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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특집 다큐 13일·16일 포항MBC 방영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촉발지진이 발생한 지 8년을 맞아 포항시가 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가 13일 오후 9시와 16일 오전 10시 포항MBC를 통해 방영한다. 포항지진 이후 8년간의 기록을 정리하며 포항지진이 자연재난이 아닌 지열발전소로 인한 촉발지진이라는 점과 다수의 업무상 과실로 인한 인재라는 점을 다시 알리고, 피해자들의 심리적인 어려움이 현재진행형이라는 부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실제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가 발표한 ‘포항지진 경험자(고위험군)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523명 중 19.9%인 104명이 여전히 고위험군인 5단계에 해당했다. 고위험군은 직업·사회적 기능 손상이 명백해 정신과 치료와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전체 표본의 일반적 사항 비교해 추출한 1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불안’을 겪은 인원이 156명으로 86.6%를 차지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시민도 136명(75.6%)으로 확인됐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포항지진 8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들이 어떤 형태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향후 어떤 지원과 도움이 필요한지를 살핀다. 또, 인공저류층 지열생성 발전소와 지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해외 사례 비교 등을 통해 지열발전 사업 시작 전 우려됐던 점을 포함해 더욱 과학적인 관점에서 문제점을 짚었다. 특히, ‘진정한 피해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되짚고, 이를 통해 포항지진에 대한 책임과 배상이라는 법적·사회적 쟁점까지 조명한다. 시민과 전문가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했고, 지진 피해의 물리적 복구를 넘어 ‘사람 중심의 회복’, ‘온전한 일상의 지속’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계기도 제공한다. 한편, 2017~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촉발지진을 겪은 포항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첫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이 심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포항시민들에 대한 정신적 피해를 인정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포항시민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2

대구 사례로 본 ‘진화하는 보이스피싱’···피해자 심리적 세뇌 통해 돈 갈취

대구경찰청이 심리적 통제를 통해 돈을 가로채는 보이스피싱 범죄 2건(총 2억 2500만원 규모)을 사전에 차단했다. 60대 여성 A씨는 카드발급을 미끼로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 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1시 40분쯤 복현지구대를 방문해 “은행에서 고액 인출을 해야 한다”며 경찰 동행을 요청했다. 그는 초기에는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으나 은행에서 현금 인출 직전 경찰관이 피해자의 가방에서 새로 개통된 휴대전화와 텔레그램 대화 기록, 악성앱 2개를 발견해 2억500만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36분쯤에는 경남경찰청의 공조 요청을 받은 황금지구대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피해자를 구조했다. 피해자 B씨는 검찰을 사칭한 범죄자에게 세뇌당해 모텔에 감금된 상태였다. 경찰은 1시간 이상 대화를 이어가며 피해자를 진정시킨 뒤 새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앱 3개를 확인해 2000만 원의 피해를 차단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공권력 사칭’, ‘공포심 조성’, ‘사회적 격리’ 등을 통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 유지’ 또는 ‘외부 연락 시 구속’ 등의 협박으로 피해자를 호텔이나 모텔에 격리시키는 ‘셀프 감금’ 수법이 20~30대 및 전문직 사이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범죄자들은 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위조 문서를 제시하며 피해자를 압박하고, 원격제어앱을 설치해 개인정보와 통화 내용을 탈취한다. 이를 근거로 “정보를 확인했다”며 피해자를 안심시키거나 위축시키는 방식으로 심리적 지배를 강화한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심리적 조종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어 국가기관을 사칭한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즉시 통화를 끊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2

대구경찰, 홀덤펍 불법 도박장 139명 검거⋯범죄수익 10억 원 추징보전

대구경찰청이 작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구·경북 지역 홀덤펍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139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도박 규모 58억 원, 범죄수익금 10억 원에 대한 법원의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검거 대상은 업주·환전책·딜러 등으로, 단순 도박 참가자는 제외됐다. 피의자들은 단속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40대)는 상호없는 상가에서 현금과 칩을 교환하며 10% 수수료를 받고 홀덤 게임을 운영했다. 도박 장소를 수시로 변경하고 지인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으며, 폐쇄회로TV로 출입자를 감시하는 등 조직적 운영을 했다. B씨(30대)는 홀덤 대회 참가용 마일리지와 전용 앱을 개발해 40여개 가맹점을 모집했다. 1차 대회에서는 마일리지로 시상해 2차 대회 참가를 유도한 뒤, 2차 대회에서 현금 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불법 도박을 운영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칩 교환은 불법이 아니지만 참가비를 받고 상금을 지급하거나 칩을 현금·현물로 환전하는 행위는 도박장 개설 및 방조에 해당한다”며 “추가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2

대구·경북 ‘수능일 한파’ 없어… 맑고 비교적 온화

대구·경북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기간 동안 한파 없이 비교적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는 10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수능일에는 서해상에서 확장한 고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특별한 위험기상 없이 대체로 맑겠다고 11일 예보했다. 예비소집일인 12일은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며 가끔 구름이 많겠고, 기온은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당일인 13일에는 대부분 지역이 맑고 평년보다 1~4도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섭씨 1~9도, 낮 최고기온은 14~18도로 예상된다. 다만 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발생할 수 있어 등교길 교통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해상 상황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수능 전후 대부분 해상에서 파고는 0.5~2.0m로 예측돼 배편 이동에도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은 최근 겨울철 특징인 ‘삼한사온’이 가을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주 초반에는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가, 후반에는 기온이 오르는 패턴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주 초에는 쌀쌀했고 수능일에는 날씨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4일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의 육상·해상 예보, 기상특보, 실시간 지진 정보를 제공한다. 관련 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 ‘날씨누리’에서 학교명을 입력하면 확인할 수 있다. 이현수 대구지방기상청장은 “수능일에 큰 추위는 없겠지만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크겠다”며 “아침과 낮 기온 변화에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럿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11

'글로벌 CEO 전용 공항’ 포항경주공항, 세계 향해 날갯짓하려면?

