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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집에 가둔 시츄 50마리 굶겨 2마리 폐사⋯2심서 집행유예 감형

경북 포항 한 빌라에서 시츄 수십 마리를 방치해 폐사에 이르게 한 사건의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대구지법 형사항소2-3부(이상균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7월 16일부터 23일까지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한 빌라에 시츄 50마리를 가둬두고 먹이와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아 2마리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장에서는 나머지 48마리 가운데 47마리가 결막염·치주염·피부염 등 상해를 입은 상태로 발견됐고, 1마리는 유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당시 악취와 소음 민원으로 드러났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경찰이 집 안에서 방치된 개들을 확인했고, 48마리는 구조돼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벌금형 외 중한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은 반려견을 대량 방치해 폐사에 이르게 한 점과 수사 과정에서 도주한 정황 등을 이유로 징역 6개월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11

A.I. 전환기 언론사 디지털 전환 돕는다

콘텐트리중앙 조인스부문(이하 조인스)이 콘텐트 관리 솔루션 ‘Joins CMS’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출시했다. 국내 대형 언론사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콘텐트 제작·편집·유통 역량을 월 구독 모델로 외부 기업에 개방하는 것이다. Joins CMS의 핵심은 통합과 효율이다. 기사 계획부터 작성, 데스킹, 출고, 외부 포털 송출까지 언론 워크플로우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하는 엔드투엔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에디터에 AI 기술을 탑재해 발제문 입력 시 기사 초안, 제목, 태그를 자동으로 생성하여 제작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개발 전문 인력이 없이도 40개 이상의 모듈을 조합하여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노 코드 웹 빌더를 제공한다. 모든 페이지에는 SEO(검색엔진 최적화),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가 기본 적용되며,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의 24시간 보안 관제를 통해 99.5% 이상의 인프라 가용성을 보장한다. 국내 CMS 시장에서는 자체 구축에 높은 비용과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한 것이 언론사와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기존 솔루션은 콘텐트 제작과 웹사이트 운영이 분리되어 있거나, 언론 특화 기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Joins CMS는 대형 언론사 내부에서 수년간 운영하며 검증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러한 시장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콘텐트리중앙 관계자는 “이번 Joins CMS 출시는 조인스가 그룹 IT 서비스 조직을 넘어 대외 디지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검증된 미디어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통해 고객사의 콘텐트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 기술 파트너가 되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인스는 2026년 상반기 내 광고 슬롯 관리 및 뉴스레터 발송 기능을 추가하고, 하반기에는 유료화 모델을 위한 페이월(Paywall) 구축과 신문제작시스템 연동을 완료할 계획이다. 코스메틱 등 업종에 특화된 기능도 하반기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Joins CMS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데모 신청은 브랜드 사이트(biz.joins.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4-10

12년 째 한동대에 장학금 기부하는 포항 ㈜금원기업 김진홍 대표, 올해도 10일 5000만원 전달

㈜금원기업(대표이사 김진홍, 포항기업협의회 회장)이 10일 한동대학교(총장 박성진) 국제법률대학원의 외국인 학생 및 가계곤란 학생을 위해 장학금 5000만원을 기탁했다. 금원기업은 12년 전부터 매년 한동대학교에 장학 후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을 포함 그동안 한동대에 전달된 장학금은 4억4100만원에 이른다. 포스코 외주파트너사인 금원기업은 포스코의 경영이념인 ‘기업시민 실천’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한동대에 장학금을 기부하기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매년 3000만원을 지급했으나 ESG 경영 확대에 맞춰 몇 년 전 부터는 5천만 원을 내놓고 있다. 금원기업이 전달한 장학금은 국제법률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지급되어 왔다. 지금까지 39명이 수혜를 받았다. 이날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열린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김진홍 대표이사는 “한동대학교는 지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인재를 꾸준히 양성해 온 명문 대학”이라면서 “글로벌 시대를 이끌 국제적 역량을 갖춘 법조인을 배출하는데 금원기업 장학금이 조금의 밀알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또 "포항에서의 시간이 배움뿐만 아니라 인생의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하고 “앞으로도 금원기업의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학업 지속과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원기업이 장학금을 기탁한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은 200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미국식 로스쿨로, 현재까지 다수의 미국 변호사를 배출해 왔다. 실제 졸업생 대비 미국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약 75%에 이를 정도로 성과가 우수하다. 특히 많은 국가에서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해외법전문가로 양성시킨 후 본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법조인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미국법 및 국제법 중심의 교육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의 활동도 빛난다. 자기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 법률 무대에서 경제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로 속속 성장, 한동대와 포항의 명예를 드높이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지켜본 포항시도 앞으로 한동대국제법률대학원이 지한파/친한파 전기기지로도 그 자리를 확고히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며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10일 장학금을 수여받은 제스민 사스트라(여, 인도네시아) 학생은 “금원기업의 지속적인 지원에 보답하는 길은 더 학업에 집중, 국제적 감각을 갖춘 법률가로 성장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진 한동대 총장은 “오랜 기간 변함없이 도움과 나눔을 실천해 주신 금원기업과 김진홍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장학금은 그 취지를 잘 받들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데 잘 사용하겠다”고 인사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10

