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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경주시민이 卒로 보이나

“역사문화의 도시 고도 경주에 방폐장이 웬말이냐”란 비난을 감수하면서 투표를 통해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한 경주이다. 고도(古都)라는 이유로 개발사업을 함부로 못하고, 개인의 집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며, 재산권 행사가 크게 제한되는 경주 시민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방폐장이라도 유치하자는 `피 맺힌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경주 시민들은 후회를 한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방폐장 가져가라!”는 절규까지 나온다.한수원은 그동안 “한수원은 경주의 대표 기업으로 경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수원 가족들은 경주 시민의 일원으로 항상 경주시민과 함께 하겠다”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입에 발린 말`이었다. 한수원은 지난 연말까지 본사 조기 이전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고, 자립형사립고 설립 약속도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측간 갈때 마음과 나올때 마음이 다른 것같이, 한수원은 지금 완전히 甲으로 돌아섰다. 당초 “시내에다 한수원 직원사택 단지를 조성한다”는 약속도 버리고 지난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황성동, 동천동, 진현동으로 분산해 사택을 건립한다”했다.한수원은 지난해 12월 국회의원, 경주시장, 시의회 의장이 참석한 4자회동에서 “직원 사택 예정지로 황성동에 300세대, 동천동에 200세대, 진현동에 500세대를 건립한다” 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황성동 300세대는 민간업자가 짓는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약정했고 동천동과 진현동의 사택 부지는 물색조차 못하고 있다. 시 측은 “일방적으로 부지를 지정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 재검토를 발표한다”고 비난하고, 한수원 측은 “지난해의 사택 후보지 선정은 한수원이 배제된 채 경주시 간부와 관련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는데도, 경주시가 지금 와서 딴소리를 한다”고 한다.어느쪽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경주시민의 불신감은 한결같다. “한수원이 또 다시 사원 경주 이주를 무산시키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 한다. 한수원 조기 이전약속을 무산시킨 전례를 본 시민들이고, “이런 저런 핑계를 찾아 약속을 어긴 한수원의 말은 신뢰성을 잃었다”는 소리가 나온다. 신뢰란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믿음을 잃는 것은 순간이지만, 회복하는데는 10년도 더 걸린다”는 명언도 있다.모든 가치가 서울 중심으로 돼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 `서울 근무지`를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 달가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온 가족이 와야 하니 자녀 교육도 문제가 될 것이다. 이 핑계 저 구실 갖다대며 주춤거리는 심정이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갈 리는 없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大義)를 생각하면서 국가가 정한 방향으로 순조롭게 가는 것이 만번 옳다.

2014-07-21

부실·무책임 행정 여전하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들이 관급공사에 참여한 업체로부터 상습적으로 금품·향응을 받아왔음이 드러났다. 특히 상수도본부 사업소의 경우 시의 감사를 받지 않고 자체 감사로 떼워왔다고 한다. 지역 업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 이런 일이 동부사업소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 하니, 이미 관행화된 비리 부정이란 암시다. 차제에 `자체감사`제도를 `시 감사`로 바꿔야 하겠다. 자체감사란 아예 무용지물이다.포항시는 지난 2월부터 경찰서와 자율방범대의 협조를 받아 아동과 여학생, 여성들을 대상으로 `밤길 안심 귀가 스카우트` 를 시행하고 있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시 콜센터로 신청하면 당직자가 지역 파출소와 자율방범대에 도움을 요청하고, 대원 2명이 출동한다. 그러나 시행 5개월이 지났지만 이용실적은 고작 15건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고, 방범대원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구미시는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2013 여성친화 도시`로 지정받았다. 시는 근거리무선통신(NFC)를 활용한 여성·아동 안심귀가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NFC태그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가족 또는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위치정보가 전달된다. 포항시도 이 시스템을 원용하고, 정기적으로 실적을 평가해야 하겠다.포항시 이인지구 도시개발 공사가 토지보상도 마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있다 한다. KTX신역사 부지 인근인 이인리 34번지 일대에 지난 5월부터 도시개발사업의 하나로 동인종합건설(주)이 도로공사를 완공해 현재 차량이 통행되고 있는데, 이 도로는 보상절차가 끝나지 않은 개인 사유지를 포함하고 있다.특히 준공된 포장도로의 빗물이 지주의 논으로 유입되도록 PVC배수파이프 2개가 몰래 설치돼 벼 생육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땅 소유주 A씨는 “장마철이라 도로 갓면과 사면에 깔려 있는 고로 슬래그가 논으로 흘러들어 작물이 중금속에 오염될 수 있다”며 빗물배수로 설치 등을 요구한다.경주시는 지난 2009년 2억1천여만원을 들여 36개소에 42대의 `무인관광안내 키오스크`와`디지털 안내도`를 설치했으나, 부실한 정보내용과 관리 미흡으로 관광객들이 실망, 외면하고 있어, 예산낭비성 전시행정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지원하지만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외국어로 관광지를 검색하면, 전화번호, 주소, 사진만 있고,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어떻게 찾아가고, 어디서 버스를 타야하는지, 운영시간은 언제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이런 형식적인 전시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도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상급 감사기관의 활동과 언론의 감시가 더 강화돼야 하겠다.

2014-07-21

지역 학생들의 화려한 비상

최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최한 `2014 대한민국 어린이 국악 큰잔치`에서 대해초등학교 사물놀이 판굿 동아리팀이 `풍물부문` 최고상을 수상했고, 안동 강남초등학교 6학년 임우성군은 `현악부문`에서 금상울 받았다. 관악, 현악, 풍물, 판소리, 민요, 무용 등 6개 종목에서 경연이 펼쳐졌다. 대해초등 6학년 김현정 양 등 5명으로 구성된 사물놀이 판굿동아리는 상모돌리기와 풍물놀이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선보여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 2012년에 결성된 이 동아리는 방과후 시간을 이용한 꽹과리, 장구, 북, 징 등 4물을 연주하고, 머리로 상모돌리기, 발놀림과, 남사당놀이 중의 하나인 접시돌리기 등을 연습했고, 방학중에도 쉬지 않고 정진해 이같은 성과를 거두었다.안동 강남초등 6학년 임군은 가야금산조 부문에 출전해 능숙한 솜씨를 선보였다. 이전에도 임군은 KBS국악한마당 `국악신동 코너`에 출연해 높은 기량을 선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일도 있었다. 현재 임군은 국립관현악단의 지도를 받으며 국립국악중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진 끼와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육성하는 이런 기회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초등학생들의 화려한 비상(飛翔)과 함께 지역 대학생들의 성과도 눈부시다. 한동대 학생들이 최근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열린 `제20회 전국대학생 모의UN대회`에서 대상(외교부장관상)을 비롯, 최우수상(유엔한국협회 회장상)과 옵저버상을 수상했다. 참가자들은 실제 유엔총회에 파견된 외교관이 돼 국제사회의 문제를 놓고 협상과 타협을 거쳐 해결책을 모색한다.오경준(법학부 4학년), 박영찬(국제어문학부 3학년)은 `포괄적인 유엔안보리 개혁을 위한 진전방안`을 주제로 대상을 받았고, 이예원(법학부 2학년)은 옵저버상을 수상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문제 대응을 위한 유엔체제 강화방안`을 들고 참가한 김주형(국제어문학부 3학년)·박한나(국제어문학부 4학년)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모의유엔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여개 대학 50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한동대는 많은 국제변호사를 배출하는 등 국제사회 진출이 출중한 지역 대학이다.안동과학대 건축인테리어과 2학년 양현수 학생은 강원도 관광협회가 주관한 제18회 강원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국내외 참가자와 관광객들에 선보일 관광기념품을 개발하기 위한 행사였다. 한편 대구대 물리학과 전하이(25·여)씨는 최근 열린 `나노코리아 2014`에서 최고 포스터상을 받았다. 그는 호치민대 재료학과를 거쳐 대구대 응용물리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역 학생들의 화려한 비상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014-07-18

불빛축제, 시민대토론회를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라는 속담도 있지만 아무리 감동적인 장면도 두어 번 보고 나면 식상하기 마련이다. 포항 불빛축제는 실로 `한국 불꽃놀이의 원조`라 할만 했고, 포스코가 많은 돈을 내고 포항시가 `포항시민의 날`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주도했다. 그러나 `좋은 일에는 마(魔)가 끼기 마련`이어서 지금 포항불빛축제가 `관심의 핵`에서 밀려나고 있다. 서울에는 한강불빛축제가 생겼고, 부산에서도 바다위에 건설된 광안대교의 불빛축제가 성황이기 때문이다.서울과 부산은 풍부한 재정이 있고, 교통 접근성이 탁월하니 `원조 포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포항도 KTX가 개통되는 내년부터 접근성이 좋아지겠지만, 재정에서 밀리고, 특히 서울과 부산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예술인층이 두껍기 때문에 물량면이나 내용면에서 포항은 매우 불리하다.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경쟁력을 제고시킬 것인가. 이 문제를 놓고 포스코와 포항시가 숙고를 하는 중이다.브라질의 삼바축제를 롤 모델로 삼자는 의견도 있으나, 사육제와 불빛축제는 `출신성분`이 다르다. 삼바축제는 애당초 `참가하는 축제`였고, 포항불빛축제는 `구경하는 축제`였다. 삼바축제에 참가할 팀들은 1년 내내 그 준비에 골몰한다. 더 특징적이고, 더 눈에 띠고, 더 많은 관중을 모아들이고, 더 많은 환호성을 듣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다 짜내는, `노래하고 춤 추는 참여축제`인 것이다. 그러니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축제와는 근본이 다르다.피서객들을 대상으로 7월 말, 8월 초로 축제기간을 정한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무더위 속에서 준비하는 관계자들의 고충은 그렇다 하더라도 `장마철의 볼꽃놀이`는 문제가 많다. 비에 젖은 화약이 터질 리 만무하니, 주최측이 하늘을 쳐다보며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특히 가만히 있어도 피서객들이 모이는 시기에 굳이 불빛축제를 벌일 것까지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일리 있다. 차라리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계절에, 서울과 부산과 겹치는 날짜를 피해서 여는 것도 한 방안이다.격년제 의견도 나오는데 고려해 볼 일이다. 한해는 `포항시민축제`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하고, 다음해에 불빛축제로 해서 `참여와 구경`을 번갈아 펼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인 데, 일본에서 열리는 `왓소`같은 거리축제도 참고가 될 것이다. 20여억원의 돈을 하룻밤 사이에 하늘에 산화시킬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포항의 기업인들이 함께 즐거워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궁리해야 할 일이다.포스코와 포항시만 머리를 싸맬 것이 아니라 시민대토론회를 열어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광범하게 취합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낙후하는 시대에 그런 노력은 불가피하다.

