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군민 삶 모든 단계 든든하게 뒷받침… 중단없는 도전 계속

을사년 새해가 시작됐다. 희망찬 새해지만 그만큼 걱정도 많은 새해다. 예천군은 2023년 수해의 아픔을 극복하고 역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2024년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 등 50개의 기관상을 수상하며, 평생학습도시 지정,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에 이어 환경부 그린시티 선정까지 행정 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예천군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에도 경제와 문화, 복지 전반에서 중단없는 도전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새해 신년사를 통해 “살기 좋은 곳은 아이를 낳아 키우고, 교육하고, 일하고, 건강을 돌보며, 노후를 즐기는 모든 단계가 충실한 곳”이라며 “군민들의 삶 모든 단계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 산업 및 안전도시 기반 조성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문면 신월리 일대 제3농공단지를 곧 착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량기업을 적극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신도시에는 경북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준공에 맞춰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를 유치해 창업과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향후 지식첨단 산업단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예천군은 이상기후는 매년 반복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과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사업 등 관련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며 주민 안전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적극 추진한다. 군은 신도시와 원도심의 균형발전을 위해 물놀이장, 캠핑장, 파크골프장을 갖춘 패밀리파크와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을 마무리하고, 송평천을 수변공원으로 변환하여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또 신도시 주차타워를 조성하고 외곽도로를 개설해 교통흐름을 개선하고, 종산교차로에서 진호국제양궁장을 연결하는 도로를 증설해 원도심과 신도시간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 농업혁신 특히 농업분야의 새로운 동력이 될 지보면 매창리 일대의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 조성에 속도를 높인다. 2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곤충 양잠산업 거점단지는 미래 먹거리인 곤충산업을 선도하며 지역 농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와 임대형 수직농장은 청년 농업인 유입을 촉진해 농업의 첨단화를 주도한다. □ 관광 활성화 관광, 축제, 스포츠를 통해 예천을 방문하는 유동인구를 대폭 늘려 지역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활축제, 곤충축제, 삼강주막나루터축제, 봄꽃축제, 농산물축제 등 계절별로 특색있는 축제를 개최하고 회룡포와 삼강문화단지, 석송령과 박물관 그리고 곤충생태원의 관광 활성화를 도모한다. 예천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경유 할 수 있도록 원도심의 개심사지역사공원과 남산공원, 폐철도 부지를 명품 관광공원으로 조성하고, 신도시에는 중앙호수공원과 패밀리파크가 경북도립미술관과 함께 관광 명소가 되도록 조성한다. □ 명품 교육도시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한 명품 교육도시로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하고 아이돌봄센터, 공동육아 나눔터 등을 통해 보육의 부담을 줄이고 아이사랑안심케어센터와 복합커뮤니티센터 그리고 패밀리파크의 운영 내실화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미래교육지구 사업과 교육발전 특구사업으로 지역의 교육여건도 대폭 개선에 나선다. 우선 교육발전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지역의 모든 기관과 주민들이 교육문제를 함게 고민하고, 학교와 교사가 존중받고 정성스럽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고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청소년 학력신장 거점시설을 조성해 학생들의 방과 후 학습과 특기 적성활동을 지원하고 원어민 영어학습과 해외연수의 기회도 부여한다. 아울러 학력신장뿐만 아니라 경북형클라우드센터와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 등 지역산업과 연계된 교육체계를 활성화해 우수인재의 지역 정착을 유도할 계획이다. □ 인구소멸 위기 극복 저출생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5년부터 관계인구 활성화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 이 사업은 단순한 인구유입과 출산 유도를 넘어 관계인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관계인구 활성화 사례를 연구하고, 관련 도서를 직원들에게 추천하며 강연을 통해 정책 구체화를 위한 발판을 다져왔다. 먼저, 육상과 양궁 종목을 중심으로 집적된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포츠마케팅이 활성화되어 있는 예천군에서 대한육상연맹 육상교육센터, 양궁훈련센터에 이어 e스포츠 국가대표 훈련센터를 조성하고, 파크골프와 같은 생활스포츠를 포함해 다양한 대회를 적극 유치함으로써 파생되는 관계인구 확보에 적극 나선다. □ 평생행복도시 실현 평생행복도시 예천을 위해 2025년 새해에는 ‘군민 모두가 행복한 평생 행복도시 예천’을 목표로 끊임없는 도전과 적극행정을 이어나간다. 온종일 돌봄사업을 통해 아이들을 위한 양질의 돌봄체계를 구축하고, 명품교육도시 사업과 함께 운영해 육아와 교육비 부담을 대폭 줄여나갈 방침이다. 예천경찰서 부지에는 새롭게 예천군 종합복지관을 건립하고, 시니어클럽, 노인 일자리, 어르신 교육지원 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이 지역에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1-02

50여 점포에 반찬가게·분식점이 절반 ‘상도동의 부엌’ 별칭

보통 전통시장의 상권 형성과 특징은 주변 환경, 입지적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도축장 주변 시장에 돼지국밥집이 성행하고, 큰 공장이 있는 곳에 식당, 주점이 번창하는 원리다. 보통 도심에 시장이 들어섰다면 대부분 주변 주택가 주민들의 외식 장소나 생필품 공급처로 기능한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통념에서 크게 벗어난 곳이 있으니, 바로 오늘 소개할 남부종합시장이다. 상도동 일대에 들어선 남부시장은 점포 50여 곳의 도심 미니시장이다. 당연히 인근 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한 식료, 생활용품, 식당, 잡화점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전체 상가의 절반 정도가 반찬가게, 분식점이었고 나머지도 식재료 관련 숍이 대부분이었다. 진열대마다 가득 쌓여 있는 반찬들이 시장의 정체성을 잘 설명하고 있었다. 단일 업종이 시장 점포의 절반을 넘는 경우는 전국적으로도 사례가 드물다고 한다. ‘상도동의 부엌’‘대도동의 주방’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남부시장을 돌아봤다. ◆1970∼80년대 상도동 일대는 갈대밭 무성 포항 도심에 전통시장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 갑작스런 인구의 증가와 국민 소득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남부시장의 설립연도는 1989년으로 대체로 이 시기와 일치한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이런 ‘일반 등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1980년대 상도동은 미개발 지역으로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니었다. 1970~80년대 이 일대는 형산강변의 늪지, 억새 숲이 무성하던 뻘밭이었다고 한다. 황무지처럼 방치되던 이 일대에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이 들어서며 차츰 교통의 거점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1989년 근처에 대왕예식장(지금은 없어짐)이 들어서며 상도동 일대는 포항 남부의 교통, 상업지역으로 변신을 거듭해 갔다. 그러니까 남부시장은 1980년대 주민들 필요에 의해 들어선 행정시장, 관(官)주도 시장이 아니라 상인들 스스로 골목상권을 일으켜 도시와 함께 성장한 자립형 시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때마침 주변에 ‘쌍사’(쌍용사거리) ‘빠사’(빠리바게트 사거리) 같은 번화가들이 들어서며 시장 주변은 주점·음식점, 유흥거리, 젊음의 거리로 변모해 갔다. 상인회 임종진 회장은 “1980년대 도심 주변의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이렇게 번화한 상가가 들어섰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며 “시장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들이 없음에도 일찍부터 상업의 요지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이 지역이 포항의 남북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교통의 요지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89년 상도동 생필품 공급시장으로 출발 남구 상공로 220에 포항상공회의소가 들어선 것은 1984년. 당시 포항시는 건물 앞을 지나가는 도로에 특별히 ‘상공로’라는 이름을 따로 붙여 지역 상공업의 발전을 염원했다. 그 기원에 부응해서인지 상공회의소 일대는 상업지대로 크게 번창했고, 그 위세를 업고 남부시장이 들어서게 됐다. 초창기 시장에는 채소, 생선, 정육점, 옷·신발가게, 분식집, 잡화점 등 생활용품 위주로 점포가 구성됐다. 시장 주변에 터미널, 예식장, 시장이 들어서면서 상도동 일대에 아파트 단지와 학교, 관공서, 금융기관들이 들어서며 상권도 확장됐다. 먼저 상대동행정복지센터, 대한노인회포항시지회, KBS포항방송국, 포항시대도관, 시립영암도서관 포항실버카페, 포항종합사회복지관, 농협, 신흥초등학교, 상도중학교, 대도중학교 등 각급 학교, 관공서들이 들어섰다. 각종 관청의 입지로 거주, 생활 여건이 좋아지면서 아파트들도 줄지어 입주를 시작했다. 현림VIP맨션, 상도신성펠리스, 명성대도타운, 동해삼미아파트, 홍안빌라, 청운아파트, 대흥빌라, 아이팰리스 1·2차, 민들레아파트, 상도 2차 세미아트리움 등이 시차를 달리하며 둥지를 틀었다. 남부시장 상가는 50여 곳에 불과하지만 시장 주변의 가로(街路) 상권도 상당히 활성화돼 있는 편이다. 시장 주변 200여 점포들은 시장과 상권을 공유하며 활발하게 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남쪽으로 600여m 거리엔 남구청, 포항종합운동장, 차량등록사업소, 포항문화예술회관, 뱃머리마을문화숲 등 남구청 행정관서들이 두텁게 포진해 있어 시장의 주요 고객 및 단골층을 형성하고 있다. ◆핵가족, 1인가족 시대 맞는 반찬세트 개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십여 년 전 서너집이 반찬 가게를 시작했는데 장사가 잘 되니까 주변 여러 점포들이 따라 하면서 골목이 형성된 것 같습니다.” 임 회장은 반찬거리 형성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시장을 다녀간 블로거, 시민들은 다양한 후기를 남겨 놓았는데, 이런 기록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찬 가게들의 성공 이유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블로거들이 주목한 건 소량 다품종 세트의 개발과 저렴한 가격. 1인 가구 증가 시대를 맞아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적절한 전략으로 풀이 된다. 시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5분 상차림’ ‘반찬 8종’ ‘국·반찬 세트’ 같은 가족 맞춤형 상품들이 다양하게 준비된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도심 속 생활 밀착형 시장을 콘셉트로 한 핵가족 시대를 공략한 것이다. 저렴한 비용 역시 주부들이 시장을 자주 찾는 이유다. 주말 부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직장인 여성은 “식재료를 다 사서 반찬을 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 더 든다”며 “반찬가게를 찾는 것이 시간도 아끼고 입맛에 맞는 반찬을 직접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자취를 한다는 한 남성은 “3~4일치 반찬을 위해 시장에 나왔는데 연근조림, 미역줄기볶음, 육전, 육개장을 다 합쳐도 2만 원 안쪽에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메뉴 조리법의 연구와 밀키트 개발 등 다양한 전략도 손님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현재 몇몇 점포에서는 닭발·닭갈비,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같은 반(半) 조리식품을 개발해서 팔고 있다. 편의점, 온라인에서 파는 밀키트 제품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한 반찬가게 주인은 “반조리 식품팩은 단돈 1만원으로 소비자들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가격”이라며 “메뉴도 한·중·일식을 모두 갖춰 다양한 입맛에 맞추었다”고 설명했다. 몇몇 점포는 이런 인기를 배경으로 포항시 전역은 물론 전국에 택배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택배로 30~40% 매출을 올린다는 한 주인은 “10년 넘게 가게를 하다 보니 단골들이 생겨 이젠 배민의 ‘반찬 배달 맛집’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포항시 전통시장 관계자는 “강경젓갈, 영광굴비나 수산시장처럼 지역 특산물과 관련된 시장이 전문상가를 형성하거나 점포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는 많지만, 일반 도심시장에서 특정 아이템이 점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경우”라며 “전통시장 행태, 유통 역사 측면에서 남부시장은 특별한 사례로 연구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1-02

강력한 보호주의로 무장한 트럼프 2기 ‘붉은 파도’가 온다

2기 트럼프 행정부는 입법·행정·사법 모두 장악하여 1기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한국을 덮치는 트럼프의 붉은(red, 미 공화당의 상징 색) 파도(red wave)는 우리의 안보, 환율, 무역, 대중국(對中國)정책까지 전 방위적(全方位的)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4년간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정책을 모두 그 이전, 1기 트럼프 당시로 되돌리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 10월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부유한 국가(money machine)이라고 지칭했다. 붉은 파도의 크기나 형태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말이다. ◇ 트럼프 무역정책의 대변환 예고 대외무역의 근간은 강력한 보호주의다.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 감세와 관세 인상을 추진할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을 ‘관세 맨(tariff man)’이라 말할 정도도 관세정책을 좋아한다. 모든 수입품에는 최소 10%, 중국 제품에는 최소 6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불균형에 대하여 상대국에 수지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흑자규모를 기준으로 중국이 1위, 멕시코가 2위, 한국은 8위다. 한국기업들도 미국산 석유와 가스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무역정책의 대변혁이 예상된다(Trade and Tariffs). 적자 심화 개선과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저금리와 약 달러 정책도 감수할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정책기조 변경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다(Unpredictability). 미국을 과거처럼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Manufacturing). 기업의 감세와 저금리 정책, 저물가와 재정지출확대, 관세인상 등 양립하기 어려운 공약들의 실천이 주목된다(Paradox). 친환경 정책은 위축될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폐기를 시도할 것이 예상된다. 전기차 세제혜택 지원 정책을 폐지하고, 동시에 재생에너지원 혜택을 축소하고 대신 화석원료와 원전 생산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한국에 대하여 한·미FTA 개정과 방위비 분담 의무를 강조할 것이 예상된다. ◇ 한국경제는 시계제로(視界ZERO) 경제주체는 이제 스스로 생존하고 행복을 찾아야 한다. 공존동생(共存同生)으로 그 희망의 길(path)은 있다. 우리는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와 보호무역주의의 대처방법을 찾아야한다. 미국우선주의는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2012년 3월 발효한 한·미 FTA, 1기 트럼프 시절인 2019년 3월 개정의정서가 발효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재협상(再再協商)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한국은 무엇보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비해야한다. 미국이 수입품에 대하여 관세를 인상하면 맞대응으로 상대국에서도 관세를 인상할 것이다. ‘관세전쟁’이 불붙어 글로벌 교역은 위축된다. 한국수출은 감소하고 성장률은 하락하고 고용은 줄어든다. 한국의 5대 수출품목(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을 커졌다.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을 없애고 높은 관세가 매겨질 것이다.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위험을 만났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다른 위험을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한국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나라는 당연히 중국이다. 그 다음은 한국이 타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과 경쟁 관계인 한국의 철강, 알루미늄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수출 감소는 한국기업의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을 배제시키려는 미국주도의 공급 망 재편과정에 한국의 수출산업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 조선업, 건설 등 호황 예상 자동차, 보험 등 어려울 듯 조선, K-방산, 건설, 게임, 엔터테인산업, 스마트폰, PC, 증권분야는 기대감이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조선업은 호황을 맞을 예상이다. 국제선박가격 인상, 계속되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중, 외국인 노동자의 숙련도 향상, 등은 호재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중심 정책도 호재임에 틀림없다. 한국조선업체의 강점인 LNG·LPG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이다. 한국조선업은 LNG선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건설 산업도 전망이 유망업종이다. 서울·수도권 정비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원가율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스마트폰과 PC, TV, IT기기가 성장이 기대된다. 반도체, 석유제품, 바이오 등은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다. 글로벌 석유제품 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함께 존재하는 업종이다. 바이오산업에관한 전망도 엇갈린다. 자동차, 보험, 식음료, 대형마트 업종은 금년 경기와 연관 된 업종으로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는 업종이다. 종합식품, 음료, 주류 시장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업종이다. 보험업종은 금리인하 시기에 불리한 업종이다. 2024년 3/4분기 GDP재화수출이 전기 대비 감소한 요인은 구조적인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 우리수출의 주요 구조적 동인을 명확히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AI발전, 중국과의 경쟁심화, 그리고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다. 금년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우리무역환경에 예상보다 큰 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먼저 AI산업발전에 힘입어 고성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거센 추격은 수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기업의 AI인프라 투자 지속, AI기능 탑재AI기기 출시확대 등은 기회의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CXMT 등의 추격은 큰 위기요인이 될 것이다. 중국의 반도체는 정부의 막대한 지원,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기술수준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우리의 수출에서 중국의 역할이 기존에는 보완관계에서 경쟁관계로 변모하고 있다. · ◇ 금리는 내리고, 환율은 오르고, 물가도 오른다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압력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 위험에도 유의하면서 경제상황에 맞추어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이 예상된다.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의 증대, 주력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위험이 확대된 점을 고려한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가 거시건전성정책이 원활히 작동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인하의 영향 등을 점검해 나갈 필요성이 대두된다. 기준금리의 하락이 예상된다. 환율은 두 통화간의 교환비율이다. 변동요인은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각국의 물가수준, 생산성 등 경제여건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통화의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 환율은 외환시장참가자들의 기대나 주변국의 환율변동, 각종 뉴스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변동은 자국통화가치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수출경쟁관계에 있는 나라의 통화가 절하될 경우 자국의 수출경쟁력 약화로 인해 외환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형성되어 자국의 통화도 절하된다. 우리나라 수출입규모로 볼 때 외환보유액이 평균 3,000억 달러 이상이 있어야 외환시장이 안정적이 될 것이다. 스왑 등 외환보유고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원화 방어 비상) 달러를 견제해 줄 수 있는 대내외 요인이 현재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말고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환율폭등, 소비심리 위축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의 핵심 목적인 물가안정의 효율적 달성을 위해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며, 현재 물가안정목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2%이다. 체감소비자 물가는 오를 것이 예상된다. 금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 50조 원, ‘돈맥경화’가 예상된다. 각자도생(各自圖生) 전략을 찾을 것이다. 역발상으로 공존동생(共存同生) 전략이 답이다. 이국헌 경제학 박사 우리 수출(또는 경제)이 구조적 제약요인들을 이겨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재확보를 최우선으로 하여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하고, 부가가치 서비스를 육성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정부는 미국의 통상압력 완화를 위한 외교통상 협상 노력도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다. ‘경영자는 돌다리도 두드린 다음에 건너간다.’는 전략으로, 2025년은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냉철한 지혜와 유연한 자세로 개혁과 혁신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필자 이국헌(경제학 박사·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객원교수) 중국 제일재경일보, 고문(中國 第一財經日報 顧問) (미국 Vanderbilt 대학교 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25-01-01

“대구혁신의 틀 차곡차곡 채울 것”

민선 8기 반환점을 돈 홍준표 대구시장은 작년은 쇠락한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대한민국 3대 도시의 위상을 되찾고자 시정 전 분야에 걸쳐 대구혁신 100+1의 틀을 완성한 한 해 라고 소회했다. 을사년 새해 홍 시장의 주요 시정성과와 올해 역점 추진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대구시 주요 시정 성과와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무엇인지? △지난해는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극세척도의 각오로 시정 전 분야의 혁신을 시행했고, 그 결과 TK 신공항 및 달빛철도 건설, 5대 미래신산업 개편 등 100가지 혁신과 대구·경북통합을 더해 ‘대구혁신 100+1’의 틀을 완성했다. 우선 TK신공항은 신속·안정적 사업추진을 위해 지방채 한도액 초과 발행, 토지 조기보상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지난 6월 발의해 개정 절차 중에 있고, 불합리한 기부대양여 사업방식을 대구시 공영개발방식으로 전면 전환해 2차 개정안 발의 등 후속 조치를 추진 중이다. 또한 수도권에 맞먹는 거대 남부경제권 구축을 위한 달빛철도는 2월 특별법 제정 후 신속한 추진을 위한 예타 면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방행정체제 대개편의 신호탄이 될 대구·경북통합은 대구시, 경북도, 행안부 및 지방시대위 4개 기관 공동합의를 거쳐 대구시의회 동의를 완료했고, 경북도의회의 동의만 완료되면 245개의 권한이양과 특례를 담은 특별법안 발의할 예정이다. -비상계엄, 탄핵 등으로 지역 역점사업인 TK신공항 건설과 대구·경북통합, 군부대 이전사업에 문제는 없는지? △중앙 정치 상황은 어수선하지만, 대구시 행정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목표했던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군 공항의 경우 최적의 부지조성계획 수립을 위해 이전부지 기초조사 용역을 지난해 7월 착수해 올해 7월 말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 말 국방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지장물 조사 및 토지보상 등 후속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토부에서 추진하는 민간공항은 기재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완료돼 올해 1월 국토부 민간공항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민·군공항 통합설계·시공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안정적인 사업추진의 토대가 되는 공자기금 재원마련을 위해 ‘TK신공항 특별법’ 개정을 추진 중이고, 관련 중앙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도심 군부대 이전 사업은 대구 미래 50년 발전의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정예 강군 육성과 미래 선진 병영환경 조성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23년 12월 국방부와 민군상생 MOU 체결 이후 이전 후보지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국방부의 예비 후보지가 발표되면 평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이전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에 따라 대구가 추진할 국내 유일 로봇 핵심거점의 방향성은 무엇인지? △민선 8기 대구시는 5대 미래신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면서 로봇, ABB 등을 집중 육성했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비수도권 최대의 로봇기업기업 238곳과 IT·SW기업 243곳이 집적했다. 또 지난 2023년 전국 유일 국가로봇테스트필드로 지정돼 8000억원 규모의 SK AI데이터센터를 유치해 로봇과 AI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초 대구는 ‘AI로봇 글로벌 혁신특구’에 지정돼 AI로봇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한발 앞서게 됐다. 앞으로 테크노폴리스, 수성알파시티 등 2대 혁신거점을 중심으로 기업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기업지원과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해외 실·인증 및 국제공동RD를 지원하고, AI 로봇 신기술의 불합리한 규제개선과 선제적 기준 마련으로 신속한 사업화와 국제표준을 선도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로봇 핵심거점으로 발돋움해 나가겠다. -대구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최근 발생한 무안공항 항공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 계엄사태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국가적으로 혼란하고 엄중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국이 혼란하더라도 미래세대를 위한 대구혁신에 머뭇거리거나 주저할 시간이 없다. 대구시는 중앙정부와 함께 행정시스템 안에서 흔들림 없이 완성한 대구혁신의 틀을 차곡차곡 채워나가겠다. 특히, 대구·경북통합 및 신공항, 달빛철도 등 대구굴기를 위한 핵심시책은 연초부터 중단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임한다면 대한민국은 결집된 힘으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5-01-01

“경제 APEC 만들어 세계무대 도약”

