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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러 3국의 경제협력

등록일 2015-05-14 02:01 게재일 2015-05-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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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훈춘시와 러시아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는 매우 특이한 지정학적 조건을 갖춘 곳이고, 한국과의 역사적 관련성도 매우 깊다. 이 두 도시는 이웃이지만 국경이 그어져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 간 `국경개방도시`로 지정됐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이웃이므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래서 철의 장막·죽의 장막이라는 냉전시대에는 한국과는 관계가 멀어졌다.

훈춘시는 과거 고구려 땅이었다. 연변지역 깊숙이 고구려 영토가 뻗어 올라갈 시절에는 훈춘은 엄연한 우리땅이었지만, 조선 초기 영토가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획정되면서 중국땅이 돼버렸고, 심지어 중국의 동북공정은 두 강을 넘어 내려오려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제 강점기때 훈춘과 블라디보스토크는 한·중·러 국경이 맞닿은 지역이어서 조선인들이 많이 망명해 살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공산혁명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가 되면서 우리 한족의 수난이 시작됐다.

이 지역이 3국의 국경지역이 되면서 스탈린의 `한족 강제이주`가 단행됐다. “한족들은 나라도 없이 3국 사이에 끼어 간첩질로 연명한다”는 것이 스탈린의 생각이었고, 그는 곧바로 `중앙아시아로의 한족 강제이주`를 실시했으며, 그때 수많은 한국인들이 겨울 추위에 얼어죽었다. 찬바람 부는 허허벌판에 데려다 놓고 “알아서 살아가라”고 했던 것인데, 그래도 한족들은 그 동토에서 땅을 개간하고 장사를 해서 끈질기게 살아 남았다. 그런 아픈 역사를 가진 두 도시이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기업인 일행이 이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포항영일만항의 활성화를 위해 국제포트세일을 위한 행보이다. 이 시장은 그동안 국내 수출입 기업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영일만항에 대한 설명을 해왔는데, 이번에 한국과 연관성이 깊은 두 도시를 찾아 교류협정을 맺을 생각이다. 특히 훈춘시는 포항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지 20년이 된다. 그동안 북한에 가로막혀 두 도시와의 교류가 어려웠으나, 최근 나진-하산 간의 철도가 보수되고, 러시아의 광물이 나선항을 거쳐 포항항에 들어온 것을 계기로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 이런 기회를 십분 활용하려는 것이 이번 이 시장의 중·러 방문이다.

산업다각화를 모색하는 포항의 미래 성장동력은 역시 `환동해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 등 동해안권 국가들과의 교류 협력은 필수적이다. 또 포항시의회와 훈춘시 인민대표자회의간 자매결연도 맺고, 포항영일고교와 훈춘 제2중학교 간의 교류협약도 맺어 미래세대까지 준비할 생각이다. 특히 우리나라 외교가 미·중·일에 밀린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포항시의 이번 행보는 한국 외교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강덕 시장이 큰 성과를 가져오기를 빌며 성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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