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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장모 살해·유기한 사위와 딸 구속영장

대구에서 50대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하천변에 유기한 20대 사위와 이에 가담한 딸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1일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로 사위 A씨에 대해, 시체유기 혐의로 딸 B씨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위 A씨는 평소 함께 거주하던 장모 C씨(50대)가 집안 내에서 소음을 발생시키고 물건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어오다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둔기를 사용하지 않고 주먹과 발만으로 C씨를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예비 부검 결과에 따르면 숨진 C씨의 몸에서는 갈비뼈와 골반 등 여러 부위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인을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사’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발견 당시 외관상 뚜렷한 타살 흔적이 보이지 않았던 점을 토대로 폭행 전후 독극물 사용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약독물 정밀 검사를 추가로 진행 중이다. 숨진 C씨는 사건 발생 전까지 남편과 떨어져 대구 중구 소재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딸 부부와 함께 생활해왔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18일 낮 주거지에서 숨진 C씨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약 20분 거리인 북구 칠성동 잠수교 인근 신천변까지 도보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30분쯤 “신천에 캐리어가 떠다닌다”는 주민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캐리어 안에서 옷을 입은 상태의 C씨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시신에는 신분증 등 소지품이 없었고, 경찰은 지문과 DNA 감식을 통해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경찰은 C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정밀 분석해 딸 부부가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확보했다. 경찰은 당일 오후 9시쯤 딸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 문제 등 재산 관련 다툼으로 인한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피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추가 가담 여부 등을 보강 수사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엄정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1

대구경실련, 시민제보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처리 결과 공개 촉구

대구경실련이 대구시의회는 시민이 제보한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 과제와 그 처리 결과를 누리집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 대구경실련에 따르면, 대구시의회는 지난해 9월 22일부터 10월 21일까지 인터넷, 우편, 방문, 전화, 팩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제보를 접수했다. 제보 대상은 시정 및 교육행정의 위법·부당 사항, 주요 시책·사업 개선 필요 사항, 시비 보조금 부당 수령·예산 낭비 사례, 시민 생활 불편 사항 등이다. 시민들은 상당한 노력과 관심을 들여 제보를 제출한다. 제보 접수 기간 동안 대구시의회는 시민이 누리집을 통해 제출한 과제와 내용을 그대로 공개했다.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 회원들이 제보한 ‘대구시 알박기 채용비리 인사의 진상 및 책임 규명’ 등 14개 과제 내용도 공개됐다. 하지만 1일 현재, 대구시의회 누리집 ‘참여마당/행정사무감사’에는 시민제보 과제의 처리 결과가 게시되지 않았다. 경실련 회원들의 제보 내용은 물론 처리 결과도 통보받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자신이 제보한 사안이 실제 행정사무감사에 반영되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 대구시의회 누리집 ‘참여마당/시민소통방’에는 2013년 5월 이후 시민이 제기한 민원과 처리 결과만 공개되고 있다. 대구경실련 관계자는 “행정사무감사 시민제보는 ‘민원’이 아니어서 처리 결과를 공개하거나 제보자에게 통지할 의무는 없지만, 그럼에도 시민이 제보한 과제와 처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대구시의회의 태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시민제보 과제와 처리 결과를 반드시 의회 누리집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1

대구노동청, 지역 내 AI특화공동훈련센터 3곳 지정⋯중소기업 무료 AI 훈련 제공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의 일환으로 처음 도입되는 ‘AI특화공동훈련센터’를 대구·경북지역에 3곳을 지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센터는 지역 내 대기업과 거점 대학이 보유한 우수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무료 AI 특화 훈련을 제공한다. 훈련은 자동차, 철강·금속 제조, 로봇 제조 등 지역 전략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제조공정 불량 예측, 데이터 대시보드 구축 등 실습 중심으로 운영된다. 선정된 기관은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아진산업(주), 포항공과대학교+경북ICT융합산업진흥협회,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3곳이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사업계획 심사를 통해 운영 방향과 지원 규모를 확정하고, 센터당 연간 약 5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관계 부처와 협업해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지역 기업의 AI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대구노동청은 4월 중 약 600곳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 전환 수준 진단을 실시하고, 5월부터 본격적인 공동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육 과정은 HRD4U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각 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황종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인공지능(AI)이 산업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와 재직자 모두 AI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1

코레일 대구본부, 레일택배함 경주역 신규 설치⋯1일 서비스 개시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는 1일부터 철도역을 활용한 생활물류 서비스 확대를 위해 ‘레일택배’ 무인택배함을 경주역에 새로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레일택배는 철도역 내 무인택배함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철도 기반 생활물류 서비스다. 이용자는 온라인으로 접수와 결제를 완료한 뒤 역사 내 무인택배함에 물품을 넣으면 배송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요금은 제주 및 도서산간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동일하게 2500원으로, 일반 택배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집하 기준 익일 배송이 기본이며, 접수 가능한 물품 규격은 40×40×20㎝ 이내, 무게는 최대 5㎏까지다. 대구지역에서는 동대구역에서 이미 레일택배 서비스가 운영 중이며, 이번 경주역 추가 도입으로 경북권 철도 이용객들의 생활물류 편의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주역 서비스 개시를 통해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은 여행 중 구매한 특산품이나 개인 물품을 간편하게 발송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공사는 향후 이용 수요와 운영 여건을 고려해 서비스 대상 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관계자는 “경주역 레일택배 서비스 도입으로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철도역에서 더욱 편리하게 생활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확대해 국민 편의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1

