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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 않은 물, 어떻게 움직일까?”⋯과학적 미스터리 풀었다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1-07 13:39 게재일 2026-01-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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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이미지. /포항공과대학교 제공

영하 45도에서도 얼지 않은 물은 어떻게 움직일까. 수십 년간 이론으로만 제기돼 온 ‘극저온 물의 움직임 변화’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포항공과대학교는 화학과 김경환 교수 연구팀이 스웨덴 스톡홀름대 앤더스 닐슨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얼지 않은 영하 45도의 물에서 온도에 따라 ‘끈적임(점도)’의 거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관측했다고 7일 밝혔다. 

물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점도가 커져 흐르기 어려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꿀이 차가워질수록 잘 흐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물 역시 영하 45도에 이르면 점도가 무한히 커져 사실상 움직임이 멈출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는 물이 지닌 다른 특이한 성질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약 30년 전부터 특정 온도에서 점도 거동이 달라질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돼 왔다.

문제는 검증이었다. 물은 영하 수십 도에 이르면 순식간에 얼어붙기 때문에 얼기 직전 상태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진공 상태에서 물이 빠르게 증발하며 열을 빼앗기는 현상을 이용해 극히 짧은 순간 동안만 존재하는 ‘얼지 않은 영하 45도의 물’을 구현했다. 여기에 태양보다 수십억 배 밝은 빛으로 분자 움직임을 10조분의 1초 단위까지 포착할 수 있는 X선 자유전자레이저를 활용해 극저온 상태의 물 분자 움직임을 직접 추적했다.

그 결과 물은 영하 40도 부근에서 점도의 증가 방식이 바뀌는 ‘전이점’을 보였다. 물이 영하 45도에서 무한히 끈적해지며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메커니즘으로 움직임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처음 입증된 것이다.

김경환 교수는 “그동안 실험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영역에서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물에 관한 남아 있는 여러 과학적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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