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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경북문화관광공사 '백두대간 트레일6 챌린지' 참가자 모집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와 승우여행사가 경북 6개 시·군을 무대로 대한민국의 정기가 흐르는 백두대간을 잇는 ‘2025 경북 백두대간 트레일6 챌린지(Gyeongbuk Baekdudaegan Trail6 Challenge)’를 개최하고 참가자를 모집한다. ‘2025 경북 백두대간 트레일6 챌린지(이하 경북 백챌6)는 김천, 영주, 상주, 문경, 예천, 봉화 등 경북 6개 시·군의 아름다운 산림의 자연을 온전히 체험하며 각 지역의 대표 하이라이트 코스를 걸을 수 있는 릴레이형 트레킹 페스티벌이다. 오는 25일~ 12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6회에 걸쳐 진행된다.(단, 11월 8일은 제외) 각 코스는 약 10~15km 내외의 거리로, 매회 약 4시간 30분 이상 걷는 중상급 수준의 트레일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경북 백두대간은 바위산이 많아 오르막이 가파르고 좁은 길이 이어지는 구간이 존재하므로, 평소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며 기초 체력과 산행 경험이 있는 참가자에게 적합한 코스다. 참가시 등산화(트레킹화), 배낭, 기능성 복장 및 양말, 트레킹 스틱 등의 장비를 필수로 지참할 것을 권장한다. 이번 행사는 6회 릴레이형으로 진행되어 매회 참가자 전원에게는 해당 지역을 기념하는 와펜과 스티커, 물병, 짐색, 양말 등 대회 기념 키트가 제공된다. 특히 각 지역의 형태를 본뜬 퍼즐형 스티커가 제공되는데, 여섯 개 코스를 모두 완주하면 조각이 모여 하나의 경북 백두대간 지도가 완성된다. 전 코스를 완주한 참가자에게는 스페셜 완주 메달을 준다. 운영 방식은 티켓형과 패키지형 두 가지로 나뉜다. 티켓형은 출발지로 개별 이동해 대회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참가비는 1인 2만 5000 원이다. 패키지형은 왕복 차량과 식사 상품권이 포함된 상품으로, 참가비는 1인 4만 5000원이다. 모든 코스에는 트레킹 전문 코스 매니저가 동행하여, 전 구간 안전하고 체계적인 진행을 지원한다. 이원근 승우여행사 대표는 “2025년에 진행되는 ‘경북 백챌6’은 6개의 코스를 이어 걸어 완주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 챌린지”라며, “기록이나 속도를 경쟁하는 대회가 아니라, 안전을 최우선시하여 한 걸음 한 걸음 자연을 만끽하며 걸어가길 바란다”며 기획 의도를 전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20

국화향기 물씬 ‘청남대의 가을’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서 가을 느낌을 물씬 담은 축제가 열린다. 오는 25일~ 다음 달 19일까지 16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청남대 곳곳에서 국화포토존을 비롯해 수목분재·국화분재·목석부작·바위솔 작품 500여점과 소국·백묘국·폐츄니아·메리골드 등 초화류 4만5000여그루를 감상할 수 있다. 축제 기간 중 어울림마당에서는 취타대 행진, 패션쇼, 마술, 밴드, 보컬, 국악, 색소폰 연주, 벨리댄스, 소방악대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매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관람 시간을 연장하고, 호수광장 앞 민주화의 길에 설치된 경관조명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선보인다. 호수영미술관과 청남대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29일까지 대한민국기능전승자회 작품전이 열리고, 내달 1일부터 한 달간 호수영미술관에서 충북민예총의 제13회 충북미술페스티벌이 이어진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한식대가ㆍ한식명장 등이 참여하는 제13회 한국식문화세계화대축제가 오는 25∼26일 양일간 열려 관람객에게 전통음식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밖에 매표소 입구 돌담길 인근에서는 지역 농·특산물 홍보판매장, 헬기장에서는 친환경 및 한방 체험 부스, 테니스장에서는 목공예 체험과 와인 시음 등 푸드존이 운영된다. 충북도는 축제 기간 차량정체를 최소화하고자 주말에 한해 문의문화유산단지와 청남대를 오가는 무료 순환버스를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20

서울 도심서 즐긴 ‘오징어 게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지난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 82명을 초청해 이색 관광 체험형 이벤트 ‘오징어 게임 핑크가드와 함께하는 K-게임 데이(A Special Trave Day with Squid Game)’를 개최했다. 이번 이벤트는 넷플릭스 글로벌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제작한 한국관광 테마 광고 ‘이스케이프 투 코리아 베터 런 (Escape to Korea-BETTER RUN)’이 전세계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데 착안하여 기획됐다. 해당 광고의 주인공은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 초청장을 받고 영상 속 게임의 참가자 82번(한국 국가번호)이 된다. 이날 참가한 외국인 또한 82명으로, 전 세계 33개국 4,000여 명의 신청자 중 선발됐다. 이들은 ‘오징어 게임’ 플레이어 복장을 착용하고 핑크가드의 안내에 따라 하이커그라운드, 한강 등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미션을 수행한다. 더불어 단순한 게임 미션을 넘어 한정식, 한강 라면 만들기, K-팝 댄스 등을 즐기며 K-컬처와 한국인의 일상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체험을 만끽하고 있다. 미국에서 온 크리스티나(Christina)씨는 “유튜브 이매진 유어 코리아 (Imagine Your Korea) 채널을 통해 한국 관광에 큰 관심이 생겼고 이번 기회를 통해 상상만 하던 한국을 직접 경험하게 되어 정말 행복했다”며, “기대 이상의 매력을 가진 한국에 다시 방문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여옥 한국관광공사 브랜드콘텐츠팀장은 “광고 메시지였던 ‘Escape to Korea’는 한국으로의 초대를 의미한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와 한국관광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잠재 관광객이 방한 실수요로 연결되는 선순환형 홍보 캠페인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20

