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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병1사단, 포항 칠포서 야간 대해상 통합사격 훈련

해병대 1사단은 지난 26일 포항시 북구 칠포 대공사격장에서 해안 즉각조치사격과 연계해 야간 대해상 통합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 1사단 해안경계대대 장병 60여 명, 포병여단 100여 명, 방공대 20여 명이 참여했으며, 81mm·60mm 박격포, K-55A1 자주포 2문, K-77 자격지휘장갑차 1대, 견인 발칸 2문, 대포병탐지레이더 등이 동원됐다. 부대는 △실지형 훈련을 통한 전술적 행동 및 전투수행 절차 숙달 △지휘관(자) 사격통제 능력 구비 △조명탄·대공화기(발칸) 사격을 통한 사격 절차 및 실사격 능력 배양 △표적탐지 임무수행 절차 숙달 등을 향상하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 앞서 해병대 1사단은 포항시청·포항해양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격 계획을 지역 주민들이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마을 방송 등을 통해 공지했으며, 해상 사격장 내 조업 선박 통제도 병행했다. 각 부대 지휘관(자)들은 훈련 전·중·후 위험예지 판단과 사고 예방 교육을 철저히 실시했으며, 안전통제반을 편성 및 운영해 훈련장 내 인원 출입을 차단하는 등 철저한 현장 통제를 실시했다. 야간 대해상 통합사격은 K-55A1 자주포의 조명탄 발사를 시작으로 견인 발칸과 개인화기·공용화기가 가상의 표적을 향해 동시에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어 포병 사격 종료 후에는 81mm·60mm 박격포 조명탄·개인화기·공용화기 사격도 이어졌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대포병탐지레이더를 활용한 표적탐지훈련도 병행해 표적탐지 임무 수행 절차를 실전처럼 숙달했다. 오재근 해병대 1사단 포3대대장은 “야간 대해상 통합사격을 통해 야간에 적이 침투해도 완벽한 작전으로 적을 격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실전 같은 교육훈련을 지속하여 빈틈없는 해안경계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6-27

구미에 뜬 괴물 오리! 웃음꽃 핀 가족 여행기

지난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날 휴일을 맞이하여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투표를 마치고 점심 식사 후, 구미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동물을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먼저 찾은 곳은 동물원 ‘쥬쥬동산’이다. 이후 엄마가 가고 싶어 하시던 금오산 올레길을 둘러보기로 했다. 쥬쥬동산은 양, 염소, 말, 기니피그, 토끼, 사막여우, 원숭이, 앵무새, 호랑이, 사자 등 다양한 동물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먹이를 직접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우리에는 들어가 동물을 가까이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체험형 동물원이다. 몇몇 동물은 우리 밖에 풀어 놓아 사람과 동물 사이의 장벽 없이 교감할 수 있다. 특히 사자와 호랑이는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눈앞에서 으르렁거리는 큰 소리와 함께 볼 수 있어 짜릿한 긴장감을 준다. 쥬쥬동산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도 덩달아 어린아이처럼 동물들과 교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물원 안에서 판매하는 당근을 사서 토끼, 기니피그, 염소, 말에게 먹이다가 손끝을 살짝 물리기도 하고,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다가 너무 빨리 낚아채는 바람에 손이 꼬집히는 작은 소동도 있었다. 꼬리깃을 펼쳐 달라고 애원하듯 부탁하는 우리가 포기하고 돌아서자 아름다운 꼬리깃을 펼쳐 보여주는 얄미운 공작새도 만났다. 특히 강아지 우리에 들어가 안아보고 쓰다듬으며 보낸 시간은 우리에게 가장 많은 웃음을 준 순간이었다. 동물들과의 교감을 마친 우리는 금오산으로 향했다. 금오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서 풍경을 즐기거나 금오랜드, 맛집 등을 들를 수 있지만, 이날은 자연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입구부터 초록빛 나무들이 눈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도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흙길의 촉감이 발끝으로 전해졌다. 길 옆에는 금오저수지가 펼쳐져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했다. 저수지에서는 금붕어와 거북이, 오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오리배가 눈에 들어왔다. 시민기자의 제안으로 오리배를 타기로 결정했다. 무릎이 불편한 엄마는 뒷자리에 동생과 시민기자가 앞자리에 앉아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돌고 오리들에게 가까이 가보려 했지만, 오리배가 다가갈수록 오리들은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다. “오리 분장까지 하고 찾아가는데 왜 피하지?”라는 농담에 “괴물 오리가 가니까 무서워서 도망치는 거지.”라는 엄마의 익살스러운 말이 더해져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약 30분 동안 오리배를 타고 나와 다시 올레길을 걸었다. 자연의 싱그러움을 느끼며 걷던 중, 엄마는 뽕나무에 열린 오디와 ‘뱀딸기’라고 불리는 야생 딸기를 보며 어린 시절 친구들과 따먹던 추억을 들려주었다. 엄마의 어린 시절을 따라 함께 걷다가 노란 금계국이 물결치듯 피어 있는 곳에 멈춰섰다. 황금물결에 우리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몇 장 남겼다. 짧지만 알찼던 하루.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특별한 계획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고, 예상치 못한 순간마다 웃음과 추억이 쌓였다. 투표로 의미 있게 시작된 하루가 사랑하는 가족과 잊지 못할 여행으로 마무리되었다. 누구에게나 가족과 함께하는 이런 당일치기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가까운 곳에서 여유와 자연, 따뜻한 마음을 함께 느껴보기를 바란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26

경주 무열왕릉 가보셨나요?

