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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 잠수교 캐리어 시신은 50대 母⋯딸·사위 체포, 살해 여부 수사

대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에서 발견된 ‘캐리어 시신’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딸과 사위가 유력한 피의자로 긴급체포 되면서 존속 살해 가능성에 수사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서 “시신이 든 캐리어가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이를 수거해 내부에서 여성 시신을 확인했다. 발견된 시신은 50대 한국인 여성으로 추정되며, 물에 떠내려온 영향으로 외관이 일부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신분증 등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변사자의 행적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했고, 같은 날 오후 9시쯤 20대 여성과 남성을 시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딸과 사위로 확인됐으며,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8일 대구 중구 자택에서 피해자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신천 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직계 가족인 딸과 사위가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체유기를 넘어 살해가 있었을 가능성에 수사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구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CCTV를 제시하자 피의자들이 시체 유기 사실을 시인했다”며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은 내일(1일)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살해 여부와 범행 동기, 범행 방법 등을 집중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31

옛풍류 속에 피어난 전통문화 화전대회

지난달 28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한천서원에서는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원장 임귀희)이 주최한 ‘제8회 화전대회와 상춘 놀이'가 열렸다.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와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뜻깊은 자리였다. 화전놀이는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어져 온 세시풍속으로,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 행해지던 봄맞이 풍류다. 평소 집안에 머물러야 했던 아낙네들이 이날만큼은 시어른과 남편의 허락을 받고 들과 산으로 나가 진달래꽃을 따 화전을 부치고, 시를 짓고 노래하며 정을 나누었다. 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전통적 삶의 방식이었다. 이날 행사 역시 그러한 정신을 충실히 계승했다. 장명숙 국장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식은 임귀희 원장의 개회사와 김상달 시민교육연합 이사장의 축사로 이어지면서 전통문화 계승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이어 본격적인 화전 경연에서는 총 6개 팀이 참여해 각자의 개성과 솜씨를 발휘했다. 참가자들은 진달래를 비롯한 다양한 꽃을 활용해 화전을 만들며, 마치 수를 놓듯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해냈다. 심사는 팀 구성의 조화, 음식의 맛, 그리고 시각적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엄정하게 이루어졌다. 이정숙, 조선애, 이동명 선생이 그 역할을 맡았다. 경연의 긴장감 속에서도 행사장은 문화적 향기로 가득 찼다. 심사 시간동안 내방가사 문학회(회장 권숙희) 회원들이 ‘동락 화수가’를 낭독하며 전통 문학의 깊이를 더했고, ‘한천서원 화전가(유정자)’와 ‘노송정 방문기(박순임)’ 등의 낭독은 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현장에서 내방가사를 배우고자 하는 신청자가 이어진 것은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수상 결과 역시 의미를 더했다. 대상은 설중매팀이 차지했으며, 금상은 백목련팀, 은상은 개나리팀, 동상은 민들레팀이 각각 수상했다. 또한 수선화팀과 진달래팀이 장려상을 받으며 모든 참가자들이 고르게 기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화전놀이에 동참한 이들의 모습은 우리 문화가 국경을 넘어 공감과 감동을 전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낸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행사의 마지막은 한마음 놀이로 장식되었다. 참가자들이 원을 그리며 앞소리와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흥과 정을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속화와 같았다. 화전대회는 단순한 민속의 재현이 아니다. 그것은 문명의 속도 속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의 온기, 자연과의 교감을 회복하려는 소리 없는 외침이다. 진달래꽃 한 송이가 지닌 의미, 그것은 바로 ‘함께함’의 미학이다. 삼짇날의 풍류가 다시금 세대를 넘어 피어나며, 우리는 문화의 뿌리를 잊지 않는 삶의 품격을 배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31

‘내마음의 십자가’란 이름으로 9번째 사진전 개최

사진작가 장영규씨는 수많은 사진물의 대상 가운데 십자가를 주제로 선택한 개성있는 작가다. 2009년 취미로 처음 시작한 사진 촬영이 시간이 흐르면서 공부가 되고, 어느덧 작가의 경지에 들어섰다. 어느 날 그는 사진작가로서 가야 할 길의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사진작가들의 주제 선택은 단순히 무엇을 찍을지라는 생각보다 그 대상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주제 선택과정이 매우 신중하다. 작가의 작품에 따라 작가가 주 대상으로 삼는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이는 고목나무를, 어떤 이는 산을 잘 찍는 작가라는 별도의 이름이 붙어 다니는 데는 이런 연유가 있다. 강 작가는 신앙인으로서 자연스레 신앙과 관련된 주제를 찾다가 ‘내 마음의 십자가’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십자가를 주제로 삼기로 한 날, 그는 한 골목길에서 온통 십자가가 가득 찬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장 작가는 “사물을 관찰하면서 자신이 의도한 것을 발견했을 때 발견한 그것을 사진기호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작품”이라며 “사진은 발견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십자가의 고난과 희생, 은혜 그리고 부활의 기쁨과 생명까지 그 느낌을 작품에 표현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그의 마음의 십자가 작품은 내면의 소리를 사진 기호로 표현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그는 2015년 ‘안셀 아담스전-나도 안셀이야’에서 ‘반영의 미’를 시작으로 2016년 '부산국제사진페어’와 2018년 ‘평택포토페어’, 2022년 ‘대구사진페스티벌’, 2023년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많은 무대에서 작품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3월 24일부터 29일까지 범어대성당 드망즈갤러리에서 ‘내 마음의 십자가’ 전시회를 가졌다. 사진비평가 진동선은 “장 작가는 일상의 사물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표현했다”며 “그것을 마음의 십자가라 이름하였다”고 말하고 그의 작품은 “사소한 것에서 큰 의미를 발생하는 매력적 요소가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6-03-31