예약·결제·길찾기까지 한 번에 가능해야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외교무대가 아니다. 참가자와 기자단, 방문객은 도시 곳곳을 누비며 ‘경주의 디지털 역량’을 직접 체험한다. 안내 표지판과 길찾기 앱, 다국어 지원과 장애인 접근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관광객의 손 안에서 이뤄지는 시대다. 앱 지원, 영어·일어·중국어는 기본 베트남어 등 신흥언어도 포함해야 천년고도·문화유산·첨단 마이스 ‘브랜드 메시지’ 명확히 전달하는 시민 동참 캠페인 진행 시급 과제 ● 글 싣는 순서 1. 교통· 숙박 문제 마지막 남은 퍼즐 2.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3. 친환경과 안전없이 성공도 없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경주를 세계에 알리자 △ 다국어 통합 앱, ‘원스톱 플랫폼’ 필요 전문가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다국어 통합 안내 앱을 꼽는다. 교통·숙박·유적지 정보가 분산돼 있는 현재 구조로는 외국인이 이용하기 어렵다. 관광학자는 “영어·중국어·일본어는 기본, 베트남어와 스페인어 같은 신흥 언어도 지원해야 한다”며 “예약·결제·길찾기가 한 번에 되는 원스톱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주의 문화유산은 눈으로만 보는 시대를 넘어섰다. 불국사, 대릉원, 황룡사지 등을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콘텐츠로 구현하면, 짧은 일정에도 깊이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IT 관계자는 “현장 가이드 부족 문제도 디지털 체험이 일부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의에는 장애인 참가자와 고령 방문객도 포함된다. 휠체어 이동 동선, 시각장애인용 음성 안내,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수어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APEC은 단순한 접근성 점검을 넘어 도시 포용성의 국제 무대”라고 강조한다. 행사 기간, 교통 혼잡과 군중 밀집은 불가피하다. 이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이 관건이다. GPS 기반 대중교통 위치 안내, 혼잡 구간 알림, 대체 동선 제시까지 앱에서 지원해야 한다. 안전 전문가들은 “실시간 정보는 단순 편의가 아니라 안전의 필수 장치”라고 지적한다. APEC 참가자들이 남길 후기는 ‘경주의 디지털 경험’이다. 다국어 앱의 완성도, 무장애 서비스의 정교함, 실시간 정보 제공의 신속함이 도시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경주는 디지털 친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브랜드 메시지·미디어 전략·스토리텔링이 관건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외교 무대인 동시에 ‘세계 언론의 축제’다. 수천 명의 기자단이 경주에 몰려들고, 수억 명의 시청자가 중계 화면을 통해 도시를 바라본다. 경주의 얼굴은 회의장뿐 아니라 거리, 문화유산, 시민의 표정까지 총체적으로 비춰진다. 이번 회의는 경주가 어떤 도시로 세계에 각인될지를 가르는 결정적 기회다. 전문가들은 경주의 브랜드 메시지를 ‘짧고 선명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광홍보 관계자는 “경주가 강조해야 할 키워드는 천년고도, 문화유산, 첨단 마이스(MICE) 도시라는 세 축”이라며 “이를 슬로건 하나에 응축해 세계에 각인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 언론은 사진과 영상으로 도시를 소비한다. 따라서 경주는 드론 항공 촬영, 야간 레이저 쇼, 인터뷰 공간 등 ‘그림이 되는 장면’을 사전에 설계해야 한다. PR 전문가들은 “무엇을 보여줄지 정하지 않으면 언론은 우연한 장면을 담는다. 도시가 원하는 메시지를 영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국사·대릉원 같은 고대 유적은 경주의 상징이다. 그러나 단순한 유적 설명만으로는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기 어렵다. 청년 창업, 친환경 교통, 스마트 도시 같은 현재의 이야기와 결합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문화기획자는 “APEC을 계기로 경주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미래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 이미지는 시민의 표정에서 완성된다. 거리 질서, 자원봉사자의 미소, 지역 상인의 환대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전문가들은 “시민과 함께하는 캠페인이야말로 가장 진정성 있는 PR”이라고 말한다. APEC은 경주가 세계 무대에서 스스로를 소개할 ‘자기소개서’다. 메시지는 단순해야 하고, 장면은 강렬해야 하며, 시민의 참여는 자연스러워야 한다. 경주가 이번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천년고도의 이미지는 과거의 도시에서 미래의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20

