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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경북의 혼(魂)을 찾아서 ⑾

고대의 연오랑세오녀에서 부터 시작해 신라의 대외 진출 해상로,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 한반도의 해안선을 괴롭힌 왜구의 출몰, 근대사의 일제 수탈에 이르기까지 경북동해안은 일의대수(一衣帶水)로 이어진 일본과 끊임 없는 영향을 주고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반도에서 대양으로 나아가는 도전정신과 진취성, 새 문물을 주고받는 주역으로서의 개방성을 체득해나갔다. 또 외적의 침략에는 변방의 전사로서 항쟁의 대열에 나서기도 했다. 본지는 기획특집 `경북의 혼` 제2부에서 문물 교류와 해양 진출의 교두보가 돼 온 경북동해안에 이어진 역사적 연원과 그 정체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2부=해양개척과 도전정신의 터 11)해양교류와 개척의 기지(基地)12)도전의 시대 무역항로는 열리고13)창해를 넘는 선박건조의 비밀-114)창해를 넘는 선박건조의 비밀-215)잊혀진 옛 항로- 116)잊혀진 옛 항로- 217)해양무역시대를 잉태하다□일의대수(一衣帶水)의 땅흔히 한국과 중국, 일본의 관계, 특히 한일 간 애증의 역사를 거론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 `일의대수`이다.어원은 중국의 역사서인 `남사(南史)`의 `진본기(陳本紀)`에서 찾을 수 있다. 수(隋)나라의 문제(文帝)가 진(陳)나라를 공격하면서 양국 사이를 흐르는 양쯔강(양자강)을 두고 한 말로서 `한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고 할 만큼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뜻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대한해협을 현해탄이라 하지만 그 폭이 넓지 않아 두 나라 정치인들이 의원 외교 석상에서 단골처럼 등장시키는 수식어가 돼 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일본과 마주 보고 선 경북동해안에게 연오랑 세오녀 대(代)에 꽃핀 대 일본 교류와 우호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았으며 저항과 극복으로 점철됐다.국내 연오랑 세오녀 연구는 주지하다시피 배용일 전 포항대 교수에 의해 새로운 지평들이 개척돼 왔다. 그의 `연오랑 세오녀 일월신화 연구` 등의 저작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까지도 영일만지역에는 `왜(倭) 가는 배 같다`라는 말이 전하고 있었다. 이는 배가 수십척씩 선단을 이뤄 지나가는 모습이라는 뜻이다. 오래전에도 일본과 해상로를 통한 이주와 교류가 얼마나 빈번하고 규모가 컸는지를 짐작케하는 비유인 것이다.이처럼 지리적 여건과 항해의 역사적 배경으로 판단할 때 영일만과 인근의 경주, 영덕과 울진 등 경북동해안은 고대로부터 일본과 울릉도, 남해 등지와의 해상교류 통로가 돼 왔다. 특히 영일만과 가장 가까운 일본 지역은 거의 같은 위도인 북위 36도 상에 있는 오키섬과 이즈모, 마쓰에 등이다. 신라에서 이곳으로 가는 항로는 첫째 영일만-대마도-이키시마-하카다만-오키섬-이즈모 구간, 둘째 영일만-오키섬-이즈모 구간 등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지난 1999년 포항MBC의 보도에 따르면 영일만에서 해류를 이용해 실험을 한 결과 부유물이 두번째 해로를 통해 표류했으며 실제 우리 동해안의 각종 쓰레기가 오키섬의 구니가 해안으로 떠내려가고 있다.이를 근거로 할 때 영일만 등 경북동해안과 일본 간 왕래의 기착지인 오키섬은 고대에 역사와 지리적으로 한국과 일본 문명을 이어주는 중계지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필원잡기`와 `동국여지승람`의 문헌 뿐만 아니라 일본의 학자들도 오키섬이 한반도 이주민이 정착을 주도해 이룬 고장이라고 인정하고 있다.□풍부한 어염(魚鹽) 등 물산본지는 지난 2009년 5월 11일 발견된 포항중성리신라비를 특종 보도함으로써 현존하는 최고 신라비로 인정받는데 한 역할을 한 바 있다. 중성리비의 존재가 확인되기 전에는 지난 1989년 4월 6일 발견된 영일냉수리신라비가 현존 최고 신라비로서 국보 264호로 지정됐다. 이 두 비석에다 울진 봉평리 신라비의 내용을 종합하면 재산 분쟁에 관련된 내용들이 확인되고 있다.경북 동해안에서 재산 분쟁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소중한 재화가 이 지역에서 생산됐음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이 재화를 두고 여러 연구가 있지만 결국 동해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어염(魚鹽)과 해산물이 주요 대상이 됨을 알 수가 있다. 일찍이 고구려가 동예 지역의 어염 확보를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신라 또한 동해에서 생산된 물산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이는 당시 신라왕실 및 귀족들 간에 매우 첨예한 이해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이 지역의 중요성을 잘 알 수가 있다. 또 비옥하고 넓은 농경지에서 생산된 양곡도 신라 왕경에 상당한 재화를 제공했음을 각종 문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지난 2009년 10월 포항시청에서 열린 포항 중성리 신라비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조선 후기의 `여지도서`에 실린 논의 경작 면적을 분석한 결과 경주가 약 1천70결, 포항이 약 1천36결로 나타났다. 고대부터 해안지역인 포항이 내륙인 신라의 수도 경주의 관문지역으로서 거의 비슷한 농지를 보유했다는 사실은 신라 국가와 귀족들의 재정 유지를 위한 최적의 인접 배후지역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사부(異斯夫)의 우산국 정복신라는 중고(中古)기에 이르러 비약적인 발전을 하며 대외적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갔는데 동북방 진출은 동해안 연근해 해로를 최대한 활용하여 북방의 거점 확보에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동해안 실직주를 설치하고 이사부를 군주로 임명했다. 신라는 이를 통해 최전방 군사기지에서 한반도 중부의 동해바다로 나가는 출항지를 확보해 우산국 정복의 기반을 구축했다. 왕실 출신 진골 귀족으로 유능한 이사부는 귀족들의 경제적 이익을 지원하고 동해안 진출과 가야 정복 등 무인의 역할과 국사 편찬 등 문인의 역할로 신라가 후진의 열세를 극복하고 삼국통일의 초석을 놓는 업적을 남겼다.우산국은 당시 신라에 조공을 거부할 만큼 동해상에서 하나의 독립된 해상세력으로 상당한 위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구려와 왜와의 해상교통로 중간 경유지에 있는 우산국의 정복으로 신라는 양자의 교섭을 차단하는 이익을 확보했다. 이로써 신라는 동해의 중북부 해역을 무대로 하여 연해주로 부터 한반도 동해안, 일본 열도까지 포괄하는 관계 속에서 동해의 제해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또 하나, 우산국을 정복할 당시 이사부 수군의 출항지에 대해 울진지역설, 강릉과 삼척 등 강원도지역설 등 이론이 있지만 현재 울릉도와 독도가 경상북도에 속한 만큼 별도의 언급은 생략한다.□ 특별취재팀 = 임재현, 정철화, 이용선(이상 본사 기자), 김용우 향토사학가, 장정남 한빛문화재연구원 전문위원.

2012-10-26

비잔틴 건축의 걸작 호시우스 루카스 수도원의 감동

그리스 도착 둘째 날 델포이와 메테오라로 가는 길에 그리스 정교회의 모범됨을 볼 수 있는 호시우스 루카스 수도원(Monastery of Hosios Loukas)에 들르기로 했다. 아침을 간단히 먹은 일행은 큰가방을 호텔에 맡기고 작은 가방 하나씩 챙겼다. 시간을 절약하며 많은 곳을 구경할 방법을 찾다 보니 현지 여행사를 물색하게 되었는데 그리스에서 20여 년 살면서 현지 여행사를 운영하는 조 선생과 닿게 되었다. 그가 9인승 봉고차를 끌고 나타난 것은 오전 8시 조금 넘어서였다. 우리는 산뜻한 맘으로 차에 올라 출발했다. 길 곁의 건물 벽에는 내가 이해하기 힘든 그리스 글자와 그림들이 영화 필름처럼 이어졌다. 어디든 마찬가지다. 붉은색, 청색, 검은색….경제 불안에 따른 불만을 그렇게 표출한 것도 그 중에는 많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어제 공항에서 아테나로 들어오면서도 그런 낙서를 숱하게 보았다. 폐가처럼 짓다 만 건물도 여러 채 보았다.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길 옆 건물에서도 그랬다. 실물 경제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 같았다.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자랑했던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한국의 언론에도 `그리스 총파업 또 다시 마비`란 제목이 종종 타이틀로 뜬다. 긴축과 동시에 이뤄지는 증세 정책에 반대하는 그리스 시민들의 목소리는 크다. 현재도 금융 수혈은 진행중이다. 창 밖을 보던 난 광장 가운데 있는 조형물에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갔다.`이카로스의 추락!`그랬다. 철로 만든 조각품이 로터리 가운데 땅에 박히듯 거꾸로 놓여있다. 이카로스의 추락은 사람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란 것을 가르치는 그리스 신화다.아테네가 미노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크레타 섬의 전설적인 왕. 제우스와 에우로페의 아들로, 법을 제정하고 선정(善政)을 베풀었으며, 죽어서는 저승의 재판관이 됨)와의 전쟁에서 패했을 때 아테네 왕자 테세우스는 사람들이 미노타우로스의 먹잇감으로 잡혀가는 것을 보고 일부러 포로가 되어 크레타로 갔다. 미노타우로스는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와 포세이돈이 보낸 황소 사이에 낳은 황소를 닮은 괴물이다. 그는 매일 사람을 잡아먹어야 살 수 있다. 테세우스는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 공주의 도움으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탈출한다. 공주에게 탈출 방법을 가르쳐준 사람은 라비린토스(Labyrinthos : 미궁)를 만든 다이달로스였다. 이것을 안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미궁 속에 가뒀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그것을 만든 사람이라도 탈출할 수 없는 미궁. 손재주가 좋았던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을 모으고, 밀랍으로 깃털을 붙여 날개를 만들어 미궁을 탈출한다. 날기 전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로스에게 `너무 높은 하늘은 밀랍이 녹으니 올라가지 마라.` 란 주의를 준다. 하지만 이카로스는 아버지의 말을 무시하고 태양 가까이 오르다 그만 바다로 추락하여 죽는다. 다이달로스는 이카로스의 시신을 건져 올려 섬에 묻었는데, 이 섬을 이카로스의 이름을 따서 이카리아섬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카로스의 추락` 신화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리스 경제가 이카로스의 추락처럼 바닥으로 곤두박질하게 된 것을 가이드 겸 운전을 담당한 조 선생은 이야기한다.“그리스 경제의 몰락에는 정치인들의 썩어 빠진 부패와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 그리고 그리스인들의 낙천적 성격이 끌고 온 것입니다.”이 말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상은 좋지만 그것이 실현 가능한 일일 때, 백성은 허황된 꿈의 욕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차는 시내를 벗어나 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다 산쪽으로 방향을 튼다. 길 좌측으로 테베 마을을 멀리 두고 있다. 테베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이디푸스의 신화 발상지이다. 이어서 파르나쏘스 산이 보이는 곳 가까이 `레테(망각의 강)`란 신화와 관련된 곳을 지난다.그리스는 곳곳이 신화의 배경이며 고전의 터전이다. 신화는 스토리 텔링으로 이카로스 아버지가 만든 깃털 날개를 달고 세계 곳곳으로 날아간다. 오늘의 첫 목적지 호시우스 루카스 수도원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였다.호시우스 루카스 수도원은 델포이에서 37km 떨어진 곳으로 스테리 헬리콘 산기슭에 위치한 그리스 정교회 수도원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도원으로 걸어가는데 앞쪽 계곡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수도원 입구 앞 넓은 공터에는 수령 수백 년 되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플라타너스가 짙은 그늘을 만들고 있다. 성지순례로 그곳을 찾은 그리스 사람들이 그늘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한가해 보이는 것이 평화롭다. 고된 삶의 길에서 정적인 수도원을 찾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며 지친 영혼에게 신선한 바람을 넣어주는 일이다.나무 그늘에서 오밀조밀한 수도원 전체의 모습을 바라본다. 참 예쁘다. 건축의 낯섦이 이국의 모습을 확 느끼게 한다. 연붉은 벽돌로 쌓은 독특한 건축물이 건축미학의 모델이 될 것 같다.그리스는 그리스 정교가 국교다. 국민 대부분이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결혼하고, 죽으면 영결미사를 드린다. 성인의 성화가 그려진 작은 문을 통과하자 대성당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호시우스 루카스` 수도원은 그리스 중세 비잔틴 교회 중 그리스 신화 속 물의 요정 `다프네`란 이름을 따온 다프니(Daphni) 수도원, 미카엘과 가브리엘의 모자이크 벽화로 유명한 키오스 네아모니(Nea Moni) 수도원과 함께 1990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이들 수도원들은 중기 비잔틴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로, 서로 떨어져 있지만 건축의 형식이나 장식 등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호시우스 루카스 성인은 953년 56세 때에 7개월을 더 살고, 8시간만에 돌아가셨다. 그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겸손을 모범으로 삼았으며 치유와 예언의 능력(은사)을 갖고 있었다. 962년 크레타가 이슬람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는데 그의 예언처럼 크레타는 동방교회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죽는 날도 정확하게 예언했다고 한다. 지하 한 방에는 루카스의 관도 모셔져 있다. 십자가 형태로 꾸며진 대성당(Katholikon:카톨리콘) 안으로 들어갔다. 사면의 벽은 성화로 가득했다. 둘레의 사각형 건물들이 중앙의 대성당 높은 팔각형 돔을 둘러싸고 있다. 작은 방들을 대성당 둘레에 건축함으로써 실내 공간의 용적률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각 방의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게 꾸몄다. 교회 바닥과 벽면과 천정의 대리석, 프레스코화, 모자이크 등 풍부한 장식들 하나하나가 최고의 예술품으로 정교하고 조화롭고 호화롭다. 아치형의 천장에는 전체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조화롭게 프레스코화가 이어진다. 예수의 생애도 있고, 사도들의 모습도 있다. 중앙부 돔의 지름은 9m다. 비잔틴 건축 양식의 완벽한 구조를 보여 준다.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듯 성화를 올려본다. 천 년 이상의 역사 속에는 한 생애의 삶이 바톤을 이어받듯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외벽을 본다. 돌과 벽돌과 흙으로 쌓은 외벽이 연한 황토색으로 붉다. 밖에서 보는 건물 곳곳의 창문도 아치형으로 정교하고 멋지다. 빼어난 건축인의 손길이다. 천년 전의 출발이 지금도 진행되고 천년 후에도 진행될 것이다. 그것은 이승을 벗어나 후세에 대한 천국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 그것이 확실함을 호시우스 루카스 수도원에서 본다.

2012-10-26

경북의 혼(魂)을 찾아서 ⑽

▲ 조선시대의 풍수학자 이성지가 예언한 대로 영일만 모래바람 속에 세워진 포항제철소 건설 현장의 항타 파일은 흡사 대나무의 모습이다.본지는 지난 8월부터 기획특집 `경북의 혼(魂)을 찾아서`를 연재해 경북동해안에 내재된 역사문화사회적 원류를 고찰함으로써 경북의 정체성에 또 하나의 곶간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8회에 걸쳐 `제1부 경북동해안 철기문화를 꽃 피우다`를 통해 선사시대와 원삼국시대, 삼국시대를 무대로 초기 국가들의 명멸(明滅)과 정치경제문화의 발전에서 鐵器(철기)가 첨단소재의 정점에 서는 과정을 짚어봤다.이제 본지는 포항을 중심으로 싹튼 철기문화의 씨앗이 포스코의 영일만 신화를 통해 숙명처럼 실현되는 과정에 이름으로써 제1부를 마무리하고자 한다.글 싣는 순서1부=경북동해안 철기문화 꽃피우다1)프롤로그2)한반도 철기문화의 뿌리3)경북동해안은 고인돌 왕국4)경북 동해안의 소국5)동예인들의 후예6)신라가 진한지역을 통일하다7)철을 가진자가 세상을 지배한다8)철기문화발전의 최적지 영일만9)고래의 고장 영일만10)철기문화의 맹아, 포스코 신화 낳다조선 풍수학자 이성지, 현재 제철소 인근 유람하다“대나무가 나면 수만명 살 곳… 모래밭 없어져” 예언영일만 척박한 환경 극복 `한국 근대화` 상징 우뚝□ 쇠부리터의 고장 영일만본지는 이번 특집을 통해 경북동해안에서 포항의 철기 유적과 유물이 북구는 흥해읍 옥성리, 마산리, 학천리, 성곡리, 대련리, 냉수리 등에서 발견됐음을 거론했다. 기록에 의하면 북구에는 이밖에 죽장면 상옥리 무쇠골의 철광산, 기북면 성법리 일대의 철물 생산이 기록돼 있으며 남구에도 호동 고분군의 철기유적과 도심이 들어선 이동의 무소마을, 대보면 대보리 단야(鍛冶) 유적지 등이 산재해 있다.또한 블루밸리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장기면 일대에도 이른바 쇠부리터(야철지, 冶鐵址)로서 방산리 불미골이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6년 향토사학자 이상준씨 등 장기발전연구회가 발간한 `장기고을 장기사람 이야기`등의 자료에 따르면 `불미`란 `풀무`의 사투리로서 대장간이나 제철소에서 용철로(熔鐵盧)의 연소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기를 분사하는 장치이므로 제철소가 있던 골짜기임을 짐작케하는 근거이다. 장기에는 또 계원2리 적석(赤石)마을이 철이 생산된 곳으로 전하며 산서리 월산마을에는 1960년대까지도 수연(水鉛, 몰리브덴, 스텐레스강 등의 합금재료) 광산이 있어 `쇠점이`즉, 쇠붙이를 판매하던 점포라는 마을이름이 있었다.역사나 신화적으로도 연오랑세오녀 신화 등을 통해 이미 영일만 일대가 남구 동해면 도구리를 중심으로 한반도의 철기문화를 일본으로 전파하는 요충이 됐다는 학설이 근거를 더하고 있다. `노래하는 역사`의 저자 이영희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 교수는 예로부터 형산강과 남구 오천읍 일대는 사철(砂鐵)을 건져 낸 무쇠의 내였고, 신화의 무대인 청림동 일월지(日月池)는 쇠부리터의 중심지며, 그 우두머리가 연오랑과 세오녀라고 주장해왔다.□ 철강산업 맹아론에 대한 경계이처럼 포항이 제철의 중심으로서 오늘 대한민국 철강의 산업기지가 됐다는 맹아론(萌芽論)에는 경북동해안에 철강산업을 위한 천혜의 조건이 갖춰져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분명히 확인된다. 또 그 취지 만큼이나 학계는 물론 산업계 연구소들의 고증도 상당한 성과를 낸 덕에 포항은 국내 철강사의 보고로서 충분히 자리잡고 있다.하지만 향토사학자 강호진씨(포항 영일중 교감)가 지난 1988년 계간 `포항연구`창간호에 실은 `영일 호동 폐고분군 조사보고`에 따르면 국내에는 과거 영일군 오천면의 `연일57호`를 비롯해 영남에만 모두 24곳의 철광산과 야철지 등이 산재해 있다. 구체적으로 경주 전곡면, 경산군 남천면, 달성군 거창면, 경남의 양산군 물금면, 김해군 대동면, 하동군 악양면, 동래구 망미동 등이 그곳이다.따라서 곳곳에 철광산이나 그 유적이 산재했다는 근거만으로 이곳이 현대 제철산업의 부지로 천혜의 땅임을 강조하는 맹아론이라면 견강부회라는 반박에 빌미가 될 수 있다. 특히 이 땅에 꽃핀 철기문화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중세봉건제 하 조선을 거치면서 퇴락할 대로 퇴락하고 일제는 대륙 침략의 전초기지로 삼은 조선에서 황해도 겸이포와 청진을 낙점하고 제철소를 가동했다.□포스코, 신화가 현실이 되다결국 찬란했던 민족문화와 제철 과학기술은 끊어질 듯 명맥만 유지한 채 이어지다가 마침내 지난 1960년대 포항종합제철의 건설로 혁명과 같은 전기를 맞게 된다. 자생적 산업화가 막 시작되던 척박한 시기에 토목과 금속 등 당대 한국의 일류 공학자들과 함께 제철소 후보지를 검토하던 박태준에게 영일만이 선택된 것이다. 그에게 모래 바람이 불어대던 경북동해안의 한 포구는 제품과 원료 수송선 접안을 위한 깊은 수심과 부지 면적 등 제반 조건은 물론 북한의 공격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최적의 입지로 확정됐다.이는 근대적 세계관에 어느 만큼 근접했을지 알 수 없는 조선의 한 풍수학자에 의해 일찍 예견됐다는 흥미로운 일화로 전해진다. 조선 숙종 때, 관상감에 근무하며 천문, 지리, 지상, 잡학의 대가였던 이성지(李聖至)가 친구를 만나고 유람도 할 겸 어룡사(魚龍砂) 부근에 찾아온다. 어룡사는 형산강 하류를 중심으로 남과 북, 즉 포항제철소 부지와 포항 송도해수욕장 전역의 옛 지명이다.그는 현지의 선비들과 함께 이 일대를 둘러본 뒤 `서편의 운제산이 십 리쯤만 떨어졌어도 수십만의 사람이 살았을 것`이라며 `이만한 지형이라도 좀 늦어지기는 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 살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에 지방선비들이 `풀 한 포기 없는 백사장에 어찌 수십만의 사람이 살 수 있겠는가`라며 믿으려 하지 않자 다음과 같은 시를 뇌었다.`竹生魚龍沙 可活萬人地 西器東天來 回望無沙場 (죽생어룡사 가활만인지 서기동천래 회망무사장)`즉, `어룡사에 대나무가 나면 가히 수만 명이 살 곳이니라. 서쪽 문명이 동방에 오면, 돌이켜 보니 모래밭이 없어졌더라`는 뜻이다. 그의 예언 대로 하늘을 찌를 듯한 제철소 굴뚝이 대나무처럼 우뚝우뚝 서고 포항은 이제 인구 53만명의 특정시로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모래바람을 극복한 경북의 혼하지만 이 같은 신화에 이르기까지 영일만의 척박한 환경은 포스코의 시작에 큰 걸림돌이었다. 건설 요원들은 사막전의 병사와 같았고 건설사무소는 독일군 영웅의 야전지휘소를 연상케한다며 애칭이 `롬멜하우스`였다.1968년 6월15일 부지 성토 및 정지 착공식 이후 포항제철의 창업 주역과 영일만의 해풍에 단련된 경북동해안의 건설 역군들은 전국에서 몰려든 농어민의 아들과 함께 `산업의 쌀`, 철강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에 매달렸다. `보릿고개의 나라`, 한국의 근대화는 포항제철과 경부고속도로라는 국가적 모험이 성공함으로써 식민지배에 이은 한국전쟁 60여년 만에 `세계 7대 무역대국,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기적을 낳게 됐다. 이로써 먼 옛날 신화의 세계가 암시하고 선사와 역사의 유적으로 배태된 철기문화는 영일만에서 현실이 됨으로써 경북의 혼 속에 첨단의 경쟁과 도전·극복의 기질이 숨쉬고 있음을 증명해냈다.1부 끝□ 특별취재팀 = 임재현, 정철화, 이용선(이상 본사 기자), 김용우 향토사학가, 장정남 한빛문화재연구원 전문위원.

