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갑고 바다도 차가워지는 겨울은 각종 ‘게’가 맛있어지는 계절이다.
곧 다가올 겨울. 얼어붙은 어시장 거리에서 게를 찌는 찜통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김 앞을 지날 때면 고소한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돈다.
겨울철 귀한 별미 중 으뜸은 대게라 하겠지만, 털게와 킹크랩으로 불리는 왕게도 여러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드는 각별한 맛을 지녔다.
한국에선 게의 다리 살은 물론 몸통 살도 꼼꼼하게 발라먹고, 내장까지 볶음밥에 넣어 먹는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선 다리만 잘라내고 몸통은 버린다. 게 내장의 녹진한 맛을 즐기는 이들이 본다면 혀를 차며 안타까워할 듯하다.
영덕, 울진, 포항 등에서 주로 유통되는 대게는 높은 인기 탓에 금어기 때는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해 판매한다.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등 북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털게는 진흙이나 모래 바닥에서 활동한다. 한국의 경우엔 고성 부근 동해 북측에서 주로 잡힌다. 털게 역시 달달하고 구수한 맛으로 유명하다.
살이 많고 향이 좋은데다가 내장 맛이 일품이지만, 어획량이 적어 가격이 만만찮다. 계절에 따라서는 비싼 박달대게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대 초반 금강산을 여행하며 맛본 털게 맛을 기자는 아직 잊지 못했다.
통상 킹크랩이라 불리는 왕게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 계절의 별미다. 알루샨 열도, 알래스카, 극동 러시아, 일본 북부에서 서식하기에 우리가 먹는 왕게의 거의 전부는 수입산이라 생각하면 된다. ‘왕게’라는 이름값을 하듯 평균 무게가 3kg을 넘나든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