첨성대에서 황리단길까지… 고도(古都)가 다시 깨어나다

APEC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경주는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 대릉원과 첨성대 같은 천년의 유산이 황리단길 같은 현대의 감성과 만나며 ‘역사 도시’에서 '외교도시'로 재탄생했다. 돌탑과 무덤, 절과 바다, 골목과 호수는 하나의 외교적 얼굴이 된다.정상들이 걷는 길, 보는 풍경, 머무는 밤은 그들의 대화보다 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주의 유적지를 다시 찾아본다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가슴깊이 느끼게 될 것이다. 불국사·석굴암·대릉원·첨성대 등 천년 유산 경주월드·황리단길 등 현대의 감성과 만나며 세계 정상들이 걷는 길, 보는 풍경, 머무는 밤 그들의 대화보다 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것 APEC을 준비하는 경주, 변화를 맞이하며 ‘역사 도시’서 ‘외교도시’로 다시 숨 쉬기 시작 △ 첨성대 – 하늘과 시간의 돌탑 경주의 밤이 깊어질수록 첨성대는 더욱 빛난다. 신라 선덕여왕 시절 세워진 이 천문대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관측소로, 1300년 넘게 같은 자리에 서 있다. 27단으로 쌓인 원통형 돌탑은 계절의 흐름과 별의 운행을 읽던 신라인의 지혜를 품었다. 낮에는 회색빛 돌이 따뜻하게 햇살을 반사하고, 밤에는 별빛이 돌의 틈을 타 스며든다. 첨성대 주변은 사계절 다른 표정을 보인다. 봄엔 유채꽃이, 가을엔 억새가 흔들린다. 새벽 안개가 머무는 시간, 첨성대의 실루엣은 신비로운 그림자처럼 솟아오른다. 남쪽 잔디길에서 바라보는 측면 구도는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다. 인근엔 월성, 대릉원, 동궁과 월지 등 신라 천년의 유산이 반경 1km 안에 모여 있다. 첨성대는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하늘을 읽던 한 문명의 철학이 돌로 응결된 ‘시간의 조형물’이다. △ 대릉원과 계림 – 신라 왕의 잠든 정원 경주의 대릉원은 ‘시간의 언덕’이라 불러도 좋다. 부드럽게 솟은 봉분들이 공원의 능선처럼 이어지고, 그 사이를 따라 난 산책길엔 고요가 흐른다. 이곳에는 신라 왕과 귀족의 무덤 23기가 모여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천마총은 1973년 발굴을 통해 신라의 예술성과 금세공 기술을 세상에 드러냈다. 가죽에 그려진 ‘천마도’와 금관은 신라 왕실의 위엄을 증명한다. 봉분 하나마다 이름 없는 역사의 주인공들이 잠들어 있다. 대릉원 북쪽의 계림(桂林)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 탄생의 전설이 깃든 숲이다. 낮에는 버드나무 그림자가 물결치고, 해질녘엔 새들이 귀환하며 숲이 낮은 숨결로 떤다. 이곳을 걷다 보면 ‘역사는 박물관 안에만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릉원은 산책의 형식을 빌린, 가장 조용한 역사 교과서다. △ 불국사와 석굴암 – 돌로 빚은 이상향 불국사는 신라 불교 건축의 완성형이다. 청운교와 백운교를 오르는 순간부터 공간의 질서가 달라진다. 석가탑과 다보탑이 마주 선 중심 마당은 인간과 우주의 균형을 상징한다. 본당 뒤편의 나무 그늘 아래선 불경의 리듬이 들릴 듯하고, 오래된 기둥에 손을 대면 돌과 나무가 품은 시간의 결이 전해진다. 불국사에서 차량으로 20분쯤 오르면 석굴암이 나타난다. 인공 석굴 안에 모셔진 본존불은 동해를 향해 앉아 있다. 눈길은 바다 너머를 바라보지만, 그 표정은 고요한 내면으로 향한다. 두 유적은 1995년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불국사는 이상향을 땅 위에 구현한 절이고, 석굴암은 그 이상을 돌 속에 새긴 공간이다. 경주 여행은 이 두 곳에서 신라의 정신을 만나는 일이다. △ 문무대왕릉 – 바다에 잠든 왕의 신화 동해의 파도 끝, 감은사 맞은편 바다 한가운데 작은 바위섬이 있다. 그곳이 문무대왕릉이다. 신라 문무왕은 “죽어서는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바다에 묻혔다. 능은 육지에서 200m가량 떨어진 바다속(海中)에 자리한다. 물결이 잔잔한 날엔 파도 사이로 봉분이 드러나고, 거센 날엔 물거품 속에 사라진다. 왕의 무덤이자 파도와 하나 된 수호의 상징이다. 해안 도로에 서면 수평선 위로 능이 선명히 보인다. 새벽에는 바다 안개가 덮여 신비롭고, 해질녘엔 붉은 노을이 왕의 영혼을 감싸는 듯하다. 문무대왕릉은 경주의 수많은 유적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풍경을 가진 곳이다. 바다와 왕, 나라가 한 몸이 된 이야기. 신라의 바다는 여전히 그를 품고 있다. △ 동궁과 월지 – 신라의 밤은 물 위에서 깨어난다 ‘동궁과 월지’는 경주의 밤을 대표하는 장면이다. 안압지로도 불리던 이곳은 신라 왕궁의 별궁이자 연회의 무대였다. 발굴조사로 드러난 연못과 기단은 당시의 화려함을 짐작케 한다. 복원된 전각의 조명이 어둠 속에 켜지면, 물 위로 그림자가 일렁인다. 현실과 반영이 뒤섞이는 순간, 신라의 궁전이 다시 살아난다. 낮에는 연못의 수면이 거울처럼 맑고, 밤에는 금빛 불빛이 반사되어 환상적이다. 야경 촬영 명소로 손꼽히며, 조명은 해질녘부터 자정 무렵까지 운영된다. 이곳을 천천히 걷다 보면, 천년 전 왕의 잔치 소리 대신 연인들의 웃음이 들린다. 동궁과 월지는 시간의 강을 건너, 여전히 경주의 가장 아름다운 밤을 만들어내고 있다. △ 보문호수 – 경주의 휴식이 머무는 곳 경주의 유적이 역사의 숨이라면, 보문호수는 그 숨 사이의 쉼표다. 보문관광단지의 중심인 이 인공호수는 산책로, 자전거길, 카페, 리조트가 둘러싸여 있다. 봄에는 벚꽃길이 흐드러지고, 여름엔 수상레저와 유람선이 활기를 더한다. 호숫가를 따라 8km 코스를 걷는 동안 물결과 바람이 반복되는 리듬을 만든다.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과 전망대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보문호수는 숙박과 여가, 식사까지 모두 해결되는 경주의 ‘휴식형 관광지’다. 밤에는 호수에 리조트 불빛이 비쳐 또 하나의 도시가 물 위에 떠오른다. 천년고도의 유적 사이, 현대적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보문호수의 한 바퀴를 추천한다. △ 경주월드 – 천년고도에 피어난 스릴 경주가 고도의 도시라면, 경주월드는 그 속의 ‘젊은 심장’이다. 롤러코스터의 굉음과 사람들의 환호가 신라의 고요를 흔든다. 스릴 어트랙션 ‘파에톤’, 여름철 워터파크 ‘캘리포니아비치’ 등 시즌별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아이를 위한 퍼레이드부터 가족형 라이드, 실내 체험관까지 세대 구분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경주월드는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니다. 유적 탐방 중심의 여행 동선에 ‘하루의 활력’을 불어넣는 리듬이다. 역사 도시 경주가 지닌 또 하나의 얼굴,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이다. △황리단길 – 천년의 골목에 감성이 피다 황남동 골목, 이른바 황리단길은 경주의 과거 위에 세워진 현재다. 오래된 한옥이 카페와 갤러리, 베이커리로 바뀌며 도시의 새 얼굴이 되었다. 길을 걷다 보면 커피 향과 빵 굽는 냄새, 목재의 향취가 섞인다. 오래된 담장 옆으로 감각적인 간판이 줄지어 서 있다. 젊은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숍들이 골목을 채운다. ‘10원빵’ 같은 길거리 음식은 관광객의 손을 멈추게 한다. 황리단길은 대릉원과 첨성대에서 도보 10분 거리. 역사와 트렌드가 한 걸음 차이로 이어진다. 밤이 되면 조명이 낮게 켜지고, 한옥 처마 아래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흐른다. 경주의 천년은 이제 이 골목에서, 새로운 언어로 살아 숨 쉰다. “경주는 역사의 끝이 아니라, 오늘의 시작이었다.” 첨성대의 돌 한 장, 불국사의 그림자 한 줄기, 황리단길의 불빛 한 점까지 모든 것이 이어져 있었다. 천 년의 도시가 다시 숨 쉬기 시작한 지금, 경주는 ‘기억의 여행지’이자 ‘미래의 도시’로 서 있다 /글_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_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10-20

대구의료원, 지역 최초 장애인 건강검진 운영

대구의료원이 이달 1일부터 지역 최초로 장애인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장애인 건강검진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대구의료원은 장애인의 건강위험요인과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건강한 삶을 지원하고, 그동안 지역 내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이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부터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지정을 추진해왔다. 장애인 건강검진센터는 장애인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화장실·탈의실·접수대 등에 도움벨과 경사로를 설치하고 시설을 리모델링했다. 또 휠체어 전용 체중계, 장애 특화 신장계, 대화용 장치, 이동식 전동리프트 등을 도입해 의료 접근성을 높였다. 한국농아인협회 대구광역시협회 및 대구수어통역센터 지역지원본부와 협력해 상시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내 보조 인력이 동행 지원을 맡아 장애인의 검진 과정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검진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전화 또는 대구의료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김시오 대구의료원장은 “장애인 건강검진 운영을 통해 장애인의 건강권과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고 수검률 향상에 기여하겠다”며 “민간에서 공급이 어려운 미충족 필수의료 영역에서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20