경북도 이철우 지사는 “2024년은 탄핵정국 등 정치권이 어느해보다 어수선해 경북도는 손실이 크지만 이를 극복해 내년에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 경제와 문화가 재도약해 초일류국가로 나아가는 역사적 분기점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내년에 경북도는 경주에서 APEC을 개최하는 등 경북을 알리는 최대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에대한 입장은. △먼저 ‘경제 APEC’을 추진하겠다. 21개국 정상은 물론이고,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을 초청해 우리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 현재 산업부, 대한상공회의소, 코트라와 협력해 글로벌 500대 기업 CEO행사를 준비 중이다. 우리의 강점인 반도체, 이차전지, 수소, 원자력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우리나라와 경북에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단단히 준비하겠다. 경주와 경북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 무대에 등장하고, 문화융성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초일류 국가로 발전하는 축제 무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경북도가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탄핵정국으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대한 대책은. △탄핵정국이 발생한 것에 대해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해선 행정통합은 지속돼야 한다. 당초 올해 6월 말까지 행정통합 특별법 통과가 되는 게 정상적이었지만 탄핵정국으로 중앙 컨트롤타워가 없어져 너무 아쉽다. 현재 사정상 중앙에서 권한을 이양해 주거나 책임질 사람이 없어 추진 일정이 조금 넘어가리라고 생각한다.경북도는 대구시와 함께 지난달 통합안이 시도의회를 통과하면 올해 상반기 안에 특별법을 제정하고 통합 자치단체를 2026년 7월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대구시의회는 통합 동의안을 처리했으나 경북도의회는 통합안이 상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탄핵정국으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대전과 충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이번에 헌법이 개정된다면 헌법에서 행정통합을 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경북북부지역이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것은 도청이 다른 곳으로 옮겨갈지의 걱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경북도가 미래발전을 위해 추진중인 신공항의 진행정도는 어느정도인가. △대구경북통합 못지않게 지역의 미래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통합신공항이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대구시의 공공자금관리기금을 통한 사업비 조달이 되면 좋은데 안 되면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야 한다. 대구시는 대구은행(iM뱅크)에서, 경북도는 농협에서 자금을 빌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신공항은 추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손해인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무조건 만들어야 한다. 공항건설을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야 하고 경북은 신공항 안착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공항건설은 지역소멸을 막고 미래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경북도가 중점추진중인 정책중 하나가 저출생극복이다. 앞으로 계획 등 평가는. △국가적 난제와 지방소멸 해결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봉에 선 ‘저출생과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서전(緖戰)을 승리로 장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전국 최초로 국 단위 조직인 저출생극복본부를 신설하고 매주 100대 실행과제를 점검하며 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펼쳤다. 지난해 6월에는 대통령의 인구비상사태 선언으로 경북에서 출발한 정책이 국가적 전면전으로 확산됐고, 혼인율과 출산율의 반등은 추세반전의 희망을 만들고 있다. ‘저출생과 전쟁’의 성과는 대외기관의 각종 평가와 수상, 공모사업 선정으로 증명됐다. 중앙부처를 포함한 지자체, 유관기관의 벤치마킹 또한 계속되고 있어 경북도가 선도한 수요자와 현장 중심의 저출생 정책은 조만간 전국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2025년 도민에 대한 당부말씀은. △2025년 을사년의 첫해가 떠올랐다. 처음을 맞이하는 우리가 늘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것은 바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외 정세는 예측이 힘들고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가 바로 변화와 혁신의 신호인 만큼 새로운 시선과 도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북인의 정신으로 2025년에는 ‘멈추지 않는 도전, 희망의 경북시대’를 열겠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1-01

대구경북 핵심산업 진단

계엄과 탄핵 소추라는 정치적 격변기 속에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환율은 오르고 물가지수는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수출은 부진하고 한국경제의 핵심 근간산업으로 불렸던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관세와 미국제일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며 그 어느때보다 한국경제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와 경북은 반도체, 2차전지를 비롯해 철강, 방산, 원자력 등 주요한 산업군이 밀집되어 있는 지자체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 침체를 걱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구·경북 경제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새로운 미래를 전망해보자. /편집자주 포항 - K배터리 고용량·기술 경쟁력 中, 해외기업 이차전지 제외자국 산업 육성 유리한 정책中 전기차 굴기와 경쟁 대비 K배터리, 에너지 밀도 우위음극재 등 열안정성 차별화지속적 기술개발·혁신 필요 K-배터리가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직접적 원인을 살펴보면 글로벌 전기차의 성장둔화, 그로 인한 이차전지의 공급과잉, 각국 정부의 정책변화, 기술의 상향평준화를 언급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의전기차굴기’가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중국은 전기차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신에너지자동차발전계획 (2012년)’, ‘중국제조 2025(2015년)’, ‘화이트리스트(2015년)’, ‘보조금지급(2017년)’ 등 다양한 전기차 육성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통해 중국 정부가 선정한 배터리 제조사의 제품을 사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우선 배분한다는 정책을 시행하여 삼성, LG, 파나소닉 등 해외 이차전지기업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심지어 LG, 삼성의 중국 현지법인에서 생산된 이차전지도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지금의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유럽 CRMA(핵심원자재법)보다 더 지독한 자국산업육성을 위한 보호정책이었다. K-배터리와의 경쟁이유보된시간,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 제련및정련 인프라활용, 해외자원 개발로 지금의 CATL, BYD 등 세계 1, 2위의 이차전지기업을 만들었다. 중국은 더 이상 충분히 자생할 만큼 성장했다. 중국 전기차는 최근 5년간 급속한 기술발전을 이루었다. 여기에는 ‘테슬라 레거시’ 가 큰 역할을 했다. 2019년 가동한 테슬라 상해기가팩토리도 중국 전기차의 발전에 한 몫했다. 여기서배출된 기술자들이 중국전기차 기업에 퍼져나갔다. 지금의 니오, 리오토, 샤오펑을 낳는데 기여했고, 지리자동차 등 기존 중국완성차 기업의 실력과 품질 기준을 올려놓았다. 유럽과 미국은 관세 장벽을 더욱 높이고, 보조금을 줄이고, FEOC(해외우려기업), LCA(환경전과정평가) 등의 정책을 통한 규제를 내세우고 있다. 중국전기차의 성장을 일단 제지하고 시간을 벌자는 취지로 이해된 이차전지의 성장둔화도 여기서 기인한다. 그렇다면 K-배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K-배터리가 중국에 비해서 앞선 대표적인 것이 고용량 기술이다. 용량 즉, 에너지 밀도는 예로부터 전지의 본원이다. 전지의 여러 특성중에서 에너지 밀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지금까지 K-배터리의 앞선 에너지 밀도 경쟁력의 근간에는 하이니켈 양극재가 있었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고도의 공정 조건과 수명과 열안정성을 보완하는 원료합성, 소성, 코팅 기술이 핵심이다. 특히 열안정성을 차별화한 하이니켈 양극재라면 중국과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음극재를 보자. 기존 흑연보다 용량이 5배 이상 높으면서 수명을 확보한 저팽창 실리콘, 차세대 전지의 음극에 공통적으로 쓰이는 리튬메탈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면 업계를 리드할 수 있다. 최근 이슈화된 이차전지 열안전성 개선에는 원통형 4680 전지도 방법이될 수 있다. 양제헌 에코프로기술전략실장(이사) 배터리는 자동차를 넘어 에너지저장장치, 로봇, 드론, 국방, 항공, 선박, 철도등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 그만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이차전지 개발이 필요하다. 고용량전지, 고출력전지, 장수명전지, 급속충전전지, 안 터지는 전지, 저렴한 전지까지, 다양한 플랫폼 기술과 제품라인업 확대가 필요하다. 가격경쟁력확보는 제조업의 영원한 숙명이다. 필요한 성능은 강화 시키고 불필요한 성능을 완화하면서, 공정은 단순화하고, 밸류엔지니어링으로 소재와 부품을 최적화해야 한다. 또한 원료소싱의 업스트림에서 소재가공, 이차전지 및 전기차생산의 다운스트림까지 가까운 곳에서 수직통합 협력화 한다면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K-배터리는 기술혁신과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우리 전기차를 전 세계에서 달리게 할 것이고, 도심 항공 산업을 창조하고, 국방을 첨단화 하며, 인류의 깨끗한 환경에 이바지하는 기간산업으로 성장 할것이다. /양제헌 에코프로기술전략실장(이사) 구미 - 반도체산업 국산화 지원 절실 韓 반도체산업 수도권 집중소재·부품산업 자립화 50%자립 도와 경쟁력 확보해야 시·도, 인재 양성·투자 유치산업기반 강화 다양한 성과구미에 정부 투자전략 기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지속되면서 구미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주요 경제 정책 중 하나였던 반도체 사업이 탄핵 정국으로 인해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달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구미 반도체 산업에 먹구름을 가져 오고 있다. 정부는 2022년 2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하고 지난해 7월 경북 구미와 경기도 용인·평택 2곳을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했다. 첨단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의 자립화와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하기에 구미를 특화단지로 지정한 것이다.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QnC 등 세계적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과 300여 연관기업이 입주해 있는 구미산단은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기업을 집적화해 안정적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한국의 소재·부품 산업은 자립화율 50% 정도로 매우 취약한 편이다. 소재·부품의 국산화와 자립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전방산업 경쟁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전력 등 인프라 조성 등에 약 10조원이 투입되는 반면, 비수도권 지역인 구미에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정부가 국가전략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도권 규제를 풀어주고, 관련 정책들도 수도권 기업들의 입맛에 맞추면서 비수도권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산업단지 노하우와 반도체 핵심 요소인 용수와 부지, 안정적인 전력 등이 완비된 구미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 중국이 반도체 관련 투자·생산 규모를 급격히 늘리고 있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반도체 산업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국은 수도권 반도체 산업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미시와 경북도가 반도체 특화단지 전문 인력 양성, 연구개발(RD) 기반 구축, 실증 지원 등에 성과를 내면서 반도체 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구미국가산단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4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이끌어 냈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2022년 9월 10년 간 반도체 전문인력 2만명 양성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부터 포스텍·금오공대 등 지역 8개 대학과 함께 반도체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현재까지 2235명의 인력을 배출했고, 올해에도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대학 등 다양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 공모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된 ‘첨단산업(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을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끌 석·박사급 고급 인재를 2029년까지 225명 양성한다. 구미시와 경북도의 이러한 노력은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투자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주)에이프로세미콘은 구미하이테크밸리(구미국가5산단)에서 신축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720억원을 들여 연면적 6600여㎡에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 신축 공장에서는 화합물반도체 소재·부품이 생산된다. 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첫 투자유치 성공사례다. 또 최근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순수가 구미 SK실트론 반도체 제조 공정에 처음 공급됐다. 초순수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의 물로 반도체 표면의 부산물과 오염물질을 세척하고, 의료, 이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에도 사용된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1장 만드는데 초순수 7t 가량이 필요해 반도체 산업에서 초순수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동안 일본과 미국 등 일부 국가만이 초순수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구미에서 설계와 시공, 운영기술은100%, 기자재는 70%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정부가 구미산단에 집중 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김락현기자 대구 - ‘ABB 육성’ 디지털 혁신 거점 섬유·車 부품 등 전통산업서AI·빅데이터·블록체인 포함5대 미래 신산업 성공적 전환 2년새 8조원 투자유치 성과전국 1호 기회발전특구 지정‘수성알파시티’ 중심적 역할 “5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혁신을 하지 않으면 침체한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없다” 민선 8기 반환점을 넘긴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의 산업구조를 전통산업에서 미래 신산업으로 전환해 대구 미래 발전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전통산업에서 벗어난 ABB 등 미래 신산업 집중 육성을 통해 대구의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 수성알파시티 디지털 산업 중심으로 육성 대구는 섬유, 자동차 부품, 기계 금속 등 전통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선도했으나, 미래산업 혁신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침체의 길을 걸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한 뒤 이러한 산업구조를 ‘5대 미래 신산업’으로 발빠르게 전환하면서 대구 재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대구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5대 미래 신산업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ABB), 도심항공교통(UAM),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다. 이들 5대 신산업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2년 만에 지난 10년 동안 투자 유치 총액의 2배에 달하는 8조733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ABB)의 핵심은 ‘수성알파시티’를 디지털 산업 중심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현재 수성알파시티는 수성의료단지에서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혁신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19년 44개사에 불과했던 입주 기업이 2023년 243개사로 급증했고 입주기업의 매출도 822억원에서 1조32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5월 국가 디지털혁신지구로 선정된 데 이어 6월에는 전국 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 이에 SK리츠운용·SK·CC 컨소시엄을 비롯한 6곳 기업이 총 1조39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역 제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 솔루션을 보급할 AI 데이터센터도 건립된다. 디지털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협력해 ‘ABB 글로벌 캠퍼스’를 조성한다. 대구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개통과 첨단 신산업 전환을 계기로 기업의 미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오는 2030년까지 수성구 삼덕동 일원에 제2수성알파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투자 유치 대구의 주력산업이었던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산업 구조전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기업 39곳이 사업재편 승인을 받았고 이 중 24곳이 미래차 분야로 사업을 전환한다. 대구의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대구시는 지난해 ‘미래혁신성장실’을 신설했다. 이는 미래 유망 산업이자 대구가 키울 수 있는 5대 신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해서다. 대구시 투자 유치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ABB와 반도체 분야다. SK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통합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8240억원을 투자하기로 MOU를 맺었다. 대구시는 시스템반도체를 새로운 대구 미래 산업으로 선정했고, 지난해 1월 텔레칩스(337억원)에 이어 10월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등 국내외 대표 기업을 유치했다. 특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D-팹 센서 파운드리 구축, 반도체 공동연구소 건립 등으로 시스템반도체에 특화된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쇠락한 대구를 변화시키기 위해 지난 2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결과 변화와 혁신의 틀을 완성했다”며 “대구의 혁신 사례가 길잡이가 돼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남은 2년도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경주 - ‘SMR 개발’ 원전시장 정조준 대형 원전의 장점 살리면서안전·경제성 대폭 향상시킨소형모듈원자로 이목 집중 연구 위한 ‘문무대왕과학硏’실증·수출 ‘SMR 국가산단’성공적 추진에 행정력 올인 현재 대한민국 전체 원전 26기 중 경주에는 총 5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총 발전량의 5.2%이며 대구·경북 전력소비량의 51.2%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83년 월성원전 1호기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견인해 온 에너지산업 중심도시로 발돋움하면서 한수원(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폐물처분장 등이 들어서면서 원전의 설계, 시공, 관리, 해체까지 전주기 사이클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원전산업 메카로 성장해 왔다. 세계는 AI 및 전기차 시대의 전력소비 급증 전망에 따라 원전 확대와 함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전기 출력 규모 300MW 이하)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80여 종의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대형 원전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면서, 높은 안전성, 유용성, 경제성을 대폭 향상한 모듈 형식으로, 특히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 SMR 시장규모가 620조에 이를 것으로 황금알을 낳는 차세대 미래 원자로이다. 정부도 지난 5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SMR 상용화 실증을 포함했으며, 한수원은 2028년 건설허가 승인을 목표로 I-SMR 표준설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주시도 이에 맞춰 관련 연구·개발 시설 확충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과 함께 다가오는 SMR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산업단지 조성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먼저, 감포읍 일원 67만평 부지에 6315억으로 조성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현재 55%의 공정률로 2023년 교육시설에 이어 2025년 첨단연구행정시설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SMR 및 차세대 원자력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 2028년까지 연구소 부지 내 450억 규모로 글로벌 원자력공동캠퍼스를 조성해 원자로 실습 공동교육을 통한 글로벌 원전 인력을 양성한다. 원전 해체 기술 고도화·상용화를 위한 종합 컨트롤 타워인 ‘중수로해체기술원’은 총사업비 723억으로 2026년 준공 목표로 양남면 일원에 건설 중이다. 이를 뒷받침할 기술력 확보와 원전 환경 내 로봇안정성 실증을 위해 ‘방사선 환경 로봇실증시설 조성사업’도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미래 경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경주SMR국가산단’은 지난 2023년 10월 사업시행자인 LH공사와 기본 협약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까지 국가산단 지정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차세대 원전인 SMR을 도시 인근에 건설해 송전탑 없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SMR 연구를 수행할 국가산업단지가 2030년 경주에 들어선다. 문무대왕면 동경주IC 일대 34만평 부지에 사업비 3966억을 투입해 2030년 준공 목표로, 향후 건설될 SMR1 호기와 함께 원전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위해 지난 4월 경주시-한수원 간 SSNC(SMR 활용 Smart Net-Zero City)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SMR산단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SMR 소부장 기업 지원과 SMR 제작 기반 구축을 위한 270억 규모의 ‘SMR 제작지원센터’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경주 SMR 국가산단은 SMR 실증·생산·수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SMR 제조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경제 효과는 7조8000억, 고용 효과는 2만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경주시는 경북도, 한수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함께 한수원, 원전 관련 기업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SMR 국가산단 조성에 따른 우수인재 정착과 입주기업 종사자들의 생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동경주 일원에 2028년까지 과학단지, 원자력공기업 자사고, 에너지 미래관, 원자력 공동전원주택 등 배후 공간을 조성해 기술산업연구 도시로 조성할 예정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동경주 지역은 지리·위치상 도심과 이격으로 교육, 의료,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지만, 기존 원전 핵심 인프라와 함께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 SMR국가산단이 본격 가동되면 세계적인 글로벌 원전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자평하며, 목표대로 성공적인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2025-01-01

POEX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마이스 산업 중심지’ 도약

포항시가 ‘K-마이스 산업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MICE 산업은 회의(Meeting), 인센티브 여행(Incentive),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약자로 숙박, 교통, 관광 등 여러 분야와 융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평가받는 이 산업은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경북 최대 도시이자 해양관광도시인 포항은 마이스 산업이 성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와 이차전지 선도기업 에코프로, 포스텍과 한동대 같은 우수한 대학,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뛰어난 연구·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바이오·수소 특화단지 3관왕 석권과 기회발전특구 및 기업혁신파크 지정은 포항이 국제적 신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 규모의 박람회와 전시회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포항에서는 지역 기업과 기관이 매년 200회 이상의 국제회의, 세미나, 포럼 등을 개최하고 있다. 세계협회연합(UIA)이 발표한 국가·도시별 국제회의 순위에서 포항은 전국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항 마이스 산업의 핵심은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이하 포엑스)’건립이다. 포엑스는 포항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도시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착공한 포엑스는 북구 장성동 옛 미군 부대 캠프리비 부지 2만 6608㎡에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6만 3818㎡ 규모로 건립된다. 주요 시설로는 2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홀, 전시장, 11개의 중소회의실, 시민 휴식 공간 등이 포함된다. 2026년 말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숙박·레저 시설을 추가하는 2단계 사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2단계까지 완료되면 포엑스 는 연면적 13만㎡에 달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다. 특히 포엑스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에 있어 영일만을 조망할 수 있는 오션뷰를 갖춘 국내 유일의 전시컨벤션센터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인근 영일대, 두호공원, 설머리물회지구 등과 연결돼 포항의 대표 관광지와 조화를 이루는 랜드마크로 개발될 계획이다. 포항시는 포엑스 건립에만 그치지 않고 운영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3월 발족한 ‘마이스산업지원위원회’는 주요 정책 자문과 행사 유치 역할을 맡고 있으며, 8월에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용역을 시작했다. 이어 11월에는 ‘국제회의 복합지구 육성 기본계획’ 용역을 착수하며 체계적인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POEX와 영일만 관광특구 일대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복합지구로 지정되면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 등 혜택을 통해 POEX 운영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포항시는 지역 관광·숙박업계 및 전문가들과 함께 ‘포항 마이스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마이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2024 대한민국 관광정책대상’ 관광산업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포항은 단순한 시설 운영을 넘어 지역 특색을 반영한 국제회의와 행사를 개발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이 있다. 철강산업 중심에서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변모한 포항의 특성을 살려,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를 준비 중이다. 또한, 이차전지와 AI 같은 지역 신산업과 연계한 시민 참여형 국제 행사를 통해 산업 성장과 시민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포항시는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경제포럼(WEF) 등과 협력하며 국제적인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유엔글로벌혁신허브 부속회의’포항 개최를 확정 짓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의는 12개국 100여 명이 참여해 도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는 POEX 준공 전 국제회의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고 포항의 글로벌 이미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POEX 개관 후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해 글로벌 마이스 중심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강 도시에서 신산업 혁신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포항이 글로벌 마이스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다”며 “포엑스가 시민친화형 공간이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1-01

경북이 쏘아 올린 혁신정책, 대한민국을 이끌다

2024년 경북에서 추진한 다양한 정책들이 성과를 내면서 경북도의 위상이 높아졌다. 경북도는 지난해 저출생과 전쟁, 농업대전환, 광역비자 등의 혁신 정책들이 대한민국의 대표 정책으로 확산됐고, 전국 최대 면적의 기회발전특구와 새로운 정책특구 유치 및 민간투자 활성화로 경북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 의미있는 한 해였다. △ 경북의 힘으로 세계를 움직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 먼저 경북도는 지난해 최대 성과로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꼽았다. 경주는 인구 25만 명의 작은 지방도시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각계각층에서 500여 차례가 넘는 지지 선언과 최단기간 146만 명이 서명하는 등 50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뜨거운 열망으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유치했다. APEC 유치로 1500년 전 세계 4대 도시 중 하나였던 ‘천년수도 경주’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 경북의 미래 첨단산업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이 지사는 “APEC은 경주와 경북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무대에 등장하고, 문화융성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초일류국가로 발전하는 축제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출생과 전쟁 서전(緖戰)에서 승전보 울려 국가적 난제와 지방소멸 해결을 위해 추진한 ‘저출생과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서전(緖戰)을 승리로 장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경북도는 전국 최초로 국 단위 조직인 저출생극복본부를 신설하고 매주 100대 실행과제를 점검하며 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펼쳤다. 2024년 6월에는 대통령의 인구비상사태 선언으로 경북에서 출발한 정책이 국가적 전면전으로 확산, 혼인율과 출산율의 반등은 추세반전의 희망을 만들고 있다. ‘저출생과 전쟁’의 성과는 대외기관의 각종 평가와 수상, 공모사업 선정으로 증명됐다. 중앙부처를 포함한 지자체, 유관기관의 벤치마킹 또한 계속되고 있어 경북도가 선도한 수요자와 현장 중심의 저출생 정책은 조만간 전국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 기업을 위한 경북, 11조2000억 원 투자유치 성과로 증명 ‘기업을 위한 경북’으로 투자패러다임 전환한 경북은 지난해 11조2000억 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이는 경기 침체로 어려운 투자환경에서도 2년 연속 11조 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달성한 것으로 경북의 저력을 보여준다. 특히, 경북이 집중해 온 메타AI 과학기술 산업이 데이터센터의 투자유치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새롭게 시작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는 전국 총 4개 중 경북에 절반이 선정돼 9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이는 경북도가 민자활성화과를 신설해 모든 경제정책의 중심을 기업의 관점으로 전환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농업대전환, 대한민국의 농업의 틀을 확 바꾸다. 경북이 선도적으로 추진한 ‘농업대전환’은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에 청년들이 참여하고 문경, 영덕에 소득배당을 실시하며 소득 2배, 생산 3배의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정부에서도 경북의 농업대전환을 혁신사례로 선정하고, 2026년부터는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기로 했다. 특히, 농지, 직불금, 세제 등 제도적인 개선도 함께 추진하기로 공식 발표한 만큼 전국의 농업 경영구조에 대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경북이 주도한 농업혁신 성공 사례가 국가 정책으로 확산됨에 따라 지방의 다양한 정책 실험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경북이 선도한 혁신 정책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이유이다. △ 첨단산업 특화단지와 특구 지정, 경북의 성장판 더 넓히다 ‘첨단산업 인프라도 대폭 확장’ 됐다. 2023년 이차전지와 반도체에 이어서, 2024년 바이오·백신 특화단지와(포항, 안동) 수소특화단지(포항)를 새롭게 지정받아 경북은 4개 분야 첨단산업 특화단지를 보유한 유일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됐다. 또한, 군(郡) 단위 최초로 지정된 의성의 세포배양식품 규제자유특구와 전국 최대면적(152만평)의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경북의 산업 성장판은 더욱 확대됐다. △ 글로컬대학과 교육발전특구 지정, 교육혁신 거점 마련 ‘교육 혁신’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의 혁신 거점이 될 글로컬대학에 2024년 대구한의대와 한동대가 추가로 선정되며, 2023년 안동대·도립대, 포항공대에 이어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또한 13개 시·군의 교육발전특구 지정으로 특화단지와 국가산단에 맞춤형 지역인재를 양성하는 기반을 마련했고, 1시·군 1대학을 매칭하는 K-U시티 프로젝트로 BYC(봉화, 영양, 청송)와 울릉도에도 대학을 설치하는 연구중심 교육특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외국인 우수인재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으로 개방사회로의 진전도 이뤘다. 경북이 최초로 제안한 외국인 광역비자는 국가 제도로 만들어져, 지역이 주도하는 외국인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경북형 초청 장학제도를 통해 해외 이공계 석박사급 우수인재를 지역대학에 유치하기도 했다. △ 인명피해 제로-경북형 재난대응체계, 전국 최고 평가 ‘경북형 재난대응체계’도 주목을 받았다. 이 지사는 평소 “재난 만큼은 과도하고 철저하게 대응해 인명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인명우선, 총력대응, 민간협력을 3대 원칙으로 경북형 재난대응체계를 대전환했다. 또 전국 최초로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K-마 어서대피’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 여름 장마철 22개 전 시·군에 마을 순찰대 3만여 명을 운영해 유사시 주민을 대피시키는 시스템을 가동하였고, 그 결과 인명피해 제로를 실현할 수 있었다. 전국 최고가 된 경북의 재난대응체계는 행정안전부 위기관리 매뉴얼이 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 5개 철도 동시 개통! 경북 초광역 철도경제 시대 개막 5개 철도 동시 개통으로 ‘초광역 철도교통의 新시대’를 연 것도 경북의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민선 7기와 8기에 걸쳐 가장 공을 들였던 경북 철도 SOC망의 본격적인 개통으로 관광을 살리고 생활과 경제를 일으킬 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중부내륙선(문경~이천),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중앙선(영천~도담) 복선화(고속화) 완전개통, 대경선(구미~대구~경산), 대구도시철도1호선 하양 연장 개통은 경북의 산업·생활 경제권 확장과 경북관광 전성시대 도약이 기대된다. 특히 포항에서 삼척 간 동해중부선 개통으로 본격적인 동해안 관광시대가 열림에 따라, 울진과 영덕에 추진하고 있는 호텔·리조트 건립사업 추진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철도인 대경선 개통은 구미-대구-경산이 40분 내로 연결되어 광역환승 확대를 통한 교통비 절감 효과도 거두게 됐다. △ 도민의 마음을 살피는 민생복지 집중 ‘민생복지 실현’에도 집중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고령화 지역인 경북은 32만명의 어르신에게 경로당 반찬을 지원하고, 전국 유일 경로당 행복선생님 사업은 노년층의 건강을 책임지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응급의료기반을 강화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 주도의 지역의료 혁신 프로그램인 One-hour 진료체계 구축을 추진해 도민들이 365일 1시간 이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2025년에는 22개 전 시·군에 확대할 계획이다. △ 창의와 노력의 산실! 일 잘하는 지방정부 민선 7기 출범 직후부터 시작한 화공특강은 300회를 돌파하며,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전하는 성공의 경험과 노하우를 실제 업무에 접목하는 창의의 산실이 되었고,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는 경북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새벽잠을 설친 노력은 자연스레 일 잘하고 실력있는 경상북도로 거듭났다. 공약이행평가 5연속 SA 최고등급, 지방재정대상, 에너지대상, 5년 연속 종합청렴도 최고 등 경북의 역량을 증명했고, 올해 전례없는 국회의 감액예산 결정에도 역대 최대인 11조 8,677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이철우 지사는 “지방정부에게 부족한 건 능력이 아니라 권한”이라며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가 권한을 갖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2025-01-01