2014-07-18

포스텍 총장 선임문제 신중을

포스텍 총장 선임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임기 만료일 10개월 전에 선임을 완료하도록 돼 있다. 현 김용민 총장의 경우 내년 8월 말이 임기 만료일이니 올해 10월까지 총장선임위원회가 결정해야 한다. 포스텍 총장의 선임은 손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인물들을 놓고 치밀하게 평가하는 일이 시한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총장 선임절차가 이렇게 어려우니 한 번 선임된 총장은 연임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이 7월 중순이니 10월 말까지는 3개월 반 정도 남았다. 그 동안에 현 총장이 연임되거나 신임 총장을 선발해야 한다. 포스텍의 경우 총장을 선출하는 `총장선임위원회`가 있고, 영향력 있는 `교수평의회`가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교수회의에서 총장을 선거하는데 여기에도 부작용이 있다. 총장 후보자들이 “교수 봉급을 올려주겠다” 공약을 하고, 그 자금 마련을 위해 학생들의 주머니를 쥐어짜 등록금 인상의 요인이 됐다. 그러나 포스텍은 총장선임위가 교수회의 의견을 들어서 선임한다.최근 교수평의회가 `김용민 총장 연임 문제`를 놓고 여론조사를 했다. 전임교수 270명 중 219명이 참여했는데 180명이 반대했고, 찬성은 17%인 37명뿐이었다. 반대의 이유는 `소통 부재`였다. `소통`이란 말은 추상적이어서 해석이 구구하다. `독단`이란 뜻으로, 혹은 `소신`으로 새길 수도 있다.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쏟아지는 요청들을 다 들으려다가 죽도 밥도 안될 수 있고,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추진해 일을 성사시키는 경우가 있다. `김용민 총장의 소통부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과거 자유당 정권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장관을 바꾸라”는 야당의 요청에 대해 “강을 건너면서 말을 바꿀 수는 없다”는 말로 거절했다. 지금 포항의 상황이 흡사 `강물을 건너는 형국`이다. 이강덕 신임 시장이 야심차게 포항 성장동력에 시동을 걸고, 미국 석학이 `포항이 앞으로 먹고 살 문제`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으며, 포스텍의 김용민 총장은 AP포럼(Advance Pohang Forum)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신임 시장과 포스텍이 손발을 맞추어서 포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을 맞은 지금 총장선임문제는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사다.AP포럼은 `민·관·산업체·학계`가 결집된 협의체이다. 유령도시 처럼 황량했던 미국 피츠버그시를 새롭게 일으켜 세운 힘이 바로 단결된 힘에서 나왔고, 그 경험을 포항시가 받아들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형성하려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 그 주역을 맡은 포스텍 총장의 거취는 시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물론 교수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해하려는 아량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김 총장이 이번 기회를 깊이 자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AP포럼 자체가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2014-07-17

김무성 대표와 포항의 인연

압도적 지지로 새누리당 대표가 된 김무성 의원은 중량감 있고, 믿음직하고, 소신과 도덕성을 충분히 갖춘 `대인(大人)의 풍모`를 지니고 있다. 그를 뽑아준 표심은 바로 대구 경북의 표심이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의 뿌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고, 가장 많은 당원을 가지고 있으며, 투표율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리고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었다. 그래서 출마자들이 가장 열심히 찾아와 공을 들였고, 그 표심이 `김무성 낙점`으로 나타났다.김 대표는 포항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유년시절을 포항에서 보냈고, 청년시절에는 포항에서 기업을 창업했으며, 포항청년회 회원으로 7년여 활동했다. 따라서 포항은 바로 김 대표가 젊은 꿈을 키웠던 고향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했다. 그는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화랑초등학교와 경남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갔지만, 포항과의 인연은 한때 `포항에서 출마`를 생각할 정도로 각별했다.김 대표의 선친인 고 해촌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포항영흥초등학교를 설립하면서 김 대표는 포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또 선친의 유지에 따라 동빈동과 송도동에 있던 땅과 건물을 이웃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눠주기도 했다. 이처럼 부자(父子)는 `선행의 씨앗`을 뿌린 선근(善根)이었다. 부의 사회환원과 기부문화의 원조라 할만했다.지난해 재보선때 그는 지인들로부터 `포항출마`를 권유받기는 했으나, 부산 영도에서 나와 가뿐히 여의도에 재입성했다. 그는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때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선거 끝난후 사무실 앞에 편지 한장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는데 “이제 제 역할이 끝났으므로 당분간 서울을 떠나 좀 쉬어야겠습니다”라 했다. 그때 그가 찾은 곳이 바로 포항이었다. 죽도시장을 돌아보고 호미곶 한민족해맞이광장을 찾았으며, 지인의 집에서 머물기도 했다. 강해중 경보화석박물관 대표는 “김 대표는 늘 포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회고했다.김 대표는 포항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겨주었으면 한다. 지금 국회는 `부산 경남세`일색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부산이고, 집권당 대표가 또한 부산이다. 그리고 국회의 유력한 실세들이 상당수 부산 경남 출신이다. 오늘날 부산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 `힘의 실체`를 실감할 수 있고, `남부권 신공항의 가덕도` 입지가 그래서 유력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구 경북지역은 그 힘에 밀려온 게 사실이다. 자칫 `부산·경남 국회`가 될 것같다는 염려가 생긴다. 김 대표는 이 점을 중시해 주었으면 한다. 경북지역의 경제자유구역 착수나 포항운하 부지 매각 등에 힘을 보태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2014-07-17

대가대·한동대처럼

대구가톨릭대는 최근 남미 페루 우루밤바시와 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연구와 교육과정 개발 증진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 사회봉사와 인턴십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교류, 교육, 관광, 의료, IT분야 등의 협력을 약속했다. 이 협약으로 대구가톨릭대 학생들은 페루에서 관광, 한국어 교육, 문화홍보 등의 인턴십을 가질 기회가 넓어졌다. 페루는 신비의 잉카문화 발상지이고, 우루밤바시는 불가사의한 역사유적 마추픽추로 가는 관문도시이다. 또 대구가톨릭대는 지난달 26일 홍콩 한인상공회의소와 인턴십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학생을 홍콩에 파견하게 되는데, 학생 6명이 오는 8월부터 코차이나 홍콩에 있는 한인기업과 홍콩 한인상의에서 6개월 간 인턴십을 수행한다. 이 일은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원했다. 대가대는 지난해 미주 한인상공회의소, LA 한인상공회의소 등과의 협약을 통해 학생들의 해외인턴 기회를 확대하고 해외취업을 돕고 있다. 한국의 `경제영토`가 눈부시게 넓혀지는 추세에 발맞춰 대학들이 해외로 활동범위를 넓혀가는 노력은 매우 바람직하다.한동대(총장 장순흥)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서울어코드 활성화지원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됐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전국 5개 대학교의 IT분야 학과 지원 대상을 선정했는데,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한동대와 영남대가 뽑혔다.서울어코드 활성화 지원사업은 서울어코드와 연계한 IT교육 혁신으로 산업수요에 부응하고 국제수준의 IT학부 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IT관련 능력 강화, 교수평가, 학사관리 등 대학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는데, 한동대는 2010년, 2011년, 2012년에 이어 올해까지 4회 연속 선정되었고, 전산전자공학부 컴퓨터공학전공이 7월부터 1년간 1억4천만원의 국비 지원을 받아 참여 학생 인건비, 참여기업 멘토의 활동비, 연구기자재 및 재료비 등에 사용한다.이에 따라 전산전자공학부는 `산학협력 캡스톤 프로젝트 팀구성 및 주제 선정` `교과과정 및 인턴십 연계 추진` `연구개발 기초역량 제고` 등 기업 맞춤형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주진하게 된다. 서울어코드는 세계 최초로 4년제 대학 컴퓨터·정보통신 관련 전공 졸업자들이 참가회원국내에서 자유롭게 취업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상호 보장하는 국가들 간의 국제협약으로, 지난 2007년 `서울선언`을 통해 본격적화된 이후 현재 한국, 미국, 영국, 일본 등 8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지금은 대학들이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 세계를 활동무대로 진출할 시점이다. `국내용 대학 줄세우기`나 `일류병에 의한 사교육 광기`는 국제화시대에 아무 의미가 없다. 국내 일류를 뛰어넘어 `국제일류대학`으로 도약하는 대가대와 한동대를 본받아야 하겠다.

