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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만성 스트레스에서 뇌세포 보호하는 유전자 세계 최초 규명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6-02 13:48 게재일 2026-06-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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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운 교수팀, 만성 스트레스성 뇌 질환 제어하는 ‘p53’ 유전자의 새로운 역할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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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DGIST 뇌과학과 유성운 교수, 정성희 박사, 정현정 박사./ DGIST 제공

DGIST 뇌과학과 유성운 교수 연구팀이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 속 신경줄기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새로운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암 억제 유전자로 잘 알려진 ‘p53’이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에서는 오히려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가포식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오토파지(Autophagy)’에 게재됐다.

만성 스트레스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비롯해 각종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만성 스트레스가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줄기세포에 ‘자가포식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과정의 핵심 조절 인자가 p53이라는 점을 새롭게 밝혀냈다. p53은 일반적으로 손상된 세포를 제거해 암 발생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세포 사멸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에서는 자가포식 개시 복합체의 작용을 억제해 세포의 죽음을 막는 ‘생존 인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연구팀이 신경줄기세포에서만 p53을 제거한 실험쥐를 관찰한 결과, 만성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크게 증가했다. 신경줄기세포가 빠르게 사멸했으며 기억력 저하와 우울·불안 행동도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트레스 호르몬에 노출된 신경줄기세포 내부에서 자가포식 핵심 단백질인 ‘LC3’가 p53과 결합해 p53을 분해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p53이 사라지면서 세포는 과도한 자가포식 상태에 빠져 결국 사멸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p53을 활성화하는 항암제 ‘RITA’를 저용량 투여한 결과, LC3와 p53의 결합이 차단돼 p53 분해가 억제됐다. 이에 따라 만성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신경줄기세포 사멸이 감소했고 인지기능 저하와 우울·불안 행동 역시 예방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바탕으로 RITA의 항우울 효능에 대한 국내 및 미국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연구진은 p53 분해를 막는 새로운 접근법이 기존 항우울제와 차별화된 정신질환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성운 교수는 “죽음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p53이 해마신경줄기세포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는 점을 처음 입증했다”며 “p53 분해를 억제하는 전략은 새로운 개념의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DGIST 뇌과학과 정성희 박사와 정현정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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