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향토음식연구가 조선행(54)씨와 전통과 퓨전 음식연구가 권영숙(64)씨는 닮은점이 있다. 바로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는 등 향토음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공통점이다.안동권씨 부호장공파 종가 셋째 며느리인 조씨는 어린 시절부터 일찍이 할머니 그늘에서 음식 만들기에 눈을 떴다. 여기엔 맏이의 역할도 한 몫을 했지만 그만큼 음식 만들기를 무척 좋아했다.조선말 권병선 의성군수가 친정 증조부인 권씨는 고삼주에 대한 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일한 후손으로 그 자부심이 대단하다. 옛 방식 그대로의 요리에다 그녀의 탐구적 호기심이 가미돼 새로운 음식을 만들기 좋아했다.지난 23~24일 열린 서부시장안동간고등어축제 기간 조씨와 권씨는 요리전시관을 마련해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다양한 시연회를 열어 행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 모두 고등어 축제장을 `하이라이트`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조선행 안동향토음식연구가 조선행씨는 옛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집에서 술을 직접 담그던 시절의 추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지금도 가슴 깊이 느낀다고 했다. 집 앞 텃밭을 가꾸며 채소를 부지런히 키워 가족의 밥상을 자연으로 만드는 방법을 어린 시절부터 몸소 체험하는 등 봄에는 가장 좋은 채소를 뽑아먹고 가을에는 좋은 것을 저장해야 한다는 기본을 자연스레 익힌 조씨는 모든 농사를 친환경으로 하고 개똥쑥 등 우리 몸에 이로운 것들을 직접 키우고 있다. 그만큼 음식을 만드는데는 환경적인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것이다.자연으로 돌아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것을 소원하는 조씨는 어린 시절부터 길들여진 입맛이 나이를 먹을수록 간절함으로 전해져 할머니의 손맛을 흉내 내며 시작한 요리가 이제 사람들에게 또 먹고 싶은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지난 2월 안동종가음식산업화사업단 예미정(禮味亭)이 출범하면서 조씨가 종가음식 발굴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바로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음식개발 때문이다.국민생선으로 사랑받고 안동 대표 특산품인 안동간고등어요리가 굽고 찌는 조리 이외 별다른 요리방법을 찾기 힘든 것에 착안해 만든 요리가 최근 안동간고등어축제 때 선보인 단호박 고등어 찜과 고등어 부추 찜, 고구마나 마를 이용한 고등어 찜이다.당시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가 전혀 없이 만들어진 요리라서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시식을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흔한 야채를 활용해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은 고등어 요리로 대단한 관심을 보인 사람들을 보면서 좀 더 다양한 맛과 영양의 차별화를 주는 향토음식 대중화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언제나 환한 미소로 음식을 대하는 조씨는 전통의 향토음식을 고집하면서도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전문가임이 분명했다. △조선행 안동향토음식연구가 약력활동 : 요리연구가, 안동향토음식연구가, 예미정 안동향토음식연구가경력 : 사찰음식전시회(개인전3회)유교문화축전(종가음식전시)-2012년전국은어요리 경진대회 `조선행氏` 대상-2008년2013 서부시장안동간고등어축제 요리전시관에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요리 시연회 □ 권영숙 전통·퓨전 음식연구가1972년 갓 시집 와서 시댁어른의 제사때 고삼주를 처음 빚어봤다는 권영숙씨는 결혼 전 친정어머니로부터 고삼주 담그는 법을 배웠다. 친정어머니는 안동소주 조옥화 할머니와 지역에서 전통음식 조리에서 쌍벽을 이룰 정도로 소문나 있다. 요즘 신부들에게 전통 음식 조리법과 전통주 빚기를 전수하기도 하는 권씨는 전통주 칵테일을 개발할 정도로 신세대 애주가들의 입맛을 우리 술에 맞춰주기 위한 전통주의 퓨전화에 열의가 높다.권씨가 개발한 안동 마 요리는 무려 100가지나 된다. 이같은 공로로 2007년 김관용 경북도지사로부터 자랑스런 도민상도 수상했다.최근 안동간고등어 축제에서 새로운 요리를 선보인 권씨의 전통요리와 안동의 특산품인 마를 이용하거나 마늘 혹은 무 등을 이용해 창의적인 요리 외에도 생물인 고등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로 주목을 받았다.“예로부터 안동은 찜 요리가 더 유명했지요. 어릴 적 저의 기억은 갖가지 식재료로 만든 찜 요리인데 그 중 고등어의 맛이 기억에 생생해 추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시도를 하게 됐습니다” 권씨의 고등어 요리는 안동간고등어축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단호박 고등어찜과 부추 고등어찜, 고구마 마 고등어찜에다 고등어말이 김밥, 고등어 강정, 고등어 찜과 수제비, 고등어 인삼말이 찜 등을 소개했다.고등어를 얇게 포를 뜬 상태에 양념된 밥을 넣고 말아놓은 고등어말이 김밥은 매콤한 마늘향으로 고등어 특유의 비린 냄새를 잡아 젊은 층에도 인기를 끌었고, 간이 밴 고등어를 살짝 두른 기름에 튀겨낸 강정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기도 했다. 평범한 고등어 찜은 고추와 파프리카, 마, 마늘 등, 오색고명으로 단정하게 꾸며 냈고, 고등어를 갈아 반죽해 밀어낸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의 부드러움에 어르신들부터 사랑을 독차지했다.권씨는 다양한 전시경력과 요리 경험을 바탕으로 안동을 비롯해 영주와 봉화, 예천에 이르기까지 `다우회`를 만들어 술 제조와 전통과 퓨전을 가미한 음식요리 전파에 애를 쓰고 있다. △권영숙 전통·퓨전음식연구가 약력경력 : 서울 중앙일보 문화센터 요리경연대회 대상수상, 자랑스런 도민상 수상, 마 축제 마요리 5회 개인전 전시(2008-2012년)2011년 대통령상 수상, 여성한마당 문화원 전통주 최우수상 수상안동 음식대전 음식 디미방 요리 전시안동 서부시장 고등어 축제 고등어 요리전시3회(2011-2013년)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3-09-27
포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썬플라워호를 타고 울릉으로 가는 배에서 바다를 보았다. 필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영해해수욕장 너머 동해바다와 같은 모습이어서 자꾸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에 고향의 바다에서, 백사장에서 혈기왕성하게 보낸 추억들이 뱃머리에 부서지는 바닷물처럼 순식간에 달려와서는 뒤로 사라진다. 그 푸른 파도너머에서 울릉도 도동항의 모습이 펼쳐진다.북면 나리분지, 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별천지성인봉 원시림 등산길엔 섬말나리·고사리류 등 군락 이뤄 장관일상생활을 하다보면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직업상 또는 개인적인 취향의 여러 대화가 도움을 주지만 때로는 혼자서 조용히 생각해보고 싶은 때가 있다. 필자가 지난해부터 주말을 이용해 등산과 여행을 하고 있지만 이는 등산 단체가 아니면 문화예술단체 등 지인들과 함께 하는 행동이다.수없이 등산을 하면서도 초기에는 등산모임에서 주로 가는 코스를 택했는데 그러다보니 간곳을 또 가게 되고,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은 곳은 생각만 하지 실제로 가볼 수 없는 입장이어서 올봄부터 방법을 바꿨다. 필자가 알고 있는 등산모임이 주말에 가는 곳을 미리 알아본 다음 나의 사정과 여건을 맞춰 선택하는 등산이다.그렇게 하다 보니 종전에 정해진 장소를 따라가는 피동적인 입장에서 이제는 능동적으로 가보고 싶은 곳을 선택하고 등산인지, 하이킹 또는 트레이킹인지 분간을 하여 좋은 코스를 택하게 되는 맞춤형 등산이니 나름대로는 장점도 있다.말을 타면 종을 앞세우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라 했던가. 그래서인지 가고 싶은 곳을 골라서가는 맞춤형 등산을 하다 보니 어떤 때에는 한 수 더 떠서 단독산행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이는 분주한 일상을 잠시 잊고서 좋은 명산대천을 골라 혼자서 사색할 여유가 필요한 때이다.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울릉도에 볼일이 생겼을 때 날짜를 잡아 성인봉을 단독 산행하는 계획이었다. 여러 가지 일이 겹쳐 일본으로, 국내로 출장 다니다가 몸과 마음이 다소 지쳤다. 생활의 재충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 때에 마음먹은 것이 울릉도 행이었고, 많은 정보자료를 얻어 실행에 옮겼다.도동항에서 숙박을 하고서 이튿날 아침 일찍 필자는 산행차림을 갖춰 성인봉 등산에 나섰다. 을릉도 성인봉 등산코스에서 출발점은 대략 세 코스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대원사인데 팔각정, 성인봉, 나래분지, 천부로 내려오는 코스로 6시간이 소요된다.두 번째는 KBS중계소 코스로 출발지만 다를 뿐 팔각정을 거쳐 성인봉에 올랐다가 나래분지, 천부로 내려오는 코스는 같은데 소요시간은 5시간 40분정도다. 그리고 세 번째는 안평전에서 출발하여 팔각정, 성인봉, 나래분지, 천부 코스인데 5시간 20분 정도 걸리니 도동항 쪽에서 출발해 중앙지점인 성인봉을 넘어 반대편인 천부로 가서 교통편으로 도동쪽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필자는 사전에 코스에 대해 살펴보고서 오르기 쉬운 원 등산코스의 반대방향을 택했다. 먼저 버스를 이용하여 천부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나래분지를 보고서, 신령수를 거쳐 성인봉에 오른 다음, 팔각정을 경유하여 도동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먼저 나리분지에 도착했다.북면에 위치한 나리분지는 화산섬인 울릉도가 내세우는 자랑 중 하나다. 화산 분화구에 화산재가 쌓여 생긴 화구원인 나리분지는 그 길이가 동서 1.5㎞, 남북 2㎞로 면적이 198만㎡에 이르는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지대다. `나리`라는 지명은 과거 개척민들이 이 지역에 자라고 있는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먹으면서 생활한데서 비롯됐다고 한다.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별천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어 울릉도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곳인데, 17가구 40여 명의 마을주민들이 식당, 숙박업을 병행하면서 요즘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성인봉 등산과 관련된 주변의 관광지 정보를 입수해 등산코스에 따라 살필 유적지나 주요 관람지는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 혼자 등산하는데 있어 가장 유익한 것은 교통정보와 주변의 등산관광지를 살펴보는 일이다.정보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필자는 너와집과 투막집을 보기로 하였다. 먼저 너와집에 가니 등산객들이 많이 몰려 있었고, 그들과 함께 너와집을 둘러보았다. 너와집은 이 마을에 사람들이 정착하던 130여 년 전(1882년) 재래의 집 형태를 1940년에 건물이 있던 자리에 원래 모습으로 복원한 목조 건물이다. 지붕이 너와(나무판자)로 돼있어 `너와집`으로 불리어진다.집 구조는 4칸 측면 일자집으로 지붕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무거운 돌을 얹어 놓은 것이 특색이고, 가옥과 마당을 지나 조금 떨어진 곳에 `정낭`이라 부르는 화장실이 있는데, 필자는 오랜만에 그 단어를 들어봤다.나래분지 마을에 2동이 있는 투막집을 봤다. 투막집도 너와집과 마찬가지로 이주해온 개척민에 의해 건축된 울릉도 고유의 전통 주거형식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섬마을이고 겨울에 눈이 많다보니 기후 특성에 순응하며 전래된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옥으로 주요 문화재인 것이다.투막집을 빠져나와 성인봉으로 향한다. 가는 코스에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가 있다. 천연기념물(제52호)로 지정된 이곳 군락지에는 6월경 초여름부터 한여름까지 피는 섬백리향의 모습이 주변 풍광과 어울려 경관을 자랑하고 있어 좋은 볼거리다. 다만 울릉국화가 한창 피어나는 시기가 아니라서 아쉬운 맘이 든다.본격적인 성인봉 원시림 등산길을 걷는다. 정상으로 가는 등산길 주변에는 너도밤나무, 섬단풍, 섬피나무 등을 주종으로 하는 원시림이 잘 발달되어 있고, 섬말나리, 각종고사리류 및 고비류가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다.여름이긴 하지만 원시림이 햇볕을 막아주고 있어 나무숲 길을 걷는 동안은 힘이 덜 든다. 신령수 약수터에 도착하여 약수를 한 바가지 마시니 가슴이 시원한데, 신령수라 하니 힘까지 솟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이제부터 정상까지는 나무계단이다. 필자는 1천600계단이라 알고 왔지만, 어떤 등산객들은 1천980개 계단이니 심지어 2천개가 넘는다니 정확하지가 않다. 하기야 성인봉에 오르면서 그 계단수를 전부 헤아릴까마는 처음에는 수를 세던 필자도 조금 후면 힘듦과 주변의 경관을 살피느라 잊어버린다.마침내 정상에 도착했다. 성인봉이라 새겨진 표지석이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그 오랜 세월동안 성인봉으로 우뚝 서서 사방 바다를 보면서 육지를 그리워한 것이 아니었더냐? 그러한 생각에 필자는 표지석에 다가가 어루만져본다.한자로 `성스러운 사람`을 뜻하는 성인봉(聖人峰)이다. 지명 유래를 살펴보면 이 산이 워낙 명산이다 보니 이곳사람들이 정봉 꼭대기에 조상의 묘를 쓰면 자손 중 성인(聖人)이 나올 만큼 이 잘된다는 풍수설에 의해서 나온 말로 알려지고 있다.이곳에 오르다가 조금 전에 마신 신령수에다가, 이제는 성인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 하늘과 저 아래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기운이 치솟는 야릇한 분위기다. 일순간 지금까지 계단을 오르느라 힘든 순간도 잊어버리고 필자는 천지가 아늑하다는 생각 속을 헤맨다.멀리 산들을 보니 이 지역에서 해발 900m가 넘는 말잔등(967m), 형제봉(915m)과 미륵산(901m)이 보인다. 그리고 아침에 떠나온 도동항쪽을 바라보면서 울릉도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이것저것을 생각해본다. 그 중에서 우뚝 섬은 독도에 관한 필자의 생각인데, 오늘은 생략하기로 한다.이제 하산길이다. 어느 산이나 정봉에 오른 뒤에 하산하는 길은 다소 쉽다. 그러나 힘들게 산행을 한 다음 충분히 휴식하지 않고 내려오는 길은 기운이 빠져 위험할 때가 있어 조심스러운데 울릉도 등산은 그렇지가 않다. 바람등대를 지나 팔각정에 도착했다.팔각정에서 잠시 쉬고서, 구름다리를 거쳐 KBS중계소에 도착하니 나리분지에서 출반한지 4시간 반이나 흘렀다. 혼자서 하는 산행이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도 한 시간 정도가 단축됐는데, 따지고 보면 이 시간은 등산 일행들과 이런 저런 나누거나 행보에 있어 함께 보행속도를 맞추는 시간인 것이다.등산은 끝이 났지만, 그곳에서 택시를 이용해 도동항에 볼거리를 구경하기로 했다. 이왕 울릉도 등산길에서 성인봉에 올랐으니 여가시간으로 관광지를 더 돌아다 볼 요량이었다. 먼저 해안산책길로 향했다. 해안산책길을 걸어 저동항 촛대바위까지 갔다가 다시 도동항으로 되돌아 왔다. 해안산책길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라 한다. 암벽 등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철교나 보도를 만들었으니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명물이 되고 있다.울릉도는 육지 사람들에게 호박엿과 오징어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사람들은 울릉도를 신비의 섬이라고 한다. 필자는 궁금하여 울릉도 주민들이나 심지어 공무원과 지방의원에게 어찌해 울릉도를 신비의 섬이라 하느냐 물어봐도 신통한 대답이 없다.필자는 울릉도 성인봉을 단독 등산하면서 그 답을 얻었다. 나리분지는 울릉도가 자랑하는 평원이다. 첫째는 화산의 화구원인 나리분지에 마을이 형성돼있고 사람들이 거주한다. 신비한 일이다. 둘째, 산에 고산식물과 저산식물이 함께 자라는 섬이다. 셋째는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섬인데 식수가 풍부하다. 하루에 약 3만4천톤의 자연수가 바다로 흘러간다. 그 용천수로 화력발전소를 돌려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울릉도 주민들의 생활오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도 바다는 오염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도동항 인근의 산에 바위틈에서 자라난 2천년 이상이나 되는 향나무는 물이 없어도 끈끈한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니 실로 신비한 점이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어느 날 갑자기 생활의 재충전을 위해 휴식이 필요했고, 나름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내어 호젓하게 사색하며 머리를 식힐 겸하여 떠나온 울릉도 성인봉 단독 산행 길은 그 정상에 올라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시원해졌고, 울릉도에서 느낀 신비의 섬에 대한 생각들은 더한층 마음의 여유를 갖게 했다. 앞으로 힘들 때면 혼자서 꿈꾸고 노래하며 걷던 원시림 산행 길을 생각하리라. 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좀처럼 식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수확의 계절 가을이면 고을의 지명은 몰라도 지역 특산품은 연상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농특산품이 있다. 상주곶감이 바로 그중 하나다. 다가오는 10월, 본격적인 감 수확철이 도래하면 상주는 온통 주황빛 향연이 펼쳐진다. 집집마다 동네마다 감깎는 손길이 분주하고 공판장을 향하는 차량 행열은 수 Km씩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연출된다. 전국곶감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상주곶감의 연 매출액은 2천억원 정도로 상주시 1년 예산의 1/3에 달해 지역경제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이런 상주곶감이 왜 유명한지 속속들이 짚어 본다.□ 상주 곶감의 유래 상주곶감은 예종실록 권2 즉위년(1468년) 11월 13일에 곶감을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고 신동국여지승람(1530년)에도 언급될 정도로 그 명성이 높았다.이 무렵 감 품종은 대홍시로서 전국에서도 기이한 품종으로 여겨졌으며 1757년~1832년경 전국적인 명품으로 인정받아 이름이 조홍감으로 변경됐다 19세기 이후부터 `상주둥시`로 불리었다.이러한 전통성과 감재배에 적합한 여건을 기반으로 상주곶감을 명품화시켜 왔으며 2006년에는 국립종자관리소에 상주둥시 품종을 등록(제09-0006-3호)해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상주곶감의 특성과 현황상주는 전형적인 중부지방의 대륙성기후를 나타내 연평균 기온 11.9도, 강유량 1천200mm를 기록하며 서고동저의 형상에 큰 일교차까지 더해 당분 축적에 유리한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다.상주지역에서는 6천320여호가 2만104t의 감을 생산하고 있으며 곶감은 연간 9천284t을 조제해 2천억원의 소득을 발생시켜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시에서도 상주곶감의 명품화와 농가보호를 목적으로 지난 2007년 6월 지리적표시제(산림청 제12호)를 등록했다.