APEC 개최기간 ‘글로벌 CEO 전용 공항’으로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경제인을 맞은 포항경주공항이 CIQ(세관·출입국·검역) 시설을 철거하면서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APEC을 계기로 인지도를 높인 포항경주공항은 세계를 향한 날갯짓을 포기하지 않는다. 교통 접근성 개선과 더불어 김포와 제주 노선을 넘어 국내선을 더 활성화하고, 대만·중국·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부정기 국제선을 확충해 김해공항·대구공항과는 다른 틈새 노선으로 차별화한 거점공항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포항시는 공항~도심~APEC 개최지 경주를 잇는 대중교통망을 체계적으로 다듬는 등 교통 접근성 개선에 나선다. 포항과 경주 시내를 오가는 9000번 리무진 버스 노선을 주요 관광지 중심으로 조정하거나 확대하고, 공항내 렌터카·공유차 이용 활성화와 타보고 택시 등 교통 서비스와 연계한 이동 편의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동해선 철도 전체 구간 개통과 KTX-이음 도입에 따라 울진·삼척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점을 고려해 포항경주공항 승객 유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훈 포항시 철도항공팀장은 “국내선 이용률부터 높여서 공항 인지도를 높이고, 삼척·울진을 포함한 동해안권 전체가 포항경주공항의 배후 수요지가 되도록 하는 게 목표이다”고 말했다. 장거리 중심의 김해·대구공항과 달리 포항경주공항의 활주로는 길이 2133m, 폭 46m로 보잉 737-800(190석·75t)과 같은 C급이나 아주 작은 비행기만 수용할 수 있다. 이때문에 대만·중국·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국제선 노선 개발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기존 대형공항에서 운항하지 않는 틈새 노선을 포함한 단거리 중심의 부정기 국제선을 통해 동해안권 수요 흡수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특히 포항경주공항의 거점공항인 대구국제공항이 군위·의성으로 이전하면 경북 남부권 주민들에게는 포항경주공항이 거점공항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포항~경주~울릉으로 이어지는 남부·동해안권 항공축 재편 논의가 본격화하면 포항경주공항이 거점공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는 “포항경주공항은 울릉도와 경주를 잇는 환승 허브공항으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포항을 거쳐 울릉도로 가는 정기선을 만들면 국내선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주 관광 수요를 겨냥해 김포·인천공항에서 포항경주공항을 거쳐 경주나 울릉도로 향하는 노선을 개발해 관광 벨트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성 포항경주공항 운영파트장도 “울릉도와 경주를 연계한 관광코스를 구성해 포항경주공항을 중심으로 한 복합 관광 동선을 만드는 게 현실적인 구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공항 승격은 장기 과제로 삼고, 우선은 국내선 활성화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최진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 사무관은 “국제공항 전환을 위해서는 면세구역과 입출국·검역시설, 상시 인력 운영 등 여러 요건이 충족돼야 하고, 충분한 수요와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1-11

북극해운정보센터 최적지는 ‘포항’···포스텍 등 지역 첨단 R&D 인프라 ‘강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성주·칠곡) 의원은 지난달 30일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포항이 가진 장점을 적극 반영해 북극해운정보센터가 포항에 설치되도록 검토해 달라"고 전재수 해수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북극항로 개발 및 거점항만 지정·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에는 영일만항 등 복수의 항만을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 지정·육성할 것과 북극해운정보센터를 설치·운영할 것이 담겨 있다. 정희용 의원의 주장 처럼 영일만항을 품은 북극항로 시대 전략적 전초기지인 포항은 북극해운정보센터 운영에 필요한 포스텍 등의 첨단 연구개발(R&D) 역량이 결집해 있다. 최상민 포스텍 산업혁신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와 독도연구센터 등의 해양 연구 네트워크가 이미 포항에 구축돼 있고, 북극 관련 해양관측과 데이터 연계의 실질적 기반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의 연구인프라가 북극해운정보센터와 연계되면 단순한 해빙 관측이나 항로 모니터링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예측·분석 중심형 데이터 허브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수범 사단법인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도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자율운항 선박과 무인선박 개발·실증 역량이 북극해운정보센터의 핵심 기능이 되고, 상업용 운항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위한 항로 예측 서비스가 핵심이 될 것이 분명해서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포항의 가장 큰 경쟁력은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첨단 연구개발(R&D) 역량에 있다. 포스텍은 국내 최고 수준의 AI, 빅데이터, 위성 관측, 해양정보처리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적 수준의 과학 인프라(인공지능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생명공학연구센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를 갖췄다. 포스텍 등 지역 R&D 및 산학연 인프라는 단순한 해양 데이터 분석을 넘어 극지 해양환경에 특화된 AI 관측 알고리즘, 저전력 극지센서, 온디바이스 AI 통신부품, 극저온 소재 기술 등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첨단 기술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 특히 극지환경에서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 유빙(Sea Ice) 감시, 해상교통 예측 등은 모두 AI·위성·센서 융합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포스텍의 연구 인프라는 국가 차원의 북극항로 대응 전략에 핵심적 기반이 된다. 최상민 책임연구원은 북극항로 시대의 북극해운정보센터 유치에 대응하는 포항의 핵심 전략으로 ‘데이터 → AI 알고리즘 → 현장 실증 → 산업화’로 이어지는 북극항로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이어 △위성·드론·부표 등에서 수집되는 극지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AI 기반 데이터 허브를 구축 △유빙 예측·항로 안전·물류 최적화 기술 실증을 통한 AI 기반 해운정보 플랫폼 완성 등을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내세웠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1