TK신공항·행정통합 차질없이 추진 ‘대구굴기’ 프로젝트 완성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의 대구굴기를 통해 대구 미래 50 밑그림을 완성한 대구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는데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이를 통해 대구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토의 소위를 통과해 추진 동력을 얻었고, 대구·경북 행정통합 동의안을 대구시의회에서 의결하는 등 올해는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올해 대구시가 본격적으로 추진할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사업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군부대 이전사업 등에 대해 알아본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사업 지난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토위 소위를 통과했고, TK신공항 건설 사업 추진에 따라 군위군에 ‘인구 14만 에어시티’가 건설된다. 대구시는 지난해 하반기 신공항경제권의 핵심 역할을 할 ‘군위 하늘도시’의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대구·경북 신공항 배후 신도시이자, 계획인구 14만 명에 달하는 자족형 신도시 ‘글로벌 에어시티’로 조성할 군위군 개발 청사진인 셈이다. 내년부터 군위하늘도시 조성을 위한 계발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에어시티는 오는 2030년 TK신공항 개항을 대비해 조성되는 주거, 상업, 산업, 교육 및 의료기능 등 핵심 인프라를 갖춘 자족형 신도시로 개발한다. 개발 전체 면적은 1천70만㎡로 거대 공항경제권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대구테크노파크와 연계한 첨단산업기술단지 조성, 계명대 동산의료원 주축의 메디컬센터 건립, 항공산업에 특화된 항공고교 및 국제학교 유치, 융복합 공간 제공을 위한 화이트존(White Zone) 등을 조성한다. 사업은 오는 2045년까지 1,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1단계 사업부지는 490만㎡로 약 2만 세대를 거주시킬 수 있는 규모로 오는 2030년 공항 개항 시기에 맞춰 75만㎡(약 5천 세대)에 주거단지를 우선 조성하고, 2034년까지 주거, 상업, 산업, 교육, 의료시설 등 우수한 정주환경을 조성해 신공항 활성화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은 공항 활성화에 따른 개발수요 증가 등을 감안해 오는 2045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택지개발을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도 개발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 다양한 개발방식을 제시할 계획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대구·경북 행정통합 동의안이 대구는 대구시의회에서 의결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경북은 경북도의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연말에 터진 비상계엄과 탄핵 등 정국 혼란 속에서 행정통합을 논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 대구시와 경북도는 시·도의회 동의안 처리 후 중앙정부 권한 이양 범위를 확정한 뒤 국회의원 입법으로 특별법 연내 통과를 목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의 돌발적인 비상계엄 시도로 국정이 대혼란 상황에 부닥치면서 행정통합 문제는 뒷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경북도는 동의안 자체를 도의회에 제출조차 하지 않은 채 비상계엄 후폭풍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경북도의회 역시 동의안을 12월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대구시가 30년 동안 풀지 못했던 낙동강 취수원 이전 문제가 낙동강 상류댐 안동댐(직하류) 이전 추진으로 실마리를 찾았다. 취수원이 될 안동댐은 낙동강 산업단지 오염수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구상이다. 현재 대구시는 구미공단 하류에 있는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에서 낙동강 물을 취수해 상당수 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과거 여러 차례 발생한 크고 작은 낙동강 수질오염 사고 등으로 인해 먹는 물 안전을 확보하는 문제는 대구시 주요 현안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이에 대구시는 낙동강 취수원 안동댐에서 하루 63만t의 식수를 공급받는 내용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기간은 오는 2030년까지로 총사업비 1조 4200억 원을 투입해 110㎞ 정도의 관로를 신설한다. ◇도심 군부대 이전사업 대구 군부대 이전사업은 도심 내 군부대를 도시 외곽지역으로 통합 이전한 뒤 후적지를 고밀복합 경제거점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해 개별부대 이전이 아닌 통합 이전으로 밀리터리 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전장소는 작전 수행 및 정주환경을 고려한 대구 근교지역으로 선정한다. 추진 방향은 국군부대·미군부대 단계화 이전으로 추진한다. 국군부대는 오는 2030년까지 육군 제2작전사령부,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 육군 제50사단사령부, 공군 방공포병학교·제1미사일여단 등 5개 부대를, 미군부대는 2035년까지 캠프 워커, 캠프 헨리, 캠프 조지 등 3개 부대 각각 4곳과 3곳으로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구시와 국방부 민·군상생 MOU 체결, 국방부 평가 간담회 개최, 국방부 밀리터리 타운 예정부지 현장 확인 등 최적 이전지 선정 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대통령 탄핵 정국, 국방부 장관 공석 등으로 인해 추진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 본격 추진 대구시는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이 참여하는 사업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개발 단계 로봇의 신속한 사업화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총사업비 1997억5천만원을 들여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16만7000만㎡ 규모의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환경 실증 서비스, 가상환경 실증 서비스, 데이터 및 인증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실제환경 실증 서비스는 물류, 생활(가정·사무실 등), 상업(푸드코트·병원 등), 실외환경(도심·악천후 등) 등 로봇서비스가 활용되는 실제 환경을 모사한 실내외 실증공간을 구축하고, 이동 설치가 가능한 가벽과 소품을 활용해 기업수요 맞춤형 실증 환경을 통해 로봇의 품질·안전성·내구성 등에 대한 실증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환경 실증 서비스는 로봇의 기구부·구동부·센서부 등의 물리적 특성을 가상으로 구현해 설계·조립·수정이 가능한 로봇 모델링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실환경 실증 전 사전 검증할 수 있는 가상테스트필드와 골프장·아파트단지 등 임의 공간을 스캔한 가상환경 및 실·가상 상호연계가 가능한 증강현실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구 5대 미래 신산업으로 재도약 대구는 섬유, 자동차 부품, 기계 금속 등 전통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선도했으나, 미래산업 혁신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침체의 길을 걸었다.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 이러한 산업구조를 ‘5대 미래 신산업’으로 발 빠르게 전환하면서 대구 재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5대 미래 신산업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ABB), 도심항공교통(UAM),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다. 이들 5대 신산업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2년 만에 지난 10년 동안 투자 유치 총액의 2배에 달하는 8조 733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ABB)의 핵심은 ‘수성알파시티’를 디지털 산업 중심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현재 수성알파시티는 수성의료단지에서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혁신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23년 5월 국가 디지털혁신지구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전국 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 특히, 올해는 SK리츠운용·SK·CC 컨소시엄을 비롯한 6개 기업이 총 1조 39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개통과 첨단 신산업 전환을 계기로 기업의 미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오는 2030년까지 수성구 삼덕동 일원에 제2수성알파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5-01-01

“위기 넘어 도전·혁신으로 환동해 중심도시로 도약할 터”

이강덕 포항시장은 “‘푸른 뱀의 해’ 을사년 새해는 포항이 도전과 혁신의 정신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환동해중심도시로 도약을 한층 더 가속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본지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거둔 성과를 되돌아보고, 올 한해 시정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새해 포항 경제 어떻게 전망하는지. △세계적으로 중동지역 긴장 지속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정한 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저가 철강 공급 과잉과 전기차 캐즘 지속,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지역 주력인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 침체와 불확실성은 가중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장기화에 더해 국내 정국 불안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때 못지않게 더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철강·이차전지 산업의 회복, 소상공인 지원 확대,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특별 지원을 지속 호소하고 골목상권을 위한 ‘착한소비’ 촉진, 소상공인 특례보증 재원 확대 등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지난해 주요 성과를 꼽자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산업과 경제, 교육과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산업 육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먼저 시가 역점 육성중인 3대 신산업(이차전지·바이오·수소) 특화단지를 모두 석권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첨단산업 도시로 변화에 성공하고 있다. 또한 기초 지자체로는 유일하게 2개 대학(포스텍, 한동대)이 ‘글로컬대학30’ 지정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기업혁신파크 등을 연이어 유치하면서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균형 발전의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의 지속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숙원사업인 POEX 착공과 추모공원 부지 최종선정 등 중요한 발걸음을 디뎠고, 1114억 원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 소상공인 특례 보증 재원 마련 등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올해 시정 방향과 중점 추진 정책은. △그동안의 성과를 더욱 고도화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 향상과 도시 경쟁력을 높일 4대 핵심 가치이자 시정 운영 방향으로 ‘성장가치 확대’, ‘도시가치 확장’, ‘시민가치 향상’, ‘생활가치 제고’로 정했다. 먼저 ‘성장가치 확대’는 신성장산업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첨단도시로 지속 성장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특화단지 유치로 탄력 받고 있는 3대 신산업을 비롯해 차세대 신성장동력이 될 AI까지 각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거점 인프라 구축과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도시가치 확장’은 포항만의 특색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국제회의 개최 및 관광거점 조성 등 관광·마이스산업을 활성화해 매력적인 도시로의 도시 가치를 높이는 청사진이다. 또 포항이 가진 지정학적·전략적인 위치를 활용해 영일만항을 더욱 활성화하고, 사통팔달 교통 인프라 또한 확충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한다. ‘시민가치 향상’은 글로벌 산학협력관 건립, 지역 대학과 연계한 맞춤형 인재 양성 등 청년들이 창업하기 좋은 도시, 지역에서 인재·대학·도시가 동반 성장하는 시민을 중심 가치에 둔 도시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의지이다. 끝으로 ‘생활가치 제고’는 해파랑길 단절구간 연결, 학산천 생태복원 등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녹지공간은 확충은 물론 일상 속에서 문화, 역사, 생활 복지기반을 강화해 시민 삶의 여유를 지원하고자 한다. -포항의 전략산업, 현재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지? △또 다른 주력으로 자리 잡은 이차전지의 경우 오픈이노베이션센터와 첨단전략 산업진흥원과 같은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할 전방위 산업 육성 거점을 조성하고, 전기선박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사업과 특구 지정을 추진해 전기차 캐즘을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한다. 바이오 분야는 대구경북첨단복합의료단지 확장,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조성 등을 추진해 혁신적인 메디컬 시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수소 분야 역시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국내 분산에너지법 시행과 EU탄소국경세 등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고, 연료전지 관련 인프라 확충과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더할 방침이다. 특히, 새로운 신성장엔진이 될 ‘AI·디지털’산업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포항을 AI산업의 메카로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 인프라인 AI가속기 센터 건립, 연구데이터 통합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아울러 중소기업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및 철강산업 첨단화 등 지역 산업에 AI를 접목해 디지털 전환도 해 나가겠다. -시민이 체감할 만한 정주 여건 개선도 중요한데. △시민들이 일상에서 쉼과 여가, 복지 등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 먼저 학교 주변에 자녀안심 그린숲 등 생활권 녹색 공간을 더욱 늘리고자 한다. 또한 동해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해파랑길의 단절구간을 연결해 걷기 좋은 여행길을 잇고, 학산천 생태 복원 등을 통해 쾌적한 환경을 계속 만들 방침이다. 또한, 올해부터 본격 운영되는 아이누리센터를 중심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포항형 영유아 돌봄 환경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전국 최초로 보건소와 재난트라우마센터를 통합해 흥해에 건립되는 북구보건소 운영을 필두로 공공보건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출산·소아 의료 중심으로 빈틈없는 의료체계 구축에도 힘쓸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도국민체육센터 등 생활 체육 인프라를 계속 늘려 시민들의 일상에 건강과 활력을 불어 넣고,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 2관의 본격적인 건립으로 시민 생활과 가까운 문화 저변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먼저 민선 6기부터 8기까지 최초 3선시장으로 선택해주신 시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 포항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혁신과 도전을 추구하는 DNA가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 시민들께서 도전의 선두에 서 주셨고, 현재 4차 산업 혁명시대에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기회를 찾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지금, 작지만 강한 도시,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도시를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 우리시의 향후 여정에 계속해서 많은 응원과 관심, 격려를 부탁드리며 새해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 하길 진심으로 기원드린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1-01

지혜·치유·재생 상징… 묵은 허물 벗고 새 희망 꿈꾸는 한 해

금강경오가해에서 ‘회사반정(廻邪返正) 발란반정(拔亂返正)’이란 말이 나온다. 삿됨을 돌이켜 바름으로 돌아오니 이것은 어려움을 뽑아내고 바른 것으로 돌아가 태평을 얻는다 하였다. 즉 혼란을 수습하고 정상을 회복한다는 의미이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운무(雲霧)한 상태의 대한민국을 보면서 을사년 새해에는 회복되고 태평한 국리민복(國利民福)의 한 해를 기대하고 희망해 본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해’로, 특별한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과 염원을 담아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겨내면 좋겠다.또한 푸른 뱀띠가 상징하는 젊음과 생명력의 에너지로, 뱀띠가 의미하는 지혜를 모아 풍요로움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십이지신 중 용을 제외하고 제일 어른삼국유사·박혁거세 신화서 풍요·다산그리스·로마 신화 ‘지혜로운 뱀이야기’세계 여러나라 의사협회 뱀 마크 연원조선후기 유행한 ‘당사주’ 뱀띠 특징에용모단정 하고 학업과 예능 문무 겸비재물과 사람 지켜주는 귀한 존재 인식제주지역에선 신으로 여겨 복 빌기도“대한민국, 뱀처럼 지혜롭게 다시 태어나자!” ‘푸른 뱀의 해’인 2025년 새해가 밝았다. 2025년은 육십갑자(10간과 12지를 합해 만든 60개의 간지)의 42번째 해인 을사년(乙巳年)이다.‘을(乙)’은 푸른색을, ‘사(巳)’는 뱀을 의미해 을사년은 ‘푸른 뱀의 해’라고 불린다. 예로부터 뱀은 불사(不死)·재생(再生)·영생(永生)의 상징이었다. 겨울잠을 자는 뱀은 매번 죽음으로부터 재생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존재로 인식됐고, 무덤의 수호신, 지신(地神), 죽은 이의 재생과 영생을 돕는 존재로 여겨졌다. 을사년 새해, 묵은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는 영생의 지혜를 본받아 새롭게 시작하자.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민통합과 상생 발전이 함께 이뤄져 온 국민이 평화롭기를 소망한다. △생태적 특징 ‘뱀’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징그러움이다. 매서운 눈, 날름거리는 혀, 차가운 감촉, 치명적인 독. 뱀은 숨 막히는 공포의 대상이면서도 아찔한 매력을 지닌 유혹자였다. ‘창세기’에서 이브를 유혹해 인간을 낙원에서 쫓겨나게 만든 동물이 바로 뱀이다. 하지만, 뱀은 생태적으로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겨울잠을 자기 위해 종적을 감추고, 겨울잠에서 다시 살아나는 뱀은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불사의 존재로 인식돼왔다. 뱀의 신성은 이 불사의 존재라는 인식과 관련이 있다. 인류는 오랫동안 뱀을 숭상했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뱀같이 지혜로워라’고 가르쳤고, 뱀을 점술에 이용한 고대 기록도 많다. 당시 사람들에게 뱀은 땅속에 살면서 재앙이 닥쳐오면 미리 알려주는 존재다. △십이지신 중 제일 어른 12지의 6번째 동물인 뱀은 시각으로는 오전 9시에서 11시, 방향으로는 남남동, 달로는 음력 4월에 해당한다. 뱀은 가상의 동물인 용을 제외하고는 십이지신 동물 중 제일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 유일한 파충류이기 때문이다. 뱀은 치유와 다산을 상징하는 동물로, 각기 다른 문화와 신화에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존재로 취급된다. 뱀과 관련된 설화 중 ‘삼국유사’ 1권의 박혁거세 신화에서는 뱀이 풍요를 분배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인도, 태국, 캄보디아 등을 잇는 남방 신화에서도 뱀은 우주의 생기와 대지의 뜻을 전하는 전령, 진리의 수호자로 숭배된다. 제주도에는 뱀의 민속신앙이 발달돼 있으며, 뱀은 집안과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의 성격도 지닌다. 뱀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로서, 크면 구렁이가 되고 구렁이가 더 크면 이무기가 되며 이무기가 여의주를 얻거나 어떤 계기를 만나면 용으로 승격한다는 설화 체계가 있다. △상상 속 뱀과 치유의 상징 뱀은 치유를 상징하는 동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보면 지혜로운 뱀의 이야기가 나온다. 의술의 신 ‘아폴론’의 아들인 ‘아스클레피오스’는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죽은 고린도 왕을 살려내는 과정에서 뱀 한 마리가 가져온 약초를 이용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에게 감사하는 마음에 지팡이를 휘감은 뱀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 이 신화가 세계보건기구(WHO) 마크(사진)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의 의학(의사)협회가 뱀이 그려진 마크를 이용하는 연원이다. 우리나라에서 뱀은 재물과 사람을 지켜주는 가신(家神)으로 간주되어 귀한 존재로 여겨져 왔고, 제주 지역에서는 뱀을 신으로 여겨 복을 빌기도 했다. 또한 뱀은 남근(男根)의 상징으로도 여겨져, 여성과의 성적 접촉과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로 믿어졌다. 뱀 꿈은 임신을 예고하는 길몽으로 해석됐으며, 뱀과의 접촉은 대체로 좋은 운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했다. 구렁이가 자신을 물거나, 여성의 몸에 감기거나, 대문에 들어오거나, 구멍으로 들어가는 꿈은 비범한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태몽으로 해석됐다. 푸른 뱀 꿈(청사몽 靑蛇夢)이나 뱀을 만지는 꿈(무사몽 撫蛇夢)은 최고의 길몽으로 여겨졌다. 반면에, 뱀이 주변을 떠나거나, 죽거나, 불쾌한 방식으로 기어 다니거나, 혀를 날름거리는 꿈은 재수 없는 꿈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인내의 상징 ‘이무기’는 한국 설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로, 용이 되기 위해 여러 해 동안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며 지내는 오래 묵은 뱀이다. 용이 돼 하늘로 올라가고 싶은 이무기는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내의 상징’이다. 겨울잠을 자다가 다시 살아나는 곰이 웅녀로 변해 단군을 낳았듯이, 겨울에 죽었다가 봄에 다시 살아나는 뱀의 재생 능력은 고구려 벽화고분, 신라 토우, 삼국유사의 ‘박혁거세’, ‘경문왕’, ‘가락국 김수로왕’ 등에서 무덤의 수호신이 되고, 죽은 이의 환생과 영생을 기원할 때 형상화됐다. 민속학적으로 십이지신의 여섯 번째 동물인 뱀은 남남동쪽을 지키는 방위신(동서남북과 중앙인 5방위를 지키는 신)이다. 뱀은 다른 십이지 동물에 뒤지지 않는 대접을 받았으며,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운명을 같이하는 친숙한 존재였다. 인간의 운을 점치는 책으로 조선 후기 민간에 크게 유행한 ‘당사주’에는 뱀띠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나온다. 이 책은 뱀띠인 사람에 대해 “용모가 단정하고 학업과 예능에 능하며 문무(문장력과 무술)를 함께 갖췄다”고 말하고 있다. 현실에서 뱀은 징그럽고 해로운 존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뱀이 가진 치명적인 독으로 인해 사람들은 뱀을 피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했다. 상상 속 뱀은 다양한 얼굴을 가진 묘한 존재다. 설화 속 뱀은 은혜를 갚는 선한 존재로, 때로는 욕심이 많은 악의 상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상상 속의 뱀은 저승세계에서 나쁜 사람에게 벌을 주는 절대자로 나타나기도 한다. 조선 전기에 그려진 ‘시왕도’는 저승을 다스리는 10명의 왕들이 집행하는 재판과 형벌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뱀은 나쁜 사람에게 벌을 주는 존재로 묘사돼 있다. △다산(多産)의 상징 우리나라에서 뱀은 재물과 사람을 지켜주는 귀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사람들은 집안에 들어온 커다란 구렁이가 재산을 지키고 재물을 가져다주는 행운의 동물이라 여겨 이를 내쫓지 않고 오히려 잘 보호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뱀을 신으로 여겨 쌀과 깨끗한 물을 뿌리면서 복을 빌었다. 또 신라시대의 박혁거세 신화에 따르면 뱀은 여러 개의 알 또는 새끼를 낳으므로 풍요와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쓰였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네 업 신앙에서 보이는 구렁이 숭배다. ‘업’은 한 집안의 살림을 보호하는 동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는데, 우리 민속에서는 예부터 업단지를 만들어 그 안에 쌀이나 돈을 넣어 두고 뱀을 신으로 모셨다. △약용으로 쓰는 뱀 뱀은 민간 의료의 약용으로도 쓰인다. 약용으로 쓰는 뱀은 주로 살모사, 구렁이, 칠점사, 독사, 독뱀 등이다. 뱀은 강장 작용을 하고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하강 작용을 하며, 일체의 허약성으로 오는 질환에 사용된다고 알려졌다. 뱀 허물도 중요한 약재였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지리지’, ‘산림경제(山林經濟)’ 등에서도 뱀 허물이 약재로 쓰인다고 기록돼 있다. 한국 문화에서 푸른 뱀은 지혜, 치유, 재생, 생명력,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해가 바뀔 때마다 벅찬 가슴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꾸지만 올해의 시작에 거는 기대는 유난히 크게 다가온다. 12지 동물 중에서도 유독 ‘지혜와 부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온 뱀은 뒤를 보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가는 동물이다. 을사년 뱀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도 뱀처럼 지혜롭게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기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1-01