경상북도 경주시 서악동 842번지. 1964년 1월 21일 사적으로 지정된 태종무열왕릉이다. 이제 언제 그랬었나 싶을 만큼 옅어진 코로나 시절, 아이와 꽤 자주 들렀었다. 경주 시내 어느 유적지보다 관광객은 적지만 어린아이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곳이어서다. 걷다 다리가 아플 때면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며 마스크를 내리고 마음껏 맑은 공기를 마셨다. 그렇게 2년 정도 아이와 내게 마스크 없이도 괜찮은 안전지대가 되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나무들 사이로 만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새를 만나는 것도 아이는 참 좋아했다. 오늘도 최소 대여섯 종류의 새 울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입구에 들어서자 여느 때처럼 거대한 몸으로 주인을 지키고 있는듯한 거대 거북이가 눈에 들어온다. 국보 제 25호인 태종무열왕비다. 이 비석의 이수 전면에 ‘태종무열대왕지비’라 돋을새김 되어 있어 무열왕의 능임을 알 수 있었다. 능의 외형은 밑지름 36.3m, 높이는 8.7m다. 통일신라시대 비석 중엔 당나라의 영향을 받아 거북 모양 귀부에 머릿돌은 용의 모습이 새겨진 모습이 많은데 태종무열왕릉비가 최초라고 한다. 여섯 마리의 용이 뒤엉켜 여의주를 받들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매우 입체적이다. 무열왕이 승하한 후 건립되었으며 둘째 아들인 김인문이 비문을 적었다. 참고로 무열왕릉 도로 건너편에는 김인문의 묘가 있다. 입구 왼쪽엔 문화 관광해설사의 집과 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영상관이 있다. 더위가 심할 땐 잠시 들러 땀을 식히며 영상을 관람하기 좋다. 들어서서 능 오른쪽엔 곧게 이어진 소나무 산책길이 있다. 가끔 바람이 불 때마다 옅게 희석된 송진 냄새가 풍겨왔다. 냄새는 추억을 불러온다. 잠시 잠깐 풍겨온 향은 고향 마을 입구에 있던 마을 숲, 그리고 함께 놀던 친구들이 떠오르게 했다. 초록 풀 사이로는 하얀 나비 몇 마리가 바쁘게 날아다니고 있다. 얼마 되지 않아 줄무늬가 선명한 호랑나비 한 마리가 등장했다. 지난 주말 비가 내려서인지 하늘은 유난히 파랗고 잔디는 푸르다. 눈은 하늘로 귀는 새들에게 기울이며 천천히 걸어갔다. 바깥세상의 시끄러움은 들리지 않는다. 중반쯤 다다랐을까. 낯선 외형의 새 한 마리가 등장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바삐 날아 가버린 탓에 뒤를 쫓았다. 20~30cm 정도 길이에 푸른 회색 등, 하얀 배를 가진 새는 함께 하는 친구가 제법 되는 듯 했다. 결국 카메라에 새의 모습을 담지는 못했으나 새로운 종을 만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좀 더 천천히 이곳을 즐기고 싶었으나 주말이 아닌지라 돌아오는 길은 서둘러야 했다. 평소 같으면 산책을 마친 후 입구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바나나 우유 같은 달콤한 간식을 즐겼겠지만 이 역시 다음을 기약했다. 시원한 계절엔 터미널에서 걸어오기도 좋을 거리다. 주말엔 비교적 관람객들이 많다 보니 조용한 산책 속 명상의 시간을 원한다면 평일 오전을 추천한다. 관람시간은 연중무휴이며 하절기(3~10월)는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동절기(11~2월)는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26

호국보훈의 달 6월 “FREEDOM IS NOT FREE”

잊히기 전에 기록하고, 사라지기 전에 반드시 전해야 할 이야기. 생존해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다니며 ‘자유’를 위해 목숨 걸었던 그들의 자부심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프로젝트 솔져 사진작가 라미(현효제). 그는 사라져가는 증언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FREEDOM IS NOT FREE’라는 이름으로 특별전을 열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J쿤스트할레. 이곳에서 ‘프로젝트 솔져: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 6·25전쟁 75주년 회고전’이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개막하여 한국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까지 이어졌다. 전쟁 75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는 작가가 12년간 대한민국 군인 외 22개국에 흩어진 한국전쟁 참전용사 2500여 명을 직접 찾아다니며 담아낸 기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자유의 가치를 기록하는 ‘project soldier‘는 단순 사진 기록이 아닌 총성과 침묵 사이 전쟁의 한가운데 살았던 사람들의 물건들로 전시 공간을 채운다. 입장료 1만원은 참전용사를 찾아가는 여정에 쓰인다며 ’프로젝트 솔져 여정에 함께 해주셔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티켓을 받고 보니 전시 관람만으로도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에 동참하는 기분이 든다. 사진전 관람은 3층에서 시작되어 계단을 이용해 2층, 1층으로 이어지는 동선이다. 3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캄캄한 어둠 속 포탄소리와 포화 속 다급한 비명소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순간 놀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전시실 안쪽으로 향한다. 전시를 보기 전 전쟁의 공포를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하게 하려는 의도란다. 그들이 느꼈을 공포에는 비할 수 없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자유’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권리다. 이 당연함을 한국전쟁 참전용사 세대는 권리가 아닌 의무로 감당해 낸다. 신분제 사회에서 상층민은 권리만, 하층민은 의무만 가졌던 것처럼 그 의무가 권리가 되기까지 75년 전의 전쟁은 지금도 그들에겐 살아있는 역사요 직접적인 증언이다. 작가가 찾아다닌 생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한국전쟁에 참전해 자유를 위해 목숨 걸었던 많은 미군의 나이가 16~18세였단다. 학도병의 나이가 또한 그랬듯 아직은 어렸던 그들의 희생 위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이 전시를 통해 ‘잊힌 승리’라 불리는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살린다. 작가는 말한다. “사진은 보이는 순간을 담지만, 그 속에는 사람의 내면과 시간, 고요한 진심까지 함께 담깁니다. 그렇기에 프로젝트 솔져는 그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자유의 무게와 그 자유를 ‘의무’로 살아낸 세대의 가치를 사진과 영상의 언어로 기록하고 이 모든 의미가 사라지기 전에 다음 세대에 전달하려 합니다” 어린 나이에 인권을 챙길 겨를도 없이 나라 위해 학도병으로 참전한 이들 중에는 후손을 남기지 못한 이도 많다. 그러나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이들의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어렵게 세워진 추모비마저 방치되는 실정이다. 그나마 생존자도 보훈의 달 각종 행사에 ‘초청’이 아니라 그림자처럼 ‘동원’이 되는 것을 볼 때 가슴이 아리다. 이들은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잊히고 있는 것이다. 현충일 아침 10시 정각, 사이렌 소리가 울릴 때 그 소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야한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26

