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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 숲강아지, 유기견 입양∼사후 관리까지 ‘희망의 다리’ 역할

포항시 산림조합 마당에 숲강아지 센터가 있다. 26일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촬영이 이곳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자랑거리가 많다고 연락이 왔다. 센터가 처음 열렸을 때 방문하고 오랜만에 찾아가니 새로운 것이 더 생겼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봉사자들이 강아지를 보살피느라 바삐 움직였다. 문을 들어서니 낯선 사람이 방문해서인지 강아지 한 마리가 유독 짖었다. 한 마리는 앞발을 들고 초롱한 눈으로 쳐다보아 보호자를 기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휴가 기간이 지나고 센터에 들어오는 유기견이 늘었다. 한국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휴가 기간에 반려견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집을 장기간 비우면서 관리하기가 힘들어 버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8월에 버려진 유기견이 전체의 45%라 한다. 그렇게 사람에게 버림받아도 사람이 다가가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숲강아지 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미 해군, 포스텍, 한동대, 세명고, 포항여고, 에코프로 등에서 찾아와 목욕을 시켜주고, 센터 청소며 유기견 산책까지 봉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버리는 이도 사람이지만 돌보는 이도 사람이다. 이렇게 센터에 봉사하러 왔다가 입양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방울이를 입양한 김나래(18)씨도 봉사와서 산책시키며 정이 들어 부모님을 설득해 가족이 되었다. 보통 성견이 아닌 아기를 많이 입양하는데 방울이는 4세 정도 추정되는 성견이었다. 지금은 기다려, 손, 산책, 밥 먹자 등 보호자와 소통이 가능해 함께 잠자며 하루 종일 같이 붙어 사는 ‘찐친’이라고 했다. 오빠들이 있어도 방울이를 데려오자고 한 자신이 책임지고 돌보는 중이라고 말하는 김나래씨는 어린 나이지만 목소리에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한 생명을 보살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또 그것을 지켜나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이렇게 포항 숲강아지 센터는 입양을 보내고 난 후 사후 관리도 잘하는 센터였다.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또 센터에 방문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반려인들에게 친정 같은 입양처가 되어 주었다. 김나래씨도 방울이를 데리고 한 달에 한 번 이곳에 오면, 방울이가 직원들에게 달려가 안기며 센터에서의 시간을 기억한다니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숲 강아지 센터 개린이의날 행사에 반려견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포항시 산림조합 잔디마당에 여러 개의 부스가 차려졌고 펫 푸드 부스나 기본 미용해 주는 부스, 한쪽 부스에서는 훈련사 선생님이 강아지 행동 교정 상담도 해주셨다. 행사 중간에 숲강아지 센터에서 반려견을 입양 받은 분들은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입양 전 미리 친해져 볼 수 있는 기회 같다. 이날 행사는 반려견 가족뿐만 아니라 반려견을 동반하지 않고 유기견 입양에 관심 있는 분들도 많이 참석했다. 숲강아지 센터 내부에는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 이곳에 있는 친구들이 끝이 아니라 포항시 유기견 센터에도 많은 친구들이 있다. 포항시 유기 동물 입양 정보는 포인핸드 앱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혹시 가족을 입양하실 생각이라면 동물 사랑 배움터에서 두 시간 수업을 듣고 수료증을 받고 난 뒤 입양 신청할 수 있다. 입양 후 안부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행사도 진행하고 연락도 꾸준히 하시는 거 같아서 더욱 보기 좋은 포항시 유기견 센터였다. 포항시 유기 동물 입양센터인 숲강아지 센터 건물이 산림조합 잔디마당과 맞닿아서 자리하고 있어서 처음엔 나무 사러 왔다가 숲강아지 센터에 있는 유기견을 발견하고 들어왔다면 이젠 숲강아지 센터에 왔다가 산림조합에 볼일을 보는 경우도 늘었다. 서로 상생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26

너무 쉬운 쇼핑 말고 수선하는 즐거움

오늘도 휴대폰 속에선 충동구매를 부채질하는 광고가 불볕더위만큼 뜨겁다. 휴대폰을 켜는 순간 개인에 맞추어진 알고리즘 광고는 언제라도 거침이 없다. 시민기자도 손안에 들린 전화기 속 화려한 광고에 혹해서 망설임 없이 클릭하고 만다. 너무 쉬운 쇼핑이다. 이렇게 잠깐의 클릭으로 구매한 바지며 셔츠가 여러 개다. 필요한 거였다고 스스로 변명을 하지만 막상 제품을 받으면 몇 번 입지도 않고 이내 심드렁해진다. 처음 광고에서 느꼈던 감흥은 없어진 탓이다. 온라인 쇼핑은 이런 소비를 부추긴다. 소셜 미디어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클릭해서 바로 구입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가격이 아주 저렴한 탓에 큰 고민 없이 새 옷을 사고 옷이 많다고 하면서도 옷을 산다. 옷이 없어서 옷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충동구매로 산 옷은 수선하기보다는 몇 번 입어보다 싫어지면 그냥 버리고 다른 새 옷을 구매하는 일이 다반사다. 최근 패스트패션의 유행으로 너무 많이 만들어진 옷은 40% 정도는 그냥 버려지고 전 세계 탄소 배출량도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량이 생산량을 미처 못 따라가고 있다. 1초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이 버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과잉 소비가 아닌 나에게 정말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옷은 수선해서 오래 입어보는 생활이 필요한 이유다. 수선은 이런 과잉 쇼핑이 아닌 우리의 옷을 더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옷의 수명을 연장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도 표현할 수 있다. 새로 사는 것과 고쳐서 다시 입는 것 사이에서 늘 고민이 되면서도 수선할 때는 쇼핑할 때와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 수선을 즐겨하는 50대 주부 김희연(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평소에 새 물건을 잘 사지 않는 편이다. 고쳐서 오래 사용하는 습관이 있는데 아이들이 셋이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수선을 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물건에 생명 연장하는 느낌이 좋다”고 말한다. 수선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무엇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새로 옷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경제적이고 아끼던 옷을 계속 입을 수 있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자연히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다 수선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장식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즉각적인 쇼핑에서 오는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만든 사람의 특별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끔 집에 있는 반짇고리로 단추를 달 일이 종종 생긴다. 아이들 교복이며 원피스의 단추가 달랑달랑할 때 바늘과 실로 새로 단 단추를 보면 간단하지만 내 손으로 만든 즐거움이라는 기쁨이 크다. 아끼던 옷에 얼룩이나 자국이 있을 때는 어울리는 다른 조각으로 덮어서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바지가 치마가 된다거나 하는 스스로 수선이 어려운 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손재주가 없어서 직접 수선할 자신이 없거나 귀찮다면 처음부터 옷을 구매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니면 무심코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잠시 화면을 끄고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장바구니에 담아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꼭 필요한 물건이라면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26

