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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후지산을 향한 문학의 여정

4월의 문턱,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날, 대구문인협회 소속 문인 32명은 일본 문학기행의 길에 올랐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 사유를 확장하는 뜻깊은 여정이었다. 안윤하 회장과 류시경 추진위원장의 인솔 아래 다섯 개 조로 편성된 일행은 시종일관 질서와 품격을 잃지 않은 채, 문인의 품위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문인들을 맞이한 것은 잔잔한 봄비였다. 이는 마치 낯선 타국에서 펼쳐질 문학적 사색을 위한 서정적 서곡과도 같았다. 첫 일정으로 찾은 신주쿠교엔은 에도시대의 역사와 황실의 흔적을 간직한 채, 현재는 시민에게 개방된 평화로운 정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천 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만개한 풍경은 자연과 인간의 미적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장관이었으며, 문인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이를 포착하며 창작의 영감을 길어 올렸다. 이어 방문한 하이쿠 문학관에서는 일본 특유의 정제된 미학을 담은 5·7·5의 짧은 시 형식 속에 응축된 자연과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마쓰오 바쇼를 비롯한 여러 거장의 작품은 언어의 절제 속에서도 얼마나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 주었으며, 문인들은 그 감동을 바탕으로 밤늦도록 하이쿠 시를 쓰며 문학적 교감을 나누었다. 이는 오직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한 기쁨이자 특권이었다. 롯폰기 힐츠전망대에 올랐으나 우중으로 인해 도쿄를 상징하는 도쿄 타워 풍경은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둘째 날, 후지산을 향한 여정은 더욱 장엄한 자연의 세계로 문인들을 이끌었다. 후지산 로프웨이를 통해 오른 전망대에서는 해발 3776m의 일본 최고봉이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드러냈다. 눈 덮인 정상과 구름이 어우러진 풍경은 장엄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품고 있었으며, 일본 문화에서 후지산이 왜 영산으로 추앙받아 왔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이어 방문한 오시노 핫카이는 후지산의 눈 녹은 물이 화산암층을 통과하며 정화된 뒤 솟아오른 여덟 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국가 천연기념물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투명하게 맑은 수면 아래로 수초와 물고기가 어우러진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근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날, 스바시리 5합목에서 마주한 후지산은 더욱 가까이에서 그 웅자를 드러냈다. 발아래 펼쳐진 화산의 숨결과 대지의 기운은 인간의 미미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자연과 공존해야 할 존재로서의 겸허함을 되새기게 했다. 이어 방문한 하코네 오와쿠다니 계곡은 약 3000년 전 화산 활동의 흔적을 간직한 채 여전히 유황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 황량하면서도 역동적인 풍경은 생명과 시간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이곳의 명물인 ‘검은 달걀’은 온천수에 삶아 껍질이 검게 변한 것으로, 하나를 먹으면 수명이 7년 늘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검게 변한 달걀 하나에 담긴 전설조차 인간의 소망과 삶에 대한 염원을 은유적으로 전해주었다. 아시노코 호수에서는 하코네를 대표하는 3척의 해적선이 운항 되며, 날씨가 맑으면 호수 너머로 후지산의 절경이 펼쳐진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경관은 일본 자연미의 또 다른 층위를 보여주었다. 이어 방문한 아라쿠라야마 센겐공원은 약 4.3ha 규모로, 붉은 오층탑(충령탑)과 벚꽃, 그리고 후지산이 한 화면에 담기는 대표적인 명소다. 특히 398계단을 따라 오르는 아라쿠라 센겐 신사는 목화 개화의 여신인 코노하나사쿠야히메를 모신 신사로, 자연과 신앙, 그리고 인간의 염원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이번 문학기행은 단순한 견문 확대를 넘어, 문학이 자연과 어떻게 호흡하며 인간의 내면을 확장시키는지를 체험하는 과정이었다. 각 방문지는 저마다의 역사와 의미를 품고 있었고, 그 공간 속에서 문인들은 언어 이전의 감각과 사유를 마주했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4-07

(이사람) “죽음을 가르쳐 삶을 산다”

대구 ‘대한간병사교육원’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보건복지 교육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박임순 ‘대한장례지도사교육원’ 원장을 만났다. 27년 전, 불모지나 다름없던 간병사 교육을 시작으로 간호조무사·사회복지사·장례지도사 등 여섯 과목을 정부 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대구와 경북에서 4만 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한 인물이다. 박 원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고용 창출의 숨은 주역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특히 최근 고령화 사회의 화두인 ‘웰다잉(Well-Dying)’의 가치 전파를 위해 생명존중의 교육 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박 원장이 걸어온 길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다. 부산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의료 현장을 누비던 간호사가 본래 직업이었다.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두 자녀를 책임져야 했던 절박한 상황에서 그녀는 간호사 업무 대신 교육사업가 길을 선택했다. 당시 생소했던 간병사’교육을 대구·경북 지역에 처음으로 도입했을 때만 해도 주변의 시선은 회의적이었으나 박 원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안목으로 최고의 간병사 배출 기관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교육 철학은 ‘사람을 살리는 교육’에 있다. 교육원을 찾는 이들 중에는 사업 실패나 실직 등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마지막 희망을 품고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 원장은 수강료를 낼 형편이 안 되는 이들에게는 “취업 후 첫 월급을 받으면 갚으라”라며 길을 열어주었고, 고령에도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도 정성껏 보듬었다. 제자 중에는 장례 재가센터나 요양원, 장례식장을 경영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한다. 특히 70대에 입문해 아파트 두 채를 마련할 정도로 자립한 제자도 있고, 사업 실패로 봉고차 생활을 하던 분이 역경을 딛고 일어선 제자도 있다. 장례지도사에 대해 그는 단순한 장의 업무를 보는 직업이 아닌 ‘다음 생의 문을 열어주는 숭고한 사명’으로 설명한다. “태어나는 일보다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는 준비가 더 중요하다”며 그녀는 80세 노학자가 죽음을 배우러 입학한 경우가 있음을 실례로 소개했다. 그녀는 교육에 머물지 않고 ‘대한장례협동조합’을 통해 대규모 분묘 이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역 사회의 장례 문화 선진화에도 기여해 왔다. 그의 성공 배경에는 성실함과 깊은 신앙심이 뒷받침됐다. 앞으로도 후배 양성에 매진하고 지역사회 봉사에 헌신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4-07