신인 작가들의 ‘문학과 미술의 만남’ 행사 가져

문장인문학회(대표 장호병)는 지난달 28일 신인 작가들 상호 간의 친목 교류와 문학적 감수성 고양을 위해 ‘문학과 미술의 만남’ 행사를 실시하였다. 문장인문학회는 계간 ‘문장’을 활성화하고 저변 확대를 위해 결성된 중견 문학단체다. 이번 신인 작가들의 봄 투어는 당일 오전 10시에 대구간송미술관에서 단체 기념사진 촬영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다음으로 미술관 내부로 들어가 신윤복의 미인도 AI, 장승업의 삼인문년(三人問年) 전시를 둘러보고 11시부터 20분간 미술관 전문해설사로부터 간송 전형필과 소장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달성군 가창면 소재 ‘고향칼국수집’으로 이동하여 옻닭 삼계탕과 치자 밥을 먹고 자기소개와 자신의 문학 활동 및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다양한 형태의 문학 입문 동기와 현재까지의 활동, 장차 작가로서의 포부 등을 나름대로 자세하게 발표하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장호병 문장인문학회 대표는 문학인으로서 유머스럽고 멋진 표현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맛남은 만남’이라고 전제하면서 만남을 통하여 맛난 창작활동에 신선한 자극을 공유하는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주문하였다. 동석한 본회의 주간, 김석 시인은 “여러분들이 발표하는 작품 수준이 좋아지면 문장의 위상도 자동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우리 함께 훌륭한 잡지 ‘문장’을 만들어 가자”라고 당부했다. 멀리 서울에서 참가한 김국현 시인은 ‘문장’이 문청 시절, 문학의 고향처럼 푸근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고 회고하고, 이영옥 문장 편집위원은 연재 중인 ‘그림 속 비밀을 찾아서’의 모티브를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수성구 청호로에 위치한 국립대구박물관을 관람하였다. 회원들은 삼삼오오 뒷뜰에 특별 전시된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석조물을 감상하며 봄꽃 속에서 문정을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윤일환 신인 작가는 “오늘 이 행사가 꽃들이 만개한 아름다운 봄날에 선배, 동료 문학 동호인들과 함께하니 너무 즐겁고 행복하였으며 앞으로 선배들의 뒤를 이어 문장인문학회를 빛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4-01

꽃피는 봄날, 삼대가 함께 웃는 윷놀이 한 판

멍석 깔린 앞마당에서 한바탕 윷놀이가 펼쳐진다.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봄 햇살 아래, 다섯 살배기 아이부터 일흔을 훌쩍 넘긴 어른까지, 집안 식구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세 세대가 한자리에 둘러앉으니 그 자체로도 한 폭의 풍경이다. 조용하던 시골 동네에 사람 사는 소리가 봄바람을 탄다. “나도, 나도” 다섯 살배기 고사리 손에 굵은 윷가락이 버겁다. 결국 두 개씩 두 번에 나눠 던진다. 결과는 ‘모’. “모다! 모다!” 어른들의 함성이 터지고, 아이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도 한 번 더 던지라는 말에 금세 의기양양해진다. 작은 손에서 시작된 놀이가 온 마당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마당 한편에는 매화와 살구꽃이 흐드러지고, 다른 한편에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이 차려진다. 새우를 넣은 오리불고기와 참가자미 회국수에 떡볶이와 각종 김치, 과일과 술까지 더해지니 그 자체로 잔치 분위기다. 올해는 칠순을 맞은 어른을 위한 축하 자리도 함께 마련됐다. 이날은 해마다 꽃피는 삼월에 열리는 집안 모임, 화수회(花樹會)가 있는 날이다. 한때는 백 명 넘게 모이던 자리였지만, 이제는 직계 가족이 모인 삼대가 자리를 채운다. 규모는 줄었어도 정은 외려 더 두텁다. 요즘 세대에게 화수회라는 이름은 다소 낯설다. 그러나 그 뿌리는 깊다. 집안의 결속을 다지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손들의 삶의 도리를 전하기 위해 이어져 온 전통적인 모임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생활 방식이 다른 젊은 세대의 참여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화수(花樹)는 ‘꽃나무’라는 뜻을 지닌다. 그 유래 또한 흥미롭다.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 당나라 시절, 위씨 집안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버지가 남긴 땅을 두고 아들들이 서로 사양하다 보니, 결국 그 땅은 경작되지 못한 채 비어 있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자 그곳에는 자연스럽게 꽃나무(박태기나무)가 무성하게 자란다. 이를 본 집안사람들이 그 아래 모여 즐기며 화목을 다졌다고 한다. 욕심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오히려 더 큰 기쁨이 피어난 셈이다. 윷놀이는 그 중심에 있다. 단순한 놀이 같지만 그 안에는 묘한 긴장감과 웃음이 함께한다. 한 번의 던짐에 희비가 엇갈리고 팀을 나눠 응원하다 보면 금세 한마음이 된다. 결과가 좋으면 환호가 터지고 좋지 않아도 웃음으로 넘긴다. 이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세대 간의 벽은 허물어진다. 어른들의 덕담은 변함이 없다. “건강이 최고다” “서로 아끼며 살아라”. 단순한 인사 같지만 오랜 삶에서 우러난 당부다. 아이들이 지금은 그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따뜻한 그 목소리와 분위기는 마음 어딘가에 남는다.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되었을 때, 같은 말을 건네게 될지도 모른다. 해가 기울 무렵, 음식은 거의 비워지고 웃음소리는 한결 잦아들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채워진 느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꽃은 피었고, 또 한 번 윷가락은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제례 문화가 점차 사라져 가듯 화수회 또한 기성세대를 끝으로 희미해질지 모른다. 이런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가족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 된다. 함께했던 하루의 온기가 각자의 삶으로 이어져, 이 작은 전통이 오래 남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어머님의 봄은 방안에 머물고