“새 정부 ‘미디어 정책’ 지역신문 위상 강화 반영돼야”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회장 김중석·이하 대신협)가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변화가 예상되는 미디어 정책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지역신문 위상과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경북매일신문 등 전국 주요 지역지 29개 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신협은 26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2025년도 제3차 사장단 정기회의’를 열고, 최근 정치권 미디어 정책이 방송·통신 분야에 집중되는 상황을 우려하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지역신문과 관련한 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역신문 발전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유일하다. 개정안은 지역신문 발전기금 안정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정부가 매년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하고,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에 사무국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신협은 또 중소기업 홍보와 국내외 판로 확대를 위해 ‘제1회 대한민국 중소기업 박람회’를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하기로 했으며, 내년에는 첫 해외 박람회 개최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회원사 편집국장 회의 정례화 등을 통한 대신협 영향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으며,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의 최근 동향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신협 회장인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회장을 비롯해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 신항철 경기일보 회장, 고영진 경남일보 회장,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 엄주호 경상일보 사장, 서승인 기호일보 사장, 김종석 무등일보 사장, 박현수 인천일보 사장, 신효균 전북도민일보 사장, 오홍식 제민일보 사장,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윤정 중부일보 사장, 김광범 중부일보 인천본사 사장,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 등 15명이 참석했다. 대신협은 27일 유정복 인천시장을 초청해 조찬 간담회를 갖고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김중석 회장은 “위기가 기회와 함께 오는 것처럼 새 정부가 지향하는 미디어 정책을 주시하면서 지역 일간지들이 어떤 역할과 위상, 기능을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중앙집권적 체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29개 회원사가 매체 영향을 키우도록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협공동취재단

2025-06-26

경북 대형 산불 최초 유발 혐의 2명 불구속 기소

지난 3월 말 경북 동북부 5개 시군을 휩쓴 대형 산불을 유발한 혐의로 실화자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2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성묘객 A(54)씨와 과수원 임차인 B(62)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2일 오전 11시 24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성묘를 하다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봉분에 자란 나뭇가지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제거하는 과정에서 불이 제대로 꺼졌는지 확인하지 않고 나뭇가지를 인근에 던져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 가족은 불이 나자 “묘지를 정리하다 불을 냈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다. B씨도 같은 날 오후 2시 40분쯤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의 과수원 인근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B씨가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을 이탈해 산불을 낸 것으로 조사했다. 이 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일대로 확산하기도 했다. 검찰은 산불 발생 직후 경찰과 함께 산불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피고인들과 목격자 등 참고인 조사를 통해 과실로 인해 산불이 확산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산불로 의성과 안동, 청송·영양·영덕군 일대 약 9만9124㏊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고, 26명이 숨졌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26

지진 완파 ‘포항향청’ 회관 8년 더부살이 끝 새 둥지로

2017년 포항 촉발지진의 영향으로완파됐던 포항향토청년회(이하 향청)가 8년 만에 새둥지를 튼다. 향청 회원들의 ‘더부살이 신세’도 마침표를 찍는다. 향청은 27일 오후 5시 포항시 북구장성동 1589-9 일원에서 ‘포항향토청년회 회관 신축 기념식’을 연다. 신축 향청회관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건립기금을 모아 지은 것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신축회관은 연면적 595.61㎡에 1층 소회의실과 식당, 2층 대연회장(공연장) , 주차장(100면) 등을 갖췄다. 포항시 북구 환여동에 위치한 기존 회관은 지난 2017년 11월 15일(규모 5.4)과 2018년 2월 11일(규모 4.6) 두 차례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완파 판정을 받으면서 철거됐다. 그 여파로 향청은 임대 사무실을 임시 회관으로 사용해 왔고, 협소한 공간문제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향청은 부지 선정의 어려움 등으로 신축 회관 건립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고, 올해 2월 첫 삽을 뜬 뒤 4개월 만에 공사가 잘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특히 오무환 향청회장이 제한된 예산과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신축 회관 건립을 위해 부지 선정부터 직접 발로 뛰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오무환 회장은 “향청 회관이 내 고장 발전과 청년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2025-06-26

