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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 이동노동자 쉼터, 접근성·출입 인증 문제 해결 과제

지난 10일 오후 8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이동노동자 쉼터에는 대리운전 기사와 배달 라이더가 수시로 찾았다. 텀블러에 물을 받아 가기도 했고, 잠시 눈을 붙이는 이도 있었다. 대리운전 3년 차 박상훈씨(54)는 “영일대 쉼터는 화장실과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잠깐씩 이용하기가 편하다”며 “1시간씩 기다려도 콜을 못 잡는 경우가 있는 평일에는 추위와 더위를 피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 김주형씨(38)는 “지난겨울 이 쉼터가가 매서운 추위를 버티게 해줬다”라고 전했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오천읍, 상도동, 양덕동 4곳에 마련된 이동노동자 쉼터가 이동노동자들이 잠시나마 기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과 출입 인증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포항시는 지난해 4억6000만 원을 들여 오천읍·상도동·양덕동에 쉼터를 새로 조성하고,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개보수했다. 냉·난방은 기본이고, 여성 휴게실과 화장실, 간이북카페 등의 편의시설도 갖췄다. 올해는 1억1749만 원을 추가 확보해 운영비로 활용하고 있다. 오천읍·상도동 쉼터는 지난해 12월 18일, 양덕동 쉼터는 올해 1월 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2021년 3월 문을 연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지난해 5월 1일 리모델링을 마쳤다. 각 쉼터는 매주 1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쉼터는 오후 6시부터 10시 사이 이용객이 많다. 10시 이후에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차지한다. 이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맞춰 현장 근무 인력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배치한다. 아쉬운 이야기도 나온다. 상도동 쉼터가 2층에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라이더 김모씨(32)는 “대리기사는 전동휠, 라이더는 오토바이를 이용하다 보니 장비를 눈에 보이는 곳에 둬야 안심이 되는데 2층이라 불편한 점이 있다”고 했다. 출입 인증 방식도 쉼터 이용에 걸림돌이 된다.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전화 인증 방식으로 운영한다. 초기에는 미성년자 출입 문제가 발생했지만, 폐쇄회로(CC)TV 확인을 통해 해당 번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포항시는 ‘신용·체크카드 사용이 어려운 때도 있다’라는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 협회의 의견을 반영해 전화 인증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새로 생긴 오천읍·상도동·양덕동 쉼터는 여러 사정으로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는 출입 인증을 받을 수 없어서 이용이 불가능하다.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들은 전화 인증 방식이나 신분증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서경화 포항시 노동권익팀장은 “양덕·상도·오천 쉼터는 조성 당시 1층에 적절한 공간이 없고 임대료 차이도 있어 2층에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향후 재계약 과정에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신용카드 인증은 카드 자체에 칩이 있어 비교적 간편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지만 신분증은 행정안전부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별도의 장비도 필요해 도입이 쉽지 않으며 예산 문제도 따른다”며 “지문 인증 등 다른 인증 방식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12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지공선사(地空善士’)

혹시 지공선사’라는 법명을 들어보셨는지요? 불가(佛家)에는 대사나 선사가 있지요. 대사란 말 그대로 “큰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교학(경전 연구), 수행, 포교 등 전반적으로 업적이 큰 인물에 종파와 관계없이 사용하지요. 대표적인 예가 원효대사, 의상대사 등이죠. 선사는 “선(禪·명상 수행)을 지도하는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선종(禪宗) 계통에서 깨달음을 중시하는 수행자를 가리킵니다. 참선, 좌선 등 직접 체험을 통한 깨달음 강조주로 선종 계통에서 제자들에게 수행을 지도하는 역할을 강조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혜능선사, 지눌선사가 있지요. 위대한 스승 원효대사나 초의선사는 익히 아시겠지만, 지공선사는 아마 생소하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은밀하고도 영광스러운 법명은 제가 명명하여 저만 알고 있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신비로운 ‘지공선사’의 정체를 밝히기 전에 잠시 우리네 술자리 풍경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단합의 상징인 건배사에도 시대의 결이 묻어납니다. 5·16 직후엔 투박하게 “재건합시다!”를 외쳤고, 요즘은 암호같은 삼행시가 대세지요. “변함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는 ‘변사또’,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라는 ‘개나발’ 같은 것들 말입니다. 청춘은 바로 지금 ‘청바지’ 등 이 모든 수다를 한데 버무려 결국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하여!”라는 우렁찬 외침으로 밤은 깊어가지요. 자, 이제 제가 만든 지공선사(地公善士)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눈치 빠른 분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지하철 표를 공(空)짜로 선물받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만 65세라는 고개를 넘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자격이지요. 그런데 왜 하필 ‘선사’일까요? 스승 사(師) 자를 쓰기엔 제 삶이 그리 거창하지 않아, 그저 선비 사(士) 자를 빌려왔습니다. 평생을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노년의 품격을 기리고자 ‘착할 선(善)’ 자를 보탰지요. 청춘을 다 바쳐 일군 이 나라가 이제야 노병(老兵)의 노고를 알아보고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하며 건네는 따뜻한 예우표 같아 마음이 뭉클합니다. 덕분에 저도 오래전 이 영광스러운 지공선사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법명을 얻고 보니, 인생길이 어느덧 황혼이 지는 마루턱에 서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제는 서서히 산을 내려가야 하는 하산(下山)의 시간이지요.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지만, 짐짓 모른 척 허허 웃어넘길 뿐입니다. 다만 침침해지는 눈과 어두워지는 귀, 예전 같지 않은 근력 앞에 자꾸만 마음이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얼마 전, 저의 ‘할망구’가 발바닥에 가시가 박혔다며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할망구’란 표현이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나, 본래 망구(望九)란 아흔(90세)까지 장수하기를 바란다는 귀한 뜻이 담겨 있지요. 저는 돋보기를 코끝에 걸치고 가시를 찾아보았지만, 희미한 형체만 보일 뿐 도무지 잡히질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제각기 둥지를 틀어 떠나고, 휑한 큰 집에 노부부만 덩그러니 남았으니 눈 밝은 구원 투수가 없더군요. 며칠을 씨름하다 결국 주말에 이웃 동네 딸아이를 찾아갔습니다. 딸애가 뾰족한 바늘로 몇 번 툭툭 건드리더니 단숨에 가시를 뽑아내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 젊음이 좋구나, 밝은 눈이 참으로 부럽구나’ 싶어 코끝이 찡했습니다. 지공선사가 되어 지하철을 마음껏 누비게 된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니 문득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귀야 좀 어두워지면 어떻겠습니까. 골치 아픈 세상사 안 들으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눈만은 부디 조금만 더 버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망구’ 발바닥에 박힌 가시라도 직접 뽑아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공선사의 혜택은 달콤하지만,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월은 참으로 야속합니다. 오늘도 저는 공짜 지하철 표 한 장을 손에 쥐고, 노을 비치는 차창 밖을 보며 이 아름다운 하산길을 음미해 봅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4-12

