안정화이다. 고장, 진동, 누유, 오작동을 제거하고 예방보전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고장이 반복되는 설비에서는 안전을 기대할 수 없다. 둘째, 생산 장애 개선이다. 공정의 끊김과 막힘, 비정상 작업을 제거해야 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많은 사고는 정상이 아닌 상황, 돌발작업이나 임시조치 과정에서 발생한다. 셋째, 품질 불량개선이다. 품질이 불안정하면 재작업과 수정작업이 증가하고, 작업자는 시간 압박 속에서 무리한 행동을 하게 된다. 넷째, 작업 환경 개선이다. 정리정돈, 동선, 조명, 소음, 작업 공간과 같은 요소는 작업자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기반이 갖춰진 이후에야 비로소 안전 시설물 개선이 의미를 갖는다. 방호장치, Interlock, 센서 등은 안전관리의 마지막 단계다. 많은 기업이 이 순서를 거꾸로 적용하면서 실질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안전은 따로 존재하는 관리 영역이 아니다. 설비, 공정, 품질, 환경이 안정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다. 또한 안전의 토양은 기업문화이고, 일하는 사고와 방식이 안전관리 활동으로 연동된다. 규정, 통제, 문서 위주의 관행적 안전관리 활동은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다. 안전 수준은 그 기업의 일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개선 활동이 보여주는 지표다. 이제 제조 기업은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떻게 안전을 관리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생산시스템을 안정화 하고, 일하는 문화를 바꿀 것인가’로 접근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안전은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된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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