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수능 D-1, 수능 방역에 혼신의 힘 쏟자

전국에서 49만여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상황 속에 치러지는 이번 수능시험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지속하느냐 억제되느냐 하는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정부는 어제부터 전국에 걸쳐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높이고 수도권에 대해서는 2단계에 더해 추가 조치를 도입하는 등 방역의 고삐를 본격 조이고 있다.그러나 코로나19 신규확진자수가 사흘 연속 400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코로나19 전파력을 뜻하는 감염 재생산지수도 1.43으로 높아져 있는 상태다. 환자 한 명이 1명 이상을 전파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3일 치러지는 수능 고사장에는 전국에서 49만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끼칠 파장은 매우 걱정스럽다. 수능방역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지만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험장을 통해 옮겨진다면 그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다. 불안하고 위태로운 상황이 마치 폭풍전야 같은 느낌이다. 외국 언론조차 주목할 정도로 코로나 위기 속에 치러지는 우리 수능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 국내 상황을 보면 382명-581명-503명-450명-438명-451명 등으로 불안한 흐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2주 후 최대 하루 1천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수능시험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마스크 쓰기, 손씻기, 모임이나 행사 자제하기 등 방역수칙 준수에 보다 적극적인 동조가 있어야 한다. 국민 각자가 수능생을 둔 학부모의 심정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대구와 경북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 방역 관리가 잘되고 있다. 시도민의 높은 방역의식의 결과다. 그러나 경북에서는 29일 이후 국내 김염자만 15명이 새로 발생했다. 방역의 고삐를 조금이라도 늦춰선 위험해 질 수 있다.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한창이다. 이번 겨울만 잘 견딘다면 희망도 있다. 수능과 수능 이후 상황 관리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다.

2020-12-01

선상 시위에 등장한 동해안 횡단대교

동해안 횡단대교(영일만 횡단구간) 건설사업은 2008년 정부의 광역경제권 발전 30대선도 프로젝트에 선정된 사업이다. 2011년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로 동해안 고속도로 영일만 횡단이 최적안으로 도출된 지 10년 가까이 흘렀으나 예산 문제로 지금까지 미뤄져 오고 있다. 올해 경북도가 2021년도 국가 예산안에 영일만을 횡단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설계비로 200억원을 요청했으나 국토부 예산안에는 또다시 반영되지 않았다.작년 1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예타면제 사업에서도 탈락한 동해안 횡단대교는 동해안 고속도로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 부분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2015년 포항-울산 구간이 개통되고 2023년 포항-영덕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나 영일만 횡단구간이 완성되지 않으면 동해안 고속도로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지역민은 포항지진 특별법에 동해안 횡단대교 건설을 연계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정부측은 대답이 없다. 1조6천억원에 이르는 동해안 횡단대교 사업은 포항지진으로 침체에 빠진 포항의 경제를 견인하는 사업으로 적합하다는 것이 특별법 연계 이유다.동해안 횡단대교가 조속히 건설돼야 하는 이유는 많다. 국가의 지역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반드시 실현돼야 할 사업이다. 전국에는 35개 해상교가 있으나 바다를 낀 지자체 중 유일하게 경북은 해상교가 없다. 인천은 7개, 부산과 경남은 각 5개, 전남도 4개가 있다. 국토면적의 20%로 전국에서 가장 큰 면적의 경북이지만 면적당 도로연장은 전국에서 꼴찌다.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한 환동해권 산업벨트 구축과 동해권 관광레저의 거점으로서 횡단대교 건설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지난 11월 8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포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이 즐길 국내 관광명소 개발이 필요한 점에서 검토해 볼만한 사업”이라 한 것이 그나마 희망적이다. 그러나 내년 예산에 관련 내용이 반영되지 않으면 또다시 허송세월을 보내야 한다.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동해안 대교 건설을 촉구하는 해상 퍼레이드를 펼쳤다. 말이 퍼레이드지 해상시위나 다름없다. 10조원이 넘는 가덕도 공항건설에 특별법 발의까지 해놓은 여당이 동해안 대교 건설에는 무심하다면 이보다 심한 역차별은 없다.

2020-11-30

AI가 온다…코로나에 겹친 비보, 무조건 막아야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전국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7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오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AI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바이러스 유형은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H5N8형’이다. 이번 AI는 세계적인 확산세와 맞물려 있어 더 심각하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은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검출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21일 천안 봉강천을 시작으로 같은 지역 병천천(11월 10일), 경기 용인 청미천(10월 28일, 11월 25일), 이천 복하천(11월 14, 19일), 제주 하도리(11월 22일), 강원 양양 남대천(11월 28일) 등에서 총 8건의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야생조류가 확인됐다. 정부는 시베리아 등 북쪽에서 유입된 철새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우리나라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건 2018년 3월 이래 처음이다. 정부는 정읍농장 오리 1만 9천 마리를 살처분했고, 반경 3㎞ 내 농장 6곳의 닭과 오리 39만 2천 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 중이다. 반경 10㎞를 방역대로 설정해 30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유럽에서는 올해 349건의 AI가 발생해 지난해보다 30배 넘게 늘었다. 일본에서도 201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AI가 나왔다. 이달 초에는 일본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돼 일본산 닭고기·계란 등의 수입이 금지되기도 했다.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는 원인 바이러스가 심각하게 변이를 일으켜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현재까지 사람과 사람 사이 전파된 적은 없다. 그러나 2014년 중국, 라오스 및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한 H5N6형 AI의 경우, 올해 11월 기준 중국에서 16명이 감염되고 그중 10명이 사망했다.코로나19 창궐로 가뜩이나 시름이 깊은 국민에게 AI경보는 공포마저 불러오는 비보다. 최고의 강력방역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2020-11-30

가덕도 특별법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6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공항 뒤집기 발표 이후 8일 만이다. 이에 앞서 국민의 힘 부산시당 소속 의원들도 가덕도 신공항 관련 특별법을 미리 발의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가 속전속결 양상이다.특히 더불어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첫 삽을 뜨자는 구상까지 하는 듯해 10조원 가량의 국가 예산이 투입될 국책사업을 이렇게해도 되는 것인지 놀랍다. 더불어 민주당이 발의한 특별법에는 신공항 부지 선정 절차없이 입법으로 아예 가덕도를 정했다. 가덕도가 동남권 신공항 부지로 안정성, 확장성, 접근성 등에 있어 가장 적합하다는 자의적 판단을 법률에 명시한 것이다. 향후 경제성 등의 입지문제가 재론될 소지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영남권 신공항으로 4년 전 대구와 경북을 포함한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했던 김해신공항안은 구체적 해명도 절차적 진행도 없이 깡그리 무시되고 있다. 마치 가덕도 신공항만 건설되면 동남권지역의 경제문제가 모두 해결될 듯이 특별법에 명시했다. 대구와 경북의 입장은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다. 국가재정법에 3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으나 가덕도 신공항은 이런 절차조차 생략했다. 가덕도 신공항을 운영할 공사설립과 가덕도와 관련한 도로 및 철도, 신도시 조성에 대한 지원과 세제혜택 등도 명시했다.여당은 예비타당성 면제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적극 행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대답했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만 건설되면 국가의 균형발전은 저절로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구와 경북의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정치권의 대응이 없다는 것도 답답한 노릇이다. 대구경북 정치인들의 역량 부족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이 가질 허탈감과 상실감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리지 않을 수 없다.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누가봐도 입법 폭거다. 내년에 치러질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법이다. 지역정치권의 실효적인 대응이 없으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것은 뻔한 사실이다.