마루에 털썩 앉았다. “저기, 진달래”라는 남편의 말에 시선을 돌린다. 마당 한쪽 마른 가지 끝 진홍빛, 남편은 시답잖은 나의 표정에 실망하는 눈치다. 일주일 전 방촌마을 강둑에 피기 시작하던 벚꽃과 개나리를 보고도 그저 ‘아, 봄이네’라며 스쳤다. 강물의 반짝이는 윤슬과 연두색 버들가지에 잠깐 가슴이 뛰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마음 한쪽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올봄, 나의 세상은 온통 회색이다. “어무이는 좀 어떻더노?” 남편의 물음에 “여전하시지. 안 드시려는 걸 겨우 계란찜을 해드렸더니 겨우 몇 술 뜨셨어.”라고 대답했다. 대구에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어머님은 “나는 우짜노, 이제 나는 우짜노···.”라고 넋두리를 했다. 그 말이 가시처럼 마음에 박혔다. 빨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왔다. 어머님이 병원에서 집으로 오신 지 3주째다. 손목뼈 골절로 병원 문을 두드린 지는 한 달이다. 요양병원에서 옆 침대 환자들이 실려 나가는 것을 보며, 당신도 저들과 같이 될까 두려워 집으로 오겠다고 고집을 피우셨다. 시골집엔 아주버님과 조카, 남편까지 남자뿐이라 병간호가 막막했다. 다행히 요양보호사님이 평일에 세 시간씩 도와주시지만, 저녁 시간과 주말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다. 4월부터 나가기로 했던 직장도 포기했다. 농사일에 부엌일로 지쳐가는 남편을 외면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손길 없이는 돌아눕지도 못하는 어머님을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시골집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누워 지내는 어머님의 몸은 물먹은 나무처럼 무겁다. 하루에 두 번, 요양보호사님과 내가 번갈아 가며 어머님의 뒤처리를 해드린다. 아직 정신이 맑으신 어머님은 당신의 치부를 아들들에게 보이지 못하신다. 내가 대구에 머무는 날엔 불편함을 견디며 하루 한 번의 처치로 버티셔야 한다. 그 고단한 기다림 탓일까, 어머님의 살결에 붉은 욕창이 돋기 시작했다. 더 심해지면 패혈증까지 올 수 있다는데, 마음이 타들어 간다. 어머님은 4남 2녀를 두셨다. 며느리가 넷에 사위가 둘이다. 지금 어머님 곁을 지키는 자식은 둘뿐이고, 며느리는 나 혼자다. 조카와 질녀, 큰딸이 가끔 다녀가며 손을 보태지만, 나머지 형제들은 병원 문안 이후로 소식이 없다. 서운함이 불쑥 치밀다가도 이것이 요즈음의 현실인가 싶어 입술을 깨문다. 집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이 드문 세상이다. 시설이 더 나으리라 생각하지만, 어머님은 병원 이야기만 나오면 완강히 고개를 저으신다. 자식의 손길이 닿는 집이 어머님에겐 끝까지 지키고 싶은 안식처인 모양이다. 잠시 대구에 나왔지만, 마음은 이미 청송의 방 한구석에 가 있다. 어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며 활짝 핀 벚꽃 아래 잠시 멈춰 섰다. 모든 것이 시들하게 느껴지는 올봄이지만,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꽃잎이라도 눈에 담아보려 애쓴다. 바깥출입 한 번 못 하시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이 사소한 꽃구경조차 죄스럽지만, 이렇게라도 우울한 기분을 달래야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 어머님의 내일에 정말 희망은 없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을 접고, 내일 청송에 갈 때는 노란 후리지아 한 다발을 사기로 마음먹는다. 향기 없는 진달래 대신, 방 안 가득 봄의 냄새를 채워드리고 싶다. 어머님의 마음에 핀 욕창이 그 향기에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다면, 나의 회색빛 봄에도 노란 물감 한 방울이 번져갈지도 모르겠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영화계의 어린왕자, ‘인턴’

