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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보낸 선물”···.

등록일 2026-05-26 16:16 게재일 2026-05-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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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마지막 마음, 어르신들의 따뜻한 한 끼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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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뜻을 기리기 위한 무료급식 행사를 준비한 이명선 회원(한가운데)이 자원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천국에서 보낸 선물.”

지난 20일 대구 서구에 위치한 비원노인복지관 실버식당 입구에 걸린 현수막 문구는 식당을 찾은 어르신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그 사랑을 다시 세상에 나누고자 한 가족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날 복지관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 나눔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대한적십자사 상중이동 소속 이명선 회원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리기 위한 특별한 나눔이라는 점에서 복지관과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사연은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된 작은 현금 봉투에서 시작됐다. 오래된 장롱 한편에 고이 간직돼 있던 돈이었다. 크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자식에게는 어머니의 삶과 사랑이 오롯이 담긴 소중한 흔적이었다. 가족들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다가, 평생 어려운 이웃을 먼저 챙기고 나누는 삶을 살아온 어머니의 뜻을 기리고자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 후원으로 사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후원자인 이명선 회원은 “어머니께서는 평소에도 음식 하나라도 꼭 이웃과 나누시던 분이었다”며 “어머니의 마지막 흔적 같은 돈이 이렇게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식사가 되어 전해진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것 같다”고 조용히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실버식당에는 단순한 식사 이상의 온기가 가득했다. 식당 안에는 갓 지은 밥 냄새와 따뜻한 국물 향기가 퍼졌고, 봉사자들은 한 분 한 분의 식판을 정성껏 채우며 안부를 건넸다.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도 배식과 안내에 함께하며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다.

식사를 기다리던 어르신들은 “오늘은 더 맛있는 것 같다”, “이렇게 챙겨주니 참 고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떤 어르신은 “돌아가신 어머니 마음이 참 곱다”며 한참 동안 현수막 문구를 바라보기도 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게 참 고맙다”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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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원노인복지관에 마련된 무료급식 행사에서 어르신이 자원봉사자가 전하는 식사를 받고 있다.

무료급식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자리가 아니었다.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누군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위로였고, 지역사회에는 아직도 사람 냄새 나는 온정이 살아 있음을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나눔은 ‘추모’가 슬픔에 머물지 않고 이웃 사랑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상실의 시간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며, 그리움을 다시 희망의 온기로 바꿔낸 것이다.

금화복지재단(이사장 신경용)이 위탁 운영하는 비원노인복지관의 이충희 관장은 “한 사람의 따뜻한 삶과 나눔의 정신이 가족을 통해 다시 지역사회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무엇보다 어머니를 향한 가족의 사랑이 어르신들의 따뜻한 한 끼로 전해져 많은 분들의 마음을 울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선한 마음들이 많다”며 “앞으로도 복지관은 지역사회와 함께 이런 나눔과 온정의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실버식당을 채운 따뜻한 밥 한 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평생 나누며 살아온 한 어머니의 사랑이었고, 세상을 떠난 뒤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는 ‘천국에서 보낸 선물’이었다. 

/방종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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