2020-11-29

中·日, 원전 활성화… ‘탈원전’은 웃음거리

정부가 건설 중단 상태인 신한울 원전 3·4호기를 전력 공급원(源)에서 배제하는 대못 박기를 감행했다. 현재 가동 중인 24기의 원전 중 11기를 2034년까지 폐쇄하는 내용의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확정했다. 일본은 원전을 재가동하고, 중국은 원전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판에 우리의 섣부른 ‘탈원전’은 세계적 웃음거리가 되게 생겼다. 현 정부 임기 내에선 마지막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는 연내에 최종확정해 공포될 예정이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4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4기 중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월성 2·3·4호기, 한울 1·2호기 등 11기를 폐쇄하겠다고 명시했다. 세계적으로 원전 가동 수명을 80년까지 연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거꾸로 가는 희한한 일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최후의 원전인 신한울 3·4호기가 내년 2월 26일까지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해 건설 취소가 확정되면 고사(枯死) 상태에 놓인 한국 원전산업 생태계도 회복 불가 상태로 가게 된다.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이후 10년 만에 잇따라 원전 재가동에 나섰다. 후쿠이현 다카하마초 의회가 며칠 전 간사이전력 다카하마 원전 1·2호기 재가동에 동의했다. 재생에너지만으론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 목표를 달성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중국은 아예 원전을 국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원전굴기(起)’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48기 원전을 가동 중인 중국은 12기를 건설하고 있고, 40기를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11%를 원전으로 채워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중국·일본 등 경쟁국이 원전을 늘리는 와중에 우리만 원전을 없애면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건 한 발을 묶고 경주에 뛰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로나19 재앙 속에 온 세계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이 시점에 ‘원전산업’ 국익을 털어먹고 있는 이 정권의 어리석은 ‘탈원전’ 정책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지금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2020-11-29

‘해양생물종복원센터’ 영덕이 적지다

경북도가 ‘해양생물종복원센터’의 경북 영덕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해양생물종복원센터는 해양생물의 종 증식과 복원을 중심으로 해양생물 구조치료 및 해양생태계 보전과 관리를 전담하는 국가 컨트롤타워다. 이곳에서는 해양생물의 종 증식, 복원연구 외에도 좌초하거나 혼획된 해양생물에 대한 구조·치료, 유해교란 해양생물 연구, 서식지 보호, 대국민 전시·교육홍보 등의 기능도 맡는다.해양수산부는 작년 1월 해양생물 보호를 위해 제2차 해양생태계 보전·관리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양생물종복원센터 건립 추진을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위치한 충남 서천군이 해양생물 종복원센터 유치를 위한 용역에 들어가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가 지난 5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영덕군과 함께 해양생물 다양성 보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양생물 종복원센터 유치를 위한 행보를 서둘고 있으나 경쟁자가 있는 한 그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유치의 필요성이나 타당한 이유 등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자료를 들고 정부를 이해시켜가야 한다.경북도는 영덕에 해양생물종복원센터가 들어서면 2018년 경북 영양에 설립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종복원센터와 더불어 국내 최고 생태계 복원의 중심지로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특히 영덕지역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해역을 끼고 있어 해양생물의 다양성이 높은 곳이다. 또 해양생물의 혼획과 좌초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어서 해양생물 연구에 적합한 곳으로 평가된다. 종복원센터 유치의 당위성 등은 충분하나 지자체의 노력이 얼마나 보태질지는 알 수 없다.경북은 그동안 원자력해체연구소 등 국립기관 유치에 여러 차례 실패를 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해양생물종복원센터와 같은 국립기관의 경북지역 설립이 절실하다. 지역정치권과 함께 해양생물종복원센터의 영덕 유치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우리나라 해역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역표층 수온의 상승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해양생물종복원센터의 설치 운영이 서둘러져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종복원센터 설립 목적의 효율성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 적지를 판단해야 한다. 동해안을 끼고 있는 영덕군은 그런 면에 적지라 할 수 있다.

2020-11-26

與,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독주…괜찮나

더불어민주당은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단독으로 처리했다. 야당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간 뒤,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이 개정안은 27일 본회의 강행 처리도 예고돼 있다. 과거 국정원의 횡포와 허물을 두둔할 이유는 없지만, 순기능은 무시하고 역기능만 보고 칼질을 해대는 이 정권의 ‘국가안보역량 해체·훼손’ 독주는 정말 괜찮은 것일까.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편안’에 입각해 민주당은 지난 8월 이낙연 대표와 전해철 정보위원장 등 50명이 참여해 개정안을 발의했다.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대공·대정부 전복 등 국내 보안 정보 수집·작성·배포를 국정원 직무 범위에서 제외하고, 국정원이 가진 일체의 수사권을 폐지하되 수사권 폐지를 3년 유예’하는 게 골자다.국정원을 권력 남용과 정치적 일탈을 반복하는 조직으로 규정하고, 아예 힘을 쓰지 못하는 조직으로 주저앉히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명칭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자고 했었다. 그러나 정보위 소위에서 명칭 변경은 없던 일이 됐다.대공수사권의 경찰 이양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국정원과 경찰 안팎에서도 나온다. 전직 국정원 직원들이 지난 23일 토론회를 열고 깊은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대공 수사는 축적된 역량에 더해 국내·해외·과학·사이버 등 모든 정보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분야인데 해외에 조직과 정보망이 없고 수사 자체가 금지된 경찰이 수행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심장 수술을 일반외과 의사에게 맡기는 꼴이라는 비유도 있다.국가기밀 사항인 국정원의 조직·소재지·정원 등에 대해서 정보위 위원 3분의 2 이상이 요구할 경우 공개토록 하는 내용도 이상하다. 유예기간 3년 만에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쇠뿔 바로잡으려다가 소까지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북한이 대남적화통일 야욕을 버렸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데, 이렇게 ‘안보 자해(自害)’ 도박을 마구 저질러도 되나.