배민 ‘1만 원 이하 수수료 면제’… “실효성 없어”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추진하는 ‘1만 원 이하 주문 중개수수료 면제’ 정책에 대해 소비자단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배달의민족은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식당·카페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26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보도자료를 통해 “배민의 수수료 면제 정책은 현장에서 적용가능한 주문 자체가 드문 구조”라며 “실효성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배달앱 최소 주문 금액이 대부분 1만 원을 넘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문 자체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단체가 지난해 하반기 배달앱 입점 외식업주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의 최소 주문 금액은 평균 1만4000원대로 나타났다. 또 공공배달앱의 경우에도 최소 주문 금액은 평균 1만3000원대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봐도 최소 주문 금액은 1만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화요리와 치킨, 분식 등 주요 외식업종 전반에서 ‘1만 원 이상’ 설정이 보편화돼 있고 일부 디저트와 커피류 등에서만 1만원 이하 주문이 가능했다. 배민을 이용하는 업주는 “소액 주문 자체를 받지 않는 구조가 이미 정착돼 단순한 수수료 면제는 실질적인 체감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배민의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업주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단체는 “배달 수수료 면제가 진정한 상생으로 작동하려면 업주와 소비자 모두의 주문 구조를 반영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1만원 이하 주문이 많아지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소액 주문 중심 업종에 대한 시범 적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9일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한 중개이용료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액 주문에 대한 지원을 통해 주문량은 늘고 외식업주의 부담은 줄 것으로 내다봤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6-26

의료 취약지 경북, 국립의과대 설립에 시·도민 뜻 모은다

경북의 의료 현실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모인다. 경북 국립의과대학 설립 범시도민 추진단은 오는 30일 국립경국대학교 대학본관 별동 대회의실에서 ‘국립의과대학 설립 추진 시도민단체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1차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이다. 경북·안동 지역 시·도민단체, 국립경국대 총동문회, 그리고 정태주 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 등 약 40여 명이 참석해 지역 의료 현안과 향후 추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전국에서 의료 접근성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한곳에 해당한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병원과 의료 인력의 집중이 수도권과 대도시로 쏠리면서 도내 농산어촌 주민들의 기본적인 의료권 보장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해법으로 떠오른 것이 국립의과대학 설립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의료인력 양성은 물론, 지역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이 기대된다. 참석자들은 “의료는 생명권의 문제이며, 지역에 사는 이유만으로 의료 혜택을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태주 국립경국대학교 총장은 “국립의과대학 설립은 대학의 사명인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직결된다”며 “범시도민 추진단과 긴밀히 협력해 관련 활동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욱 추진단장 역시 “지역사회, 대학, 지자체가 뭉쳐 서로 협력하면 경북 의대 설립이라는 뜻깊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각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26

포엑스 확장 건립, 포항교육지원청 불통에 난항

포항동부초등학교 이전을 두고 포항교육지원청의 불통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포항시가 국제적인 마이스관광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포항국제컨벤션센터(POEX-포엑스)를 포항동부초교 부지를 포함해 확장 건립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교육청이 반대입장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와 학교 총동창회가 동부초교 이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협의를 제안했으나, 교육청은 이전지 선정에 대한 평가나 학부모 찬반 투표 등의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오로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5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북구 장성동 옛 미군부대 캠프리비 부지 2만6608㎡ 땅에 포엑스의 1단계 건립 공사가 시작됐다.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인 포엑스는 지하 1층과 지상 5층 총 6개 층에 전시장과 컨벤션홀, 소회의실, 휴식공간 상업·업무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포항시는 최근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면서 포엑스 확장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포항시는 현재 짓고 있는 공간만으로 대형 국제행사를 개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인근 동부초교의 땅을 사들여 컨벤션의 규모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1단계 건물과 비슷한 규모의 대칭적인 건물을 만들어 포엑스를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컨벤션이자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컨벤션이 들어서게 되면 교통량과 방문객 증가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노후화한 동부초교를 이전해 학생들이 조금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면 더 좋을 것”고 말했다. 이어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르면 컨벤션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행사를 유치할 수 있다. 이는 곧 철강 경기 침체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포항지역에 새로운 먹거리가 생기는 중요한 플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외부용역을 통한 부지 적합성 조사를 통해 학교이전에 적절하다고 판단된 A부지(환호공원 서측 부지), B부지(현대제철 사옥), C부지(두호공원) 등 3곳을 교육청에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교육청은 포항시의 이같은 제안에 난색을 표시했다.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현 학교 부지가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최적지라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포항시가 학교 이전을 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동의 할 필요는 없지 않냐“면서 “학교 이전은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의 의견을 묻는 공식적 소통의 장 제공 역시 이해관계가 다른 학부모와 지역민 간의 의견 충돌 및 혼란이 가중된다고 자체 판단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학교 총동창회는 교육청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저출산의 여파로 해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이전은 ‘선택’이 아니라 존립을 위한 ‘필수’라고 주장했다. 김일근 동부초 총동창회장은 “이 중요한 사안을 학부모들과 논의하지 않고 교육청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 학교 이전이 불가능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고 지적했다. 포항시도 총동회의 입장과 동일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교육청이 심의나 평가, 학부모설명회도 거치지 않은 채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더 많이 반대한다면 이를 무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학교이전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학부모와의 소통을 일방적으로 막지 말아달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6-25