곶감은 100g당 열량 216㎉, 수분 42.9%, 당질 45.2g, 섬유 3.0g, 비타민A 7.483IU, 비타민C 45mg, 아스코르분산 45mg의 웰빙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상주감의 경우 당도는 4배, 비타민 A는 7배, 비타민 C는 1.5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그 우수성을 입증해 주고 있다.상주곶감이 맛있는 이유는 또 있다.가공할 감을 고를 때 깨끗한 외관, 씹는 질감, 속이 꽉찬 감, 적당한 수분이 있는 좋은 감을 골라서 가공하기 때문이다. 가공된 곶감은 천년고수라는 공동브랜드를 사용하면서 홍보는 물론 이미지까지 관리해 소비자의 미각을 끌어들이고 있다.이러한 노력으로 2008년 1월에는 14만2천개(반건시2만2천개 건시12만개)의 곶감을 청와대 선물 품목으로 납품했다.이어 2008년도 대한민국 브랜드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과 2010년도 국가브랜드 대상까지 수상하는 등 전국 최고의 명품곶감으로 인증 받고 있다. □ 상주 곶감축제상주에서는 3년 전부터 매년 곶감축제가 열리고 있다.올해 제3회 상주곶감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상주시는 지난 5월, 곶감공원입구에 있는 750년 된 하늘아래 첫 감나무(국립산림과학원 인증 QR코드부착)아래서 감 풍년기원제와 함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감꽃 팔찌, 목걸이 만들기 등 체험행사를 개최했다.상주곶감축제는 외남면 소은리 송골에서 유래된 전래동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경상북도 우수축제로 선정된 곶감축제는 올해도 감직판행사, 전통무용 및 민요경창, 호랑이퍼포먼스, 각종 체험, 즉석경매, 곶감윷놀이, 색소폰연주, 곶감가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상주시 곶감시책 무엇이 다른가?상주는 곶감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감, 곶감과 관련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먼저 상주감시험장이 있다.1995년 만든 감시험장은 상주시 공성면 장동리 11만6천301㎡의 면적에 있으며 12명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다. 시험장은 고품질 감·곶감생산, 씨 없는 우량품종 육성, 내병성, 내한성 등의 우량대목 생산, 고품질 저비용 안전생산 기술개발, 수입곶감에 대응한 명품화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하며 상주곶감 명품화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또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 곶감공원과 상주 곶감 유통센터도 빼놓을 수 없다.곶감공원내에는 영상관, 감락원, 농산물판매장, 연지내 집 등이 있으며 상주곶감 홍보의 장으로 활용 되고 있다.상주 IC와 인접한 곶감유통센터는 곶감의 집하, 선별, 가공, 저장, 포장, 물류의 복합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상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상주곶감을 알리고 판매하는 중심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상주시는 2004년부터 상주곶감산업 육성을 위해 시청 산림공원과 내에 곶감전담팀을 신설했다. 곶감전담팀은 곶감 가공기술 전파, 경영 컨설팅 등과 더불어 경영비 저감사업, 홍보·판촉활동, 판로개척, 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세계화를 위한 상주곶감상주시는 상주곶감의 명품화를 통한 국내시장 석권과 세계화를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첫 번째, 감 및 곶감 생산농가에 대한 재배·가공 기술교육을 체계화하고 철저한 품질관리와 전처리위생시설(HACCP) 등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위생적인 곶감 생산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두 번째는 곶감의 저장, 보관, 유통 방법에 대한 개선과 연구다. 시는 장기간 보관해도 품질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원료에서 생산 가공품까지 적절한 저장 방법을 연구 개선하고 곶감가공시설 현대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세 번째는 종합적인 곶감산업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감과 곶감생산 판매는 물론 곶감박스, 기자재, 가공기계 등 연관 산업을 조성·유치해 생산.가공.유통 전반에 이르는 종합적인 기반을 갖춰 가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마지막으로 세계시장 석권을 위한 홍보 및 판로 확보다. 이미 국내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상주곶감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를 위해 상주시는 곶감 유통센터를 활용, On, Off 라인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판매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 성백영 상주시장이 중국 상해 갤러리아 마트에서 직접 상주시 농특산품 판촉전을 개최했는가 하면 현지 식품유한공사와 MOU를 체결해 수출계약을 완성한 바 있다.▲ 성백영 상주시장이 깎은 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성백영 상주시장은 “상주 곶감이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특히 감말랭이와 아이스홍시의 인기가 좋았는데 이 품목 외에도 다양한 곶감 가공품을 개발하면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3-09-26
경북도는 최근 수년동안 경북 북부, 중·서남부, 동해안 지역 등 권역별 발전전략을 마련,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도는 문화융성, 창조경제 등 국정과제의 선도적 실천을 통해 경북 발전과 도민생활 향상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또 도는 동해안, 낙동강, 백두대간의 자연환경과 신라·유교·가야의 문화적 자산이라는 잠재력을 새로운 산업 육성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경북의 새천년을 준비하는 도청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은 현재 도청 신청사가 40%의 공정률로 2014년까지 행정타운 조성 등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300만 도민을 위한 경북도의 전반적 마스터 플랜을 살펴본다.백두대간·낙동강축 새성장동력으로 육성… 23개 시군 뭉쳐 신라·유교·가야 3대문화권사업 발굴 먼저, 백두대간 축은 생명과 휴양관광 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고,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조성된 기반을 바탕으로 낙동강을 문화관광과 `물 산업`의 거점지구로 조성해 경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가고 있다. 동해안 지역은 첨단 과학과 에너지, 해양관광과 물류의 중심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또 신라, 유교, 가야문화의 특성을 활용한 3조5천473억원 규모의 3대 문화권 사업을 경북도내 23개 시군 전체에서 추진중이며 신라왕궁 및 황룡사 복원 등 한반도 역사문화네트워크 구축사업도 대선공약으로 추진 중이다.FTA의 최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농어업인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적 FTA 대응 플랜을 가동하여 `농어촌 진흥기금` 조성, `농민사관학교`를 통한 농업전문 CEO 7천500명 양성, 마을단위 영농법인 조성을 통한 소득창출을 기반으로 한 경북형 마을 영농 시스템 구축으로 전국 최다의 억대 부농(6천242호)을 탄생시켰으며 귀농·귀촌 3년 연속 전국 1위(5천962가구), `12년 역대 최고 농가소득(3천174만원)과 농업소득 전국 1위 지역으로 변모시켜가고 있다.한편, 대한민국의 문화융성 시대를 경북이 선도해 나가고 있다. 세계 문명의 심장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 세계 문화엑스포 2013`은 양국 총리가 참석하고 중앙정부, 국가적 문화 거장들이 대거 참여한 국가적 행사로 치러졌으며 관람객이 5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대한민국 문화사(文化史)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경주가 실크로드의 기·종착지라는 인식을 세계 실크로드 학계에 심어주는 인상적인 계기도 마련했다.또 `새마을 운동`의 종주도인 경상북도는 `새마을 운동 세계화`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난극복 방법을 아시아·아프리카 저개발국에 보급하고 있다. 기존 선진국에서 지원하는 일회성, 행사성 지원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유형의 ODA사업으로 국제사회로부터 호평받으며 `대한민국의 국격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무엇보다 도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기업유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민선 5기 기간에 17조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성과를 보였다. 정부 정책도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정부 3.0도 경북이 가장 선도적으로 추진하여 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통한 주민 맞춤형 행정서비스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해안권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미래해양산업 거점·국민힐링공간 창출 `新동해시대 출범`경북도는 정부의 해양수산부 출범에 맞추어 新 해양 시대를 선도하고 동해안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新 동해안 시대 개막`을 선언하는 등 동해안의 발전을 위한 역동적인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우선 도는 신동해안 발전 전략을 발표해 `동해안을 대립과 낙후의 바다에서 상생과 협력이 있는 경제의 바다로, 감성과 창조가 살아 숨 쉬는 문화의 바다`로 조성하기로 했다.따라서 도는 `미래 해양산업의 거점 조성과 국민힐링 공간 창출`이라는 2대 목표로 △ 해양산업의 미래성장 동력화 △ 고부가가치 첨단 수산업 육성 △ 환동해 항만물류 특화기반 조성 △ 융복합 해양관광산업 육성 △ 원자력·그린에너지 벨트 구축 △ 깨끗한 해양환경과 안전한 바다 조성이라는 6대 발전전략을 실천한다.그간 도는 서해안 중심의 L자형 국토발전축을 U자형으로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물류 대동맥인 기간도로망 구축에 집중해 동서 4축(상주~영덕), 동서 5축(보령~울진), 포항~울산, 포항~삼척 간 고속도로와 동해 중부선(포항~삼척)철도 부설 및 동해남부선(포항~울산) 복선 전철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동해안의 지도를 새롭게 탈바꿈시키는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또 경북의 핵심 프로젝트인 `강산해(江·山·海)`프로젝트의 추진을 통해 1천리 동해안에 청정 해양 심층수 개발,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 원자력·풍력·수소 연료전지 등 에너지 산업 기반조성을 비롯한 해양관광, 해양물류 기지 육성에 만전을 기했다. 이밖에 새로운 수출 물류 거점항인 `영일만항`건설을 비롯한 배후산업단지조성과 국립 해양과학교육관 건립, 마리나항, 스킨스쿠버 리조트, 오션월드, 주상절리 테마파크 등의 사업 추진으로 동해안을 항만 물류와 관광의 허브로 만든다.■ 북부권 (안동, 영주, 의성, 청송, 영양, 예천, 봉화, 문경) 신도청 이전으로 인구 10만 명품 신도시 조성… 새 성장축 기대지역발전 동력이 부족하고, SOC 인프라가 취약했던 북부지역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경북도는 지속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먼저 도청이전이 경북북부지역으로 결정되면서 북부지역은 경북의 새로운 중심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상도 개도 700주년을 맞아 이전되는 경북 신(新)도청과 함께 인구 10만 규모의 명품 신도시를 통해 경북의 새로운 성장축이 생긴다. 현재 도청 신도시는 2014년까지 1단계 공사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고, 도청 신청사는 40%의 공정률을 보이며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경북에서 추진 중인 강산해(江·山·海) 프로젝트 중 800리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백두대간·낙동정맥 국민 휴(休) 벨트 조성을 통해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국립 백두대간 테라피단지, 국립 금강소나무 연구센터, 국립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건립이 추진 중이며, 바라만 보던 산을 도민이 먹고사는 터전으로 변신시켜 국가적인 힐링체험 단지로 부상시켰다.■ 남부내륙권 (구미, 김천, 상주, 영천, 경산, 군위, 청도, 고령, 성주, 칠곡) 첨단과학·ICT 기술 융합한 새 미래 창조산업 중심지로 우뚝경북 서남부권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는 경북 서남부권을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과학과 ICT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미래 창조산업의 중심으로 육성시켜 나가고 있다.먼저 대선공약으로 채택된 IT 융복합 신산업벨트 조성을 통한 창조 미디어랩과 IT 융복합 혁신센터를 건립해 IT 융·복합 관련 RD 역량 강화와 중소기업의 IT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IT 융·복합 핵심소재인 탄소소재, 이차전지, 차세대 LED 등 첨단소재 개발 역량강화로 부품의 국산화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아울러 보잉사 투자유치 등과 연계한 첨단 항공전자 산업의 연계형 거점 육성을 위해 항공전자 시험평가 센터를 설립하고, 국제인증지원 프로세스를 구축, 첨단 항공전자 부품 RD 기술을 집적시키고, 항공전자 부품 MRO 센터를 구축한다.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북이 대한민국의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전 공직자들과 함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신정부 출범과 아울러 지역의 대선 공약을 조기에 구체화 시키고, 무엇보다 도민들의 생활이 풍요롭고 서민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경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9-24
올 여름 전국민이 무더위로 고통을 겪었다. 사상 최고의 더위, 최장 열대야, `전력난`등 더위와 관련한 온갖 수식어가 쏟아져 나왔다. 궁극적인 원인은 전력부족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전력소비자들은 그 화풀이를 정부 또는 전력사업자에게 돌렸다. 더군다나 이번 겨울에도 전력난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부나 전력사업자는 아직까지 속시원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매년 여름과 겨울철마다 재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본다. 원전 3기 정지한 한국올여름 전력난에 가슴 졸여일본, 50기 멈추고도 여유美, 지난해 34년만에신규원전 건설 허가中·유럽·중동 산유국도원전 비중 확대에 초점한국, 1차에너지 96% 수입20일이내 분량만 비축 가능에너지안보 상황 고려해야□ 원전 50기 정지하고도 버틴 일본지난 5월말 시험성적서 위조 때문에 신월성1호기를 비롯한 원전 3기가 정지했다. 전력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여름을 앞둔 시점에서 전력 비상사태는 불보듯 뻔했다. 무더위가 닥치자 국가 전체가 허리띠 졸라매듯 전기 다이어트를 해야했다. 원전 3기 정지로 대한민국 전력사정이 비상사태를 방불케 했다면 일본은 어떻게 된 건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은 무려 50기의 원전을 정지했다. 의무절전 및 자율절전 노력이 뒤따랐지만 50기 발전소를 세울 수 있었던 일본의 전력상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일본은 원전 정지후 원자력 발전량을 가스와 석유 발전으로 대체하였다. 2012년석유소비량이 2010년 대비 218.9% 증가하고 가스소비량은 39.4% 늘어났다. 화석연료 수입증가로 일본은 31년만에 무역적자국이 되었다.석유와 가스 소비가 많이 늘었지만 일본 전력사정이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은 일본의 전력설비예비율 때문이었다. 일본의 원전 발전 비율은 30%선. 전력설비예비율이 28.3%여서 원자력발전소를 다 정지해도 전기소비를 조금만 줄이면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 英·美·中·러시아 등 원자력 비중 확대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 유지 또는 비중 확대에 중심을 두고 있다.미국은 지난 2012년 2월 34년만에 처음으로 신규 원전 건설을 허가했다. 1979년 스리마일섬(TMI) 원전사고(노심용융 사고였지만 외부 방사능 유출은 없었음) 이후 원전 추가건설을 하지 않고 원전 유지만 해왔던 미국이 원전 확대정책으로 선회한 것.미 조지아주 보글(Vogtle) 원전 3,4호기는 오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내 신규원전 인허가 신청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리(Lee)원전 2기 등 모두 14기에 달해 원전 건설분위기가 활발하다.영국은 `저탄소 경제 정책`과 `안정적 에너지 공급`에 중점을 두고 원자력 역할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래된 화력발전소 폐쇄를 대비해 2030년까지 16GW 규모의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현재 19%인 영국의 원자력비중은 오는 2030년 40%로 늘어날 전망이다.러시아는 현재 원전 11기를(9.3GW) 추가 건설하는 등 오는 2025년까지 원전비중을 현재 10%에서 25%로 확대할 계획이며, 중국은 28기(용량 27.8GW)의 원전을 건설하는 등 원전 확대에 에너지 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다.□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도 새 원전 건설석유가 풍부한 중동지역 국가들도 원전 국가로 새로 진입하거나 원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아랍에미리트(UAE)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가장 먼저 원전 건설을 승인한 국가이다.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을 수주해 오는 2020년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인 바라카 원전 1~4기를 준공할 예정이다.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16기의 원자로와 관련 전력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란은 지난 2월 신규원전 후보지 16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터키는 아쿠유 지역에 1호 원전을 건설중이며 시놉 지역에 2호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이외에 최근 박근혜대통령이 베트남 방문에서 양국의 원전 건설 협력을 논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베트남은 원전 추진 정책에 적극적이다. 