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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힌두의 본고장 찬란한 문화 숨은 보물과 마주하다

우리가 보통 ‘인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힌두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반대로 ‘힌두교’하면 ‘인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인도와 힌두교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또 그 힌두교가 인도 사람들의 생활속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왕성한 꽃을 피웠을 그 힌두의 본고장에도 힌두문화의 많은 유산들이 폐허화되어 방치된 곳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지금 찾아가고 있는 곳처럼 과거 대 제국을 이루어 엄청난 규모와 찬란한 문화를 말해주는 곳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1336년 테구르 부족이 세운 ‘비자야나가르’ 제국 남부 최대 제국 ‘부상’ 이슬람국가 방벽역할 맡아 1565년 이슬람연합국에 패배 이후 몰락의 길로… 거친 광야에 남아 있는 탑 ‘고프람’•신전 ‘비탈라’ 사원 ‘비루팍샤’ 등 힌두문화 순례의 발길 이어져 인도 남부의 ‘비자야나가르’. 지금 찾아가고 있는 함피 마을을 중심으로 1336년에 ‘퉁가바드라’ 강변에 ‘테루구(Telugu)’라는 군소 부족의 두 왕자 ‘하리하라’와 ‘부카’라는 힌두교도가 세운 왕국이다. 이때를 ‘상가마 왕조’라고 하는데 건국후 얼마 되지 않아 인도 남부지방에서 가장 큰 제국이 되었다. 이것은 곧 북부에 있는 이슬람 국가들의 침략을 막는 방벽 역할을 함으로써 12-13세기에 혼란과 분열을 겪은 힌두교도의 생활과 행정을 재건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게 된 것이다. 비자야나가르인들은 이슬람교도들을 개인적으로 배척하지 않았기 때문에 접촉을 통해 문물을 받아들였고, 이것은 새로운 사상과 풍부한 창조력의 바탕이 되었다. 나라를 통합하는 원동력으로서 산스크리트 사용이 장려되었고, 지방문학이 꽃을 피웠다. 이렇듯 국경 지역을 제외한 후방에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의 평화와 번영을 누려 왔다. 그 전성기 시절은 툴루바 왕조의 ‘크리슈나 데바 라야’의 제위기간으로써 아라비아해에서 뱅골해까지, 데칸고원에서 인도반도의 끝까지를 다스렸다. 하지만 그의 후계자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비자야나가르 제국에 대항하는 이슬람 세력들이 연합하기 시작했고, 1565년 그 이슬람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결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 후 쇠퇴해진 국력을 수습하기는 했으나 겨우 명맥만 유지 해 오다가 1614년 내분과 이슬람 슐탄들의 음모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그 화려한 막을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오늘날 그 유산들만이 이곳 함피 일대를 비롯하여 남인도 각지에서 애잔한 모습으로 지난날을 얘기해 주고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산크라망’이라는 축제가 열리고 있는 이곳은 온 사방에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어지럽게 뒹굴고 있다. 자연 환경이 남다른 곳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그 사이 사이로 나 있는 길들을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몰리고 있었다. 마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바자르(시장)가 있는 곳이다. 그 바자르의 끝이라고도 할 수 있고 처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에 높이가 52m나 되는 거대한 힌두교식 탑이 우선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비자야나가르’ 제국 당시의 영광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수많은 조각으로 뒤엉킨 이러한 탑을 ‘고푸람(Gopuram)’이라고 하는데, 남인도 일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고푸람은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서 그 밑으로 나 있는 문을 통해 사람들이 드나들게 되어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바자르에서 신에게 바칠 예물 즉, 섬유질을 벗겨 낸 야자, 바나나, 꽃 등을 담은 조그마한 바구니를 하나씩 사든 순례자들이 이곳을 통해 ‘비루팍샤(Virupaksha)’사원 안으로 줄을 잇고 있었다. 그들은 신 앞에 이르러 준비해 온 야자를 그 자리에서 내리쳐서 쪼갠다. 그리고 그 야자 물을 자신의 머리에 바르기도 하고, 살짝 입에 적시기도 하다가 신에게 그 야자 물을 모두 붓어내리면서 무언가 축복을 빌었다. 그래서 그 주변은 항상 야자 물로 흥건해 있다. 누구나가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니기 때문에 이 사정을 잘 모르는 이방인이 볼 때는 이것이 대단히 지저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중앙 홀에 모셔져 있는 신전에서는 신도들이 둘러서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등 열광하면서 사제가 신이 내린 불꽃을 받아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제가 불판을 들고나오니 모두들 그 불꽃에 손을 적시듯 하면서 역시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이러한 광경은 남인도 지역의 다른 힌두교 사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원시적으로 비쳐지는 이러한 광경은 마치 ‘인디아나존스’ 영화의 한 장면을 대하고 있는 것 같은 신비감을 준다. 이곳 비자야나가르 유적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단연 퉁가바드라 강변에 있는 ‘비탈라(Vittala )‘ 신전이다. 이곳에는 세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두 개는 신전이고 중앙에 있는 것은 궁전이다.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이들은 그 기둥들에 머리는 용이고 몸은 사자인 기이한 동물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 일품이다. 또 신전 마당에는 금방이라도 굴러 갈 듯한 ‘돌마차(Stone Car)’ 라는게 있는데 돌을 다루는 솜씨가 마치 나무를 다루는 듯해 석조 예술의 극치를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를 진정 놀라게 한 것은 중앙에 있는 궁전 건물이었다. 물론 그것은 조각의 섬세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 궁전(Music Palace)’이라고 한다기에 처음에는 ‘이곳에서 악기를 켜면서 춤추고 노래하며 놀았는가 보지?’하고 평범하게 생각했는데 그렇게 평범한 게 아니었다. 먼저 이곳의 구조를 말하자면, 중앙에 홀(Hall)이 있고 그 둘레에 여러 개의 돌기둥들이 있는데 그 각 기둥들에는 또 다시 여러 개의 작은 기둥들이 마치 현악기의 현(絃)처럼 조각되어 있다. 또 각 기둥들마다 인도 전통의 타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사람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것은 모두 하나의 돌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자, 여기를 두드려 볼 테니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귀를 대고 들어보세요?” 하면서 그 관리인이 손 때가 묻은 작은 돌기둥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혹시나 하고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아, 놀라웁게도 그 돌기둥에서 어떤 울림이 들렸고 그 소리 또한 꽤 맑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안내인은 계속 다른 기둥들을 돌아가면서 두드렸는데 기둥마다 소리가 달랐고, 손가락의 놀림에 따라 음악이 연주되어 울려 났다.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각 기둥에 조각되어 있는 타악기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실제 그 악기의 소리가 울려 났다. 그러니까 북을 치면 북소리가, 장고를 치면 장고 소리가 나는 식으로 서로 다른 소리가 울려 나는 것이다. “제국 시절에 여러 악사들이 아무런 실제 악기도 없이 이 기둥들을 두드리면서 음악을 연주하고, 중앙 홀에서는 그 음악에 맞춰 무녀들이 춤을 추고 놀았지요. 이곳은 이 일대에 남아 있는 비자야나가르 유적들 중에서 최고의 예술품일 뿐만 아니라 인디아에서 가장 귀중한 유물 중의 하나입니다. 또 유네스코의 세계 보존 문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존상 누구나 함부로 두드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오늘 당신에게는 특별한 써비스를 한 것입니다.” 거친 광야에서 시시각각 다가서는 신전들을 기웃거리면서 순례의 발길은 이어진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발길에 그늘 하나 없어 뜨겁고 팍팍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힌두인들은 순례를 통해 죄악이나 오염으로부터 벗어나거나 종교적 공덕을 유지하여 내세에서는 하늘에 태어나기를, 더 나아가 윤회에서 해탈하기를 바란다. 수로를 건너고 바나나 밭을 지나니 이번에는 좀 색다른 건축물이 다가섰다. 지도를 보니 ‘하자리 라마 사원(Hajari Rama Temple)‘과 ‘연꽃 궁전(Lotus Mahal)’, 그리고 ‘여왕의 목욕탕(Queen‘s Bath)’ 등이 표시되어 있었다. 모두가 왕궁터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석조 건축물이긴 마찬가지이지만 양식이 힌두와 이슬람의 혼합 양식이었다. 그러니까 이슬람의 침공 이후 그 영향하에서 건축된 것으로 보여진다. 어떠한 문명도 한 번 힌두 속으로 들어오면 그 힌두에 동화되어 버린다고 하는데 이러한 곳들이 그런 사례인 것 같다고나 할까. 이렇듯 몇 발자욱 옮길 때마다 나타나는 것이 신전 아니면 궁전 등이다. 그 신전에 모셔져 있는 신들의 형태도 어떤 곳은 원숭이 모습을 한 ‘하누만’과 부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매우 인기가 높은 꼬끼리 모양의 ‘가네쉬’ 등의 동물 모양의 형상들도 거대한 모습으로 모셔져 있어 ‘에니미즘’을 비롯한 원시종교의 일 면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 힌두교임을 깨닫게 한다. 소달구지를 타고 원점으로 돌아와서 함피 마을과 비루팍샤 사원이 잘 내려다보이는 헤마쿠타 언덕 위에 올랐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옅은 안개를 만들어 내고 있다. 황포의 도우티를 두른 한 힌두 사두가 석양빛에 잠겨 있다. 그가 어디에서 와서, 지금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 우리는 살아야 되지 않을까? 당시의 비자야나가르인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인도인들을 이해하려면 힌두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안개 속의 고푸람이 더욱 지난 비자야나가르 제국의 세계로 빨려들게 한다. / 정리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치어리더 이다혜와 함께하는 특별한 전북 여행

