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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남북간 농업협력과 기술교류

한국의 농업기술이 아프리카 동남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농업을 변화시킨다. 포항시는 최근 농업기술센터 전문가들을 파견해 기술전수를 하고 있다. 이 섬나라는 세계 4대 빈국으로 국민소득이 400달러에 불과하다. 국토면적은 한국의 2.7배나 되지만 악천후 때문에 만성적 식량난을 겪는다. 포항시는 2011년부터 전문가를 파견해서 농촌개발운동과 새마을운동을 펼쳤고, 특히 지난해에는 통일벼 3품종 시범재배에 성공했다. 시는 올해도 단호박, 옥수수 등 다양한 채소 재배법을 전수하고 가정용 정미기도 지원하며, 의료지원도 하고 있다. 먼 아프리카땅의 빈국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기술원조를 하고 있는데, 정작 가까이 있는 북한에 대한 지원은 거의 끊겨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5·24조치 이후 남북관계는 냉전시대로 돌아간 것 같고, 남북은 그 책임을 서로 미루면서 장기간 기약 없는 대립상태를 지속해왔지만, 근래에 들어 화해분위기가 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어떤 경우든 대립보다는 화합이 양측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연방제통일이니 하는 정치적 논의보다는 과학기술·언어 등 학문적 비정치적 분야에서부터 `통일의 징검다리`를 놓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근래 들어 남북간 농업분야 교류가 본격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에는 한 시민단체가 주도해서 조제분유를 북에 전달했고,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대북농업개발협력포럼`이 개최돼`통일 시대 남북이 상생하는 대북농업개발 협력사업의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는데, 통일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기관과 과거 북한에 대한 농업 지원사업을 적극 펼쳤던 지자체 관계자들과 민간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해 비상한 관심을 보여주었다.이 포럼에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물자만 오가는 교류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오가고 지식과 기술이 오가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교류가 돼야 한다”는 축사를 했고,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김정은 시대에는 먹는 문제 해결이 최우선적 과제이며, 이를 위해 농업분야 남북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농업분야 협력은 남북 양측의 부담이 크지 않아 실현가능하다며 `공동영농단지`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한 발표자도 있었고, 남북 당국이 정치·군사적 사안과 농업협력을 분리해서 지속적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담은 신년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북한에 온실용 자재 지원, 남북 공동영농 단계적 확대, 북한 산림 복원을 위한 조림과 병해충 방제사업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상호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교류 협력이 실현되었으면 한다.

2014-03-11

경북 의성 컬링은 대박이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컬링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에서 여자주니어 대표팀이 그 가능성을 확고히 굳혔다. 컬링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악전고투했고, 올림픽 출전 10개팀 중 랭킹 10위였던 한국 컬링팀이 열강을 연속 격파하며 4강을 겨루었을 때부터 컬링경기는 비상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빙판위의 체스`라 불릴 정도로 아기자기한 두뇌게임이고, 선수들도 미모를 갖추고 있어서`컬링`과 K-POP 걸그룹 걸스데이를 합성해서`컬스데이`란 별명까지 얻었는데, 이번 여자컬링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컬링은 대박을 터트렸다. 스킵 김경애(20)와 김선영(21)은 경북체육회 소속이고, 김지현(18), 구영은(19)은 의성여고, 오은진(21)은 의성스포츠클럽 소속이다. 한국 컬링이 주니어·시니어 통틀어 세계선수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주니어 대표팀의 주축은 경북체육회와 의성여고 선수들이었다. 경북 의성이 컬링의 요람이란 뜻이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던 김지선(27), 신미성(36), 이슬비(26), 김은지(24), 엄민지(23) 등 경기도청 소속 선수들 중 2명이 의성여고 출신이다.올림픽 출전 10팀 중 10위였던 여자컬링 대표팀은 공동 8위(3승6패)로 뛰어올랐고, 이번 주니어팀은 지난 1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주니어선수권에서 8전 전승으로 우승,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으며, 예선 1차전에서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7승2패를 기록, 캐나다와의 결승전에서 팽팽한 시소게임을 벌이다가 4-6으로 석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북 의성 선수들이 이뤄낸 찬란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성컬링은 대박이다”라 할 수 있겠다.우리나라에 컬링 경기장은 단 두 군데 밖에 없다. 의성과 서울인데, 서울 태릉의 것은 연습용이고, 의성의 것은 국제경기용이다. 컬링에 일찍 눈뜬 지도자들과 지역 국회의원이 힘을 합쳐 의성을 컬링선진지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컬링 선수는 대부분 의성에서 나온다”는 말이 정설로 굳어졌다. 이같은 전통을 만드는 일이 결코 손쉬운 것은 아니다. 과거 영화 `우생순` 핸드볼 처럼 아무도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 가운데 “역경은 강한 뱃사공을 만든다”는 정신으로 장애물을 돌파했던 그 `한국 고추장 정신`이 오늘날 `컬스데이`를 이뤄낸 것이다.6·4지방선거 중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 중에서 공통적인 것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도청제2청사를 동남권 해안도시로 가져오겠다는 것과 의성군을 컬링의 메카가 되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박을 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 컬링투자에 올인해야 하겠다.

2014-03-10

감시·감독을 해태한 책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우려되는 것이 사회 기강 해이다. 행정조직은 국가를 구성하는 뼈대이고, 공무원을 일컬어 예로부터 동량(棟梁)이라 했다. 공무원과 행정조직이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는 의미다. 전제군주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고,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시대에도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공직기강이 느슨해지면 사회 전체 기강이 해이해지는 법이다. `선거기가 취약기`라 하는 것은 표를 의식해 감시·감독·단속 업무가 존재감을 상실하기 때문인 데, 선거때일 수록 공직기강을 더 엄히 다져야 하는 이유다. 포항수협 직원이 다른 사람 명의로 불법 대출 받아 가로챈 사실이 밝혀졌다. 북구 죽도동 A지점 직원 B(46)씨는 고객 명의를 도용해 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5년간 9차례 1억1천200만원을 횡령했다. 그는 전산단말기를 조작해 허위대출을 한 뒤 피해자 2명의 통장에 입금하고, 임의로 보관하던 피해자의 도장과 통장을 이용해 수차례 돈을 빼냈으며, 대출 상환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날짜를 변경하며 대출기간을 늘렸다. 그런데 이런 범죄행위가 자행되는 동안 그는 자체 감사에서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이 범법사실이 밝혀진 것은 후임자가 들어와 업무를 보다가 서류 미비를 발견하고 추궁한 결과였다.지난해 11월 경남 통영의 한 수협에서 5년간 189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 유통판매 업무를 담당한 직원이 거액의 공금을 빼돌릴 동안 수협은 감사 한 번 하지 않았다. 이 사건 후 수협은 “내·외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비리 관련자 엄중 문책, 통합전산시스템 구축 등 강도 높은 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포항 사건이 터진 것으로 보아 공염불에 불과했다. 부실한 감시 감독에 대한 문책을 엄격히 했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다.안동시는 2004년 광역쓰레기장을 확장하면서 지역주민협의체인 무주무발전위원회에 2011년까지 40억원을 지급하고, 또 순환형매립지 정비사업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0억원을 지급하고, 2021년까지 60억원을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무주무발전위원회 직원 A씨가 수년간 각종 사업비나 물픔 대금을 지출하고는 해당 업체에 대금을 잘못 입금했다면서 다시 돌려받는 수법 등으로 보조금과 마을기금 수억원을 가로챘다고 한다. 그러나 안동시는 수년간 정산서류 등의 면밀한 검토는 물론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관계자는 “각 단체들이 보조금을 사용한 현장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 발뺌을 했다. 공무원이 이런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으니 국가보조금은 임자 없는 돈이 되고 마는 것이다. 관리책임자를 엄히 처벌하는 관행이 정착돼야 이런 비정상이 정상으로 둔갑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2014-03-10

정부의 정책홍보 소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2월 임시국회가 끝났는데, 가장 시급했던 복지3법이 처리되지 못해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65세 이상에 지급할 기초연금법안과 장애인연급법안과 맞춤형 급여체계로 전환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이 처리되지 못해 시행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을 개탄하면서 “국회가 복지3법을 포함한 민생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켜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야권 신당 창당을 겨냥해 “진정한 새정치는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우리 정치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3모녀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동반자살한 일을 “가장 가슴 아픈 사건”이라며 “이 분들이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거나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이 상황을 알았다면 정부의 긴급 복지 지원 제도를 통해 여러 지원을 받았을 것”이라며 정곡을 찌른 한 마디를 했다. “우리 복지 여건이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있는 제도도 이렇게 국민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것이다. 국가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서 국민이 모른다면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가 된다.절망에 내몰린 국민을 구제할 제도가 있는 줄 몰라서 일가족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기업인이 경영에 도움이 될 지원제도가 있는 줄 모르는 덕에 58억원을 번 공무원도 있었다. 규제를 완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규제가 많고, 국민이 제도를 모를 때 웃는 사람은 공무원이다.국가는 고용창출과 기업활동 진작을 위해 상당한 기업지원자금을 확보해두었다. 그러나 소규모 영세 기업들은 이런 제도가 있는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고용노동부 5급 공무원이 바로 이 `모르는 점`을 파고 들어 `브로커 회사`를 친인척 이름으로 설립하고, `합법적 돈벌이`를 했다. 그는 정부 전산망에서 수혜 대상자를 확인한 후 몰라서 신청하지 않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아줄 수 있다. 수수료는 30%다”라고 해서 5년간 58억원의 정부지원금을 가로챘다. 이 돈은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이니, 그 공무원은 교활하게 국민혈세를 수탈한 것이다.규제가 많으면 공무원이 간섭할 일이 많아지고, 국민이 제도를 모르면 공무원이 즐겁다. “국민이 무지할 수록 정치가는 행복하다”라는 정치 격언도 있다. 북한의 비밀주의 폐쇄정치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권력층이 무슨 짓을 해도 국민이 모르기 때문에 부정·부패·비리가 자행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는 반대로 적극적으로 개방해서 국민 모두가 행복한 국가로 만들어간다. 정부와 언론은 정책홍보에 더 노력해야 한다.

