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부터 지역구 공천 후보자 면접을 시작했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는 이날 보수의 텃밭인 대구시장에 출마한 예비후보 면접이 진행됐다. 모두 각자의 포부와 강점을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어필했다.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당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나 넥타이 등을 착용하고 당사에 도착했다. 이들은 경쟁후보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건넨 후 준비한 서류를 꺼내 읽거나 주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실제 면접 전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과 유영하(대구 달서갑) 의원은 대기실에서 면접 순서를 놓고 “내가 젤 처음이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유영하) “면접 순서 맨 꼴찌네”(추경호)라는 뼈 있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김한구·이진숙 예비후보는 책상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며 차분하게 면접을 준비하고 있었다.
면접이 시작되면서 예비후보들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면접은 3인 1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기소개’와 함께 ‘취임 후 100일 동안 추진할 정책’을 설명하는 3분 정책 PT,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1조에는 김한구 전 현대차 노조 대의원, 유영하·윤재옥(대구 달서을), 2조에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3조에는 추경호·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의원, 홍석준 전 의원이 배정됐다.
면접을 본 예비후보들은 대구시 발전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1조에서 면접을 본 윤재옥 의원은 “대구를 위한 실용적 도구가 되어 현안을 확실히 해결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평소 대구를 위한 진정성을 잘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영하 의원은 “구호에 그치는 정치는 그만해야 할 때”라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어떤 시기에 해야 할지 충분히 설명해 드렸다”고 했다.
추경호 의원은 “당선된다면 단기적으로 대구경제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바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돌입하겠다는 구상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최은석 의원은 “산업과 기업을 혁신시켜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해 대구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5선의 주호영 의원에게는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다. ‘온갖 경력을 거쳤고 오래 했는데 세대교체에 앞장설 용의가 없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저는 경력이 많다는 것은 곧 경륜이며 청년과 노장년층이 조화돼야 하고, 일본·미국·중국 등지의 정치지도자들도 연령대가 높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내란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려 할 텐데 거기서 자유로운 사람이 후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는 내란 프레임에 갇힐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예비후보를 겨냥하는 동시에 자신이 바로 ‘대구시장 적임자’라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취재진 앞에서 면접 내용 등의 설명을 끝낸 후 추경호 의원과 최은석 의원은 ‘자신이 더 대구시장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한 긋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인 추 의원이 “경제전문가 추경호가 해내겠다”고 하자, 곧바로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 출신인 최은석 의원은 “실물경제 전문가 최은석이 해내겠다”고 했다.
원외 예비후보들은 대구 현역의원과 홍준표 전 시장을 비판하며 자신을 부각시켰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신청자 중 현역이 무려 다섯 분이나 계시지만 시민이 제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건 대구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뜻”이라며 “저의 강점은 추진력이다. 어떠한 저항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할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석준 전 의원은 “전임 시장이 시민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며 “소통과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이번에 출마 선언을 한 현역 의원님들 대부분 서울 강남에 자가를 소유하고 대구에선 임대로 산다”고 지적했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대의원 출신인 김한구 씨도 “저는 노조 대의원 출신으로 평소 국민의힘과는 결이 다르다. 대구 시민이 현 정치 상태에 대해 상당히 피곤해하고 식상해한다”고 대구 정치권을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11일 오후 경북지사·포항시장, 13일 대구 달서구청장 예비후보자에 대한 공천 면접을 실시한다. 공관위는 △직무역량 △당 정체성 △도덕성 △확장성 등 4가지 핵심 항목 중심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공관위는 공천 면접이 마무리되는 이번주 컷오프 및 예비 경선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 공관위 한 관계자는 “예비 경선 등 선거운동 일정을 고려해 이번주 예비 경선 후보자를 발표할 계획”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일부 지역은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남·고세리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