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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평 부지에 기숙생 1천명 수용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4-02-05 02:01 게재일 2014-02-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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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명성 `김재규 경찰학원` 안동서 대규모 개원
▲ 지난 1월 초 건동대학 부지에 개원한 10만평 규모의 안동 김재규학원 전경. 최대 1천명 이상의 원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

金원장, 서울서 고시 준비하다

경찰시험 예상문제집으로 대박

관련분야 책 내며 `스타강사`로

서울 첫 학원 개설땐 우여곡절

안동에선 국내 첫 기숙반 운영

“선비의 고장, 교육의 도시, 가장 한국적이면서 무엇보다 인성을 중시하는 지역이 이곳 안동이기에 제가 기숙형 경찰학원을 개설한 이유입니다.”

경찰시험과 관련해 유난히 인연이 깊은 김재규 원장은 전라남도 곡성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부모님 직업의 영향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부산에서, 고교 시절은 광주, 대학은 서울에서 다닌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가 경찰시험과 인연이 깊은 사연은 8년 가까이 서울에서 고시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경찰공무원 승진시험 예상문제집을 만들게 된 계기에서 비롯됐다.

당시 이 문제집은 쪽집게 처럼 높은 적중률을 나타내면서 한마디로 `대박`이 났다. 1997년에도 `형사실무`란 책을 출간하자마자 잘 팔리면서 경찰의 승진시험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이어 2000년 `경찰학개론``수사 Ⅰ,Ⅱ`를 출판하게 된다. 때마침 경찰 신규 채용의 경찰학, 수사학이 새롭게 지정되는 등 시험과목이 바뀐터라 당시 김 원장의 유일한 교재는 불티나게 팔렸고, 강의를 할 사람이 없으니 학원마다 김 원장을 찾게 된다. 이때부터 김 원장은 노량진공무원 시험가에서 경찰시험 전문강사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이른바 `스타강사`가 된 것.

김 원장이 학원을 직접 운영한 뒤부터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건물 소유주와 이견도 많았다. 늘 수강생을 책임지고 싶었고 돈보다는 우선 합격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험이 코앞에 닥친 수험생들에게 무료 특강을 해줬다. 수시로 강의료를 안 받으니 다른 학원장들은 정색을 했다.

노량진에 대형 학원을 만들었을 때는 건물주가 욕심을 부려서 김 원장을 몰아내고 학원을 운영하려 했다. 폭력배를 동원해 린치를 가하고 수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김 원장은 노량진 대방역 앞에 드디어 초대형 경찰학원을 뿌리내리게 된다. 학원 이름도 본인의 이름을 딴 `김재규경찰학원`을 메인 간판으로 걸었다. 수험생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책임감에 김 원장은 서울과 광주에서 각각 매주 10시간씩 직접 강의하는 등 수험생들과 같이 호흡하고 있다.

▲ 김재규 경찰학원에서 원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 김재규 경찰학원에서 원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2013년 2차 경찰공채 최종 합격자 가운데 김재규경찰학원 출신들이 전체 24.6%나 차지할 정도로 이제 경찰공무원 합격의 등용문이 됐다.

서울 경찰학원의 경우 경찰시험에서 필수이고 25%의 배점이 배정된 체력시험을 위해 학원 신관 1층에 200여평 규모의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림동 고시 생활에서 밥 먹는 설움을 김 원장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수험생들의 건강을 위한 직영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이 학원의 특이한 점은 국내 최초로 공무원 기숙반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숙반은 수준별로 필기시험, 체력단련, 면접(인적성포함)등 수험준비와 숙식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등 1:1로 수험생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40여명 이상 늘 입소를 대기준비를 할 정도로 수험생과 부모님들의 인기가 높다.

광주의 경우도 직영 체제로 철저하게 수험생의 수험준비 위주로 최신 시설의 독서실과 고시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다른 학원들과 달리 일반 정규종합반도 아침9시부터 저녁9시까지 지속적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험생들이 다른 유혹에 빠져들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몰이를 바탕으로 올 1월 초부터 경북 안동에 1천여명 규모의 9급 공무원 기숙학원을 개원했다. 앞서 대학부지였던 이곳은 10만평 규모의 캠퍼스 부지에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수험준비에 필요한 체력관리와 정서관리, 인성교육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원스톱으로 필기, 면접, 체력, 인성, 건강관리까지 다 해결될 수 있도록 공무원 수험 준비에 있어서 최적의 시스템과 시설이 마련됐다.

