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정상이 신년담화 마다 `유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천이 따르지 못했다. 5·24조치를 두고도 남북이 의견을 달리하고,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서도 북은 냉정한 반응이었고, DMZ평화공원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북은 이렇다 할 응답이 없으면서, 국제여성운동가들이 추진 중인 `DMZ 도보횡단`행사와 관련된 통지문을 보내왔다. 24일 여성운동가들이 북측에서 판문점을 통과해 남측에 오겠다는 것이다. 북의 속셈이 무엇인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DMZ를 통해 남북교류의 물꼬를 틔우겠다는 순수한 의도였으면 좋겠다.
정부는 최근 “6·15 15주년과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남북 민간과 자치단체 간 문화·학술·체육 행사를 여는 일을 승인한다”고 했고, 민간단체가 신청한 15t 비료 대북 지원을 승인했고, 지방자치단체의 남북 사회·문화 교류를 허용하면서 유화를 위한 `응수타진`을 했다. 드레스덴 선언때 처럼 입에 담기 어려운 악담으로 대응할 지, 내민 손을 잡을 지 아직 응답이 없지만, 북한이 국제적 현실을 바로 본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통일부는 `제2차 남북관계 발전 기본계획`의 2015년도 시행계획을 내놓았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남북 공동 씨름대회, 통일 축구 등 체육부문과 문화·예술인 공동행사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공개주의`가 원칙이지만 북은 `비밀주의`가 원칙이므로,`물밑 접촉`이라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충분히 `생색`을 낼 기회를 갖기 위함이다. 따라서 모든 남북교류는 사전에 비밀리에 응수타진부터 하고 물밑접촉으로 충분히 논의한 후에 그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남북 협상의 정석(定石)이다.
경북도는 올 하반기에 있을 `실크로드 경주 2015`와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에 북한을 초청할 예정이다. 이 일은 이희호 여사의 방북과 연계해 추진하게 된다. 경북도는 그동안 `문화통로·물류통로·경제통로`등 3통정책을 추진해왔고, 이번에 그 실천적 계획을 드러냈다. 북측이 국제적 현실과 국익을 직시한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