건강한 밥상으로 늦여름 무더위를 이겨요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다. 기승을 부리던 파리, 모기가 사라지는 무렵이란 뜻이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되는 때이건만 더위는 여전하다.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다. 이런 더위에는 시원한 음식으로 식도락을 즐기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안동에는 민가 최고의 고조리서 ‘수운잡방’과 한글조리서 ‘음식디미방’이 전해져 온다. 조선시대의 식생활과 음식 문화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수운잡방’은 1500년대 초에 저술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조리서 중의 하나로 조선 중종 때 오천군자리의 탁청정 김유와 문정공 김령이 우리나라의 전통 요리법에 관해서 저술한 책이다. 음식 조리는 물론이고 술 빚기, 김치, 장류, 식초, 채소 저장하기 등 재료의 사용에서 조리, 가공법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식생활 형태를 추정할 수 있는 희귀서이다. ‘음식디미방’은 영남의 신사임당으로 불리는 장계향이 말년에 저술한 한글조리서로 복숭아, 가지, 생포 간수법 등 냉장고가 없던 시절 어떻게 음식을 보관했으며 제철이 아닌 나물 쓰는 법 등을 보면 비닐하우스 재배와 같은 방법으로 겨울철에도 채소와 과일을 즐겼음을 알 수 있다. 농경사회에서 우리 민족은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해마다 같은 시기에 제철 음식을 먹고 저장하면서 세시풍속을 지켜왔다. 늦여름 무더위에 지쳤을 때는 살얼음 띄워진 시원한 콩 국물에 국수를 말아 한 그릇 뚝딱해도 좋고 달콤한 초장을 얹은 비빔국수에 오이, 삶은 달걀을 얹어 먹어도 별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땅에서 자란 채소로 만든 건강한 음식으로 이 더위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삶아 건져내 간이 슴슴하게 무쳐낸 콩나물,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린 여름 무 생채,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사리, 마늘을 빻아 넣어 풍미를 더한 시금치, 해독 작용이 뛰어나고 시원한 맛으로 여름 입맛 살리기에 좋은 미나리, 겨우내 말렸던 묵나물, 삶은 호박잎에 갓 캐낸 감자를 쪄내고 거기에 강된장까지 곁들여 먹으면 든든한 한 상 완성으로 늦여름 무더위 따위야 물러날 것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26

몰리는 낚시꾼·쌓이는 쓰레기… 버려진 양심

26일 오후 3시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잡어 위판장에서 만난 한 중매인은 “목숨 걸고 바다에 나갔던 어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전에 쓰레기 범벅부터 보면 화가 치밀 수밖에 없다”며 혀를 찼다. 그는 “새벽 5시에 출근해 입찰 전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보면 허탈한 마음이 든다“라면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쓰레기로 뒤덮인 위판 청소로 아침을 시작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도 했다. 채낚기 오징어 위판장, 잡어 위판장, 트롤 전용 위판장 등 구룡포에 있는 3곳의 위판장이 낚시꾼이 버리는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수년 전부터 3개 위판장 옆에서 전갱이와 고등어의 치어 뿐만 아니라 뱀장어와 도다리까지 잡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짜릿한 손맛을 느끼려는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을 주민의 주장에 따르면 평일에는 최소 60명, 주말에는 150명 이상의 낚시꾼이 어판장으로 몰려든다. 일부 낚시꾼은 위판장 일대에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버리고 있고, 주말에는 20ℓ짜리 종량제 봉투 10개 이상 분량의 쓰레기가 나와 위판장 인근 주민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위판 관련 외 일반차량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현수막도 내걸었지만, 낚시꾼들의 몰상식한 행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낚시꾼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위판장 지붕 아래 그늘에서 한여름 뙤약볕뿐만 아니라 비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파제보다 안전하고 화장실과 수도까지 사용할 수 있어 전문 낚시꾼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일부 낚시꾼이 화장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민들은 지적했다. 화장지를 대량으로 뽑아가거나, 사용한 화장지를 바닥에 마구 버려 화장실을 더럽히고 있다. 공공근로를 하는 한 어르신은 “변기 위에 올라가서 볼일을 보는 낚시꾼도 있다”면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화장실 청소하기도 너무 힘이 든다“고 호소했다. 화장실 관리가 어려워지자 구룡포 주민들은 화장실 개방을 24시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구룡포수협이 운영하는 공중화장실은 3곳이 있는데, 북방파제에 위치한 화장실 1곳의 경우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위판이 열리는 오전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26