2012-10-23

물부족 적극 대처로 가뭄·홍수 예방 큰 효과 기대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77㎜로 세계 평균 807mm의 1.4배이다. 그러나 높은 인구 밀도로 1인당 수자원 강수량은 세계 평균(1만6천427㎥/년))의 16%인 2천629㎥/년에 지나지 않는 국제적으로 물 부족 국가이다. 또 연 강수량의 70% 이상이 6~9월에 집중되어 있으며 수자원 총량의 27%만을 사용하고 있어 물 이용 효율성도 낮은 실정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 등 기상변화로 가뭄과 홍수가 빈번해져 미래 물 부족에 대처하려는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가상변화로 초래되는 물 부족에 대처하고 홍수조절능력 증대는 물론 수질개선과 생태복원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둑 높이기 사업이란?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노후화로 붕괴 위험성이 있거나 홍수나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4대강 유역 96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기존제방 덧쌓기 등 둑 높이기와 여수토 확장, 전동식 수문 및 소수력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담수능력을 향상시키고 노후화된 수리시설을 보강해 재해 예방 및 홍수조절 능력을 행상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특히,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기존 저수시설을 보강하는 사업으로 신규 댐 개발보다 환경적 위해요소가 적어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4대강 사업의 목적을 달성토록 하는 최선의 대안이다. □ 경북지역 사업개요경북지역은 2009년부터 연차적으로 2012년까지 19개 지구에 총 3천766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낙동강수계 31개 사업지구의 61.3%를 차지하고 있다.지금까지 추진상황으로 2009년도 예천 운암지를 비롯해 봉화 창평지, 청송 구천지 등 3개 지구를 착공하고 2010년 나머지 16지구를 착공해 4대강 사업이 끝나는 시점에 맞추어 사업을 마무리한다.반면 낙동강 수계의 31개소 중 경북 19개, 대구 1, 경남 11개소 중 낙동강 수계 31개소에 6천667억원이 투입되며 낙동강 수계 31개소를 포함 전국 96개소에 2조2천986억원이 투입된다.□ 경북지역 둑 높이기 사업지2009년에 착수한 봉화 봉성의 창평, 안동 풍산의 만운, 청송 부남의 구천 저수지이다.또 2010년에는 예천 용문의 운암, 상주 공검의 오태와 지평, 구미 옥성의 옥성, 영주 풍기의 삼가, 청송 진보의 고현과 갈평, 경산 용성의 송림, 영주 단산의 단산, 봉화 재산의 동면 저수지가 착수됐으며, 의성 구천의 조성 저수지는 지구가 취소됐다.또 의성 옥산의 금봉1, 의성 가음의 가음, 영천 임고의 임고, 성주 벽진의 봉학, 고령 덕곡의 덕곡, 봉화 봉성의 금봉2 저수지 등 19개 지구는 낙동강 내이며, 낙동강 외에 울진 원남의 매화, 포항 기계의 온천 저수지 등 2개소이다.□ 4대강 사업과 연계, 지역명소 개발경북도와 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저수지 수변 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기존 개별단위 사업 위주로 추진해 오던 농촌지역개발을 농어촌이 가진 자원과 연계·개발해 테마가 있는 농촌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것.농업용 저수지의 친환경적인 개발을 통해 주변에 아름다운 친수 공간을 조성하고 농촌의 자연경관과 우수한 어메니티 자원을 활용해 마을 주민과 도시민들에게 휴식처와 쉼터를 제공하는 도·농교류의 공간을 조성한다.또 저수지를 단순히 물을 저장하는 시설이 아니라 다원적 기능을 향상시킴으로써 농촌지역 생활환경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활력이 넘치는 휴양공간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도시민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여 농촌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주기로 했다.따라서 저수지 수변에 숙박 및 휴양시설, 승마공원, 농산물 직거래장터 등과 같은 농업생산·유통, 문화, 복지, 휴양, 농촌관광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을 조성해 생태·관광형, 휴양·레저형, 역사·문화형 등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형태로 개발한다. □ 둑 높이기 사업의 기대 효과△ 가뭄 피해 예방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쉽게 표현해서 물을 담는 그릇의 크기를 키우는 사업인 만큼 수량이 부족한 갈수기에 대비해 더 많은 물을 가둠으로써 안전영농에 이바지할 수 있으며 이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목적 및 다양한 기능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추가로 확보되는 2억 4천만㎥의 수량은 소양강 댐의 1년 하천 유지용수 공급량인 2억 5천5백만㎥ 과 맞먹는 양이며, 80만 톤 저수지 300개소를 조성하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또 저수지의 물은 갈수기에 집중적으로 방류해 농어촌지역 소하천의 건천화를 방지하고 4대강 본류의 하천 유지유량을 증대시키게 된다.△ 수질개선 및 수변 생태계 복원 등에 기여이처럼 하천의 유량이 증대되면 수질개선과 생태계가 보전되고 농촌의 수변 환경이 개선되면 인근지역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은 물론 도·농 교류 활성화에 따른 농가소득 증대 등 지역발전에도 이바지하게 된다.△ 홍수 등 재해예방둑 높이기 사업 대상 저수지 96개소 중 30년 이상 노후 저수지는 62개소로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설 사업정보물 안전진단 결과 C, D 등급의 낮은 등급을 받은 저수지도 78개소 달하고 있어 매우 위험한 실정이다. 이처럼 노후화된 시설물에 대한 둑 높이기 사업은 기존제당 덧쌓기와 후면 덧쌓기 등을 통해 저수지 단면을 확대하고 노후제방을 보강해 안전도를 높이게 된다. 또 추가 확보된 저수용량을 홍수조절 공간으로 활용해 전보다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어 하류부 농경지화 가옥 등 홍수피해 위험도 경감시킨다.△ 청정에너지 생산수량이 풍부하고 낙차가 큰 저수지는 소수력 발전을 병행한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녹색농촌을 만드는 등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으로 인한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향후 대책생명이 깨어나는 강,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저수지의 둑을 높여 저수량을 확보하고, 우기에는 홍수조절능력을 증대시킴으로써 홍수 및 가뭄 피해예방과 수질개선, 생태복원 등을 동시에 달성하는 사업이다.물의 수요와 공급을 과학적으로 통제, 관리함으로써 농어촌지역 주민들에게 친숙하고, 재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수변 환경을 돌려줄 수 있고, 특히, 경제가 발전하면서 생활패턴이 변화하고 인구가 증가해 더 많은 수자원이 필요해짐에 따라 사업의 성공적 수행이 더욱 필요한 상황에 있다.경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앞으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저수지 및 농어촌 소하천 수변 환경 개선을 통해 지역주민의 생활환경 개선 및 도·농교류 활성화에 따른 소득증대 등 다양한 방법으로 농어촌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사업을 추진한다.최 웅 경북도 농수산국장은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전 지구가 완료되면 도내 기존 저수지 5천568개소의 총 저수량 4억 200만㎥의 13%인 5천200만㎥의 농업용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어 이는 성주댐 유효저수량의 1.8배에 해당하는 수량이다”며 “장래 예견되는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하천유지수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낙동강 수계 하천생태계와 자연환경 보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2-10-22

“항만 운영 경험 바탕으로 물동량 유치 최선”

- 영일만항이 개장 3주년을 맞이했다. 누적물동량 30만TEU의 의미는?△ 2009년 개장 초기에는 월평균 1천 TEU 정도였다. `괜히 시작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조했다. 현재 월평균 1만 2천 TEU 정도의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PICT(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와 포항시 등 관련 기관이 물동량 유치와 항로개설에 적극적인 포트 세일을 펼친 결과다.- 최근 포항~부산 연안선 노선 폐지로 물동량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실태와 문제점을 얘기해달라.△ 개장 초기 주 타켓으로 꼽혔던 대구·경북의 물량이 전혀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포스코·현대제철에서 수입하는 고철·부자재 등을 부산항을 통해 들여오게 된 것이 연안선 운항의 계기다. 육상운송으로 처리했던 물량이다. 한진해운은 월 4천 TEU를 처리하면 채산성이 있다고 했고, 향후 수익 발생 때 PICT와 수익을 배분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하역비를 낮춰준 것이다. PICT가 한진해운을 대신해 화주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월 4천 TEU를 초과해도 한진해운 측은 연안선 면세유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로 영업성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역비 인상 요청에 한진해운이 난색을 보였고, 계약이 만료되는 11월 중순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어쨌든 연안선 운영으로 금전적인 손실을 보았다. 긍정적인 효과는 없었나?△ 개장 초기 항만활성화와 홍보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PICT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고, 항만의 발전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해상운송을 통한 화주의 실질적 물류비 절감을 실현해, 화주들에게 컨테이너 터미널 이용 효과를 인식시켰다. 향후 직항선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물동량 확보 대책은?△ 사실 연안선 운항 중단은 우리 측에서도 대비했던 사안이다. 2010년부터 물동량 확보에 전념했다. 올 하반기에는 쌍용자동차 외에도 마쯔다 자동차를 유치했다. 2013년에는 올해와 비교해 물동량이 약 10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첫째, 포스코 선재의 컨테이너화로 동남아 수출 물동량 증가가 예상된다. 또 부산항 환적 외항선사와 영일만항 기항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중국, 동남아의 연안선 이용 화물을 영일만항 직항으로 전환하려고 추진하고 있다. 일부는 직항으로 전환했다. 러시아에 스틸하우스를 수출하고 포스코 부원료와 조사료 등을 수입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일본 원전 피해 지역인 센다이에 제오라이트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의 항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물동량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2012-10-22

“영일만항 경쟁력 분명히 있다”

▲ 박승호 포항시장지난해 6월 장기초등학교. 장기 산딸기 축제 행사장에서였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인사말을 한 뒤 흥을 돋우려고 `영일만 친구`를 불렀다.박 시장은 이 노래를 좋아하고 듣는 사람에게서 “와” 소리가 나오게 할 만큼 잘 부른다. 박 시장에게 `영일만`이 각별하기 때문일 것이다.포항이 포스코로 상징되는 `영일만 신화`에 이어 영일만항에서 도시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영일만 르네상스`다.“경제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하얼빈에서 일본 니카타까지 얼마나 걸리죠? 아무리 빨라도 5일은 걸립니다. 훈춘-나진항을 이용하면 얼마나 걸릴까요? 이틀이면 됩니다. 영일만항은 분명히 경쟁력이 있는 항입니다” 박 시장의 첫마디였다. 중국 동북 3성을 염두에 둔 말이다. 15일 `추진력`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박승호 시장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글 싣는 순서① 동북아 거점으로 육성되는 훈춘② 경제기술개발구 장춘③ 훈춘 포스코물류단지 개발 청사진④ 동북3성 진출 기업의 목소리⑤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1)⑥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2)⑦ 영일만항 활성화의 관건끝- 항만의 활성화는 대형 화주 유치가 있어야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가 가능하다. 현재 추진 상황은 ?△ 포항에는 세계적인 철강기업 포스코가 있고 철강 공단 안에도 잠재적인 물동량이 많다. 포항시의 적극적인 일대일 마케팅으로 지난해 12월 포스코의 벌크 방식 수출을 컨테이너로 전환한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포스코 창립이래 4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 말레이시아 파시르구당과 베트남 호찌민으로의 컨테이너 물동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쌍용자동차의 러시아 KD(Knock Down) 수출이 2010년부터 시작됐고 현재 연간 3만대나 된다. 마쯔다 자동차 역시 내년부터 연 2만 5천대 이상 수출될 예정이다.- 영일만항 인센티브 제도에 대해 소개하면.△ 인센티브는 크게 화주와 포워딩 업체를 위한 이용장려금과 선사에 지급되는 항로연장지원금, 특화항로 개설과 관련한 운항손실보조금으로 나뉜다. 화주와 포워딩 업체가 영일만항을 통해 수출·입을 하면 유치물량에 따라 최대 TEU당 4만 원의 이용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영일만항을 기항하는 선사에는 3억 원 이내에서 3년간 항로연장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특화항로를 개설한 선사에는 2년 동안 손실액의 50% 이내에서 연간 10억 원의 운항손실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영일만항 인근에는 부산항, 울산항 얼마 전 개장한 마산항 등 경쟁 항만이 많다. 영일만항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영일만항은 지리적인 특수성으로 러시아와 중국 동북 3성의 물동량에 대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동북 3성 물동량의 동해 출구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항만으로 머지않아 이들 지역과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쌍용 자동차·일본 마쯔다 자동차의 수출은 대 러시아 수출기지로 영일만항이 최적지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나.- 항만 성장에는 다양한 항로개설은 필수요건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영일만항 기항 선사는 고려해운, STX팬오션 등 5개 선사다. 이들은 러시아 3개 항로, 중국 2개 항로, 일본 1개 항로, 동남아 1개 항로 등 7개 항로 10항 차를 운항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러시아 자루비노,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노선과 일본 고베, 오사카 등 항로를 개설함으로써 13개 항로 18항 차로 늘려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 총사업비 2천89억 원의 국제·연안여객선부두 등의 조기 건설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여객선터미널 건설을 대비해 영일만항과 일본 마이즈루항을 잇는 크루즈선이 올 5월과 7월 2회 시험 입항했다. 현재 일본 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항로 개설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영일만항을 이용하는 대구·경북 물동량이 전체 물동량의 1%밖에 안된다. 어떻게 할 건가?△ 부산항과 경쟁해야 하는데 규모, 항로와 항차 수 등 항만서비스 측면에서 영일만항과 부산항은 비교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으로 가는 고가의 전자제품 등이 나진항을 이용하는 때가 오면 얘기는 달라진다. 최소한 동북 3성 지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영일만항으로 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 인프라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또 배후단지 조성을 통해 물류를 생산·가공·보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부산항 등 타항만의 이용 화물을 유치해 항만을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포항의 철강 산업을 자동차, 선박, IT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시켜야 한다. 또 냉동창고가 없으면 검역을 할 수가 없어서 농수산물 수출입이 불가능하므로 냉동창고 건립이 시급하다./김상현기자이 특집 기사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12-10-22

원자력발전소 `자동정지`는 사고예방 위한 안전장치

국내 원자력 발전소가 잇따라 고장 정지하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 측에서는 “고장으로 자동정지가 되는 것은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안전성 문제가 원전 고장이나 정지와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이청구사진 월성원자력본부장으로부터 들어 봤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작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자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나. △`원자력발전소에 어떤 일이 벌어졌다`는 정보를 접하면 국민들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큰 문제가 생겼다`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커진 분위기에다가 원자력 자체가 일반인들은 자세히 알기 어려운 전문 기술의 영역이어서 더욱 오해하기 쉬운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가 가장 안전한 상태는 안전하게 `정지`하는 것이며, 아주 작은 것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전하게 정지시킨 후 확인하고 정비해 운전하도록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안전`을 위해 `자동 정지`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원전 `정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이는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다.원자력발전소 자동정지는 실제로 `기기`가 고장나지 않았는데 잘못된 `정지신호`로 정지되는 경우도 있다.이를 거짓 정지신호(False Signal)라고 하는데 이때도 발전소는 일단 자동 정지된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소가 잘 정지된다는 것은 안전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게 정지한 후 고장난 부분을 정비하거나 오신호 발생 원인을 완전히 규명하고, 완벽한 상태의 원자력발전소로 만들어 다시 전기를 생산한다.-원자력발전소 `고장`과 `사고`에 대한 구분.△일반인들의 생각에 고장도 사고의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원자력업계는 고장과 사고를 명확하게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우리는 일반적으로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겨 멈춰 서면 `고장`이라고 하지 `사고`라고 하지 않는다. `사고`는 자동차가 다른 자동차와 충돌 또는 도로 난간을 들이받거나 행인을 치는 등 차량이 파손되거나 사람이 다친 경우를 말한다.원자력발전소의 `사고`와 `고장`의 개념도 이와 같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핵연료가 상당 수준 손상되거나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 또는 시설에 중대한 손상을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고장`이란 인명이나 방사선 환경 피해 없이, 부품이나 설비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등의 상태가 발생했을 때를 말한다.-한국 원전은 IAEA 기준 4등급 이상 사고가 있었나.△단 1건도 없었다.원자력발전소도 가끔 `고장`이 발생해 운전을 멈추는 경우는 있지만, 국내 원전은 1978년 고리1호기 가동 이후 30년이 넘는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고장 또는 사고 등급을 `0등급`부터 `7등급`까지 8단계로 분류하고 있으며 수치가 클수록 큰 사건을 의미한다.`0등급`은 경미한 고장으로 `등급 이하`, `1~3등급`은 `고장`, `4~7등급`은 `사고`로 분류한다. 이 기준은 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국(OECD/NEA)에 의해 1992년 3월에 제안됐으며 59개국의 주요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다.한국의 원전은 IAEA 4등급이상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고, 방사선 피해 등이 발생하거나 원자력 시설에 중대한 손상을 입힌 사례도 없다.-국내 원전과 해외원전 `고장정지율 비교 △고장 정지가 아무리 안전과 무관하다고 해도 사소한 고장이라도 나지 않은 것만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원전 고장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고장정지는 세계 원전과 비교해 아주 적은 편이라는 게 원자력계의 발표다.지난해 국내 21기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모두 7건의 고장 정지가 발생해 고장 정지율 0.33%를 기록했다. 원전 1기당 평균 0.3회 고장정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가 호기당 2회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원전 건전성은 아주 높은 편이다.하지만 우리나라 원전도 도입 초창기인 1980년대 중반까지 호기당 연 5건으로 고장이 잦았다. 원전의 속성상 준공 초기 발전 시설이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에 고장이 잦은 것도 원인이었고 운영기술이 미숙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운전 경험과 기술이 축적된 1998년 이후에는 호기당 연 1건 미만으로 감소해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기술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2-10-22