급등한 유류비 지원에도 조업 포기···어가 하락까지 겹쳐 이중고

어업용 면세유 가격 급등에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에 나섰지만, 포항지역 어업 현장에서는 조업 포기가 이어지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4월 9일까지 어업용 면세유 공급단가는 드럼(200ℓ)당 17만7000원에서 27만6000원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으로 총 468억 원 규모로 면세경유 기준가격(ℓ당 1070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있고, 포항시는 시비 7억 4161만 원과 도비 3억 1783만 원으로 시에 어선 등록하고 어업에 종사하는 1151척을 대상으로 유류 사용량에 따라 ℓ당 99원을 지원한다. 정부 지원은 최대 70%까지 가능하지만 상한이 적용되면서 실제 지원액은 드럼당 2만3060원 수준에 그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인상액의 20%에 해당하는 1만9800원을 추가 지원한다. 지원금은 1일부터 사용한 면세유에 대해 소급 적용된다. 정부와 지방비를 합한 지원 규모는 드럼당 4만2860원인데, 전체 인상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애초 단순 계산으로는 6만 원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한 적용으로 실제 지원 규모는 줄어든 것이다. 현장에서는 유류비 상승에 더해 어가 하락이 겹치면서 조업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9일 기준 대게 어선은 10척 중 4척만 적자를 감수하며 조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성윤 구룡포 근해채낚기선주협회장은 “대게 가격이 마리당 3000~4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정상적인 7~8000원대의 절반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김성문 자망협회 총무는 “문어 어획량이 최근 2~3년 사이 절반 이상 줄었고, 가격도 kg당 5~6만 원에서 2~3만 원대로 떨어졌다”며 “물량도 줄고 가격도 무너진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기름값이 오르기 전에는 기존 재고로 버텼지만, 이제는 오른 가격으로 유류를 받아야 해 부담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조업을 시작하면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두철 경북도 해양수산과장은 “정부 추경이 14일쯤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맞춰 세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원 금액은 이미 확정됐지만 t급별 상한 등 세부 기준은 추경 이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지원은 4월 기준 금액으로 고정됐기 때문에 유가가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지원액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9

단속 뜨면 뜯고, 돌아서면 짓고⋯승마장의 ‘11년 꼼수’

보조금 편취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포항시 북구 A 승마 클럽<본지 4월 8일 자 5면 보도>이 불법 건축물을 11년째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승마 클럽은 단속이 나올 때만 일시적으로 시설을 치워 ‘시정 완료’ 판정을 받은 뒤 감시가 뜸해지면 곧바로 다시 짓는 수법을 반복해 왔다. 포항시가 예산 문제로 불법 시설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지 못하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9일 본지가 입수한 A 승마 클럽의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시설의 건축법 위반 기록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시멘트벽돌조 마사(80㎡)와 조립식 판넬 창고(9㎡) 등이 적발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에도 60㎡ 규모의 마사를 무단 증축했다가 추가 적발됐다. 대장 기록을 보면 지난해 4월 80㎡였던 위반 마사 면적은 44㎡로 줄어들었다. 이어 두 달 뒤인 6월 15일에는 다시 4㎡로 축소 신고됐으며 2024년 적발된 60㎡ 규모 마사 역시 같은 날 시정 완료된 것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러한 조치는 행정 처분을 피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했다. ‘시정 완료’ 처리를 받았던 60㎡ 규모의 마사는 10월 단속에서 다시 적발됐고 이 과정에서 78.5㎡ 규모의 경량 철골조 마사가 무단으로 더 지어진 사실도 확인됐다. 북구청 건축허가과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부과 당시에는 시설이 철거됐으나 절차가 끝나자마자 다시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10월 현장 점검을 나갔다”며 “확인 결과 철거됐던 시설이 그대로 재설치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 시설에는 다시 2차 시정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구청 측은 “과거에는 직접 철거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예산 문제 등으로 대집행을 하지 못한다”며 “불법 건축물의 면적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벌금을 내면서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행정 공백이 불법을 방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행강제금 제도의 핵심은 ‘즉시성’과 ‘반복성’인데 단속 이후 부과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행정 절차의 틈을 이용해 ‘철거 후 재설치’하는 꼼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벌금만 매길 것이 아니라 불법 영업으로 얻는 수익보다 이행강제금이 현저히 높게 책정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행정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포항시 북구청은 현재 내려진 2차 시정 명령 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의견 조회 절차를 거쳐 추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9