2020-11-26

독립유공자 후손 돌보는 ‘희망 집짓기’

경북도는 광복 75주년을 맞아 지난 8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독립유공자 후손 돕기 주거개선 사업을 시작했다. 할아버지 등 윗대 어른이 독립유공자임에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후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독립운동가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겨 보자는 취지의 사업이다.사실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면서 어려운 살림을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 8월 첫 사업으로 방문한 안동시 임하면 임윤익 선생의 후손 집만 해도 낡고 오래돼 주택으로서 기능이 부실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의 상당수가 이와 유사한 형편에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장이다. 전국 독립유공 포상자 1만3천여 명의 15%가 경북 출신이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들의 정신과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는 경북의 자랑스러운 전통이자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다.지금도 500여 명의 유공자 후손이 경북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일부는 고령에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도 한다. 경북도가 그런 그들의 살림을 걱정하고 주택개선 등의 후원 사업에 나선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지역 조상의 애국정신을 새기고 그 후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은 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할 일”이라면서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다.경북도의 제안으로 민간단체로 사랑의 집짓기를 실천하는 한국 해비타트가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수리 사업에 참여키로 했으며 경북청년봉사단 등 도내 민간단체의 자발적 참여도 있다고 한다.예산 문제가 있으나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직접 나서 모금을 벌이기로 했고 일부 기업에서 적지 않은 돈을 희사했다고 하니 사업추진에 조금이라도 도움됐으면 한다.경북도는 올해 중 6채의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사업을 더 벌인다고 한다. 아직까지 후손을 위한 후원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상부상조 정신이 강한 나라다. 지금과 같은 나라의 번영과 성장이 있기까지 독립운동가와 같은 우리 선대들이 보였던 희생정신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된다.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는 일에 경북도민 모두의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20-11-25

추미애를 ‘막가파’로 내모는 與圈의 두려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핍박하는 이유는 집권당의 실정을 막기 위한 교란작전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정권 핵심이 추 장관을 사석(死石)으로 놓고 연일 싸우도록 내몲으로 인해서 경제 실정, 부동산정책 실패 같은 치명적 약점에 대한 민심이반을 막아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닌 것 같다. 윤 총장에 대한 사상 초유의 직무배제 조치를 보면 여권이 정말 두려워하는 게 뭔지 확실히 보인다. 추 장관은 24일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더불어 직무를 배제했다. 추 장관은 이날 처분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추 장관이 밝힌 여섯가지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유는 하나같이 법률 위반 사실이 명확하지 않은 일방적인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 윤 총장이 “위법·부당한 처분에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으니 사법부 판단을 기다려볼 일이지만 이런 난투극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할 따름이다.정치가 온전히 덮어버린 이 나라 검찰권은 백척간두에 섰다. 여차하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공정한 수사’는커녕 권력의 삽살개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이 정권은 윤 총장에 대해 두 가지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조국 전 장관 사법처리에 대한 가없는 ‘복수심’과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혐의, 여권 인사들의 펀드 사기 연루혐의 수사 등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이다.권력 핵심과 연결된 이 혐의들은 만약에 유죄로 밝혀지면 정권의 존폐를 좌우할 만큼 중대한 범죄다. 이번 조치로 청와대의 의중은 분명해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릴 여유도 없이 검찰의 창을 당장 부러뜨리지 않으면 안 되게 생겼다는 위기의식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추미애를 막가파로 내몰아 윤석열을 광화문 네거리에 끌어내어 능지처참한들 의혹들이 말끔히 지워질까.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며, 그럴 수도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주인인 국민이 목불인견의 현 사태를 엄정한 눈으로 낱낱이 지켜보고 있다.

2020-11-25

가덕도 과속 스캔들… ‘특별법 망국병’ 창궐하나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과속 스캔들이 거의 광풍 수준이다.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백지화’라고도 안 했고 가덕도의 ‘가’자도 안 꺼냈는데, 민주당은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를 가덕도로 정하고,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도 면제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이번 주 발의하기로 했다. 타지역 반발을 의식한 여권은 호남의 서남권신공항과 대구경북(TK)신공항 모두를 특별법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끄집어냈다. ‘특별법 망국병’ 창궐로 미구에 나라가 거덜나게 생겼다.김해신공항 검증위 발표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는 ‘고추’ ‘멸치’ 논쟁이 흐드러졌다. 국민의힘 경제혁신위원장인 윤희숙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논란 관련 “활주로에서 고추를 말릴 수도 있다”며 항공산업 추이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가덕도 신공항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SNS에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공동 발의한 부산시 야당 의원들이 정말 실망스럽다”며 “국내선과 국제선 수요가 지금처럼 계속 없으면 멸치 말리는 공항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조국 전 법무장관은 “고추건 멸치건 활주로에서 말리면 공항시설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비아냥댔다.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홍준표 의원의 ‘4대공항 개발론’에 힌트를 얻었는지 “대구 신공항 특별법, 광주 신공항 이전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야가 조속히 협의 처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건듯하면 ‘특별법’을 들고나오는 정계 안팎의 고질병이 도지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나라는 망해도 민심을 훔쳐 권력이나 잡자’는 심산이 만연하는 나라 꼴이 한심하다. 나랏돈을 마치 마음대로 나눠 돌려도 되는 공짜 떡보따리로나 여기지 않고서야 어째 이럴 수 있나. 군사정권에서도 보기 힘들던 ‘절차적 민주주의 실종’사태가 만연하고 있다. “부산시민들도 가덕도 신공항을 만병통치약인 듯 떠드는 정치인들의 요설을 경계하는 안목을 가져야 부산이 살 수 있다”는 천영우 이사장의 충고가 귀에 쏙 들어온다. “손바닥만 한 나라에 웬 공항건설 경쟁이냐”던 한 미국 공항전문가의 비웃음이 생각난다.

2020-11-24

수능 일주일… 모임·방문 자제로 위기 넘자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일주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요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 한다. 학생들 사이에는 올 수능을 코로나 수능이라 부른다. 올 수능시험은 코로나와 겹쳐 그들의 불안감은 예년의 두배다.이런 가운데 수도권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천만시민 긴급 멈춤기간’도 선포했다.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를 잡기 위한 긴급 조치들이 자치단체별로 잇따라 발표되고 있으나 확산세가 얼마나 잡힐지는 의문이다. 일부에서는 지금 상태라면 하루 확진자수가 1천명에 육박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내놓는다. 이미 3차 유행에 접어든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어 전국이 일촉즉발의 위기라 하겠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아직 보급되지 않은 가운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다. 마스크 착용의 효용성은 의학적으로 이미 입증됐다.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지 않은 미국·유럽 등지에서 늘어나는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사회적 거리두기도 기준을 잘 지켜준다면 코로나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연말연시 모임과 행사가 지금부터 본격화될 거란 점이다. 또 수도권에 집중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 19의 역내 유입을 잘 막아내는 것도 당면한 과제다.지금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다. 연말연시 모임이나 행사를 시민 스스로가 자제하고 수도권으로의 방문도 가급적 자발적으로 줄여야 한다. 친인척·지인 등의 지역 방문도 최소화해 지역 내 전파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때다.대구와 경북의 코로나 감염 상황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수도권이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00명에 이르나 대구경북은 하루 10명 미만이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발병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대부분이 수도권 등 외부 유입 사례다.수능이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코로나 위기 속에 전국적으로 49만명이 모이는 가장 리스크 큰 행사가 치러진다. 멈출 수도 없다. 수험생의 안전한 시험을 위해 국민 각자가 방역수칙을 지키고 모임·방문 등을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 1차 대유행을 경험한 우리 지역은 지금도 그 악몽을 잊을 수가 없다.