앞으로 10.7GW 규모의 원전 10기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1차 러시아, 2차 일본에 이어 3차 원전건설에 한국원전 수출이 유력하다는 평이다.또 방글라데시, 요르단, 이집트 등에서 새로 원전 건설이 추진중이거나 사업자 선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세계원자력협회(World Nuclear Association)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전세계에서 건설중인 원전은 13개국 68기이며, 건설계획은 26개국 162기에 달한다.□ 자원 없고 전력수입 못하는 한국은한국 에너지 정책의 큰 줄기는 세계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상승과 화석에너지 비중 감소에 있었다.신재생에너지는 꾸준히 기술력과 경제성을 높이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단가(39.6원)에 비해 풍력 160.8원, 태양광 400원 내외로 4배~10배 정도 비싸다. 더구나 하루 24시간 전기를 생산하는 기저전력원(석탄, 원자력)에 비해 이용률(20%내외)이 매우 낮다는 문제도 있다. 바람이 불거나 햇빛이 있어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한계 때문에 국가 전력수급계획으로 적극 반영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전기생산의 연료가 되는 1차 에너지를 96.5%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안보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유연탄이나 LNG는 15~20일치 밖에 비축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기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 원자력의 경우 18개월분의 농축우라늄을 저장할 수 있고 장전된 연료까지 감안하면 3년정도 발전이 가능하다.전력수급 비상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추가 건설을 통한 전력공급력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지적이 있다.경희대 정범진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원자력 발전이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확실히 장점이 가장 많은 발전원”이라며 “국민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한다면 원자력에 인적 투자와 기술적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앞으로 3년 뒤인 오는 2016년 말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이 대구 비즈니스 중심지로 거듭 태어나는 일대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주)신세계가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역세권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동대구복합환송센터 건립공사는 약 8천억원의 예산을 들어 지난 7월께 대구시건축교통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로 통과되면서 빠르면 오는 10월께 늦어도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로 들어서는 환승센터에는 문화·쇼핑·컨벤션·테마파크 등 다양한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2016년 하반기 준공예정인 이 공사로 KTX를 비롯한 고속시외버스, 시내버스, 지하철 등이 한곳에 집적돼 시민들은 이곳에서 환승 교통수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인 직·간접적 고용창출 효과는 1만8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활발한 유동인구를 통해 수십 년 동안 침체했던 대구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이미 일본 여러 곳의 복합환승센터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신칸센 등장 이후 건립된 복합환승센터로 인해 경제 지도가 바뀔 정도로 환승센터 지역은 일대 변화와 함께 지역의 랜드마크로 등장했다. 이중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오사카와 하카타역 등의 변화된 모습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3년 뒤 달라질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의 미래를 미리 짚어 본다. 하카타역후쿠오카 하카타역, 복합시설 `캐널시티` 조성후 규슈 중심지로日 최대백화점·2천석 규모 영화관 등 입점, 시민 발길 이어져부산에서 비행기로 32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후쿠오카(福岡)는 일본 남부지역에 있고 일반적으로`규슈`지방으로 불린다. 후쿠오카시는 일본의 8대 도시로 규슈 지방 제일의 대도시이자, 후쿠오카현의 중심지로 최근 들어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으며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이곳 공공기관의 명칭은 후쿠오카와 하카타가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이는 과거 무사계급과 상인계급이 도시 중앙을 흐르는 나카강(御笠川:어립천)을 중심으로 양분돼 살면서 서로 명칭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공항과 현청은 후쿠오카이고 역은 하카타 역 등으로 명명돼 있다.대규모 복합시설인 `캐널시티`가 탄생한 이후로 상업도시로서의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고 값싸고 맛있는 가게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며 젊은층 뿐만 아니라, 고령층에까지 사랑받는 도시로 정착된 상태다.지난 1889년 문을 연 하카다역은 지난 2011년 3월3일 증축 및 리뉴얼 되면서 모두 네차례 변화를 거쳐 백화점과 영화관, 다목적홀, 전문점 등으로 구성돼 규슈지역의 문화, 상업, 비즈니스 중심지가 됐다.현재 일본 최대 백화점으로 알려진 한큐백화점과 어뮤플라자인 도큐랜드, 레페토 등이 입점해 있고 2천석 규모의 11개 관의 영화관이 들어서 있다.특히 캐널시티는 지난 1996년 4월20일 고객 회유 동선을 계획적으로 설계한 시간 소비형 상업시설군 형성됐고 매시 정각 뮤직 분수쇼 등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젊은 층들이 부담없이 자신의 취향대로 물건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등 매일 10대와 20대 젊은이가 북적거리는 거리로 통한다.하카타역이 지난 2011년 4번째 개발을 한 것은 후쿠오카가 동아시아와 연결되는 현관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편리하게 일본 전역을 여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카타역 뿐만 아니라 인근의 버스터미널도 역사와 JR(일본고속철 신칸센), 버스, 지하철 등이 모인 복합 환승센터로 개발하게 됐다.도심의 중심역을 육성해 지역 발전을 추진한다는 정책 아래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공적인 개발을 완수한 모델케이스로 손꼽히고 있다.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시에도 지역 경제여건을 고려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제시되고 있다. 오사카역오사카역 증축 개발 프로젝트로 1.8km 거대한 지하상가 구축지자체 적극적 지원·정책개발 등 동대구역 장래모델 삼아야오사카는 일본 혼슈(本州) 서부에 있고 오사카만에 면한 전형적인 상공업도시로서 도쿄와 더불어 일본의 상권을 동서로 나누는 2대 도시이며 우에마치 대지(上町臺地)와 요도가와강(淀川)의 삼각주로 이뤄져 있다. 삼각주 지대에는 주위의 소하천 외에 운하가 많이 굴착돼 흔히 `물의 도시`로 불리고 840개의 다리로 인해 `다리의 도시`로도 불린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오사카성이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일본인들은 오사카라고 발음하면 잘 알아듣지 못한다. 오오사카라고 해야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발견해 이채로웠다.오사카역 역시 지난 2011년 증축됐다. 오사카역 증축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 지역의 호텔, 호피스, 주거 등 전체가 대규모 블록으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하비스 플라자 멘트와 신우메다시티, 거리의 악사를 모두 합하면 1.8km 정도의 거대한 지하상가가 이뤄졌다. 개발 당시 한규라인과 한신라인, JR라인 등 3개 철도와 3개 지하철, 버스 등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하면서 개찰구는 모두 1층에 있도록 했으며 플랫폼상에 교상역사를 건설하면서 이를 모두 덮는 돔 지붕을 증설한 것이 특징이다. 발 빠른 한큐 한신백화점도 지난 2012년 약 8만㎡ 규모의 극장형 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오사카역 남쪽에는 다이마루 백화점이 자리하고 바로 건너 한신백화점, 북쪽에는 이세탄 미츠코시 백화점과 코나미 스포츠클럽 등이 있다. 여기에 주변에는 100엔의 원조인 다이소를 안고 있는 쇼핑몰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점과 오피스텔, 음식점 등이 무리지어 들어서 있고 신칸센 역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곳 역시 하카타역 개발 때처럼 지자체가 나서서 각종 지원과 함께 개발에 따른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많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민과 관이 합심해서 일군 경제적 가치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일본의 3대 백화점이 모두 오사카역을 포위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에 복합환승센터를 이용하는 이들의 구매력이 어느 정도 인지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아마도 동대구 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면 오사카역처럼 한국 백화점의 각축장으로 변하게 될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활기찬 거리라는 모습이 그대로 맞아떨어져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의 장래 모델로 충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동대구역 환승센터는분산된 역사·터미널 통합5분 이내 모든 시설 환승지하7층·지상9충 백화점세계최대 규모 등극 기대호텔·피트니스센터 입점땐최고비즈니스 중심지 부상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는 대구 동구 신암동 일대에 건설된다.한국철도공사 경부선 동대구역, 대구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과 동대구역 인근에 흩어져 있던 회사별 고속버스 터미널들이 모두 이 시설로 통합 연계되고 대구시 및 영남권 교통의 중심시설로 기능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되면 5분이내 도보로 모든 교통시설의 환승이 가능해지며 신세계백화점과 스파와 수영장을 갖춘 VIP피트니스센터와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제공하는 컨벤션·연회시설은 물론 키즈엔터테인먼트시설과 골프플렉스, 아쿠아리움이 들어설 예정이다.신세계백화점은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로 들어서는 쇼핑 공간에 명품은 물론 여성과 남성 패션, 아동, 스포츠, 식품 등 모든 쟝르에서 3만여 평이 넘는 대형 대장을 최대한 활용, 플래그쉽 스토어 등을 통해 개별 매장 역시 최대 규모로 꾸밀 계획이다.또 환승센터 맞은편 신천동 옛 제이스호텔 부지는 약간의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세계적인 호텔그룹인 메리어트가 특급 호텔을 짓고 있고 일대 부지 5곳에서 대형 오피스텔 공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여기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한 성동고가차도 건설 및 동대구역 고가교 확장으로 이 일대 주변 개발에 탄력이 붙으면서 그동안 혼잡했던 역 일대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역 광장이 명품광장으로 조성되는 등 이 일대가 대구 최고 비즈니스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동대구역 고가교 개체 및 확장으로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주변의 교통체계가 6차로에서 10차로로 확장돼 그동안 혼잡과 불편을 일으켰던 교통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가교 개체 및 확장 공사는 현재 총 공정률 18%로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KTX 본선공사와 병행 시공하고 오는 2016년 10월께 완공돼 새롭게 신설되는 성동고가차도, 복합환승센터와 함께 2016년에는 동대구역 일대의 대변혁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이렇게 될 경우 부산시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백화점으로 등극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3-09-23
칠곡군 왜관읍 칠곡보 생태공원 일원에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제1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이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11일 성화 점화로 평화의 불을 밝히며 시작한 이번 행사는 15일 저녁 열린 `낙동강세계평화 콘서트`에 이어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숫자인 625명의 내·외국인이 대거 참가한 `세계평화 대합창`을 끝으로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세계평화 대합창에서는 `우리의 소원`, `손에 손잡고` 등의 합창곡으로 전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는데, 전체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대학생과 중·고교생 등 자발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이어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이번 대축전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낙동강전투 전승 재연 등 40여개 행사 다채내·외국인 625명 페막식서 평화기원 대합창성공적 개최로 국내 대표 호국축제 계기 돼63년전 미 8군사령관 워커 중장은 전선의 장병들에게 “버티거나 아니면 죽거나(Stand or Die)”로 낙동강을 사수하라! 는 명령을 받은 장병들이 결사적으로 나서 낙동강지구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전승기념 행사도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칠곡군 왜관읍 시가지와 석적읍 낙동강 둔치 일대에서 6·25 참전용사, 한·미 장병 그리고 시민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가행진과 전투 재연행사 등을 통해 성대하게 열렸다.이번 재연행사는 1950년 8월부터 9월 하순까지 마산-왜관-영천-포항 일대에서 북한군 14개 사단의 총공세를 죽음으로 막아내 전쟁의 흐름을 바꾼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지구 전투를 국군과 인민군으로 만난 형제를 모티브로 한 실경 드라마 형식으로 재연해 그 의미를 더했다. 낙동강지구 전투는 6·25전쟁의 전환점이 되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전투였다. 전체 방어선 어느 한 곳이라도 뚫리면 대한민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전 장병들이 오직 구국의 일념으로 자신의 피와 목숨을 바쳐 쟁취한 처절하고 고귀한 승리를 일궜다.이날 6·25 참전용사 100여명과 경북도와 칠곡군 호국단체가 직접 참가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으며, 육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70여명의 장군들도 참관했다. 또한 5일 동안 메인행사와 더불어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들이 많아 호응이 높았다.행사기간 내내 열린 원예치료박람회는 `치유와 힐링의 공간`을 주제로 원예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특강을 통해 다소 생소한 원예치료에 대해 알리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고,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사업회 공동위원장인 김덕수, 안숙선씨를 비롯 김영임, 장사익 등 우리나라 최고의 국악명인 200여명과 채향순 무용단, 이용탁 지휘자가 이끄는 관역악단이 향사 박귀희 명창 20주기 기념 공연이 교육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려 낙동강세계평화문화 대축전 관람객들에게 우리 전통 문화 공연을 선보여 큰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린 `낙동강 호국길, 자전거 대행진` 행사는 5천명이 넘는 참가자가 평화를 기원하며 낙동강 칠곡보 생태공원 일대를 자전거로 순례하는 대행진은 장관을 이뤘다.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추진위원회는 지난 5일간 대축전을 방문한 관람객을 총 15만명으로 집계, 예상 유치목표였던 10만명을 크게 넘어서 이번 대축전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호국과 평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전쟁 참전국과 문화교류 및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마련된 이번 대축전의 성공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주제와 구성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낙동강세계평화문화 대축전은 6·25전쟁과 호국을 주제로한 국내 유일의 평화축전이고, 전쟁과 평화를 체감해볼 수 있는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 24개, 문화행사 23개 등 47개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구성해 운영했다.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번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자리가 됐다. 지금의 평화로운 일상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전후세대,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역사인식과 안보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백 군수는 “낙동강 전투의 치열한 역사를지니고 있는 칠곡이 명실상부한 `호국의 고장`으로 자리매김 하는데도 이번 낙동강 세계펑화문화대축전이 크게 기여했으며 내년에도 축전 추진을 위한 국비예산이 확보된 상태인 만큼 칠곡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국, 평화의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칠곡/윤광석기자 yoon777@kbmaeil.com