2014-07-16

지역 자구노력이 돋보인다

과거 `시민증` `도민증`이란 말이 있었다. 시민증은 도시사람이고, 도민증은 촌사람이란 뜻이었다. `도민증`은 공연히 무시당하고 기가 죽었다. 그래서 `시민증`이 되기 위해 도시로 도시로 이주를 했다. 날품팔이나 행상으로 출발해서 돈푼이나 번 사람들은 이른바 `도시에 나가 성공한 사람`이 되어서 `양복 입고` 금의환향해, 부러움을 샀고, 도시는 점점 `인구과잉문제`를 발생시켰다. 과거의 `시골 차별풍조`는 지금도 여전하다. 2003년 참여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경제자유구역 조성 정책을 시행했다. 물론 재정지원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도 주어졌다. 지자체들은 너도나도 다투어 신청을 했고, 전국에서 98개가 지정됐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 장미빛 꿈에 불과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조차 못한 곳이 절반이고, 완료된 곳은 인천의 27개 중 7곳, 부산·진해의 20개 중 6곳, 광양만권의 23개 중 4곳에 불과하다. 심지어 6곳은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다. 장기간 사업은 진척되지 않고, 토지가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하니, 생일날 잘 먹으려다가 굶어죽는다고, 지주들이 해제를 건의한 것이다. 구미 디지털 사업지구의 8월 4일 해제위기가 그 대표적 사례다.그런데, 대구와 경북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시민증·도민증`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대구시의 경우 5곳 중 대부분이 완료되었는데, 경북지역은 사업 시행자인 수자원공사나 한국토지공사 등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어서 투자 여력이 없어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고, 설상가상으로 지난 대선때 여야가 다투어 내놓은 복지공약이 `예산 블랙홀`이 되어서 경제자유구역 조성에 필요한 예산을 대거 빨아들인다. 이렇게 되니 예산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데, 여기서 국회의원과 자자체장의 `힘대결`이 벌어지고, `도민증`은 `시민증`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그렇다고 탄식이나 하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포항시가 분발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포항시는 차세대 산업으로 부상되는 전기버스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의 기반으로 삼을 생각이다. 이미 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시행하는 전기버스시스템 구축에 2년간 24억원을, 국토부에서도 2년간 8억원을 지원받게 됐으며, 한국정책금융공사는 1천억원의 펀드를`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와 관련해 조성키로 했다.한편 포항테크노파크(TP)와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역 강소기업 육성에 나섰다. 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분야를 상담하고, 기업이 활용 가능한 기술과 장비를 소개하고, 공동연구와 마케팅 지원 등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을 키워내는 일에 지원기관과 연구기관이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명언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지금이다.

2014-07-16

부실 행정이 낳은 결과들

영덕군 병곡들판이 지금 무법천지 골재채취장으로 변해간다는 소식이다. 생때같은 농경지가 황폐화되고 있는 것도 못마땅한 일인데, 온갖 불법 무법 탈법이 판을 치는데도 행정당국이 제대로 대응을 못한다. 병곡지역은 동해안의 알토란 같은 곡창지대인데, 이렇게 먼지 날리는 황무지로 추락해가는 것을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지난해 허가받은 A업체는 당초 1만1천㎡ 허가량을 초과 채취하다가 고발당해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특히 그 업체 대표 B씨는 민원을 제기한 인근 토지 주민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는 10개의 골재채취업체가 들어와 있는데, 그 중 5개 업체가 고발됐다. 이들은 `해결사`까지 동원해 돈으로 무마하려 하고, 상당수 업체들이 허가 시간이 아닌 심야나 새벽시간에 작업을 하는 등 불법채취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불·탈법이 이렇게 횡행하는데도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토착비리`탓이다. 모 군의원이 개입하고 있다는 설도 있고, 전·현직 간부들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영향력에 막히고, `아는 처지에 박절히 못해` 행정권이나 사법권이 맥을 쓰지 못하는 것이 토착비리이고, 그것이 부패의 진원지이다. 외부 감사기관이 철저히 파헤쳐 썩은 곳을 도려내야 한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병대1사단 흥해중대본부 인근 불법건축물 신축에는 군폭(군대를 상대로 한 폭력)이 개입돼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건축주 J(47)씨는 부대 서문 앞에서 술병으로 자신의 머리를 쳐 자해하고, 부대 출입로를 자동차로 막기도 했으며, 만취한 상태로 옷을 다 벗고 소초장실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부대 상황실에 침입해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과 경찰은 서로 미루며 단호한 대처를 하지 않았고, 포항시는 벌금 200만원만 부과한 후 추가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군폭`에 군·경찰·행정기관이 맥을 쓰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구미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지식기반제조업 기능 수행이 가능한 전 업종을 유치해 부품, 소재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며, 470만㎡ 를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재산권 행사를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업 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해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다른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졌다. 이에 주민 502명은 사업 해제 건의서를 경북도에 제출했고, 8월 4일 해제되게 돼 있다. 그리고 주민들은 “장기간 재산권 침해를 당해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집단소송도 불사할 태세이다.국민을 乙로 보고 마구잡이 행정을 벌인 결과이다. 토착비리, 군폭 등 비정상이 척결돼야 나라가 제대로 갈 것이다.

2014-07-15

경주·포항 상생 협력시대

경주가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고 있다. 방폐장 유치에 대한 인센티브도 적지 않은데다가, 박근혜정부가 경주 왕경 복원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식물원과 새박물관을 겸한 동궁원이 개원돼 지금 성황을 이룬다.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인구가 늘어날 것이고, 인구가 늘면 경제규모가 확대될 것이다. 경주 보문단지가 개설 35년만에 재도약의 조짐을 보인다. 지난 10여년간 보문단지는 실로 `흐르지 않는 물` 같았다. 개발자금 마련을 위해 경북관광공사가 소유한 상가 등을 매각하려 했으나 번번이 유찰되었는데, 근래에 이르러 민간투자 붐이 일면서 그것이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경주에 희망이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민간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확실히 경주에는 희망이 있다.민간기업들의 투자는 보문단지의 면모부터 바꿔놓을 것이다. 한 기업은 대형 아웃렛매장을 지을 생각이고, 한 기업은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며, 또 어떤 기업은 복합영화상영관을 지을 계획이다. 또 농헙중앙회는 240실 규모의 연수관과 부대시설을 추진중이다. 또 올 연말에 준공될 화백컨벤션센터는 5천석 규모여서 어지간한 국제회의도 다 소화할 수 있다. 지금의 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뛰어넘어 2016년에는 2천만 시대가 예상된다.경주의 도약에 발맞춰 인근 도시인 포항시와의 연계 협력도 생각해볼 일이다. 경주의 양성자가속기와 포항의 방사광가속기가 연계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나온다. 경주의 역사문화관광과 포항의 산업관광이 협력하면 상생의 길이 열린다. 신라시대 경주와 포항은 `같은 신라땅`이었고, 신라 8대 아달라왕 때의 연오랑·세오녀는 연일 사람이었다. 신라 3대 남해왕의 왕비는 연일 출신의 운제부인이었다. 같은 뿌리를 가진 경주와 포항이 상생 협력의 길을 함께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8년간이나 표류하던 포항의 RDF(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사업이 마침내 내년 6월 착공된다. 공사기간은 통상 30개월인데, 2017년 12월 완공, 2018년 1월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처치곤란인 쓰레기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일이다. 물론 경주의 생활폐기물도 소화되니, 인근 도시들이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게 된다.내년 초에는 포항에 KTX가 운행된다. 경주신역사와 직통되는 철도노선이라 경주와 포항의 거리가 엄청 가까워졌다. 포항~울산 간 산업고속도로가 조만간 개통될 것이니, 포항-경주-울산이 보조를 맞추기 좋다. 포항시는 지금 포항운하 주변 상업부지가 팔리지 않아 걱정인데, 문화관광과 산업관광이 연계되면 포항운하도 더 활성화되어서 민간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인근 도시간 상생 협력이 더 희구되는 지금이다.

2014-07-15

사기 수법에 당하지 않으려면

기초연금제도를 이용하는 사기수법이 기승을 부린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치사한 사기꾼들이다. 어려운 노인들이 몇 푼 받아 `최소한의 품위`라도 유지하려는 그 기초연금까지 손을 대려는 자들이라면, `사회의 기본윤리 유지`차원에서 가중 처벌해야 하고, 이런 사기꾼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완벽히 구축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임을 자칭하는 자가 전화를 걸어 “기초연금 신청을 받고 있는데, 기초연금을 더 받게 해주겠다”면서 개인정보를 묻는 일이 요즘 빈번하다. 순박한 농촌 노인들은 그대로 믿고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불러준다. 그러면 이들은 신청비와 접수비를 내야 한다며 금품을 갈취한다. 빼낸 개인정보를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행위에 이용하고, 주소를 알아내 절도행각을 자행한다. 농촌에서 농작물을 수확해 목돈이 생길 무렵에는 더 심하다.기초연금제도는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던 기존 대상자는 신청할 필요가 없으며, 신규로 받을 대상자는 신청서류와 신분증 등을 준비해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주민센터 등을 방문하면 되고, 접수나 신청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국민연금공단 하상철 포항지사장은 “기초연금은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연금을 더 받게 해주겠다는 말을 절대 믿어서는 안된다”면서 “국민연금공단 직원을 사칭해 신청비 등의 돈을 요구하면 즉각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말벗이 아쉬운 외로운 노인들을 상대로 `살가운 손주 노릇`을 해주거나 `선물공세`로 환심을 산 후 터무니 없는 고가로 건강보조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팔고, 그 대금은 자식들에게 받아내는 사기꾼들은 여전히 설친다. 그래서 가정불화를 조장하고, 부모 자식간에 `극언`이 오가게 만드는 이런 사기꾼들은 사회악 척결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것인데, 왜 아직 이런 자들이 활개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법당국이 단속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처벌을 솜방망이로 하고있지 않은지, 감사기관이 일제 점검을 해봐야 하겠다.근래 신선한 소식이 전해진다. 전북경찰청 홍보담당관실이 경찰청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동영상 `범죄예방 시리즈` 4편을 올렸다. `보험사기 예방편` `아동 음란물 방지편` `보이스 피싱 방지편` 그리고 최근에는 `방문판매사기 예방편`등 4편이다. 경챨관들이 사비를 들여 제작한 동영상이고, 경찰과 주민들이 배우로 분장하고 나와 연기를 했다. 사기범들의 행태를 보여줌으로써 시청각교육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 동영상이 올려지자, 전국의 관련 기관들이 “교육용으로 쓰겠다”며 원본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7분가량 진행되는 동영상을 재미 있게 보면서 자연스럽게 사기 예방 효과를 얻는 이런 노력이 모든 관계기관에 확산되어서 사기꾼이 발붙이지 못하는 신뢰사회를 만들어야 하겠다.