2020-11-24

또다시 멈춰선 문경 단산관광모노레일

문경지역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대규모 사업비를 투입, 설치한 문경 단산관광모노레일이 또다시 고장을 일으켰다고 한다, 개장 후 크고 작은 고장으로 몇 달간 보강공사를 거친 뒤 또다시 일어난 사고라 불안한 마음이 먼저 앞선다. 지난 19일 오전 문경지역 초등학생과 교사 30명이 탄 모노레일이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학생과 교사 등이 20여분 간 갇혀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한다.안전이 우선돼야 할 관광 목적의 모노레일에서 일어난 사고라 문경 모노레일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까 걱정이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반복된다면 관광객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 사고로 다친 이가 없는 것은 그래도 다행이다.문경 단산관광모노레일은 문경지역 관광 진흥을 목적으로 문경새재 주변 단산 정상부에 총사업비 100억원을 투자해 만든 레저시설이다. 단산 평원까지 왕복 3.6km를 1시간 운행함으로써 국내 최장 산악 모노레일로 주목을 받기도 한 곳이다.문경새재는 연간 4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유명관광지다. 문경지역의 경제를 돕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나가야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로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안전이 우선되지 않으면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 경제효과도 성과를 낼 수 없다.단산 관광모노레일은 지난 4월말 개장했으나 지반침하와 레일균열 등의 문제로 안전 진단 후 다시 개장키로 하고 6월부터 시설 보강 및 안전점검에 들어갔던 곳이다. 9월 재개장한 지 두 달만에 이런 사고가 일어났으니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재단 관계자는 “범퍼 센서에 빗물이 들어가 합선이 되면서 모노레일이 멈춰 섰다”고 해명하나 이유를 떠나 이런 사고는 생겨서 안 된다. 특히 산악에서 운행되는 모노레일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모노레일 시설은 특성상 상시점검은 물론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매우 많은 시설이다. 비상시 대책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관광객 유치에 자치단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도래했다. 단산관광모노레일과 같은 사고는 지역 관광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문경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안전시설 점검과 감독이 있어야겠다.

2020-11-23

‘가덕도’ 개미지옥 빠진 野…신속한 용단 필요

제1야당 국민의힘에 ‘가덕도 신공항’ 폭탄을 투하해 중구난방 상황을 만들어낸 민주당의 조롱이 모질다. 학생회만도 못하다는 비아냥도 퍼붓고, 당론부터 정하라는 압박에도 나서고 있다. 와중에 경남도지사를 지낸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가덕도 신공항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국민의힘은 하루빨리 당론을 정비해 ‘가덕도’ 개미지옥에 빠진 형국을 벗어나야 한다.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결과 발표는 아리송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와 민주당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기정사실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불 때기에 여념이 없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학생회의 정치력도 이보다는 낫다. 협치를 논하기 전에 당론부터 정하라”고 비아냥댔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과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제1야당의 혼란에 약을 올렸다.그런 가운데 홍준표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지만 추진해볼 만하다”고 밝혀 중재안을 제시했다. 홍 의원은 가덕 신공항, 무안 신공항, 대구 신공항, 인천공항 등을 거론하며 “4대 관문 공항 정책을 채택한다면 지역 균형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가덕도 신공항’은 대구·경북에는 고약한 사태다. 가덕도에 국제공항이 또 들어서면 무엇보다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동네 공항으로 찌그러질 공산이 크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김해신공항 확장을 전제로 계획이 짜여 있다.국민의힘은 문자 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몸부림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개미지옥에 덜컹 빠져버린 신세다. 반대하자니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민심이반이 두렵고, 찬성하자니 국책사업이 난도질당하는 상황이 문제다. 그렇더라도 이런 혼란과 자중지란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서둘러 당론을 정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대안 또는 보완책 마련이다. 영남권 모두는 물론 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중심으로 당론을 정할 수만 있다면 반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신속하게, 그러나 설득력 있는 수습책을 장만해내길 기대한다.

2020-11-23

야당 비토권 제거하면 ‘공수처법’은 무효다

집권 여당의 말 뒤집기와 일방폭주, 궤변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해 그렇게도 “야당의 비토(veto·거부)권이 보장돼 있어서 절대로 정권 친위대가 될 수 없다”며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던 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이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안 돼서 그 안전보증서를 제거해버리고 위험한 괴물조직으로의 변질을 공언하고 있다. 이쯤 되면 공수처법은 무효다. 공수처법을 놓고 벌이는 더불어민주당의 후안무치에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추천위) 3차 회의는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됐다. 세 차례에 걸친 표결에서 누구도 6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천위는 그 직후 스스로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밝혔다. 기다렸다는 듯이 활동 종료를 선언한 것 자체가 요상하다. 집권 여당의 말처럼 공수처가 그렇게 중대한 조직이라면 겨우 그 정도의 진통에 곧바로 딴마음을 먹는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174석의 거여(巨與)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공수처법 개정을 공언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 이낙연 대표가 차례로 나서서 ‘중대결심’ 운운했다. 여권은 이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3분의 2 이상’으로 바꾸는 법 개정안을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이 제출했다. 이 경우 7명 중 5명만 찬성해도 의결이 가능하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모두 반대하더라도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게 돼 비토권은 사라지게 된다.시장에 하잘것없는 상품을 내다 팔아도 소비자를 위험에 빠트릴 물건은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우격다짐으로 허가를 받아놓고, 장사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곧바로 안전장치를 떼어버리는 행위라면 용납될 수 없다. 허가 취소는 당연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본의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국민을 엉큼하게 속인 게 된다. 야당의 비토권이 거세된 공수처법은 나라를 망칠 흉기다. 민주당이 이렇게 막 나가는 건 나라와 역사에 대죄를 짓는 것이다. 그 죗값을 대체 어떻게 감당하려고 다들 이러나.