양국 시범단 공연 도심 광장서 매일 열려… 수천명 환호에 종주국 자부심`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가 우리 나라 생활 문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악, 문화재, 한복, 한식, 미술, 뮤지컬, K-POP, 영화, 문학, 첨단 IT 등 전통문화에서부터 현대문화까지 한국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가 총망라되면서 유럽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 태권도와 한복은 연일 찬사가 쏟아져 한국문화전도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지난 11일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실내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출입구와 터키의 명문인 이스탄불대학교가 만나는 베야즛 광장. 이곳에서 태권도 기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리허설 때부터 몰려든 1천여 명의 관람객들은 `한국-터키 태권도 시범단 합동공연`을 보며 감탄사와 `코레(코리아) 화이팅`을 연발했다. 한국 시범단이 호신술, 도미노 격파, 고공 발차기를 선보이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배경 음악으로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이 흐르고, 태권도 버전으로 싸이의 춤을 추자 관람객들은 휘파람으로 환호했다. 몇몇 관광객들은 골반 춤을 따라 췄다. `하리카(훌륭하다)``하리카`라고 외치면서.이어 터키 시범단 중 여성 선수들이 터키 전통의상과 태권도복을 접목시킨 매력적인 의상을 입고 나와 흥겨운 터키 리듬에 맞춰 밸리댄스와 리본 체조를 결합한 퓨전 태권도 쇼를 선보여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한국과 터키팀의 한판 겨루기와 격파가 무승부로 끝난 뒤 한국팀이 지상 5미터 높이에서 고공 발차기와 격파를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하리카(터키어로 훌륭하다 멋지다)`를 외치며 우레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곧이어 허공에서 격파된 송판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깃발이 무대 위로 펼쳐지고 마지막으로 `아리랑`이 흘러나오자 수백 명의 관람객이 무대 위로 올라가 선수들과 포토타임을 가졌다.이번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에 참가한 한국 대표단은 대구 계명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소속 선수 15명이다.주장인 이득곤(23) 선수는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태권도를 보고 열광하니까 기쁘다. 우리 태권도가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범단 황승현(21) 선수는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지 몰랐다. 태권도로 한국을 알리니까 뿌듯하고 자부심이 커진다”며 “관람객들이 사진 찍자고 몰려올 땐 내가 한류스타가 된 기분이다”고 의기양양하게 미소 지었다. 시리아와 국경지역인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에서 온 여대생 큐브라(19)씨는“엑스포를 보러 일부러 이스탄불에 왔다. 오늘 도착해서 처음 본 행사가 태권도인데, 정말 멋졌다”며 “친척집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사촌들과 엑스포에 하나하나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7년 전 터키에 와 현지인과 결혼한 이주연(36)씨는“아이들에게 태권도를 보여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정말 가슴 벅차다”고 전했다.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한국공연, 터키공연, 한-터 합동공연 등 모두 세 종류로 베야즛 광장과 아야 소피아 앞 특설무대에서 번갈아 가며 매일 각 1회씩 3회 열린다.▲ 유럽 챔피언 출신인 네시베 터키시범단 감독“태권도, 터키문화와 가장 잘 어울려”네시베 터키시범단 감독태권도 유럽 챔피언 출신인 터키팀 네시베(42·여) 감독은 “이번 엑스포에 참가한 선수들은 터키 국가대표들과 전국에서 선발한 챔피언 등 26명으로 구성됐다”며 “이 공연을 위해 한 달 동안 합숙훈련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태권도는 터키문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스포츠이다”며 “태권도를 배우고자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밝혔다. 네시베 감독은 “종주국인 한국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고, 터키도 태권도 강국인데 우리의 실력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탄불-경주엑스포 개막식에 참여했는데, 성대한 개막식 규모에 놀랐고, 터키와 한국이 펼치는 환상적인 무대에 감동을 받았다”며 “태권도 행사 준비하느라 아직 엑스포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이제부터라도 행사장 하나하나 둘러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계명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최성곤 지도교수“태권도가 양국 우의 다지는 매개돼”최성곤 한국시범단 지도교수한국을 대표해 이스탄불-경주엑스포에 참가한 계명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최성곤 지도교수는“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태권도 시범을 보였는데, 이번 엑스포 참여는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 엑스포의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이라는 주제처럼 양국 시범단이 태권도라는 길을 걷고, 태권도를 통해서 만나고, 앞으로 한-터의 영원한 우의를 다지는데 태권도가 매개가 되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터키팀의 네시베 감독과는 국제대회에서 여러 번 만나 잘 안다는 최 교수는 “터키 선수 중에는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팀을 따라다니며 같이 훈련하고, 계명대에 와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앞으로 교류 계획도 내비쳤다. 최 교수는 태권도 공인 8단으로 태권도 교과교육학을 전공하고 일본 히로시마대 교육학 박사, 국기원 고단자 논술심사위원, 국제심판 등의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그는 “이번 엑스포에 참여하면서 터키 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각별하다는 걸 느꼈으며 며칠 전에는 참전용사 한 분이 일부러 태권도를 보러 오셨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가셨다”며 “이번 엑스포는 한류 열풍을 일으키기에 최적의 장소를 최적기에 선택한 것 같다”고 피력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9-13
우리 한복이 동로마와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의 가을밤을 감탄사로 수놓았다. 지난 11일 오후 8시~밤10시(한국시각 12일 오전 2시~4시) 이스탄불 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성황리에 열린`한국·터키 전통 패션쇼`에서 한복의 진가가 발휘된 것이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특별행사로 열린 이 쇼에는 톨가 카렐, 시넴 외즈튀르크 등 터키 유명 영화배우와 모델, 패션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지켜봤다. 또 12일(현지시각) 개막하는 `터키-한국 영화 주간` 참석차 이스탄불을 방문한 김기덕 감독이 깜짝 방문, 양국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쇼는 먼저 터키 측 디자이너 네즈라 규벤치가 `전통과 근대의 만남, 아나톨리아 반도의 균형`을 테마로 한 80여 벌을 의상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실크, 면 등을 활용한 친환경 패션을 추구하는 터키의 대표적 디자이너인 네즈라 규벤치의 작품은 천연 소재와 자연 색상으로 그리스 로마 여신의 우아함과 고풍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작품들이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네즈라 규벤치는 골드만삭스가 선정한 1만 명의 여성 리더 중 한 명으로 터키 여성으로는 최초로 포함된 인물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 이영희 디자이너이어 이영희 디자이너는 신라, 고구려, 백제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전통한복과 궁중의상,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모던한복, 그녀 작품의 대명사가 된 `바람의 옷`등 100여 벌을 선보였다. 금관을 쓴 왕과 왕비, 선덕여왕과 명성왕후를 재현한 모델들이 등장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계절별 소재와 아름다운 색감으로 한국의 사계를 담아낸 작품에 이어 현대적인 드레스 라인과 은은한 한국적 색감으로 한국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바람의 옷`이 무대를 장식하자 관중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마지막 무대는 터키 꼬마 세 명이 한복을 입고 뛰어나와 사랑스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옷을 통해 양국의 전통과 문화를 서로 이해하고, 아름다운 한복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자 이 패션쇼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구룡계곡은 남원시 주천면 호경마을과 고기마을 사이를 흐르고 있는 계곡으로, 아홉 마리의 용이 노닐던 곳이라고 해서 구룡계곡으로 이름 붙여졌는데, 남원이 자랑하는 8경 가운데 제1경이니 풍광이 매우 빼어난 곳이다. 그래서인지 구룡계곡을 찾는 등산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많은데, 주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반대편인 여원재에서 출발하여 수정봉과 노치샘을 거쳐 구룡폭포를 보고 육모정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기도 한다.육모정-제9곡 구룡폭포 왕복 7.5km 코스… 가는 곳마다 절경기암괴석 타고 여기저기서 흘러내리는 계곡 물줄기 탄성 자아내40년 만에 가장 무더웠다는 이 여름의 끝자락에서 물러나는 계절의 묘미를 느끼기 위해 다시 한번 유명한 폭포를 가보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정한 곳이 대구에 있는 `우리들산악회`들과 함께하는 남원 구룡계곡과 폭포였다.일요일 아침 7시에 약속장소인 출발지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우리들산악회는 매월 첫 일요일을 등산일로 정하고 있는 친목 산악회였는데, 필자는 김위준 회장과 유현순 총무를 비롯하여 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탑승하여 곧장 남원으로 향했다.남원지역의 등산은 올해만도 두 번째이다. 봄빛이 성큼 다가서던 3월 말경 춘향골 천황산을 오르고 나서 등산기를 본지 3월 30일 13면 보도에 올린바있다. 그래서 남원 자랑은 생략한다.아침 일찍 출발한 차가 추석 성묘 벌초를 위해 행차하는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교통이 지체가 되어 오전 11시경에야 등산지 초입인 육모정에 도착했다. 일행들은 차에서 내려 잠시 자유시간을 가진 뒤 등산 안내를 받으며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했다.설명을 들으니 산행 일정은 육모정에서 구룡계곡 옆 계곡 길을 거슬러 올라가서 제9곡 구룡폭포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으로 내려오도록 돼 있는 가벼운 트레킹 산행코스다. 종주거리가 왕복 7.5km이다보니 비교적 시간은 넉넉한 편이다.구룡계곡 9곡 중에서 제1곡은 송력동 폭포로 주천 쪽 지리산 국립공원 매표소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통칭 `약수터`라 하는데, 이곳은 등산객들의 접근이 어려워 2곡인 용소가 사실상 구룡계곡의 관문 구실을 하고 있다.2곡 용소를 지나면 제3곡 학서암이 나타나고, 일행들은 산행을 계속하여 제4곡인 구시소에 도착했다. `서암`으로 불리는 구시소의 계곡 바닥에는 크고 작은 갖가지 바위가 많이 산재되어 있는데, 그 모양새가 아름답다. 그 가운데 소나 말의 먹이통인 구유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한국의 명수(明水) 구룡계곡답게 가는 곳마다 절경이 펼쳐지고 있으니 한곳에서 오래 머물 수도 없다. 또 다른 비경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서이기도 하다. 계곡의 절경에 취하여 잠시 쉬다가 다시 걸음을 옮겨 다음 코스로 향한다. 흐르는 물소리, 때때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오른다. 구시소에서 출발하여 계곡을 끼고 1km 정도 산길을 따라 오르니 계곡이 급경사를 이루고, 암반 밑으로 흘러내린 명경지수를 이루는데 또한 비경이다. 이곳이 바로 유선대이다. 유선대 주변의 바위는 특이한 모습으로 바위에 균열이 있어 그런지 금이 많이 그어져 있다. 그래서 예부터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서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쉬었다는 곳이다.신선들이 유선대에서 놀면서 행여 속세 인간들의 눈에 띌까봐 병풍으로 가리고 놀았다 하여 이곳을 은선병이라고도 한다.선경 밑으로 흩어지는 물보라를 마음에 새기며, 눈을 돌려보면 푸른 숲 나무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하늘에서 내리비치는 태양, 푸른 하늘을 유유히 흐르는 흰 구름조각, 간간이 들리는 이름 모를 산새소리를 들으랴 치면 우매한 인간인 필자가 마치 신선이 된 듯 착각에 빠진다.어디 신선들뿐이랴! 이곳 구룡계곡에는 음력 4월 초파일이면 아홉 마리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폭포에서 놀다가 다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으니 선경이고, 비경임에는 틀림이 없다.그래서인지 필자는 여느 등산과는 다르게 시간적 여유를 갖고서 많이 생각하면서 쉬기도 했다. 널찍한 암반 위에서 잠시 지나온 세월을 회상도 해보고, 때로는 무아지경이 되어 잠시간 잊고 잠도 청하기도 했다. 혼자서 갖는 이런 여유의 시간의 매력으로 인해 등산이 무작정 좋은지도 모르겠다.매미소리에 흠칫 놀라 선잠에서 깨어났다. 몽롱한 상태가 선계인지, 인간계인지 분간이 희미해지는데, 어쨌든 신선이 놀고, 용이 쉬었다는 유선대이고 보니 잠시간 탈인간했는가보다.갑자기 어디에라도 편지가 써 보고 싶다. 정말 오랫동안 써보지 못한 육필편지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만 거의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다보니 문명의 이기 득을 보긴 하지만, 인간의 향기가 묻어나는 편지나 먼 길을 달려가 만나는 인생의 진득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불행함도 있는 것이다.시간을 거슬러 흐를 수 있다면 고향마을의 부모님이나 친지, 타향이라면 옛 시절 그 당시 힘든 나에게 강한 생활력과 사회를 꿰뚫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신 많은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현재의 이 마음을 그대로 전할 수 있겠지마는 다시는 오지 않는 세월이기에 다만 추억으로만 그리워할 뿐이다.그러다보니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왠지 허전한 기운이 밀물처럼 가슴속을 엄습해오는 느낌이다. 잠시간 신선 흉내를 낸 어리석음에 대한 신선의 응징이리라. 그 허전한 마음이지만 자연의 풍광을 담고, 친절히 대해주는 산악회원들의 인심이 잠시간 젖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아침부터 지켜봤지만 산악회의 임원들이 회원들을 위해 자상하고 인정을 나누는 것을 자주 목격하였다. 그 장면이 일부러 연출하는 것이 아닌 오랫동안 배어진 습성 같은 것이었다. 많은 곳을 등산하면서 여러 단체들과 어울렸으니 척보면 알 수 있는데, 이번 산악회의 임원은 남다르게 일행들에게 너무 잘 대해주는 것이 회원들이 즐거워하는 행동 속에서도 알 수 있다.산행을 하면서 편히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자주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면서 길을 걷는다. 비폭동을 지나서 출렁다리를 건너는 등산인들의 행렬 속에서 차례를 기다려 드디어 구룡계곡의 백미, 아홉 마리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을 지닌 구룡폭포에 도착했다.구룡폭포는 물줄기가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완만하게 경사진 암반을 타고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것이 특색이다. 계곡에 자리한 또 하나의 명물, 기암괴석을 타고 여기저기서 줄줄 흘러내린다.남원에서 구룡폭포를 8경중 제일로 치는 것은 남원의 자랑 판소리 때문이라 생각된다. 판소리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풍류가 어우러진 음악으로, 양대 산맥은 동편제와 서편제이다. 남원이 바로 동편제의 탯자리인 것은 동편제의 창시자로서 판소리계의 최고의 칭호인 가왕으로 불리는 송홍록(1780년경~1860년경) 명창이 태어난 곳이 운봉읍 비전마을이고, 그는 이곳 구룡폭포에서 득음하였다.그 후 구룡폭포가 소리꾼들에게는 소문나 기라성 같은 송만갑, 박초월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이 폭포 아래서 소리공부를 하고 득음을 하였다고 하니 가히 남원은 소리꾼들의 성지요, 구룡폭포가 그 원조지역임을 알 수 있다.늦여름에 계곡의 절경마다 전설이 담겨져 있는 구룡폭포에서 시원히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지혜를 배우는 산행의 시간은 한껏 여유로움을 가져다준다.계곡을 왕복하여 걷는 시간은 비교적 짧았지만 산악회 회원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리더들을 보면서 몇 사람들의 노력으로 회원들이 즐거워하고 함께 걷는 행복하다는 걸 체득한바 임원진들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한다.일상의 번잡함을 떨치고 나서는 등산길에서 맛본 여러 가지 체험들. 귀가 길에서 폭포에서 끊임없이 떨어져 내리던 폭포수를 생각하면서 그 풍경에 청량감을 느낀다. 흐르는 물소리가 인간의 뇌파를 안정시켜주고, 음이온이 풍부해서 심리까지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데, 이번 남원 구룡폭포의 등산길이 자연풍광을 마음에 안고 게다가 마음의 안정감까지 얻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글·사진=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불교, 유교, 신라 등 한국 문화가 어우러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개막 9일만에 누적 관람객수 200만명 돌파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성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류 문명의 살아있는 박물관 이스탄불 엑스포 행사장에는 한국문화에 흠뻑 빠져든 터키인들이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거센 한류 열풍에 대회관계자들마저 놀랄 정도다.