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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친 심신 쉬게하는, 자연 속 삶의 여유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3-02-22 00:02 게재일 2013-02-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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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숨은 쉼터 `국학문화회관`<bR>국내 유일 유교문화박물관, 근처 군자마을·도산서원 인기<br>소득식물 생태 숲·산림박물관 등 산림문화 체험장도 각광
▲ 도산서원 인근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 전경.

겨울 끝자락이지만 아직까진 봄을 기다려야 할 시기.

언제부턴가 몸도 마음도 서서히 지쳐만 가는데, 단 하루만이라도 어디 제대로 쉴 만한 곳은 없을까. 호수가 보이거나 새소리 지저귀는 울창한 숲 속에서의 하루라면 더욱 좋겠다.

자연과 더불어 역사기행으로도, `힐링` 위한 곳으로도 훌륭한 휴(休) 공간이 안동에 있다. 도심에서 22km 떨어진 도산면 서부리 한 골짜기에 위치한 `국학문화회관` 이란 곳이다.

정원수가 조화를 이룬 경치에다 주위 곳곳에 유교문화의 향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대체로 일반에 그리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 국학진흥원 가기 전 2㎞지점에 위치한 오천군자마을.

한국국학진흥원 부대시설인 이곳은 2006년 당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전통유교문화 체험 연수시설이다. 진흥원에 체류를 희망하는 외부 연수자들과 교육생,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이들에게 숙박 편의를 위해 건립됐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국내 유일의 유교문화박물관과 목판 5만여 장이 보관된 장판각을 볼 수 있다. 인근 군자마을과 잘 알려진 도산서원, 이육사문학관도 수 km 내 가까운 거리에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3년간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등 전국에서 국학문화회관을 이용한 고객 수는 9만4천여 명. 이 가운데 일반 고객은 불과 1만3천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한식이나 각종 뷔페 등 완벽한 식당에다 350여 명의 인원이 숙박할 수 있는 호텔급 시설들이 갖춰졌지만 일반 고객이 저조한 이유는 국가예산으로 지어진 연수시설인 만큼 애써 홍보를 자제하는 등 상업성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일반 고객이 이전 보다 2배나 늘어난 수치인 6천600여 명으로 늘었다.

회사원 김성년(37)씨는 최근 승진한 이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곳을 찾고 있다. 밤낮 열심히 일하면서 회식자리도 잦다보니 지칠 데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다.

“상업적으로 물든 곳에서 휴식을 위한 여행은 오히려 상처를 받고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조용하고 아늑하면서도 자연과 우리 전통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가 있는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지요”

그는 휴식을 위한 여행은 자연과 사람의 대화, 즉 교감을 나누는 행위로 일단 자연에 파묻히면 마치 보약을 먹고 온 느낌을 받는다고 극찬할 정도다.

나른한 봄, 집안에만 웅크리고 있지 말고 자연과 옛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온가족과 함께 피로에 지친 심신을 달래 줄 진정한 휴(休)여행을 떠나보자.

▲ 소득식물 생태 숲.
△가볼만 한 곳

국학문화회관과 1㎞ 남짓한 도산면 동부리에 국내 최고의 146㏊ 면적의 종합산림문화체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소득식물 생태 숲과 야생동물생태공원, 안동호반 자연휴양림 등이 산림과학박물관과 함께 종합산림 휴양단지로 산림문화 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도산서원과 이육사문학관을 둘러보면 퇴계 이황 선생과 이육사 시인과의 연관성을 느낄 수 있다.

△경북산림과학박물관

안동호반 자연휴양림

경북산림과학박물관은 산림사료 영구보존과 학술연구, 산림문화 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건립됐다. 박물관에는 숲속 체험관과 임산물 전시실, 4D영상관 등이 마련돼 있어 숲의 역사, 자연과 산림의 과학적 보존과 개발 등 테마체험이 가능하다. 야외에 산촌마을과 암석원, 상징 조형탑 등이 자리해 휴식공간으로도 그만이다.

이곳과 인접한 안동호반 자연휴양림은 52㏊의 휴양림에 초가집 3동과 기와집 1동, 야영장 외 산책로,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등과 같은 편의시설도 마련됐다.

△`야생동물 생태공원`

야생동물의 생태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방사형 생태학습장(50㏊)이다. 이곳에는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생태관찰원, 야생동물방사장 등 동물 친화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교통사고와 밀렵 등으로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구조, 치료, 환경적응 훈련 후 방사해 자연에 복귀시키고 있다. 또한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보존하기 위해 유전자원 수집과 생태연구 등 향후 야생동물 전문 종합정보센터 역할도 하게 된다.

△`소득식물 생태 숲`

68㏊ 면적의 소득식물 생태 숲은 희귀, 특산식물 등 유용한 향토 식물자원을 활용해 휴식공간과 자연학습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했다.

이곳에는 연구동과 기호식물원, 산채류원 등 연구 분야와 환경 식물원, 산책로, 생태연못 등 관람분야가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학습공간으로 제격이다.

▲ 국학문화회관의 한 객실에서 바라본 창밖 풍광. 안동댐 상류 호수와 주위 산세가 어우러져 마치 액자에 담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고 있다.
△오천군자마을

한국국학진흥원 인근 2㎞지점에 위치한 군자마을은 광산 김씨 예안파의 600여년 간 세거지로 일명 `외내`라고도 불린다. 조선 초 입향조인 김효로(孝盧)공이 이곳에 정착한 후 수많은 인물을 배출해 추로지향(鄒魯之鄕)인 안동에서도 손꼽히는 가문으로 명성을 드높였다.

이곳에서 후조당 김부필, 읍청정 김부의, 산남 김부인 등 당대의 도학군자가 한 마을에서 무더기로 나오자 당시 안동부사였던 한간 정구 선생이 `오천 한 마을에는 군자 아닌 사람이 없다` 라고 찬탄하는 글을 남겨 후인이 여기에 기인해 군자리라 불렀다.

안동댐 건설 이후 마을은 수몰됐으나 정자, 종택, 사당 등과 지당(池塘)까지 포함해 옛 모습 그대로 옮겨졌다. 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10여 동의 건축물 외 보물로 지정된 고문서 429점과 전적 61점이 있다.

△도산서원과 이육사문학관

국학문화회관에서 7km 떨어진 도산서원은 조선 유교시대 마음공부의 궁극적 지향 중 하나였던 경(敬)을 배우려면 꼭 찾아야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퇴계 이황 선생은 `도산서당`을 운영해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퇴계는 일제 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와도 연결된다. 이육사는 퇴계의 14세손이다. 이육사의 고향마을 원천리도 퇴계의 도산서원과 불과 6km 거리에 있다.

원천리에는 2004년 이육사문학관도 세워졌다. 육사 순국 60주년을 기념해 문을 연 문학기념관이자 애국교육관이다. 도산서원이 퇴계를 기려 세워졌다면 이 문학관은 퇴계의 후손 육사를 기려 건립된 것이다. 현재 육사의 무남독녀 이옥비(李沃非) 여사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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