내당노인복지관, 효잔치 “당신을 위한 선물 같은 하루” 성황리 개최

내당노인복지관(관장 최진이)은 지난 6월 24일 복지관 앞마당에서 ‘당신을 위한 선물 같은 하루’를 주제로 2025년 효(孝)잔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존엄성과 가치를 되새기고,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내당노인복지관 회원 약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류한국 서구청장, 김상훈 국회의원, 정영수 서구의회 의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내당노인복지관 난타 동아리의 식전공연으로 활기차게 시작되었으며, 이어 풍성한 경품 추첨과 감동적인 효(孝)사랑 공연, 선물꾸러미 전달 등이 진행되어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효의 가락’ 전통 국악공연(민속악연주단 선풍)과 ‘효의 선율’ 바이올린·클라리넷 연주(조지혜나·하에스더)는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했으며, 더불어 2층 식당에서는 특별 점심식사가 제공되어 어르신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채워주었다. 최진이 내당노인복지관장은 “이번 자리는 단순한 행사가 아닌,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드리는 마음의 선물이자 감사의 표현입니다. 오늘 하루가 ‘선물 같은 하루’가 되셨길 바라며, 앞으로도 어르신이 삶의 주인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문화와 정성으로 함께 하겠습니다”고 전했다. 류한국 서구청장도 “늘 변함없이 지역을 지켜주신 어르신들께 감사드리며, 오늘 하루만큼은 마음껏 웃고 즐기시길 바란다. 서구청도 어르신이 존중받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사회 협력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지원 속에 이뤄졌으며, 어르신들에게 감사와 사랑이 가득 담긴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마무리되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6-25

무더위 속 벌집 출동 ‘비상’···경북소방본부 ‘벌 쏘임 사고’ 주의 당부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면서 경북 전역에 벌집 제거 요청과 벌 쏘임 사고가 급증, 경북소방본부가 “여름철 기온 상승에 따라 벌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도민들에게 벌집 발견 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2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벌집 제거를 위한 출동 건수는 총 2만9688건으로 2023년 대비 38.7% 증가했다. 특히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전체의 85.5%에 해당하는 2만5383건이 집중됐다. 이는 하루 평균 276건에 이르는 수치다. 벌 쏘임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적지 않다. 지난해 벌 쏘임 사고로 119구급차에 이송된 환자는 총 1163명이며, 그 중 79.3%인 922명이 7~9월 사이에 발생했다. 올해도 이미 5월까지 49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올여름 역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기상청은 올 7~9월도 예년보다 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벌의 번식 및 공격성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야외 활동이 잦은 도민들에게는 벌 쏘임 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경북소방본부는 △산행이나 벌초 등 야외활동 시 주변에 벌이 날아다니거나 땅속·나뭇가지 등에 벌들이 들락거릴 경우 벌집 존재를 의심하고 주의 깊게 살필 것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절대 자극하거나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안전한 장소로 피신 후 119에 신고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 △야외활동 시 흰색이나 노란색 등 밝은색 옷과 모자를 착용할 것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벌을 쫓으려 하지 말고 최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신속히 대피할 것 △벌에 쏘였을 경우 신용카드 등으로 침을 제거하고, 얼음찜질로 통증과 부기를 완화한 뒤 필요 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하며, 과민반응 시 즉시 119로 신고할 것 등 벌 사고 예방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박성열 소방본부장은 “기온 상승으로 벌의 활동이 활발해진 만큼 도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벌집을 발견했을 경우 반드시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위협을 느낄 경우 119에 즉시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25

진입로 확보 없이 공원 뚝딱 행정 무책임에 ‘비판 목소리’

장길리 복합낚시공원이 사유지 문제로 인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면서 행정 무책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장길리 복합낚시공원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일대에 조성된 해양테마 공간이다. 도시민들에게 어촌의 자연환경과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은 각종 소득을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공원은 연면적 7792㎡, 건축면적 1189.3㎡(3개동) 규모로 조성됐으며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와 도·시비를 포함한 총 119억 9400만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개장 이후부터 진입로 문제로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되며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9년 공원 진입을 위한 도로 확·포장 공사를 추진했으나 해당 부지의 토지소유주와 보상 협의가 불발되면서 2021년 10월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문제가 된 진입로는 과거 장길리 어항으로 향하던 골목길로 현재는 인근 카페와 대게 판매장이 인접해 있다. 시민들은 그동안 이 골목길을 통해 차량으로 낚시공원에 출입해 왔지만, 최근에는 아예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되면서 통행이 차단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색이 낚시공원인데 차가 들어갈 수 없다”, “카페 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녀오려 해도 눈치가 보인다”, “통행이 어려우니 방파제도, 전망대도 사람 하나 없다” 등 불만의 글이 잇따랐다. 마을 주민 A씨는 “수백억 원을 들여 공원을 지어놓고 정작 들어가는 길 하나 해결 못 했다”며 “그 골목은 원래 대게 가게 주인의 사유지이다. 지금까지는 통행을 허용했지만, 최근 외지인이 인근에 대게 판매장을 새로 열려 하자 도로 일부를 막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장사도 안 되는데 통행을 계속 허용하면 손님을 뺏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며 “사유지 주인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고 덧붙였다. 사유지 주인 B씨는 “원래는 데크길을 통해 낚시공원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며 “애초에 포항시가 도로를 매입한 뒤 정식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다 보니 대게 장사가 어렵다. 이 때문에 마을 규칙에 따라 같은 업종의 신규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인근 세입자가 같은 업종으로 장사를 하려 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촌계장이 마을 회의도 없이 빈 건물에 세를 줬다. 지금은 계장도 바뀐 상태”라며 “통행을 막고 싶은 마음은 없다. 세입자와의 갈등, 그리고 포항시와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진다면 콘크리트 구조물은 철거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시설 사업에서 진입로 확보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며 “보상 협의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한 것은 행정 절차상 중대한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사유지이고, 토지 소유자가 사유권을 행사하면서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며 “3년 전쯤 도로 재포장을 추진하며 보상 협의를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부서 회의를 열고, 진입도로 확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토지주와의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6-25