‘60대 모습의 정약용 선생 복원 초상화 포항에’···남양주시, 영정 모사본 제공

포항시 남구 장기면(옛 장기현 마현리)의 장기유배문화체험촌 다산초당과 장기면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 아주 특별한 정약용 선생의 영정이 걸렸다. 장기면은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 선생이 1801년 신유박해 때 시작해 18년간에 걸친 유배생활의 시작점이다. 초상화 모사본은 후손 신체 계측 자료와 사료를 종합해 정약용 선생의 60대 생전 모습을 사실적으로 복원한 것이다. 정약용 선생의 고향인 경기도 남양주시(옛 광주군 초부면 마현리)에서 1년의 연구와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초상화 원본은 정약용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문도사(文度祠)’에 봉안돼 있다. 포항시와 남양주시는 지난해 10월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포항 장기의 유배문화와 연결해 인문 교류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산 정약용 선생 브랜드 교류 업무협약’을 맺었고, 11일 다산 정약용 선생 영정 전달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정약용 선생 영정 제작 배경과 과정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고, 포항시는 영정을 만들어 제공한 남양주시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다산의 실학 정신이 포항 시민의 삶 속에서도 살아 숨 쉬길 바라며, 포항시와 남양주시가 지속적인 인문 교류의 모범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장기는 정약용 선생의 유배 여정이 스쳐 간 뜻깊은 역사 공간이며, 장기유배문화제 등 지역축제와 연계한 인문·문화 교류를 더 강화하겠다”며 “남양주시와 협력해 포항 장기 지역을 대한민국 대표 유배 문화의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1

새 고속도로를 타고 참게추어탕을 먹으러 가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새 길이 뚫렸다. 19분이면 영덕에 도착한다. 2025년 11월 8일부터 달릴 수 있다 해서 우리도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 밤새 가을비가 내린 뒤라 하늘은 가을가을 했다. 주말이라 우리처럼 새로 난 길을 경험하려고 나선 행렬이 가득했다. 동해를 끼고 달리는 아름다운 7번 국도, 신호가 많아서 속도를 내기 힘들었는데 고속도로는 단숨에 청하를 거쳐 포항, 영덕 경계를 지났다. 휴게소에서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톨게이트였다. 우리의 목표는 ‘참게추어탕’이다. 고속도로에서 내리자마자 나오는 신호에서 우회전하면 오십천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그 다리를 건너면 또 다른 동네가 나온다. 그 앞을 지나는 길이 오래전 영덕으로 가는 시외버스 길이다. 지금은 논밭 뷰의 시골길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여기에 과수원에 둘러싸인 ‘참게추어탕’ 집이 있다. 메뉴 이름이 가게 이름이다. 오래된 산장 같은 모양의 가게다. 실내는 단체 손님도 거뜬히 맞아도 될 정도로 넓은데 주말이라 조용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두 개 드려요?” 메뉴가 간단하니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참게추어탕 하나와 미꾸라지 튀김 소(小)자와 소주 한 병을 시켰다. 탕이 먼저 나왔다. 참게는 어디서 오냐고 하니, 앞에 흐르는 오십천에서 잡는다고 했다. 국물이 걸쭉하다. 함께 나온 반찬도 정갈하다. 마늘과 땡초 다진 것을 넣고 산초가루도 뿌렸다. 국물이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다. 생선 비린내에 민감한 내 입맛에도 딱이다. 호록호록 먹다 보니 미꾸라지 튀김이 뒤이어 나왔다. 바삭하고 고소하다. 튀김도 비린 맛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 생선튀김에 손이 안 가는 편인데, 순식간에 몇 마리를 해치웠다. 소주 한 잔이 들어가자 남편은 어릴 적 참게 많이 잡고 놀았냐고 내게 물었다. 집 앞에 강물이 낙동강으로 바로 들어가던 동네에 살던 나는 은어, 골부리는 잡아도 참게는 기억에 없었다. 포항 장기에서 나고 자란 옆지기(남편)는 여름이면 늘 냇가에서 동네 친구들과 고기를 잡고, 그러다 가끔은 모포 가까이 까지 가서 참게를 잡았다고 했다. 동네를 멀리 돌아가던 냇물이 어느 해 태풍에 큰 물이 지나고 논밭과 냇가가 물진자리로 경계가 무너졌다. 불도저가 와서 새로 물길을 낼 때 휘돌던 물길을 짧게 새로 만들었다. 며칠 전까지 논이던 곳이 물이 흘러 바다로 들어가니 참게가 살기 좋은 환경이 완성되었다. 근처에 시댁에서 농사짓던 논이 있었는데 논 가운데 큰 너럭바위가 떡 버티고 있었다고 했다. 사람의 힘으로 옮기기엔 힘든 크기였고, 일하다 잠시 새참을 먹으며 쉬기도 했다. 때마침 태풍이 지나 불도저가 들어와 물길도 사람길도 새로 낼 때 너럭바위도 논에서 치워달라고 했더니 밀어서 재방 속에 묻었다고 한다. 그 바위를 들어내니 밑에서 세숫대야만 한 참게가 나와 절구에 콩콩 찧어 국을 끓여 온 식구가 나눠 먹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참게를 먹고 잘 자란 남편이 포항 시사를 쓰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포항 향토 연구를 오래 하신 분이 시댁 논 그 언저리에 고인돌이 하나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해서, 그 너럭바위가 고인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너럭바위 밑에서 오래 살았던 참게는 동해안 유입 하천에 사는 동남참게일지도.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2017년, 2018년 영덕군 오십천과 울진군 왕피천에 어린 동남참게 25만 마리를 방류했다. 그해 6월 울진군 왕피천 하구에서 포획한 어미로부터 부화해 전갑폭 0.7㎝ 이상 성장한 치게다. 동남참게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종으로, 바다에서 부화한 알은 총 6번의 유생 성장과정을 거쳐 어린 게의 형태를 보이는데, 강 하구의 기수지역을 따라 하천 중·상류로 이동해 어미까지 성장한다. 과거에는 큰 강 하구나 하천에서 쉽게 포획할 수 있었지만, 서식 환경오염, 하천 둑과 보 설치에 따른 이동 경로 차단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새 길이 나니 금방 달려가 맛난 참게추어탕을 먹을 수 있었고, 어린 시절로 훌쩍 달려갈 수도 있었다. (054)733-5621,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영로 290 1층, 오전 8시~저녁 7시, 월요일은 휴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1