(이사람) “붓끝으로 영남의 기개를 깨운다'

대구 봉산동 문화거리. 영남의 서단 ‘도심명산장(道心名山藏)’에서 율산(栗山) 리홍재(李洪宰) 선생을 만났다. 변함없는 생활 한복에 긴 머플러 두른 정장 차림이다. 영남의 산세를 닮은 획, 율산 선생의 글씨를 마주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압도적인 ‘기운’이다. 그가 긋는 획은 때로는 영남의 가파른 산맥처럼 단단하고, 때로 굽이치는 낙동강 줄기처럼 유연하다. 세간에서 그의 글씨를 ‘율산체’라 칭송하는 이유는 그만큼 독보적인 조형미와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선생은 자신의 서체를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설명한다. 글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이 율산이 추구하는 예술의 정점이다. 그의 대작에서 볼 수 있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과 대담한 필치는 전통 서예의 틀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 절묘한 균형감을 보인다. 율산 선생의 예술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원칙이다.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며 그 안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법을 지키되 법을 넘어서는 것, 그것이 서예가가 평생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말한다. 선생은 매일 새벽 수천 번의 획을 그으며 기본을 다진다. 이러한 기초 위에서 탄생한 그의 행초서(行草書)는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엄격한 질서를 유지하며 영남 서예만의 묵직하고도 파격적인 힘을 대변한다. 팔공산 취락지구 중심가에 세운 ‘대동방 서예술문화관(大東房 書藝術文化館)'에 들어서면 분위기부터가 압도된다. 육십 년 내공이 쌓인 율산의 먹물 예술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벽면 계단에 80폭 병풍이 대동방 문화관의 수문장처럼 보였다. 이천여 평을 가득 채운 대작(大作)들은 관람객을 압도한다. 그는 영남 유림의 곧은 절개와 타협하지 않는 선비정신이야말로 자신의 서예를 지탱하는 뿌리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내공이 단단한, 진실함이 묻어난다. 그는 퍼포먼스 타묵(打墨)의 개척자다. “예술은 창작이어야 하며 글씨는 그 사람의 인격입니다.” 그만의 예술적 일화가 있다. 1999년 KBS 방송에서 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16mm 큰 붓을 사용했는데 첫 번째 글자에서 붓이 나가지 않았어요. 제자가 “선생님 술 한잔하세요!” 소주 한 컵을 물 마시듯 들이키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붓에 힘이 붙어 일필 휘하 성공리에 마쳤다는 것이다. 마음이 굽어 있으면 필획이 흔들리고, 정신이 흐트러지면 글이 탁해짐으로 그래서 서예는 마음을 닦는 기본이라고 한다. 선생은 최근 디지털 문명에 밀려 서예가 소외되는 현실에서도 역설적으로 서예의 가치가 더 빛날 것이라고 했다.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찰나의 순간에 영원을 담아내는 서예야말로 현대인들의 메마른 정신을 치유할 수 있는 장(藏)이라는 것이다. 율산의 계보는 영남 서예의 거목인 석재 서병오와 죽농 서동균의 제자 죽헌(竹軒) 현해봉으로 이어지는 영남 서예의 맥을 계승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서예가들이 영남 서예를 ‘투박하다’라고 평할 때마다, 선생은 오히려 “그 투박함이 바로 꾸밈없는 기개며 생명력”이라고 일러 준다. 자신의 호(號) 율산처럼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알차고 부드러운 영남 서예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서예가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4-12