3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3월 30일,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 영화 ‘인턴’이 상영됐다. 서구문화회관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달 마지막 월요일 저녁, ‘리마인드 명화산책’이라는 이름으로 무료 영화 상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간 지역주민들은 숨가쁘게 달려온 한달을 여유롭게 마무리하는 기회를 얻는다. ‘30세 CEO와 70세 인턴의 이야기.’ 얼핏 보면 가볍고 익숙한 설정처럼 보인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다룬 듯 하지만, ‘인턴’은 이런 표면적인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세대와 직급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인간다움’을 잔잔하고도 깊이 있게 전한다. 주인공 벤은 우연히 신문에서 ‘노인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다. 은퇴 이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친구들의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삶 속에서 그는 다시 출발선 앞에 선다. 벤의 시간은 늘 천천히 흐른다. 말투도, 걸음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여유롭고 단정하다. 반면 그가 인턴으로 들어간 회사의 CEO 줄스는 완전히 다른 속도로 살아간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그녀는 늘 무언가를 놓칠까 봐 전전긍긍 살아간다.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업무를 이어가며, 하루의 끝에서도 노트북을 놓지 못한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우리는 흔히 갈등이나 충돌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예상에서 한 발짝 비켜선다. 벤은 줄스를 바꾸려 하지 않고, 줄스 역시 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배우려 하지 않는다. 대신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조용히 바라보고, 이해하고, 조금씩 스며든다. 그런 과정은 눈에 띄게 극적이지도 빠르지도 않게 흘러간다. 줄스가 벤에게 익숙해질수록 누구에게도 가지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끼고 믿을만한 대상으로 의지하게 된다. 이 영화를 처음 봤던 20대에는 솔직히 그 감정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저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고 부딪혀보니 영화 속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특히 줄스가 겪는 갈등은 깊이 공감되는 지점이었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 완벽하게 해내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그리고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상처까지. 그 모든 감정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마주할 수 있는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후반부, 남편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가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화해하는 장면은 오래 여운으로 남는다. 무너질 것 같았던 관계가 다시 이어지는 순간, 단순한 용서를 넘어서는 감정들이 느껴졌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다시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을 수 있는 용기, 그 장면을 보며 참고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영화를 처음봤던 그 순간에는 그저 지나치던 장면이, 이제는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영화는 극적인 장면 없이, 줄스가 벤에게 이야기를 채 전하기도 전에 끝난다. 그래서 여운이 더욱 크게 남았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며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바꾸는 힘이 아니라,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인턴’은 마지막까지 조용히 전하고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산불로부터 소중한 목조 문화재 지킨다”⋯포항북부소방서, 봉강재 합동소방훈련

포항북부소방서는 1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기계면에 위치한 목조 국가유산인 ‘봉강재’에서 산림 인접 국가유산 보호와 초기 대응태세 확립을 위한 ‘2026년 상반기 산불 및 목조국가유산 합동소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목조 문화재와 인근 산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관계인의 초기 대응 능력을 높이고 유관기관 간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해 화재 진압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마련됐다. 훈련에는 포항북부소방서를 비롯해 포항시 북구청 산불진화대, 기계면 행정복지센터, 봉강재 관계자 등 인원 130여 명과 장비 11대가 대거 동원됐다. 주요 훈련 내용은 △최초 발견자의 화재 초기 초동 조치 △목조 건축물 구조에 특화된 화재 진압 및 산불 연소 확대 방지 △중요 물품 반출 및 현장 복구 활동 △유관기관 합동 주민 대피 및 산불 진화 훈련 등으로 구성됐다. 김장수 포항북부소방서장은 “목조 건축물은 화재 시 연소 확대가 매우 빨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합동 훈련으로 공조 체계를 공고히 하여 소중한 국가유산과 산림 자원을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1

‘스토킹 여성 보복살인’ 윤정우, 항소심도 중형 유지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윤정우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유지됐다. 대구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원호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정우(49)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계획적이고 극도로 잔인하며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윤정우는 지난해 6월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 복면과 장갑을 착용한 채 가스 배관을 타고 6층에 올라가 스토킹하던 5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후 세종시 부강면 야산으로 도주한 그는 닷새 만에 세종시 조치원읍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 결과 윤씨는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 중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협박과 스토킹을 이어오다 신고를 당했고, 합의 시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복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은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징역 40년을 선고하면서 40시간의 성폭력·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간 신상정보 등록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들고, 피해자가 자신의 주거지에서 극심한 공포 속에 생을 마감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같은 판단을 유지하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1

대구 ‘캐리어 50대 시신’, 사위 부부에 폭행당해 숨진 정황

대구에서 50대 모친을 살해해 캐리어에 담아 대구 신천변에 버린 20대 딸 A씨와 사위 B씨가 경찰에 긴급체포된 가운데, 사위가 장모 C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이들 부부로부터 “사위가 장모를 폭행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공통 진술을 1일 받아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오전 국과수 부검을 실시한다. 경찰은 또 이날 피의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B씨가 둔기가 아닌 주먹과 발로 장모를 폭행한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으며, 어떠한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C씨 시신 발견 당시 외관상 별다른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폭행 전후로 독극물 사용 등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C씨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남편과 떨어져 딸인 B씨 부부와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부부 주거지는 방 한 칸으로 이뤄진 오피스텔형 원룸으로, 캐리어에 담긴 시신이 발견된 신천변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 캐리어가 떠다닌다‘는 주민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에 도착해 이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C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에서 지문과 DNA 등을 채취해 숨진 여성이 50대 여성인 C씨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사망 여성 행적 조사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딸 부부가 시신 유기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착수 10시간 30분 만에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18일 낮 중구 주거지에서 숨진 모친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도보로 신천변으로 이동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1