2014-07-14

칸막이와 규제의 적폐

정부는 올 연초에 `부서협업행정 3.0`을 선포했다. 개방·공유·소통·협업을 통해 행정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정책이다. 대통령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정부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정부 부서들이 공동전선을 구축하면, 기업들은 알아서 투자를 할 것이고, 일자리는 절로 생길 것”이라 했다. 세월호 참사도 관련 부서간 소통 부재가 불러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금같은 `구조시간`을 어영부영 낭비한 것은 부서간 심한 `칸막이` 탓이었다. 지난해 경기도 양평군은 부건복지부 주관 `복지행정-보건·복지 연계 협력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1천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부서별로 따로 하던 복지서비스 제도를 통합해 `행복돌봄과`를 신설, 복지·보건·학습을 연계해 행정효율을 한층 높인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온라인 협업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 본청과 사업소 등에서 정책을 수립해 진행할 때, 협력할 기관과 협력의 내용을 기록해 요청하면, 관계부서에 관련 업무가 전달되고, 업무 종료 후 업무요청자가 만족도를 평가 해서 마일리지를 산정, 매달 3명의 `이달의 협력왕`을 선발해 인센티브를 준다.그런데 포항에서는 이에 역행하는 현상이 보였다. `포항바이오파크`는 50여명의 정신장애인과 직원 15명이 건강식품, 생활용품, 차 등을 생산 판매해 그 수익으로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해왔다. 2012년 말 이 회사는 보건복지부에 “전국의 시·도 보건소에서 임산부에게 무료로 지급하는 철분제와 엽산제를 생산 납품하겠다”고 제안했고, `장애인 자립기반과`는 2013년 1월 전국 도 보건정책과에 협조공문을 보냈으며, 이 회사는 2억원 상당의 제품을 생산했다.그런데 보건복지부 내 `출산정책과`가 “임산부에 지급되는 제품은 의약품에 한정돼야 하는데, 철분제와 엽산제는 건강식품”이라면서, 판매 통로를 막아버렸다. 또 이 회사의 철분제와 엽산제는 독성검사와 유해반응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회사는 식품안전청에 질의를 했고, “큰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요지부동, 회사 창고에는 제품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고, 고용된 장애인들의 월급은 수개월째 밀려 있다.애당초 `장애인자립기반과`와 `출산정책과` 사이에 칸막이가 제거되지 않은 탓이다. 부서간 소통이 이뤄졌다면, 가·불가(可 不可)가 미리 결정됐을 것이고, 사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칸막이와 지나친 규제의 적폐`이다. “적극적으로 금지하지 않은 것은 규제하지 않는다”는 규제완화원칙에도 어긋난다. 장애인의 소외감을 해소하고, 자긍심을 심어주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포항바이오파크의 사회적 기업활동을 격려하는 차원으로 정책이 가닥을 잡아주었으면 한다.

2014-07-14

새로운 지방의회상 정립을

지방의회를 국회에 예속시키는 정당공천제는 우리 정치사의 난제(難題)다.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지방의원에게 정액 보수를 주는 대가로 정당공천권을 얻은 것이 결국 `지방자치의 망실`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 문제는 앞으로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이고, 이번 지방선거를 전후해서도 말썽거리가 됐다.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을 두고 국회의원의`입김·의향`이 작동한 곳이 많았다.그러나 안동시의회는 달랐다.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아무도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해 3차 결선투표까지 갔고, 여기서도 동률득표를 기록, 의회규칙에 따라 연장자인 김한규 의원이 최종 선출됐다. 부의장 또한 3차 투표까지 갔다가 연장자인 권기익 의원으로 결정됐다. 경북지역의 선거 특성상 새누리당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정당의 입김이나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영향력을 미친 흔적은 없었다. 특정 의원을 암암리에 결정한 뒤 몰표로 선출해 `문제`가 된 곳이 여러 곳 있었지만, 안동시의회는 그런 말썽에서 벗어났다. 비록 정당공천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자율성을 어느 정도 획득한 지방의회로 기록될 것이다.상주시의회도 `지방자치 실현의 공로자`란 명예를 얻었다. 의장단 선거에 앞서 새누리당 상주시당원협의회는 소속 의원 13명이 회의를 열어 의장에 김진옥, 부의장에 황태하 의원을 내정했지만, 임시회에서 의원들은 이에 구애받지 않고 전혀 다른 결과를 낸 것이다. 상주시의회 사상 최초로 여성 의장이 탄생했는데, 3선의 남경숙(53) 의원이 의장에, 부의장에는 재선의 변해광(58) 의원이 선출됐다. 남 의장은 “의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바람직한 견제 감시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의원 상호간 화합에 힘쓰는 한편 모범적인 의회상 정립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했다.그러나 한편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 지방의회도 있다. 경산시의회는 의장, 부의장, 3석의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무려 5차례나 9대 6이라는 표대결을 보였다. 이런 현상을 두고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 “보이지 않는 먹구름이 끼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난의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새누리당 소속이 아닌 의원은 철저히 배제됐다. 지방의회의 분위기가 이렇다면 `무조건 찬성, 무조건 반대`라는 패거리의회가 될 것 같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울릉군의회는 총 7명의 의원 중 의장 선출에 불만을 품은 2명의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5명 전원 찬성으로, 부의장 선거에는 3명이 불참한 가운데 4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한 주민은 “울릉군의회가 3대 4로 갈라진 느낌이 든다. 의회의 본분에 충실하지 못한 패거리정치가 걱정된다”고 했다. 주민들이 신뢰하는 지방의회로 거듭나기를 희구한다.

2014-07-11

동남권 도의원의 단결

내년 하반기에는 도청이 안동으로 가고, `북부권 도청시대`가 열린다. 따라서 동남권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제10대 도의회를 이끌어갈 의장도 안동 출신의 장대진 의원이 차지했다. 제1부의장 자리도 북부권인 구미시 출신의 윤창욱 의원이 가져갔고, 포항 출신의 장경식 의원은 제2부의장에 머물렀다. 포항 출신의 장두욱 의원은 의장 물망에 올랐으나 포항출신 도의원들의 협조를 얻지 못해 포기했다. 10명의 도의원들이 단결했다면 의장 자리 하나 가져올 수도 있었는데, 제각각 자신의 몫 챙기기에 정신이 팔려 단결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항시는 인구 53만을 바라보는 경북 최대 도시이고, 환동해·환태평양시대를 열어가는 관문이다. 향후 남북관계가 순풍을 타면 유라시아철도가 연결되고, 러시아 가스관이 매설되고, 북한의 나진 선봉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되는 등 `경제통일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때 구심체 역할을 할 곳이 포항이다. 이 시대를 대비해 이강덕 포항시장은 “인근 시군과 동반성장을 위해 포항시가 맏형 구실을 해야 한다”고 했다. `멀리 보는 눈`을 가진 시장의 포부이다.포항출신 10명 도의원들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 인근 경주, 영천, 영덕, 울릉, 울진 등 동남권 출신 도의원들 사이에서 `맏형`구실을 해야 한다. 수적 힘을 가진 포항출신 도의원들이 구심체가 되어서 힘을 결집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우주속에서도 큰 행성이 작은 행성을 끌어당기는 만유인력의 법칙이 작용한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포항출신 도의원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 몫 챙기기나 하고, 제 팔 제 흔들기나 하는데 정신이 팔려서….”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포항시의원에서 도의원에 당선된 박문하 의원은 “60명 도의원이 23개 시 군 출신 지역 별로 각종 현안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강조했다.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도 얼마의 예산을 더 따오느냐에 따라 `능력`이 평가되는 시대다. 도의원이라고 다를 바 없다. 개인의 영달보다 지역의 발전을 더 생각해야 정치생명이 길 것인데, 포항출신 도의원들은 지난번의 제9대에서도 “단결보다 반목에 치중했다”는 혹평을 받았는데, 그 잘못된 습관이 이번에 또 드러났다.향후 동남권 지역은 해양 수산을 중심으로 한`제2도청 유치`가 최대 현안이다. 이 일을 위해서도 동남권 출신 도의원들이 단결된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구심체 역할을 할 도의원들이 바로 포항 출신의 10명이다. 그런데 거기서`핵분열 현상`이 나타나니 걱정이다. 시민들과 언론들이 이 문제를 예의 주시하면서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하겠다. 계속 분열한다면 차기에 물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2014-07-11

