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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 대구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지난 7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대구 두류공원에서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렸다. 치맥페스티벌은 2013년부터 시작하여 코로나로 인해 취소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려 올해 12주년을 맞이하였다. 매년 행사에는 인기 연예인의 공연과 회차를 거듭할수록 보완, 발전하는 프로그램들이 축제를 빛낸다. 이번 페스티벌은 6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구역별 특색에 맞게 행사가 진행되었다. 트로피컬 치맥클럽, 웰컴 치맥 로드, 하와이안 아이스펍, 체맥 핫썸머 디스코 포차, 치맥 선셋 가든, 스트리트 치맥 펍으로 구성하여 방문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트로피컬 치맥클럽은 치맥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로 2·28 자유광장에서 TV에서만 보던 연예인들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박명수, 지코, 다나카, 송가인 등의 인기 연예인들이 이번 축제를 함께 즐겼다. 더 가까운 곳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고 축제를 즐기기 위해 무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프리미엄라운지가 마련되었다.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4명이 한 테이블을 사용하여 한 테이블당 8만5000원의 금액을 지불하면 좋은 자리는 물론이고 맥주 6캔, 치맥페스티벌 굿즈 꼬꼬 머리띠 4개, 소스 한 세트, 대구로 배달앱 1만원 쿠폰까지 제공했다. 하와이안 아이스펍은 시원한 물속에 발을 담그고 치킨과 맥주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수상식음존이 마련돼 있었다. 치맥 선셋 가든에는 예쁜 모양의 조명들로 꾸며져 어디서든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공간이라 사진을 촬영하는 방문객이 많았다. 치맥 핫썸머 디스코 포차는 7080 디스코 테마 컨셉과 옛날 통닭이 어우러져 추억을 되찾고자 하는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이번 페스티벌은 신규 식음 구간을 만들어서 더 많은 공간과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였다. 또 환경을 위한 다회용기 사용과 분리수거 안내 방송으로 여러 차례 알려 방문객들이 지킬 수 있도록 하였다. 안전을 위한 비상로 안내와 공원 내 모든 곳이 금연임도 지속적으로 안내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축제, 안전한 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 발맞추어 방문객들도 자신이 사용한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분리수거와 다회용기 수거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이번 축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폐기물을 1.6t이나 줄일 수 있게 되었다.지역 관광 명소와 대구 지역기업을 홍보하기 위한 체험존도 다양하게 마련되었다. 홍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설치, SNS 구독 등에 참여하여 룰렛 돌리기로 상품을 수령하는 재미있는 이벤트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대구 지역기업에서는 비즈니스라운지를 활용하여 축제를 함께 즐기며 노사 화합, 바이어 초대, 고객 서비스를 이룰 수 있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2024 치맥페스티벌에 대해 “이번 치맥페스티벌에서 미흡했던 점은 개선하고 잘된 점은 더욱 확대해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세계인의 여름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언급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즐길 거리와 색다른 체험들로 대구를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치맥페스티벌을 기대한다.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1

학도병을 기억하시나요?

교복 두 벌이 전시장에 놓여있다. 두 벌의 교복이 전하는 울림은 그 어떤 전시의 알림보다 컸다. 경주문화관 1918(구 경주역)에서는 경주교육지원청 주최 주관으로 ‘소년의 기억, 기록이 되다’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전시 기간은 6월 25일에서 8월 31일까지며 월요일은 휴무다. 학교 기록물을 정리하던 중 참전 후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의 학적부가 대량 발견되고 그분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현재 생존 중인 학도병들의 구술 영상과 과거 사진, 문서, 교과서 등의 기록물을 관람 할 수 있다. 전시장 출구 쪽엔 감사의 인사를 남기는 메모장과 학도병들이 남긴 문구로 만든 도장을 태극기에 찍어 자신만의 태극기를 완성 시키는 체험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학교에서 수업을 들은 건지 아홉 살 아들은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가 아직 휴전 중이라며 걱정을 늘어놓았다. 함께 관람하는 중에도 계속 휴전이라 언제든 또 전쟁이 일어날 수 있지 않느냐며 근심 어린 표정이다.전시물 중 태극기에 혈서를 쓰고 있는 학도병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 태극기 모양을 보니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네. 아들의 말에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사진 속 저분들 지금 네 사촌 형들 또래라는 이야기에 아이는 한참 말이 없었다. 100년이 지나지도 않았음에도 너무 오랜 일인 듯 잊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아직도 그 아픔이 생생하기만 한데 말이다.구술 영상 중 어느 학도병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우리 중 누군가 죽으면 이것들을 어머니께 (서로) 전해드리자. 그 순간의 기억이 지금도 너무 생생하여 말을 잇지 못하시겠다는 말씀이 너무도 아프게 느껴졌다. 바로 옆 전우가 내일이면 다시 못 볼 사람이 되는 전쟁통에서 어떤 마음으로 견뎠을지.사진 속 학도병들의 얼굴을 보자니 저 앳된 얼굴로 그리워했을 가족, 친구들. 그 마음이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달려가라며 풀어줬던 그 열여섯 살의 포로 소년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을까.퇴근길 가족과 인사도 못 나눈 채 보국대로 끌려갔던 필자의 외할아버지도 보급품을 무겁게 올린 지게를 지고 저 어디쯤 지났지 않을까 사진 너머로 슬며시 그려보았다. 솜털도 가시지 않은 소년들, 어린 자식이 넷이나 딸린 아비도 함께 해야 했을 만큼 참혹한 전쟁이었다.40여년이 지나 받은 졸업장, 제대증서와 예비역 병무소집해제증을 보자 무사 귀환을 한 당사자 마냥 마음이 편해졌다. 그것도 잠시. 전시장 한쪽엔 흰국화 한 다발이 책상 위에 놓여있다. 그 위로 경주 학도병 파악 현황이 적혀있다.참전자로 확인된 인원 428명, 전사자로 확인된 인원은 104명이다. 320명으로 가장 많이 참전한 경주 중학교만 60명으로 사상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그 외 문화중 20명, 경주 공업중 24명이다. 그 아래 적힌 실종자란에서 생각이 아예 막혀버렸다. 추정불가.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학도병들은 주민 번호 같은 신분을 증명할 서류가 없었기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소년들은 이 나라 국민이라는 신분증 번호도 받기 전 목숨을 잃었다. 100미터가 넘는 국기 게양대를 추진 중이라는 뉴스가 연일 이슈다. 높이만큼 애국심이 높아질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작은 공간에 마련된 학도병들의 사진들은 애국심 그 이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돌아오지 못한 학도병들이 그곳에선 그저 어린 소년, 아이로 편안히 쉬고 계시길 바란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9

저출생 정책에도 소통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저출생 대응을 위해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했다. 해마다 내려가는 출산율 수치가 말해주듯 저출생으로 나라가 사라질 걸 염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까닭이다. 국가의 위기인 저출생 시대를 맞으며 그동안 다양한 정책들이 있었다. 하지만 초저출생으로 가고 있는 지금을 보면 그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저출생 문제는 주거, 출산, 돌봄, 일과 생활의 균형 문제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어 무엇보다 저출생 정책에도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올해 초에는 서울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의 폐교 소식이 들렸다. 저출생의 여파가 이제는 초등학교를 넘어 고등학교에까지 미치고 있다.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폐교가 예상되는 학교는 무려 33곳이다. 경북은 지난 3년간(2021~2023) 통폐합만 8곳이었다. 폐교는 저출생의 결과물인데 이런 현상은 정말 다시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통계청의 데이터 추산자료에 따르면 10년 뒤 2034년에는 학급 당 학생 8.8~8.9명으로 나타났고 2070년에는 2.7명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올해 합계 출산율은 0.6명 대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수치들을 좀 더 실감나게 표현하면 연간 60~70만명이 태어나야 현상유지가 되는 상황에서 20만 명이 태어나면 해마다 40만 명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경북에서는 정부보다 앞선 지난 2월에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경북의 22개 시군이 저출생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고 소멸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쟁이란 이름을 붙여가며 절실함을 표현했는데 현장에서는 젊은 부부들이 지역에 살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어린이집의 갑작스런 폐원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직장맘이면서 쌍둥이 어린아이를 키우는 시민 정모(37) 씨는 “지난 2월,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다음 주에 폐원이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고 이런 상황이 정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하나를 키우고 있는 이모(45) 씨는 “생활비에서 학원비의 지출이 크다. 앞으로는 더 늘어날텐데 아이를 하나 더 낳지 않은 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저출생 정책들이 현장에서의 체감도가 떨어지는데 이를 위해 지역을 위한 저출생 정책들이 필요하다. 첫 번째가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을 이유인 일자리이다. 지역에서는 일자리 부족이 심각하다. 특히 여성들의 일자리가 많이 부족한데 여성들이 아이를 돌보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우리 동네 돌봄이 자연스런 돌봄의 환경도 조성되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아버지들도 아이를 돌보고 일을 하는 일상적인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고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여성들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서는 젊은이들의 수요에 기반한 문화시설 등도 많이 미흡하다. 이런 이유들은 저출생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고 있다. 저출생 정책이 단순히 출산율 높이거나 돌봄을 넘어 각 지역의 실정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포항은 물론 경북,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소통하는 저출생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9

墨, 風(먹, 바람) 무여 문봉선 경주 그림

월요일 오후에 찾아간 것이 화룡점정이었다. 관람객이 우리뿐이다. 태양이 길게 전시장 깊숙이 햇발을 디밀었다. 우리의 그림자도 따라 길어졌다. 일을 마치고 포항에서 경주까지 숨도 참고 달려가니 문 닫기까지 1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경주 플레이스C가 6월 6일부터 9월 8일까지 ‘먹,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을 전시한다고 해서 달려갔다. 입구에서 받은 입장권에 소나무 한 그루가 몸을 비틀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용의 비상 같기도 하고, 바람을 견디며 바위에 뿌리 내린 장군의 위풍당당한 풍채 같기도 하다.문봉선 화백의 주요 작품 소재인 경주 소나무 숲은 왕릉을 수호하는 도래솔이다. 삼릉, 오릉, 경주 능의 주위에는 대부분 소나무가 경계를 선다. 진평왕의 딸인 선덕여왕릉은 소나무 숲속에 있고, 석탈해 능 주위에도 모두 소나무가 몸을 기울이며 수백 년 자리를 지켰다. 아마도 숲과 경계를 짓기 위해 둘레 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이것을 도래솔이라 한다. 도래는 ‘둥근 물건의 둘레’란 뜻이고, 거의 다 소나무를 심어 둘레솔이라 했고 그러다 도래솔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래솔을 심은 뜻은 이승과 저승의 가리개 역할이 크다. 조상이 이승을 보지 않게 하여 걱정을 덜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서 고생하고 가셨는데 저승에서 더 이상 이승을 보지 말고 편히 쉬시라는 뜻이다.‘경주 송림을 만 번 그리겠다.’라고 결심한 문봉선 화백의 손에서 소나무는 다시 태어났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첫 소나무 그림의 키가 높다. 언덕을 올라야 보이던 선덕여왕릉의 소나무 병풍 같다.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졌다. 맞은편에 홀로 선 소나무는 역광으로 찍은 사진 같다. 몸통 뒤에 해가 숨어 그 그늘에 사람을 잠시 쉬게 한다.정원이 훤히 보이는 유리창에 글씨가 가득하다. 이 또한 전시의 한 부분, 그리로 걸어 들어갔다. 갑자기 연못 중심에 들어와 버렸다. 연 줄기에 앉은 물총새 울음소리가 주위를 맴돈다. 연꽃이 꽃문을 여는 소리도 들린다. 작가의 연밭에 초대받은 청개구리가 되어 연잎 사이를 유영한다.아직 연향에 취해 몇 발자국 옮기다 숨이 헉했다. 소나무 숲이 성큼 우리를 감싼다. 숲 사이로 바람이 지난다. 지난밤 비가 내렸고 새벽엔 물안개가 소나무 사이로 피어올랐다. 천년 신라의 혼을 담은 먹푸른 소나무 숲에 오롯이 우리뿐이다. 숲 가운데 벤치에 앉았다.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황룡사지에 서서 머얼리 경주의 능선을, 달빛 아래 교교히 선 석탑을, 경주 남산의 부처님의 부드러운 옷자락까지 작가의 붓은 먹과 바람을 종이 위에 자유자재로 부려 놓는다. 작품 속에 경주가 조용히 담겼다.전시회 동안 연계프로그램도 5차례 펼쳐진다. 6월 25일 ‘유나방송 정목스님과 함께 보는 경주 소나무 그림’을 시작으로 7월 6일 ‘슬기로운 전시 생활-손철주 미술평론가와 알아보는 그림 속 경주 풍경’을 진행했다. 아울러 ‘KBS 진품명품 김영복 감정위원과 함께하는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7월중)’ ‘유명 도슨트 김내리 대표와 함께하는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8월중)’ ‘정병모 교수와 함께하는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8월중)’ 등을 순차적으로 연다.전시회를 돌아본 후 방명록을 쓰라고 입구에 화첩과 함께 붓과 먹을 준비해 놓았다. 사람들이 어떤 후기를 남겼나 싶어 넘겨보니, 소나무 숲에서의 감흥을 조금씩 그려놓았다. 우리도 붓을 들어 떨리는 손으로 이름 석 자 그렸다. 먹, 바람이 경주에 가득하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9