따끈한 어묵 국물이 그리운 계절

입동이 지났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소식에 더디게 온 가을이 빨리 달아나려고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붕어빵 포장마차가 돌아왔다.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쉽게 붕어빵 노점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 옛말이다. 오죽하면 붕어빵 노점이 있는 동네를 ‘붕세권’이라 부를까. 심지어 붕어빵 노점을 공유한 붕어빵 지도 어플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용자들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문 열고 닫는 시간, 가격과 맛 평가까지 공유하고 있으니 추억의 붕어빵을 먹기 위한 이들의 열성과 진심이 느껴진다. 우리 동네에도 붕어빵 노점이 반년 만에 돌아왔다. 단팥맛과 슈크림맛 두 가지로 승부를 보는데 가격은 3개 이천 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어묵은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묵은 붕어빵의 영혼의 단짝이다. 붕어빵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구원 투수로 나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바로 어묵이다. 꼬치에 꽂힌 납작 어묵과 둥근 어묵으로 추위를 녹이다 보면 어느새 빵틀에서 굽혀져 나오는 붕어빵과 만나게 된다. 만약 베테랑 붕어빵 장사꾼이라면 손님이 어묵을 충분히 먹을 시간을 준 다음 붕어빵을 담아줄 것이다. 예전에는 어묵 국물을 빨간 플라스틱 미니 바가지로 먹었다면 요즘은 종이컵을 사용한다.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지만 좀 더 위생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간장도 개인용 앞접시에 덜어서 찍어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으며 꼬맹이 손님에게는 먹기 쉽게 꼬지를 나무젓가락으로 교체해 주기까지 한다. 노점인 만큼 카드 결제는 불가하나 현금이 없어도 먹을 수 있다. 주인장의 계좌번호가 친절히 적혀 있으니까. 국물 맛은 주인장의 자존심이기도 한데, 무를 기본으로 때론 게, 파, 고추 등을 넣고 취향껏 뭉근하게 끓여 맛을 낸다. 굳이 어묵을 먹지 않아도 붕어빵 손님이 어묵 국물을 먹는 것은 암묵적 합의다. 하굣길의 학생과 퇴근길의 직장인,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와 한잔 걸친 취객의 발걸음을 모두 멈추게 하는 뜨끈한 국민 간식, 어묵의 계절이 도래했다. 이렇듯 세상의 시간은 빨리 흐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1

늘어나는 ‘로드킬’, 동물과 함께 잘 사는 길은···

해마다 로드킬(roadkill·동물 찻길 사고) 이 늘어나고 있다. 로드킬은 야생동물이 도로 가까이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에 부딪쳐 죽음을 맞이하는 사고다. 지금도 수없이 늘어나는 도로로 인해 로드킬이 일어나는 건 어쩌면 그다음 순서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운전을 크게 즐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늘 운전대를 잡고 산다. 아이가 있으니 반은 강제로 차를 몰고 있다. 늦은 밤 운전할 일이 생기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할 때도 있다. 새로 도로가 생겨 조금이라도 시간이 단축되면 그만큼 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럴 때면 종종 차 바퀴에 물컹하고 뭔가 밟히는 일도 생기곤 한다. 바퀴로부터 전해지는 느낌이 좋지 않은데 알고 보니 이미 형체를 알 수 없게 된 어느 동물의 사체였다. 로드킬이었다. 동물들이 말하는 길 위의 하소연이기도 했다. 로드킬 당한 동물이 안타깝지만,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 지내는 길은 없을까. 환경부의 로드킬 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21만7032마리의 동물이 도로 위에서 죽은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2020년엔 1만5000마리 대였던 로드킬이 2023년엔 7만9278건으로 4배를 훌쩍 넘겼다. 최근에는 차가 다니는 도시는 물론이고 농촌에서도 어렵지 않게 로드킬을 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천만 시대라고 하니 길거리 어디에서도 동물을 마주하는 건 자연스럽다. 그만큼 로드킬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로드킬을 많이 당하고 있는 동물은 대부분이 고라니지만 이제는 국도나 산지로 이어진 길에서도 동물들이 로드킬을 당하고 있다. 개구리나 두꺼비 같은 작은 동물부터 수달, 노루, 사슴, 개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도시 생활의 편리를 위해 늘어나는 도로는 원래 동물들의 길이었다. 야생동물들은 먹이를 찾고 짝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길을 나선다. 자신들이 다니던 길에 도로가 생긴 줄 모르고 검은 아스팔트 위에서 희생당한다. 낮보다 운전자의 시야가 멀리까지 확보하기 어려운 야간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 봄과 가을철을 포함해 차량 이동이 많은 휴가철인 7~8월에도 그 수가 상당하다. 과속운전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포항 시민 이은정(42·북구 양덕동)씨는 “토요일 오후에 구룡포 가는 길에 로드킬 당한 동물을 봤다. 이 길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속도를 많이 내는 구간이라 평소에도 위험하다 느끼는 곳이다. 수거하러 오신 분들이 길을 건너는 것도 위험해 보였고 동물들도 가여웠다”라고 전했다. 로드킬이 과속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운전속도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 차량 속도를 줄이면 도로에 갑자기 나타나는 동물들이 방향감각을 잃고 차량으로 오거나 차량 불빛에 도로로 뛰어와도 쉽게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또, 로드킬 예방 대책으로 생태통로나 야생동물주의표지판을 설치하고 있지만 일반국도나 지방도로에서는 잘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하는 인식이 로드킬과 같은 끔찍한 죽음을 겪지 않도록 하게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로드킬에는 신속한 뒤처리도 필요하다. 그래야 2차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관심이 결국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길이 될 거라 여겨진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1