대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치어리더 이다혜와 함께하는 특별한 전북여행 상품이 출시됐다. 현재 대만에서 활동하는 이다혜는 해외 진출 1호 치어리더로 대만 현지에서 가수로 데뷔, 유튜브 인기 크리에이터 1위에 오르는 등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공사는 이다혜의 고향인 전북 전주를 함께 여행하는 상품을 기획했고, 대만 내 한국상품 최다 판매 여행사인 ‘콜라투어’를 통해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대만 관광객 150여 명은 이다혜와 함께 전주비빔밥 만들기 체험을 시작으로 한복을 입고 전주한옥마을을 산책하고 보물찾기 미션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을 즐겼다. 또한, 완주 대승한지마을에서 열린 팬미팅 행사에서는 야구 응원 동작 배우기, 한국 전통놀이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이날 전라북도는 이다혜 치어리더를 전북관광명예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K-치어리더 테마 지방여행상품은 2026년에도 계속된다. 지난 7월 이아영 치어리더와 선보였던 ESG 부산여행상품에 이어 이번 이다혜 치어리더와 함께한 전북여행상품에 대한 호응에 힘입어 내년에는 치어리더와 함께하는 미식여행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여행정보 통합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 100만명 돌파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내여행 정보 통합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전국의 여행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표 국내여행 플랫폼으로, 1997년 공사 누리집에서 여행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2011년 출시한 모바일 앱은 2018년에 반응형 웹 기반으로 통합하여 현재와 같은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 전국의 여행지, 음식점, 숙박 및 축제‧행사 등의 여행정보 △지역별 인기 여행지‧음식점‧숙소 정보(‘지역’ 메뉴) △연령대 및 취향별 맞춤형 여행지 추천 서비스 ‘AI콕콕’ △원하는 지역‧일정‧테마를 반영한 여행코스 제작 서비스 ‘AI콕콕 플래너’ △계절‧트렌드별 여행지를 추천하는 정기 큐레이션 서비스 ‘가볼래-터’ △인구감소 위기 지역에서 여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등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여행기사와 댓글을 자동 요약해 제공하는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더불어 카카오모빌리티, 티맵과의 협업으로 여행자의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수요가 높은 인기 여행지나 시기별 방문 흐름을 반영한 생생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 1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18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100만 회원 달성 기념 퀴즈 이벤트’를 연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총 100명에게 지역 곳곳의 매력을 담은 선물 랜덤박스, 모바일 기프티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 이벤트 메뉴에서 확인하면 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바다에 깃들다

아침에 눈을 뜨니 바다가 성큼 문 앞에 다가왔습니다. 문학적 표현이라고 하겠지만 실제로 필리핀의 작은 섬인 ‘푸에르토 갈레라’의 니르바나(열반) 리조트에서는 바다가 바로 방문 앞까지 다가옵니다. 푸에르토 갈레라 라는 낯선 지명의 섬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입니다. 필리핀에서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한국인 사장님을 따라 취재를 간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한국인 사장님은 섬에 작은 집을 사서 1년에 두 달 정도 그곳에서 사는 분이었습니다. 술도 좋아하고 성격도 호방한데다 잔정도 많은 분이어서 지역의 필리핀 사람들에게 좋은 일도 많이 했습니다. 필리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옷을 입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국인 사장님은 아름다운 가게나 의류 업체에 지원받아서 수백 벌의 옷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이 작은 섬에서 사장님은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입니다. 어느 날 사장님이 “최 기자님, 이 동네 작은 리조트가 있는데 거기 한번 묵어 보세요. 시설은 별로 안 좋지만 경치가 끝내 줍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같이 있는 것이 불편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리조트에서 하루를 묵어 보니 섣부른 오해였습니다. 사장님 말씀대로 시설은 열악했지만, 리조트에서 보는 달과 별과 태양과 바다는 남달랐습니다. 밤에 비추는 달은 슈퍼문이 무색할 정도로 크고 은은하고 낭만적이었습니다. 밤바다 위로 별들이 쏟아지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감미로운 노래에 귀 기울이며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이 면 바다가 가볍게 방문을 두드립니다. 발 하나만 더 떼면 바다로 잠길 것 같은 리조트의 풍광은 대단히 독특했습니다. 무엇보다 니르바나의 일출은 황홀했습니다. 작은 빛이 올라오다 갑자기 노랗고 붉은 공이 봉긋 튀어 올라옵니다. 그러더니 금방 사위를 밝힙니다. 요즘 친구들 말로 감동돋는 풍경입니다. 금빛 햇살에 혼곤하게 젖을 때면 저 멀리서 고깃배가 항구로 들어옵니다. 항구에는 아이들이 몰려들어 고기가 얼마나 잡혔는지 살펴봅니다. 아쉽게도 그렇게 많은 고기를 잡지 못했네요. 새벽부터 고기 잡느라 피곤했을 법도 한데 어부의 얼굴은 환하기 그지없습니다. 뱃전에 모여든 아이들에게 필리핀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로 무어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의 손마다 들려 있는 작은 바가지나 비닐에 생선을 일일이 나누어 준 어부는 집에 가지고 갈 생선을 들고 기세 좋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리조트 앞에는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작은 가게가 있었습니다. 다소 몸집이 있는 필리핀 아주머니는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느냐?”고 묻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자기도 한국에 살았던 적이 있다며 간단한 한국 음식도 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아침에 먹을 수 있는 것을 달라고 하니 라면을 끓여 줍니다. 반찬으로는 김치가 올라왔습니다. 필리핀 남부의 이름 모를 작은 섬에서 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라면을 발명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노벨상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섬을 둘러봅니다. 작은 섬이라 차를 타고 돌면 두 시간도 안 되어서 다 돌 수 있습니다. 시골 마을답게 모든 것이 불편해도 행복했습니다. 이방인에게 기분 좋게 웃어 주고 악수를 합니다. 리조트와 이웃한 자동차 수리점에서는 술 한잔하자는 손동작을 보여 주며 놀러 오랍니다. 염치불구하고 저녁 무렵 수리점으로 놀러 갔더니 불랄로(한국의 갈비탕 비슷한 필리핀 전통 음식)에 필리핀 데킬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수수나무로 만들었다는 술은 치명적으로 독하고 달큰합니다. 술 몇 잔에 불랄로 몇 점을 먹으니 금세 술이 오릅니다.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필리핀의 국민 영웅 파퀴아오의 복싱 경기 중계가 있었습니다. 나도 저 선수를 안다고 하니까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들도 “한국의 손흥민을 안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듭니다. 기분 좋게 복싱도 보고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이고 정 많은 필리핀 친구도 사귀고 돌아오는 길에 니르바나 리조트 아래 바다가 보였습니다. 바다는 점잖게 내일을 준비합니다. 온통 세상을 화려하게 태울 새벽을 준비하며 조용하게 뒤척이고 있습니다. 수많은 바다를 보았지만 니르바나 리조트에서 본 것처럼 생명력이 가득하고 따스한 바다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시 그 바다에 깃들고 싶습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면역학적 역할… 소아의 경우 병의 경중 파악해 수술해야”