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9일 오후 11시(한국시각 10일 오전 5시) 집계 결과, 총 203만5천명이 엑스포를 다녀갔다. 앞서 100만 돌파는 개막 이후 5일 만인 지난 4일 거둬 열기를 예고했다.홍보관 밀집된 술탄 아흐멧 광장 관람객 으뜸… 현지인 반응도 뜨거워 한복 입어보기·투호놀이 등 체험코너엔 하루종일 대기자로 `인산인해`이스탄불 시장 “하루 수십만 방문객 놀라워”… 현지 언론도 성공 점쳐행사 장소별 관람객을 보면, 한국 전통문화 체험장, 실크로드 바자르, 경북도 23개 시·군 홍보관, 한국콘텐츠 홍보관, K-Food 홍보관이 밀집된 술탄 아흐멧 광장이 80만 명 이상 단연 최고로 집계됐다.그 다음은 경북과 경주의 역사, 문화유산, 관광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경북도·경주시 홍보관으로 35만3천명이 찾았다.술탄 아흐멧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홍보관은 비잔틴 건축 최고의 걸작으로 이스탄불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아야 소피아 박물관`과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인 `블루모스크`에 둘러 쌓여 있는 곳이어서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들리는 유동인구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문화콘텐츠들로 구성해 세계인들에게 호응도 폭발적이지만 엑스포 조직위의 장소마케팅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경북도와 경주에 대한 특집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터키에 여러 차례 소개한 터키 국영방송 TRT 젬 귤테킨 PD는 “터키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렇게 자세하고 풍성하게 소개하는 건 처음 본다. 경북도가 터키를 선점한 것”이라며 “한국문화가 매우 성공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터키와 세계인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행사를 관장하고 있는 조직위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뿐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터키 전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고, 이란 불가리아 그리스 등 인근 중동과 유럽에서도 엑스포를 보러 오고 있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현지의 터키 관계자들도 불과 9일만에 관람객 200만명 돌파에 놀라고 있다.이스탄불-경주엑스포가 열리는 주 무대가 비잔틴제국 최고의 걸작으로 이스탄불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명소가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이번 엑스포의 내용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는 등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관람객 200만 돌파를 목전에 둔 9일 오후 하이룰라 젱기즈 아야 소피아 박물관장은 “비잔틴 시대에 그리스도교 대성당으로 지어져, 오스만 제국에서는 이슬람교 사원으로 사용되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는 `아야 소피아`와 이슬람 사원인 `블루모스크` 앞에서 한국문화 페스티벌을 23일간 하겠다고 처음 제안했을 때는 `소리`가 문제가 될 거 같아 걱정했었으나 막상 개관해 보니 한국측이 잘 대처해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며 놀랐다. 또 그는 “양국 국무총리가 참석한 개막식 때부터 하루 다섯 번의 에잔(무슬림의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 시간을 피해가며 공연과 행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의 지혜와 짜임새 있는 조직과 행정시스템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젱기즈 관장은 “아야 소피아 앞에서 한국의 공연과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좋고, 그것을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을 보니 뿌듯하다”며 기독교와 이슬람, 비잔틴과 오스만, 서양과 동양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곳에서 불교, 유교, 신라 등 한국문화가 조화롭고 신비하게 잘 어우러지는 거 같아 터키문화가 더 빛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지시각으로 9일 이스탄불에서는 모두 15번 열린 한국 공연도 관람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특히 아야 소피아 앞에서는 상주시, 문경시, 구미시 공연단이 준비해 온 지역 특유의 전통공연이 개최돼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술탄 아흐멧 광장에서는 한국 전통혼례 재현, 국악공연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고, 이스탄불의 명동인 탁심광장(이스티클랄 거리)에서는 태권도와 비보이 공연이 펼쳐져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한국공연 외에도 파티 구청 공연장과 베야즛 광장에서는 라트비아, 키르기스스탄, 타타르스탄이 펼치는 `세계민속공연축제`와 터키 대표팀의 태권도와 비보이 공연이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또한 전통문화 체험행사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한복 입어보기, 신라 금관 만들기, 투호 놀이, 장승 깎기 코너에는 체험하려는 대기자들로 오전부터 해가질 때까지 긴 줄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19개국의 민속 특산품을 전시 판매하는 실크로드 바자르에도 하루 종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이밖에 한·터 예술합동교류전, 한국대표작가 사진전, 포스코 홍보관, 한국관광사진전 등 전시행사에도 모두 27만명이 관람하는 등 관람객이 점점 늘고 있다.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엑스포의 전반기는 개막식과 실크로드 탐험대, 해양 순항훈련, 참전용사 감사행사 등으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후 한국의 소리 길, K-POP 페스티벌 등으로 `한국문화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이 사무총장은 “11일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가 참여하는 `한·터 전통패션쇼`와 12일 개막하는 `터키-한국 영화주간`(20일까지), 14일의 `한·터 태권도 교류행사`에도 터키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관객몰이가 예상외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오후 4시(한국시각 9일 오후 10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주제 전시관인 `한국문화관`을 전격 방문한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엑스포 성공을 위해 이스탄불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등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열린 엑스포 개막식 참석 직후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아르헨티나로 출국하느라 엑스포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다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주낙영 부지사에게 엑스포 관람객은 하루에 몇 명 정도인지 묻고 `20만 명 정도`라는 답이 돌아오자 “놀랍다. 엑스포가 아주 대단히 인기있는 거 같다”면서 특히 “이스탄불 시민들이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주 부지사는 올림픽 개최지 유치전에서 진력을 쏟았을텐데 귀국 후 바로 다음날 `한국문화관`을 찾은데 대해 감사함을 전하고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톱바쉬 시장은 이날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의 안내로 전시관을 꼼꼼히 둘러보면서 성덕대왕신종을 그대로 재현해 신종의 몸체를 스크린으로 삼는 신라문화유산 영상쇼, 신라유물 전시, 한옥 사랑채,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춤추는 로봇 퍼포먼스를 차례로 체험하며 즐겼다. 특히 피를 나눈 한-터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상관에서는 한국전쟁, 터키의 파병, 2002년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20여 분짜리 영상을 끝까지 다 보고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간이 되는 대로 전 행사장을 방문해 진행사항을 챙기겠다고”면서 “내년 초에는 경상북도를 직접 방문해 `포스트 이스탄불-경주엑스포`와 한-터 교류 협력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9-11
오늘날 세계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창의적인 인재가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최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창의인재 육성방안`을 발표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는 자본과 단순한 노동보다 인간의 창의성 등을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생산·소비하는 선도형 시스템인 만큼 그 핵심은 `사람`이라 할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시책을 앞장서 발표해 왔던 포스코교육재단이 이번에도 창조경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행복한 학교의 목표는 글로벌 일류시민 양성포스코교육재단이 10일 밝힌 새 비전 목표는 `글로벌` `일류시민` `행복한학교`라는 3대 키워드다. 이걸 합성하면 `글로벌 일류시민을 양성하는 행복한학교`가 된다. 교육도 변화해야 생존한다는 판단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재단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글로벌 일류시민이다. 지역과 국가에 머무르지 않는 폭넓은 시야와 세계를 위해 헌신할뿐만 아니라 사회현안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솔선하는 리더를 육성한다는 것이다. 학생 뿐만아니라 교사, 교직원 등 모든 구성원이 대상이고, 행복한학교는 일류시민을 양성하는 공간이자 출발지다. 구체적으로 보면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각자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찾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하는 공간이어야 하고, 교사들에게는 학생 개개인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교직원들에게는 재단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있고, 교사 못지 않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 행복한 학교의 핵심 내용이다.이의 실현을 위해 초등학교는 학생의 수준에 관계없는 획일적 수업에서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수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해당 수업 비중을 현재 0%에서 5년 이내 30%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중학교는 학교·학원에서 지시하는 방식대로의 학습에서 탈피해 자기주도적 학습으로의 변화를 도모해 5년 이내에 70%에 이르는 수업을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고등학교는 과목 선택권이 제한적이고 강의중심적인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이 선호하는 수업을 선택하는 학생 선택교과 비율을 5년 이내에 30% 수준까지 끌어 올린다는 방침. 특히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교사들의 업무수행시간(주 43시간 기준) 중 행정업무 시간을 기존 7시간에서 3시간으로 축소하고, 학생 지도·상담시간과 수업준비시간을 각각 1시간30분에서 2시간 가량 늘려 수업의 내실을 다지고,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인지해 문제 학생을 사전에 발견·치유한다. □ 직원자녀 비율 2018년에는 58%에 머물 듯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수많은 교육정책의 변화과정을 겪어왔다. 1970년대 초까지 이어지던 고교 입시고사 체제는 지역 명문고가 높은 위상을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줬고, 1973년에 발표된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은 학교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됐으나 결국 중학교 교육도 대학입시와 무관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획기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후 1983년 과학고와 외국어고를 대변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가 설립됐고, 1989년에는 지방명문고 육성계획의 일환으로 해당 학교에 학생선발 특권을 부여했다. 이후 1997년 대안학교 학력인정, 1998년 국제고 설립, 2001년 자립형사립고 도입, 2008년 마이스터고 도입 등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줄을 이었다. 이처럼 수도 없는 변화를 거쳐 온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은 오늘날에 이르러 시험 일변도의 입시제도에서 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방면의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발굴하는 교육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포스코교육재단은 그동안 설립 후 늘 차별화된 교육을 선도해 왔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각급 학교를 보유한 통합 교육재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차별화를 통해 입지를 구축하며 교육시책의 변화를 주도했던 것이다. 특히 포스코교육재단은 나름 특유의 교육 방식으로 지방에 있으면서도 우수한 학생 배출로 서울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금 포스코교육재단은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교육 환경이 너무나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적인 예가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생 수 감소다. 아동 감소는 포스코교육재단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이는 공립학교와의 차별화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사학재단에 공립학생들이 대거 포진하면 재단이 추구하는 교육시책대로 추진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따라서 재단내에서 어떤식으로든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학생 숫자가 줄어들고, 포스코 자녀 비중이 적어지면 포스코가 매년 재단에 출연하는 지원금이 줄어 들테고, 이는 높은 교육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어 공립학교와의 차별화가 힘들어지는 만큼 이를 대신할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학생 수 감소는 재단 지원금 축소로 나타나 지난 10년간 정교사 신규채용을 하지 못했다. 명문사학재단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또 이는 교사 연령 고령화로 이어져 공립학교 대비 교장·교감 승진이 5년 이상 늦어지는`인사적체`현상으로 이어져 내부에서 불만이 적지 않다. 이번에 행복한학교 비전을 발표하면서 교사에 대한 사기진작책 등 많은 배려를 한 이면에는 그런 아픈 구석이 있다.포스코교육재단은 1999년 한때 1만3천468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9월 현재는 8천469명에 머무르고 있고, 2004년 93%에 이르던 포스코 자녀 비율은 올 들어 67%에 그치고 있다. 재단은 이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오는 2018년에는 학생 숫자가 7천여명, 자녀 비율은 5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진일보된 교육 프로그램 차별화 및 교사의 역량 강화를 통해 명문사학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포스코교육재단이 이번에 내놓은 새비전이다. □ 새로운 비전 달성 위한 마스터플랜포스코교육재단은 지난달부터 재단 및 학교 임·직원, 포스코경영연구소(포스리) 임원 등 48명으로 구성된 T/F팀(PMO(project management office)을 꾸려 국내 교육현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와 논의를 거듭했다. 그러면서 T/F팀은 비전 실행을 위해 △시기별, 사안별 우선과제 선정 및 업무지원 △K-12 통합 관점의 기획 및 예산편성 △교직원 변화 관리 실행체계 및 운영계획 마련 △KPI관리를 통한 계획 성공적 실행여부 관리 △교원 역량개발을 위한 연수프로그램 운영 △외부기관과의 파트너십 체결 등을 지향점으로 제시하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구했다. 또 지난달 5일 광양제철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같은달 19일 포항제철유치원에 이르기까지 각급 학교별 임·직원 워크숍을 갖기도 했다. 재단은 이번 발표안을 앞서 살펴 본 교사 등 구성원들의 79%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재단은 앞으로 자체적인 비전 추진의 한계를 보완키 위해 재단, 학교, 경영컨설팅업체, 교육전문컨설팅업체가 각자의 분야에 맞춰 업무를 분담할 계획이다. 먼저 재단은 교육보조인력 및 교사 등 신규인재를 채용하고, 교원 대상으로 새로운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울러 문화·예술 관련 분야 협력 및 학생 사회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외부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해 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전략 과제별 상세 프로그램은 각급 학교가 개발하고, 자녀교육법과 재단의 교육 방향성 공유를 위해 학부모교육은`학교별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 업무`에 따라 수행한다. 경영컨설팅업체의 역할도 강화된다. 학교 평가 체계를 개선하고, 역량기반 리더십 선발을 위한 제도를 기획 하는 등 `조직 변화 관리 관련업무`에 치중한다는 것. 이와 함께 검증된 교재를 적용하고 다양한 교육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 전문 교재 및 노하우 요구 업무`에 도움을 줄 교육전문컨설팅업체가 나서 전체 교육 일정을 체크하며 지원업무를 맡는다.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경북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문사학 반열에 오른 포스코교육재단이 새비전 교육을 발표하고 나섬에 따라 이 영향이 다른 학교에도 적잖이 미칠 전망이다. 