민선 8기 김장호 시장 2년 6개월 만에 8조1807억 투자유치

구미시가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구미시는 민선 8기 출범 2년 6개월 만에 604개 기업으로부터 8조 1807억원의 투자와 5천615명의 고용 창출을 이뤄냈다. 이는 민선 7기 4년간의 투자유치(8조 2000억원) 실적과 맞먹는다. 구미시의 이러한 성과는 반도체, 방산, 이차전지, AI 첨단산업 등 미래 핵심 산업 육성과 최적의 투자환경 조성, 적극적인 행정추진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본지는 구미시의 성공적인 투자유치 전략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살펴봤다. □ 미래 핵심 산업 집중 유치 지난해 4월 방산 혁신클러스터 유치, 7월 반도체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올해 6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구미시는 첨단산업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미시는 2024년 한 해 263개 기업에서 3조 8493억원의 투자와 1738명의 신규 고용을 확보했다. 이는 첨단산업 중심의 투자유치에 전력을 다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구미시는 민선 8기 들어 반도체 분야에서 5개 기업이 1조 468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차전지 분야는 10개 기업이 6742억원, 방위산업 분야는 5602억원의 투자가 확정됐다. 구미시는 이러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반도체, 방위산업, 2차전지 등 첨단 산업 중심의 투자 유치 전략을 통해 지역 경제 구조를 첨단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또 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베테랑 팀장 제도’를 도입하고, 규제 완화와 인허가 지원을 통해 투자 실행력을 높였다. □ 연이은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 고금리와 고물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구미시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연이어 성공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구미하이테크에너지는 지난달 13일 코람코자산운용과 손잡고 구미5산단에 2조원 규모의 AI데이터센터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확정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구미하이테크밸리(5산단) 내에 100㎿급 AI데이터센터와 60㎿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구축하는 것으로, 사업은 구미하이테크에너지가 주도하며, 코람코자산운용의 금융지원과 시공사 및 전문운영사와의 협력체계로 추진된다. 구미하이테크에너지는 풍부한 전력과 안정적인 자연환경을 갖춘 구미에 수소연료전지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 2028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주)알코도 구미에 2500억원 규모의 알루미늄 생산공장 건립을 약속했다. (주)알코는 알루미늄 재료 제조 기업 (주)멜콤인터네셔널이 사업 확장을 위해 2024년 신규 설립한 회사로 알루미늄 압연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중국의 정책변화에 따른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를 목표로 1산단 내 대지면적 6만6115㎡(약 2만평)규모의 부지에 공장 신설을 결정했다. 구미공장에는 2027년까지 1차 라인에 4기, 2030년까지 2차 라인에 16기를 추가해 총 20기의 압연 라인을 구축할 계획으로, 5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구미시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연이어 성공하면서 ‘2024 경상북도 투자유치 대상’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2019년, 2021년, 2022년 대상과 2023년 우수상에 이어 5년 연속 수상이다. □ AI데이터센터 메카로 도약 구미시가 AI데이터센터 분야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전국 최초로 AI데이터센터와 수소발전소를 결합한 신개념 모델을 유치한 데 이어, 삼성SDS의 AI데이터센터 건립 계획까지 더해져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삼성SDS는 최근 삼성전자 구미1사업장 내 부지 일부를 215억원에 매입했다. 삼성SDS가 매입한 부지에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는 국내외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와 IT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삼성SDS는 국내 5곳(서울 상암, 수원, 구미, 춘천, 동탄)과 해외 13곳 등 총 18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으로, 신규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19번째 센터가 된다. 클라우드는 IT서비스 부문에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올해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6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으며, IT서비스 부문 총 매출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MSP)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클라우드 관련 주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구미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 비용과 안정적인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구미에는 지난 1996년 설립된 삼성SDS의 데이터센터가 이미 가동되고 있다. 또 신공항(직선거리 약 10㎞), 고속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다양하고 낙동강 기반의 안정적인 상수도 공급이 가능하다. “나는 ‘영업 6급’ …기업 모시기 더 전력” 인터뷰 조용경 투자유치1팀장 조용경 투자유치1팀장 기업을 모셔오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일한다는 구미시 조용경(43) 투자유치1팀장의 말이다. 조 팀장은 구미지역 기업인들에게는 해결사로 통한다. 적극적인 업무 추진으로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먼저 알고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구미지역에 투자한 반도체 관련 A기업도 조 팀장의 업무 능력 덕분에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A기업은 공장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법령 해석을 잘못해 짓던 공장을 부수고 다시 지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비용도 문제였지만, 공사시기가 늦어지면 제품 납품에 차질이 생겨 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조용경 팀장과 팀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행정기관들을 찾아 다녔다. 문제점에 대해 적극 어필하고 법령 해석을 기업에 유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발품을 팔았다. 구미시 투자유치1팀의 이러한 노력으로 결국 A기업은 별 다른 문제 없이 건축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A기업은 조만간 조 팀장 등에게 감사장을 전달 할 예정이다. 조용경 팀장은 “A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된 일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기업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인들을 만나고 나면 지역에 더 좋은 투자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행정6급이지만 늘 영업6급이라는 마음으로 기업인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기업 유치를 위해선 수도권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2024년 최초로 수도권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2번이나 개최했다. SNS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조 팀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도권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을 가만히 앉아 볼 수만은 없다”며 “기업의 투자 결정에 미치는 요소들을 사전에 파악해 구미가 얼마나 기업하기 좋은 도시인지를 알리는데 주력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미는 55년의 국가공단의 역사가 숨쉬는 말그대로 대한민국 산업현장의 중심”이라며 “기업이 곧 구미이다. 기업을 모시는 일을 사명으로 알고 구미가 대한민국의 산업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1-01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절벽 위 푸른 노송시간 초월한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 느껴져

2025년 뱀띠 새해를 맞이하여 지혜롭고 진중하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내연산 향로봉을 오르면서 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또다시 이곳을 찾으리라고 마음을 먹은 지 10여 년이 훌쩍 지났다. 그러던 차 노거수회를 창립한 이삼우 회장님의 전화를 받고 내연산 계곡의 비경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겸재 정선이 그린 ‘내연산폭포도’와 ‘고사의송관란도’에 그려진 노송이 이 계곡 암벽 위에 실제 자라고 있다고 하면서 함께 가서 보기를 권했다. 300여 년 전 그린 작품에 나오는 소나무가 실제 현존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뛰었다. 천원권 지폐에 실린 ‘계상정거도’는 예술적 감각과 조선의 자연미를 상징적으로 잘 묘사한 문화적 의미가 깊은 겸재 정선의 작품이다. 내연산 계곡의 아름다운 자연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인정한 마당에 그림 속의 노송을 천연기념물 반열로 올려놓는 것이 옳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위 위나 틈새에 살아가는 소나무 사진 마니아들도 있다. 그 끈질긴 삶의 모습에 매료되어 위험천만한 곳도 아랑곳 하지 않고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 국민 또한 그러한 암벽의 바위 소나무를 환호한다. 우선 미루고 보는 나의 성격과 빠른 세월 때문에 어영부영하다 보니 그로부터 수개월이 훌쩍 지났다.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하여 지난 연말에 노송을 찾아 나셨다. 먼저 겸재 정선의 ‘내연산 폭포’ 진경산수화를 찾아 노송의 위치를 마음속으로 새겼다. 화가의 붓끝에 내 마음을 싣고 캠퍼스를 종횡무진으로 누비었다. 듬뿍 묻힌 붓끝을 꾹 눌러 대담하고 굵은 선으로 폭포 주변 바위의 견고함과 자연의 역동성을 표현해 나갔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부드럽고 유려한 선으로 표현되어, 거친 바위와 대비를 이루었다. 먹의 농담을 활용해 산과 바위의 질감을 묘사하고, 채색으로 나무와 폭포, 바위, 산 등 자연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그 붓끝의 마침은 아니나 다를까 기암괴석 절벽 위 천년송이었다. 만고에 움직일 수 없는 깎아지른 큰 바위 절벽 폭포 위에 충절의 푸른 노송을 심어 놓았다. 암벽 바위 위에 살아가는 노송을 찾아내어 그림 속에 담아 영원히 잊혀지지도 없어지지도 않는 불멸의 ‘겸재 천년송’으로 재탄생해 놓았다. 그런 악조건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푸른 소나무는 끈질김과 굳센 의지를 말해주었다. 하늘 높이 우뚝 솟은 바위산은 무한한 가능성을 말해주고 계곡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은 동해에 발을 담그고 영원히 마르지 않는 꿈을 꾸고 있다. 붓끝은 하나의 망설임도 없이 흐르는 물처럼 때로는 휘몰아치는 바람처럼 거침없었다. 그렇게 하여 그림 속 소나무의 실제 위치와 형태 등 생태를 상상해 가슴에 품었다. 현장에 도착했다. 학소대 기암절벽과 바위암 선일대, 물보라를 일으키는 연산폭포 등 한 폭의 산수화로 펼쳐 놓은 풍경이었다. 내연산의 풍광을 보며 300년 전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여기서 시작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장의 복잡함 자연의 풍경을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움과 힘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순함은 궁극의 세련됨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단순함은 가장 복잡한 과정을 통과한 마지막 결정체인 다이아몬드와 같기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내연산의 절벽과 낙하하는 물줄기, 주변의 수목이 조화를 이루며, 단순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담았다. 자연 속에 담긴 유교적 이상과 조화로운 인간 정신을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겸재의 그림은 내연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해주었다. 그뿐만 아니다. 모르고 무심하게 지나칠법한 높은 암벽 바위를 붙들고 살아가는 끈질긴 소나무의 생명력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노송을 보고도 그곳을 찾아가는 데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절벽의 바위 위에 있는지라 접근할 수 없었다. 이삼우 노거수회 회장님과 통화를 하고 스케치한 그림을 카카오톡으로 송부받아 겨우 접근 할 수 있는 바위 틈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천년송 가까이 갔을 때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더 이상 접근할 수 없어 멀찌감치서 사진을 촬영하고 그 생명의 끈질김을 감상하고 겨우 엎드려 팔을 뻗쳐 손으로 악수하고 심호흡했다. 절벽 바위 위에는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살아가고 있었다. 나이를 짐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저 천년송 오 형제라 이름을 붙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덩치가 큰 소나무는 그래도 약간의 흙냄새를 맡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형국이었다. 아마 납작하고 가느다란 긴 뿌리가 멀리 계곡으로 발을 뻗고 있지 않을까? 그저 신비할 따름이다. 겸재의 붓끝에서 피어난 그림 속 노송을 눈으로 직접 마주하니, 그의 마음에 스며들었을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하늘을 향해 구불구불 뻗어나간 가지는 마치 시간을 초월한 손짓처럼 보였다. 천년의 세월을 견디며 이 자리를 지켜온 노송은 단순한 나무 그 이상이었다. 그 안에는 자연의 고고한 품격과 생명력, 그리고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노송 아래에서 나는 눈을 감았다. 나무를 타고 흐르는 시간의 숨결, 바위 속 깊이 자리 잡은 뿌리가 전해주는 묵직한 에너지가 온몸을 감쌌다. 그의 붓끝이 그린 단순한 풍경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그리고 시간이 쌓아 올린 경외의 기록이었다.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식물학자이며 향토 사학자이시고 노거수회를 창립한 이삼우 기청산식물원 원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또한 이 나무가 단지 한 그루의 나무를 넘어 자연유산임과 동시에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든 문화유산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나는 겸재의 그림 속에서 이 폭포와 노송이 어우러진 장면을 떠올렸다. 그가 붓끝으로 표현하려 했던 것은 단지 자연의 형태가 아니라, 자연을 대하는 그의 철학과 마음이었음을 깨달았다. 노송과 폭포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초월한 자연의 위대함을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스승이다. 이러한 자연유산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야말로 우리에게 자연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운다. 만약 이 노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면, 그것은 단순히 하나의 나무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겸양의 미덕으로 평생을 살아온 겸재 정선의 삶의 철학과 도덕을 본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겸재 정선의 붓끝에서 태어난 천년 노송과 폭포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다. 겸재 정선(1676~1759)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다.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畫)를 창시했다. 1733년 영조 때 청하 현감을 지냈다. 부채 그림인 ‘고사의송관란도(高士倚松觀瀾圖)’와 ‘청하 내연산폭포도’에 등장하는 소나무와 아주 흡사한 소나무가 현재도 내연산 폭포 벼랑 위에서 자라고 있다. 그림 속의 소나무를 현재 벼랑 위의 소나무로 특정하고 ‘겸재송’이라 최초로 이름한 것은 포항의 이삼우(李森友) 기청산식물원 원장이다.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한국의 자연과 전통미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계상정거도(천원권 지폐에 실린 그림),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월송정, 망양정 등 많은 작품이 있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1-01

동해 상징 ‘오징어·도루묵·명태’ 사라진 자리 ‘방어’가 꿰찼다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동해안에 살던 명태와 오징어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전갱이, 삼치 등이 대신하고 있다. 죽도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김 씨는 “오징어와 명태는 아예 씨가 말랐다. 전갱이와 삼치는 많이 잡히고 있지만, 예전의 풍성함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동해안 대표 겨울어종 도루묵도 자취를 감췄다. 작년 도루묵 어획 총량은 총 172t으로 지난해 433t보다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룡포에서 생선조림 가게를 운영하는 남 씨는 “매일 아침 일찍 어판장에 도루묵을 사러 가는데 갈수록 도루묵을 사기가 힘들다. 그렇게 흔하던 도루묵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며 “찾는 손님은 많은데 물량이 적어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2024 수산분야 기후 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 대중성 어종인 고등어, 살오징어, 멸치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2010년대부터 살오징어는 어획량이 급감했고, 멸치와 고등어류도 감소 또는 정체 상태를 보였다. 반면, 주요 난류성 어종인 방어류, 전갱이류, 삼치류는 지난 40년간 어획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30년 차 오징어잡이 선장 박씨는 “예전과 같은 어획량을 기대할 수 없다. 바다에 나가면 오징어가 보이지 않는다”며 “30년 넘게 배를 탔지만, 요즘은 오징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바다는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동해안의 오징어 어획량은 10년 전 9400t에서 2023년 1300t으로 급격히 감소한 반면, 난류성 어종인 방어의 어획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해안에서 잡힌 방어는 4700t에 달해 전체 어종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예전에는 제주가 방어의 주산지였으나, 지금은 동해안이 대표적인 어획지로 부상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정선해양조사 관측 결과 지난 56년(1968~2023) 동안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44℃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표층 수온 상승률은 0.0125℃/yr로 동기간 0.70℃ 상승해 한국 연근해의 연평균 표층 수온 상승률이 전 지구 평균과 비교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해역별 표층 수온은 동해 1.90℃, 서해 1.27℃, 남해 1.15℃ 상승해, 동해의 표층 수온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동해안에서는 여름철 상어가 자주 출몰하고 있는데, 2022년 1마리에서 지난해 15마리로, 올해는 30마리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공격성이 강한 청상아리와 같은 상어도 적지 않게 포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어의 먹이가 되는 방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먹이를 따라 상어의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청하고 있다. 수산과학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2100년까지 우리나라 연근해 수온은 최대 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동해는 최대 5℃ 내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76년 뒤 바다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워질 것이며, 이는 전 지구 평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온대성 어종이 사라지고, 열대·아열대성 어종이 동해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는 어류 양식에도 큰 피해를 준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자연재해에 따른 양식어업 피해는 총 326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는 1947억 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지환성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수산자원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 도루묵, 임연수의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방어류, 삼치류, 전갱이류는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다. 오징어는 동해에서 자원 수준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수온 상승으로 분포가 동해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어장 형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어업인들에게 신속히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부서들과 TF팀을 꾸려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1-01

“10∼20년 후 동해는 ‘아열대어’ 세상될 것”

해양환경을 27년간 꾸준하게 연구한 이승호사진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는 “이상기후로 인해 어종변화가 뚜렷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해수온 상승으로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종은 감소하고, 따뜻한 물에 서식하는 종은 북쪽으로 서식처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대표적 난류성어종인 참다랑어 어군이 동해에서 관찰되는 등 어종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도 난류성 어종 증가와 명태와 같은 한류성 어종이 감소하고 수온상승이 지속된다면 10~20년 후에는 아열대성 어종들이 유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상기후가 동해안 어종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최근 오징어 어군이 따뜻한 물을 따라 북상하면서 오징어 어획량은 2010년대 1만여t 에서 최근 10분의 1 수준인 1300 t 정도 어획되고 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방어는 주로 제주도에서 잡혔는데, 이제 동해안에서 5000t 정도 잡히는 일반적인 어종이 됐다. 난류성어종인 고등어는 1970년대 8만t 정도에서, 2000년대 초반 15만t 이상으로 증가했다. 20년이 지나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2023년 5만t, 2024년 3만 7000t으로 해마다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도 너무 더워진 바다를 견디지 못하고 다른 해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남해안의 대표 어종인 멸치는 강릉해역까지 북상했다. 특히 대표적 난류성어종인 참다랑어 어군이 동해에서 관찰되는 등 어종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 동해안의 어류 생태계 변화가 해양 생태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 성게는 해조류를 마구잡이로 먹어치워 바다사막화를 가속화 시키는데 성게를 먹는 한류성 어종인 돔류가 감소하면서 그 빈자리를 무절석회조류(시멘트 같은 탄산칼슘 성분의 조류)가 증가해 바다가 하얗게 보이게 된다. 이로인해 다른 생물들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해조류 생육지가 없어지고 결국 어류의 서식지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승호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 - 어종 변화로 인해 동해안 지역의 어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 어종 변화는 어획량 변화, 대상종 변화, 어구변화, 작업방법, 어업시기 변화 등 어촌문화 전반에 변화를 주고 있다. 어획량은 감소하는 만큼 어종복원, 서식지 복원, 연안습지복원과 함께 잡는 어업이 아닌 기르는 어업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 앞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비해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 20년후 동해안 수온은 약 1.5~ 2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일은 우리나라의 문제 혹은 몇 몇 나라가 나서서 될 일이 절대 아니고 전지구적인 문제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공조를 강화하고 긴밀하게 협력해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여 그 변화 시기를 늦춰야 한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1-01

포스코, 유망 강소 기업 발굴과 육성의 요람으로

포스코가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인 ‘체인지업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유망 강소 기업 발굴과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는 포스코가 약 830억 원을 투자해 건립한 벤처 보육공간이다. 포스코 그룹의 80여 국가와 162개 법인 등 비즈니스 네트워크, 단일 캠퍼스 기준으로 세계 2위 수준인 약 2조 원 규모의 RD 시설과 5000여 명의 연구인력, 포항과 경북도 등 지자체의 지원 시스템 등을 모두 활용하는 벤처밸리의 허브이다. 현재 벤처기업 104곳이 입주해 있으며, 근무인원은 1100여 명, 기업가치는 1조 6000억 원에 달한다.연구중심대학 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방사광가속기 등 40년간 축적된 RD 인프라와 산학연 협력 체제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원천기술 사업화 스케일업, 오픈랩과 제조 인큐베이팅 센터포스코 그룹의 ‘원천기술 사업화 스케일업’ 프로그램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스타트업의 지속 성장을 돕는다.이 프로그램은 데스밸리(Death Valley·창업 3~7년 차 기업이 경영 어려움을 겪는 시기) 극복을 위해 투자 유치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검증과 스케일업(Scale-up) 과정을 필수적으로 지원한다.이 실용화 지원은 RIST가 담당하고 있다. RIST는 제철소 현장지원 연구를 시작으로 비철 소재, 환경에너지, 설비엔지니어링 분야로 확장하며, 국내 유일의 실용화 전문 연구기관으로 성장했으며, 오픈랩과 제조 인큐베이팅 센터(제조 I/C)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오픈랩은 대학 등 외부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미래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기초 및 원천 기술의 스케일업 연구를 진행한다.여기서는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여 제품화하고, 이를 창업으로 연계한다.제조 I/C는 창업 기업의 빠른 상용화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도시형 공장이다.파일럿 설비 구축을 위한 제조 공간과 시험 및 가공 설비를 제공하며, 양산에 필요한 엔지니어링도 지원한다.현재 RIST의 실험동과 나노융합기술원에서는 바이오앱, 그래핀스퀘어 등 벤처기업 3곳의 스케일업을 돕고 있다. 제조 I/C는 소부장 분야 벤처기업 스케일업에 특화된 국내 유일의 프로그램으로, 해외 창업 생태계에서도 드물다. 이 프로그램의 운영 효과에 주목한 중소벤처기업부, 경북도와 포항시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력 국책사업으로, 약 4000㎡ 규모의 ‘첨단 제조 I/C’를 구축 중이다. 2025년 말 준공 예정인 이 센터는 앞으로 30년간 100개 이상의 제조 스타트업의 상용화 스케일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 포벤처스 및 POSCO Idea Market Place포스코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해 두 가지 주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첫 번째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포벤처스(POVENTURES)’로, 이는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도입됐다.창업 이후 최대 3년까지 창업무급휴직과 사업화에 필요한 지식재산권(IP) 실시권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2019년 시행 이후 현재 6기까지 31팀을 선발했으며, 이 중 18팀이 창업에 성공했다.두 번째 프로그램은 3년 이내 초기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POSCO IMP)’이다.이는 국내 대기업 최초의 공모 프로그램으로, 소재 지역이나 모집 분야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선발된 팀에게는 최대 5억 원까지 투자가 이뤄지며, 판로개척과 투자유치 지원, 스타트업 월드컵 등 글로벌 진출 기회도 제공된다.2020년 이후 총 6262팀이 응모했고, 이 중 65팀을 선발해 190억 원을 투자했다.앞으로 제조 인큐베이팅 센터 등과 연계해 상용화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벤처 펀드의 투자도 연계할 계획이다. ‘도전! K-스타트업’서 잇단 수상… 육성기업들 성과 빛을 발하다 ◇‘도전! K-스타트업’ 대회에서 빛난 포스코 육성 벤처기업포스코가 육성한 벤처기업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지난해 12월 열린 ‘도전! K-스타트업’ 대회에서 벤처기업들이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도전! K-스타트업’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10개 정부부처가 협업해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 경진대회이다. 올해 총 6238개 팀이 참여했으며, 예선리그부터 치열한 경쟁을 거쳐 왕중왕전까지 총 20팀이 최종 수상팀으로 선정됐다. 그 중 포스코가 육성을 지원한 스타트업인 △바이오브릭스 △고레로보틱스 △앰버로드 △일만백만 모두 창업리그에서 수상했다. 고부가가치 의료용 바이오잉크 소재를 개발하는 바이오브릭스는 최고상인 대상을, 자율주행로봇을 활용해 건설자재를 배송하는 고레로보틱스는 최우수상을, 공정 최적화 AI솔루션을 개발하는 앰버로드는 우수상을, 고객 최적화 영상 제공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 일만백만이 장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 대회에서 수상한 포스코 육성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2025년 새해 포부를 들어봤다. △바이오브릭스 장진아 대표 - 대상(대통령상)우리 바이오브릭스는 동물성 소재 기반 바이오잉크 개발로 인체 인공장기 생성소재를 개발해 의료기술의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이다. 임상용 바이오잉크 소재로의 적용과 더 나아가서 의료기기 및 의약품의 주요한 성능을 부여하는 혁신 소재로의 가능성을 타진해 글로벌 넘버원 dECM(조직 또는 세포로부터 핵, 세포막, 핵산과 같은 세포 성분이 제거되고 남은 세포 밖에 존재하지만 세포와 밀접하게 연관된 고분자들) 공급자가 되고자 한다. 2025년에는 난치성 각막 궤양 치료용 의료기기(GelCODE)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청과 후속 제품의 대동물 유효성 평가를 앞두고 있다. 혁신 바이오 소재의 임상 진입을 통해 확장 가능성을 탐색할 계획이다.  △고레로보틱스 이동민 대표 - 최우수상(교육부장관상)2025년은 건설산업에 있어 혹독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위기를 활용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 고레로보틱스가 개발중인 차세대 건설자재 운반 로봇으로 공사기간 단축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다. 물류 데이터로 건설사가 보다 효율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국내 건설산업이 겪고 있는 인력부족 및 대한민국 고령화 문제는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고레로보틱스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만큼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 민간투자 57억과 정부지원금 27억 원을 수주해 약 84억 원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흔들림 없이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 이앤씨에서 지난 10년간 근무하며 쌓은 건설 현장 경험과 미국 유수 대학 UCLA, MIT, 미시건 등 출신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수준 높은 로봇을 개발해 포항에 이차전지, 제조업, 건설산업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    △앰버로드 임언호 대표 - 우수상(환경부장관상)앰버로드는 대중소기업 제조 공정 최적화에 필요한 AI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이다. 우리의 궁극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제조업들이 AI도입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제조 AI쇼핑몰’이 되는 것이다. 2025년에는 더 많은 글로벌 제조업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동시에 고도로 커스터마이징된 다양한 AI솔루션 제품군을 출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앰버로드는 포스코에서 8년 간 33건의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적용해 매년 397억 원의 이익을 낸 노하우가 있다. 기존 제조 AI 솔루션들이 높은 비용과 오랜 기간이 소요됨에도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과 달리, 앰버로드는 몇 가지 차별 포인트로 성과를 낸 것이다. 데이터 수집을 통한 AI 모델 개발, 모델 운영관리 시스템 구축 등으로 올인원 솔루션을 3개월 안에 적용하고, 실시간 AI 모델 추천 의사결정 가이드를 통해 현장 작업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앰버로드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제조업계의 AI 도입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일만백만 김유석 대표 - 장려상(특허청장상)일만백만은 고객 정보 등을 인공지능이 자동 학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비즈니스 영상을 만들고 있다. 일만백만은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AI 영상 생성 기술을 개발했다.우리 기술은 단순히 영상 제작을 넘어, 기업의 정체성을 정확히 반영하고 직관적으로 편집이 가능하며 대량 생산까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새해에는 일만백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다. CES 2025 혁신상 수상을 시작으로, 이미 검증된 우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특히 POSCO IMP의 지원으로 글로벌 기술 검증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문서에서 영상으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변화하는 시대에, 일만백만이 그 혁신을 주도하겠다.   /이부용 기자