2020-11-22

코로나 3차 대유행 위기… 시민의식 높여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건당국은 공식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도 수도권 중심의 2차 대유행이 발생했던 지난 8월 말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22일에도 330명을 기록, 닷새 연속 300명선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과 강원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지방에서는 전남 순천시가 지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으며, 지난 17일부터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는 경남 하동군도 2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직장과 병원, 헬스장 등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n차 감염이 확산되면서 감염이 초기에 잡히지 않다. 또 다른지역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경북지역에서는 21일 김천대학교 학생의 집단감염을 포함 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22일에도 6명이 새로 발생했다. 경북지역은 영덕 제일요양병원 관련 집단 발생과 포항, 안동, 김천, 청도 등지에서 산발적 발생이 이어져 오고 있다. 잠시라도 방역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긴장된 분위기다. 특히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있어 방역에 구멍이 생길까 걱정이 많다.보건당국은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번 주부터 400명 이상, 12월초에는 600명 이상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의 확산세를 차단하지 못하면 전국 규모의 큰 유행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 클럽 등 유흥시설 영업이 사실상 금지된다. 100인 이상 모임행사가 금지되고 노래방이나 실내 공연장은 밤 9시 이후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카페와 식당 등도 밤 9시 이후는 배달 포장만 허용된다.식당 등 자영업계서는 벌써부터 걱정이다. 연말연시 특수를 앞둔 가운데 코로나가 재유행한다면 이번에는 회복할 수 없는 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코로나 3차 대유행은 지금까지 보다 더 큰 재앙적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더 높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 차단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2020-11-22

국민의힘, 끝장토론으로 당론부터 정비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후보군 최상위 등극은 국민의힘의 존재가치에 의문을 던지게 하는 기현상이다.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제1야당의 사명은 물론이고, 차기 대선주자를 부각시키는 일에도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과를 내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민심을 돌려세우기 위한 방책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딴죽을 거는 일들이 종식되지 않고 있다. 끝장토론이라도 해서 당론을 정비하고 통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구제 불능의 상태에 빠진 제1야당의 대수술을 위해 초빙된 외래 의사다. 오만 비난을 무릅쓰면서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 추모탑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다. 공정경제(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도 찬성 의사를 밝히고,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도 ‘무조건 반대’의 입장에서 한 발을 뺐다.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의힘이 달라졌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어 인정을 받으려는 치열한 몸부림으로 읽힌다.그러나 국민의힘 당내는 중구난방이다. 장제원 의원이 앞장서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장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사사건건 비판을 가하고 있다. 윤석열 현상마저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짜증 섞인 ‘NO 정치’와 사람을 배척하는 ‘뺄셈의 정치’가 윤 총장의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며 몰아붙인다.비대위 행보를 비토하는 당내 세력들은 김 비대위원장이 스스로 대권 욕심을 내려놓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김 비대위원장이 거듭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의로 듣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어떤 이유가 됐든지 간에 가뜩이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는 제1야당이 이렇게 중구난방 봉숭아학당처럼 덩컹거리고 있는 것은 큰일이다. 국민의힘을 여전히 수구꼴통으로 인식하는 국민이 줄어들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밤샘 논쟁, 끝장토론을 통해서라도 당론부터 정비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예전처럼 극소수 꼴통보수 세력에게 발목이 잡혀서 국민이 여전히 넌더리를 내는 보수 기득권층 관성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이러다가는 영영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지도 모른다.

2020-11-19

수능 코앞… 수험생 안전에 비상한 관심을

수능을 10여일 앞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12일째 세자릿수를 이어가는 가운데 18일과 19일 이틀째 하루 확진자가 300명선을 넘었다.경북지역도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수능을 앞둔 수험생 학부모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7개월 만에 신규 확진자 두자릿수를 기록한 경북은 18일에는 16명, 19일에도 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중 영덕 제일요양병원 관련 확진자가 9명에 달했다. 또 1명은 포항에 거주하는 고교생으로 확인돼 관련자 검체 조사를 실시하는 등 보건당국이 비상이다.최근 연일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직장이나 지인모임, 식당 등 일상을 고리로 한 지역감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감염세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도 지난 2∼3월의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발생한 1차 대유행과 8-9월 수도권 2차 유행에 이어 3차 유행의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특히 12월 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여일 남겨두고 있어 학생들의 보건안전관리가 다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강원도에서는 일부 학교가 코로나19로 폐쇄조치되는 일이 벌어졌다. 고3담임 교사와 교장, 교감 등이 감염되는 사례도 발생해 학부모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교육부가 정확한 자료를 밝히지 않으나 다수의 학생이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교육당국은 시험 당일 코로나 확진자 등에 대한 별도의 시험관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대구시교육청은 시험실 수용인원을 작년보다 줄이고 26일부터는 고교 전학년 원격수업에 나서는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여서 더욱 철저한 방역관리 대책이 요망된다 하겠다.특히 수험생 각자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손씻기, 모임 자제 등 위생수칙 준수에 엄격해야 한다. 이날을 위해 준비해온 수험생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학부모도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환경 속에 시험을 치러는 수험생의 마음도 편치가 않을 것이다. 교육당국과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그들을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2020-11-19

원전폐쇄·김해신공항 백지화… ‘꼼수’까지 닮았다

예견된 대로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영남권 민심을 무참히 쪼개놓고 있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로 정치적 재미를 보는데 능숙한 여권의 교졸한 작전이 또다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원전 조기폐쇄나 김해신공항 백지화나 똑 닮은 점은 결과를 미리 정해 놓고 절차를 꿰어맞춘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반대하는 견해는 철저히 묵살하거나 아예 제거한다는 점도 판박이다. 국책을 매사 이렇게 군사작전 하듯이 해서 민심을 찢어놓아서야 나라 꼴이 뭐가 되나.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덕도는 자연 입지적으로 공항이 안 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활주로 한 번 놓는데 10조 원 이상이 든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의 정치권 몇몇, 건설업자 카르텔이 부산시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영남권 발전을 위해 공항을 만들려면 (과거 대구·울산·경북·경남은 모두 찬성했던) 밀양신공항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주장했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문제에 빗대며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데, 월성원전 1호기 문제와 판박이 아닌가 싶다. 이 중요한 국책사업 변경 과정에 무리나 불법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할 경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한편, 감사원 자료를 바탕으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한수원이 조기 폐쇄에 반대하는 이사회 의장 조성진 경성대 교수를 의장에서 교체하는 등 이사회 회의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문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1개월 사이에 10%나 내려간 삼덕회계법인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보고서 초안 역시 중대한 수사대상으로 떠올랐다.반대하면 내치고, 불리하면 조작하고, 무참히 여론을 분열시키는 횡포에 고통 받는 쪽은 국민뿐이다. 통합은커녕 민심 분열책동으로 권력 강화에 몰두하는 통치로 국익마저 형편없이 멍드는 비극에 언제까지 속절없이 끌려다녀야 하나.

