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정부는 감추고 싶은 일을 자랑스러운 일로 둔갑시키려 한다. 일본의 뻔뻔스러움은 이미 독도주장에서 드러났지만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진다.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은 일본으로서는 자랑스러울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치욕과 아픔의 역사이다. 우리 근로자들이 꼬임에 빠지거나 강제동원돼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는 혹독한 강제노동으로 6만명에 가까운 인명이 희생된 치욕의 역사이다. 이런 시설이 세계역사유적에 등재되면, 일본은 장차 종군 위안부 성노예 기록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고 덤빌 지 모른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정당하지 못한 일도 `돈`으로 뒤집으려 한다. 그들은 21개 회원국 중 아시아 국가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2012년 가장 많은 공적개발원조 금액을 지원했다. 자살특공대는 `애국적 역사기록`으로 일본은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강변하고 있지만, 실제 자살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이미 패색이 짙은 전쟁에서 누가 목숨을 버릴 것인가. 최후의 발악임을 젊은이들도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은 자살 순간 `천황 만세`를 외친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불렀던 것이다. 이런 비인도적 역사기록을 세계에 자랑하려는 일본정부의 태도는 역사왜곡일 뿐이다.
우리는 당연히 이를 반대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남미 콜롬비아, 페루 등 세계유산위위원회 회원국들을 순방하며 등록반대 이유를 설명했고, 나경원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은 최근 일본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친필 서한을 회원국들에 보냈다. 그러나 돈으로 해결하려는 일본에 대응하기에는 `논리와 외교력`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편 우리가 시도하는 백제유산지구의 시설과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록물들은 무난히 등재될 전망이다. 누가 봐도 자랑스럽고 누구도 반대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강제징용시설과 비인도적 자살특공대는 동남아지역 국가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역사앞에 지은 죄`에는 시효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