포항지진 범대본, 대법원에 전원합의체 재배당 촉구 탄원서 제출

포항지진 범시민 대책본부(의장 모성은, 이하 범대본)는 오는 9월 1일 전원합의체 재배당과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50만 포항시민 탄원서명부’를 대법원에 제출한다고 26일 밝혔다. 2017~2918년 2차례에 걸쳐 촉발지진을 겪은 포항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시민들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가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가 심리 중이다. 전원합의체가 아니라 대법관 3명이 심리하는 소부(小部)다. 포항시는 지난달 24일 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 대비해 공익소송 지원 체계를 통해 대법관 출신의 김창석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를 선임했다. 김 변호사는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이라는 고위험 국책사업의 결과로 촉발된 인재”라고 규정했다. 지난 20일에 대구고법 민사3부가 포항지진 손배 소송 항소심 후행 재판의 5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범대본 관계자는 “재판부가 원고 측이 원하는 문서송부촉탁신청과 형사재판 피의자들에 대한 증인신청도 받아들였다”면서 “이들 자료는 대법원에서 진행되는 상고심 심리 과정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26

소액 소포도 ‘15% 관세’… 미국행 국제우편물 대란

#1. 대구에 거주하는 정순자(55·여) 씨는 국제우편물 관세 부과에 한숨을 내쉬었다. 정 씨는 “미국으로 유학을 간 아들이 고향 음식을 좋아해 매달 반찬과 김치 등을 포장해 우편을 부쳤는 데, 비용이 많이 증가할 것 같아 걱정된다”며 “국내 물가가 상승했다곤 하지만, 미국 물가에 비교할 바는 아닌데 현지에서만 자급자족은 힘들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2. 미국산 의류 및 가방 등 물품을 중개하는 김 모(34) 씨는 이제 막 사업이 안정돼 가는 시점에 관세 폭탄에 대한 걱정이 컸다. 김 씨는 “미국 정부가 관세를 부과하는 만큼 물품을 비싼 값에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면서 “노력해서 사업을 일궜지만, 손님이 줄어들 것이 눈에 훤히 보인다.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오는 29일(현지 시각)부터 모든 국제우편물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대구 지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800달러 이하 물품에 대해서는 면세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했다. 마약이나 위조품의 반입을 막겠다는 명분이지만 결과적으로 가족 간 선물이나 생활용품까지 모두 세금 대상이 된 셈이다. 문제는 가정에서 자녀나 친척에게 보내는 김치·장조림 같은 반찬류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은 ‘상품적 가치가 있는 물품’이라면 금액과 상관없이 관세를 매기고 있어 세금을 내고도 검역 기준을 이유로 반입이 거부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9일이 오기 전 소포를 부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26일 대구달서우체국에서는 여러 상자를 가져온 채 소포 부치기를 기다리는 50대 남성이 보였다. A씨는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미리 소포를 부치기 위해서 오전 일찍부터 우체국을 찾았다”며 “일단 빠르게 보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우체국이 접수를 중단한 배경에는 시스템 문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새 관세 체계가 아직 우리나라 우편망에 연동되지 않아 발송은 가능하더라도 관세를 처리할 수 없는 상황. 우정사업본부가 “빠르게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지만, 미국의 정책이 자주 바뀌는 데다 관세 부과 시스템을 자체 우편망에 적용하는 일이 쉽지 않아 재개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저가형 EMS 프리미엄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동시에 “현재 미국 우정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만국우편연합(UPU) 등 국제기구를 통한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26

“대구퀴어축제, 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 개최” 예고

제17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한 달여 앞두고 축제조직위측이 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퍼레이드를 예고해 대구시·대구경찰청 등 관계기관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26일 (구) 중앙파출소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경찰은 집회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조직위는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보편적 인권, 다양성의 존중, 환경과 연대를 중요한 가치로 가지는 인권 축제이자 연대의 장”이라며 “평등을 염원하는 모든 시민을 환대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축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시 등의 입장은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현재까지 없어 정상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히 대구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진출입 도로를 막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바 있다. 작년에도 2개 차로 중 1개만 사용하도록 한 경찰 통고처분에 따라 축제 장소가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반월당네거리 일대 달구벌대로로 변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대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신고한 지 얼마 안 돼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축제 개막이 1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지속해 주변 상인회, 축제 주최 측과 협의해볼 예정이다”며 “매년 마찰이 발생하는 만큼 올해는 마찰 없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26

“포항 해병대 1군단 창설, 준 4군 체제 실현”

포항시 해병대전우회는 26일 포항시청 브리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병대 준(準) 4군 체제 전환과 포항 해병대 1군단 창설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전우회는 이날 호소문 발표를 시작으로 포럼·토론회 개최, 대시민 홍보, 중앙정부 의견 전달 등 체계적인 후속 조치도 이어갈 예정이다. 고한중 회장은 “시민 공감대가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서명운동과 해병대 출신 국회의원 연대 등 제대로 준비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우회는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해 실전 경험을 쌓는 데다 날이 갈수록 북한의 핵 위협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군 구조 혁신은 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고, 해병대의 독립성과 전력 기동성 강화를 위해 ‘준 4군 체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준 4군 체제 전환’의 핵심 과제로 포항 해병대 1사단을 확대 개편을 통한 해병대 1군단 창설을 꼽았다. 해병대 1사단을 해병대 1군단으로 격상해야 국가안보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우회의 설명이다. 전우회는 “오천읍과 장기면 일대에 이미 국방부 소유 부지가 충분히 확보돼 있어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 해병대 1사단이 주둔 중인 포항이 해병대 1군단 최적지”라면서 “1군단을 창설하면 현재 2만8000명의 병력이 4만여 명으로 늘게 돼 최소 1만 명 이상의 인구가 지역에 유입되는 효과도 누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육·해·공사관학교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 때 해병사관학교를 유치하면 ‘안보도시’로서의 포항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해병대 1군단 창설에는 중앙정부 차원의 주민 설득과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탰다. 전우회는 1군단 창설은 단순한 군 조직 개편을 넘어 포항을 K-방산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전략적 기회라고 제시했다. 전우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포항 유세 때 준 4군 체제 전환, 해병대 회관 건립을 약속했고, 한미정상회담에서도 국방 강화와 국방비 증액을 언급했기 때문에 ‘준 4군 체제 전환’이라는 공약 이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우회는 특검이 진행 중인 ‘채 해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전우회가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큰 책임을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26