2020-11-18

통합신공항, 동네공항으로 가는 길 막아야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오랜 숙원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진통 끝에 겨우 군위·의성지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으나 가덕도 신공항이란 변수를 만나 민간공항으로서 성장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과 가덕도 신공항과 경쟁을 해야하며 경쟁한다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군공항과 함께 이전하는 원천적 불리성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 걱정이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김해신공항 확장을 전제로 모든 계획이 짜여져 있다. 입지부터 관련 인프라 등 전반적 구상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배제한 채 검토돼 왔다. 현재 용역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또 통합신공항은 건설비용이 기부대 양여 방식이어서 재원조달부터 정부가 100% 투자하는 가덕도 신공항과는 다르다. 자체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통합신공항에 대해 시민단체가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불합리한 부분을 극복하자는 데 의도가 있다.경북도는 군위·의성지역에 건립될 통합신공항 주변지역을 공항신도시와 항공클러스트 등을 조성할 예정이라 했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면 기업 유치가 기대만큼 될지 의문이다. 공항신도시 구상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통합신공항으로 연결되는 도로와 철도 등도 사람이 줄면 인프라 확장 자체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이런 상태라면 현재 대구시내에 위치한 대구공항만 못하다는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국가 관문공항으로서 정부가 투자한 인천국제공항과 가덕도 신공항이 두 축으로 움직인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것이 뻔한 상황이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대형 투자사업이다. 인구와 경제가 집중되는 수도권에 대응하고 국제적 항로개설 등을 통해 지역인재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 추진도 되기 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란 변수에 부딪혔다. 대구시와 경북도 그리고 지역정치인들의 역량이 발휘돼야 할 때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동네공항으로 전락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2020-11-18

가덕도 신공항 장난질, ‘천인공노할 일’ 맞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김해신공항 건설이 결국 4년 만에 무산 절차를 밞게 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기존 확장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내용의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획책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로 해석된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의 말마따나 이 같은 천박한 장난질은 ‘천인공노할 일’이 맞다는 생각이다.권영진 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통탄했다. 권 시장은 이어서 “대구·경북은 가덕도 신공항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 세금 7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있어서 변경하려면 영남권 5개 시·도민 의사를 다시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민주당은 이미 동남권 신공항 뒤집기 이슈를 우려먹은 지 오래됐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모여서 ‘가덕도 신공항’ 노래를 부르다시피 해 지역 싹쓸이에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김해 신공항을 검증대에 올릴 것을 총리실에 지시했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 정세균 총리를 잇달아 움직여 국책사업을 백지화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온갖 궤변과 편법적 발상을 동원해 물밑작업을 해왔다.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로 치러지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또 한 번의 반전 카드로 써먹은 다음 22년 대선에서 결정타로 쓸 심산이 분명하다. 한마디로 ‘오거돈 성추행’이 죽은 가덕도 신공항을 살려내는 모양새다.그런데, 부울경과 정권은 도무지 동남권공항으로 인해 일어난 그간의 역사를 다 까먹은 듯 행동하면서 특히 대구·경북을 완전히 허수아비 취급을 하고 있다. 가덕도는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사업에 치명적인 암초로 떠오를 공산이 높다. 가덕도 신공항은 이미 동남권 신공항 결정 당시 입지 타당성 조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번엔 또 무슨 궤변과 꼼수를 동원할 건가. 부울경 민심이반 두려움에 꽁꽁 묶인 야당의 처지가 애처롭다.

2020-11-17

코로나 확산 조짐.. 경각심 한층 높일 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9일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1.5단계 격상은 사실상 지역적 유행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코로나19의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만약 보건 당국의 조치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 늘어난다면 올겨울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사이 700명대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100명을 넘는 수준으로 격상기준(100명)을 이미 충족한 상태다. 전국적으로도 신규 확진자가 나흘째 하루 평균 200명선을 넘어섰다. 특히 직장이나 지인모임, 카페 등 일상 속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최근에는 백화점이나 음식점을 고리로 하는 지역단위의 산발적 발생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긴장의 끈을 잠시라도 놓으면 언제 어디서 감염세가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경북은 16일 13명에 이어 17일에는 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대구도 2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생했다.오는 12월 3일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다. 수험생의 안전 문제도 걱정이다. 강원도에서는 고3 담임교사와 교장, 교감 등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수능을 앞둔 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고 한다.학교 당국의 철저한 방역과 학생들에 대한 일상 관리로 수험생의 그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사가 면역효과 94.5%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는 중간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 도입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소요돼야 한다.지금은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모임이나 행사 등은 가능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연말연시를 앞두고 있어 각자가 방역의식을 가지고 행동수칙에 따라 행동해야 겨울철 코로나 대유행을 최소한 막을 수 있을 것이다.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개인의 일상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구와 경북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치열한 싸움을 경험한 곳이다. 또다시 우리 지역이 코로나로 멈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방역 경각심을 높여가야 한다.

2020-11-17

울릉공항 첫 삽, 섬 관광 새 지평 열기를

울릉군민의 오랜 숙원이던 울릉공항이 26일 드디어 착공식을 가진다. 2015년 국토부가 사업계획을 확정한 뒤 5년만이다. 총사업비 6천633억원이 투입되며, 50인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1천200m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이 건설된다.2025년 완공되면 서울 등 전국 어디서나 1시간이면 섬에 도착할 수 있어 울릉도 관광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울릉도는 제주도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섬이다. 그러나 교통편익 시설면에서 큰 격차가 있다. 이로 인한 주민생활 불편은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큰 장애가 됐다. 제주도가 연간 1천500만명이 다녀가는데 반해 지난해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37만명 정도다.물론 섬의 규모나 볼거리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울릉 섬에 대한 취약한 접근성과 편익성이 관광객의 발길을 붙들지 못했다. 울릉도를 가려면 육지교통부터 먼저 이용해야 하고 또다시 뱃길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나마 기상이 나쁜 날이면 허탕을 치기가 일쑤다.울릉공항의 건설은 섬주민의 생활권을 확대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관광 산업 활성화란 측면에서 울릉 섬 관광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다 해도 틀리지 않다. 비록 50인승이지만 해상을 통한 불편함으로 섬 구경을 미처 못했던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생기게 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지난해 울릉도 섬 일주도로 개통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던 것을 상기하면 관광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울릉도는 지난 1989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헬기노선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취항 3일 만에 기관고장을 일으켜 사업이 중단되는 불운을 겪었다. 관광산업 활성화에 따른 안전문제도 신경을 써야 할 분야다. 소형공항으로서 문제점은 없는지를 살피고 개선책을 꾸준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또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관광 인프라 확대도 미리 준비할 과제다. 공항건설에 걸맞는 관광지의 이미지를 구축해 명실상부한 최고 관광지로 발돋움해야 한다.울릉도는 인근에 독도를 두고 있는 천혜의 자연을 품은 신비의 섬이다. 천연기념물 등 육지에서 볼 수 없는 풍부한 관광자원이 간직된 곳이다. 공항건설이 울릉섬 관광의 새 지평을 여는 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2020-11-16

반헌법적 ‘한동훈 금지법’ 즉각 중단돼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시한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하는 피의자를 처벌하는 법안인 일명 ‘한동훈 금지법’에 대한 법조계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친여 성향의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일제히 위헌 우려를 제기하며 추 장관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의미하는 헌법상 자기부죄금지(自己負罪禁止)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반헌법적 동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추 장관의 입법 검토지시가 나온 이후 표적으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의 반발부터 살펴보자. 한 검사장은 추 장관을 향해 “수백 년 투쟁의 결과물인 헌법을 ‘헌신짝’처럼 던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현 정권의) 검찰개혁에도 역행한다”고 성토했다.친여 성향의 시민단체들도 비판 일색이다. 참여연대는 13일 ‘한동훈 금지법’에 대해 공식 논평을 통해 “해당 법안을 검토하는 것은 ‘반인권적이며 무소불위 검찰권한의 분산과 축소’라는 검찰개혁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 도중 인권침해 논란으로 폐기된 ‘사법방해죄’ 사례를 비교하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한동훈 금지법’에 대해 “헌법상 진술거부권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며 추 장관에 대해 자기 성찰과 국민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진보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는 성명을 통해 “헌법 제12조 제2항을 부정하는 위헌적 법률 제정 지시”라고 성토하면서 “추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수사 편의를 위한 강제수사의 범위 확대는 곧바로 인권 침해로 이어진다. 특히 지금처럼 반대편 공격에 쓰려는 목적으로 자기부죄금지 같은 기본 원칙에 예외를 만드는 일은 전형적인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어리석은 패착이다. 우리는 과거 독재정권이 합법을 가장해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했던 아픈 경험들을 품고 있다. 아집에 빠져서 반헌법적 발상까지 서슴지 않는 추 장관의 언행은 ‘민주화’를 외쳐온 자신의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망동이다.