1억6000만년전 공룡화석 흔적과 남해안 절경에 반해

봄향기가 물씬 풍기는 어느 날, 사진예술가협회 백형영 대구회장을 포함한 13명의 작가들이 경남 고성 앞바다 시루섬 일출을 잡기 위해 새벽부터 출사에 나섰다. 기대와 달리 구름에 태양이 가려 일출은 보지 못했으나 시루섬을 중심으로 펼치진 주변의 풍광들을 즐기며 모처럼만의 마음 편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시루섬을 배경으로 단체기념 촬영을 하고, 계획한 대로 상족암 군립공원 오토캠핑장으로 이동을 하였다. 그곳에서 간단하게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주변 촬영을 시작했다. 상다리를 세워놓은 형상이 닮아 상족암이라 불리는 이곳은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8대 불가사의 지역으로 손꼽히며 1억6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 지구를 점령한 공룡과 조류발자국이 남아 있는 남해안 최고의 절경지다. 공룡화석 산지로 화석의 양은 물론 다양성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단다. 제전마을에서 실바위까지 해안선을 따라 약 6㎞에 걸쳐 그 흔적이 있다. 목 긴 초식공룡 용각류, 두발 또는 네발로 걷는 초식공룡 조각류와 육식동물 수각류의 발자국은 물론 두 종류의 새 발자국도 있다, 공룡 발자국이 포함된 지층 전체 두께는 약 150m이며 200여 퇴적층에서 약 2000여 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다고 한다. 1982년 경북대 양승영 교수와 부산대 김항목 교수가 처음 발견하였다. 브라질과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화석 산지다. 공룡유적지로 브론토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어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대단히 높아 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가면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전경도 감상할 수 있다. 공원 내 해안선에서 보는 촛대바위와 주상절리 병풍바위, 그리고 사량도는 자연이 만든 그야말로 예술품이었다. 특히 덕명 까막끝 해벽에 가려면 물때가 맞아야 바닥에 올라갈 수가 있는데 마침 물때가 맞아 일행들은 보트로 2회 왕복하는 행운을 누렸다. 이곳에는 오랜 세월 동안 침식된 동굴이 하나 있다. 바위가 평면으로 닳아 바닥에는 갑각류 중 따개비, 거북손, 배말(삿갓조개)들이 엉켜있다. 일행은 눈으로 확인하면서 사진 담기에 바빴다. 다음 코스로 고성군 마암면에 있는 몽연 옥윤종(몽연선각갤러리) 대표가 운영하는 공방을 방문했다. 사단법인 각자회 김숙이 초대작가도 우리와 함께 자리를 했다. 전시장에는 희귀 작품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음은 문수암을 찾았다. 문수암의 절경은 일출이다. 남해안 3대 절경의 하나다. 우리 일행은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찾아보기로 했다. 문수암에서 내려다 본 수태산 보현암 황금 약사여래 대불상이 남해의 한려수도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대구로 돌아왔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6-04-07

(시민기자 단상)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켜지는가

전쟁 관련 보도를 보다 보면 익숙한 표현이 반복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마치 전쟁에도 일정한 규칙과 경계가 존재하며, 그것만은 지켜질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선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우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한 것인가. 전쟁은 본질적으로는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극단적 수단이다. 그러나 민간인을 직접 공격하지 말 것, 불필요하게 잔혹한 무기를 사용하지 말 것, 전쟁을 무제한적으로 확대하지 말 것 같은 선이 있다. 이러한 규범은 단순한 도덕의 산물이 아니라, 전쟁이 인류 전체의 파멸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집단적 자기보존의 장치였다. 역사적으로 돌아보면, 그 선은 언제나 위태로웠다.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민간인과 군인의 구분을 사실상 무너뜨렸고, 도시 전체가 전장의 대상이 되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분쟁 속에서 병원과 학교가 파괴되고, 피난민이 희생되는 장면은 반복되어왔다. 오늘날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긴장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서로 얽힌 이 복잡한 대립 속에서 각국은 “선을 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현대전에서 자주 언급되는 가장 명확한 금기는 핵무기의 사용이다. 이것은 인류 문명 전체의 존속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핵이 사용되는 순간, 전쟁은 더 이상 통제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핵은 법률적 금지 이전에, 공포와 상호 억제라는 구조 속에서 유지되는 금기로 남아 있다. 그다음 중요한 것은 전쟁의 확전이다. 특정 지역의 충돌이 주변 이해 관계국의 직접 개입으로 이어질 경우, 전쟁은 순식간에 국제적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 지금의 중동 상황에서 세계가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선’이 명확하게 그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자위이고 어디부터가 침략인지, 어느 수준의 피해가 ‘불가피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언제나 논쟁적이다. 전쟁에서 선을 넘었을 때 돌아오는 비용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핵무기의 사용이 그렇고, 무차별적 학살이 국제적 개입을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전쟁의 규범은 인간의 양심이라기보다, 파국에 대한 계산 위에 서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이 허구에 가깝다고 해서,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 전쟁은 아무런 제약도 없는 폭력으로 전락할 것이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그 선이 얼마나 얇고 불안한 것인지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그 선이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그 선이 무너질 때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되는가. 그 대답은 이미 역사 속에 충분히 기록되어 있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6-04-07

노동단체, 대구시청 앞에서 홈플러스 정상화 촉구⋯정부·여당 결단 촉구

마트산업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본부 등 노동단체는 7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노동조합과 홈플러스지부는 4월 한 달간 ‘지역 총력투쟁’에 돌입하고, 오는 5월 1일 노동절에는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투쟁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홈플러스 사태는 더 이상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 전체의 위기”라며 “점포 축소와 공급망 붕괴로 인해 노동자뿐 아니라 입점업주, 납품업체, 지역 상권까지 연쇄적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매장은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과 고용 불안에 직면해 이미 현장은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지금 결단이 없다면 정상화가 아닌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는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정상화 방안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치권은 제3자 관리 체제 도입과 구조 정상화를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실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노조는 △정상화 약속 즉각 이행 △유암코 제3자 관리인 선임 또는 인수 추진 확정 △임금 체불 및 공급망 문제 해결 △정부의 직접 개입 △MBK파트너스 책임 규명 등 5대 요구를 제시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본부는 “회생 기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정부와 여당이 응답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것이며 이번 투쟁은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와 경제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7

경북개발공사 고령군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경북개발공사가 무주택 도민을 대상으로 매입임대주택 48호의 입주자 모집을 시작했다. 7일 공사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경북도가 저출생 극복과 도민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경북도와 고령군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이번에 공급되는 주택은 청년형 21호, 신혼신생아형 19호, 일반형 8호로 구성됐다. 무주택 세대구성원으로서 일정 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 대비 30~50% 수준으로 책정됐으며, 고령군과 협약을 통해 임대료의 40%를 추가 지원받을 경우 월 9만~18만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는 하루 기준 약 3000~6000원에 해당해 주거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모집에서는 각 유형별로 모집 인원의 30% 이내에서 ‘고령군 외 거주자’를 별도로 모집한다. 기존에는 일반형 신청이 고령군 내 거주자로만 제한됐으나, 이번에는 자격을 완화해 외부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령군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주거 안정과 외부 인구 유입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되는 주택은 신축 매입임대주택으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쾌빈리에는 초등학교 인접 부지에 226㎡ 규모의 ‘다함께 돌봄센터’가 들어서며, 고아리에는 터미널 인근에 263㎡ 규모의 ‘청년커뮤니티센터’가 마련된다. 이곳에는 공용라운지, 강의실, 회의실, 스터디실, 미디어스튜디오 등이 갖춰져 입주민에게 다양한 복지 서비스와 편리한 생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재혁 사장은 “매년 200호 이상의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청년, 신혼부부, 신생아 가구, 주거 취약계층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민의 주거 안정과 저출생 위기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양질의 주택 공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입주 신청은 오는 16·17일 양일간 진행되며, 방문 접수는 고령군 민원실에서만 가능하다. 등기우편 접수는 경북개발공사 또는 고령군으로 발송하면 된다. 신청 관련 상담은 방문 시 가능하다. 세부사항은 경북개발공사 누리집 임대공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07