경북농협, ‘DAY마케팅’ 참외DAY 소비촉진행사 추진

경북농협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하양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농심천심(農心天心) 운동’의 일환으로 ‘참외DAY’ 농산물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했다. 경북농협은 매월 관내 하나로마트에서 제철 농산물 ‘DAY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별도로 마련된 ‘농심천심ZONE’을 통해 경북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 촉진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농업·농촌 가치 확산을 위해 온라인 참여형 ‘농심천심 4행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QR코드를 통해 접속 후 ‘농심천심’ 4행시를 작성해 제출하면 참여가 완료되며, 접수된 작품 중 우수작 20점을 선정해 경북 한우 선물세트 등 다양한 농축산물 경품을 제공한다. 이벤트 기간은 오는 4월 30일까지다. 김주원 본부장은 “단순한 할인행사를 넘어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농업·농촌이 지닌 공익적 가치를 함께 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비촉진행사를 통해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농협은 2026년을 ‘농심천심 운동 확산 원년’으로 삼고 △농업·농촌 가치 공감·참여 △농업 가치 증대 △농촌 공간 가치 증대 등 3대 전략과 10대 과제를 발굴해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국민참여형 일상 운동으로의 전환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01

기준 없는 ‘약물 단속’에 환자도 의료진도 ‘패닉’⋯“약 2만종인데 징역 5년이라니”

2일부터 약물 복용 후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으면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해지는 강력한 단속이 시작된다. 최근 ‘반포대교 포르쉐 추락’ 사고 등 약물 운전 사고가 5년 새 10배 폭증한 데 따른 조치지만, 현장의 혼란은 극심하다. 단속 대상 약물은 방대한 반면 단속의 잣대가 될 명확한 농도 기준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약물운전 처벌 수위는 기존 ‘3년 이하 징역·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된다. 재범 시에는 최대 6년까지 징역형이 부과되는데 이는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음주운전 처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단속 대상은 마약류를 포함해 졸피뎀(불면증), 펜타민(식욕억제제), 옥시코돈(진통제) 등 향정신성의약품 481종과 환각물질 9종 등 총 490종이다. 경찰의 측정 요구를 거부하면 신설된 ‘측정 불응죄’가 적용돼 현장에서 즉시 형사처벌을 받고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문제는 ‘기준’이다. 현재 국내 유통 의약품은 2만 품목에 달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하는 농도나 약물 성분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반감기’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개인의 체질과 컨디션에 따라 약물 반응이 천차만별인 점도 혼란을 키운다. 평소 수면제를 복용한다는 직장인 A씨는 “몸이 무거워지면 이게 약 기운인지 단순한 컨디션 난조인지 분간이 안 돼 단속 대상인지 알 길이 없다”며 “매일 아침 운전대를 잡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조차 판단의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포항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사람마다 똑같은 양을 복용해도 반응이 달라 의료진조차 확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기준도 없이 단속만 강화하면 의사는 방어적 처방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약사 B씨 역시 “약물 감수성이 사람마다 다른데 ‘운전하지 마세요’라는 말 외에 어떤 지도를 더 할 수 있겠느냐”며 책임 소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단속 대상 490종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 감기약이나 알레르기 약(항히스타민제)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러한 약물을 먹고 사고를 낼 경우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질 수 있다. 20년 경력의 택시 기사 C씨는 “환절기엔 비염 약을 달고 사는데 사고 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소리에 동료들 사이에서 비상이 걸렸다”며 “졸려도 생업이라 차를 세우기 힘든데 아예 일을 접으라는 소리냐”고 되물었다. 실제 대한약사회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 27종을 자체 ‘운전 금지’ 약물로 분류한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순 농도가 아니라 약물 복용이 이상 행동으로 이어져 운전에 영향을 미쳤다는 인과관계가 핵심”이라며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면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1

“부양 부담에 신변 비관”⋯조카 살해하고 치매 모친까지 바다 빠뜨리려 한 피의자 구속 송치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를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고 치매를 앓는 노모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피의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조카를 살해하고 자신의 모친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 및 존속살해 미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2일 야간에 경주시 소재 한 항포구에서 심한 지적장애를 가진 조카를 바다에 입수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고 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어 부두에 앉아 있던 치매 모친까지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으나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게 저지당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지적장애 조카와 치매 모친을 부양해 오다 부양 부담과 신변 비관이 겹치자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 A씨는 숙박 중이던 펜션에서 조카와 모친에게 각각 수면제 4~5알을 복용하게 한 뒤 해안가로 이동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해경은 주변 CCTV 분석과 피의자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A씨가 모친을 살해하려 했던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하고 존속살해 미수 혐의를 추가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1

금화복지재단-대구문학관 업무협약 체결

금화복지재단(이사장 신경용)과 대구문학관(관장 하청호)은 1일 지역 내 문학교육 확대 및 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상호 연계하고 활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문학교실 운영 ▲전문 강사 및 인력 파견 ▲작품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하여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금화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비원노인복지관(관장 이충희)은 대구문학관의 특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과 인지기능 유지, 나아가 풍성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경용 금화복지재단 이사장은 “어르신들이 문학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치유하며, 공동체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며 “문학을 노인 복지에 깊이 있게 접목하는 시도는 향후 노인복지관의 새로운 운영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청호 대구문학관장은 “문학은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깊게 만들며 세상을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며 “지역 고유의 삶이 투영된 대구문학이 복지와 만나 더욱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4-01

