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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창조경제 생태계`의 출발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전국 17개 시·도별 권역을 나누고, 지역별로 주요 대기업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1대1 전담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의 각 광역지자체가 대기업과 손을 잡고 창업과 신생벤처기업이 활발히 탄생할 여건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이것은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제활동을 지방으로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대구시는 삼성과, 대전은 SK와, 부산은 롯데와, 경남은 두산과, 인천은 한진과 짝을 이뤄 중소·중견·벤처기업을 지원한다.최초로 대구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이 있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대통령은 “대구지역의 창조경제는 이곳 대구에서 시작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든든한 멘토와 등대 같은 역할을 해 새롭게 일으키게 될 것”이라 하고, “애플과 구글의 창업자는 작은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좋은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금이 없어 창업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이라고 했다.대통령은 독일과 스위스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들 나라들은 중소기업이 국가경제를 이끌어간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아니라, 대기업이 유지되도록 떠받쳐주는, 식물로 말하면, 영양분과 물을 빨아올려 공급해주는 `실뿌리`구실을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와같이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이 서로를 지켜주는 상생·공존의 구조, 자연계의 균형을 이루는 `생태계`를 만들자 하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 생태계라는 개념이다.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먼저 대구시에서 창조경제 혁신센터 출범식을 가진 것과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처음 기업을 이룬 곳이 대구이고, 섬유혁명이라 할만한 제일모직을 창업한 곳이다. 이 전 회장은 인재를 중시했다. “나무를 키우듯이 인재를 키워야 한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믿고 맡겨야 한다. 무엇을 만들든지 최고를 만들어라” 이것이 이 전 회장의 경영방침이었다. 그래서 대구에서 생산한 섬유의 이름도 `제일모직`이었고, 과연 그것은 최고였다.이병철 전 회장은 매년 연말이면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구상`을 했다. 유수한 경제학자들에게서 `새해 경제전망`에 대한 레포트를 받아 그 해의 경영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이다. 끊임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언제나 최고를 추구했던 그 기업가 정신이 오늘날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만들어낸 힘이다. 반도체 불모지 한국에서 최초로 `반도체사업 투자`라는 모험을 감행한 기업인이 바로 이병철 회장이었다. 대구 경북의 젊은 기업인들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터전이 마련됐다. 창조경제 생태계를 잘 가꾸어가야 하겠다.

2014-09-17

`고압선 지중화`가 정답이다

고압송전탑 문제가 밀양과 청도만의 경우만은 아니다. 한전에 들어와 있는 민원이 30여건이라 한다. `고압선 송전탑 설치 결사반대` 현수막이 전국 여기저기에 보인다. 근래에 들어 `고압선 반대, 지중화` 요구는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전자기파의 영향으로 사람은 질병에 걸릴 수 있고, 농작물에도 피해가 심하며, 산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것이다. 한전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규정에 없는 일”이란 이유로 지중화를 거부해왔다. 반대시위에 부딪히면 편법으로 무마시키면서 밀어붙였다. `내부적 갈등상황을 만들어 자기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수법으로 반대세력을 약화시켜왔다. 주민 일부에만 `무마비`를 주어 내부적으로 반목 갈등하게 만드는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밀양의 경우, 한전의 회유에 응하는 주민과 계속 투쟁하려는 편이 갈라져서 반대시위의 힘이 약화됐다.밀양은 당초 무려 4천명이나 되는 외부 세력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들이닥쳤다. 그중에는 직업적·전문 시위꾼들도 있었다. 갈등 마찰이 있는 곳 마다 몰려가서 반대시위에 힘을 실어주는 세력들이다. 밀양의 일부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외부세력은 물러가 달라”고 요구하면서, “외부의 선전 선동에 휘말리지 말고, 냉철한 판단으로 지혜를 모아 정겹고 살기 좋은 밀양을 만들자”고 말해 반대시위는 현저히 약화됐다. 한전의 회유에 응한 주민들과 아닌 주민들 간에는 `깊은 골`이 파지고, 이웃사촌 끼리 반목 불신, 공동체 파괴 현상을 만들어 냈다.청도에서 경찰서장이 한전의 돈을 받아 일부 할머니들에게 돌리다가 들통난 일은 `실패한 사례`에 속한다. 청도 출신의 인사가 서장이 돼 금의환향했고, 그 고향사람 경찰서장의 이름으로 돌린 수 백만원의 돈봉투를 신고·고발한 할머니들의 양심과 용기는 상찬할만 하다. 지금 청도군 삼평리 여성들은 “보상금 받을라고, 돈 몇푼 받을라고 한거면 벌써 치앗다! 보상 필요 없다고 몇번이나 말해야 되노!” “돈 십원짜리 하나 필요 없다. 공사하러 오면 목숨 걸고 지킬끼다. 지중화해라!” “지중화하도록 도와주이소” “우리 재산 우리가 지킬라 카능기다”이렇게 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한다.“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려는 심보가 괘씸하다. 마을에서 1㎞ 이내에 고압철탑 6개가 서는데, 민가에서 150m 거리에 있는 1기만이라도 지중화해달라는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는다”며 주민들은 분노한다. 그러나 한전측은 “도심지역이나 신도시의 지중화를 제외하고는 지상으로 송전탑을 설치하도록 돼 있다. 야산이나 농경지에는 지중화한 전례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돈으로 무마하면서 공동체를 파괴할 것인가. 전례가 없으면 지금 당장 만들어야 한다.

2014-09-17

한·터 문학심포지엄에 관심을

`새로운 여정`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스탄불 in 경주 2014`가 첫날부터 대성황이라 한다. 터키문화는 아직 우리에게 낯설다. 동양문화와 서양문화가 만나고, 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가 결합되며, 고대-중세-근·현대문화가 어울어진 터키문화여서 그 문화적 다양성과 깊이는 심원하다. 신라와 이스탄불은 고대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지만, 그 문화를 우리가 직접 접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그 문화적 충격도 특별하다.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는 터키 군악대의 공연과 터키 전통 민속무용과 오케스트라 공연 등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하루 10만명 이상이 모여든다고 한다. 문화예술 공연과 함께 터키의 음식과 공예품 등도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TV를 통해 본 적이 있는 음식 `캐밥`을 맛 보려고 긴 줄을 선다. 또 터키의 수공예품과 예술가의 작품, 액세서리 소품, 그림, 베개커버 등이 있으니, 볼거리·먹을 거리·살 거리가 푸짐하다.12일의 개막식에는 한·터 양국 요인들과 경주시민, 관광객 등 6천여명이 운집했고, 6·25 참전 `혈맹국`에서 `문화동맹·소통국`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출발의 신호탄을 올리는 자리였다. 신라와 이스탄불은 1천500여년 전부터 인연을 맺었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문화적 경제적 동반자`의 관계를 맺고 새로운 여정을 출발하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이는 지난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이스탄불에서 개최한 것이 그 단초가 되었다. 이번 경주의 행사는 터키 측의 제안에 의해 이뤄졌다.최양식 시장은 환영사에서 “역사는 문화를 남기고 문화는 아름다움과 감동 환희를 남긴다”고 했고, 김관용 지사는 “한국과 터키가 문화동맹으로 인류의 공영과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덕담을 했다. 22일까지 11일간 펼쳐지는 이번 문화축제에서는 주로 `보고 먹고 구매하는 즐거움`이 있지만, 한편 무게감 있는 심포지엄도 열린다. 일견해서 비인기종목 같지만, 사실상 내실은 심포지엄에 있다.19~20일 양일간 경주 보문단지 현대호텔에서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한국문학의 뿌리, 터키문학의 뿌리`라는 주제이고, 장윤익 동리목월문학관장의 `한국건국신화와 서사시`, 이임수 동국대 교수의 `한국시가의 원형`, 이난아 한국외대 터키어학과 교수의 `쿌올루와 홍길동의 비교문학적 고찰`, 신경호 고려대 교수의 `박지원 산문-한국문학의 근대적 변화`, 방민호 서울대 교수의 `이광수 소설과 민족내러티브의 함의`가 발표되고, 터키 측에서는 `터키의 신화와 전설`, `이슬람 수용 이전의 터키문학과 한·터관계` 등 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이번 `문학축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진정한 문화교류는 문학교류에 그 뿌리를 두는 것이다.

2014-09-16

통일의 길, 쉬운 것부터

종교를 거부하는 북한도 동학(東學)만은 허용한다. 과거 천도교 교령 한 사람이 월북했던 적도 있다. 경주에서 창시된 동학은 천도교로 개명되고, 교양지 `개벽`을 펴내며 계몽운동의 선봉에 섰고, `어린이`라는 아동잡지를 펴내며 아이들을 인격체로 존중한 천도교였고, 독립선언서 서명 33명 중 일원이었으며, 모든 사람은 모두 하나님을 모시고 있다는 만민평등사상을 편 민족종교이다. 최근 북한 천도교 단체인 `청우당`이 남한 천도교 측에 “10월 3일 개천절행사에 참석해달라”는 제안을 해왔다. 이에 천도교,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공동으로 꾸린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기념대회 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17일 평양에서 열기로 했던 동학농민혁명 남북 공동행사가 남북관계 경색으로 연기됐는데, 대신 북측에서 평양 개천절 행사에 초청했고, 우리는 개성에서 미리 만나 실무회담을 진행하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천도교 박남수 교령은 “남북한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동학농민혁명 행사를 함께 여는 것을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1894년 동학군이 황해도 해주성을 공격할 때 백범 김구 선생은 당시 `접주`가 되어 선봉에 섰는데, 남측 참가자들은 해주성도 답사할 예정이다. 김구선생은 남북이 공히 기리는 인물이다.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은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동질성을 회복해가야 한다.`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을 지냈던 영국인 다니엘 튜더는 “한국맥주보다 대동강맥주가 맛이 좋더라”란 기사를 쓴 후 북한의 초대를 받아 평양을 돌아보고 온 일이 있다. 그는 “북한이 많이 변하고 있다. 거리에는 당국의 묵인하에 소규모 시장이 형성돼 있고, 고층건물이 서고 있으며, 북에는 현재 10개의 맥주공장이 있는데, 사업가의 꿈을 꾸는 젊은이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북에도 시장경제가 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북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 사업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역대 정권에서 대북 밀사로 활동했다. 20회 정도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김정일을 만나 `바른 말`을 했고, 남북정상회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김일성 주석이 그 때 사망하지 않았다면 YS와의 정상회담이 성사됐을 것이다. 김일성 주석은 또 “중국 동북3성에 북의 인력·남의 기술과 자본을 투자하는 경공업단지를 세우자”는 김우중 밀사의 제안에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DJ정부시절의 남북정상회담과 현대그룹의 대북사업도 `경제인 밀사`들이 다리 놓은 결과물이었다.문화적·경제적 분야에서 차츰 징검다리를 놓아가는 일이 통일준비이다, 천도교의 행사와 남북경제교류 등에서 남북이 신뢰를 회복해가야할 시점이다.