2014-03-07

선거철의 인사 난맥상

선거철이 다가오면 현직 단체장이나 교육감 등 인사권을 쥔 수장들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선거는 절체절명의 사안이니 인사권이라는 `여의봉`을 사용하고 싶을 것이고, 소속 기관의 직원들은 인사의 향방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이럴때 등장하는 잠언이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매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쓰지 말라”는 말이다. 선거철 인사에는 자칫 의심을 살 여지가 많은데, 조금이라도 `선거용 의도`가 엿보이면 바로 지탄의 대상이 된다. 최근 경북도교육청 인사에서 잡음이 일었다. 시·군교육청 교육장과 장학관 인사에서 균형을 잃고 편중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또 직무성향에 맞지 않는 사람을 홍보담당에 임명해서 전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듣는다. `형평과 적재적소 배치`는 인사의 기본원칙인 데, 도교육청 인사는 그 두 가지에서 모두 빗나갔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교육청 근무 교육장과 장학관의 경우, 초·중등 출신이 고루 배치돼야 교육행정이 원활하게 수행되는데, 최근의 도교육청 인사는 편중적이라 한다.포항과 구미 교육청의 경우, 교육장과 장학관이 모두 초등 출신이라 중등 출신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교육청 한 간부는 “인사는 개인의 자의에 따를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거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시스템이 무너졌다. 인사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현 교육감이 선거에 대비해 자기 사람 심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는 측도 있다”고 했다. 또 현 교육감은 `홍보와 담 쌓은` 직원을 홍보담당으로 임명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홍보담당자는 교육정책도 알리고 보도 협조도 구해야 하는데, 언론사들은 “홍보담당이 부임한지 몇 개월이 지났는데 얼굴 보기 어렵다. 언론사를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얼마 전 경북도 보건복지국장 인사의 난맥상이 보도된 적이 있었고, 그때도 “현 지사가 차기 선거에 대비한 포석인사가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당시 보건복지국장의 경우, 1년 6개월 사이에 무려 4명이나 바뀌었는데, 이들은 모두 부시장, 공무원교육원장 등으로 영전해 갔기 때문이다. 평균 재임기간이 6개월이라면,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떠나는 `정류장 인사`인데, 이는 인사상식을 크게 벗어나는 일이다. 또 도내 안동, 김천, 포항에 3개 의료원이 있는데, 그 원장들이 모두 현 도지사와 인연이 깊은 실세여서 국장의 관리감독권이 통하지 못한다고 한다.인사권을 이용해 선거에 덕을 보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면, 이는 오히려 선거에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의 유권자는 예전처럼 그렇게 어리숙하지 않다. 원칙과 시스템에 의한 합리적 인사행정을 하는 행정가라야 유권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다.

2014-03-07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치유책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은 이제 `사회적 질병`이 됐다. 과거에는 인터넷중독이 많았으나 지금은 스마트폰이 인터넷 기능도 하니 스마트폰 중독이 폭증하는 추세다. 특히 청소년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서 스마트폰 중독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잠시도 스마트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고, 세상과 단절돼 외롭게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이상 심리현상인데, 이 중독은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게되고, 심하면 학업을 포기하거나,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위기에 몰릴 수 있다. 가족간, 동료간 대화는 단절되고, 전자기기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와 대화에 자신의 모든 인간관계를 맡겨버린다. 그러니 학업이 제대로 수행될 리 없고, 회사 업무에 전념할 수 없게 된다.`대구인터넷중독대응센터`는 실태조사에서 “전국 유·아동, 청소년, 성인 등 중독자가 220만3천명”이라고 했다. 이 센터는 매년 중독 치유 예방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데, 올해는 3만9천592명을 대상으로 중독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인터넷 사용 조절에 문제가 있는 가정을 직접 찾아가 상담서비스를 해준다. 또 중독 대응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14개 기관 거브넌스 구축 운영도 함께 추진한다. 그리고 센터는 `컬러풀 대구 놀이愛에 빠지다`를 주제로 학교 축제 현장에 찾아가 전통놀이와 현대놀이를 통해 인터넷게임과 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놀이체험 기회를 제공한다.전국적으로 이같은 중독 예방·치유 기관이 다투어 생겨나고 있는 것은 바로 중독의 심각성을 말하는 일이다. 한 인간을 폐인 수준까지 몰아갈 수 있는 질병이니,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시급한 과제다. 이미 은퇴한 성인들이야 소일거리가 되겠지만 학생과 직장인들로서는 문제가 된다. 자신이 중독자임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이 `중독자의 반응`인데, 이에 대응할 프로그램도 절실하다.포항시는 `숲은 우리들 어머니 품이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산림교육복지 운영계획을 수립했다. 자명자연생태공원, 도음산 산림문화 수련장, 사방기념공원 등지에서 산림체험교육을 실시, 청소년의 인성을 함양함으로써 학교폭력과 인터넷중독을 해결하려는 것이다. 올해는 유치원 어린이집 초 중 고교와 특수학교 등 지역 학생 5천여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학교숲`,`유아 숲체험원`,`숲으로 가자`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숲해설자와 숲교육지도자 등이 교육을 이끈다.숲에서는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놀이기구가 아무것도 없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즐겁게 놀더라는 것이다. 숲은 인체에 좋은 물질을 배출하고, 정신적 치유기능이 높고 인성계발과 심신 건강에 더 없이 좋다. 이같은 노력이 더 확산됐으면 한다.

2014-03-06

포항크루즈 운영방식 개선을

해양도시인 포항이 운하를 파 `바닷물과 강물이 몸을 섞는` 물길을 조성하고, 크루즈선을 운행한 것은 매우 기발한 프로젝트였다. 특히 여러 기업들이 자금을 모아 `사회적 기업`으로 한 것도 좋았다. 지금 바닷고기와 민물고기가 운하를 헤엄쳐 다니는데, 전어 숭어 장어들이 오고, 아비, 뿔논병아리, 논병아리 등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철새들까지 목격돼 포항운하의 부수적 효과 또한 대단하다. 운하 주변은 낚시의 명소가 될 조짐이 보이는 데, `운하 낚시조례`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동빈내항 일원에 국내 최초의 부력식(浮力式) 해양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5년간 100억원(국비 70억원·지방비 30억원)을 들여 9천90㎡ 면적에 광장, 음악분수, 파고라수변공원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이 물에 뜨는 해양공원이 완공되면 포항운하와 어우러져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고, 동빈내항과 포항운하와 크루즈선 운행은 명실공히 포항의 랜드마크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고, 죽도시장과 함께 포항경제의 효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그런데 지금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무슨 일이든 실수는 있기 마련이지만, 사소한 문제가 중첩되면 결국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잘못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을 잘못인 줄 모르는 것이 문제”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동빈내항 해양공원 조성지 일대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침하되는 현상과 포항크루즈 운영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났다.침하현상에 대해 송도주민은 “이제 막 공사를 시작했는데, 지반이 내려앉았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불안하다. 교통사고 위험이 높으니 인도를 막는 등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항시건설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응급복구와 성토작업을 마무리해 더 이상의 침하는 없을 것이다. 완전 복구될 때까지 주민들의 불편 해소책과 안전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2016년까지 부력식 해양공원을 완공할 예정인데, 지금부터 문제점이 발생하면 공사 진행에 차질이 오지 않을 지 걱정이다.포항크루즈선 경영방식을 두고도 이용객들의 불만이 쌓인다. 초창기라 경영미숙도 있겠지만, 신속적절히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그나마 흉이 묻힐 것이다. 그러나 뭉그적거린다면 이미지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매표소 직원이 장시간 자리를 비워 줄지어 선 사람들의 불만을 산다든가, B코스(6km)는 예악제라는 것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A코스(8km) 표를 사거나 돌아가야 하는 일이 빈번하고, 영·유아에 대해서도 탑승료를 받는 일 등은 운영미숙을 노출한 것이다. 이미지 손상이 더 진행되기 전에 서둘러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입 올리기에만 눈이 멀었더라”란 여론이 형성되면 수입은 더 안 오른다.

2014-03-06

`동서화합포럼`에 대한 기대

지난해 말 경북 출신 국회의원들과 전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동서화합포럼`을 구성했다. 지역갈등의 핵인 두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부터 화합하자는 취지였다. 정치가 만든 지역감정을 정치가 푸는 결자해지의 길을 가자는 뜻이었다. 그리고 올해 1월15일 찬바람을 맞으며 경북지역 의원들이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갔다. 그때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하고, `아버지 시대의 고초`를 사과하자, 김 전 대통령은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일화를 소개했고, 박지원 의원은 “DJ 서거때 국장, 국립서울현충원 안장, 국회내 빈소 설치 등을 요구했을 때 MB는 결단을 내려주었다”고 화답했다. 전남도당위원장 이윤석 의원은 “동서화합과 한국사회 전반의 갈등 치유에 밀알이 되자”고 했고, 이철우 경북도당위원장은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갈등을 치유하지 못하면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며 대통합에 양 지역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자고 했다. 그리고 의원들은 추운 겨울에 꽃이 피는`홍매화`를 기념식수했다.지난 3일 `동서화합포럼` 전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구미 상모동 박 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예방했다. 경북도당위원장은 “이런 행사가 일회성 전시성으로 그쳐서는 안되고, 도지사, 시장 군수, 의회도 참여하고, 자매결연도 해서 진정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으며, 전남도당위원장은 “민주화 세력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산업화 세력의 대표격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함으로써 동서화합을 이루고 통일을 이루자”고 화답했다.김태환 의원은 축사에서 “동서화합 없이 남북통일이 되겠는가. 이번 기회에 진정성 있는 동서화합 포럼이 돼서 남북통일까지 가자”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은 악연만 있는 것이 아니며, 역사의 뒤안길에서 화해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의원들은 `박정희 동상`옆에 이팝나무를 기념식수하고, `김·박 걸개사진`을 걸었다. 이팝나무꽃은 쌀밥이 소복히 담긴 모습인데, 박 대통령이 가난을 물리친 상징나무가 되었다.이날 새누리당원들과 주민 200여명이 나와 민주당 의원들을 박수와 연호로 환영해 화합분위기를 돋우었다. 근래 들어 주민간의 동서교류가 매우 활발하다. 김장철에는 전남의 절인 배추가 경상도에 대량 배달되고, 된장 담글 철에는 호남의 메주가 경북지역에서 잘 팔린다. 포항의 과메기와 호남의 갓김치나 젓갈 등 특산물이 활발히 거래된다. 정치적 동서화합이 제대로 진행되어서 호남에 새누리당이, 경상도에 민주당이 발을 뻗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 그리고 동서를 연결하는 철도가 놓아진다면 동서는 한결 가까워질 것이다.