경북농협운영협의회 ‘농협 개혁’ 현장 목소리 담은 건의문 채택

경북농협운영협의회가 지난 6일 농협중앙회 경북본부에서 열린 ‘2026년 제2차 운영협의회’에서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농협 개혁 입법안에 대한 경북농협의 입장을 담은 건의문을 채택했다. 경북 22개 시·군 운영협의회 의장과 축협·품목농협 대표 조합장 등 27명은 이날 협의회에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농협 본연의 역할 강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하지만 조합원과 농축협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급격히 추진되는 제도 변화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권기봉 의장은 “농협이 직면한 위기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국회와 정부의 개혁 방향에는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추진되는 급격한 변화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그 피해는 결국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의 자체 개혁안을 입법에 적극 반영해 자율성을 지켜주길 바라며, 경북 151명의 조합장이 농협의 변화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의문을 통해 △농협 본연의 역할 강화 △조합원 권익 보호 △지역 농축협의 자율성 보장 △공청회 등 개혁 논의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07

포항시 ‘보조금 편취 의혹’ 승마클럽 경찰 수사 의뢰

포항시가 승마 지원 사업 보조금을 가로챈 의혹이 제기된 지역 승마 클럽을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포항시 축산과는 지난해 12월 포항시 북구 소재 A 승마 클럽을 상대로 보조금 편취 및 허위 정산 혐의에 대해 경찰 수사를 요청했다. 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학부모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 혜택을 승마장이 편취했다”는 취지의 민원들을 바탕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끝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해당 승마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지침에 따라 ‘학생 승마 체험’과 ‘유소년 승마단 운영’ 사업을 수행하며 매년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돼 왔다. 농식품부 지침상 학생 승마 강습비의 70%는 정부와 지자체가 세금으로 지원하며 학부모는 나머지 30%만 자부담하면 된다. 유소년 승마단 역시 시에서 대회 참가비와 장구 구입비 등을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정부에서 대회 참가비나 교육비를 지원해 주는 줄 전혀 몰랐다”거나 “지급받아야 할 지원금을 구경도 못 했다”며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에 따르면 A 승마 클럽에는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약 2000만 원 규모의 보조금이 집행돼 왔다. 시 관계자는 “학부모에게 전달돼야 할 혜택이 제대로 돌아갔는지 등 의혹이 제기된 모든 부분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경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엄정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범죄 사실이 특정되고 법원의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의혹이 불거진 시점의 보조금을 전액 환수할 예정”이라며 “향후 해당 업체에 대한 사업 참여 제한 등 강력한 행정 처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조금은 엄연한 혈세인 만큼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집행돼야 한다”며 “수사 기관의 최종 판단이 나오는 대로 지침에 따라 즉각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7

포항해경, 청년인턴 7명 임용⋯‘1:1 책임멘토제’로 실무 경험 지원

포항해양경찰서가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에게 공직 경험을 제공하고 정책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청년인턴제’를 본격 가동한다. 포항해경은 지난 6일 청년인턴 7명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고 본격적인 근무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서류 전형과 면접을 뚫고 선발된 인턴들은 앞으로 6개월간 각 부서에 배치돼 민원 응대, 해양 안전, 오염 대응, 홍보 등 해양경찰 업무 전반을 실습하게 된다. 특히 해경은 인턴들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고 전문 지식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1:1 책임멘토제’를 운영한다. 단순 행정 보조를 넘어 다양한 현장 체험과 정책 집행 과정에 참여시켜 실무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은 주요 업무 소개와 근무 수칙 안내, 소통의 시간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 인턴은 “해경의 일원으로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얻어 뜻깊다”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근안 포항해경서장은 “이번 경험이 청년들이 공직사회를 이해하고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청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7

추억을 든든하게 담아오다

벚꽃 투어를 떠났다. 자작자작 봄비가 포근히 내려 천북으로 내려서자, 들도 산도 촉촉했다. 넓은 도로보다 구불거리는 시골길이 벚꽃을 음미하기에 더 안성맞춤이라 천북을 통해 경주로 갔다. 사람들이 몰릴 것 같아서 아침 7시에 나섰다. 암곡으로 들어서니 개나리가 노란 폭포처럼 쏟아졌다. 이른 시간이라 벚꽃 가로수는 오롯이 우리 차지였다. 차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 들으며 가져온 커피를 나눠 마셨다. 차 안이 커피 향으로 가득해 창밖 꽃 풍경이 더 좋았다. 불국사로 오르는 길은 숲 내음까지 더해 즐거운 드라이브였다. 통일전까지 달리는 가로수도 벚꽃의 행렬이었다. 자양댐 벚꽃백리길로 가기 전 점심을 영천에서 먹기로 했다. 막걸리 빚는 희정 언니가 알려준 한정식 맛집으로 경주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달렸다. 포도밭이 이어지는 시골길에 ‘영천 농가 맛집 든담’ 간판이 보였다. 주차는 가게 바로 앞에 할 수 있다. 차에서 내리니 건물 뒤에 자두꽃이 환하다. 이런 깊은 곳을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맛있는 집은 바람결에도 소문이 나는가 보다. 달려오며 미리 전화로 예약했더니, 앉자마자 음식이 나왔다. 보쌈과 두부 곁에 입맛 돋우는 깻잎무침을 곁들였다. 앞접시에 고기 한 점, 그 위에 깻잎무침 덮어서 청양고추 한 조각까지 올려서 먹었다. 다음 쌈은 김치에 두부를 싸서 먹으니 좋았다. 뒤이어 전이 나왔다. 먹기 좋게 칼집이 얌전하다. 나눠 먹기 좋게 긴 젓가락도 함께다. 작은 배려에 주인장의 센스가 느껴졌다. 비 오는 날 채소전은 국룰인데 말이지. 한정식은 원래 큰 상에 모든 음식이 다 차려지는데 그래서 어떤 찬은 식어서 매력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든담은 금방 무쳐서 방금 튀겨서 따끈하게 구워서 차례로 서빙해 주니 음식의 맛을 더 살려준다. 전을 다 먹었다 싶을 때 나물 반찬이 우르르 쏟아졌다. 시금치, 당근, 도라지가 어우러진 삼색나물, 콩나물과 무나물, 무생채무침은 설명이 없어도 비빔밥용이다. 그 외 유자향을 덧입은 연근, 참깨 한 꼬집 뿌린 방풍나물, 꽈리고추와 도토리묵까지 손이 많이 가는 것 투성이다. 반찬이 많아 뭐부터 먹을까 하는데 팽이버섯 튀김이 쓰윽 비집고 들어왔다. 바삭! 어떻게 이렇게 바삭거릴까, 튀김옷의 비밀이 있나? 집에서 해봐도 이렇게 안 되더라고 함께 간 언니들이 입을 모았다. 반찬이 다 맛있어도 밥이 맛없으면 한정식은 말짱 도루묵이다. 든담은 돌솥에 해서 밥알에 윤기가 흐른다. 밥만 먹어도 맛있다. 밥은 따로 퍼 담고 숭늉을 솥에 부어 후식으로 먹어야겠다. 밥 한술, 함께 나온 청국장 한술, 번갈아 먹으니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 입에도 잘 맞을 거 같다. 숟가락으로 숭늉 긁어 먹으니 구수하다. 음식을 어느 정도 먹었다 싶을 때 사장님이 직접 매실주스를 들고 오셨다. 직접 담근 매실이라며 소화제니 양껏 마시라고 했다. 농가 맛집을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더 건강한 맛을 찾아서 사찰음식의 대가인 스님께 새벽같이 기차를 타고 가서 오래 배웠다고 한다. 가게 안 곳곳에 그림이 걸렸다. 누가 그렸나 했더니 매일 장 보러 가는 길에 1시간씩 그림을 그리고 장에 간다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 마음을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든담’은 이 집에 오는 손님이 음식을 먹고 ‘건강한 음식은 든든하게 몸에 담아가고, 추억과 행복은 마음에 담아 가라’는 사장님의 정성 어린 표현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6