오랜 전통이 함께하는 대구 서문시장

대구광역시 중구 대신동에 위치한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부터 그 역사가 전해 내려온다. 선조 때는 서문시장이 ‘대구장’으로 불리며 조선 3대 시장 중 하나로 발전하였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대구 시가지가 개발, 확장되면서 당시 일제 문화제였던 큰 못, 천황당지를 매립하여 지금의 서문시장이 위치한 서남쪽으로 대구장의 자리를 옮겼다. 이때 매립했던 봉토는 달성 고분군의 봉토를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그 역사가 이어지면서 서문시장은 대구의 상업과 경제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역사뿐만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자랑할 만하다. 대구 최대의 전통시장인 동시에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대규모 재래시장이다. 1지구부터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 상가가 있고, 큰장네거리에 위치한 지하도에도 둘러볼 수 있는 상가들이 있다. 넓은 규모만큼 옷과 먹거리 생필품 등의 다양하고 독창적인 상품이 많아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이 때문에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찾는 대구의 명소가 되었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3호선 서문시장역이 있고, 달성공원과 대구 시내라 불리는 반월당, 중앙로와도 가깝게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다.서문시장 하면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 장을 보러오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국수와 간식으로 많이 먹는 삼각만두와 씨앗호떡 등이 있다. 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국숫집에서 먹을 수 있는 칼국수, 잔치국수, 콩국수, 수제비 등 다양한 메뉴가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에 맛있기까지 해서 서문시장을 대표하는 메뉴가 되었다. 그 외에도 찜갈비, 떡볶이, 보리밥 등이 유명하다. 2016년 6월 3일부터 야시장이 개장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낮과는 또 다른 밤의 분위기에서 즐기는 메뉴들이 야시장에서 기다리니 한 번쯤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삼겹살김밥, 나뭇잎만두, 육전 등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이는 메뉴들이 마련되어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서문야시장 방문담을 SNS에 게재하기도 한다. 인기 있는 메뉴를 판매하는 포장마차 앞에는 긴 줄이 이어지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먹는 음식은 그 맛이 2배가 된다. 야시장을 즐길 수 있는 공간 한쪽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되어 다양한 공연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시장 천장에는 비 오는 날에도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비가림막이 설치되어 날씨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실제로 이번 기사 사진을 촬영한 날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는데도 많은 사람이 찾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넓은 주차장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주차 걱정 없이 차를 타고 오는 것이 가능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많아 주차타워까지 진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니 이 시간을 고려해서 출발해야 한다.장마철이지만 오히려 비를 피하며 한 곳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문시장. 다가오는 무더위를 대비하는 시원한 옷과 샌들, 여름휴가를 위한 물놀이 용품을 구매하고 시원한 잔치국수 한그릇에 배를 채우고 달달한 씨앗 호떡을 후식으로 먹으며 운동삼아 넓은 서문시장을 한바퀴 구경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번 주말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과 대구 서문시장에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4

문경 대한어머니회 상반기 결산 모임

‘강력한 국가는 깨달은 어머니로부터,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계를 흔든다’.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는 깨달은 어머니로부터 시작된다를 모토로 하는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지회장 오점숙)가 최근 상반기를 결산하는 모임을 가졌다. 1958년 창립된 대한어머니회는 전국 지자체별 10개 연합회와 100개 지회를 중심으로 2만3000명 회원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경시지회는 오는 8일이면 지회 창립 2주년을 맞는다.대한어머니회는 자애롭고 지혜로운 어머니를 통해 훌륭한 한 사람의 성인이 길러지고 그것이 사회의 든든한 초석이 된다는 이념 아래 여성 교육과 훈련으로 잠재능력을 일깨우고 계발시켜 나가고자 한다.이날 모임에는 40명 회원이 참석해 선언문을 읽고 ‘대한민국어머니헌장’을 다함께 낭독하고 어머니회 회가를 합창했다. 문경시지회는 회원을 초록이, 언제나미소, 라벤더, 에이스, 종합예술, 문희경서 6개 팀으로 나누고 팀을 두어 각 팀장을 중심으로 동요 개사 활동도 한다. 너무 일찍 대중음악에 노출되는 아이들에게 맑고 아름다운 우리의 동요를 다시 들려주자는 취지이다. 매월 한 팀씩 돌아가면서 동요 한 편을 정해 월례회에서 개사해온 동요를 발표하여 회원 상호 간의 참여의식도 높이고 동요를 부르며 잊었던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도 회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이번 달에는 지회 창립 기념으로 대한어머니회를 창립한 고황경 박사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서울여대 박물관 견학을 앞두고 있다. 사회학자인 고황경 박사는 평생 독신으로 여성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이며 서울여대 설립자이다. 또 오점숙 지회장은 후원자 모집을 통해 10월 말에는 후원의 밤도 개최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대한어머니회 중앙회에서 실시하는 제50회 전국여성 독후감대회 참여 독려도 있었다. 만 18세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전국여성 독후감대회는 책 읽는 여성의 글 쓰는 기쁨을 고취시키기 위해 해마다 실시한다. 해매다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여 책 읽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다만 아마추어에게 기회를 주고자 등단 문인은 참가를 제한한다.한편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는 매년 4월 사과꽃이 피는 때에 맞추어 사과꽃축제를 열어 문경사과와 문경 관광지를 홍보하고 다양한 먹거리와 특산품 판매를 통한 수익금을 조손가정 돕기에 기부한다. 사과꽃과 사과 사진 전시와 다양한 문화 예술공연을 함께하여 지역민들의 가슴에 사과꽃처럼 향기로운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4

비 오는 날의 감자옹심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수국 축제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지금 감자 캐고 있는데 한 박스 할래?”라는 지인의 전화를 받는다. 봄에 파종한 감자가 급히 생장을 끝내고 밥상에 오를 준비를 한다. 감자는 이기작 재배가 가능하며 하지를 앞두고 유월에 수확하는 감자를 하지(夏至) 감자라고도 한다.1400~1700년 사이 유럽 전역에 식량부족으로 수천 건의 폭동이 일어났고 프랑스에서는 10년에 한번 꼴로 대기근이 발생했다. 이 시기 유럽인들을 기아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이 감자였다. 18세기, 기근에 허덕이던 유럽이 도입했던 감자는 생장기간이 짧으면서 보리나 귀리 등에 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18배가 많고 곡물이 자라지 못하는 휴경지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감자 도입으로 기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유럽인구의 산파 역할을 했고 이로 인해 유럽인구가 증가하며 세계 문명을 지배하는 유럽 문명이 형성될 수 있었다. 감자는 기아의 공포에서 인류를 구한 훌륭한 식품이다.감자는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걸작의 영감이 되기도 했다. 가난한 농부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차와 함께 감자 먹는 모습을 그린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칙칙하고 어두운 색감으로 감자 캐던 흙이 아직 묻은 듯 거칠고 투박한 손, 삶에 지친 표정들, 가난한 농부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힘든 시기에 그나마 감자라도 있어 행복 했을지 모른다.감자가 함유하고 있는 탄수화물은 같은 용량의 쌀밥에 비해 절반이다. 탄수화물은 몸속에서 분해되어 포도당으로 변해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 되며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감을 느낀다. 그러나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만을 초래한다. 에너지로 소비되지 않으면 지방이 되어 축적되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지방은 생명활동의 에너지원이며 뇌의 에너지원이 되지 않는다.감자에는 칼륨 성분도 많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고 혈관을 확장해 고혈압,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굽거나 삶은 감자가 칼륨 보충제보다 수축기 혈압을 더 잘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되어 의학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이렇게 건강을 책임지는 감자는 맛과 활용성도 뛰어나다. 햇감자는 그냥 삶아도 포슬포슬 너무 맛있지만 감자옹심이, 감자밥, 감자부침, 감잣국, 감자조림 등 요리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그 중, 비 오는 날 해 먹으면 더 맛있는 것이 감자옹심이다. 감자를 갈아 꼭 짜서 감자 물을 받아 20분정도 두면 탄수화물인 전분이 가라앉는다. 웃물 따르고 가라앉은 전분과 꼭 짜둔 갈은 감자를 섞어 옹심이를 만든다. 끓여 둔 다시 물에 감자옹심이를 넣고 호박, 양파, 파 등을 넣어 한소끔 끓인 후 입맛에 맞게 소금과 까나리액젓으로 간하고 나니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그러나 감자의 독성 솔라닌은 가열해도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수확하며 손상된 것, 햇빛을 받아 껍질이 녹색으로 변한 것, 싹이 난 것 등은 독성 물질 솔라닌 함량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껍질을 두껍게 잘라주거나 버리는 것이 좋다. 감자의 계절에 건강한 농산품인 감자소비가 증가하여 재배 농가에도 웃음꽃이 피면 좋겠다./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4