2025-01-01

성주군, 호국보훈고장 기반 다지고 취약계층 든든한 동반자로

성주군은 9개단체 6000여명의 오랜 숙원이었던 보훈회관을 신축하고 61년된 충혼탑을 재정비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 호국보훈의 고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군은 또 취약계층의 든든한 동반자로 소외되는 주민없이 모든 군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도록 주민복지 향상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 보훈회관 신축 성주군은 지역 내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의 복지 증진을 위해 신축한 성주군 보훈회관이 지난 11월 22일 준공식을 거쳐 본격 운영중이다. 그동안 보훈단체 회원들은 오래된 건물이나 콘테이너하우스 등 열악한 환경과 산재한 사무실에서 어렵게 소통하며 보훈회관 건립의 필요성을 지속 제기하고 있었다. 군은 2022년 신축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5월까지 28억원의 예산으로 성주읍 경산리에 지상 3층 연면적 955.5㎡규모로 건물을 완공하고 상이군경회 등 9개 보훈단체가 6월에 입주를 완료했다. 10월말 보훈회관과 연접한 청년창업랩 건물을 리모델링해 성주군보훈회관으로 사용하게 됨으로 체력단련실, 카페 및 대회의실까지 조성하여 보훈관련 각종 행사나 안보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 독립운동 기념공원 조성 성주군은 지역 내 호국·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61년된 충혼탑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독립운동기념공원 조성으로 호국보훈의 고장 기반을 다졌다. 충혼탑은 710위의 위패가 모셔진 성주군의 대표적인 추모 공간이지만, 계단으로만 접근이 가능할 정도로 협소하다. 1963년에 건립돼 노후화됐을 뿐만 아니라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의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전면적인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성주군은 20억정도의 예산으로 현부지를 9m정도 절토해 1400평의 바닥면적을 확보한 뒤 탑신교체, 주차장확보, 화장실설치 등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추모공간으로 정비코자 25년부터 본격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성주군은 88명의 독립운동가를 보유하고 있는 독립운동의 고장이다. 4.2 만세운동 및 1919년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한 유림이 15명에 이르고 있어 군 지역 참여자가 가장 많다. 군은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성주군 독립운동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41억원의 예산으로 파리장서 운동의 모의장소인 백세각과 연계해 5000여평 규모로 독립운동가 및 파리장서운동 기억의 벽, 기념비, 유아숲놀이터 등을 조성해 군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 참한별 온동네 스무바퀴 성주군은 주민과의 소통과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성주군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추진한 ‘참한별 온동네 스무바퀴’사업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 사업은 오지마을 등 평소 복지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20개 마을을 찾아가 주민과 소통하고,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 것.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과 즐거움을 나누며 마지막에는 이웃주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장(洞心通:마을과 마음이 통하다)을 만드는 성주군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20마을 3200여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군은 발굴된 8가구를 사례관리대상자로 지속 관리중이며 지난 11월 14일 참여마을대표자 및 참여 자원봉사자 등이 참석한 총평회시 호평을 받았다. □ 아너소사이어티 도내 군부 최다 한 사람의 기부가 빛이 되어 성주가 기부와 나눔문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올 한해 많은 아너소사이어티가 탄생했다.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고액기부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명이나 가입해 총 11명의 아너소사이어티가 성주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며 경북도내 군부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주군나눔봉사단(명예단장 김이숙)은 기부기간을 정하지 않고 일년내내 활동을 하며 ‘착한가게’, ‘정기기부자 발굴’, ‘기부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폭넓은 기부나눔 문화 확산에 애쓰고 있다. □ 568명 찾아가는 행복기동대 올해 5월 고독사예방 게이트키퍼 행복기동대를 경북도에서 가장 먼저 발족했다. 현재 568명이 각 읍면에서 위기가구 발굴 및 고립·단절된 이웃과 1:1 결연 사업을 추진해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부를 살피고 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대상자 중심으로 운영하던 실무분과를 주거환경·고독사예방· 통합돌봄·읍면네트워크 분과로 재정비해 新 복지사각지대 문제에 대응하고,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 스마트 복지 안전체계구축 군민의 복지 접근성과 필요한 복지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성주복지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카카오톡채널의 ‘성주군희망드림’, 스마트폰을 활용한 ‘복지알림위기앱’등 다양한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위기가구를 발굴 제보하고 1:1상담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효과는 위기상황에 처한 군민들의 공공복지 서비스 신청률을 높이고 각종 교육서비스 신청 기능을 추가하여 시간적·물리적 제약을 해소해 참여 기회의 폭을 대폭 넓혔다. □ 이웃사촌복지센터 운영 경북도에서 5년째 추진중인 이웃사촌복지센터는 도내 6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으며 성주군이 우수 이웃사촌복지센터를 운영하여 해마다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참여한 읍면은 총 10개소로 자체 주민간담회를 통해 지역민들의욕구를 파악하고 마을마다 원하는 프로그램지원, 주민역량강화교육, 동아리 지원 등을 통해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마을의 문제에 참여하여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매년 각 마을별로 추진하던 마을축제는 금년에 4개 마을이 함께 참여해 마을간 화합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성주군 이웃사촌복지센터는 복지인프라가 적은 농촌지역에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도시에 살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복지서비스가 많다는 인식확산과 함께 주민들이 능동적으로 지역의 문제에 참여하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복지 안전망 강화 및 지역사회 정착지원 성주군은 지역 내 취약계층의 자립적인 삶을 지원하고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국민기초생활보장 맞춤형 복지급여 선정기준 및 지원기준 상향에 따라 330세대 446명(전체 2110 세대 2653명)의 수급자를 책정, 생계급여 등을 지원해 수급자의 최저생활 보장을 강화했다. 의료급여 대상자의 건강 관리능력 향상과 합리적 의료 이용을 돕기 위해 정기적인 가정 방문을 진행하고 입원 필요도가 낮은 수급자가 집에서도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가 의료급여 사업을 통해 3가구에 병원 진료 지원, 돌봄, 주거환경개선 등을 실시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외부 출입을 하지 못하고 집안에 홀로 있는 취약계층 13세대를 방문해 전문가가 대상자의 근력 정도 및 운동능력을 확인한 후 맞춤형 운동 지도를 통해 일상생활 영위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했다. 아울러 비정상거처(쪽방·비닐하우스·컨테이너·여관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12세대에 주거상향 지원사업을 통해 임대료 지원과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했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4-12-30

성주군, 2025년 농업조수입 1조원 시대 열기 ‘총력’

2025년 성주군 의회는 농정과 본예산 550억원을 삭감없이 원안 가결하였다. 이는 2024년 본예산 513억원 대비 37억원이 증액된 금액으로 성주군 행정과 의회는 농업조수입 1조원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참외조수입 6200억원을 달성한 이유는 행정과 의회가 하나가 되어 농업분야에 아낌없는 지원과 3800여 달인인 된 참외재배 농가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2년 연속 성주참외 조수입 6000억원 달성은 참외 농가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행정의 정책발굴,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 등 모든 분야의 단합된 노력 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군수는 이어 “앞으로 우리 미래 농업 세대들이 판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영농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참외 조수입 7000억원과 농업소득 1조원 달성을 앞당기기 위해 농업분야에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이상기후 신속 대응 지난 2024년 한해, 성주참외는 1월부터 3월까지 잦은 강우, 일조량 부족 등 이상기후로 인해 수정, 착과불량, 발효과·기형과 발생이 증가하여 생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행정, 생산자, 유통기관 등이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결과 참외 조수입 6200억원을 달성했다. 주요 추진내용으로는 △일조량 피해에 따른 참외 영양제 공급지원(3억원) △일조량 부족 재해인정 및 지원(52억원) △쿠팡 MOU체결(온라인 매출 확대 협약) △참외 작황 및 출하 동향 점검을 위한 농식품부장관 방문 △성주참외 소비촉진 및 홍보행사 추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 외국인 계절근로자 안정적 입국 성주군에서는 농촌 인구 감소 및 고령화 등으로 인한 구조적 일손부족 현상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내·외 인력풀을 활용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농업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2024년에는 상반기 867명, 하반기 102명 도입했다. 내년에도 상반기 1500명, 하반기 300명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또한 농업분야 국내 근로인력 모집 및 필요 농가에 근로인력을 알선·중개하는 농촌인력 중개센터도 적극 추진하여 고질적인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참외 생산기반시설 현대화 성주군에서는 고품질 참외 생산을 위해 시설현대화 사 업에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한 시설원예 현대화사업(PO필름)은 광 투과율을 증대시켜 성주참외 품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시설 현대화사업에 집중 지원하여 참외품질 향상 및 농가 경영비 절감을 견인하고자 한다. 2025년도 주요 추진사업으로는 △시설원예 현대화사업(PO필름, 측·천창 자동개폐 등) △시설원예 에너지절감(보온덮개 자동개폐기) △시설원예 품질개선사업(인발파이프) △성주형 스마트 참외시설(스마트 보온덮개 자동개폐기, 스마트 관수관비기 등) △스마트 원예단지 기반조성사업 등이다. □ 비상품 농산물 자원화센터 발효과 및 저급 참외의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고 엄격한 선별과정을 통한 고품질 참외만을 유통시키고자 전국 최초 시설인 ‘비상품 농산물 자원화 센터’를 건립해 2024년도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저급과 반입동에서 마지막 액비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진행, 전면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비상품 농산물 자원화센터로 인해 저급과 수매 희망 농가 장시간 대기, 처리 과부화, 악취 발생 등의 불편 사항을 전면 개선하였고, 또한 수매된 저급과 참외를 활용한 액비를 연중 생산하여 농가에 보급함으로써 생산성 향상과 자연환경 보전으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 농산물 유통시설 자동화 참외 유통시설에도 스마트한 바람을 일으킨다. 기존 12개 APC(산지유통 처리시설) 중 4개 APC(참외원협, 성주, 대가, 월항)에 AI 선별 시스템 등으로 이루어진 스마트시설을 지원하였고, 내년에는 성주농협(추가 설치), 수륜농협에 지원하여 농산물 입고·저장·선별·포장 등 APC 기능을 자동화하고, 단계별로 생성되는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물류·거래 등에 자동으로 정보를 전달·환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 수출시장 확대로 유통다변화 아울러 더 빠른 속도로 변화된 소비트렌드를 반영하고 MZ세대에 맞는 전략적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다변화된 농산물 판로 확대를 위해 △농특산물 온라인 유통지원(참외쇼핑몰, 라이브커머스, 꾸러미, 우체국쇼핑몰 등)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 영상 촬영 △대형유통업체와 함께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복합 체험형 공간 구성 △성주참외축제 개최 △농산물 유통구조개선사업 등 온·오프라인 전방위 지원을 통한 유통 다변화도 모색한다. 또한, 한국을 넘어 세계속의 성주 참외를 위한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최근 국제적인 정세, 금리인상 등 여건은 녹록치 않지만 지난해 255t 13억2200만원의 수출실적을 달성하였고, 올해는 지역내 수출농산물 생산자 단체의 노력으로 266t, 13억7900만원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 성주참외 3대 혁신운동 지난 2024년 12월 4일 구성된 ‘성주 참외산업 대전환 혁신운동 추진위원회(회장 배선호)’에서 추진하고 있는 성주참외 3대 혁신운동이 기대되고 있다. 3대 혁신운동은 첫째, 참외 유통혁신이다. 이는 성주참외 주거래 단위를 현재 10kg 박스에서 7.5kg 또는 5kg으로 경량화 추진과 참외 스티커 미부착 운동이다. 둘째, 참외품질 혁신운동이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참외자조금 단가가 박스당 40원으로 동결되어 왔다. 이는 거출액 매년 감소, 이상기후에 따른 저급과 수매량 증가 등의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하여 참외자조금 인상, 그리고, 참외 액비 활용도를 제고하여 농가 경영비 절감에 기여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마지막 셋째, 농업환경 혁신운동이다. 농자재 수명연장으로 경영비 절감을 위하여 농자재 보관 간이시설 설치와 참외 저급과 및 농산부산물 퇴비화를 위해 간이 퇴비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4-12-29

“응급 의료체계 강화·도농 원격 협진 통해 군민 건강 책임질 터”

봉화군보건소는 도시와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최근 공공보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장비개선을 통해 군민들에게 보다 향상된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건지소 및 보건진료소의 공공건축 그린리모델링, 군립노인전문요양병원의 치매전문병동 건립, 저출산 대응 소아청소년과 설치 등으로 의료시설 현대화 및 맞춤형 의료혜택 제공에 노력해 왔다. 또 농어촌의료서비스개선사업으로 최신 의료장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가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 대비해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고, 선택예방접종 지원으로 감염병 발생 최소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근 도시 병원들과 원격협진 등 의료협력체계 구축과 다양한 건강증진사업으로 군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보건의료시설 지속적인 환경개선과 의료장비 확충을 통해 지역에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보장받도록 더욱 노력하겠으며, 내실있는 보건사업 운영으로 군민의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보건의료시설 인프라 확충 봉화군보건소는 노후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성능향상을 위한 국토교통부 그린리모델링사업 공모에 참여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총 15억 여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포함한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 등 총 9곳을 그린리모델링했다. 이로써 기존 노후 보건시설물의 내외부 단열, 창호교체, 고효율 냉난방시설 교체로 보건시설물의 에너지를 절감해 쾌적하고 청결한 재실 환경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또한 석포면보건지소와 삼동 및 북곡진료소는 신축으로 최신 보건환경을 갖추게 됐으며, 지속적인 보건의료기관의 신축과 그린리모델링사업으로 지역사회 보건수행의 중추적 역할은 물론 군민들의 이용 만족도 또한 더욱 향상되고 있다. □ 치매전문병동 건립 노인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치매환자의 전문적인 치료와 치매 친환경 공간이 필요하게 됐다. 2024년도에 보건복지부 공립요양병원 기능보강 공모사업으로 총 32억 원의 사업비로 봉화군립노인전문병원에 치매전문병동을 증축하여 치매전문 병상수를 43병상에서 86병상으로 늘릴 수 있게 됐으며, 최신 의료장비 19종 190대를 보강해 치매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와 치매환자 가족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치매안심센터와 협력해 지역사회 치매인식 개선사업, 퇴원치매환자 일상생활 복귀지원, 퇴원환자 거주지 환경개선 사업 등 공공보건 의료사업 확장에도 심혈을 기울여 치매 조기 발견과 중증화 예방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으로 치매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 소아청소년과 개설 2023년 7월 봉화해성병원과 협력해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했으며, 2024년 6월에는 보건복지부 의료취약지 의료기관 소아청소년과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매주 금요일은 저녁 8시 20분까지 3시간 연장 진료를 실시해 직장인 부모를 둔 아이들이 일과시간 이후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원정 진료로 인한 시간과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관내 소아청소년과 운영을 크게 반기고 있다. □ 응급의료체계 확립 응급의료체계 확립을 위해 봉화해성병원의 응급실 운영을 지원하고, 긴급 중환자의 신속한 후송지원을 위해 관내 응급의료전용 닥터헬기장 5곳도 운영하고 있다.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위해 의무기관 등에 자동심장충격기 120대를 운영하고, 평소 재난 위기상황 응급의료 대응 훈련을 생활화해 경북도 주관 2024년 보건소 신속대응반 도상훈련 평가에서 우수기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의약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관내 약국 등 의약품 취급소 등 41곳의 지도점검 및 경로당 등 74곳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운영으로 2024년 의약안전관리 시책성과대회에서도 우수기관상을 받았다. □ 감염병 발생 최소화 봉화군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긴박했으나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 살려 감염병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올해부터 보건소 신규사업으로 예방접종비를 전액 또는 일부 지원하는 선택예방접종지원사업을 실시해 감염병 발생 최소화에 기여하고 있다. 예방접종종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감염증(HPV, 남성청소년 및 저소득층 남성), 폐렴구균감염증(60세 이상 성인 중 면역저하자), 인플루엔자(독감, 50세 이상), 대상포진(60세 이상 저소득층)이 해당되며, 저출산 대응정책으로 임신부 백일해 예방접종도 지원하고 있다. □ 임신과 출산환경 조성 봉화군보건소는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과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제공해 출산 장려는 물론 군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임신 사전 건강관리 가임력 검사비 지원 및 난임부부 대상 체외수정 및 인공시술비를 지원하고, 특히 난임부부 지원은 2024년 소득제한이 폐지되면서 보다 많은 가정이 혜택을 보고 있으며, 월 2회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 자체사업으로 출생아건강보장보험(둘째아 이상), 출산육아지원금 지원(매달 5세까지), 산후조리비 지원(100만 원) 등 차별화된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양육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첫만남바우처 지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 출산육아용품 대여사업을 시행 중이며 주민의 요구에 발맞춘 다양한 임신·출산·양육 지원을 통해 아이 낳기 좋은 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유관기관간 연계협력 강화 봉화군보건소는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의 의료접근성 개선과 의료인력 부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내 병원과 협력은 물론 인근 시군의 의료기관과 연계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안동의료원과 서벽 및 분천보건진료소의 원격협진 진료를 통해 고혈압, 당뇨질환자의 정기적인 진료와 건강상담을 실시하고, 안동병원과는 응급의료 용헬기(닥터헬기) 이송지원으로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고 있으며, 영주적십자병원과는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협력을 통해 지역 의료·보건·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4-12-26