2014-03-05

고향에 재능 기부한 두 예술인

포항 출신의 두 예술인이 고향을 위해 아름다운 재능기부를 했다. 올해 97세 되는 초헌 장두건 화백은 2009년 포항시립미술관이 개관될 때 자신의 작품 50점을 기증했고, 최근에는 작품 19점을 영구 임대하고, 조각인물상, 팔레트, 이젤, 붓 등 평소 사용하던 작업도구들과 도서와 인물사진 등 자료 1천여점을 기증했다. 또 포항출신의 세계적 성악가인 바리톤 우주호씨는 최근 포항오페라단장에 취임, 고향의 음악 발전에 헌신할 생각이다.지역 발전의 중심축은 지역 인재들이다. 그래서 지역마다 다투어 장학제도를 만들어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또 역사적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선양하는 사업을 지역 마다 열심히 펴는 것도`인재와 지역 발전`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러시아의 스탈린이 메모첩에 기록해놓고 수시로 상고했던 말이 있다. “고위 벼슬아치 100명이 갑자기 사라진다 해도 국가는 아무 영향을 받지 않지만, 문화예술인 100명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그 순간 나라는 주저앉는다” 그래서 그는 오페라단과 발레단을 꾸준히 운영했다.우주호씨는 한양대 음대, 이탈리아 베네벤토 국립음악원, 산타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20년째 농촌, 병원, 양로원 등 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음악회를 열어왔다. 지난달 27일 포항오페라단장에 취임한 그는 “고향인 포항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한국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결의를 밝혔다. 오페라 하면 귀족층이나 즐기는 도락이란 생각이 들기 쉽지만, 한국의 판소리도 창극(唱劇)이라는 점에서 오페라의 일종이다.`이야기에 곡을 붙인`음악형식이다.창단 10년이 되는 포항오페라단은 올해 `문화로 놀자`라는 콘셉으로 정기공연과 갈라 공연,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문화소외계층과 다문화가족 등에 음악의 감동을 알려주고, 오페라 투어나 강좌를 마련해 누구나 쉽게 오페라를 접하고 즐길 기회를 만들 생각이다. 이를 계기로 포항지역에 `포항오페라단 후원회`를 결성했으면 한다. 부담 없는 후원금을 내고 `시민의 오페라단`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문화 예술이 꽃피는 포항`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포항시립미술관은 초헌 장두건 화백의 기증작품을 전시하는 `초헌관`을 마련하고, 초헌미술상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달 초 초헌관에서 장 화백의 작품과 기증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그는 프랑스 유학 현대미술 1세대이고 전통 아카데미즘이나 인상주의, 그리고 입체파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초헌은 이를 뛰어넘어 독특한 화풍을 개척했다. 화사하고 다소 몽환적인 색채, 지적이면서 경쾌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받는다.고향을 위해 재능을 기부한 두 예술인의 뜻이 유감 없이 펼쳐지도록 시민들이 적극 후원했으면 한다.

2014-03-05

재앙위에 핀 용서·자비의 꽃

10명이 사망하고, 128명이 중경상을 입은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는 공사 부실과 관리 부실이 빚은 인재(人災)라고 경찰이 밝혔다. 지붕 제설작업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고의 주원인인데, 건물의 지탱능력과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에 대한 지식이 모자랐던 탓이다. 또 최대 수용인원이 260명인데, 277명을 수용한 것도 지적됐다.`음향전문가`에 따르면, 소리도 공명현상을 일으켜 건축물에 상당한 충격을 준다는데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했는지 모르겠다. 사고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데서 발생하기도 한다. 건축사가 설계도면 작성과 변경을 하면서 건축구조기술사에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보조기 둥 바닥의 볼트를 4개에서 2개로 줄인 것도 지적됐다. 서울 소재 건축구조기술사가 설계구조도면과 구조계산서를 확인하지 않고 영천 소재 철구조물 제작 업체에서 임의로 확인도장을 찍었다고 한다. 언제나 졸속·편법이 사고를 만든다. 시공과정에서 주기둥과 앵커볼트를 연결한 뒤 고강도 무수축 모르타르로 시공해야 함에도 시멘트로 덮어 앵커볼트와 주기둥 하부구조 부실이 발생했고, 부실자재 사용 등 건축과정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다.수사당국은 설계, 시공, 감리 등 관련자들을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유가족들은 이들에 대한 선처를 당부하기도 했다. 고 김진솔(20·태국어과)씨의 아버지 김판수(53)씨는 합동영결식에서 유족 대표로 추도사를 하면서 “우리도 모든 원망과 슬픔을 내려놓을 터이니 너희들도 모든 사람들을 용서해주기 바란다”고 했으며, 부산외대는 추모의 의미로 사망자 결원을 보충하지 않기로 했다. 고 박주현(19·비즈니스일본어과)양의 아버지 박규생(52)씨는 경주경찰서를 찾아가 “저희 가족이 바라는 것은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라면서 법의 범위내에서 관련자들을 관대히 처벌해줄 것을 당부했다.박규생씨는 부산외대 총장을 찾아가 1004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딸의 세례명이`치유의 천사 라파엘`이라며 기부약정서에 기부자 이름을 `천사 박주현`이라 적었다. 또 박씨는 딸이 졸업한 부산 덕문여고와 다녔던 성당에 각각 1004만 원씩을 기부했다. 형편이 어렵거나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한 것이다. 딸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지만 그 이름만은 아름답게 이 세상에 남기를 염원하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고 고혜륜(19·아럽어과)양의 아버지 고계석씨도 부산외대에 장학금 기부의사를 밝혔다. 고씨는 “보상금 일부는 장학금으로, 나머지는 혜륜의 뜻에 따라 제3세계 교육시설 건립에 쓰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재앙을 딛고 피어난 용서와 사랑의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2014-03-04

야권 신당이 해야 할 새 정치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연합이 결국 합쳤다. 6·4지방선거 필패가 자명하니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여당에서는 `야합`이라 하고, 새정치는 없고, 헌 정치 구태의 재연이라고 비난한다. 국민들은 “여북 답답하면 그러겠는가”라며 측은하게 여긴다. 과거에는 연합으로 재미를 본 정치가 있었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연합 필승, 분열 필패”라며 야 3당이 연합을 한 것이 오히려 자충수였는데, 이번의 연합이 지방선거에서 `재미`를 볼 지는 미지수다. 한 여론조사 기관이 최근 발표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2.7%였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43.0%, 새정치연합 13.9%인데, 민주당은 11.1%였다. 거대 제1야당의 성적표 치고는 낙제점이고, 새정치연합의 성적 또한 점점 떨어지다가 최근에는 8%이상 추락했다.`안철수의 새정치`란 것이 여전히 안개속인데다가 인물란·자금란·조직란을 겪으며 `허약한 본색`이 점차 드러나니 새 활로를 찾지 않을 수 없었고, 민주당도 벼랑끝 전술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야당이 하는 일이 본래 `정부 여당 헐뜯기와 발목잡기`지만 그것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야당들은 그 독을 너무 마셨다. 민주당은 박근혜정부에 대해 `무능·오만·독선·불통·반민주·민생파탄`정권이라 했지만, 국민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이빨은 강하기 때문에 빠지지만, 혀는 유연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국민정서를 바로 읽지 못하고 외골수로 `심판`만 하다가 지지율 11.1%라는 절망적 성적표를 받았는데, 야권 연대 신당은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새정치·새활로`를 찾아야 한다.`이빨이 아니라 혀`처럼 융통성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북한의 인권은 온 세상이 다 걱정하는 일인데, 우리나라 야당 국회의원들만 오불관언이다. 북한인권법안 5건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외통위에서 잠자고 있다.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북한의 인권침해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북한을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북한인권법이다. 독재자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인민을 `존엄`으로 여기도록 돕는 법이란 말이다. 밤이 되면 까맣게 되는 북한을 보고 `빛의 분단`이니 북한의 10대는 남한 청소년보다 10kg이상 체중이 덜 나가는 `체형분단`이란 말도 있다. 이런 현상을 바로잡는 데도 북한인권법은 일조를 할 것이다.야권 신당이 `새정치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그 탈출구를 북한인권법에서 찾아야 한다. 북한의 참혹한 인권말살의 현실을 방관·방치하면서 무슨 새정치 운운 하는가.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북을 돕는 길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물웅덩이를 향해 기어가는 아기`를 그냥 버려두는 일이다.