아름다운 남쪽 바다 광양만서 현장체험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는 올해 봄 학기 첫 현장학습을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광양만을 다녀왔다. ‘신나고 행복한 시니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화창한 봄날을 맞이하여 남해로 향하는 노신사 학생들의 얼굴엔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현장학습은 광양만의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내려가는 길에 먼저 사천휴게소에서 팬텀기를 관람했다. F-4D 팬텀기로 1969년 한국 공군이 처음으로 보유한 기종인데 2010년에 퇴역했다고 한다. 대구를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전남 광양에 도착했다. 맨 먼저 도착한 곳은 첫 번째 학습지 배알도다. 차에서 내려 바라다보는 배알도는 조그만 섬으로 탁 트인 바다 위에 펼쳐지는 풍경이 명성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별 헤는 다리를 건너니 아래쪽에 배알도라고 커다랗게 쓰인 입간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배알도란 이름은 해수욕장 건너편 망덕산을 향해 절을 하는 형상이라 붙여졌다고 하는 설과 바닥에서 보면 높은 곳에 위치하여 하늘의 임금님 천제를 배알하는 모습에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배알도 양쪽에는 별 헤는 다리와 해맞이다리가 이어져 있는데, 다리 이름으로 보아 밤하늘의 별빛을 감상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며, 연초에는 해맞이 장소가 된다는 뜻일 것으로 짐작이 갔다. 사방에 펼쳐지는 바다와 강은 어느 쪽이 남해인지 섬진강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였다. 해맞이다리 건너 수변공원 뒤쪽으로 멀리 광양제철의 모습도 보였다.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배알도 견학을 마치고 다음 학습 코스인 광양 매화마을로 향했다. 커다란 산비탈에 있는 마을은 엄청 넓었다. 언덕길을 오르기 전에 강변에 잘 가꿔진 공원에서 삼삼오오 반별로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광양 매화마을은 30만평으로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산비탈에 위치하였으며 수십만 그루가 봄이 되면 일제히 하얗게 피어 마을 전체가 온통 꽃밭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길이 너무 가팔라서 그 옛날 이곳에서 산 주민들은 얼마나 어렵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2월부터 3월까지 매화 축제가 열려 올해로 26회째다. 전국에서 100만 명이 되는 관광객이 모여든다고 하니 놀랍기도 했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인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농원을 찾았다. 전망대를 오르니 매화마을 전체와 섬진강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하동군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았다. 영화 ‘취화선’, ‘천년 학’ 등의 촬영지라고 한다. 마을 전체가 매화꽃으로 뒤덮여 이곳이 무릉도원 같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신생 수요대 학생회장은 “남쪽 바다에 위치한 전라도 광양 지역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이름조차 생소한 배알도의 아름다운 모습과 전래, 수십만 평의 광활한 꽃 천지인 아름다운 매화 마을을 직접 답사하여 큰 힐링이 되었고 지역의 역사를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3-31

(시민기자 단상) 삶의 가치, 인간의 존엄사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존엄한 존재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과 사회의 성숙도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존엄사는 단순히 죽음을 앞당기거나 연장하지 않는 문제를 넘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다 인간답게 떠날 권리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존엄은 젊고 건강할 때만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져야 할 가치이다. 그러나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인간은 때로 생명을 연장할 수는 있어도 삶의 의미와 품위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이때 우리 사회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존엄사’다. 존엄사는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존엄을 끝까지 지키려는 성찰에서 출발한다. 회복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오직 기계와 의료기술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인간다운 삶인가에 대한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의식과 삶의 의미가 사라진 상태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것은 당사자와 가족 모두에게 깊은 고통을 남기기도 한다. 따라서 존엄사는 ‘죽음을 선택하는 문제’라기보다 ‘어떻게 인간답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인간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지만, 그 생명이 단지 시간의 연장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다. 삶에는 품위와 의미가 있으며, 인간은 자신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성찰할 권리 또한 지닌다. 물론 존엄사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생명의 가치는 결코 가볍게 판단될 수 없으며, 의료적·법적·윤리적 기준이 분명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환자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하고, 가족과 의료진, 사회가 함께 깊이 고민하며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존엄사를 논의하는 이유도 결국 인간의 생명을 다시 생각하고 인간의 존엄을 더욱 깊이 존중하기 위함이다. 삶의 시작이 축복받아야 하듯이 삶의 마지막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마지막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존엄사는 생명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마지막 순간까지 존중받아야 한다는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사회적 약속이다. 우리 사회가 존엄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단지 죽음의 방식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우리가 서로의 마지막을 존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의 존엄은 삶의 시작에서 끝까지 온전히 이어질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31

대구지방변호사회, 제33기 소송실무연수원 연수생 모집

대구지방변호사회가 법학 이론 중심 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소송실무연수원 제33기 연수생을 모집한다. 대구지방변호사회 부설 소송실무연수원은 법률사무소 사무직원 양성기관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기관으로 알려져 있으며, 33년간의 운영 경험과 높은 취업 연계율을 바탕으로 취업 준비생과 현직 사무직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과정은 대학 졸업자(졸업예정자 포함) 또는 동등 이상의 자격을 가진 만 35세 이하(1991년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다. 법학 전공자 및 법률사무소 취업 희망자는 선발 과정에서 우대된다. 서류 접수는 오는 4월 7일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졸업증명서 또는 졸업예정증명서, 성적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자기소개서, 이력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접수는 대구 수성구 동대구로 341 메타타워V 4층 대구지방변호사회 사무국에서 받는다. 교육은 27일부터 6월 8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되며, 매주 월·수·금 오후 6시부터 8시 50분까지 총 3회씩 이뤄진다. 수료식은 6월 19일 열릴 예정이다. 교육 과정은 소장 및 준비서면 작성, 민사특별법, 손해배상, 형사변호실무, 민사집행법, 보전소송, 노동관계법, 행정소송, 가사쟁송, 부동산등기법 등 소송 실무 전반을 아우른다. 강의는 원장을 포함한 11명의 변호사가 무료로 진행한다. 수료생에게는 수료증이 발급되며, 법률사무소 취업 알선도 지원된다. 변호사회는 이를 통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법률 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이론 중심 교육을 넘어 실제 법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31