이비인후과 수술 중 가장 흔한 것이 편도선 수술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어떤 경우에 편도선 수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편도선이 우리 몸의 방어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과연 편도선을 떼어 내어도 아이의 성장에는 지장이 없는지 등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편도는 크게 아데노이드 편도와 구개편도 등으로 나뉘게 되며 목구멍 주위에 위치해 면역학적 방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편도는 호흡기와 소화기의 경로 중에서 아주 좁은 부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한도 이상으로 비대해지게 되면 호흡 기도를 좁게 해 신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때에는 면역학적 기능에 손해를 보더라도 편도선 수술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편도에는 표면에 깊은 홈(편도와)이 패어져 있는데, 정상적인 경우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염증 등으로 입구 부위가 막히게 되면 이 곳에 세균이 잘 자라게 되어 만성적인 편도선염이나 편도결석의 원인이 되어 구취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편도선 수술을 권하게 되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먼저 과도한 비대를 들 수 있습니다. 편도가 일정 한도를 벗어날 정도로 커지면 호흡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특히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곤다든지 입을 벌리고 자게 되며 때로는 수면 무호흡증에 빠지게 되어 몸 안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게 되므로 신체 여러 장기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 중이염과 부비동염 등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고 치아의 위치에 이상을 초래하기도 해 치과에서 치아교정 전에 편도선 수술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만성편도선염이나 1년에 4-5회 이상 편도선염을 앓는 경우, 편도주위에 농양(고름)이 발생할 때에 편도선 수술을 권하게 됩니다. 편도가 면역학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확실하므로 특히 소아에서는 병의 경중을 신중히 파악해 수술이 더 이롭다는 판단이 섰을 때만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2025-08-25

고용·산재보험 과납 보험료 청구

<문> 고용·산재보험 과납 보험료 반환 신청이 가능하다는데, 과납 보험료는 왜 발생하나요? <답> 과납 보험료는 근로자 자격·보수 변동에 따른 보험료 정산, 보험요율 정정 등에 따른 보험료 재산정, 사업주 착오 납부 등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 신청을 하면 과납 보험료를 전액 반환받을 수 있나요? <답> 과납 보험료가 발생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은 법률에서 정하는 순위에 따라 보험료 등에 우선 충당 후 나머지 금액이 있으면 사업주에게 반환결정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그 금액을 사업주에게 지급합니다. <문> 과납 보험료 반환 청구 방법이 궁금합니다. <답> ‘사업장 거래은행 계좌번호 개설신고서’를 작성한 후 통장사본과 함께 제출(방문, 우편, 팩스)하면 되는데, 과납 보험료가 100만원 미만인 경우는 전화로도 신청이 가능(폐업 법인 등은 불가능)하며, 또한,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나 ‘정부24’를 통한 온라인 신청도 가능합니다. <문> 온라인 신청 방법을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답>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total.comwel.or.kr)에서 ‘보험료 정보조회 → 보험료 과납내역조회’ 메뉴를 통해 확인·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공인인증서로 회원가입 후 로그인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24(www.gov.kr) 홈페이지에서도 ‘민원서비스 → 미환급금 찾기’ 메뉴에서 공인인증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조회 및 신청이 가능합니다. 기타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가입지원부(054-288-5190)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08-24

“열대야 식혀줄 아름다운 밤명소로 마실을 떠나보자”

