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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탁 전세사기 LH 매입 첫 사례 ‘대구’서 나왔다

지난해 개정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으로 뒤늦게 법적 지원 대상이 된 신탁 전세사기와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첫 피해 주택 매입 사례가 대구에서 나왔다. 17일 국회와 LH 등에 따르면 LH는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16세대를 매입하는 계약을 오는 19일 해당 건물 신탁사 및 우선수익권자 측과 체결할 예정이다. 특히 피해자들이 떼일 뻔한 보증금은 감정평가액에서 매입 가격을 뺀 차익을 활용해 일부 반환되며, 신탁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첫 매입 사례로 기록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시행된 개정 전세사기 특별법에 신탁 전세사기가 지원 대상으로 추가된 뒤 LH가 신탁사 등 주택 처분권자와 접촉해 매입 관련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해당 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는 피해자들은 신탁사 측이 제기한 명도소송 패소에 따른 강제 퇴거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매입 절차는 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매입이 결정된 대구 다세대주택 역시 신탁사 측에서 임차인들을 상대로 퇴거를 요구하는 명도소송을 냈고 임차인들이 패소했다. 판결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임차인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쫓겨날 가능성에 더해 패소 확정 시 소송비용 부담 우려로 마음을 졸이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11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따라 LH가 신탁사기 피해주택 매입 추진을 시작했지만, 공적자금을 투입해 매입사업을 해야 하는 LH가 매입 대상 주택의 세금 체납 여부 등 구체적 조건을 확인할 권한이 없어 무턱대고 매수를 진행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H는 신탁 전세사기 주택의 매입 가격 상한을 높여 대상을 확대하고, LH가 신탁사 및 우선수익권자와 직접 접촉해 매수를 협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마련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3년간 세입자들이 눈물과 호소로 만들어낸 신탁 전세사기 주택 매입 첫 사례가 신탁 전세사기 문제 해결 출발점이 돼 더 많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7

장사가 안된다… ‘영일만친구 야시장’ 원도심 상권 회복 ‘역부족’

주말인 지난 16일 저녁 ‘영일만친구 야시장’이 열린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실개천 거리는 음악과 불빛으로 채워졌고, 가족 단위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렸다. 2019년 7월 시작한 6년 경력의 야시장이 다시 불을 밝혔지만, 이 공간에 머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눈으로 구경하거나 군것질 정도만 하고 떠났다. 일부 음식 판매대에서 줄 서서 기다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판매대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사람은 많은데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이다. 야시장을 둘러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야시장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상황실에는 안내 리플렛은 고사하고 안내원 조차 없다. 음식으로 사람들을 끌어야 할 입구에는 프리마켓존이 입점해 야시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하지 못했다. 일부 판매대는 개장 시간인 오후 6시가 훌쩍 지나서야 영업을 시작했고, 메뉴도 과일주스, 닭강정, 호떡 등 평범한 것들이었다. 대구에서 자녀들과 찾은 김대승씨(51)는 “야시장이라고 해서 기대감을 안고 왔는데, 거리도 짧고 메뉴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들 뿐이어서 실망스러웠다”라면서 “대구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올 이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서효진씨(38·여)는 “많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야시장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매년 규모가 작아지는 느낌”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야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실제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2019년 첫 개장 당시 40개의 판매대로 시작했으나 매년 줄어들어 올해는 12개 업체가 19개 판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야시장 운영 기간 판매대가 줄어드는 현상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상인들도 불만이다. 한 상인은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했고, 다른 상인은 “다른 지역에서는 야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컨설팅도 해주고 메뉴 개발을 위한 지원도 해 준다던데 포항시는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시와 달리 구미시는 야시장과 푸드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해 지역 대학을 활용해 참여 업체에 대한 메뉴 개발, 친절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구미푸드페스티벌에서는 스타 셰프 정호영씨와 협업해 축제 메뉴 맞춤형 컨설팅도 했다. 덕분에 최근 2년간 구미라면축제, 푸드페스티벌, 낭만 야시장 등으로 약 80만 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임동현 중앙상가 상인회장은 “작년보다 올해가 훨씬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 룰렛 이벤트를 마련해 무료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인 만큼 시민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시 경제노동정책과 관계자는 “운영 과정에서 나온 아쉬운 부분은 즉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7

영일대해수욕장 경주마 사고는 예견된 인재?

주말이나 휴일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퇴역한 경주마가 활보하다 산책하던 시민을 밟아 큰 상처를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시는 경주마의 백사장 진입과 사고 발생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사고는 15일 오후 7시 50분쯤 발생했다. 영일대해수욕장 해변을 산책하던 60대 남성 A씨는 군중 속을 활보하던 경주마에 종아리와 어깨를 밟혔다.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는 종아리와 왼쪽 어깨 골절상 판정받았고, 18일 수술도 해야 한다. A씨는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뒤에서 말이 나를 덮쳤다”라면서 “도심 해수욕장 해변 한복판을 말을 타고 지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엄중한 조치와 피해 보상이 꼭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시민은 “어린아이들이 말 근처에 있었다면 더 큰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주마 주인은 “3~4년간 해변을 다녔어도 사고는 처음"이라면서 “버스킹 소음에 말이 놀라면서 벌어진 일인데, 죄송스럽다”고 했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포항시 해수욕장 관리 및 운영 조례‘를 비교해보면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상위법인 해수욕장법은 특별자치도·시·군·구의 조례로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자동차·건설기계·원동기장치자전거·자전거,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인 소와 말 등 차마(車馬)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닌 구역에 차마를 진입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에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는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만 백사장 출입 금지 대상으로 정했다. 여기에다 포항지역 해수욕장 전체를 대상으로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없다.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만 적용하면 A씨를 밟은 경주마가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포항시가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예 없어서 경주마의 백사장 출입은 위법이다. 포항시는 해양수산부에 상위법과 포항시 조례에 대한 해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에 있는 말 목장과 경주마 두수 확인 등 현황 파악도 하고, 조례 개정 등 필요한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포항시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경주마가 해변을 달린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고, 해수욕장 이용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도 인정한다”라면서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이시라·임창희 기자

