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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제과·제빵 ‘달콤한 꿈’ 든든한 디딤돌 된다

대구대학교가 재학생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전문 제과·제빵 교육과정인 ‘베이커리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대구대 식품가공외식학과와 산학협력단 HACCP교육원이 공동 운영하는 ‘베이커리 아카데미’는 6월 중 개설돼 대학 내 대형 제과·제빵 실습실에서 전문적인 실습 교육을 제공한다. 이번 교육과정은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제과·제빵 전문 강사진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제빵 반죽기, 오븐, 발효기 등 최신 장비를 완비해 최대 36명의 교육생에게 실습 위주의 교육을 진행한다. 운영 과정은 크게 ‘웰빙 제빵 과정’과 ‘디저트 제과 과정’ 두 가지로 구성된다. 또 HACCP교육원과 연계하여 위생 교육과 함께 창업을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아카데미는 매월 2∼3회에 걸쳐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원데이 클래스는 오는 18일 오후 5시 30분부터 9시까지 열리며, 참가자들에게 제과·제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앞서 이 아카데미는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원데이 클래스’를 개최했으며, ‘부모님 건강과 추억을 위한 웰빙 단팥빵 만들기’ 체험 행사가 진행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구대는 앞으로 경산시, 영천시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경력 단절 여성, 다문화가정, 청년 창업 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대 임무혁 교수(식품가공외식학과)는 “최근 웰빙 식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접 제과·제빵을 배우려는 지역민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아카데미를 지역과 대학이 함께 상생하는 교육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대구대학교 산학협력단 HACCP교육원(053-850-4775)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6-10

어르신들의 쉼터이자 일터, 상동 덕화 마을회관 문 열다

대구 수성구에 지역 내 어르신의 쉼터이며 일터가 탄생했다. 지난 9일 수성구 상동 ‘덕화 마을회관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권 수성구청장을 비롯해 이인선 국회의원, 조규화 수성구의회 의장, 시·구의원, 이종익 대한노인회 대구수성구지회장, 상동 협력단체장 및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덕화 마을회관 건립은 기존 덕화경로당이 상동 행정복지센터 내 협소한 공간에서 운영돼 불편을 겪던 어르신들에게 보다 쾌적한 여가 환경을 제공하고자 추진됐다. 2022년 8월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2024년 4월 착공, 2025년 2월 준공 후 3월부터 마을회관을 운영 중이다. 지상 2층, 부지면적 317.4㎡, 연면적 291.77㎡ 규모로 조성된 마을회관은 1층에는 ‘덕화경로당’이, 2층에는 대구수성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시니어 공동작업장’이 들어서 있어, 어르신들에게 여가 활동과 일자리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덕화 마을회관이 어르신들께는 활력을 더해주는 쉼터이자 일터로, 지역 주민에게는 소통의 공동체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10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포항 구룡포 ‘골목길 탐험’