2014-09-16

증세에 앞서 허리띠 졸라매야

정부가 12일 주민세와 자동차세를 올리고 지방세 감면혜택을 줄이는 내용의 지방세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담뱃값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지방세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시군구에 따라 1인당 2천~1만원인 주민세를 2년에 걸쳐 `1만원 이상 2만원 미만`으로 올리고, 법인의 주민세도 2년에 걸쳐 100% 인상하기로 했다. 자가용과 생계형 승합차를 제외한 자동차세도 2017년까지 100% 올릴 계획이다. 재산세 세부담상한제도 개편과 지역자원시설세 인상 등도 포함됐다. 이렇게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등으로 확보되는 지방세수 증가분은 4천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올해 시한이 만료되는 지방세 감면 혜택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으로도 1조원의 세수가 확보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담뱃값 인상이 그대로 시행되면 2조8천억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지방세 개편과 담뱃세 인상을 합치면 총 4조원 이상의 추가 세수가 확보되는 셈이다.정부는 이와 관련해 증세라는 점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에게서 거둬가는 세금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사실상 증세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는 없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 방향은 증세로 방향을 잡은 듯한 느낌이다. 사실 정부는 세수 확보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복지예산 등 지출은 늘어나 돈 쓸 곳은 많은데, 세수가 이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경기 부진 등으로 세금이 잘 걷히지 않아 8조5천억원의 세수 결손이 난데 이어 올해도 세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올해 들어 6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98조4천억원으로 세수 진도율이 45.5%에 그쳐 지난해보다도 낮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복지재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의 시군구청장들이 지난 3일 정부가 복지비를 추가 지원하지 않으면 `복지 디폴트(지급중단)`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기까지 했을 정도다.정부의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곳간을 채우고자 세수를 늘리려 하는 것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담뱃값이나 지방세 인상 발표를 보면서 정부가 다른 방도를 찾는데 온 힘을 쏟기 보다 증세라는 손쉬운 카드부터 꺼내 든 것은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담배 관련 세금이나 주민세 등은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내는 세금이라는 점에서 서민에게 더 부담이 돌아오는 항목들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손을 벌리기에 앞서 스스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방만하게 쓰이는 것을 줄이거나 숨은 세원을 더 찾아내는 자구노력을 충분히 했는지부터 자문해보기 바란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펴면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2014-09-15

이우환미술관 찬반 논란. 신속히 마무리돼야

대구시가 추진중인 초대형 미술관 건립을 놓고 논란이 적잖다. 이우환 미술관 건립을 둘러싼 논란이 그것이다. 시가 일본인 건축가, 화가 등과 약정을 한데 이어 부지까지 지정한 마당이지만 지난 7월 시장이 바뀌면서 찬반 양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자치단체장들이 그동안 보여준 공통된 `욕심`중 하나는 “영구히 기념이 될 사업 하나 남겨두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정형편을 훨씬 넘는 비용을 들여 거액의 빚을 지기도 한다. 대구의 이우환 미술관 또한 생색은 지자체장이 내고, 부담은 시민들이 지는 그런 `업적`시비에 휘말려 있다.반대 측은 대구시가 계획하는 초대형 미술관은 그 부지에 있어서 경기도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의 7배가 넘고, 건립비에 있어서도 백남준은 200억원 남짓인 데 이우환 미술관은 400억원이라면서 대구가 이런 투자를 할만큼 재정이 넉넉한가라고 묻는다. 대구시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2조2천993억원에 이르러 연간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28.1%이며, 재정이 열악해서 무상급식조차 못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것이다.미술관 건립을 찬성하는 측은 대구시 사정이 어렵긴 하지만 전국 최고의 미술관 건립에 500여억원 정도는 충분히 투입할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묻고 있다. 그러면서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사례로 들고 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 빌바오는 철강사업 쇠퇴 후 대안으로 근현대 미술관을 건립,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며 대구도 잘만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이런 저런 논란속에 최근 이우환 화가가 대구에 와서 설명회를 가졌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참여 작가들의 작품 구입비는 100만 달러에서 600만 달러를 넘나든다. 그렇다면 설계된 15개의 전시실을 채울 작품을 구입하는 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 갈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논란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참여할 10여명의 화가들이 작금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 작품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격이 큰 폭으로 뛰게 마련이다. 이 미술관은 대구시민 입장에선 논란이 일지만 다른 지역에서 볼때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지방에 명물이 될 수 있는 미술관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의미가 깊은 것이다. 대구 시민들이 심사숙고해서 가닥을 잡았으면 한다. 찬성하는 측이든 반대하는 측이든 모두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으니 어느 한쪽이 옳다 그르다를 무 자르듯 평가할 것은 못된다. 다만 미술관을 추진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마음을 모아 역량을 결집시켜야 하고, 반대 경우라면 시민 분열 방지 차원에서라도 신속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민선시정이 바로 설수 있지 않겠는가.

2014-09-15

경주 이미지를 해치는 일들

경주 보문단지에는 힐튼, 현대 등 특급호텔이 있고, 경주의 각급 기관 단체 기업 등이 주최하는 컨벤션행사를 유치해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바는 전혀 없다고 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하는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장학금을 기탁하거나 소외계층 초청연, 지역민 할인혜택 부여 등으로 지역친화적 경영을 한다. 유통업체의 경우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매입하고, 영수증 마일리지제를 시행하고, 지역민을 많이 고용하거나, 시설에 기부하면서 `착한 기업`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보문단지에 있는 호텔이나 한화, 대명 등 리조트들은 이를 외면해왔다. 수도권 등 외지 대기업들이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외지로 유출하면서 지역에 기여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악덕이다. 중소도시에서 벌어들인 돈을 대도시로 다 가져가는 것은 국토균형발전에 역행한다. 경주 보문단지에는 올 연말 화백컨벤션센터가 완공되는데, 이것은 지역자금이 투입된 건물이고, 모든 대형행사가 여기서 열릴 것이다. 따라서 지역을 외면해온 업체들은 소외될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 했으니, 모두가 자업자득이다.경주에는 지금 `천막촌`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경주의 경관과 이미지 훼손이 심히 우려된다. 화려한 캠핑이라는 뜻의 `글램핑`이라는 야외캠핑장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것이 자연경관도 해칠뿐 아니라, 농지와 산림전용법을 위반하는 불·탈법이고, 기존의 숙박업소들의 불만도 대단하다. 이런 글램핑이 세금이라도 제대로 내는지 알 수 없다. 특히 불국사 인근의 마동과 하동 일대에는 8~9개 업체가 15~30개의 텐트를 설치하고 있으며, 30개의 텐트를 가진 사람도 있다고 한다.감독기관인 경북관광공사가 철거명령을 내려도 듣지 않고, 경주시는 단속에 소극적이다. 경주시가 2명의 업주에게 2천300만원과 2천700만원의 불법건축물 강제이행금을 부과하자 “모든 글램핑 시설물에 대해 단속을 해야지, 특정 업체 2곳만 단속해 강제이행금을 부과하는 것은 표적단속”이라며 반발한다. 관광지는 `이미지 장사`라 하는데, 이런 느슨한 단속활동과 자연경관을 해치는 일은 경주의 이미지를 해치는 일이다.경주시가 하반기 추경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시의원 1인당 재량사업비로 3천만원씩 배정하자, 경주경실련이 반대성명서를 내는 등 지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정부의 폐지권고에 따라 재량사업비를 없앤 곳이 많고, 경주시도 2년전부터 없어졌는데, 새삼스럽게 올해 이를 부활시킨 것은 시대착오적 예산행정이다. 이런 예산은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 의원들의 대표적 선심성 예산이어서 부활되어서 안 될 것이다. 경주는 `역사문화의 수도`인 만큼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갖춰야 한다.

2014-09-12

대중이 편안히 즐길 예술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이 새 국면을 맞는다. 이우환 작가 본인이 직접 대구에 와서 설명회를 열었다. 대구시는 작가와 유치약정을 체결하고, 두류공원 내에 300억원을 들여 미술관을 짓고, 100억원으로 미술품을 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바로 반대론에 직면했다. 400억원이나 들어가고 향후 막대한 유지비가 들어갈 미술관을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한데 대한 반감이었고, 이우환은 경남 함안 출신이라 대구와는 연고가 없으며, 미술관 건물을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다면 필경 `일본풍`일 것이고, 15개 전시실 가운데 3개는 이우환의 차지이고, 나머지는 `그 친구들` 작품으로 채울 것인데, 그 친구들이란 분명 일본화가들일 것이다. 이우환이 세계적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그의 작품이 세계 미술경매에서 16억여원에 팔리고, 대부분의 작품이 1억수천만원에 경매된다. 그는 서울 미대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일본대학교 철학과를 나왔으며, 화가, 조각가, 미술평론가, 사상가이며, 일본에서 60년대에 시작된 물파(物派)주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물파란 자연의 물체 물질을 그대로 소재로 사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우환의 작품에는 천연석이 잘 등장하고, 철판이나 유리판, 방석 같은 가공품과 대비되게 배열한 설치작품이 많다.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화가들에게는 그의 작품이 `매우 가치 있는`것이겠지만, 일반인들은 주로 “어이 없다”는 소감을 말한다. 작품도 추상적이라 애매하지만 그의 작품론 또한 아리송하다. “나와 타자가 시적으로 악수하는 것. 그것이 내 삶이고 예술의 지표다”란 말도 그렇고, “작가는 만리를 여행하고, 만권의 책을 읽고, 만번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린 그림은 사기다”란 언급도 너무 튄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을 놓고 평론가들이 하는 말들은 더더욱 추상적이다.그는 지금 일본 다마미대학 교수로 있고, 유럽을 다니며 외국 미술계와 친분을 쌓고 있다. 프랑스 국립미술대학에서 객원교수도 했고, “동양사상으로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극복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는 평가도 받으며, 그의 작품 `대화` `관계항`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등은 세계경매시장에서 수억원 대에 팔렸다. 그의 작품은 다분히 철학적이다. “그린 것과 그리지 않은 것의 상호작용, 비어 있는 것과 차 있는 것의 만남, 이우환의 회화는 절대적 존개성을 지니고 있는 장소다”란 평가를 받기도 한다.애매모호하고 독특하고 새롭다 해서 `예술적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비싼 값에 팔렸다 해서 다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자들의 호사취미`에 부화뇌동해서도 안된다. 일본풍의 작품과 미술관건물이 대구에 상륙하는 것이 과연 잘 된 일인가. 대중이 편안히 즐길 미술관이면 족하다.