포항경주공항 ‘250년 할배나무’의 비극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 포항경주공항 활주로와 계류장 사이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높이 11.2m, 길이 43m, 너비 74m 규모의 둔덕(면적 2897㎡)이다. 활주로 끝단에 있는 방위각제공시설(LOC·로컬라이저) 구조물과는 다르다. 로컬라이저 구조물 개선 공사 중인 한국공항공사는 계류장 옆 둔덕도 철거하기 위해 설계용역 입찰을 진행 중이다. 포항경주공항 한복판 ‘둔덕’은 마을 수호신이 250년 넘게 있던 자리여서 관심이 더 쏠린다. 수령이 250년 넘는 소나무가 있었는데, 도구1리 주민들은 ‘할배나무’, ‘당수나무’, ‘당산나무’ 등으로 불렀다. 부모가 제관을 맡은 관원이었다는 김윤자씨(81·여)의 기억은 이렇다. ‘할배나무’ 50m 아래에 우물이 있었고, 제관으로 뽑힌 부부는 우물로 목욕재계한 뒤 그 물로 술을 빚어 제사를 지냈다. ‘할배나무’ 아래에서는 평소 주민들이 모여 마을 일을 의논했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제례를 지냈다. 김씨는 “‘할배나무’는 신령이 깃든 마을의 수호신이었다”고 했다. 민간 여객기가 정기 취항하는 공항 중에 유일하게 해군 소속 공항인 포항경주공항이 1970년 2월 도구1리에서 포항비행장으로 개항했다. ‘할배나무’는 군부대 경계 안으로 편입돼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더는 제사를 지낼 수가 없었다. 1999년 계류장 확장공사 때 ‘할배나무’가 뜻하지 않게 계류장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됐다. 안전과 효율 문제가 대두되자 ‘할배나무’ 이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수호신을 함부로 옮길 수 없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2002년 확장공사를 마무리하면서 비행기가 ‘할배나무’를 피해 이동하는 동선을 마련했고, ‘노거수’로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게 됐다. 안타깝게도 이 수호신은 2022년 8월 생명을 다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려서다. 조영래(56) 도구1리 이장은 “공항공사에서 수목 전문가까지 불러 ‘할배나무’를 살리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라고 전했다. 향토사학자인 이상준 포항문화원 부원장은 “예로부터 사당이 있던 오천읍 일월리 당산나무는 일제강점기에, 오천읍 세계리 당산나무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고사하고, 도구리 당산나무마저 사라졌다”라면서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할배나무’ 터라도 남겨둘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할배나무’ 고사 3년 만에 둔덕 철거에 나섰다. 둔덕이 활주로가 아닌 계류장 옆에 있는 점과 사업 우선 순위, 예산 확보 등을 고려해서다. 이상욱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 공항에 장애물이 없어야 하지만, ‘둔덕’이 이미 조종사들에게 안내된 데다 공항에서 활주로로 이어지는 항공기의 통로를 말하는 택시웨이를 따라 저속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치명적인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조종사가 위험을 감수하며 임의로 피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강조한 이 교수는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포항경주공항이 글로벌 CEO 전용기 이착륙장으로 쓰인다고 하더라도 주요 내빈들은 항공기에서 바로 내려 곧바로 이동하기 때문에 둔덕 자체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25

전동킥보드 ‘실내 충전’ 화재 주의보

최근 경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실내 충전 중 발생한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북소방본부는 사고의 주요 원인이 배터리 과열과 과충전이라며 실내 충전 시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북 도내에서 발생한 배터리 관련 화재 74건 중 과충전이 원인인 경우가 25.7%로 가장 많았고, 미확인 단락(13.5%), 화학적 요인 발화(9.5%), 기타 요인(51.3%)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경북의 한 아파트에서 전동킥보드 배터리를 실내에서 충전하던 중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효율적이지만, 충격이나 과열, 과충전 시 폭발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실내에서 충전하면 주변 가연물과 접촉하면서 화재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 이에 경북소방본부는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해 현관 등 출입구 근처에서의 충전 금지, 과충전 방지, 충전 중 주변 가연물 정리, 정품 충전기 사용, 배터리 손상 시 즉시 사용 중단 등 5가지 안전수칙을 발표하고 이를 잘 지킬 것을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25

“싼 술값에 손님 모으지만 결국은 적자 싸움”