계절은 기다렸다는 듯, 여름으로 들어서고 있다. 6월이 펼쳐놓은 짙은 초록을 따라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구룡포로 향했다. 바다를 품은 골목 위의 역사는 열 마리의 용이 승천하다 한 마리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만큼 궁금해진다. 구룡포는 포항 시내에서 생각보다 먼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30여 분 넘게 달려 입구에 들어서니 벌써 창밖으로 바다 내음이 훅 끼친다. 휴일을 맞아 아침 시간이 이제 막 지났음에도 주차장은 빈자리가 안 보일 정도였다. 줄지어 서 있는 대게 전문 간판을 배경으로 울산에서 온 대형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과 포항역에서 구룡표행 버스를 타고 왔을 전라도에서 온 학생들의 왁자한 소리가 출렁댔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곧바로 마주한 골목길로 접어드니 어렵지 않게 길을 걸을 수 있다. 먼저 구룡포 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나는 길에 언뜻 보이는 ‘모리국수’는 구룡포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노포인 ‘까꾸네 모리국수’를 시작으로 모리국수를 파는 식당만도 열 개나 있을 정도다. 이제는 모리국수만을 먹기 위해 구룡포를 찾는 사람이 생길 정도라니 확실히 명물로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시장을 돌아 구룡포초등학교 앞에 70년 전통의 찐빵집으로 이름난 ‘철규분식’도 보인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상가들 사이로 몇몇 사람들이 가게 안을 기웃거리다 이내 안으로 들어간다. 가게 안은 나무 테이블과 벤치 의자 네 개가 오랜 세월을 지켜온 듯했다. 양은 냄비의 국수와 접시에 담겨 나온 찐빵은 단순하고 투박해 보였지만 오래된 정이 느껴졌다. 찐빵집을 뒤로하고 일본인 가옥 거리로 가는 길은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골목길이다. 어린아이 손을 잡은 가족, 연인들은 물론 중년의 여행객들로 골목이 가득했다. 일본인 가옥 거리는 100여 년 전 일본인이 건너와 살았던 장소에 조성된 근대 문화 역사의 거리다. 2010년 포항시에서 일본인들의 풍요로운 모습을 재현하고 반대로 경제적으로나 생활적으로 그들에게 착취당했던 우리들의 모습을 남겨 기억하기 위해서 조성한 거리다. 일본 어부들이 살았던 이곳에는 현재 60여 개의 일본식 목조 건물이 남아있다고 한다. 거리는 대부분 상점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주택도 눈에 들어온다. 포항 여행으로 가볼 만한 곳인 이 거리는 호미곶과 내연산 등과 함께 포항의 12경 중 하나다. 이 골목에서는 드라마도 촬영되었다. 초등학교 때 재방송까지 열심히 챙겨봤던 ‘여명의 눈동자’와 동백이와 용식이의 ‘동백꽃 필 무렵’과 여러 예능까지 구룡포가 등장했다. 그 인기에 더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과메기 문화관에서 어촌문화까지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상회나 점빵이라는 말까지 정겹다. 피어라계단이라 불리는 중앙계단에 올라서면 구룡포항이 내려다보이고 옆에는 승천한 아홉 마리의 용의 동상이 함께한다. 이 계단에선 야간 볼거리로 미디어 아트도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구룡포를 소재로 삼은 문학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아동문학가 김일광 작가에서부터 소설가 성석제의 문학작품, 양광모 시인의 시에서도 배경이 되었다. 그림책에까지 구룡포가 등장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무료 주차장과 여행자플랫폼라운지까지 갖추고 있으니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 찾아와도 좋을 시장과 일본인 가옥 거리다. 구룡포는 바다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골목길에서 언제나 피어나고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10

오래 간직한다는 것에 대하여

무엇을 오래 간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한켠에 미뤄두고 시간만 흐르면 되겠지 싶지만, 새로운 물건이 사건이 밀고 들어오면 앉은 자리는 물론 그 존재마저 위태로워진다. 우리 동네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길이 넓어졌다. 그 길에 오래 서 있던 벚나무가 벚꽃이 한창 필 시기에 뽑혀 사라졌다. 경주 보문단지 입구에서 포항으로 오는 길도 넓어지며 가을이면 노란 잎을 몇십 년 팔랑이던 키 큰 은행나무도 잘려 나가고 어린나무가 새로운 가로수가 되었다. 나이 든 나무를 옆으로 옮기는 일보다 묘목을 심는 게 경제적인지 한자리에 오래 서 있던 나무의 시간을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경주는 오래된 도시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도 경주에 오면 머리에 기와를 얹고 경주와 어우러지려고 애를 쓴다. 발굴하려고 땅을 파면 시루떡처럼 단층이 보인다. 맨 위에는 얼마 전까지 살던 이의 흔적이, 더 내려가면 조선 시대, 그 아래에 신라인의 삶의 부스러기가 발견된다. 무엇이든지 오래 간직하는 일이 젤 쉬워 보이는 도시 경주다. 예전엔 경주로 여행을 올 때, 대부분의 사람은 경주역에 첫발을 내렸다. 안동이 고향인 필자도 그랬고, 장기에 살았던 남편도 수학여행을 와서 경주역에 내렸다. 전국의 많은 사람들의 추억 한 자락이 경주역에 머문다. 지금은 경주문화관 1918로 이름이 바뀌고 기차도 오가지 않는다. 높이 솟은 급수탑이 그간의 전성기를 말해주려고 아직도 우뚝 서 있다. 경주역이란 이름은 잃어버렸지만, 역에서 관사마을로 이어지는 육교는 아직 그대로다. 육교에서 내려다보는 철길 위에 금계국이 노랗다. 구 경주역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살았던 관사촌이 지금은 도시 재생 사업으로 행복황촌 마을로 변신했다. 역과 마을을 나누는 담장을 따라 걸으니 오래된 골목이 정겹다. 대문 앞 의자에 앉아 오가는 여행객을 구경하는 어르신이 계셨다. 행복황촌마을은 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많은 젊은이가 찾아오는 마을 같다. 그래서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대부분의 마을 개발사업과는 달리 좁은 골목길,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역무원 관사 등 마을이 갖고 있는 옛 정취가 그대로다. 2020년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폐가를 리모델링해 주민들의 문화 활동 공간인 ‘황오동 사랑채’를 열었다. 가까운 문화센터를 가려고 해도 철길 때문에 마을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양한 수업이 열린다고 한다. 지금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주민제안공모사업 등을 통해 마을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소방차 진입이 되지 안는 좁은 골목길에 ‘보이는 소화기함’을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가스누출경보기 설치, 마을 그림책도 만들었다. 또한 ‘마을호텔’은 황촌마을 찾는 이들을 위한 숙박시설이다. 도시민박업은 행복황촌 마을호텔로 인증을 받은 곳은 국내외 관광객이 모두 머무를 수 있다. 골목을 탐색하다가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옛 경주역장 관사가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 만든 카페 ‘보우하사’에 들어갔다. 문손잡이가 세게 잡아당기면 부서질까 조심해서 열어야 했다. 서까래가 그대로 다 보였다. 적산가옥이지만 구부러진 대들보는 우리 산에서 자란 소나무 같았다. 기차마을답게 모퉁이마다 기차를 그려 넣었다. 급수탑에서 물을 채우고 칙칙폭폭 달리던 모습이다. 벽이자 담장인 곳에 빨래가 널렸다. 그 옷이 마르면 입고 육교를 지나 경주역으로 출근해 비둘기호, 통일호, 무궁화호를 타러 갔을 것이다. 기차표에 구멍을 뚫어주며 반가운 눈인사를 나눴을 것이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 모르는 사람들의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10