2014-09-12

학생들에게 희망을 건다

정치는 여전히 실종상태다. 민생법안들이 발이 묶여 있고, 공직사회를 깨끗하게 만들 `김영란법`, 국민혈세를 아낄 `유병언법`도 지금 잠자고 있다. 추석(秋夕)은 결실을 거두어들이는 계절의 명절인데, 우리나라 정치는 거두어들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추석 후에도 국회는 세월호법에 발이 묶일 조짐이다. 입법부가 법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국회의원들은 뻔뻔스럽게 금배지를 달고 다니며, 막대한 국민혈세를 축낸다. “얼굴 두껍고 속 검은 자들이 더 성공하더라”하는 `후흑학(厚黑學) 신봉자들인 모양이다. 국회를 마비시키는 `국회선진화법`은 반드시 없애야 하지만, 손 볼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그러니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으면서 신도 부러워할 돈잔치를 벌이는 공기업`을 누가 바로 고칠 것인가. 나라 장래가 암담할 뿐이다.그러나 학생들을 보면서 위로받는다. 정치를 보면 절망적이지만, 잘 자라나는 학생들에게서 희망의 빛이 보인다. 김천대학교 김동찬 교수와 김경도, 서동건 학생팀이 제55회 한국생명공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2개 부문의 학술포스터 우수상을 받았다. 서동건 학생은 `뇌신경 교세포 활성에 관여하는 신규 물질의 신호전달 기작 규명`으로, 김경도 학생은 `성별 및 연령에 따른 적혈구 세포막 탄성 비교분석`이었다. 김 교수는 “학부 학생 신분으로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과 박사후 연구원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국제학회 분위기를 익힌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했다.대경대 인터넷게임과 출신의 차형수(29)씨는 전문대 출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세계적인 게임개발사인 `블리자드`미국 본사에 취업했다. 그는 “학벌보다는 노력이 취업에 주요한 요인이 됐다. 학과에서 제공하는 교육제도만 잘 활용하면 해외취업이 꿈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동아리 `BOG`에서 게임기획과 소프트웨어, 그래픽 디자인 등 기초를 다지고, 방학중에는 교수들의 지도를 받으며 하루 8~10시간을 비공식 게임 개발에 몰두했다.중고등학생들도 뛰어난 성취를 하고 있다. 경주중학교 역사동아리 `처용`(담당교사 주기영)은 제24회차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고급 11명, 중급 3명이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처용`은 제22회차 시험에도 고급 3명, 중급 22명이, 제23회차에서도 고급 5명, 중급 3명이 합격한 바 있다. 신라사는 `한국사의 뿌리`인데, 경주지역 학생들이 우리역사 공부에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포항여자전자고 학생 오케스트라는 제39회 전국 관악합주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 학교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전교생이 1인1악기를 익히게 하고, 기타, 우쿨렐레, 플루트, 해금 등 많은 악기를 비치해두고 있으며, 학생 오케스트라는 2002년에 창단해 매년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4-09-11

성과를 내는 자치단체들

영양군(군수 권영택)이 가진 특허 기술 `저수지 수위 관측 시스템`과 `무동력 용수공급장치`가 민간기업에 이전됐다. (주)시온테크닉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저수지 수위관측 시스템`은 김용한 주무관이 개발한 특허이다. 저수지 물넘이벽 상부 센서 및 초음파로 흥수 수위를 관측, 휴대폰 기지국을 통해 데이터를 저수지 관리자에게 제공하는 기술이다. 또 박일수 주무관이 개발한 `무동력 용수공급장치`는 (주)퍼팩트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콘크리트 용수로의 문제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농가에서 부담 없이 구입해 설치할 수 있어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에 기여하게 됐다. 의성마늘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4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 시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의성마늘은 2008년, 2010년, 2011년, 2012년 수상에 이어 지난해 국무총리상을, 올해는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의성군은 특히 흑마늘, 다진마늘, 마늘청, 마늘고추장 등 다양한 마늘가공품을 개발해 유통시키는 등 지역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주력해왔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마늘의 명성이 드높아지도록 품질과 브랜드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대구시 남구(구청장 임병헌)는 제6회 국토·도시디자인에서 남구의 역점 사업인 `문화·예술 생각대로`가 지난해 앞산맛둘레길 사업에 이어 올해 연속 2년 수상했다. 국토교통부 등이 주최하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의 주관으로 공공공간부문, 기반시5개 분야에 걸쳐 공모한 이번 대전에서 대구 남구는 공공공간부문에 응모해 창의성, 심미성, 조화성, 지역성, 설부문, 주거·단지부문, 해외건설부문, 특별부문 등 지속가능성 등 전 분야에서 고르게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 구청장은 “국토 및 도시공간은 수준 높은 디자인과 창의적인 개발로 아름답고 품격 있게 가꿔야 한다”고 말했다.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직업능력의 달`을 기념하기 위해 선정한 산업계 유공자에 포항지역에서 4명이나 선정됐다. 우수숙련기술인과 모범사업체를 표창하는 이번 시상식에서 석탑산업훈장 분야에 세영기업의 김호동 사장이, 대한민국명장 기계정비분야에서 김석준 기장(현대제철), 우수숙련기술자 금속재생산분야 김공영 파트장(포스코), 제과제빵분야 이석원 탑셰프(랑콩뜨레과자점)가 선정됨으로써 포항시가 최고의 기술인이 대거 모인 지역임을 과시했다. 고용노동부 등은 해마다 대한민국명장, 우수 숙련기술자, 숙련기술전수자, 숙련기술장려 모범사업체 등을 선정해 표창한다.나라는 지금 병이 깊은데, 치료는 느리기만 하고, 대통령과 국민은 가슴이 탄다. 그나마 지역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니 한결 위로를 받게된다. 개혁은 지방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실감으로 다가온다.

2014-09-11

`이스탄불 in 경주`에 관심을

이번 달 12일부터 22일까지 경주에서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란 주제로 `이스탄불 in 경주 2014`가 펼쳐진다. 지난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이스탄불에서 개최했는 데, 터키가 그 답례로 이번에 경주에 오게 됐다. 이스탄불시가 300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을 대동하고 120억원을 들였고, 경북도와 경주시도 그만한 예산을 들여 펼치는 행사인 데, 터키가 자랑하는 민속공연 등 터키 문화의 진수를 선보일 자리이다. 잘 알다 시피 터키는 독특한 문화를 가진 나라이다. 이스탄불은 당초 콘스탄틴노풀이란 이름을 가진 도시였고,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다. 처음에는 기독교도들이 지배하는 국가였다가 그 후 이슬람권이 지배했고, 당초의 교회는 이슬람의 모스크로 용도가 바뀌기도 했다. 그 대표적 건축물이 아야소피아(신성한 지혜) 박물관이다. 비잔틴 건축물이고, 지금은 그리스 정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웅장한 성당이다.터키는 또 지리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접합점`에 있다. 사람들의 모습도 동양인 반 서양인 반이다. 문화 또한 그와 같아서 묘한 정감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깊다. 신라 적부터 터키와의 교역이 있었다는 증거물들이 이스탄불 인근에서 많이 발굴된다. 터키는 신라의 우수한 철을 사다가 강한 무기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국력을 크게 키웠으니, 늘 `형제의 나라`라 생각하고, 6·25때도 흔쾌히 참전했었다. 지구 반대편의 터키가 오늘날 경주와 가까운 선린관계를 맺는 것도 그와 같은 인연 때문이다.이번 이스탄불의 문화공연은 9개 분야, 20여 가지의 행사로 치러지며, 공연, 전시, 영화, 심포지엄 등이 벌어지고, 이스탄불 주관의 행사, 경주·경북도 주관의 행사, 이스탄불-경주 주관의 행사 등 3가지로 구분해서 치러지는데, 그 모든 행사는 무료이니 관람객들은 아무 부담 없이 와서 즐기기만 하면 된다. 16일에는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대규모 음악회가 열린다. 한국 터키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 전통음악 연주자들이 나선다. 김덕수의 사물놀이와 경북도립국악단이 출연하고, 국악 관현악의 박범훈 지휘자와 표재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총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이들 다섯 나라는 실크로드 거점 국가들이고, 그래서 `실크로드 소릿길 음악회`란 이름이 붙었다.또 19일부터 20일까지 경주 보문 현대호텔에서 제2회 한·터문학심포지엄이 열린다. 지난해 이스탄불에서 제1회 모임에서 큰 성과를 거두자 `긴밀한 문학교류` 차원에서 다시 만나게됐다. 터키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을 가진 국가이다. 이번 문학심포지엄도 우리가 노벨문학상으로 가는 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호응과 참여가 기대된다.