어둠이 내려앉은 풍경은 낮과는 사뭇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밤이 주는 특별한 감성에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고궁을 거닐어도 좋고 바다로 나가도 낭만적이다. 열대야를 식혀줄 아름다운 밤명소로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 손을 잡고 밤마실을 떠나보면 어떨까? 고즈넉한 고궁 정취 즐길 수 있는 수원 화성행궁 동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 피어올라 백제 무왕 때 만든 한국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 부여 궁남지 세련미·애잔함 가득 오색 불빛 반짝이며 하늘 수놓는 부산 바다의 야경… 근대사 함께해온 시장도 볼거리 낮보다 아름다운 통영의 밤, 멋진 보트와 케이블카서 한려수도의 절경을 둘러 보자 ◆달빛 아래 누리는 고궁의 정취 수원 화성행궁 달빛 아래 운치가 색다른 곳이 있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수원 화성행궁(사적 478호)이다. ‘달빛 정담’이라는 주제로 고즈넉한 고궁의 정취를 즐길 수 있게 야간에도 개장한다. 행궁은 임금이 머문 임시 궁궐로, 평소에는 관아로 사용하기도 했다. 화성행궁은 고상하고 기품 있는 건축물 덕분에 ‘왕의 남자’ ‘대장금’ ‘이산’ 등 영화와 드라마에도 여러 번 등장했다. 화성행궁의 색다른 매력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부터 볼 수 있다. 궁궐 곳곳에 조명이 켜지면 동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가 피어난다. 화성행궁 밤 산책은 ‘국왕의 새로운 고향’이라는 뜻이 있는 신풍루(新豊樓)에서 출발한다. 궁궐로 들어가면 ‘달빛 정담’이라는 글자 옆에 달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눈에 띈다. 단아하게 빛나는 초롱을 따라가면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연 봉수당(奉壽堂)이다. 화성행궁의 중심 건물로, 실내에 부드러운 조명을 설치해 신비로움을 더했다. 몽환적인 봉수당의 아름다움에 걸음을 멈춘다. 방에서 누군가 나올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봉수당에서 정담을 나눈 혜경궁 홍씨와 정조를 상상하며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봉수당 옆에는 정조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었다는 노래당(老來堂)이 있다. 이름도 ‘늙음이 찾아오다’라는 뜻이다. 어둠이 내리면 11~14분짜리 영상을 상영한다. 수원 화성과 정조대왕 능행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노래당 옆은 낙남헌(洛南軒)이다. 화성행궁이 철거된 일제강점기에 훼손당하지 않은 건물로, 특별 과거와 군사들의 회식 등 각종 행사를 치렀다. 낙남헌 앞에는 ‘달토끼 쉼터’라는 포토 존이 있다. 여기도 보름달 조명이 설치되어 기념사진을 찍으며 고궁의 밤을 즐기기 좋다. 낙남헌부터는 청사초롱이 어둠을 밝힌다. 숲속에 들어앉은 미로한정(未老閒亭)을 향해 계단을 오르면, 가지런한 궁궐 지붕과 현란한 도시 불빛이 어우러진다.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이 상쾌하고, 풀벌레 소리에 마음이 차분하다. 바닥에는 나비 모양이 어른거린다. 아련한 분위기에 젖어 걷다 보면 화성행궁 전경과 수원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미로한정이 나타난다. 밤의 낭만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잠시 정자에 앉아 여유를 누려보자. 마음에 시나브로 작은 틈이 생기는 듯하다. 정조의 어진을 모신 화령전(華寧殿, 사적 115호)은 단순하지만 견고하다. 화령전의 운한각(雲漢閣)과 복도각(複道閣), 이안청(移安廳)은 2019년에 보물 2035호로 지정됐다. 검소하지만 격조 있는 건물을 부각하기 위해 건물 밖 조명에 공을 들였다. 화성행궁에 흐르는 국악과 달리, 화령전에는 처연한 대금 독주가 나온다. 대금 선율과 함께 화령전을 돌아보면 생각이 한없이 깊어진다. 낙남헌 앞에는 환한 보름달을 형상화한 ‘달토끼 쉼터’가 있다. 숲속에 들어앉은 미로한정 부근에서는 가지런한 궁궐 지붕과 함께 현란한 도시의 불빛이 보인다. 화령전(사적 115호)도 밤에 더 빛난다. 검소하지만 격조 있는 건물을 부각시키기 위해 조명과 음악에 공을 들였다. 수원 화성(사적 3호)도 밤이면 화려하게 변신한다. 도심을 감싸는 5.5km 성곽에 조명이 들어와 더 웅장하다. 방화수류정과 용연 주변은 밤마실 명소다. 화성행궁을 등지고 서면 오른쪽에 아기자기한 공방거리가, 왼쪽에 나혜석생가터가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화성행궁 건너편 수원통닭거리도 빠뜨리면 안 된다. 용성통닭, 진미통닭, 남문통닭 등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온 가게가 모여 있어, 언제 가도 바삭한 통닭과 흥겨운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백제의 밤 여행. 부여 궁남지와 정림사지 백제의 세련미와 애잔함이 가득한 야경 여행지는 부여 궁남지와 정림사지다. 부여 궁남지(사적 135호)는 백제 무왕 때 만든 것으로 보이며,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이다. 여름에는 치렁치렁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흩날리고, 거대한 습지에서는 형형색색 화려한 연꽃이 핀다. 밤이면 연못 안 포룡정 일대에 조명이 들어와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일품이다. 정림사는 백제 성왕이 사비성(지금의 부여)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그 중심에 세운 사찰이다. 인적이 뜸한 밤에 조명이 들어온 부여 정림사지(사적 301호)는 적막하고 고요하다.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9호) 아래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석탑이 우주와 소통하는 듯 신비롭다. 부여가 자랑하는 드라마 촬영 명소인 서동요테마파크, 세상을 떠돌던 매월당 김시습이 말년을 보낸 만수산 기슭의 무량사, 많은 연인이 찾아와 사랑나무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부여 가림성(성흥산성, 사적 4호)도 들러보길 권한다. ◆화려함과 짜릿함이 가득! 버라이어티한 부산의 밤 부산의 여름밤을 즐기고 싶다면 송도해수욕장으로 가자. 해변 동쪽에 조성된 송도구름산책로는 바닥이 강화유리와 격자무늬 철제로 된 구간이 있어, 출렁이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경험을 선사한다. 밤이면 송도구름산책로가 주변 야경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그 위로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오색 불빛을 반짝이며 하늘을 수놓는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를 이용하면 더욱 짜릿한 시간이 된다. 부산의 대표 도보여행 코스인 초량이바구길도 밤에 가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 약 2km에 이어진 골목을 걸으며 부산의 근현대사를 엿본다. 초량이바구길의 명물인 168계단에 올라가면 옹기종기 모인 집과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빌딩이 도시를 밝힌 야경이 근사하다. 초량전통시장은 부산의 근대사와 함께해온 곳이다. 아케이드가 설치된 시장 안에는 먹거리도 많다. 암남공원은 청량한 숲길과 푸른 바다를 동시에 누리는 힐링 포인트다. 6월 초 암남공원과 동섬을 잇는 송도용궁구름다리가 개통했는데, 벌써 부산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해안 절벽 둘레를 걷고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기 좋다. ◆통영 밤바다의 감미로운 유혹, 통영밤바다야경투어 미항(美港) 통영은 야경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다. 노을 속으로 멀어지는 섬과 화려한 조명을 담아낸 호수 같은 바다가 답답한 도시에서 온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멋진 보트를 타고 밤바다를 돌아보는 ‘통영밤바다야경투어’는 낮보다 아름다운 통영의 밤을 책임지는 최고의 선택이다. 통영밤바다야경투어는 통영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통영운하를 따라간다. 통영해양스포츠센터가 있는 도남항에서 출발해 강구안과 충무교, 통영대교를 지나 도남항으로 돌아온다. 투어에 걸리는 시간은 50분 남짓. 입담 좋은 항해사가 들려주는 통영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남망산 자락에 있는 디피랑도 야경투어 명승지로 이름이 높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통영의 동피랑, 서피랑의 벽화가 살아 움직인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디지털 미디어로 구현했다. 1.5km 산책로를 따라 다채로운 빛과 미디어 아트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인터랙티브 기술 덕분에 더욱 흥미진진한 체험이 가능하다. 통영 앞바다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통영케이블카가 정답이다. 통영의 시가지는 물론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다. 낮에는 미륵산 정상까지 울창하게 숲을 이룬 편백나무를 볼 수 있고 밤에는 통영대교를 비롯한 환상적인 통영의 밤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옥상전망대와 스카이워크가 마련된 상부역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오르면 전망대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한려수도의 절경을 둘러 볼 수 있다. /글·사진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단양구경시장 '드라큘라 갈릭 나이트' 이색 콘텐츠 선보여

충북 단양시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단양구경시장’에서 미식 축제 ‘드라큘라 갈릭 나이트’를 열고 이색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단양구경시장에서 단양의 특산물인 ‘마늘’과 마늘을 싫어하는 ‘드라큘라 백작’을 접목해 방문객의 흥미를 유도하고 단양구경시장을 활성화하고자 기획됐다. 단양구경시장은 공사가 선정한 K-관광마켓 10선 중 한 곳이다. 사전 예약 참가자 60명은 드라큘라 백작이 직접 서빙하는 특별한 마늘 다이닝 코스를 즐겼다. 웰컴 드링크인 단양구경주 칵테일, 마늘빵, 마늘 순댓국, 마늘 떡갈비(닭강정)와 디저트로 제공된 흑마늘 아이스크림까지 이색적인 마늘 요리가 제공됐다. 코스요리에 포함된 메뉴는 단양구경시장에서 상시로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바 △디제잉 및 재즈 밴드 공연 △드라큘라 포토존 △마늘 비즈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방문객들이 단양구경시장과 축제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펩시코리아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펩시콤보는 1시간 만에 준비된 수량 300개가 모두 소진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펩시콤보는 단양 마늘을 활용한 불망치돈까스, 치즈떡갈비, 닭강정 등과 어울리는 ‘펩시 제로슈거 모히토향’ 음료가 함께 제공되는 세트 메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한우·맥주 어우러진 ‘횡성 소맥축제’ 9월 5일 개막