가야의 시간이 스며 있는 산성을 찾아

가락국 시대에 축조된 여러 산성이 오늘날까지 그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산성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자연의 지세를 최대한 활용한 방어 유산이자,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삶의 흔적이다. 우리나라 산성의 기원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환단고기’ ‘단군세기’에 등장하는 강화도 삼랑성은 그 시원을 짐작하게 한다. 기원전 2300여 년 전 단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성은 마니산 참성단과 더불어 제천의 자취를 전한다. 따스한 봄 햇살이 내려앉은 날, 가락국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전해지는 산성들을 찾아 나섰다. 성곽은 흙으로 쌓은 토성과 돌로 축조한 석성으로 나뉜다. 먼저 찾은 곳은 김해시 진례면의 진례토성이다. 수로왕이 쌓았다고 전해지며, ‘진례면지’에는 신월리·신안리·송정리를 감싸던 토성이 있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산월마을 중심에 성벽 일부만 남아 있고, 주변이 밭으로 개간되어 보존이 절실해 보였다. 조상들은 ‘판축’ 기법으로 서로 다른 흙을 층층이 다져 성을 쌓았다. 무너져 드러난 흙층을 보며, 먼 곳에서 흙을 실어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진례토성을 뒤로하고 양동산성으로 향했다. 김해시 주촌면 양동리 해발 333m 정상부에 자리한 이곳은 테뫼식으로 축성된 석성이다. ‘가곡산성’ 또는 ‘내삼산성’이라 불리며, 둘레는 약 860m에 이른다. 동쪽과 남쪽 성벽 일부가 남아 있고,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삼한시대의 토기가 출토되어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삶터였음을 보여 준다. 양동산성에는 동·남·북 세 방향에 문터가 남아 있다. 줄이나 도르래로 여닫는 ‘현문식’ 구조는 신라의 특징이고, 문터 바깥 벽의 곡선은 백제 양식을 떠올리게 한다. 서로 다른 요소가 함께 드러나는 이 모습은 경남 지역에서도 드문 사례라 한다. 성 위에 오르자 김해평야와 낙동강 하구가 한눈에 펼쳐졌다. 이곳에서 사방을 살피며 외적의 동태를 헤아렸을 사람들의 긴장감이 아득히 전해지는 듯했다. 바람은 땀을 식혀 주고, 눈앞에 열린 풍경은 산성이 지닌 자리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마현산성이었다. 김해시 생림면 봉림리 무척산 서쪽 해발 215m의 독립 산봉우리에 자리한 이 산성 역시 수로왕이 쌓았다는 설이 전해진다. 둘레는 약 600m이며, 고려시대의 보수 흔적과 조선 후기까지의 사용 흔적이 남아 있다. ‘김해읍지’에는 이미 사라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이번 답사에서 서쪽 능선 일대에 비교적 잘 남은 성벽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마현산성은 가파른 지형에 맞춰 보조 성벽을 세워 2단으로 쌓았고, 자연 암반을 활용해 방어력을 높였다. 동·서·북 세 곳에 성문을 두었으며, 특히 북문은 내부가 곧장 드러나지 않도록 곡선 형태로 처리되어 있었다. 지형을 읽고 그에 맞춰 성을 쌓은 세심한 고려가 엿보인다. 마현고개는 예로부터 밀양과 김해를 잇는 관문이었다. 고려 고종 때 몽골의 침입을 피해 피난처로 쓰였다는 전설은 이곳의 전략적 가치를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산성은 단순한 방어 시설에 머물지 않는다. 그 안에는 위태로운 시대를 견디고 삶을 지켜 내려 했던 사람들의 의지가 배어 있다. 가야 시대의 산성은 대부분 산지에 자리하며, 전시에는 방어의 전초기지로, 평시에는 행정과 통치의 중심으로 기능했을 것이다.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성벽의 흔적은 오래된 돌과 흙의 자취에 그치지 않는다. 그곳에는 가야의 시간이 스며 있고, 그 시간을 지켜 낸 사람들의 삶이 함께 남아 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6-04-12