봉화 화장산 전투와 600명 임란의병 ‘거룩한 희생’ 기리다

1592년 4월 16만 왜군이 부산에 상륙, 임진왜란이 시작됐다. 5월에 한양 그리고 함경도까지 진격했다. 왜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의병들이 일어났다. 봉화에서도 1600여 명의 왜군을 무찌르고 장렬히 전사한 600여 명의 의병이 있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류종개 선생은 김중청, 김륵, 김성일 선생과 함께 의병 600여 명을 모집했다. 류종개는 의병장이 되어 훈련을 시키고, 진중규약 16조와 군령 5조의 규칙을 정해 탄탄한 조직으로 만들었다. 왜군 모리 요시나리는 조선 선조가 백성을 버리고 떠난 한양을 점령하고 강원도 삼척에 이르렀고, 원주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이때 왜장은 좌의정이자 도체찰사인 류성룡 선생의 일가가 봉화에 피란을 갔다는 첩보를 접하고 류성룡 일가를 붙잡아 안동을 점령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류성룡 일가를 붙잡기 위해 두 갈래로 나뉜 왜군은 소천면 고선리에서 현동천을 따라 남하했다. 또 다른 왜군은 소천면 현동을 거쳐 산 능선을 따라 춘양 도심리에 피란 중인 류성룡의 형인 류운룡 등 100여 명의 식솔들을 붙잡기 위해 화장산으로 향했다. 이때가 1592년 8월 22일이다. 류운룡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어머니를 모시고 전란을 피할 수 있는 봉화군 춘양면 감동골로 정하고 100여 명의 식솔을 이끌고 ‘정감록’ 십승지인 이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왜군은 류성룡 일가를 붙잡기 위해서 화장산을 넘어야만 했다. 봉화의 의병장 류종개는 왜군이 화장산을 넘을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그는 임흘, 김인상, 권경, 윤흠신, 권현수, 윤흠도 등 600여 명의 의병을 춘양 감동골로 가기 위한 길목인 살피재에 매복시켜 적군을 기다렸다.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 선발대가 살피재를 지나고 있을 때, 그의 공격 명령이 떨어졌다. 활과 칼 그리고 창으로 무장한 봉화 의병은 단숨에 1000여 명의 왜군을 살상하고, 깃발과 말 등을 빼앗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틀 뒤 3000여 명이 넘는 왜군 본진이 살피재에 도착했다. 조총을 앞세운 왜의 대군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의병은 조총 앞에 하나둘 쓰러졌고, 결국 600여 명 모두 전장에서 장렬하게 전사했다. 봉화 류종개 의병장이 이끄는 600여 명의 의병은 모시 요시나리 왜군 1600여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 전투로 인해 왜군은 류성룡 일가를 붙잡는 것은 물론 안동에 진출하려던 계획도 포기하고 울진으로 물러났다. 왜군이 더 이상 진격을 포기한 채 물러나도록 만듦으로써 임진왜란의 판도를 바꾸었다는 ‘수정실록’이 평가한 봉화 화장산 전투는 대단한 의의를 지닌 싸움이었다. 430년이 지난 지금, 봉화군 소천면 화장산 노루재에 북두칠성 모양으로 쌓은 적성봉과 임란의병전전기념비가 있다. 화장산 살피재에서 전사한 류종개가 이끌던 의병 600여 명을 두고, 조정에서는 이들의 순국충절을 기리어 류종개 의병장에게는 통정대부 예조참의를 증직했다. 또 김인상, 윤흠신,윤흠도와 함께 정려를 내렸으며, 금은 공조참의를 증직해서 공을 기렸다고 한다. 또한 이 전적지를 관리하기 위해 감관 1인과 산직2인을 두어 고종 36년(1899년)까지 지켜왔다고 한다. 왜군 3600여 명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600명의 의병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2006년 사당, 전시관, 의총 등 총 7개동(259㎡) 임란의병전적지 충렬사를 지었다. 이곳에서 매년 음력 7월 28일(의병전사날) 임란의병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그리고 류운룡 선생이 머무른 춘양면 도심리 감동골에는 그가 심었다는 감나무 세 그루 중 두 그루와 옹달샘이 남아있다. 류운룡 선생이 구국기도를 드렸던 기도단이 4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사과 과수원 중앙에 보존되고 있으며, 감동골 입구 도로변에 문경공겸암류선생도심촌유적비가 서 있다. 임진왜란 때 다른 지역 의병들의 활동은 잘 알려진 것과 달리 왜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600여 명의 봉화 의병은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를 위해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봉화 600여 명의 의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널리 알리고, 거룩한 희생이 계승 발전되기를 바란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6-10