강원도 횡성에서 한우와 맥주가 어우러진 이색 축제가 펼쳐진다. 횡성군 공근소맥축제추진위원회는 오는 9월 5∼7일 횡성베이스볼파크에서 ‘제3회 공근 소(牛)맥 축제’를 개최한다. 축제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횡성 한우 맛 체험과 함께 원주 브로이하우스, 히든트랙브루잉, 몽트비어, 여주맥주 등 인근의 주요 수제맥주 업체 4곳이 참여해 다양한 맥주를 선보인다. 다채로운 먹거리 부스도 운영된다. 젊은 세대의 참여 확대를 위해 감성 포토존을 설치하고, 횡성 이모빌리티 페스타와 콜라보 프로그램으로 스탬프 투어를 운영한다. 이모빌리티 페스타 스탬프 투어 완주자에게는 맥주 1잔 무료 쿠폰을 현장 지급하고, 공근 소맥축제 스탬프 투어 완주자는 안전한 귀가를 위해 대리운전·택시비 5천000원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소맥축제위원회는 앞서 성공적인 축제 준비를 위해 5회에 걸쳐 추진위원회를 열어 안전관리계획 수립과 자생 단체별 임무를 분담했다. 개막일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람객 동선·응급 대응·교통·귀가 지원까지 세밀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전명수 소맥축제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제3회 공근 소맥축제가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공근면 단체장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한우와 수제맥주가 어우러진 특색 있는 축제로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 축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관광 거점 ‘허브’ 중심으로 지역관광 활성화해야“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려면 관광 거점인 ‘허브’를 중심으로 인근 소도시인와의 연계관광으로 관광 수요를 분산하면서도 권역 중심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6일 야놀자리서치, 미국 퍼듀대학교 CHRIBA 연구소, 경희대학교 H & T 애널리틱스 센터가 공동 주관한 ‘지역관광활성화의 패러다임과 실행전략 세미나에서 나온 것이다.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방소멸위기에 처해있는 현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가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 연설에 나선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교수는 “2047년에는 우리나라 시군구 229개 중 157개(68.6%)가 소멸 고위험 지역”이라며 “지역 생태계를 살리고 지방에 인구 유입을 늘리는 효과적 대안 중 하나가 지역 관광 활성화”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관광산업에 몰입해야하는 이유로 관광 산업은 서비스 산업의 핵심으로 전 세계 GDP의 10.5%를 차지하는 우량 산업인 점을 들었다. 일례로 세계 항공 여객 운송량 추이로 미뤄봤을 때, 15년마다 매출규모가 2배 이상의 규모가 커졌다고 했다. 그는 내수 진작과 외화벌이 측면에서도 관광산업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장교수는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이 국내여행 시 평균 188만원을 쓰고 간다. 이는 2024년 국민 연간 소비지출액인 1542만원의 12.2%다. 외국인 관광객 8.2명이 지역 소비 인구 1인을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지역관광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장 교수는 쏠림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중 78.4%가 서울에 방문했다. 2위는 부산으로 전체의 16.2%만이 부산을 찾아 1위인 서울과 격차가 상당했다. 내국인들이 꾸준히 국내여행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도 문제다. 관광수지 적자는 예정한 수순. 2024년에는 한국인 2869만 명이 해외로 나갔다. 장 원장은 전체 인구가 아닌, 활발한 여행이 가능한 여행인구(79세 이상과 3세 이하 제외)는 4300만 명 정도로 사실상 여행인구 3명 중 2명이 1년마다 해외로 나간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현황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 지역관광의 근본적 문제점은 ‘수요 부족’이다. 지역으로 여행하려는 외국인도 심지어는 내국인도 많지 않다는 것. 외국인 관광객이 외국인의 서울 여행에 쏠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교통수단이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73.7%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지방 공항 노선이 활성화돼 있지 않으니, 외국인 관광객의 선택지도 자연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좁혀진다. ‘지역 고유 콘텐츠의 부재’한 것도 지역관광을 외면하는 요인이라고 장 교수는 분석했다. 2024년 기준 전국 출렁다리 254개, 2025년 6월 기준 관광용 케이블카 43개, 2025년 기준 레일바이크 25개, 2024년 기준 지역축제 1170여 개다. 서로 베끼고 베낀 지역 관광 콘텐츠의 결말은 ‘공멸(共滅)’이다. 어느 지역을 가도 출렁다리,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비슷한 축제가 있다. 어느 관광객이 어딜 가도 비슷한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여행하고 싶을까. 장 교수는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해 ‘여행객 입장’에서 고객의 여정을 관리하는 체계적인 경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을 소비자로 고려한 국내 이커머스(e-commerce)서비스 체계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해야 한다. 대중교통·배달앱·숙박앱·관광지 등 플랫폼에 외국인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가령 다국어 지원, 해외 신분증으로 본인인증, 해외 카드 등록 및 결제, 해외배송 등을 수월하게 하는 것이 그 예다. 장 교수는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간 ‘연결’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역관광이 잘 되기 위해서는 실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정량적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만들고 꾸준히 이를 측정하고 결과를 축적해 나가야 지역 관광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8

심장초음파 검사, 꼭 받아야 할까요?

세명기독병원 심장센터 과장 서정훈 심혈관 질환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심전도 검사부터 시술적 치료를 겸할 수 있는 관상동맥조영술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중 심장초음파 검사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적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심장 질환의 진단과 치료,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검사로 꼽힙니다.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심전도 검사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실제로 심장 질환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도 심전도입니다.하지만 심전도만으로 확인할 수 없는 심장 질환도 많습니다. 바로 이때 심장초음파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심장 질환의 진단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신체 조직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이 발생하며 5년 생존율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예후가 나쁜 질환입니다. 심부전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인데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부전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인 판막 역류를 찾아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아우르는 관상동맥 질환은 가슴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진단이 늦어지면 환자의 삶의 질 저하 및 사망률을 높이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을 제외한 관상동맥 질환은 정상인 심전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심장초음파를 통한 심근 벽운동의 저하를 확인해 좀 더 민감하게 관상동맥 질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지표 심장초음파 검사는 단순 진단을 넘어 치료법 결정에 필수적입니다. 심장초음파를 통해 계산되는 좌심실 박출률, 좌심방 크기, 우심실 수축기 혈압 등의 변수는 약제 선택이나 시술 및 수술 가능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또한 최근 구조적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의 시술에 있어서 심장초음파가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치료 효과와 예후까지 확인 심장초음파는 심부전 치료 과정에서 호전 및 악화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또한 심근경색증에 동반된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검사라 할 수 있습니다. 심장초음파는 단순한 보조 검사가 아닌, 심장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며 예후를 살피는 데 있어 중요한 검사 중 하나입니다. 가슴 통증, 호흡곤란, 쉽게 피로함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심전도뿐만 아니라 심장초음파 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2025-08-18

유족급여(1)

<문> 작업현장에서 지붕 용접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산재신청을 했는데 어떠한 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답>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사망한 경우 그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유족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합니다.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이나 유족보상일시금으로 지급하며, 유족보상일시금의 경우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없는 경우에 지급합니다. <문>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는 어떻게 되나요? <답> 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 중 배우자, 60세 이상인 부모·조부모, 25세 미만의 자녀·손자녀, 19세 미만이거나 60세 이상인 형제자매 등입니다. 수급권자가 여러명인 경우 유족보상연금을 지급 받는 권리의 순위는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및 형제자매의 순입니다. <문>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없는 경우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자와 그 순위는 어떻게 되나요? <답>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자 1순위는 근로자의 사망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이며, 2순위는 사망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지 아니하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 또는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형제자매이고, 3순위는 형제자매입니다. 동순위인 경우는 상기와 같이 적힌 순서가 되고 같은 순위의 수급권자가 2명 이상이면 똑같이 나누어 지급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재활보상부(054-288-5152)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08-17

네거리의 순이(부분)