2025-08-16

포항서 ‘철강 릴레이 현장 간담회’··· “국가경제 버팀목, 위기 극복에 총력”

포항이 다시 한 번 철강산업의 심장부임을 입증했다. 지난 14일 열린 ‘철강 릴레이 현장 간담회’에는 기획재정부 윤인대 차관보와 산업통상자원부 오승철 산업기반실장이 바쁜 중앙 일정에도 불구하고 직접 포항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철강업계 관계자, 지역 상공인, 포항시의회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장에서는 포항의 산업 경쟁력 회복과 미래 전략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철강업계가 직면한 삼중고를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K-스틸법’이 화두에 올랐다. 윤인대 차관보는 “철강산업은 단순한 지역 산업이 아닌, 우리 제조업의 기반이자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중앙정부도 위기 극복과 산업 혁신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철 실장은 “산업계 현장과 소통하며 맞춤형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포항시의회 김일만의장은 정부에 대해 정책적·재정적 지원 확대를 공식 요청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가 보여주듯, 정부·산업계·지역이 힘을 모아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며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철강산업의 미래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회의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간담회장을 나서며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오늘 논의가 곧바로 실질적인 정책과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번 간담회는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중심 대응’의 첫 단추로 평가받고 있으며, 후속 대책과 실행 여부가 향후 포항과 국가경제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시라기자

2025-08-16

‘워터퐝 스타’ 곽세현 군 영상 135만회 돌파

지난 8~9일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하고 포항시·경북도가 후원해 올해 처음 선보인 ‘2025 SUMMER 워터 퐝 FESTIVAL’에서 깜짝 등장해 화려한 랩 실력을 뽐낸 포항 장흥중학교 1학년 곽세현(13)군의 무대 영상 조회수가 일주일 만에 135만회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 14살 클라스, 염따 파트 맡았는데 잘함’이라는 제목의 동영상과 글이 확산했다. 이 동영상은 지난 9일 포항 영일대 해상 누각에서 열린 ‘2025 SUMMER 워터 퐝 FESTIVAL’에서 곽군이 쇼미더 머니 출신 래퍼 래원의 힙합 공연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 닦은 랩 실력을 뽐내는 모습이 담겼다. 17일 오후 6시 기준 ‘워터 퐝 FESTIVAL’ 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 된 59초짜리 숏폼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135만2000회를 기록했다. 좋아요 역시 4만2000개가 달렸으며, 곽군을 응원하는 댓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곽군의 인스타 그램에 게재된 동영상 역시 9만3000회의 조회수와 좋아요 2707개나 달리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의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멋져요’ , ‘무대 장악력이 대단하다’, '실제 공연을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라는 등 호평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것. 앞서 곽군은 래원의 포항물축제 공연 당시 또래의 친구들과 무대 아래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놀았다. 반전은 그 이후 일어났다. 그의 열정적인 춤사위를 눈 여겨본 래원이 그를 무대 위로 불러올렸고 곽 군의 끼는 곧바로 폭발했다. 그는 파워풀한 래핑을 쏟아내며 단숨에 무대를 장악했다. 중 1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래원이 피쳐링한 래퍼 염따의 ‘존시나’라는 곡 경우 원곡자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은 모습으로 소위 무대를 씹어먹었다.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격려했고 이후 곧바로 자신들이 촬영한 영상들을 인터넷에 올렸다. 곽군은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자 자신도 놀라는 모습이다. 그는 영상 100만회 돌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것이라면서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 기분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곽세현군은 “부모님과 친구들이 ‘100만스타’라고 나를 불러 행복하다”면서 “팔로워 수도 300명이 더 늘었고, 매일 칭찬과 응원하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6