‘8.7%’ 출생아 수 전국 증가율 34년만에 최고

혼인 증가 등의 영향으로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가 증가하고 있어, 합계출산율 상승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4월 출생아 수가 3년 만에 2만명대를 회복했다. 4월 기준 증가율이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2만717명으로 1년 전보다 1658명(8.7%) 증가했다. 지난 4월 대구·경북의 출생아 수도 각각 889명, 871명으로 1년 전(2024년 4월)에 비해 대구는 19.6%, 경북은 3.6% 증가했다. 전국 출생아 수는 2022년 4월 2만164명 이후 3년 만에 다시 2만명대로 올라섰다. 증가율도 1991년(8.7%) 이후 4월 기준으로 3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출생아 수는 작년 7월 이후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늘고 있다. 4월 합계출산율도 0.79로 작년보다 0.06명 늘었다. 4월 혼인 건수는 1만8921건으로 1년 전보다 884건(4.9%) 늘었다. 작년 4월 이후 13개월 연속 증가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부터 이어진 혼인 증가와 30대 초반 여성 인구 증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출산 지원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긍정적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9명을 넘어 0.80명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3년 0.72명까지 계속 하락하다 지난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6-25

“120년 호국역사 품은 사진 만나러 오세요”

“이 다리를 건널 때마다 그때가 떠올라요.” 1905년 왜관과 경북 내륙을 잇는 관문으로 놓였다가 일제강점기엔 물자 수탈에 동원되고, 6·25전쟁 때는 중간을 끊어 북한군의 남하를 막아냈던 호국의다리. 정확히 120년을 맞은 이 다리 난간에 같은 세월을 견딘 흑백사진들이 줄지어 걸렸다. 전쟁의 상처를 견뎌낸 얼굴, 시장 골목을 가득 채운 웃음소리, 자전거를 끌던 소년…. . 다리의 나이만큼이나 긴 왜관의 이야기가 강바람에 흔들리며 다시 숨을 쉰다. ‘120년의 추억 나들이 – 호국의다리 사진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다. 신혜영 단장을 비롯한 왜관읍문화도시사업추진단원들이 6개월간 골목마다 발로 뛰며 모은 ‘주민 기억’의 결과물이다. 주민센터 창고, 오래된 병원 진료실, 어르신 손안의 낡은 사진까지, 이름 없는 수많은 손길이 다리 위 작은 갤러리를 완성했다. 단원들은 서랍 속 앨범을 찾아내고, 사진 속 장소를 주민과 함께 다시 걸었다. “이분 지금도 여기 사시나요?”라는 질문이 뜻밖의 상봉과 눈물로 이어졌다. 그렇게 모인 사진 120장은 ‘120년 된 다리’와 함께 ‘120년을 살아 낸 사람들’의 시간을 한 줄에 꿰어 놓았다. 전시는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계속된다. 다리 자체가 전시장이 되어 과거와 현재, 사람과 기억을 잇는다. 발걸음을 멈춘 주민들은 사진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이 다리를 건너며 내 인생도 저기 있었구나”라고 말했다. 신혜영 단장은 “사진 한 장을 얻으려 서너 번 찾아간 집도 많았다”며 “이건 단장 혼자가 아닌, 추진단 전체가 함께 만든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는 것”이라며 “다리의 120년과 왜관 사람들의 120년이 이번 전시로 한데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5-06-25

대구지검, 2025년 상반기 마약 밀수 집중 단속···10명 구속 기소

동남아에서 다수의 마약류를 밀수한 사범이 검찰에 붙잡혔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 대구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소창범)는 올해 상반기 동안 마약류 밀수 범죄를 집중 단속한 결과 마약류를 조직적으로 밀수해 유통한 불법체류 외국인, 어학연수생 등 마약류 밀수사범 총 10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30대 불법체류자 태국인 A씨와 B씨는 시가 1억 1000만 원 상당의 야바 5914정을, 라오스 노동자 C씨는 시가 8억 원 상당의 야바 8만정을 각각 밀수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판매하는 등 대량의 마약류를 조직적으로 밀수하고 이를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불법체류자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곤란하자 동남아시아 노동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마약류인 ‘야바’를 전문적으로 밀수해 유통하며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유학생들까지 마약류 밀수 범행에 가담한 사실도 확인됐다. 10대 베트남인 유학생 D씨와 E씨는 어학연수를 위해 국내 입국한 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연락한 베트남 소재 발송책과 공모해 케타민, 엑스터시를 밀수한 후 국내 유통하려고 시도했다. 베트남에 있던 발송책은 SNS를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다수의 베트남 유학생들과 접촉해 지속적으로 운반책 및 수령책을 모집했다. 유학생들은 해외에서 보내는 우편물을 국내에서 수령해 전달하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별다른 죄책감 없이 마약류 밀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D씨를 검거 후 공모한 E씨와 범행을 지시한 20대 베트남인 F씨를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추가로 검거했다. 또 30대 내국인 G씨는 대마를 소지한 채 대구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세관에 적발돼 불구속 송치됐으나, 검찰이 범행을 지시하고 일체의 비용을 부담한 배후 공범 H의 존재 및 G와 H씨가 이 사건 이전에도 공모해 태국에서 대마를 밀수한 사실 등 추가 밀수 범행을 규명하고 두 사람 모두 구속했다. 30대 태국인 I씨는 지난 2020년 6월 마약류 수령지로 기재된 장소에서 공범이 체포되는 사이 도주해 약 5년간 불법체류자로 도피생활을 계속했으나, 지난 2월 불법체류자 일제 단속에 의해 검거됐다. 50대 베트남인 J씨 역시 범행 이후 2020년 2월 베트남으로 도주했으나, 지난 5월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 환승구역에서 대기하던 중 입국 사실실을 확인한 검찰 수사관들에 의해 붙잡혔다. 대구지검은 “앞으로도 경찰, 세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마약류 밀수, 유통 범행을 원천 차단하고 마약의 위험으로부터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25