실제 포스코교육재단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등 정권이 교체될때마다 새 정부가 제시한 교육정책에 맞춘 제도를 발표했고, 그 내용은 교육부뿐만 아니라 타 학교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연구하기도 했다. 따라서 다른 학교에서도 어떤 식으로든지 시대에 적응하는 다양한 교육 방식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최고수준의 명문사학포스코교육재단은 1971년 1월 재단법인 제철장학회라는 명칭으로 설립돼 같은해 9월 포항시 남구 효자주택단지 내에 효자제철유치원을 개원하면서 첫발을 내딛었다. 재단은 1976년 11월 학교법인 제철학원을 설립하면서 명문사학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한 이후 1970~80년대에 포항제철소가 있는 포항지역에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 포항제철동·서초등학교를 잇따라 개교했다. 또 1987년 5월 광양제철소가 준공되면서 전남 광양지역에도 광양제철유치원, 광양제철초등학교, 광양제철중학교, 광양제철고등학교 등을 세웠다. 특히 포항공과대학(현 포스텍)을 짧은 기간내에 세계적 대학반열에 올려 놔 주목받았다. 1995년 12월 제철학원으로부터 포스텍과 분리된 재단은 이듬해 3월 포철교육재단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2002년 9월 포스코교육재단으로 또 한 차례 명칭을 변경한 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재단은 2013년 현재 포항과 광양지역에 유치원 2곳, 초등학교 5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3곳 등 총 12개교를 운영 중에 있으며 포철고와 광철고는 지난 2010년부터 자율형사립고로 포철공고는 지난해부터 마이스터고로 지정·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2015년 3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 자율형사립고인 송도고등학교(가칭)를, 2016년 8월 포항 지곡주택단지에 포항외국인학교를 개교해 명문사학으로의 부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 김천은 장대하고 수려한 산과 숲이 외곽을 둘러싸고 있고 맑은 물이 시가지를 관통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아름다운 도시다. 삼산은 황악산과 고성산, 금오산을, 이수는 감천과 직지천을 일컫는데 황악산과 삼도봉은 백두대간에 자리잡고 있다. 삼도봉은 충청북도 영동, 전라북도 무주, 경상북도 김천 등 3도 시군의 경계지점에 있다.백두대간 벨트사업 발전계획 수립무주·영동군과 공동발전 MOU체결무흘구곡 경관가도 등 관광인프라 확충전국최초 전문 산악자전거 파크 조성자연휴양림·생태숲 조성에도 박차박보생 김천시장은 산과 하천이 조화를 이룬 삼산이수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내륙 초광역경제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관광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웅대한 포부를 품고 맞춤형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관광산업이 개발방식에 따라 고용과 소득, 지방세수가 증대하는 경제적 효과,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이미지를 제고하는 경제 외적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보생 시장박 시장은 지난 2010년 7월 `시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행복도시 김천`이라는 시정목표를 표방하고 김천을 `질 높은 친환경 생태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이후 내륙 초광역경제권 사업으로 `백두대간 벨트사업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2009년 5월 김천시와 무주군, 영동군 등 삼도봉 권역 3개 시군이 공동발전 상호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2011년에는 영동군과 연계한 궤방령 장원급제길 조성사업 등 7개 사업을 농림축산식품부 지역발전위원회 등 중앙부처에 제출했고 지난 4월 국토교통부 주관의 `백두대간권 종합발전계획`에 반영하는 성과를 냈다. 질 높은 친환경 생태관광도시는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 `체감형 생태체험 공간 확충`, `휴식이 있는 산림휴양시설 확충`, `재해위험지구 정비 및 예방시설 확충`으로 짰다.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은 `황악산 하야로비공원 조성`과 `무흘구곡 경관가도사업` 등이다.황악산 하야로비공원은 직지사권역의 관광·문화·휴양기능을 강화하고 전통문화 체험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해 지역민이 자연을 한껏 즐기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1천92억원의 예산으로 대항면 운수리 14만3천695㎡ 부지에 2016년 12월 완공한다.천혜의 생태자원과 농촌체험마을을 연계해 맞춤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호국불교 등 김천역사와 문화를 담은 황악산 하야로비공원의 랜드마크인 평화의 탑을 건립한다. 가람문화와 사찰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촌, 초·중·고 학생들이 전통예절과 전통생활을 체험할 전통한옥촌, 건강문화원, 치유의 숲, 문화마당, 심신 수련관, 물놀이 시설, 선인장 온실, 광장, 쉼터, 삼림욕 공간을 만든다.무흘구곡 경관가도사업은 115억원의 예산으로 경관을 정비하고 전시관과 소공원, 문화탐방로, 공공편의시설을 2015년 12월까지 정비하는 사업이다.또 355억원의 예산으로 부항댐 생태공원도 내년까지 조성하는데 습지공원과 특산품 판매 광장 등을 만든다.김천시 대항면에는 전국 최초로 전문MTB(산악자전거) 파크도 만들었다. 레저스포츠 문화 확산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23억원의 예산으로 크로스컨트리, 포크로스, 다운힐 코스, 휴양관, 캠핑장 등의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체감형 생태체험 공간 확충`은 생태공원과 생태하천 조성, 감천친수환경 정비 등이다.친환경 생태공원은 지난 2009년 100억원의 예산으로 대항면 13만4천117㎡ 부지에 선인장 온실과 광장, 쉼터, 삼림욕 공간 등을 내년 12월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생태하천은 181억원의 예산으로 직지사천 신음동 속구미~봉산면 덕천리 9.74㎞ 구간에 축제공과 호안공, 13개의 낙차공과 6개 징검다리, 9.0㎞의 자전거도로, 4.5㎞의 산책로, 친수이용지구와 보존생태지구를 오는 2015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하천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되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들의 인명과 재산도 보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감천친수환경정비는 3천780억원의 예산으로 아포읍 지리~조마면 강곡리 28.9㎞ 구간의 감천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감천 수해예방사업 4개 치수사업에 980억원, 친수레저공간 등 6개 친수공간조성에 1천400억원, 빗내농악테마파크 조성 등 5개 감천 주변 개발사업에 1천400억원을 투입한다.이 사업으로 홍수피해를 예방함은 물론 하천경관과 수질을 고려한 하천유지 수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자연과 조화된 종합적인 문화공간을 창출하면서 주민 삶의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휴식이 있는 산림휴양시설 확충은 `수도산 자연휴양림`과 `생태숲 조성` 등이다.수도산자연휴양림은 160억원의 예산으로 대덕면 추량리 수도산 계곡 59㏊의 부지에 연수실 등을 갖춘 숲속 수련관, 야외 물놀이장, 방갈로, 등산로, 다목적 구장, 생태 관찰로, 탐방로, 야영센터를 내년 연말까지 만드는 사업이다. 또 23억원의 예산으로 5만2천500㎡ 부지에 수도계곡 테마공원(캠핑장)을 내년 연말까지 조성하는데 휴식 쉼터와 공공편의시설 등을 만든다.재해위험지구 정비 및 예방시설 확충은 `황금배수펌프장 설치` 등으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을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다. 황금정수장에 비상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정수지와 여과지를 확장했고 동부배수구역에도 상수도 시설을 확충했다. 또 151억원의 예산으로 노후 상수도관로를 정비하고 마을상수도를 신설하고 개량했다.박 시장은 올해 첫날 새벽 삼산의 하나인 고성산에 올라 눈덮인 산하를 내려다보면서 미래 김천의 모습을 그려보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구석구석에 일자리가 있고 시민들의 활기가 넘치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꾸준히 늘려왔다. 중요행사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용차 대신 도보로 출근한다. 골목을 돌면서 상인과 직장인, 학생, 주부 등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애환을 함께 나눈다. `행정은 지도나 규제가 아니라 서비스이고 시민을 섬기는 것`이라는 지론 때문이다. 시정의 중심을 시민에 두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박 시장은 “지난 3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더 중요하다. 대부분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소규모 사업 위주로 돼 있는 타 자치단체 공약과는 달리 김천시의 공약은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짜여 있어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지만 당초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분기별로 점검했던 공약 추진상황을 매월 세심한 부분까지 살피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민들과 약속한 사항들을 앞당겨 달성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김천/최준경기자 jkchoi@kbmaeil.com
2013-09-09
이번 등산은 대구 문인들로 구성된 대문산악회의 정기행사다. 여름의 끝자락에 여행처럼 훌쩍 떠나고 싶은 곳이니 제천의 금수산 트레킹이다. 매달 한번 씩 행사를 갖는 대문산악회 회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아침 일찍 출발한 버스는 오전 11시경에 충주호를 돌아 제천의 능강교 주차장에 닿았다.충주호 일원에서 펼쳐지는 호수 풍경이 시야에 가득하다. 제천사람들은 이 호수를 청풍호라 부르기도 한다. 아마도 자기 지역을 자랑하고 이름을 부르고 싶은 애향심 때문이리라.능강교-금수암 돌탑군-취적대-얼음골 등 왕복 11km 코스바위·숲길 어울린 계곡의 깊고 아늑한 멋, 여유 갖게해무덥다 못해 사나운 기세의 여름 더위가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는 듯 꼬리를 내리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무더위 기운이 남아 있다. 이번에 다녀온 제천 금수산 트레킹 코스는 여름철에 어울리는 코스로는 제격인데, 다녀오고 난 뒤에 필자는 힘들었다.여름 내내 한 주도 빠짐없이 주말마다 등산을 하느라 더위를 먹었는지 필자가 이틀간 앓아눕기까지 했다. 평일은 평일대로 주말은 주말대로 바쁘다보니 순전히 과로 탓이다.혼자 끙끙 앓으면서도 그 원인이 된 산행을 떠올리다보니 심란해진 마음을 타고 전해져오는 밝은 느낌이 있다. 몸은 힘들어 꿈쩍도 않건마는 생각은 천지를 떠돈다.제천시는 충주호를 끼고서 관광지나 산행코스 개발을 많이 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조성을 시작하여 작년에 개장한 총 길이 58km의 트레킹코스 7개소를 완성하였는데, 이름하여 `청풍호 자드락길`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힐링코스다.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일컫는다. 청풍호를 둘러싼 마을을 중심으로 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인데, 걷기 편한 코스임을 예감케 한다.그 가운데 1코스인 작은 동산길(청풍 만남의 광장-능강교)와 3코스 얼음골 생태길(능강교-얼음골)가 유명하고, 특히 여름철에는 3코스로 등산객들이나 관광객이 모여드는데 대문산악회에서는 여름철 필수코스인 얼음골 생태길을 택했던 것이다.출발점인 능강교에서 금수암 돌탑군을 지나 만당암과 취적대를 거치고 종점인 얼음골에서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편도로 5.4km로 나와 있지만 실제 왕복 거리로 치면 11km는 족히 되고, 오고가는 데만 4시간 남짓 걸린다.오전 11시경 일행들은 잠시 등산 안내를 받고 트레킹에 나선다.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때로는 시원함을 가져다준다. 야트막한 숲길이 이어진다.울창한 숲길의 평탄한 길이니 편하다. 그 길을 따라 1.6km지점에 이르니 돌탑이 무더기로 무리를 이루고 있다. 부근의 금수암 관봉스님이 고행을 하면서 하나 둘씩 돌을 얹어서 만든 탑인데, 등산객들의 안전과 통일을 기원하는 뜻에서 조성했다고 전해진다.일반 숲길이어서 무료하던 길이 스님의 정성으로 수십 기의 돌탑군이 조성되면서 이 길은 전국 관광객들에게 널리 이름난 명소가 되어버렸다. 일행들은 돌맹이 하나하나의 정성이 담겨 만들어진 돌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감탄하면서 구경을 했다.돌탑군에서 만당암까지는 2.2km이다. 오리가 약간 넘는 길로 여전히 숲길이다. 완만하게 이루어진 숲길을 걸으니 여름 무더위라 해도 편안히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일행과 함께 숲길을 걸으면서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마음껏 누리며 걷는 행보에 몸과 마음이 가볍다.숲속을 간간히 비추는 햇살을 받으며 10분 정도 걸으니 계곡 안에서 커다란 바위가 나타났다. 대충 보아도 백 명 정도는 모여 앉아 이야기하거나 작은 집회라도 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여기가 바로 능강구곡의 하나인 만당암이다.만당암이 자리한 이곳은 여름이면 계곡 길에 자리를 펴고 시원한 계곡수로 탁족을 하며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하는데, 금수산 산행도 물론 좋지만 이 계곡에서의 자연과 더불어 시원한 시간을 보내는 더 매력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 한다.능강구곡은 이 계곡의 아홉 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을 말하는데, 청풍호에 수몰되는 등으로 현재는 연자탑, 만당암, 취적대 3곳만이 남아 있으니 아쉬움이 더한다.만당암의 유래는 중국에서 나왔는데, 당나라 말기 한시에서 연유된다. 초, 성, 중, 만에 인용한 글귀의 만당이 새겨진 곳이다. 여기처럼 냇물에 드리운 반석 위에서 수십 명이 둘러 앉아 풍류를 즐기며 시상을 섭렵하였다고 하여 만당암이라 붙여졌다고 한다.넓은 바위에 앉아서 앞을 흐르는 강물과 아름다운 숲, 게다가 흘러가는 바람소리조차 맑으니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옛 사람의 풍류가 저절로 그려진다. 그 생각을 해보면서 필자는 만당암에 정좌하여 눈을 감고 잠시간 명상에 잠겼다. `능강구곡의 만당암널찍한 바윗돌에 앉아서눈 감고 자연을 음미해본다.나뭇잎을 흔드는 바람과 산새소리바위 사이 흐르는 물소리 …하마나 옛 선비들의 풍류멋진 가락이라도 울려올까 싶어마음의 눈을 떠 보았지만보이는 건 아무 것도 없다.방금 본 풍경도 잠시 머무를 뿐.`필자는 형상을 헤아려보려 했지만 도저히 형상할 수 없어서 `아마도 그것은 전설이다` 하고 생각했다. 그곳에서 자연의 풍광 속에서 맑은 기운을 받은 다음 일행은 취적대로 향한다. 편안한 숲길이 800m 정도 이어져 있고, 등산길이 잘 다듬어져 있다.이윽고 우리 일행들은 취적대에 도착하였다. 취적대의 취적폭포와 검푸른 취적담이 옛 풍경과는 많이 바뀌었을 테지만 그래도 절경을 자랑한다. 잠시 쉬면서 취적대와 취적담을 둘러보고서는 일행들은 마지막 코스인 얼음골로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여기서부터는 길의 폭도 좁아지고 경사도도 가파른 편이다. 자그마한 구름다리를 건너서 500m쯤 가니 너덜지대를 만난다. 험한 돌길이 이어져 조심스럽게 걸어야한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걷다보니 계곡갈림길이다. 직진을 하면 신성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편으로 굽어들면 얼음골과 금수산으로 가는 코스다.갈림길에서 빠져나와 150m쯤에 한여름의 신비, 금수산 얼음골이 있다. 얼음골을 한양지라고도 부른다. 한양지는 금수산 중턱 아래에 있다. 이곳에는 삼복염천에만 얼음이 나는 빙혈이 있고, 초복에 얼음이 가장 많다고 하니 자연현상이 신비하다.얼음골은 충복도가 지정한 자연환경 명소다. 한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자연현상에 신기해하면서 빙혈바람 체험을 했다. 이곳에서 얼음을 캐어 먹으면 만병통치가 된다고 소문나 있어 얼음골을 찾는 관광객이나 등산가들은 무더운 여름에 금수산 얼음골을 찾는다고 한다. 필자도 얼음 캐기를 체험해보려 했지만 얼음이 없어 다소 실망을 했다. 그렇지만 여기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여기서 금수산 정상이 가깝지만 일행들은 시기적으로 한 여름철이고,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여 금수산 등정은 하지 않기로 계획했던 것이다.참고로 금수산(1천16m)은 이름 그대로 사계절 비단결에 수놓은 듯 아름다운 산이다. 옛 이름은 백운산이었는데, 조선조 때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 선생이 백운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금수산으로 이름을 고쳤다고 전해진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금수산으로 불리어지고 있다.금수산에서 발원하여 청풍호수로 흘러드는 능강계곡의 물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 계곡수는 일부는 사라졌지만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능강구곡을 돌아드는 얼음골 생태길 현장을 답사한 일행들은 그곳의 자연이 가져다주는 신비감에 싸인 풍광들을 두루 경험했다. 얼음골을 보고 다시 출발한 원점으로 가던 중에 오붓하게 점심 식사시간도 일행들은 가졌다.여름철에는 꼭 가봐야 한다는 제천의 `얼음골 생태길`을 여름 막바지에 다녀온 것은 다행이다. 그 여행길에서 경험한 만당암이나 얼음골 등 계곡의 깊고 아늑한 멋과 맛은 여유를 갖게 하고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그 매혹에 우리는 삶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지도 모른다.`무언가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때로 멀리 떠나야 한다. 보물이 존재함을, 그리고 우리 생이 기적임을 믿는 것이야말로 생을 흥미롭게 만들어준다.(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에서)`사람이 살아가면서 각자의 생을 풍요롭게 하며, 흥미를 가져다줄 무언가를 찾기 위해 때로는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주말마다 산행을 즐기는 필자의 심중에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말한 `삶은 원래 여행`이라는 대목은 매혹적으로 각인되어 있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3-09-06
