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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행정과 생활불편문제

등록일 2015-05-13 02:01 게재일 2015-05-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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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행정화두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다. 그래서 자치단체장들 마다 현장 출동에 열심이다. 경주시장은 농업현장을, 포항시장은 폐철도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 가야 해결방안이 나온다. “별 문제 없습니다”가 주를 이루는 부하직원들의 보고만 믿었다가 낭패보는 일이 적지 않다. 공무원들은 대체로 골치아픈 일은 피하려 하고, 문제 만들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포항시 북구 동빈동의 폐주유소를 철거하고 10층 규모의 공동주택 28세대와 오피스텔 9호를 지을 공사현장에 기름냄새가 진동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기름탱크를 철거하는 작업이 진행중인데, 악취가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또 뻘로 이뤄진 토질 특성상 땅파기공사가 벌어질 때 인근 건물에 금이 가는 일도 잦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사전 조치 없이 건축을 허가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생활불편이 이렇게 심한데 왜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폐주유소 부지에 주택을 지었을 때 악취가 계속될 여지는 없는 것인지 그것도 염려된다. 현장행정 차원에서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다.

적극행정으로 문제를 해결한 자치단체도 있다. 의성읍 중리리 돈사의 악취는 20여년간 의성군의 골치거리였다. 군청소재지인 이곳에는 종합운동장, 체육관, 문화회관, 컬링장, 청소년센터, 수영장, 헬스장, 게이트볼장, 둔덕산 등산로 등이 있다. 최근 김주수 군수는 전문가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가졌고, 줄곧 객석에 앉아 경청하고 설득한 결과 돈사 주인들의 양보를 이끌어냈다. 군수의 열정과 진심이 주민들을 감동시킨 것이었다.

최근 경주에서 형산강프로젝트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는데, 여기서도 현장행정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형산강프로젝트`는 너무 광범한 계획이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며, 토목공사 중심의 프로젝트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형산강에는 엄청난 역사적 사실이 얽혀 있는 `역사문화의 강`인데, 형산강프로젝트에는 이 점이 간과되었다. 월성 남쪽의 `벌지지`, 서천의 `귀신다리`, 금장대와 석장사, 유금마을의 유금이전설, 부조장과 예천 삼강나루까지 연결되던 기계천, 보부상의 유적과 경순왕, 신라 38대 원성왕과 북천의 홍수 등 역사문화와 스토리텔링이 빠진 형산강프로젝트는 “형산강의 의미를 반감시킨다”는 여론에 부딪혔다.

특히 최석규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유지수`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장대 수상테마공원은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상류쪽에서 물을 가두는 바람에 하류로 내려갈 유지수가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형산강 하구의 악취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 준설이 되지 않아 수상스포츠를 하기 어려운 일 등이 우선 해결돼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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