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과거 정치 개혁 차원에서 폐지했던 지구당을 사실상 부활시키는 정당법 개정안을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당원협의회에 사무소 1개를 둘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포함시킨 것이다. 현행법은 정당이 지역구에 ‘당원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했지만, 사무소 설치는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정당법 개정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지난 2004년 폐지됐던 ‘지구당 부활’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현역 국회의원뿐 아니라 원외인 당협 위원장도 지구당 사무소를 설치해 직원을 두거나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었다. 민주당 원외 지역위원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22년 만에 지구당이 부활하는 역사 전환점”이라며 환영했다.
지구당은 1962년 정당법 제정 당시 국회의원 선거구 단위로 설치돼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이 2t 트럭을 동원해 기업으로부터 현금 823억여 원을 수수한 뒤 전국 지구당에 살포한 ‘차떼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2004년 3월 이른바 ‘오세훈법(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따라 폐지됐다.
이번에 양당이 전격적으로 지구당 부활에 합의한 것은 ‘험지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진출을 위한 ‘동진(東進)정책’에, 국민의힘은 호남지역 의석확보를 위해 지구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소수정당들이 이날 “지구당 부활로 양당 중심의 정치 체제가 고착화될 것“이라며 비난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양당은 지구당에서 후원금 모금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구당은 토호세력 비리의 온상 역할을 했다. 후원금을 받고 사업 이권과 지방선거 공천을 반대급부로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일각에서는 양당 지도부가 원외 위원장들에게 이러한 ‘당근’을 준 이유가 차기 당권경쟁 등에서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