지난 5월 취임 김영식 6대 총장 국립대 위상 제고 새 비전 제시국립 금오공대가 지난 5월 제6대 김영식 총장 취임사진으로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국립대학의 위상을 드높여 나가고 있다.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작지만 강한 대학의 장점을 살려 국제적인 공과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꿈과 희망이 있는 자랑스러운 금오”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창의·인성·체험을 융합한 교육체계를 갖추고 실용연구를 중점 지원·육성하는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학부교육 선진화및 산학협력대학 잇달아 선정금오공대는 올해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ACE)사업과 산학협력선도대학(LI NC)사업에 잇달아 선정됐다. 학생을 잘 가르치고 산학협력이 우수한 대학으로 공인받아 200억 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확보했다.2009년 금오공대가 주도해 출범한 `kit(금오공대 약자)+ 산학연 포럼`은 대학·산업체·지자체·관계기관을 아우르는 지역의 핵심 네트워크다. 포럼을 통해 지난해는 금오공대·한국산업단지공단·중소기업진흥공단·구미 전자정보기술원·구미 중소기업협의회 등 5개 기관이 협약을 체결해 졸업 후 학생들의 지역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인재양성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입학 후 취업·창업·학업의 3-up의 진로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창의, 인성, 체험인 3-on(Brains-on, Minds-on, Hands-on)의 융합형 교육체계를 구축한다.연구 분야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지역산업과 국가발전이 따르는 연구, 가치를 창출하는 실용연구를 중점 지원 육성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김 총장은 지난 5월 28일 사)경북 산학융합본부 제2대 이사장에 선출됐다.경북 산학융합본부는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지자체(경북도, 구미시, 칠곡군), 산단공 대경권 본부, 4개 대학(금오공대, 영진전문대, 경운대, 구미대)과 창립총회를 열어 지난해 3월, 4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공식 설립허가를 받은 기관이다. 특히 이기관은 산학융합 RD, 프로젝트 Lab, RD 인턴십, 근로자 학위트랙 프로그램 운영 등 기업과 산학이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내년 초 완공 예정인 구미지구(옛 금오공대 부지) 기업연구관과 산학융합캠퍼스 건립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또한, 금오 공대는 최근 학생 중심으로 대학 시스템을 확 바꿔 성과를 거뒀다. 수요자인 학생들의 요구에 발맞춰 전체 교육 커리큘럼을 창업·취업·영어트랙으로 재편하고, kit(금오공대) 인재인증제도를 고안해 충실한 대학생활과 졸업 후 진로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 학생창업붐 발맞춘 창업트랙 개설금오공대는 창업 붐에 발맞춰 지난해 2학기 `EnBiz(Engineer and Business) 창업트랙`을 개설했다. 구미 국가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덕에 기술력과 창의력을 충실히 갖추면 청년창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오공대는 최근 3년간 학생들의 특허 출원 실적만 137건이나 됐다.창업트랙은 관련 과목 18개 강좌 가운데 9개 이상 이수한 학생에게 총장 명의의 트랙 이수증을 발급한다. 창업입문과목·창업기초과목을 거쳐 창업 실무과목·기술창업응용과목을 배워 직접 실무 체험과 예비창업으로 이어지게 했다. 금오공대는 창업트랙이 가능성을 보이자 올해 1학기 영어트랙과 취업트랙도 신설했다. 학생들은 3가지 트랙에 따라 준비해 각 부문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갖춘다. 여러 과정으로 나뉘어 있던 교과목을 뚜렷한 목적 하에 트랙별로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교과목을 신설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 □ 수시입학 우선선발방식 도입금오공대는 국립대학 발전 프로젝트 외 2013학년도 수시모집 때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우선선발 방식을 도입했다. 특히 금오공대는 2013학년도 입시부터 일반학생전형과 교과성적우수자전형에 우선선발 방식을 적용했다. 정원의 40%를 우선선발 하는 일반학생전형은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유리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며 공학·자연계열은 수리영역 포함 2개 영역의 합이 6~7등급 이내, 경영학과는 2개 영역 합이 6등급 이내에 들어야 한다. 교과성적우수자전형은 최저학력기준 없이 학생부 성적으로 30% 내외의 학생을 선발한다. □ 등록금 3년연속동결과 지역인재상 도입금오공대는 전국 대학들이 등록금 1천만원 시대에 접어든 현재 학부모들의 가계부담을 감안 지난 2009학년도부터 2011학년도까지 3년 연속으로 등록금을 동결한 후 올해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금오공대 등록금은 현재 4년제 일반대학(공학계열) 가운데 학기당 200만원 미만(공학계열 등록금)으로 전국 4년 제 대학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실현하고 있다.금오공대 인재 상은 참된 인성과 봉사정신의 참사랑, 전문지식과 실천적 능력을 가진 든사람, 도전정신과 창의적 사고를 가진 큰사람,글로벌 마인드와 리더십을 가진 사람으로 kit명품 인재인증제도를 도입해 인증을 받는 학생들은 학적부와 성적에도 표기돼 학생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김영식 총장은 “국립 금오공대는 한국의 MIT를 꿈꾸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우리나라의 창조적 과학기술을 선도해나갈 우수한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꿈과 열정이 있는 전국 입학생 여러분의 많은 도전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구미/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2013-09-03
박보생 김천시장의 민선5기 최대 공약사항인 남부내륙철도(김천~진주~거제) 건설사업이 지난 7월 17일 대선공약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새누리당 지역공약실천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북지역 7개 분야 공약사업중 2위로 확정됐다.남부내륙철도와 동서횡단철도(김천~전주)로 구성한 `십자축 광역철도망 구축`은 박보생 시장의 민선5기 최대역점 공약인데 영호남 동반성장을 견인할 동서횡단철도도 국가교통망 수정계획에 추가 검토노선으로 지정됐다.김천은 전라북도와 충청북도, 경상남도 등 3개 도를 접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 4개 국도가 지나고 있고 근래에 KTX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전국 어디라도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남부내륙철도와 동서횡단철도가 건설되면 김천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명실상부한 물류교통의 허브도시로 거듭나게 된다.박보생 시장은 이러한 원대한 청사진을 그리면서 광역철도망 건설을 최대역점 공약사항으로 내걸고 그를 실현하고자 불철주야 동분서주했다.박보생 시장은 지난 2010년 6월 선거에서 `시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행복도시 김천`이라는 시정목표를 설정하고 `십자축 물류교통 허브도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십자축 물류교통 허브도시는 `십자축 광역철도망 구축`, `사통팔달 광역도로망 확충`, `시가지 상습 정체구간 해소`, `도시계획도로 개설`로 계획했다.박보생 시장은 남부내륙철도와 동서횡단철도 건설을 위해 중앙부처를 방문하고, 철도 구간의 시장·군수 모임을 주도하면서 공동합의문을 작성하고 건의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지난 2008년 7월 10일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천 방문 때, 남부내륙철도 건설을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건의하고 경북도 최우선 사업으로 선정해달라고 강력히 건의했다.그해 12월 17일에는 상주, 성주, 고령, 합천, 의령 시장·군수를 김천파크호텔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21세기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를 확대해 침체하는 지방경제를 회생하고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동 건의문을 작성해 국토부장관에게 제출했다. 2009년 6월에도 김천시청 회의실에서 6개 시장군수 간담회를 열고 제3차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2001~2014)에 남부내륙철도 건설을 반영하고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수정계획(2011~2015)에도 우선 반영하라는 내용의 공동건의문을 작성해 국토부장관에게 제출했다. 노선 경유지에 성주와 고령, 합천, 의령을 포함하고 경북선(문경~상주~김천) 복선화 사업도 조기 시행하라는 내용도 전달했다.그해 8월 13일 김천종합예술회관에서 있은 철도망구축계획 자문위원인 김시곤 서울산업대학 교수와 김연규 한국교통연구원 실장, 배성일 유신코퍼레이션(주) 부사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는 남부내륙·동서횡단철도 사업이 제3차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의 최우선 순위가 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박보생 시장은 2010년 2월 17일 이철우 국회의원과 함께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를 방문해 김천시 의견인 남부내륙철도 건설노선 제1안을 채택하라는 공동건의문을 전달했다.그해 3월 11일에는 김천시 건설교통국장을 국토해양부로 보내 제3차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 용역에 반영할 것을 건의하도록 한 후, 3월 18일 김시곤 철도망구축계획 자문위원 등 철도건설 관련자에게 협조문을 발송했다. 4월 15일에는 국토해양부를, 5월 18일에는 한국교통연구원을 방문케 해 제3차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용역을 반영하고 남부내륙철도 노선 제1안을 채택하도록 했다. 5월 27일에는 국토해양부 김천KTX 역사 개통 보고회에 보내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11~2015)에 김천~전주, 김천~진주간 노선을 반영하도록 했다.박보생 시장은 2010년 7월 14일에도 이철우 국회의원과 함께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를 방문해 제3차 중기교통투자계획과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김천~전주, 김천~진주간 노선을 채택하라고 건의했다.그 결과, 국토해양부는 2011년 4월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11~2020)을 확정고시하고 6조7천907억원의 예산으로 김천~진주 구간은 복선전철, 진주~거제 구간은 단선전철로, 2조7천541억원의 예산으로 김천~전주 구간을 단선전철로 건설하기로 했다.박보생 시장은 2011년 5월 11일 김천시청 회의실에서 김천, 성주, 고령, 합천, 의령 5개 시군 간담회를 하고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을 촉구하는 공동대응 합의문을 작성했다.2012년 3월 21일에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거제, 합천, 의령군 단체장과 시의회 의장, 도의원과 간담회를 하면서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을 촉구했다. 5월 2일에는 경북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김천, 상주, 성주, 고령 단체장과 국회의원, 시의회의장, 도의원과 간담회를 하면서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작성해 국토부장관에게 제출했다. 6월 18일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철우, 이완영, 박대출, 김재경 의원과 조기 착수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했다.박보생 시장은 지난 5월 7일 합천군청에서 김천, 성주, 고령, 합천, 의령, 진주, 거제 시장군수와 간담회를 하고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수를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6월 24일에는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서울~거제 구간 11명의 국회의원과 시장군수가 남부내륙철도 국회포럼을 갖고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새누리당 지역공약실천특별위원회에서 경북지역 7개 분야 공약사업 중 2위로 확정하는 성과를 냈다. 영호남 동반성장을 견인할 김천~전주간 동서횡단철도도 국가교통망 수정계획에 추가 검토노선으로 지정하는 결실도 이끌어냈다.`사통팔달 광역도로망 확충`은 김천~거창 간 국도 3호선 4차로 확장과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이다.국도 3호선 확장은 1천725억2천800만원의 예산으로 구성면 하강리~지례면 상부리 17.1km 구간을 4차로로 연말까지 확장하는 사업이다.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은 양천~월곡~대룡~양천 구간을 잇는 사업으로 1천45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어모면 옥률리~대항면 대룡리 7,2km 구간을 4차로로 확장한다. `시가지 상습 정체구간 해소`는 국도 4호선 우회도로 확장사업이다. 150억원의 예산으로 지좌동 지좌육교~지좌동 무실삼거리 1.15km 구간을 6차로로 확장한다.`도시계획도로 개설`은 신음~교동간 도로확장 등의 사업으로 부거리~김천농공고 1.27km 구간을 지난 3월 1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4차로로 확장했다.박보생 시장은 “남부내륙철도가 건설되면 김천은 명실상부 내륙 교통요충이자 물류허브로 거듭나게 되고 새로운 도약의 토대가 마련된다”며 “사업 조기 실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김천/최준경기자 jkchoi@kbmaeil.com
2013-09-02
“도동서원(道東書院), 도(道)가 동(東)쪽으로 왔다.”동방오현(東方五賢) 중 수현(首賢) 한훤당(寒暄堂) 김굉필 선생을 배향(背向)하는 도동서원(사적 제488호, 보물 제350호)에서 전국 최초로 사액봉헌(賜額奉獻) 재현 행사를 통해 조선시대 서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도동서원제 도(道) 동(東)에서 꽃피다`가 열린다.달성문화재단(이사장 김문오 달성군수)은 오는 7일 `道(도), 東(동)에서 꽃피다`라는 주제로 전국 최초 서원 사액 봉헌을 재현한다.조선시대 조정에서 사액을 봉송하는 행렬과 경상감영에서 조정의 봉안사 일행을 맞이하는 의식인 지영례(祗迎禮)를 시작으로 사액 행렬 퍼레이드와 도동서원에서 봉안례(奉安禮)로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도동서원의 가치와 유교사상을 조명하기 위한 것으로 7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다.부대행사로는 전국 최초로 달성군의 95개 법정동의 각 마을 깃발을 제작한 충효깃발제가 열리며 서원 스토리텔링전, 도동서원 스탬프 투어, 유생체험 등이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봉안사 일행맞이 지영례 시작으로 사액 행렬 퍼레이드·봉안례 이어져 충효깃발제·스토리텔링전·유생체험·스탬프투어 등 부대행사도 다채□ 서원 사액의 의미와 도동서원조선시대 서원은 정치·사회·교육·문화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사액은 단순히 현판과 함께 노비와 서적 약간을 지급하는 정도의 의미만 가진 것이 아니라 서원에 대한 국가적 공인이며, 사람들의 활동에 대한 보장책이었다.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은 영주의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으로 풍기군수로 부임한 퇴계(退溪) 이황의 청원(請願)에 의해 1549년(명종 4년)에 `소수서원`으로 사액됐다. 퇴계는 사액을 요청하며 감사와 수령이 서원에 대해 경제적인 지원만 힘쓰고 학칙의 구속과 교과의 내용, 서원의 운영 등에 대해서는 간섭을 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향교와 달리 향촌의 사람들이 자치적으로 서원을 관리, 운영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조정에서 사액을 하사한 것은 쇠퇴한 관학의 부진을 대처하고 관학 복구에 따른 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과 지방사림을 통제하고 순화하는데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백운동서원이 사액 이후 위상이 높아지자 사림들이 서원 설립과 운영에 적극 참여하게 됐고 기존의 유향소와 사마소와 같이 사림의 집결소이자 향촌사회의 중심기구로서 서원이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이후 사액 서원은 사림계열이 주도권을 잡게 되는 선조대에 들어서며 제향인도 고려조 인물에서 벗어나 사화기의 인물을 포함해 성리학의 정통성을 내세웠던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 등으로 확대됐다.그러나 광해군 대의 북인정권이 등장하며 서원 설립과 사액이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좌우되는 계기가 됐다. 북인정권은 당시 퇴계·율곡파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학문적인 기반과 자파 보호 및 확대를 위해 서원 설립과 사액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조반정 이후 서인과 남인이 세력을 다투면서 우세한 계열에 서원설립과 사액이 편향되는 양상을 보였고 이로 인해 서원은 당파적인 색채를 띠게 됐다. 도동서원은 영남을 대표하는 수원(首院)중 하나로 쌍계서원(雙溪書院)이 시초로 1573년 사액을 받았으나 임진왜란 당시 소실됐다가 17세기초 김굉필 무덤 아래로 옮겨 중건되면서 재사액이 됐다. 도동사원은 중건 당시 사림의 공론에 의하여 한훤당의 내·외손 및 일향 사림의 공동협력에 의해 중건됐다. 그 과정에서 한훤당의 외 증손인 정구는 중건 초기 서원 터를 고르는데 노심했고 현풍사림은 감사에게 중건에 필요한 물자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도동서원의 청액(請額) 과정은 구체적인 자료가 없으나 당대에 영남학파를 영도하는 한강 정구가 생존하고 있어 그를 중심으로 공론을 모아 관찰사에게 사액을 요청하였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에 감사가 장계를 올렸고 1609년 광해군 1년에 임금의 윤허(允許)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왕명으로 `도동서원`으로 사액이 되었으나 1년이 지나도록 현판이 내려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판식과 치제(致祭)가 이뤄지지 않아 봉안식이 연기됐다.