불교 동자상 연원 알아보기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1년짜리 기획물로 오는 10월 5일까지 동자상을 주제로 한 ‘알록달록 동자상’전을 복식문화 브랜드와 연계해 전시 중이다. 동자석 4점(복제품)과 목조 동자석 4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는 작년 9월 고 이건희 회장 기증 석조물을 중심으로 조성한 ‘모두의 정원’과 연계해 전시 중이다. 동자상은 유교의 능묘미술에서 비롯됐다. 주로 돌로 만들어 무덤 앞에 설치하고 돌아가신 주인 곁을 지킨다는 의미다. 불교 동자상은 나무로 만들어 사찰의 명부전이나 지장전 안에 배치하여 보살 또는 시왕을 가까이서 모시는 시종으로 여겨졌다. 유교 동자상의 모습을 보면 머리 양쪽에는 상투를 틀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옷의 소매가 넓은 두루마기 같은 형태의 의복을 입고 붉은색 바탕에 초록색이나 파란색으로 장식된 것도 많다. 손에는 붓, 연꽃, 과일, 동물, 향 등의 물건을 들고 있다. 연꽃은 깨끗함을 상징하고 복숭아는 장수, 방망이는 무덤을 지킨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죽은 사람의 선과 악을 기록한다는 의미로 붓을 쥐기도 하고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을 들기도 한다. 불교의 나이 어린 동자상은 청정한 세계를 표현한다. 사찰의 명부전이나 시왕상 좌우에 시자 형상으로 봉안된 동자상이 가장 많다. 동자는 사람의 생전 선업·악업을 기록해 두었다가 사후에 시왕에게 고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불교 동자상은 삼국시대 백제의 무령왕릉에서 쌍으로 출토된 2.5㎝ 정도의 작은 유리제동자상이다. 이는 왕비 생존시 수호신격으로 옷에 부착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통일신라시대 동자상은 많지 않으나,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에는 본존상의 무릎 옆에 부조로 합장 하고 있는 동자상이 있다. 고려시대 대표적 동자상은 수월관음도불화의 선재동자다. 조선시대의 동자상은,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오대산 상원사의 목조문수동자상이다. 이 상은 크기가 98㎝인 대형 상으로 복스러운 얼굴과 당당한 자세다. 1473년 건립된 도갑사 해탈문의 문수동자상과 보현동자상은 크기가 1.8m에 이르는 대형 목조상이다. 조선 후기의 동자상도 다수 전해지는데, 화엄사, 해인사같은 대규모 사찰들이 중창되는 과정에서, 조성된 상들이다. 완주 송광사 명부전의 소조동자상은 조성연대를 알 수 있는 가장 이른 예이다. 지장보살상에서 발견된 복장문에 의하여, 1640년에 명부전의 다른 존상들과 더불어 일괄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8구가 전해지고 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4-12

경북농협 ‘농심천심 선도농-청년농 상생 커뮤니티’ 출범

경북농협이 지난 9일 ‘농심천심 선도농-청년농 상생 커뮤니티’를 공식 출범했다. 이번 커뮤니티는 농심천심운동의 핵심과제인 청년농 육성 실천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주원 경북농협 본부장, 최영호 (사)한국새농민 경북도회장, 시·군별 선도농(멘토)·청년농(멘티)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행사와 연계해 마련된 현장 실습에서는 참석자들이 안동시 일직면 선도농업인 남시복 회장의 영농현장을 방문해 벼농사 전 과정 노하우를 청취하고, 트랙터·콤바인 등 농기계 조작법을 직접 실습했다. 이번 커뮤니티는 선도농업인 30명이 서포터즈로 참여해, 농업경영체 등록 및 귀농·귀촌 기간이 3년 이하인 45세 이하 청년농업인 20명을 멘티로 매칭한다. 특히, 시·군별·작목별로 2~3인 1개조를 구성해 선진 영농기법을 계승·발전시키며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구현에 앞장설 예정이다. 아울러 경북농협은 NH농협은행과 연계한 금융아카데미 개최, 전문가 초빙 맞춤형 교육,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청년농업인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우수 멘토링 팀에는 라이브커머스 출연과 표창 기회도 제공한다. 김주원 본부장은 “선도농업인의 경험과 청년의 열정을 잇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며 “청년농업인들의 자립기반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이뤄갈 수 있도록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영호 회장은 “영농정착 초기 청년농들이 혼란스러울 때 선배 농업인들의 노하우가 전수돼 조기에 안정을 찾고, 뛰어난 성과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한 커뮤니티는 경북농협이 추진하는 농심천심운동의 3대 목표, 7대 핵심과제 가운데 ‘농촌 활력화’ 분야의 핵심 실행조직으로, 향후 농심천심 미래교육 봉사단, 스쿨팜 사업, 농산물 소비촉진 등 다양한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12

포항 구룡포 해상서 9톤급 어선 좌초⋯승선원 6명 전원 구조

포항 구룡포 인근 해상에서 어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해경의 신속한 대응으로 승선원 6명 전원이 안전하게 구조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12일 오전 2시 49분쯤 포항시 남구 구룡포 6리 갯바위 인근 해상에서 9톤급 어선 A호(승선원 6명)가 좌초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긴급 구조에 나섰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저수심으로 인해 구조정 접근이 어려워지자 동력구조보드를 활용해 선박에 접근했다. 해경은 즉시 승선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구명조끼 착용을 지시하는 등 현장 안전조치를 취했다. 선체 파공이나 추가 침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해경은 인근 어선의 지원을 받아 사고 발생 1시간 30여 분만인 오전 4시 22분쯤 좌초된 선박을 갯바위에서 떼어내는 이초 작업을 완료했다. A호는 이후 자력으로 구룡포항에 입항해 계류했다. 해경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선장이 자동항해 중 침로를 잘못 설정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장 C씨(50대)를 상대로 실시한 음주 측정 결과 이상은 없었으며 기관실 일부 침수 외에 별다른 인명피해나 해양오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근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야간 항해 시에는 주변 지형과 항로를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며 “자동항해 장비에 의존하더라도 사고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12