“협회 내 문서 체계 정비, 우선 추진 과제"

서울·대구·경주·울산·예천·김해·안동 등에서 개인전 26회를 개최하고, 각종 공모전에서 대상과 다수의 수상 경력을 쌓아온 최한규 작가. 그는 지난 2월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제21대 지부장에 당선되며 또 하나의 이력을 더했다. 그동안 쉼 없이 이어온 작품 활동과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사무국장으로서 쌓아온 실무 경험은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왔다. 오랜 시간 축적된 노력은 이제 뿌리 깊은 연꽃처럼 한층 깊이 있는 결실로 피어나고 있다.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는 최 지부장은 “지역에서 화가로 살아가며 짊어져야 할 책임과 의무감을 생각하며 선거에 임했다”고 말했다. 공약을 실행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 흩어진 회원들의 마음을 다시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취임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과 책임감이 반반”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협회 내 문서 체계 정비를 꼽았다. 임기 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서를 표준화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오랜 시간 지역 미술계에서 제기돼 온 경주시립미술관 건립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경주예술학교의 역사와 정체성이 시립미술관의 핵심 축이자 중심 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술관 건립과 함께 시급한 과제로 연로한 선배 작가들의 작품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기록·보존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어 “2026년은 새로운 집행부가 업무를 파악하고 협회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하는 시기”라며 “내년부터는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신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회의 횟수를 늘려 임원진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사업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최 지부장은 올해 기존에 계획된 전시와 공모사업을 중심으로 전시 기회를 보다 내실 있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주시가 주최하는 ‘신라미술대전’의 전시 공간 확보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언급했다. 올해로 47회째를 맞는 신라미술대전은 경주시가 주최하고 신라미술대전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전국 단위 공모전이다. 그러나 공립미술관 대관 기준이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시 주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시 기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과거 서라벌문화회관 전시장에서 진행되던 전시가 현재는 공간 용도 변경으로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전시 공간 확보 역시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시장 사용 기간이 기존 6주에서 3주로 줄어들면서 인력 부담은 물론 작품 훼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통상 신라미술대전 이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던 경주미술협회 전시는 자진 신청 철회했다. 타 협회와 전시 일정이 겹치는 상황도 고려했지만, 무엇보다 회원 간 단합을 우선시해 전시를 다른 공간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대신 절감된 전시 비용을 활용해 ‘미협인의 날’을 마련하고, 회원들이 교류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최 지부장은 “회원 간 단합이 우선돼야 협회의 미래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며 “임기가 끝나는 4년 후에는 회원들이 미술협회에 대한 소속감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공약 중 하나인 서류 대행 지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협회 업무가 정상화되면 회원 공지를 통해 대관 신청이나 예술인 패스 등록 등 전산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을 도울 계획이다. 경주미술협회 회원이자 지역 미술인으로서, 그의 행보가 올 뜨거운 열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6

저자와 함께 떠난 경주국립박물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치른 경주는 뒤이어 ‘신라금관특별전’으로 들썩들썩했다. 따로 떨어져 있던 금관이 경주국립박물관에 어렵게 한자리에 모인 특별함 때문이었다. 신라 금관 6개를 모두 본 감동을 되살리려 다시 경주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이날은 특별히 ‘나는 박물관 간다’의 저자 김용호 작가와 인문학 회원들과 함께였다. 경주로 향하는 길, 오후의 봄 햇살은 내 등 뒤에서 포근히 따라왔고 이제 막 피어나려는 벚꽃처럼 신라의 역사가 우리 앞에서 깨어나고 있는 듯했다. 거대한 서사 앞에서 우리는 작아졌고 한편으로는 알면서도 잘 모르는 신라의 역사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박물관 입구는 언제나 그렇듯 3대가 함께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 체험을 하러 온 학생들, 이제 막 버스에서 내린 외국인 무리가 뒤섞여 있다. 막 입구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서니 때맞춰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진다. 종소리에 행복해진 우리는 약속 장소인 신라역사관 앞에 모였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작가는 신라 금관 이야기로 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신라역사관의 시작은 신라의 연표부터 보는 거였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쳐 버렸는데 작가님 덕분에 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내물왕 때부터 임금의 칭호도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에서 마립간이라 쓰며 신라가 독자적으로 정립해 나갔다. 그리고 온전히 왕권을 갖고 싶었던 염원이 청동을 지나 금관을 탄생하게 했다. 금관을 볼 때면 먼저 화려한 공예 장식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황금 왕관을 마주할 때면 감탄과 동시에 쉽게 발길을 떼지 못하게 하는 금관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금관과 금제 장식들이 신라의 왕들에겐 권력을 표현하는 확실한 하나의 방법이었을 거다. 금관 최대의 미스테리인 곡옥과 달개, 그 시절 신라 사람들의 세공 기술이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세움 장식의 나뭇가지 모양이 신단수와 오벨리스크로 이어진다고 작가는 책에서도 말했다. 이 부분이 내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기다란 장대 끝에 기러기가 앉은 모양의 솟대도 신단수와 같은 의미라고 한다. 지난 금관전 관람 때는 몰랐던 사실이다. 금관에 나뭇가지 장식을 함으로써 하늘과 신에게 닿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강력한 권력의 상징이었을까. 죽어서도 나라를 다스리며 하늘과 신에 기원하고자 금관의 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마치 죽어서도 왕이 되고 싶었던 대릉원의 무덤처럼. 이제까지 단편적으로 알던 금관에서 한 발짝 나아간 느낌이다. 황금과 유리잔과 구슬이 신라에 있었던 건 북방의 기마민족과 남방 항로를 통한 교류의 흔적이었다 것도 확인했다. 평소에 문화는 교류하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오늘 이야기도 일맥상통한다. 투어를 마치고 질문 시간에 신단수와 오벨리스크에 대해서 다시 물었더니 작가는 신단수를 압축한 게 서양에서는 오벨리스크라고 말했다. 그게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순간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 기념비가 떠 오른다. 중요한 공공장소에 세워진 그 상징성을 알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두만강과 압록강이 그리 큰 강이 아닌데 우리는 여기에 너무 갇혀 있다고 말했다. 또 역사를 아는 건 나를 아는 것이니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작가님의 나긋나긋한 설명이 오후 내내 내 귀를 행복하게 했다. 그 목소리가 중학교 때 잘생긴 총각이었던 국사 선생님을 생각나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6