[기자수첩] 수소환원제철소, 포항을 다시 살릴 마중물이 돼야 한다

포스코가 포항 앞바다에 건립하는 수소환원제철소 부지 조성 사업에 대한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이 지난 주말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향후 10~15년 간 지역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초대형 토목·산업 프로젝트’는 막이 올랐다. 약 135만㎡ 매립, 3000만㎥에 달하는 토사 투입, 20조 원 규모의 투자 등 숫자만 놓고 보더라도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압도적이다. 장기간 이어질 매립 공사와 기반시설 구축 등은 플랜트 건설업계와 장비·자재 시장에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단발성 경기 부양이 아니라 지역 전반에 걸쳐 ‘공사형 경기 순환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포항처럼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매 증가로 자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심리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일감이 돌고 자금이 순환하면 자연스레 지역 내 소비와 투자도 일정 부분 살아날 것이다. 여파는 벌써부터 시민들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제 포항이 좀 나아지는가, 포스코는 정상화될까…’ 지역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에 몰려서인지 물음도 많다. 포항을 떠받치는 경제계에 다소나마 위안을 삼고 버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수소환원제철 매립 승인 소식은 큰 다행이다. 하지만, 기대만으로 접근하기에는 아직은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행정 절차의 연속성이다.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승인 이후에도 실시계획 인가,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항만·해양 관련 인허가, 전력 및 에너지 인프라 구축 승인 등 단계별 절차를 촘촘하게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느 하나라도 지연되면 전체 사업 일정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 이런 사업들의 전형적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매립 인허가를 마친 지금부터가 오히려 진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업은 1차 관문인 매립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서 차질이 빚어진다면, 후속 공정 차질은 불 보듯 뻔하다. 바다 매립은 해수 유동 변화 등 환경 변화를 동반하는 것이 사실이고 이해관계자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일단 좀 더 큰 틀에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지역’이라는 거시적 담론이다. 최근 들어 포항제철소에서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다품종 소량 생산과 생산설비의 노후화 등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포항철강산업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그 대안으로 빼내 든 것이 포항수소환원제철소다. 포항경제와 포항제철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히고 설켜 있다. 과거만 그런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의 목숨이 위태롭다면 일단은 대수술을 하더라도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일터다. 포스코 입장에선 수소환원제철이 대수술이나 다름없다. 그간 흐름을 보면 대형 프로젝트 진행 시 필히 이해충돌 사태가 빚어져 왔다. 또 역내 환경시민단체들의 저항도 적잖았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그들의 권리이니 그걸 하지말라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다수 시민들의 생각은 이번에는 좀 달리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절박한 포항경제 상황을 감안, 대승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규제와 탄소국경세 흐름은 이미 대세가 됐다. 기존 고로 체계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다양한 대안이 연구되고 있지만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이라는 카드를 내놨다. 원만하게 진행돼 포항이 수소환원제철 기술 전환의 전진기지가 될 경우, 관련 산업 생태계 역시 재편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공법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면 포항은 제철 중심 도시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다. 정부도 더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수소환원제철 사업은 막대한 전력 수요와 수소 공급망 구축이라는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업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전기요금과 에너지 공급, 수소 생산 등은 포스코와 지역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가 시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인 만큼 정부가 먼저 나서 대안을 제시하고 이끌 필요가 있다. 누가 뭐래도 제철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세계 속에 우리 경제가 자리한 그 언저리에는 누가 뭐래도 포항제철소가 결정적 역할을 해왔기에 가능했다. 포항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기반 산업이 지금 흔들리며 진통을 겪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이라는 돌파구를 통해 포항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 지역사회, 포스코가 이제는 적극 나설 때가 됐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01

대구 잠수교 캐리어 시신은 50대 母⋯딸·사위 체포, 살해 여부 수사

대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에서 발견된 ‘캐리어 시신’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딸과 사위가 유력한 피의자로 긴급체포 되면서 존속 살해 가능성에 수사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서 “시신이 든 캐리어가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이를 수거해 내부에서 여성 시신을 확인했다. 발견된 시신은 50대 한국인 여성으로 추정되며, 물에 떠내려온 영향으로 외관이 일부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신분증 등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변사자의 행적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했고, 같은 날 오후 9시쯤 20대 여성과 남성을 시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딸과 사위로 확인됐으며,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8일 대구 중구 자택에서 피해자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신천 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직계 가족인 딸과 사위가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체유기를 넘어 살해가 있었을 가능성에 수사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구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CCTV를 제시하자 피의자들이 시체 유기 사실을 시인했다”며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은 내일(1일)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살해 여부와 범행 동기, 범행 방법 등을 집중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31

