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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생공원의 ‘상생’은 어디에 있나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3-08 17:13 게재일 2026-03-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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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희 선임기자

포항 남구 대잠동 일원에서 추진 중인 상생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이름은 ‘상생’이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누구를 위한 상생이냐”는 냉소가 먼저 나온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장기 미집행 공원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민간이 부지를 매입해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 범위에서 비공원시설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구조다. 취지 자체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제는 운영이다. 상생공원 사업은 대규모 아파트 건립과 결합돼 있다. 사업 주체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공원 조성이라는 공익적 외피와 달리, 실질적으로는 대규모 주택 공급을 통한 수익 사업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이 ‘주’인지, 아파트가 ‘주’인지 묻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논란의 핵심은 투명성이다. 사업비 산정 근거, 예상 수익률, 초과 이익 환수 장치 등 핵심 정보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혹은 증폭됐다. 공공 자산이 포함된 개발 사업에서 협약 내용이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가려지는 현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상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면, 최소한 수익 구조와 이익 배분 원칙만큼은 시민 앞에 당당히 내놓아야 한다.

공사비 급증 문제와 일조권 논란, 시행사와 관련 인사 간의 유착 의혹까지 이어지면서 신뢰는 더욱 흔들렸다.  물론 의혹이 곧 불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해소되지 않는 상황 자체가 행정의 책임이다.  설명이 부족하면 소문이 자란다. 침묵은 방어가 아니라 불신의 토양이 된다.

포항시는 그동안 “절차상 문제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시민이 묻는 것은 절차의 형식이 아니라 내용의 공정성이다. 

 

수익률 상한은 설정돼 있는지, 초과 이익은 어떻게 환수되는지, 공원 조성 비용과 아파트 분양 수익은 어떤 구조로 맞물려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 

 

타 지자체들이 수익률을 제한하고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명문화한 사례와 비교하면, 포항의 소극적 태도는 더욱 도드라진다.

도시의 미래 공간 구조를 바꾸는 사업은 되돌리기 어렵다. 한 번 콘크리트가 올라가면, 그 자리에 다시 숲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엄격해야 하고, 더 투명해야 한다. 상생이라는 이름은 행정의 면피 수단이 아니라 시민과의 약속이어야 한다.

상생공원이 진정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기억될지, 특정 사업의 상징으로 남을지 포항시는 빠른 시일내에 협약서를 공개하고, 수익 구조를 명확히 밝히고, 초과 이익 환수 장치를 분명히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상생’이라는 두 글자를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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