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의 텃밭인 광주 서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당선한 것은 야당이 민심을 잃은 결과이다. 또 과거 통진당 핵심 세력의 근거지인 경기도 성남 중원에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한 것도 좌파세력이 급속히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관악 을은 27년 간 야당의 텃밭이었는데, 이번에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당선하고, 정동영 후보가 낙선했다. 한때는 대선 후보자였던 그가 야당 텃밭에서 낙선했다는 것은 대단한 충격이며, 그의 정치생명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여당에서 유일하게 기대했던 곳은 인천 서 강화 을 뿐이었고, 새누리당은 이곳까지 잃을 수는 없다며 `화력`을 집중시켜 낙승했다.
유은혜 새정연 대변인은 “박근혜정부의 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 3패에 대한 국민의 경고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송구스럽다” 면서도 “국민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바라는 바를 깊이 성찰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3패론`이 유권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됐는데도 이를 또 거론한 것은 아직 `성찰`이 부족함을 의미하는데, `국민의 뜻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말한 것은 말의 모순이다. 아직 `통절한 반성의 자세`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 아닌가, “나는 항상 정의다”라는 특유의 자만심과 옹고집을 버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새정연은 그동안 사사건건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공무원연금법에 대한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야당도 잘 알면서도 엇박자를 놓았다. 특히 정청래 의원의 독설·막말은 자해(自害)일 뿐이었다.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다”는 슬로건과 포괄적 무상복지는 모순된다. 무상복지는 불가피하게 증세를 몰고올 것인데, 어떻게 국민의 지갑을 지킨다는 것인가. `성완종 리스트`를 가지고 `재미`좀 보려 했으나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성완중 두번 특별사면`이라는 `원죄`를 벗어날 수 없어 “뭣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새정연이 새롭게 태어나려면 `이념적 고집`이나, 정부 흠집내기 행보, 발목잡기를 자제하고, 정부여당과 협혁할 것은 하고, 비판할 것은 하는 그런 균형잡힌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