2014-09-05

지방 재정문제 해결책

지난달 27일에는 전국 시·도 지사들이 지방재정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에 해결책을 요구하면서 `중앙·지방 재원 협의 특별법`제정을 제안했다. 김관용 경북지사 등 13명은 “지방소비세를 OECD 평균인 40%까지 확대하고, 현행 11%인 지방소비세를 정부가 약속했던 16%로 조속히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지방소비세 법정률은 2006년 19.24%로 확대된 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법정률을 21%까지 올려야 한다”고 했다.또 국가보조사업 확대로 지방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가·지방사무의 명확한 구분, 유사·중복 사업의 통폐합, 지방재정 운용의 자율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포괄보조 확대를 건의하는 한편, 기초연금제도가 100% 국가재정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지방재정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지방이 부담하고 있는 재원 규모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지방과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방세의 비과세·감면 규모가 16조원을 넘는 점을 지적하면서, 감면 비율을 국세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며`중앙·지방 재원 협의를 위한 특별법`제정도 건의했다.재정압박을 갈수록 심하게 받으면서 `재정자치`와는 점점 멀어지는 지방으로서는 실로 위기 상황이다. 지자체들은 중앙정부와 국회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고, 그 예속이 갈수록 심해지니 `지방자치의 실종`이 우려되는데, 최근에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복지디폴트`를 걱정했다. 중앙정부는 복지정책을 자꾸 내놓고 지방에 재정부담을 떠넘기니, 복지 때문에 지방이 파산할 지경이라는 것이다.7월부터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바뀌면서 추가되는 비용이 7천억원이고, 향후 4년간 5조7천억원이 들 것이며, 무상보육정책으로 인해 영·유아 보육사업에 2천452억원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지방의 부동산 경기가 아직은 풀릴 기미가 없고, 취득세를 영구 인하하고 보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로서는 `복지파산`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상주시의 경우 사회복지예산이 총예산의 20~50%를 차지하니 지역발전사업에 쓸 예산이 없다.지자체장들은 기자들 앞에서 절박한 사정을 이야기하는데, 중앙정부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들의 방만행정이 심각한 수준이고, 국보보조금이 헛되이 새나가는 일이 허다하니, 정부 관계기관들이 합동 테스크 포스를 구성해서 지방재정 운용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한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여행비, 자치단체장의 실적쌓기용 사업, 국고보조금의 누수현상 등은 대표적 낭비요소이다. 중앙정부는 지방의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방은 낭비의 요소를 철저히 제거해야 지방재정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2014-09-05

조직개편과 운영의 묘

“성인도 시속을 따른다”고 하지만, 행정조직 또한 시속을 따라야 한다. 우리나라는 70년대 무렵만 해도 `발전행정`이 유행이었다. 미국의 행정학자들이 “개발도상국의 행정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연구했고, 이를 후진국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발전행정`의 시대를 뛰어넘었다. 한국의 행정이 그만큼 선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행정조직도 선진국을 따라가고, 공직자들의 사고방식도 후진성을 떨쳐내고 있다.이강덕 포항시장의 행정조직 개편안이 공개됐다. 민선 6기 출범에 따라 협력과 융합,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새로운 포항시대를 열어갈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한다. 21세기의 행정환경에 걸맞는 기구를 만들고, 인력을 재배치해서 조직이 한층 더 효율성 있게 가동되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국정 최대의 화두가 돼 있는 규제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도 하다. 행정 공급자인 공무원이 편한 행정운영이 아니라, 행정 수요자의 편익에 중점을 둔 개편이다.본청의 비대화를 해소하고,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허가 전담창구를 일원화하고, 국·도비 확보를 전담하는 부서는 정책개발과 예산전담 기능으로 이원화해 강화하고, 도심재생 프로젝트를 수행할 도시디자인과 신설, 강소기업 발굴·육성을 전담할 부서 신설,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행정지원업무 등이 강화된다. 또 투자유치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상하수도와 건설·건축분야 대형공사 시공업무를 통합한다.현장·실무에 중점을 두고, 인허가 업무에 대한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고,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고, 도시의 새로운 면모를 모색하고, 기업의 기를 살려 투자를 촉진하고, 기업하기 좋은 행정환경을 만들어 투자유치를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이 엿보인다. 감사원 감사가 무서워서 공무원이 몸을 사리는 `소극적 행정`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는데, 이제는 `적극적 행정`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감사원은 인허가를 해준 것에 대해 따져 물을 것이 아니라, 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따져야 한다. 적극행정을 한 경우에는 문책을 면제해주도록 감사원 규칙을 바꾸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은 것도 그 때문이다.영덕군은 `사전심사청구제 및 인허가 전담창구`를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민원인이 간단한 청구서류를 미리 제출하면 관련 부서들이 예비심사를 해서 가부(可否)를 사전에 알려주어서 민원인의 경제적 부담과 수고를 줄여주는 제도이다. 하드웨어의 변용도 필요하지만, 운영의 묘 또한 중요하다. 공무원이 행정권력자로 군림하는 자세를 버리고 봉사자의 자세를 갖출 때 행정선진화는 이뤄진다. 베트남의 호치민 대통령의 말이 정곡을 찌른다. “우리는 관리(官吏)가 되지 말아야 한다”

2014-09-04

별로 즐겁지 않은 추석맞이

추석이 농민들에게는 별로 즐겁지 않다. 세월호 여파가 오래 간다. 국정(國政) 전반이 세월호법에 묶여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니 경기 또한 얼어붙었다. 국민의 마음은 여전히 답답하고 우울한데, 국회의원들은 놀면서 국고(國庫)만 축내고 있으니, 피같은 세금을 내는 국민은 속이 터진다. 국회의원들은 민심의 향방을 읽지 못하고 오히려 거꾸로 가니 “국회를 해산해라”는 소리도 나온다. 과일 가격은 지난해보다 15% 정도 하락하는 기현상을 보인다. 일찍 온 절기 때문에 `여름추석`이 되지만, 과일 수급에는 차질이 없고, 해마다 가격이 조금씩 올랐는데, 올해는 그런 경기가 없다. 공직사회가 `명절 직무감찰`로 얼어붙은 영향도 있고, `선물 안 주고 받기 운동`의 여파도 있다. 과일 상자 돌리는 미풍양속도 사라지는 중이다. 과일은 소비가 줄어 가격이 떨어지는 데, 채소는 갑작스런 장마 등으로 수확량이 줄어 최근 50%이상 값이 올랐다. 더울때의 추석이라, 상한다며 음식을 많이 만들지 않으려하고, 값도 오르니 그 또한 매기가 없다. 이래저래 올 추석은 농민들이 우울한 명절이 돼버렸다.명절때 마다 `택배전쟁`을 벌이던 택배업체들도 올해는 조용하다는 소식이다. 포항우편집중국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보다 10% 가량 줄었다고 한다. 사과, 배, 감 등 추석선물용 과일의 출하가 줄면서 과일 선물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기 때문이다. 실제 사과, 배, 포도 등의 출하는 이상이 없는데, 언론 등이 `일찍 온 명절과 출하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보도하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탓도 있다. 경제 관련 민생법이 하나도 처리되지 않은 `정치마비`가 추석경기도 마비시킨다.설상가상으로, 추석을 앞두고 스미싱(전자결제사기)을 유도하는 문자메시지까지 극성이다. “OOO씨의 추석인사장이 도착했습니다” “OOO야, 추석때 고향 오면 동창회 참석해” “택배 배송 경로 실시간 위치 확인” 등의 문자가 지인의 이름으로 오거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문자가 오는데, 이때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설치돼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가 이뤄지거나, 개인정보나 금융정보가 빠져나간다. 더욱이 통화내역, 전화부 목록 등을 탈취하는 악성코드도 발견돼 2차범죄로까지 번진다. 이런 스미싱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모든 문자 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이런 답답한 현상들 중에서도 한 가지 반가운 소식도 있다. 안동간고등어 매기만은 호황이라 한다.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최악의 경영난을 겪었으나, 올 추석에는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정치와 경제도 이처럼 술술 풀려서 국민들이 웃음을 되찾았으면 한다.

2014-09-04

게임 셧다운제 실효성 높여야

심야시간에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한 `강제적 셧다운제`(청소년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가 시행 3년 만에 대폭 손질된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부모가 요청하는 경우, `강제적 셧다운제`적용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문체부가 학부모 의사에 따라 18세 미만 자녀의 게임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이른바 `선택적 셧다운제` (게임시간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강제적 셧다운제는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두 부처는 두 제도의 적용 대상 연령을 16세 미만으로 통일하고, 규제 논의 창구단일화를 위해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청소년 보호법 등 관련법 개정이 필요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 개정 등 제도 시행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게임 규제에 대한 찬반논란이 다시 뜨겁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이번 방침은 지난 3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 이어 4월 문화융성위원회 회의 등에서 제기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합리적 규제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도입된 강제적 셧다운제는 게임중독 청소년을 보호하는데 효용성이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실효성 면에선 논란이 있었다. 청소년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심야시간에 게임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고 해외 서버를 이용한 게임 접속은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학부모의 교육·양육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2012년 문체부가 도입한 `선택적 셧다운제`와 중복되는 바람에 이중 규제란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4월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내리긴 했지만, 이중 규제와 비효율성,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해소되지 않는 상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조치는 게임 규제 완화와 청소년 보호라는 목표를 동시에 풀어나가기 위한 과도기적 성격이 짙다.이번 조치에 대해 학부모나 게임 업계에서 모두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 단체는 청소년의 높은 게임 이용률과 게임의 중독성을 고려할 때 지나친 규제 완화라는 입장이고 게임업계에선 실제로 강제적 셧다운제를 해제할 학부모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비판적 시각이다. 청소년 보호에 역행한다는 입장과 실효성 없는 규제라는 주장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게임 규제 정책에 대한 방향을 바꾼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보호와 규제조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렇다면 우선 현재 시행중인 강제적 셧다운제, 선택적 셧다운제 등 두 규제 제도를 일원화, 중복 규제의 비효율성을 줄이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가는 세부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다.