이강덕 포항시장, 내년도 국비 2105억 증액 위해 전력투구

국회 예산 정국의 본격화 속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이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해 국회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국비 증액을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11일 이 시장은 한병도 예결위원장에게 포항시 주요 역점사업들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또, 예결위 간사 박형수 의원과 임미애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박성민 의원, 구자근 의원을 만나 포항시 철강 산업의 위기를 설명하고,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관련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 특히, 기재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에게 국가 성장 주도 신산업인 바이오 육성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포항에 꼭 필요한 사업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포항시의 국회 증액 건의 사업은 16건, 2105억 원이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관련 사업으로는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이차보전금 지원(22억 원) △철강기업 및 근로자를 위한 고용안정 지원(73억 원) △철강산업 AI 융합실증 허브 구축사업(40억 원) 등이 있다.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은 △AI융합 차세대 고리형 펩타이드 디자인 플랫폼 구축(36억 원) △그래핀 2차원 나노소재 AI기반 소재·부품 실증 기반 구축(30억 원) △글로벌 K-푸드테크 기업육성 사업(11억 원) △지역 이공계 대학생 기초 역량 강화 지원(30억 원) 등이다. 이 시장은 포항영일만횡단대교 노선 확정 및 사업 추진(1715억 원)과 KTX포항역의 만성적 주차난을 해소할 신설주차장 선상연결 통로 건립 사업(44억 원)도 반드시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결소위는 17일부터 진행하며, 이 기간 실질적인 예산심의가 이루어진다. 시는 예산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역구 국회의원, 경북도, 중앙부처 관계자 등과 적극적인 공조 아래 국비 확보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1

AI가 임산물 선별·살균·포장···경상권역 임산물 물류터미널 내년 3월 가동

전국 최초로 도입한 로봇 기반 인공지능(AI) 자동화 시스템이 임산물의 선별·살균·포장 등 전 과정을 자동 처리한다. 청정 임산물의 신선도와 유통 효율성 향상을 위해 집하장과 저온·냉동 저장고, 자동선별시스템을 갖췄다. 10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에 준공한 ‘경상권역 임산물 물류터미널’이다. 전북 무주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건립된 임산물 물류터미널인데, 국비 30억 원, 도비 6억 원, 시비 14억 원 등 40억 원을 투입해 산림조합이 기부채납한 5000㎡ 부지에 연 면적 964㎡ 규모로 완공했다. 포항시는 내부 시설 보완과 왕복 2차로 도시계획도로와 진출입로 개설을 마무리한 뒤 내년 3월 임산물 물류터미널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내년 10월 완공할 임산물 가공센터와 임산물 물류터미널도 연계할 계획이다. 임산물 가공센터를 통해서는 임산물의 짧은 유통기한 한계를 보완하고, 산딸기 퓌레·송이 슬라이스·포장 산나물 등 가공 상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물류터미널 준공으로 지역 임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부터 소비까지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유통 기반이 마련됐다”며 “향후 가공센터와 연계해 국내 유통망 확대와 해외 수출 기반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0

대구 고교서 폭발물 설치 의심 신고… 경찰 “특이사항 없어”

대구 남구 한 고교에 사제 폭탄물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긴급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3시간여에 걸쳐 수색 작업을 펼쳤으나 폭탄이 발견되진 않았다. 10일 대구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3분쯤 남구 한 고등학교 소속 A 교사가 “교내에 사제 폭탄을 설치했다는 전자우편을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 교사는 전날 오후 10시쯤 학교 대표 메일 계정으로 발송된 ‘학교에 폭탄을 설치했고, 하교 때 폭탄을 터뜨리겠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이날 오전 확인하고 신고했다. 경찰은 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 등을 투입해 이날 오전 10시 18분부터 오후 1시 10분까지 학교 내·외부에서 폭발물 등을 찾기 위해 수색했지만,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학교 측은 혹시 모를 위험에 등교한 학생 1200여 명을 모두 귀가 조치했으며, 진로 진학사이트에 이와 관련한 공지사항을 띄우고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 해당 학교는 오는 13일 치러지는 대입 수학능력시험 고사장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한 1학년 학생은 “1교시 수업이 시작되고 갑자기 선생님이 자습하라고 말하며 급히 나갔다”면서 “이후 학교에 폭탄 설치된 이야기를 들어 당황스럽고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이메일 발송자로 지목된 용의자 B씨를 추적해 검거했으며, B씨는 조사에서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10

포항 ‘촉발지진’ 발생 8주기 시민행사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의장 모성은, 이하 범대본)는 10일 오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오후 2시 북구 중앙동 육거리 실개천에서 ‘촉발지진 발생 8주기 시민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모성은 의장은 “시민의 권익을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고 지방자치가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국책사업으로 발생한 촉발지진 피해를 보상하지 않는다면 50만 포항시민이 하나 돼 정권퇴진운동과 지방자치제 폐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정부도, 지자체도 아닌 시민이 포항의 권익을 지켜왔다”며 “이번 행사는 시민의 회비로 준비한 순수한 시민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권익을 지키지 못하면서 공동체의 권리를 말할 수는 없다. 이제 시민이 스스로 권익을 챙기는 시대에 포항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포항에서 촉발지진이 발생한 시각에 맞춰 15일 오후 2시 29분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지열발전소 관련 가처분 신청과 위자료 청구소송 등 지난 8년간의 시민운동 경과 보고와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재판 상황을 공유한다. 범대본은 궐기대회와 시가행진(육거리~오거리)을 통해 대법원에는 정의로운 판결을, 사법부에는 정치 판사 탄핵과 사법개혁을 촉구할 계획이다. 모 의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권익을 지켜온 8년의 기록을 확인하는 자리”라며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 포항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0