대구고용노동청, ‘워라밸+4.5 프로젝트’ 시행⋯중소기업 노동시간 단축 지원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올해부터 ‘워라밸+4.5 프로젝트’사업을 신설해 경영상 부담 등 장시간 근로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자발적인 실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존의 주 5일 근무 체계를 넘어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환경을 조성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근로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기업 전반에 노동시간 단축 문화의 자발적 확산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대상은 20인 이상 우선지원 대상기업이며,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 감소 없이 주 4.5일제 등 실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운영하는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금은 도입수준(전면․ 부분도입)과 기업규모(50인 이상․미만)에 따라 노동자 1인당 월 20만 원부터 60만 원까지 1년간 차등 지원된다. 또 주 4.5일제 도입 등 실노동시간 단축 후 직전 3개월 대비 평균 노동자수가 증가한 기업에 신규 채용 1인당 월 60~80만 원을 추가로 1년간 지원 받을 수 있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노사발전재단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상시 신청할 수 있다. 김선재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 소장은 “노동자의 일․생활 균형 즉 워라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며 “워라밸을 선호하는 청년들에게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유연한 근로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기업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나아가 지역 청년 유출 방지와 신규 고용 기회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워라밸+4.5프로젝트’ 대구·경북 지역 수행기관인 경북경영자총협회로 참여 신청부터 자문 및 지원까지 전 과정에 대한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6

대구 신천동 음식점 화재 ‘17분 만에 진화’⋯신속 대응으로 확산 차단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음식점에서 발생한 화재가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17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초기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인명 피해와 화재 확산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9시 45분쯤 음식점 주방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종합상황실은 신고 접수 35초 만에 차량 24대와 인원 63명을 투입하고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특히 구조 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동부소방서 신천119안전센터 소방펌프차가 인근에서 화염을 목격하면서 초기 대응 속도가 크게 앞당겨졌다. 상황실은 해당 차량 위치를 즉시 파악해 곧바로 현장 투입을 지시했다. 소방대원들은 출동 지령 후 1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2층으로 번지던 불길을 신속히 잡는 한편, 1층 내부에 고립돼 있던 시민 1명을 구조했다. 이후 추가 출동한 구조대와 함께 전 층 인명 검색과 진화 작업을 이어갔고, 신고 접수 17분 만인 오후 10시2분쯤 완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경상을 입었지만 현장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를 두고 상황실의 신속한 출동 지령과 현장 대원의 기민한 판단이 맞물려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로 보고 있다.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어떤 재난 상황에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응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6

‘공동전선’ 포스코·현대제철 노조, 철강산업 위기 극복 대안 촉구···포항시장 후보에 정책토론회 제안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포항지회가 포항 철강산업 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지방선거 포항시장 후보자들에게 공식 제안했다. 6·3 지방선거 박희정 더불어민주당 포항시장 후보와 박용선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도 흔쾌히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의견과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철강산업 위기를 ‘국가산업안보 비상사태’로 한목소리로 규정한 양 노조는 지난달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철강산업은 단순 산업이 아닌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며 정부의 즉각적인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탄소배출권 제도의 합리적 개선,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철강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 등 3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포스코노조와 현대제철 포항지회는 6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철강산업이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며 “포항시장 후보들은 위기 극복 방안을 말이 아닌 정책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저가 물량 공세,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더해 산업용 전기요금 급등까지 겹치며 철강산업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강이 무너지면 공장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계소득이 끊기고 소비가 얼어붙어 피해가 지역 상권으로 확산한다”며 “이는 10만 철강 가족의 생존권을 넘어 포항이라는 도시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재만 현대제철 포항지회장은 “포항 철강산업은 단순한 경기침체가 아니라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5년간 약 85% 상승해 생산원가 증가와 공장 가동 중단,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장 폐쇄와 매각으로 약 500명의 조합원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김성호 위원장은 “유럽과 미국은 무역 장벽으로 산업을 보호하고 있지만 한국은 오픈시장 구조 속에서 중국산이 무차별 유입되고 있다”며 “제2의 러스트벨트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은 대체재가 없는 산업으로 본업 경쟁력을 지켜야 한다”며 “포항시장 후보들에게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이 있는지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포피아(포스코+마피아) 행태는 근절하겠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는 정책토론 방식과 후보 공약 방향, 산업용 전기요금, ‘포피아’ 문제, 수소환원제철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노조는 정책토론회는 질문지를 사전에 전달하고 생중계 프리토킹·토크쇼 방식으로 진행하고, 무소속을 포함해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공약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 정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포항시가 조례 변경과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공약이 중요하다고 했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탄소중립 투자 지원 등이 추진되길 바란다면서 구체적인 평가는 정책토론에서 검증하겠다고 설명했다. 포피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례를 접수해 조사 중이며, 1차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필요하면 형사고발 등 실질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과 관련해서는 “원가 상승과 시장 문제 등 딜레마가 있어 빨리 가서도 안 되고 늦게 가서도 안 되며 파일럿 테스트를 통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노조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5년간 약 85% 상승해 120~140원에서 180~190원 수준까지 올랐고 2024년 영업이익 약 1500억 원 중 전기요금 증가 부담이 약 1100억 원 수준”이라며 “K-스틸법은 중장기 제도이며 현재는 응급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기요금 인하는 수액과 같은 긴급 처방으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희정 민주당 포항시장 후보는 “당연히 정책토론회에 참여한다. 철강산업 위기 극복은 민주당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박용선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도 “포스코에서 16년간 일한 노동자 출신으로서 당연히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김국진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6