“울며 겨자 먹기로 술값을 내려 손님을 모으지만, 통장은 마이너스입니다. 공멸의 길입니다.“ 경기 불황 속에 소주와 맥주 가격을 대폭 낮춘 이른바 ‘반값 소맥’ 마케팅<본지 8월 20일 자 1면 보도>이 소비자들에게서 인기를 누리는 이면에는 가격 경쟁력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숨어 있었다.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손님을 잃고, 술값을 내리면 손해를 보는 딜레마 속에서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인기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는 대량 구매를 통해 주류를 싸게 들여올 수 있는 구조적 이점이 있다”며 “자영업자들은 주로 술에서 이윤을 남기는데 술값 경쟁에 끌려 들어가면 사실상 버틸 수 없는 시장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 포항의 프랜차이즈 고깃집에서 시작된 ‘소맥 4000원’ 마케팅은 삽시간에 인근 업소들로 번졌다. 한 식당은 소주와 맥주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고, 또 다른 곳은 아예 ‘소주 무료’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식당 사장은 “손님들이 가격만 비교하며 찾아오니 우리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매출은 늘지 않고 이윤만 줄어 결국 적자 싸움”이라고 호소했다. ‘반값 소맥’ 딜레마의 본질은 구조적 불평등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대량 구매로 원가를 낮추고 광고와 마케팅도 본사 차원에서 지원하지만, 소량 구매만 가능한 영세 자영업자는 높은 원가 부담에 판촉까지 직접 감당하는 실정이다. 대구의 개인 막창 식당 운영자는 “프랜차이즈는 본사 지원이 있어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맨몸으로 싸운다”며 “같은 가격에 맞서다 보면 결국 체력 없는 개인 가게부터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신용데이터(KCD)의 ‘2025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매출 평균은 약 4507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보다 7.9% 늘었지만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8% 줄어든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외식업은 대부분 매출이 감소했고, 특히 술집 매출은 전년 대비 9.2% 급감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인기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조차도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은 아니고, 전체 외식업 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저가 주류 마케팅은 결국 파이를 나눠 먹는 ‘제로섬 게임’일 뿐”이라면서 “자영업자들이 살아남으려면 조합 형태의 공동 구매나 차별화된 서비스·품질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25

포항수영장도 인분 테러?··· 여자탈의실서 인분 발견

포항시 남구 대도동 포항수영장 여자탈의실에서 인분이 발견돼 회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달 영주실내수영장 물 속에서 10일 간격으로 인분 덩어리가 발견된 적이 있어서 불안감은 더 커진다. 24일 포항수영장 회원과 포항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22일 오전 6시 12분쯤 회원 3명이 여자탈의실에서 인분을 발견해 신고했다. 현장에 있던 공단 환경미화원과 수영장 직원이 출동해 곧바로 제거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탈의실 외부로 인분이 흘러나온 흔적은 없었다. 샤워실과 수영장 내부에 대한 정밀 확인작업과 수질 검사에서도 인분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선제적인 수질관리를 위해 전체 수영장 물의 30%를 교체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회원들 사이에서 “물속에서 인분이 나왔다”라는 소문이 계속 돌았고, 공단은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렸다. 공단 측은 “24시간 가동되는 여과기 8대와 천연소금 소독기 2대 등을 통해 위생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소문이 부풀려지기 전에 시간대 별로 내용이 정리된 단체 문자 등을 통해 회원들을 안심시키기고 있다"라면서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더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24

“연말 임시개통 박차” 포항 해오름대교 공사 재개

포항시 남구 송도동과 북구 항구동을 잇는 해오름대교(동빈대교) 공사가 25일 재개된다. <관련기사 3면>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잇따른 사망 사고 때문에 전국 103개 사업장에 대한 안전 점검에 돌입하면서 지난 7일부터 공사를 멈췄었다. 경북도는 현장공사가 18일 정도 지연된 점을 고려해 애초 계획한 11월 대신 연말 해오름대교를 임시 개통할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현장 점검을 벌인 최병환 경북도 도로철도과장은 “해오름대교는 전반적인 주요 공정은 모두 끝냈고, 다음 달 높이 46m 짜리 주탑 전망대를 거치하는 작업과 포장, 난간과 조명 설치 등 부대 작업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초 계획한 준공기한인 내년 6월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해맞이 관광객 수요 등을 고려해 연말 임시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북도는 해오름대교 공사 현장소장 등 관계자들에게 해상에서 진행되는 공사인 점을 고려해 자재 낙하 사고 방지와 노동자 안전 사고 예방을 당부했다. 고대길 경북도 철도계획팀장은 “현재 공정률은 80% 정도이고, 연말까지 주민들이 해오름대교를 임시로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오름대교 현장 안전 점검을 마친 포스코이앤씨 본사도 25일부터 작업을 시작하라고 협력업체들에까지 모두 알린 상태”라면서 “25일 공사 재개로 보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도 현장 점검을 벌인 결과 큰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박인호 포스코이앤씨 경영지원본부 차장은 “지난 21일과 22일 경북도와 부산지방국도관리청이 현장 점검을 벌였다”라면서 “공사 재개 시점과 관련해 시공업체 입장에서는 언급하는 게 어렵지만 발주처인 경북도의 설명이 있다면 그게 맞는 이야기”라고 했다. 해오름대교는 73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1년 6월 착공해 내년 6월 준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해오름대교가 완공되면 10분 이상 걸리던 영일대해수욕장~송도해수욕장 구간 이동 시간이 3~4분으로 단축돼 철강공단 출퇴근길이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24

