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제는 대중적 행사와 전문적 행사로 나뉜다. `서정주 탄생100주년 기념 시잔치`와 양평 황순원문학촌에서 열리는 `황순원 문학 그림전`과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열리는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는 일반인을 위한 대중적 행사이고, 학술심포지엄 `단절과 극복의 언어`는 전문인을 위한 것이다. 이숭원 기획위원장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학인들은 20대에 등단해서 30세에 해방을 맞아 그 감격을 작품에 쏟다 한국전쟁을 겪은 분들이다. 자랑스러운 문학자산이지만 극복 대상도 되는 분들”이라고 했다.
한일 강제합방이라는 굴욕의 시대에 태어나 압제 36년을 고스란히 겪어내고, 해방을 맞았으나 5년후 6·25동란을 맞아 피난살이와 보릿고개의 가난을 살아내면서, 역사의 고비 고비 마다 이를 작품화하는 `문학의 자산`을 남겼다. 그래서 “문학인들이 그 시대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상황이 문학인들을 대거 생산해냈다”고 말하는 것이 온당하다. 그런 질곡의 역사 없이 평화시대를 살았더라면, 문학인들이 대거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경주는 동리와 목월이라는 한국문학의 두 거봉이 탄생한 곳이다. 동리목월기념관이 서고, 지난해까지 9년간 동리목월음악회가 열렸다. 그런데 올해는 목월과 동리음악회를 분리한다. 동리는 1915년생이 아니고, 1913년 11월에 태어났으니, 따로 행사를 열기로 한 것이다. 목월은 `얼룩송아지` `뻐꾸기` 등 아동문학으로 시작해서 박두진·조지훈 등과 함께 `청록파`를 결성했다. 그는 국민정서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시인이었고,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지난달 29일 경주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목월음악회는 경주시가 주최하고,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와 학교법인 계성학원이 주관했다. 목월이 대구 계성중학교(5년제) 출신이기 때문이다. 음악회에서는 목월의 시작품에 곡을 붙인 성악곡이 국내 유수한 성악가들에 의해 불리어졌다. 동리음악회는 11월에 열리는데, 그래서 `봄에는 목월음악회, 가을에는 동리음악회`가 개최된다.
올해가 한국 천재 문인들이 대거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사실을 잊지말고, 올해를 한국문학 부흥의 해로 삼았으면 한다. 인쇄문화가 쇠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이라 하더라도, 그래도 `문학의 힘`이 위대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문학자산을 닦고 빛을 내 선양하는 일을 게을리해서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