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효목독서대학’으로 출발 꺼지지 않는 배움의 등불 밝혀와
대구사회문화대학(학장 이종환)이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았다. 1990년 ‘효목독서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이 대학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배움의 등불을 밝혀왔다. 당시 화랑공원이 ‘효목공원’으로 불리던 시절, 도서관을 거점으로 한 작은 배움터는 이제 지역을 대표하는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1997년 3월, 사단법인 대구사회문화복지원 부설로 정식 개교한 대구사회문화대학은 ‘실버대학’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노년의 삶을 배움과 문화로 풍요롭게 물들이는 터전이 되었다. 35년의 역사가 켜켜이 쌓이며, 배움의 길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 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열리는 정규 강좌다. 음악 수업을 시작으로 저명 인사들의 특강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무려 2480여 회의 강연이 열렸으며, 약 1600여 명의 강사가 초청됐다. 인문과 사회, 과학과 예술, 정치와 법률은 물론 첨단과학과 명리학까지-다양한 주제는 삶의 지혜와 교양을 넓히는 자양분이 되었다.
특강에 나선 한 분 한 분은 우리 근현대사의 증인이자 살아 있는 역사였다. 또한 학생 스스로 인생 체험담을 나누는 무대도 마련되어, 배움은 곧 삶의 공유이자 공감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학문은 강의실 안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매년 봄·가을이면 대구와 경북의 명소를 찾아가는 현장 실습이 진행됐다. 현장을 걸으며 배우는 수업은 단순한 답사를 넘어, 고향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애향심의 토대가 되었다.
다가오는 2025년, 우리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다. 이 같은 현실 앞에서 대구사회문화대학은 배움의 자리를 넘어, 인생 후반기를 풍요롭게 살아갈 지혜의 터전으로 더욱 빛나고 있다. 교육과 복지,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아우르는 실버대학의 역할을 누구보다 앞서 실천해온 것이다.
대학은 ‘무학년·무시험·수시모집’의 원칙으로 누구에게나 열린 문을 지향한다. 매주 화·금요일 오전 9시 40분부터 이어지는 수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나누고 공감하는 문화적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이종환 학장은 “송승달 이사장을 비롯해 정종재, 박석돈, 심상철, 이옥분, 이종환, 김홍석, 박중곤 박사 등 수많은 이사진과 교수진이 정성과 열정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신장훈 학생회장, 김동진 이사, 추연식 감사, 백태현 감사, 그리고 정운돌 행정실장 등이 소임을 다해 주어 대학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함께하고 있다” 고 했다.
또한 대학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교지 ‘문화대학’은 올해로 제26호를 맞는다. 창간 이후 거의 매년 발간을 이어온 교지는 학생들의 글과 연구, 체험담을 담아낸 기록집이자 세월을 건너온 또 하나의 역사책이다. 대구사회문화대학의 35년은 단순한 세월의 흐름이 아니다. 그것은 노년의 삶이 배움과 함께할 때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함께 걷는 이 길 위에서 대학은 이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