신화가 전하는 인류 최초 법정 아레이오스 파고스

이번 주부터 하재영 시인의 그리스 기행문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그리스는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반도국이면서 수많은 철학자를 배출하고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가장 먼저 꽃피운 나라입니다. 현재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낙천적인 그리스 사람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수많은 문화유적을 지역마다 보유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하재영 시인의 `신화의 나라 그리스 기행`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①아레이오스 파고스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밟았던 곳을 다시 밟는다. 가까운 곳이 아닌 먼 나라 그리스.아테네 공항에서 5유로 티켓을 끊고 탄 버스는 펑 뚫린 길을 벗어나 시내버스처럼 곳곳 에 멈춰 손님을 태운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 들어서며 나는 지난 번 찾았던 곳을 떠올렸다.파르테논 신전, 아고라, 제우스 신전, 모나스티라키, 오모노이아, 고고학 박물관….6년 전 겨울이었다. 흰색이 주조색인, 나라 인구의 절반 가까운 사람이 사는 그리스 아테네에 들어서며 난 내 여행 이력에 새로운 곳을 보탰다는 설렘으로 온몸은 충만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1호 `아크로폴리스(Acropolis=우뚝 솟은 곳이란 뜻으로 `파르테논 신전`이 있음)`을 바라보며 후일 다시 이곳을 밟을 수 있을까? 다시 찾는다면 누구랑 동행하게 될까?그런데 또 밟는다. 가까이 지내는 문우 두 명과 나, 그리고 그들과 가장 가까이 지내는 여성 셋, 그렇게 여섯 명이 한 팀이 되어 떠난 여행이라 의미는 각별했다. 이 여행을 위해, 조각난 천을 이어 만든 조각보처럼 일행들은 시간의 자투리를 모으기 위해 땀흘렸다. 시간 조각보 위에 돈을 모으고 일정을 짜고, 드디어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한 것이다.공항을 출발한 지 한 시간 지나 버스는 종점 신타그마 광장에 도착했다. 우리가 내린 버스엔 공항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다시 탔다. 신타그마 광장 가까운 숙소에 짐을 푼 우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늘의 일정을 협의했다. 우선 아크로폴리스로 가기로 했다. 숙소를 나서기 전 벽면에 걸린 그리스 지도를 보았다. 섬, 섬, 섬…. 그리스는 섬이 많은 나라다.그 섬마다 신화 한 자락 끈을 잇고 있는 신화의 나라이기도 하다.차 한 대 지날 수 있는 좁은 골목 응달을 따라 일행은 발을 옮겼다.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했다. 높은 온도에 비해 응달은 시원했다. 길가의 상점을 기웃기웃하며 더딘 걸음으로 아레이오스 파고스(Areios Pagos=아레스의 언덕이란 뜻)에 올랐다. 반질반질한 바닥은 수천년 그곳을 찾은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미끄러웠다.신화에 따르면 아레이오스 파고스는 인류 최초의 재판이 열렸던 곳이다. 전쟁의 신 아레스는 딸 알카페를 겁탈하려는 아리로티오스(포세이돈의 아들)를 죽였다. 결국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올림포스 신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정당방위로 인정하여 무죄 선고를 한다. 바로 그 장소가 아레이오스 파고스다. 현재 그리스 대법원의 이름도 아레이오스 파고스다. 이런 신화적 요소가 있는 이곳은 사도행전 17장에서 보듯 아테네 기독교 전파와 밀접한 맥을 잇고 있는 곳이다. 사도 바오로가 이곳에서 전교를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아레이오스 파고스에서 시내를 배경으로, 아크로폴리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천천히 걸어서 아크로폴리스 입구에 도착했을 때였다. 문이 닫혔다.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일요일은 오후 2시 45분까지 입장할 수 있다. 우린 다음에 구경하기로 하고 아크로폴리스를 한 눈으로 조망할 수 있는 필로포스(Philopos) 언덕으로 향했다. 필로포스 언덕은 아크로폴리스 남서쪽에 있는 낮은 산이다. 그곳엔 소크라테스가 갇혀 있었다고 전해지는 동굴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받기 전까지 두 개의 방으로 나누어진 동굴 속에서 머물렀다고 한다.소크라테스, 플라톤의 스승이며 `너 자신을 알라!`란 말로 널리 알려진 철학자다. 기원전 470년 경 태어나 폴리스의 신들을 모독하고 젊은이를 선동한다는 이유로 기원전 399년 사형을 받은 사람이다. 하늘 중심의 신화적 철학에서 인간 중심의 철학을 주창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키케로는 “소크라테스야말로 철학을 하늘에서 땅으로 끌어내렸다.“고 했다. 입구는 쇠창살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하다. 아테나엔 이곳보다 더 가치를 부여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우린 필로포스 언덕 위에서 아크로폴리스를 조망하고, 남쪽의 피레우스(Pireus)항도 내려보았다. 피레우스항은 아테나로 들어오는 배들이 정박하는 항구다. 대부분의 크루즈 투어도 이곳에서 출발하고 도착한다. 파르테논 신전을 올려볼 수 있는 올리브 나무 그늘에 앉아 이번 여행 일정을 짠 최 형의 설명을 듣는다.“…. 파르테논 신전은 전쟁의 여신 아테네를 모신 신전으로 다른 여신들의 지배를 받지 않았고…,….도리아식 건축의 백미죠.”최 형의 이야기를 들은 우린 올리브 나무 그늘로 이어진 길을 밟으며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으로 향했다. 내가 6년 전 이곳을 찾았을 당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파르테논 신전 동편에 있었다. 전시실은 파르테논 신전의 기단보다 낮은 곳으로 아크로폴리스에서 발굴한 유적을 주로 전시했다. 그런데 그 사이 새롭게 박물관을 건설하고 그곳에 있던 유물을 옮긴 것이다. 일설에는 영국에서 빼앗아간 유물(특히 `엘긴 마물`)을 되찾으려 했는데 `당신 나라에는 그런 유물을 보관할 박물관이 없잖느냐?`며 그리스인의 자존심을 건드렸기에 건설했다고도 한다. 그렇기에 옮긴 박물관엔 `뉴`자를 접두사로 붙이고 있다.`와!`정문을 통과했을 때였다. 박물관 내부로 가기 위해서는 강화유리를 밟아야 하는데 그 아래쪽은 유물 발굴 모습 그대로다. 그야말로 오래된 역사의 현장임을 실감하게 한다. 그곳에서 발행한 브로슈어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아크로폴리스 남쪽 300미터 떨어진 곳에 베르나르 추우미(1944년생으로 뉴욕에서 활동)와 아테네에서 활동하는 ARSY의 미카엘 포티아디스가 설계한 2만1천평방미터의 건물로 1만4천평방미터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건물은 4층으로 되어 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면 가게, 카페와 짐을 보관하는 방이 있고, 비탈진(slopes) 통로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는 양 옆으로 고대의 도자기, 부조들을 전시한다. 2층(level 1)에는 아크로폴리스의 에렉테이온(Erectheion) 신전 여인상과 파르테논 이전 및 로마 시대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3층(level 2)에는 기념품 가게와 아크로폴리스를 전망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고, 4층(level 3)은 파르테논 갤러리로 파르테논 신전을 원형 형태로 기둥과 부조, 석상을 배치하여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우리 일행은 흩어져 천천히 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3층으로, 3층에서 4층으로 관람했다. 유물유적 4천여 점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하루 중 몇 시간으로 둘러본다는 일은 아무래도 수박 겉핥기식이 될 것이다. 천천히 걸으면서 작품들을 감상한다. 많은 것들이 눈에 익다. 전에 왔을 때 꼼꼼히 훑어본 작품들이고 또 책을 통해 본 작품들이다.전에 왔을 때 메모했던 글을 상기한다. `이것은 여러분이 조금 전 파르테논 신전 박공에서 보았던 니레아스상이죠. 상체는 인간이지만 꼬리를 보세요. 뱀입니다. 반인반수(半人半獸)죠. ….이곳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당시 물질을 이루는 원소로 생각했던 불, 물, 새(공기)를 상징합니다.`이런 설명은 4층 파르테논 갤러리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내부엔 파르테논 신전을 설명하는 비디오 실이 있어 지친 발길을 멈추고 쉴 수 있다.신화란 무엇일까? 역사란 무엇일까? 문화란 무엇일까?여행 첫날 고대문화의 진수를 보면서 우리 문화를 생각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든 국립 경주박물관이든 박물관에 있는 조상의 흔적이 현재의 우리 문화를 창출하는 힘이 되었다는 것을 낯선 땅에서 새롭게 발견한다.계속

2012-10-19

한국자산관리공사 창사 50주년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송하마을 주민들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KAMCO) 직원들의 방문이 항상 반갑고 고맙다. 지난 2005년 7월7일 첫 1사1촌 자매결연을 한 캠코는 매년 송하마을을 찾아 일손돕기와 농산물 직거래 구매는 물론이고 지역 공동사업지원을 위한 지원금과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등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오는 18일에도 장영철 사장과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지난해 직원들로 구성된`희망프로보노봉사단`과 함께 영양 송하마을을 찾아 1천200만원의 농촌지원기금을 전달하고 특산물인 고추를 수확하는 등 농촌일손 돕기에 나선다. 이번 영양 송하마을 농촌일손 돕기에 앞서 창사 50주년을 맞고 사회공헌과 서민금융지원제도, 신용회복기금 지원 등 캠코의 역할을 자세히 알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 장영철 사장을 미리 만났다.△18일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송하마을을 방문하는 이유는.-캠코는 2005년 송하마을과의 자매결연 이후 매년 농번기 일손돕기, 농산물 직거래 구매, 지역 공동사업 지원을 위한 지원금 및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으로 도농 상생의 모범이 되어 왔다.이날 전달될 농촌지원기금은 그동안 마을 숙원사업이던 미륵불(다들바위) 안내간판 2개를 설치하고 마을 공동운영 하계휴양소 내 휴양시설 관리사무소를 리모델링하는데 쓰인다.농촌봉사활동은 도시민들이 농촌에 주는 것보다 농촌으로부터 훈훈한 감정적 대가를 통해 도시민들이 받는 자연치유가 더욱 크다. 캠코 직원들은 단순한 노력봉사가 아닌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고민과 실천을 차원에서 매년 방문, 따뜻한 금융공기업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캠코는 기본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기초생활나눔과 금융노하우를 전파하는 신용지식나눔, 자활과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자활기회 나눔,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역량나눔 등 4가지 분야의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특히 올해 4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창립기념일에 캠코 채무고객 중 경제적으로 어려운 장애인 부부 50쌍에게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보내드리는 뜻 깊은 행사를 진행했고 7월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업에 대한 열정이 있는 대학생 105명에게 3억원의 희망장학금을 지급했다.또 캠코 채무고객의 자녀 688명에게 10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배움의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적성을 찾아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서울대와 공동으로 청소년 지식나눔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장으로 취임한 후 캠코의 서민금융지원 분야가 대폭 강화한 느낌이 든다.-캠코 신용회복기금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신용회복을 위한 채무 재조정부터 근본적인 자활을 위한 행복잡(job)이 취업지원까지 채무자의 특성을 고려한 국내 유일의 종합자활시스템이라는 점이다.특히 지원대상을 금융채무 불이행자 뿐만 아니라 저소득ㆍ저신용 서민으로 확대했고 지원방식도 종전의 채무 재조정에서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전환을 위한 신용보증, 취업지원 등으로 폭넓게 발전시켜 명실상부한 서민경제 안전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캠코의 대표적인 서민금융제도인 `캠코 바꿔드림론`의 경우 대부업 등의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평균 11% 저금리 대출로 바꿔 가계부실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올 8월말 현재 `캠코 바꿔드림론` 지원을 받은 12만명의 전체 이자경감 효과는 약 1조2천444억원에 달하고 이는 한국의 전체 초등생이 약 9개월간 무상으로 급식할 수 있는 금액이다.또 `행복잡(job)이 취업지원` 제도는 현실적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함으로써 경제활동의 주체로 복귀할 수 있는 자립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다.△기술신용보증기금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공공부문의 부실채권을 인수해 중소기업인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만들어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캠코는 금융회사 등의 부실채권 인수·정리업무가 주된 기능인 부실채권정리 전담기관으로 50년간의 부실채권관리 노하우를 접목시킨 채권BPM 시스템과 190여명의 채권관리 전문인력 운용 등 제반 인프라 구축을 통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정책금융기관 부실채권은 중소기업 지원과정에서 파생된 채권으로 처리과정에서 경제논리만이 아닌 경제적 약자 배려라는 공익적 관점에서 캠코는 중소기업인의 자활을 지원하고자 금융위원회의`연대보증 및 재기지원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등과 MOU를 체결, 현재까지 원금기준 5조6천억원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캠코가 인수하는 공공부문 부실채권은 구상채권 중에서도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회계처리한 상각채권으로 매각 기관은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조직과 인력을 고유 업무영역에 집중하게 돼 신규 서비스 창출 등 공적기능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매각기관과 합의해 선정한 제3평가기관(회계법인)을 통해 매각기관의 경험회수율을 반영하고 공정가격으로 인수하며 매각 후에도 채권회수를 통해 잔여이익금 발생시 추가 배분을 통해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창립 50주년을 맞은 캠코의 역할과 비전, CEO로서의 경영철학에 대해 밝혀달라.-2012년은 캠코 창립 50주년으로 반세기 동안 캠코가 수행해 온 국가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더욱 굳건하게 하는 한편 다음 50년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그동안 부실채권의 단순정리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도록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국가의 종합자산을 관리한다는 장기비전하에 자산의 개념을 국가자산, 금융자산, 신용자산으로 구분하고 각 자산의 특성에 따라 가치제고, 위기관리, 금융소외자 지원 등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자산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국가경제의 투자은행(IB)`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생각하는 힘을 가진 인재, 즉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사고의 틀을 갖춘 인재야말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평소의 소신이며 경영철학이다.기업운영에 뛰어난 기술력과 첨단설비, 막대한 자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핵심역량이며 인재가 바로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바탕에는 국민에 대한 배려와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공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도 이런 생각을 직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2-10-17

103년전 대구 방문 순종황제 열렬히 환영

1909년(융희3년) 1월7일 날씨는 맑았지만 일제강점기 강압에 못이기는 나라의 형편과 같이 겨울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렸고 대한제국 순종황제는 이날 오전10시 서울에서 어전열차에 올랐다.어전열차는 천안과 전의 등지를 지나 오전11시50분에 대전에 도착했고 오후 1시45분 추풍령을 거쳐 5시간30여분만인 3시24분에 대구역에 도착했다.당시 만국기가 펄럭이는 대구역 광장에는 순종황제의 도착과 함께 21발의 연화(축포)가 터졌고 4만여명의 지역민들과 1천636명의 남녀 학생이 모여 대한제국기와 일장기를 손에 들고 건강을 기원하는 `성수(聖壽) 만세`를 부르며 황제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했다.이어 뚜껑이 없는 옥교라는 어가를 탄 황제는 기마병의 호위를 받으며 대구역에서 당시 관찰도청인 대구 행재소(경상감영)로 향했고 오후7시 달성관(현재 경북인쇄소)에서 학생과 시민들의 행렬이 도열한 가운데 연합 환영회에 참석했다.이곳에 여장을 푼 황제를 위해 대구시민들은 밤을 새워 제등행렬로 도성을 떠난 순종의 적적함을 달래주기도 했다. 이같은 제등행렬은 조선왕조 500여년 동안 왕들이 도성에서 10리 이상은 벗어난 적이 없었음에도 매국노 이완용과 일제가 강압적으로 대구방문을 추진한 것은 일본으로 납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지역민들이 판단하면서 황제를 지키려는 충정이 있었다는 것이 역사가들의 전언이다.실제로 수창학교 30여명은 일제가 순종황제를 일본으로 납치한다는 강한 의구심을 품고 대구방문 다음날인 1월8일 황제가 청도로 향할때 철길에 누워 온몸으로 이를 막으려는 했던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이어 순종황제는 대구 도착이후 청도와 마산을 5일간 방문한 뒤인 1909년 1월12일 마산에서 다시 대구역에 도착해 달성공원으로 향했고 정문에서 조금 위쪽에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가이즈까 향나무 한그루씩 기념식수를 했다.이 기념식수에서 일제는 당시 황제의 성산 33세인 것과 히로부미가 66세였던 것을 이유로 향나무 수령을 달리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이는 횡포를 부렸다.사진에서 보듯이 왼쪽이 순종황제가 심은 향나무로 나란히 자라고 있는 2그루의 크기가 약간 차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2-10-15

대구 북성로에 `순종의 어가길` 되살아 난다

▲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 어진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은 조선왕조 500년동안 왕들이 도성 10리 밖을 떠나본 적이 없었던 것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구방문을 통해 깨뜨렸다.황제의 방문은 대구·경북민들의 사기를 높이고 도로축조 등으로 개발이 앞당겨졌지만 전례가 없었던 순종황제의 방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이 거의 없다.하지만 당시 을사늑약과 군대해산 등으로 극심한 반일감정과 항일의병운동이 일었고 특히 1907년에 대구에서 출발해서 전국으로 번진 국채보상운동을 방치할 경우 대구가 항일운동의 거점이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미리 순종황제를 방패 삼아 민심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여기에다 일제가 대구의 지맥을 누르기 위해 달성을 헐고 동물원으로 조성된 공원을 만들면서 축조된 신사에 황제가 직접 참배하는 모습을 대구·경북민들에게 보이려는 일제와 매국노들의 음흉한 흉계가 숨겨져 있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대구 달성공원에 향나무를 기념식수를 했던 이토 히로부미는 그해 10월 만주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에 의해 사살되고 순종 황제 역시 이듬해 8월 일제의 강제병합으로 자리를 잃고 500여년을 지켜온 조선왕조는 막을 내리고 만다.어가길은 당시 친일파로서 경북도 관찰사를 맡고 있던 박중양이 순종황제의 대구방문 소식을 접하고 지역민을 동원해 밤을 새워 대구역에서 달성공원까지 1천632m를 새로 만들었다.마음이 심란한 순종황제 순행을 위해서는 직선거리인 북성로를 통과하면 달성공원과 곧바로 맞닿지만 당시 북성로가 채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우현서루 부근에서 우측으로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인 좁은 길을 내 겨우 달성공원과 연결하는 조악함을 볼 수 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의 회환과 연민, 눈물 어린 방문인 순종황제 어가길을 대구 중구청이 국토해양부의 공모사업에 신청한 후 선정되면서 국비 35억원과 지방비 35억원 등 모두 70억원 투입해 대대적으로 `황제의 길`로 부활시키게 된다.대한제국 황제의 굴욕의 길이 숨겨져 있지만 낙후된 골목길로 방치된 이곳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중구청은 오는 2013년부터 3년간 순종황제가 순행한 북성로와 민족지사 양성소였던 인교동 우현서루, 항일역사 선조의 역사가 깃든 수창초교 인근의 주요 경관을 복원하고 대구의 근대역사 문화벨트와 연결하게 된다.우선 중구청은 순종황제 어가길 역사거리 조성을 비롯한 인교동 공구골목 가로경관 개선, 수창초교 인근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등을 펼치게 된다. 또 과거 순종황제 어가길 입구인 북성로의 낙후된 길은 쌈지공원 조성 등을 통해 보행환경 및 가로경관을 개선해 대구시민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황제의 길` 조성한다는 방침이다.이어 민족지사 양성소였던 우현서루(현 대구은행북성로지점)와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인 광문사터(현 수창초교 후문 대성사자리)는 피사드 재생 및 역사성·공간적 특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해 우국과 항일정신을 드높이는 거리로 조성한다. 이어 상권과 건물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인교동 공구골목은 건물의 입면과 보행이 편리하도록 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항일역사 선조들의 역사가 깃든 수창초교는 담장 및 벽면 전면을 활용한 거리 갤러리를 조성하고 인근 문화창조 발전소 연결 가로디자인 개선과 공간별 특화된 안내사인시스템을 구축해 스토리텔링을 통한 걷는 재미, 보는 재미를 더해 도시전통문화가 숨 쉬는 가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중구청은 황제 어가길이 완성될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대구읍성상징거리조성사업과 연계해 북성로, 서성로 일대의 발전은 물론이고 동성로와 종로·진골목의 상권이 함께 성장해 북성로와 서성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여기에 대구읍성 사성로(四城路) 중 2010년 동성로 디자인 개선 완료에 이어 올해부터 추진 중인 북성로와 서성로 디자인개선이 마무리되면 사성로가 하나의 벨트로 네트워크화돼 대구읍성이 상징적으로 부활해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은 “`순종황제 어가길`의 역사적 복원으로 근대역사문화를 연계한 대구만의 독특한 문화적 창조 및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심재생의 수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특화거리 조성으로 볼거리제공과 골목투어 코스개발 등으로 상권 활성화를 통한 원도심의 균형발전 등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또 “대구 지역 역사·문화·관광의 다각화 및 현대적 재현을 통해 대구를 대표하는 거리의 하나인 북성로가 역사적 문화공간으로 재창조될 것이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2-10-15