산모 재활필라테스

임신 기간 동안 여성의 몸은 아기를 품기 위해 크게 변화합니다. 아기가 자라면서 자궁과 양방의 크기가 커지면 골반과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되고, 허리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휘는 요추 전만과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전방 경사가 심해집니다. 이로 인해 척추와 주위 근육들이 평소보다 더 큰 부담을 받게 되어 허리와 골반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복부가 점차 불러오면서 복부 근육이 늘어나고 약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코르셋처럼 몸을 지탱하던 복근의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복부 근육의 지지력이 줄어들면 척추 안정성이 떨어지고, 작은 움직임에도 허리와 골반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화는 출산 후에도 골반 불안정이나 허리 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임신 중 분비되는 릴렉신(relaxin)과 같은 임신 호르몬은 산모의 인대를 느슨하게 해 관절의 안정성을 저하시킵니다. 이처럼 임신부의 허리·골반 통증은 단순히 체중 증가 때문만이 아니라, 체형 변화·근육 약화·호르몬 작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단순 휴식만으로는 충분히 관리하기 어렵고, 전문적인 재활 접근이 필요합니다. ◇임산부에게 재활 필라테스가 주는 효과 △척추와 체형의 안정화 임신 중에는 골반이 앞으로 기울고 허리가 과도하게 휘는 요추 전만 현상이 심해지면서 척추 주위 근육에 지속적인 긴장이 발생합니다. 재활 필라테스는 코어와 척추 주변 근육을 안전하게 강화해, 무너진 체형 밸런스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척추의 과도한 휘어짐을 완화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지도해 허리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복부 근육과 코어 안정성 강화 배가 점점 불러오면 복부 근육은 늘어나면서 약해져 척추와 골반을 지탱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때 재활 필라테스는 심부 복부 근육(복횡근, 다열근, 골반저근)을 자극해 안정성을 높여줍니다. 이러한 근육들이 활성화되면 허리와 골반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고, 출산 이후에도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임신 호르몬으로 인한 불안정성 완화 임신 중 분비되는 릴랙신 호르몬은 출산을 돕기 위해 관절을 느슨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골반 및 척추의 안정성을 떨어뜨립니다. 재활 필라테스는 무리한 동작 대신 작은 근육의 정밀한 움직임을 반복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를 통해 허리, 골반 통증의 완화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호흡과 순환 개선 임산부는 자세 변화와 체중 증가로 인해 호흡이 얕아지기 쉽습니다. 필라테스의 흉곽 호흡법은 횡격막과 호흡 근육을 활성화해 폐활량을 확보하고,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이는 태아와 산모 모두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혈액순환을 개선해 부종과 피로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출산 및 산후 회복 준비 재활 필라테스는 출산에 필요한 골반저근의 탄력과 조절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는 출산 과정에서 필요한 힘을 보완하고, 출산 후에는 요실금이나 골반 불안정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산후 체형 회복 속도를 높이고, 우울감 완화에도 기여합니다. 결국 임산부의 허리와 골반 통증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올바른 관리와 운동을 통해 개선해야 하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꾸준한 스트레칭, 맞춤형 재활 운동,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한다면 임신 기간을 보다 편안하게 보내고 출산 이후에도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윤진 제니스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2025-10-20

계명대 동산병원, 지역 최초 차세대 혈관내 초음파 장비 ‘아비고 플러스’ 도입 심혈관 질환 환자 맞춤형 정밀치료 가능

계명대학교 동산병원(병원장 류영욱)이 지역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차세대 혈관 내 초음파(IVUS) 장비인 ‘아비고 플러스(AVIGO Plus)’를 도입했다. 20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이번 도입으로 관상동맥 조영실 2곳에 해당 장비를 설치, 모든 정규 및 응급 관상동맥 중재 시술에서 영상 기반의 정밀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해졌다. ‘아비고 플러스(AVIGO Plus)’는 보스톤 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 사에서 개발한 최신 혈관 내 초음파 시스템으로, △자동화 병변 평가(Automated Lesion Assessment, ALA)를 통한 혈관 직경 및 병변 분석 △다양한 카테터 풀백(Pullback) 속도 옵션 △실시간 분획 혈류 예비력(FFR) 및 이완기 혈류 비율(DFR) 그래프 제공 등 첨단 기능을 갖췄다. 특히 최근 유럽심장학회(ESC) 2024에서 발표된 ‘RENOVATE-COMPLEX-PCI 연구’ 결과에서, 혈관 내 초음파(IVUS) 기반 PCI가 단순 혈관조영술(Angio) 기반 PCI보다 환자의 사망, 심근경색, 재개통률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확인되어, 혈관 내 초음파의 활용이 국제적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윤혁준 심혈관조영실장(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이번 장비 도입은 환자 맞춤형 정밀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스텐트 시술의 최적화를 통해 환자의 장기 예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지역 심혈관질환 환자들이 세계적 수준의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신 의료기술 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10-20

APEC 앞둔 보문단지, 야간 경관 ‘빛 조절’이 관건

국제회의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다. APEC 같은 대규모 정상회의는 개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세계가 직접 확인하는 자리다. 천년고도 경주가 이번 회의에서 보여줄 환경 관리 능력은 도시의 미래 이미지를 좌우할 것이다. 경주 밝히는 조명 ‘빛공해‘ 우려 속 ‘상징적 야경’ 환경 전략•해법 모색 임시 수거 거점 설치•정화팀 운영 탄소•조명•쓰레기•안전관리 총력 ● 글 싣는 순서 1. 교통· 숙박 문제 마지막 남은 퍼즐 2.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3. 친환경과 안전없이 성공도 없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경주를 세계에 알리자 △ 교통, 야간 경관사업 등 잘 관리해야 대규모 행사의 탄소 배출 대부분은 교통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셔틀버스 전기차·수소차 투입, 참가자 교통 통합 예약 시스템 도입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일부에서는 KTX·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그린 패스’ 프로그램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보문단지와 시내 유적지 일대는 야간 경관 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문제는 과도한 빛이다. 환경 기획자는 “빛공해를 줄이면서도 상징적인 야경을 연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시간대별 조명 강도 조절,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사용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 쓰레기와 하수 처리가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된다. 경주시는 보문단지와 도심 일대에 임시 수거 거점을 마련하고, 행사 전·중·후로 특별 정화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수거를 넘어 재활용률을 높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는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계자는 “APEC이 끝난 뒤에도 경주가 ‘친환경 회의 도시’라는 인상을 남기려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사용된 종이와 플라스틱 절감 수치를 공개하거나, 행사 후 남은 시설을 지역 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세계가 인정하는 지속가능 도시로 도약해야 지속가능성은 세계가 주목하는 화두다. 경주가 APEC에서 보여줄 친환경 운영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다. 행사 이후에도 이어질 ‘레거시’다. 탄소·조명·쓰레기 관리라는 세 가지 축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경주는 세계가 인정하는 지속가능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환경 단체 관계자는 “APEC이 끝난 뒤에도 경주가 ‘친환경 회의 도시’라는 인상을 남기려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사용된 종이와 플라스틱 절감 수치를 공개하거나, 행사 후 남은 시설을 지역 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세계가 주목하는 화두다. 경주가 APEC에서 보여줄 친환경 운영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다. 행사 이후에도 이어질 ‘레거시’다. 탄소·조명·쓰레기 관리라는 세 가지 축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경주는 세계가 인정하는 지속가능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한국관광공사, 페이페이와 맞손