이제야 안심… 포스코이앤씨, 멈췄던 공사 속속 재개

지난 22일 찾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옛 대구MBC 부지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어나드범어’ 공사 현장은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콘크리트 믹서 트럭과 펌프카, 굴착기 등의 장비가 쉴새 없이 오갔고, 인부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용접에 몰두했다. 현장의 근로자는 “공사가 중지돼 생계가 막막했는데, 공사가 재개돼 안심된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공평동 주상복합아파트 ‘더샵동성로센트리얼’ 현장과 중구 사일동 ‘사일 더샵’ 주상복합아파트 현장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중구 ‘동인동더샵’ 주상복합아파트 현장은 26일부터 다시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 23일 포항시 남구 대잠동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1단지’ 공사현장에서도 덤프트럭이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오갔다. 근로자들은 무더위 쉼터에 모여 땀을 식히기도 했고, 출입구 한쪽에 걸린 형형색색의 안전모는 이곳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했다. 대구와 포항 등 지역에서도 안전 점검을 마친 포스코이앤씨 사업장의 공사가 속속 재개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이 확보된 28개 현장(건축 21곳, 인프라 7곳)의 공사를 지난 21일부터 재개했다. 외부 전문가 점검, 개선조치 확인, 안전관리 이행 점검, 최고안전책임자(SCO) 승인, 관계 기관과 소통 등 5단계 검증 절차를 거쳐 각 현장의 공사 재개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사의 장기 중단은 ‘입주 지연, 도로·교량 등 사회기반시설 운영 차질, 협력사 및 근로자 생계 위축’ 등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사안이다. 공사 재개는 입주 지연 기간 아파트 수분양자들의 기존 거주지 계약 연장, 중도금 이자 부담, 임시 거처 마련 등 연쇄적인 가계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현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한숨소리도 잦아들고 있다. 대구의 한 입주예정자는 “입주를 코앞에 두고 공사가 멈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제야 좀 안심이 된다”면서 “앞으로도 입주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공사를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인호 포스코이앤씨 경영지원본부 차장은 “입주 예정자분들은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안전 보강과 대책 강화를 통해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사 재개 이후에도 안전역량 강화를 위해 그룹안전특별진단TF와 전문 진단기관이 참여해 전 현장을 다시 점검하고, 고위험 공정이 포함된 현장은 정밀 확인을 추가로 시행할 계획이다. 또 현장소장이 매일 안전을 확인한 뒤 ‘안전작업장 선언’을 해야 작업을 개시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근로자가 직접 참여하는 안전 타운홀 미팅을 정례화해 협력사와 함께하는 안전 문화 체계를 확립할 방침이다. /김재욱·단정민기자 kimjw@kbmaeil.com

2025-08-24

사광회 창립 70주년 사진전

전국에서 가장 전통있는 사진작가 모임인 사광회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회원 작품전 ‘빛으로 그린 70년, 그 기록과 감동의 순간들’을 26일부터 3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한다. ‘빛을 담아 삶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현재 회원과 역대 회장단의 작품으로 전시하는데, 회원 23명(회장 한경자) 각자가 바라보는 자신만의 사진 예술의 절정의 순간을 작품화 한 88점이 전시된다. 동시에 초창기 사광회를 이끈 회장들의 작품은 역사관에 별도 43점이 전시된다. 이중에 고(故) 구왕삼, 강해룡, 장국현, 한삼화, 진성스님 등의 대표작 33점이 전시되고, 사광회 창립 멤버이자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였던 고(故) 신현국 선생님의 작품 10점도 역사관에서 구경할 수 있다. 사광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의 사진작가 모임으로 지금도 사진작가 모임으로는 독보적인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1964년에는 해외 초청 전시로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화랑 초청으로 회원 10명의 작품 56점을 출품하여 대성황을 이룬바 있다. 1981년에는 대만 신문국 초청으로 회원 7명 작품 70점으로 대북시 판화화랑에서 전시회를 가져 대만 일간지, TV 등 각종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2005년 창립 50주년을 맞아서는 대구시교육청 후원으로 대규모 전시회를 열고 백두산을 주제로 한 <산과 삶> 작품집도 발간했다. 이때 전시에서 판매된 사진대금 1억 2천만원 전액을 난치병 어린이 돕기로 기부했다. 2011년 창립 56주년 기념으로는 ‘세계산림의 해’를 맞이하여 ‘천년살이 우리나무’ 사진전을 통해 산림자원으로서 나무의 중요성과 문화적 유산으로서 가치를 조명했다. 특히 수령 500년에서 2,000년이 넘는 노거수들이 도시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을 사진으로 알려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번 사광회 창립 70주년 사진전을 기획한 서규원 고문은 “신현국 선생님을 비롯한 사광회를 초기 이끌었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진의 발자취를 조금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경자 회장은 “전시를 통해 작가가 바라보는 사진 예술의 절정의 순간을 전시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렌즈 속 그 너머의 세상을 시민들과 함께 보고 느끼며 즐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사광회 회원은 고문 서규원, 회장 한경자, 박종한, 차세환, 전창욱, 류정필, 도일중, 정시식, 차혜연, 홍우표, 황영목, 박인진, 김흥만, 조복순, 이창희, 이진국, 김성두, 윤주홍, 정일경, 김종한, 이영화, 김재원, 진영이 등이다. /김성두 시민기자

2025-08-24

경북적십자사 ‘희망풍차’로 위기가정에 온정 전달

경북적십자사가 지난 20일 경산시 동부동행정복지센터에서 ‘희망풍차 위기가정 긴급지원’ 전달식을 개최하고, 생계난을 겪고 있는 지역 내 취약계층 4가구에 총 650만 원의 생계비 및 교육비를 지원했다. ‘희망풍차 긴급지원 사업’은 적십자 봉사원의 현장조사와 행정기관의 연계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을 발굴하고, 생계·주거·의료·교육 등 각 가정의 긴급한 필요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인도주의 프로그램으로 지원 대상은 매월 열리는 ‘솔루션 실무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선정되며, 위원회는 지역 내 위기가정을 면밀히 검토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방향을 결정한다. 경북지사에 따르면, 올해 8월 한 달 동안 도내 취약계층 18가구 39명을 대상으로 총 3691만 원의 긴급지원이 이뤄졌으며, 이 중 생계비 1900만 원, 주거환경 개선 등 기타 지원 1100만 원, 의료비 300만 원, 주거비 271만 원, 교육비 120만 원이 각각 배분됐다. 특히, 경산시 동부동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4000만 원 이상의 지원이 집중되며, 지역 내 복지안전망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광희 동부동장은 “적십자의 희망풍차 사업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연대의 상징”이라며 “이번 지원을 통해 관내 취약계층 4세대에 희망을 전해주신 적십자와 기부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동숙 남부봉사관장은 “경산시 동부동행정복지센터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위기가정을 신속히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대표 인도주의 기관으로서 지역사회 복지의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지역사회 내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인도주의 실현을 위해 올해 8월 기준 도내 위기가정 118가구 240명을 대상으로 총 1억8453만 원 규모의 긴급지원을 집행해 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24

