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6시 현재, 포항시가 집계한 죽장면의 태풍 피해액은 8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도로·하천·주택 등의 피해액이 포항시 면(面) 단위 특별재난지역 지정 기준 금액의 7배가 넘는 57억9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포항시는 실제 피해액은 80억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태풍으로 전체 1천여 농가 중 81%가 농작물 침수·유실 피해를 입어 그 피해액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피해실태는 주택과 상가 86채와 차량 3대 침수, 도로 유실 15곳, 전기·통신두절 1천500여 가구, 하천 피해 45곳, 농경지 매몰·유실 88건(10.68㏊), 농작물 피해 122건(36.8㏊), 산사태 10곳, 소규모 공공시설물 파손 13곳 등이다. 포항시는 또 다른 태풍에 대비해 피해지역에 1천명 내외의 인력과 100여대의 중장비를 투입해 복구작업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현장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침수된 주택에 대해서 물이 빠지면 괜찮다고 하는데 직접 보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피해를 입은 노인들은 장판도 없이 거적 위에서 몸을 뉘여 잠을 청하고 있다. 이재민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3~24일 이틀동안 죽장면 일대에는 208.5㎜의 비가 내렸다. 특히 24일에는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53.5㎜의 물 폭탄이 쏟아져 국도 31호선과 지방도, 마을 도로 등이 유실됐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치단체의 재정력지수를 기준으로 선포된다. 포항시의 재정력지수는 0.2 이상∼0.4 미만으로 분류돼, 면 단위에서는 7억5천만원 이상 피해가 발생하면 대상이 될 수 있다. 동해안 지역의 경우 추석을 전후해서 수시로 대형태풍의 영향을 받는 만큼 죽장지역의 피해복구는 한시가 급하다. 정부는 하루빨리 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복구지원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