(재)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플라즈마 다중 스케일 문제 해결

(재)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소장 사사키 미사오, 이하 APCTP)는 서울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핵융합 실험과 우주플라즈마 이론을 융합, 미시적 난류가 거시적 자기 구조 변화를 유도하는 ‘플라즈마 다중 스케일 문제(Multiscale Problem)’를 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8월에 게재됐다. 플라즈마는 핵융합 발전의 매개체이자 우주 대부분을 구성하는 제4의 물질 상태로, 미시와 거시 현상을 연결하는 다중 스케일 문제는 핵융합 기술 개발과 우주플라즈마 기초연구 모두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핵심 과제였다. 연구팀은 전자빔이 유도한 미시 난류가 자기재연결을 촉진해 거시적 자기장 구조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실험과 시뮬레이션으로 동시에 규명함으로써, 미시·거시 규모를 잇는 구체적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APCTP 윤영대 박사는 “이번 Nature 게재를 비롯한 최근의 성과들은 APCTP의 풍부한 지원과 높은 연구 자율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특히 신진연구그룹 JRG는 젊은 우수 연구자들에게 독립적인 연구그룹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인재 양성과 연구 성과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APCTP의 신진연구그룹(Junior Research Group, JRG) 프로그램의 결실이기도 하다. JRG는 독립적인 연구그룹 운영과 국제공동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청년 및 해외 연구자 유입을 통해 안정적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국내 연구자와 협력해 국제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번 Nature 등재는 이러한 구조적 지원이 성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JRG는 연구수월성과 책임 있는 성과 관리 기반을 갖추는 동시에, 국내외 인재가 공동연구를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기초과학 분야의 지속 가능한 연구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초과학의 질적 성장’과 ‘청년 과학기술인 경력 기반 확대’라는 국정과제와도 맞물려, 우수 이공계 인재와 국제 협력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는 정책 신뢰도 제고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APCTP 사사키 미사오 소장은 “이번 연구는 신진연구자 주도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 환경이 세계 수준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JRG를 비롯한 글로벌 인재 양성·유입 프로그램을 통해 아태지역 기초과학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젊은 과학기술인의 성장 경로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APCTP는 ’9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회의를 계기로 설립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19개 회원국, 35개의 협정기관과 협력하는 국내 유일의 국제이론물리센터이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6

대구경찰, 광복절 폭주족 특별단속 결과 46명 적발

올해도 대구서 광복절에 폭주족 일부가 무리 지어 도로를 누볐다. 16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광복절 폭주족 출현에 대비해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도로교통법 위반 등 46명을 현장에서 적발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주요 집결지 일대에 경찰 인력을 배치해 단속했으며, 소규모 위반 행위를 벌인 운전자 22명을 도로교통법 위반(신호위반·안전모 미착용 등)으로 단속했다. 또 자동차관리법 위반(무등록, 번호판가림, 불법튜닝) 15명, 무면허운전 2명, 음주운전 5명, 공기호부정사용 1명을 적발했다. 이 중 오토바이 1대는 압수하는 등 총 46명을 현장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광복절 단속에서 경찰은 주요 폭주족 집결지 15곳에 싸이카·암행순찰팀·교통범죄수사팀·기동순찰대·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총 인력 162명을 배치했다. 이와 함께 순찰차·경찰오토바이·비노출차량 등 차량 71대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장소를 수시로 바꿔가며 집결하는 폭주족에 적극 대응했다. 앞서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열흘 동안 진행된 폭주족 대비 이륜차 사전 단속에서는 신호위반·중앙선침범·안전모 미착용 등 도로교통법 위반 526건이 현장 단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채증된 영상과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폭주 행위에 가담한 피의자를 특정해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6

안동역 폭발물 협박 사건, 서울 거주 10대 고교생 검거

경북경찰청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안동시 옛 안동역 광장에서 열린 KBS ‘다큐 3일’ 특별판 촬영 현장에서 폭발물 협박 메시지를 남긴 범인을 추적해 서울에 거주하는 10대 고등학생을 같은 날 오후에 긴급 체포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 30분경,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는 협박성 메시지가 올라오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긴장감에 휩싸였다. 당시 현장에는 KBS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있었으며, 광복절을 맞아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이었다. 경찰은 즉각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폭발물 탐지견과 특공대를 투입해 광장 일대를 수색했다. 다행히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협박 메시지의 IP 주소를 추적해,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10대 고등학생 A군을 오후 2시 25분경 자택에서 검거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공중협박 혐의로 형사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한 장난이라 해도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엄중히 처벌될 수 있다”며 “디지털 공간에서의 협박도 실질적인 범죄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한편, A군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현장을 노린 충동적 범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KBS 측은 “촬영은 중단됐지만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며 “향후 방송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6

10년 만의 재회 현장에 때아닌 폭발물 협박 소동

15일 오전, 10년 전의 따뜻한 약속이 공포로 얼어붙었다. 10년 전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다큐 3일’의 특별한 재회를 위해 수백 명의 시민이 모인 안동 구역 광장에, 폭발물 설치 협박 시건이 발생해 현장이 일시적으로 통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015년 방송된 ‘다큐 3일-안동역 편’은 당시 폐역을 앞둔 구)안동역의 마지막 3일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였다. 당시 방송 말미, 인터뷰를 진행하던 두 대학생과 제작진은 “10년 뒤,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겼고, 이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리고 2025년 8월 15일, 그 약속을 기억한 시민들과 방송 관계자, 그리고 원래 출연자들이 다시 안동역 광장에 모였다. KBS는 이를 기념해 ‘다큐 3일’ 특별판을 촬영 중이었으며, 현장은 감동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오전 7시 37분쯤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올라온 한 줄의 메시지가 모든 분위기를 뒤바꿨다.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는 협박 글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안동경찰서는 즉각 초동 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어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이 출동해 구역 광장을 봉쇄하고 정밀 수색을 벌였다. 시민들은 안전을 위해 인근으로 대피했고, 촬영은 중단됐다. 약 2시간 반의 수색 끝에 경찰은 구)안동역에 폭발물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오전 10시 20분경 현장 통제가 해제됐다. 경찰은 현재 협박 글을 작성한 인물의 IP 추적을 통해 신원을 파악 중이며, 공중협박죄 적용을 검토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위협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해당 죄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장소에서의 협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10년 전 방송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고, 오늘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순간 모든 게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협박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감정을 짓밟는 행위”라며 분노를 표했다. 한편, 10년 전 ‘다큐 3일’에서 10년 후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던 대학생들은 이날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5