순이야, 누이야! 근로하는 청년, 용감한 사나이의 연인아! 생각해보아라, 오늘은 네 귀중한 청년인 용감한 사나이가 젊은 날을 싸움에 보내든 그 손으로 지금은 젊은 피로 벽돌담에다 달력을 그리겠구나! 그리고 이 추운 밤 가느다란 그 다리가 피아노줄 같이 떨리겠구나. 또 이거 봐라, 어서, 이 사나이도 네 커다란 오빠를···. 남은 것이라고는 때 묻은 넥타이 하나뿐이 아니냐! 오오 눈보라는 트럭처럼 길거리를 달아나는구나 자 좋다 바로 종로 네거리가 아니냐! 어서 너와 나는 번개같이 손을 잡고, 또 다음 일을 계획하러 또 남은 동무와 함께 검은 골목으로 들어가자 네 사나이를 찾고 또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인 용감한 청년을 찾으러···. 그리하여 끝나지 않은 새로운 용의와 계획으로 젊은 날을 보내라 … 임화 시인은 일제강점기 이름을 날린 저항적인 시인. 1929년에 발표된 위의 시는 당시 일제 권력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을 그려냈다. 화자와 그의 누이동생, 그녀의 애인, 세 명이 등장한다. 애인은 감옥에서 추위에 떨며 나갈 날을 기다리고, 오빠와 누이동생은 권력의 감시망을 피하며 검은 골목으로 들어가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이란 조선의 해방을 도모하는, 그리하여 애인을 되찾기 위한 계획일 것이다. <문학평론가>