2014-03-04

`1090 평화와 통일운동`

`1090 평화와 통일운동`은 10대부터 90대까지 모든 세대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지난해 3월 정식 출범했다. 종교·문화·법조·학계·정계와 기업·지자체 대표 등 35명이 발기했고, 이영선 코피온 총재,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백영철 건국대 명예교수 등이 공동대표이고, 이홍구 전 국무총리, 도법스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등이 고문이다. 이 민간단체가 최근 북한 아기들에게 보낸 조제분유는 컨테이너 2개 분량의 2만6천통이고, 통일부는 이 대북 지원을 승인했다. 남북 정상이 공히 화해 협력을 강조하고,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무사히 치러진 상황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아기들에게 분유를 제공함으로써 남북 화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이 일은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도움을 받아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 북측은 탁아소, 유치원, 소아병원, 육아원 등 10여 곳의 영·유아 시설에 공급할 예정이다.유니세프는 `2014 아동 인도주의 활동보고서`에서 북한의 5세 미만 어린이 중 28%가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유니세프는 대북 식수·위생 부문 개선사업에 590만 달러를 투입하고, 보건·교육에 대한 지원도 벌여나가기로 했는데,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근래 `체형 분단`이라는 용어가 새로 생겼다. 키와 체격에 현격한 차이를 보여서 외모만 봐도 남한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 알아볼 정도라 해서 생긴 낱말이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북한의 대남 비난과 도발위협 등 경색국면에서도 민간의 분유와 의약품 지원은 계속 승인해왔다.또 정부는 구제역이 발생한 북한에 소독약과 백신 등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했다. 북한 조선통신은 “평양시와 황해북도 중화군의 17개 단위들에 전파됐으며, 3천200여 마리가 구제역 O형에 감염돼 360여 마리가 폐사됐으며, 2천900여 마리를 도살했다”고 보도했다. 영양실조로 `체형 분단`이란 말까지 나오는 북한에서 가축전염병까지 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식량·분유 지원과 함께 의약품을 지원하고, 가축전염병 퇴치를 위한 소독약과 백신을 공급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 일이다.영·유아가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면 뇌세포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성인이 됐을 때도 민성질환을 앓을 수 있다. `1090 평화 통일운동`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준비위원회` 구상에도 거론될 정도로 비중이 있는 민간단체이다. 이 운동에 국민적 차원의 참여가 필요하다. 국민 각자가 통일을 위해 기여한 바가 있어야 하겠다.

2014-03-03

남북이 함께 하는 기념행사를

제95주년 3·1절 기념행사가 전국적으로 성대히 개최됐다. 독도사랑운동본부와 울릉군, 울릉군의회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행위 및 역사왜곡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독도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독도사랑 문화공연을 펼쳤다. 포항시는 송라면 대전리 3·1만세촌 광장과 포항운하에서 기념행사를, 영덕군 영해면도 만세운동를 재현했으며, (사)대구한백청년회는 햇불행진을, 대구국학원이 주관하고 대구지방보훈청이 후원하는 `3·1절 기념 태극기 몹`거리 퍼포먼스도 있었다. “기미년 3월 1일 정오 터지자 밀물같은 대한독립 만세”로 시작해서 “선열아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기리 빛내자”로 끝나는 3·1절 노래를 1년에 단 한 번 불러보는 날이었다. 우리가 3·1절 만세운동과 8·15 광복절을 더 절실히 기리는 것은 일본의 극우성향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에게까지 독도는 일본땅이라 가르치고, 2월22일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는 중앙정부 고위 관리들이 와서 축사를 했다.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는 일본의 군국주의 시대를 귀태(鬼胎)라 불렀다. 그런데 근래 들어 아베정권은 그 귀태를 환생시키고 있다. “나를 군국주의자라 불러도 좋다” “침략이란 말은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런 말을 태연히 한다.일본 고위 공직자들의 망언도 이어진다.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었다”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다” “난징대학살은 없었다” “일왕은 살아 있는 신이 됐다” 등등. 뿐만 아니다. 젊은이들을 자살특공대로 내몬 가미가제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들이 남긴 유서를 유네스코기록문화유산에 등재하겠다 한다. 또 나치 히틀러가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주의 헌법을 슬그머니 개정해 독재를 정당화한 헌법으로 만들었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본이 군국주의로 복귀하다 보면, 언제 해상자위대가 독도를 공격할 지 알 수 없다.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남북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비록 분단됐지만 공동의 적 앞에서는 한 민족끼리 손을 잡는 것이 마땅하다. 3·1절 기념행사를 남과 북이 함께 개최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것이 통일 대박으로 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또 8·15 광복절도 남북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기념하면 여북 좋은가.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한글날 기념행사, 설날 민속행사, 개천절 기념식, 8월 한가위 민속행사, 단오절 민속놀이 등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남북이 정치체제에서는 물과 기름 같지만 정신적으로는 언어를 같이 쓰는 동포다. 분단 이전으로 단숨에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차츰 차츰 접근해가는 노력은 필요하다.

2014-03-03

신라왕경 복원정비 특별법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 정비 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하자는 특별법이 추진되고 있다. 초안에 의하면 문화재청은 신라왕경 복원 정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경주시장은 종합계획에 따라 매년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하며, 또 안정적 재원 조달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고 기금 조성을 위한 특별회계를 설치, 국가, 경북도,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전입금, 출연금을 적립토록 한다는 것이다. 왕경복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고, 지난해 문화재청, 경북도, 경주시가 양해각서를 채결했다. 이 신라왕경 복원사업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12년간 계속되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성을 유지하며 차질 없이 추진되려면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특별법이 제정돼야 하며, 추진 주체의 안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가 1조6천622억원이나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인만큼 위원회의 위상도 튼튼한 기반위에 서야 하고, 재원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서도 특별회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이 특별법은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상의해서 4월 국회에 발의할 것이라 한다.신라 왕경(王京)이란 북천·서천·동천·남천 4개의 강으로 둘러싸인 시가지 부분을 말한다. 월성, 황룡사, 분황사, 첨성대, 봉황대(왕릉), 동궁과 월지, 월정교, 쪽샘 등이 있는 지역이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은 이 왕경을 완전히 신라의 모습으로 바꿔놓을 생각을 했었다. 박 대통령만큼 신라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지도자가 없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서거후 어떤 정권도 경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서울 경복궁 복원 정비에 많은 국가예산을 투입했을 뿐이다.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주가 다시 부각됐고, 경주 시가지 전역을 대상으로 한`왕경 복원`은 아닐지라도 `왕경 핵심 유적`만 복원 정비키로 한 것이다.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것은 경주로서는 큰 복이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를 따라 경주에 여러번 왔었고, 부친의 경주구상을 익히 알고 있었으며, 그 유지를 받들어 신라왕경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이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도읍지이고, 북한의 개성은 고려 5백년의 도읍지 송악이다. 신라의 정신을 계승한 고려는 신라의 인물과 제도와 전통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와 같은 역사를 돌이켜볼때 경주와 개성은 고도(古都)라는 점에서 정신적 맥을 같이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신뢰프로세스의 일환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한다는데, 경주와 개성의 문화교류가 통일에 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도 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은 차질 없이 실행돼야 할 일이다. 이번에 국회에 상정되는 왕경 복원정비 관련 특별법이 무난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2014-02-28

남북 상호이해의 여정(旅程)

박근혜 대통령은`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남북간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을 천명했다.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통일에 관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을 모색해 나갈 그 중심적 역할을 맡을 기구이다. 박 대통령은 “독일에 갔을 때 통일 당시 서독 총리를 지낸 분에게 `통독이 됐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은 무엇이었던가`물었더니`인포메이션, 인포메이션, 인포메이션`이라고 세 번 말했다. 서로를 너무 몰랐던 게 한이라더라”고 했다. 통일전에도 서독과 동독은 빈번한 교류가 있었고, 서독은 동독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소련을 통해 많은 지원금을 보내주었으며, 정치범 한 사람당 상당한 돈을 주고 데려왔으며, 서독 의회는 공개적으로 동독 지원금을 의결하기도 했다. 이만하면 동·서독은 서로 잘 알았다고 볼 수 있겠는데, 그래도 통일이 되고 나니 서로 모르는 것이 너무 많더라는 것이다.남북이 서로를 더 많이 알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통일을 준비하는 최우선 과제이므로, 그 일을 맡을 컨트롤 타워로 `통일준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통일후, 동독은 “경쟁체제가 너무 어려워 통일 전이 나았다”는 말이 나왔고, 서독은 “동독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바람에 우리는 더 가난해졌다”고 했다. 통제체제 속에서 수동적으로 살아온 사람과 자유 경쟁체제 속에 살아온 사람 간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던 것이다.이번 이산가족 상봉 논의때 북은 “한국의 언론을 정부가 다스려달라”는 요구를 했다.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관제언론밖에 없는 북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 북은 언론의 비판기능을 이해하지 못한다. 북은 `비판`을 반역으로 보아 극형으로 다스리지만 남은 `당연한 일`로 여긴다. 이석기 의원 사건도 북에서라면 `장성택 처형`과 같이 다스리겠지만 남에서는 검사와 변호사 간의 법리공방을 거치며 3심까지 가는 긴 세월이 지난 후 기껏 징역형과 자격정지 정도이다. 남북이 서로 `이해되지 않는 일`의 한 사례다.`통일준비`란 이와 같은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낱낱이 드러내어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준비과정이다. 그런 이해의 과정 없이 통일이 됐을때 독일처럼`엄청난 투자를 하고도 쌍방이 불만인 불완전 통일`이 되고 말 것이다. 서로 대립하는 관계에서도`공동의 적`이 생기면 `한 편`이 되는데, 일본의 후안무치·망언 망동에 대응해서 그 죄악상을 밝혀내 고발하는 일은 남북이 손을 잡을 수 있는 일이다.또 산림녹화나 구제역 등 전염병에 대한 공동대응, 과학기술이나 역사 문제, 언어문제 등 학술적인 면에서도 공동연구의 길을 틀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적 이익이 되는 과제를 발굴 협력하는 일을 서로 연구하면 된다.