의무휴업 평일 전환 반대 시위한 대형마트 노조원 16명 벌금형

대구지법 형사3단독 박태안 부장판사는 집회 도중 시청 강당에 무단 침입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대형마트 노조원 50대 A씨 등 16명에게 벌금 200만 원씩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조 소속인 A씨 등은 2022년 12월 19일 집회 신고 장소인 대구시청 산격청사 출입구 밖이 아닌 산격청사 대강당에 들어가 3시간가량 점거 농성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은 대구시가 대형유통업계 대표 등과 기존 일요일이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추진 협약식’을 체결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당시 마트 노조원들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연행됐으며, 시는 장소를 바꿔 협약식을 진행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비록 조합원들의 권익과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무단 침입 결과 협약식이 예정된 장소에서 열릴 수 없게 돼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하였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마트 근로자들의 휴일에 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근로조건 개선이나 향상을 위해 범행에 이른 점 등을 참작한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5

송아지 3마리가 경품으로 내걸린 포항 신광면 광복 80주년 축구대회

지난 1947년부터 매년 8월 15일 개최하는 신광면축구대회가 올해도 15~17일까지 사흘 동안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어서 더욱 성대하게 치러진다. 경품으로 송아지 3마리도 내걸렸다. 신광면민축구대회는 전국 유일의 광복기념 축구대회 행사다. 외세의 침략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고, 면민들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1959년과 1982년, 그리고 코로나 감염병이 창궐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개최되어 왔다. 오랜 기간 변함없이 면민들이 숭고한 그 뜻을 기려왔다는 점에서 이 대회는 광복단체 등 각계로부터 그 역사성도 인정받고 있다. 1998년부터는 마을별로 윷놀이, 팔씨름대회 등 민속경기도 시행되면서 남녀노소가 다 참여하는 화합한마당잔치로 자리 잡았다. 대회가 열리면 출향인들도 대거 고향을 찾아와 마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 김성훈 신광면체육회장은 “올해도 면민과 출향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은 만큼 각 리 동장, 단체장 등 80명이 흰 천에 손도장을 찍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1945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신광 발전과 면민들의 안녕과 안전을 염원하기 위한 것이다. 사흘 동안 신광을 떠들썩하게 할 올 대회에는 마을별로 25개의 축구팀이 참여하고, 22개 마을에서 팔씨름 팀과 윷놀이 팀이 각각 출전, 힘과 기량을 겨룬다. 특히 올해는 김성훈 체육회장이 1000여만 원 상당의 송아지 3마리를 경품으로 내놔 누가 그 행운을 잡아갈지도 흥밋거리다. /최진호 기자

2025-08-14

법률구조공단, 고금리 대출 추심 제동⋯법정 최고 이자율 초과 이자 ‘부당이득’

법원이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한 채권 추심은 부당이득이라며 반환을 명령, 장기간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아온 채무자 구제에 나선 사례가 발생했다. 1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2년 A씨는 한 대부업체로부터 연 69%의 이율로 200만 원을 대출받았다. 해당 채권은 여러 차례 양도를 거쳐 한 대부업체에 넘어갔고, 업체는 2024년 원금의 15배가 넘는 3300만 원 이상을 받아냈다. 당시 A씨는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했지만, 개인 소송이 어려워 법원 소송구조 제도를 통해 법률구조공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2018년 9월 6일 기준 연 24% 이후 연 20%)을 초과한 부분의 추심이 정당한지 아닌지였다. 공단은 “이행 권고 결정은 기판력이 없으므로 실체적 권리관계와 다른 금전 교부에 대해서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며 “대출계약서에도 관련 법령 변경 시 변동이율을 적용한다는 조항이 있어 초과 이자는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포항지원은 지난 7월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8년 9월 6일 이후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해 추심 한 금액은 부당이득”이라며 “대부업체가 A 씨에게 1849만 3900원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이상화 공단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과거 고금리 대출 관행이 채무자를 장기간 고통에 빠뜨린 사례에 경종을 울린 의미 있는 판례”라며 “앞으로도 무리한 채권 추심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4

정부기관·지자체 사칭 사기 기승 “조심하세요”

