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판석
바람 속에는
수많은 말들이 떠다닌다
옹알이하는 말부터
어른 된 술주정 서린 말
뒤돌아보는 말보다
바람처럼 앞으로 나가자는 말들이
멈추지 않고 떠다닌다
그중 빛 한 줄기
사랑한다는 말 하나 떠나지 않고
허공 높이 떠
지상의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바람 속 어두운 밤
별처럼
….
바람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든 이들의 삶을 어루만졌을 터, 위의 시에 따르면 바람은 아기의 옹알이에서부터 어른의 술주정까지 바람은 자신 속에 담아놓고 있다. 하지만 바람을 맞는 이에게 바람이 건네주는 말들 중 “앞으로 나가자는 말들이” 가장 몸에 와 닿지 않을까. 그때 바람은 밤하늘의 별이 내리는 빛과 어울린다. “사랑하는 말을” 내려주는 빛과. 그래서 밤바람을 맞으러 우리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