농지 투기세력·농협 지점장 결탁⋯104억 원대 불법대출 적발

농지 투기세력과 농협 지점장이 결탁해 100억 원대 불법 대출을 일으킨 조직적 금융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최정민)는 9일 농협은행 농업인 시설자금대출을 악용해 총 104억 원을 불법 대출한 혐의로 전 농협 지점장 A씨와 대출브로커 B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브로커·대출 차주·명의대여자 등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0월쯤부터 2023년 7월까지 농협은행 여신팀장과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대출브로커들과 공모해 25차례에 걸쳐 불법 대출을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대출 차주의 신용등급을 허위 입력하고 농지취득자격증명 등 공문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 심사를 무력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와 차주들은 농업경영 의사가 없음에도 농지취득자격증명을 거짓으로 발급받거나, 매매가격을 부풀린 이른바 ‘업계약서’를 제출해 대출금을 끌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브로커는 대출 알선 대가로 수천만 원을 챙기고, 명의대여자에게 통장 제공 대가를 지급하는 등 역할을 나눠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이 빼돌린 대출금은 농지 매입과 개인 소비 등에 사용됐다. 전체 104억 원 가운데 약 61억 원은 연체되거나 최종 손실 처리되는 등 부실화된 상태다. 피해는 결국 농협 조합원과 금융 이용자에게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농지 투기세력과 지역 금융기관이 결탁한 ‘토착형 금융비리’로 규정했다. 농협 지점장이 대출 실적을 쌓기 위해 범행을 주도하고, 브로커와 차주, 명의대여자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점을 핵심 구조로 지목했다. 수사는 금융감독원의 고발로 시작됐다. 검찰은 계좌추적과 통신분석,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자 38명을 조사하고 휴대전화 10대와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해 범행 전모를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취득한 농지에 대해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처분명령 등 후속 조치를 요청할 방침”이라며 “투기세력과 결탁한 대출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9

장모 폭행 살해 후 캐리어 유기⋯20대 사위·부인 검찰 송치

장모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사위와 범행에 일부 가담한 딸이 검찰에 넘겨졌다. 가정폭력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사건 전모 규명에 나섰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9일 존속살해와 시체유기, 상해, 감금 등의 혐의로 조재복(26)을 구속 송치하고, 시체유기 혐의로 그의 부인 최모(26)씨를 함께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달 18일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함께 거주하던 장모 A씨(54)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약 2주 뒤인 지난달 31일 신천변에서 캐리어가 발견되며 드러났다. 경찰은 신고 당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씨 부부를 특정하고 긴급 체포했다. 수사 결과 조씨는 지난 2월부터 A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에도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숨지기 전까지 여러 차례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피해자가 시끄럽게 하고 집안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딸인 최씨는 남편의 협박을 받아 시신 유기 과정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가 평소 최씨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상해 혐의도 추가 적용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대구지방검찰청은 강력범죄와 가정폭력 성격을 동시에 고려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형사2부장을 팀장으로 강력범죄전담부 검사 2명과 수사관 4명,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 1명과 수사관 2명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존속살해와 함께 장기간 이어진 가정폭력 여부, 공범 관계, 추가 범행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엄정한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 경위를 입체적으로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은 향후 재판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욱·장은희기자

2026-04-09

배우 박성웅 “이종호 대표, ‘우리 사단장’하며 허그, 친해보였다”…임성근 재판 증인 출석

배우 박성웅씨가 법정에 나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2022년 술자리에서 한 해병대 장군을 ‘우리 장군님’, ‘우리 사단장’이라고 소개하는 등 ‘친한 사이로 보였다’라고 증언했다. 다만 당시 술자리 참석자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박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 심리로 8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임 전 사단장의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한 이명현 특별검사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박씨는 지난달 25일 이 재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이번에 출석했다. 박씨는 “이종호 대표가 동생, 친구처럼 여기는 한 분이 (술자리에) 왔다 갔다“며 “‘해병대‘, ’우리 장군‘, ’우리 사단장‘ 하며 허그(포옹)한 것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꽤 친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이 복장에 관해 묻자 “군복이 아닌 사복“이라며 “얘기했을 때 ‘아 군인이구나‘ 했다“고 답했다. 박씨는 당시 술을 많이 마셨고, 임 전 사단장이 누구인지도 몰랐지만, 이 전 대표가 한 참석자를 가리켜 ‘우리 사단장’이라고 표현한 것에 미뤄볼 때 이 참석자를 임 전 사단장이라고 추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장군’, ‘사단장’이라고 하면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 기억할 것이다. 그건 명확하게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본격 신문에 앞서 박씨는 “직업 특성상 사생활과 명예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8

장모 살해 뒤 ‘캐리어 유기’ 사위 신상공개⋯26세 조재복

대구에서 장모를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위 조재복(26)의 신상이 공개됐다. 대구경찰청은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조재복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다음 달 8일까지 30일간 대구경찰청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를 게시할 예정이다. 심의위원회는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의결 이유를 설명했다. 조재복은 신상 공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유족 역시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망 여성의 딸이자 피의자 조씨 부인인 최모(26) 씨는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돼 신상 공개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는 지난달 18일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함께 살던 장모 A씨(54)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범행 약 2주 뒤인 지난달 31일 신천변에서 캐리어가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해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당일 오후 조씨와 시신 유기에 가담한 아내 최모(26)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9일 조씨에게 존속살해, 시체유기,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아내 최씨에게는 시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8