경북의 혼(魂)을 찾아서 ⑼

경북을 나타낼 때 웅도(雄道)로 표현한다. 雄의 한자를 풀면 `수컷, 씩씩한, 강력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남자들의 거친 야성과 씩씩하고 강하다는 인상이 연상된다. 역사적으로 경북 동해안 주민들은 끊없는 왜구의 침입을 막아냈고 임진왜란과 일제압제의 국난을 맞아서는 곳곳에서 의병활동을 벌이는 등 구국의 일선에 섰다. 경북은 또 한국전쟁 마지막 보루로 남아 분연히 나라를 지켜냈다. 남자다운 기백과 용기로 표현되는 웅도의 혼을 그대로 보여주는 역사적 사실이다.거친 남자의 야성은 바로 해양인의 기질로 대변된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끊임이 도전해 가는 바닷가 사람들의 기질이다.경북은 335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을 따라 바람 잘난 없고 파도가 세기로 유명한 동해를 마주하고 있다. 웅도의 기백은 바닷가 사람들이 수 천년 동안 일궈온 해양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기잡이 어부들이 만들어 놓은 해양문화 가운데서도 고래잡이는 해양문화를 꽃피우고 해양인의 기질을 길러준 으뜸 문화로 평가할 수 있다.글 싣는 순서1부=경북동해안 철기문화 꽃피우다1)한반도 철기문화의 뿌리2)경북동해안은 고인돌 왕국3)경북 동해안의 소국4)동예인들의 후예5)신라가 진한지역을 통일하다6)철을 가진자가 세상을 지배한다7)철기문화발전의 최적지 영일만8)고래의 고장 영일만9)고급철강의 비밀-고래기름10)2천년전에 예고된 포스코신화 □고래의 고장 고래는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했고 현재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로 분류되고 있다.외형은 어류와 비슷하지만 내장기관은 육지 포유류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폐로 호흡을 하고 자궁에서 태아가 자라고 배꼽이 있다. 암컷은 하복부에 1쌍의 젖꼭지와 유선이 있고 귀까지 있다.고래를 몸이 두꺼운 지방으로 싸여 있어 수온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항온동물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빨의 유무에 따라 이빨고래아목과 평생 이빨이 나지 않는 긴수염고래아목으로 크게 분류된다. 수염고래아목은 현재 4과6속 11종, 이빨고래아목은 9과34속70여종이 있다.긴수염류는 거의 대형종으로 이빨이 없어 플랑크톤이나 멸치와 같은 작은 어류를 수염으로 걸러 먹는다. 이빨고래류는 오징어와 새우, 게,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산다.고래는 세계 모든 연안에서 서식하고 있으나 한국 근해에는 3과 8종이 알려져 있다. 동해에는 주로 밍크고래와 돌고래가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다.세계적으로 한국 이름을 단 고래도 있다. 한국계 귀신고래(Korea Grey Whale)로 수천년 동안 동해에서 참고래와 함께 가장 흔한 고래였고 `귀신처럼 신출귀몰하다`해 귀신고래로 이름지어졌다. 미국의 과학자가 1912년 울산에서 이 고래를 연구하고 학계에 처음 보고하면서 알려져 고래류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이란 이름을 달고 있다. 남획으로 멸종위기를 맞으며 지난 70년대 중반 이후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재 귀신고래 개체 복원을 위해 포항 호미곶 앞바다를 중심으로 귀신고래를 추적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래는 18~20세기에 전세계적으로 남획되면서 멸종위기에 놓이자 고래자원 보호와 포경업 규제를 위해 1946년 국제포경조약이 체결됐다. 이후 1982년 상업포경 전면금지를 가결한 뒤 1985년 원양포경 전면금지에 이어 1986년 연안포경까지 전면금지됐다.동해안 어민들과 가장 친숙한 고래는 역시 돌고래와 밍크고래이다. 동해안은 포경이 금지되기 전 구룡포와 장생포항이 고래잡이 주어항으로 명성을 얻었다. 구룡포보다 도시규모가 크고 포경선단 세력이 우세한 장승포가 아직까지 우리나라 최고 고래잡이 어항으로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동해안 출현하는 고래류는 귀신고래를 제외하고 대부분 이빨류고래류는 주로 오징어와 새우류, 게, 회유성어류와 먹이사슬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동해안 고래도 먹이사슬에 있는 어류들의 이동경로를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경이 금지된 이후 대부분의 고래는 그물이나 통발 어구 등에 걸려 죽은 채로 잡힌 것을 시중에 유통, 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어구에 잡힌 고래는 경찰에 신고한 뒤 혼획(죽은 채 잡힌 것) 또는 포획여부 조사를 거쳐야 판매할 수 있다. 해양경찰서에 혼획신고된 고래류 위판 결과에 따르면 대개 3~5월, 9월~11월 사이에 가장 많이 잡힌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래의 주된 먹이사슬인 오징어의 회유경로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오징어는 동지나해역에서 산란을 하고 동한난류를 따라 동해로 이동을 하면서 성어가 된다. 보통 3~5월께 동해안을 지나고 여름철 동안 러시아연안까지 북상한 뒤 9월부터 동해안쪽으로 다시 남하를 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동해안 어민들은 오징어가 동해안을 북상, 남하하는 시기에 오징어잡이 성어기를 맞는다. 오징어와 함께 고래는 동해안 어민들과 오랫동안 함께 생활을 하며 독특한 해양문화를 형성했다. □동해안 해양문화 해양문화는 어민들이 거친 바다와 싸우며 만들어낸 바닷가 사람들만의 생활방식이다. 대양에서 어군을 찾고 고기를 잡는 일상을 통해 모험과 도전, 개척과 진취성이 주민 정서로 정착됐다. 바닷가 사람들은 당장 먹을 식량이 없어도 기가 죽거나 걱정을 하지 않는다. 바다에 나가 고래와 같은 대형 어류를 잡거나 그물 가득 고기만 걸면 모두 해결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일견 무모하고 한탕을 노리는 지나치게 투기성의 호기로 치부될 수 있으나 모험가적 기질 또는 남자다운 호방함으로 달리 볼 수도 있다.고래잡이는 이러한 해양기질과 해양문화를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래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로 무게가 최고 14t에 이르는 대형동물이다. 육지에서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의 최대 무게 5t의 거의 3배에 가깝다. 현대 문명은 사냥기술의 개발로 발전해 왔다. 바닷가 사람들은 고래사냥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문화를 발전시켜왔다고 볼 수 있다. 고래는 워낙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그물 어구 등으로 포획이 불가능하다. 밧줄을 단 대형 창으로 고래를 찌른 뒤 고래가 힘이 떨어지거나 죽을 때까지 기다려 포획하는 방식이다.대형 고래를 쫓기 위해 기동성이 뛰어난 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조선술을 발전시켰다. 또 포유동물인 고래가 호흡을 위해 수면으로 올라오는 순간을 포착하거나 추적을 하기 위한 항해술 개발도 필수다.포획된 고래는 식품으로도 사용하지만 고래의 몸을 싸고 있는 두꺼운 지방층에서 얻는 어유(고래기름)의 쓰임새가 크다. 고래기름은 식료품과 화장품, 비누, 양초 원료 등 다양하게 사용됐다. 고래기름은 양초로 이용될 만큼 연소성이 우수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석유나 휘발유 등 화석연료나 전기가 개발되지 않았던 시대에 고래기름은 뛰어난 연료 기능을 했을 것이다. 강도가 높은 철기를 제작하는 제련기술개발과 연구를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함으로써 선진문명을 창조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이렇게 형성된 선진 철기문명의 토대로 동해안에 강력한 부족국가를 건설하고 무역항로를 개발해 일본에 선진 문명을 전파했다. 거친 바다에서 목숨을 걸고 고래를 쫓았던 해양인들의 도전정신과 고래잡이에서 얻은 조선기술 및 항해술, 제련기술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조선강국, 철강대국을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는 가정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동해안은 다양한 고래잡이 문화가 현존하고 있다. 바닷가 마을마다 `고래돌`이란 바위명이 있다. 고래가 호흡을 위해 수면에 떠있는 모습을 연상해 주민들이 지어놓은 바위이름이다. 고래를 부위별로 해체하는 전문 직업도 있고 고래고기 전문식당도 있다. 어릴적 고래고기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고래고기 식당을 즐겨 찾는다. 동해안은 예나 지금이나 고래의 고장이다. 해양인들의 도전과 모험은 웅도 경북의 혼으로 스며있다.□특별취재팀 = 임재현, 정철화, 이용선(이상 본사 기자), 김용우 향토사학가, 장정남 한빛문화재연구원 전문위원.

2012-10-12

“인삼향 가득한 그 곳으로 건강 찾으러 갑니다”

`영주의 가을은 건강입니다`란 주제로 지난 6일부터 오는 14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2012 영주풍기인삼축제`가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우리나라 최초 재배인삼 시효 지역인 영주는 소백산 자락에 있는 지형적 특성에 따라 인삼이 자생하는 최적의 자연여건으로 국내 최고 품질의 인삼을 생산해 오고 있다.풍기인삼은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 군수가 산삼의 씨앗을 이용 재배삼을 키운 것이 우리나라 재배삼의 시초다. 이러한 풍기인삼은 조선왕실에서 건강식품으로 가장 선호했던 식품으로 500여년의 재배 역사, 국내 대표적 인삼 재배지의 우수성과 맥을 이어오고 있다.특히 국내최초 재배삼 시효 지역이란 역사적 사실과 함께 소백산 기슭의 깨끗한 환경과 비옥한 토질에서 자라 조직이 충실하고 인삼 향이 강하며 유효 사포닌 함량이 높아 국내인삼 가운데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풍기인삼을 주인공으로 한 영주풍기인삼축제는 볼거리와 먹을거리, 지역정체성이 반영된 공연, 전시, 체험 등 건강하고 역동적인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위주의 찾고 싶은 축제, 보고 싶은 축제로 평가돼 2년연속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지정됐다.이처럼 영주풍기인삼축제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풍기인삼의 우수성과 함께 영주지역이 천혜의 관광자원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주요 관광자원은 영주풍기인삼축제장으로부터 20분거리 내에 천년고찰 부석사, 소백산, 희방폭포, 죽계구곡의 비경과 우리나라 최초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선비촌, 선비문화수련원, 소수박물관, 풍기온천을 비롯해 최근 한류드라마 `사랑비`의 배경이 된 무섬마을이 인접하고 있어 축제의 품격을 한층 높이는데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인삼의 어원한자로는 `삼`(蔘) 이라고 쓴다. 중국 고대 문헌에서 인삼을 나타내는 한자는 參, 蔘, 浸, 侵 등이 있다. 한국에서도 처음에는 `人參`으로 표기했으나 조선시대 이후에는 모두 `人蔘`으로 표기했다.고유 한국어로는 `심`이라 하는데, `심`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문헌은 성종 20년(1489년)에 편찬된 구급간이방언해(救急簡易方諺解)이다. 이 문헌에서는 人蔘이라고 쓰고, 언해할 때는 `심`으로 번역해 기록했다.그리고 어학교재인 노걸대언해(老乞大諺解)에서도 인삼을 `심`으로 언해하고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 `인삼조`에서도 人蔘 바로 밑에 한글로 `심`이라고 표기했다. 유희가 지은 물명고(物名攷)에서도 심으로 표기했다. △인삼의 종류인삼의 전통적인 제품에는 홍삼이 있다.홍삼은 6년생 뿌리를 껍질째 수증기로 쪄서 말린 것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열을 받은 당분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므로 홍삼 색깔은 갈색이 도는 붉은색을 띤다.백삼은 4년생 뿌리를 캐서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린 것인데, 곧은 형태로 말린 직삼(直蔘)과 구부려서 말린 곡삼(曲蔘)이 있다.이 밖에 뿌리를 고아서 만든 인삼농축액, 홍삼을 가루로 만든 홍삼분, 인삼가루를 캡슐에 넣은 인삼 캡슐, 인삼가루를 접착성이 있는 식용 물질로 뭉친 인삼정, 인스턴트 차로 만든 인삼차 등이 있다.흔히 말하는 수삼(水蔘)은 갓 수확한 인삼을 가르킨다. △인삼의 효능인삼의 효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대표적으로 인삼은 인슐린의 분해억제 증강, 항지방 분해작용, 당뇨병 수반증상의 개선작용이 있다. 특히 암환자의 면역 기능 증대와 몸의 저항력을 증강하기 때문에 암세포의 생장 및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것을 억제하며, 수술 후 재발 방지에 효능을 나타내 항암식품으로도 사용된다.또 저혈압인 경우 혈압을 높여 정상화시켜 주고, 고혈압은 혈압 강하에 작용하며, 정상인의 혈압은 유지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혈관 확장작용을 하고 있어 혈류 순환을 개선하는 등 동맥경화증의 발생 억제와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을 방어해주는 효과가 있다.이와함께 인삼은 내분비계 장애물질인 환경오염물질의 독성을 경감시킴은 물론 정자의 질을 개선하는 작용도 한다. 인삼 사포닌은 강력한 내분비계 장애물질인 TCDD(다이옥신)에 의해 야기되는 독성, 특히 생식독성을 방어할 수 있는 활성물질이다. 인삼 사포닌의 대사물질인 IH-901은 환경호르몬에 의해 발생하는 고환독성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이 밖에도 중금속 해독능력, 에이즈 바이러스 증식 억제 예방, 방사성 방어 기능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영주/김세동기자kimsdyj@kbmaeil.com

2012-10-12

감 익는 고을 상주서 쫀득쫀득한 추억 만드세요

감이 주홍빛으로 물들어 가는 계절에 전국 최고 최대의 감 주산지인 상주시에서 `2012 상주 감고을이야기 축제`가 열린다.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북천시민공원과 시내일원에서 열리는 상주 감고을이야기 축제는 경상북도 육성지원축제로 `감익는 고을, 상주의 가을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된다.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감을 소재로 한 각종 공모전과 감을 활용한 각종 전시 및 체험을 할 수 있는 감 테마 프로그램 등이 선보인다. 시내일원에서 축제장까지 펼쳐지는 감고을 퍼레이드에는 경상감사도임순력행차와 함께 축제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참여 단체의 시내거리행사가 있다. 또 다양한 쌀문화 체험과 누에명주체험을 할 수 있는 삼백관 운영을 비롯해 감고을 풍류마당으로 꼬까미와 호랑이를 주제로 한 인형극, 소곤소곤 이야기 마당, 경북 동화구연대회 등이 펼쳐지는가 하면 감고을 꼭두탈놀이, 열두띠난장공연, 정기룡장군 상주성탈환 뮤지컬 및 브레멘 음악대의 어린이 뮤지컬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연계행사로는 제12회 경북과학축전, 낙강시제 문학페스티벌, 상주시장배 전국 MTB대회 등이 개최되는 등 특색 있고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 살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성백영 상주시장은 “삼백의 고장이라는 명성답게 전국 제일의 상주곶감을 테마로 한 이번 `2012 상주 감고을이야기 축제`는 타시군 축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상주만의 향취에 흠뻑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한 폭의 그림 같은 가을의 정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한 만큼 시민과 출향인사 그리고 경향각지의 관광객들이 많아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개막의 막 화려하게 장식할 불꽃놀이 볼만12일 오후 6시 북천시민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상주시민의 날 행사와 병행해 열리는 개막식은 식전공연, 축제 개막을 알리는 기념식, 축하공연 등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전망이다. 상주문화원 문화학교 난타반과 상주민요합창단, 도립국악단 초청 공연 등의 식전행사에 이어 초청인사 등 3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술교육, 문화체육, 사회복지 등 3부문에 대한 자랑스런 상주시민상 시상식이 있다.이어 연예인의 축하공연과 시민화합 불꽃놀이로 `2012 상주 감고을이야기 축제` 개막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된다.경상감사 도임순력행사 400여명 퍼레이드 12일부터 3일 동안 펼쳐지는 감고을 거리퍼레이드는 상주시청에서 북천시민공원 구간에서 거리행사로 치러진다.누구나 참여해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취타대를 선두로 상주가 경상도의 뿌리임을 재확인시켜 줄 경상감사도임순력행차가 뒤를 따른다.조선시대 상주에 경상감영이 설치된 이후 200여년 동안 영남지방의 민·군·재정 등을 통합 관리했던 최고의 권력자인 경상감사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도임순력행차는 올해로 8회째를 맞는데 400여명이 퍼레이드에 참여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인형극·꼭두탈놀이 등 다양한 풍류마당 열려전국 곶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감고을 상주 이야기 축제에는 다양한 풍류마당이 있다. 감고을 인형극 마당공연, 소곤소곤 이야기마을, 감고을 꼭두탈놀이, 감고을 열두띠난장공연, 정기룡장군 상주성탈환(뮤지컬), 지역 예술인 발표회, 감고을 노래자랑, 감고을 퀴즈대회,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브레멘음악대의 뮤지컬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쌀, 곶감, 누에고치 `삼백관`서 농경문화 체험예로부터 상주는 쌀, 곶감, 누에고치가 유명하다 하여 삼백의 고장이라 불리며 이에 걸맞게 삼백관을 운영한다.삼백관에서는 익은 감깎기 대회를 비롯해 감 삭히기, 감물 천연염색체험, 벼 탈곡, 디딜방아 찧기, 허수아비 만들기, 고구마 구워먹기 등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 누에의 일생을 보며 물레를 이용한 명주실 뽑기, 베틀짜기 체험, 누에곤충체험 등 누에명주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옹기. 도자기. 한지만들기, 오리알줍기, 승마체험 등도 할 수 있다.`제12회 경북과학축전`도 함께 개최 12일부터 14일까지 상주시 실내체육관에서는 경북도와 상주시가 주최하고 ㈜경북테크노파크에서 주관하는 `제12회 경북과학축전`이 열린다. 도민과 청소년들에게 과학문화 마인드를 확산시키고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이번 경북과학축전은 과학관련 기관·단체의 경북과학 홍보 전시관, 상주시 홍보관, 상주농업생명과학체험관 등이 운영된다. 또 분자액세서리 만들기 등 50종의 열린과학체험마당, 공기압 로봇팔 만들기 등 12종의 ECO-WISE Festival, 샌드 애니메이션 등 과학공연 프로그램이 있다.뿐만 아니라 사이언스콘서트 등으로 구성된 과학체험전 그리고 부대행사로 로봇체험관, 가상스포츠 체험관, 자전거에너지 체험관, 에어바운스, 축전기념 별축제 등이 준비돼 있다.축산인 한자리서 `한마음 큰잔치`로 화합 다져축산인 한마음 큰잔치는 12일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축산인 한마음대회, 초청가수 공연, 고급육생산 우수농가 선정, 축산물 소비촉진 행사, 상주한우 먹거리장터, 벌꿀 가공품 전시, 쌀 막걸리 홍보관, 각종 이벤트 등 지역민과 함께하는 행사로 치러진다. 첫날에는 축산인과 관람객이 즉석에서 참여하는 한우 부위 맞추기, 우유 빨리 먹기, 고무신 뒤로 멀리던지기, 사료포 오래들기 등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가 진행된다.13, 14일에는 품바 각설이 공연, 즉석 노래자랑 등이 펼쳐지며 축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지역내 한우, 한돈, 육계, 낙농, 양봉, 송어 등 각 생산자 단체가 참가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우유, 꿀, 송어 등의 시식 및 판매행사가 열린다.낙강시제 문학페스티벌 등 문화행사도 `풍성`경북 동화구연대회를 비롯해 이야기가 있는 인형극은 매일 2회씩 공연되며 소곤소곤 이야기는 하루에 4회씩 진행돼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만끽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축제기간 동안 북천 수변공간에서는 수상 자전거를 탈 수 있는가 하면 오리알 줍기, 승마체험 등과 더불어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 3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사생대회를 비롯해 유등, 디카사진, UCC공모전 등에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지역의 전통음식인 슬로푸드 음식도 맛볼 수 있다.낙강시제 문학페스티벌은 13일부터 14일까지 도남서원 일원에서 진행되는데 낙강범월시회의 재현과 학생백일장, 전국한시대회가 열리며 안동MBC의 라디엔티어링도 13일 12시부터 행사장 주변에서 개최된다.특히 13일 오후 4시부터는 경북매일신문 주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이, 14일 오후 7시부터는 안동MBC의 7080콘서트가 열려 2012 상주 감고을이야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2-10-11