2014-09-03

영덕 달산댐, 협상력 발휘를

국책사업이든, 민간의 개발사업이든, 이해관계는 끼기 마련이다. 과거 권위주의시절에는 행정권력으로 밀어붙이기도 했지만, 민주주의가 팽창된 지금에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 선거가 매년 있다시피하니, 정부 여당이 조심하지 않을 수 없고, 민간은 이해관계에 민감해졌다. 그래서 한 때는 `반대 목소리 내는 사람들`에게 `무마비`가 건네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직업시위꾼`이 생기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그 후 `인센티브와 설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일반화됐다.지금 포항시는 영덕군과의 상생협력이 매우 긴요한 상황이다. 포항시는 물이 많이 필요한 공업단지로 발전하고, 영덕군은 수원이 풍부한 태백산맥 끝자락이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형산강물과 임하댐, 영천댐 등의 물을 받아 포스코와 철강공간의 용수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 중·장기적으로 블루밸리 국가산단이 조성되고, 광명, 영일만, 구룡포 등 지방산단이 개발되며, 각종 도시계획(흥해 이인지구 등 9개)이 추진될 것인데, 이것이 모두 물을 필요로 한다.이 공업용수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그 유일한 대안이 영덕 달산댐이라 한다. 포항시는 매우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았다. 하루 11만9천t의 물을 생산해서 우선 영덕군의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다음으로 영덕 오십천의 하천유지수와 생태환경개선 용수로 사용하며, 마지막으로 강구항에 유입되는 물 하루 8만t을 포항으로 끌어와 공업용수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달산댐 물을 영덕군이 필요한 만큼 쓰고 남는 물을 포항에서 쓰겠다는 것이니, 영덕군으로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그러나 문제는 달산면민들의 반대이다. 옥계 계곡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달산댐인데, 옥계 계곡은 영덕군이 자랑하는 명승지이다. 과거 남한강의 동강이 댐문제로 홍역을 치렀는데, 명승지가 많은 동강에 댐을 건설하면 그 많은 명승이 모두 수몰되니 환경단체들이 결사반대를 했고, 결국 무산됐다. 옥계 계곡도 그와 유사한 이유로 면민들이 반대를 한다. 결국 명승을 살리느냐, 국가 경제를 살리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협상과 토론과 설득이 필요한 문제다.정부는 달산댐 건설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같다. 국토부의 건설계획에 포함됐고, 수자원공사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쳤으며, 예산편성에 포함시킬 예정으로 있다고 한다. 영덕군으로서도 손해 볼 일이 없고 오히려 많은 덕을 보니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다만 달산면민들의 반대를 협상과 토론으로 설득하는 일만 남았다. 명승을 잃는 달산면민들은 상실감이 클 것인데, 그 손실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국가경제라는 큰틀에서 바라보고, 달산면민들의 숙원사업을 경청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하겠다.

2014-09-03

대학 총장자리가 뭐길래

경주 위덕대학교 졸업생의 취업률이 영남지역 4년제 대학중 최고다. 대학알리미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위덕대 취업률은 71.3%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 54.8%보다 훨씬 높았고, 전국 4년제 일반대학교 189개교 중에서 12위였다. 또 대구가톨릭대는 61.4%. 대구한의대는 68%나 되었다. 이는 영남지역 대학들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는가를 잘 말해주는 일이다. 위덕대는 다양하고 실용적인 취업프로그램 시행, 체계적인 학생 맞춤형 취업지원시스템 운영, 차별화된 실무중심 교육 등을 실천해왔다. 특히 취업교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모 대기업 총수로부터 “대학들은 불량제품을 생산하면서 A/S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대졸자를 뽑아 재교육시켜야 일을 시킬 수 있을 정도”라는 비판을 받은 대학들인데, 위덕대, 대가대, 대구한의대 등은 그런 비판에서 벗어나고 있다.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도 빠질 수 없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이 대학은 졸업생 취업률 82.2%를 기록했다. 구미캠퍼스는 경북지역 18개 폴리텍대학 중 2위, 대구·경북지역 27개 대학 중에서 3위, 전국 2, 3년제 대학 종합순위 22위에 올랐다. 이는 지역 기업들의 전문인력 수요가 공급을 앞서간다는 이유도 있지만, 대학이 `맞춤형 교육`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때문이다. 지역의 대학들이 이렇게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한편, 걱정스러운 대학교도 있다.경북대는 함인석 전 총장이 지난달 29일 임기를 끝내고 퇴임한 후 지금까지 후임총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후임총장 선발문제는 1년전부터 물색작업이 시작되고, 전임총장 퇴임 이전에 이미 결정이 나 있어야 대학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는데, 경북대는 그 중요한 작업을 실행하지 못했다. 이는 총장선거를 둘러싼 내분과 대학본부, 교수회 등의 갈등이 빚은 결과라고 한다. 교수사회의 `제밥그릇 챙기기`라는 상아탑 답지 못한 행태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제일 큰 걸림돌이 `총장선거 규약` 때문이라 한다. 교수회의의 총장후보측은 당초 안대로 하기를 희망하지만, 대학본부는 개정 규정을 만들어 이미 통과시켜버렸다. 여기서 총장공백상태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정부의 각종 지원사업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있고, 대학의 위상에도 치명상이 될 수 있다. 다른 대학들은 쉴새 없이 발전하고 있는데, 교수들의 밥그릇싸움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것은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함인석 전 총장은 퇴임사에서 “재임기간 동안 학내외에 무척 크고 감내하기 어려운 수 많은 사건들과 매순간 고뇌와 결단을 요구하는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힘든 총장직을 놓고 왜 마찰 갈등인가.

2014-09-02

우리 지역 똑똑한 학생들

한동대학교 언론정보문화학부 연극팀이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 공연예술 경연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H-스타 페스티벌은 (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하는데, 한동대 `집으로` 연극팀은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연출상, 인기상을 각각 차지했다. 이성직, 장민애 학생이 연출상, 최정니 학생이 인기상을 받았다. 작품 선정, 연기 연출 등을 지도한 이문원 교수는 “학생들이 막힌 울타리를 깨고 나와 스스로 답을 찾아 표현하는 것을 중시했다”고 말했다.구미대학교가 국고 재정지원사업인 `2014 세계로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해 호주 16명 취업을 이뤘다. 호주 최대의 회전초밥 전문체인점인 스시베이 신여정 대표가 직접 대학을 방문해 결정했고, 학생들은 오는 10월부터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한 뒤 12월 호주에서 인턴십을 시작한다. 구미대는 올 한 해 동안 호주, 싱가포르 등에 호텔, 조리, 미용 등의 서비스산업에 30명 이상의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창주 총장은 “이제 해외취업은 필수다. 국내 취업률 1위에 이어 해외취업률 1위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영남대학교 건축학부 학생들이 `2014 Bio-Digital City 서울국제행사`에서 두긱을 나타냈다. 정태권, 신용한, 배진솔 학생 등 3명은 중앙대 김도희, 대구대 이승희 학생과 연합팀을 구성, `주한 프랑스 대사상`을, 김지은, 정유진 학생 등 2명은 고려대 현진선, 중앙대 백정기 학생과 함께 `주한 프랑스 문화원장상`을 수상했다. 영남대 신용한 학생은 “여의도에 빛, 바람, 물과 같은 자연의 규칙을 재해석하고 적용해 전혀 다른 새로운 도시를 창조해냈다”고 설명했다.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김현호) 학생들은 전국의 유수한 콩쿠르에서 발군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제19회 TBC 음악콩쿠르`에서는 이원희 학생이 고등부 성악 1위 및 특상을, `23회 성정전국음악콩쿠르`에서 김건 군이 성악에서 고등부 동상, `2014 제19회 음악춘추콩쿠르`에서는 이봉준 군이 클라리넷에서 3등을, `제18회 창원야철전국국악대전` 가야금병창에서 김연수 양이 금상을, `제4회 우륵탄신기념 전국 가야금 경연대회`에서 김서현 양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많은 학생들이 성과를 냈다.경주 근화여고(교장 최근복) 3학년 조성연 학생이 제16회 전국중고등학생 자원봉사대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초등학생때부터 음성 꽃동네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복지시설과 무료급식소를 찾아 노인들의 목욕을 돕고 말동무가 돼주었다. 조 학생은 “앞으로 사회복지분야를 전공,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 희망을 주는 똑똑한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014-09-02

`원자력해체센터` 유치에 총력을

원전을 짓는데도 많은 돈이 들지만 노후된 시설을 해체하는데도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글로벌 원전의 노후화와 사용기한 종료로 인해 해체 대기중인 원전이 고리원전1호기를 포함해 122기이고, 2050년에는 430기로 추정되는데, 시장규모는 2030년 500조, 2050년 1천조원으로 추정되며, 1기 당 해체 비용이 6천500억원에서 1조원대이다. 원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해체 또한 불가피하고, 이것이 `영속산업`이 되니 해체센터 유치경쟁은 불꽃을 튀긴다.원자력해체센터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중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올 3월 8개 광역단체의 유치의향서를 접수했는데, 오는 12월께 건설 예정지를 결정하고, 2016년께 착수, 2019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방폐장 유치와는 달리 해체센터는 인센티브가 없지만, 국제원자력양성원, 제2원자력연구원 등 관련 연구기관의 유치가 가능하고, 막대한 경제유발효과와 고용창출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유치전이 치열하다.우리 지역에서는 경주시, 대구시, 영덕군, 울진군 등이 각각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원전이 몰려 있고 방폐장이 건설되는 경주시는 최근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2020년 중반기에 해체가 예상되는 월성1호기와 함께 다양한 유형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앞으로 이전될 한수원 본사와 원전해체기술 개발의 필수시설인 방사성폐기물처분장과 이를 관리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을 끼고 있는 경주가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그러나 우리지역의 움직임은 한발 늦은 감이 없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부산시는 일찍 입지 선정까지 완료한 후 지역출신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고, 전자·건설 및 학계 인프라가 잘 짜여져 있어 입지적 명분이 충분하다”며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지방선거때 공약으로 내세워 발빠르게 움직여왔다.하지만, 우리지역에서는 `입지선정`도 못한 채 경주·대구·울진·영덕 등으로 사분오열돼 있다. 그러니 `힘의 집결`을 이루지 못하고, 국회의원 등 지역출신 지도층들도 어디에 힘을 몰아주어야 할지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돼 있다. 경주의 `유치위원회` 멤버 54명의 면면을 보면, 역외 유력인사들까지 포함된 `매머드급`이 아닌 `지역인사`들 뿐이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인적 구성이 절대적 힘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미리 `입지선정`을 마루리하고 힘을 거기에 집중하는 전략에서 우리지역은 이미 부산에 밀렸다.지금부터라도 `경주 유치의 당위성`을 집중 홍보하고, 한 곳에 힘을 몰아주는 대결단을 내려야 한다.