포스코 하청 노조 사용자성 인정···노란봉투법 시행 첫 교섭단위 분리 결정

포스코의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과 함께 하청 노조의 교섭단위를 분리하라는 노동위원회의 첫 판단이 나왔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첫 교섭단위 분리 결정이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이 포스코의 하청 전체 교섭단위에서 금속노조와 플랜트노조의 분리를 결정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 포스코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교섭단위는 별도로 분리한다”며 인용 결정을 내렸다. 포스코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주노총 플랜트노조 등의 하청노조와 교섭을 하게 됐다.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지난달 1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은 포스코에 교섭을 요구하자, 다른 하청노조인 금속노조와 플랜트건설노조가 노동위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했다. 경북지노위는 포스코의 사용자성 인정에 대해“하청 단독으로는 위험 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 등의 구조적 개선이 어렵다고 보아 산업안전 관련 교섭 의제에 대해 포스코가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라고 판단했다. 교섭단위 분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노조 간 공정대표 관련 분쟁 등 기존 사례를 토대로 노조 간의 갈등 가능성, 이익대표성 등을 고려했다(전국금속노조)”라면서 “플랜트 건설의 특성, 작업방식 등 업무 성격이 다른 점도 고려해 별도로 분리가 필요하다(전국플랜트건설노조)”고 밝혔다. 경북지노위는 판정 결과를 심문회의 종료 즉시 당사자들에게 통보했으며, 구체적인 판단 근거와 세부 내용은 판정서에 기술해 판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당사자들에게 송부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이번 결정을 수용하면 각각의 교섭요구 사실을 사내에 공고하고, 7일간 추가로 교섭에 나설 하청노조를 모집한 뒤 추가 요청이 없으면 그대로 확정 공고를 하게 된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8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기초지방정부 참여 확대⋯행정 환경 균형 반영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책 협의를 위한 공식 소통기구인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여하는 기초지방정부 대표가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확대됐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대표회장 조재구)는 7일 협력회의에 참여하는 기초지방정부 대표를 시장·군수·구청장 각 1명씩 총 3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중앙지방협력회의 시행령’이 이날부터 시행됨에 따른 것이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 전국 17개 시·도지사, 그리고 기초지방정부 대표 등이 참여해 주요 국정 과제와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중앙과 지방 간 정책 조율 및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조 대표회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시·군·구별로 서로 다른 행정 환경과 정책 수요를 보다 균형 있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며 “행정안전부의 제도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과 지방이 협력적 국정 운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의회는 기초정부 대표 3명 참여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 도출을 위해 회의의 심의·의결 절차 개선도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8

대구 공공기관 2부제·민원인 5부제 첫날…“대체로 차분, 일부 혼선도”

대구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민원인 대상 5부제가 동시에 시행된 첫날인 8일, 도심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제도가 안착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혼선을 겪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대구시청과 각 구·군청 주차장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차량으로 빼곡하던 공간에는 여유가 생겼고, 출입 차량 흐름도 눈에 띄게 줄었다. 강화된 차량 부제 영향으로 도심 교통량 역시 다소 감소한 분위기였다. 주차장 입구에서는 안내요원들이 차량 끝자리 확인을 도우며 통제를 이어갔다. 일부 민원인들은 5부제 시행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공무원은 2부제, 민원인은 5부제라 헷갈린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 번호판 끝자리를 다시 확인하거나 통행 가능 여부를 묻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안정적이었다. 안내에 따라 차량을 이동시키는 등 시민 협조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졌고, 큰 마찰이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평소보다 민원 차량이 절반 이상 줄어 주차 여건이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은 증가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도시철도 이용객은 8만 2302명으로 전날보다 2.4% 늘었고,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약 3% 증가했다. 시내버스 이용객 역시 최근 일평균 5% 이상 늘어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대구시는 전통시장과 환승주차장, 국가유공자·장애인·임산부 차량, 전기·수소차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와 경차는 5부제 대상에 포함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초기에는 다소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점차 정착될 것으로 본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8

작은 나눔이 이어준 치료의 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170여 명이 함께하는 한봉우리봉사단 단체 채팅 방에 메시지 하나가 올라온다. 평소에도 크고 작은 나눔이 이어지는 공간이지만 이날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짧은 문장 뒤로 무연고 독거 어르신의 긴급한 사연과 함께 ‘앰뷸런스 이송비 지원 요청 공문’이 첨부된다. 메시지는 길지 않았지만 상황의 절박함이 충분히 전해진다. 채팅창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 고요해진다. 글을 올린 이는 더휴재가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는 하시현 센터장이다. 그는 포항시 해도동에서 홀로 사는 한 어르신의 위급한 상황을 조심스레 전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르신은 위암 판정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항암치료를 이어오고 있었다. 쉽지 않은 치료과정 속에서 4차 치료를 앞두고 저혈압 쇼크로 포항 기독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다시 임상치료를 위해 서울로 이동해야 하지만 장거리 대중교통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의료진 역시 안전한 이송을 위해 앰뷸런스 이용을 권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50만원의 이송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임상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동이지만 앰뷸런스 비용이 없어 치료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센터장은 먼저 행정적인 지원 방법을 알아본다. 긴급복지 제도를 포함해 적용 가능한 지원책을 하나씩 검토해 보지만 기준과 절차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결국 그는 마지막 방법으로 봉사단체 채팅 방에 용기를 내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채팅창에 알림이 하나둘 울리며 3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각자의 형편에서 보탠 작은 정성이 모이기 시작했다. 금액은 다르지만 마음의 무게는 같다. 순식간에 목표 금액을 훌쩍 넘긴 170여만 원이 모이며 채팅창을 따뜻한 온기로 채운다. 누군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모금은 자연스럽게 마무리 된다. 모금된 후원금으로 어르신은 무사히 앰뷸런스에 올라 서울로 향한다. 혼자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웠지만 많은 사람의 온정으로 다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마침 사설 앰뷸런스의 구급대장도 봉사단원으로 함께하고 있어 이송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는다. 이 일을 계기로 어르신은 도시락 봉사 대상 명단에도 정식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나눔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가는 결정적인 힘이 된다. 하시현 센터장은 “정말 감사하다”면서도 “마음 한 편은 큰 빚을 진 것처럼 무겁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사각지대의 어르신들을 마주할 때마다 개인의 힘만으로는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재가센터의 역할 중 하나가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과 지원 가능한 자원을 연결하는 일이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며 “도움이 꼭 필요한 분들이 제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이 일은 특별한 영웅담이 아니다. 다만 누군가는 도움을 요청할 용기를 냈고, 또 누군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내민다.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손길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을 지켜내고 다시 살아갈 힘을 만들어낸다. 채팅방에 올라온 짧은 문장 하나가 만들어 낸 작은 온정. 그 과정을 지켜보는 봉사단원들의 마음에도 따스한 온기가 번진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8