영일만항, 인근 지자체와 상생도모 시급하다

대구·경북의 유일한 무역항인 영일만항이 개항한 지 4년째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기 노선 확충과 관련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대구 등 인근 도시와의 상생 모색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지금은 도시와 도시 간의 경쟁이다. 하지만, 서로 간의 상생 없이는 대구와 포항이 혼자의 힘으로 세계로 나가기는 어렵다. 따라서 각 도시는 상생할 길을 생활권과 경제권역을 중심으로 한 광역적인 협력에서 찾아야 한다. 서울시 박원순 시장과 인천시 송영길 시장의 상생 선언문 채택이 대표적인 예다.대구·포항은 국책사업유치 등 경쟁자 입장에서 벗어나 지역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상생 모델을 만들어 소모적 경쟁보다는 협력으로 지방의 목소리를 키우고 자치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포항은 동해안에서 인구가 많은 도시로, 환동해권 거점도시로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포스코·포스텍이라는 세계적인 기업과 대학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영일만항 개발 덕분에 환동해권 국제물류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활권역이 비슷한 대구와 포항이 협력해 경계를 허문다면 영일만항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글 싣는 순서① 동북아 거점으로 육성되는 훈춘② 경제기술개발구 장춘③ 훈춘 포스코물류단지 개발 청사진④ 동북3성 진출 기업의 목소리⑤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1)⑥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2) ⑦ 영일만항 활성화의 관건 ◇대구·구미 물동량 거의 없어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영일만항에는 일본을 비롯한 3개국의 5개 선사가 8개 항로, 13항 차의 정기항로를 개설하고 있다.영일만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2009년 개장 초기 5개월간 6천TEU의 물동량을 처리하는데 그쳤으나 2010년 7만 2천421TEU, 2011년에는 13만 812TEU의 실적을 거뒀으며 올 8월17일 누적물동량 30만TEU를 달성해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항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여전히 물동량은 미미한 실정이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간 100만 TEU 정도로 추정되지만 영일만항 이용 실적은 저조하다.최근 한국은행 포항지역본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지역 화주기업 95%가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다. 더욱이 대구 기업의 물동량 유치 비율은 1%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선사들 대다수가 글로벌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고, 부산항에 지분을 출자하고 있는 회사가 많아서 단순한 수송비용 유인만으로는 영일만항에 선사를 유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향후 부산항 대신 영일만항을 이용하겠다는 선사는 20%에 불과했다. 영일만항은 대구지역 화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포트세일즈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한국은행이 선사, 포워더 등 항만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하역요금, 배후화물운송비, 하역생산성 등과 관련해 영일만항이 어떠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현재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는 선사들의 선택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일만항과 같은 소규모 지역항만의 경우 선사들의 항만선택은 비용 및 생산성 요인보다는 물류시스템 전반에 관련된 계약관계나 선사와 부두운영권과의 출자관계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이번 연구팀 관계자는 “배후단지를 조기에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항만의 하드웨어적인 요소는 항만의 물동량 증가의 필수조건이며 특히, 초기 항만의 경우 비용, 생산성 및 소프트웨어적 요소보다는 항만 인프라의 조기 확충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연구팀은 영일만항을 환동해권 물량확보 등 틈새시장 개척과 부산항의 피더항으로 환적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후산업단지를 포함한 지역 내에서의 물동량 창출과 육상운송 물류업체 등에 대한 정보서비스 제공이나 회송 시의 화물알선 등과 같은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영일만항까지의 육상 운송비는 부산항보다 저렴하나 육상운송업체의 쌍방향 화물확보 등을 고려한 실질적인 운임은 영일만항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대구시의 관문, 영일만항이 돼야대구와 포항은 1시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대구를 해양도시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2004년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될 때만 하더라도 많은 연구기관이 대구는 내륙도시의 한계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 영일만항 개항 때는 항구까지 갖게 됐다고 떠들었다.하지만 영일만항이 생긴지 3년이나 지났지만, 대구는 여전히 내륙도시다. 대구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영일만항을 이용해 수출하는 물건은 거의 없다. 대구 기업들은 여전히 부산항을 통해 수출·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2009년 컨테이너부두 4선석으로 문을 연 영일만항은 2012년 현재 일반부두 2선석을 준공했으며, 2020년까지 1조 9천955억 원을 투자해 16선석을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5개 선사 8개 항로 13항 차의 정기항로를 개설하고 있다. 또 쌍용차와 일본의 마쓰다 자동차가 영일만항을 통해 러시아로 수출되고 있어 일본자동차 기업의 러시아 수출 전진 기지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크루즈선 입항으로 관광용 항구역할도 하고 있다.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 최동준 대표는 “대구기업들의 수출입품은 지금까지 부산항을 통해 운반돼 왔으며, 여전히 부산항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면서 “부산항이 대구의 관문항은 아니지 않으냐. 대구의 관문은 영일만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일만항에 대한 대구의 냉소적인 시선부터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또 “대구는 포항을 통해 내륙도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고, 포항은 53만 명을 배후로 둘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의 600만 명을 배후로 두는 항구도시가 돼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문제는 대구시에서 영일만항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영일만항을 수출입 물류 항구로 이용할 계획은 백지상태다. 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 설립 때도 경북도와 포항시는 각각 10%를 출자했지만, 대구시는 출자권유를 아예 거절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 기업에 대한 영일만항의 인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부산항을 고집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영일만항이 클 기회를 대구가 막는 형국이다. 대구는 포항이 경북도에 있다고 해서 경쟁도시로 여겨선 안 된다. 포항을 대구의 항구로 봐야 한다.최 대표이사는 대구가 영일만항을 이용함으로써 거둘 수 있는 이익으로 △화주기업과 운송회사 등의 물류비용 절감 △일본 교토~포항을 연결하는 카페리 취항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흡수 △포항·대구간 경제 교류로 인한 시너지효과 △수출전진기지 확보 등을 들었다.최 대표는 “대구기업들이 영일만항을 수출입을 위한 전용 항구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일만항은 대구업체의 수출국과 대부분 항로가 개설돼 있다. 운송사나 화주에겐 수출물량뿐만 아니라 수입물량을 운송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더욱 좋겠지만, 영일만항을 대구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이 특집 기사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12-10-08

포스코 4조2교대 근무 시행 일년

오는 17일로 포스코가 4조2교대 근무제로 전환한지 만 일년이 된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 생산현장 등 교대 근무가 필요한 88곳의 작업장에 대해 지난해 10월17일부터 4조2교대 근무제를 시행했다. 4조2교대 시행 이후 직원들의 생활패턴이 크게 바뀌었다. 우선 시간적 여유가 많다보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골프·등산·낚시 등 여가·취미활동도 다양해 졌다. 포스코 4조3교대와 4조2교대 근무제 비교 실근로시간은 근무중 휴식시간(4조3교대는 40분·4조2교대는 1시간)을 뺀 수치임. /자료:포스코◇포스코 직원 94.4% 4조2교대 `잘했다`4조2교대 근무는 직원들이 야간근무 이틀을 포함해 하루 12시간씩 4일 일하고, 4일은 쉬는 것이다. 4개 근무조 가운데 2개조는 하루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쉬는 근무형태다. 예를 들어 4개조 중 첫 번째인 A조에 속한 직원들은 이틀은 주간 12시간, 다음 이틀은 야간 12시간을 일한 뒤 4일간 쉬게 된다. 기존 4조3교대와 비교할 때 일할 때는 하루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근무시간이 4시간 늘어나지만 연간 총 근로시간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대신 휴무일은 연간 103일에서 190일로 80여일이나 더 늘어난다. 일년의 절반이상이 휴무인 셈이다.포스코가 4조2교대 근무제를 과감하게 도입하게 된 것은 포항과 광양 16개 공장 교대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은 결과, 직원 94.4%가 찬성했기 때문이다.하지만 4조2교대 근무제 도입이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2010년 처음 4조2교대 도입을 검토할 당시만 해도 직원들의 거부감이 많았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4시간이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5일간 이어진 야간근무가 이틀로 줄고 휴무일이 크게 늘면서 이같은 우려는 차츰 해소됐다. 포스코는 또 12시간 근무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40분이던 근무 중 휴식시간을 1시간으로 늘렸다. 4조2교대는 회사 입장에서도 생산 효과를 거두고 있다. 4조2교대로 바꾼 뒤 근무교대가 하루 세번에서 두번으로 줄었다. 통상 교대근무 때마다 10~20분 정도 걸렸으나 두번으로 줄면서 그만큼 생산시간을 벌게 됐다. 때문에 일부 공장에서는 불합격률이 낮아지고, 직원들의 아이디어 제안 건수가 늘어나는 등 시간적 여유에서 오는 효과를 얻고 있다. 쇳물을 뽑아내는 포스코의 고로는 일년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다. 하루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작업특성상 1만6천여명의 절반 정도가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달라진 직원가족의 라이프스타일4조2교대 근무제로 바뀐 이후 직원들의 생활패턴이 많이 변했다. 여가시간이 많아지다보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고, 각종 동호인 및 취미활동이 크게 는 점이다.예전의 4조3교대 근무때는 가족여행하기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마음 놓고 떠난다. “우리 아빠는 친구 아빠들과 회사에 가는 시간이 달라 함께할 시간이 적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는 벌써 회사에 갔을 때도 있고, 우리가 잠든 밤에 올 때도 있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주 신나는 일이 있었다. 아빠가 나흘을 쉬어 아빠랑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백운산에 가 물놀이도 하고, 계곡에서 야영도 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처음 가본 부산 여행이다. TV에서만 보던 해운대에서 파도타기도 했다”(포스코 광양제철소 화학시험과 이경호씨의 딸 은서양 일기 일부분). 4조2교대 도입후의 달라진 가족문화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과거 4조3교대 때는 야간근무일이 많아 가족과 라이프스타일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4조2교대로 바뀌면서 야간근무 시간은 늘었지만 근무일이 줄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날이 많아졌다. 포항제철소 제선부 조상봉(49)씨는 “4조3교대 근무 때는 주말에 쉴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할 수 없었다”면서 “4조2교대로 전환 후 한 달에 한두 번 주말에 쉬게 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간여유가 많다보니 미리 스케줄을 잡아 골프모임이나 가족여행을 떠난다”고 덧붙였다.포스코 외주파트팀에 남편을 둔 홍모(51)씨는 “4조2교대 근무 이후 남편의 생활패턴이 바꿨다. 예전에 자주하던 술자리가 줄고 대신에 골프나 등산 등 운동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4조2교대 근무제 도입이 가족들에게도 행복과 웃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동네 술집·식당·노래방은 손님 줄어포스코의 4조2교대 근무이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풍경이 술집과 식당에서의 포스코맨을 쉽게 목격하기가 어렵다는 것. 예전의 경우 저녁마다 술집과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푸른제복`의 포스코맨을 많이 볼 수 있었으나 요즘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근무패턴이 바뀌면서 직원들과 일하는 시간보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전의 4조3교대 근무 때는 교대후 직원들끼리 회식자리가 잦았다. 그래서 동네 술집, 음식점, 노래방 등도 덩달아 특수를 누렸으나 이제는 포스코맨을 구경하기조차 힘들다.해도동에서 소주방을 하는 박용림(가명·여·44)씨는 “몇년전(4조3교대 근무)만 하더라도 저녁때만 되면 포스코맨이 미리 예약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는데 요즘은 아예 예약도 없고, 술 마시러 오는 직원(포스코)들도 없다”며 “교대근무제로 바뀌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 상인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만스럽다”고 말했다.죽도동의 삼겹살식당 주인 정태근(가명·52)씨는 “손님(포스코)이 크게 줄었다. 예전 같으면 일주일 한두번은 포스코 부서 직원들의 단체예약이 있었고, 직원들끼리도 자주 찾았으나 요즘은 뜸한 편이다”며 “4조2교대가 포스코 직원들에게는 좋을지 모르나 지역 상인들에게는 지장이 많다”고 털어놨다./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2012-10-05

김천경제 성장동력 2일반산업단지 2015년 완공

경북의 내륙 중심도시 김천시가 역동적인 시정으로 혁신도시, 기업도시로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전국 10대 도시 선정되고, 아이 낳기 좋은 세상 경진대회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평가에서 대통령상과 대한민국 스포츠산업 대상을 받는 등 희망으로 새시대를 창조하고 있다.김천혁신도시 건설과 일반산업단지 조성, 아파트 건립, 도로 개설과 확장, 광역철도망 확충, 황악산하야로비 공원과 자연휴양림 조성 등 친환경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미래 신성장도시를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기업도시, 혁신도시 김천시는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전국 4천여 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기업하기 좋은 전국 10대 도시`로 선정됐다.지난해 11월 준공한 김천1일반산업단지에는 (주)KCC, 코오롱생명과학(주) 등 12개 업체를 유치했다.이어 1천980억원을 투입하는 142만여㎡ 부지의 김천2일반산업단지를 2015년 완공해 음·식료품,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비금속광물제품 업종을 유치할 계획이다.김천일반산업단지는 경부고속도로와 KTX김천(구미)역과의 거리가 5km 이내에 자리 잡고 있고 국도 3, 4, 59호선과도 연접해 있어 물류비용이 절감되는 등으로 기업에는 큰 장점이 되고 있다.김천시 농소면과 남면 일원 3천815㎡ 부지에 건설되는 김천혁신도시에는 한국도로공사 등 9개 공공기관 신청사가 건립되고 있다.지난 6월 분양을 시작한 보금자리 주택을 포함한 4천240세대가 올 연말까지 공급되고, 2개 유치원과 3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건립된다. □스포츠 도시 시는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제7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 대상을 받았다.33만㎡ 규모의 종합스포츠타운은 국제 규모의 실내테니스장과 수영장 등 11개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해마다 30여 개의 국제대회와 전국대회를 치르고 있다.2006년 전국체전, 2007년 소년체전과 장애인체전에 이어 내년에는 제51회 경북도민체전을 개최한다.스포츠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행사 및 축제를 개최해 신명나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10월에 있을 제53회 한국민속예술축제는 `치야칭칭 신명났네! 구경났네 얼~쑤 김천`이라는 주제로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와 한국민속예술축제로 나눠 열리는데 15개 시·도와 이북 5도가 참여한다.제3회 경상북도 평생학습축제는 `학습의 기쁨, 함께하는 행복, 펼쳐지는 미래!`라는 주제로 동아리 경연대회, 도민노래자랑, 학습동아리 발표회, 각종 체험행사를 한다.□관광도시 시는 1박2일 체류·체험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에 따라 황악산하야로비 공원을 조성한다.직지사가 있는 대항면 운수리 14만600㎡ 부지에 1천100억원을 투입해 경북 3대 문화권 개발사업의 하나로 다양한 불교문화와 친환경 휴식기능을 접목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한국 전통 목조탑 형식의 `평화의 탑`을 세워 하야로비공원의 랜드마크로 하고 사명당박물관, 야생화원, 연화원, 북암제수변공원, 습지생태체험원을 건립해 인간과 자연, 문화가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는 복합관광지를 조성한다.또 160억원의 사업비로 2014년까지 대덕면 추량리 일대 59ha의 산림에 수도산자연휴양림을 조성하는데 숲속휴양관, 숲생태체험장, 관찰로, 물놀이장, 모노레일 등 가족중심의 체류형 산림문화 휴양시설을 만든다.증산면 평촌리와 수도리 일원에 115억원을 투입해 무흘동천지구 체험·전시 공간인 시화아트리움을 랜드마크로 만들고 생태탐방로와 휴양편익시설을 조성한다. □재난 극복지난달 17일 제16호 태풍 `산바`가 김천을 통과하며 큰 재난을 당했다. 시는 전방위적인 피해복구 노력으로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지역발전의 호기로 삼고 있다.김천에는 최고 386mm의 강우량을 기록했고, 김천교가 위험 수위 4.5m를 넘어 5.88m까지 상승하면서 감천이 범람했으나 신속한 초동 조치로 큰 피해는 막았다.침수 위험지역 주민 전원을 대피토록 해 한 사람의 인명 피해도 없었다. 86억원을 투입해 지난 5월에 설치한 모암우수저류시설에 1만7천t의 빗물을 저장했고, 국비 139억원으로 시간당 5만7천t의 배수능력을 갖춘 평화배수펌프장을 지난 6월 준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박보생 김천시장은 지난달 22일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에게 `특별재난지구` 지정과 `양금동배수펌프장` 건설을 건의해 특별재난지구로 지정받았다.박보생 시장은 또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국가하천인 감천의 하상 폭을 넓힌다는 계획으로 국토해양부에 이를 건의해 관철하기로 했다.시는 17일부터 피해복구 작업에 시청 전 공무원과 7천400명의 인력, 1천466대의 장비를 투입했다.시청 공무원은 주말도 반납한 채 복구작업을 했고, 자원봉사자들은 빨래하기, 가전제품과 보일러 수리, 전기안전 점검 등을 했다.시는 또 10월 개최하기로 했던 시민체육대회를 취소하고 체육대회 예산 8억원과 긴급 예비비를 수해복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수해를 당한 상가에는 소상공인을 포함한 재해 중소기업 특례보증지원에 따라 업체당 5천만원 이내 범위에서 연 3% 고정금리로 지원받도록 할 계획이다.또 주택과 자동차, 기계 등이 파손·멸실돼 2년 이내에 복구하거나 대체해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와 말소등기·등록 또는 건축허가 등록 면허세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김천/최준경기자 jkchoi@kbmaeil.com

2012-10-05

영천 경마공원, 국내 최대 규모 자연친화형 조성

“자연친화적인 시설과 전자카드 도입으로 가족이 함께 찾는 아름다운 경마공원을 조성해 사행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영천 경마공원 조성과 관련, 이같이 밝히고 “사람은 태어나서 서울로 가고 말은 제주도로 가라는 말이 있는데 `이제는 사람과 말 모두가 경북으로 모이게 하자!”라며 경북의 말 산업 주도를 선포했다. 지난달 24일 영천 경마공원 설치사업에 대한 농식품부의 최종 승인이 남에 따라 경북도는 3천657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2016년 12월 개장 목표로 한 경마공원 조성계획, 세부추진계획, 앞으로 주요 추진일정을 밝혔다.□영천 경마공원이 들어서기까지지난 2009년 10월27일 한국마사회의 신규경마장 후보지 공모 설명회에는 9개 시·도(경북, 인천, 대전, 대구, 강원, 충남, 충북, 전남, 전북)가 참여한 가운데 4개 시도(경북, 전북, 전남, 인천) 6개 시군(영천, 상주, 장수, 정읍, 담양, 영종도)에서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이에앞서 경북도는 영천, 상주, 봉화 등이 신청해오자 자체 내부 심사를 거쳐 영천시와 상주시를 선정해 2009년 12월21일 한국마사회에 신청했다.한국마사회는 유치 제안서가 제출된 6개 시군을 대상으로 현장실사 등을 통해 영천시, 상주시와 인천시 영종도를 선정해 같은 해 12월21일 한국마사회 최종평가단의 현장 방문을 통해 2009년 12월24일 신규경마장 후보지로 경북 영천시를 최종 선정했다.이에 2010년 2월3일 경북도와 영천시, 한국마사회 간 신규 경마장 설치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지난 2009년 12월24일 한국마사회의 제4경마장으로 유치 확정 이후 2011년 10월17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심의 결과 장외발매소 3개소 축소와 한국마사회의 레저세 30년 감면 이행보장 요구 등 많은 장벽으로 정부 승인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경북도에서 사업 신청 당시 제안한 레저세 30년간 50% 감면 및 레저세 감면 불이행 때 한국마사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이를 추가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6월5일 `레저세 불이행 때 한국마사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불가하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경북도는 제안 당시 레저세 감면을 조례 개정을 통해 지킬 것을 약속했다.또 한국마사회가 조례 개정권을 가진 경북도의회의 결의를 요구함에 지난 9월10일 제257회 경북도의회 임시회시 30년간 감면을 보장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함으로 허가의 급물살을 타게 되어 영천 경마공원 설치허가를 얻었다.경북도와 영천시는 그동안 긴밀한 공조체제를 갖추고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와의 업무협의로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협의·설득을 통해 마침내 정부의 허가를 받아냈다.□앞으로의 사업계획영천시 금호읍 성천리 일원 148만㎡(약 44만8천평) 규모로 사업비 3천657억원(부지매입비 600억원 포함)을 투입해 경마장 및 부대시설, 시민공원을 조성하게 된다.영천 경마공원은 서울경마공원(35만평), 부경경마공원(38만평), 제주 경마공원 (22만평)등 기존 3개 경마공원과 비교해 국내 최대 규모이며, 한국 경마의 대외인지도 제고 및 말 산업의 인프라 조성 차원의 국제대회가 가능한 국제규격 잔디주로(1천900m×30m)를 설치해 앞으로 국제대회 개최에 대비한다.특히, 영천 경마공원은 현재 서울경마공원 및 영등포, 중량 장외발매소에서 일부 시범 운영 중인 전자카드의 평가 분석 후 개선방안을 마련해 4년 후 개장하는 영천 경마공원에 전면 도입, 건전한 경마문화를 조성하고 과다한 베팅으로 인한 도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또 한국마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도박 중독 치유·재활센터 설치 등으로 도민의 경마중독 예방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된 시민공원 및 문화레저타운 등을 건립함으로써 사행성 이미지를 탈피하고 가족과 함께 찾아 즐길 수 있는 국민 레저 휴양공간으로 조성한다.부지매입비는 600억원으로 경북도와 영천시가 각각 300억원을 부담 추진하고, 경마시설 등 건설공사는 한국마사회가 3천57억원을 부담해 2016년 12월 개장 목표한다.□주요시설경마시행시설인 경주로는 3면으로 국제대회를 위한 특별경주용(1천900m× 30m), 일반경주용(1천500m× 20m), 조교용(1천345m× 20m)으로 건설한다.연면적 3만㎡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대를 건설한다.경주마 조교시설로는 1천100칸의 마사와 3만3천㎡의 면적에 원형 마장 1개소, 연습 마장 4개소의 조교시설을 설치하고, 부대시설로는 마권발매소, 심판소, 말 치료시설, 4천여 대 수용 가능한 주차장 등을 갖추게 된다.□운영도는 영천 경마공원과 부경경마공원과의 상호교류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말,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경마운영은 금요일 자체경주 6경주, 부경경주 수신 6경주, 토요일은 자체 경주 없이 부경경주 10경기를 수신하며, 일요일은 자체 경주 10경주와 서울경주 수신 2경주로 영천 경마공원에서 자체 경마를 연간 90일 720경주를 실시하고, 45일의 교차경주로 총 135일간 운영한다.□추진일정도와 영천시는 2014년 6월까지 도시계획 인·허가 등 행정적 절차와 부지 매입을 완료한다.한국마사회는 2013년 12월까지 기본계획 수립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건설공사 및 경마시행 준비단계를 거쳐 2016년 12월에 개장할 계획이다.□남은 과제도와 영천시는 기존 조직을 활용하고, 한국마사회는 신규 조직(1단 3팀 18명)을 설치하며, 상호 원활한 경마공원 사업 추진을 위해 `공동추진 T/F팀`을 구성 운영한다.또 도시계획 인허가, 문화재 시발굴, 부지매입, 각종 인프라구축 등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한국마사회는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토목 및 건축공사, 개장준비 등 실질적인 업무를 전담한다.□기대효과2020년 기준으로 연 1천800억원 정도(레저세 1천286, 지방교육세 514)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되어 열악한 지방재정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시군의 재정보전금, 징수교부금 등을 통한 시군 재정과 지방교육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예상된다.직원, 경마직 등 직접고용 640명,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간접고용 510명으로 1천15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또한, 경마공원 건설을 계기로 한국마사회와 더욱 긴밀하게 협조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인 말 산업의 발전 기반조성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말 산업 육성정책`의 선두에서 농민의 소득창출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영천 경마공원을 지역 랜드마크로 부각시키고 도민 누구나 찾아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휴양 공간으로 조성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도민의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서인교기자