대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캐리어 속 50대 여성 시신 발견⋯경찰 수사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에서 캐리어에 담긴 여성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서 “시신이 든 캐리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를 수거해 내부에 여성 시신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시신은 50대 한국인 여성으로 알려졌다. 캐리어가 물에 떠내려온 영향으로 시신 외관이 일부 변형된 상태였다. 신분증 등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은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 A씨는 “아침 9시쯤 검정색 소형 가방이 물에 떠 있는 것을 봤다”며 “11시가 넘어서 경찰이 와서 가져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망자 신원 확인을 위해 지문과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동시에 실종자 기록을 대조하고 있다. 신원이 확인될 경우 사망 전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망 여성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신원이 특정되면 주변인 조사와 함께 사망 경위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31

정부, 독도 과학조사·연구협력 확대…5년간 4천339억 투입

정부가 2030년까지 4천339억원을 투입해 독도에 대한 과학조사 및 연구 협력을 확대하고 독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31일 '제5차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기본계획'(2026∼2030년)을 확정했다. 독도 지속가능 이용위원회가 확정한 '독도 지속가능이용 기본계획'은 국민이 독도를 이용하고 혜택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5년 단위로 수립하는 법정 계획이다. 정부는 '국민의 독도, 누리는 바다, 이어갈 미래'라는 비전과 '범부처 독도 통합관리 체계 강화' 기조 아래 2030년까지 △과학조사·연구 협력 확대 △안전관리 및 편의성 강화 △청정환경 및 생태계 관리 △교육·홍보 활성화 △미래역량 강화 등을 위한 67개 사업에 약 4천33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먼저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 독도 지형정보·생태정보·해양환경정보 등을 통합한 플랫폼을 구축한다. 구체적으로 해양기상부이(관측장비)와 드론 등 무인 장비 등을 활용해 독도 관측망을 고도화하고, 3차원 해양·육상 정보 구축을 통해 해안침수 예상도와 AI 기반 해양환경 미래 예측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한다. 독도의 미세한 환경 변화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해양환경 지표종 선정 및 건강도 평가 지수를 신규 개발하고 독도 고유의 신종 탐색 및 바이오소재 발굴 등도 추진한다. 독도 접안시설과 통행로 등의 유지 보수를 정례화하고 주민·경비대 관련 시설의 보수·보강도 실시하며, 추후 독도 전용 관리선박 건조 시 친환경 방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울릉공항 건설로 시작될 '울릉-독도 관광 대도약 시대'도 준비한다. 공항을 내년까지 준공해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1∼2시간 내 이동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하고, 독도 비즈니스센터·특수목적 입도지원센터도 활성화한다. 이밖에 독도 산림·해중림 및 물골(천연 식수원) 복원 사업, 독도 교육·홍보 활성화, 중장기 전문인력 양성 등도 추진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3-31

“소방차 길 막으면 최대 200만 원··· 반복 위반자 과태료 대폭 강화”

소방차 출동을 방해할 경우 부과되는 과태료가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200만 원까지 상향된다. 소방청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방기본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방자동차 출동 시 진로를 양보하지 않거나 가로막는 등 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차등 부과한다. 기존에는 위반 횟수와 관계없이 100만 원이 일괄 부과됐지만, 앞으로는 1회 100만 원, 2회 150만 원, 3회 이상은 200만 원까지 부과된다. 이번 개정은 소방차 출동 방해 행위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조치다. 그동안 2017년 법 개정으로 과태료 상한이 200만 원으로 상향됐음에도 시행령상 부과 기준은 100만 원에 머물러 있어 제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으로 상·하위 법령 간 기준 불일치도 해소됐다. 또한 2025년 9월 국민권익위원회의 개선 권고가 반영되면서 반복 위반자에 대한 제재 및 억제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됐다. 김승룡 소방청장은 “소방차 길 터주기는 단순한 배려를 넘어 생명을 구하는 소중한 실천”이라며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상습적인 출동 방해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소방차가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31

자동차전용도로 오토바이 운행 경찰관⋯항소심도 벌금 30만 원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오토바이를 운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유지받았다. 대구지법 형사항소5-1부(박치봉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40대)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10월 5일 오후 1시 55분쯤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로 약 5㎞ 구간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이륜자동차를 운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운전이 미숙한 상태에서 동료를 따라가던 중 이륜차 진입금지 표지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과실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진입로 시작 부분 약 20m 구간에 이륜차 통행금지를 알리는 표시 3개가 연속으로 설치돼 있다”며 “이를 모두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경찰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 해당 도로가 자동차전용도로임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1심 재판부 역시 “누구든지 자동차가 아닌 차마 운전자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해서는 안 된다”며 “이륜자동차는 긴급자동차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통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31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포항·경주·울진 화재·폭발위험 사업장 122곳 합동 점검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4월 2일부터 17일까지 포항·경주·울진 등 관할 지역 내 화재·폭발 위험 사업장 122곳을 대상으로 관내 소방서와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 최근 화재로 인한 대규모 인명피해를 계기로 고위험 사업장을 대상으로 선제 점검에 나선 것이다. 이번 점검은 화재 발생 이력이 있거나 금속류 및 금속가공유를 취급·보관하는 사업장, 기타 화재·폭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대상이 선정됐다. 점검 항목은 작업장 내 화재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요 점검 내용은 작업장 청결 및 집진설비 관리 상태, 인화성·가연성 물질 관리, 화재위험 작업 관리, 화학설비 및 압력용기 안전관리, 비상대응체계, 휴게시설 및 휴게공간 설치 등이다. 점검 과정에서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즉시 시정조치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법조치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박해남 포항지청장은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업장은 화재·폭발 위험요인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비상 대응체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합동 점검을 통해 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강화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31