고산의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의 향연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고산구민운동장에서 열린 ‘2025 제7회 고산3동 고인돌 문화축제’가 주민 2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고산3동 고인돌문화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10개 협력단체가 후원하여 마련되었으며, 고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축제는 ‘고인돌, 고산의 시간을 잇다’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고산의 대표 문화유산인 고인돌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17여 개의 체험 부스에서는 종이 팩, 지갑 만들기, 양말목 꽃 키링 제작 등 친환경 체험이 진행돼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개막식은 마루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장엄하게 시작되었으며, 수성구 홍보대사 박규리의 축하 공연을 비롯해 다채로운 무대가 이어졌다. 주민이 직접 참여한 장기자랑 무대에는 현장에서 접수한 12개 팀이 출연하여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며 축제의 흥을 더했다. 또한, 고인돌을 주제로 한 문화유산 전시 존은 고산의 풍부한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지역민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는 뜻깊은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생들이 참여한 어린이 그림 전시회도 마련되어, 어린이들의 순수한 시선으로 담아낸 고산의 문화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축제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으로 온 가족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아이와 함께 고산의 소중한 문화를 배울 수 있어 보람되고 뜻있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선도 축제추진위원장은 “올해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참여가 늘어 축제의 의미가 더욱 깊었다”고 인사를 했다. 또 이정미 고산3동장은 “앞으로도 고산의 고인돌을 비롯한 지역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 고인돌 문화축제가 수성구를 대표하는 마을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축제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문화의 장으로서, 고산의 정체성과 공동체 정신을 새롭게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고산의 문화유산이 주민의 일상에서 살아 숨 쉬는 그날까지, 고인돌 문화축제는 앞으로도 ‘고산의 시간’을 잇는 다리로서 그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11-10

권상원 작가의 ‘대구의 오지 Ⅲ’ 성황리 종료

사진작가 권상원씨가 최근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대구의 오지Ⅲ’ 전시 개막식 및 출판회를 가졌다. 권 작가는 이날 도시개발과 함께 기억에서 사라지는 대구의 골목 현장을 소재로 한 작품 19점을 전시했다. 작가는 2016년 7월 사진집 ‘대구의 오지Ⅰ’을 출판했으며 그해 10월 대구시립중앙도서관 가온갤러리에서 작품 발표회를 하기도 했다. 같은 해 김광석 길의 갤러리 아르에서 열린 포토대구전시회에서도 대구의 오지 중에 동인아파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7년 4월에는 갤러리 안나(경북 칠곡군 가산면) 개관전 ‘사진파티’에 초대되어 ‘대구의 오지’를 발표하였으며, 같은 해 7월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의 오지 중에서 창을 소재로 한 ‘대구의 오지-창’을 발표한 바 있다 또 2019년 4월에는 안양문화재단의 주최로 국내 작가 20여 명과 해외 작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공간 기억 전’에 초대되어 김중업 건축박물관 전시관에서 ‘대구의 오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9년 9월에는 사진집 ‘대구의 오지 Ⅱ’를 출판하고, 이듬해 2월 봉산문화회관에서 발표를 하였다. 2021년 우크라이나에 열린 제4회 한-우크라이나 현대예술전에도 초대되어 대구의 오지를 발표하였다. 권상원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도시 재개발과 함께 변화해가는 기억의 공간 대구의 골목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겠다”며 자신만의 포부를 보였다. 전시된 그의 사진 속에는 사진가 자신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은 물론이요 골목에서 삶을 영위하는 서민들의 정서와 땀 내음까지 배어있음을 느끼게 한다. 기억의 공간은 대구의 골목들이 도시 재개발로 인하여 하나 둘 소리 없이 사라지는 가운데 정든 삶터를 떠나는 원주민들의 안타까움과 아쉬움, 물질적 권력 앞에서 무력한 민중들의 삶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작가는 10여 년 전부터 오로지 대구의 골목만을 주시하며 관찰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사진작가 권상원씨는 자비로 출판한 사진집을 대구광역시의 중요 공공도서관, 국회도서관을 비롯하여 광역자치단체의 대표도서관에도 무상 기증 비치하였다. 또 사진 전공학과가 있는 전국의 대학도서관과 대구 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중요 대학도서관에도 무상으로 기증 비치하였으며 사진전공학과의 교수들에게도 무상 배부했다. 이날 전시회 개막식에는 김종수 교수(토지사진가), 권정태 대구학회 회장, 박순국 전 매일신문 특파원, 윤국헌 교수, 황인모 황인모사진연구소 대표, 최덕순 전국문화사진초대작가회장이 참석하는 등 100여 명이 참석하여 그의 작품전을 축하했다. 사진전에 참석한 한 인사는 “대구의 골목길을 배경으로 한 그의 작품들이 후일 대구의 작은 역사로 남았으면 한다”고 작품 감상의 소감을 전했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5-11-10