여름철 반복되는 장마·폭염… 철저한 대비 필요

계절이 여름을 맞으면서 장마와 폭염도 시작되었다. 지난해 경북 북부 지역의 산사태와 충북 지역 지하차도의 안타까운 인명피해 사고를 겪은 우리는 철저한 현장 중심의 재난 대비가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2년 전 포항은 태풍 힌남노를 겪었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 하루 강수량이 509mm의 기록적인 폭우로 칠성천이 범람했고 인근 마을 800여 가구가 침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복구 작업은 현재까지 절반도 되지 않고 있어 장마철에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산사태를 겪은 경북 북부 지역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악몽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복구 작업은 절반이 겨우 넘은 정도이다. 따라서 아직 제대로 된 일상 회복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경상북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도내 17개 시군이 진행 중인 복구 사업은 모두 2342건에 달하며 복구율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극한 호우라 불리며 여름철 갑자기 일어나는 재난은 금전적인 피해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경북 지역의 공공시설 피해 금액을 보면 모두 2326억원에 달한다. 하천에서 발생한 피해 금액은 1278억원이었고, 산사태와 임도는 348억원, 도로와 관련해서는 229억원의 손실을 냈다. 폭염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6월에 들어서며 기온이 30℃가 넘어섰으며 예년에 비해 폭염 일수와 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의 폭염 일수는 15.9일이었으며 인명피해도 사망자 4명을 포함해 255명이 발생했다. 이처럼 이상기후로 인해 일어나는 극한 호우, 폭염 등의 재난이 일상처럼 되고 있는데 먼저 철저한 사전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방재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재난이란 어떻게 보면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대비가 철저히 갖춰져야 해서다. 다음으로는 일반인들이 평소에 잘 모르고 있는 재난방재시스템은 있어야 할 필요성도 잘못 느끼고 있는데 비상시 대피 요령 등 비구조적 대책도 충분히 마련하고 주민에게 알려야 한다.포항시 남구 대송면 칠성천이 친정 동네인 장 모(42) 씨는 “장마가 오면 태풍 때 생각이 나서 장마철이면 걱정이다. 재빨리 복구가 되고 폭염이든 집중호우든 어르신들이 계시는 마을이 좀 더 안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경북 포항에서도 마찬가지로 재난에 대해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는데 규모 5.4의 지진을 계기로 전국 유일의 3곳의 다목적재난대피시설을 갖추고 비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포항시 안전총괄과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시에서는 비상시에 재난이 발생하면 대피시설로 430여 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함께 비상근무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폭염의 경우도 경로당 633개소의 무더위 쉼터 운영하고 있다. 다만 태풍 피해 복구가 늦어지는 것은 예산확보와 행정 절차에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리는 점은 있다. 하지만 재난 시 현장에서의 발 빠른 대처와 사전 대비로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2

설총로에 핀 능소화

경산시 자인면에 능소화가 만발했다. 장마가 시작되면 후두둑 떨어질까 봐 그전에 찾아갔다. 낡은 적산 가옥의 벽을 구불구불 타고 올라 여름을 화려하게 밝혀주던 능소화를 보러 사진에 진심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밑동을 잘라버렸고, 아직도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다. ‘능소화 테러’로 그림 같은 풍경을 잃었던 ‘자인 능소화 적산 가옥’에 새로운 능소화가 피었다. 경산시는 수령이 30년 정도 된 비슷한 크기의 능소화나무를 구해 지난해 4월 적산 가옥 앞에 옮겨 심었는데 다행히 올해도 풍성한 꽃을 피웠다. 2010년쯤 사진 동호인 사이에서 출사지로 유명했던 이 적산 가옥은 2018년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다.하지만 2022년 초 누군가가 능소화나무 밑동을 잘라내 나무가 말라 죽었다. 당시 집주인은 그해 5월쯤 나무가 절단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정확한 범행 시기를 특정할 수 없어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후 경산시는 지역 묘목단지에서 수령이 30년 정도 된 비슷한 크기의 나무를 구해 지난해 옮겨 심었다. 기존 나무줄기는 새 나무가 지지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뒀다.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애쓴 경산시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내비게이션에 자인면 설총로 941이라고 찍고 찾아갔다.가다 보니 ‘일연로’도 보이고, 근처에 ‘원효로’도 있었다. 하필 왜 설총로일까 동행한 역사 교사에게 물으니 설총이 경산 출신이라고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원효와 일연도 같은 경산 출신이라 경산시는 이들을 3명의 성현, 삼성현의 고장이라 부른다. 설총의 아버지는 원효대사이다. 어머니는 태종 무열왕의 딸 요석공주이다.삼국유사에 의하면 원효가 해골물을 먹고 당나라 유학을 포기한 뒤에 노래를 지어 불법을 전했는데 갑자기 그가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줄 것인가 내가 하늘을 받치는 기둥을 지을 텐데”라는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고 한다. 아무도 원효가 부르는 노래의 의미를 알지 못하던 중, 태종 무열왕이 이를 듣고서는 “원효가 자기한테 여자를 주면 뛰어난 현자를 낳게 하겠다라는 거로구나”라고 하고선 원효를 자신의 과부 된 딸인 요석공주와 맺어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왜 원효의 아들인데 설총이지 했더니 원효는 법명이고 본명은 ‘설서당’이다.흔히 문자 이두를 만든 사람이 오랫동안 설총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문학자들의 연구로는 이미 설총 이전부터 우리 말을 한자로 표기하는 이두나 향찰식의 표기가 있었다고 하며, 돌에 새긴 금석문을 통해 설총 시대 이전에도 정통 중국식 한문이 아닌 이두식 문장을 쓴 정황이 발견되고 있다. 설총은 한글 이전 고대 한국어의 표기법인 이두를 집대성했으며 신라에 유교를 확립시킨 뛰어난 유학자였다.설총로 능소화 앞에 섰다. 담장에 능소화 그림을 보태서 사진 찍기에 더 좋은 장소였다. 우리 앞에 어르신을 모시고 온 일행들이 꽃 아래에 서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누가 또 시기해 망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부산의 태종대에 수국으로 유명한 분홍집의 수국도 누군가에 의해 올해 꽃이 거의 못 폈다.꽃 한그루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 찍느라 수런거린다. 조용하던 골목이 수런거리는 게 못마땅한 누군가가 몇십 년 한자리에서 향기를 풍기던 꽃에게 해코지를 하고 말았다. 다행히 경산시의 노력은 2~3년만 지나면 능소화의 예전 모습을 찾을 것이다. 더 이상 전국의 꽃자리가 테러의 위협에 사라지지 않길 바라며 능소화 아래서 인증샷을 한껏 찍었다. 돌아오는 길, 먼 산에 뿌옇게 비구름이 몰려왔다. 밤새 능소화 꽃잎이 떨어질 것이다. 내일 아침엔 떨어진 자리도 아름다울 것이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2

역사학자 정진영이 들려준 ‘양반과 선비 이야기’

안동은 양반의 도시다. 그리고 선비의 도시이기도 하다. 자칭 타칭 그러하다. 타지에 나가서 안동에서 왔다고 하면 “양반의 도시에서 오셨군요”한다. 안동에서 어느 문중 몇 대 손을 묻는 인사는 예사로운 일이다. 지금도 도산서원에서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한 도산별과가 매년 열리고 있다. 갓 쓴 이들이 모여 발표된 시제에 맞게 한시를 적는 모습을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이런 양반의 도시에서 양반을 가장 잘 아는 역사학자가 ‘조선시대 양반과 선비: 삶 그리고 이상’ 1, 2권을 내놓았다. 안동대 사학과 교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을 역임한 정진영 작가의 신간이다. 지식인으로, 생활인으로 유학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양반과 선비의 삶을 통해 조선시대를 이야기한다.양반과 선비를 다룬다고 하여 구태의연하지 않다. 그간 조선시대 민중운동사와 향촌사회사, 경제사, 생활사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둔 작가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선시대 지배층인 양반과 선비를 중심으로 민중의 삶을 함께 다루고 있는 것이다.정진영 작가는 “젊은 세대에게 양반과 선비는 고리타분하고 까마득한 옛 봉건제의 유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다. 박제되거나 공허한 제도나 사상을 나열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삶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삶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역사 앞에 좀 더 겸손해지게 될 것이다. 역사에 대한 무관심은 역사와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했다.특히, 조선시대 연구자들의 연구 입문서이자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사로잡는 대중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발간 40여 일만에 2쇄가 나왔다. 정진영 작가는 50여 년 동안 일기와 시문, 편지, 제문, 고문서 자료인 호구단자와 분제기, 과거 시험지, 노비 문서, 문집, 상소 등 조선시대 고문서와 문집류 등을 조사·발굴해 조선시대 양반과 선비의 일상의 삶을 통해 역사적 실증성을 확보하고 행간의 기록을 채워 넣어 서사를 완성했다. 그래서일까, 가독성이 높은 역사서다.‘역사텃밭’ 텃밭지기로 역사의 텃밭과 마음의 텃밭을 열심히 가꾸며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는 70여 년 삶을 버무린 이 책을 ‘학문적 자서전’으로 부르고 싶다고 했다. ‘역사’로 썼으나 개별적 삶과 이상이 모여 역사가 되듯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2

대구를 시원하게 물들인 ‘수제맥주페스티벌’

지난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2024 대구수제맥주페스티벌’이 열렸다. 축제 장소는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으로, 맥주와 어울리는 아름다운 수변경관과 푸른 잔디밭이 함께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평일인 14일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인 15, 16일은 오후 2시부터 진행되었고, 축제 마지막날은 1시간 이른 오후 9시에 행사를 종료하였다. 이번 수제맥주페스티벌은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더위로 지친 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행사가 되었다. 맥주는 수제맥주부터 수입맥주까지 국내외 120여 종의 맥주가 준비되었고,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 각종 공예품과 액세서리와 생필품까지 즐길 수 있는 플리마켓도 열려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축제 현장에 어린 아이를 포함한 가족단위로 찾는 방문객들도 많았다.행사장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술 마시기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축제에서 달라진 점은 차양막이 생긴 것이다. 낮동안의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어 시원한 그늘에서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문에 더위 때문에 저녁에만 참여하던 방문객들도 낮부터 시원하게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했다.주류를 구매하기 전에는 성인인증이 필수이다. 때문에 신분증이 꼭 필요하다. 맥주를 포함한 모든 음식은 카드로만 결제 가능하니, 카드도 필요하다. 혹여나 현금만 들고 온 방문객들을 위해 안내부스에서는 현금과 바꿔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였다.많은 좌석이 마련되어 있으나 워낙 방문객이 많아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하지만 행사장 곳곳에 여유공간에서 돗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기에 자리를 미처 잡지 못한 방문객도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넓게 자리를 펼쳐 일행들과 둘러앉아 맥주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이또한 행복한 시간이다. 돗자리는 안내부스에서도 판매하여 챙겨오지 못한 방문객들도 자리잡는 것이 가능했다.지난해와 같이 이번에도 외국인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시민기자가 방문한 15일에는 영국 출신 보컬이 소속된 펜타소닉(Pentasonic) 밴드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이들은 외국인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익숙한 팝송 공연을 선사하여 모두가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공연 중 내리는 비는 오히려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여 더 신나게 즐기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축제에는 다양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수제맥주뿐만 아니라 떡볶이, 만두, 김밥, 튀김 등의 분식과 팟타이, 케밥, 피자 등의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메뉴, 족발, 편육, 핫도그, 꼬치, 소시지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메뉴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었다. 한자리에서 다양한 맥주와 먹거리, 공연까지 볼 수 있어 지역주민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방문객들이 몰렸다.축제에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주차문제이다. 주변에 행정복지센터 주차장과 공영주차장, 도로변 주차 가능 구간이 있었으나 워낙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 주차에 어려움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을 대비하여 주차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내년에 열릴 축제에 개선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7

초여름, 경주 기림사 산책 어때요?