13일 오전 11시쯤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있는 건축물 자재 납품 업체에 영천시 복지관장 명의의 공문이 도착했다. 발신자는 경북노인복지센터 구매과였고, 물품 구매 견적서도 첨부돼 있었다. 공문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자 특수소화기 14대가 필요하다고 했고, 업체 측은 물량을 맞출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담당자는 다른 업체 번호를 알려주면서 물건을 구매·납품해 달라고 했다. 당연하게 관공서의 주문이라고 믿은 업체는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계약금 100만 원을 보냈다. 업체 대표는 뒤늦게 조악한 수준의 공문을 확인하고, 경북노인복지센터에 전화한 결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포항에서도 정부 기관이나 포항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포항의 한 파크골프 용품업체 대표는 포항시청 노인장애인복지과 소속 공무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노인 우울증 예방 교육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품 중에 파크골프채와 골프공이 빠져 긴급하게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5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포항시장 직인에다 담당 주무관 이름이 적힌 물품구매확약서까지 보내오자 그대로이 믿었다. 그러나 자신을 공무원으로 속인 사기꾼이었고, 업체 대표는 275만 원의 손해를 봐야 했다. 그는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피의자는 정중한 말투를 사용한 데다 정식 공문서까지 모방해 보내왔기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사진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포항시청 복지정책과의 주무관 명의의 공문에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을 찍는다며 사전 준비금 100만 원을 송금해 달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사진관 대표가 복지정책과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면서 사기범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포항 뿐 아니라 정부 기관을 사칭한 신종 사기 피해는 전국에서 계속 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집중되고 있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을 도용해 신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이 제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공식적인 입찰 또는 계약 절차를 거치고, 전화나 문자로 개인 명의의 주문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진호 기자 fair199500@kbmaeil.com

2025-08-13

경북도, 포항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 건설 박차

경북도가 2008년 광역경제권발전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된 이후 17년간 첫 삽도 뜨지 못한 포항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해결에 나선다. 포항시와 힘을 모아 올해 안에 사업을 확정 짓고, 내년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목표가 실행되도록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13일 “북극항로 개척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는 필요한 사업”이라며 “포항시와 긴밀하게 협조해 올해 안에 사업이 확정돼 내년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일만 횡단대교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리에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원에 영일만을 횡단하는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으로 연장 18㎞, 왕복 4차로로 계획된 고속도로다. 총사업비는 약 3조2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연말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사업에 포함되고도 경제적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건설은 2013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간의 총사업비 협의 과정에서 국가재정부담 및 국도대체우회도로 활용 가능성 등의 사유로 영일만 횡단구간을 제외한 포항 흥해읍에서 영덕IC구간(30.9㎞)만 확정해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포항~영덕간 고속도로의 총사업비 변경을 통해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도록 국회와 중앙부처 등을 찾아 계속 설득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받아들여 2021년 영일만 횡단구간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하고, 기획재정부는 이듬해 포항~영덕간 고속도로의 총사업비 변경 승인 협의를 거쳐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가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해 국비 등 사업비를 반영했다. 하지만 2023년 기획재정부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어렵게 확보한 2025년 예산(1821억 원)도 지난 정부 추경 편성 때 전액 삭감돼 지역에서는 사업이 취소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7일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해 신북방경제의 핵심 관문과 동해안 에너지산업의 물류거점으로 육성하고자 경제부총리를 직접 만나 관련 사업을 건의했고, 영일만 횡단대교를 필수적인 사업으로 건의했다. 그는 서해안 고속도로와 남해안 고속도로 완공으로 형성된 L자형 국가도로망을 2015년 개통된 포항~울산 고속도로와 연말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 간고속도로를 이으면 U자형 국가도로망을 완성할 수 있어 영일만 횡단대교는 끊어진 동해안의 맥을 잇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한편 포항시개발자문위원연합회는 이날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일만 횡단대교 예산 삭감은 50만 포항시민을 기만한 정치적 사기극”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까지 싸잡아 비난한 연합회는 △해상 경유 원안 노선 즉시 확정 △2026년 본예산에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사업비 반드시 반영 △포항시·포항시의회·지역구 국회의원 정당 초월해 한 목소리로 사업 추진할 것 등 3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글·사진/이시라·이창훈기자

2025-08-13

80주년 맞은 광복절 “빛을 되찾은 가치 알고, 의미 되새기자”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은 지 80주년을 맞았다. 일제 36년의 참혹한 식민 통치에서 벗어난 1945년 8월 15일은 민족의 정체성과 자주권을 잃지 않기 위해 싸운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이 결실을 맺은 날이었다. 이를 통칭해 우리는 ‘광복’이라 부른다. ‘빛을 되찾은 날’ 우리 국민에게는 국권을 회복하고, 민족의 이름을 되찾았으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중요한 날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수많은 희생과 노력의 산물이다.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 국외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외교적, 무장투쟁으로 맞섰던 이들, 국내에서 민족 교육과 문화 운동으로 정체성을 지켜낸 수많은 보통 국민의 힘이 뭉쳐 이룬 결과이다. 이런 한반도 역사의 현장 중심에 대구·경북이 있었다. 1919년 3월 8일 대구에서는 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한독립 만세’가 울려 퍼졌다. 대구 약령시에 있는 교남 YMCA 회관은 독립운동 정보를 전파하는 거점 역할을 했다. 박상진을 중심으로 1915년 대구에서 조직된 대한광복회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무너뜨리고, 공화정 체제의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인 비밀 결사 단체였다. 여성독립운동가의 활약도 눈부셨다. 3·8 만세운동을 이끈 교사 임봉선, 여성 의열단원 현계옥 등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하며 힘을 보탰다. 대구에서는 이러한 독립운동을 기억하기 위해 국립신암선열공원, 대구근대역사관,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린다.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만큼 독립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체 독립유공자의 약 14%에 해당하는 2500여 명의 인물이 경북 출신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해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경북 안동의 임청각에서 배출됐다. 대한민국 독립의 초석을 다진 지역인 만큼 경북은 독립운동 역사 발굴과 선양을 위해 독립유공자 발굴 사업, 기념관 건립, 관련 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8·15 광복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벌여왔다.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경북 포항 신광중학교의 ‘8·15 한마음 체육대회’이다. 1947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72회째를 맞은 역사 깊은 행사이다. 우리 민족은 광복 직후 분단이라는 비극과 함께 한민족끼리 남북으로 갈려 총을 겨누는 전쟁의 상처를 겪었다. 수많은 정치적 혼란과 외환위기, 사회 갈등의 고비를 안고 살아왔다. 지금도 불평등, 지역·세대 갈등, 정치 양극화를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80주년 광복절을 맞은 우리사회는 광복의 의미와 가치, 역사적 중요성을 되새기는 ‘그날’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3

