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상급지 선행, 외곽 구축 후행 구조 반복⋯“지금은 후행 구간 초입”
최근 대구 아파트 시장에서 고가·상급지 아파트 가격은 반등 조짐을 보이는 반면, 외곽과 중저가 아파트는 회복 속도가 더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똘똘한 한 채 선호’나 수요 심리 변화로 해석되지만,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을 공급 구조, 특히 ‘공급 위치 변화’에서 원인을 찾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일 부동산 시장 분석서 ‘부동산 전환점을 읽는 기술’의 저자 서재성씨는 “대구 아파트 시장은 과거 사이클에서도 고가·상급지 아파트가 먼저 반등하고, 외곽·중저가 아파트가 뒤따르는 흐름을 반복해 왔다”며 “최근의 양극화 역시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기존에 반복돼 온 구조가 다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저자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2015~2018년 대구는 도심과 외곽 택지지구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비교적 고르게 분산됐던 시기였다. 외곽 지역에도 2~3억 원대 신축 아파트가 다수 공급되면서 수요가 자연스럽게 분산됐고, 가격대별로 순차적인 반등이 가능했다.
반면 2022년 이후 신규 공급은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도심에 집중됐고,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 등 핵심 교통축을 따라 고가 주택 위주로 재편됐다. 공급 자체가 4·5분위 가격대에 형성되면서 수요 역시 신축 상급지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서 저자는 “만약 최근에도 외곽 지역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축 공급이 충분했다면, 외곽과 중저가 아파트 역시 지금보다 이른 시점에 반등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특정 계층의 선호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신축을 선택하려는 보편적 주거 성향과 공급 구조가 맞지 않았던 결과”라고 진단했다.
외곽 구축 아파트에 대한 시각도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도심과 상급지가 먼저 움직이고 외곽 구축이 뒤따르는 흐름은 대구 시장에서 반복돼 온 전형적인 반응 순서”라며 “외곽이 외면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순서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외곽 구축 아파트에서도 거래량 바닥 통과, 가격 하락폭 축소, 급매 소진 이후 호가 회복 시도 등 후행 자산의 초기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공급 전망과 관련해서는 “외곽 대규모 택지 조성이 쉽지 않은 만큼, 신규 공급은 당분간 도심 재개발·재건축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군위군 일대나 군부대 이전 부지 등 제한적인 예외를 제외하면 공급 구조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재성 저자는 “지금의 대구 아파트 시장은 선호되는 곳만 오르는 시장이 아니라, 공급 위치 변화로 반등의 순서가 나뉜 시장”이라며 “안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아직 차례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