차를 세우고 느린 걸음으로 5분 여 올라가자 절 입구에 이르렀다. 공간이 좁아보일만치 거대한 사천왕들이 지키고 서 있다. 안쪽에선 활짝핀 수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파란색을 띄었다 싶으면 붉을 색을 내보이고 수국은 언제나 뿌리 내린 땅에 맞춰 최대치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어느 해부터인가 수국의 계절이 오면 기림사를 찾았다. 요즘은 유행처럼 대단지 꽃밭을 조성해 꽃구경 나설 곳이 많아졌다. 그에 비해 기림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국이 아름답기로 알려져 있다. 주먹밥처럼 둥글게 모양 지어 핀 수국들은 너무 거창해 절 풍경을 거스르지 않되 존재감을 드러낼 만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수국이 줄지어 나란히 피어있는 종무소엔 귀여운 강아지가 그려진 벽화가 있다. 통상 십우도가 그려진 것에 비해 이색적이다. 곱게 핀 꽃들을 보며 대적광전에 이르렀다.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이다. 내부엔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이 온화한 미소로 자리잡고 있다. 가운데 비로자나불을 두고 왼쪽에 노사나불, 오른쪽은 석가모니불이 위치해 있다.화려한 단청을 하지 않아서일까 세밀하게 만들어진 꽃창살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대적광전에서는 조선 후기의 대표전인 불전 양식을 볼 수 있다. 선덕여왕 12년에 지어져 이후 1786년 6차 중창까지 여섯 차례 고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기림사는 신라시대 인도에서 온 승려 광유가 세운 사찰로 임정사라 불렸다. 이후 원효 대사가 중창하여 머물면서 기림사가 되었다. 석가모니가 머무른 기원정사 숲이 기림이라고 하며 그로부터 이름이 지어졌다 한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전략적 요충지로 의병과 승병의 군사지휘소로 사용되었다.천왕문을 지나 대적광전, 약사전, 응진전, 진남루, 관음전, 삼천불전, 삼성각, 명부전, 매월당 김시습 영당, 성보박물관으로 이어진다. 현재 보물 5건, 시유형문화재 2건, 문화재자료 3건을 보유하고 있다.보물 415호 건칠보살좌상과 불상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사경을 포함한 유물들은 기림사 박물관인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월요일은 휴무다.기림사에서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오정수다. 입구에 적힌 바로는 차를 달이는 다섯 가지 물이라고 한다.기골이 장대해진다는 중방 장군수, 까마귀가 쪼아 판 샘인 동방 오탁수, 마시면 눈이 맑아진다는 남방 명안수, 폐의 기운을 다스려 마시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화정수, 차수 중 제일로 꼽힌다는 북방 감로수다. 방문 당시 중방 장군수와 서방 화정수만이 사용 가능한 상태였다. 화정수는 화정당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설명을 읽던 관광객이 바로 바가지에 물을 받아 들이켰다. 효과가 궁금하다.박물관을 끝으로 담백하지만 힘이 넘치는 건물들, 보면 볼수록 찬찬히 볼수록 더 아름다운 정원을 뒤로하고 내리막길을 조심히 내려왔다.다음 계절을 기약하며 기림사에서의 산책은 여기에서 마친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7

등푸른막회 맛있는 영일대북부시장

지친 삶을 다독이고자 여행을 떠나면 힐링을 위한 고민거리 중 하나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이다. 열심히 검색 해 미리 정해놓고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지역을 여행하며 큰 관공서 주변이나 지역 특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재래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검색 창에 뜨지 않은 오랜 전통을 잇는 맛집을 발견하는 의외의 즐거움도 챙길 수 있다.우리지역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죽도시장도 전국에서 몰려든 여행객으로 늘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포항에는 죽도시장 말고도 많은 재래시장이 있다.그 중, 다른 시장이 아케이드 공사와 함께 끊임없이 현대화로 변모하는 동안 유일하게 재래시장의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이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포항 어시장의 본토였던 영일대북부시장이다. 지역적으로 바다가 인접하여 청정해역에서 갓 잡은 싱싱한 자연산 생선과 포항 명물인 물회, 등푸른막회로 유명하다.그러나 이 재래시장은 적산가옥과 무허가 건물이 너무 많아 발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흔한 아케이드 공사조차 힘든 상황이라 시장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보니 존폐위기마저 감돈다. 시장 상인들이 이성관 상가번영회장을 중심으로 마음을 모았다. 시장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옛 모습을 잃어버린 다른 시장과 달리 전통적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이 시장만의 특성인 옛 재래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내고 있다. 시장 골목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등푸른막회와 물회 등 옛 맛 그대로의 먹을거리, 젊은 감성 영입, 올망졸망 재미있고 단정한 시장 골목, 무엇보다 ‘청결’과 ‘친절’을 최우선하는 시장을 만들어 보자며 상인들이 하나가 되었다.그 일환으로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볼수록 매력에 빠지는 영일대북부시장’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영일대북부시장 야시장 프리마켓’이라는 첫 행사를 열었다. 등푸른막회 시식회 등 다양한 체험으로 시장 홍보를 위한 행사에 정성 쏟으며 힘을 모았다.우리지역 전통시장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던 행사였고 다소의 우려 속에서도 많은 호응이 있었다. 지난 22일은 우천으로 행사가 축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호응도가 좋아 자신감이 생겼다는 번영회 회장은 올 가을에도 행사를 계획하겠다고 했다. 주차장이 없어 가까이 있는 좋은선린요양병원과 주차협약을 했다. 이성관 상가번영회장은 시장 내에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는 적산가옥 35여 채를 국가유산 등재를 위해서도 노력중이라고 했다. 오래되어 낡은 옛 것을 허물고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새로 단장하는 것만큼이나 옛 것 그대로 소중히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영일대북부시장 상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해 옛 정취 그대로의 재래시장이 올망졸망 깔끔하게 정리되면 죽도시장과는 또 다른 전통시장 분위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타지에서 우리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고 더불어 포항의 이미지도 제고(提高) 될 것이다.‘영일대북부시장 야시장 프리마켓’ 행사가 횟수를 더할수록 명물 행사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지역민은 물론 우리지역을 찾는 많은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영일대북부시장이 되기를 포항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마음모아 응원해 본다./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7

수년째 지지부진… 원형복원 시급한 태백산 사고와 각화사

태백산 사고지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5대 사고지 중 한 곳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 기록을 오대산·마니산·적상산·춘추관·태백산에 각각 사고를 지어 보관했다.봉화 태백산 사고 건물은 화재로 소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원형 복원을 추진 중이나 수년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조선왕조실록’은 춘추관, 성주, 전주, 충주사고 4곳에 나눠 보관했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만 남고 모두 소실됐다. 임진왜란 이후 복본해 더 안전한 춘추관, 마니산, 태백산, 묘향산, 오대산 등 깊은 산중 5대 사고에 보관하게 된다.태백산 사고는 1606년(선조 36년) 봉화군 춘양면 석현리 태백산 절집 뒤쪽 원시림에 가까운 숲에 자리했다. 이정표 하나 없는 가파른 산길 너머에 태백산 사고터가 있다.좌측에 ‘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실록각이 있었고, 왕실 족보를 보관하던 선원보각은 오른쪽에 있었으며, 포쇄각 근천관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경 태백산 사고의 서책들은 총독부로 옮겨졌다. 이후 1930년경 서울 규장각으로 옮겨졌으며, 1985년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에 옮겨져 보존되고 있다. 사고 건물은 1940년경 소실되고 현재는 사고지만 존재한다.사고본은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고, 1997년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보존 가치가 높은 세계적 보물이다.봉화 태백산 사고의 수호 사찰은 각화사였으며, 따라서 수호총섭도 각화사의 주지가 맡았다. 수호 사찰로 지정돼 800여 명의 스님이 수도하였던 국내 3대 사찰의 한곳으로 대사찰이었다. 울창한 산림 속 각화사는 선승들이 수행하는 수도 사찰이다. 위압감이 들 정도의 석축은 큰 바윗돌을 정교하게 쌓아 올렸고, 미움도 고움도 다 벗어두고 번뇌를 떨치고 밟아야 하는 중앙으로 오르는 계단. 30여 계단을 오르면 달 그림자 드리우는 누각이란 뜻을 가진 월영루의 일주문이다. 그곳을 지나면 삼층석탑이 있는 요사체 뜨락. 내쉬는 숨소리조차도 부담스러운데 이따금 들리는 산새 소리는 청아하다.우측으로 대나무 울타리로 경계를 지은 태백선원과 고려시대 삼층석탑이 있으며, 정면으로 팔작지붕의 대웅전과 멀리 산운각이 보인다. 태백선원의 대나무 울타리에는 ‘묵언’이라는 두 글자에서 오는 무거운 침묵의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각화사는 태백산 남쪽에 위치하며 686년 신라의 원효대사가 춘양면 서동리 남화사를 옮겨 창건했다. 1606년(선조 39년)에 각화사 위쪽에 태백산 사고지를 설치, 수호 사찰로 지정되면서 800여 명의 스님이 수도했다고 한다.각화사는 인근에 각화사 귀부, 부도, 김노경 공덕비가 있다. 귀부는 경북유형문화재 제189호다. 고려 초기 김심언이 지은 통진대사비를 비좌했다고 전한다.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고려 초기의 걸작으로 평가된다.‘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는 존치하거나 복원되었으나 유일하게 봉화 태백산 사고만이 복원되지 않고 시간이 흐르고 있다. 태백산 사고가 하루빨리 복원되기를 기다려본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포항,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포항에 강의가 있어 오는 지인이 있다며 2박 3일 일정 중에 첫 하루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스페이스 워크, 곤륜산, 이가리 닻 전망대, 호미곶,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영일대, 포항 운하 갈 곳은 많았다. 이곳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한 번쯤 다녀간 곳일 것이다. 아름다운 포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려고 며칠 고민했다. 포항에 도착하는 사람과 떠나려는 이들로 늘 붐비는 기차역에 20분 미리 가 주차하고 기다렸다. 다행히 연착 없이 정각에 도착한 손님들을 태우고 감포 송대말등대로 향했다. 우리나라에 한옥 기와를 얹은 등대가 또 있을까 싶어 시간이 다소 빡빡해도 보여드리기로 했다.등대 주변 동네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 그 앞을 거니는 노부부에게 등대로 가는 길을 물으니 환하게 웃으며 알려주셨다. 감포항의 역사를 미디어아트로 보여주는 기념관에서 사진도 찍으며 웃음이 넘쳤다. 감포에서 구룡포로 구불거리며 오는 바닷길에 또 돌고래 소리 같은 감탄사에 다 같이 또 웃었다. 그러다 어느 풀빌라에 메어 둔 긴 그네에 올라 푸른 바다 배경으로 인스타에 어울리는 인생샷도 찍었다.저녁은 구룡포 전복죽과 해삼무침이었다. 은근한 전복죽은 구불거린 해안선의 울렁거림을 가라앉히는 맛이었고, 새콤달콤하게 무쳐 김을 방석 삼아 데코레이션한 해삼무침엔 홍삼이 더 많아 주인장의 인심을 느꼈다. 우연히 찾아간 가게 주인이 오래전 학부모라 또 깜짝 놀라며 포항이 넓고도 좁구나 싶었다. 호로록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호미곶 상생의 손을 거쳐 십만 평 펼쳐진 메밀밭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는 손님들에게 머리에 챙 넓은 모자를, 목에는 샤랄라 진분홍 스카프를, 손엔 해바라기와 수국을, 진홍색의 우산까지 들려서 메밀밭 사이를 거닐었다. 호미곶의 파란 하늘에 새 날개깃을 닮은 구름이 뒷배경으로 화가의 솜씨로 그려놓은 듯해 완벽한 풍경이었다. 바람도 솔솔 불어 스카프를 날렸다. 이런 소품까지 준비하다니 놀라워하면서 또 소품을 마음껏 활용해주었다.하지 무렵이라 해가 길어 얼마나 다행인지, 아직도 해는 지지 않았다. 동해에서 바다의 일몰을 보여주겠다고 하니 그게 가능하냐며 따라나섰다. 구만리를 지나 연오랑세오녀 기념관까지 바닷가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저녁노을을 볼 수 있다. 호랑이 꼬리 모양의 호미곶 안에 바다가 들어와 영일만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해가 똑 떨어지기 전 발산리에 도착하려고 우린 또 달렸다.발산리에는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우리 일행은 동네 맨 끝으로 가서 차를 세웠다. 사람들이 잘 몰라 조용할 거라고 갔더니 낚시꾼 몇이 먼저 와 있었다. 얼른 마지막 남은 해의 그림자를 찍었다. 구름과 햇살의 콜라보, 와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옆에 낚시꾼들이 있건 말건 온갖 폼잡으며 꺄르르거렸다.그러고는 준비해간 피크닉 바구니를 꺼냈다. 저기 해파랑길 15코스에 앉아 차를 마시기로 했다. 자리를 펴려니 물고기를 잡던 낚시꾼이 모기 많을 텐데 하며 걱정해 주었다. 모기도 우리의 만찬을 막을 수 없었다. 맛집에서 맞춰온 바스크치즈케익, 얼음 가득 넣어 내려온 커피는 받침까지 있는 우아한 꽃무늬 잔에 따랐다. 체리, 블루베리, 딱 이맘때만 나오는 오디까지 펼쳐놓고 우리의 만남을 축하하며 케익을 잘랐다.노을 지던 하늘이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았다. 분위기에 취해 찰팍찰팍 발산리 파도 소리에 맞춰 정지용의 시를 읊는 지인, 메밀밭에서 잊어버리고 못 날린 비눗방울을 어슴푸레한 하늘로 날려 보내는 친구,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기회발전특구에 거는 기대