전쟁 같던 이틀 고마운 손길들

지난 수요일, 요양원에서 어머님을 보러 오기로 했다. 농사일로 바쁜 가족들과 시골에 상주할 수 없는 내 형편을 생각하면 더는 집에서 모시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날은 미리 알아본 요양원에서 어머님을 면담한 뒤 필요한 검사를 마치면 바로 입소하기로 되어 있었다. 시작부터 고비였다. 요양원 직원이 어머님의 손목을 보더니 수술 부위에 금속이 튀어나와 있고 곪은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깜짝 놀라 손을 들여다보았다. 붕대가 풀어진 사이로 쇠가 삐죽이 드러나 있었다. 직원은 이 상태로는 입소가 어렵다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119에 신고해 응급차를 불렀다.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어머님의 상태를 꼼꼼히 묻고 안전하게 모신 뒤 먼저 병원으로 출발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구급대원이 이미 접수까지 마쳐두었다.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의사는 소독과 깁스만으로 충분하다고 안심시켰다. 다시 사설 응급차를 타고 청송군보건의료원으로 향했다. 검사 후 입소 전까지 하룻밤을 머물게 된 청송군보건의료원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어머님은 기력이 없었고, 설사까지 계속하셨다. 의료원의 간호사들은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욕창을 소독하고, 상태를 살폈다. 특히 인심 좋게 생긴 야간 근무 간호사는 두 시간마다 와서 필요한 처치를 해주었다. 어머님이 거친 말씀을 하셔도 “미안해요, 할머니”라며 웃어넘기는 그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먹먹했다. 미안한 마음에 혼자 애쓰는 내게 “꼭 자기를 불러달라”던 그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다음 날 검사 결과가 좋아 요양원 입소가 가능했다. 우리는 안도의 숨을 쉬며 어머님을 요양원으로 모셨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요양원 측이 어머님의 자궁하수를 문제 삼았다. 또다시 119구급차를 불러 안동병원 응급실로 갔다. 두 번째 구급차였다. 의사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있을 수 있는 증상이라며 친절하게 소견서를 써주었다. 요양원은 염증 수치 등을 이유로 입소가 어렵다고 했다. 늦은 밤, 다시 집으로 모셔야 했다. 사설 응급차를 기다리며 몇 군데 요양원에 급히 전화를 돌렸다. 절박한 마음으로 기존 요양원에도 다시 연락했다. 결국 소견서를 확인한 원장이 다음 날 아침 다시 모시러 오겠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요양원 직원들이 집으로 왔다. 어머님을 차에 모시고 가며 나는 밥 잘 드시고 직원들 말씀 잘 들으시면 몸이 좋아질 거라고 말씀드렸다. 마침내 입소 절차를 마쳤다. 오후에 다시 찾았을 때 어머님이 점심 죽 한 그릇과 반찬까지 잘 드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제야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 하나가 내려앉는 듯했다. 이틀 동안 두 번의 119구급차, 두 번의 응급실, 여러 번의 검사와 이동. 몸도 마음도 바닥이었지만, 그 시간마다 누군가의 친절한 손길이 있었다. 신속하고 차분했던 구급대원들, 환자와 보호자를 끝까지 배려해 준 청송의료원 간호사들, 마지막까지 방법을 찾아준 의료진과 요양원 관계자들. 그분들의 도움 덕분에 우리는 전쟁 같던 이틀을 건널 수 있었다. 살다 보면 가족의 힘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그때 사람을 살리는 것은 제도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람의 손길이다. 그 다정한 손길들이 있었기에, 지치고 두려웠던 시간 끝에서 나는 깊이 감사할 수 있었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8