2014-09-01

물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들

우리나라도 물 부족에 당면할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진단이 나와 있다. `공장 증설 등 물 수요는 증가하는 데, 공급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물부족국가`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런 곤경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들이 지역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국내 최초로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본격 가동시켰다. 이 시설은 경주 안계댐 3개와 맞먹는 하루 10만t의 원수를 확보하는 효과를 낸다. 강우량이 부족한 포항이 해마다 겪는 고질적인 물 부족 현상을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공단에 기존의 공업용수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게 돼 가격경쟁력 제고에도 일조를 하게 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우리나라 하수재사용 사업의 모범사례로 발전시켜 제3의 물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관리·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포항은 블루벨리 국가산단을 비롯해 영일만, 광명, 구룡포 등의 국가 및 일반산단 건설, 남·북 지역의 각종 도시개발 사업(9개 지역) 등에 따라 중장기 용수공급이 어느때보다 긴급한 시점인데,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최근 `포항시 장래 용수공급 대책 보고회`를 갖고, 현재 용수공급 가능시설로 제2수원지와 8개 정수장이 하루 25만8천t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포스코, 철강공단 업체 등에 공급되는 용수는 하루 47만1천600t에 달하지만 오는 2010년에는 62만5천700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족분 15만4천100t의 수급대책으로 하수처리 재이용수 10만t과 달산댐(하루 8만t) 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경주시는 하수 급속처리기술과 관련, 올 2월 3건의 국내 특허를 취득한데 이어 최근 국제특허(PCT) 출원에 나섰다. 경주시의 하수 급속처리기술은 12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을 15분만에 급속 처리하는 것으로 현재 에코물센터에 하루 100t 규모의 처리장치를 가동하고 있는 데, 연말까지 4억원을 들여 일일 1천t 규모의 상용화시설을 할 계획이다. 에코물센터 김성수 소장은 “이번에 설치되는 하수 급속처리기술 상용화시설은 2015년 `대구경북세계물포럼`을 대비해 경주시의 물처리 기술 소개 및 선진 하수생태체험코스 등으로도 활용할 것”이라 했다.포스코 포항제철소는 보일러 냉각수 공급방법을 개선해 코크스공장 설비에 사용되는 순수(純水) 제조비용을 줄였다. 이는 화성부가 현장 원가절감과 사용량 절감을 목표로 설비를 철저히 점검함으로써 거둔 성과이다. 또한 이온교환수지와 활성탄 교체비용 등을 절감해 연간 1억원이 넘는 수익성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물부족시대를 대비한 이러한 노력들이 더 가속화되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성원이 기대된다.

2014-09-01

어긋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나라 안이 뒤숭숭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주장에 묶여 국회가 마비되고 있으니 수십개의 민생법안과 경제회생법안이 마냥 잠자고 있다. 야당은 민생법을 볼모로 삼아 세월호법을 만들어내려 한다. 특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일은 위헌인데, 세월호 유가족들과 야당은 이를 고집한다. 세월호 유가족이 헌법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국회 위에 군림하는 것도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 중에서 일반희생자 유가족들은 비교적 합리적 사고를 하지만 야당으로부터 외면당한다.최근에 내린 남부지방 집중호우로 부산지역이 큰 수해를 입었다. 많은 인명이 희생됐고, 자동차 등 기물 파손도 심각하다. 여기저기서 산사태가 일어나 하루 아침에 집을 잃는 사람이 속출한다. 농작물 피해는 더 심각하다. 추석을 앞두고 익어가던 과일들이 비바람에 무더기로 낙과되었다. 그때문에 추석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양파는 과잉 생산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데, 과일들은 수해를 입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이래저래 뒤숭숭한 가운데 또 다른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남 통영에서 올 들어 첫 적조가 발생,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조홍역을 겪었던 경북 동해안지역에 또 다시 적조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포항시와 경북도 어업기술센터 등은 적조 발생 우려 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넙치, 우럭, 전복 등 91곳의 양식장에 적조 발생시 대처 요령 교육을 실시하고, 황토를 고압으로 분사할 수 있는 황토살포기, 바지선 등을 배치하고, 황토 2만여t을 비축해두고 있다.나라 안이 온통 걱정에 싸여 있는 지금인데, 또 한편에서는 대규모 호화판 잔치를 준비하는 대학이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설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관련 기관·단체·기업 등에 수천만~수억원의 협찬을 요구, 甲질을 하고 있으며, `KBS 열린음악회`를 초치해 유명 대중가수들을 대거 동원할 것이라 한다. 공공기관들이 지금 긴축재정으로 `마른 수건을 짜는` 중인데, DGIST가 거액의 협찬을 강요하며 호화 잔치판을 벌이는 것을 곱게 볼 사람은 없다.특히 DGIST는 권모 교수의 성희롱 사건으로 망신을 크게 당했다. 신성철 총장은 권모 교수가 지난해부터 성회롱을 저지른 사실을 보고받고도 덮으려 했고, 해당 학과 교수들이 총장실을 찾아 강력히 항의했지만 어영부영 넘어갔다. 그러나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랴부랴 권 교수의 보직을 해임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내·외적으로 어지러운 상황에서 낭비성 행사를 벌이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억측도 무성하다. `총장의 임기 연장을 노린 행사가 아닌가`하는 소리도 나오는데, 그렇다면 “어긋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란 비아냥이나 들을 뿐이다.

2014-08-29

지방의회들의 발전적 변모

제10대 경북도의회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연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6개 상임위원회가 각 2명씩 추천, 12명의 위원과 의장이 추천하는 3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제5기 정책연구위원회가 꾸려진 것이다.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원상을 정립하고, 실질적인 연구활동으로 도정을 이끌자는 것인데, 주요 현안을 주제로 세미나, 토론회 등을 외부 전문가와 함께 개최하고, 실효적인 정책대안을 개발, 입법정책브레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다. 60명 도의원 중 33명이 초선의원인데, 그 초선들이 무섭다. 8명은 기초의회 의장단 경력이 있고, 상당수가 기초의원을 지냈다.“새도 햇새가 더 무섭다”는 속담도 있지만, 초선이지만 내공은 알차다. 10대 의회 들어 두 번째 본회의가 열린 25일과 26일 초선의원들은 알찬 준비를 했고, 집행부 공무원들을 쩔쩔매게 만들었다.“실력으로 집행부를 압도하고, 명실공히 도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도의회로 변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의정활동 모습은 공중파 방송으로 생중계됐다.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왔고, 집행부와 의회 간의 갈등상황을 연출했던 대구시 조직개편안에 대해 양 기관은 상호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의견을 수렴할 것은 받아들이면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조례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사전 협의나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조례안을 발표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두 차례 상임위원 전체 간담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집행부에 전달했고, 집행부는 이를 성의껏 반영했던 결과이다. 배지숙 위원장은 “이번 조직개편안이 다소 미흡한 점이 있지만 의회에서 요청한 내용에 대해 집행기관에서 성의를 가지고 일정 부분 반영한 점 등을 고려, 시장이 무한책임을 지고 시정을 잘 이끌어달라는 큰 틀에서 원안 의결하게 됐다”고 했다.경주시의회는 `공부하는 시의원, 아는 시의원`을 주창하며, 외유 위주의 연수행태에서 벗어나 실제 의정활동에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한 `학습연수`로 방향전환을 했다. 21명 시의원은 국회 의정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지방의회 의원 전문연수과정에 참여, 예산결산 심사기법, 의정활동 전략과 기법, 조례안 입안 및 심사기법, 행정사무감사 조사기법 등을 익혔다. 그리고 경주 출신의 정수성 국회의원과 정종섭 안행부장관을 만나 내년도 교부세 등 국비확보에 대해 간담회도 가졌다.집행부와 의회의 관계는 늘 관심의 대상이 된다. 갑을관계로 가서도 안 되고, 한 통속이란 소리를 들어서도 안되고, 실력으로 합리적 견제균형의 관계로 가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의 지방의회 모습에서 이상적인 행태가 보여져 기대가 모아진다.

2014-08-29

행정실책과 그 합병증

포항 TP2사업은 환경법을 고려하지 않고 강행하는 바람에 무산됐고,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 박승호 전 시장이 “포항이 먹고 살 미래”라며 야심차게 추진했던 이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상수원 보호법`에 걸린다는 것을 행정전문가가 몰랐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고, 알면서도 강행했다면 지나친 만용이다. 행정실책으로 엄청난 합병증이 발생했는데도 책임소재를 가릴 수 없고, 보상책을 세울 수도 없다는 현실이 또한 이해되지 않는다. 또 한편 경주시는 방폐장 유치 인센티브로 양성자가속기를 얻어냈는데, 경주시 자부담 액 1천182억원에 발목이 잡혀 차질을 빚고 있다. 그동안 경주시는 지방비 987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195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당초 목표였던 올해 말 준공이 어렵게 됐다. 양성자가속기를 유치할 무렵 몇가지 전향적인 논의가 있었다. 포항공대의 방사광가속기와 가까운 곳에 양성자가속기가 건설되면 양 가속기가 상호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며, 사실상 양성자가속기는 고용효과를 별로 낼 수 없는 연구소여서 크게 탐 낼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경주시는 그 말을 듣지 않고 포항 지곡단지에서 8㎞이상 떨어진 화천지역에 유치했던 것이다.포항 테크노파크 2단지 조성사업 무산과 그 책임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지만 별 묘수가 나오지 않는다. 행정실책은 있으나 책임질 사람은 없는 것이다. 이 사업이 당초 법에 저촉된다는 것을 문제 삼아 견제하지 않은 시의회도 일말의 책임이 있고, 정책 입안자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에서 훈계처분을 받았으니 일사부재리에 해당되고, 포항시와 11개 출자사가 낸 300억원 중 이미 써버린 171억원에 대한 변상책도 막연하다. 포항시가 날려버린 60억원의 혈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곳도 애매모호하다.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로 묶여 12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 한 지주들과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문제는 앞으로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 또 사업시행자와 운영대행사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분명 행정 실책은 있었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은 많은데, 정작 책임을 물을 곳도 없고 피해보상을 받을 길도 막연하니, 이런 기막힌 `무책임 현상`이 어디 있는가. 이러니 잘못돼도 그만이라는`무책임한 마구잡이 행정`이 자행되는 것이 아닌가.경주 양성자가속기 사업도 1단계사업이 마무리돼야 전액 국고로 지원되는 1조원 규모의 2단계사업이 진행될 것인데, 지방비 195억원 확보가 어려워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보너스인 줄 알았더니 덤터기였다”는 탄식의 소리까지 나온다. 포항의 방사광가속기와의 연계를 모색했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인데, `독점욕`이 화근이었다. 포항과 경주의 두 사례를 교훈 삼아 행정실책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2014-08-28