‘K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 20명 발표

'K리그 명예의 전당' 제2회 헌액자 선정 작업에 나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수 부문 후보 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프로연맹은 10일 "K리그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회가 출전, 득점, 클린시트, 시즌 베스트11, 시즌 MVP 수상 등 입후보 기본 조건을 충족한 은퇴 선수 230여 명을 대상으로 논의를 거쳐 선수 부문 헌액자 후보를 20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K리그 명예의 전당 입회자 선정은 2023년 K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한국 프로축구를 빛낸 인물들의 공헌을 기리고 그들의 발자취를 역사에 남기기 위해 시작됐다. 선수(STARS)·지도자(LEADERS)·공헌자(HONORS) 3개 부문으로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 올해 선수 부문은 4명을 헌액할 예정으로, 20명의 후보에는 고정운, 김도훈, 김병지, 김은중, 김주성, 김현석, 데얀, 라데, 박경훈, 샤샤, 서정원, 신의손(사리체프), 고(故) 유상철, 윤상철, 이운재, 이태호, 정용환, 최강희, 최진철, 황선홍(이상 가나다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위원회 자체 투표, 구단 대표자 투표, 미디어 투표, 팬 투표를 진행한 뒤 결과를 합산해 점수가 높은 4명이 최종 헌액자로 선정된다. 팬 투표는 6월 19~27일 진행된다. 투표를 원하는 팬들은 K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지도자와 공헌자 부문 헌액자는 선정위원회 심사로 1명씩 선정되고, 모든 헌액자는 7월 중 발표된다. 프로연맹은 헌액자 발표 이후 트로피와 헌액 증서 수여, 기념행사, 온라인 기념관 헌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의 업적을 알리고 기념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2025-06-10

내달 ‘영덕 풋볼 페스타 서머리그’ 열린다

축구 전문 미디어 베스트일레븐(발행인 박정선)이 주최하고, 경상북도 영덕군(군수 김광열)이 후원하는 '영덕 풋볼 페스타 서머리그'가 7월 25~28일 영덕군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유치부부터 아마추어 초등부와 중등부를 비롯해 '엄마 풋살', '아빠 족구' 등 10개 부문 100여팀이 참가한다. 참가자 접수는 10일부터 23일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베스트일레븐 홈페이지(www.besteleven.com)에서 받는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주빌로 이와타 골키퍼 출신인 모리시타 신이치 강사를 초빙해 학생 선수들을 대상으로 '골키퍼 클리닉'도 열 예정이다. '골키퍼 클리닉' 참가 신청도 베스트일레븐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이번 서머리그는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참여하고, 실력 향상과 친목 도모는 물론 축구를 통한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덕군 관계자는 “이번 풋볼 페스타 서머리그는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스포츠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건강한 여름 축제를 통해 영덕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06-10