부산항 중심 북극항로 개척… 영일만항 거점항만은 ‘필수’

국정기획위원회가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부산항 중심의 북극항로 개척사업이 담긴 ‘북극항로 시대 주도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 과제로 확정해 발표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포항 영일만항에 거점항만의 역할을 제대로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부산항이 또다른 일극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석탄·철광석·이차전지 등 핵심 광물자원의 수요지역인 포항은 동해 석유 가스 탐사시추로 에너지자원 확보 가능성에다 북방 물류 운송 거점으로서 북극항로 환적화물 유치에 유리한 입지를 자랑한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정희용 의원(국민의힘)의 질문에 북극항로 활성화 시기와 예상되는 항만별 특성을 고려한 복수 거점항만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관련 사항을 자세히 살피겠다고도 했다. 이미 2014년 용역까지 진행할 정도로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해온 포항시는 경북도와 함께 16선석 규모로 계획된 영일만항의 계류시설을 32선석으로 늘리고 기존 면적 34만㎡에서 2배 이상 확장해 풍력,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유류 등 국가 에너지 복합기지를 구축하는 등 동해안 에너지산업의 물류 거점이자 북극항로의 중심으로 키울 계획이다. 스마트 항만으로 탈바꿈하는 작업도 필수다. 포항시는 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 부산 집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극 해운정보센터’ 만큼은 포항에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며 지난달 관련 용역까지 마쳤다. 포항시는 “북극항로에 있어서 영일만항은 거점항이자 완충지대로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해양 일극 체제 방지와 효율성 측면에서라도 꼭 포항에 ‘북극 해운정보센터’가 세워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극 해운정보센터’는 위성·AI(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상·해빙 관측, 예측정보, 안전 운항 등을 총괄 지원하는 국가적 차원의 컨트롤 타워로서 북극 빙하가 시기별로 녹아 생기는 북방항로를 찾고, 기존의 남방항로의 환경·지정학적 상황도 분석해 국내 해양 운송 업체에 빠르고 안전하며 경제적인 운송로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포항시는 지역의 과학 인프라를 활용한 인재 양성 노력도 기울인다. 글로컬대학 30에 최종 선정된 한동대와 포스텍을 비롯해 한국해양대, 연구기관과 함께 북극항로 개척에 있어서 안전에 필요한 AI와 위성정보 분야를 비롯해 국제해상법 분야 전문 인재 양성과 북극항로 개척 과정에서 영일만항을 특화할 수 있는 분야 인재도 길러내기로 뜻을 모았다. 북극과 가장 가까운 노르웨이 등지에 있는 대학들과 연계한 쇄빙선 건조 등의 분야 인재 육성도 고려하고 있다. 하영석 계명대 명예교수(한국해운항만학술단체협의회장)는 “포항에 국제광물자원거래소를 조성해 글로벌 자원 물류 거점을 구축하고, 아시아와 유럽간 컨테이너 환적 거점(3000~500TEU급 선박 특화 항만)을 만들어 북방 물류 거점 항만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북극해 크루즈 항만 조성과 해양탐사선 모항 및 수산물 가공센터 설치도 필요하고, 경북연구원 내 북극해연구센터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도했다. 천만석 포항시 항만과장은 “북극항로 개척의 중심에 부산항을 두면서도 영일만항 등 항만별 특성을 살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북극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13

‘포항지진’ 형사재판 2라운드… “촉발” VS “자연” 치열한 공방

2017년 11월 15일과 2018년 2월 11일 수리자극 등으로 포항지진을 촉발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과 검찰이 지진의 원인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2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박광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포항 지열발전 연구사업 주관기관 넥스지오 대표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소속 연구원 등 5명에 대한 형사재판 2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 는 "정부연구조사단에 국내 전문가 12명, 국외 전문가 5명이참여했고, 마지막 회의때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을 냈다”면서 “그 결론에 반박한 전문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2017년 4월 15일 3차 수리자극으로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면서 ”수리자극에 의해 유발지진이 발생했다“고도 강조했다. 이 밖에도 “물 주입 수리자극 후 유발지진이 생겼고, 단층에 스트레스가 쌓여 지진이 발생하게 됐다”라면서 "특히 동일본대지진과 경주지진은 지열발전 이전에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항지진은 이들 지진과 관련성이 없다“고 했다. 반면에 피고인 측 변호인은 포항지진이 지하수 과다 유입 등에 의한 자연 발생 지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이 지역 지하수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면서 “지하수 물높이 변화가 심부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며 잘라 말았다. 이어 “물 주입량의 에너지와 지진 규모가비례 한다는 이론은 참고사항일 뿐 절대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포항지진의 원인을 두고 증인신문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8월 26일 여인욱 전남대 교수, 9월 23일 이진한 고려대 교수가 잇따라 증인석에 앉게 되며, 포항촉발지진과 관련해 활동했던 이들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해 촉발된 인재로 진술할 가능성이 크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MW급 지역발전 연구사업을 수행하던 넥스지오 대표 등 5명은 5차례의 수리자극 과정에서 2017년 4월쯤 발생한 규모 3.1 지진 이후에 지속적인 수리자극을 진행할 경우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지진 위험도 평가를 위한 사업 중단 등 제반 조치 없이 성공만을 위해 계획된 주입량(320t)보다 1400t이나 많은 1722t의 물을 주입하는 등 무리한 수리자극을 한 결과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 등을 촉발해 포항시민 1명이 사망하게 하고 81명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2016년 초부터 해당 연구부지에 2개 단층대가 있음을 추정하고, 그곳에 수리자극을 진행할 경우 보다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 주변 지역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하고도 수리자극을 계속 실시하는 등 여러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2