수창청춘맨숀에서 지역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는 전시

대구시 중구 수창청춘맨숀에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30일까지 ‘2026 공공 레지던시 소개전’이 관객들을 맞이했다. 수창청춘맨숀은 3호선 달성공원역 인근, 수창초등학교와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해 지역주민들에게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또한, 도보 거리 내에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대구예술발전소가 있어, 관람객들은 문화생활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올해 상반기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공공 레지던시 입주단체의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고 입주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업을 지역주민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진정한 지역 예술가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이번 전시에는 길범, 극단 에르테르의 꿈, 호루라기, 든바다예 등 총 4팀이 참여했으며, 각 팀의 특색 있는 작품 세계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길범은 대구·경북 지역 향토 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시민과 함께 만드는 참여형 사운드·공연 예술 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의상과 악기들을 함께 전시하여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관객이 자유롭게 민요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오는 18일 오후 2시 수창청춘맨숀 1층 맨숀쌀롱에서는 길범 팀의 ‘사랑방 국악 콘서트’ 버스킹 공연이 열리며, 관객들은 그 자리에서 직접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민요를 체험할 수 있어 관심이 가는 팀이다. 극단 에르테르의 꿈은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연극단체로, 시민 참여형 연극 창작을 중시한다. 전시에는 대표작인 ‘마음 속 사거리 좌회전’, ‘12만KM’ 등 관련 소품과 팸플릿이 전시되어, 관객에게 배우들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전달했다. 또한, 전시장 한쪽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관객들이 특정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관객들이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전시 방문의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 오는 18일 오후 3시, 5시 그리고 25일 오후 3시와 5시에 수창청춘맨숀 1층 맨숀쌀롱에서 ‘은하의 순간’ 버스킨 공연이 열린다고 하니 참여해볼 것을 추천한다. 호르라기는 먹, 한지 등 한국화 전통 재료를 활용하여 질감과 입체감을 살린 작품을 선보였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애니메이션과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어선 신비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복도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직접 한지와 붓을 사용해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 벽에 붙이는 참여형 체험을 즐길 수 있고, 이는 ‘또 하나의 전시회’가 되어 그 아름다움을 뽐냈다. 든바다예는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시각예술을 창작하는 팀으로, 팀명은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에서 따온 순우리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민이 직접 만든 작품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전시하여, 참여형 예술의 경험을 극대화했다. 작품 속 상상의 바다와 캐릭터들은 관객들에게 도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제공하며,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번 ‘2026 공공 레지던시 소개전’은 단순 전시를 넘어 작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적 경험을 선보였다. 수창청춘맨숀이라는 역사적·공간적 특성을 살린 전시는, 도시 속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예술가를 향한 시민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켜 지역예술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8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첫날···공무원 “불만”·시민 “몰라요”

8일 오전 9시 포항시청 주차장은 이례적으로 한산했다. 1층 31면, 장애인 4면, 기타 1면, 지하 1층 48면과 8면 등 평소보다 여유가 많았다. 공공기관 임직원 차량에 대해 승용차 2부제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민간 차량에 대해서는 5부제를 동시에 시행한 첫날 표정이다. 공무원들은 2부제에 불만을 쏟아냈다. 한 공무원은 “에너지 절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며 “고교생 자녀를 아침저녁으로 태워줘야 해서 카풀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다른 공무원은 “차량으로 포항역 인근까지 가서 전기자전거로 시청에 출근한다”며 “비가 오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출근 시간이 1시간 넘게 걸리고 환승까지 해야 해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한 공무원은 “차량 2부제에 걸리면 개인 차량을 가져올 수 없어 출장 자체가 밀릴 수밖에 없다”며 “민원인으로서는 바로 와주길 바라는데 ‘오늘은 차가 없어 못 간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업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현장의 주차관리원들도 힘겨워했다. 제도 시행을 모르는 시민이 대부분이어서 설명하기 바빠서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소속 주차관리원은 “민원인 차량을 강제로 돌려보내기보다는 사실상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전했다. 공영주차장 5부제 적용을 받는 시민들은 제도 시행을 아예 모르거나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전국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설치 및 운영하는 노상주차장 및 노외 유료주차장 약 3만 곳(100만면)이 대상인데, 전통시장·관광지 인근 등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주차장, 환승주차장 등 대중교통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주차장, 교통량이 많지 않아 효용성이 적은 지역의 주차장, 그 외 공공기관의 장이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시행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부제가 적용된 곳인지 직접 확인해야 실정이다. 포항세무서를 방문한 박은주씨는 “주차 공간이 남아돌아 이상했다. 2부제와 5부제가 뭔지는 모른다”고 했다. 포항시청을 찾은 김창민씨는 “대구와 부산 등 대도시는 도시철도까지 갖춰져 있지만, 포항은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하다”라며 “차량 없이 통근이 어려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죽도시장에서 20여 년간 횟집을 운영한 박모씨는 “시장 인근은 5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다행”이라며 “손님 발길이 줄까 걱정했는데 그런 우려는 덜었다”고 했다. 김민숙 포항시 수소에너지정책팀장은 “공공기관 소속 관용차도 원칙적으로 2부제 대상이지만, 현장 점검이나 출장 등 계속 운행이 필요한 차량은 제외 신청을 받아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관용차 제외 신청이 접수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공영주차장 5부제는 민간 차량에 대해 강제할 권한이 없어 안내와 협조 요청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시행 초기인 만큼 당분간 운영 상황을 지켜보면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보규·김국진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8