지난 20일 경북 포항은 구미, 상주, 안동과 함께 기회발전특구에 최종 지정되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전지보국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가운데 포항의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와 영일만 산업단지의 이차전지특구가 기회발전특구에 새롭게 지정됨으써 앞으로의 신산업을 이끌어가는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동반성장이 가능하게 되어 시민들도 기대감이 크다.기회발전특구는 정부의 지방시대 4대 특구(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 중 하나로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지역의 소멸위기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존의 정책들과 다르게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설계·운영하고, 중앙정부는 세제와 규제 특례와 지역 인프라 개선, 지역 자원 제공,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며 4대 특구들과도 연계되어 추진되고 있는 제도이다.포항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선제적으로 이차전지 산업을 육성했다. 이번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인해 2030년이면 양극재 생산 100만t, 총매출 100조원, 고용인원 1만5000명의 세계적인 이차전지 메가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또 타 도시에 비해 포스텍과 포스코그룹이 있는 포항은 산업·RD·인력과 교통 등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교육발전특구 지정으로 우수 인력의 공급 또한 가능해 기업과 도시가 서로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장점도 가지고 있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크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7조7680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차전지 원료-소재-리사이클링 분야에서도 대·중소기업 협력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앞으로의 포항의 미래 산업에 밝은 빛이 켜진 건 분명하다.기회발전특구처럼 갈수록 인구소멸과 고령화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볼 수 있다. 그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강원도 원주시를 들 수 있다. 활발한 투자유치로 제약과 바이오, 의료기기 분야의 기업 유치로 지역인재의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에 크게 효과를 내고 있다. 해외사례를 보면 독일을 들 수 있다. 독일의 드레스덴은 구동독의 초소형전자공학의 중심지였으나 통일 후 국유기업 해체로 와해 되었다. 그 후에 주 정부의 노력으로 글로벌 반도체 칩 개발과 생산의 중심지로 발돋움해 유럽 내 50%의 생산을 담당하는 가장 큰 반도체 생산기지가 되었다. 이는 기존 산업에서 신규 먹거리 육성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에서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 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활발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포항에서도 기회발전특구를 계기로 세계 제1의 양극재 생산의 메카로 도약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투자기업의 지역 융화, 일자리와 지방세, 환경 조성 등 꾸준한 사후관리도 중요하다.포항 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A(54)씨는 “최근에 영일만 산단이 직장이 되면서 타지에서 포항으로 이사 오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 직장과 가까우면서 주변의 학교, 상권 등 동시에 문의가 많다. 이번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포항이 재도약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포항 시민 최모(60) 씨는 “철강산업 이후로 다시 포항경제가 활성화되면 많은 혜택이 따라올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2024 대구 꽃박람회’ 화려한 꽃의 향연

지난 6월 7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2024 대구 꽃박람회’가 열렸다. 꽃과 식물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향긋한 향기를 뽐내는 이번 행사는 ‘자연과의 조화, 꽃의 향기’를 주제로 관람객들을 반겼다. 자연 속의 조화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조화를 표현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더 많아진 체험 거리로 방문객들의 만족을 끌어냈다.전시관에는 각종 테마의 꽃과 정원을 전시하여 다양한 포토존에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많았고, 특색있는 식물과 희귀한 꽃을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대구 지역에서 재배된 특산 꽃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구 화훼 특산품 전시관’이 마련되어 지역 농업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시간이 되었다.체험 부스에는 화관 만들기, 꽃 책갈피 만들기 등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거나 선물할 수 있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사)꽃차문화진흥협회에서 진행하는 무료 꽃차 시음회에서는 꽃차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꽃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향긋한 꽃차를 마시는 행복한 시간까지 제공해 주었다.판매 부스에서는 다양한 꽃과 식물, 가드닝 용품을 판매하였고, 그 밖에도 관련 서적과 도구를 판매하여 꽃을 가꾸고자하는 관람객들에게 한 곳에서 다양한 식물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곳곳에 마련된 무대와 공연장에서는 노래와 연극 등 라이브 문화 공연도 진행되었고, 꽃을 주제로 한 의상 패션쇼와 플라워쇼도 진행되어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특별히 이번 꽃박람회에서는 제9회 대구생활화훼디자인 경진대회도 열렸다. 참가자들은 긴장하면서도 대회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경진대회 후 바로 시상식과 작품전시까지 이어졌다. 세미나나 워크숍에서는 원예 및 조경 전문가들의 강연과 직접 꽃꽂이 및 생활 원예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체험이 마련되었다.꽃박람회는 매년 열리는 행사로 올해 15회째 열리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진행하였고, 사전 예매를 하지 못한 관람객들을 위해 현장 발권도 진행하였다. 사전 예매 시에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년 꽃박람회도 사전 예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꽃박람회 관련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lowerdaegu.kr/에서 박람회 관련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이번 꽃박람회는 지난해보다 다양한 체험 거리로 5만여 명의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다. 꽃박람회를 감상한 한 관람객은 “매년 꽃박람회를 찾아오는데, 작년에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올해는 사진 찍을 곳도 많고 관람객들도 질서정연하여 어수선하지 않고 다양한 체험거리도 있어서 여자친구와 만족스러운 데이트를 즐기고 간다”며 만족감을 표했다.긴 시간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속에서만 답답하게 있던 우리의 코가 이번 꽃박람회를 통해 향긋한 꽃내음을 느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코로나로 우리 모두가 어려웠던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을 이겨냈던 것처럼 우리네 일상이 꽃길만 걸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0

여름밤 달그림자와 만나는 월영교

낮 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도는 요즘 날씨다. 일찍 온 더위, 건강 관리에 더욱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실내운동이 힘든 경우에는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는 가급적 운동을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해진 후 저녁 시간에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안동시내와 접근성이 높은 안동댐 월영교(月映橋)에는 더위를 피해 저녁 산책을 하는 많은 시민들로 붐빈다.월영교는 안동시 상아동 물문화관 쪽과 성곡동 안동민속촌 쪽을 잇는 나무 다리로, 지난 2003년 개통됐다. 길이 387m에 폭 3.6m의 인도교로, 한때 나무가 부식되어 통행이 금지되었다가 2008년 다시 개통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교로 어느덧 안동시내 관광지 랜드마크가 되었다.지금처럼 날씨가 좋은 때에는 하루 4회에 걸쳐 분수를 가동해 더위를 식혀주는데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9월에는 낮 12시, 오후 2시·4시·6시·8시 총 5회에 걸쳐 10분간 분수를 가동해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특히 월영교는 원이엄마의 사연을 모티브로 만들어져 그 의미를 더한다. 조선 중기 분묘에서, 먼저 간 남편을 그리워한 원이엄마가 남편 이응태를 그리며 쓴 절절한 편지와 함께 이응태의 미라가 발견된 것이다. 또한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지은 원이엄마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며 월영교는 미투리의 형상을 모티브로 삼아 제작됐다고 한다.월영교 가운데 자리한 월영정에서 시민들은 더위를 식히고 고아한 풍경에 넋을 잃기도 한다. 민속촌의 까마득하고 어두운 풍경과 월영교의 빛이 만나 아름다운 야경을 이루고 다리 아래로는 반달 모양의 문보트가 흐른다. 다리의 시작과 끝을 왕복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에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하기 좋은 코스이다.강에 비친 월영교는 형형색색 아롱거려 운치를 더한다. 여름밤, 안동의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하는 달그림자 풍경을 넘치도록 감상할 수 있는 월영교 산책을 권하고 싶다./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0

꿈나무들에게 지구온난화를 인식시키다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마지막 강이 더렵혀진 후에야/ 마지막 남은 물고기가 잡힌 후에야/ 그대들은 깨닫게 되리라/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이 시는 크리족 인디언의 추장이었던 시애틀의 마지막 전언이다. 자연 생태계의 자정 능력은 인간들의 욕심 앞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태풍, 가뭄, 지진, 해일 같은 다양한 재난들이 이상기후로 인한 것이란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이산화탄소인 온실가스이며 온실가스의 발생 원인은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는 인간에게 있다.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녹아들면 해양산성화로 인해 해양 생물들이 멸종하고 결국 육상 생물도 멸종 될 수 있다. 인류가 지구온난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지구 환경은 복구되기 힘들 정도로 파괴될 것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경고이다.서용운(계명대학교 창업대학원 겸임교수) 교수가 운영하는 주)소셜에듀텍코리아는 포항시 탄소중립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초등학교 3~6년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및 ESG 청소년 리더스 클럽’을 발족시켰다. 연간 교육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여 ESG와 지구온난화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포스텍에 있는 관련 회사 견학과 포항시 지역에서 관련 캠페인을 하고 과학 활동도 하며 ESG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인식하고 고민하며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리더스 클럽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며 인원은 30명으로 한 달에 한 번 토요일마다 미팅을 한다. 이 교육의 핵심 모토는 ‘We care budding scientist’로서 꿈나무과학자들을 배출하는 것이다. ESG란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로 기업의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의미한다.ESG 청소년 리더스 클럽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환경 변화 교육을 말로 하지 않는다. 서용운 대표가 해외직구로 직접 구매한 지구온난화 돔 키트(Dome-Kit)를 이용해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하는 과학적 교육을 제공한다. 올여름부터는 소셜에듀텍코리아의 이름으로 한국적 상황에 맞게끔 OEM 방식으로 제작된 돔 키트로 지구온난화의 상황을 실험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교육을 한다.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자연생태계의 문제를 인식하여 이를 해결하고자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올해는 경주시에서도 반응이 좋아 경주시청 아동청소년과의 지원을 받아 중학생을 대상으로 ‘경주시 ESG 청소년 리더스 클럽’이 발족 되었다. 인원은 30명이며 온난화의 이해와 돔 키트를 사용한 해수면 상승 교육 등 프로세스는 비슷하나 난이도를 조금 높였다. 학교마다 반응이 좋아 경북지역으로 확장 계획이며 대구광역시 교육청과 울산광역시도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포항대흥초등학교 추은엽 교장은 2년째 학생 회장단을 ESG 청소년 리더스 클럽에 적극적으로 보내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상황을 리더들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하였다. 서용운 대표는 이런 교육자가 포항에 계시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클럽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지구온난화를 인식하고 고민하는 꿈나무들이 크든 작든 아파하는 지구를 살리는 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 지역에 이렇게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느껴진다./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0