폭염·코로나19 동시 위협···고령자 건강관리 ‘이중고’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유행까지 겹치면서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의료계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의 대표적 초기 증상인 열감·피로는 코로나19와 유사해 구분이 쉽지 않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두 질환 모두에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코로나19, 7주 연속 입원환자 증가 최근 코로나19 입원환자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3주차(8월 10∼16일) 병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221곳에서 집계된 코로나19 입원환자는 302명으로 7주 연속 늘었다. 누적 입원환자 4100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2458명(60%)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 온열질환자, 2018년 이후 최다 수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도 급증했다. 올해 5월 15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열탈진·열사병 등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3884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로 이미 지난해 전체 환자 수를 넘어섰다.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30.7%를 차지해 3명 중 1명꼴이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 마스크 착용, 양날의 검 고령자들에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도 부담이다. 마스크는 감염 예방에 필수적이지만 폭염 속 장시간 착용 시 심박수와 호흡수가 증가해 체온이 더 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외에서 충분한 거리두기가 가능하다면 마스크를 벗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는 착용이 필요하며 장시간 착용이 힘들다면 거리 확보가 가능한 장소에서 잠시 벗고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 예방 수칙은 기본 생활 관리 전문가들은 고령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기본적인 생활 수칙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낮 시간대 외출을 삼가고 사람이 붐비지 않는 시원한 공간에 머물며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의 핵심이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과 함께 밀집 시설 이용 자제, 개인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23

무궁화호 열차 사고 수사 닷새째···작업계획서 작성 경위 집중 조사

7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청도군 무궁화호 열차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23일 경찰과 철도 당국에 따르면 경북경찰청이 꾸린 ‘무궁화호 열차사고 수사전담팀’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각종 자료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여기에는 신호·제동 장치 작동 기록, 기관차 블랙박스, 역무원 교신 로그 등이 포함된다. 경찰은 이를 통해 사고 당시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코레일 측 대응 과정에 허점은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사고 직후 논란이 불거진 작업계획서 작성 경위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하청업체 근로자 6명 가운데 2명이 계획서에 기록된 참여자 명단과 달랐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중 1명은 사고로 숨졌으며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통해 ‘다발성 손상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소견을 냈다. 경찰은 앞으로 기관사와 하청업체 근로자 등 사고 관계자들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 사고 경위를 더 구체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19일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인근 경부선 선로에서 발생했다. 동대구역을 출발해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1903호)가 선로 점검을 위해 이동 중이던 코레일 직원 1명과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을 치면서 하청업체 근로자 2명이 숨지고 나머지 5명이 다쳤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23

함께 있어 빛나는 우리, 송해공원서

“밤에 운전하는 거 정말 오랜만이다. 이참에 야경 보러 갈까?” “그럼 우리 송해공원 갈까?” MBTI의 대문자 P답게 즉흥적으로 떠난 밤나들이는 수빈이와의 귀가길에서 시작되었다. 송해공원은 대구 달성군 옥포읍에 위치한 공원으로, ‘전국노래자랑’으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고(故) 송해 선생님의 이름을 딴 달성군 대표 관광지다. 달성군 명예군민인 송해 선생님의 따뜻한 미소와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송해기념관이 있다. 또, 사계절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피어나는 자연의 색채는 마음을 알록달록 색칠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봄철이면 만개하는 벚꽃이 호수 위로 흩날리며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해 많은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산책로를 수놓아 또 다른 계절의 매력을 더한다.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는 공원은 언제 찾아도 새로운 감동을 선물한다. 호수 주변을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은 근심 걱정을 덜어내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물 위에 설치된 백년수중다리에서는 밤에 물 위에 떠서 아름답게 반짝이는 달, 풍차, 오리, 나무, 사슴, 하트 등 다양한 조형물들을 볼 수 있어, 가족·연인·친구 누구와 함께해도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바라만 보아도 아찔할 정도의 높이에 조성된 구름다리는 폭포와 인접해 있어 여름에는 시원함을, 겨울에는 빙벽의 아름다움을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보여준다. 빛으로 물든 하트 길, 송해공원의 로맨틱 포토존. 뒤편의 산길도 산책로로 잘 조성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다람쥐와 들꽃을 만날 수 있는 숨은 명소로, 천천히 걷다 보면 도심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송해공원을 방문하면 반드시 이 길을 걸어보길 추천한다. 산길 끝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전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이날 수빈이와 시민기자는 아름다운 밤 풍경에 젖어 말없이 불빛을 바라보며 서로가 생각하는 시간을 기다려주었다. 까만 밤하늘과 대비되는 반짝이는 불빛들이 마음의 어두움을 걷히게 했고, 잠깐 있다가 귀가하려던 우리의 발걸음이 그네 의자에 묶였다. 앉아서 잔잔한 호수와 불빛들, 행복하게 웃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과거의 나, 지금의 나, 미래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수빈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뜻밖의 밤나들이에 또 다른 추억을 얻고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깜깜한 밤에 마음을 위로하는 반짝이는 불빛처럼 수빈이는 언제나 나와 함께하는 변함없는 빛이다. 그리고 그 빛이 있어 언제나 감사하다. 송해공원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우리 삶 속에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때 비로서 행복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21