2020-11-16

신한울 3·4호 재개로 탈원전 무리수 없어야

최근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가 조작된 의혹이 있다”고 결론낸 데 이어 검찰수사까지 진행되자 울진소재 신한울 원전의 재개 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검찰수사 결과, 정부가 월성 1호기 폐쇄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결론난다면 울진 신한울 3·4호기 등의 공사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울진소재 신한울 원전 1·2호기는 이미 98.84%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경주·포항의 지진을 이유로 운영허가를 미루고 있지만 허가만 난다면 곧바로 운영에 들어갈 태세다.또 공사가 보류된 신한울 3·4호기는 내년 2월 26일까지 공사재개 여부를 결정짓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된다. 이미 7천900억원이 투입되고 부지까지 확보된 사업이라 뒷수습이 만만찮다.원전의 허가권을 쥐고 있는 산자부는 최근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신한울 3·4호기도 똑같은 전례를 밟을까 난감해한다는 소식이다. 신한울 3·4호기를 폐쇄한다면 소송 등 후폭풍이 두렵고 재개한다면 탈원전 정책이 후퇴할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현 정부는 2017년 10월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이후 학계, 산업계 등 광범위한 분야의 반대에 부딪쳤다. 하지만 정부는 강공책으로 일관, 아직 우리지역에 소재한 신한울 원전에 대해서는 재개 여부가 결론나지 않은 상태다.최근 경북도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기한 연장과 1·2호기 허가 승인을 정부측에 건의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이 집중된 울진군의 경제 사정이 극도로 나빠지고 인구까지 빠져나가는 등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신한울 공사의 재개로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덜어 달라는 뜻이다.정부의 탈원전은 전력 공급 차질과 일자리 감소, 지역경제 위축, 수출 타격 등과 더불어 세계 최고인 우리 원자력 생태계 붕괴 우려를 자아냈다. 신한울 3·4호기의 폐쇄는 원전산업의 생태계를 이젠 회복 불능으로 몰고 갈지 모른다. 정부의 엄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탈원전 정책의 무리수로 나라 경제를 망치는 일이 더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0-11-15

‘재인 산성’이 사라졌다…뻔뻔한 ‘이중잣대’

점차 거세어지는 코로나19 재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지난 주말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강행했다. 민노총은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이날 서울 도심 등 61곳, 지역 12곳에서 약 1만5천 명 규모의 99명 쪼개기 편법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 광복절과 개천절에 광화문에 등장했던 이른바 ‘재인 산성’으로 불리는 대규모 차벽은 없었다. 정부 당국의 ‘선택적 정의’ 또는 ‘이중잣대’에 대한 비판이 넘쳐나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14일 민중대회를 비롯해 민주노총 주도의 전국적 집회와 관련해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면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분명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8·15집회 때 밝혔던 “국가방역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는 표현과는 현격하게 온도차가 났다.13일 코로나 확진자는 191명, 14일에는 205명에 이르면서 최근 일주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개천절 직전인 10월 1일과 2일의 77명, 63명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확진자가 몇 곱절 늘어나고 감염 확산 위험이 증가했는데도 민노총 집회에 대해서는 “코로나 확산 우려가 줄어들었다”고 호도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국민의힘은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정부는 민노총의 민중대회를 앞선 광복절 집회 등과 다른 잣대로 수수방관한다. 개천절 당시에는 ‘재인 산성’까지 쌓더니 네 편 내 편 가르는 선택적 방역을 한다”고 비판했다. 똑같이 사람이 모이는 집회인데 어떻게 민노총이 하면 감염 위험이 낮고, 정부 비판 단체가 하면 ‘살인 위협’이 되나. 국민건강을 지키는 방역을 위해서 ‘표현의 자유’를 최소한 유보하는 결단에 이의를 걸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 어떤 조치도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차별적으로 사용되는 공권력의 오용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위험한 악성 바이러스다. 권력기관이 남용하는 ‘선택적 정의’는 어떤 경우에도 ‘정의’가 아니다.

2020-11-15

靑 울산시장선거 공작, ‘수사’도 ‘재판’도 실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에 의해 해체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 검찰 수사팀이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선거개입 혐의가 인정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남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워낙 추 장관의 상상을 초월하는 횡포에 얼이 빠져 있는 사이에 이 사건은 ‘수사’도 ‘재판’도 안 하는지 못 하는지 도무지 종적이 없다. 도대체 이 나라 법치에 무슨 농단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 8월 추미애 장관이 단행한 검찰 인사이동으로 사실상 해체됐다. 이후 새 수사팀이 사건을 이어받았지만, 수사 진척상황은 오리무중이다.검찰은 총체적 선거부정 의혹인 이 사건과 관련, 지난 1월 송철호 시장·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13명을 하명수사·후보매수·관권개입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거듭된 심리에도 재판기일을 잡지 못하고 오는 또 12월 21일을 6차 준비기일로 잡았다. 법원 인사로 인해 재판은 내년 봄에도 시작하지 못하고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그 사이 피고인 신분인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은 국회의원이 되어서 건듯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는 희한한 일까지 벌이고 있다. “피고인 측의 재판 지연 의도가 드러났는데도 재판부가 다 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넘쳐나는 중이다. 지난달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진 김미리 부장판사가 재판장인 재판부가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을 몰아서 배당받은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혐의를 확인했다는 수사팀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새 수사팀이 꾸려진 지 3개월이 되도록 기소 여부를 보류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마냥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법 집행은 공정성과 신속성이 생명이다. 한 가지라도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사법 정의는 무너진다. 불순한 의도로 지연되고 축소된 정의는 이미 정의가 아니다.