2014-02-28

교복나눔에 더 많은 참여를

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것은 동창간의 사랑을 물려주는 일이다. 의복 속에는 그 사람의 영혼이 스며 있기 때문에 의복은 `제2의 신체`라는 믿음이 우리 민족에게는 있어왔다. 따라서 교복을 나누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입학하는 후배가 졸업한 선배의 교복을 물려받아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값싼 교복을 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선배의 사랑을 물려받는` 일이다.이 아름다운 교복나눔행사에 여러 교육청, 봉사단체, 기업 등이 나서고 있다. 경주시와 경주시새마을회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체육관에서 사랑의 교복나눔 행사를 열었는데, 학부모 2천여명이 참가했다. 동복 27만원, 하복 20만원대인 교복을 2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으니, 학부모 부담이 큰 신학기에 쏠쏠한 부조가 되었다. 22개교가 참여했고, 5천여벌의 교복이 기증됐다. 새마을회는 세탁 수리를 맡는데, 동복은 세탁소에 맡기고, 하복과 와이셔츠, 바지, 치마 등은 새마을 회원들이 집에 가져가 직접 세탁·다림질을 했다. 판매대금은 어려운 이웃들에 밑반찬을 만들어주는데 전액 사용한다.포항교육지원청과 포항시새마을회가 주관하고, 포항시와 포항MBC가 후원하는 교복나눔행사에 2천여명 학생 학부모가 찾아왔다. 새마을회원들은 기증받은 교복 1만여벌을 세탁하고 수리해서 새 교복처럼 만들었다. 한 입학생은 “새학기에 준비할 것이 많아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많았는데, 싼값에 교복을 구입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3년간 깨끗이 입고 후배에게 물려주겠다”고 대견스러운 말을 했다. 허영과 사치에 물들지 않게 자식을 잘 키웠다.칠곡교육지원청도 가정 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인품과 정서 함양을 위해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열었는데, 중학교 6개교, 고등학교 2개교가 참여, 1천여벌의 교복을 모았다. 교육관계자와 학부모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세탁비용만 받았고, 수익금 100여만원은 불우이웃 성금으로 내놓았다.포스코의 사회적 기업인 포스코휴먼스는 무료로 교복 1천300벌을 세탁해주었다. 교복 상·하의, 조끼, 넥타이, 체육복 등 종류별로 분류해 세탁방법을 달리하고, 다림질로 마무리한 뒤 비닐포장까지 해서 새옷 처럼 만들었다. 포스코휴먼스 관계자는 “직원들이 고유의 업무 외에 추가로 일을 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내 아들 딸 동생들이 입는 교복이라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고 했다.그러나 교복 나눔행사에 참여하는 학생은 매우 적다고 한다. 아직도 사치 허영에 물들어 값비싼 대형업체의 교복을 사입고 부유를 과시하는 허세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류가 많다는 말이다. 거대한 교복시장을 석권하는 대기업들의 농간을 분쇄하기 위해서라도 교복공동구매와 중소 교복업체의 제품 구매를 활성화해야 한다.

2014-02-27

예산타령도 가려서 해야 한다

한동안 뜸하던 예산타령이 요즘 들어 새로 고개를 든다. 예산이란 본래 도끼질하고 대패질하기 마련이지만 그러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교육예산이나 도시미관 예산 같은 것이 그렇다. 교육은 성역(聖域)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또 포항시의 경우 테라 노바를 선언하면서 예술이 꽃피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일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도시미관을 위한 간판 정비사업 예산 배정하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교육과 간판에 관련된 예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점이 `벙어리 영어`였다. 외국인이 말을 걸어오면 도망갈 생각부터 하는 것이 바로 `외국인 무섬증`인데, 그것은 문법과 번역 위주로 된`입시용 영어교육` 탓이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원어민 보조교사를 채용했고, 그것은 긍정적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2001년부터 한 학교 당 4천만원씩 지원해서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게 했고, 2007년 전국에 86명이던 원어민교사가 2010년에는 376명으로 늘었다. 교육지원금 중 성공사례에 들만 했다. 그런데 이 예산이 대폭 깎였다. 지난해 212억원이던 것이 올해 164억원으로 줄어든 것이다.그 결과 포항지역 초등학교와 읍 면지역 중학교를 제외한 중고교에서 원어민교사가 사라지게 됐다. 결국 학원으로 학생들을 내쫓아 사교육비를 가중시키고, 어려운 가정은 교육기회마저 박탈당하며, 공·사립 간 학교 격차를 더 벌여놓게 됐다. 아낀 예산보다 더 큰 후유증을 만들어낸 것인데, 이것이 바로 `손대지 말아야 할 예산을 깎은` 부작용이다.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신임 영어교사 실력이 원어민교사보다 뛰어나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참으로 가소로운 `교육진단`이다. 한국에서 한국어로 생활하는 한국인 영어교사가 어찌 영어생활권에서 살아온 원어민교사보다 낫다는 말인가. `외국인 무섬증`을 무슨 수로 해결할 것인가.테라 노바를 목표로 내건 포항시는 아름다운 간판·조화로운 간판·품격 있는 간판·에너지 절약형 간판이 내걸린 거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주변 건축물의 형태와 색깔 등과 잘 어울리는 간판이 좋은 간판”이라는 규정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완공된 일부 옥외광고물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밤에는 표가 나지 않지만 낮에는 간판의 배경이 그대로 드러나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처음에는 뒷배경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고 했다가 지금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추가보완은 어렵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그러니 “공연히 간판을 바꿨다”고 후회하는 상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돈만 들이고 손대서 망쳐놓는` 행정이 포항시의 새 도시 사업인가. 예산타령을 할 것이 따로 있다.

2014-02-27

비리와 부실이 낳은 재앙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참사는 비리와 부실이 낳은 결과라는 것이 경찰 조사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공사비가 상식선을 크게 벗어났다. 바닥면적 1천205㎡인 체육관을 1억4천만원에 짓기로 하고, 포항에 있는 S업체와 계약했는데, 건축업계는 “정상가격의 절반 수준”이라 했다. 절반 값에 건축하려면 값싼 자재를 쓸 수 밖에 없고, 공정도 부실하기 마련이다. 특히 경주시 담당 공무원은 “폭설에 건물이 무너질 수 있으니 제설작업을 철저히 하라”는 재해 당국의 공문을 무시하고, 업체에 전달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니 결국 `총체적 부실과 비리와 직무유기`가 빚은 재앙이었다. 과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연상된다. 그때 서울시 공무원들이 상당수 사법처리를 당했는데, 형기를 제대로 산 사람도 별로 없고, 현직에 복귀한 공무원도 상당수 있었다. 당시 “대형 건축물이 무너지는 것은 나라 자체가 부실하다는 증거”라는 말이 파다했다. 부정·부패·비리·직무유기 위에 세워진 건축물이 많다는 것은 나라가 그만큼 허술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그 때의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경주 체육관 사고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은 결코 유야무야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경찰은 시공을 한 S사와 건축자재를 납품한 경북의 E사를 상대로 부실시공과 규격미달 자재 납품 여부를 조사중인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공사 감리 담당자도 조사하고 있다. 부실시공 의혹은 19일 이뤄진 전문가 현장진단에서도 일어났다. 당시 토목환경공학 교수 등 전문가 5명은 “지붕의 뼈대인 보와 샌드위치패널을 연결하는 부분에 구멍이 4개 있는데, 실제 볼트가 박힌 것은 2개뿐이었다. 지붕 무게를 버티는 보들이 이렇게 심하게 휘기는 어렵다. 제대로 된 강철을 쓴 것인지 조사하고, 시공과정의 부실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재 샘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강도 및 재질 분석을 의뢰했다.과거 수백억원 짜리 공사를 입찰할 때 `단돈 1원`을 써낸 대형 건설업체가 있었다. 그것은 `국가를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의 표현일 수 있지만 이를 계기로 다른 많은 공사를 따낼 `마중물`구실도 했다. 포항의 S업체도 절반가격에 체육관 공사를 따낸 후 다른 공사를 수주할 약속을 받았는지 여부도 경찰은 조사를 하고 있는데, 만약 그런 약속을 했다면 리조트 측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2009년 이 체육관의 구조안전 검증을 맡았던 건축구조기술사 장모씨는 구조도면도 보지 않고 구조계산도 직접 하지 않은 채 “구조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승인 도장을 찍어준 사실도 확인됐다. 이것은 건축법 위반이고, 자격 취소 사유가 된다. 수사도 철저해야 하지만 처벌도 엄격해야 이런 참사가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

2014-02-26

에너지 자립섬 울릉도의 미래

21세기를 `청정 자연 에너지 시대`라 부른다.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가 수십년 내 바닥을 드러낼 것이 예상되니 다른 에너지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되겠고, 화석연료가 지구환경을 훼손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자외선 방어층에 구멍이 생겼으며, 지구온난화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100년 이내에 지구가 끓을 것”이라 전망하는 과학자도 있다. 이래저래 지구촌은 청정 자연에너지를 개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좋은 사례가 덴마크에 있다. 1997년 덴마크 자원부는 삼소섬을 청정에너지 자립섬으로 바꿔놓았다. 햇볕이 좋고, 바람이 잘 부는 섬이어서 우선 풍력발전소를 건립했다. 이 발전소가 섬 전체 에너지를 충당하니 석유나 석탄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 자연전력으로 삼소섬은 수소사회프로젝트를 성공시켰고, 신재생에너지 관리 시설과 기관을 입주시켜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당초 40%나 되던 실업률을 3%로 끌어내렸다. 목축을 발전시켜 `삼소치즈`라는 유명 브랜드도 개발했고, 청정에너지로 자립하는 섬을 견학하려는 관광객이 한해에 50만명을 넘어섰다.경북도는 2011년부터 울릉도를 삼소섬처럼 만들 계획을 세웠다. 2024년까지 총사업비 3천630억원(국비 지방비 민자)을 들여 울릉도의 천혜의 자연자원과 새로운 에너지원을 결합해 저탄소 녹색성장의 선도모델로 삼을 계획이었다. 섬 전역을 `녹색에너지 거점`, `녹색관광 거점`,`녹색생활 거점` 등 3가지로 구분해서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해에 10억원의 국비를 확보해 용역 등 기본계획을 진행시켰다. 태양력,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에너지, 수소에너지 등 총 11가지의 에너지원이 개발 대상인데, 울릉도·독도에는 이같은 청정에너지원이 풍부하기 때문이었다.경북도의 이같은 프로젝트에 최근 정부가 날개를 달아주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풍력, 태양광, 매립열,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을 연결해 디젤발전을 대체하는 `에너지자립섬` 울릉도를 시범·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전력 공기업과 신재생 업계가 도서지역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 조성사업에 공동참여토록 해 수출역량도 확보할 방침을 밝혔다.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시범사업은 여러가지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이 성공하면 만간투자가 우선 활성화될 것이고,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며, 울릉도 견학 관광도 더 활기를 띨 것이다.울릉도의 소규모 신공항 건설도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를 구체화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이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울릉도·독도 프로젝트가 정부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영토수호 관점에서도 매우 바람직하다.