한국관광공사는 페이페이(이하 ’PayPay‘) 주식회사와 함께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PayPay는 이용자 수 7,000만 명에 달하는 일본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로, 지난 9월 30일부터 한국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환전이나 별도의 카드 없이 간편하게 결제하며 한국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PayPay는 제로페이(ZeroPay)*를 포함한 알리페이 플러스(Alipay+)와도 연동돼 국내 약 200만 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공사와 PayPay는 지난 9월 12일 체결한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 중 방한 일본 관광객 타깃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다. 일본 관광객은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 한국인의 일상을 그대로 즐기는 ‘N차 방한’을 즐기는 만큼 공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관광 소비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근희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재방문율이 월등히 높은 일본 관광객에게는 여행 전 과정에서 불편이 없도록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번 협업으로 일본 관광객의 체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로 현금 결제로 이루어졌던 국내 소상공인에게도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성리학 교육기관 서원으로 이색 여행 떠나보자

서원은 조선시대 중기 지방 지식인들에 의해 건립된 사립 성리학 교육기관이다. 현재 전국에 648개 서원이 남아 있다. 그중 대구 도동서원을 비롯한 9개 서원은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서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깊은 사유와 성찰이 빚어낸 정신적인 유산임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한때는 낡고 고리타분하다고 여겼던 서원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선비체험, 예절 교육 등은 기본이고 서원과 첨단 기술이 결합해 멋진 문화예술 공연의 장이 되기도 한다. 확 달라진 서원을 찾아 이색 여행을 떠나보자. 대구 도동서원 등 9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선비 체험·예절 교육·문화예술 공연의 장으로 1665년 건립된 달성 서씨 문중 서원 ‘구암서원’ 조선 사대부 집안 접객문화 체험 ‘연비 디미방’ 첨단기술에 역사 콘텐츠 연계 야간체험 등 인기 수령 400여 년 넘은 은행나무 반기는 ‘도동서원‘ 옛책 만들기 등 선비 일상 체험 프로그램 운영 △ 구암서원에서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장관 대구 산격동에 있는 구암서원에 어둠이 깔렸다. 서원 앞쪽으로는 대구 도심의 야경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대구 북구 8경에 선정되기도 한 야경에 넋을 잃는 동안 구암서원을 밝히던 조명이 모두 꺼졌다. ‘옛 서당으로 가는 길’이라는 테마의 미디어 파사드가 시작됐다. 서원 정문으로 향하는 계단에서부터 시작해 기와를 얹은 전통 한옥 스타일의 건물 앞 계단과 외벽에 LED 영상이 등장했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면의 가장 중심을 가리키는 파사드(facade)와 미디어(media)의 합성어. 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총 4막으로 구성된 미디어 파사드는 음악과 함께 화려한 꽃들이 꿈틀거리면서 피어나고, 성현의 말씀이 건물을 따라 마치 물고기처럼 헤엄쳐 지나간다. 서원 앞마당은 별빛 가득한 하늘이었다가 풀벌레 소리가 들릴 듯한 잔디밭으로 변한다. 10분 동안 미디어 파사드 공연이 이어지자 탄성이 이어졌다. 고리타분한 느낌의 서원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볼거리뿐만이 아니다. 구암서원 연비루(鳶飛樓)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연비(鳶飛) 디미방’ 체험이다. 어머니의 사랑과 애환이 담긴 약밥을 만들며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접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직접 만든 음식을 예쁜 보자기에 담으면서 포장 방법까지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구암서원은 조선 초기 문신이었던 구계(龜溪) 서침의 덕을 기리기 위해 1665년(현종 6년) 건립됐다. 서원의 정문 격인 연비루를 비롯해 경례제, 누학재 등 다양한 건물이 격조 있게 들어서 있다. 달성 서씨의 문중 서원이었지만 최근엔 역사 콘텐츠를 연계한 야간체험형 관광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 김굉필 선생의 학덕기리는 도동서원 대구에서 또 한 곳 빠뜨릴 수 없는 곳이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도동서원(道東書院)이다. 도동서원은 조선 전기 성리학자였던 한훤당 김굉필(1454~1504)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605년 건립됐다. 도동(道東)은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뜻이다. 성리학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이 듬뿍 담긴 이름이다.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강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서원 입구에는 400여 년이 넘는 세월을 이겨낸 우람한 은행나무가 팔을 벌리듯 방문객을 맞는다. 은행나무는 공자의 강학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져 왔으며, 서원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공자의 사상을 상기시키고 유생들의 학습 분위기를 고취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무인 셈이다. 서원은 은행나무부터 사당까지 좁은 길과 오르막 계단으로 이어진다. 서원의 정문 역할을 하는 수월루(水月樓)는 ‘찬 강물을 비추는 밝은 달(寒水照月)’이라는 주자의 시구에서 따왔다고 한다. 도동서원의 유생들은 이곳에서 성인의 밝고 맑은 마음을 닮아가기 위해 수련했을 것이다. 수월루를 지나 중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환주문(喚主門)을 통과해야 한다. 수월루가 있기 전에는 이 환주문이 서원의 정문이었다고 한다. 환주문은 매우 인상적이다. 너비가 1m 남짓, 높이는 170㎝가 안 되는 문이다. 따라서 환주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사람이 몸을 반드시 숙여야만 한다. ‘내 마음의 주인을 부른다’는 환주문의 뜻을 생각해 보면 ‘주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환주문을 통과하듯 자신을 한껏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자만하지 말고 학문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문을 통과할 때마다 마음에 새기라는 뜻을 담았으리라. 사각형부터 십이각형까지 크고 작은 돌로 빈틈없이 단을 쌓은 학당의 매력적인 건축기술과 건축미도 눈여겨볼 만하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오직 학문에만 매진하도록 간소하게 지어졌다. 도동서원도 선비들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서원 알기, 유복 체험, 탁본, 옛 책 만들기, 국궁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한훤당고택과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도동서원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한훤당고택이 있다. 김굉필 사후 11대손 김정제가 터를 잡고 300년 넘게 대를 이어온 종택으로, 최근 몇 년 새 예쁜 한옥 카페로 이름났다. 품격 높은 고가에서 만든 전통차와 유기농 커피를 즐기며 특별한 시간을 누려보자. 한옥스테이도 운영한다. 금계포란형 명당이라니 하룻밤 묵어가도 좋겠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대구민속문화재 3호)는 도심 속 한옥마을로 유명하다. 흙담이 둘러싸인 마을에 수봉정사, 광거당 등 멋스런 고가가 줄을 잇는다. 옛 골목에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필 때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대구의 자전거길 & 산책길 △ 억새군락지 – 비슬산명품산악자전거길 비슬산명품산악자전거길은 낙동강과 대니산, 비슬산, 최정산, 상원산을 잇는 자전거길로 거친 업힐(오르막길)과 짜릿한 다운힐(내리막길)이 고루 섞여 있어 인기다. 산악자전거길은 코스마다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가창면 상원임도~내상원임도~단산임도 주변에는 다양한 야생초가 자라고 있으며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복수초 군락지가 있다. 산 정상부에는 달성군이 조성한 초보자용 MTB 체험코스가 있다. MTB 체험코스는 1㎞에 불과하지만 드넓은 억새군락지와 울창한 낙엽송수림지를 통과한다. 체험코스 곳곳에는 ‘좌회전’과 ‘우회전’ 등이 적힌 안내판들이 있어 안전한 라이딩을 돕는다. 시원한 숲속의 데크길과 임도를 빠른 속도로 내달리면 체험코스는 금세 끝난다. △ 말과 관련된 전설이 있는 마비정누리길 대구 달성군 마비정누리길은 마비정벽화마을을 기점으로 삼필봉, 가창 정대리, 화원자연휴양림을 각각 종점으로 하는 3개의 걷기 코스가 있다. 말(馬)과 관련된 아련한 전설이 있는 마비정누리길의 중심에는 마비정벽화마을이 있다. 마을 전체가 1960~70년대의 농촌 풍경과 시대 분위기를 토담과 벽담을 활용해 벽화로 표현한 점이 정겹다. 마을에는 국내 유일의 연리목+연리지 사랑나무가 있는데, 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하니 재미삼아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코스 1.5㎞, 2코스 5.5㎞, 3코스 1.4㎞로 1, 3코스는 30분 걸리며 2코스는 2시간30분 걸린다. △ 김광석의 향기 삼덕 봉산 문화길 대구 중구 골목투어는 대구의 원도심이라 불리는 중구의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가는 골목길이다. 동네와 동네를 실핏줄처럼 이어주는 골목에서는 잊혀진 대구 역사,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려온다. 그중 4코스 삼덕 봉산 문화길은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길이다.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김광석길과 방천시장, 봉산문화거리, 건들바위 등을 두루 둘러보자. 4.95㎞이며 2시간50분 걸린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기상 확인 필수… 미끄럼 사고•저체온증 주의”