새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10여년 전 일본의 한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적한 시골마을 시냇물을 한 농부가 건너고 있는데, 그 주변에 두루미들이 한가롭게 거니는 장면이었다. 새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사람은 두루미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공존하는 그 평화로운 모습이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그 마을은 순식간에 유명 관광지가 됐고, 많은 다른 지역들이 벤치마킹해서 `새들과 공존하는 냇물 만들기`에 예산을 책정했다. 우리 조상들도 제비를 귀빈 대접했다. “곡식에 제비”란 속담도 있지만, 제비는 곡식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해충을 잡아 먹으니 익조(益鳥)라 해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절대 제비집을 건드리지 말고 해롭게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래서 제비들은 인간이 사는 집 처마밑에 집을 짓고, 봄부터 가을까지 함께 살았다.벼가 익어가는 논에 떼로 덮쳐 해를 끼치는 참새도 애증(愛憎)이 겹치는 조류였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참새고기가 맛 있지만, 반드시 겨울에만 잡아야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볏논의 해충을 잡아먹는다” 그리고 참새떼를 쫓아내는 `새보기`를 하면서 요란한 파열음을 내는 `뙈기`를 치기도 하지만, 새를 쫓을 때도 이렇게 말했다. “이놈의 참새들! 오늘만 이 논에서 먹고, 내일은 저 등넘어 김도령네 논으로 가거라!” 박절하게 내쫓지 않고 `오늘 하루 먹이`는 허용하는 아량을 보였다.인간과 새들은 이렇게 서로 도우면서 공존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새무리들의 변화`는 바로`인간 삶의 변화`로 연결된다. 본지 취재팀에 의해 안동호에 존재하는 8곳의 무인도에 쇠제비갈매기떼가 새롭게 발견됐고, 거기서 20여㎞ 떨어진 와룡면 절강리 인근 모래섬에서도 둥지와 새끼가 추가로 발견됐다. 또 구미 낙동강 본류 합류 지점과 금호강과 신천 합류지점 모래톱에서도 서식지가 잇달아 발견되었다.조류 서식지의 변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북대와 부산지역 조류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쇠제비갈매기의 최대 서식지인 낙동강 하류의 도요 등 신자도 등지에서 현지조사를 진행했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다.그 원인은 대략 3가지로 압축되었다. 첫째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환경정비활동이고, 둘째 바닷물이 넘쳐들어와 모래톱을 잠식해 서식지를 파괴한 것, 세째 4대강 사업과 보(洑) 건설로 인한 서식지 환경변화 등이라 분석했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다”는 말처럼 청소를 너무 지나치게 해버리면 새들의 먹이감이 줄어든다.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이 넘쳐 들어오고, 보를 너무 많이 건설하면 물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모래쌓임을 방해한다.모든 개발사업이 `인간중심`이어서는 안된다. 새와 물고기 등 모든 다른 생물들과의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

2014-07-10

여기에서 희망을 본다

DGB금융지주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한국거래소가 주최하는`2014 지배구조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환경경영``사회책임경영`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에서 DGB는 주주총회에서의 소액주주 권리 적극 보장, 협력업체와의 상생간담회 등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 상생과 화합의 노사관계, 전사적인 환경경영 추진 및 환경경영 수준을 반영한 신용평가시스템 운영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금융권으로서는 유일하게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이 됐다. 박인규 회장은 “앞으로도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다.달성군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15년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에서 `창조문화바람, High-Five 현풍`이 신규사업으로 선정돼 2015년부터 2년간 국비 30억원을 지원받고, 시비 15억원, 군비 15억원을 합쳐 총 60억원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현풍면과 유가면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대구테크노폴리스로 인해 현풍면의 중심시가지가 신도시로 이동함에 따른 현풍면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 계획된`중심시가지 재생을 위한 도심재생사업`인데, 총사업비의 50%를 국가예산으로 보조한다.안동포(안동삼베)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대마 재배 허가를 받아 삼을 키워 그 껍질로 실을 뽑아 짠 삼베는 우리의 전통적 옷감이었다. 목화·목면이 들어오기 전까지 서민들은 삼베옷을, 상류층은 모시옷을 입었던 것인데, 섬유기술이 발달한 지금 삼베는 상복, 수의, 제사때의 도포 등의 옷감으로만 사용되고 있는데, 안동시는 삼베의 부가가치 창출과 실용성을 갖춘 의류제품을 개발했다.통풍이 좋고 시원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여름교복이나 직장인의 여름 근무복 등으로 활용하기 좋고, 색깔도 연분홍이나 하늘색으로 염색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삼베의 수요가 적어 걱정인데, 중국산이 범람해 안동포가 더 위기에 처한 지금, 안동시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 안동포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대구시 안용모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이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로 선정돼 기술인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덕원기술대상`을 받았다. 한국기술사회가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토교통부가 후원한 제8회 전국기술사대회에서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로 선정된 것이다. 안 본부장은 모노레일 철도기술 분야 등 30여편의 연구논문과 15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고, 철도보선설계, 철도시공, 철도궤도토목 등의 철도 전문기술서적을 출판했으며, 공기단축 및 사업비 절감, 고용유발, 로열티 수익 등 국내 도시철도 건설사상 유래 없는 성과를 거둔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런 쾌거들을 보면서 우리지역에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음을 실감한다.

2014-07-10

지역대학들의 대견스러운 모습

대구에는 노숙인들의 경제적 재활을 돕는`늘품 공방`이라는 작업실이 있다. 40여명의 노숙인들이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곳으로, 나무를 소재로 오르골과 볼펜 등을 만든다. 그러나 판매를 할 길이 없다는 것을 안 대경대는 늘품공방과 MOU를 체결했다. 온라인 마케팅과가 제품 홍보와 판매를 돕는 강좌를 개설하고, 현장마케팅 실습을 중심으로 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미 올 상반기에 매출 1천만원을 달성했다. 원목 볼펜 `우든 펜`이 대구·경북 패션, 생활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착한 제품으로 이슈화되면서 주문량도 늘었던 것이다. 학생들은 홍보 판매 실습을 하고, 노숙인들의 제품은 판로가 개척되는 `상생의 강좌`는 매우 이례적이다.대구과학대는 결혼과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 48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상담사`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대구시가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권익증진을 위해 지원하고, 대구과학대 사회복지상담연구소가 교육을 주관하는데, 총 88시간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성진 소장은 “최근 학교폭력, 왕따, 집단따돌림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번 교육과정이 경력단절 여성에게는 새로운 취업 창업의 기회가 되는 전문 컬설턴트 양성이 될 것”이라 했다.안동대학교 3개 사업단이 교육부 주관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에 선정돼 5년간 총 60억4천5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인문학 기반 SW 생태계 구축을 위한 창의인력 양성사업단` `국제관광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국학 글로벌 미래 창의인재 양성사업단` 등이 선정된 것이다. 공모에는 전국 195개 4년제 대학 중 160개 대학 989개 사업단이 신청서를 냈고, 교육부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108개 대학 342개 사업단을 선정했다.이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은 지역사회의 수요와 특성을 고려해 강점분야 중심의 대학 특성화 기반을 조성하고,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는 사업이다.영남대가 최근 3일간 개최한 `2014 국제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는 올해 19년째를 맞는데, 인도 방갈로르대공대, 마하라슈트라공대 등 국내외 26개 대학 43개팀 등 총 770여 명이 참가했고, 영남대 YUSAE NT팀이 종합우승을 차지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과 트로피, 우승기를 받았다. 준우승은 영남대 CMD팀이, 종합 3위는 창원대 AK팀이 차지했다. 경기위원장 황평 교수는 “대회 참가를 위해 약 1년간 자동차 설계에서 제작까지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작업하고 발로 뛰었다.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실습 적용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대학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상생의 길을 찾는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고, 이것이 진정한 대학의 본분이 아닌가 싶다.

2014-07-09

국군의 권위가 너무 실추됐다

22사단에서 벌어진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사건으로 우리 군의 권위가 너무 훼손됐다. 예편이 몇 개월 남지 않은`제대 말년의 병장`이 사고를 저질렀다는 것은 군(軍) 기강문제이고, 군 당국은 `감추기·거짓말`로 일관,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군은 늘 기밀을 앞세워 진실을 덮는 `습관`을 익혀왔다. 이번에도 군당국은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태연히 되풀이했다. 군은 `가짜 임병장`을 만들어 후송하는 연극을 했다. 언론들은 금방 이를 알아냈다. 사망자가 아닌 환자의 얼굴을 모포로 덮는 일은 없다. 군은 또 거짓말을 했다. “병원측이 요청해서 그랬다” “병원은 그런 요청 한 사실이 없다” “129 구급차가 그랬다” “군에 그런 부탁을 한 일이 없다” 말이 서로 엇갈렸다. 운집한 취재진을 피해 환자를 안전하게 후송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군에 대한 신뢰는 크게 손상됐다.더 큰 문제는 `임병장의 메모 공개 여부`였다. 군은 “유가족의 강력한 반대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지만, 유가족측은 “그런 요청 한 일 없다”고 했다. 메모가 공개되면 군 당국이 곤란해질 사태가 벌어질 것이 염려되어서 쉬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만 부풀렸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거짓말하다가 들통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언론과 국민이 과거처럼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기 때문이다.최근 포항지역 해안에서 국군의 권위를 크게 실추시킨 일이 드러났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병대1사단의 흥해 중대본부 인근 해변 절벽에 한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팬션 영업을 목적으로 지어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건축물은 `무허가 불법 건축`이고, `군사보호법`도 위반했으며, 공유수면 부지에 관한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 건물로 진입하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군부대를 가로질러 개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불법이 자행될 수 있는가.이 건축물은 지난해 초에 공사에 들어갔다고 하니 그동안 1년 반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군 당국은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7월 포항시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꼬박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군이 묵인한 것인가. 시청이 묵과한 것인가. 군부대 경계선에서 50m이내에는 민간인이 건물을 지을 수 없고, 공유수면 부지 내에서는 개인 이익을 위한 사업은 불가능하며, 군사기밀을 보호할 조치를 철저히 취해야 한다.군의 권위와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간 큰 건물`에 대한 조사와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지금의 남북상황에서 안보 국방만큼 엄중한 국가적 책무가 없다.