비상계엄 조치에 깜짝… 의료계 파업에 주민 불안

다사다난(多事多難).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았다는 뜻이다. 2024년 갑진년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이 펼쳐진 해였다. 의료대란 사건으로 전공의가 현장을 떠나고 포스코 공장 화재와 트럼프의 당선 등으로 대구 경북권 경제의 근심거리가 늘어난 해이기도 했다. 영일만 지역의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과 경주의 APEC 유치 등은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뒤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며 다사다난의 정점을 찍었다. 2024년 주요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1.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2024년 대한민국의 가장 큰 뉴스는 12월 3일 밤에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였다. 윤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며 45년 만에 계엄을 선포했고, 국회 본청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했다. 당시 계엄 선포 뉴스를 본 수많은 시민이 한밤중 국회 앞으로 모여 계엄 해제를 외치며 계엄군을 막아서는 긴급한 상황이 펼쳐졌다. 의원들은 곧장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2시간 30여 분만에 통과시켰고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했다.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윤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또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수사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세 번째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내년 상반기 파면 또는 업무 복귀가 결정된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사회·정치적 불안정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리스크로 작용했다. 계엄·탄핵 여파에 더해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국내 경기에 악재로 작용하는 중이다. 실제로 26일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460원을 돌파하는 등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연말로 예정된 송년회·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는 등 연말 서민 경기 역시 불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2. 의료대란 속 환자불안 지속 정부가 올해 2월 내년 대학입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하자 의사단체들이 집단휴진, 파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의대 증원은 27년 만에 이뤄진 셈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를 강도높게 비판했고,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전공의들과 함께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파업이 의료 현장에 미치는 혼란이 클 것으로 보고, 파업 돌입 시 즉시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때는 징계하겠다는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결국, 전국 전공의들은 의료 현장을 떠났고, 대구·경북 전공의도 사직서를 잇따라 제출하는 등 의료 혼란은 현실화 했다. 전공의 사직서 제출은 경북대병원 등 6개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확산됐고, 동국대 경주병원 일부 전공의도 대열에 동참했다. 대학별 의대증원은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증원분보다 낮은 인원을 선발키로 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여전히 환자들의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3. 경북권 덮친 재선충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우리나라 최초 발생한 이후 꾸준히 확산해왔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북도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74만그루(감염목 40만그루, 감염우려목 34만그루)에 이르고 있으며 전국 피해목 187만그루의 40%를 차지한다.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19개 시군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도는 기후변화로 인해 소나무 생육환경이 악화한데다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활동기간이 늘어나면서 대거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역별 방제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포항, 경주, 안동, 고령, 성주는 특별방제구역(3만1375ha)내 피해목은 모두 베어내고 175ha에는 활엽수로 수종을 바꿔 심을 예정이다. 또 일반적으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10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 고사목에서 월동하므로 이 때 일괄적으로 집중 방제를 진행중이다. 포항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가지와 주요 도로변, 보호수 등 주민 환경 밀접지와 보존 가치가 있는 산림에 대해서는 우선 방제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소나무류 베기 사업으로 수종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전국 최대 송이 산지 영덕군에서는 민관으로 구성된 전문 방제단을 꾸려 송이 생산지를 지키기 위한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4. 포항 철강산업과 2차 전지산업의 위기 포항의 철강과 2차 전지 산업이 여러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 지속과 해외 저가 철강재 공세, 전 세계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1제강, 1선재 공장의 폐쇄와 현대제철 포항2공장 가동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더해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의 연이은 화재와 포스코 노조의 파업 출정식이 겹치는 등 포스코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등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은 파업과 생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탄소 중립’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뒷받침해야 하는 이유이다. 2차전지 산업은 차세대 배터리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 수요 증가로 급성장했으나 배터리 화재 사고와 안전성 문제, 치열한 가격 경쟁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일시적 수요 둔화, 캐즘(chasm) 현상을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 나가려면 배터리의 성능과 함께 친환경성 개선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시장 상황이나 각 나라의 규정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5. 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경주 지난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경주시가 최종 확정됐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경주가 선정된 것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의 이미지가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APEC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태평양 연안 21개 주요 국가가 회원국으로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62.2%, 교역량의 50.1%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지역경제협력체다. 경주시와 경북도는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를 목표로 APEC 준비지원단 구성, 지원 분야별 세부 실행계획 수립하고 주요 회의장 및 숙박시설 인프라를 정비하는 등 개최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북도와 경주시는 경북연구원·경북문화관광공사·경주화백컨벤션센터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마이스(MICE) 산업 분야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국내외 홍보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경주시와 경북도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경우 전국적으로 1조8000억원을 넘는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북연구원에 따르면 경북지역 경제에만 생산 유발 효과 972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654억원, 취업창출효과 7908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6.동해 석유·가스 찾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2024년 11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첫 탐사 시추 지점으로 ‘대왕고래’로 명명된 8광구와 6-1광구 북부 지역이 최종 확정됐다. 해당 지역은 경북 포항에서 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해역으로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풍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프로젝트는 자원 안보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되며 지구상 가장 큰 생물인 대왕고래의 이름을 따 그 상징성을 더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월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3차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 회의’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제출한 시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시추선은 12월 중순 부산항에 입항해 준비 절차를 거친 뒤 약 2개월 동안 시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추 결과는 2025년 상반기에 발표될 계획이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2월 2일 ‘대왕고래 프로젝트’예산 505억 원 중 497억 원을 삭감하면서 사업은 난항에 직면했다.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와 기업 간의 재정 지원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시추 작업으로 인한 어민 피해 보상 대책 부재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7. 지역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트럼프 재집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대구·경북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이차전지 소재 등 지역 주력 산업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는 자동차 부품과 섬유제품이 수출 주력 품목으로 각각 전체 수출의 13.1%와 6.0%를 차지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연간 수출액은 약 96억 달러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재도입될 경우 자동차 부품에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대미 수출 매출이 최소 15% 감소하고 연간 약 12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달성군과 달서구의 주요 자동차 부품 및 섬유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크다. 또한, 이차전지 산업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에서 동맹국 수입품에 10% 관세를 일괄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데다 미국 내 생산 공장에만 세금 감면과 보조금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시사했다. 8. 무산과 추진을 반복하는 TK 행정통합 대구시와 경북도를 모두 폐지하고 산하에 시·군·구가 모두 존재하는 형태의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2024년 하반기를 강타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2019년 말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선언하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북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거센 반대의견으로 지지부진하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통합에 비판적인 홍준표 시장이 당선됨에 따라 무산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홍 시장이 올해 대구를 경북으로 흡수하는 대신 경북을 대구로 흡수하는 방식의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다시 논의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은 시·군·구의 역할을 축소하는 통합 방안을 제시하면서 경북도뿐만 아니라 경북 각 시·군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빠른 통합을 원하던 홍 시장은 “8월말까지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장기과제로 넘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 10월 대구시와 경북도가 행정안전부의 중재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통합 논의가 다시 재개됐고, 결국 2026년 7월에 통합 지자체장을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이 합의됐다. 현재 대구시와 경북도는 시·도민들을 대상으로 통합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통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안동·예천·영주 경북북부권을 중심으로 통합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최근 계엄 사태로 대구경북 통합은 또다시 기로에 서게 됐다. 9. 수도권과 강원·경북권을 기차로 잇다 올해 말 △동해선(포항~삼척) △중부내륙선(이천~문경) △중앙선(도담~영천) △대구권광역전철(구미~경산) △대구도시철도1호선(안심~하양)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11월 중부내륙선이 개통해 30일 운행을 시작했다. 중부내륙선은 경기도 이천에서 경북 문경을 연결하는 총연장 93.2㎞의 노선으로 남북을 종단하는 내륙 중앙 간선철도망의 한 축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동해중부선(포항~삼척)도 12월 통한다. 동해중부선은 총연장 166.3㎞의 노선으로 지난 2009년 착공했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기존 강릉~삼척, 포항~부산 철도 노선과 연결돼 강릉에서 부산까지 열차 이동이 가능해진다. 영천에서 청량리 구간을 KTX이음 열차로 2시간대에 주파하는 중앙선 복선화 사업도 올해 말 완료된다. 이 노선은 수도권과의 접근뿐 아니라 경부고속선(신경주~울산~부산) 동해남부선(신경주~태화강~부전)과 연계 시 안동에서 부산·울산까지 2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하게 돼 광역 대도시권(부산, 울산)으로의 접근성 향상을 가져올 전망이다. 비수도권 최초 광역철도인 대구권광역철도(구미~경산)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노선은 구미~칠곡~대구~경산 간을 40분대에 연결해 출퇴근 직장인, 지역민, 통학생의 교통편의를 제공한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노선은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구간인 국도 4호선의 대체 교통수단으로 경산산업단지 통근자 및 인근 대학생의 등하교를 책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는 광역철도의 개통 시기에 맞춰 대구와 경북도 8개 시·군을 연계한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을 확대 구축한다. 10. 대구은행 시중은행으로 출범 대구은행이 올해 시중은행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4월 금융 당국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시 인가방식 및 절차’에 따라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인가내용을 변경하는 은행업 본인가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16일 제9차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경북권 중심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했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자본금 요건, 대주주 요건 등 인가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대구은행은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한국씨티·SC제일은행에 이은 7번째 시중은행이다. 이번 인가로 대구은행은 수도권과 경상도권에 한정됐던 영업을 앞으로 3년 동안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곳을 신설해 영업 권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부담도 완화하며 경쟁력 있는 금리도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구은행은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으로서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대구·경북권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종합취재팀

2024-12-26

백성의 힘으로 이룬 치산치수 ‘신의 한 수’가 되다

다사다난했던 갑진년 힘과 권력으로 상징되는 용의 해는 저물어간다. 두 진영으로 양분된 국론분열이 더욱 가슴을 아린다. 마지막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면서 안동 하회마을 출신 류성룡 선생이 생각나 만송정 솔숲으로 향했다.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일본의 침략을 예측하고 훈련도감을 설치했다. 그러나 그의 외침은 허공의 메아리가 되고 결국 일본의 침략으로 국토는 유린당했다. 그러고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자는 징비록을 남겼다. 그의 형인 류운룡 선생은 매년 강물 범람으로 거듭되는 마을의 침수 피해를 예방하고자 주민들과 함께 마을 북쪽 강변에 1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홍수로부터 보호했다. 오늘날 만송정이라 부르는 솔숲이다. 솔숲 속을 거닐면서 류성룡 선생은 10만 양병설을 생각하고 징비록을 저술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만송정 솔숲은 추운 겨울임에도 충절의 상징, 푸르름을 띤 채 곧고 의연하게 서 있었다. 낙동강이 굽이굽이 흐르는 하회마을, 그 곡선의 중심에서 만송정 솔밭은 마을과 자연을 하나로 엮는 생명줄이다. 만송정 솔숲은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손길이 조화를 이뤄낸 상징이며, 하회마을 주민들이 세상과 자연에 건넨 가장 진중한 대답이다. 숲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짙어지고, 그 안에 깃든 사연은 더욱 깊어진다.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마을을 휘감아 돌며 만든 유려한 지형으로 유명하다. 낙동강의 물길은 부드럽게 마을을 품었고, 마을 사람들은 이 품속에서 삶을 일구었다. 그러나 낙동강은 언제나 온화한 품성만을 보여주진 않았다. 장마철이면 강물이 넘쳐흐르고, 마을의 들판과 집들은 물에 잠기기 일쑤였다. 주민들은 낙동강의 은혜와 위협을 동시에 느끼며 강과 공존할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만송정(萬松亭) 솔숲이다. 겸암(謙巖) 류운룡(柳雲龍)은 풍수지리적으로 마을 맞은편의 북쪽 64m 높이의 절벽, 부용대의 기운이 세고 이곳이 허하여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나무 1만 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솔밭에 만송정이 세워져 있었으나 대홍수 때 물이 넘쳐 유실되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름만 남아 있다. 치산치수(治山治水) 사업은 보통 나라가 맡아 하는 일이지만, 마을 주민이 힘을 합쳐 일궈 낸 미담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다. 여름에는 수해를 막고 마을 사람들의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겨울에는 찬 북서풍을 막아주는 미세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솔숲은 단순히 재해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해 오고 있다. 강변 숲 조성은 산림으로 하천을 관리하였으니, 치산치수를 동시에 한 것으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 숲의 소나무 뿌리는 강가의 흙을 단단히 잡아주고, 울창한 숲은 바람과 물길을 막아주는 자연의 방벽이 되었다. 만송정은 처음부터 자연의 일부였지만, 주민의 지혜와 손길로 그 의미를 더했다. 주민들이 하나둘 정성스럽게 심은 소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었고, 숲은 세월이 흐르면서 하회마을의 상징이 되었다. 만송정의 소나무 숲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숲은 낙동강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며 하회마을의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는데 기여했다. 만송정은 단순히 강변의 숲이 아니다. 하회마을 주민들의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주민들은 강물이 들이닥칠 때 숲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만송정은 물질적 혜택을 넘어선 정신적 안식처로도 작용했다. 소나무 숲의 고요함과 위엄은 하회마을 주민들에게 자연과 삶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스승과 같았다. 주민들은 만송정 숲을 거닐며 자연 속에서 학문을 논하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다. 소나무의 굳건함과 늘 푸른 자태는 그들에게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하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하는 매개체였다. 만송정은 하회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산책로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의 자연유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만송정은 하회마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자연적 배경이며, 조선시대의 자연관과 조화로운 삶의 방식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강 건너편 부용대에 서서 솔숲을 내려다보면, 낙동강이 부드럽게 휘돌아 흐르는 곡선과 함께 만송정의 짙은 녹음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용대는 이름 그대로 연꽃이 피어난 듯한 절경을 자랑하지만, 그 풍경의 완성은 만송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숲은 단순히 나무의 집합이 아니라 마을의 숨결을 담고 있는 듯하다. 소나무 하나하나가 뿜어내는 푸르른 기운이 낙동강 물길을 따라 마을 곳곳으로 스며드는 느낌이다. 숲을 가꾼 주민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하회마을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소나무 한 그루에 깃든 정성과 지혜, 그리고 자연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이 있었기에 만송정은 지금도 이렇게 당당히 서 있을 수 있다. 부용대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하회마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의 조화가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이다. 오늘날 하회마을을 방문하는 이들은 만송정 솔숲을 들어서기 전에 낙동강 둑 위에 조성된 느티나무와 벚나무의 터널 길을 거닐게 될 것이다. 봄에는 흩날리는 꽃비로 걷는 즐거움을 더해 줄 것이고 여름은 풍성한 그늘로 흐르는 땀을 씻어 줄 것이다. 나무 아래 거닐면서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지혜가 만난 순간을 느낀다. 숲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만송정은 인간의 손길로 조성되었지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 속에 녹아들어 완성된 공간이다. 만송정과 낙동강, 그리고 부용대가 어우러진 풍경은 하회마을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낙동강이 만든 곡선은 마치 자연이 그려낸 걸작의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강변에 펼쳐진 만송정은 자연의 일부로서 그 작품의 색을 더하고, 부용대는 풍경을 한눈에 담는 액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하회마을과 만송정, 그리고 낙동강과 부용대가 어우러진 풍경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가 지켜야 할 공존의 가치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솔숲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솔숲을 돌아 흘러가는 강물처럼 어려운 정치 난국이 하루빨리 지나가기를 기원하면서 푸른 만송정 솔숲의 솔향을 마음껏 마시면서 어깨를 편다. 겸암 류운룡(柳雲龍)과 만송정 솔숲 류운룡은 조선 중기(1539~1601)의 학자이자 정치가다. 퇴계 이황의 학문을 계승했으며 성리학 발전에 기여했다. 만송정 솔숲도 조성했다. 동생 류성룡(1542~1607)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를 보좌하며 나라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고 후대에 교훈을 남기기 위해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징비록’을 집필했다. ‘겸암’에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세상의 이치를 따르고자 한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만송정과 겸암정자는 류운룡이 자연 속에서 학문을 탐구하고 철학적 사색을 하며 후학을 양성하던 장소다. 겸암정자는 부용대 절벽 위에 있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4-12-25

글로벌 ‘지속 가능 발전’ 도전… 포스코 ‘하이렉스’로 응답하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수소환원제철 공법 ‘하이렉스’(HyREX·Hydrogen Reduction)를 통해 시험 설비에서 최초로 쇳물을 생산했다. 이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한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하이렉스 공법은 유동환원로에서 철광석을 고온의 수소와 반응시켜 고체 형태의 철을 만들어낸 뒤, 이를 전기용융로(ESF)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통해 철강 산업의 탄소 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개발 중인 유사 기술과 비교했을 때 저가 원료 사용이 가능해 경제적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하이렉스를 기반으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구축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장기적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의 이 같은 혁신은 단순히 철강 생산 방식을 혁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글로벌 도전에 응답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어떠한 철강 생산 방법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1. 탄소중립시대, 수소환원제철 필요성2. 수소환원제철, 해외에서는 어떻게3. 정부, 지자체가 적극적인 지원해야 ◇ 스웨덴, HYBRIT 스웨덴 수소환원제철 HYBRIT 이니셔티브를 주관하는 HYBRIT Development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6년에 걸친 수소환원제철 연구 결과 보고서를 최근 스웨덴에너지청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을 원료로 하는 기존의 고로 기술은 일반적으로 강철 1톤(t)당 2.2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나, HYBRIT 공정은 전기로에서 슬래그 형성제 첨가하는 공정에서만 강철 1t당 0.05t 미만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해당 수치를 버림해 0.0t으로 발표했다. HYBRIT의 공정은 무탄소 전기를 공급해 알카라인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돼 저장된 수소는 철광석 펠릿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해 철광석 펠릿을 수소를 활용해 환원철(Direct Reduced Iron·DRI)을 만든다. 강철의 금속화율이 높을수록 압력을 더 잘 버티고, 낙하 충격에 내구성이 높으며, 마모에 더 강하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라 운송, 보관 및 용융에 유리하다. 스웨덴 수소환원제철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SSAB는 2026년 옥셀뢰순드, 2028년 룰레오 지역에 수소환원제철을 활용하는 제철소 건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제철소 운영을 위한 안정적인 전기 공급 확보가 향후 과제로 봤다. HYBRIT 이니셔티브의 공동 주도 기업인 LKAB(스웨덴 국영 광산회사)가 세계 최초로 옐리바레에 수소환원철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허가 절차 문제로 주춤한 상황이다. H2 Green Steel의 2023년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4배 이상의 손실을 기록(8억 1600만 SEK)했으나, 회사 인수 및 생산 준비로 초과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현재 수소환원제철 생산을 위한 모든 계획이 수월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H2 Green Steel의 대규모 수소환원제철 공장 건설을 위해 2억 6500만 유로(약 2억 8400만 미달러) 투입을 발표했다. 해당 투자는 690MW급 수전해 시설, 전기로 2기, 냉간압연 및 마감 시설을 포함한다. ◇ 독일, SALCOS 독일의 철강업체 잘츠기터 제철소와 에너지 기업 우니퍼는 잘츠기터가 추진하는 저탄소 철강 프로젝트인 SALCOS의 일환으로 향후 그린수소 공급에 관한 예비 계약을 지난 4월 체결했다. SALCOS(Salzgitter Low CO₂ Steelmaking·잘츠기터 저탄소 제철소)의 핵심 기술은 수소 기반 환원법이다. 이 방법은 철강 생산에 필요한 환원제를 기존의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여 CO2 배출을 크게 줄이는 방식이다. 수소는 철광석을 환원하는 데 사용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된 부산물은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다. 이로 인해 철강 생산의 환경 영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SALCOS는 전기로(EAF ·Electric Arc Furnace) 기술을 결합해 기존의 고로 방식을 대체할 방침이다. 전기로는 재활용된 철강 스크랩을 고온에서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이 기존 방식보다 적다. SALCOS는 이 두 기술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새로운 철강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ALCOS는 2021년부터 실험적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첫 번째 단계로 수소 기반 철강 생산을 위한 실험로를 설치했다. 현재까지는 수소 생산을 위한 그린 수소(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한 수소)의 공급망 구축과 이를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SALCOS 프로젝트는 철강 산업의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수소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등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본, H2-DRI 기술 일본은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JFE Steel과 POSCO는 일본 내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탄소 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철강 산업의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일본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H2-DRI(Hydrogen Direct Reduced Iron)방식이다.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을 직접 환원해 철을 추출하는 기술로, 기존의 고로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H2-DRI에서의 주요 과정은 직접 환원법(DRI)과 결합된 전기로(EAF)를 채택했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수소는 주로 그린 수소를 사용한다. DRI는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고, 철을 얻는 과정이다. 이 방식에서의 부산물은 물로, 기존의 고로 방식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환경적으로 훨씬 더 친환경적이다. EAF는 DRI로 생산된 환원된 철은 전기로를 이용해 추가적인 가공을 거쳐 고품질 철강 제품으로 변환된다. H2-DRI 기술은 일본의 주요 철강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JFE 스틸, 미쓰이 미탈, 신일본제철(일본제철) 등이다. 이들은 정부와 협력해 수소를 활용한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을 실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소 전략을 통해 이러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철강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소 공급망 구축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소 공급망과 H2-DRI 기술의 결합은 일본 철강 산업의 탄소 중립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 핀란드, FINNGREEN FINNGREEN 프로젝트는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을 직접 환원시키는 기술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CO2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핀란드는 2020년대 중반부터 수소 기반 제철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2035년까지 핀란드의 철강 산업을 탄소 중립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SAB(스웨덴 및 핀란드 합작 제철기업)는 핀란드와 스웨덴에 위치한 제철소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탄소 배출 제로’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SSAB는 핀란드의 베스테로스에 위치한 제철소에서 HYBRIT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HYBRIT 프로젝트는 수소환원제철을 통해 철강 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95% 이상 줄일 목표를 가지고 있다. HYBRIT는 SSAB, LKAB(스웨덴의 철광석 생산 기업), Vattenfall(스웨덴의 에너지 기업)이 협력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2026년까지 상업적인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크게 감소시키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핀란드 정부는 수소 경제를 국가 전략으로 삼고, 수소 기반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핀란드는 EU의 기후 변화 대응 전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캐나다, H2GreenSteel H2GreenSteel은 캐나다 정부와 다양한 민간 기업의 협력 하에 진행되고 있다. H2GreenSteel은 스웨덴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유럽연합(EU)과 북미 지역의 협력으로, 청정 수소와 재생 가능 에너지의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다. 캐나다는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중요한 공급처가 될 수 있으며,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철강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2GreenSteel은 2030년까지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부용기자

2024-12-22

소상공인 지원부터 취약층 보호까지 “민생 최우선”

희망으로 설계했던 2024년도 저물어간다. 하지만, 지역의 경제 회복과 민생을 안정시켜 주민을 편하게 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현재진행형의 문제다. 이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성주군 역시 마찬가지다. 성주군은 2024년 연말을 맞아 지역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종합 대책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소상공인 지원, 취약계층 보호, 재난 예방 등 여러 방안을 포함하여 주민들의 생활 안정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주군은 “앞으로도 소상공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민생 안전망을 강화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래에서 성주군이 고심 끝에 준비해 내놓은 각종 관련 정책을 간략하게 요약한다. ▲소상공인에게 다양한 지원 통해 경제 활성화 모색 소상공인들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성주군은 소상공인들이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성주군 지역상품권 할인율을 기존 10%에서 15%로 한시적으로 인상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촉진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 할인율은 2025년 1월 한 달 동안 적용되며, 2억원의 추가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소상공인들이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36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3% 이자율로 지원하고, 카드 수수료 일부를 지원하는 대책도 준비해 조기에 시행할 계획이라는 게 성주군의 부연이다. 예산 절감액 10억원을 해제하여 소비 진작을 위한 사업에 투입하고, 해맞이와 크리스마스 행사 등 지역 행사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민들의 참여와 소비를 유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여기에 더해 관내 920개 요식업체에 50ℓ 종량제봉투를 무료로 제공해 소상공인들의 경비 절감에 도움을 줄 방침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지원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 지속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취약계층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성주군은 이들을 보호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위기상황 가구 지원 (3억9000만원) 및 노인일자리 부대비 조기 집행(3억원)과 위기 상황에 처한 가구를 대상으로 3억9000만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추진한다. 이에 더해 주거, 식량,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 신속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노인일자리 부대비(3억원)를 조기 집행해 노인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 자녀 결식아동 급식 및 긴급돌봄 우선지원(10.2억원)도 진행된다. 소상공인 자녀 중 결식아동들에게 급식 지원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며,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자녀들이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공사·용역 조기 발주와 재난 예방에도 전력 앞서 언급된 것 외에도 성주군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5년 공사 및 용역을 조기에 발주하여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552건, 613억원 규모의 공사와 52건, 13억원 규모의 용역을 조기 발주해, 지역 건설 산업의 활력을 불어넣고, 관련 업종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게 성주군의 방침이다. 재난 예방 및 대응을 통한 군민 안전 지키기에도 나선다. 성주군은 대설, 한파, 산불 등 자연 재난에 대비하여 철저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군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왔다. 대설과 한파를 대비해 TF팀을 구성하고, 자연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하여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산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산불전문예방진화대(27명)와 산불감시원(81명)을 투입하여 산불 예방 활동을 보다 강화하고, 구제역, AI, ASF 등 가축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특별방역반도 운영하게 된다. ▲지역특산물 소비 촉진과 연말연시 소비 활성화 성주군은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며, 참외 첫 출하 행사 등 다양한 홍보를 통해 농산물의 판로 확보에 힘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회단체 및 공직자들이 앞장서서 지역 특산물 소비에 참여한다. 지역 농산물 판로를 확대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특별 판촉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온라인 쇼핑몰 및 포털사이트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성주군 공직자들은 연말연시 각종 회식과 모임을 지역 내에서 진행하며, 특히 보건소 구내식당을 폐쇄하고 지역 식당에서의 소비를 촉진 하게 된다. 아울러 소상공인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추진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소상공인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정책의 실현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병환 성주군수 “지역 경제 살리기에 모두가 동참을” 성주군은 위에서 이야기 된 각종 정책과 대책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부터 취약계층 보호, 재난 예방까지 전방위적으로 민생 안정을 도모하고, 지역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했다. 앞으로 기관·사회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게 이에 관한 부연 설명이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최근 소비심리가 위축돼 소상공인 등 지역 경제 주체의 어려움이 더욱 더 커지고 있다”며 “모든 공직자와 사회단체, 소상공인이 함께 지역경제 살리기에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해 군민 생활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총력으로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주/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4-12-19