2020-11-12

포항지진 3년, 도약의 기회로 승화해야

오는 15일이면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3년 되는 날이다. 그러나 포항은 지진과 관련해 아직도 미완의 상태다.지진에 따른 보상과 피해복구는 3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갈 길이 까마득하다. 여전히 일부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은 대피소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피해보상 문제도 특별법이 마련되면서 총리실 산하 진상조사 및 피해보상위원회가 할동을 하고 있으나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다.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임에도 책임질 사람도 기관도 없다. 풀어야 할 과제는 산처럼 쌓여있다.지진으로 포항시민이 받은 그간의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길이 없다. 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충격에 휩싸여 3년을 보낸 것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고 집값이 떨어지는 등 지진 초기의 쇼크가 조금씩 풀려가고 있다고는 하나 지진 후유증을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포항지진의 아픔이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 당사자의 문제로 남으면서 차츰 잊혀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포항지진 발생 3주기를 맞아 포항에서 열리고 있는 ‘포항지진 국제포럼’은 이런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피해주민을 위로하는 계기도 되지만 포항이 지진이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또 다른 반성의 시간이 된다는 점에서다.포항지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러나 포항이 지진으로 마냥 처져 있을 수는 없다. 포항지진이 남긴 교훈과 기회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노력을 해야 한다. 포항경제 활성화나 공동체 회복을 위한 도시재건사업 등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민관이 힘을 모아가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은 당연하다.포항지진은 우리나라 지진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낸 지진이다. 1천명이 넘는 이주민이 발생했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이례적으로 대학수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포항지진은 이제 특별법의 마련으로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보상의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풀어갈 수 있게 됐다. 포항시민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 포항은 아픔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지역사회 모두가 또한번 힘을 모아야 할 때다.

2020-11-12

원안위 유치, 이번에도 한 발 늦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지방이전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으로 출범한 원안위의 이전 문제는 해묵은 논쟁이다. 지난 2014년에도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이 유치 전에 나섰고, 2016년에도 이전 관련 법안 발의가 시도된 바 있다. 이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가 최근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따라 정부기관 이전을 검토하면서 또 다시 논란이다. 경북지역에서도‘원안위는 원전이 있는 곳으로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움직임은 더욱 발빠르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지난 2일 원안위 이전 장소를 원전에서 30㎞ 이내 지역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원안위 관련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이 법안발의에 김병욱(포항 남·울릉) 의원이 가세했지만 부·울·경 지역의원들의 가세가 압도적이다. 원전소재 지역인 부산 기장군수는 아예 부지무상제공 등을 약속하고 나섰다.이에 반해 경북도는 아직 원안위 유치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 한발 늦을까 답답하다. 우선 경북도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로 7천87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고, 이에 상응하는 정부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란 점을 활용해야 한다. 원안위가 원자력발전소가 가장 많은 경북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도 명분에서 앞선다. 경북 도내에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24기 중 11기가 가동 중인 데다 울진에 있는 신한울 1~2호기가 준공될 경우, 우리나라 전체 원전 30기의 43%인 13기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경북이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 중·저준위방폐물처분시설(방폐장),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증설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수용한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지역민심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원전해체연구소 본사 유치에 나섰다가 부산·울산에 경수로 해체연구소를 뺐기고, 간신히 중수로해체연구소만 받아온 것이나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실패했던 전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모쪼록 경북도가 발빠르게 지역 정치권, 지역언론과 함께 힘을 모아 원안위의 경북지역 유치에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0-11-11

국민의힘 공수처 대응, ‘중구난방’ 양상 한심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한 처장 후보 결정 과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후보 추천위원들은 10여 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했다. 국민의힘 몫 추천위원들은 김경수·강찬우·석동현·손기호 변호사 검찰 출신 4명의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이 중 손기호 변호사가 돌연 사의를 밝혔고, 석동현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이라고 밝혔다. 이런 중구난방식 대응은 여권의 일당 독주 명분만 보탤 뿐이다. 더불어민주당 몫 추천위원 2명은 판사 출신인 권동주·전종민 변호사를 추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김진욱 헌재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 한명관 전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추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현정 변호사,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최운식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두말할 필요도 없이 공수처장 추천 및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중립성(中立性)이다. 추천된 후보들을 놓고 추천위원회는 물론, 정치권과 언론이 철두철미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진작부터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의심을 덕지덕지 쌓아놓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해 시간만 끌다가 공수처법을 유야무야 무효화시키려는 저의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11월 중이라는 시한을 제시하며 압박 전술을 휘두른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여차하면 단독으로 공수처를 무소불위의 대통령과 여당 친위대로 꾸미려고 한다고 의심한다. 실제로 그런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언질은 수두룩하다.여당은 공수처를 윤석열의 검찰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로, 문재인 정권의 안전핀으로 쓸 요량을 감추지 않는다. 어쨌든 국민의힘은 지난해 공수처법을 막지 못했다. 여당이 무리하게 법을 바꾸어서 야욕을 실현할 빌미를 국민의힘이 제공해서는 안 된다. 치밀한 전략과 합법적인 방법으로 흑심을 끝까지 저지하는 게 올바른 전략이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단독으로 몰고 갈 환경을 제공하는 일체의 언행은 치명적인 패착이 될 수 있다. 내용을 세세히 모르는 국민을 선동하는 일에 누가 더 능한가. 슬기로운 대처가 절실한 시점이다. 명분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2020-11-11

코로나發 기부한파… 온정의 손길에 동참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불경기까지 겹치자 기부와 봉사 활동이 크게 줄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곧 불어닥칠 겨울 한파를 생각하면 저소득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벌써부터 걱정이 아닐 수 없다.포항지역 연탄은행에 따르면 예년이면 벌써 시작돼야 할 연탄기부 행렬이 올해는 매우 저조하다. 포항지역 기업과 사회단체로부터 전달된 포항지역의 기부연탄은 현재 4천250장에 불과하다. 작년 겨울동안 기부받은 연탄 10만장을 생각하면 올 겨울나기 까마득해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 연탄은행마다 비슷하다. 전국에 연탄을 땔감으로 쓰는 가구는 10만가구 정도이나 이 중 절반 정도가 해마다 자원봉사자에 의해 전달되었다. 그러나 올해는 실적이 저조해 연탄은행 관계자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포항의 경우 연탄사용 가구의 60∼70%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소년소녀가정 등 저소득 취약계층이다. 이 가운데서도 절반 정도는 도움의 손길이 절박한 가구로 분류되고 있다고 한다. 연탄 1장 값이 800원이고 배달료를 포함하면 1천원은 줘야 구입할 수 있어 서민들의 겨울난방 비용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우려해 연탄배달에 직접 나서 봉사활동을 했던 자원자의 발길도 끊어진 상태라 홀로 사는 노인 등 취약민의 겨울나기가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게 된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이웃에 대한 온정의 손길에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사랑의 온도탑 등 해마다 벌이는 이웃사랑 운동도 본격 전개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가 몰고온 기부 한파 등으로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기부문화는 사회 공동체 정신이다.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많은 사람이 돕는다면 작은 기부일지라도 어려운 우리의 이웃을 얼마든지 도울 수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올해일수록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가져야 한다.연탄은행에 불어 닥친 코로나발 한파가 연탄은행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지역사회가 어려운 이웃돕기에 발벗고 나선다면 우리사회는 따뜻하고 온정이 넘치는 도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와 함께 불어닥친 지금의 시련을 극복하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2020-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