‘저상버스’ 도입률보다 실제 이용률을 높여야

저상버스가 도입된 지 여러 해가 지났다. 저상버스는 계단을 없애고 교통약자(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설계된 버스다. 또 2023년 1월부터는 노선버스를 대체나 폐차할 경우 저상버스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시내·농어촌 마을버스를 그 대상이다. 하지만 저상버스 도입률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현저히 낮다. 저상버스 주 이용 대상자인 교통약자들의 실제 이용률이 거의 없어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20여 년간 뇌병변장애로 인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포항의 한 장애인(57)은 “한 번도 저상버스를 타본 적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상버스를 타기까지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 버스를 탄다고 해도 여러 사람의 시선이 아직 불편해서 가까운 거리는 전동휠체어로 다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승객들도 저상버스를 타는 장애인을 본 적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단순히 물리적 이동을 넘어 교육, 취업, 사회적 서비스 접근을 통해 비장애인과 동등한 시민으로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통약자는 2022년에 비해 18만 명이 증가했고 저상버스의 보급률은 전국적으로 39.7%로 2022년보다 4.1%로 증가했다. 대구도 서울 다음으로 저상버스 도입률이 높지만 이용률이 저조하다. 경북은 2024년 기준으로 도입률이 29.4%로 인천(24.4%), 전남(24.9%), 충남(27%)과 함께 30%에도 못 미치고 있다.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은 전체 버스 184대 중 118대가 저상버스로 운행 중이다. 경북의 타 시·군보다 높다. 마찬가지로 이용률은 거의 없다. 저상버스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가지고 탈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유모차를 가지고 타려면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발생한다. 대구에 사는 조은정(40)씨는 “유모차를 가지고 택시가 아니라 버스를 타야 할 때가 있다. 아직은 탑승 시 유모차를 접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아기 띠에 아이를 메야 하고 유모차를 접다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큰맘 먹고 타야 하는데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이야기다”라고 토로했다.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버스, 택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교통약자들의 일상에서는 버스, 택시, 지하철 타는 게 자연스럽지 못하다. 휠체어나 유모차의 경우는 5분 만에 갈 길을 20여 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집을 나서자마자 울퉁불퉁한 인도를 경험하는 것부터 힘들다. 버스에 타기까지의 순서도 어렵다. 버스가 인도 가까이 정차를 해야 하고 리트프 설치, 탑승 후 휠체어 고정, 단말기 승차 태그, 순서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운전기사의 불친절과 승차 거부 등이 존재한다. 지난 2023년 포항에서는 버스 기사의 협조 부족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인도 대신 도로에 하차해야 하는 일이 발생해 장애인 단체의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저상버스 보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률이 낮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현재, 교통약자(장애인과 노인 등)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저상버스 확충뿐만 아니라 이용 접근성과 편의성 개선을 통한 실질적 이용률 향상이 시급한 과제다. 포항시 대중교통 관계자는 “저상버스는 교통약자들을 위한 것이 맞다. 불편한 사항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차량번호나 시간 등을 기록하셔서 신고를 주시면 된다. 불편한 점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2