NH농협은행 경북본부 경북 금융기관 최초 ‘나눔명문기업 골드 등급’ 영예

NH농협은행 경북본부가 경북본부 경북 금융기관 최초 ‘나눔명문기업 골드 등급’ 영예를 안았다. 경북농협은 31일 경북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받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나눔명문기업 골드 등급’ 현판식을개최했다. 이번 수상은 경북 지역에서 네 번째로 골드 등급을 획득한 사례로, 농협은행 경북본부가 지난 3년간 누적 10억 원 이상을 기부하며 지역사회와 상생을 실천해온 결과다. ‘나눔명문기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고액 기부 법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명예 프로그램으로 3년간 누적 기부금액에 따라 △그린(1억 원 이상) △실버(3억 원 이상) △골드(5억 원 이상) 등급을 부여한다. NH농협은행 경북본부는 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기부 실적을 기록하며 골드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경북농협의 이번 성과는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나눔을 지속해온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북본부는 취약계층 지원, 농업·농촌 가치 확산, 지방소멸 위기 대응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김진욱 본부장은 현판식에서 “경북지역민들의 사랑으로 성장한 농협은행이 다시 지역사회에 온기를 나누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나눔명문기업 골드 등급 취득을 계기로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을 살피고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농협은 앞으로도 ‘농심천심운동’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기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농업·농촌의 가치를 국민에게 알리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3-31

포항시, 미준공 지구 도로 ‘공용개시’ 지침 마련⋯ 안전 관리 강화

포항시가 지난 2월 13일 북구 흥해읍 이인지구에서 발생한 오시후 군(13)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신도시 미준공 지구에 대한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 그동안 “법적 준공 전이라 관리권이 없다”며 안전 시설 설치를 미뤄온 행정 관행을 깨겠다는 취지다. 시는 앞으로 신도시 공동주택 입주 전이라도 실질적인 통행이 가능한 경우 경찰과 협의해 불법 주정차 및 과속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아파트 입주 시점에는 주요 도로와 교통시설물, 어린이 보호구역 등 안전 관련 시설물에 대해 관리권을 승계하는 ‘공용개시’가 이뤄지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예산 집행 체계도 효율화한다. 시 전역의 어린이 보호구역 정비를 위해 확보된 연간 2억 원의 예산을 활용, 긴급 개보수가 필요한 구역에 신속히 투입할 계획이다. 상가 민원에 밀려 안전 펜스 설치가 무산됐던 고질적 병폐에도 메스를 댄다. 시는 행정안전부의 ‘보호구역 통합지침’을 엄격히 적용해 상권 민원에 따른 안전 공백을 차단키로 했다. 특히 주요 통학로에 대해서는 주차 편의 민원보다 어린이 보행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인사 이동 시 발생하는 정보 누락 방지 시스템도 보완한다. 경찰청의 ‘보호구역 통합관리시스템’ 데이터를 실무자 간 누락 없이 전달하도록 인수인계서 기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사후 관리 역시 강화된다. 주행형 CCTV를 활용한 상시 단속과 안전신문고 신고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엄정히 집행하고 사고 감소율을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 학교장이 요청할 경우 추가적인 민·관 합동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관 기관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김복수 포항시 도시안전주택국장은 “미준공 지구의 공용개시가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행정 지침을 마련해 안전 공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주차 편의보다 어린이 보행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실무자 간 누락 없는 안심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31

중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 적발⋯130억 원 편취 20명 검거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구경찰청은 31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과 범죄단체조직·가입 혐의로 조직원 A씨(30대) 등 20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조선족 총책 등 3명은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했으며, 달아난 조직원 2명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중국 청도와 연태 일대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역할을 세분화한 뒤 조직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 배송과 금융감독원, 검찰 등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81명에게서 130억 원 상당을 가로챘다. 수법은 치밀하게 설계된 ‘다단계 사칭’ 구조였다. 먼저 카드 배송 문자를 발송한 뒤 배송기사를 가장한 1차 상담원이 피해자에게 접근해 명의 도용을 언급하며 카드사 상담을 유도했다. 이어 카드사 사고예방팀을 사칭한 2차 상담원이 원격제어를 통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고, 금융감독원으로 연결하도록 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3차 상담원이 검사와의 통화를 안내하고, 검사를 사칭한 4차 상담원이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구속을 언급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 조직원들은 금융감독원 직원과 검사를 번갈아 사칭하며 피해자에게 대출을 받게 하거나 계좌 이체, 수표 인출 후 전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내부 통제도 엄격했다. 개인 휴대전화는 숙소에 두고 출근하도록 하고 외출을 금지하는 한편, 본명 사용 금지와 상담원 간 사적 대화 금지 등 규칙을 적용해 조직 운영을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와 공조해 해외 총책과 도주 조직원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동시에 피싱 범죄 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자금 이체나 현금 전달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 파일이나 인터넷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31

“대게 철 두 달 남았는데”···면세유 급등에 구룡포 어선 ‘조업 중단 위기’