산림청이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산행 안전수칙을 제시했다. 10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가을철 등산 인구가 증가하면서 추락, 실족, 탈진 등 각종 산악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산악사고는 연평균 1만681건 발생했다. 이에따라 산림청은 국민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산행 안전수칙 4가지(NEED)를 마련했다. 첫 번째는 확인하는(Notice) 것으로, 기상 상황과 산행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낙엽·낙석 등 미끄럼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준비하는(Equip) 것으로, 계절과 기온 변화에 맞는 등산화, 여벌 옷, 스틱 등 필수 장비를 갖추고 충분한 식수와 간식을 준비한다. 세 번째는 피하는(Escape) 것으로 무리한 산행은 피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안전하게 산행한다 마지막은 일찍 하산하는(Descent) 것으로, 가을은 일몰 시간이 빨라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해야 한다. 정가인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숲길관리실장은 “가을철은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로 저체온증이나 탈수의 위험이 높다”며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옷과 충분한 수분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반려동물 동반여행 가이드라인 나왔다

반려동물과의 여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광지, 숙박시설, 식음시설 등 다양한 관광시설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수용태도를 담은 가이드라인이 발간됐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만든 이번 가이드라인은 . 반려동물 전용 소독제와 목줄 고정장치 등의 필수시설물부터 라운지, 놀이터, 배변장과 같은 권장시설까지 단계별 조성 방법을 담았으며, 체크리스트와 매뉴얼 예시를 함께 수록해 운영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동물보호법, 식품위생법, 사료관리법 등 관련 법규 및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규제 샌드박스 등 현재 기준 유효한 법규를 수록하여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였다. 단순히 반려동물 친화시설 확대에 그치지 않고,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이자 수의사인 설채현 원장, 펫츠고트래블 이태규 대표, 식품의약품안전처 담당 주무관 등 현장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반려견 행동학과 이용자 배려 요소를 지침에 반영했다. 가이드라인 전자파일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픽토그램 8종은 한국관광데이터랩,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최혜리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전략팀장은 “공사는 2022년부터 울산, 태안, 포천, 순천, 익산, 경주 등 6개 도시를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지정해 지원해 왔다”며, “이번 가이드라인 발간을 통해 더 많은 지자체와 관광시설이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장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의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28.6%에 이르고, 반려견 수는 약 500만 마리에 달한다. 오픈서베이의 조사에서는 반려인의 75.8%가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희망한다고 응답했으며, 실제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 1인 평균 지출액은 일반여행 대비 당일 1.9배, 숙박은 3.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대구시, 15일부터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19·인플루엔자 무료 접종 실시

대구시가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025-2026절기 코로나19·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이번 접종은 고위험군의 중증화 예방을 목표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의 동시 접종이 권장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은 15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을 시작으로, 20일 70~74세, 22일 65~69세 순으로 진행된다.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와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입원·입소자도 15일부터 접종 가능하다. 접종 마감일은 2026년 4월 30일이다. 이번 접종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LP.8.1’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신규 백신이 사용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인플루엔자도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접종은 주소지와 무관하게 전국 지정 의료기관에서 가능하며,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nip.kdca.go.kr) 또는 관할 보건소에서 접종 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김태운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고위험군은 매년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며 “동시 접종으로 겨울철 감염병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것”을 당부했다. 자세한 사항은 대구시 보건당국 또는 지정 의료기관에 문의하면 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0-13

기술이 아닌 사람, 훌륭한 척추전문의의 조건(2)

척추질환의 주요 증상 중 상당 부분은 신경과 관련돼 있다. 신경 증상은 예민하고 변덕스러워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떤 척추 전문의를 만나느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해 나는 ‘진단’과 ‘치료’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척추 질환의 진단에서 신체 진찰과 병력청취는 진단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증상이 나타나는 감각 분절과 이에 따른 운동 기능의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의심되는 병변의 위치를 추정한다. 이후 MRI나 CT와 같은 정밀검사를 통해 얻은 영상 소견과 대조했을 때 두 위치가 일치한다면 치료의 목표는 명확해진다. 그러나 영상과 임상 소견이 다를 경우, 어떤 쪽에 무게를 두고 치료 방향을 정할 것인지 복잡한 판단이 요구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척추전문의의 진짜 역량이 드러난다. 환자에게 의심되는 병변과 영상학적 병변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납득시키는 과정을 충실히 수행하는 의사야말로 훌륭한 척추전문의라 할 수 있다. 결국, 자신이 세운 합리적 근거를 환자와 공유하며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곧 전문의의 실력인 것이다. 척추 치료의 방법은 밤하늘의 별처럼 다양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처럼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화학적 치료가 있다. 이를 통해 압박받은 신경을 달래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로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신경을 보호하기 위해 피부 절개와 뼈 일부의 제거가 불가피한 수술적 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수술 방법 그 자체가 아니다. 최소침습 수술이든,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전통적 수술이든, 수술의 성패는 기술의 이름이 아니라 집도하는 의사의 손에 달려 있다. 훌륭한 척추전문의는 단순히 유행하는 수술법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임상 경험을 통해 환자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고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내는 사람이다. 따라서 훌륭한 척추전문의는 화학적 치료를 무의미하게 반복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수술을 권하지도 않으며, 최소침습 수술을 마치 비수술인 양 포장해 쉽게 수술에 끌어들이지도 않는다. 대신 환자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가장 유리한 길을 함께 고민하며, 치료 이후에도 통증의 동반자로 남아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야말로 진정한 척추전문의라 할 수 있다. 척추병원을 찾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만약 질병으로 인해 결국 나와 같은 척추전문의를 만나게 된다면, 제가 말씀드린 기준을 갖춘 의사를 만나시길 바란다. 여러분의 미래 앞에 그런 척추 전문의가 서 있기를 바란다. /방우석 척탑병원 신경외과 센터장