매화를 사랑한 이들

조희룡 ‘매화서옥(梅花書屋)’​을 보았다. 대구 간송미술관 2전시실에 오롯이 홀로 자리한 그림이다. 전시실 입구에는 매화 한 송이가 하얀 꽃병에 꽂혔다. 선비의 서재를 몰래 들어가는 느낌이다. 매화 숲속의 서재라는 뜻의 그림을 만나러 들어갔다. 벽에 매화 한 그루가 가지가 생기고 꽃잎이 피어나 나무가 환해지는 순간이 천천히 그려진다. 영상을 보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매화서옥’ 진품이 우릴 맞는다. 천천히 다가가 매화향에 스며들게 만든다. 그림 속 조희룡이 어떤 향기를 맡고 있을지 짐작이 되었다. 봄이면 경주 통일전에 매화를 보러 찾아간다. 너른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차 문을 열면 매화향이 마중을 나와 있다. 아직 꽃은 보이지도 않는데 향기로 어서 오라고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통일전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큰 연못이 있고, 하얗게 꽃구름이 뭉싯한 매화가 한 그루 보인다. 그림에는 선비의 집 주위로 하얗게 둘러쌌으니 그 향이 숲 가득할 것이다. 매화서옥, 가파른 산기슭 아래 나지막이 자리한 서옥과 그 주변을 감싸는 매화, 그중 한 가지를 병에 꽂아 바라보는 모습이 화폭에 담겼다. 짧은 순간 피고 지는 꽃이 아쉬워 화폭에 담아두었을 매화, 화가는 매화를 좋아하는 병이 있어 스스로 매화 큰 병풍을 그려 자는 방에 이를 둘러놓고 벼루는 매화시경연을 쓰며, 먹은 매화서옥장연을 썼다. 바야흐로 매화백영을 본떠 시를 짓고, 시가 이루어지면 방에 ‘매화백영루’라는 편액을 걸어 자신이 매화 좋아하는 뜻을 통쾌하게 드러내 보여 주었다. 그런데 금방 이루어지지 않아 억지로 읊다가 목이 말라 매화편차로 목을 축이었다. 매일 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다가 입추에 접어드니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며칠 에어컨을 끄고 창을 열고 잠자리에 들었다. 용케도 알고 귀뚜라미가 창가에 와서 날개를 비빈다. 옛사람들이 만든 절기가 어쩜 이리 딱 맞는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여름휴가에 24절기에 관한 책 ‘제철행복’을 읽었다. 한 해를 사계절이 아닌 24계절로 나눠 살았던 현명함에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절기마다 먹는 음식이 따로 있고, 절기마다 피는 꽃을 옛사람들은 어떻게 즐기는지 알게 되었다. 12월에 있어 맨 끝의 절기인가 했더니 조선시대는 동지가 한 해의 시작으로 보았다. 궁궐에서는 천문과 지리를 담당하던 기관 ‘관상감’에서 새해 달력을 만들어 임금에게 올렸다. 책 형태로 만들어진 달력이라 하여 ‘동지책력’이라 불렀다. 신하들에게 절기가 적힌 달력을 선물로 내리면 신하들은 그것을 가까운 친지들에게 나눠 삶의 지표로 삼았다. 조선 후기에는 30만 부나 찍었다고 하니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선물이었다. 24절기 중에 밤이 가장 긴 동지에 조상들이 팥죽을 먹고 봄을 기다리며 즐긴 풍류가 놀라웠다. ‘구구소한도’라는 풍속인데 양수 9를 길하게 여긴 조상들은 동짓날로부터 아흐레가 아홉 번 반복된 날, 즉 81일째 되는 날에 봄이 온다고 여겼다. 그래서 동짓날에 흰 종이에 매화 81송이를 그려 창문이나 벽에 붙여놓고 하루에 하나씩 색칠해 나갔다. 흐린 날엔 매화 위쪽을, 맑은 날은 아래쪽을, 바람 부는 날은 왼쪽을, 비가 오는 날에는 오른쪽을, 눈이 오는 날에는 한가운데를 칠했다. 마침내 81개가 모두 칠해진 날 창문을 활짝 열고 진짜 매화를 바라보았다. 듣기만 해도 얼마나 낭만적인지, 올해 동지에는 친구들에게 구구소한도를 나누며 색칠 놀이를 권하고 싶다. 81일 동안 색칠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함께 매화를 찾아 나서는 탐매 모임을 만들어야겠다. 더운 여름을 잊게 하는 옛 어른들에게 배우는 피서법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2

안동 낙동강변을 ‘맨발로 룰루랄라’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였다. 그래도 우리 몸이 기억하는 여름 더위는 추석 전까지는 이어지리라. 여름에는 물놀이만한 피서가 없다. 산으로, 계곡으로, 바다로, 강으로, 사람들은 더위를 식히러 떠난다. 하지만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이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안동시 낙동강변(운흥동300 일원)에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물속에서 걷기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탈춤공원 건너 강변에 약 400m 길이의 ‘물속 걷는 길’이 조성됐다. ‘물속 걷는 길’은 안동댐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물을 실개천으로 유입해 만든 수로형 산책로다. 시원한 실개천에 파라솔과 의자를 비치해 걷다가 담소를 나눌 수도 있고 간단한 간식도 먹을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파라솔에서 커피나 간식을 즐긴 후 꼭 뒷정리를 하고 가지고 온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는 시민의식을 보여주면 좋겠다. 안동시는 지난해부터 낙동강변에 모래길과 적운모길, 자갈길을 조성해 시민들의 맨발 걷기를 장려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에 이번 물속 걷는 길까지 조성되면서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에겐 더 없는 힐링의 장소가 되었다. 접근성도 높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마침 맨발 걷기에 나선 법흥동 주민은 “그동안 도청 신도시 천년숲 황톳길을 걸으러 일부러 그 멀리 다녀오곤 했는데 안동 시내에도 이런 곳이 만들어져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어싱 운동의 붐은 건강과 저속노화에 관심이 끊기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물속 걷는 길’은 초등생 종아리 반 정도의 물 깊이라 아이들과 함께 즐겨도 좋고 어르신들이 운동하기도 안전하다. 파라솔에 앉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책 한 권 읽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앞으로 잘 가꾸어 장점을 극대화시킨다면 안동의 또다른 명소가 될 것이다. 또, 토요일 밤에는 가까이 낙동강 음악분수 쇼를 관람하고 다양한 공연과 음악 감상도 가능하니 올 여름 남은 더위는 낙동강변에서 여유 있게 보내면 좋을 듯하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