“해수욕장 말 출입 금지”···포항시 해수욕장 조례 개정안 의결

속보 = 포항시가 해수욕장 백사장에 말 출입을 금지하기 위해 ‘포항시 해수욕장 관리 및 운영 조례’ 개정을 완료했다. 포항시의회는 6일 열린 제32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포항시가 제출한 ‘포항시 해수욕장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원안을 의결했다. 포항시는 이달 중 개정 조례를 공포할 예정이며, 공포 즉시 시행한다. 지난해 8월 15일 영일대해수욕장 해변을 산책하던 60대 남성이 해변을 활보하다 버스킹 소리에 놀란 퇴역 경주마에 어깨와 종아리를 밟히는 사고(본지 2025년 8월 16일 등 보도)가 났고, 본지는 상위법인 ‘해수욕장법’과 달리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는 소와 말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는 점을 밝혀냈다. 포항시는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올해 1월 21일 ‘포항시 해수욕장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해 8월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해수욕장 이용객이 말에 의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백사장 내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상위법에 맞게 차마 출입 제한 규정을 정비하고자 한다고 포항시는 개정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상위법인 해수욕장법은 특별자치도·시·군·구의 조례로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자동차·건설기계·원동기장치자전거·자전거,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인 소와 말 등 차마(車馬)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닌 구역에 차마를 진입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에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는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만 백사장 출입 금지 대상으로 정했다. 여기에다 포항지역 해수욕장 전체를 대상으로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없다. 김정표 포항시 해양수산국장은 “경북매일의 문제 제기 보도 이후 조례 개정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실행했다”라면서 “앞으로도 해수욕장 이용객의 안전을 보다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 울진군 조례에 차마의 종류를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로만 한정하면서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인 소와 말은 출입 금지 대상에서 여전히 빠져있다. 5개의 지정해수욕장을 보유한 경주시는 해수욕장 조례에 백사장 출입 금지 차마의 종류를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 외에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까지 담아놔 대조를 보였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4-06

대구서 ‘위장전입’ 아파트 부정청약 6명 적발

대구에서 위장전입 등 불법 수법으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실거주 요건을 속이거나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을 악용하는 방식으로 입주자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 특별단속 과정에서 주택법 위반 혐의로 6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진행된 대구 남구 한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무주택 세대구성원’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소지로 주민등록을 옮기는 방식의 위장전입을 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일부는 당첨 가능성이 높은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을 노리고 실제로는 함께 살지 않는 부모를 주소지에 올리는 수법으로 청약 자격을 맞춘 뒤 입주자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사는 국토교통부 수사의뢰로 시작됐다. 경찰은 통신·금융자료 분석 등을 통해 위장전입 정황을 확인하고 혐의를 입증했다. 경찰은 이들을 송치하는 한편, 관할 지자체와 국토교통부에 수사 결과를 통보해 해당 아파트 입주자격 취소와 향후 청약 제한 등 행정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청약은 실수요자의 기회를 빼앗고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범죄”라며 “전세사기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단속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6

좁은 원룸서 이어진 ‘사위의 지옥’…장모, 딸 지키려다 끝내 ‘캐리어 시신’으로 발견

대구 신천변에서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긴 채 발견된 50대 여성 시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는 사위의 폭력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살기 시작했으나, 정작 본인이 수개월간 지속적인 폭행에 시달리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사위 조 모(27) 씨의 폭행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피해자 A(54) 씨는 지난해 9월 혼인신고를 한 딸 최 모(26) 씨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자, 딸을 곁에서 지키기 위해 대구 중구의 비좁은 원룸에서 이들 부부와 함께 생활해왔다. 그러나 사위 조 씨는 지난 2월 이사를 한 뒤부터 “집안 정리를 안 한다”, “소음을 낸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장모 A 씨를 수시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심각한 폭행을 당하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된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보호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결국 지난달 18일 A 씨는 원룸 안에서 1시간 넘게 이어진 무차별 폭행 끝에 숨을 거뒀다. 부검 결과 시신 전신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으며, 사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사’로 드러났다. 조 씨는 범행 직후 평소 가지고 있던 가로 40cm, 세로 50cm 크기의 작은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밀어 넣었다. 이후 아내 최 씨와 함께 도보로 약 20분 거리인 신천변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딸 최 씨는 남편의 강압에 못 이겨 시체 유기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달 30일 대구에 내린 집중호우로 하천 수위가 높아지자, 가라앉아 있던 캐리어가 물살에 떠내려 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하천 바위에 걸려 떠 있던 가방을 발견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은 지문 감식과 CCTV 분석을 통해 수사 착수 10시간여 만에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피의자들의 ‘지적 장애’ 가능성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는 내용”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사위 조 씨가 딸을 폭행해온 사실은 확인되었으나, 살해 당일 딸 최 씨가 살인 범행 자체에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사위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조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범행 후 시신 유기 방법을 검색했는지 등 계획범죄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대구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만기인 오는 9일 전까지 피의자를 송치할 예정이나,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미진함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한 뒤 검찰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5

대구·경북 4월인데 벌써 ‘대프리카’ 조짐⋯“반팔 옷 꺼내세요”

대구·경북은 평년보다 때이른 ‘초여름 더위’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북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변화와 고기압 강화 등의 영향으로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이상고온 기준인 26.5도를 넘나드는 날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5일 기상청이 발표한 1개월 기후 전망(4월 13일~5월 10일)에 따르면, 4월 중순(13~19일) 대구·경북의 주평균 기온이 평년(11.6~13.0도)을 웃돌 확률은 무려 70%에 달했다. 4월 하순 역시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로 나타났다. 사실상 4월 내내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는 셈이다. 이 같은 이른 더위의 주범으로는 ‘양의 삼극자(Tri-pole) 패턴’이 꼽힌다. 대서양의 온도 변화가 공기 파동을 일으켜 한반도 상층에 고기압을 알박기하듯 강화시키고, 여기에 대구 특유의 분지 지형적 특성인 단열승온 효과(공기가 산을 넘으며 건조하고 뜨거워지는 현상)와 태양 복사량이 결합하면서 기온을 가파르게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최대 82%로 보고 있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벌어지는 ‘일교차’에 유의해야 한다. 낮에는 초여름처럼 덥다가도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뚝 떨어지는 환절기 특성상,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자율신경계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전문가들은 체온 조절을 위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에너지 소모가 극심해져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곧 면역력 약화로 이어진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환자는 백혈구 수가 일반인보다 20~30% 적고, 면역 단백질인 ‘감마 인터페론’ 반응도 현저히 낮았다. 특히 분지 지형인 대구와 경북 내륙 지역은 기온 변화 폭이 타 지역보다 커 지역 주민들의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기온 상승에 대비해 철저한 생활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우선 땀 배출이 많아지는 만큼 수분 섭취를 평소보다 늘려야 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농도가 높아져 만성질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거나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갈증 중추 기능이 저하된 고령층은 탈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옷차림 전략도 중요하다. 낮에는 가벼운 옷을 입되, 아침저녁 기온 하강에 대비해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레이어드(겹쳐 입기)’ 습관이 권장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올랐다고 곧바로 에어컨을 가동하기보다는 환기를 통해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휴식으로 면역력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5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 산책) “문화가 밥 먹여줍니다”