“포항, 버림 받았나” 주민들 ‘망연자실’

포항시의 18년 숙원사업이었던 영일만대교 건설 예산이 정부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되자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가 간선도로망 완성의 핵심 축으로 여겨졌던 만큼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포항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공원식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은 영일만대교 건설 예산이 ‘2025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것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공 회장은 “영일만대교 건설은 오래전부터 추진돼 온 지역 최대 숙원사업이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포함돼 영일만 횡단구간으로 노선 명시됐으나 지금까지 노선 확정이 안 된 것은 그간 정부에서 너무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대통령도 선거 때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 적극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니 하루빨리 노선을 확정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 정모 씨(62·남구 구룡포읍)는 “구룡포에서 영덕 방향의 북쪽으로 가려면 자동차 우회도로를 경유해 포항 북구 흥해까지만 가는데도 1시간 이상이 걸린다”면서 “영일만대교가 건설되면 20분 이내로 단축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것이 예산 미반영으로 지연되거나 혹시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모 씨(48·남구 동해면)는 “영일만대교 건설 얘기가 나온 지가 벌써 십수 년 된 걸로 안다. 미적미적 거리다가 이번에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봤는데, 이번 정부 추경안에 공사비가 전액 삭감됐다니 기운이 다 빠진다”며 “지역민들이 지금껏 조속히 사업이 추진되기만을 참고 기다렸는데, 정부가 이런 식으로 예산을 반영해주지 않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고 토로했다. 북구 흥해읍에 거주하는 박모 씨(57)는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집에도 영일만대교 건설을 적극 추진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돌아서자마자 예산이 삭감됐다고 하니 속이 터진다”며 “지역민으로서 기만당한 느낌”이라고 분노했다. 철강업계를 비롯한 지역 산업계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항의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수입 규제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로 인해 철강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영일만대교는 포항 철강제품의 주요 공급처로 작용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며 “이제 추경에서조차 중앙정부가 외면하기 시작하면 지난 15년 이상 기다린 영일만대교는 기대하지 말도록, 정부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할 것”이라고 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6-24

전공의 새 비대위 ‘급물살’… 의정갈등 새국면

장기화한 의정갈등 와중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의 전공의들이 동요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각 병원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한 공지에서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1년 반,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으나 실망만 안겼다”고 사퇴 뜻을 밝혔다. 박 위원장의 사퇴가 알려지자 복귀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복귀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등은 단체 소통방에 “도망가는 거냐”, “마지막까지 책임지지 않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대전협 내부에서 새로운 비대위를 꾸리기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하는 중이다.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새로운 비대위 구성에 나섰다.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현 비대위 체제로는 조속한 시일 내 의미 있는 변화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새로운 비대위 구성의 건’을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겠다”고 알렸다. 이들은 임시 대의원총회를 오는 26일 오후 9시 온라인으로 개최한 뒤 주말인 28일 오후 5시 동일한 안건으로 오프라인 대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대구 수련병원에서 만난 A씨는 “전공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위원장을 호선하고 현 사태에 대한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전체 전공의들의 의견에 따라 (대전협의) 방향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전공의 B씨는 “전공의들의 리더십을 빨리 회복해 현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가장 시급한 건 의대생인 만큼 대전협과 의대생이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6-24

봉화 석문동-참새골에서 휴식과 체험을

이번 여름도 불볕더위가 예상된다. 장마전선이 오르내림에 따라 장대비가 내렸다가 뙤약볕이 났다가를 반복하는 날씨라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과 그늘진 숲 속이 생각난다. 장마가 시작되고 무더위가 본격화되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지치기 십상이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숨은 듯 호젓한 계곡에서 청아한 물소리 듣고, 솔바람 맞는 봉화군 석문동 참새골로 가보는 건 어떨까? 백두대간 줄기로 태백산과 구룡산 자락이 흘러내리고, 맑고 깨끗한 절경으로부터 감동의 깊이가 고스란히 전해오는 석문 참새골. 봉화 5대 계곡 중 한 곳으로 구룡산(1345m) 태백산(1566m) 각화산(1202m)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의 최상류에 있으며, 계곡은 맑고 깨끗하고, 팔베개 하고 누워있고 싶은 반석, 푸른 춘양목 숲을 지나가는 깨끗한 바람이 있는 곳이 바로 참새골이다. 이곳 지명은 봉화군 춘양면 애당리 석문동이며 우측 계곡은 석문동 계곡이라 부르고, 좌측 계곡은 참새골 계곡이라 칭한다. 석문동이란 마을로 들어서는 양쪽에 큰 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데,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두 바위가 석문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골이 깊고 수량이 풍부하며 춘양목이 우거진 석문동은 ‘정감록’의 십승지이자 천연 요새로 전쟁 때는 피난처로 역할을 했다. 푸르른 산골에 물길이 어우러진 곳, 오염원이 전혀 없는 이곳에 봉화군 석문오토캠핑장이 있으며 석문동 마을이 이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숨겨진 듯 자리 잡은 석문오토캠핑장은 계곡 최상류에 있고,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봉화의 모든 계곡이 그렇듯 산천이 수려하고 맑은 계곡물과 고요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른바 천혜의 쉼터다. 참새골 계곡이 시작해 5km 계곡이 이어진 숲속 길은 수만 년을 두고 다듬어진 바위와 물길이 어울려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드라이브하기도 안성맞춤이다. 초록색 잎이 만연한 여름에 접어들 때면 이곳에서 물놀이와 함께 산골 정취를 느껴보면 어떨까 싶다. 애당2리 부녀회가 운영하는 숙박형 토속체험관은 현대식 건물로 체험관과 숙박 시설이 있으며, 넓은 마당과 계곡을 끼고 있어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 토속체험관에서는 꽃 그림 그리기, 추억의 도시락 만들기, 한방방향제 만들기 등이 가능하다. 하늘을 찌르듯 곧게 자란 춘양목이 울울창창 하늘을 가리고, 짙푸른 계곡 길섶으로 물소리와 바람 소리 들리는 이곳. 번잡함을 벗어나 차분하고 여유 있는 여름을 즐기는 이들에게 봉화 석문 참새골 계곡을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24