포항 구룡포 대게 어선 업계가 조업 중단 위기에 몰렸다. 어업용 면세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업할수록 손해가 나서다. 대게 조업은 매년 11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이어지는데, 유류비가 크게 오르면서 남은 시즌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정성윤 구룡포 근해채낚기선주협회장은 “구룡포 대게 어선이 10척인데, 지금 기름값이면 조업이 어렵다”며 “4월부터는 사실상 배를 묶는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수협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9일까지 적용되는 어업용 면세유 가격은 드럼(200ℓ)당 약 27만7000원이다. 직전 17만 원대에서 약 10만 원(59%) 올랐다. 문제는 면세유 인상이 채산성 붕괴로 이어지는 점이다. 정 회장은 “35t급 배는 한 번 출항할 때 드럼 50~55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유류비가 약 900만 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350만~1500만 원까지 치솟는다. 현실은 이미 한계를 넘었다. 최근 조업에서 약 2400만 원의 위판 실적을 올렸지만, 유류비 약 1000만 원, 미끼비 약 600만 원, 부식비 등을 더하면 대부분 비용으로 빠져나간다. 유류비 상승은 자재비로도 직결된다. 정성윤 회장은 “기름값이 오르면 로프, 통발, 어망 같은 자재는 전부 영향을 받는다”며 “로프는 ㎏당 200원 이상 올랐고, 전체적으로 15~20% 이상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재 대부분이 화학 원료라 기름값이 오르면 같이 오르고, 한 번 오른 가격은 잘 내려가지 않는다”며 “결국 모든 비용이 동시에 올라간다”라고 덧붙였다. 고정비도 조업을 옥죈다. 대게 어선은 선원 9명이 탑승하고, 인당 월 18만 원 수준의 보험료가 발생한다. 조업을 중단해도 비용은 그대로 나간다. 양포에서 문어 조업을 하는 김성문씨는 “8t급 어선은 1000ℓ를 넣어도 약 3일 정도밖에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 달 실제 조업 가능일이 15일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약 5000ℓ(25드럼)가 필요해 유류비는 425만 원에서 675만 원으로 늘었다. 손근익 포항시 어업관리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어업용 유류비 긴급 지원을 위해 총 10억5000만 원(도비 30%, 시비 70%) 규모로 경북도에 추경을 요청한 상태”라며 “기존 유류비 보조금도 앞당겨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5월 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원 기준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30

화끈한 매운맛으로 스트레스 확~맵고수들 다 모여라

긴 여행의 후유증은 여러 개다. 갱년기 증상으로 불면증이 있는데 시차 적응까지 하려니 내내 잠을 설쳤다. 두 번째로 입이 짧은 탓에 여행 내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배가 고플 때마다 과자와 사탕으로 버텼다. 열흘이나 하얀 쌀밥 구경 못하니 위에 탈이 났다. 그럴수록 매운맛이 당겼다. 경주 안강읍에 불맛으로 20년 넘게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있다고 했다. 오전 일정을 함께 한 문숙씨에게 소개하니 좋아했다. 닭날개 먹으러 영양까지 다니러 갈 정도라고 오늘 당장 가보자며 웃었다. 네이버에 검색하니 안강제일초등학교 근처였다. 점심부터 화끈한 불향 생각에 침이 고였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찾아가니 이런, 문이 닫혔다. 다시 검색하니 영업시간이 오후 5시부터였다. 소식 듣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허겁지겁 달려오며 시간도 확인하지 않은 탓이었다. 하는 수 없이 바로 옆 가게에서 옹심이를 팔기에 무작정 들어가 시켰더니 나쁘지 않았다. 안강은 동네 장사라 대부분 어느 수준 이상의 맛을 자랑했다. 남편과 따로 주말 저녁에 다시 찾았다. 가게 바로 앞에 주차하니 문 열기까지 20분이 남아서 안강성당에 환하게 밝힌 목련도 보고, 가로수에 막 꽃문을 열기 시작한 벚꽃도 보다가 몇 걸음 가니 칠평도서관이 있었다. 형산강으로 흘러가는 지류의 이름이 칠평천이라 도서관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5시가 되어 가게로 가니 첫 손님이었다. 그런데 불날개 1인분과 뼈 없는 닭발 1인분을 주문 넣으니 30분 기다려야 음식이 나온다고 했다. 미리 전화로 우리보다 먼저 시킨 곳이 밀려있었다. 가게 안에 손님은 우리뿐이었지만 불판에 석쇠를 뒤집는 사장님은 전화기에 불부터 꺼야 할 정도로 주문이 많았다. 쉴 새 없이 벨이 울렸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양배추샐러드와 치킨 무와 수저를 내왔다. 남편은 그것만으로도 맥주 한 병을 해치웠다. 포장한 음식이 쌓이자 가지러 오는 퀵서비스 아저씨들이 들락거렸다. 오래 기다리는 우리가 안쓰러운지 계란탕 뚝배기를 서비스로 슬쩍 건넸다. 아, 5시에 문을 열지만 그 전에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와야 하는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줄이 길었다. 한참 후 닭날개와 닭발이 불향을 덧입고 우리 탁자에 놓였다. 손으로 들고 뜯으라고 비닐장갑도 함께 내려놓았다. 한 입 뜯자, 입술이 화끈거렸다. 저기요, 쿨피스 하나요! 자두와 파인애플 중에 무슨 맛으로 드릴까요? 자두맛 주세요. 불날개 한입에 쿨피스 한 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남편은 매운맛을 핑계로 혼자 세 병의 맥주를 들이켰다. 메뉴판에 있는 마늘닭도 맛볼까 하다가 집에 있는 아들 주려고 불날개와 닭발 1인분씩 따로 포장해 달라고 우리 음식이 나오기 전 부탁드렸다. 다 먹고 시키면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몰라서다. 술을 안 먹는 나로서는 밥이 없는 게 조금 아쉬웠다. 어쩌겠나 이 집은 밥집이 아니라 안주 맛집이니. 싱겁게 먹는 내 입맛에 닭발은 간이 세다. 밥반찬으로는 딱이었다. 안강 사람들은 주문해서 저녁 식사로 치밥을 먹는가 보다. 매운맛을 후후거리며 먹는 동안, 전화로 주문하고 직접 가지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가 따로 주문한 하얀 봉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양배추샐러드와 치킨 무와 콜라가 서비스로 들어있었다. 아들과 2차를 했다. 최근 음식을 먹을 때마다 속이 약간씩 쓰려서 매운 불날개를 먹으면 더 아플까 봐 걱정하며 먹었다. 미리 나온 양배추샐러드를 한 접시 미리 먹고 나서 매운맛이 들어가니 속이 편했다. 두 음식이 궁합이 잘 맞았다. 쿨피스 한 통을 다 마신 건 비밀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6-03-30