2014-07-09

포항운하와 `밤의 문화`

이강덕 신임 포항시장의 첫 과업이라 할 수 있는 포항운하 주변 워터파크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신임 시장의 의욕이 출발점에서 좌절되니 시민들도 유감스럽다. 기업이 사업성 없다니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시장은 취임 전부터 상업지구 총 28필지 3만3천㎡에 대해 일괄매각을 추진, A기업을 비롯해 레저전문인 S기업, K기업 등과도 접촉했었다. 그러나 최근 A기업이 포기의사를 통보해옴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 회사 마다 분석방식이 다르고, 기업목표도 다를 것이므로 S기업, K기업의 의향도 기다려볼 일이지만 `사업성`에 걸린다면 문제다. A기업이 사업성 없다고 본 이유는 경주 보문단지 같은 대규모 관광단지가 형성되지 않은 점, 사업지구의 전체 면적이 협소한 점, 포항운하 주변 여건(공해업체가 많은 철강공단이 인근에 있다는 점) 등이었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지적하지 않았지만 유흥주점 등 즐길거리가 들어설 수 없도록 막아놓은 것도 저해요인 중 하나가 됐을 공산이 크다.휴양(숙박) 2필지 8천365㎡, 유희시설(워트파크·편익시설) 1필지 7천593㎡, 특수시설(테마파크·편익시설) 1필지 2천826㎡, 편익시설(수변상가) 24필지 1만4천660㎡로 구역별 용도를 정해놓았던 것인데, 편익시설에 유흥주점이 들어설 수 없도록 규제를 해놓은 것이 커다란 걸림돌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당초 포항시가 너무 품위만 생각하고 관광지의 특수성을 도외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관광지는 다소 흥청거리고 들뜬 분위기가 있어야 관광지 다운 맛이 나는 법이고, 물을 가까이 둔 친수공간은 더 그러한데, 포항운하 주변은 너무 `교과서적 분위기`를 강조한 감이 없지 않다.박근혜 정부의 최대 화두는 규제개혁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적인 순리`를 따르는 것이 옳다. 관광지에 유흥업소 진입을 막는 규제는 기업의 순리에 역행하는 일이다. 어떤 도시든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에는 야시장 같은 `밤의 문화`가 있다. 그 나라를 알아보려면 그 나라의 밤문화를 체험하라는 말이 있다. 관광의 진정한 묘미는 밤의 문화를 즐기는데 있다는 말이다. 포항에 밤의 문화를 만들어내기 가장 좋은 곳이 운하주변이 아닌가 싶다. 죽도시장과 포스코의 불빛 찬란한 7개의 고로가 분위기를 충분히 조성하는 곳이 포항운하이다.개별 매각되면 난개발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어느 나라 야시장도 난개발이 문제된 일은 없다. 그것은 행정의 묘를 살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포항운하가 포항의 대표적 관광지로 부상되려면 `교과서적 품위`만으로는 안된다. 포항의 대표적 `밤의 문화 거리`가 돼야 한다.

2014-07-08

지역발전을 이끄는 사람들

소방방재청이 주관하는 `2014 아름다운 소하천 가꾸기 사업` 공모에서 안동시의 천리천이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 40억원의 사업비를 받았다. 전국에서 60개 소하천이 출품했고,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로 심사가 진행됐는 데, 치수안전성, 친수경관성, 생태 환경성, 지역특성화 등을 종합 평가했다. 시가지를 관통하며 생활하수로 악취 풍기던 천리천은 2012년부터 78억원을 투입해 올 3월까지 도심속 자연형 소하천으로 재탄생시켰다.의성군은 정경숙(56·행정6급)씨가 제안한 `행복한 농어촌, 장보기 퀵서비스 운영`이 도민체감 경북발전 아이디어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수상은 경북도청 정무호(57·행정4급)씨가 제안한 `회의문화 개선을 위한 스탠딩 회의실 설치`와 경북도청 허윤홍(47·행정6급)씨가 제안한 `Dr 지바고 운동`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인`행복한 농어촌, 장보기 퀵서비스 운영`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퀵서비스 요원들이 생필품 구입 등을 돕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 예상된다.울릉군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에 울릉 특산 수산품종 양식생산기본구성 연구용역을 의뢰했는데, 특히 홍합 및 따개비는 울릉군이 국내 최초로 양식화를 시도하고 있다. 연구 결과 홍합은 산란기에 자연채묘 및 수온자극을 통해 울릉도에서 홍합의 대량생산 가능성이 확인됐고, 따개비는 예비실험을 통해 산란 유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분별한 남획과 갯녹음 등으로 자원이 급감하는 지금 이같은 연구활동은 적절한 대응책이 되고 있다.영덕지역 자활센터가 전국 247개 지역자활센터를 대상으로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4 지역자활센터 평가`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돼 3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1천4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자활 참가자들은 바다애수산사업단, 블루로드 관리 등 9개 사업단과 참조은건축(집수리) 등 3개 자활기업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정일웅 센터장은 “지역 저소득층의 근로의욕 고취와 자립 자활을 위한 제반 활동을 통해 공익형 자활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며, 내년에는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 했다.포항시와 (재)포항테크노파크 바이오정보지원센터가 최근 부추와 과메기를 활용한 오메가3 비누를 개발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지원하는`지역특산물 고부가가치화 사업`의 일환으로 포항TP 1인창조 입주기업 스킨세이브(대표 이근자)와 공동으로 기술개발한 제품이다. 과메기의 오메가3에 부추의 항염증 및 항아토피 기능성을 추가한 비누이다. 포항TP가 개발한 신상품을 지역민들이 더 관심을 갖고 소비해주어야 하겠다. 지역개발을 이끄는 이들의 노력에 격려의 찬사를 보낸다.

2014-07-08

남북 `역사·언어의 동질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보면서 통일은 도둑처럼 갑자기 올 수 있다는 말이 실감으로 다가온다. 평생 북한을 연구해온 학자들도 “북한이 우리의 미래”라 한다. 한국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협력`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나진 선봉 개발사업에 우리 기업 몇몇이 참여하고 있는 것도 통일의 길을 닦는 일이다. 북한 지도층이 차츰 개방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핵문제만 해결되면 남북과 동북아문제가 한꺼번에 풀릴 것이다.북한이 붕괴하면 저절로 한국땅이 될 것인가. 우크라이나 처럼 나라 한 쪽을 외국이 가져가는 시대이다. 따라서 남북 동질성 회복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역사문제, 언어문제 등에서 남북은 상당한 이질성을 보인다. 심각한 문제다. 북한은 유적을 토대로 고대사를 많이 정리해놓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식민사관에 묶여 있으니, `역사관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 협력이 급하다.한국 고대사는 일본이 철저히 불태웠기 때문에 사료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중국에는 관련 사료가 풍부하고, 한·중 관계가 가까워진 지금은 사료협조를 받기도 쉬워졌으니 이 문제를 놓고 남북의 학자들이 머리를 맞댈 여건이 마련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북 역사의 동질성`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 그것은 `정신적 통일`의 징검다리가 된다.또 하나 시급한 과업은 `언어 동질성 회복`이다. 제주도 방언을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이 북한 언어를 이해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TV에 나온 탈북자들이 순수 북한말로 이야기할 때 알아듣기 어려운 현실을 보면서, 이러다가는 `언어를 공유한 남북관계`란 말도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든다. 우리의 `표준어`를 북한은 `문화어`라 한다든가, 북한지역의 방언이 대거 사전(辭典)에 수록된 것부터 언어의 이질성은 시작되었다.헬리콥터는 직승기, 노크는 손기척, 샹들리에는 무리등, 도넛은 가락지빵, 라면은 꼬부랑국수, 장모는 가시어머니, 정크메일은 폐품우편, 브래지어는 가슴띠, 스킨로션은 살결물, 코너킥은 구석차기, 패널티킥은 벌차기, 전구는 불알, 아이스크림은 얼음보숭이, 아랍에미리트(UAE)는 아랍추장연방, 인터넷검색을 망유람, 데이터베이스를 자료기지, 이런 일들은 단순히 표현의 차이지만, 오징어를 낙지라 쓰는 것이라든가, 컴퓨터 자판 배열이 다르다든가 하는 것은 심각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다행히 2006년부터 `남북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시작돼 지금 66% 진척률을 보이고 있는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 지난 4년간 중단됐다가 근래 재개됐다니 다행이다. 북한은 49년도에 한자와 영어를 금지했지만, 지금 조금씩 해제하고 있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역사·언어의 통합이 한반도 통일의 첫 과업이다.

2014-07-07

대학 연구·개발팀의 개가

영남대 연구팀이 최근 무인 자율자동차에 적용할 신기술을 발표, `제11회 정보기술 국제컨퍼런스`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빅용완(54)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와 허수정(37) 박사, 강민성(24) 석사 등이 이룬 쾌거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무인 자율자동차가 주행중 장애물이 발생했을 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경로를 정확하고 빠르게 다시 설정해주는 경로 생성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특히 연구팀의 이번 수상은 자동차공학 전공자가 아닌 정보통신공학 전공자의 연구논문이 선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이 기술은 자율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집약해 성능을 향상시키고, 휴대성을 갖춘다면 시각장애인의 보행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등 기술의 활용도를 넓힐 수 있다.영남대 학술동아리 하우투(How To)는 삼성전자로부터 후원을 받게 됐다. 정보통신공학과 내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학술동아리 하우투는 삼성전자와 삼성스프트웨어멤버십에서 미래의 우수 RD 인력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 우수동아리를 발굴하고, 활동을 지원하는`삼성 소프트웨어 프렌드 십` 동아리로 선발됐다. 이는 매년 대학 동아리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후원프로그램이고, 동아리 기자재 및 비품 구입비 500만원과 지원금 300만원을 1년간 지원받게 된다.하우투가 제안한 `무선통신 긴급재난방송` 시스템은 해상, 산악지대, 고층빌딩 등 재난의 위험이 큰 장소에 무선통신 장비를 설치해 재난이 발생하면 누구나 해당 장비에서 구조요청을 하면 특정 무선 주파수를 통해 구호요청 사항이 동시에 재난구호기관으로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하우투는 1998년에 결성됐고, 정보통신공학도 70명으로 이뤄진 대규모 동아리인데, 취업준비도 체계적으로 수행, 동아리 출신들이 대거 대기업에 취업했다.대구대 창업동아리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들팀이 최근 경북도가 선정한 최우수 벤처 창업동아리에 선정돼 45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 동아리는 지난해 9월 대구대 재학생 10명이 모여 수제화를 아이템으로 결성한 창업동아리로 지금까지 8개의 크고 작은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다. 지난 4월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합격, 창업자금으로 1억원을 지원받아 `Brush Leather Goods`을 창업하고, 제품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이들이 개발한 제품은 `폐타이어를 활용한 업사이클 수제화`인데, 폐타이어로 수제화 밑창을 만들었고, 발목 부위에 탈부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멋스러움과 실용성을 더했다. 또 이들은 손으로 천연염색약을 입히는 이탈리아 전통 염색기법인 파티나 공법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수선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학들의 연이은 쾌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014-07-07