2025-10-13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2)

<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가입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답> 표준계약서에 대한 근로자대표의 동의 및 가입신청서(가입자명단 포함) 제출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문> 표준계약서란 무엇인가요? <답>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주요사항을 기재한 것으로서 사용자와 공단이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 지켜야 할 계약의 표준약관 성격을 가집니다. <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 시 사용자에게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답> 고용보험 월평균보수 273만 원 미만(2025년 기준)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부담금 10%를 3년간 지원하며, 2025년 신규 가입시 3년간 수수료 0원입니다(푸른씨앗 수수료 0.2%). 또한, 사용자부담금 납입액이 법인 및 개인사업자의 손금 및 필요경비로 처리 가능하며, 퇴직금을 분할하여 사외 적립하므로 장기근속에도 안정적으로 퇴직급여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 시 가입자에게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답> 2024년부터 가입자 지원이 신설되어 고용보험 월평균보수 273만 원 미만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가 납입하는 정기부담금의 10%를 가입신청일로부터 3년간 가입자에게도 동일하게 적립시켜 드리는데, 이는 가입자의 퇴직급여가 10% 늘어나는 효과와 동일합니다. 제도의 가입을 원하거나 기존 퇴직연금의 기금제도 전환을 원하는 기업은 퇴직연금 상담센터(1661-0075, 1644-0083) 또는 가까운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054-288-5207, 5251)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10-12

지금(부분)

지금은 냉동실에 칸칸이 쟁여진 검정 비닐봉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쟁여둔 것조차 잊었다가 아차, 유통기한 넘겼나 싶어 봉지들을 꺼낸다 그게 먹다 남긴 고등어 토막일지 오래전 넣어둔 조랭이떡일지는 뒤집어봐야 안다 장을 새로 본 양지머리를 집어넣어도 부지불식간에 색과 향을 잃고 만다 살얼음을 뒤집어쓴 채 침묵하는 그것 검정 비닐봉지 속을 헤쳐 유예된 지금을 찌개 냄비에 붓고 끓인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도처에 서식한다 해진 가죽 소파 위 쿠션처럼 얹혀 있다가 장롱 속 남편의 넥타이처럼 물끄러미 바라보고 베란다 화분들 사이에서 슬며시 고개를 내밀기도 한다 바글바글 김이 오르는 지금이란 잡탕찌게를 국자로 떠 담는다 (하략) ….. ‘지금’은 과거와 연결된 시간이겠으나, 과거는 냉동고 속 음식들처럼 얼어붙어 있다. 과거는 ‘지금’이 되고 싶으나 되지 못한 것들, 시인은 얼어붙은 과거들이 ‘지금’이 될 수 있도록, “유예된 지금을 찌개 냄비에 붓고 끓”인다. 하여 이 ‘지금’이란 찌개는 ‘잡탕찌개’가 된다. “어제의 지금”과 “내일의 지금”이 뒤섞인 잡탕찌개. ‘지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시인은 ‘지금’이 집 안 “도처에 서식”하고 있으며, 언제나 ‘임박’해 있다는 것 역시 발견한다. 시 쓰기란 시간을 발견하여 ‘지금’이란 찌개를 만드는 일이겠다. <문학평론가>

2025-10-12

“청송은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어 보게 하는 곳”