400년 이어진 노오란 산수유꽃 향연

경북 봉화군 봉성면의 산골 마을 띠띠미는 매년 봄마다 노란 산수유꽃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바람결에 실려 오는 흙냄새와 봄꽃 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산수유꽃은 잎보다 먼저 피어나 마을 전체를 황홀한 노란 물결로 물들인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절정을 이루는 꽃향기는 400년 역사의 숨결과 함께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띠띠미마을은 조선 시대 병자호란의 굴욕적 화의에 반발해 청나라에 항거한 ‘대명절의’ 정신을 간직한 곳이다. 특히 태백오현 중 한 명인 두곡 홍우정(1595~1656)이 이 마을의 산수유 역사를 시작했다. 그는 경기도 이천에서 산수유 두 그루를 가져와 심었고, 이는 후손들에 의해 마을 전체로 퍼져나갔다. 홍우정의 종택과 ‘옥류암’ 정자가 남아 있으며, 주변에는 그의 뜻을 기리는 태백오현(홍우정, 심장세, 정양, 강흡, 홍석)과 관련된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문수산 자락 아래 자리한 원조 산수유 군락지는 수령 100년이 넘는 나무들이 고즈넉한 고택들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토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돌담과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오며, 가을이면 빨간 열매로 변모하는 산수유는 영원한 사랑과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꽃잎은 차로, 열매와 뿌리는 약재로 활용되는 산수유는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내고 피어난 희망의 상징이다. 남양홍씨 집성촌인 이곳에는 두곡종택, 옥류암 정자, 홍가선가옥, 성경재고택 등 전통 한옥들이 산수유 군락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풍긴다. 특히 홍우정의 종택 옆에는 ‘옥류암’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맑고 깨끗한 물이 떨어지는 계곡 옆에 자리해 이름 그대로 청정함을 간직한 공간이다. 고택 담장과 계곡, 산비탈 언덕까지 사방이 노란 꽃그늘로 물드는 봄날, 마을 사람들은 순박한 모습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지난 28일에는 봉화문인협회가 주최한 산수유 시낭송회가 열려 노란 꽃망울 터지는 순간을 문학적으로 기념했다. 마을 초입에는 수십 그루의 춘양목 군락이 우뚝 서서 선비 같은 기품으로 길손을 맞이한다. 봉화의 어디를 가도 마주치는 늘씬한 춘양목은 띠띠미마을의 고택들과 산수유꽃이 빚어내는 황금빛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정경을 연출한다. 띠띠미마을의 산수유꽃은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호젓한 고택 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노란 꽃밭은 마치 시간을 거스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가족, 연인, 아이들이 함께 산책하며 봄을 만끽하는 모습은 마을의 평화로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봉화의 8경 중 5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이곳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한다. 400년간 이어진 산수유의 향연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자,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봄 햇살 아래 펼쳐지는 황금빛 꽃물결 속에서 방문객들은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선조들의 정신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향기 그윽한 세월의 흔적과 지천으로 핀 산수유꽃이 어우러진 띠띠미마을은, 봄의 전령으로서 우리에게 끝없는 영감을 선사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6-03-30

세계기록유산, 직지를 만나다

답사회원들과 세계기록유산인 직지(直指)를 만나러 갔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직지를 본다는 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것 이상으로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직지를 전시한 청주고인쇄박물관 입구에는 두 개 대학교 사학과 학생들이 수업차 방문해 조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보아하니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고인쇄박물관 관람이 필수코스인 것처럼 보였다. 고인쇄라면 내게는 목판인쇄본인 팔만대장경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평소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였다. 궁금해하면서 서둘러 박물관 앞에 도착하니, 해설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나이 지긋한 나태주 시인의 인상을 하고 계신 해설사의 손에는 직지의 복사본이 자랑스레 들려있다. 먼저 직지는 ‘책’이라는 걸 강조하며 눈빛마저 반짝였다. 직지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아낌없이 우리에게 알려줄 태세다. 전시관이 시작되는 입구에서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직지를 복원해 놓았다. 펼쳐진 책은 우리에게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임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다. 흥덕사지에서 인쇄된 직지는 원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다. 줄여서 직지심체요절이나 그냥 편하게 직지라고 부른다. 직지는 상권과 하권이 있는데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건 복사본이다. 순간 우리의 문화유산이 다른 나라에 있다는 게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우리가 직지를 알게 된 건 민제 박병선 박사의 노력에 의해서다. 전시관 한쪽에는 박병선 박사의 그간에 있었던 이야기와 사진, 정부에서 받은 훈장 등이 놓여있다. 박사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동양서고에서 직지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노력 덕분에 직지는 2001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04년에는 직지상까지 제정하게 되었다. 외규장각 ‘의궤’도 마찬가지였다. ‘의궤’는 환수되어 영구대여 형식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지만 직지는 그렇지 못해 아쉽다. 박병선 박사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우리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 독일의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로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해설사는 직지의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고승들의 가르침과 참선에 대해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부처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으로 팔만대장경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설명을 들으니 그 내용에 대해서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역사를 학교 시험 문제로만 보고 무작정 외우기만 한 탓이 크다. 박물관에서는 직지의 이야기를 지나 목판인쇄와 금속활자에 대한 한국 인쇄문화발달 과정도 볼 수 있었다. 조선 후기에는 한글의 보급으로 인쇄가 활발해 다양한 책들이 만들어졌고 일상생활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1800년대 말에는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쏟아지는 정보를 감당하기 위해 근대인쇄술을 도입했다. 그때 ‘한성순보’라는 첫 신문을 탄생했고 민간에서도 인쇄소가 생겨났다. 늘 활자와 가까이하고 있지만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인쇄의 역사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관람을 마친 우리는 “아이들 어릴 때는 의무감으로 봤다. 오늘 다시 와서 보니 새롭다. 이런 체험학습이 살아있는 교육이다”라고 비슷한 소감을 말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3시간 무료 주차에 관람료도 무료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6-03-30