규제, 이렇게 개혁하라

규제 혁파에 성공하려면 공무원들의 `정신혁명`이 우선돼야 한다. 공무원이 재량권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이 바로 규제개혁이다. 그래서 역대 정권들이 늘 규제개혁에 실패해왔지만, 박근혜 정부는 워낙 강력하게 밀어붙이니 `대통령의 힘`에 끌려가는 형상이다. “규제를 풀면 경제가 풀린다. 기업의 손발을 풀어주면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실업이 해소되고, 경기가 살아난다” 이같은 논리에 따라 대부분의 행정부서들이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데, 감사원만은 버틴다.“감사원은 인허가를 해준 공무원에 대해서는, 왜 해주었느냐, 묻지만, 해주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그러니 공무원들이 소극적 행정을 한다. 감사원의 자세가 바뀌면 규제도 상당 부분 풀릴 것이다”란 말이 나왔고, 이에 대통령도 “감사원이 조금 혁명적인,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공무원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규제개혁을 능동적으로 추진한 공무원에겐 감사를 면제받도록 법으로 규정하라”고 지시했지만, 감사원은 따르지 않았다. “감사 자체를 면제해 주는데 부정적인 의견이 감사원 내부에 우세하다”란 이유였다.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다는 것인데, 그래서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도 있다.최근에 있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감사원에 대해 “감사 면제 조항을 꼭 법안에 넣으라”고 명령하면서, “규제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공무원이 평가받는 분위기가 안 되면 고치기 힘들다. 규제로 죽고 사는 판인데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의 `정신개혁`이 선행되지 않으면 행정부처들의 규제완화 행보에도 차질이 올 것은 물론이다.중앙감사기관이 이렇게 역행보를 보이는 한편, 포항에서는 `모범적인 규제개혁`을 보여 주었다. 포항시가 포스코의 신제강공장 건축을 허가하면서 해군6전단과 고도제한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돼 공정률 60% 진행중 신축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행정협의조정에서 “기지 밖 활주로 378m 연장”방안으로 해결되는 듯했으나, 소음에 시달려온 동해면민들이 집단 반발했다. 행정조정위는 다시 국방부·해군6전단·포항시·포스코 등과 협의를 진행했고, 25일 “활주로 연장을 취소하는 대신 활주로 4m 상향하는 방안”에 합의함으로써 완전 해결을 보았다.해군6전단이 `법규`에만 매달려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또 동해면민들이 완강히 고집만 부렸다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규제를 풀면 융통성이 발휘되고, 한 발씩 양보하면 이렇게 해결의 길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 한 모범사례가 되었다.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세월호법`도 이렇게 풀기를 바란다. 국회가 국정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족쇄를 더 단단히 채우는 작태를 보면서 국민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2014-08-28

신공항 `정치적 고려` 없어야

남부권신공항이니, 영남권신공항이니,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 이름 가지고 신경전을 벌였는데, 이제는 `통합신공항`이란 작명(作名)까지 할 만큼 신공항은 첨예한 대립의 상징이다. 그래서 “신공항 말만 나오면 머리가 어지럽다”는 사람이 많다. MB정권 당시 이 문제를 놓고 엄청난 소모전을 벌였다. 자칫 `영남권 내부의 분단`이 생길 조짐까지 보였다. 그만큼 밀양과 가덕도가 사생결단이었다. 정부는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며, 2011년 “경제적 타당성이 미흡하다”란 이유로 백지화시켰다. 그 신공항이 지난 대선때 다시 부각됐다. 여당 당직자들은 부산의 표를 의식하면서 부산에서 회의를 열고 `가덕도 유치`를 은근히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발끈한 대구 경북지역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신공항문제는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도 이를 공약에 포함시켰는데, 최근 `영남지역 항공수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경제적 타당성이 미흡하다`란 말을 뒤집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영남지역 5개 공항의 수요가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특히 김해공항은 2023년도에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인천국제공항에 버금가는 국제공항을 영남지역에 건설하는 문제는 국력을 집중해야 하는 국책사업인만큼 착공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은 실로 험난하다. 국토부의 이번 `항공수요조사`를 시작으로, `사전 타당성조사`를 1년에 걸쳐 하게 되고, 다음으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거쳐야 한다. 항공수요조사 결과 일단 신공항의 필요성은 인정됐고, 이에 고무된 대구·경북의 권영진 시장과 김관용 지사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남부권 신공항이란 명칭 대신에 `통합신공항`이라 부르면서 “특정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정이어야 한다”란 내용의 성명이었다.대규모 국책사업은 으레 `정치적 역학관계`가 고려되기 마련이다. 합리적 결정보다 “어느지역의 힘이 더 세냐”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 허다했던 전례가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태권도의 발상지 경주가 배제되고, 전혀 태권도와 관련 없는 무주로 `세계태권도공원`이 결정된 것도 정치적 고려의 사례이다. 지금 국회의 실세들을 보면,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대표가 부산 지역구이고, 상임위원장 상당수도 부산출신이다. 이러니 `정치적 힘`이 부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고, 그래서 대구 경북은 “정치적 요소로 당초 취지를 흐리게 하면 안되고, 상식이 통하는 상황에서 처리돼야 한다”말을 성명서에 넣게 된 것이다.홍준표 경남지사가 “공항하면 물웅덩이(가덕도)보다 맨땅(밀양)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한 말은 정곡을 찌른 언급이다. 바다를 매우는 비용이 엄청날 것인데, `비용/편익 분석`부터 합리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2014-08-27

학술토론회의 계절이다

등불과 친하기 좋은 계절이다. 더위도 한물 가고, 추위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독서하기 알맞은 시절이다. 가을이 되면 토론회 세미나 심포지움 컨퍼런스 등 학술회의들이 잇따른다. 27일에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경상북도 1314~1896` 특별전과 연계해 `경상감영`과 `영남학파`라는 두 주제로 특강이 열린다. 26일에는 상주시에서 `경상도 북부지역 동학혁명 조명`학술대회가 있었고, 9월25일에는 본사가 주최하는 `제2회 원자력사업 수용성 확보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경상도 개도 700년을 맞아 `경상도`라는 도명이 정해진 1314년(고려 충숙왕 원년)부터 경상북도와 경상남도로 나눠진 1896년까지(고종 33)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을 열고 있는데, 이 전시회와 연계한 특강이 진행된다. 영남대 국사학과 이수환 교수는 `경상감영의 변천과 흐름`이라는 주제로, 한국학중앙연구원 국학자료연구실의 김학수 실장은 `17세기 영남학파의 동향-분화와 통합의 100년사`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본사가 주최·주관하는 원자력 관련 컨퍼런스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원자력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의 지역 유치와 관련해 원전전문가와 관련 기관, 사회단체, 시민 등이 참석해 다양한 논의를 벌이게 된다. 원자력 해체 기술 종합연구센터 유치가 지역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데 대한 토론이 벌어질 것인데, 동국대 경주캠퍼스 원효관 4층 글로벌에이스 홀에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많이 참석해주었으면 한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26일 상주에서 `경상도 북부지역의 동학농민혁명`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동학혁명 120주년을 맞아 한국사연구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상주, 예천, 김천, 칠곡 등 경북 북부지역의 혁명 전개과정과 성격을 확인하고 역사적 의미를 찾는 자리인데, `학초전`,`소모사실` 같은 역사자료도 공개됐다. 오랫 동안 국사교과서는 `동학난`이라 표기했었다. `난()`이 아니라 `혁명`이라고 고쳐 표기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왜곡표기된 국사를 바로 고친 사례중 하나가 동학혁명이다.경북도는 상주 동학교당에 보관중인 기록물들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키려 한다. 1890년부터 1950년 무렵까지 상주 동학교당에서 포교를 위해 생산한 기록들인데, 전적, 판목, 복식, 교기, 의기 등으로, 국문학, 민속학, 근대 인쇄술을 이해하고 연구하는데도 중요한 자료들이다. 이들 자료는 1995년 3월 경북 민속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됐고, 2013년 12월 국가기록원이 국가지정 기록물 제9호로 지정했는데, 이번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게 됐다. 도민들이 적극 호응해 힘을 보태주었으면 한다.

2014-08-27

미리 대비하지 못한 후회

최근에 발생한 영천시 괴연저수지 둑 붕괴사고는 미리 대비하지 못한 인재였다. 1945년에 축조돼 내구연한 60년을 훨씬 넘긴 저수지인데, 당국의 안전점검은 눈가림에 불과했음이 이번 호우에서 드러났다. 영천시 관내에는 928곳의 저수지가 있고, 매년 분기별로 1회 점검하고 있으나, 별 다른 장비 없이 직원들이 육안으로 둘러보는 것이 전부다. 노후화된 저수지가 70%를 넘는 데, 이런 식으로 원시적 점검을 해도 되는 것인지. 영천시 측은 “점검직원들이 전문가들이어서 육안으로 봐도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지만,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영천시는 안전점검에서 A~E등급으로 매기는 데, 괴연저수지는 B등급으로 분류됐다. A~C등급은 안전하다는 평가지만, 주민들의 평가는 달랐다.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보수공사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제기했고, 지난 5월 말에는 시민들이 시청을 찾아가 “괴연저수지가 물이 새는 것같다”고 알렸지만, 직원들이 한 차례 현장을 찾았을 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직원의 `육안점검`이 얼마나 신빙성 없는 점검인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례이다. 이런 믿을 수 없는 공무원들에게 행정을 맡겨도 좋은지. 부실행정·무책임행정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포항시와 남부지방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 매개곤충인 솔수염하늘소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4월 말까지 총 35만4천본의 피해목을 제거했는데, 올 상반기 동안 집행하고 남은 잔액이 9억원 뿐이어서 하반기 방제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시는 부족 예산에 대해 산림청에 긴급지원을 요청하고 추경예산에 반영할 방침이지만, 미리 대비하지 못한 후회가 남는다. 특히 소나무재선충방제T/F팀의 팀장이 4개월째 비어 있는 것도 방제의지를 의심케하는 부분이다.그동안 100억원 이상의 방제예산이 들어갔지만 재선충은 숙지지 않고 더 기승을 부린다. 고사목에 알을 낳는 솔수염하늘소는 고사목을 제거해도 다른 소나무에 알을 낳기 때문에 시의 방제활동은 늘 뒷북이나 치는 양상이다. 재선충과의 전쟁에서 당국은 늘 밀리기만 하는데, 예산 확보도 제때 못하고, T/F팀 팀장도 장기간 공석이라 책임감이 떨어지니, 애당초 재선충에게 `항복`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올해 여름 불빛축제가 벌어지던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해맞이공원 해안도로 절개지에서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고발생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축제 관련 차량과 인파가 몰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곳은 10년이상 낙석과 토사가 흘러내리는 현상이 반복돼 지난해 3월 옹벽 설치 등 보강공사를 했으나, 일년 남짓만에 무너지니, 그 또한 눈가림식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무책임 행정에 대한 철저한 문책이 없으니 이런 인재(人災)가 반복되는 것이다.