조선·일제강점기·근대에 이르기까지 포항 도심 상권 요충지

영일대 북부시장(이하 북부시장)은 포항의 상업과 전통시장 역사뿐만 아니라 인문학, 건축, 음식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공간이다. 포항 도심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데다 단순한 상업 공간 외 역사, 문화 등 인문학적 요소도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구룡포와 함께 일제강점기 식민지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 ‘블랙 투어리즘’ 코스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북부시장을 들여다보는 목적이나 시각에 따라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크게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대신동’(大新洞)이라는 지명이고, 둘째는 동빈내항과의 관계, 셋째는 등 푸른 생선, 마지막은 물회다. 물론 이 네 개의 코드로 북부시장 전체를 조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이 얼개들을 잘 조합해 시장의 실체에 접근해 보기로 한다. ◆나루끝 일대는 상업, 물류 중심지 북부시장 인근에 있는 나루끝(나루터) 지역은 일찍부터 흥해와 영일 경계에서 육상, 해상 교량 역할을 담당했다. ‘경상도지리지’에 의하면 ‘영일만 어촌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이 나루끝을 거쳐 내륙으로, 또 육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바닷가로 운반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 전기 나루끝 근처에 포항 지역 유일 ‘국립호텔’인 여천원(余川院)이 들어선 것만 봐도 현재 대신동 일대가 교통, 상업, 행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흥해와 포항장이 서던 중앙동(남부) 사이에서 교통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나루끝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며 다시 한 번 발전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일제는 1908년 ‘한일어업협정’ 이후 본토민의 조선 이주 사업을 벌이기 시작하는 데, 1920년대 이후 포항에 일본인들의 조선 이주가 본격화 된다. 이들은 주로 여천, 중앙동 일대에 모여 집단거주지, 상권을 형성했다. 당시 포항의 중심이었던 중정(仲町), 본정(本町)과 북부시장 근처 동빈정(東濱町)에도 일인들의 집단촌, 상가가 형성됐다. 특히 일인들은 이 일대를 ‘큰 터에서 새롭게 일어난 동네’라 해 대신동(大新洞)이라고 명명했다. 새 지명까지 지어가며 이 지역에 정착한 것은 그만큼 자신들이 이 지역 거주에 큰 의미를 두었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일인들의 포항 거주가 식민지 경제 침탈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시장 역사 측면에서는 상업과 유통, 물류를 일으키는 큰 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포항의 해양 물류, 어업 중심 동빈내항 1872년 제작된 ‘포항진지도’(浦項鎭地圖)를 들여다보는 것도 재밌다. 지도상으로 보면 현재 나루끝, 대신동 일대에 포항창진(浦項倉鎭)의 진지가 구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창진’은 조창(漕倉), 세곡(稅穀) 등 호조(戶曹)의 재정 기능과 군사 목적의 진(鎭)이 복합된 관청이다. 1749년 영조 최악의 기근 때 구휼(救恤)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동해안 지역을 제치고 포항에 창진이 설치된 것은 영일만 일대가 동해안 해로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이 포항창진의 전통을 이어받은 곳이 바로 북부시장이 위치한 동빈내항이다. 동빈내항은 1917년 ‘지방항’으로 지정되면서 1930년대 포항의 수산, 해양 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또 동해안의 풍부한 어족자원을 바탕으로 청어, 정어리, 오징어, 가자미, 꽁치, 멸치 등 수산기지로도 이름을 떨쳤다. 일제강점기 경제 침탈 기지로, 한국 전쟁 당시 전략상 군사항구로 기능하던 동빈내항은 1953년 휴전 이후 다시 동해안 상업·물류기지, 어업 전진기지로 크게 번창했다. 6·25 전쟁 직후 동빈내항, 형산강 일대에는 피난민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전후(戰後) 일자리와 음식이 나름 풍부했기 때문이다. 이 난민 라인은 동빈내항-죽도시장-연일 부조장 등으로 이어졌는데 그중 동빈내항 북부시장 근처 난민 규모가 가장 컸다고 한다. ◆위판장 들어서며 한때 포항 최대 시장으로 북부시장이 포항 도심 주류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게 된 계기는 1960년대 수협위판장이 시장 인근에 들어서면서부터. 위판장이 들어서면서 영덕, 흥해, 감포 등 동해안 일대에서 잡은 모든 활어, 수산물들이 북부시장으로 몰려들었다. “1960년대 북부시장은 생선을 실은 나무 박스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그 사이를 상인, 장꾼, 어부, 일꾼들이 하루 종일 북적거렸습니다. 시장에는 온종일 활어들이 넘치고 가판, 식당마다 손님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죠.” 북부시장 근처에서 나고 자랐다는 상인회 이성관 회장은 60여 년 전 북부시장 풍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시장 한 켠엔 고래고기 경매장(현 롯데백화점 근처)까지 들어섰다고 하니 그 규모와 위세를 짐작할 만하다. 특히 북부시장의 설립(1955년)은 죽도시장보다 6년이나 빨라 당시 북부시장이 포항의 북부 상권의 핵심이었음을 알 수 있다. 북부시장의 중개, 도매, 위판시설 입지는 상권만 키운 게 아니었다. 위판장에서 쏟아지는 생선들, 어선에서 갓 잡아 올린 활어들을 이용한 음식들이 다양하게 개발됐다. 20대 젊은 시절부터 시장을 들락거렸다는 한 어르신은 “당시엔 가판에서 선어(鮮魚)는 물론 활어들을 막 썰어서 파는 노점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고급 횟칼로 활어 결을 따라 ‘한점 한점’ 써는 방식이 아닌 지느러미와 껍질만 대충 날리고 부엌칼로 막 썰어 파는 요리였다. 이 요리가 현재 북부시장의 시그니처 메뉴가 된 ‘등푸른생선막회’의 출발이었다. 이 막회는 북부시장의 메인요리로 자리 잡으며 명성을 쌓아갔다. 막회 이후 북부시장의 미식(美食) 계보를 이어 받은 요리는 물회였다. 1960년 ‘새포항물회식당’에서 개발되었다는 물회는 큰 인기를 얻은 후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 회장은 “옛날 뱃사람들이 조업 중에 잡은 생선들을 고추장에 비벼 먹었는데, 이를 좀 더 빨리 먹기 위해 물을 부었던 것이 물회의 유래”라고 설명했다. 이 작은 발상의 전환은 포항을 ‘맛의 도시’ ‘미식의 도시’로 부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한때 TV에 소개되며 수십미터 장사진 반세기 동안 포항 북부 상권의 중추를 담당하던 영일대북부시장은 2006년 포항 시청사가 남구 대잠동으로 이전하면서 상권이 급속히 위축됐다. 급격한 상권의 위축 속에서 생존전략으로 등장한 것이 ‘등푸른 막회 특화거리’였다. 당시 막회거리를 기획했던 이성관 상인회장은 “40~50년 전 시장 노점, 가판에서 맛있게 먹었던 막회를 특화요리로 개발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마침 포항시에서 행정, 재정적으로 도움을 줘 빛을 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막회거리는 2016년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이어 수요미식회, 생생정보통 등 TV에 소개되면서 전국 미식거리로 데뷔했다. TV 방영 이후 골목엔 수십미터씩 대기 줄이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었고 덕분에 주변 횟집에도 손님들이 모여들어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TV 방영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시장엔 아직도 막회, 물회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TV 방영 시점만은 못하지만 포항 물회, 막회에 대한 기억이 워낙 강렬해서 인지 아직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북부시장이 전국적인 맛집 거리로 도약한데는 TV, 매스콤의 소개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지만, 그 바탕에는 수많은 시장의 부침 속에서 자리를 지켜온 아낙네들과 물회, 막회라는 메뉴를 꾸준히 지켜온 횟집 상인들의 끈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19

배꼽인사로 맞이하는 풍채 좋은 거인을 만나다

산자수명한 청송에 처음 부임했을 때 일이다. 우연한 기회에 ‘할아버지가 손자를 업고 있는 형상의 소나무 노거수’를 만났다. 폐교된 초등학교 교실 앞 운동장에 홀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첩첩산중 마을이라 모두 도시로 떠나고 학생 수가 줄어 분교가 되더니 끝내 그 이름마저 사라졌다. 폐교된 학교를 리모델링하여 ‘클라이밍 등 산악 스포츠 아카데미’를 운영하면 어떨까,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하여 현장을 방문했을 때 텅 빈 교실 구석에는 거미줄이 운동장에는 흩날리는 흙먼지만이 난무했다. 학생과 선생님이 없으니 귀곡산장 같아 을씨년스러움이 살을 파고들어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소나무가 이를 잠재우고 노구의 몸으로 방문객에게 정중히 배꼽인사로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많은 소나무를 보아 왔지만, 작은 키에도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그의 품에 안길 수 없었다. 키는 난쟁이 임에도 앉은 풍채는 거인의 모습이었다. 그의 모습에서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음을, 우여곡절을 겪었음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기암괴석이나 높은 산의 바위 틈바구니 등 악조건에 살아가는 노송이라면 몰라도 다른 나무와 경쟁도 없는 넓은 학교 운동장에서 살아가는 나무는 이런 불구의 모습일 수가 없었다. 소나무의 지난 삶이 어떠했는지 내 어린 추억과 맞물려 스멀스멀 떠올랐다. 짐작건대 선생님께 혼난 개구쟁이 어린 학생 응석을 받아주다 허리가 굽었나, 아니면 어린 학생 눈높이에서 이야기하다 그랬을까 하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시골 산중이라 그 흔한 장난감이나 놀이시설이 없어 어린 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놀아주며 목말 태워 주다 그랬을까. 아니면 개구쟁이의 짓궂은 장난에 이런 불구가 되었을까. 이제는 목마를 탈 아이들도 장난을 칠 개구쟁이도 없어 마냥 쓸쓸한 불구의 몸으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외로운 할아버지 신세가 되었다. 푸름은 옛날과 다름이 없으나 등 굽은 노송의 모습에서 짠한 안쓰러움이 앞섰다. 이 학교 출신 노인들에 의하면 학교 다닐 때 말을 탄다고 하면서 12명이나 나무에 올라탔다고 했다. 나이는 대략 200년으로 추측했다. 이런 내용도 모르는 조경업자가 1억 원이라는 비싼 값을 제시하면서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였으나 마을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되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오고 있다. 고향에서 편안하게 일생을 살면서 추억을 간직한 채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 주민들의 마음이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소나무는 지난 시절에는 어린 학생들의 친구가 되어 단순한 나무 이상의 존재로, 학생들은 소나무의 끈기와 강인함을 보면서 살아가는 데 많은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폐교된 학교를 리모델링하여 ‘클라이밍 등 산악 스포츠 아카데미’를 운영하였을 때는 도전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끈기와 강인함의 메시지를 또 전달했을 것이다. 등반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에서 소나무를 보며 자연 속에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특히 클라이밍과 같은 도전적인 스포츠와 결합했을 때 소나무의 강인함과 고요함은 선수들에게 균형 잡힌 심신 단련과 내면의 성찰을 위한 환경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는 ‘클라이밍 등 산악 스포츠 아카데미’의 운영은 수명을 다하고 또 다른 ‘휴, 청송’이라는 회의와 숙박을 할 수 있는 자연 속 생활형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소나무는 이곳을 찾아 숙박하면서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정신 수양의 매개체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소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피톤치드를 많이 방출하며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이렇게 소나무는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끈기와 강인함, 푸름의 용기로 상징되는 이미지는 찾아오는 많은 방문객에게 큰 울림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까이에 천혜의 자연 얼음골에 인공폭포가 있다. 청송군 주왕산면 내룡리 1번지에 수부정(水浮亭) 식당이 마주하는 절벽에 자리를 잡고 있다. 깊은 계곡 주변에는 기암괴석과 바위 등 수목이 울창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기후의 현상도 나타난다. 한 여름철 섭씨 32도 이상만 되면 돌너덜에 얼음이 끼고 32도 이하가 되면 얼음이 녹는다. 이곳 탕건봉 바위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62m의 인공폭포는 1998년 공직 생활 시절 특이하고 빼어난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필자가 제안하여 인공폭포를 만들었다. 겨울에는 빙벽으로 발전하여 지금의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리는 명소로 탈바꿈하였다. 이는 수부정 식당을 운영하면서 인공폭포를 관리하는 김필상씨의 실수 덕분이라고 한다. 그는 지역 토박이로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사람인데 겨울에 인공폭포에 물을 흐르게 하고는 저녁에 잠그는 것을 잊어 버렸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절벽에 떨어지는 폭포는 하얀 빙벽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봄, 여름, 가을에는 인공폭포의 물보라가 겨울에는 하얀 빙벽의 아름다움이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청송군의 효자 관광지이다. 지금까지 국내는 물론 국제 아이스 클라이밍대회를 계속해서 개최 해오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행사는 시간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우리의 기억에서도 가물가물 멀어져 가지만, 소나무 노거수는 이를 지켜보고 그 하나하나를 자신의 나이테에 매년 꼼꼼히 새겨놓는다. 노송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나무 몸통과 가지에 스며든 이끼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품고 있다. 굽이굽이 자란 나무의 곡선은 자연의 우연이 만들어낸 예술작품 같고, 고요한 초록빛으로 둘러싸인 소나무 노거수는 평화와 안식을 선사한다. 자연과 하나 되어 숨 쉬는 소나무의 모습은 인간에게 겸손함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늘로 솟아오르지 않고 수평으로 뻗어나간 나무의 몸은 굽이진 삶의 역경을 견디며 꿋꿋이 살아온 존재를 연상시킨다. 붉게 빛나는 껍질은 태양을 머금은 듯 따스하고, 거친 표면 속에는 내면의 강인함이 느껴진다. 누구든 자연과 삶의 깊은 교감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햇살이 소나무 사이로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그림자는 평화롭고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게 한다.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를 지키며 삶의 지혜를 전하는 소나무야말로 우리의 참 스승이 아닐까. 청송의 또 다른 매력 아이스클라이밍 ▲청송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 페스티벌기간: 2025. 1. 4.(토) ~ 5.(일) ▲UIAA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기간: 2025. 1. 10.(금) ~ 1. 12.(일) 장소: 청송 얼음골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경기장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팔각산로 140(내룡리 22-4)경기종목 : 아이스클라이밍 난이도·속도 경기문의 : 청송군 문화경제과 체육진흥팀(054-870-6207) ▲휴 청송(회의와 숙박을 할 수 있는 자연 속 생활형)숙박시설: 2인실(10개), 가족실(2개), 단체실(1개)회의실: 1실(45인~50인 컴퓨터, 음향 및 프로젝트 사용 가능)시설: 족구장, 텐트 야영장, 어린이 놀이기구, 샤워실, 화장실, 세탁실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팔각산로 11-4 문의: 054-873-8991)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4-12-18

역사적 사실을 재료로 문학적 진실에 다가서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2000년 8월 12일. 러시아의 잠수함 쿠르스크가 바렌츠해(海)에서 가라앉는다. 108m의 심해였고, 침몰한 잠수함엔 118명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이 잠수함이 왜 침몰했는지, 어째서 그곳에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사건이 생겼는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지금까지도 거의 없다. 역사 속 수수께끼로 남은 것이다. 바로 이 역사적 사건(사실)을 씨줄과 날줄 삼아 문학적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자 노력한 소설가가 있다. 열정과 에너지에, 적지 않은 시간까지 바쳐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한 20대 젊은 작가 홍기훈(27)이다. 러시아에서 침몰한 잠수함 이야기를, 미국 기자의 입장에서, 한국 작가가 쓴 흥미로운 소설 ‘가라앉는 마음’은 포항에 자리한 출판사 도서출판 득수가 펴냈다. 소설과 소설가의 발굴에서부터 작품의 취재와 집필 과정, 그리고, 작가 홍기훈이 ‘가라앉는 마음’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까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래 독자를 대신해 작가와 작품에 관해 기자가 던진 질문과 홍기훈이 들려준 답변을 요약 정리해 옮긴다. - 역사적 사건, 그것도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를 찾아내 장편을 완성하기는 쉽지 않은 일일 듯하다. 쿠르스크호 침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처음에 내 시선을 끈 것은 본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였다. 다들 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알아도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알아낸 내용을 기반으로 소설을 준비하기까지 했지만, 집필 직전 미국의 HBO에서 그 사건을 다룬 동명의 드라마를 개봉했다. 드라마에서는 체르노빌 사고를 완벽에 가깝게 묘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건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서 쿠르스크 유가족들이 군 장성들에게 화를 내다가, 진정제를 주사 당한 뒤 끌려 나가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대체 어떤 나라가 사고 희생자의 유가족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진정제를 주사하는가?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를 꼭 알아내고 싶었다. - 쿠르스크호 침몰 사고의 개요를 독자들에게 간략하게 설명 부탁한다. △2000년의 러시아는 1991년의 소련 붕괴와 1998년의 모라토리엄 여파로 여전히 휘청거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쿠르스크는 소련 시절에 설계되어 러시아 시기에 건조된 핵잠수함으로, 2000년 여름 바렌츠해에서 훈련 도중 침몰해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 - 소설의 집필은 ‘취재-집필-수정 및 퇴고’가 통상적이다.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취재에는 3개월, 집필에는 5개월이 걸렸다. 수정에 3개월, 퇴고에도 집필과 비슷한 기간이 소모되었으니 다 따지면 1년 반 가까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사건이라는 것은 늘 양파와 같아서, 까도 까도 끝이 없다. 집필 기간에도, 수정 및 퇴고 기간에도 계속 사건을 놓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내내 취재를 겸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 ‘가라앉는 마음’은 인터뷰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방식을 택한 이유는 뭔가. △서방 국가에 살며 서방 언론을 접하는 내가 그 나라 사람들의 내면을 전부 안다는 듯 함부로 표현하며 글을 써내는 게 그리 좋은 선택 같지는 않았다. 내게서 편견을 완전히 걷어낼 자신이 없었기에 그런 부분까지도 작품에 녹여내자 싶었고, 그것이 인터뷰 형식의 소설을 쓰게 된 이유이다. - 이번 작품의 형식 혹은,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 작가가 있다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작가라면 셀 수 없이 많겠지만, 인터뷰라는 방식 자체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라는 벨라루스 작가의 영향을 받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한데, 실존 인물들을 만나 수집한 인터뷰를 소설의 형식을 빌려 써내는 ‘목소리 소설’의 창시자다. - 자료 수집 과정이 만만찮았을 것 같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가장 큰 문제는 자료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일단 소련 붕괴는 국내에서 관심 가지는 연구자가 거의 없는 주제고, 쿠르스크 침몰은 한술 더 뜬다. 국내의 주요 도서관이나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봐도 쿠르스크 침몰에 대해 다룬 논문은 단 한 건인데, 그마저도 침몰 사건 자체가 아닌 영화 ‘쿠르스크’에 대한 내용이다. 해외에서도 자료를 찾는 것 또한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소련 특유의 비밀주의 문화에 더해, 1990년대-2000년대 사이의 러시아는 사회가 완전히 무너져서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대로 분석하거나 기록할 상황이 아니었다. 서방 언론사의 편파적인 시선만을 전하는 것도 문제였다. 그런 이유로 교차 검증 가능한 자료들만 소설 내에 사용했는데, 그 자잘한 내용들을 한 번에 떠올릴 자신이 없어 필사를 하기도 했다. - ‘가라앉는 마음’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는가. △이 책은 성경이 아니다. 절대적인 진실 같은 건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그래서 이 사건과 낯선 나라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좋겠다. - 지금도 세계에선 전쟁이란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인들은 스스로가 대단히 합리적이고 동시에 정의롭다고 믿으며, 거기에서 기인하는 각자의 명분이 있다. 그 알량한 명분을 자랑스럽게 손에 쥔 채 전쟁과 같은 끔찍한 일을 계획하고, 동시에 국민을 교묘히 선동한다. 거기서 희생되는 건 잘려 나간 다리를 보며 울부짖는 군인, 혹은 공습으로 시체조차 찾을 수 없게 된 죄 없는 아이들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소설의 제목은 누가 지은 것인가. 또, 제목에 담긴 함의는. △가라앉은 것은 단순히 잠수함과 그 승조원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이리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제목은 출판사와 내가 십수 건의 시안을 두고 여러 번 협의한 끝에 골랐는데, 처음에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 하다가도 보면 볼수록 끌리는 은근한 맛이 있어 골랐다. - 왜 소설을 쓰게 됐고, 당신에게 소설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쓰게 되었다. 우스우리만치 단순하지만 그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그냥 쓰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던 것이 몇 년 전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여전히 쓰는 건 재미있지만, 의미가 추가된 것이다. 나는 물리적 시간에 치여 소설을 쓸 수 없는 이들을 대신해 ‘시간’을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 쿠르스크 침몰 사건을 다룬 장편 ‘가라앉는 마음’ 표지. - 이른바 ‘MZ세대’는 문자보다 짧고 가벼운 영상을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런 견해에는 완전히 동의한다. 소설조차 종이책보다는 웹소설 시장에서 더 많이 읽히는 마당에, 접근성 좋은 가벼운 영상의 인기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유튜브 쇼츠를 위시한 짧은 영상은 단순히 가벼운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영양가가 없다는 게 문제다. 소설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고 느낀다. 늘 혼자,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 쓸 수 있는 게 소설 아닐까? 하지만, 영상과 소설 어느 하나만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하다. - ‘가라앉는 마음’ 출간 이후 주위의 반응은. △소설을 출간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기존에 연습을 위해 쓴 소설들은 많았다. 그런 습작을 꾸준히 읽어왔던 지인들에게는 이번 소설로 크게 도약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외부 독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이 오고 있기는 한데, 막 출간된 소설이라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없었다. 그러니, 내심 궁금하다. - 앞으론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소설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인식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창의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여기에는 별다른 창의성이 묻어있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대신 정교함이 있다. 감히 비유하자면 호쾌하게 만들어낸 독특한 형상의 전위적 조각품보다는, 한 땀 한 땀 무늬를 그려 넣은 도자기 그릇에 가까운 듯하다. 낯선 사건,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다루지만 무엇 하나 빼놓지 않으려 애쓰며 소설을 썼고, 앞으로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4-12-17

“2025 APEC 품은 경주시, 국제 협력·교류 중심지로 도약”