대구안실련, 영덕 풍력발전 안전관리 제도 전면 개편 촉구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이 30일 성명을 통해 지난 23일 발생한 영덕 풍력발전단지 화재를 ‘구조적 문제와 제도적 방치가 결합된 명백한 인재’라고 규정했다. 대구안실련은 해당 발전단지가 설치된 지 약 20년이 지난 노후 설비로, 사고 한 달 전에도 구조물 붕괴가 있었음에도 근본적인 안전조치 없이 운영이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또 작업자들이 설비 균열 등 핵심 위험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채 작업에 투입된 점을 들어 현행 안전관리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풍력발전 설비가 수명관리 기준과 법적 안전규정이 미비한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현장에서는 국제 기준에 따른 전문 자격을 갖추지 않은 업체가 유지·보수를 맡아 안전관리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풍력발전기가 건축물이 아닌 구조물로 분류돼 소방 및 안전 기준 적용에서 제외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전국적으로 설계수명을 초과한 풍력발전기가 다수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붕괴와 화재, 블레이드 파손 등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이번 사고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구안실련은 △풍력발전 설비의 설치부터 해체까지 전 주기를 관리하는 ‘풍력발전 안전관리 기본법’ 제정 △설계수명 초과 설비의 가동 중지 및 철거 기준 법제화 △국가 표준 작업매뉴얼 마련과 원청 책임 강화 △실시간 안전 모니터링 및 자동정지 시스템 도입 △소방 및 재난 대응 기준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구안실련은 “정부는 더 이상 사후 대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풍력발전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혁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사고가 반복될 경우 그 책임은 현장이 아닌 제도를 방치한 정부에 있다”고 덧붙였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30

특별법에 ‘특별함’은 없었다

경북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산불특별법’이 시행 두 달을 맞았다. 기존 재난지원법의 한계를 넘고 지역 재건을 앞당기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법안이다. 하지만 법전(法典) 속 조항들이 현장에 투영된 모습은 기대와 차이가 있다.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청사진은 화려하나 정작 피해 주민들의 일상을 보듬을 세심한 배려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안이 지향하는 민간 투자 유치와 산림 개발이라는 방향성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 동력을 만드는 것은 낙후된 지역에 필요한 처방일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이재민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특별법은 지역 재건을 위한 개발 특례에는 속도감을 내고 있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보상 체계는 성글다. 연간 억대 소득을 올리던 송이 농가에 지급된 ‘한 달 치 생계비’나 수확까지 5년 이상 걸리는 묘목 보상금은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리조트 건립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논의되는 사이 터전을 잃은 농민들은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개발 논리와 주민 지원 사이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 절차 간소화가 재건의 동력은 될 수 있으나 이것이 이재민의 주거 안정이나 실질적 생계 대책보다 앞서 나가서는 곤란하다. 재난 복구의 본령은 ‘사람의 회복’에 있다. 건물을 올리는 토목의 속도보다 무너진 주민의 삶을 세밀하게 살피는 행정이 먼저다. 현장 방재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점 역시 보완이 시급하다. 소형 진화차로 사투를 벌이고 일반 마스크에 의지해 현장을 지켰던 대원들의 안전 장비 보강이나 지휘 체계 일원화 방안은 이번 특별법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 하드웨어적 재건만큼이나 소프트웨어적인 재난 대응 체계의 내실화가 병행돼야 진정한 의미의 ‘특별한’ 대책이라 할 수 있다. 법은 제정보다 운용이 중요하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보상의 현실화와 방재 시스템 고도화를 담은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실질적 지원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이 법은 이름 그대로의 ‘특별한’ 희망이 될 수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30

“돈 줘도 비닐 못 구한다”⋯중동발 ‘나프타 쇼크’에 타들어 가는 농심

“작목반원들끼리 매년 비닐을 공동 구매해왔는데 올해는 대량 주문 자체가 안 된답니다. 당장 4월부터 교체할 비닐이 없으니 가슴이 타들어 가죠” 30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만난 딸기 농민 임모 씨(62)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임 씨가 운영하는 딸기 하우스는 총 25동. 한 동(폭 12m, 길이 80m)을 덮을 비닐조차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그는 “비닐이 없으면 온도 조절이 안 돼 딸기 생육에 치명적인데 지금으로선 대책이 없다”며 허탈해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농촌 현장에 ‘자재 대란’이 덮쳤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 등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Naphtha) 수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농업용 비닐, 부직포, 플라스틱 육묘 상자 등의 핵심 원료다. 인근에서 농약사를 운영하는 이모 씨(70)의 창고는 썰렁했다. 구석에는 작년에 들여온 재고 비닐 몇 롤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이 씨는 “매년 1000롤 정도를 주문해 농가에 공급했는데 올해는 아예 주문 단계부터 막혔다”며 “공장에서 원료가 없다고 주문을 안 받으니 소매상 입장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나마 나오는 물량도 롤당 가격이 벌써 오르고 있다”며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면 비닐을 구하려는 농민들이 몰려들 텐데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가게의 비닐 재고는 평년 대비 10% 수준에 불과하다. 농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농사에 쓰는 멀칭용(흙 표면을 덮는 작업) 비닐 가격은 지역에 따라 1년 전보다 최대 40%가량 급등했다. 멀칭 비닐은 고추·수박·참외 등 주요 작물 재배 시 잡초 억제와 수분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자재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은 비닐뿐 아니라 농업용 부직포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 불안으로 인한 면세유 가격 상승과 비료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모내기를 앞둔 벼 농가 남모 씨(66)는 “부직포를 구하려고 사방팔방 연락을 돌렸으나 ‘물량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전쟁 이후 원재료비가 다 올랐다는데 농사지어서 남는 것도 없는 마당에 자재비까지 이렇게 뛰면 도대체 뭘 먹고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전국적인 현상이라 지자체 독자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며 “추경을 통한 지원 단가 현실화와 국비 지원 사업 연계를 검토 중이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중앙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농업 생산 기반 붕괴를 경고한다. 허등용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 나프타 등 기초 원료를 농업 분야에 최우선 배정하는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수급 정보를 실시간 공개해 사재기 불안을 잠재우고 유류비 지원 모델처럼 농자재 차액을 사후 보전해 경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30

