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상·중순 총선 유력···‘강한 경제·적극 재정’ 신임 묻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월 23일 소집 예정인 정기국회 초반에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은 2월 상·중순 실시가 유력하다. 높은 내각 지지율을 발판으로 조기 신임을 받아 정권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정기국회 개회 직후 중의원 해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거 일정으로는 ‘1월 27일 공시-2월 8일 투·개표’, ‘2월 3일 공시-2월 15일 투·개표’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한 경제’와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기치로 내건 경제 정책에 대해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2025년도 보정예산은 일반회계 기준 18조엔을 넘어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다. 정부는 전략적 재정 투입을 통해 국내 산업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성장 전략과 함께, 국가 경쟁력에 직결되는 분야에 대한 ‘위기관리 투자’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헌법 개정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연립정권 합의서에서 긴급사태 조항 신설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마련해 2026년도 중 국회 제출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조기 해산론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높은 내각 지지율이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71%, 12월에는 73%를 기록하며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199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유신회와 합쳐 233석으로 과반(233석)을 간신히 회복했다. 하지만 참의원에서는 소수 여당 상태가 이어지는 ‘비틀린 국회’가 지속되고 있다. 자민당은 2026년도 예산안의 조기 통과를 위해 국민민주당의 협조를 확보했지만, 연립 참여에는 노동계의 반대가 거세 불안정한 국회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대만 유사시 발언을 계기로 중국의 대일 경제 압박이 거세진 점도 정권 안정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승리를 통해 정치적 구심력을 높이고, 악화된 중·일 관계에 대응할 수 있는 외교·안보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으로 전해졌다.
정기국회 소집일에는 통상 개회식과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이 열리지만, 소집일 해산이 이뤄질 경우 연설은 생략된다. 국회 소집일 해산은 1966년, 1986년, 1996년, 2017년 등 네 차례뿐이다. 이번에도 해산이 단행되면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첫 시정방침 연설은 무산된다.
다만 물가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내각 기조와의 정합성 논란, 예산 심의 차질 가능성, 야권의 반발 등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내각 지지율이 곧바로 투표 행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신중론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는 현 시점을 승부처로 보고, 조기 총선 카드로 정권 기반을 안정시키려는 전략적 결단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