2025-08-17

임금님 밥상 먹고, 역사문화 옛길 한번 걸어볼까~

어느덧 처서. 뜨겁고 독한 더위는 조금씩 뒤걸음질 치고 있다. 남도의 여름은 유혹이 많다. 바다는 반짝이고, 산은 푸르며, 밥상은 넘친다. 여행자는 고민한다. 이번 여름, 어디로 갈까. 순천에서 시작해 부여, 공주, 부안을 잇는 길은 맛과 역사, 풍경과 발걸음을 모두 채워주는 여정이다. 맛 - 전라도의 참맛을 찾아 떠나는 순천여행 전라남도 순천은 예로부터 물자가 풍부한 지역이었다. 맑은 계곡이 흐르고 바다를 면하고 있어 살기 좋은 자연적 지형은 두루 갖춘 곳이다. 조선시대 때 순천은 산과 들에서 나는 각종 식재료를 비롯한 약재, 맛있는 제철 과일과 바다에서 거두는 해산물까지 약 28종의 다양한 농수산물을 나라에 바쳤다. 순천을 대표하는 요리를 선뜻 꼽을 수 없다. 것은 출중한 요리의 가짓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만 가지 재료를 조합하여 만 가지 반찬을 차려 내니 종류를 기억하기란 쉽지 않을 터. 올여름, 식도락 여행을 위해 순천을 찾았다면 수많은 선택의 폭에서 이것만 기억하자. 왕의 밥상을 받을 것인가? 스님의 밥상을 받을 것인가? 순천의 남도정식은 순천만 칠게요리와 미나리 떡갈비를 맛 볼 수 있고 식사 반찬이 무려 11가지나 된다. 동그란 소쿠리에, 반찬 접시를 빈틈없이 채운 밥상을 보면 군침이 절로 흐른다. 가성비도 좋다. 1인 1만5000원부터 시작하며 3만원을 넘지 않는다. 순천은 전국 꼬막 종패 생산량 약 70%를 차지 하는 꼬막의 고향이다. 이 꼬막 동네에는 색다른 꼬막 요리가 있으니, 일명 ‘꼬막장’이다. 간장을 베이스로 하지만 심심하면서도 감칠맛이 돈다. 임금의 밥상에 올린 산해진미도 즐길 수 있다. 고급 한정식을 선보이는 이곳에선 미식가들만 즐긴다는 홍어삼합이 다만 한두입 맛보는 반찬이다. 즉 모든 반찬이 귀한 요리와 같으니 천천히 음미하며 즐길 수 있다. 조계산에는 송광사와 선암사가 우리나라 불교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채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순천은 다양한 산사의 음식이 발달했다. 순천산사를 즐기기 전에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을 되새겨보자. 산사의 만찬은 더덕, 도라지, 연근, 두부, 머위 등 귀한 농산물이 그 주인 공이다. 건강한 재료들로 차렸으니 속도 부담 없다. 역사 - 배울 것 많은 가족여행지 부여 부여는 개성 강한 가족 구성원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 머리 맞대고 코스만 잘 짠다면 이번 가족여행 일기의 제목으로 ‘처음으로 다투지 않았던 여름 휴가’가 낙점될지도 모를 일이다. 궁남지는 올해 ‘한국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된 유서깊은 가족여행지로 이름이 높다. 낮에는 연꽃을, 밤에는 달빛이 반사된 연못에 취할 수있다. 신라시대 인공호수인 안압지보다 무려 40 여 년 먼저 만들어졌다. 궁남지의 형태에는 신선사상이 담겨 있다. 물론 신선사상이나 조경에 대한 관심 없이도 수양버들이 둘러싼 연못은 그저 무한히 아름 답게 보인다. 만개한 연꽃을 복작복작하게 즐기다가 연못 한가운데에 고요히 자리한 포룡 정을 바라보면 들뜬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기분이다. 퇴근길, 멀리 ‘우리 집’이 보이는 것같은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포룡정으로 향하는 좁고 긴 다리를 가족과 손잡고 건너면 어느새 한동안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도란도란 꽃피우고 있을 것이다. 궁남지는 연꽃이 개화하는 여름도 아름답지만, 눈이 하얗게 내려앉은 겨울이나 특유의 색을 뿜어내는 가을과 봄 또한 매력적이다. 성흥산성 끝자락에 자리한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는 그 모양 때문에 유명하다. 이 나무는 동글동글한 여느 나무와 달리 웬일인지 몇 군데 가지가 유독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온 독특한 모양이다. 특정 각도에서 보면 마치 하트모양을 닮아 ‘사랑나무’라 불린다. 하트 모양을 확인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 사진에 담아보는 것이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재미다. 여러 TV 드라마에도 이 아름다운 나무가 배경으로 담겼다고 한다.유명세를 차치하고서도 400년 된 생명을 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일이다. 이 오래된 나무 앞에서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가족을 떠올려보자. ‘네가 가고 싶은 대로 마음껏 뻗어나가 보렴.’ 제 마음대로 뻗어나간 가지는 뿌리로부터 들려오는 이 응원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내는 것만 같다. 이곳에서 하트 모양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해도 충분히 괜찮은 이유다. 문화 - 천년 문화의 고향 공주 공주는 구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는 문화유산의 도시다. 63년간 백제 도읍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충청감영이 있으며 동학농민혁명 4 대 전적지인 우금치를 비롯해 유관순, 백범 김구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는 곳이다. 공주의 마곡사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643년에 창건되어 1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 다. 이곳은 백범 김구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1896년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선생이 수감 중 탈옥하여 은거한 곳이 마곡사다. 출가 당시 삭발을 했던 터가 남아 있고,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며 거닐었을 길은 ‘솔바람 백범 명상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태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책코스와 트레킹 코스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산사의 평화로움과 잠시나마 번뇌를 내려놓게 해주는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인파로 북적이는 관광지의 한옥마을에 지쳤 다면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공주한옥마을로 가보자. 국립공주박물관, 송산리고분군과도 가까워 잠시 둘러보기에도 좋다. 숙박하지 않아도 백제놀이터, 족욕체험장, 북스테이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인절미 만들기, 백제 복식체험, 다도, 백제책 만들기, 국궁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또한 도보 20~30분 거리의 금강 변 고마나루 솔밭은 공주 10경 중하나로, SNS에서 사진 명소로 떠오른 곳이니 이곳에서 여행의 추억을 남겨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은 특히 금강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공산성 안 성곽 둘레길을 걸으면 공주의 구·신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이 간직한 오랜 역사만큼 얽혀 있는 이야기도 많으니 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는 것은 공산성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꿀팁. 근처에는 공주시 음식특화거리인 백미고을이 있어 여행자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공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밤파이, 밤음료도 맛볼 수 있다. 유구색동수국정원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변에 형형색색과 다양한 수국을 비롯한 수종을 심어 조성한 정원이다. 비용과 관리를 지역 시민이 맡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수국이 만개하는 시기는 6~7 월이지만 해바라기 등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가을에도 유구천의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트레킹 - 걸으면서 여름을 이기는 부안 전라북도 부안은 관광지로는 친숙한 곳이다. 깊고 울창한 변산, 기암괴석이 켜켜이 쌓인 채석강, 천년고찰내소사 등은 이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새로움이란 없을 것 같던 부안에서 청춘 영화 <변산>이 탄생했다. 영화 속 청춘들은 드넓은 갯벌에서 묵은 화해를 위한 질펀한 싸움을 벌이고 마을 뒷산에 주저앉아 어쩐지 슬프지만 언제나 빛나는 노을을 바라본다. 투박한 듯, 촌스러운 듯, 아름답다. 부안은 그런 곳이다. ‘마실길’은 부안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약 66km의 트레킹 코스가 변산반도 해변 쪽으로 나 있어 밀물 때는 힘찬 파도 소리를 듣게 되고 썰물 때는 직접 갯벌을 체험할 수도 있다. 서해 낙조의 황홀경은 덤이다. 마실길 코스 중 2코스인 노루목 상사화길은 변산해수욕장의 남단 움푹 파인 곳에 자리한 송포항에서 출발한다. 송포항선비마을을 거쳐 상사화군락지, 노리목고사포, 성천포구에 이르는 5.3km 정도의 길이며 1시간 15분걸린다. 철책 초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 조성된 상사화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꽃과 잎이 동시에 있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뜻을 지닌 상사화는 7월 말 개화해 8월에 만개한다. 3코스인 적벽강 노을길은 성천에서 출발해 부안의 빼어난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천 하섬 전망대에서 출발해 반월마을, 작은당사구, 적벽강, 채석강, 격포항까지 9.8km 의 길이다. 2시간 30분 걸린다. 변산해변의 적벽강은 붉은색 바위와 절벽이 어우러져 맑은 물에 붉은색이 비친다. 석양 무렵 바위가 햇빛을 받으면 진홍색으로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5코스는 갯바위 낚시터에 놓은 테크를 따라 걷는 낭만적인 길이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늘어진 모항해수욕장이 대표 구간이다. 송산농장산림수련원, 모항해수욕장., 갯벌체험장까지 이어진 5.4km 구간이며 1시간 20분걸린다. 썰물 때는 조개 캐기, 진흙 놀이 등 갯벌 체험도 가능해 어린아이를 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반길 만한 곳이다. 몽포해수욕장에서왕포마을에 이르는 6코스의 백미는 쌍계재아홉구비길. 오르막과 내리 막이 반복되지만 원시림과 같은 청정의 숲길을 거닐며 빽빽하게 자란 신우대가 휘어져 만들어낸 터널을 지나면 자연과 하나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6.5km이며 2시간 걸린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 45곳 선정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2025년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 45개소를 선정해 31일 발표했다.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121개 주민사업체가 참여했다.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 공동체가 숙박, 식음, 기념품, 여행, 체험 등의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사업으로, 2025년 7월 현재, 50개 기초지자체에서 193개의 주민사업체를 육성, 지원하고 있다. △여주를 대표하는 도예 문화를 기반으로 지역을 알리는 ‘오감(경기도 여주)‘ △자연방목형 목장에서 즐기는 생태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식회사꿈꾸는목장(강원도 태백)’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런케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인 ’다시,정읍(전북 정읍)‘ △지역 특산물인 ’설도복숭아‘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복사꽃길청년들(경남 함양)‘ 등 지역색을 부각한 매력적인 관광사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신규 주민사업체 중 20개소는 △경기도 여주 △강원도 태백 △충남 당진 △전북 정읍 △경남 함양군 등 관광두레를 처음 시작하는 지역에서 선정됐다. 주민사업체의 사업 분야는 ’체험‘이 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식음(22%), 기념품(18%), 여행(7%), 숙박(4%)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공사는 최종 선정된 신규 주민사업체에 앞으로 최대 5년간 교육, 컨설팅, 법률 및 세무 상담 등의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이다. 공사 이영근 관광기업지원실장은 “관광두레를 기반으로 진정한 로컬 매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공사는 주민사업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지역 대표 관광사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바가지·불친절·위생논란'…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유명관광지의 바가지, 불친절, 위생논란이 화제가 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해양관광도시로 유명한 여수의 한 리조트형 호텔에서 걸레 수건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객실에 있는 수건으로 아이를 닦아주고 보니 ‘걸레’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는 이용자의 경험담이 담긴 게시물에는 이 호텔이나 여수에 대한 불만족 사례를 공유하는 댓글도 잇따랐다. 이에 앞서 여수는 맛집을 소개하려는 유튜버가 홀로 식사하는 사이 “빨리 먹으라”고 면박한 유명 식당의 영상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강원 속초시 대표 포장마차촌 ‘오징어 난전’에서도 여수와 비슷한 불친절 사례가 화제가 됐다. 지난 6월26일 한 여성 유튜버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당일치기 속초 오징어 난전 혼술, 그런데 많이 마쉽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A씨는 바다가 보이는 가게 바깥 자리에 홀로 앉아 오징어회 2마리와 오징어 통찜 1마리, 소주 1병을 주문했다. 오징어회가 나온 지 10분 뒤쯤 종업원은 A씨에게 “이 아가씨야, 여기서(안쪽에서) 먹으면 안 되겠니?”라고 말한 뒤 사라지는 모습이 비쳐졌다. A씨는 당시 매장에 빈자리가 많은 상황이었기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징어 통찜이 제공된 뒤 2분가량 지났을 때 종업원은 “아가씨 (음식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오면 안 돼?” “빨리 잡숴” “너무 오래 있네” 라며 재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울릉도의 한 식당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여행 유튜버 ‘꾸준’은 지난 19일 올린 ‘울릉도는 원래 이런 곳인가요? 처음 갔는데 많이 당황스럽네요’ 영상에서 1인분 120g에 1만5000원인 삼겹살 2인분을 시켰는데 비계의 양이 고기보다 많은 삼겹살 두 덩이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조회수 280만여회를 기록한 해당 영상에는 “찌개용도 저렇게는 안 먹겠다. 불판 코팅용으로 쓰는걸”(네이버 이용자 cbro***), “저거는 고기를 굽기 전에 불판 기름칠하는 비계덩이 아닌가요?”(happ***) 등의 분노성 댓글이 쏟아졌다. 식당주인은 직원이 고기를 내놓는 과정에서 삼겹살 용이 아닌 고기를 내놓으면서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삼겹살 파동이 일어난지 며칠 후 또 다른 유튜버가 택시 바가지 요금을 고발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유튜버는 울릉군 북면의 한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서면에 위치한 식육식당으로 이동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목적지 거리는 17km였고 택시 요금은 2만3000원으로 예상됐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택시기사는 5만 원이 넘는 요금을 요구했다. 택시에서 내린 유튜버는 “택시기사가 (앱의 경로와) 반대로 가더라”며 “반대로 가는 게 절대 더 빠를 수가 없다. 앱으로 봤을 때 2만3000원 나온다고 했는데 5만 원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는 “유명관광지에서 지속적으로 불친절, 바가지 사례가 적발되는 것은 재방문객보다 첫방문이나 단기체류객의 비중이 높아서 상인입장에서 단기 이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방문 후기, 기반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고 제주의 경우처럼 착한가게 인증제를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주문했다. 나 대표는 또 “가격을 표준화하고 부당 요금을 적발하면 과태료 뿐만 아니라 영업정지 등 강력제재를 하는 한편 친절업소와 정찰제를 지닌 업소에는 세금 감면이나 홍보혜택을 주는 정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이 가장 중요한 원인”