“고검 없으면 통제 없다”⋯수사권 축소 국면서 존재 이유 전면화

대구고등검찰청이 수사권 축소와 공소청 전환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고검의 기능과 존재 이유를 전면적으로 설명하며 역할 부각에 나섰다. 조아라 대구고검장 직무대행(차장검사)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며 “오늘을 시작으로 고검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검의 역할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 대행은 고검의 핵심 기능으로 상급청으로서의 지휘·감독 역할을 제시했다. 항고 사건 처리, 재기수사 명령, 감찰·감사를 통해 1차 수사와 처분을 다시 점검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특히 불기소 처분에 대한 통제 장치로서 고검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항고 사건 가운데 일부는 재수사나 처분 변경으로 이어지고, 보완 수사를 거친 사건 상당수에서 결론이 달라진다는 점도 소개됐다. 무죄 판결 사건을 전수 분석해 수사와 공소 유지 과정의 문제를 되짚는 역할 역시 고검의 주요 기능으로 언급됐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을 수행하는 ‘송무 기능’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조 대행은 국가배상 소송 등에서 정부를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중요성이 더욱 커질 분야로 전망했다. 공소청 체제 전환과 관련해서는 형 집행과 범죄수익 환수 기능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그는 “형이 선고되는 것보다 실제 집행이 중요하다”며 도피사범 검거와 벌과금 집행 과정에서 수사 역량과 법률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완수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조 대행은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구속 사건이나 공소시효 임박 사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짚었다. 이와 함께 대구고검 관내 인력 부족 문제도 현안으로 언급됐다. 지난 6일 기준 관내 검사 정원은 189명이지만 실제 근무 인원은 120명에 그쳤고, 사직 및 사직 예정 인원과 파견 인력까지 고려하면 업무 공백이 상당한 상황이다. 대구지검과 8개 지청 역시 정원 177명 대비 실근무 110명 수준으로, 미제 사건 증가와 사건 처리 지연, 민생범죄 대응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대행은 “그동안 고검 기능을 충분히 알리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국민들이 고검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논의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검찰 제도 개편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어떤 구조가 가장 효과적인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8

고속도로 '안전골든콜' 제보하면 최대 50만원 포상

한국도로공사가 오는 12월까지 콜센터(1588-2504)를 통해 교통사고, 노면 잡물 등 교통안전 관련 사항을 제보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포상을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이용자의 자발적 제보를 유도해 사고 대응 시간을 단축하고, 신속한 조치를 통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취지다. 제보는 고속도로 주행 중 이상 상황을 발견했을 때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 안전한 장소에 정차한 뒤 콜센터로 전화해 위치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된다. 접수된 내용은 인근 지사 교통상황실로 전달돼 긴급 견인, 로드킬 처리, 시설물 파손 복구 등 필요한 조치가 신속히 이뤄진다. 특히 올해는 제보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포상 규모를 대폭 늘렸다. 기존 월별 추첨과 분기별 최다 제보자 포상에 더해, 연간 우수 제보자 5명을 추가 선정해 1인당 최대 5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국민의 제보가 신속한 대응으로 이어져 교통사고 예방의 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며 “안전한 장소에서 적극적으로 제보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는 2009년 개소 이후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하루 평균 1만 1000여 건의 상담을 처리하고 있다. 또 KS 서비스 인증과 콜센터 서비스품질지수(KS-CQI) 우수기관 선정 등으로 서비스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08

대구 조산 임신부 이송 지연⋯신생아 1명 사망, 의료 인프라 부족 논란 재점화

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인 28주 쌍둥이 임신부가 병원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결국 아이 한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명은 중태에 빠졌다. 7일 대구시와 대구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오후 10시 16분 대구의 한 호텔에 머물던 쌍둥이 임신 28주 차 미국인 여성 A씨(26)가 복통을 호소했다. A씨 부부는 경북에 사는 시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인 남편은 인근 산부인과에 연락했지만, 진료 이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대학병원 방문을 권유받았고, 이후 증상이 악화하자 주한미군을 통해 다음 날 오전 1시 39분쯤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산모를 구급차에 태웠지만, 대구 지역 대형 병원 7곳이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나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을 찾지 못해 1시간가량 대기하다 오전 2시 44분쯤 남편이 직접 임신부를 데리고 운전을 해서 평소에 다니던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가겠다고 구급대에 알렸다. 대구소방본부는 서울소방본부의 협조를 받아 분당서울대병원에 수용 여부를 물었고, 병원 측에선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혼선은 이동 과정에서 이어졌다. 경남 밀양에 거주하던 A씨 시어머니가 119와 연락을 이어가며 이송 가능 병원을 찾았다. A씨 시어머니의 요청으로 경북 선산IC인근 휴게소에서 구급차를 만났으나 경북 지역에도 이송 가능한 병원이 없었고, 결국 충북 음성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까지 달렸다. A씨는 5시35분 분당서울대병원에 도착해 긴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으나, 쌍둥이 중 한 명은 저산소증으로 출생 직후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는 중이다. 유족 측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와 대구시소방본부는 7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와 신생아 중환자실(NICU) 병상 부족 등의 이유로 환자 수용이 거부된 것”이라며 “임신 28주의 쌍둥이 산모는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이 필수적인 고위험 환자이기 때문에 일반 응급실로의 이송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직권 이송 미실시’ 논란에 대해 대구시는 “직권 이송은 응급실에서 초기 처치가 가능한 환자에 한해 적용되며, 이번 사례는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이 반드시 필요한 고위험 산모로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헬기 이송과 관련해서는 “자궁경부 봉합술을 받은 상태에서 공중 분만 가능성이 있어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내 NICU 병상은 약 145개 수준이지만 대부분 상시 포화 상태”라며 “의료 인력 부족과 책임 부담으로 병원들이 적극적인 환자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향후 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필수의료 대응 체계를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재 대구에 있는 모자의료센터인 5개 병원에는 신생아집중치료실 145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대구가톨릭병원에서는 5병상을, 칠곡 경북대병원에서는 8병상을 각각 늘렸고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도 9병상을 늘릴 계획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07