대구·경북 12일 흐리고 바람 강해⋯큰 일교차 속 포근

대구·경북은 12일 구름이 많아 대체로 흐린 날씨를 보이겠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흐린 가운데 바람도 다소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에는 경북 중·북부 내륙과 북동 산지를 중심으로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어 안전사고와 농작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낮 최고기온은 17~23도로 예보돼 비교적 포근하겠지만, 당분간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최대 15도까지 벌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해상에서는 동해 앞바다의 물결이 0.5~1.5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0.5~2.0m로 예상된다. 이번 주는 대체로 흐린 가운데 전형적인 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13일은 가끔 구름이 많겠고 아침 최저기온은 7~13도, 낮 최고기온은 17~25도로 예상된다. 14일은 오전에 특히 구름이 많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7~13도, 낮 최고기온은 15~21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15일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고 아침 최저기온은 6~12도, 낮 최고기온은 16~23도로 예보됐다. 16일은 오후 들어 흐려지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7~12도, 낮 최고기온은 13~21도로 전망된다. 17일은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8~11도, 낮 최고기온은 14~20도로 예상된다. 다만 기압골의 발달과 위치, 이동 속도 등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 구역과 시점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18일은 맑은 날씨를 보이겠으며 아침 기온은 7~14도, 낮 기온은 16~25도로 평년(최저기온 6~11도, 최고기온 18~22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주는 완연한 봄 날씨로 나들이하기 좋겠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다”며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12

집에 가둔 시츄 50마리 굶겨 2마리 폐사⋯2심서 집행유예 감형

경북 포항 한 빌라에서 시츄 수십 마리를 방치해 폐사에 이르게 한 사건의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대구지법 형사항소2-3부(이상균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7월 16일부터 23일까지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한 빌라에 시츄 50마리를 가둬두고 먹이와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아 2마리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장에서는 나머지 48마리 가운데 47마리가 결막염·치주염·피부염 등 상해를 입은 상태로 발견됐고, 1마리는 유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당시 악취와 소음 민원으로 드러났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경찰이 집 안에서 방치된 개들을 확인했고, 48마리는 구조돼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벌금형 외 중한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은 반려견을 대량 방치해 폐사에 이르게 한 점과 수사 과정에서 도주한 정황 등을 이유로 징역 6개월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11

A.I. 전환기 언론사 디지털 전환 돕는다

콘텐트리중앙 조인스부문(이하 조인스)이 콘텐트 관리 솔루션 ‘Joins CMS’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출시했다. 국내 대형 언론사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콘텐트 제작·편집·유통 역량을 월 구독 모델로 외부 기업에 개방하는 것이다. Joins CMS의 핵심은 통합과 효율이다. 기사 계획부터 작성, 데스킹, 출고, 외부 포털 송출까지 언론 워크플로우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하는 엔드투엔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에디터에 AI 기술을 탑재해 발제문 입력 시 기사 초안, 제목, 태그를 자동으로 생성하여 제작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개발 전문 인력이 없이도 40개 이상의 모듈을 조합하여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노 코드 웹 빌더를 제공한다. 모든 페이지에는 SEO(검색엔진 최적화),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가 기본 적용되며,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의 24시간 보안 관제를 통해 99.5% 이상의 인프라 가용성을 보장한다. 국내 CMS 시장에서는 자체 구축에 높은 비용과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한 것이 언론사와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기존 솔루션은 콘텐트 제작과 웹사이트 운영이 분리되어 있거나, 언론 특화 기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Joins CMS는 대형 언론사 내부에서 수년간 운영하며 검증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러한 시장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콘텐트리중앙 관계자는 “이번 Joins CMS 출시는 조인스가 그룹 IT 서비스 조직을 넘어 대외 디지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검증된 미디어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통해 고객사의 콘텐트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 기술 파트너가 되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인스는 2026년 상반기 내 광고 슬롯 관리 및 뉴스레터 발송 기능을 추가하고, 하반기에는 유료화 모델을 위한 페이월(Paywall) 구축과 신문제작시스템 연동을 완료할 계획이다. 코스메틱 등 업종에 특화된 기능도 하반기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Joins CMS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데모 신청은 브랜드 사이트(biz.joins.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4-10

급등한 유류비 지원에도 조업 포기···어가 하락까지 겹쳐 이중고

어업용 면세유 가격 급등에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에 나섰지만, 포항지역 어업 현장에서는 조업 포기가 이어지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4월 9일까지 어업용 면세유 공급단가는 드럼(200ℓ)당 17만7000원에서 27만6000원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으로 총 468억 원 규모로 면세경유 기준가격(ℓ당 1070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있고, 포항시는 시비 7억 4161만 원과 도비 3억 1783만 원으로 시에 어선 등록하고 어업에 종사하는 1151척을 대상으로 유류 사용량에 따라 ℓ당 99원을 지원한다. 정부 지원은 최대 70%까지 가능하지만 상한이 적용되면서 실제 지원액은 드럼당 2만3060원 수준에 그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인상액의 20%에 해당하는 1만9800원을 추가 지원한다. 지원금은 1일부터 사용한 면세유에 대해 소급 적용된다. 정부와 지방비를 합한 지원 규모는 드럼당 4만2860원인데, 전체 인상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애초 단순 계산으로는 6만 원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한 적용으로 실제 지원 규모는 줄어든 것이다. 현장에서는 유류비 상승에 더해 어가 하락이 겹치면서 조업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9일 기준 대게 어선은 10척 중 4척만 적자를 감수하며 조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성윤 구룡포 근해채낚기선주협회장은 “대게 가격이 마리당 3000~4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정상적인 7~8000원대의 절반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김성문 자망협회 총무는 “문어 어획량이 최근 2~3년 사이 절반 이상 줄었고, 가격도 kg당 5~6만 원에서 2~3만 원대로 떨어졌다”며 “물량도 줄고 가격도 무너진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기름값이 오르기 전에는 기존 재고로 버텼지만, 이제는 오른 가격으로 유류를 받아야 해 부담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조업을 시작하면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두철 경북도 해양수산과장은 “정부 추경이 14일쯤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맞춰 세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원 금액은 이미 확정됐지만 t급별 상한 등 세부 기준은 추경 이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지원은 4월 기준 금액으로 고정됐기 때문에 유가가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지원액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9