보릿고개 시절엔 시(詩) 한 줄보다 쌀 한 됫박이 절실했으니까요. 그때 음악은 귀만 즐겁게 할 뿐, 배를 달래주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문화는 늘 배부른 뒤에나 찾는 ‘입가심용 디저트’ 취급을 받았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는 그런 존재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거꾸로 묻습니다. “문화 없이 대체 어떻게 먹고 살 거냐?” 이제 밥은 기본이고, 관건은 ‘맛’입니다. 그리고 그 맛을 결정하는 ‘조미료’가 바로 문화입니다. 똑같은 커피라도 편의점 구석에서 마시는 것과 낙동강 노을을 배경으로 마시는 것은 값이 다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커피는 뒷전이고 사진부터 찍느라 바쁩니다. 주인은 속으로 ‘얼른 마시고 한 잔 더 시키지’ 하며 울지만, 겉으로는 ‘인생샷’ 나오라며 조명을 밝힙니다. 이것이 바로 ‘갬성(감성)’이라는 이름의 문화 권력입니다. 이쯤 되면 문화는 장식이 아니라 치열한 생존 전략입니다. 굴뚝 달린 공장도 귀하지만, 사람 마음을 낚아채는 ‘이야기 공장’은 더 무섭습니다. 그 전설 같은 이야기가 펄떡이며 살아있는 곳, 바로 사문진(沙門津)입니다. 사문진이 어떤 곳입니까. 옛날식으로 치면 영남권 최고의 ‘택배 허브’였습니다. 다만 ‘로켓 배송’ 대신 ‘언젠간 가겠지 배송’이 미덕이던 시절이었죠. 그러던 1900년 어느 날, 이 나루터에 괴상한 나무 상자 하나가 상륙합니다. 뚜껑을 열자 딩동댕 소리가 났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혼비백산했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저 통 안에 귀신이 들었나 보다!” 지금 같으면 유튜브 실시간 조회수 100만 회를 찍고도 남을 ‘귀신 들린 상자’ 소동. 그 정체는 바로 이 땅에 처음 들어온 피아노였습니다. “귀신이 아니라 천상의 소리네.” 그 낯선 경이로움이 감동으로 바뀌고, 그 감동이 쌓여 오늘의 ‘사문진 100대 피아노 콘서트’라는 거대한 역사가 되었습니다. 낙동강 황금빛 노을 아래 피아노 100대가 열을 맞춰 앉아있는 풍경은 그 자체로 압권입니다. 100명이 동시에 건반을 두드리면 강물도 숨을 죽이고 공기마저 파르르 떱니다. 공연을 본 한 관람객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고백하더군요. 사람을 죽일 듯 감동시키고는 끝내 다시 살려내는 것, 그것이 문화가 부리는 마법입니다. 문화의 진짜 힘은 ‘강력 접착제’ 역할에 있습니다. 생판 남이던 사람들이 같은 선율에 박수를 치는 순간, 우리는 잠시 ‘너’와 ‘나’를 잊고 ‘우리’가 됩니다. 물론 현실은 늘 녹록지 않습니다. 나라 곳간이 비면 늘 문화 예산부터 칼질을 당하곤 합니다. 마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운동도 내일부터”라며 미루는 심산과 비슷하죠. 하지만 문화는 소모되는 ‘비용’이 아니라 수익을 낳는 ‘투자’입니다. 사람이 모이면 돈은 절로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사람이 없는데 경제가 무슨 소용입니까. 문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성급한 주인처럼 거위 목을 비틉니다. “야, 너는 왜 오늘 알을 안 낳아? 내일은 곱빼기로 두 개 낳아라!” 거위 입장에선 환장할 노릇입니다. 문화는 재촉한다고 쑥쑥 자라지 않습니다. 묵힐수록 깊어지는 된장처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제 사문진을 중심으로 공연과 먹거리, 관광이 실타래처럼 엮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보고, 먹고, 자고, 그러다 보니 정들어서 또 오게 만드는 구조 말입니다. 지갑을 열 ‘기분 좋은 핑계’도 만들어줘야 합니다. 기념품 하나에도 사문진의 사연을 입히고, 음식 하나에도 달성의 색깔을 입혀야 합니다. 그래야 배가 부른데도 “이건 꼭 먹어봐야 해”라며 하나 더 주문하는 ‘매출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결국 여행은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연’의 문제입니다. 이야기가 도시를 살리고 감동이 자산이 되는 시대입니다. 누군가 다시 묻는다면 이제는 시원하게 웃으며 답해줍시다. “문화가 밥 먹여주냐고요? 당연하죠! 밥은 고봉밥으로 주고, 반찬에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챙겨줍니다. 잘하면 자다가도 생각나는 인생 단골집까지 예약해 드릴게요!” /방종현 시민기자

2026-04-05

(이사람) 아내 이름 걸고 세계시장 꿈꾸는 누룽지 외길

한 사람의 사업을 보면 그 사람의 철학이 보인다고 한다. 대구에서 누룽지 제조업체 K-味 푸드를 이끄는 이종규 대표를 만나면, 그의 말과 표정, 그리고 공장 안에 쌓인 누룽지 상자들 속에서 한 가지 마음이 읽힌다. “좋은 먹거리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최근 그는 기존의 S-푸드에서 K-味 푸드로 상호를 바꾸고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K’는 한국을 뜻하고, ‘味’는 맛이다. 여기에 아내 이름 ‘이미자’의 ‘미’까지 담았다고 한다. 단순한 상호 변경이 아니라, 아내를 향한 마음과 한국 전통 식품의 세계화를 동시에 품은 이름인 셈이다. 이 대표는 “제가 살아가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아내를 편안히 해주는 것이고, 둘째는 저와 인연이 닿은 사람과 함께 잘 사는 길을 찾는 것”이라 했다. 그가 승부를 건 품목은 다름 아닌 누룽지다. 평범해 보이는 먹거리지만 그는 이 누룽지에 큰 가능성을 걸고 있다. “누룽지는 한국 사람 누구에겐 익숙한 음식이지만, 제대로 만들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전통 식품”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K-味 푸드의 주력 제품은 5분도 황미쌀 누룽지다. 일반 백미보다 쌀눈과 영양 성분이 더 많이 살아 있는 5분도 쌀을 사용해 맛과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원료는 경남 창녕 우포 인근에서 들여온 ‘이삭’을 도정해 별도의 첨가물을 넣지 않은 채 구워낸다. 이 대표는 “쌀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소중한 먹거리 가운데 하나”라며 “좋은 쌀로 제대로 만든 누룽지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건강한 식문화”라고 했다. K-味 푸드의 또 다른 강점은 산패 지연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누룽지는 시간이 지나면 맛과 향이 떨어지고, 보관에도 한계가 따른다. 이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풍미를 오래 유지하면서도 변질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고, 관련 특허도 갖추었다. K-味 푸드는 기본 누룽지 외에도 숭늉용 제품, 선물용 포장 제품, 식혜용 제품 등으로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경남 의령 출신인 그는 젊은 시절에는 교통사고로 시력 장애를 안은 아픔도 겪었으나 굴하지 않았다. 그는 커피 재료 사업으로 한때는 6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경영인이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두고 “한 번 마음먹으면 끝을 보는 사람”이라 말한다. 실제로 그는 커피 사업에서 쌓은 유통 경험과 인맥,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이제는 누룽지 산업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의 시선은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를 향하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 제품 문의도 들어온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금 세계는 K-푸드에 주목하고 있다”며 “김이나 라면만이 아니라 누룽지처럼 한국의 생활과 정서가 담긴 전통 식품도 충분히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좋은 제품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하는 이들에게도 희망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4-05