2014-02-26

평창을 향한 희망의 별빛들

금3, 은3, 동2, 종합 1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소치 동계올림픽은 막을 내렸다. 3관왕이 된 안현수를 러시아에 뺏기는 등 쇼트트랙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밴쿠버의 효자종목이 불효종목이 됐다. 특히 남자부의 부진은 빙상연맹이 책임을 져야한다.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남자부 전멸`이라는 전대미문의 성적표를 남길 뻔했다. 4년후 평창에서 소치의 치욕을 반드시 씻어야 한다.여자컬링은 비록 4강에 들지는 못했지만 희망의 빛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강호 러시아·일본·미국을 큰 점수차로 꺾고, 3승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경이롭다. 10개팀 중 랭킹 10위인 우리 컬링팀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이다. 창설 20년에, 국제규모의 컬링경기장은 경북 의성에 단 하나뿐인 열악한 운동환경에다가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비인기종목의 설음도 많았지만 여자컬링은 평창을 향한 희망의 빛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태릉선수촌에 연습시설이 있지만 경기용은 아니다. 국제경기용 컬링장은 경북 의성에만 있다. 그래서 2010년 국제경기도 의성에서 열렸다.경북 의성은 한국컬링의 메카다. 소치에서 해설을 맡은 김민정 해설위원도 경북체육회 코치이고, 의성 군위 청송이 지역구인 김재원 의원은 국제경기장 건립을 위한 예산 확보에 일조를 했으며, 그 자신 컬링 선수이고 올 여름에는 컬링 지도자 겸 심판 자격증을 딸 계획이다. 이번에 예쁘장한 얼굴로 유명해진 이슬비 선수는 의성의 한 과수원집 딸이다. 이번 소치에서의 성취를 계기로 컬링에 대한 투자가 더 많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컬링은 섬세한 한국인의 체질에 가장 잘 맞는 운동이고, 나이에 상관 없이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 컬링붐이 일어날 조짐도 보인다.올림픽에는 흔히 예상외의 성과가 있지만 이번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또 하나의 희망의 빛이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 3명이 한 팀이 된 남자 팀추월은 네덜란드 팀에 3초 뒤진 준우승을 했다. 겨울이 긴 북극권 국가들의 잔치인 겨울올림픽에서 우리가 거둔 메달은 그만큼 가치가 높다. 3명이 한 팀으로, 두 팀이 동시에 달려서 앞 선수가 상대팀 뒷 선수를 추월하면 이기는 경기이고, 추월을 못하면, 뒷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시간을 재어 승부를 결정하는 경기다. 팀웍과 호흡이 중요하다.김연아의 은메달은 두고두고 한으로 남을 것이지만 박소연, 김해진이라는 두 기대주가 있어 평창의 빛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가 직접 선발한 후계자이고, 이번에 쇼트프로그램을 무난히 통과한 실력을 갖췄으며, 17세 고교생들이니 평창의 승전보를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쇼트트랙도 심기일전해서 두번의 눈물을 보이지 않도록 효자종목의 영광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2014-02-25

일본의 침략근성 철저한 응징을

일본정부는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고, 독도를 일본영토로 만들려는 의도를 노골화시켰다. 특히 시마네현은 이날 기념식을 갖고, 고지도 전시회 등을 열었으며, 일본 정부는 내각 정무관을 파견해 격려했다. 이날 경북도, 포항시, 울릉군은 `다케시마의 날 규탄대회`를 열었다. 도지사, 도교육감, 지역출신 국회의원, 시장, 군수 등이 모두 참여하고, 독도 관련 시민단체 및 시민 1천여명이 모여 성토했다. 서울에서도 독도향우회 회원과 학생 500여명은 광화문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일본은 전쟁범죄자라는 죄의식을 갖고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없애라!”고 외쳤다. 이에 앞서 21일에는 독도사랑본부(총재 강석호)가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국회의원 및 전국 중 고 대학생 대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4 다케시마의 날 철폐 촉구 행사`를 열었다. 이같은 규탄 대상은 단순히 독도문제만은 아니다. 일본이 과거의 군국주의로 돌아가려는 의도를 분쇄하려는 것이다. 일본이 지난 죄악을 반성하지 않고 억지만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위안부는 전쟁때 어느 나라에서나 있었다. 그러나 선량한 아녀자들을 강제로 끌어다가 성노예로 만든 사례는 나치 독일과 일본 뿐이다. 다른 나라들은 성매매업소들이 군부와 계약을 맺어 `매춘부에 의한 영업`을 했지만, 나치는 점령지의 길거리에서 혹은 교도소 여자 감방에서 강제로 여자들을 끌고가 몸을 제공하게 했다. 그런데 독일은 과거의 잘못을 숨기지 않는데, 일본은 굳이 그런 일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 심지어 독일은 `부인(不認)금지법`을 만들었다. 나치의 만행을 부인하는 자를 엄히 처벌하는 법률이다. 그런데 일본은 정부가 앞장서서 부인을 한다. 온 세계가 규탄해야 할 2중만행이다. 미 국무부는 2001년부터 세계 각국의 인신매매 방지 노력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는데, 일본은 항상 하위등급으로 분류된다.일본은 증거가 명백한 일까지 부인한다. 독도를 한국땅으로 분류해 제작한 지도가 수없이 많은데도 일본은 이를 외면한다. 일본인 자신이 제작한 지도에도 울릉도 독도는 분명히 한국 영토로 표기돼 있다. 또 일본은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일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그것이 거짓말이란 것은 자료에 의해 밝혀졌다. 최근 중국 상하이사범대학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일 학술회의`에서 “일본군이 직접 부녀자를 강제 연행하고, 중국 괴뢰정부를 이용해 군 위안소를 개설 관리하는 제도를 만들었다”는 증거자료가 다수 발표됐다.일본의 `과거 죄악 부인`은 침략근성의 재발 조짐이다. 이를 그냥 두었다가는 동남아의 평화가 다시 위협받게 된다. 군국주의를 싹 부터 자르기 위해서는 세계가 힘을 모아 응징해야 한다.

2014-02-25

문제 교사를 위한 인성교육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은 최근 `인성교육진흥법`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정의화 대표는 인사말에서 “법 제정은 정부 정책과 재정 지원을 통해 인성교육의 실효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이며, 4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6월까지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교육관련 여야정치인 10여명도 참석했는 데, 입법 취지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각론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법에 인성 관련 교과과정이나 수업 비율 등을 명시하자는 측도 있고, 기본 방향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개별 입법과 정책으로 뒷받침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일선 교사들도 의견을 냈는 데, “인성교육법 제정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자칫 `인성과목`이 또 하나 추가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교육부 소속인 인성교육진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올리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국회입법조사처 조인식 교육문화조사관은 “인성교육의 주체로서 가정의 역할을 법안에 명시하고 학부모교육을 의무화하자”고 했다.“문제 학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 가정이 있을 뿐”이란 말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교육부는 성범죄 교사 관련 처벌법을 엄격히 할 생각이다. 교육부 김영윤 학교정책관은 “학생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질러 법원으로부터 유죄가 확정된 교원은 교사 자격을 박탈해 교단에서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초중등교육법의 개정을 추진중이며, 이르면 올해 안에 개정,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2006년에 도입한 `성범죄자 취업제한 제도`에 따르면, 형 집행이 끝난 후 10년간 학교, 유치원, 학원 등 교육기관을 운영하거나 취업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그 기한이 지나면 취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개정하려는 법에는 교사 자격을 아예 박탈해서 재취업이 영구히 불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김 학교 정책관은 “극히 일부지만 자질 미달 교원을 교직에서 추방함으로써 대다수 교원들의 명예를 지키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는 사안이 가볍더라도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하는 등 교원 징계규정을 강화할 생각도 밝혔다.최근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최월영)는 초등학교 교사때 여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학사 A 씨(45)에게 징역 4년에 5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대구지법 이정목 판사는 학생의 멱살을 잡고 끌고다니다가 함께 넘어져 중상을 입힌 이모(52) 교사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감정에서 비롯된 행위는 올바른 교육방법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일부 자질 미달의 교사들 때문에 다수의 교사들이 피해를 본다. 학생 인성 교육도 중요하지만, 문제 교사들을 가르칠 인성교육법도 필요하다.

2014-02-24

수치(羞恥)만 남긴 소치올림픽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은 처음부터 수치스러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수천 마리의 유기견들이 돌아다니며 참가자들을 위협했다. 길거리를 떼지어 다니며 선수들이 묵는 호텔 복도에도 들어왔다. 배고픈 개들이 사람까지 위협하니 러시아 당국은 독화살이나 총으로 도살해야 했고, 동물애호가들은 유기견을 살리자며 당국과 대립했다. 소치올림픽은 처음부터 `개판`으로 시작됐다.숙소 수도꼭지에서 황톳물이 쏟아져나오는 통에 생수를 사다가 세수를 했고, 샤워실 문이 열리지 않아 문을 부수고 나온 일도 있었다. 변기 2개가 나란히 놓여 있어서 `코미디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으며, 변기 뚜껑이 밑에 있고 변기는 벽에 붙어 있는 `예술작품`같은 화장실도 있었다. 변기에 `낚시 금지 딱지`가 붙어 있기도 했다. 러시아에는 변기에 대고 낚시질을 하는 정신병자들이 많은 모양이다.소치는 따뜻한 휴양도시인데, 올해 겨울은 유난히 기온이 높아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았다. 눈이 없는 겨울올림픽을 열자니 눈확보에 엄청난 돈을 들여야 했다. 북쪽의 만년설을 차량으로 실어다가 지하실에 보관했고, 제설기 446대를 곳곳에 배치했으며, 심지어 주술사까지 불러와 기설제(祈雪祭)를 지냈지만 올림픽 기간 내내 청명한 하늘에 기온이 영상 20도를 오르내리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소치는 43조원,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돈을 썼다. `겨울 없는 도시`에 겨울올림픽을 유치한 대가였다.코미디의 하이라이트는 오륜기였다. 개막식때 눈꽃송이 5개가 동그라미로 변하는 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꽃송이 하나는 고장을 일으켰다. 그래서 다른 4개만 `4륜기`가 되고, 하나만 꽃인 채 남아 있어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일은 곧바로 상혼을 발동시켰는데, 개막식 후 단 몇시간 만에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에 `4륜기 티셔츠`가 출시됐다. 그러나 러시아 국민들은 TV에서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당국은 연습때 찍어놓은 영상을 대신 내보냈다.결정적인 `소치의 수치`는 피겨에서 벌어졌다. 김연아의 은메달을 두고 국제여론이 들끓고 있다. “올림픽 사상 가장 이해할 수 없고, 가장 의심스러운 판정” “김연아의 적수는 김연아 자신뿐” “숨이 막힐 정도로 완벽한 환상적인 연기”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은 스캔들” “소치올림픽은 푸틴의 눈치만 살피는 눈치 코치 수치올림픽”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의 부인이 심판이고, 미국 한국 심판은 없었고, 친 러시아 유럽심판 일색” “5점 이상의 차이는 과잉눈치가 빚은 실수”우리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4년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그 때 러시아는 `뿌린대로 거둘 것`이다. 세계는 심판 스캔들을 내내 잊지 않을 것이다. 연아의 은메달은 욕된 금보다 더 빛난다”

