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8일까지 6·3 지방선거 후보 공천 신청을 받았지만, 경선 흥행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대구·경북(TK)에만 신청자가 몰렸고,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유력 후보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이날 대구시장 공천에는 현역의원 5명을 비롯해 모두 9명, 경북도지사 공천에는 이철우 지사 등 6명이 등록했다. 반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공천 신청자는 단 6명에 그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관위가 마감시한(오후 6시)까지 연장하면서 공천신청을 기다렸지만 응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은 의미가 없다”고 했었다. 자신이 요구한 ‘노선 전환’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불출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로 꼽혔던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도 이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신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부산에서는 박형준 시장과 초선 주진우 의원이 공천 신청을 했다.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충남도지사에는 현역인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단 한 명도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후보 결정을 위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비슷한 경선방식을 도입했다. 현역 단체장이 아닌 후보끼리 미리 예비 경선을 치르고, 최종 경선 후보가 현역 단체장과 1대 1로 맞붙는 경선방식이다. 조은희(서울 서초갑) 의원은 이 방식이 “오세훈 시장 제거를 위한 프로젝트”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 시장이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이러한 경선방식에 대한 불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기근현상을 겪는다는 것은 참담한 현실이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서울시장·경기지사 선거를 포기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도 다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장동혁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윤어게인 노선’으로 치를지, 아니면 노선을 전환할지 결단해야 할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