단속 뜨면 뜯고, 돌아서면 짓고⋯승마장의 ‘11년 꼼수’

보조금 편취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포항시 북구 A 승마 클럽<본지 4월 8일 자 5면 보도>이 불법 건축물을 11년째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승마 클럽은 단속이 나올 때만 일시적으로 시설을 치워 ‘시정 완료’ 판정을 받은 뒤 감시가 뜸해지면 곧바로 다시 짓는 수법을 반복해 왔다. 포항시가 예산 문제로 불법 시설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지 못하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9일 본지가 입수한 A 승마 클럽의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시설의 건축법 위반 기록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시멘트벽돌조 마사(80㎡)와 조립식 판넬 창고(9㎡) 등이 적발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에도 60㎡ 규모의 마사를 무단 증축했다가 추가 적발됐다. 대장 기록을 보면 지난해 4월 80㎡였던 위반 마사 면적은 44㎡로 줄어들었다. 이어 두 달 뒤인 6월 15일에는 다시 4㎡로 축소 신고됐으며 2024년 적발된 60㎡ 규모 마사 역시 같은 날 시정 완료된 것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러한 조치는 행정 처분을 피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했다. ‘시정 완료’ 처리를 받았던 60㎡ 규모의 마사는 10월 단속에서 다시 적발됐고 이 과정에서 78.5㎡ 규모의 경량 철골조 마사가 무단으로 더 지어진 사실도 확인됐다. 북구청 건축허가과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부과 당시에는 시설이 철거됐으나 절차가 끝나자마자 다시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10월 현장 점검을 나갔다”며 “확인 결과 철거됐던 시설이 그대로 재설치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 시설에는 다시 2차 시정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구청 측은 “과거에는 직접 철거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예산 문제 등으로 대집행을 하지 못한다”며 “불법 건축물의 면적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벌금을 내면서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행정 공백이 불법을 방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행강제금 제도의 핵심은 ‘즉시성’과 ‘반복성’인데 단속 이후 부과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행정 절차의 틈을 이용해 ‘철거 후 재설치’하는 꼼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벌금만 매길 것이 아니라 불법 영업으로 얻는 수익보다 이행강제금이 현저히 높게 책정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행정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포항시 북구청은 현재 내려진 2차 시정 명령 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의견 조회 절차를 거쳐 추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09

농지 투기세력·농협 지점장 결탁⋯104억 원대 불법대출 적발

농지 투기세력과 농협 지점장이 결탁해 100억 원대 불법 대출을 일으킨 조직적 금융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최정민)는 9일 농협은행 농업인 시설자금대출을 악용해 총 104억 원을 불법 대출한 혐의로 전 농협 지점장 A씨와 대출브로커 B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브로커·대출 차주·명의대여자 등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0월쯤부터 2023년 7월까지 농협은행 여신팀장과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대출브로커들과 공모해 25차례에 걸쳐 불법 대출을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대출 차주의 신용등급을 허위 입력하고 농지취득자격증명 등 공문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 심사를 무력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와 차주들은 농업경영 의사가 없음에도 농지취득자격증명을 거짓으로 발급받거나, 매매가격을 부풀린 이른바 ‘업계약서’를 제출해 대출금을 끌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브로커는 대출 알선 대가로 수천만 원을 챙기고, 명의대여자에게 통장 제공 대가를 지급하는 등 역할을 나눠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이 빼돌린 대출금은 농지 매입과 개인 소비 등에 사용됐다. 전체 104억 원 가운데 약 61억 원은 연체되거나 최종 손실 처리되는 등 부실화된 상태다. 피해는 결국 농협 조합원과 금융 이용자에게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농지 투기세력과 지역 금융기관이 결탁한 ‘토착형 금융비리’로 규정했다. 농협 지점장이 대출 실적을 쌓기 위해 범행을 주도하고, 브로커와 차주, 명의대여자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점을 핵심 구조로 지목했다. 수사는 금융감독원의 고발로 시작됐다. 검찰은 계좌추적과 통신분석,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자 38명을 조사하고 휴대전화 10대와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해 범행 전모를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취득한 농지에 대해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처분명령 등 후속 조치를 요청할 방침”이라며 “투기세력과 결탁한 대출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9