2014-02-24

비정치적 남북 교류의 방향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많은 우여골절 끝에 성사됐다. 오래 만남이 중단됐었고, 단 나흘을 남겨두고 북측이 연기하는 바람에“정말 믿을 수 없는 상대”란 비난도 들었다. 이번의 협의과정도 상호 팽팽한 신경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측의 줏대와 북측의 자존심이 양보의 미덕으로 접점을 찾았고, 한미 군사훈련도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혈맹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단순 동맹 관계로 격하된 것도 북이 더 이상 고집을 부릴 수 없는 여건이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법이어서 그동안 남북은 숱한`비`를 맞아 땅이 많이 굳어졌다. 부부간에도 고운 정 미운 정이 교차되면서`부부의 정`이 완성된다는데, 남북관계도 그 같은 과정을 겪어왔다. 그래서 정치적 문제는 잠시 뒤로 미뤄놓고 비정치적 교류, 가령 언어나 과학기술 같은 학술교류와 북의 인적 물적 자원과 남의 자본 기술이 만나는 경제교류 같은 것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접근방법이 바람직하다.2007년 6월30일 평양에서`민족과학기술학술대회`가 처음 열렸다. 포항공대(남)와 김책공대(북)·민족과학기술협회(북)가 공동주최하고 박찬모 당시 포스텍 총장 등 24명의 남측 인사, 150여명의 북측 인사, 재중 동포 학자 10여명, 미국 학자 10여명, 재일동포 학자 1명 등 200여명이 참가해서 IT(정보기술), NT(나노기술), BT(생명공학), ET(환경공학) 등 4개 분야에 대한 학술교류를 했고, 박찬모 당시 총장은 기조연설에서 “분단사상 첫 과학자들의 역사적 만남이고, 남북이 공동연구를 할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이받이할 이 학회를 매년 지속적으로 열자”고 제안했다.그리고 2011년 7월 제7차 고려학국제학술토론회에서 남북 과학기술 용어 통일에 관해 논의했다. 북한은 1960년 `말 다듬기 운동`을 벌여 한자를 폐지하고, 외래어와 고유어를 정리했는데, 전구가 불알로, 코너킥이 구석차기로 변했고, 표준어를 문화어라 불렀는데, 북한 사투리가 많이 문화어가 되어 사전에 올랐다. 그러나 김정일 대에 와서 그 언어정책이 폐지돼 한자도 가르치고 외래어도 사용하고 영어도 배우게 되었다.남북 언어학자들이 모여서`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을 벌여왔었는데, 천안함 사태 이후 지난 4년간 회의가 중단됐으나 지금의 화해분위기를 만나 그 논의를 다시 일으킬 움직임이 보인다. 남북간 언어의 이질화는 세월이 갈수록 심해진다. 북한말을 들으면 외국어 같고, 탈북자들도 남한 언어가 너무 생소하게 들린다고 했다. 통일의 길은 차근차근 닦여야 하는데, 그 첫걸음은 언어의 통일이다. 일상용어든 과학용어든 `말과 글이 통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겨레말 큰사전의 편찬은 통일로 가는 고속도로를 닦는 일이다.

2014-02-21

철저한 안전점검과 예방책을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의 신년보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여수,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방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세우라”고 당부하고, “근래 들어 화학물질 사용과 유통량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전수칙을 체계화하고 철저히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변국들과 환경외교 노력을 강화하고 급증하는 화학사고와 기상이변 등 국토 해양 환경 분야 전반에 걸쳐 재난 안전 관리 체계를 돌아보고, 필요한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면서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과도한 복지비용 등도 지적했다.이에 포항해경은 항만청, 포항시청, 소방서 등과 함께 경북지역의 기름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해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저장소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이송배관 안전관리 및 선박 유류 이송작업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이상한파 등 기상이변 등에 대비해 사전 예방책을 세우기로 했으며, 기름을 취급하는 해양시설 10곳과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시설 2곳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점검 관리키로 했다.현재 초미의 관심사는 철골구조 샌드위치 패널 공법으로 지은 체육관이 붕괴돼 많은 사상자를 낸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다. 코오롱그룹 계열사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의 1차 현장감식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테스크포스팀 등이 건물의 안전도를 조사했다. 또한 한국강구조확회와 한국안전시설공단, 경북경찰청 과학수사팀이 합동으로 2차 감식을 실시했다. 경찰은 또 경주시와 시공사 등을 상대로 체육관 시설 인·허가 자료, 설계도면 등을 제출받아 체육관 부실 시공 여부에 대해 수사와 건축법 위반 여부 수사 관련, 건축주, 시공사, 감리가 시방서대로 건축되었는지, 건축 허가 후 증·개축 관련 불법 여부도 조사중이다.이번 경주 사고는 하나의 반성을 남겼다. 총학생회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맡긴데 대한 반성이다. 학교 당국이 책임감 있게 진행하지 못하니 안전대책 또한 부실하기 마련이었다. 특히 신입생 환영행사는 간혹 `술먹이는 행사`로 전락했고, 과거 과음으로 목숨을 잃는 학생이 생기기도 했으며,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주 사고를 겪으면서 정부는 학생회 단독으로 신입생 환영회나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포스텍은 수년전부터 교내 강당과 기숙사에서 인성교육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해왔고, 한동대 또한 교내에서 행사를 진행하는데, 음주는 철저히 금하고, 명사특강 등으로 진행한다. 위덕대, 대구가톨릭대, 수성대 등도 교내에서 `술 없는 행사`를 한다. 모든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야 부산외대 학생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2014-02-21

한국빙상의 미래는 양양하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했고, 전 종목에 출전했으며, 상위 10위권 목표를 세웠지만 쇼트트랙에서 예상밖의 부진을 보이면서 실망감이 높았다.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와 그의 눈부신 성과를 보면서 “한국빙상계의 근원적인 탈바꿈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는 말도 나왔다. 빙상연맹의 지도층 임원들은 낯을 들 수 없게 되었고, 대회 초반과 달리 경기장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그러나 선수들은 “이럴 때 일수록 힘을 내자. 아직 남아 있는 경기가 많고,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서로 격려하며 힘을 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한 결의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18일 저녁에 있었던 여자 쇼트트렉 3000m 계주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란듯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심석희, 박승희, 조해리, 김아람이 국민의 우려를 단숨에 날려주었다. 이들의 우승앞에서 지도자들은 펑펑 눈물을 쏟았다. 한국빙상이 기사회생(起死回生)하는 순간이었고, 허물을 상당 부분 벗겨주었기 때문이다.남자 10000m에서 아쉽게 4위에 머물러 메달권에 들지 못했지만 빙상경기에는 상대팀의 교활한 방해공작도 있고, 운(運)도 작용하기 때문에 그만한 전적(戰績)도 빙상계에 쏟아지는 비난의 소리를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다. 여자 3000m 계주는 8년전 토리노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이후 첫 우승이고, 4년전 벤쿠버올림픽에서 1위로 들어왔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메달을 놓친 그 통한을 이번에 설욕했다는 의미도 있어서 남자 10000m의 4위는 “한국 빙상의 이름값”은 한 것이다.앞으로 김연아의 피겨가 남아 있고, 메달이 기대되는 경기가 아직 많이 있으니 빙상계에 쏟아지던 비난의 소리를 무마시킬 여지는 여전히 준비돼 있다. 또 지금부터 착실히 이상화 선수 같은 투지로 준비한다면 4년 후 평창에서의 영광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더욱이 그동안 지적되었던 빙상계의 부조리 비리 불합리한 운영방식 등이 상당히 정상화될 것이니 `평창에서의 영광`도 멀리 있는 꿈은 아닐 것이다.무엇보다 이번 소치에서 거둔 성과는 “컬링에 대한 재인식”이다. “그 경기가 그렇게 재미 있고 스릴 넘치는 경기인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컬링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졌다. 외국에서는 청소년에서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즐기는 대표적 경기가 컬링이다. 힘으로 하는 게임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우리 컬링팀이 4강에는 들지 못했지만 랭킹 최하위 팀이 3강팀을 큰 점수차로 격파한 것은 통쾌한 쾌거였다. `서러움 많던 비인기종목`에서 벗어나 평창에서의 영광을 기대해도 좋을 유망종목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빙상의 미래는 양양하다.