AI시대 더 중요해진 ‘문해력’ 그리고 ‘독서’

문해력 논란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미디어 폴랫폼과 AI시대인 지금은 난독과 오독으로 인해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버스나 대중교통은 물론 음식점 등에서 오로지 스마트폰 만을 손에 쥔 채 집중하는 모습은 흔한 모습이다.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학생들은 긴 문장을 읽기 힘들어하고 드라마나 영화 한 편보다도 최근에는 숏폼 영상을 선호한다. 학교에서도 아날로그 책 대신 태블릿 PC라는 교과서의 등장과 유튜브로도 책을 읽는 시대인 지금,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독서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성인들도 마찬가지다.2021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3차 성인문해능력조사’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수준1’(초등 1~2학년) 인구는 200만1428명(4.5%)이나 됐다.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셈하기는 가능하지만 활용이 미흡한 ‘수준2’(초등3~6학년)도 185만5661명(4.2%)이었다. 전체 성인의 8.7%가 단어의 뜻과 맥락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먼저 심심한 사과, 금일, 고지식, 익일, 모집인원 0명 등등의 어휘들은 고급 단위가 아님에도 일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독의 현상을 보여준다. 심심한 사과라는 말은 뉴스나 언론에서 종종 접하는 말로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루한 사과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금일도 금요일로 이해를 하고 고지식(固知識)은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인데 고(高)지식으로 알고 있기도 하다. 경북의 한 학교에서 스승의 날 어느 중학생이 선생님께 쓴 편지글에서 “선생님,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고지식 하세요”라고 적었다. 순간 선생님이 당황했지만 다시 보니 학생이 고지식을 높은 지식으로 잘못 알고 있음을 알았다. 대구의 한 대학교에서는 대학생들이 교재나 참고 자료를 제대로 읽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걸 보고 대입 면접에서 짧은 지문을 주고 그 지문이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정리하게 하고 면접관이 몇 가지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도입한 경우도 있다.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는 능력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역량을 포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다시 강조되는 게 독서다. 하지만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이 어렵지도 않다. 그러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는 책의 장면을 큰 소리로 읽어주어야 한다. 직접 책 속에 들어가 상황을 살피고 책 속 단어와 소리 사이 교묘하게 얽힌 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며 천천히 가는 독서를 하게 한다. 성인이라도 자신의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문장을 소리내어 낭독해 보는 것이다. 또 필사 같은 손 글씨를 써 보는 것도 문해력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된다. AI시대, 디지털 폴랫폼과 기기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언어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중요한 것은 복합 문해력를 키워주는 독서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8

조용해서 서러운 죽장 산남의진 무명 3의사 추모제

제69회 현충일을 맞아 지난 6일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1467-3번지에 있는 ‘산남의진 항일순국 무명삼의사총’에서 ‘산남의진 무명 3의사 추모제’가 숙연하면서도 조용하게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사)최세윤의병대장기념사업회(이사장 이상준)가 주최하고 포항의 민간 단체인 일월충의회(회장 박승대)가 후원하는 행사인데, 2019년부터 매년 6월 6일에 상옥리 주민과 관심있는 사람들이 참여해 왔다. 올해는 특히 참여하는 숫자가 부쩍 줄어들었다.추모제가 개최된 이곳은 구한말 산남의진 제2대 의병대장 정환직이 체포되던 1907년 12월 12일, 호위무사로 끝까지 대장 곁에서 저항하다가 일본군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된, 이름을 알 수 없는 의병 3인의 합장 무덤이다. 돌보는 이 없이 버려진 듯 방치되어 있던 이 무덤을 윤광열, 박두수, 손용익 등 상옥리 주민들이 젊은 시절부터 돌보아 왔다.이날도 어김없이 윤광열, 박두수 등 어르신들이 참여하였다. 박두수 옹은 “여기 묻힌 사람들은 의병운동을 하다가 순국한 사람들이므로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고, 가족들이 누군지도 모른다. 젊은 시절부터 우리가 벌초를 하며 돌봐 왔으나, 이제 전부 나이가 들어 그조차 할 수 없는 처지다. 이분들의 희생이 없었던들 어찌 오늘날 우리가 있을 수 있겠는가. 호국의 달이 되어도 찾는 이도 없고, 점점 사람들로부터 관심이 멀어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애석해 했다.추모제를 주관한 (사)최세윤의병대장기념사업회 이상준 이사장은 “구한말 국운이 풍전등화와 같은 시기에 분연히 일어나 일제에 항거하며 고귀한 목숨을 초개같이 던진 최세윤 대장을 비롯한 산남의진 의병들의 그 위대하고 숭고한 의기를 기억해야 한다. 그때 활동한 의병 1000여 명 중 지금까지 이름 석자라도 밝혀진 분들은 517명 정도이고, 여기 있는 이 무덤의 주인공들처럼 아직 이름조차 찾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이 500위 정도 있다. 의병들의 무덤임이 밝혀졌는데도 안내판 하나 설치 못 한 현실이 부끄럽다. 해마다 제수 비용을 마련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일월충의회와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동참해 주신 상옥리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조용해서 참으로 서러운 추모제였다.해가 거듭될수록 고인(故人)도 늘어난다. 노약한 모습으로 추모제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연세 90에 들어선 이분들을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4-06-18

여름꽃이 피었습니다

사계절 중에 언제 꽃이 가장 많이 필까? 많은 사람이 벚꽃이나 진달래 피는 봄이라고 생각한다. 식물학자에게 질문했더니 봄이 아닌 여름이라고 했다. 우리 주위에도 많이 피지만 숲에는 여름에 온갖 꽃이 경쟁하다시피 핀다고 한다. 여름이 시작하면 꽃이 피고, 여름이 끝나면 지는 접시꽃이 포문을 열었다. 6월에 시작해 8월 하순까지 길게 동네 어귀를 밝힌다. 산딸나무는 원래 산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최근 가로수로 많이 쓰여 하얗게 거리를 장식한다. 하늘을 보며 활짝 미소 짓는 얼굴이다.6월 산에 오르면 별 같은 꽃이 달랑거리는 게 때죽나무다. 꽃잎이 다섯 개인 꽃은 아래를 향하고 있어서 나무 아래에서 꽃을 보면 꽃술을 쉽게 볼 수 있다. 바닥에 떨어지면 발밑이 온통 별밭이다. 도음산에 군락지가 있다. 약용 식물인 치자는 꽃 모양이 약간씩 다르다. 어떤 꽃은 장미와 비슷하고, 어떤 꽃은 재스민과 닮았다. 인동꽃은 처음에는 하얀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노란색으로 변하는 특이한 꽃이다. 진하지 않지만, 보랏빛을 내는 꽃 비비추, 벽을 타는 주황빛 능소화, 잎을 보면 팔손이처럼 생긴 아주까리의 꽃도 6월에 핀다. 포항에 군락지가 있는 모감주도 피는 중이다.봄에 유채꽃 가득하던 호미곶에 지금은 메밀꽃이 십만 평 가득하다. 평일 오전에 찾아가면 바람도 선선히 불어와 돌아보기 좋은 날씨일 뿐만 아니라, 찾는 이가 적어 너른 들이 온통 내 것인 듯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산책로 사이사이 납작하게 엎드린 갯메꽃이 연분홍 나팔을 힘껏 불며 피어났다. 한 귀퉁이에 해바라기가 키를 높이느라 6월 햇살을 즐긴다.6월은 수국 축제가 곳곳에서 열린다. 휴애리 여름 수국 축제, 유구 색동 수국정원 꽃축제, 공주 수국 축제, 울산 장생포 수국 축제, 부산 태종사 수국 축제, 해남, 태안 수국 축제, 신안군의 섬 수국 축제, 통영까지 가장 많은 곳에서 열리며 사랑받는 꽃이다.6월 축제 중에 눈이 제일 황홀한 것은 보랏빛 꽃축제이다. 동해 무릉별유천지에 라벤더 축제가 한창이라 찾아갔다. 6월 8~24일까지 열린다. 입구에 손님을 태우는 버스부터 보라색, 버스가 오가는 아스팔트에도 보라색 차선을 그렸다. 산책로의 담장도, 안내원 유니폼도, 파라솔 밑에 탁자도 온통 보라보라였다. 축제에 걸맞는 컨셉이다.돌을 채광하던 골짜기 5500평 규모에 만 그루 이상의 라벤더를 심어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들이 키오스크 앞으로 몰렸다. 손목에 보라색 팔찌를 받아 버스를 기다렸다. 입구에서 꽃밭까지 셔틀버스의 운행 간격이 짧아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해 축제의 진행이 매끄러웠다. 버블, 마술 등 지역 동아리 공연과 보라 콘서트도 열리고, 꽃밭에서 보물찾기도 했다. 보라색 꽃밭에서 열리는 요가 시연은 특이한 볼거리라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라벤더 사생대회와 플리마켓은 구경거리였고, 스카이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소리는 바라보는 이도 스릴 만점이었다. 알파인코스터, 루지, 집라인은 보라색 꽃밭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먹을거리와 곳곳에 놓인 쉼터와 파라솔 덕분에 만 보 이상 걷는 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전 9시 30분 운영 시작할 때 방문한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우리 일행이 관람을 마치고 나올 무렵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졌다. 운영진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이고, 찾는 이는 지루할 것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와 따가운 햇살을 대비해 우산을 들고 가면 여름꽃을 조금 더 즐거운 꽃구경을 할 수 있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8

잊히면 안 될 6·25 전쟁

거동이 불편하신 아흔둘의 아버님, 오장근 옹이 울산광역시에서 주관하는 현충일 추념식에 올해도 어김없이 참석하셨다. 작년까지도 훈장이 달린 제복을 챙겨 입으시고 당신 혼자 당당히 다녀오셨는데 올해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기 힘드시다. 세월이 더할수록 체중은 줄어 와이셔츠도 작은 사이즈로 새로 장만 해야만 했다. 선짓국을 유달리 싫어하시는 당신은 6·25 참전 학도병이시며 이후 장교로 복무하다 전역하셨다.1950년 8월 15일 광복절 행사로 운동장에 모인 까까머리 중학생들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묵념 끝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트럭에 올랐다. 그들은 총 쏘는 연습 한번 제대로 할 여가 없이 그렇게 학도병이 되어 총알이 빗발치는 급박한 전쟁터로 투입되었다. 부모님께 다녀온다는 인사도 할 겨를 없이 떠났던 그들은 귀한 목숨을 조국을 위해 바쳤다.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거행되는 현충일 추념식에 당신은 호국영웅에게 주어지는 제복에 무겁도록 훈장을 손수 달아 입으시곤 매년 참석하셨다. 현충일 추념식이 처음인 나는 호국영웅이신 당신이 추념식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에 맨 앞줄로 모시려니 손사래를 치시며 네 번째 줄에 앉으신다. 포항에서 오셨다는 같은 제복을 입으신 분은 더 뒷줄에 앉으신다. 연세가 아흔둘이시라는 그 분도 학도병이셨다. 앞줄 세 줄에는 국회의원, 시의원, 각종 단체장들이 앉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묵념하고 헌화하고 분향하고 시장을 비롯한 내빈들의 끝없는 추념사가 이어지고 현충일 노래를 제창하고 폐식이 있을 때까지 호국영웅의 제복을 입고 앉아계신 몇 안 되는 분들을 위해 할애되는 시간은 거짓말처럼 없었다. 일부 추념사에는 정쟁의 기운마저 느껴졌다. 내년에는 생존해 계시는 호국영웅이 몇 분이나 참석하실 수 있을는지….추념식을 마친 당신이 힘든 몸 이끄시고 더 가 볼 곳이 있다며 향하신 울주군 두동면 그 곳엔 ‘국가유공 4형제 전사자 합동 추모제’가 열리고 있었다. 네 아들이 나라 위해 전사했다는 비보를 들은 그들의 어머니는 목 놓아 울다 식음을 전폐하고 참척의 쓰라린 고통으로 6년을 식물인간으로 헤매다 가셨다고 했다. 누구를 위한 고통이며 누구를 위한 쓰린 아픔이런가. 나는 묵념을 길게 했다. 전쟁이 끝난 지 70여 년이 흘렀지만 당신은 여전히 선짓국과 불꽃놀이를 극도로 싫어하신다. 전쟁으로 생긴 트라우마는 아마도 당신 생전에는 치유가 힘들 듯하다. 전쟁은, 일으킨 사람은 절대 죽지 않는다. 희생은 언제나 그 권력 아래에 있는 백성들 몫이다. 이는 마치 진리 같다. 전쟁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것인지, 전쟁이 얼마나 삶을 피폐하게 하는지, 6·25 전쟁과 월남전을 겪었던 세대들은 떠나고 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만 남게 되면 역사는 돌고 돌아 또다시 전쟁을 일으킨다는 어느 역사가의 말이 생각난다.한 아이가 현수막을 보며 엄마에게 묻는다. “육점이오가 뭐예요?”.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던 6·25 전쟁은 시나브로 잊히고 있다. 온 국민이 하나 된 마음으로 ‘잘살아 보자’며 힘든 세월을 이겨낸 우리나라는 이제 1인당 국민 총소득인 GNI가 일본보다 앞서는 나라가 되었다. 이 땅에 더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보훈의 마음 담아 빌고 또 빌어본다./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3