부비동은 얼굴 뼈 안에 들어있는 공간으로 좌우 각 5개씩을 가지며, 이들 부비동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부비동염이라 합니다. 뺨부위의 상악동, 눈 주위의 사골동, 이마 부위의 전두동과 머리 중심부에 접형동이 위치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부비동의 기능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음성의 공명에 관여하거나, 호흡 시 공기를 데워주고 습도를 조절해주거나, 재채기 등으로 발생된 비강내의 압력변화의 완충기능을 하며,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뇌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 등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감기)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그 외 알레르기, 치아감염, 외상, 수영, 악안면기형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의 생활환경에서 급격한 기온과 습도의 변화, 대기오염, 비위생적인 생활환경, 비타민 등의 영양장애도 원인이 되며, 부모가 부비동염을 가진 경우 우성 유전적 소질을 가지고 있어 자녀 부비동염의 과반수에서는 자연치유가 어렵다고 합니다. 만성 부비동염은 급성기와는 달리 전신 무력감이나 눈 주위의 부종, 안면통 등은 잘 보이지 않고 콧물, 코막힘, 후각장애, 만성두통, 후비루 등을 주증상으로 나타나 자각증상이 급성기보다 약한 것이 특징입니다. 진단방법으로는 과거 단순 방사선 촬영을 주로 사용했으나 그 정확성에 한계가 있어 현재는 부비동 전산화 단층촬영(CT)을 이용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 내부 구조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부비동염의 진단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됐으며,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전산화 단층촬영은 필수적인 검사가 되었습니다. 그 외 내시경이나 비경을 이용한 이학적 검사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 대부분 항생제와 점막 수축제 등을 2주 정도 사용해 비강 점막의 부종을 완화시켜 비강의 정상적 생리기능을 회복시켜줌으로써 치료를 도모하고,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는 일차적으로 광범위 항생제를 4-6주 사용해 치료를 시도하게 됩니다. 효과가 없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과거에는 광범위 수술적 근치술을 사용하였으나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였고 합병증이 자주 발생해 최근 부비동 내시경수술이 보급돼 현재 대부분의 부비동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수술은 비강 내 점막손상을 최소화를 목적으로 개발된 미세절삭기가 사용되어 환자들의 고통과 출혈을 크게 줄이면서 수술의 결과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비동염은 상기도 감염이 있는 경우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상기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위생에 주의해야 하며 상기도 감염이 있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 만성질환이 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여야 할 것 입니다. /김창균 가톨릭이비인후과 원장

2025-08-11

“의사의 자리는 병원과 수술실에 있다”

황일우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지난 9일 94세를 일기로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 황 교수는 전 경북대병원장, 전 대한외과학회 회장, 대구적십자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1931년 일제강점기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3세 때 경남 진주로 이사해 진주소학교를 졸업했다. 1949년 제1회 대학입학자격검정고시에 합격했으나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미루고 중학교 임시교사로 근무했다. 1950년 대구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한국전쟁 발발로 휴교를 맞아 공군 위생하사관으로 복무했다. 1952년 경북의대에 복학해 1958년 졸업했으며, 외과학교실 무급 조교로 출발해 레지던트를 거쳐 1968년 전임강사로 임용됐다. 1976년부터 1994년까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임한 그는, 주임교수로서 모든 수술을 직접 주관할 수 있었음에도 의학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과감히 분과제를 도입했다. 소아외과(장수일), 유방갑상선외과(이영하), 간담췌외과(윤영국), 대장항문외과(전수한), 위암·위장관외과(유완식), 혈관외과(김영욱) 등 지금의 6개 전문분과 체계를 정착시켜 경북대병원 외과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임상 연구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위·십이지장 소화성궤양, 소장폐색증, 외과적 갑상선질환, 비장 손상, 회장종말부 천공성복막염 등 다양한 주제로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74년 WHO 면역학연구소에서 장기이식면역학을 연구한 뒤 국내 최초로 간겸자를 이용한 간엽절제술을 연속 3례 성공시켰고, 1981년 비수도권 최초 신장이식 수술 성공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1987년 경북대병원장에 임명됐으나, 행정보다 환자 진료와 교육에 전념하겠다며 4개월 만에 사임했다. 고 황 교수는 “의사의 자리는 병원과 수술실에 있다”고 했다. 이후에도 1991년 대한대장항문병학회 회장, 1995년 대한외과학회 회장을 맡아 학회 발전에 힘썼다. 1997년 외과학교실 첫 정년퇴임 교수로 명예롭게 교단을 떠난 뒤에도 대구적십자병원장으로 3년간 봉직하며 환자 곁을 지켰다. 그는 연구와 수술, 교육을 병행하며도 환자 앞에서는 결코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은퇴 후에도 건강을 유지하며 진료 현장을 찾았고, 후학들에게는 “환자가 먼저”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제자들은 “황 교수님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의사의 존재 이유라는 점을 몸소 보여준 분”이라고 회고했다. 유족으로는 황윤진(경북대 의대 명예교수)·윤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씨, 며느리 김숙영(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이미경(랩지노믹스 진단검사의학과의원 원장) 씨가 있다. 손녀 황문주 대구의료원 내과과장, 손자 황정필 계명대 동산병원 내과 전임의가 있다. 빈소는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장례식장 특2호(053-650-4444)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국립영천호국원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11

합병증 등 예방관리 제도

<문> 일하다가 팔을 다쳐 산재로 치료받은 후 장해 12급 결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직장에 복귀하더라도 팔을 주로 쓰는 일인데 통증이 남아 있어 걱정이 됩니다. 이럴 때 공단에서 도움 받을 방법이 있나요? <답> 네. ‘합병증 등 예방관리 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업무상 재해로 요양을 종결한 산재근로자가 요양 종결 후에도 상병 또는 장해의 특성으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그 후유증상으로 인해 합병증이 발병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관찰과 간단한 의학적 처치 등을 통해 증상의 악화 또는 합병증의 예방을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문> 합병증 예방관리 대상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답> 증상별로 일정 기준 장해등급 이상일 때 대상이 되며, 보통 대상 결정 방법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① 장해급여를 청구할 때 공단이 합병증 예방관리 필요 여부를 심사해 직권으로 결정합니다. ② ‘합병증 예방관리 신청서’를 접수하면 우선 최종 장해등급 결정 시 제출된 장해진단서를 근거로 증상별 진료기준에 따라 공단 자문의사 자문, 자문의사회의 심의를 통해 의학적 필요성을 검토해 결정합니다. <문> 그러면 합병증 등 예방관리로 언제까지,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답> 증상별로 진료기간(1년 혹은 2년) 및 관리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진료는 통원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의료기관에서 행하는 진찰, 약제, 처치, 기타 필요한 의학적 조치 등이 해당됩니다. 다만, 장해급여를 받은 자(이미 증상이 고정된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산재요양기간 중의 적극적인 치료와는 관리범위에 차이가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