광해군이 집권한 후에도 현풍 사림의 기대와는 달리 곧바로 현판과 치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한강은 이미 사액의 명이 내려진 상태에서 서원을 더 이상 비워둘 수 없어 감사에 장계(狀啓)를 요청했고 1609년 8월에 윤허, 지방 사림이 자체적으로 봉안식을 설행할 근거를 마련한 뒤 지방에서 현판을 제작하고 작성된 제문(한강이 지은 봉안문)에 윤허받는 식을 적용해 치제문으로 사용, 1610년에 이르러서야 위패를 봉안해 온전하게 서원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 도동서원 사액 재현과 유교사상달성문화재단은 오는 7일 도동서원 사액 봉헌 행사를 통해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현대적 의미로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달성지역의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특히 사액 과정과 그에 따른 치제는 흥선대원군 서원철폐령 후 단절된 상태이며 아직까지 사액 의례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도동서원의 사액 의례 복원은 다른 지역의 서원에서 시도되지 못한 중요한 콘텐츠의 선점이라는 의미는 물론 전국적으로 첫 시도이며 하나의 전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도동서원을 비롯, 우리나라 9개 서원이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돼 이번 도동서원 사액의례 재현은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위상을 높이고 서원의 가치 재조명과 활발한 학술활동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사액 봉행 행사는 오는 9월7일 조정에서 내려온 사액 봉안사 예관 행렬을 경상감영에서 영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장 2인으로 구성된 인로군이 선두에서 서서 길을 인도하고 그 뒤로 영기(令旗) 1쌍과 부월(斧鉞) 1쌍을 든 의장대, 향축(香祝)을 실은 용정자(龍亭子)와 서적과 현판을 실은 채여(彩轝) 뒤로 예관과 서리 및 기타 인원이 배종(背腫)하는 43명의 봉안사 행렬이 도착하면 경상감사 일행 67명과 취타대 30명, 유림 및 지역 주민들이 맞이하고 이어 종로초등학교에서 출발해 경상감영까지 나팔과 필율, 태평소 등 풍악을 울리며 퍼레이드를 벌이고 경상감영에 도착하며 감사 이하는 허리를 굽혀 공손히 맞이한다.이어 향촉과 액판이 전정(前庭)에 들어서면 제례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67명의 관원이 일자로 서서 지영의 예를 행하고 감사는 사배의 예를 행한 뒤 선화정에 임시 봉안한다. 사액 지영례가 끝나면 달성군민체육관에서 포산고등학교까지 봉안사 행렬 100명과 경상감영 행렬 90명, 취타대 30명, 풍물패 30명, 유림, 95개 법정동을 알리는 깃발을 든 달성군 주민들로 구성된 사액 행렬 퍼레이드가 펼쳐진다.사액 행렬이 도동서원에 도착하면 사액 봉안례가 재현된다. 유생이 액판과 향촉을 들고 서원에 들어가 중정당에 봉안하는 영액례에 이어 집례가 큰소리로 창을 하면 제생은 동서로 나누어 서서 차례로 북쪽을 향해 사배한 후 사액현판을 거는 게액례, 위패를 봉안하는 봉안례, 사은례, 축하무와 주제공연으로 사액봉헌 행사가 마무리된다.달성문화재단은 이번 사액봉행 재현을 달성군 지역의 유구한 문화적 기반인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과 유교문화유산 등 향토사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지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사액 의례를 도동서원 내 유물전시관, 관공서 로비, 문화원 및 교육기관에 디오라마 등 유형의 형태로 전시해 교육과 연구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처서가 지나서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아직은 늦더위가 유세를 부린다. 그렇다 해도 여름 막바지에 주말마다 하는 등산이니 포기할 수는 없다. 이번 등산은 늦더위 여름 산행에 맞추기 위해 울진 근남면에 있는 왕피천 계곡을 따라 걷는 계곡 트레킹이다. 왕피천 트레킹 코스를 보면, 첫째 방향은 계곡 하류에서 계속 계곡을 따라 4km지점인 용소까지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둘째는 용소 쪽에서 내려오는 방법으로 쉬운 편이다.둘째코스로 진행하려면 굴구지마을로 가서 상천동- 용발자국- 용소- 부원농장까지 올라갔다가 거기서부터 왕피천 계곡을 따라 원점까지 되돌아오는 것인데, 이번 등산은 그 코스를 택했다.하천 총 길이 60여Km, 깊은 골짜기·수려한 경관 자랑바윗돌·솟아난 금강송 조화… 자연이 만든 작품 감탄알다시피 울진은 산과 바다와 계곡이 있는 동해안 산촌지역이다. 온천으로 이름나 있는 백암온천과 덕구온천이 워낙 유명해 전국에서도 웬만하면 다 알고 있다. 또한 왕피천의 계곡도 풍광의 아름다움이 빼어나 전국 1~2위를 다툴 정도니 꽤나 유명함을 익히 들은 바인데, 이제야 계곡을 트레킹하며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산행의 시작은 굴구지 마을이다. 그러나 그 마을까지는 관광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관계로 타고온 버스는 길가에 세워두고 시골 도로에 맞게끔 개조한 트럭을 타고 10분쯤 가야한다.물론 보행으로 갈 수 있지만 등산 들머리까지 1시간 이상을 구불구불한 시골도로를 걸어가는 게 시간상으로 낭비인 것 같아 주최 측에서 트럭을 이용한다고 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왕피천 계곡을 정해진 시간 내에 완주하려면 달리 방법이 없다.트럭 뒷칸에 타니 등산 전부터 제법 재밌는 광경이다. 일행들은 나누어서 트럭을 타고 고갯길을 몇 번 오르고 내리면서 10분 정도를 가니 굴구지 마을이 나타난다.구고동으로도 불리는 굴구지는 산촌이다. 왕피천 하류의 성류굴에서 아홉 구비 산자락을 돌아가야 굴구지 마을이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라 한다. 전형적인 두메산골이나 근래에 왕피천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마을에는 펜션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산촌 속에서 이국의 멋스런 펜션을 보는 것 같다.일행은 굴구지 마을회관 앞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상천으로 걷는다. 생태탐방로를 따라서 용소로 가는 길이다. 마을 뒷산에서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한 일행은 상천동을 향해 걷는다. 초입길은 여느 산길과 같은 등산로 오솔길로 이어져 있다. 용발자국이 있다는 지점을 대강 둘러보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등산로 초입 길에서 부일농장까지 오면서 생태탐방로를 조금 걷다보면 계곡이 숲 나무 사이에서 군데군데 자연의 속살처럼 신비롭게 나타난다. 드디어 부일농장 앞까지 도착했다. 오지 산촌으로 산농사 밖에 경작할 수 없는 이곳이 왕피천 계곡이 유명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고, 여름철에는 계곡트레킹을 하러오는 등산객 덕분에 부대적인 농외소득이 짭짤한 편이다.`부원농원`이란 사자성어를 읽어보니 재미가 있다. `부`귀영화를 쫒지 않고 `원`래 그대로의 모습으로 `농`사를 근본으로 살다보면 `장`차 부귀영화는 따라 오게 되어 있다. 맞는 말이다. 순리를 따르라는 지엄한 명이 아닌가.드디어 왕피천 계곡 속의 물가에 도착했다. 일행은 그사이에 8월 중순, 염천의 태양을 안고 도로를 걸어오느라 온 몸이 땀으로 배어있다. 물가에 도착하자마자 물속으로 풍덩 뛰어든다. 흠뻑 땀 흘린 뒤에 전신으로 맛보는 입수의 맛, 산행을 하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아마 이 맛에 고난의 행군 같은 등산을 계속하는 것이리라.왕피천은 태백산 수비분지에서 발원해 울진의 동해바다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이 하천은 총 길이가 60.95km가 되는 산간계곡을 굽이굽이 도는 150리 길이다. 그런 만큼 골짜기도 깊고, 태초의 모습을 닮아 있어 자연 경관이 수려하다.왕피천(王避川)의 지명을 직역하면 왕이 피난한 하천이란 뜻이다.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까지 들어와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에서 따온 지명인데, 지금도 울진군 서면에는 왕피리라는 마을이 있다.시원한 물맛을 몸체로 느끼며 물가로 나와서는 주변을 살펴본다. 잠시 쉬면서 물가 가득한 바윗돌과 수직절벽위에 솟아나 있는 금강송들의 조화를 보면서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감상한다. 이제 본격적인 왕피천 계곡트레킹이다. 산기슭으로는 길도 없고, 잡목과 잡풀이 무성히 우거져 걷기가 힘이 든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어렵기는 하지만 계곡을 내려서서 걷는 게 편하다. 물론 길이 없다. 낮은 물에는 들어가서 걷고 조금 깊은 곳에서는 바위를 이용해 조심조심 걷는다. 산굽이와 계곡 모퉁이 사이를 빠져 나오면서 하천의 속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물을 보면서 때로는 수면위에 반사되는 햇빛에 눈을 찡그리는 순간도 좋은 기억이다.일렬로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면서 몇 차례 반복하다보니 용소에 도착했다. 이곳 용소는 굴구지 마을 앞으로 흐르는 냇물 가운데 좁은 협곡 사이에 움푹 패인 못이다. 소용돌이치는 물살에 의해 용소가 자연적으로 형성되고 있는데, 전국 어느 지역의 계곡을 가든 깊은 곳은 `용소`라 부르고 있다. 계곡 깊은 곳에 용이 살았다는 것이 아닌가.이곳 용소는 왕피천의 으뜸 절경이라고 한다. 한 눈에 신비한 힘에 이끌리는데, 용소 주변의 바위가 대단히 희다. 왕피천 가운데 이곳의 물 깊이가 가장 깊은데, 5m쯤 된다고 한다. 깊은 곳의 물빛이 검은색을 띄우는 게 전설 속의 용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날 정도다.용소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얕은 곳에서 물맛을 실컷 보고서 일행들은 다시 하류를 향해 물가 여행을 계속한다. 한 여름의 시원함을 맛보며 여유를 향해 떠나는 사색여행이라 해도 좋을만하다. 계곡을 타고 내려오면서 물이 깊은 곳에서는 밧줄을 타고 건너고, 얕은 곳에서는 물기 묻은 신발로 미끄러질까 조심하는 모습이 꽤나 신중하다. 등산길에서 오르고 내리기를 잘하는 자도 여기서는 초보와 같으니 또 다른 맛이다.걷다가 때로 덥다 싶으면 물속에 들어가 쉬기도 하고, 또 나와서 따가운 여름 햇살을 이고서 걷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여기서 들리는 것은 자연의 소리뿐이다. 물 흐르는 소리에 간간히 지나가는 바람소리, 게다가 보이는 것은 하늘과 산, 그리고 물이니 정말 천지가 자연 그대로다.작은 물길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물길을 따라 왕피천 하류로 내려오는 재미는 일반 산행에서 느끼는 점보다 더 재밌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발목을 적시며 걷고, 물이 많이 고여 있는 곳에서는 자멱질을 하는 왕피천 트레킹 코스가 옛 추억과 더불어 여름철의 산행 또는 계곡 따라 걷기 트레킹에서 만점이다.온갖 모양의 돌을 보면서, 계곡을 따라 전개되는 숲의 아름다움이나 절벽과 소나무 등 비경을 가슴에 안으며 여유의 시간을 만들고, 사색의 순간을 맞는다. 그러던 중 갑자기 고래가 나타났다. 고향 앞바다에 무리지어 지나는 밍크 고래가 아니라 숫제 돌고래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인 사시사철 변함이 없는 바위 고래다.150리길을 흘러 도는 왕피천 계곡의 물길이 끝나는 곳은 망향 해수욕장이 있는 동해바다지만 우리 일행들의 오늘의 여정은 시작한 원점에서 끝을 맺는다. 시계를 보니 오후 4시 30분이다. 본격적인 트레킹의 발걸음을 내 디딘지 6시간이 된다.왜 많은 사람들이 한 여름의 왕피천 계곡 트레킹이 최고의 코스라 하는지 알겠다. 가장 덥다는 8월 중순, 염천의 시간에 왕피천 계곡 트레킹을 떠난 우리 일행들은 멋진 경험을 했다. 산길을 걸으며 원시림 같은 금강송의 모습을 보았고, 계곡의 맑은 물과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바윗돌, 곳곳에서 태초의 신비감으로 우러나는 자연의 속살들을 마음에 담은 멋진 여행이었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3-08-30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꿈과 희망, 소재와 에너지로 더 나은 세상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제철소로 거듭나고 있다. 포스코는 2020년에 기업규모에서 글로벌 100대 기업 가입을 목표로 세워놓고 총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 발 맞추어 이정식 포항제철소 소장은 “제철보국의 창업정신을 주인의식으로 승화시켜 포항제철소가 철강의 메카라는 자부심을 회복하겠다”며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행복한 포항제철소`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이정식 포항제철소장은 “안전, 품질, 설비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되기위해서는 전직원이 노력해야 한다”며 “포항제철소는 기술차별화를 통해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고객제일주의 실현을 위해 양질의 제품을 고객에게 적시적절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를 위해 모든 업무를 내실화하고 있으며 선행적·예방적 설비관리 강화를 통한 엄격한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있다”며 “글로벌 표준에 부합해 일하는 방법의 개선과 학습을 통한 직원 역량강화로 창조적 인재육성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돌파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김명득기자
2013-08-29
□2고로 3차개수공사의 의미포스코는 최근 경영위원회를 열고 포항제철소 2고로 3차 개수공사 및 연관설비 투자사업을 추진키로 결의했다.글로벌 철강경기 침체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치밀한 기술검토를 통해 최적의 투자방안을 도출해 냈다.이번 개수공사 신규투자 금액은 약 4천400억 규모. 최근 3 파이넥스 공장 신설, 3제강공장 신설 등 대형 투자가 마무리된 이후 대형투자가 없는 시기에 결정된 사항이라 포항지역 서민경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포항제철소는 이번 투자를 통해 2고로 3차 개수, 2소결 합리화, 2제강 1전로 합리화, 노후 1 COG(코크스 오븐 가스) 홀드대체 신설 등 노후설비의 대대적 보수다.지난 1997년 8월부터 3대기 조업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2고로는 4대기 안정적 조업을 위해 노후화된 설비를 새롭게 교체하게 되며, 연관설비 투자항목으로 2소결 노후설비 교체와 2제강 1전로 교체 및 EIC합리화 사업이 함께 진행된다. 또 가동 중지된 1 코크스 홀드를 대체하기 위해 5만㎥ 규모의 코크스 홀드 1기를 내년 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신설함으로써 안정적인 조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포항제철소 노후설비 강건화 투자사업은 기술력을 보유한 포항지역 업체에 한해 직접 발주함으로써 중소기업이 포스코 투자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넓혀주기로 했다.포항제철소는 연간 약 8천억원 수준의 정비비와 투자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고, 열화설비를 보수하고 단계적인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파이넥스 3공장은 대역사지난 2011년 6월 착공해 올해 말 완공되는 파이넥스 3공장은 포항제철소의 새로운 역사가 된다. 이번에 건설되는 파이넥스공장은 200만t 규모로 비(非)용광로 쇳물 제조공법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파이넥스 설비는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코크스 제조공장과 소결공장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투자비나 생산원가를 15%나 낮출 수 있다. 또한,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은 3%, 질산화물은 1%, 비산먼지는 28%만 배출돼 친환경 녹색 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다.포스코가 200만t급 파이넥스 설비를 건설함에 따라 근대 철강 제조기술을 도입한지 반세기가 채 되지 않아 우리나라도 철강기술 자립국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세계 철강선진국으로부터 기술도입 등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세계 철강기술사를 선도하고 명실공히 도움을 주는 철강사로 위상이 바뀌게 됐다.세계의 유수 철강사들도 고품질의 고가 원료사용 한계에 부딪혀 저급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과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상업생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포스코는 1992년부터 파이넥스 공법의 연구에 들어가 1996년에 파일럿플랜트를 가동했다. 이어 2003년 6월에 연산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를 건설해 상용화한 데 이어 2007년에는 규모를 더욱 확대해 2세대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용광로가 50만t에서 200만t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데 보통 20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에 비해 파이넥스는 10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200만t까지 확대해 포스코의 우수한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이번 3세대 파이넥스 설비는 150만t급 파이넥스와 동일한 투자비를 유지하면서도 생산량은 33%나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4단 유동환원로(가루 철광석을 순수한 철성분으로 바꾸어주는 설비)를 3단으로 간소화하고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이송하던 분철광석을 자체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해 운송 투입하는 등의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파이넥스 3공장이 준공되면 포항제철소 전체 쇳물 생산량의 25%인 410만t이 파이넥스 공법으로 생산되며, 저가원료 사용에 따른 추가 원가절감액이 연간 1천7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4선재공장은 고품질 생산지난 5월 준공된 포항제철소 4선재공장은 연산 70만t 규모로 고품질의 선재를 생산한다. 이로써 포항제철소는 연간 280만t 선재생산 체제를 갖춤으로써 품질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고, 규모면에서는 세계 3위다. 선재는 못, 철사, 나사, 볼트, 너트, 베어링, 스프링, 와이어로프 등의 소재로,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올해도 320만t 수요 중에서 100만t 이상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포항제철소는 4선재공장에서 중국 철강사들이 생산하기 어려운 초고강도 스프링강, 심해개발용 고강도 와이어 등의 고급 제품들을 생산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 경량 부품, 고기능성 부품 생산기업에 공급량을 확대함으로써 연간 27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포항제철소는 열처리할 필요가 없는 열처리 생략강을 공급함으로써 고려제강 등 주요 고객사들의 원가절감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품질 에너지용 강재 개발포항제철소는 최근 철강공정 개선을 통해 고온고압에서 견딜 수 있는 에너지용 강재를 개발했다.국내에는 100t 이상의 극후물재 제조기술 능력이 부족해 그동안 거의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포항제철소는 엄격한 내부품질 검사를 통해 기존 후판보다 두배의 두께인 200mm의 에너지용 강재인 슬라브를 개발했다. 포항제철소는 이번 에너지용 강재 기술개발을 통해 기존 극후물 수입재를 대체해 연간 약 213억원의 이익창출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