도심 속 자연과 문화의 쉼터,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피크닉 장소이다. 이곳에는 넓게 트인 잔디밭과 시원한 나무그늘이 있어 무더운 여름에도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야외음악당이란 이름에 걸맞게 무대에서는 음악회, 연극, 무용 등의 다양한 공연이 열려 오랜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머무르도록 도와준다. 때문에 이곳은 친구들과의 놀이터, 가족들과의 나들이 장소,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 반려견과의 산책로 등의 다양햔 역할을 해낸다.도심 속에서 느끼기 힘든 자연과 수준 높은 공연까지 한 곳에서 느낄 수 있으니 대구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모이기도 한다.주말이나 휴일에는 많은 방문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전통 국악부터 현대 팝 음악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도 열리고, 인디 밴드와 지역 신인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야외 영화 상영도 자주 열려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하여 즐길 수 있다. 좋아하는 공연을 하는 날이면 좀 더 빨리 찾아가 자리를 맡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사랑하는 사람과 피크닉을 즐기러 왔다면 맛있는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예쁜 도시락을 가져와 함께 먹는 연인과 가족도 있고, 맛있는 배달음식과 음악을 즐기며 함께 먹는 친구들도 보인다. 혹여나 먹거리를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매점과 식당이 주변에 있어 그곳에서도 마음과 입을 즐거움으로 채울 수 있다. 음식을 즐기고 나온 쓰레기들은 되가져 가는 것을 권하고 있다. 혹여나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깨끗한 공원을 위해 공원 곳곳에 마련된 쓰레기통에 정리하도록 하자.두류공원은 피크닉 장소뿐만 아니라 산책이나 운동 장소로도 인기가 많다.두류여울길, 성당못두리길, 금봉숲길의 삼색산책로가 있어 색색의 다른 느낌을 받으며 산책 할 수 있다.걷는 것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공원 안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그곳에서 자전거를 빌려 탈 수도 있다. 때문에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두류공원에서 건강을 위해 운동하러 찾아온다.공연은 야외음악당뿐만 아니라 문화예술회관에서도 다양하게 열린다. 이곳에서는 그림이나 사진 등의 예술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공연 일정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공연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면 남은 시간 야외음악당에서 휴식을 취하고 공연을 보러 간다면 즐거움이 2배가 될 것이다.한편 야외음악당 이용에 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밤사이 야외음악당을 찾은 방문객들은 음식과 술을 즐기고 사용한 돗자리와 남은 음식물쓰레기 등을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음식물쓰레기의 악취와 깨진 술병 등은 공원 경관을 훼손하고 안전상의 문제까제 발생할 수 있다.많은 방문객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문객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에대한 관리와 단속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3

중들사랑 한마음 축제

지난 5월 25일 청송군 파천면 중평 동구 중평솔밭에서 제1회 중들사랑 한마음 축제가 열렸다. 개회식에 이어 대구 총무의 중평 동가 낭독 후 노래비 제막식이 있었다. 중들 찬가와 함께 어릴 때 불렀던 ‘물 맑고 산빛 고운 중들 벌판에’라고 시작되는 중평 동가 노래비는 중평의 강한 기개를 담은 거대하고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모두가 감동하여 우렁차게 환호하고 손뼉을 쳤다. 행사는 전국 각지에 나가 사는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모아서 작년 5월에 모임을 발족하여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었다.중평마을은 고려 충신 신숭겸의 후손인 평산 신 씨 종택이 있는 마을로 주민의 85% 이상이 신 씨가 차지한다. 예전에는 300가구가 넘는 큰 마을이었으나 모두 외지로 나가고 젊은 사람들이 줄면서 지금은 1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명절이나 휴가철에 옛집을 방문하여도 시간에 쫓겨 돌아가면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어릴 적 뛰어놀던 옛 마을에 대한 추억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사무치고 그리움도 늘어만 갔다. 출향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두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몇 년에 걸쳐 꾸준히 나왔다. 모임이 구성되면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고 자꾸만 규모가 줄어드는 마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그 결실로 2023년 7월 첫 발기인 모임을 시작하여 이번 제 1회 행사로 이어졌다.시어머님이신 덕천띠기도 함께했다. 다리가 불편해서 망설이던 어머님을 모시고 왔더니 옛 이웃과 조우해 반가워 손을 놓지 못했다.“아이고 반갑니더, 왔니껴, 옛날 얼굴 그대로 있네, 살아있으니 이렇게 만나게 되네” 서로 손을 잡고, 부둥켜안고 반가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고향을 떠난 지 70년이 넘었다는 어르신도 보였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청송지회장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숨어 우는 바람 소리’의 가수 등 여러 가수의 노래에 이어 그룹별 개인별 장기자랑과 노래자랑으로 참석자들은 옛 추억에 흠뻑 빠져들었다.많게는 90대부터 적게는 40대까지 평균 연령이 60세는 넘을 사람들이 신나게 춤을 추었다. 흥에 겨워 90이 넘은 새마을띠기도, 덕천띠기도 지팡이를 짚고 무대 앞으로 나가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모두가 동구에서 물놀이하고 빨래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 지칠 줄 몰랐다.전국 총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모임이 있기까지 애써준 임원진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한 전국의 많은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노래비 제작을 위해 1000만 원을 목표로 시작한 것이 300여 명이 동참하여 6000만 원이 넘게 모금이 되었을 때는 모두가 놀랐다고 했다. 중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중평의 힘을 느꼈다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중평의 전통 마을 축제로 만들자고 했다. 또 어렵게 만들어진 이 모임이 오래 지속되도록 당부한 세 가지가 인상 깊었다. 참여와 배려, 사랑이었다. 단체 SNS 공간에서 구경만 하지 말고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 부족함은 격려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웃을 사랑으로 대할 때 모임은 더 견고히 다져지고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모처럼 마을이 떠들썩하게 사람이 모이고 정이 넘치는 풍경이 아름답다. 전통 있는 중평마을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부디 행사를 주관한 중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을 주민 모두가 동참하는 한마음 축제가 매년 열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손정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3

내게 가장 가까운 신, 발

현재 남아 있는 신발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미국 오리건주에서 발견된 산쭉나무 껍질로 1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 인류는 발을 보호하고 기후를 극복하기 위해 그 전부터 신발을 신었을 것이다. 가죽신을 장식한 용도의 단추가 경상북도 영천에서 발견되기도 했고,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신발 중에는 낙랑의 채협총과 창원 다호리에서 발견된 칠기 신발이 오래되었다. 나무에 칠을 해서인지 지금 전시실에서 우리와 대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삼국시대 짚신과 나막신 가죽신까지 ‘국립대구박물관 개관 30주년 특별전’에서 자세히 알려주어 살펴보느라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신발의 소재가 이리 다양할 줄 몰랐다. 짚, 왕골, 부들과 같은 풀대부터 나무, 종이, 비단, 가죽,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었다. 현재도 신분에 따라 재료부터 다르지만 오래전 그 시대에는 더 달랐다. 농사를 짓는 평민은 짚과 나무가 구하기 쉬워서 짚신과 나막신을 주로 신었을 것이다. 말을 키우는 곳에서는 말가죽을, 목동들이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가죽발레를 함께 착용한 기록이 그림으로 남아 있다. 통일신라는 4두품부터 소나 말가죽, 평민은 마로 만든 신발을 신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왕실은 좀 더 다양하게 비단, 고라니, 담비, 곰 같은 동물도 이용했다. 삼을 엮은 미투리부터 사슴가죽신까지 오리고 깁는 그림까지 보태주니 옛 시절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이름도 풀대나 나무줄기를 엮어서 만들면 초혜이다. 짚신이 대표적인데 한 켤레로 4일 남짓 신으면 닳아서 매일 밤마다 자기가 신을 신발을 꼬고 삼아야 했다. 한 사람이 일 년에 약 70켤레를 신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과거시험을 보려고 대구에서 문경새재를 지나 한양까지 가려면 열흘 이상 걸렸다고 한다. 짐을 꾸릴 때 짚신을 주렁주렁 매달고 갔을 것이다. 전시실 바닥에 한양까지 가는 길을 그려놓았다.머리카락까지 함께 삼에 섞어 만든 원이 엄마 미투리는 가슴이 싸하다. 병든 남편을 위해 정성껏 삼은 미투리를 한글로 쓴 편지로 감싸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 무덤에 함께 넣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니 관람 중이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어릴 때 직접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처음 보는 분들의 추억이 전시회의 한 부분이 되는 순간이다.관리들은 목이 긴 화를 신었고, 양반들의 일상용 신발이었던 혜는 남녀에 따라 문양이 달랐다. 조선 후기에 부유해진 평민도 혜를 애용했는데, 한 켤레에 쌀 한 섬일 정도로 비쌌다고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나무로 만든 나막신이나 기름을 먹인 징신을 신었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보온을 위한 둥구니신과 설피를 착용했다. 영상을 따로 보여주는 방에 앉아 사람들의 발만 찍은 영상을 보니 발만으로도 참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싶었다.전시의 많은 부분이 습신이다. 습신은 죽은 이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신발이다. 노잣돈과 마찬가지로 돌아가신 분이 좋은 옷과 신발을 신고 가기를 바라는 후손들의 마음이다. 관 속에 빈 곳을 고인이 좋아하던 옷을 입히고 또 함께 넣었다고 하니 지금의 장례문화보다 좋은 풍습인 것 같다.벽화에 그려진 그림이 영상으로 움직이고, 말표 고무신과 짚신을 치수별로 마련해 두고 관람객이 직접 착용하고 사진도 찍어보게 한 공간은 더 매력적이다. 서장훈 선수의 기록을 만든 커다란 운동화, ‘영화 1987’의 주인공 강동원과 김태리의 운동화도 있고, 성철 스님의 신발이 댓돌 위에 놓인 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흐르는 창을 마련한 건 더 아름답다. 신나는 박물관에서는 종이 신발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고, 볏짚 생활용품 만들기, 꽃신 만들기 등 홈페이지에서 날짜를 확인하고 신청해 시간여행을 해 보길 기대한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1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로 환경보호 실천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쓰고 버리는, 아직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들, 그 처리는 결코 쉽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도 큰 골칫덩어리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을 맞아 찬 음료의 수요가 늘면서 카페나 편의점 등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카페에서는 매장 밖에서의 취식을 위해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마찬가지로 마트나 편의점에서 가정용 소주가 페트병에 담겨서 판매되고 있으며 그 수가 매년 늘어나 현재는 50% 넘게 차지하고 있다. 최근 무인 카페들이 생겨나면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더욱 당연해지고 있다.그리고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제가 아닌 자발적 실천에 의한 감량에 맡겨지면서 한편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이 거리낌없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인건비 등을 이유로 당장은 경제적 어려움과 맞물려 실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게 그 이유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노 모(56) 씨는 “점심 시간에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더운 날씨 탓에 식사하러 오시는 손님 중 절반 정도가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가지고 오신다. 치울 때 보면 플라스틱과 빨대가 쓰레기통에 가득 차기도 한다”고 말했다.이제는 나와 환경을 위해 자발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여야 할 때. 지난해 8월 16일부터 환경부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를 전국적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시민들도 적극적인 동참을 할 필요가 있다.플라스틱을 줄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오염 때문이다. 먼저 플라스틱은 오랜 기간 분해되지 않고 다양한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며 독성 물질 방출로 생태계를 파괴한다.둘째는 기후 변화 때문이다. 플라스틱 생산에는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데, 이로 인한 에너지 소모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쓰레기 처리 시의 연소나 분해 과정에서도 온실가스의 방출로 기후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셋째는 생태계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해양과 육지로 흩어져 서식지 파괴, 독성 물질 노출로 인한 건강 문제 등을 유발하여 물리적 위협이 된다. 이는 결국 생태계 불균형으로 이어진다.넷째는 자원을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생산에는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유한한 자원이 대량으로 사용된다. 이는 자원 고갈의 문제로 이어지고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행위가 된다.마지막으로 인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부 플라스틱 제품은 호르몬 내분비계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생식기관 문제, 암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 플라스틱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환경에 방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는 인체에 흡수될 수 있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 잠재적 위험 요소이다.이처럼 생활 속에서 나와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줄이기로 제품 구매 시 일회용 포장 자제, 비닐봉지 사용 줄이기, 다회용 용기 사용, 친환경 제품 사용, 분리배출, 재활용과 업사이클링 등은 ‘바이바이 플라스틱’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1

