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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소환원제철소, 포항을 다시 살릴 마중물이 돼야 한다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4-01 11:16 게재일 2026-04-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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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희 선임기자

 

포스코가 포항 앞바다에 건립하는 수소환원제철소 부지 조성 사업에 대한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이 지난 주말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향후 10~15년간 지역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초대형 토목·산업 프로젝트’는 막이 올랐다.

약 135만㎡ 매립, 3000만㎥에 달하는 토사 투입, 20조 원 규모의 투자 등 숫자만 놓고 보더라도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압도적이다. 장기간 이어질 매립 공사와 기반시설 구축 등은 플랜트 건설업계와 장비·자재 시장에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단발성 경기 부양이 아니라 지역 전반에 걸쳐 ‘공사형 경기 순환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포항처럼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매 증가로 자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심리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일감이 돌고 자금이 순환하면 자연스레 지역 내 소비와 투자도 일정 부분 살아날 것이기에, 벼랑 끝에 몰린 지역 경제 입장에서는 다소나마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기대만으로 접근하기에는 아직은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행정 절차의 연속성이다.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승인 이후에도 실시계획 인가,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항만·해양 관련 인허가, 전력 및 에너지 인프라 구축 승인 등 단계별 절차를 촘촘하게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느 하나라도 지연되면 전체 사업 일정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 이런 사업들의 전형적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매립 인허가를 마친 지금부터가 오히려 진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업은 1차 관문인 매립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서 차질이 빚어진다면, 후속 공정 차질은 불 보듯 뻔하다. 바다 매립은 해수 유동 변화 등 환경 변화를 동반하는 것이 사실이고 이해관계자들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일단 큰 틀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역’이라는 거시적 담론이다. 최근 들어 포항제철소에서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다품종 소량 생산과 생산설비의 노후화 등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포항철강산업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그 대안으로 빼내 든 것이 포항수소환원제철소다. 지역경제 면에서 포항과 포항제철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혀 있다. 과거만 그런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목숨이 위태롭다면 일단은 대수술을 하더라도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시민들도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마주하게 될 이해충돌권역이나 역내 환경단체들이 절박한 포항경제 상황을  감안,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해 주길 바라고 있다.  

글로벌 규제와 탄소국경세 흐름은 이미 대세가 됐다. 기존 고로 체계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다양한 대안이 연구되고 있지만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원만하게 진행돼 포항이 수소환원제철 기술 전환의 전진기지가 될 경우, 관련 산업 생태계 역시 재편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공법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면 포항은 제철 중심 도시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다.

정부도 더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수소환원제철 사업은 막대한 전력 수요와 수소 공급망 구축이라는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업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전기요금과 에너지 공급, 수소 생산 등은 포스코와 지역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가 시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인 만큼 정부가 먼저 나서 대안을 제시하고 이끌 필요가 있다.

누가 뭐래도 제철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세계 속에 우리 경제가 자리한 그 언저리에는 포항제철소가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그 기반 산업이 지금 아픔을 겪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이 라는 돌파구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 지역사회와 포스코가 함께 머리를 맞대 좀 더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면 한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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