(톱)APEC 개최 도시 ‘경주’ 지명의 유래는

신라의 수도 경주는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를 계기로 한 번 더 세계적인 도시로 명성을 떨치게 돼 고무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상고시대 신라는 진한 12국 중 사로국이라 하였다. BC 57년 신라를 건국한 이후 992년간 56 왕조를 이어오면서 나라를 서라벌 또는 계림으로 불렀다. 진한 땅에는 예로부터 여섯 마을 육부촌(六部村)이 있었다. 촌장은 모두 하늘에서 산으로 내려왔는데, 제3대 노례왕이 즉위한 9년(132)에 육부촌의 명칭을 부(部)로 고치면서 여섯 촌장에게 월성을 본관으로 하여 각기 다른 성(姓)을 내린다. 예컨대, 알천 양산촌의 촌장은 알평이라고 했는데, 알천 양산촌을 급량부로 고치고 촌장 알평에게 내린 성이 월성 이씨다. 표암봉에는 박(瓢) 바위가 있고 알천 탄강 비석이 비각 안에 세워져 있다. 게다가 광석대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알평을 목욕시킨 자리라며 바위로 만든 욕조가 있다. 그럴듯하게 만들었는지 그럴듯한 이야기인지 어쨌든 그 유적이 유존한다. 신라의 역사가 56 왕대에 이르는 문화유적은 불교 유적이 대세를 이룬다. 불교를 나라의 종교로 공인하고 최초로 흥륜사를 세우면서 번성한 까닭이다. 제23대 법흥왕 14년에 터를 닦고 동 왕 22년에 천경(天鏡) 숲을 베고 공사를 시작한 흥륜사는 서까래와 들보에 쓸 나무는 모두 이 숲에서 취했다. 927년 후백제 견훤이 신라 왕경을 습격하여 신라 제55대 경애왕을 자결하게 한 뒤 국보와 재물 등을 약탈하였다. 그리고는 왕의 이종 사촌 동생 김부(金傅)를 제56대 경순왕으로 세우고 물러갔다. 하지만 경순왕은 왕위에 오르고도 불행하게도 신라에선 마지막 왕이 되었다. 후백제의 잦은 침입과 지방호족들의 할거로 나라 기능은 마비돼가고 민심이 고려로 기울어져 갔다. 그러자 왕은 무고한 백성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라를 고려에 귀부하기로 뜻을 밝히자 신하들과 큰아들 일(鎰)의 반대가 있었으나 이를 무릅쓰고 왕건에게 나라를 넘겨주고 고려의 수도인 개경으로 떠나게 되었다. 고려에 나라를 귀부(歸附)한 경순왕은 유화궁을 하사받고, 개경에 있으면서 경주를 식읍으로 하여 고향의 일에 관여하는 벼슬인 사심관으로 임명받았다. 지금의 경주라는 지명은 곧 고려 왕건이 처음 내린 지명이다. 개경에서 왕건의 딸 낙랑공주와 결혼하여 자녀 여럿을 두었다. 하지만 늘 고향 경주를 잊지 못해 그리워한 나머지 허약해지자 끝내 병을 얻어 귀부한 지 43년 후인 978년에 일생을 마감했다. 경주는 그 뒤로 승격하여 대도독부(大都督府)가 되었다가 성종 때 동경유수(東京留守)로 고치고, 영동도(嶺東道)에 예속하게 되었다. 현종 때 강등시켜 경주방어사(慶州防禦使)로 하고, 또 안동대도호부(安東大都護府)로 고쳤다가 다시 동경유수로 하였다. 뒤에 동경 사람들이 신라가 다시 성한다는 말을 만들어 상주도·청주도·충주도·원주도에 격문을 전하고 낮추어 지경주사(知慶州事)로 하였으며, 관내의 주(州)·부(府)·군(郡)·현(縣)을 흡수시켜 안동과 상주에 나누어 예속시켰다. 고종 때 다시 유수로 고치고, 충렬왕 때 계림부로 고쳤다. 그러다가 조선 태종 조에 이르러 경주라는 옛 지명을 다시 쓰게 되어 현재에 이른다. 이로써 신라는 경주·동경·안동·지경·계림 등 왕경이던 지명을 번갈아 쓰게 되었다. 이번 APEC 회의 개최를 계기로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찾은 경주, 그렇잖아도 이미 많은 세계인들이 찾은 그 경주라는 도시 이름의 유래를 보며 다시 한번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급부상하길 기대한다. /권영시 시민기자

2025-11-10

(시민기자 단상) 고구마

무더웠던 여름이 지루했지만 계절은 고장 난 벽시계가 아니었다. 해뜨기 전 아침엔 제법 쌀쌀해서 뒷동산 아침운동을 할 때 이젠 따뜻한 외투가 친구가 되었다. 아내는 운동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고구마를 쪄서 가방에 넣어준다. 어릴 적 고구마는 우리 간식이 아니라 밥 대신 먹는 주식에 가까웠다. 학교 갔다 오면 커다란 대바구니에 고구마를 삶아서 시렁에 올려놓으면 그걸 꺼내 먹는 일이 집에 와서 하는 첫 번째 일이었다. 요즘엔 고구마를 먹으면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고구마를 좋아하지만 어릴 적에는 속살이 하얗게 밤처럼 타박타박한 걸 좋아했다. 그래서 잘못 집으면 누군가 쪼개 보고 밤고구마가 아닌 걸 알고 다시 붙여놓은 것도 있다. 나 역시 몇 개를 쪼개 보고 밤고구마만 먹고 아닌 것은 다시 붙여 놓는다. 이제는 취향이 달라져서 손으로 만져보고 말랑말랑한 것만 골라 먹는다. 고구마를 생각하면 할머니가 떠오른다. 어릴 적 겨울밤은 왜 그리도 길었는지 저녁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파 군고구마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 댁 굴뚝 옆 장작불 속에서 꺼낸 군고구마가 가장 맛있는 고구마다. 겉 모습은 검게 타 있었지만 속살은 노랗고 하얀 고구마가 달고 맛있다. 화롯가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호호 입바람을 불어가며 고구마를 먹었지만 그것은 단순히 고구마를 먹는 것이 아니었다. 할머니의 손자를 위한 마음이었고 가족들의 소통 시간이었다. 할머니는 군고구마를 꺼낼 때마다 “조심해 뜨거워”하시며 두 손에 천을 덧대곤 하셨다. 어린 나는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더 기대에 부풀었고 고구마 한입을 베어 물었을 때의 포근한 단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추운 겨울, 낡은 전기장판 위에서 고구마 하나 나눠 먹으며 보냈던 그 시간은 단순하지만 참 따뜻했다. 이제 내 나이도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많아진 지 오래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어릴 적 고구마가 그리워지는 것은 그때의 소박한 행복이 그리워진 탓이 아니겠나. 이제는 마트에서도 손쉽게 군고구마를 살 수 있고 전자레인지 버튼 하나로도 고구마를 익힐 수 있다. 하지만 그때 그 맛은 다시는 똑같이 되살릴 수 없다. 불 냄새와 함께 묻어있던 손때, 나눔, 그리고 기다림의 정이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이병욱 시민기자