2025 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법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경주시가 국제 협력과 교류의 중심지, 첨단과학도시로서 입지를 세웠다. 이번 특별법은 경주라는 도시명이 명시된 두 번째 특별법으로 신라왕경특별법에 이어 경주의 미래 발전을 위한 중요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별법 제정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 설치와 국가·지자체의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가 명확히 했다. e-모빌리티 연구단지 내에는 지난해 미래차 첨단소재 성형가공센터 준공에 이어 탄소소재 부품 리사이클링 센터가 지난 4월 문을 열어 차세대 모빌리티 혁신부품 산업도시 도약의 기틀을 확고하게 다졌다. 특히 올해는 남산 일원 37만여㎥가 39년 만에 문화재 구역에서 해제돼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또 경주가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올해 여름휴가 여행지 만족도 조사에서 당당히 전국 1위에 선정되며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명성을 굳건히 다졌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내년에는 역대 가장 성공적인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로 단순한 개최 도시를 넘어 경주가 국제적 협력과 교류의 중심지가 되도록 남은 기간 손님맞이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APEC 정상회의로 글로벌 도시 도약 내년 10월 말 경주에서는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이다. 21개 회원국을 비롯해 2~3개 초청국의 정상, 기업인 등 총 2만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경주시와 경북도는 APEC 성공 개최를 위해 △완벽한 기반시설 조성 △APEC 레거시 미래 비전 △경제 APEC △문화관광 APEC △시도민과 함께하는 APEC 등 5가지 추진 전략을 세웠다. 12월 현재 국비 1719억원, 도비 579억5000만원, 시비 947억5000만원 등 총 3246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향후 다양한 기념 사업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비를 더 추가로 건의할 예정이다. □ 여름휴가 여행지 만족 전국 1위 황리단길은 사계절 내내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전국 최고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인기에는 한옥에 대한 건축 행정절차 간소화, 보행 친화 거리 조성, 대릉원 입장료 전면 폐지 등 경주시의 행정적·재정적 뒷받침이 큰 역할을 했다. 대릉원 돌담길에서는 4월 한 달 간 매주 금·토요일, 10월 한 달 간 매주 토·일요일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거리 예술공연과 함께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에코플레이 로드가 열렸다. 이로 인해 상반기에는 누적 입장객 15만 명, 하반기에는 13만 명이 방문하면서 또 다른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천북 물천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전거 펌프트랙(Pump Track)이 지난 4월 정식 문을 열었다. 자전거 공원은 어린이를 위한 초급 코스부터 일반인(중급), 전문가(고급) 코스까지 난이도별로 도로를 갖췄다. 경주시는 균형 있는 생활체육 환경을 만들고자 권역별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북경주 파크골프장이 개장하면 시내권 54홀, 서경주 9홀, 남경주 9홀, 동경주 36홀, 북경주 9홀 등 지역 내 파크골프장은 모두 117홀 규모로 늘게 된다. 보문관광단지에 ‘대한민국 관광역사공원’이 조성됐다. 보문관광단지의 개발 역사와 도내 시군의 주요 관광지를 주제로 한 전시 공간인 스토리 광장을 비롯해 산책로, 전망 공간으로 구성됐다. □ 금리단길 새로운 핫플레이스 기대 금리단길이 빛을 주제로 한 감성 테마거리로 탈바꿈됐다. ‘신라의 황금문화와 경주의 별 개양성’을 주제로 지난해 5월부터 7억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빛광장 520㎡와 빛거리 300m를 조성했다. 황리단길과 차별화된 상권 개발과 점포 활성화를 위해 골목길매니지먼트 사업으로 빈 점포 창업자 12곳에게 점포당 3000만원, 스타점포 발굴 사업으로 10곳 업체당 1000만원 상당의 직·간접 지원이 이뤄졌다.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는 16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상 7층 규모의 황오 커뮤니티센터를 조성했다. 여기 들어서는 상생협력상가는 주민, 청년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점포를 참여시킬 예정이다. □ 녹색 경주로 삶의 질 높여 현곡면과 황성동을 잇는 길이 371m, 폭 20m 왕복 4차로의 황금대교가 지난 5월 준공됐다. 주거밀집 지역인 이 2곳의 교통난 해소와 정주 여건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황리단길 인근에 차량 894대를 수용할 수 있는 환승주차장이 내년 12월경 들어선다. 이 사업은 사정동 428번지 일원 4만7248㎡ 부지에 235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공영 주차장을 만드는 사업이다. 경주 시내버스 위치를 모바일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초정밀버스정보 서비스가 지난 8월 12일부터 개시됐다. 카카오맵 어플에서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버스 실시간 운행 위치 정보를 10㎝ 오차 범위 내 1초 단위로 갱신해 준다. 황성공원 내 부지 16만271㎡의 숲을 복원하고 산책로와 물길을 만드는 ‘도시바람길숲 사업’이 지난 11월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주낙영 경주시장 □ 생애주기별 인구정책 경주시가 저출생 문제 극복과 24시간 안전한 분만 환경 조성을 위해 맘존여성병원에 매월 1250만 원의 산부인과 전문의 1명 인건비를 협약 해지 시까지 지원한다. 지역 무주택 청년 신혼부부를 위해서는 68가구 규모로 임대인과 협약을 맺어 임대인에게 월 최대 55만원까지 1년간 임대료를 지원한다. 청년신혼부부는 매월 월세 5만원과 보증금만 부담하면 된다. 내년 7월부터는 경주시 거주 70세 이상 어르신이면 누구나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하게 된다. 이 사업은 70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의 이동권을 보장해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어르신 기본요금 무료택시 사업도 내년부터 1회 사용 한도가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늘고, 연간 지원 금액도 13만2000원에서 16만원으로 인상된다. 경주시는 지난 4월 ‘2024 경주형 저출생과 전쟁 종합대책 보고회’를 열고 인구 감소 완화와 미래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할 63개 사업에 791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4-12-16

“학생 한명한명의 가능성과 꿈 실현하는 ‘맞춤형 교육’ 실천”

칠곡교육지원청(교육장 구서영)은 ‘따뜻한 배움 모두가 빛나는 칠곡교육’이라는 비전과 ‘도전하는 나, 소통하는 우리, 함께 펼치는 미래’라는 지표로 학생중심 교육혁신을 선도하며 교육발전 특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맞춤형 성장 지원과 자치 역량 강화를 통한 건전한 학생문화 조성, 지역간 화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구서영 교육장은 “칠곡교육지원청은 학생 한명 한명의 가능성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맞춤형교육을 실천하며 미래 세대의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교육장은 이어 “학생 맞춤형 통합지원을 통해 학업은 물론 정서적, 진로적 성장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해 지역사회의 신뢰을 얻고 있다. 특히 영호남 학생 자치프로그램은 칠곡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통합과 화합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학생맞춤형통합지원 칠곡교육청은 2023년부터 3년간 학생맞춤통합지원 시범교육지원청 운영을 통해 위기 학생을 발굴하여 지원하고 있다. 현재 통합지원 및 협력단을 구성하여 맞춤형 통합지원 환경 조성과 연계 지원을 활성화했다. 28명의 학생을 발굴해 교육환경 개선과 심리상담비, 병원치료비 등을 지원 등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위기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며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내고 있다. □ 도전! 호국 시간 여행자 교육장 인증제 도전! 호국 시간여행자 교육장 인증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해 칠곡의 호국유적지를 비롯한 경상북도 호국유적지를 탐방하고 지역의 호국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개인 맞춤형 체험 활동이다. 탐방이 끝나면 인증 기준에 따라 교육장 인증서를 수여하는 인증제 프로그램으로 2022년부터 3년간 관내 초·중 1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칠곡교육청에서는 학생맞춤형 미션과 소감을 담은 워크북을 제작·배해 학생들이 탐방을 통해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스스로 미션을 만들어 가족과 함께 해결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가족들의 큰 호웅을 얻고 있다. 칠곡교육청은 앞으로도 ‘도전! 호국 시간여행자’와 같은 스스로 도전하는 체험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칠곡-해남’ 학생자치교류활동 영호남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칠곡-해남’ 학생 교류 프로그램으로 지역간 화합과 이해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칠곡(초 21교, 중 11교)과 해남(초 19교, 중 11교)의 학생들은 양자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건전하고 행복한 학생문화 조성을 위해 칠곡-해남 지역 학생자치회 활동을 강화해 한달 여간의 공통의 실천과제를 정하고, 각급 학교에서 실천을 한 후, 그 활동 결과를 온라인자치회의를 통해 학생들이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자치활동은 리더십과 공동체 의식 함양과 학교내 민주적 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 칠곡도서관 신축 칠곡도서관은 1959년 건립돼 64년이 경과 된 오래된 건물이다. 그동안 시설의 노후화와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독서 및 문화 활동의 어려움과 좁은 진입로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다. 도서관은 칠곡의 행정, 교통, 교육의 중심지로 도서관의 접근성을 고려해 현 부지에 신축한다. 규모는 지하 1층·지상 3층(부지 4,777㎡, 연면적 3200㎡)으로 2027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토지 보상을 마치고 8월 칠곡군 담당부서와 도서관 관계자, 지역주민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계획설계 설명회’를 열었다. 신축 도서관은 정보 이용 공간의 통합 및 개방화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가족과 함께 주말을 즐길 수 있는 체류형 도서관, 청소년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 사회통합·세대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따뜻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새롭게 변모한다. □ 기하로 더 즐거워지는 수학 칠곡수학체험센터(센터장 오홍현)는 경북도 중부권역 거점센터로서 ‘기하로 더 즐거워지는 수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만지고 느끼고 깨닫는 수학을 구현하는 탐구·체험형 수학 활동 공간이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탐구형 교구와 대형 교구를 통한 수학적 원리 탐구 기회 제공, 학생과 일반인, 가족단위 체험활동 지원을 통해 즐겁게 수학적 원리를 느낄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칠곡수학체험센터에서는 학교단체수학체험교실과 이동수학체험교실, 학생 수학동아리 활동 지원, 방학 중 수학체험캠프, 토요가족체험 프로그램, 대형교구 대여 등 체험·탐구 중심의 수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체험·탐구 과정 중심의 수학교육 방법 개선과 전문성을 위한 교사대상 직무연수,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학 클리닉 및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자녀교육에 대한 소통을 위해 학부모 연수를 진행하고 있디. 특히 칠곡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칠곡수학체험센터가 주관한 ‘2024 경북 중부권 수학축전’이 지난 10월 개최됐다. 이 행사는 ‘독서로 더 즐거워지는 수학! 수학으로 더 밝아지는 미래!’라는 주제로 학생들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수학 체험에 도전하면서 수학의 즐거움과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경북도 중부권 유·초·중·고등학교 학생 250여명, 학부모 200여 명 등 450여 명이 참여해 펄러비즈로 주사위 만들기 등 수학체험마당 29종, 구조물 만들기(그래비트랙스) 등 대회 3종, 수학대중화 강연으로 ‘파이 미로 저자 김상미’외 3명의 작가와의 만남, 수학독서 골든벨 및 루빅스큐브 맞추기 미션 등 특별행사 4종을 운영해 참가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교육발전특구 지정 박차 칠곡교육청과 칠곡군은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지역의 파트너로서 대학, 산업체 등 지역기관들과의 협력으로 지역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인재 양성과 정주 기반 마련을 위한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칠곡교육청은 초·중 학생들이 상시로 쉬며 공부할 수 있는 ‘마을늘봄학교’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가족을 대상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사제동행 어울림 버스킹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교실 등의 학교 연계 프로그램 △지역 대학(경북과학대, 대구예술대)연계 체험과 같은 학생체험 프로그램 △칠곡교육가족한마음 樂 콘서트 △앱 활용 건강 UP 챌린지 △교육가족문화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4-12-15

확 바뀌는 성주군 대중교통 체계… ‘사통팔달 교통요지’로

광역 환승, K-패스, 70세 이상 무료승차 등 대중교통 시스템에서부터 감응 신호체계, 고원식 횡단보도 등의 스마트한 도로환경까지 성주군의 대중교통 체계가 대폭 변화했다. 성주군은 대중교통 요금체계를 대구·경북 대중교통 광역환승 시행일(2024년 12월 14일)과 발맞춰 구간마다 달라지던 버스요금을 단일화하고, 주변 지자체 및 광역철도(대경선)와 환승도 가능하게 조정했다. □ 거리에 따른 구간요금 사라지고, 광역환승 혜택 가장 먼저 거리에 따른 구간요금이 사라진다. 250번 좌석버스는 2000원, 0번 일반버스는 표준요금인 1500원으로 모두 동일하다. 이외에 성주-가천·수륜-고령-대구서부정류장 노선(8100원)이 성주에서 고령까지 단일요금 1500원으로 통일돼 5200원으로 낮아진다. 광역환승의 경우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무료 환승 혜택도 볼 수 있다. 성주에서 250번 버스를 타고 환승 시 1500원을 더 내야 탈 수 있었던 지하철, 시내버스와 환승체계가 구축돼 내릴 때 교통카드를 찍고 30분 내 지하철 통과 시 ‘환승입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0원이 결제된다. 이는 기존에 환승하던 대구·경산·영천 세 개 지자체에서 성주·칠곡·고령·김천·구미·청도 여섯 개 지자체로 확대된 대중교통 광역환승시스템으로 타 시·군(9개 시·군)을 넘나들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구광역시 지하철, 시내버스로 갈아탈 경우 하차 후 30분 이내 탑승하면 무료 환승이 가능하고, 타 시군은 하차 후 1시간 이내 탑승하면 무료 환승이 가능하게 된다. 최대 2회 무료 환승이 가능하다. □ 광역철도 대경선 50% 할인과 청소년 요금 할인 광역철도 대경선(구미~경산)은 50% 할인받고 환승한다. 구미부터 칠곡, 대구를 거쳐 경산까지 연결되는 광역철도 대경선이 12월 14일 동시 개통되며 교통카드로 환승하면 표준요금의 절반을 할인해 준다. 광역철도 또한 대구 지하철과 비슷한 운행간격으로 환승 적용을 위해 30분 이내 개찰구를 통과해야 하며, 거리에 따라 구간요금이 있으니 확인 후 탑승하면 된다. 청소년(13세~18세)과 어린이(6세~12세)의 경우 250번은 청소년, 어린이 각 1300원, 800원으로 다른 노선은 850원, 400원으로 요금이 인하된다. 다만 청소년, 어린이가 어른용 교통카드를 사용할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없으므로 미리 나이에 맞는 교통카드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오는 2025년 1월 1일부터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학생, 직장인 등은 추가로 환급을 받는다. 성주군에 주소를 두고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K-패스 카드를 발급받고 홈페이지나 앱에서 회원가입을 한 후 K패스 교통카드로 전국 어디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반 20%, 청소년 30%, 저소득층은 53%의 환급률로 최대 60회까지 환급받는다.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은 전국 전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농어촌버스, 신분당선, 광역버스, GTX를 전부 포함한다. 2025년 7월 1일부터 70세 이상 어르신은 무료로 탑승이 가능하다. 성주군에 주소를 둔 70세 이상 주민은 내년 7월 1일부터 광역환승에 포함된 9개 지자체 대중교통과 지하철, 광역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6월중‘어르신 통합무임 교통카드’를 주소지 읍·면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되며, 마을별로 발급 일자를 구분해 이장회의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 사통팔달 교통요지로 변화 중인 성주군 농어촌버스는 군민에게 충실한 발로써 40여 년간 꾸준히 인구, 물류 수송의 핵을 담당해 왔다. 이제 광역환승으로 요금이 줄어들고 환승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이 확장되면 성주 주요 인프라에 활기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역환승, 노인무료 등 대중교통 서비스에 관한 문의는 새마을교통과 교통행정팀(054-930-6256)으로 하면 된다. 국도 33호선 신호체계도 스마트해진다. 기존의 일반 신호시스템을 개선하여 신호대기 시 손실시간을 최소화하고 교통사고와 통행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국도 33호선 교차로에 감응신호시스템이 구축된다. 감응신호시스템은 좌회전 차량이나 접속도로에서의 진입차량 및 횡단보도 보행자를 감응한 경우에만 신호를 부여하고, 나머지 시간은 주도로에만 직진신호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3개년 동안 성주군을 지나는 국도 33호선 구간 중 총연장 20㎞, 8개 신호교차로에 감응신호시스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감응신호시스템이 구축되면 교차로 내 불필요한 신호대기와 교통 혼잡을 완화하여 획기적으로 교통흐름을 개선할 수 있으며, 또한 불법 좌회전, 무단횡단,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행위 근절 및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교차로에 차량진입을 알려주는 스마트교차로알리미를 설치하여 교통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스마트교차로알리미는 도로 특성상 진입 차량을 인지하기 어려워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교차로에 주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과 경고 문구를 안내전광판에 표출하여 부도로에서 진입하는 차량의 서행을 유도한다.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을 전광판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 충돌을 방지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2023년 초전면 칠선리에 최초로 도입 후 2024년 상반기에 성주교차로 램프구간에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또한 올해 연말까지 성주읍 예산리에 추가 설치될 예정. 시야확보가 어려운 교차로에 점차 확대하여 안전한 교통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교통안전지수 개선율 전국 1위 성주 성주군은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2023년도 교통안전지수를 평가한 결과 개선율 부문에서 군 지역 그룹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이병환 성주군수는 “교통환경 개선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교통안전 사업을 다각도로 시행하는 등 취약점에 대해 더욱 행정력을 집중해 군민의 교통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과 관련된 신호체계, 교통지도 단속 등의 문의는 새마을교통과 교통지도팀(054-930-6252)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2024-12-15

포스코형 ‘내화물 열풍 건조 장치’ 3종 만들어 대한민국 특허

“모든 원인과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김수학(62) 제선부 기술개발섹션 포스코 포항제철소 명장이 처음 인연을 맺었던 주물선고로는 330㎥ 크기였다. 입사 후 몇 년이 지났을 무렵 주물선고로가 1080㎥ 규모의 신주물선고로로 대체됐다. 자연스럽게 그는 고로를 건설하는 단계부터 이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주물선고로와 인연을 맺고 설비관리를 총괄하며 지낸 지 22년이 흘렀을 때였다. ‘종풍’. 설비를 더 이상 운영하지 않고, 폐쇄하는 것을 말한다. 2012년, 종풍 후 보전작업을 거쳐 2021년 이 주물선고로를 완전히 철거하는 공사에도 참여했다. 주물선고로는 일반고로에 비해 규모는 작아도 고로조업에 필요한 모든 과정은 다 필요하다. 또한 고로가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 또한 다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주물선고로와 함께하는 동안 김 명장은 고로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고로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을 품은 김 명장에게 숙련기술인의 길을 들어 본다. - 포스코에 입사하게 된 과정은. 1962년 부산에서 3남1녀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부산에서 생활하다가 강원도 철원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이후 서울에 머물던 중 우연히 신문에 난 포스코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해 입사하게 됐다. 1986년 12월 포스코에 입사한 후, 제선 분야에서 38년째 근무 중이다. 입사 초기부터 2012년까지 고로 공장에서 전 공정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고로 건설부터 조업, 폐쇄, 보전, 철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2012년 이후에는 제선부 기술개발 섹션에서 내화물 품질관리 및 관련 기술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제선부 기술개발섹션 업무는. △고로 주상내화물 품질관리, 송풍지관 수급 및 건조작업, 고위험 수작업 기계화 추진, 저근속사원 기술 지도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공장 내 낭비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공정 개선과 신기술 적용, 장비 개발 업무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 고로의 노심 활성화 장비 성능 향상과 내화물 잔존 측정을 위한 3D 스캐닝 기술 적용 등 혁신적인 기술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 주물선고로란 무엇인지. 그 역할은. △주물선고로도 용선을 뽑아내는 고로이다. 다만, 일반 고로의 용선과는 성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고로에서는 철광석과 코크스로 용선이라는 쇳물을 뽑아내고, 이 용선을 제강공정에서 받아서 취련을 거친 뒤 압연공정으로 보낸다. 제철공정을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그렇다. 그런데 때로는 제선공정, 그러니까 고로에서 생산하는 쇳물의 양과 제강공정에서 필요로 하는 쇳물이 양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제강에서는 용선이 100만큼 필요한데 고로에서 생산하는 양이 90이다. 이럴 때 주물선고로가 용선 수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제강에서 용선이 부족할 경우 주물선고로에서 생산한 용선으로 모자란 양을 보충해 주는 거다. 반대로 고로 생산량이 제강 사용량보다 많을 경우 주물용 냉선, 즉 괴(塊)의 형태로 만들어 완제품으로 판매하거나 제강에서 사용하도록 하니 용선 생산 밸런스를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황에 따라 주물용 냉선은 부가가치가 높은 완제품이 되기도 했다. -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입사 후 몇 년이 지났을 무렵 신주물선고로(용광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자연스럽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주물선 고로의 탄생부터 종풍까지 모든 순간을 지켜봤다. 완벽하게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무(無)의 상태에서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만큼 기쁨 그리고 아쉬움까지, 희로애락을 모두 느끼게 해준 고마운 설비였다. 한 사람이 이렇게 설비가 태어나 사라질 때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고단함을 잊을 정도로 귀중한 경험이었고, 인생에서 단 한번 뿐인 경험이었다. - QSS 시범요원 활동 경험을 들려달라. △2006년 QSS(Quick Six Sigma)라는 단어나 개념이 낯설던 시절, 시범요원으로 선발돼 개선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관련 지식이나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였지만,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개선 활동을 수행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보완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툴을 만들고, 낭비 요소를 발굴하여 다양한 개선 활동을 발굴했다.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QSS 인재들이 양성돼 현재까지 QSS 개선리더 53기가 배출됐다. 각 현장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25년은 QSS 활동이 2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QSS2.0이라는 버전으로 새롭게 출발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더욱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개선 활동을 이어 나가며, 포스코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 - ‘내화물 열풍 건조 장치’를 개발해 특허 취득까지 이뤄냈다고. △브라질 CSP(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 제철소에 설비관리기술 슈퍼바이저로 파견 근무를 했었다. 당시 현지 제철소에서 우리와 다르게 운용 중인 내화물 건조 장치를 보고 영감을 받아 ‘포스코형 내화물 열풍건조장치’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포스코가 고로 조업을 시작한 이후, 무려 50년간 사용하던 기존 직화 방식을 뿌리째 뽑아내고 새롭게 현장을 바꾸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유럽 아르셀로미탈과 티셴크루프 등 선진 철강사 벤치마킹을 통해 수없이 검증하고, 전문가들과 연구를 거듭하는 등 끊임없는 도전 끝에 포스코형 내화물 열풍 건조 장치 3종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포스코에 가장 적합한 장치를 개발해 광양제철소에도 적용했으며 전사적으로 품질, 원가, 안전,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놀라울만한 성과를 냈다. 이 장치 덕분에 대한민국 특허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 - 명장으로서 후배 양성과 기술 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명장이 된 후에도 다른 직원들과 똑같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포스코 신입사원 특강, 명장과의 대화, 포스코 기술대학 과제 활동 지도, 저근속사원 교육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직원들이 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고자 노력 중이다. - 인생철학과 비전이 있다면. △나의 인생철학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자녀들도 마찬가지이다. 훌륭한 자식보다 행복한 자식이 되기를 원한다.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총 2가지이다. 첫째, 가정을 사랑으로 채우는 것이다. 가족들을 소중히 여기고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둘째, 회사 생활에서도 가정과 같이 모든 일을 내 일처럼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평소 젊은 후배들에게도 주인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든 인생에서 ‘주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다 보면 모든 일에 기쁘고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지낼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포스코는 일반 기업과는 다른 특별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주인 없는 회사’ 라고 말하지만, 포스코는 회사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고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이자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자랑스러운 우리의 철강기업이다. 현재 철강업계 불황, 제철소 위기 상황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위기 앞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주인 정신’으로 구성원 모두가 회사를 지켜나갈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세계 속에서 우뚝 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수학 제선부 기술개발섹션 명장은 △올해의 용선인 선정(2011년) △포스코회장 표창(2012년)△브라질CSP 고로조업 및 설비관리기술 전수(2016년)△제선조업 혁신기술개발 대한민국 특허(2018년)△포스코 명장(2021년)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