500년을 이어온 봉화 쌍벽당의 금언

“벼슬하지 말라.” 이 한마디에서 500년 역사가 시작되고 이어진 광산 김씨 쌍벽당공파가 있다.조선 초기 김균의 아버지 김용석은 당시 정국이 어지러워지는 걸 보고 안동 풍산 구담으로 내려왔고 “벼슬하지 말라”는 부친의 뜻에 따라 아예 벼슬이 나지 않을 자리 봉화군 봉화읍 거촌으로 들어왔다.그로부터 500년이 흐른 현재 18대손 종손 김두순(92)씨에 이르기까지 이 유훈을 따르며 직접 농사 짓고 후학 양성에 힘쓰는 선비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봉화 거촌에 뿌리내린 김균의 둘째아들 쌍벽당 김언구는 생원시에 합격하고 학문에 조예가 깊었으나 조부의 유지를 받들어 벼슬길을 접고 살았다.김언구는 선조의 뜻을 이어받아 벼슬에 나가지 않고 산이나 빈터에 나무 심기를 권장했다. 뜰에는 푸른 지조를 바꾸지 않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심고, 날마다 이곳을 거닐며 자신을 의탁해 쌍벽이라 호를 지었고, 수양과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현재 쌍벽당을 지키고 있는 18대 종손 김두순씨는 젊은 날 외교관을 꿈꾸며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했지만, 종손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후학을 가르치는 교직에 종사하며 국가중요민속자료 제170호 쌍벽당 종택과 정자를 지키며 살고 있다.쌍벽당 안채는 1450년 김균이 건립했고, 솟을대문 행랑채, 안채, 사랑채, 중문채로 이뤄졌다.본채와 마당의 좌측에는 2칸 규모의 아래채와 쌍벽당 정자, 사당 등이 있어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반 가옥의 모습이다.‘벼슬하지 말라’는 유지를 받들어 관직 출사보다 치산 재가를 위해 넓은 육간대청과 굵고 높은 원주 기둥으로 안채를 강조했고, 원주 기둥은 일반 전통가옥과 다른 쌍벽당만의 특징을 가졌다. 쌍벽당 정자는 1556년 창건, 정면 4칸·측면 2칸의 단층 팔각 기와집으로 전면에 계자난간을 둘렀다.아주 오래된 집 기와에는 검버섯이 피었고 와송이 자라고 있다, 기둥, 서까래, 마루, 창호에는 세월의 먹물이 스며들었다. 오래된 집과 한 몸이 돼 살아가는 김두순씨의 삶에서 지켜야 할 가치를 본다.김씨는 나를 주장하기보다 조상의 유훈에 따라 살았고, 주름진 모습이 흡사 쌍벽당 오래된 집과 닮아 보였다. 양반의 고장이자 선비의 고장인 봉화 쌍벽당 정자에서 영남 선비의 꼿꼿한 자존을 보았다. 오래된 집 곳곳에서 곱게 나이 들어가는 묵직한 아름다움도 본다.쌍벽당을 지키고 있는 김두순 종손은 “쌍벽당을 관리하는 게 많이 힘들지만 찾아주는 내방객은 항상 반갑다”고 말한다.“벼슬하지 말라”는 이 한마디에 쌍벽당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500년 역사 동안 이름난 조상은 없지만, 농사짓는 선비로 본분을 지키며 욕심을 멀리하고 절제하며 살아왔기에 쌍벽당의 오늘이 있었다고 김두순씨는 말한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11

양귀비꽃 한송이에도 우주의 비밀이…

생활하면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어떤 사람은 평생을 두고 잊히지 않기도 한다. 사물과의 만남 또한 다르지 않다. 누구에겐 별 하찮은 것으로 여겨지는 물건도 다른 누구에겐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만남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일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 세상에 만나지는 모든 것은 어떤 약속에 의해서 만나지는 것이지 아무 상관 없이 우연히 만나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눈송이 하나가 땅으로 떨어질 때도 다 자신의 자리에 맞추어 떨어진다고 한다. 그저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라는 말은 넓은 눈으로 볼 줄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의 이치가 이러할 진데 어떤 만남이 귀하지 않고 눈물겹지 않겠는가. “덴마크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 솔뱅에 갔네/ 이백십여 년 전 세워진 산타 아이네스 성당에 들어가/ 잠시 묵주기도를 드리고 마당에 나오니/ 뜨락 한쪽 양귀비꽃이 나를 환히 반겨주었네/ 내가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별빛과 안개를 털어냈을까/ 몇 광년의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냈을까/ 양귀비꽃은 나의 볼에 입을 맞추어주었네/ 은은한 감촉이 촉촉했네/ 나는 눈을 감았네/ 이 눈물겨운 만남의 신비를 어찌할까/ 사랑이여/ 잠시나마 그대와 함께 있기 위하여/ 칠십 평생이 걸렸구나”(허형만 시‘양귀비꽃’)이국땅에서 만난 가녀린 꽃 한 송이에서 시인은 이 우주의 비밀을 눈치챈다.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만남의 감격이 오롯이 문장마다 전해온다. 양귀비꽃을 통해 전해지는 신의 말씀을 시인은 떨면서 받아 적는다. 양귀비 꽃잎의 촉촉한 감촉에서 꽉 짜여진 우주의 질서와 인연의 고리를 절실히 느낀다. 나를 만나는 이 순간을 위해 별빛을 털어내고 바람을 받아내며 기다려온 절실함에 어찌 눈물이 나지 않을까. 한 송이 꽃이 이러할진대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일의 위대함이야말로 말해서 무엇하리. 그대를 만나기 위해 평생이 걸렸다는 시인의 고백에 내 마음도 촉촉해진다. 오늘 여기 살기 위해, 그리고 당신을 만나기 위해 우린 그 오랜 세월을 인내하며 기다려온 것이다.꽃향기로 다가왔던 오월도 한참이 지나 어느새 유월이다. 그사이 모란은 뚝뚝 떨어져 내렸고 하얀 아카시아 꽃잎도 빛을 잃었다.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고 헤어지는 날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짐을 느낀다.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이제 봄도 보내야 하리라. 잡는다고 잡히지 않는 것이 계절이지만 짧은 봄이 아쉽다. 곧 여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꽃 한 송이가 나를 만나기 위해 피어났듯이 봄이 떠나는 것 또한 다시 만나기 위한 이별이리라.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는 것, 꽃이 피고 지는 것,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것, 이 당연한 듯한 일상이 바로 기적임을 마음에 꼭꼭 적어두는 날들이 되길 바라본다. /엄다경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6

의자에 밴 수많은 사연들 짧고 간결한 시어로

‘진작 문 닫았지/ 우리 집 양반은 재작년에 돌아가셨어/ 췌장암 진단 받고 3개월을 못 버티고 가버렸어/ 너무 열심히 살지 마/ 몸 상해.’ - 문영숙 디카시 ‘바다식당’ 디지털 시대에 ‘디카시’의 탄생은 필연이었을까. 이 생경한 용어를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서 찾아봤다. ‘디카시’란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이며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라 정의하고 있다.문영숙 시인의 디카시집 ‘의자들’(도서출판 애지)이 나왔다. 여기엔 수많은 의자와 사연이 함께한다. 의자는 골목길에, 처마 아래, 다리 아래, 시장 모퉁이에서 홀로 녹슬고 쓸쓸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과 시를 함께 놔두고 보니 의미 전달이 배가 되는 느낌이 든다. 문영숙의 사진에는 채도가 낮은 처연함이 깃들어 있다. 그 느낌은 시를 만나 확장되고 서사가 깊어진다.“평소 사진을 많이 찍어두는 편이에요. 어느 날 보니 의자 사진이 유독 많은 거예요. 그 사진을 보고 있자니 사진이 말을 거는 거 같았어요.”시인은 어린 시절 그림을 곧잘 그렸다. 시를 쓰게 되면서 굳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시로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작년 6월부터 봉정사 아래 카페 꼬따지에서 시를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오래된 탭북 하나 들고 한없이 고요한 풍경을 앞에 두고 ‘의자들’과 마주했다.사진작가 이재는 그의 이번 시집을 두고 “소외받는 대상들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어조로 써내려간 그녀의 잔잔한 언어와 따스한 시선은 저녁을 수긍하고 아침을 받아들이는 깨달음과 담담한 위안이 되어 우리 옆에 자리잡는다”고 평했다.의자에 앉은 이가 연상되는 시어들 사이로 생활밀착형 사진과 시가 합체돼 ‘의자들’의 삶과 세월을 노래한다. 한 가지 소재로 밀어붙이며 점층적으로 확장되다 마지막 시 ‘의자에게 의자를’로 마무리한다. 시인의 야무진 시선이 돋보인다.용어는 다소 어색하지만 ‘디카시’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새롭게 향유되는 문화가 될 것 같다. 일본의 하이쿠가 일정한 음절로 구성되어 있다면 디카시는 별다른 형식이 없다. 형식을 뛰어넘을 시인의 다음 시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