장모 폭행 살해 후 캐리어 유기⋯20대 사위·부인 검찰 송치

장모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사위와 범행에 일부 가담한 딸이 검찰에 넘겨졌다. 가정폭력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사건 전모 규명에 나섰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9일 존속살해와 시체유기, 상해, 감금 등의 혐의로 조재복(26)을 구속 송치하고, 시체유기 혐의로 그의 부인 최모(26)씨를 함께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달 18일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함께 거주하던 장모 A씨(54)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약 2주 뒤인 지난달 31일 신천변에서 캐리어가 발견되며 드러났다. 경찰은 신고 당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씨 부부를 특정하고 긴급 체포했다. 수사 결과 조씨는 지난 2월부터 A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에도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숨지기 전까지 여러 차례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피해자가 시끄럽게 하고 집안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딸인 최씨는 남편의 협박을 받아 시신 유기 과정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가 평소 최씨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상해 혐의도 추가 적용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대구지방검찰청은 강력범죄와 가정폭력 성격을 동시에 고려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형사2부장을 팀장으로 강력범죄전담부 검사 2명과 수사관 4명,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 1명과 수사관 2명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존속살해와 함께 장기간 이어진 가정폭력 여부, 공범 관계, 추가 범행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엄정한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 경위를 입체적으로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은 향후 재판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욱·장은희기자

2026-04-09

배우 박성웅 “이종호 대표, ‘우리 사단장’하며 허그, 친해보였다”…임성근 재판 증인 출석

배우 박성웅씨가 법정에 나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2022년 술자리에서 한 해병대 장군을 ‘우리 장군님’, ‘우리 사단장’이라고 소개하는 등 ‘친한 사이로 보였다’라고 증언했다. 다만 당시 술자리 참석자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박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 심리로 8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임 전 사단장의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한 이명현 특별검사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박씨는 지난달 25일 이 재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이번에 출석했다. 박씨는 “이종호 대표가 동생, 친구처럼 여기는 한 분이 (술자리에) 왔다 갔다“며 “‘해병대‘, ’우리 장군‘, ’우리 사단장‘ 하며 허그(포옹)한 것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꽤 친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이 복장에 관해 묻자 “군복이 아닌 사복“이라며 “얘기했을 때 ‘아 군인이구나‘ 했다“고 답했다. 박씨는 당시 술을 많이 마셨고, 임 전 사단장이 누구인지도 몰랐지만, 이 전 대표가 한 참석자를 가리켜 ‘우리 사단장’이라고 표현한 것에 미뤄볼 때 이 참석자를 임 전 사단장이라고 추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장군’, ‘사단장’이라고 하면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 기억할 것이다. 그건 명확하게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본격 신문에 앞서 박씨는 “직업 특성상 사생활과 명예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08

장모 살해 뒤 ‘캐리어 유기’ 사위 신상공개⋯26세 조재복

대구에서 장모를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위 조재복(26)의 신상이 공개됐다. 대구경찰청은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조재복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다음 달 8일까지 30일간 대구경찰청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를 게시할 예정이다. 심의위원회는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의결 이유를 설명했다. 조재복은 신상 공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유족 역시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망 여성의 딸이자 피의자 조씨 부인인 최모(26) 씨는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돼 신상 공개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는 지난달 18일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함께 살던 장모 A씨(54)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범행 약 2주 뒤인 지난달 31일 신천변에서 캐리어가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해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당일 오후 조씨와 시신 유기에 가담한 아내 최모(26)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9일 조씨에게 존속살해, 시체유기,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아내 최씨에게는 시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08

포스코 하청 노조 사용자성 인정···노란봉투법 시행 첫 교섭단위 분리 결정

포스코의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과 함께 하청 노조의 교섭단위를 분리하라는 노동위원회의 첫 판단이 나왔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첫 교섭단위 분리 결정이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이 포스코의 하청 전체 교섭단위에서 금속노조와 플랜트노조의 분리를 결정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 포스코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교섭단위는 별도로 분리한다”며 인용 결정을 내렸다. 포스코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주노총 플랜트노조 등의 하청노조와 교섭을 하게 됐다.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지난달 1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은 포스코에 교섭을 요구하자, 다른 하청노조인 금속노조와 플랜트건설노조가 노동위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했다. 경북지노위는 포스코의 사용자성 인정에 대해“하청 단독으로는 위험 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 등의 구조적 개선이 어렵다고 보아 산업안전 관련 교섭 의제에 대해 포스코가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라고 판단했다. 교섭단위 분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노조 간 공정대표 관련 분쟁 등 기존 사례를 토대로 노조 간의 갈등 가능성, 이익대표성 등을 고려했다(전국금속노조)”라면서 “플랜트 건설의 특성, 작업방식 등 업무 성격이 다른 점도 고려해 별도로 분리가 필요하다(전국플랜트건설노조)”고 밝혔다. 경북지노위는 판정 결과를 심문회의 종료 즉시 당사자들에게 통보했으며, 구체적인 판단 근거와 세부 내용은 판정서에 기술해 판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당사자들에게 송부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이번 결정을 수용하면 각각의 교섭요구 사실을 사내에 공고하고, 7일간 추가로 교섭에 나설 하청노조를 모집한 뒤 추가 요청이 없으면 그대로 확정 공고를 하게 된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08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기초지방정부 참여 확대⋯행정 환경 균형 반영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책 협의를 위한 공식 소통기구인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여하는 기초지방정부 대표가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확대됐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대표회장 조재구)는 7일 협력회의에 참여하는 기초지방정부 대표를 시장·군수·구청장 각 1명씩 총 3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중앙지방협력회의 시행령’이 이날부터 시행됨에 따른 것이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 전국 17개 시·도지사, 그리고 기초지방정부 대표 등이 참여해 주요 국정 과제와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중앙과 지방 간 정책 조율 및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조 대표회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시·군·구별로 서로 다른 행정 환경과 정책 수요를 보다 균형 있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며 “행정안전부의 제도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과 지방이 협력적 국정 운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의회는 기초정부 대표 3명 참여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 도출을 위해 회의의 심의·의결 절차 개선도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8