2012-10-02

여보게! 안동으로 오감여행 가보세나

전통과 해학이 살아 숨 쉬는 안동에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하 탈춤축제)이 28일부터 10월7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개최된다.탈춤축제는 2002부터 2007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대한민국 대표축제, 2011년부터는 명예대표축제로 선정돼 국내외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탈춤축제는 8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201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의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모태로 전통탈춤이 가지고 있는 전통성과 현대성의 부각된 현대탈춤을 통해 축제의 한류를 이끌어 갈 K-Festival로 재탄생하여 가장 한국적인 문화축제로 한류의 중심에서 세계인의 신명을 안동을 모을 계획이다.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탈춤축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한 중요무형문화재 12개 국내탈춤이 참여한다. 또 멕시코,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부탄, 라트비아,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타이티 등 11개국 외국탈춤을 선보여 국내외 탈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또한 1천여년 동안 전승되어 안동에서만 볼 수 있는 남성대동놀이 차전놀이, 여성대동놀이 놋다리밟기 등 민속제가 동시에 개최되고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 많은 축제로 매년 많은 관광객을 안동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 부용대에서는 국내 유일의 전통 불꽃놀이인 하회선유줄불놀이가 가을하늘의 또 하나의 별빛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밤이면 축제장의 열기는 세계탈놀이경연대회와 대동난장 퍼레이드로 달아오른다. 총 상금 5천400만원이 걸려있는 `세계탈놀이 경연대회`와 `탈을 쓴 사람들의 미친 퍼레이드`라는 타이틀로 1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탈을 쓰고 난장을 펼친다. 대동난장 퍼레이드를 통해 관광객은 탈을 씀으로써 느끼는 폭발적인 신명과 일상에서의 일탈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공연, 문화, 전시프로그램이 600여개가 축제장을 비롯한 안동시내 일원에서 진행된다.올해로 15회를 맞이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12`는 세계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탈과 탈문화를 토대로 탈을 쓰고 느끼는 폭발적 신명을 지구촌에 전해 온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이제 청년의 나이에 접어든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탈과 축제의상의 가능성과 산업화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약 3년 전부터 `탈랄라 댄스`를 개발해 3㎞ 구간에 걸쳐 음악과, 탈, 축제의상이 넘실대는 대동난장 퍼레이드가 올해도 진행된다.올해는 축제장 곳곳에 탈을 쓴 이들이 넘쳐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초로 축제 입장권에 `축제장 체험권`을 함께 발행한다.입장권 구입때 `축제장 체험권` 지급 탈 만들기·퍼레이드 참여 기회 제공어른 7천원권, 어린이 5천원권의 입장권을 구매하면 각각 2천원의 체험권이 지급되며 축제장 내 체험부스 어디에서나 이를 활용하여 나만의 탈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의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탈은 세상 어디에도 똑같은 탈이 없다. 나만의 개성을 가진 세상 하나 뿐인 탈, 그 탈을 쓰고 축제의 대동난장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축제는 무엇보다 재미있고 즐거워야하며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는 매년 국내 무형문화재 12개의 공연이 펼쳐진다.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탈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공연이어서 많은 외국인들이 흥미를 가진다. 이러한 전통의 힘으로 바탕으로 올해 초청되는 외국 공연단은 전부 현대 탈춤공연단으로 구성했다.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는 총 11개의 외국공연단(멕시코,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부탄, 라트비아,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타이티)이 초청되는데 이 11개 국가의 공연 모두가 전통탈춤이 아닌 현대탈춤이다.국내 12팀·해외 11팀 탈춤공연 선봬 탈 상설공방·세계탈문화전시관 마련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지난 201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하회마을의 하회별신굿탈놀이라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토대로 세계인을 안동으로 모을 수 있는 축제 한류(韓流)를 이어가고 있다.축제 한류를 위해 무엇보다 지역에서 디자인되고 생산되고 축제를 통해 소비되는 탈산업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에서는 `탈 상설공방`과 `세계탈문화전시관`을 통해 누구나 탈을 만들고 그 탈을 쓰고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일본의 유명축제인 아와오도리 축제의 경우 아와오도리 회관을 만들어 연간 축제 상품을 판매하고 아와오도리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도 세계탈문화전시관을 통해 연간 탈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으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경험할 수 있는 상설공간과 탈 산업화를 진행해 갈 예정이다.안동의 맛을 마구마구 음미(후각·미각) 뭐니 뭐니 해도 축제에는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축제장에는 안동간고등어, 안동한우가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산지에서 직접 판매되는 만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축제장에서 안동대표음식을 맛보지 못했다면 축제장 인근에 위치한 안동찜닭골목을 찾아도 좋다. 각종 오락프로그램에서 진가를 더욱 발휘한 매콤달콤 찜닭은 양도 푸짐해 맛도 인심도 좋은 안동 최고의 음식이다.또한 안동갈비골목에서 청정지역에서 자라 입안에서 살살 녹는 안동한우가 준비되어 있으며 안동댐에서는 칼칼한 매운탕이 기다린다. 올가을 축제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맛과 멋이 함께 어우러진 안동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안동스타일`은 바로 이것?(촉각) 강남스타일이 아닌 안동 스타일은 무엇? 바로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춤사위를 모티브로 한 탈라라 댄스이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는 탈춤을 따라 배우고, 탈을 쓰고 대동난장 퍼레이드를 통해 폭발적인 신명과 일상에서의 일탈을 경험할 수 있다.대동난장 퍼레이드(9월30일, 10월2일 4일, 5일, 6일)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는 폭발적 신명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는 절대 쭈뼛쭈뼛할 필요 없다. 축제를 찾은 당신이 바로 주인공이니까!어깨들썩 탈춤에 팡팡터지는 음악에(시각·청각)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탈춤축제는 전통과 해학이 살아 숨 쉬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한 중요무형문화재 12개 국내탈춤을 안동에서만 만날 수 있다.국내 중요무형문화재를 모두 볼 수 있는 축제는 오직 안동. 기회는 1년 중 딱 열흘 뿐이다.멕시코, 코스타리카, 우즈베키스탄, 크로아티아 등 11개국 외국탈춤은 빠르고 경쾌한 리듬으로 관광객의 어깨와 엉덩이를 들썩일 것이다.차전놀이, 놋다리밟기 등 천 년을 이어오는 안동만의 민속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속의 또 다른 한국임을 느낄 수 있다.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2-09-28

경북의 혼(魂)을 찾아서 ⑻

영일만 인근은 철 생산의 보고였다. 원삼국시대 이전 고대로부터 이곳은 철생산의 최적지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문헌상으로 잘 나타난다. 문헌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조선, 근대에 이르기 유적이 전해지는데 흥해읍 근처 양덕동의 조선시대 야철지, 구룡포읍 후동리의 병기를 만들던 주철장, 눌태리의 불미골, 동해면 금광리 구리와 갈탄, 백탄생산지 장기면, 죽장리 구리생산지, 흥해읍 금장동의 금생산지, 죽장면 가사리의 일제시대 백탄과 솥을 생산하던 곳 등이다. 또 구전으로 전해지는 곳은 장기읍 금오리에 쇠가 많이 남으로, 쇠골로 부른 곳이 있는데 쉬어가는 골짜기가 변하여 쇠골이 되었다는 설도 있어서 확실치가 않다. 하여간 영일만 지역에서 일어난 기록과 구전을 종합해 보면, 영일만은 입지나 기록으로 보아도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철기문화의 발생지로 최적지임을 시사하고 있다.글 싣는 순서 1부=경북동해안 철기문화 꽃피우다 1)한반도 철기문화의 뿌리2)경북동해안은 고인돌 왕국3)경북 동해안의 소국4)동예인들의 후예5)신라가 진한지역을 통일하다6)철을 가진자가 세상을 지배한다7)철기문화발전의 최적지 영일만8)고래의 고장 영일만9)고급철강의 비밀-고래기름10)2천년전에 예고된 포스코신화□철기문화 입지로서의 영일만고대 철기문화 발상지는 철광석을 녹여서 쇠를 만드는 제련로 유적과 1차 가공한 중간소재로 공구와 무기류를 만드는 단야로 유적으로 구분된다. 제련로 유적은 온도, 목탄투입 등 노와 관련된 작업이 중심이 되다보니, 주위에 강이나 소하천을 낀 곳이 많다. 반면 단야로 유적은 주거지의 노지주변에서 작업을 함으로써 주거지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것이 고려시대 이후가 되면 단야로 유적은 단위 작업장인 소규모 공방지로 변하고 있다.제철유적은 시대에 따라서도 입지를 달리하고 있는데 원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는 철의 경제적 효용성과 야철장인의 사회적 지위로, 철광산에서 멀지 않은 평지나 전망이 좋은 구릉상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던 것이 고려시대 이후가 되면 사람의 왕래가 어려운 깊숙한 산지나 골짜기로 스며들고 있다. 이에 대한 이유로 연료의 효율적 공급이란 설과 정부의 철장제 실시로 제철을 다루던 장인들에게 과다한 조세부담을 시킨 설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영일만은 동쪽의 장기곶을 중심으로 부근에는 해안단구가 발달하고, 행정적으로는 흥해읍, 동해면, 구룡포읍, 대보면, 장기면 등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만의 남서쪽에는 형산강과 넓은 충적평야가 있고, 만의 북서쪽은 내연산, 보현산, 향로봉, 비학산 등 비교적 높은 산들과 함께 능선사면을 따라서 울창한 산림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또 그곳에서 발원한 곡강천을 비롯한 여러 소하천들은 곡간평야를 거쳐서 동해로 유입되고 있다.영일만의 이러한 자연입지는 고대 제철로의 입지조건들과 흡사하여, 제철유적이 확인될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실질적으로 죽장면 상옥리 무쇠골에는 신라시대 철광산, 남구 이동의 무소마을에서는 수철이 생산되었고, 그 외 일대의 바다와 강으로 볼 때 사철 생산도 가능했을 것으로 짐작되어 향후 이 지역에서 제철유적의 발견 가능성을 더해 주고 있다. 또 영일만 근처의 울창한 산림지역은 제철 연료공급처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이러한 제철유적 입지조건 때문인지, 영일만 일대는 제철및 기타금속과 관련된 유적이 오래전부터 기록과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다. 실물기록은 포항 대보면 대보리 95호 석곽묘에서 집게, 망치, 모루 등 단야공구가 출토된 유적이 있다. □실체적 영일만의 철기문화는영일만은 이처럼 북서쪽의 능선과 형산강변의 충적평야를 배경으로, 일찍부터 고대인들이 철기문화와 그와 관련된 유적들을 곳곳에 남기고 있다. 철기문화와 간접적으로 관련된 청동기유적으로는 주거지, 지석묘군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지석묘유적은 당시 지배자 계층의 묘로 회자되고 있는데 그곳에서 출토된 홍도, 마제석검, 석촉 등은 당시의 높은 기술수준으로 제작된 유물임을 말해준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진 영일만의 청동기시대 유적은 대보면, 구룡포읍, 동해면 등에서 확인되며 이 지역은 그 다음 시대인 초기철기문화의 태동지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초기철기시대의 영일만에는 만에서 멀지 않은 흥해 학천리와 마산리 등에서 이 당시의 무덤인 석관묘가 발견되었다. 이 무덤의 특징은 암반층을 파고 판석과 할석으로 조립한 석관을 만들고 그 위에 뚜껑돌을 덮는 것이다. 석관묘 유물로는 검파두식, 동검, 동경, 석촉, 석착 등으로 청동기와 함께 석기가 부장되던 무덤이기도 하다. 석관묘를 만든 사람들은 청동기시대 석기와 토기를 제작하던 높은 기술 수준을 배경으로, 청동광석을 녹여서 청동기를 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철기제작도 가능했음을 시사한다. 실제 동해안 지역을 제외한 타지역에서는 석관묘 단계부터 청동기와 함께 철물도 부장되고 있다.초기철기시대 이후인 원삼국시대부터는 영일만의 철기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 그것은 당시 성행한 목곽묘와 그 무덤에서 출토되는 많은 철제유물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목곽묘는 판재형 목곽에 장신구를 장식한 주인공과 토기류, 철제유물을 함께 묻고 있다. 장신구류는 금 은, 비단은 아직 사용하지 않았지만, 수정, 마노, 호박과 같은 옥과 구슬은 옷에 궤메거나 귀걸이, 목걸이 등으로 장식한 유물을 가지고 있었다. 토기류도 특이한 기형들이 묻혔으니, 주머니호와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장경호, 화로형 토기 등이 대표적 유물이다. 철기류는 농공구류와 무기류가 주류를 이루는데 농공구류는 다비, 보습, 쇠스랑, 낫, 괭이 등 농어업과 관련된 유물이다. 이에 비하여 무기류는 철검, 대도, 쇠창(철모), 철촉 등 실제 전투에서 사용한 유물들로서 당시의 전쟁상황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무덤과 유물들은 영일만 주변인 흥해 옥성리, 마산리, 학천리, 성곡리 지역에서 확인됨으로, 원삼국시대의 영일만 지역은 철기문화의 보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삼국시대 보편화하는 철기문화삼국시대에 들어오면 영일만의 철기문화는 대보면 대보리를 비롯한 대각리, 도구리 등의 무덤에서 발굴된 자료들이 다량으로 확인되고 있다. 무덤의 모양은 비록 소형 석곽들이지만, 무덤마다 경질의 토기류, 장신구류와 철기류가 들어 있었다. 이 가운데 철기류는 농공구류, 마구류, 무기류, 생활용구 등으로 재구분할 만큼 다종다양해졌다.토기류는 고배류, 호류, 장식류 등이 묻혀서 그 당시의 생활상과 정신세계를 들여다 몰 수 있다. 철기류는 앞시기의 다비, 보습, 쇠스랑에 이어서 쇠도끼(철부), 쇠낫(철겸), 도자, 철착, 꺾쇠 등 농공구류와 재갈, 등자 등 마구류, 대도, 철검, 철모, 철촉 등 무기류 등이 무덤마다 빠지지 않고 묻히고 있다. 이처럼 삼국시대 영일만 철기문화가 소형석곽에도 묻힐 만큼 보편화된 것을 보면, 이 지역이 철기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영일만의 고려, 조선시대 철기문화는 삼국시대에 이어서 계속된 흔적이 곳곳의 야철지와 목탄지 등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유적 주변에서는 목탄편과 불을 맞은 돌, 슬레그 등도 수습됨으로 이 지역이 철을 다룬 곳임을 증명한다. 그런가하면 영일만 주변인 기북면 성법리는 일제강점기까지 주물소로 운영된 곳이라써 영일만의 철기문화가 주변으로 확산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영일만은 시대별 철기문화의 상황에서도 고대로부터 철기문화가 발전하기에 최적지였음을 입증하고 있다.□특별취재팀 = 이준택, 정철화, 이용선(이상 본사 기자), 김용우 향토사학가, 장정남 한빛문화재연구원 전문위원.

2012-09-28

“교육 양극화 해소는 시대적 소명”

▲ 김영식 금오공대 교수창조경제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창의성에 바탕을 둔 우수 인재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인재의 교육과 양성은 모든 대학이 짊어져야 할 시대적 소명이자 임무이다. 교육과 지방대학도 예외일 수는 없다.지방대학은 지역의 정치·사회·경제·문화·교육·과학기술 등 전 분야와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곳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지방대학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함으로써 지역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방대학은 지역의 미래를 탐색하여 발전 방향을 제시하면서, 지역사회가 새로운 시대적 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다.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모든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수도권은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과 좋은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어 그와 관련된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또한 양질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회 시스템과 사회 환경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모든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교육 분야의 수도권 집중화는 심각한 수준에 있다.현재 58만명인 대입정원기준에서 2020년에는 9만명, 2025년에는 16만명의 학력인구감소가 예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대학이 느끼는 위기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대학은 무한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창조되는 아이디어가 결합될 수 있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모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발전의 가속도가 붙는 시대적 현상에서 과학기술분야가 열세인 지방대학이 집단지성의 모체라는 역할을 하지 못한 채 겪게 될 위기감은 더욱더 심각하다.지금까지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하에 중앙정부는 지방의 인내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차기 정부는 지방과 수도권의 양극화 해소의 일환으로 교육복지정책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교육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최대의 교육복지 정책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양극화 해소에 역량을 집중하는 일이 다시 한 번 강조될 필요가 있다.그럼 교육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 해결책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까지 수도권에 집중된 교육환경을 지방에도 각 특성에 맞게 구축하면 될 일이다.먼저, 차기 정부는 정책집행 이전에 지역과의 밀도 있는 소통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공감대형성을 위한 정부·지방자치단체·대학·대학협의체·기업 등과 보다 유기적인 공동체제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둘째, 차기 정부는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가 GDP의 0.6% 수준인 고등교육 예산을 OECD평균인 1.1%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그 예산을 지방교육 육성사업에 과감히 투자한다면 교육 양극화 해소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셋째, 지방교육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이 합리적으로 법제화 돼야 한다. 대학이 사회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적극적인 대응전략과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계획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대학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재정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중장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등교육재원의 안정적 확보, 등록금 의존도 감축, 효율적 배분 및 자율성 제고 등을 목적으로 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국립대학재정지원법` 등을 법제화 할 필요가 있다. 이에 근거해 지방교육 발전을 위한 재원을 우선 배정하는 방식을 통해 교육 양극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해 수도권중심의 교육정책이 지방중심의 교육정책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절실한 시기이다. 그에 따른 지방대학의 책임도 막중하다. 지방대학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배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질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최선을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것이 행복한 지역사회, 나아가 행복한 국가를 만드는 첩경이 될 것이다.현재의 국가 위상과 경제성장을 얻어내기 위해 지방은 흔쾌히 중앙정부의 정책에 동참해 왔었다. 그러나 진정한 국가발전은 지방의 발전을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한 국가가 될 것이다. 지방과 수도권의 양극화 해소 노력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행복한 지역민들의 갈채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배려의 정책이 차기 정부의 최우선과제가 돼야 한다.김영식 금오공대 교수◇아이오와대, 한국원자력연구소 선임연구원,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 객원교수, 창업진흥원 이사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분야 수석전문위원.