후지산을 향한 문학의 여정

4월의 문턱,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날, 대구문인협회 소속 문인 32명은 일본 문학기행의 길에 올랐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 사유를 확장하는 뜻깊은 여정이었다. 안윤하 회장과 류시경 추진위원장의 인솔 아래 다섯 개 조로 편성된 일행은 시종일관 질서와 품격을 잃지 않은 채, 문인의 품위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문인들을 맞이한 것은 잔잔한 봄비였다. 이는 마치 낯선 타국에서 펼쳐질 문학적 사색을 위한 서정적 서곡과도 같았다. 첫 일정으로 찾은 신주쿠교엔은 에도시대의 역사와 황실의 흔적을 간직한 채, 현재는 시민에게 개방된 평화로운 정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천 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만개한 풍경은 자연과 인간의 미적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장관이었으며, 문인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이를 포착하며 창작의 영감을 길어 올렸다. 이어 방문한 하이쿠 문학관에서는 일본 특유의 정제된 미학을 담은 5·7·5의 짧은 시 형식 속에 응축된 자연과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마쓰오 바쇼를 비롯한 여러 거장의 작품은 언어의 절제 속에서도 얼마나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 주었으며, 문인들은 그 감동을 바탕으로 밤늦도록 하이쿠 시를 쓰며 문학적 교감을 나누었다. 이는 오직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한 기쁨이자 특권이었다. 롯폰기 힐츠전망대에 올랐으나 우중으로 인해 도쿄를 상징하는 도쿄 타워 풍경은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둘째 날, 후지산을 향한 여정은 더욱 장엄한 자연의 세계로 문인들을 이끌었다. 후지산 로프웨이를 통해 오른 전망대에서는 해발 3776m의 일본 최고봉이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드러냈다. 눈 덮인 정상과 구름이 어우러진 풍경은 장엄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품고 있었으며, 일본 문화에서 후지산이 왜 영산으로 추앙받아 왔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이어 방문한 오시노 핫카이는 후지산의 눈 녹은 물이 화산암층을 통과하며 정화된 뒤 솟아오른 여덟 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국가 천연기념물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투명하게 맑은 수면 아래로 수초와 물고기가 어우러진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근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날, 스바시리 5합목에서 마주한 후지산은 더욱 가까이에서 그 웅자를 드러냈다. 발아래 펼쳐진 화산의 숨결과 대지의 기운은 인간의 미미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자연과 공존해야 할 존재로서의 겸허함을 되새기게 했다. 이어 방문한 하코네 오와쿠다니 계곡은 약 3000년 전 화산 활동의 흔적을 간직한 채 여전히 유황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 황량하면서도 역동적인 풍경은 생명과 시간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이곳의 명물인 ‘검은 달걀’은 온천수에 삶아 껍질이 검게 변한 것으로, 하나를 먹으면 수명이 7년 늘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검게 변한 달걀 하나에 담긴 전설조차 인간의 소망과 삶에 대한 염원을 은유적으로 전해주었다. 아시노코 호수에서는 하코네를 대표하는 3척의 해적선이 운항 되며, 날씨가 맑으면 호수 너머로 후지산의 절경이 펼쳐진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경관은 일본 자연미의 또 다른 층위를 보여주었다. 이어 방문한 아라쿠라야마 센겐공원은 약 4.3ha 규모로, 붉은 오층탑(충령탑)과 벚꽃, 그리고 후지산이 한 화면에 담기는 대표적인 명소다. 특히 398계단을 따라 오르는 아라쿠라 센겐 신사는 목화 개화의 여신인 코노하나사쿠야히메를 모신 신사로, 자연과 신앙, 그리고 인간의 염원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이번 문학기행은 단순한 견문 확대를 넘어, 문학이 자연과 어떻게 호흡하며 인간의 내면을 확장시키는지를 체험하는 과정이었다. 각 방문지는 저마다의 역사와 의미를 품고 있었고, 그 공간 속에서 문인들은 언어 이전의 감각과 사유를 마주했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