2014-02-20

해빙기 철저한 안전점검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의 원인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진행요원은 15명이나 배치하면서 필수·의무적 배치 인원인 안전요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는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로 사법처리가 가능한 위법행위다. 건축주, 시공사, 감리회사 등을 대상으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으니 앞으로 혐의사실이 얼마나 더 나올 지 알 수 없다.이 체육관 건물은 첨단 컴퓨터프로그램으로 설계 제작한 철골 구조물인 PEB공법에 의해 지어진 건물이다. 이 공법은 내부에 기둥이 없으므로 격납고, 체육관, 공장 등에 많이 이용된다. 내부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원가절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중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으면 불안정한 공법이기도 하다. 이번에 100t 좀 넘는 눈무게에 무너졌다. `첨단 컴퓨터프로그램`과 `철구조물`이라 해서 완전히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경찰은 불량자재나 부실시공에 촛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공명현상`이란 것이 있는데, 소리도 물리적 충격을 준다는 뜻이다. 또 `나비효과`도 있다. 대형 교량이 작은 충격의 반복에 의해 무너진다는 것이다. 건물도 마찬가지인데, 내부에 음향을 흡수하는 시설이 돼 있지 않으면 그 음향의 충격에 의해 건물이 손상될 수 있다는 뜻이다.그래서 체육시설을 음향기기가 고음을 내는 공연장으로 이용할 때는 반드시 흡음시설을 해야 한다고 음향전문가들이 충고하고 있다. 참고해야 할 조언이다.이 리조트 건물은 준공 후 한번도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다. 현행법상 5000㎡ 이상의 건물만 안전진단 대상이 되기 때문인데, 이 체육관은 1천20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폭설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진단 대상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래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합동으로 전국 1천㎡ 이상의 샌드위치 패널 창고 등 3천500여곳을 점검할 것이라 한다. 안전을 중요시해서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굳이 명칭을 바꾼 그 값을 해야 할 일이다.안동시는 경주 사고에 놀라 관내 경량 철골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다중이용건물인 대형유통시설, 판매시설, 나이트클럽 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또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하며 지반이 허약해진 곳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는 봄철 마다 실시하는 점검이지만, 이번에는 더 철저히 대형공사장, 노후 건물, 절개지, 축대와 옹벽 등 위험시설로 지정된 49곳을 조사하게 된다.한편 경북도교육청이 울진군에 건립한 원자력 마이스터고 건물 옥상에 균열이 생기고 일부에는 누수현상이 발견됐고, 현관 대리석의 색깔이 변하고 있어서 부실시공 시비가 일고 있다. 이 또한 철저히 점검해서 안전을 확보해야 하겠다.

2014-02-20

규제완화 모범 지자체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 대토론회`가 열렸다. “수도권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끌어내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런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다. 모든 가치가 수도권 중심으로 돼 있는 구조에서 수도권 규제를 풀어버리면 지방은 더 말라버릴 것이 뻔하다. 토론회에서는 “영국, 프랑스, 일본 같은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에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수도권 규제정책을 포기했지만 한국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 같은 정부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지만, 한국의 편중 발전 만큼 최악의 편중은 없다. 여북하면 `서울공화국`이란 말이 생겼겠는가. “한국에는 서울밖에 없다”는 말이고, “대도시 사람만 사람이다”란 말도 있다. 이런 부조리를 깨기 위해서는`국토균형발전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의료·금융 서비스업 규제 완화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찾고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세계적인 금융회사가 한국에 오지 못하는 것은 정부 규제때문이다. 작은 신상품 하나 만들려해도 감독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짧게는 2주, 길게는 3, 4개월 걸린다”란 말에는 공감이 간다. 이것이 우물안 개구리식 규제다.자치단체들 중에는 규제 개혁에 앞장서는 모습이 보인다. 최근 상주시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지방규제 완화 추진 실적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았다. 상주시는 자치법규 일제정비를 통한 등록규제 정비와 신설규제 억제, 기업투자를 위한 규제개선과 국내외 투자유치활동 등으로 2천794억원의 투자유치와 함께 맞춤형 중소기업 지원, 기업전담 One Stop서비스체계 구축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민생활 등에 부담을 주는 중앙부처 규제 개선 건의, 기업활동 활성화를 위한 인허가 행태 개선, 70여건의 등록규제 정비, 한국타이어 테스트 엔지니어링 유치 등 성과를 거뒀다.구미시 또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투자통상과 오흥석 주무관은 `기업 섬김이 대상`인 녹조근정 훈장을 받았다. 구미시는 2013년 한해 동안 등록규제된 총 242건 중 76건을 일제 정비해 기업 및 시민들의 불편을 없앴다. 장애인 종합복지관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 및 경쟁제한적 자치법규 개선, 인·허가 전담 창구 개설 운영, 지역투자 기반조성 및 투자유치, 상수원 보호구역외 지역에 대한 공장 설립 제한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친기업 환경을 조성했다.모든 자치단체들은`공무원들이 놓기 싫어하는 규제`가 무엇인지 낱낱이 골라내어서 이를 혁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 일을 잘 하는 지자체장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많이 당선돼야 하겠다. 그것만이 수도권과의 대결에서 살아남아 국토균형발전을 이뤄내는 최상의 방법이다.

2014-02-19

허술한 건물이 불러온 재앙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재앙이었다. 당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대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103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최종집계됐다. 사고 당시 이 건물에서는 부산외국어대학 신입생 100여명이 신입생환영회를 하고 있었는데, 무대쪽의 천정이 내려앉기 시작했고, 놀란 학생들이 출입구쪽으로 몰려갔으나 추운 바람을 막기 위해 출입문을 모두 닫고 행사를 한 탓으로 대피가 늦어졌다. 많은 학생들이 몰려 빠져나갈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천정은 급속히 무너져 내렸고, 10여 초만에 천정이 다 내려앉았다고 하니, 이 건물의 안전성은 극히 미흡했음이 분명하다.이 건물의 벽은 일반 건물처럼 콘크리트가 아니고 샌드위치 패널이었다. 임시로 지은 가건물 같은 집이었는데, 그 넓이는 매우 넓었으며, 지붕을 받치는 기둥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니, 근본적으로 부실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경주·포항에 쏟아진 폭설은 사상 최악이었는데도 리조트 측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고, 사후 대책에도 무관심했다. 허약한 건물에 두껍게 눈이 쌓이면 무너질 것이 자명한데도 제설작업을 하지 않았다.전문가에 따르면 1㎡의 면적에 눈 50cm가 쌓이면 그 무게가 150kg이라 한다. 이 체육관 건물 지붕의 면적이 990㎡이니 눈 무게는 무려 148t 이상이다. 이 눈무게가 샌드위치 패널에 실렸으니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다. 건물구조의 허약성을 미리 알아 제설작업을 완료한 후 행사를 치렀어야 했는데, 리조트 측이 그 생각을 못하고 `손님 받기와 영업`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이같은 안전불감증이 결국 강당붕괴라는 대형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구조작업도 지지부진하다. 리조트로 가는 도로는 왕복 2차선인데, 도로 제설작업도 제대로 되지 않아 구조차량들이 눈을 치우면서 진입해야 했다. 천정에 깔린 학생들의 비명소리는 계속 아우성인데, 구조차량의 진입은 신속하지를 못하니 이보다 더 애간장 탈 일은 없다. 좁은 길에 구조차량, 구급차, 취재차, 놀라서 달려온 학부모 차량들이 한데 얽혔으니 아수라장이 따로 없고, 구조작업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구조 당국은 사고 현장 인근에 우선 응급진료소를 차려 응급 의료장비와 의사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진료소에 실려온 환자가 잠시후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고 한다. 추운 날씨에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담요와 이불이 마련되어서 그나마 도움이 되었다. 이번 폭설은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고, 끝내 많은 학생들의 희생을 불러오고 말았다. 폭설의 무서움을 재인식하고 모든 시설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2014-02-19

빙상계 근본적 대수술을

소치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전멸상태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금메달 19개를 수확한 메달박스 쇼트트랙이 지금 몰락하고 있다. 안현수 선수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었다. 그러나 그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고, 소치에서 러시아 깃발을 달고 금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를 땄다. 빅토르 안으로 개명한 그의 선전(善戰)에 러시아인들만 뿐 아니라 한국 응원단까지 환호를 보낸다. 그것은 `한국 빙상계에 보내는 야유`이다. 안 선수는 더 이상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없어서 러시아로 갔기 때문이다.2006년 안 선수의 부친은 성적지상주의, 파벌싸움 등 한국 빙상계의 비리를 폭로했다. “상대 파벌의 코치와 선수가 짜고 현수가 1천m와 3천m에서 1등하는 것을 막았다”그리고 2010년 안현수 펜카페에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정수가 코치의 강요로 부상사유서를 쓰고,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했다”는 글을 올려 2차파문을 일으켰다. 대한체육회는 감사에 들어가 이 폭로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김기훈, 김동성, 안현수, 전이경, 신선유 등을 배출한 한국쇼트트랙은 한체대와 비한체대 간의 파벌싸움과 짬짜미(담합·야합)로 곪아가기 시작했다.러시아 선수복을 입고 러시아 국기를 든 안 현수 선수가 동메달에 이어 금메달을 딴 반면 한국 쇼트트랙이 노메달 행진을 이어가자 대통령까지 나서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돌아봐야 하겠다”며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함을 역설하기에 이르렀다. 파벌싸움이 선수를 좌절시키고 내쫓고, 성추행 지도자가 멀쩡하게 그 자리를 지키면서 선수들의 사기를 추락시켰다. 파벌싸움이 진정되니 이번에는 독재체제가 구축됐다. 호랑이를 피하니 여우가 나타나는 식이다. 선수선발 방식도 `10명을 뽑아 훈련하고 최종 5명을 내보내는 종래의 방식`을 바꾸어서 `5명을 선발해 훈련하고 그대로 내보는 방식`을 채택해놓으니, `능력 있는 선수`가 뽑히는 것이 아니라 `독재권력자에 잘 보이는 선수`가 나가게 되었다. 그 말은 `한 번 잘못 보이면 선수생활 접어야 하는 체제`가 되었다는 뜻이다.`승부조작 음모에 반기를 든 선수``방상연맹의 비리를 지적하는 지도자``독재권력자에 대드는 선수·임원`등은 빙상계를 떠나야 할 정도로 비리는 도를 넘었다. 스포츠든 정치든 안에서 썩어들어가면 반드시 망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 단체의 개혁을 추진중이고, 온 국민이 빙상연맹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있지만, 과연 비리와 파벌이 발붙일 수 없는 시스템이 구축될지 의문이다.`꼬리 자르기`로 환부(患部)를 남겨두었다가, 그것이 또 다른 공룡비리로 자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하다. 먼저 인품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층으로 바꿔야 한다.

201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