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채권 2000억달러 규모 매입 지시·기관투자가 주택 매입 제한 카드 꺼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택 가격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동시에 낮추기 위한 전방위 정책에 나섰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부담 완화를 핵심 정치 의제로 부각시키며 ‘주거비 안정’을 정조준한 행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해 2000억달러(약 290조8400억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증권(MBS) 매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실행 주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구매 비용을 낮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1기 행정부 시절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민영화를 미룬 결정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두 기관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했고, 이를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두 기관이 상장(IPO)에 나설 경우 합산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주택 수요 측면에서는 대형 기관투자가의 단독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초강수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SNS를 통해 블랙스톤 등 대형 투자기관의 추가적인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제화를 위해 의회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이 같은 발언 직후 미 증시에서는 관련 종목이 직격탄을 맞았다. 블랙스톤 주가는 하루 만에 6% 하락했고,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주택 임대형 리츠(REIT) 종목들도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단독주택 임대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위축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 국정 연설에서도 “새해에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주택 개혁안을 내놓겠다”며 주거비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주택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고금리와 공급 부족, 투자 수요를 동시에 지목하며 모기지 금리 인하를 위해 연방준비제도(FRB)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대규모 MBS 매입이 실제로 모기지 금리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불확실한 데다, 기관투자가 규제가 주택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재정 여력 제약 속에서 근본적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정책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유권자의 최대 불만 요인으로 부상한 만큼, 주택 가격 안정이 향후 미 정치·금융시장 모두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