옛풍류 속에 피어난 전통문화 화전대회

지난달 28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한천서원에서는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원장 임귀희)이 주최한 ‘제8회 화전대회와 상춘 놀이'가 열렸다.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와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뜻깊은 자리였다. 화전놀이는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어져 온 세시풍속으로,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 행해지던 봄맞이 풍류다. 평소 집안에 머물러야 했던 아낙네들이 이날만큼은 시어른과 남편의 허락을 받고 들과 산으로 나가 진달래꽃을 따 화전을 부치고, 시를 짓고 노래하며 정을 나누었다. 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전통적 삶의 방식이었다. 이날 행사 역시 그러한 정신을 충실히 계승했다. 장명숙 국장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식은 임귀희 원장의 개회사와 김상달 시민교육연합 이사장의 축사로 이어지면서 전통문화 계승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이어 본격적인 화전 경연에서는 총 6개 팀이 참여해 각자의 개성과 솜씨를 발휘했다. 참가자들은 진달래를 비롯한 다양한 꽃을 활용해 화전을 만들며, 마치 수를 놓듯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해냈다. 심사는 팀 구성의 조화, 음식의 맛, 그리고 시각적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엄정하게 이루어졌다. 이정숙, 조선애, 이동명 선생이 그 역할을 맡았다. 경연의 긴장감 속에서도 행사장은 문화적 향기로 가득 찼다. 심사 시간동안 내방가사 문학회(회장 권숙희) 회원들이 ‘동락 화수가’를 낭독하며 전통 문학의 깊이를 더했고, ‘한천서원 화전가(유정자)’와 ‘노송정 방문기(박순임)’ 등의 낭독은 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현장에서 내방가사를 배우고자 하는 신청자가 이어진 것은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수상 결과 역시 의미를 더했다. 대상은 설중매팀이 차지했으며, 금상은 백목련팀, 은상은 개나리팀, 동상은 민들레팀이 각각 수상했다. 또한 수선화팀과 진달래팀이 장려상을 받으며 모든 참가자들이 고르게 기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화전놀이에 동참한 이들의 모습은 우리 문화가 국경을 넘어 공감과 감동을 전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낸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행사의 마지막은 한마음 놀이로 장식되었다. 참가자들이 원을 그리며 앞소리와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흥과 정을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속화와 같았다. 화전대회는 단순한 민속의 재현이 아니다. 그것은 문명의 속도 속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의 온기, 자연과의 교감을 회복하려는 소리 없는 외침이다. 진달래꽃 한 송이가 지닌 의미, 그것은 바로 ‘함께함’의 미학이다. 삼짇날의 풍류가 다시금 세대를 넘어 피어나며, 우리는 문화의 뿌리를 잊지 않는 삶의 품격을 배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31

‘내마음의 십자가’란 이름으로 9번째 사진전 개최

사진작가 장영규씨는 수많은 사진물의 대상 가운데 십자가를 주제로 선택한 개성있는 작가다. 2009년 취미로 처음 시작한 사진 촬영이 시간이 흐르면서 공부가 되고, 어느덧 작가의 경지에 들어섰다. 어느 날 그는 사진작가로서 가야 할 길의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사진작가들의 주제 선택은 단순히 무엇을 찍을지라는 생각보다 그 대상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주제 선택과정이 매우 신중하다. 작가의 작품에 따라 작가가 주 대상으로 삼는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이는 고목나무를, 어떤 이는 산을 잘 찍는 작가라는 별도의 이름이 붙어 다니는 데는 이런 연유가 있다. 강 작가는 신앙인으로서 자연스레 신앙과 관련된 주제를 찾다가 ‘내 마음의 십자가’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십자가를 주제로 삼기로 한 날, 그는 한 골목길에서 온통 십자가가 가득 찬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장 작가는 “사물을 관찰하면서 자신이 의도한 것을 발견했을 때 발견한 그것을 사진기호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작품”이라며 “사진은 발견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십자가의 고난과 희생, 은혜 그리고 부활의 기쁨과 생명까지 그 느낌을 작품에 표현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그의 마음의 십자가 작품은 내면의 소리를 사진 기호로 표현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그는 2015년 ‘안셀 아담스전-나도 안셀이야’에서 ‘반영의 미’를 시작으로 2016년 '부산국제사진페어’와 2018년 ‘평택포토페어’, 2022년 ‘대구사진페스티벌’, 2023년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많은 무대에서 작품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3월 24일부터 29일까지 범어대성당 드망즈갤러리에서 ‘내 마음의 십자가’ 전시회를 가졌다. 사진비평가 진동선은 “장 작가는 일상의 사물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표현했다”며 “그것을 마음의 십자가라 이름하였다”고 말하고 그의 작품은 “사소한 것에서 큰 의미를 발생하는 매력적 요소가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6-03-31