2014-08-26

賞을 받은 자치단체들

고령군(군수 곽용환)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최근 `2014 소비자에게 가장 신뢰받는 착한브랜드 대상`에서 `역사테마부문`대상을 받았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관련 정부부처들이 후원하는 시상제도로서, 창조적인 혁신과 아이디어로 믿음을 주는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시상해 격려하려는 것이다. 당시 신라와 팽팽히 맞서던 철강대국 가야는 6개 나라로 나눠져 있었고, 고령지역의 대가야는 김해지역의 금강가야와 함께 매우 발달된 금속문화를 자랑했다.고령읍 지산리 15만4천여평 부지에 조성된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토기, 철기, 가야금 등 520년전의 문화를 테마로 했다. 대가야입체영상관, 철기방·토기방 체험관, 바닥분수, 유물 체험관, 대가야탐방숲길, 물놀이장 등이 있으며, 숙박시설도 충분하다. 특히 올해부터는 여름철 물놀이장과 함께 겨울철 눈썰매장을 완공했고, 주변에는 대가야 3대 전문전시관인 왕릉전시관·대가야박물관·우륵박물관이 있고, 농촌문화체험장도 있어서 `4계절 관광컨텐츠`가 갖춰져 있다. 그래서 외국인까지 포함해 매년 50만명이 찾고 있으며, 그 수가 매년 늘어난다는 것이다.봉화군(군수 박노욱)은 최근 `2014 대한민국 문화관광진흥정책 브랜드 대상`시상식에서 `혁신진흥정책 분야`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10년째인 이 상은 엄격한 심사로 국내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데, 봉화군은 국내 유일의 협곡선로를 활용해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개통했고, `외씨버선길`등 명품길을 조성했다. 또 봉화은어축제와 자연산 송이축제는 정부가 4년 연속 유망축제로 선정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간 수목원(2천515억원), 전국 최초의 산림탄소순환마을, 경북도내 최초의 목재문화체험장 등을 조성했다.퇴계선생의 시조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로 유명한 청량산 일대에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689억원) 및 전국 최다 정자(103개)를 활용한 누정휴문화누리사업(414억원) 등으로 봉화군을 체류형 웰빙 관광지로 만들었다. 이렇게 고령군과 봉화군은 신성장산업 육성에 투자해 지자체의 미래를 밝히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자치단체도 있다.경주시는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로 3천억원의 특별지원금을 받았는데, 이 축적된 거액의 자금을 경주의 미래를 약속할 신성장산업 육성에 투자하지 못하고, 조각조각 푼돈으로 쪼개 써버렸고, 지금 남은 돈은 530억원뿐이다. 자본을 축적하는 일은 어렵고, 목돈은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데, 경주시는 그 같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통큰 투자`는 무산됐고, `푼돈 나눠먹기`로 끝나버렸으며, 줄곧 중앙부처와 국회에 목을 매고 구걸하는 처지로 살아가게 됐다. 자치단체장의 리더십과 시민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2014-08-26

도의원까지 `甲질`이냐

국회의원의 `갑(甲)질 출판기념회`가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9월 국정감사때 마다 국회의원 출판기념회가 줄을 잇고, 연말의 예산심사때도 그렇다. 이른바 `국회의원이 힘 쓸 시기`에 뇌물 긁어모으기가 극성을 부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상한 법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때 받는 `책값`만은 정치자금법에 걸리지 않고, 신고의무도 없다. 변칙모금이 가능하도록 국회의원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개구멍`이 있다. 출판기념회 한 번에 1억원에서 3억원씩 모으고, 실세의원은 5억에서 10억원을 번다는 것이다.줄을 길게 늘어서서 돈봉투를 내고 눈도장을 찍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임위 관련 유관 단체나 기업인이고, 가끔 장관들이 직접 줄을 서기도 한다. 결국 출판기념회는 `을(乙)들의 입법로비 통로`가 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쓸어 담는 사람은 예결위 의원들이라 한다. 책 한 권 값은 1만~2만원이지만, 기본은 10만~20만원이고, 대기업은 수천만원을 축하금으로 내기도 한다. 출판기념회에서 긁어모은 재산이 억대지만, 이렇게 불어난 재산을 곧이곧대로 신고하는 국회의원은 없다. 현금으로 보관하거나 지인의 이름을 빌린 차명계좌에 넣어두고 곶감 빼먹듯 쓰는 경우가 많고, 정확한 액수는 보좌관도 모를 수 있다고 한다.얼굴에 철판 깔고 입법로비자금 쓸어담는 국회의원도 있지만, 일말의 양심을 가진 의원들은 그런 속보이는 甲질을 하지 않는다. 아예 출판기념회를 하지 않거나, 계산기를 놓고 `정가`만 받아 투명하게 밝히는 의원도 있다. 출판되는 책들이 대부분 `유령작가`들이 대필한 것이고, `읽혀지는 일` 없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해 폐지 수집상의 손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법 부당한 국회의원의 甲질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하는 과제를 놓고 지금 논의가 무성하다. 국회 회기 동안 하는 일은 전혀 없는데도 무노동무임금에 해당되지 않는 특혜를 받으면서 정치자금법에서도 특혜를 받는 의원들이 설치는 한국. 그래서 “정치인들이 정치를 망치고 나라를 망친다”는 소리가 나온다.최근에는 도의원까지 갑질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 위원들이 제주도까지 가서 연찬회를 하고 돌아오는데, 도의회 앞마당에 도청 고위간부 10여명이 도열해서 버스에서 내리는 도의원들을 영접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이 날은 을지훈련이 진행중인 `비상상황`이었다. 누구든지 자기 앞에서 굽실거리는 사람이 많으면 기분 좋아지기 마련이고, 예우가 소홀하다 싶으면 `집행부가 올린 안건에 대해 몽니를 부리는` 모습이 그동안 심심찮게 보여진 것도 사실이다. 참으로 치사한 권위주의이고, 옆구리 찔러 절받기나 다름 없다. 국회의원들의 못된 버릇을 지방의원들도 따르는 것같아서 씁쓸할 뿐이다.

2014-08-25

환경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포항시는 송도 송림공원에 `솔개천`조성 계획을 진행중이다. 과거 송도해수욕장과 더불어 도심의 명소였던 거대한 솔밭의 명성을 되살리려는 프로젝트이다. 송림공원을 가로지르는 도시계획도로를 걷어낸 후 그 자리에 바다분수·벽천분수, 물놀이공원, 물레방아, 연못, 징검다리 등을 지을 생각인데, 30억원 가량을 들여 올 연말에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시 아이디어 공모에서 장복덕 시의원이 제안한 `솔개천` 사업이 1등을 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송도 송림은 1911년 한 일본인이 해송 묘목을 심기 시작했고, 1924년 어부보안림으로 지정됐다. 현재 32ha의 송림에서 솔밭음악회, 송도해변축제가 열리고, 산림욕, 휴식 체육 등 도심의 종합문화공간이 되고 있는데, 솔개천이 조성되면, 포항의 대표적 도심 생태공원으로 부활할 것이다. 경주시사적관리사무소는 첨성대 앞 동부사적지 일원에 한국 최대의 목화단지 조성을 완료했다. 3만3천여㎡의 목화밭은 9월초에 꽃이 피고, 9월 말이면 다래가 열리고, 10월 초에는 다래가 터져 하얀 솜이 피어나온다. 조선시대 중전(中殿) 간택때, “무슨 꽃이 가장 아름다운가”란 문제가 나왔는데, 한 규수가 “꽃도 아름답고, 솜이 백성의 옷감이 되는 목화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란 대답을 해서 왕비로 간택됐다는 일화도 있다. 경주 안압지 월성 일대는 이미 꽃대궐이다. 봄에는 유채꽃,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는데, 이제 목화꽃이 한 몫을 거들게 됐다.대구수목원은 온실 3개동에 열대 과일과 난대 수종 등 90여종 360여 그루를 심어 최근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파파야, 망고, 망고스틴, 키위, 바나나, 구아바, 애플망고 등 과일과 관상용인 분홍바나나, 핑거라임 등이 선보인다. 그 외 이름도 생소한 황금연꽃바나나, 빨아먹는 산톨, 부처의 머리를 닮은 슈가애플 등 열대과일도 있다. 또 난대성 식물인 좀굴거리나무, 후피향나무, 참식나무, 감탕나무, 황근 등도 있다. 대구수목원은 별도의 돈을 들이지 않고 직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었다. 버려진 점토백돌을 주워와 관람로를 만들고, 지인들의 집에서 키우던 열대·난대 식물을 분양받아 하나 둘 심어 키웠다.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는 지난 해부터 5곳 식당에`도심형 식물공장`을 시범 설치했고, 올해는 5곳을 더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2012년 정부의 `식물공장 산업생태계 조성 지원사업`에 응모해 지정됐다. 토양 없이 배양액을 쓰고, LED조명으로 빛을 공급하는 `실내 텃밭`이다. 산성비나 공해에 노출되지 않고 사철 생산이 가능하고, 농약걱정 없는 싱싱한 야채가 바로 제공되는 완전무공해 식품이다. 아직은 초보단계지만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시민들이 적극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201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