안동의 기숙학원은 엄격한 규율로 유명하다. 입소생의 휴대전화기는 모두 입소 시 맡겨야 하고, 외출·외박과 인터넷사용도 수험준비 이외 부모의 동의 하에 엄격하게 제한한다. 물론 규율을 어기면 바로 퇴소 조치될 정도로 음주, 도박, 학원 내 이성교제도 당연히 금기사항이다.

▲ 김재규 원장이 원생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 김재규 원장이 원생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이 곳에서 수험생이 집중하면서 단기간에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 원장의 목표다. 앞서 김 원장은 덕망 높은 지역 어르신들을 만나 이런저런 자문을 구했다. 안동의 인성교육을 학원에 접목시켜 제대로 된 인성과 사명감을 가진 예비 경찰관과 공무원들을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다.

안동 학원, 공무원시험 메카로

김재규 원장은 동국대 경찰학박사,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에 `얌마 너만 공부하냐`는 책도 출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찰직 외 전직렬 운영 종합학원

기숙형시스템, 공부에 집중 장점

공무원 준비 대안학교 만들 계획

▲ 김재규 학원장
▲ 김재규 학원장
△안동에 개원하면서 이제 수도권, 호남권, 영남권 모두 대규모 경찰학원이 개원됐다. 안동의 학원이 다른 점은.

-서울이나 광주는 경찰학원으로 특화돼 있다면 안동은 경찰직을 비롯한 9급 일반행정, 소방, 교정 등 전 직렬을 모두 운영하는 종합학원으로 보면 된다. 이곳은 기숙형 시스템을 도입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고, 무엇보다 서울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강사진들이 안동에 와서 직접 강의하도록 했다.

이 학원의 특징은 생활관리 측면에서 몇 가지 금지사항이 있다. 우선 스마폰의 지참금지다. 어떠한 경우에도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가 없다. 둘째, 모든 인터넷을 금지시켰다. 그렇다고 인터넷 강의까지는 아니다. 게임 등 불필요한 컴퓨터 사용이 모두 금지 대상이다. 셋째, 학원에 들어와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성과의 교제 외에도 음주나 도박 등도 금지된다.

△지금까지 원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은.

-2013년 2차에 합격한 학생의 사례가 가장 기억이 생생하다. 고교 2학년까지 복싱을 한 학생인데 졸업 후 방황기를 거쳐 군대에 다녀와서 학원에 등록한 경우다. 당시 이 학생은 수업보다도 수시로 게임에 열중한 상태여서 게임기를 압수하기도 했다. 고교시절 사고도 많이 쳐서 기소유예, 공소보류 전력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관심을 쏟았다. 학생도 깨달은 바가 있었는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해 제일 뒷자리에서 앞자리로 옮겨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칭찬을 받아 봤다며 상담 중 그의 울먹거림은 지금도 가슴이 뭉클하다. 열심히 공부한 그 학생은 결국 경찰 시험에 합격했다. 인간승리인 셈이다.

△수험생 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는.

-공개강의에서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누구든지 학생들을 수시로 격려해야 한다. 내 자녀니까 부모님이 먼저 자식을 믿어줘야 한다. `넌 무엇이든 할 수 있을거야`와 같은 응원과 격려의 말이 필요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하면.

-안동학원을 확실한 공무원시험의 메카로 만드는 게 단기목표다. 최선을 다해 이곳에 명문 기숙학원을 만들겠다. 안동학원 캠퍼스를 공무원들을 재교육시키는 훌륭한 시설로 활용되게 하는 게 우선 목표이기도 하다. 일반공무원, 경찰, 소방관 같은 공무원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고교 과정에서부터 열심히 준비해 바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학교, 즉 대안학교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준비된 공무원을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것이다. 경찰 관련 연구소 설립도 구상 중이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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