야외 활동때 진드기 물림 주의하자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갔다. 한낮은 여전히 뜨겁지만 조금씩 가을의 기운이 느껴진다. 연휴를 맞아 가벼운 운동을 위해 반바지와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매미가 여름 하늘을 울음으로 채우고 푸른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둥실거려 평화로웠다. 산책을 나선 김에 공원 뒤의 산을 올랐다. 풀숲을 지나 산길을 여유롭게 걸었다. 이름 모를 들꽃들에 눈 맞추는 일이 즐거웠다. 내려와 저녁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양말을 벗으려고 보니 다리에 까만 점이 보였다. 산에서 묻어온 낙엽 부스러기려니 하고 떼어내니 조그마한 진드기였다. 산을 올랐을 때 붙어온 모양이었다. 자세히 보아도 물린 자국은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한동안 매스컴에 자주 방송되던 쯔쯔가무시병이 떠올랐다. 서둘러 검색을 해보니 굉장히 심각한 내용이 나왔다. 갑자기 공포가 밀려왔다. 혹시라도 물려서 감염된 건 아닐까? 확실하게 알 수 없으니 더 불안했다. 그동안 진드기의 위험에 대해 들어도 그저 남의 일이려니 했었다. 하지만 막상 내 몸에서 직접 진드기를 발견하니 걱정이 되었다. 진드기에 대해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아 더 찾아보았다. 진드기는 기생성 절지동물로, 사람과 동물에게 질병을 매개할 수 있는 해충이다. 특히 털진드기나 작은소참진드기 등은 피부에 침입해 가려움, 발진, 부스럼을 유발하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치명적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 모든 진드기가 병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나 진드기에 물렸을 경우는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진드기 접촉 후 2주 이내에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을 보이거나 고열이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감기인 줄 알고 방치하다가 증상이 중증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진드기는 크기가 작고 물렸을 때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물려도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 시 긴팔 긴바지를 착용하고 장갑이나 모자, 토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풀밭에 옷을 벗어두거나 드러눕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등산로가 아닌 산길은 되도록 피하고 야외에서 돌아와서는 꼭 샤워나 목욕을 하고 입은 옷은 세탁을 한다.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가을은 진드기의 활동성이 더 높아지는 계절이라고 한다. 야외 활동이나 등산 시에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알아두고 예방을 하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므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해서는 안 된다. 사소한 부주의로 큰 질병에 노출되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예방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21

산불 피해 ‘고운사’ 사찰림, 인공조림 대신 ‘자연 복원’ 선택

한여름 무더위 기세가 입추를 넘기며 조금은 꺾인 듯하다. 한낮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조석의 기온 차로 새벽녘 이슬이 내리고 풀벌레도 찌르찌르 가을을 알린다. 자연은 말없이 움직이며 나고, 자라고, 거두고, 감추는 사계의 순환에 한 치 어김이 없다. 지난 3월 전 국민을 불안하게 했던 의성 산불이 영덕으로까지 번지며, 불길이 지나는 길목에 자리한 천년고찰 고운사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불탄 숲을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자연에 맡기는 것이 순리라고 판단한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은 인공조림 대신 ‘자연복원’을 선택한다. 지난해 템플스테이로 인연을 맺었던 고운사. 산불이 진압된 지 5개월이 지났다. 극심했다던 피해 이후 소식이 궁금해, 고속도로 대신 28번 국도를 따라 의성으로 향한다. 어느 순간, 차 창밖으로 불탄 산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까맣게 타버린 능선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 능선은 녹음이 짙어진 사이를 가로지르며 당시 성난 화마가 내달렸던 궤적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그 궤적이 영덕 따개비 마을까지 이어졌다 생각하니 당시의 공포가 살아나는 듯하다. 천년 고찰 고운사. 직접 보니 더 처참하다. 5개월의 시간이 무색할 만큼 깊은 상처 그대로다. 고운사 들어서기 전 최치원문학관의 참혹한 모습에 먼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고운(孤雲) 최치원이 머물며 지었다던 가운루와 우화루 그리고 조선시대 국왕의 기로소(耆老所) 입소를 기념하던 황실 건축 연수전은 흔적조차 없다. 연수전의 솟을삼문이 주던 위엄도 사라졌다. 화마가 지난 자리 그나마 남아있는 보물들을 하나라도 더 수습하고자 애쓰는 국가유산청 연구원들을 지켜보던 주지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인 무상(無常)을 언급하며 “자연재해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이 상황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주지 스님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사라진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과거의 모습에 집착하지 않겠다며 “소나무가 싹이 트면 소나무대로, 참나무가 싹이 트면 참나무대로 자연이 선택하는 방향으로 그대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 믿음은 ‘사찰림 자연 복원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환경단체와 전문가가 불교계와 힘을 모아 인공 식재가 아닌 자연 스스로 숲을 재생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로써 사찰림 복원에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국내 산림정책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나마 온전한 대웅전에서 내려다본 천년 고찰(古刹)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불타고 깨진 잔해더미를 시름없이 바라보다 먼 산을 보니 까맣게 불탄 나무들 틈새로 초록 풀무더기들이 얼핏 설핏 눈에 들어온다. 죽음의 땅에서 새로운 생명이 피어난다는 것은 무(無)에서 유(有)를 발현시키는 자연의 힘 그대로의 광경이다. 고운사 사찰림에서 자연 복원 가능성을 본다. 서울환경연합 추적조사에 따르면 소실된 침엽수 대신 참나무류가 빠르게 싹을 틔웠고 너구리, 박쥐와 각종 조류가 숲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비록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불탄 땅에서도 새 생명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주지 스님이 화두처럼 던진 ‘무상(無常)’. ‘세상 모든 것이 덧없다’지만 그 덧없음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생명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산과 숲 그리고 재해로 다친 마음까지도 자연치유에 희망을 가지며,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자 기와불사에 동참하며 고운사를 나섰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