2025-11-10

대구경찰, 매크로로 프로야구 암표 5600만원 상당 부정판매 피의자 검거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입장권 1374매(5600만원 상당)를 부정판매한 A씨(30대)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3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본인 및 가족·친구 등 5명의 계정을 활용해 티켓 예매 사이트에 접속,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입장권을 대량 구매한 뒤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 대비 최대 800%의 웃돈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삼성라이온즈 개막경기 입장권 4매를 3만 6000원에 예매해 28만원에 판매하는 등 총 439회에 걸쳐 부정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프로야구 인기 상승에 따른 암표 매매가 증가하자 매크로 이용 의심 사례를 집중 분석한 끝에 A씨의 범죄 혐의를 입증, 검거했다. 대구경찰 관계자는 “인기 스포츠 경기 및 공연 티켓을 매크로로 대량 구매 후 판매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며 “건전한 관람 문화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법 제48조에 의하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입장권 부정판매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10

대구·경북 이번 주 수요일까지 쌀쌀⋯10일 낮 최고 15도

대구·경북은 10일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오전까지 바람이 강하게 불어 추운 날씨를 보이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대체로 맑겠으며 울릉도·독도는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11~15도로 어제(17.2~20.1도)보다 2~3도가량 낮겠다. 바다에서는 동해 안쪽 먼바다에 오후까지, 동해 바깥 먼바다에는 밤까지 시속 35~60㎞의 강한 바람이 불겠고, 물결은 1.0~2.5m로 높게 일겠다. 항해나 조업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주는 수요일까지 추위가 이어지다가 목요일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추위는 복사냉각이 활발해지면서 내일(11일) 아침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은 구름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고, 아침 최저기온은 -1~6도로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은 13~16도까지 올라 추위가 다소 누그러지겠다. 12일은 최저기온 -1~8도, 최고기온 15~18도로 대체로 맑겠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에는 추위가 조금 약해져 최저기온 1~9도, 최고기온 14~18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올해 수능 한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부터 16일 아침 기온은 1~8도, 낮 기온은 14~18도로 평년(최저 -1~7도, 최고 11~16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낮아 춥고, 낮과 밤의 기온 차도 큰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10

개통된 포항~영덕 고속도로, 파노라마 오션뷰 찬사

지난 7일 개통된 포항~영덕고속도로는 주말 이용객들을 사로잡았다. 우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바다 풍경이 일품이었다. 영일만IC를 벗어나자마자 한 눈에 들어온 동해바다는 더 없이 청량했고, 해안마을도 정겹기 그지 없었다. 10분도 채되지 않아 마주한 월포해수욕장은 고즈넉했고, 이어 만난 영덕 남정은 가을단풍이 형형색색 빛을 더했다. 해안 쪽 가드레일 높이를 기존보다 크게 낮춰 동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게 설계된 점이 돋보였고, 슬라이딩 등의 안전방지도 기대 이상으로 갖춰져 있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리에서 출발, 영덕군 강구면 상직리 30.92㎞ 구간까지 걸린 시간은 20여분. 기존 국도 7호선을 이용할 때 걸리는 시간의 절반을 단축했다. 14개의 터널이 이어졌지만, 위성항법시스템(GPS) 덕분에 내비게이션 신호도 끊기지 않았다. 특히 영덕 방향 영덕휴게소와 포항 방향 포항휴게소는 포항~영덕고속도로를 ‘바다 뷰 맛집’으로 만든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영일만항의 선박 모양을 딴 포항휴게소에서는 식당과 카페에 이어 데크를 따라가면 푸른 바다가 쭉 펼쳐졌다. 야외 곳곳에 놓인 붉은색 테이블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쉬어가기 좋았고, 2층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뷰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벌써 2026 신년 해맞이를 이곳에서 하자는 소리부터 다들 추억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게 모양을 형상화한 영덕휴게소도 실시간 화제였다. 엘리베이터까지 갖춘 이 휴게소 루프탑 전망대는 동해 조망 덕에 이미 ‘인기 포토존’으로 떠올랐고 여기서 찍은 사진들이 SNS를 달구고 있다. 2016년 착공한 이 고속도로가 9년 만에 그 속살을 드러내자 포항·영덕 주민은 물론 외지인들의 발길이 주말 내내 이어졌고, 향후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는 평이 나와 일단은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김광열 영덕군수는 7일 개통식에서 “포항~영덕 고속도로는 앞으로 경북의 관광도로를 다시 쓰게 할만큼 큰 변화를 가져 오게 할 동력”이라며 축하했다. 다만, 개통초기여서인지 아쉬움과 보완해야 할 부분은 옥의 티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양 방향 휴게소였다. 영덕휴게소는 너무 작아 진입 1㎞ 전부터 ‘차량 정체 중, 서행하세요’라는 안내 전광판이 서 있었고 진입로에서는 안내원이 차량을 통제했다. 휴게소에서 빠져나가는 차량 수 만큼 순서대로 입장을 시켜 불만이 적잖았다. 인천에서 온 박종철씨(55)는 “휴게소 진입이 이토록 어려웠던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포항휴게소도 엇비슷했다.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고 대형차 전용 구역에도 일반 승용차가 주하는 등 차량 동선이 혼잡했다. 도로공사는 분석을 통해 영덕휴게소는 96면, 포항휴게소는 133면 규모로 주차장을 조성했다고밝혔으나 향휴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전기차 충전기도 포항과 영덕휴게소 모두 설치되지 않아 일부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또 식당에는 이용객이 대거 몰리면서 준비한 음식이 빨리 매진돼 불만이 나왔다. 부산에서 온 김영식씨(31)는 “식사하려고 들렀는데 대부분 품절이라 편의점을 이용해야 했다”고 했다. 영덕IC 입구 도로 체계는 당장 보강이 시급했다. 상주와 영덕 방향으로 길이 갈리는 교차점을 앞두고 갑자기 차로가 하나로 줄어들어 깜짝 놀라 급정거하는 차량들이 속출했다. 한 운전자는 “2km쯤 부터 입구 도로가 1차선으로 좁아진다는 안내판 설치 등 안전조치를 당장 취하지 않으면 큰 사고는 불보듯 뻔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설은 환경부나 사업자가 설치하는 수익사업 형태라 전력 공급과 인허가 절차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고 나머지 부분들은 문제점들을 파악하는대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