2012-09-25

대구시민·국민·해외동포 하나 되는 감동축제 만든다

제93회 전국체육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최도시인 대구시가 성공체전 경제체전을 위해 마무리 준비가 한창이다.대구시는 20년 만에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시킨 시민의 열정과 런던 올림픽의 열기를 다시 모아 역대 최고의 대회로 개최하기 위해 경기장 시설점검, 대회 추진상황을 마무리 점검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시는 이번 대회에는 런던올핌픽에 참가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이 각 지역의 명예를 걸고 참가할 수 있도록 대한체육회와 시도체육회에 협조 요청하는 등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활용한 장비와 대회운영 경험을 토대로 최고 수준의 경기여건을 제공할 계획이다. 자원봉사자 2천800명 모집… 1만여 시민 서포터즈 발대식도시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관계기관과 대한체육회와 주관방송사 등이 참가한 가운데 수차례 전국체전 준비사항 보고회와 실무회의를 열었으며 중앙경기단체와 시·도관계관 회의, D-30일 추진상황보고회를 가지는 등 대회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이와 함께 대구를 방문하는 선수·임원단과 가족들에게 따뜻한 정을 전해줄 자원봉사자 2천800명을 모집했으며 지난 14일에는 전국체육대회 자원봉사자 발대식을 열어 성공다짐 결의와 참여분위기 조성했고 다음달 5일 1만여명의 시민 서포터즈 발대식도 가질 예정이다.특히, 시는 올림픽 열기기 전국체전에 그대로 이어지도록 체전 붐 조성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집중하고 있다.시는 버스, 지하철, 전광판 등을 통한 홍보와 아파트 단지, 주요시설에 대회 포스터를 부착하고 평화시장 닭똥집골목과 안지랑시장 곱창골목 그리고 동성로에서 실시한 미니 콘서트를 겸한 길거리 홍보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지난 10일부터는 시내 주요거리와 경기장 주변에 가로배너기를 설치하고 육교현판(20개소) 및 경기장 안내표지판 설치 등을 통해 대회 개최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는 등 대구시민과 국민, 해외동포가 하나 되어 열정과 감동을 만드는 멋진 한 마당 축제로 개최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성화봉송주자 820명과 시민들 93개 구간 230.8㎞ 순회 봉송시는 전국체전의 꽃인 개회식은 IT를 접목한 `꿈의 프리즘 세상을 물들이다`라는 주제로 대구의 자부심과 젊은이들의 개성이 만나 아름다운 컬러의 꿈이 스펙트럼이 되어 달구벌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대구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표현할 계획이다.폐회식은 `미래의 스펙트럼`이라는 주제로 대구의 채색된 컬러풀 가치를 세계로, 미래로 다채로운 빛깔과 함께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감을 표현하는 등 선수와 시민이 함께 즐기는 종합 축제의 장으로 마련할 계획이다.강화도 마니산에 채화되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통해 자전거로 봉송된 성화와 팔공산 제천단,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채화한 성화를 10월5일 합화해 11일까지 선발된 성화봉송주자 820명이 시민들과 함께 93개 구간으로 나눠 230.8㎞을 순회 봉송할 계획이다.성화 봉송 때는 한강 권역의 여주 이포보와 낙동강권역의 상주보 등에서 특색 있는 문화행사를 열고 시내 봉송 구간에서는 요트, 오토바이, 그랜드 카니발 등을 이용한 구·군별 다양한 문화행사 곁들인 성화 봉송을 하는 등 전국체전 분위기 확산과 시민 화합의 축제 한마당을 만들 계획이다. 62개 경기장 개·보수 `경제체전`… 경북지역 경기장도 활용시는 경제체전을 위해 시내에 있는 공공시설, 학교시설, 민간시설 등 총 62개 경기장을 개·보수해 활용하고 요트(울진), 럭비·골프·핸드볼(경산), 승마(상주) 등은 경북과의 상생의 의미로 경북지역 경기장을 활용한다. 현재 46개 경기장은 지난 20일까지 개·보수를 완료했고 현재 화장실, 관람석 등 부대시설 정비가 한창이다.또 지난 6월부터 16개 종목 프레대회 개최해 시설 및 대회운영을 점검했고 경기종목별 대회운영 요원 3천800여명(심판 1천900명, 운영요원 640명, 보조요원 1천250명) 확보, 경기용품 752종 3만8천858점 구입, 대회운영 장비 설치 등 대회 운영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숙박시설 1만4천72실 확보… 의료·관광 투어정보도 제공대구를 방문하는 선수·임원의 숙박시설 684개, 1만4천72실을 확보해 시도별 숙소배정을 완료하는 등 현재 93% 정도 계약을 완료했다. 16개국 1천250명이 참가하는 해외동포 선수단에게는 연수원, 학생수련원, 기숙사 등 맞춤형 숙박시설로 배정했고 국가별 전담팀을 구성해 입국지원 및 환영행사는 물론 대회 기간 동안 의료 및 관광 투어정보를 제공한다.이밖에 시·도 선수단 버스 1대와 택시 5대, 해외동포선수단은 국가별 참가선수단 규모에 따라 차등 배정하는 등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대구스타디움 내에 대구 10미(味) 시식코너 운영 등으로 대구의 맛을 전할 계획이다. 컬러풀 축제·경상감영 풍속 재현 등 도심전역이 `문화축제` 場 시는 대회기간 중 선수·임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공연 문화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제고할 계획이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의 다양한 이벤트존을 운영하고 중앙로 등 도심의 컬러풀 축제와 경상감영 풍속 재현, 팔공산 산중장터를 재현한 승시 등 도심전역을 문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며 대구의 문화유적과 관광명소, 대구12경(景)과 연계한 근교권 투어와 시티투어, 도심 골목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김범일 대구시장은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얻은 값진 경험을 토대로 대구를 방문하는 선수·임원들에게 미소와 친절로 감동을 선사하고, 대구시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이 하나 되는 열정과 감동의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겠다”면서 “전국체전은 우리나라를 빛낼 선수들을 발굴하는 국내 최대의 스포츠 제전인 만큼 무엇보다 시민들께서 많은 관심과 성원을 가져 주시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2-09-24

영일만항 활성화 위한 인프라 구축 나서자

영일만항은 대구·경북 지역의 유일한 컨테이너 항이다. 이 때문에 국내 지역 물동량 유치에 유리하다. 또 부산항보다 러시아지역 항만까지의 해상거리가 100㎞나 가깝다. 일본 서해안과의 거리도 부산항보다 가깝다. 또 중국 동북 3성의 북한 나진항 이용도 가시화되고 있어 지리적으로 볼 때 비교우위를 갖는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과의 물동량 증대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영일만항이 적정 수준의 물동량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 인프라가 들어서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긴지 얼마 안 된 신생 항만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탓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만물동량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항만 인근 지역의 GRDP(지역 내 총생산)이다. 방파제 등 항만 부두시설과 냉동·냉장창고 등 하드웨어의 구비 여부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분석됐다. 영일만항 배후단지 조성과 항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이유다. 영일만항의 강점과 약점을 비교 분석해봤다.글 싣는 순서① 동북아 거점으로 육성되는 훈춘② 경제기술개발구 장춘③ 훈춘 포스코물류단지 개발 청사진④ 동북3성 진출 기업의 목소리⑤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1) ⑥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2) ⑦ 영일만항 활성화의 관건◇영일만항의 강점첫째, 지리점 이점이다. 영일만항은 1~2시간 이내 거리에 구미(전자), 경주(자동차부품), 포항(철강)이 있다. 세 도시산업의 수·출입 물량 중 일부만 유치하더라도 수익창출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가진 것이다.지난해 7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제2차 전국항만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내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5년까지 연평균 6.9%, 2020년까지는 매년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의 컨테이너 항만의 우월적 지위는 부산항이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근해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지역항만 처리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일만항은 컨테이너 물량이 2020년까지 연평균 19.4%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평택당진항(13.6%), 광양항(10%)보다 물동량 증가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둘째, 물류수송체계다. 2014년 KTX 포항노선이 개통되고 영일만항 인입 철도가 완공되면 포항공항, KTX, 고속도로 등 육해공의 복합물류수송체계가 완성된다. 이는 물동량 증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셋째, 배후단지다. 최근 포항 블루밸리의 연내 보상 계획 소식이 들려왔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과 동해면·장기면 일대 620만 2천758㎡에 걸쳐진 블루밸리는 포항지역의 대표 신규 국가산업단지이다. 사업비 9천926억원이 투입되며 LH가 시행을 맡고 있다. 블루밸리와 함께 영일만 제4일반산업단지, 구룡포 광남산업단지, 오천 광명산업단지 등의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기존 철강공단, 경주 자동차부품산업단지와 함께 지역 자체 물동량만으로도 자력성장이 가능하다.마지막으로 제3차 국가항만기본계획대로 영일만항 컨테이너터미널 운영과 함께 (포항)구항과 신항까지 통합해 운영하면서 국제크루즈여객선까지 취항하게 되면 종합항만으로 발전가능성도 기대해볼 만 하다.◇항만 인프라 늘리고, 인지도 높여야현재 영일만항은 항만의 조기 활성화와 기본 항로 확보를 위한 기초물동량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생항만의 장점인 각종 인센티브 제공과 정책 등 경쟁우위 요소로 화주나 선사에 먹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항만 배후단지 조성이 지연되면서 자체적인 항만 물동량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만 배후단지의 조성 공사를 최대한 앞당겨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영일만항이 타 지역항만과 같은 여건에서 경쟁하려면 배후 산업단지와 함께 방파제와 추가 접안시설 등 핵심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배후연계수송도로의 조기 건설도 영일만항으로선 시급한 과제다. 항만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항만인입철도 건설과 항만인입 고속도로 건설 등 주요 수송망이 늦어지면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중국 물동량이 창출된다 하더라도 영일만항이 이를 흡수하기가 버거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인프라 구축과 수송망 구축이 더뎌지면 항만 조기활성화도 저해하고 공사단가의 상승 등에 따른 사업비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어 건설기간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특히 구미지역 등 도내 물동량과 수도권 컨테이너 화물 유치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교통망 확장과 조기개통에 경북도가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또 영일만항이 국외는 물론, 국내에서조차 인지도가 낮아 항만 활성화가 더뎌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외국의 연구나 일본 등의 국가 항만정책수립에 언급되는 국내 항만은 대부분 부산항이다. 간혹 광양항, 울산항, 속초항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영일만항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이와 함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국가기본계획이 지향하는 종합항만이 되려면 호텔 등 비지니스 시설 등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항만정체성 확립과 냉동·냉장시설 유치일반적으로 `부산항`하면 국가중심허브항, `울산항`은 오일허브항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영일만항의 경우 항의 특성을 내세울 정체성이 없어 향후 경쟁력 강화나 전략 수립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영일만항에 대한 장기적인 시설투자는 계획돼 있지만 이런 시설 확충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물동량 정체의 장기화와 울산항·부산항 등과의 중복투자 논란으로 사업 자체가 축소 또는 취소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물류 창고 등 보관시설 확충도 시급하다. 각종 물류창고 등은 항만 물동량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구미지역 수출제품이 영일만항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인프라 구축도 문제지만 화물차 등이 내륙운송 시 영일만항에서 실을 물량이 없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구미에서 싣고 온 물건을 내려놓고 빈차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해결하려면 수입 냉동·냉장 농수산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영일만항에는 일반 화물용 컨테이너보다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인 냉동 컨테이너 처리 시설이 갖춰져 있음에도 냉동·냉장시설이 없어 냉동수산물 등의 물동량 확보에 지장을 가져오고 있다. 이 때문에 대 중국·러시아와의 냉동 농수산물의 물동량이 확대된다 하더라도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 타 항만으로 물동량을 빼앗길 수도 있다. 또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등이 부산지역으로 이동 보관됐다가 다시 반입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냉동·냉장시설의 설치가 시급하다.포항시 이종한 해양물류 담당은 “부산항과 수속절차 등을 치밀하게 비교·검토해 화주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한다. 농수산물 통관에 필수적인 냉동창고 투자자 물색과 사업 제휴도 모색중”이라며 “물동량 유치를 위해 화주와 국외 구매자, 통관대행업체에 경비절감 등의 효과와 관련정보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이 특집 기사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12-09-24

천연 무공해식품… “하늘이 내린 가을의 진객”

가을의 진객 송이가 찾아왔다. 가을 송이 채취가 본격 시작됐다. 아직까지 재배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천연 무공해 식품으로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아주 귀한 대접을 받는다. 송이는 경북에는 산림이 가장 많은 봉화와 영양, 울진, 영덕, 포항 등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동해안 태백준령에서는 채취된 울진과 영덕 송이는 해풍을 머금고 자랐다는 특성으로 차별화된다.울진과 영덕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송이 캐기 체험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봉화군은 송이라는 지역 특산물 브랜드를 걸고 축제를 열고 있다.송이고장 봉화로 송이여행을 떠나보자. ■ 봉화 송이축제는…산허리를 오를수록 `헉~헉`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하지만, 치톤피드 가득한 솔숲을 엄마랑, 아빠랑 함께 자연산 송이를 찾아 한 걸음, 한 걸음 산을 오르는 가족들의 모습은 상기된 얼굴에 구슬땀이 흐르지만 마냥 즐겁기만 하다.드디어 울창한 춘양목 소나무 아래 봉곳한 솔잎낙엽을 뚫고 솟아오르는 송이를 발견하기라도 하면 일제히 탄성이 쏟아진다. “송이다”를 외치는 고함소리가 산을 울린다. 때마침 불어오는 산바람을 얼굴을 스치고 마음마저 시원하다. 자세히 보니 송이는 한두 개가 아니다. 흩뿌리듯 일렬로 줄을 서서 살며시 고개를 내민 송이에 반가움이 앞선다.올해로 16회째를 맞는 봉화송이축제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자연산 송이를 채취체험기이다.산림이 전체 면적의 83%나 되는 봉화군은 올해도 대풍을 기원하며 2012 봉화송이축제를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봉화읍 체육공원과 관내 송이산 일원에서 개최한다. 봉화 송이는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이 조성되는 장엄한 백두대간의 해발 400m 이상의 마사토에서 1급수의 시원한 계곡물을 먹고 자라, 단단하고 향이 뛰어나 미식가들에게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실제로도 다른 지역의 송이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만큼 우수하다.그 명성에 걸맞게 봉화 송이는 동아닷컴, iMBC, 한경 닷컴이 공동주관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에서 2007년부터 3년 연속 버섯분야 대상을 받았고 농림수산식품부 주관 2012년 향토산업육성사업에도 선정될 만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지난해의 봉화송이축제는 이상 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애초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전국 최고의 봉화 송이와 함께 봉화한약우 등 봉화 농특산물 판매에 힘입어 무려 250여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두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됐다.■ 송이축제장서는 무슨 행사가…`느껴보세요! 천연의 맛과 향, 봉화송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올해의 봉화송이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은 단연 봉화 송이 채취체험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지난 8월 13일부터 9월 14일까지 군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참가자를 모집해 시행한다. 송이 채취체험은 축제기간 동안 오전과 오후 각 한 차례씩 산주의 안내를 받아 산에 오르며 1인당 한두 개의 송이를 직접 캐볼 수 있고 채취한 송이는 전일 임업협동조합의 공판가격으로 구매도 할 수 있다.또 송이 볼링과 전통민속놀이, 떡 만들기, 자연 미술체험, 도예체험 등의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돼 흥미와 더불어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시행사로 봉화송이 명품관, 버섯 및 향토목재류 전시, 7080 추억의 전시관 등이 운영된다. 개막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송이가요제, 추억의 음악여행, 폐막공연 등이 매일 저녁 내성천 주무대에서 돌아가며 개최돼 깊어가는 가을밤 우리의 마음을 한층 여유롭게 해준다.이밖에 부대행사로 봉화 송이 먹을거리 장터, 봉화 송이와 봉화 특유의 한약우와의 만남을 통한 송이셀프식당과 행사장 내에서 우수한 봉화 송이와 봉화 한약우를 구매할 수 있는 봉화 송이판매 장터 및 봉화한약우 판매점도 운영된다.또한, 이 기간에 제31회 봉화청량문화제도 축제가 열려 축제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삼계 줄다리기 행사 재현, 전국한시백일장, 학생 주부백일장, 민속 장기대회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연계행사로 제13회 연합 회장기 국민생활체조경연대회, 저출산극복 가족 건강걷기대회, 봉화 어린이집 연합운동회 등도 열려 군민들도 축제 기간 주인공이 돼 함께 즐기고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봉화군과 축제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한여름 무더위 이후 연이은 태풍으로 전국적으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었지만 자연산 송이 성장에는 되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며 “2012 봉화송이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1년에 걸쳐 준비해온 만큼 전국을 대표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송이는 어떤 특성이…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면서 소나무의 양분을 이용해 자란다. 주로 죽은 나무에서 기생하는 다른 버섯들과 달리 활물기생균으로 최적의 환경에서만 잉태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재배는 인간 영역 밖의 일이다.유기질이 거의 없고 메마르며 경사가 가파르고 배수가 잘 되는 30~60년 된 소나무 산에서 주로 자란다. 송이의 등급은 길이 8㎝ 이상에 갓이 전혀 피지 않은 게 1등급, 길이 6~8㎝에 갓이 3분의 1 이내로 핀 것이 2등급, 길이가 6㎝ 미만이거나 갓이 3분의 1 이상 핀 것이 3등급이다. 이외 기형품·파손품·벌레 먹은 것 등은 등외품으로 분류된다.자연산 송이는 20~60년 된 소나무에서만 자생하고 한번 난 자리에서는 다시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비타민 B2와 D가 풍부하고 감칠맛이 살아 있는 구아닐산이 들어 있다.구아닐산은 혈액의 콜레스테롤 환자와 고혈압, 심장병 환자에게는 좋은 식품이며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것을 분리해서 치료약으로 만들어 내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동의학사전 에 따르면 송이를 오래 먹으면 불로장수하며 신선이 되는 신선초로 기록되어 있다.올해 주산지인 봉화지역의 송이 작황도 양호하다.주산지인 봉화지역의 경우 지난 15일 송이 공판을 시작한 이후 17일까지 3일간 613kg을 수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6kg을 수매한 것에 비하면 3배 정도 증가했다. 지난 17일 기준 봉화군산림조합의 입찰가격은 kg당 1등품 21만7천950원, 2등품 13만1천원, 3등품(생장정지품) 11만7천950원, 개산품 10만5천700원, 등외품 7만9천500원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해 1등품 10만7천150원, 2등품 14만원, 3등품 13만4천350원, 개산품 11만7천300원, 등외품 11만8천500원이 각각 떨어졌다.봉화/박종화 기자 pjh4500@kbmaeil.com가는길△수도권→경부(중부)고속도로→신갈(호법)IC→영동고속도로→남원주 IC→중앙고속도로→풍기IC(영주IC 소요시간 2시간 30분)→봉화(2시간 50분)△부산→경부(구마)고속도로→대구→중앙고속도로→영주 IC(풍기IC 소요시간 대구에서 1시간 30분)→봉화(1시간 50분)숙박 궁전파크(674-0300), 낙원장여관(673-2351), 신라장여관(673-2049), 이화장여관(673-3533), 봉화모텔(673-8872), 용두식당(673-3144), 인하원(673 -9881), 솔봉이식당(673-1090)문의 봉화군청 문화관광과(679-6311~5)(http://culture.bonghwa.go.kr/open.content/ko/festival/songi/)