포항해경, 포스코 방파제 인근 해상서 표류 중인 모터보트 구조

포항해양경찰서가 해상에서 추진기 고장으로 표류하던 모터보트와 승선원들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29일 포항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8분쯤 포스코 방파제 외측 해상에서 1톤급 모터보트 A호(승선원 5명)가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신고가 ‘해로드’ 앱 SOS를 통해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즉시 포항파출소 연안구조정 등 구조 세력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팀은 선박과 승선원 5명의 안전 상태를 확인했다. 당시 승선원 전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어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경은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승선원 4명을 연안구조정에 옮겨 태우고 사고 선박을 예인하던 중 저속 자력 항해가 가능함을 확인하고 형산강 인근으로 입항지를 변경해 안전하게 계류 조치했다. 입항 후 운항자 B씨(4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음주 측정 결과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근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해상에서의 갑작스러운 기관 고장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구명조끼 착용과 함께 해로드 앱 등 구조 요청 수단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속한 대응으로 해양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29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택호(宅號)

고향이 불러주는 또 다른 이름. 우리 할머니는 ‘산전댁’이셨다. 산전수전 다 겪으셔서가 아니라, 진짜 고향 이름이 산전이었다. 어머니는 ‘서동댁’. 뭐 서쪽 골짜기에서 오셨다 해서 그렇게 불렸지만, 듣자 하니 사연이 좀 쓰렸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 한글 띄엄띄엄 깨칠 무렵, 궁금증 폭발해서 할머니께 여쭸다. “할머니는, 왜 산전댁이에요?” “응? 그건 내가 산전서 자랐으니까 그렇지~” 순박하게 던지신 말씀한 줄에, 나는 ‘택호’라는 이름의 위엄을 깨달았다. 그날부로 ‘산전댁’은 우리 집안 전통 브랜드요, 동네 인증 마크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택호라는 게 묘하다. 한자로 쓰면 그럴싸한데, 실상은 푸근하고 툭 던져도 부드럽다. 그 옛날엔 지도보다 택호가 더 정확했다. “저 골목 들어가면 마산댁, 그 옆이 경산댁, 거기서 비탈 하나 넘으면 청도댁 집 나와예~” 내비게이션? 카카오맵? 그런 거 없어도 동네 어르신들 머릿속엔 택호 지도가 내장돼 있었다. 그런데 우리 집안에 택호와는 인연이 먼 분이 계셨으니···. 바로 귀도 아제. 이분, 조실부모에다 성품이 어찌나 순하신지, 어린것들도 “귀도야~” 하며 뉘 집 개 부르듯 하는 것 같아 내가 다 민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이 감동했는지 정체불명의 여인이 마을에 흘러들어왔다. 성은 알 수 없고, 누군가 “성주에서 왔다 카더라~” 하자, 동네 어르신들 회의를 소집했다. 결론은? 합방! 우격다짐으로 신방을 차려주었으나 사흘 만에 여인이 짐을 싸 들고 떠났다. 놀라운 반전! 그날 이후, 귀도 아제는 ‘성주 양반’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귀도 아재가 택호를 얻으셨으니, 몽달귀신 딱지는 뗀 셈이었다. 우리 집안도 북적이기로는 전국 랭킹권. 조부님 4형제에 손자 열둘, 종반만 24명이었다. 대소사 한 번 치르면, 잔칫집인지 체육대회인지 구분이 안 갔다. 이름 불러가며 소리치긴 민망하고, “누구 아버지!” 하면 조카 이름 헷갈려 한참 뜸 들여야 하고. 결국 우리는 택호로 해결책을 찾았다. 부인들 고향을 기준으로 호칭을 정하자! 내 집사람은 경주 출신이었는데, 마침 우리 집안엔 경주댁이 없었다. 이 얼마나 명예로운 자리인가! 그리하여 나는 ‘경주 양반’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택호 때문에 마음고생 좀 하셨다. 같은 동네에서 먼저 시집온 5촌 당숙모가 ‘○○댁’ 타이틀을 가져가자, 어머니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서쪽 동내서 왔다고 ‘서동댁’이 되셨다. 같은 동네인데, 늦게 들어왔다고 서쪽으로 밀려난 거다. 지금 생각하면, 고향 이름조차 빼앗긴 새색시의 조용한 분함이 가슴에 콕 박힌다. 그래서 집안 회의 결과, 새로운 룰을 만들었다. 같은 고향일 땐 형은 도시명, 아우는 마을명. 같은 동 출신이면 ‘한동댁’, ‘자동댁’, ‘내동댁’ 뭐, 창의력대로. 실제 ‘지산댁’도 있었다. 경상도말로 지 산 밑에 살아서, ‘지산댁’ 되신 거다. 택호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낯선 시댁살이에 뛰어든 새색시에게, 고향 이름으로 불러주는 건 마음의 방석 하나 깔아주는 일이다. “○○댁~” 한 마디에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허리도 조금 펴진다. 게다가 택호엔 무게도 있다. “문경댁이 어디 가서 그런 꼴을 하고 다니노!” 한 마디에 온 동네 체면이 함께 묻힌다. 그러니 택호는 이름값 제대로 하게 만드는 무서운 도장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