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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출생아 수는 늘고 있는데⋯정작 분만 의료기관은 급감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12-29 16:54 게재일 2025-12-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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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가 작년 7월 이래 16개월째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공개한 '2025년 10월 인구동향' 보고서를 보면 10월 출생아 수는 2만 1958명으로 1년 전보다 532명(2.5%) 증가했다. 지난 6일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의 출생아 수가 반등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분만 의료기관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네에서 분만을 맡아오던 의원급 산부인과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지역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국의 분만 가능 요양기관은 445개로, 2014년 675개에 비해 34.1% 감소했다.

이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의원급 산부인과였다. 분만이 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2014년 376개에서 지난해 178개로 10년 새 52.7%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분만 가능 의료기관 감소 폭은 대구가 가장 컸다. 대구는 2014년 38개였던 분만 가능 의료기관이 지난해 19개로 절반 이상 줄어 50%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어 대전이 31개에서 16개로 48.4% 감소했고, 전북은 34개에서 20개로 41.2% 줄었다.

분만 인프라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지만 출생아 수는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의 출생아 수는 작년 들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대구의 출생아 수는 1만 100명, 경북은 1만 3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까지 이어졌던 감소 흐름이 멈추고 반등한 것이다.

통계청의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 역시 상승했다. 대구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년 0.70명보다 0.05명 늘었고, 경북은 0.90명으로 전년 0.86명 대비 0.04명 증가했다. 

전국 출생아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3만 8300명으로 전년보다 8300명(3.6%) 늘었다. 이는 2012년 이후 12년 만에 나타난 증가세다. 합계출산율 역시 0.75명으로 전년 0.72명보다 0.03명 높아지며,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했다.

의료계는 출생아 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분만 의료기관이 줄어드는 배경으로 저수가 구조와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 의정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을 꼽았다.

지역의 한 산부인과 병원 관계자는 “출산율이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지만 산부인과 경영 환경은 여전히 어렵다”며 “규모가 큰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최일선에서 분만을 담당해 온 의원급 산부인과부터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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