2012-09-21

경북의 혼(魂)을 찾아서 ⑺

철은 신소재였다. 당시로서는 하늘이내린 선물로 여겨질만했다. 청동기를 사용하던 고대인들에게 철은 강인하고 실용적인 측면 때문에 지배도구로서의 역할도 가능했다. 철기시대 초기에는 무른 재질의 운철을 사용했다. 기술의 발달로 철광석을 녹여 선철을 만들어 내면서 본격적인 철기시대를 맞게 됐다. 이 시대의 철을 가진자는 철을 이용하여 무기와 농공구류를 만들어 세상을 지배했다. 철제품은 국가의 전매사업으로 교역에 이용되기도 했다. 철을 가진자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글 싣는 순서1부=경북동해안 철기문화 꽃피우다1)한반도 철기문화의 뿌리2)경북동해안과 고인돌3)경북 동해안의 소국4)동예인들의 후예5)신라가 진한지역을 통일하다6)철을 가진자가 세상을 지배한다7)철기문화발전의 최적지 영일만8)고래의 고장 영일만9)고급철강의 비밀-고래기름10)2천년전에 예고된 포스코신화한반도 제철기술은 중국으로부터 두차례정도 전래되었는데. 한국식동검문화를 기반으로 하던 BC 4-3세기경 중국 연나라 제철기술이 처음으로 전래되었다. 이 때 한반도에서는 무기류, 의기류 등은 여전히 청동기로 만들고 있었지만, 농공구류는 신소재인 철로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BC 2-1세기경의 전한(前漢) 말기에는 일시적으로 철전매제가 폐지되면서 제철기술이 다시 한번 한반도에 전래되었고, 이때부터 한반도의 철기사용이 보편화됐다.한반도 남부지역 철기문화는 전한 말 제철기술이 전래되는 시점부터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 때는 지금껏 청동기로 무기를 만들던 것을 철제 농공구류와 함께 무기류도 단조철기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의 철기를 가진 자들은 철제 농공구류를 이용하여 목제농기구와 선박 등을 제작함으로써 농어업의 생산성도 높였다. 이러한 생산성을 배경으로 철을 가진자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사회통합과정을 이루어갔고, 국가 형성의 기반을 마련해갔다.□제철기술의 발달과 신라의 성장제철기술의 발달은 국가형성과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와 교역에서 중심에 서기도 한다. 삼국지위서동이전에 변진에서 철이 생산되어 마한, 동예, 왜가 와서 사가고, 낙랑과 대방에는 철을 공급하였다란 기사가 있다. 이것은 당시 변진한이 철을 주요 교역품목으로 할 만큼 대규모시설을 갖춘 지역임을 시사한다. 여기서 대규모시설이란 철광석을 녹이는 제련로를 비롯한 연료제작용 목탄가마, 철을 재가공하는 용해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단야로 등 여러시설중 상당부분의 시설을 갖춘 곳을 말한다.현재까지 영남지역에서 확인된 대규모 제철유적은 경주 황성동과 밀양 사촌리유적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밀양 사촌리 제철유적은 6-7세기경의 유적으로 철광산, 제련로, 목탄가마 등을 갖추고 철을 직접 생산하던 대규모시설인 것이다. 이에 반하여 경주 황성동 제철유적은 유구와 출토유물을 분석한 결과, 선철을 녹이는 용해로, 주물, 단야로 등을 갖춘 또 다른 대규모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라는 경주 인근인 황성동에서 철을 직접 생산하지는 않았지만, 울산 달천광산 등에서 1차 가공된 철을 가져와 완제품의 철기를 생산하던 대규모 제철시설이었다. 이러한 제철시설을 신라의 중심권 가까이에 둠으로써 신라가 고대 국가로 성장하는 힘의 원천이 된 것이다.□신라의 동해안 진출이전의 정치적 상황신라가 동해안 진출이전에 이 지역에는 울진 우중국(優中國), 영덕 우시산국(于尸山國), 포항 근기국(勤耆國) 외에 안강 읍즙벌국(音汁伐國), 삼척 실직곡국(悉直谷國) 등 문헌에 등장하는 소국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소국들의 정치적 상황은 문헌과 고고자료의 태부족으로 현재로써는 알 수가 없다. 다만 AD 2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보는 신광토성, 북미질부성, 남미질부성 등이 소국과의 관련이 있지 않을까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신라가 동해안 진출이전의 이 지역의 생활상과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만한 자료로는 주거지, 무덤, 출토유물 등으로 짐작할 따름이다.먼저 주거지는 울진 오산리에서 확인되었는데 땅을 파고 만든 네모난 집의 한쪽 벽을 따라서 형성된 쪽구들이 확인되었다. 쪽구들의 구조는 철을 가진자들이 철 생산에 사용된 고화도의 제철로 원리를 주거환경에 변용시켜서, 난방에 이용한 것이다. 또 무덤유적인 포항 흥해읍 옥성리, 마산리, 학천리, 성곡리 등에서 발굴된 자료를 보면. 땅을 파고 판자형 목곽을 설치한 후 내부에 토기와 철물, 장신구 등을 부장하던 목곽묘가 성행하고 있다. 목곽묘에는 다종다양한 철물이 묻혔는데 쇠도끼(철부)를 비롯한 농공구류와 쇠창(철모), 유자이기, 화살촉(철촉) 등과 같은 무기류가 함께 묻혔다. 이처럼 목곽묘의 주인공이 농공구류와 무기류를 같이 가지고 있다가 묘에 묻혔다는 사실은, 당시 철을 많이 가진 자가 지배자였음을 시사한다.특히 동해안 지역은 원삼국시대 초기부터 철을 가진자가 세력을 떨치던 지역이라서 철을 가지는 열망은 더욱 절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철과 철제품이 어디서 만들어졌으며, 어떤 경로로 그들이 철을 소유하게 되었는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당시 주거지에서 제철과 관련된 고화도의 불을 이용한 점, 목곽묘의 다종다양한 철물이 묻힌 점 등은 신라가 이 지역에 진출하기 전부터 이곳은 철을 다룰 줄 알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신라의 동해안 진출 이후의 정치적 상황신라의 동해안 진출은 소국 정벌과 함께 AD 3세기 경에는 고구려, 동예 등 북쪽의 이민족들과 영토분쟁을 벌리면서 정치적으로 급박한 상황이 연출된다. 하지만 4세기경 이후에는 삼척, 강릉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신라가 이 지역에 대하여 정치적 안정화를 이루면서 지역발전에 힘쓴 모습들이 울진 봉평비와 포항 냉수리, 중성리비 등 동해안 지역에서 발견된 금석문에 나타나고 있다.신라가 동해안에 진출하여 정치적으로 안정을 이룬 증거이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과거 이 지역의 수장을 지방 통치자로 임명하거나 중앙에서 관리를 파견하고 있다. 그 결과가 울진 봉평리, 읍남리, 영덕 덕곡리, 괴시리, 포항 냉수리, 대련리 등의 대형무덤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 시기에 묻힌 토기류, 철제유물 등도 중앙의 유물과 기형이나 재질면에서 유사성을 보임으로, 이 지역의 정치적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신라가 동해안 진출 이후에는 철기를 가진 자들이 유물의 기형과 질, 양적 면에서 중앙관리와 별차이가 없다. 그뿐 아니라 포항 대보면 대보리 95호 석곽의 단야공구인 집게, 망치, 모루 등은 이 지역에서도 자체철기를 제작하였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리고 신라가 동해안 진출이후에 만든 소형무덤에서 조차 철기와 철기 제작도구가 출토되는 것을 보면, 철기문화가 보편화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일련의 증거들이 당시 이 지역에서 철을 가진자가 세상을 지배하기 위하여 제철에 많은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특별취재팀 = 이준택, 정철화, 이용선(이상 본사 기자), 김용우 향토사학가, 장정남 한빛문화재연구원 전문위원.

2012-09-21

지역경제 해법 `인재양성`으로 풀어라

▲ 정락형 충북발전연구원장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러 시도가 있었다. 전 정부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수도권 기능의 지방분산을 추진했다. 세종시와 지방의 10개 혁신도시가 생겼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방의 SOC 확충을 위해 30개 선도사업을 추진했다. 지방 중소기업대책, 영세상인 재래시장대책, 낙후지역 지원대책, 광역권사업, 초광역권사업, 농업·농촌대책, 관광·문화개발사업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책이 나왔다.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런 물리적 개발이 아니라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게 먼저다.지방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에 파생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좋은 일자리다. 예컨대 행정·금융·공공기관·연구개발산업·지식산업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좋은 일자리다. 이런 일자리가 생기고 종사자와 그 가족이 거주하게 되면 이들에게 학교, 학원, 식당, 도소매업 등 도시서비스를 공급하는 파생일자리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지방의 산업과 일자리 생태계가 발전되어 간다.하지만 지방에는 기업이나 연구소에 적합한 젊은 인재가 적다. 농어촌은 노령화로 활력을 잃고 있다. 재래시장 영세상인도 제살깎기 과당경쟁으로 쓰러지고 있다. 일자리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기업이 지방 진출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탓이다. 지방이 좋은 인재를 길러내는데서 경제 활성화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문제는 지방대학에서 세분화·전문화된 업무능력과 고급 연구경력을 가진 인력을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의 폴리텍대학이나 직업훈련기관도 단순한 자격증 취득과정이 대부분이다.인재가 수도권에 몰리니 기업도 수도권에 몰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첨단산업은 토지소요도 적어 지방의 싼 땅값은 기업유치에 더 이상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그런데도 교과부의 연구비 지원은 연구 수월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수도권 대학이 모두 가져가고, 산학협력대학에 대한 지원도 수도권에 편중된다.정부는 지역특성에 맞는 획기적인 지방인재 양성지원대책을 펴야 한다.교과부 지경부 노동부 등 각부처의 인력개발지원과 연구개발지원예산을 지역의 특성과 산업구조에 맞도록 통합해 맞춤형 인재개발을 해야 한다.실업계고교, 이공계대학 대학원, 폴리텍대학, 각종 직업훈련기관 등 산업인재 양성기능을 지자체에 이관해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 맞는 훈련과정, 기업과 협력이 가능할 수 있다.둘째, 지방에 이공계 대학원 설립을 쉽게 하도록 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함께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연구기관 부설의 대학원을 설립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지방에 많은 연구인력이 양성되고 취업도 될 것이다.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귀촌·귀농 프로그램을 농림수산식품부에만 맞겨 둘 게 아니라, 재취업이라는 차원에서 직업훈련기관이 나서야 한다. 은퇴·귀촌인력의 재취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농업도 좋고 다른 분야도 좋다.정락형 충북발전연구원장◇충북 진천, 청주고, 서울대학교 경제학, 행정고시 19회, 건설교통부 도시국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부산시 정무부시장, 전국시도연구원협의회 부회장.

2012-09-19

친환경 농업마을·관광휴양 자원의 결합 `시너지 효과`

농도인 경북도는 국내·외 급변하는 농업·농촌 환경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FTA 시대와 함께 다가오는 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권역별 종합정비사업으로 농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특히 대구와 인접한 비슬산 기슭에 자리잡은 청도군 성곡권역은 단위종합정비사업을 통해 친환경 농업마을이라는 농촌의 특성과 관광 휴양 자원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농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슬로건을 `취직 좀 하자`로 바꾸고 일자리 22만 개 창출과 20조 원의 투자유치 목표로 세계를 겨냥한 도정을 펴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의지가 녹아 있다. ■ 인구 1천명의 전원마을성곡권역은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 현리리, 수월리, 봉기리 일원의 1천921.2ha(농경지 341.2ha, 임야 1천372ha, 기타 207.6ha)에 농가 317호와 비농가 66호 등 383호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민 909명으로, 채 1천명이 되지 않아 일치단결에다 오순도순, 그야말로 전원생활의 전형적인 모습이다..73억6천400만원의 사업비로 2007년 1월 시작된 정비사업은 9월 현재 99%의 종합진도율을 보이며 준공을 목전에 뒀다. 청도군은 이 권역에 우선 기초생활 기반 시설인 마을연결도로 3개소 1.076km, 주차장 5개소, 쉼터 1개소, 사랑방 2개소, 그린투어센터 1식, 웃음건강센터 1식을 확충, 정주기반을 깔끔하게 만들었다.또 지역소득증대 사업으로 미나리단지 조성 2만 2천611㎡, 관정 12공, 농산물가공시설 및 저온저장고 1동을 조성, 주민소득워을 활용토록 하고 있다. 알림공원 1개소를 비롯 약수터 정비, 보호수 이식과 주민역량강화 사업으로 홈페이지 개발, 국내외견학, 주민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대구와 울산 등 대도시 시민들로부터 각광청도군이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설정한 목표는 특성에 맞는 경관개선, 생활환경 정비, 주민역량 강화 및 소득기반 확충이다. 이제 이 사업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생활터전의 유지 및 최소한의 기초생활 수준 보장 마련은 이 사업의 가장 큰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청도군은 앞으로 도·농교류 활성화를 통한 농촌마을 활력 증진 및 지역주민 소득 증대, 생활환경 추가 정비를 통한 쾌적한 농촌마을 조성에 더 매진한다는 계획이다.◆비전 및 목표성곡권역은 `호반 위에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란 것을 비전으로 했다. 쾌적한 복지마을 조성, 주민참여와 협력에 기반을 둔 자조형마을 조성, 물과 산을 이용한 친환경 농업마을 조성, 대도시 근교 신바람 체험마을 조성 등은 이 마을의 목표다.◆권역 특성성곡권역은 비슬산 자락에 자리를 잡아 수려한 자연경관과 성곡댐 조성으로 수변 경관이 뛰어나다. 인근 대구시와 울산시 등과 인접해 앞으로 전원주거 및 농촌휴양 공간으로 이용가능성 증대되고 농촌체험수요 증가로 군민은 물론 외래관광객이 꾸준히 찾아올 전망이다.또 그린투어센터와 웃음건강센터(철가방극장)를 통한 도농 교류 활성화로 지역 주민들의 농가 소득증대에 이바지하고 있다.특히 웃음건강센터 개관으로 권역 주민들의 생활의 활력소는 물론 전국적인 관광지로도 부상해 청도 홍보 효과는 물론 농촌 지역의 경기활성화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웃음건강센터 등 지역자원 풍부권역 내 자원개발은 성곡댐, 비슬산, 봉기리 당산목, 봉양서원, 연자방아, 디딜방아, 미나리, 다랑이 논, 청도반시, 청도복숭아, 보림사, 봉기리 3층 석탑 등 무수히 많다.주변 관광자원으로는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청도 상설 소싸움경기장, 명대리 뚝향나무, 한옥학교, 한재 미나리, 비슬산리조트, 용천사, 청도 석빙고, 용암 온천, 청도반시, 청도복숭아 등이 외래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그린투어센터그린투어센터는 도농교류센터로 도시민 체험활동과 기업세미나 유치, 농산물 판매장으로 활용되고 있다.이는 성곡권역운영위원회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며 1층 식당 및 야외무대, 2층 세미나실 또는 강의실이 있어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디. 특히 2011년 4월부터 매월 1천여 명의 이용객과 방문객이 드나들어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웃음건강센터웃음건강센터는 개그공연장으로 활용되며 권역으로의 도시민 유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운영관리주체는 사단법인 코미디시장이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최초 개그 전용공연장을 개관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개그맨 지망생들을 양성해 장차 그드링 중앙무대 진출 때 청도를 알리는 청도군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2011년 5월 개관 후 3만 6천299명이 다녀가는 등 이용객과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체험방문객의 하루자매결연 및 체험방문 단체가 줄을 잇는 가운데 최근 초등학생 17명과 대학생 30명 등 52명의 진해 자원봉사센터 생들이 청도를 찾았다.자원봉사센터 수강생들은 청도 차산 농악배우기, 펜던트 만들기, 떡메치기 및 떡 만들기, 솟대 만들기, 썰매 타기, 전통악기 연주하기, 농요 부르기, 떡메치기, 연 만들기, 사과잼 만들기, 청도감초콜렛 만들기, 화분 만들기, 천연염색, 복숭아수확 체험, 사과 따기 체험, 감 따기 체험으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며 청도에 흠뻑 빠져들기도 했다.■ 농촌개발정비사업 후 파급 효과제일 먼저 소득증대가 돋보인다. 그린투어센터를 활용, 방문체험객들에게 깨끗하고 활기찬 권역 이미지를 제고하자 홈페이지를 통한 농특산물 판매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농특산물은 복숭아, 부사, 청도반시 등 다양하다. 홈페이지(www.sunggok.net)를 통하면 접근 가능하다.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개그전용공연장인 웃음건강센터(철가방극장)의 방문객이 월 1천여 명에 달하며 인터넷 예매로 인한 계획적 운영이 가능하며 권역으로의 도시민 유치 효과가 증대되고 있다.또 도시민 이주자(귀농·귀촌 등)도 늘고 있다.이는 권역 내 성곡댐의 존재로 아름다운 수변 공간이 있으며 확충된 기초생활 기반시설, 특색있는 사업 시행과 무관치 않다. 연장 선상에서 전원마을(수월 ART 21 전원주택단지)도 조성 중인데, 최근 대구, 부산 등 인근 대도시뿐만 아니라 서울 등지에서 7세대가 귀농·귀촌해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특히 웃음건강센터인 개그전용극장이 철가방이라는 특색있는 디자인으로의 컨셉은 철가방이 어디든 배달되듯 개그 공연도 어디서든 공연되며 자장면 가격이면 관람할 수 있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웃음건강센터 일명 철가방극장이라 불리는 개그전용극장의 공연은 개그맨 전유성 씨의 지도로 개그맨 지망생들이 하는 특색있는 공연으로,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2-09-17

동북 3성의 물류 허브도시로 훈춘이 뜬다

지난달 찾은 훈춘은 도시 전체가 공사 중이었다. 시내, 시외 가릴 것 없이 도시 곳곳에 건설용 타워크레인이 숲을 이루고 있다. 중국 내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위축은 훈춘에서만큼은 예외다. 포항시청 소속 정재화 담당은 “다른 도시 부동산은 떨어져도 훈춘은 2년 사이 두 배가량 올랐다. 아파트 가격이 포항시와 맞먹는다. 거품이라는 말도 있지만, 개발에 따른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10년 중국 정부가 내놓은 장춘-길림-훈춘을 잇는 `창지투 개발 계획` 덕분이다.그런데 훈춘에는 항구가 없다. 그래서 나온 게 `차항출해(借港出海·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간다)`이다. 약 50㎞ 떨어진 북한 나진항을 빌려 동해로 나간다는 구상이다. 계획은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거의 완공된 훈춘~나진 왕복 2차선 고속도로와 장성택의 중국 방문이 이를 상징한다.훈춘은 항구 도시 기능을 조성해 가고 있다. 지난 4월엔 접경도시로는 처음 국가급 경제특구인 `훈춘국제무역합작시범구`로 지정됐다. 이웃 러시아의 연해주와 북한의 나진항을 겨냥한 조치다. 2020년까지 조성될 시범구는 90㎢ 면적에 제조단지, 보세구, 북-중 합작구, 중-러 합작구 등 4개 구역으로 개발된다. 그 개발의 선두에 포스코가 앞장섰다. 지난 10일 착공식을 가진 포스코·현대 국제물류단지가 그것이다. 훈춘시 박진순 항만국장은 “보세구를 만들어 나진항 화물의 세관업무를 훈춘에서 처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그러면 훈춘은 50㎞ 내륙의 항구도시가 된다”고 말했다.훈춘에서 한·중 무역업에 종사하는 전정관 대표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판매량이 두 배나 늘었다”며 “보따리 장사만 해도 먹고 사는 건 걱정없다”고 했다. 그는 훈춘~나진 고속도로 개통으로 북한행 중국 물품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훈춘은 지금 동북아의 물류 허브로 탈바꿈하고 있다.훈춘을 중심으로 나진항 이용이 확실시되는 동북 3성의 기업인을 만나봤다.글 싣는 순서① 동북아 거점으로 육성되는 훈춘② 경제기술개발구 장춘③ 훈춘 포스코물류단지 개발 청사진④ 동북3성 진출 기업의 목소리⑤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1) ⑥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2)⑦ 영일만항 활성화의 관건△ 흑룡강성 하얼빈 대우인터내셔널흑룡강성은 중국 내륙 동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넓은 땅과 3천900만명의 인구, 지하자원 등 많은 이점을 가진 곳이다. 아직 중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지만, 최근 들어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또 흑룡강성은 중국에서 가장 큰 석유공업기지이며, 석유의 매장량과 산유량이 중국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산업은 석유화학을 비롯해 자동차, 전자, 식품, 제약산업 등이다. 한국은 러시아와 일본에 이어 흑룡강성의 3위 교역국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최귀룡 하얼빈 대표는 흑룡강성의 광산자원, 특히 흑연을 주목했다. 그는 “흑룡강성은 중국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가졌고, 매년 4천만t의 산유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아직 채굴되지 않은 천연가스의 규모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석탄 매장량도 220억t에 이르는 데다, 연 생산량도 1억t을 기록 중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이미 확인된 광산자원은 110종에 달하고 흑연도 중국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영일만항은 흑룡강성의 광산자원을 공략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기존 상해 인근 남방에서 생산되던 흑연이 고갈돼 흑연 채굴·가공하는 공장들이 새로운 흑연을 찾아 흑룡강성으로 이전하는 추세”라며 “국내에도 휴대전화 배터리 등 흑연 수요가 많기 때문에 나진항 개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남북관계만 좋아진다면 포항으로선 중국 흑연 수입과 함께 영일만항을 통한 전자제품 등의 수출로 인한 항로 개설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요녕성 심양 SK네트웍스“현재로선 SK네트웍스의 훈춘 진출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 꼭 진출해야 하는 시기는 올 것이다. 북한 나진항 개방과 훈춘 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의 변화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심양에서 직접 운영하는 한식당 `진지(ZINZEE)`에서 만난 SK네트웍스 전현수 중국대표의 말이다.그는 동북 3성의 나진항 이용에 따른 진출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한국과 중국 동북 3성은 연간 교역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동북 3성에 대한 한국의 투자액도 40억 달러에 달한다. 또 SK, LG, CJ, 롯데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은 동북 3성에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면서도 “주요 산업 분야에 대한 논의와 포럼 등이 줄을 잇지만, 양국 기업과 유관기관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우려하는 듯했다.하지만, 전 대표의 우려와는 달리 북한이 10월 초 개통 예정인 훈춘~나진 고속도로 준공식에 맞 큰 폭의 개방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국가자산으로 규정하는 주택을 외국인에게 분양할 것이라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역시 개혁·개방과 관련한 조치라는 분석이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이 특집 기사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12-09-17

농심, 백두산 광천수 채취해 생수 생산

농심이 중국서 신라면에 이어 생수로 제2의 성공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백두산 아래 첫 동네라는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이도백하 홍풍촌에 위치한 `백산수` 공장이 그것이다. 백산수는 민족의 영산 백두산 기슭에서 뽑은 프리미엄급 천연 화산광천수다. 백산수의 수원지는 백두산이다. 다만, 중국 내에서는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표기하도록 못 박고 있어서 `백산`을 썼다.백산수는 백두산 천지폭포에서 2~3㎞ 떨어진 천연 삼림보호구역 내 수원지에서 채취돼 이도백화 공장에서 생산된다. 수원지에서 공장까지 약 4㎞ 구간은 스테인리스 관으로 연결돼 있다. 중국정부의 의뢰로 독일 프레제니우스 연구소가 백두산 광천수를 조사한 결과, 백두산 광천수는 독특한 화산 지대에서 발원해 원시 천연 자연생태의 보호를 받아 오염이 없으며, 유럽과 국제 천연광천수 표준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았다. 또 연구소는 백두산 광천수는 생성 방식과 성분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 프랑스 볼빅 광천수와 대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두산 천연광천수는 세계적으로 유럽 알프스 광천수, 러시아 카프카스 광천수와 함께 세계 3대 천연광천수로 꼽힌다.농심 중국법인 최영배 공장장은 “5~6년 가까이 중국 각지에서 수원지를 조사했지만, 화산 현무암이라는 최고의 자연 필터를 가진 백두산이 가장 적합했다”며 “중국 정부로부터 40년간 채광권을 따내고 스위스의 최신 설비를 들여와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중국에서는 저가의 순정수(수돗물·지하수 등을 정수한 것)가 약 시장의 74%를 차지한다”며 “1위안대(600ml기준·한화 약 180원)의 저가 상품이 절반 이상이다. 하지만 농심은 600ml 기준 3~4위안 가격대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간당 3만 2천 병을 생산하고 있지만, 농심은 앞으로 400 정도 생산설비를 확충해 시간당 12만 병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의 군인공제회, (주)농심, 신한금융투자(주)가 대주주로 있다.농심은 중장기적으로는 백산수의 국내유통과 일본수출도 구상 중이다.최 공장장은 “백두산 물이 나진항을 통해 국내 소비자를 찾아갈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훈춘 포스코 국제물류단지의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상현기자

2012-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