상덕사 문우관을 찾아서

지하철 1호선 반월당역에 내려서 옛날 적십자병원 쪽 출구로 나가서 동부교육청 조금 못 미친 네거리에서 서쪽으로 100m 쯤 가면 도로명 주소로 대구시 중구 문우관길 13에 상덕사(尙德祠)가 있다. 1682년 세워진 상덕사는 조선 현종 때 경상도 관찰사 이숙과 영조 때의 경상도 관찰사 유척기의 선정을 기리는 사당이다. 원래는 현 대구시청 주차장 부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상덕사 이름은 우암 송시열이 짓고 편액은 죽천 김진규가 썼다고 전한다. 1826년에 경상감사 조인영이 상덕사 뜰에 이숙과 유척기의 사적을 새긴 상덕사 비를 세우고 매년 음력 9월 9일 비 앞에서 제를 지냈다. 상덕사 입구 맞배지붕 협문에는 진덕문이란 편액이 걸려 있다. 이 편액은 석재 서병오의 스승이었던 서석지의 아들 중산 서경순의 글씨로 문우관이 건립될 때 쓴 것이라 한다. 담장이 높지 않아서 마당과 건물을 넘어다보고 있는데 문을 여는 선비가 있어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진덕문을 들어서 왼쪽의 건물이 문우관이고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 상덕사 비각(碑閣)이다. 현재 문우관에서는 30여명이 모여 일주일에 한번씩 한문 공부를 한다고 한다. 문우관은 1918년 채헌식, 구달서 등이 건립한 강회소다. 을사늑약 이후에 일제가 공교육을 실시하자 민족의 전통을 회복하고 강학과 후진 양성을 위해 선비들이 모여 지은 공부방이다. 문우관 방 벽에는 ‘이문회우 이우보인’ 이라고 쓴 액자가 걸려 있는데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증자의 말로 ‘문으로써 친구를 사귀고, 친구와 더불어 인을 도모한다‘는 뜻이다. 이 글을 따서 문우관으로 이름 지었다 한다. 이 글씨는 서병오의 제자이며 영남서화 회장을 지낸 주병환이 1976년 설날에 문우관에 걸기 위해 쓴 글이다. 문우관은 지금도 향사와 강학이 이어지고 있다. 문우관의 뿌리는 낙육재와 이어져 있는데, 낙육재는 1721년 경상도 관찰사 조태억이 설립한 대구의 첫 관립 도서관이자 지방 국립대의 효시다. 당시 향교와 서원이 있었으나, 도 단위의 인재를 선발한 것은 낙육재가 처음이었다. 선발된 경상도 지역의 유능한 선비들이 함께 기숙하며 엄격한 학칙 아래 학문 연구에 몰두했다. 장서각과 예산을 조달하는 학전도 있었다. 문우관 끝 오른쪽에 상덕사 비각이 있다. 상덕사는 1910년 일본인들이 대구시청의 전신인 지금의 청사를 지으면서 사라지고, 비와 비각만이 1909년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상덕사 비각이라는 편액이 걸린 건물은 사각의 화강석 기단 위에 세 칸 규모의 원주를 세우고, 맞배지붕을 올려 비교적 고풍을 간직한 모습의 건물이다. 옻색의 문과 붉은색의 촘촘한 살대 속에 상덕사비와 이숙의 선정비, 유척기의 영세불망비 2기 고종 때의 도순찰사 이호준의 불망비 등 5기의 비가 모셔져 있다. 지금도 매년 9월 9일 중양절에 이숙과 유척기의 유덕을 기리는 향사를 문우관에서 봉행한다. 시민기자가 상덕사를 찾은 이날, 대구문화유산지킴회 회원 10여 명도 동행해 현장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유산지킴회 강춘화 씨는 “이처럼 소중한 유산이 너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4-05

대구예술발전소 특별전 ‘꼬레아의 힙’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에서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2026년 첫 특별기획전시 ‘꼬레아 힙!(KOREA HIP!)’을 지난달 4일 시작해 이달 19일까지 개최한다. ‘꼬레아 힙’은 우리나라의 K-팝·패션·디지털 콘텐츠·스트리트 문화 등으로 대표되는 ‘K-유행’이 단순한 소비 트렌드가 아닌 과거의 예술과 우리의 생활문화가 오늘의 감각 속에서 새롭게 형성된 문화 예술적 흐름으로 바라보고자 기획됐다. 문화예술본부 이성민 팀장은 “이번 전시는 전통적 미감과 근현대 시각문화, 동시대 디지털·스트리트 감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힙함’이 형성되고 예술로 다시 생산되는 과정을 제시하여 익숙한 문화적 이미지가 새로운 감각으로 재창작되어 미래의 문화로 확장되는 순환 구조를 전시 경험 속에서 드러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참여 작가는 곽기쁨, 김선재, 김은진, 김현정, 배문경, 장우석, 조세민, 한효진 8인이다. 회화·설치·오브제·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의 일상과 이미지, 도시적 감각을 동적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들은 ‘꼬레아 힙’이라는 키워드를 각자의 작업 방식과 감각으로 확장했다. 참여 작가들은 자기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곽기쁨 작가는 향 반죽·밀랍·감온안료 등 소멸하는 재료로 문장을 빚어 텍스트가 연소·용해·해체되는 과정을 통해 ‘읽는 언어’가 ‘보고 만지는 감각’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실험한다. 김선재 작가는 게임·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가상현실 ‘Over World’라는 세계관을 구축해 현실 공간에서 회화, 조각 작품으로 풀었다. 김은진 작가는 자개의 빛을 회화의 물성으로 끌어들여 인간군상과 상상 속 존재들이 뒤섞인 입체적 풍경을 그려냈고, 김현정 작가는 ‘내숭’을 주제로, 고상함과 비밀스러움에서 착안한 한복 차림의 인물을 통해 격식을 차리지 않은 일상의 모습을 ‘내숭 이야기’ 시리즈로 표현하기 위해 특유의 한지 콜라주 기법을 활용해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21세기 풍속도를 그리려고 했다. 배문경 작가는 민화·십장생 이미지를 입체 설치로 구현하고 프로젝션 맵핑을 결합해 ‘이상한 나라의 민화 이야기’를 시간과 계절이 흐르는 몰입형 공간을 만들었으며, 장우석 작가는 지역을 직접 걷고 관찰한 기록을 회화·사진·영상으로 남겨 미니어처 부조 설치로 구성해 동시대 군상과 관계의 구조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조세민 작가는 팝적 캐릭터와 동북아 전통 이미지를 변용한 토테미즘적, 애니미즘적 오브젝트로 유희적 가상공간을 구축해 선악·미추 등 판단의 경계를 흐리고 삶의 모순에서 벗어나는 감각을 제시하고 있다. 한효진 작가는 한국의 ‘콜라텍’ 춤 문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통제와 편견을 넘어 몸으로 현재를 증명하는 노년의 리듬과 연결의 풍경을 사진, 영상 작품으로 소개하려 했다. 전시기간 동안 1층과 3층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퓨전 공연과 전시 참여 작가가 함께하는 체험행사 등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