최대 화두는 경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0여명의 수행원을 거느리고 한국에 왔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차례에 걸친 한중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매번 중국 주석은 북한을 먼저 방문할 후 방한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에는 곁눈 한 번 주지 않고 한국에 먼저 온 것이다. 이번으로 정상회담 2번, 국제행사 참석때 만난 것이 3차례, 한·중관계가 북·중 보다 훨씬 가까워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지역 및 국제문제 협력 강화, 양국간 교류 협력 강화, 일본의 자위권 확대와 역사문제`등이 논의됐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경제협력에 관한 것이 주제였다. 이번 시 주석 방한에는 200여명의 중국 경제인들이 동행했다. 무엇을 사 갈 것이고, 무엇을 팔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을 탐지하기 행보이다. 정치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가고, 경제협력의 시대가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그런 정황을 감안해서 박근혜 대통령도 `한·중 경제 통상 협력 포럼`에 시 주석과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경제가 최대 화두인 것은 국내외적으로 마찬가지다. 경북도는 2일부터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1회 부산 국제 수산 무역엑스포에 경북 동해안 특산 과메기, 홍게맛장소스, 문어, 오징어, 미역, 조미김 등을 취급하는 7개 지역 업체가 참가했고, 도는 참가하는 업체에 부스 임차료와 장비 대여료 등을 지원했다. 이 행사는 25개국 350업체 700 부스 규모를 가진 국내 최대 수산종합전문 박람회이다. 김태주 도 수산진흥과장은 “중소기업이 국내외 관련 업계 바이어간 구매·수출 상담을 통한 신제품 홍보, 잠재 바이어 발굴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포항시의 최대 화두도 경제다. 이강덕 시장은 취임후 즉시 경제관련 모임을 갖고 `포항이 앞으로 먹고 살 문제`를 협의했다. RD기관, 대학, 기업체 대표들이 최근 한 자리에 모여 `포항의 강소기업 육성`에 관해 토의한 것이다. KTX가 개통되면 포항~수도권 간 2시간에 주파하니, 포항도 이제는 교통의 오지가 아니라 “포항도 수도권이다”라고 말하며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자고 했다.참석자들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잘 들어달라”“벤처기업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 “연구 성과를 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등의 건의를 했다. 의미 있게 새길 사항이다.이강덕 시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3급 정무직 경제콘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직제상 3급을 둘 수 없게 된 것이 걸림돌이다. 중앙부서 근무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어떻게 하든 성사시킬 일이다. 시민들이 두루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2014-07-04

지역 명문大들의 약진

`지방대학 푸대접론`도 나오지만 또 한편 열심히 대학 발전에 매진한 지방 명문대들은 그 노력만큼의 보상을 받기도 한다. 대학을 치부의 수단으로 삼는 대학도 있고, 돈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도 터지고, 학문의 전당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리도 있으며, 평가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열한 수법을 동원하는 대학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열성으로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한 대학들은 응분의 보상을 받는다.대구가톨릭대는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연거푸 선정됐고, 포항 한동대는 `대학 특성화 사업`에 2개씩이나 선정됐으며, 구미 금오공대는 `창조 ICT 융합 인재양성사업`에 선정됐다. 모두 적지 않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 국제적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정부도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대학에 관심을 두고 발전 잠재력을 보이는 대학에는 힘껏 지원하려는 것이다. 이제는 지방 학생들이 서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으로 내려오는 시대, 부실대학은 자동으로 퇴출되는 시대를 맞게 됐다.대구가톨릭대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육성사업에 재선정돼 향후 4년간 지원을 받는다. 대구가톨릭대는 다른 6개 대학과 함께 2010에도 선정됐는데, 올해 또 재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대구 경북지역 대학 가운데 이 대학만이 유일하게 ACE사업에 선정됐다는데 의미가 깊다. 이 대학은 지난 4년간 1단계 ACE사업을 통해 기초교양교육원, 외국어교육원,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센터, 다문화교육원 등 다양한 지원기관을 설립해 교양교육과정을 혁신했다. 또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한 학사제도를 개혁하고, 학생의 졸업후 사회활동을 위한 역량을 높이는데도 집중했다.한동대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2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지역전략전형`에서는 `동해안 에너지-환경 융합 인재 양성 사업단`이, `국제화전형`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글로벌 창조혁신 인재재양성 사업단`이 선정돼 향후 5년간 130억원의 국고지원을 받게 됐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우리 대학의 글로벌 현안 중심 교육·연구·창업 연계체계를 구축하여 대학 역량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금오공과대학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창조 ICT 융합 인재양성사업`에 선정돼 향후 4년간 총 44억원에서 최대 66억원까지 지원받게 됐고, 사업성과가 우수할 경우 2년간 추가지원도 받게 된다. 금오공대는 이 사업의 체계적인 수행을 위해 ICT 융합 특성화 연구센터를 설립, 지자체, 지역산업체와 함께 연구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같은 지역 명문대학들에 많은 우수 인재들이 몰려들기를 기대한다.

2014-07-04

7월 1일에 생긴 일들

올해 7월 1일은 특별했다. 여경(女警) 창설 68주년이 되는 날이고, 제19회 여성주간이 시작되는 날이며, 민선 제6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경사스러운 일들이 공교롭게 이 날에 모여 있다. 그동안 궂은 일들이 많았는데, 이 날부터 `한국호`가 중심을 회복하고, 순항(順航)하기를 마음으로 빌어본다.1946년 7월 1일 대한민국 여경이 창설됐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처럼 여경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억센 시위대를 미소로 조용히 진압하고, 여자와 어린이들을 앞세운 시위대와 여성 성범죄 피해자들을 전담했다. 이 날 문경경찰서 소속 여경들이 조손(祖孫)가정을 찾아 도서 100권과 장학금을 전달하고, 말벗이 돼줬다. 오정미 경장은 “약자를 돌보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언제든 손을 뻗을 수 있는 경찰관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1996년 7월 1일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됐고, 이 날을 기념해 일주일 간 `여성주간 행사`를 가져왔다. 이 주간행사는 여성의 문화축제 중 가장 성대한 행사이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진작하고, 양성 평등을 실현하자는 목적이 담겨 있다. 특히 포항의 여성들은 `포항세오녀문화제`를 17년째 열고 있는 데, 올해는 1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과 청소년수련관 등 시내 일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친다.포항여성영화제-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 `위안부 생존자`는 아베정권의 망동에 경종이 될 것이다. 청소년 성매매 방지를 위한 시화전, 예술작품 전시회·체험, 여성 취·창업 상담부스, 공연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법률강좌 등 총 15개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춘순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다문화가족, 장애여성 등 각계각층의 여성과 가족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항 최대의 여성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7월 1일 지자체장들이 일제히 업무를 시작, 4년간의 민선6기 출범의 닻을 올렸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독도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참석자 70명과 함께 태권도 품세 시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 지사는 태권도 공인 3단인데, 독도 영토수호 의지를 확고히 다지고, 동해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식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취임식`으로 거행하고, 시민들과 대화·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새벽 죽도어시장 등 민생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수도산 충혼탑을 참배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별도의 취임식 행사 없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 참배, 생활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며, 그들의 진솔한 말을 듣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모두들 초심을 잃지 않고, 한국호가 건강하게 항해할 기틀을 마련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2014-07-03

자치단체장들의 초심(初心)

박근혜 대통령은 1일 통합청주시 출범식에 참석, “각 지자체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방안을 찾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내고, 중앙정부는 맞춤형 지원으로 새로운 발전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국민 중심의 효율적 행정과 지방경쟁력의 강화를 통해 지역주민의 행복을 높일 수 있도록 지역자치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 면서 “정부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지자체는 행정의 투명성과 재정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이 치사는 단순한 원칙론이 아니라, `지방과 중앙의 역할 분담`을 정해놓은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대통령이 정해놓은 이 방향에 따라 지방행정을 수행하면 될 것이다.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지자체장들의 포부와 행정방향이 드러났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3선을 가뿐히 통과했다. 지난 8년간 “더 이상 열심일 수 없는 도지사”란 평가를 받으면서, 애당초 유력 경쟁자들이 스스로 포기해 `거의 무투표 당선`처럼 보였다. 김 지사는 독도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면서 일본의 망동에 경고를 보내고, “도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어 더 큰 경북의 꿈을 완성시키는데는 도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하고, 오가는 뱃길에서 선박관계자들에게 안전당부를 잊지 않았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중앙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인적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국비확보에 전 행정력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정부의 기본방침이 `안전·질서·복지`에 모아져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대구시가 벌여놓은 대규모 SOC사업도 재정난에 부딪힐 것이 염려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등 중앙 예산부서와 국회에 매일 출근하다 시피해서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게 됐다. 도시철도, 외곽순환고속도로, 지능형 로봇, 지능형 자동차, 첨단의료, 3D 융합 등 대형사업의 성취에 권 시장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것인지, 매우 기대가 된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물류 첨단산업 중심의 창조경제, 안전한 행복도시, 기업과 근로자, 시민과 기업이 상호협력 상생하는 문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취임식 참석자도 인터넷을 통해 선착순 신청으로 선정하고, 취임식 자리도 시장은 앞자리가 아닌 중간자리에 앉아 `권위보다 소통`을 중시했다. 또 시청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시야를 넓게 갖고 10년 20년 후 시민과 공직자들에게 어떤 포항시를 물려줄 것인지, 깊이 고민하면서 미래지향적 시정을 펴야 한다”고 당부했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관광 역사 문화분야에서 신르네상스를 창조하고, 노후 공단을 체질 개선하고, 미래 유망 업종을 유치하고, 도농상생의 복합도시로 만들어 인구 50만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모든 지자체장들의 꿈이 차질 없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2014-07-03