아름다운 남쪽 바다 광양만서 현장체험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는 올해 봄 학기 첫 현장학습을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광양만을 다녀왔다. ‘신나고 행복한 시니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화창한 봄날을 맞이하여 남해로 향하는 노신사 학생들의 얼굴엔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현장학습은 광양만의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내려가는 길에 먼저 사천휴게소에서 팬텀기를 관람했다. F-4D 팬텀기로 1969년 한국 공군이 처음으로 보유한 기종인데 2010년에 퇴역했다고 한다. 대구를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전남 광양에 도착했다. 맨 먼저 도착한 곳은 첫 번째 학습지 배알도다. 차에서 내려 바라다보는 배알도는 조그만 섬으로 탁 트인 바다 위에 펼쳐지는 풍경이 명성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별 헤는 다리를 건너니 아래쪽에 배알도라고 커다랗게 쓰인 입간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배알도란 이름은 해수욕장 건너편 망덕산을 향해 절을 하는 형상이라 붙여졌다고 하는 설과 바닥에서 보면 높은 곳에 위치하여 하늘의 임금님 천제를 배알하는 모습에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배알도 양쪽에는 별 헤는 다리와 해맞이다리가 이어져 있는데, 다리 이름으로 보아 밤하늘의 별빛을 감상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며, 연초에는 해맞이 장소가 된다는 뜻일 것으로 짐작이 갔다. 사방에 펼쳐지는 바다와 강은 어느 쪽이 남해인지 섬진강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였다. 해맞이다리 건너 수변공원 뒤쪽으로 멀리 광양제철의 모습도 보였다.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배알도 견학을 마치고 다음 학습 코스인 광양 매화마을로 향했다. 커다란 산비탈에 있는 마을은 엄청 넓었다. 언덕길을 오르기 전에 강변에 잘 가꿔진 공원에서 삼삼오오 반별로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광양 매화마을은 30만평으로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산비탈에 위치하였으며 수십만 그루가 봄이 되면 일제히 하얗게 피어 마을 전체가 온통 꽃밭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길이 너무 가팔라서 그 옛날 이곳에서 산 주민들은 얼마나 어렵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2월부터 3월까지 매화 축제가 열려 올해로 26회째다. 전국에서 100만 명이 되는 관광객이 모여든다고 하니 놀랍기도 했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인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농원을 찾았다. 전망대를 오르니 매화마을 전체와 섬진강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하동군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았다. 영화 ‘취화선’, ‘천년 학’ 등의 촬영지라고 한다. 마을 전체가 매화꽃으로 뒤덮여 이곳이 무릉도원 같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신생 수요대 학생회장은 “남쪽 바다에 위치한 전라도 광양 지역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이름조차 생소한 배알도의 아름다운 모습과 전래, 수십만 평의 광활한 꽃 천지인 아름다운 매화 마을을 직접 답사하여 큰 힐링이 되었고 지역의 역사를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3-31

(시민기자 단상) 삶의 가치, 인간의 존엄사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존엄한 존재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과 사회의 성숙도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존엄사는 단순히 죽음을 앞당기거나 연장하지 않는 문제를 넘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다 인간답게 떠날 권리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존엄은 젊고 건강할 때만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져야 할 가치이다. 그러나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인간은 때로 생명을 연장할 수는 있어도 삶의 의미와 품위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이때 우리 사회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존엄사’다. 존엄사는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존엄을 끝까지 지키려는 성찰에서 출발한다. 회복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오직 기계와 의료기술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인간다운 삶인가에 대한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의식과 삶의 의미가 사라진 상태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것은 당사자와 가족 모두에게 깊은 고통을 남기기도 한다. 따라서 존엄사는 ‘죽음을 선택하는 문제’라기보다 ‘어떻게 인간답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인간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지만, 그 생명이 단지 시간의 연장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다. 삶에는 품위와 의미가 있으며, 인간은 자신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성찰할 권리 또한 지닌다. 물론 존엄사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생명의 가치는 결코 가볍게 판단될 수 없으며, 의료적·법적·윤리적 기준이 분명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환자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하고, 가족과 의료진, 사회가 함께 깊이 고민하며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존엄사를 논의하는 이유도 결국 인간의 생명을 다시 생각하고 인간의 존엄을 더욱 깊이 존중하기 위함이다. 삶의 시작이 축복받아야 하듯이 삶의 마지막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마지막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존엄사는 생명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마지막 순간까지 존중받아야 한다는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사회적 약속이다. 우리 사회가 존엄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단지 죽음의 방식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우리가 서로의 마지막을 존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의 존엄은 삶의 시작에서 끝까지 온전히 이어질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31

대구지방변호사회, 제33기 소송실무연수원 연수생 모집

대구지방변호사회가 법학 이론 중심 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소송실무연수원 제33기 연수생을 모집한다. 대구지방변호사회 부설 소송실무연수원은 법률사무소 사무직원 양성기관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기관으로 알려져 있으며, 33년간의 운영 경험과 높은 취업 연계율을 바탕으로 취업 준비생과 현직 사무직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과정은 대학 졸업자(졸업예정자 포함) 또는 동등 이상의 자격을 가진 만 35세 이하(1991년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다. 법학 전공자 및 법률사무소 취업 희망자는 선발 과정에서 우대된다. 서류 접수는 오는 4월 7일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졸업증명서 또는 졸업예정증명서, 성적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자기소개서, 이력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접수는 대구 수성구 동대구로 341 메타타워V 4층 대구지방변호사회 사무국에서 받는다. 교육은 27일부터 6월 8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되며, 매주 월·수·금 오후 6시부터 8시 50분까지 총 3회씩 이뤄진다. 수료식은 6월 19일 열릴 예정이다. 교육 과정은 소장 및 준비서면 작성, 민사특별법, 손해배상, 형사변호실무, 민사집행법, 보전소송, 노동관계법, 행정소송, 가사쟁송, 부동산등기법 등 소송 실무 전반을 아우른다. 강의는 원장을 포함한 11명의 변호사가 무료로 진행한다. 수료생에게는 수료증이 발급되며, 법률사무소 취업 알선도 지원된다. 변호사회는 이를 통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법률 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이론 중심 교육을 넘어 실제 법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