청송의 풍경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단아하고, 오래 바라볼수록 깊다. 산은 묵직한 기품으로 사람을 품고, 물은 잔잔한 여운으로 마음을 적신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곳에 서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본래 속도가 비로소 되살아난다. 청송은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어보게 하는 거울 같은 곳이다. 국내 12번째로 지정(1976년)된 주왕산국립공원, 왕버들과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주산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있는 신성계곡과 백석탄, 무더울수록 얼음이 어는 얼음계곡 등 자연으로 인해 순수해지는 곳. 청송으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병풍바위·시루봉 등 기암괴석 곳곳에 널려 있고 용추폭포·절구폭포 등의 장엄한 계곡 어우러져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고운 단풍 물든 가을 트레킹 코스마다 전국서 몰린 등산객 인산인해 300년 왕버들이 그림자 드리운 채 서 있는 ‘주산지’ 새벽녘이면 현실과 꿈의 경계 희미한 신비의 무대 선물 같은 맑은 공기·여유 함께 즐기는 ‘청송정원’ 붉은 하늘·은빛 억새 어우러진 푸른 산 ‘가을 백미’ △‘신의 갤러리’라는 애칭 붙은 주왕산 안개가 물 위를 살며시 스치고, 오래된 나무가 고요히 호흡하는 순간. 청송(靑松)의 아침은 그 이름처럼 푸르고 청아하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돌과 나무, 물과 바람이 어우러져 빚어낸 풍경 속에서, 사람은 비로소 작은 존재임을 깨닫는다. 주왕산은 바위의 산이다. 하늘을 찌르듯 솟구친 기암괴석이 골짜기를 감싸고, 그 사이로 시리도록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왕의 흔적과 바위의 이름은 허공에 메아리처럼 번져나가고, 산을 오르는 발걸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또 다른 장면으로 이어진다. 주방천을 따라 이어지는 협곡은 때로는 위엄 있고, 때로는 정겹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바위를 물들이고, 겨울이면 설화가 계곡을 장식한다. 계절마다 표정이 달라지는 주왕산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한 폭의 동양화와도 같다. 금강송 숲을 체험하는 사람들경북에는 다양한 산이 있다. 그 가운데 주왕산을 첫손에 꼽는 것은 감성적이면서도 순정한 매력이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주왕산은 산세가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하여 석병산이라고도 불렸다.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만큼 병풍바위, 시루봉 등 기암괴석이 널려 있고 용추폭포 절구폭포 등의 계곡이 어우러져 ‘신의 갤러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장엄한 협곡이 어우러진 풍경 때문에 비록 규모는 비교가 안 돼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왕산은 산세만큼 수많은 전설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주왕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주왕과 관련이 있다.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던 왕손 주도가 후주천왕을 자칭하며 반기를 들었다가 당나라 군사에게 쫓겨 이 산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주도는 이후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는데 이 때문에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신라 태종무열왕 6대손 김주원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자 이 산에 숨었다가 사후에 주원왕으로 불렸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역시 단풍이 물든 가을이다. 오색단풍이 옷을 갈아입은 모습은 그야말로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트레킹코스마다 전국에서 온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왕산은 등산 코스로도 매력적이다. 초보자들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올라갈수록 다양한 풍광이 펼쳐져 눈을 사로잡는다. 날카로운 수직 바위 절벽 사이로 급수대, 학고대, 시루봉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줄을 선다. 용추협곡을 지나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가 잇달아 모습을 드러낸다. 용연폭포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리지만 용추폭포까지 가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 환상적인 풍경이 일품인 청송의 자랑 주산지 산에서 내려오면 물의 풍경이 기다린다. 주산지다. 300년 넘게 뿌리를 내린 왕버들이 고요한 수면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 채 묵묵히 서 있다. 새벽녘,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이곳은 현실과 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신비의 무대가 된다. 물 위에 서 있는 나무들은 말이 없지만, 오히려 침묵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긴 세월을 거쳐도 변치 않는 자연의 인내와 생명의 숨결이 바로 그 속에 담겨 있다.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1721)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다. 지금까지 어떤 가뭄에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5호로 지정됐다. 그냥 보면 평범한 저수지 같지만 왕버들과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여름이면 물속에 반쯤 잠기고, 가을엔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사진작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촬영 후 더 유명해졌다. 주산지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신성계곡이다. 청송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신성계곡에는 안덕면 신성리에서 고와리까지 맑은 천을 따라 ‘신성계곡 녹색길’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전체 길이 12㎞인 신성계곡 녹색길은 세 가지 코스로 나뉘는데, 이 중 백석탄길로 알려진 3코스는 1, 2코스에 비해 인적이 드물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의 백석탄은 눈부시게 하얀 돌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백석탄 하부에 가면 이암편, 사층리, 생흔 화석 등 수많은 퇴적 구조를 볼 수 있다. 신성계곡 녹색길 3코스는 안덕면 지소리 반딧불농장에서 고와리 목은재휴게소까지 약 4.7㎞ 거리다. 걷는 내내 1급수 어종인 꺽지와 다슬기가 서식하는 길안천의 맑은 물길을 따라간다. 길안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가 익어가는 과수원길을 지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지질 명소에 이르기까지 청송의 숨은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안덕터미널에서 출발점과 종점 인근을 지나가는 버스는 하루 3대밖에 없어 시간을 잘 맞추는 게 좋다. 청송에서 꼭 만나야 할 곳은 객주문학관이다. 소설가 김주영의 역작 《객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드라마로도 여러 번 제작된 객주는 조선 후기 팔도를 누빈 보부상의 삶과 활약상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객주문학관에서는 김주영의 육필원고와 초판본에서 최신본까지의 다양한 판본을 살펴볼 수 있다. 청송군 주왕산면에는 유명한 얼음골이 있다. 한여름 외부온도가 32도가 넘으면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계곡 징검다리 건너편 약수터 물맛이 일품이다.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도시민들의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 자연의 결을 존중해서 만든 청송정원 청송군 파천면에 있는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사람의 발길보다는 바람이 먼저 찾아와 쉬어가는 곳, 이름 속에는 이곳을 찾는 이에게 선물하려는 맑은 공기와 여유가 담겨 있다. 청송정원은 인공의 흔적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결을 존중해 만든 공간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록의 물결은 마치 호흡하는 생명체처럼 잔잔히 일렁인다. 꽃으로 만발한 봄과 여름의 풍경도 좋지만 청송정원의 절정은 가을이다.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 코스모스가 붉고 분홍빛으로 춤을 춘다. 해 질 무렵, 노을이 들판을 붉게 물들이면 억새는 불빛을 머금은 듯 반짝이고, 코스모스는 마지막 햇살을 붙잡으려 몸을 기울인다. 가을에 가장 많은 사진가들이 몰리는 장소는 억새 전망대다. 나무 데크 위에 서면 억새밭 너머로 주왕산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붉은 하늘과 은빛 억새, 그리고 푸른 산이 어우러진 그 풍경은 말 그대로 청송 가을의 백미다. ‘산소카페’라는 이름은 과장이 아니다. 이곳의 공기는 도시에서 잊고 지낸 청량함을 품고 있다. 깊이 들이마실수록 마음까지 맑아지고, 숨이 가벼워진다. 몸이 먼저 편안해지고 나면, 마음은 저절로 유연해진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풍경을 만나는 일인 동시에, 잊고 있던 나 자신을 되찾는 길이 아닐까. 청송정원은 그 길 위에서 가장 순수한 쉼을 허락한다. 정원의 꽃들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만든 풍경은 겸손하면서도 우아하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고 여린 꽃잎마다 고유의 빛을 품고 있고, 멀리서 바라보면 자연의 거대한 수채화가 펼쳐진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질서와 균형이 그 속에 숨어 있다. 산책로 끝에 서면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마음은 조용히 내려앉는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사람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잠시 멈추어 서서, 자연의 속도에 자신을 맡기라고 속삭일 뿐이다. 그 순간, 삶의 소란스러운 결이 차분히 가라앉고, 잊고 있던 단순한 기쁨이 되살아난다. 청송을 찾는 발걸음이 주왕산과 주산지에서 시작되었다면, 청송정원은 그 여정을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쉼표와 같은 곳이다. 산과 물의 웅장한 풍경을 감상한 뒤, 들꽃과 풀향기 속에서 가만히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여행은 비로소 완성된다. /글_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_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09-29

파브리 셰프와 함께 안동서 ‘먹어볼 결심’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평양옥(백년가게)에서 K-로컬 미식여행 33선(이하 ‘33선’) 원정단 ‘먹어볼 결심’ 출정식을 열고 한국 미식여행 알리기에 나섰다. 33선 원정단에는 ‘흑백요리사’,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한 이탈리아 출신 유명 셰프 ‘파브리(Fabrizio Ferrari)’와 326만 유튜버 ‘조슈아 커비(Joshua Kirby)’뿐만 아니라 한국음식을 요리하는 콘텐츠로 K-푸드를 널리 알린 ‘쿠킴(김정호)’ 등 10명의 인플루언서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10월부터 11월에 걸쳐 각 지역을 대표하는 33선의 식재료와 음식을 선보이는 콘텐츠를 제작해 미식여행 홍보에 앞장선다. 또한, 조슈아 커비를 비롯한 재한 외국인 유튜버 3인은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K-로컬푸드’를 비교하는 콘텐츠 ‘케데헌vs케로푸’를 통해 한국의 미식여행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파브리 셰프와 함께하는 안동 미식여행 이벤트도 열린다. 이번 이벤트는 33선에 이름을 올린 안동찜닭과 안동소주 등을 맛 보고 지역명소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당일여행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누구나 받아볼 수 있는 33선 가이드북의 감상평을 제출한 사람 중 추첨을 통해 22인을 선발한다. ‘여행가는 가을’ 누리집에서 오는 10월 12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한편, 33선은 우리나라 지역의 특색이 담겨있는 식재료와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사가 발굴한 음식관광 콘텐츠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인증하는 백년가게(백년소공인)와 접목해 ‘33선 × 백년가게 미식여행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