내부고발촉진법 서둘러야

온갖 검은돈을 다 거둬들인 국회의원이 있고, 청부살인까지 한 서울시의원이 있고, 사건이 나면 갖은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는 정부부서가 있다. 적폐가 근래 들어 한꺼번에 곪아 터진다.`고질병 종합병원` 같은 `환자 한국`이 지금 수술대에 누웠다. 박상은 국회의원은 민간협회로부터 해외출장비를 너무 많이 받아 수사대상에 올랐고, 전직 비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그의 아들 집에서 출처 불명의 현금뭉치 6억여원이 발견됐다. 박 의원이 공동 혹은 대표 발의한 해운업계 이익과 관련한 법안·결의안은 무려 9건이나 된다. 그는 해운관련 업체가 즐비한 인천 지역 국회의원이고, 대한제당 대표이사, 인천시 정무부시장,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재선 의원이다. 그의 비리가 연이어 드러난다.전 비서 장모씨는 “비서의 급여 일부를 박 의원의 요구에 따라 후원금으로 냈는데, 총 2천382만원이다. 권력을 이용해 불법을 일삼는 정치인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양심선언을 했다”고 했다. 또 전 경제특보 김모씨는 정치후원금을 모으는 일을 4년간 했는 데, 월급 300만원씩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박 의원을 고발했다.박 의원의 비리는 이 뿐만 아니다. 최근 그의 운전기사 김모씨가 3천만원이 든 돈가방을 검찰에 넘기면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수사해 달라고 했다. 박 의원은 “2천만원이 든 돈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했는 데, 검찰은 “돈 액수도 모르는 박 의원이 수상하다”며 수사중이다. 또 박 의원의 아들 집에서 6억여원의 현금을 발견하고, 그 돈의 출처를 수사중이다. 검찰은 인천 지역 건설·해운업체에서 후원금이나 공천헌금으로 받은 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자들이 국민의 선량(選良)으로 행세해 오고 있었는데, 위선(僞善) 정치인이 이 인간 뿐이겠는가.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재선까지 한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은 친구 팽모씨를 시켜 청부살인까지 했다. 7천여 만원의 빚을 탕감시켜준다는 조건이었다. 청부살인을 한 후 팽씨는 중국으로 도주했고, 중국 공안에 잡힌 후 김 의원에 전화를 걸었는데 “중국에서 죽거나 탈옥하라”는 대답을 들은 것에 격분해 그간의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청부살인까지 한 시의원이 있다니,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22사단 임모 병장의 총기난사 사건을 둘러싸고 국방부는 갖은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 했다.`가짜환자 만들기`, `임 병장의 메모 공개 공방` 등등. 군사기밀 보호라는 구실로 자행돼온 비밀주의 탓이다. 이런 비정상을 이제는 척결해야 한다. 그러려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고발을 촉진시킬 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 `투명사회`로 가는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내부고발촉진법이다.

2014-07-02

한·중 간의 인문교류

시진평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국 관계는 박근혜 정부 들어오면서 급격히 개선됐다.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9월 샹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 10월 발리의 APEC 정상회의에서, 또 올해 3월에는 헤이그에서의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이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 시진핑 주석 내외의 국빈방문이 있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문(人文)이 서로 통하고, 공유하는 언어가 많다. 왕조시대 당시의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은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 인문의 공유가 오늘날 한·중 관계를 친밀히 하는 계기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때 청화대학에서 “중국철학사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는 연설이 중국민들을 감동시킨 것이 좋은 사례이고,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70%이상이 한자 한문에서 온 것도 마찬가지다.오늘날 한국은 중국의 3대 무역파트너이자 중요한 투자 유치 대상국이 돼 있다. 최근까지 이뤄진 대중국 투자는 577억 달러에 달하고,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12억 달러로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수교 22년만에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중국은 한반도 통일의 유일한 지랫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대한 기대감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는 “중국 입장은 분명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이 점은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요, 함께 이뤄야할 목표”라고 했다. 최근 시 주석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몽니를 부리고 있지만, 그것은 단순한 불만의 표시로 치부하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얼마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한팡밍 부주임이 방한했다. 동국대에서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함이었다. 그는 한·중 간의 인문교류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한 학자이고, “최치원 한·중 공공외교 대상을 신설할 것을 중국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9세기 신라와 당나라를 오가며 한반도와 중국의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한 고운(孤雲)의 공로를 기리기 위함이었다. 그는 또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세우는 일도 추진중인데, 대학시절 한국의 한 기업인이 만든 `안중근 장학금`을 받은 인연도 있다.한·중 간의 인문교류는 그대로 남·북간의 인문교류로 연결된다. `한-중-북의 문화`는 그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비정치적 분야부터 교류를 시작하는 것이 남북정상화의 지름길이다. 한·중·북 간의 인문교류가 그래서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2014-07-02

北·日은 `관심병사` 되나

근래 들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이상기류를 보인다. 이 변화는 통일의 기회가 될 것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북한의 `나진 선봉 자유무역지구`가 제대로 되려면 통일이 전제돼야 하고, 러시아가 가스를 한국에 공급하는 것도 그러하다. 또 중국의 한반도정책이 큰 영향력을 가지는데, 중국은 이미 북한과 혈맹관계를 버린지 오래이고, 북한도 `옛친구`지만, 남한정부도 `오랜 친구`이다. 항상 요구만 하는 북한에 비해 남한은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이고, 대등한 외교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3, 4일 한국을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은 이전에도 3번 한국에 온 적이 있고, 주석이 된 후 처음으로 방한하게 된다. 이 일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순방`이 아니라 `단독방문`이라는 점이다. 여러 나라를 순방하는 가운데 한국을 끼워넣은 것이 아니라, 한국만을 찾아오는 행보라는 것이다. 또 시 주석은 북한과는 눈에 띄게 거리를 두고 있다. 김정은이 특사까지 보내 방중을 간청했지만, 계속 시큰둥한데, 한국 박근혜 대통령과는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할 정도로 친밀하다.중국은 3, 4년 전부터 “한국과 미국의 북한 침략으로 6·25가 일어났다”는 말을 쓰지 않고 있다. 또 중국의 전쟁 개입에 대해서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조선을 지원함)란 용어를 쓰지 않고, 6·25를 `조선전쟁`이라 표현한다. 중국이 사실대로 “북한이 스탈린의 지원을 받아 남침했다”라고 말할 시점이 바로 북·중관계가 붕괴할 시점이다.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계획을 발표하고, 한국에 가입을 제안했다. 지금 미국과 일본 등 경제대국들이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설립해서 경제블럭을 만들었는데, AIIB는 이에 대항하려는 성격이 짙다. 가입 대상국은 아세안, 몽골, 파키스탄 등 22개국이고, 중국이 지분 50%를 차지하며, 한국이 가입하면 지분 5%에서 10% 선일 것으로 보여진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도 `가입 독려`의 의미가 있다. 여기에서 한국은 대미(對美) 관계에서 `외교적 묘수`를 찾아야 한다. 미국정부는 이미 한국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하나의 국제기류의 변화는 핵문제로 따돌림당하는 북한과 야스쿠니 참배와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로 외톨이가 되는 일본이 `일본인 납치문제와 경제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손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두 `관심병사`가 유엔결의에 대해 `사고`를 칠 조짐이 보이고, 그럴 수록 태평양전쟁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은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미묘한 국제정세의 변화를 박근혜정부가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인지 국민과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2014-07-01

새누리당, 자숙할 시점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면피는 했다”고 자평했지만 사실상 패배나 다름 없었다. 고작 대구 경북지역의 텃밭만 공략했을 뿐 부산 경남까지 고전했다. 충청지역의 참패는 `새누리당의 참패`를 의미한다. 국민이 여당에 표를 몰아주었지만 제 구실을 다하지 못했고, 국회선진화법에 동의함으로써 국회를 `마냥 노는 국회`로 만들어버린 책임에서 새누리당은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나마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이 “반드시 국회선진화법을 고치겠다”고 장담했으니 두고 볼 일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선출문제로 또 시끄럽다. 서청원, 김무성 두 거물이 격돌하는 와중에 `용호상박 파장`이 거세다. 지금 돼가는 사정을 보면 `자중지란`이나 `적전분열`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러다가 “새 대표 뽑으려다가 당이 금 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당의 원로라면 처신에도 상당한 무게가 실려야 할 것인데, 여느 `기타 의원`이나 다름 없이 말싸움이나 한다면, 너무나 실망스럽다. 심지어 대통령을 두고도 `친박`을 강조하는 편이 있고, `비판`을 가하는 쪽이 있으니, 이래서야 야당의 공세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집권 여당의 위상을 제대로 세우려면 새누리당은 `지역정당`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러려면 의연한 체통부터 갖춰야 한다. 서청원·김무성이라는 양 거물의 무게감으로 보면 새누리당은 `충분한 무게`를 갖췄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언행`에서 `너무나 가벼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그것은 민심의 향배를 읽지 못한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지방정치에 중앙당이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 민심인데, 새누리당은 그 여론에 귀를 막고 있다.“재정도 중앙정부에 예속되고, 지방정치까지 중앙당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는 이미 물건너갔다”는 소리가 국민여론이고, 새누리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미 식언(食言)을 했다. 그러고도 지방의원 의장·부의장 선거에 또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새누리당의 지역별 당원협의회가 모임을 갖고, 의장·부의장 후보를 선정해놓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경주시의회는 권영진·서호대 의원을 후보로 선출했고, 상주시의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여론이 좋지 않자 다소 자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무소속 당선자들은 당연히 반발한다. “이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번복에 이은 새누리당의 지방의회 예속화 및 당헌당규의 지방자치법 무력화 시도”라고 했다. 당헌 당규가 지방자치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는 일이고, 집권여당이 지방의회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어떤 시도도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여당이 `책임정치`를 구실로 내세우지만, 그것은 이미 `약효`가 떨어진지 오래다. 오직 `욕심 내려놓기`가 정당의 살길이다.

201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