보현산 휴양림에서 비멍을 즐기다

주말에 휴양림에 숙박하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신청하니 하늘의 별 따기다. 그래서 우린 금, 토요일 성수기가 아닌 일요일에 입실해서 월요일에 퇴실하니 방이 있었다. 다들 월요일 휴가를 내야 했다. 포항에서 멀지 않은 영천에 자리한 보현산 자연휴양림으로 일요일 오후에 출발했다. 오후 3시부터 입실이라 딱 맞춰 도착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방은 14호실, 건물 한 동씩 떨어져 있고 건물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어 편했다.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였고 비가 예보된 터라 습도 가득한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였다. 숙소에 들어가니 그 자체로 시원했다. 거실 전면에 창이라 뷰 맛집이다. 맞은편 산이 온통 초록이라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들 짐도 풀기 전에 마음부터 내려놓았다. 보현산 자연휴양림은 도시와 뚝 떨어진 곳이라 번잡함을 벗어나 천혜의 자연림 내에서 산책하며 휴식‧휴양을 하고, 목재문화체험장에서 체험을 동시 즐길 수 있는 영천의 대표 휴양림이다. 다양한 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목재체험장과 우주광장, 어린이 놀이터, 다목적구장, 바비큐장, 야영데크, 출렁다리, 하늘광장까지 돌아볼 곳이 다양했다. 저녁은 가까운 곳에 능이오리백숙 집으로 달려갔다. 돌아오면서 보현댐 출렁다리 야경을 보려고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차를 마셨다. 흐린 날씨지만 호수 뒤의 병풍처럼 산이 겹겹이 엎드려 있어 그 풍경도 일품이었다. 어스름이 내릴수록 먼 산의 빛깔이 푸르러졌다. 출렁다리에 하나둘 불이 켜졌다. 두런두런 이야기하다가는 또 경치에 빠져들었다. 깜깜해져 호숫가에 달과 별 조형물의 빛이 더 환해졌다. 아이처럼 우리도 인증샷을 찍었다. 숙소에 돌아와 파자마 파티를 열었다. 스무살에 만나 3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라 아무 이야기 없이도 편한 사이다. 거실에 퍼질러져 누군 누워서 누군 기대서 산속의 밤에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였다. 밤 벌레 날개 비비는 소리가 어둠을 채웠다. 출발하면서 가져간 보드게임을 꺼냈다. 컬링게임, 카드게임을 하며 맘껏 웃었다. 하도 웃었더니 저녁밥이 다 소화되어 허기가 밀려왔다. 영덕에서부터 온 언니는 쑥떡을 싸 들고 왔다. 쑥향 가득한 가래떡을 콩고물에 굴려 가며 먹었다. 오징어도 씹으며 추억도 함께 질겅거렸다. 새벽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 방이 두 개여서 각자 침대로, 바닥에 이불을 깔았다. 산속이라 보일러 약하게 틀었더니 노곤해져 금방 아침이 오도록 깨지 않고 편한 잠을 잤다. 먼저 잠 깬 언니의 탄성에 눈을 떴다. 물안개가 산을 기어오른다. 거실 앞에 고양이 한 마리 엎드려 우리를 구경한다. 궁디팡팡이라도 해달라는 듯 아련한 눈빛이다. 가볍게 샌드위치 만들어 먹고 우린 산책에 나섰다. 신선한 산 공기 마시며 휴양림 곳곳을 누볐다. 휴양관 바로 옆 소나무가 가득한 곳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저 멀리 동네가 오밀조밀, 골짜기마다 여름이 한창이었다. 솔바람이 골짜기를 타고 불어와 더없이 시원했다. 비가 곧 쏟아질 거 같아 얼른 숙소로 돌아왔다. 비가 쏟아졌다. 앞산이 보이지 않았다. 비가 잦아들면 앞산이 보이며 시루에 김이 나듯 안개가 걷혔다. 또 비가 쏟아지다 그치길 반복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비멍을 때리며 커피를 마셨다. 다들 월요일 아침을 이렇게 한가하게 보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며 입을 모았다. 며칠 더 묵고 싶다고. 휴양림은 2박이 최대이지만 말이다. 주변에는 영천보현산천문대, 보현산웰빙숲, 천수누림길, 보현산약초식물원, 짚와이어 시설이 있어 산림휴양과 관광, 레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선착순 방식으로 예약하니 7월 8월은 성수기이니 서둘러야 한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