대구 공공기관 2부제·민원인 5부제 첫날…“대체로 차분, 일부 혼선도”

대구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민원인 대상 5부제가 동시에 시행된 첫날인 8일, 도심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제도가 안착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혼선을 겪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대구시청과 각 구·군청 주차장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차량으로 빼곡하던 공간에는 여유가 생겼고, 출입 차량 흐름도 눈에 띄게 줄었다. 강화된 차량 부제 영향으로 도심 교통량 역시 다소 감소한 분위기였다. 주차장 입구에서는 안내요원들이 차량 끝자리 확인을 도우며 통제를 이어갔다. 일부 민원인들은 5부제 시행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공무원은 2부제, 민원인은 5부제라 헷갈린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 번호판 끝자리를 다시 확인하거나 통행 가능 여부를 묻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안정적이었다. 안내에 따라 차량을 이동시키는 등 시민 협조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졌고, 큰 마찰이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평소보다 민원 차량이 절반 이상 줄어 주차 여건이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은 증가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도시철도 이용객은 8만 2302명으로 전날보다 2.4% 늘었고,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약 3% 증가했다. 시내버스 이용객 역시 최근 일평균 5% 이상 늘어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대구시는 전통시장과 환승주차장, 국가유공자·장애인·임산부 차량, 전기·수소차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와 경차는 5부제 대상에 포함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초기에는 다소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점차 정착될 것으로 본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08

작은 나눔이 이어준 치료의 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170여 명이 함께하는 한봉우리봉사단 단체 채팅 방에 메시지 하나가 올라온다. 평소에도 크고 작은 나눔이 이어지는 공간이지만 이날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짧은 문장 뒤로 무연고 독거 어르신의 긴급한 사연과 함께 ‘앰뷸런스 이송비 지원 요청 공문’이 첨부된다. 메시지는 길지 않았지만 상황의 절박함이 충분히 전해진다. 채팅창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 고요해진다. 글을 올린 이는 더휴재가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는 하시현 센터장이다. 그는 포항시 해도동에서 홀로 사는 한 어르신의 위급한 상황을 조심스레 전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르신은 위암 판정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항암치료를 이어오고 있었다. 쉽지 않은 치료과정 속에서 4차 치료를 앞두고 저혈압 쇼크로 포항 기독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다시 임상치료를 위해 서울로 이동해야 하지만 장거리 대중교통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의료진 역시 안전한 이송을 위해 앰뷸런스 이용을 권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50만원의 이송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임상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동이지만 앰뷸런스 비용이 없어 치료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센터장은 먼저 행정적인 지원 방법을 알아본다. 긴급복지 제도를 포함해 적용 가능한 지원책을 하나씩 검토해 보지만 기준과 절차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결국 그는 마지막 방법으로 봉사단체 채팅 방에 용기를 내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채팅창에 알림이 하나둘 울리며 3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각자의 형편에서 보탠 작은 정성이 모이기 시작했다. 금액은 다르지만 마음의 무게는 같다. 순식간에 목표 금액을 훌쩍 넘긴 170여만 원이 모이며 채팅창을 따뜻한 온기로 채운다. 누군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모금은 자연스럽게 마무리 된다. 모금된 후원금으로 어르신은 무사히 앰뷸런스에 올라 서울로 향한다. 혼자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웠지만 많은 사람의 온정으로 다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마침 사설 앰뷸런스의 구급대장도 봉사단원으로 함께하고 있어 이송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는다. 이 일을 계기로 어르신은 도시락 봉사 대상 명단에도 정식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나눔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가는 결정적인 힘이 된다. 하시현 센터장은 “정말 감사하다”면서도 “마음 한 편은 큰 빚을 진 것처럼 무겁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사각지대의 어르신들을 마주할 때마다 개인의 힘만으로는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재가센터의 역할 중 하나가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과 지원 가능한 자원을 연결하는 일이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며 “도움이 꼭 필요한 분들이 제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이 일은 특별한 영웅담이 아니다. 다만 누군가는 도움을 요청할 용기를 냈고, 또 누군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내민다.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손길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을 지켜내고 다시 살아갈 힘을 만들어낸다. 채팅방에 올라온 짧은 문장 하나가 만들어 낸 작은 온정. 그 과정을 지켜보는 봉사단원들의 마음에도 따스한 온기가 번진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