프로야구 올스타는 역시 ‘성적보다 인기’가 우선

프로야구 2025시즌 올스타 팬 투표 1차 중간 집계 결과가 9일 나왔다. KBO가 발표한 올해 올스타전 팬 투표 1차 집계 결과를 보면 총투표수 137만2천12표 가운데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69만표를 넘게 얻어 최다 득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포지션 1위 선수를 구단별로 따져보면 삼성 라이온즈가 6명,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5명씩을 기록 중이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kt wiz는 1차 중간 집계에서는 1위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올스타 투표 때마다 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이 '올스타전 팬 투표는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해야 하느냐, 아니면 인기를 기준으로 해야 하느냐'다. 특히 특정 팀이 부문별 올스타를 사실상 독식하는 결과가 나오는 시즌에는 '아무리 인기도 좋지만, 성적에 어느 정도 기반한 투표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다. 이번 1차 중간 집계 결과와 포지션별 후보 선수들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비교해보니 드림 올스타의 삼성과 롯데가 시즌 개인 기록과는 별개로 다수의 1위 선수들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WAR은 해당 선수가 빠졌을 때 그를 대체한 선수에 비해 얼마나 더 많은 승리를 팀에 안기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예를 들어 WAR이 4인 선수는 그 선수가 빠졌을 때와 비교해 팀이 4승을 더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드림 올스타에서 9일 기준 포지션별 WAR 1위 선수들을 살펴보면 소형준(kt), 이로운(SSG 랜더스), 박영현(kt), 양의지(두산), 르윈 디아즈(삼성), 고승민(롯데), 최정(SSG), 전민재(롯데), 김성윤(삼성), 빅터 레이예스(롯데), 멜 로하스 주니어(kt), 안현민(kt)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 팬 투표 1차 집계에서도 1위(외야의 경우 3위까지)를 한 선수는 디아즈, 최정, 전민재 3명이 전부다. 선발 투수는 WAR 1위 소형준 대신 원태인(삼성)이 1위에 올랐고, 중간은 이로운 대신 정철원(롯데), 마무리는 박영현 대신 김원중(롯데)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또 포수 강민호(삼성), 2루수 류지혁(삼성), 외야 윤동희(롯데), 구자욱, 김지찬(이상 삼성), 지명타자 전준우(롯데) 등 유독 삼성과 롯데 선수들이 WAR에 비해 표심에서 강세를 보였다. WAR 기준 포지션별 1위가 삼성은 2명이었지만 실제 투표 1위는 6명으로 늘었고, 롯데는 WAR 포지션별 1위 3명에서 투표 1위 5명으로 증가했다. kt 박영현은 마무리 투수 후보 5명 가운데 가장 높은 WAR을 기록 중이지만 팬 투표에서는 4위와도 표 차이가 꽤 많이 나는 5위에 머무는 가장 심한 불균형을 보였다. 반면 강민호는 포수 후보 5명 중 WAR 4위지만 팬 투표에서는 2위 선수의 2배 이상 득표를 기록했고, 외야수 부문 구자욱은 후보 12명 중 WAR 9위지만 팬 투표 2위로 당선권에 이름을 올렸다. 나눔 올스타는 드림 올스타와 비교하면 WAR과 팬심의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포지션별 WAR 1위는 코디 폰세(한화), 손주환(NC 다이노스), 김서현(한화), 박동원, 오스틴 딘(이상 LG 트윈스), 박민우(NC 다이노스), 문보경(LG), 박찬호(KIA 타이거즈), 권희동(NC), 에스테반 플로리얼, 이진영(이상 한화), 최형우(KIA)다. 이 가운데 팬 투표 1위가 바뀐 부문은 중간 투수 박상원(한화), 3루수 김도영(KIA), 지명타자 문현빈(한화)이고 외야는 권희동과 이진영 대신 박건우(NC)와 박해민(LG)이 들어갔다. 박해민이 외야수 후보 12명 중 WAR 순위 9위에서 팬 투표 3위에 오른 정도를 제외하면 성적과 표심의 격차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다만 이번 시즌 WAR 3.94로 KBO리그 전체 1위인 LG 3루수 문보경은 3루수 부문 후보 5명 가운데 득표수로는 송성문(키움), 노시환(한화)에도 밀려 4위인 점이 눈에 띈다. 2025 KBO 올스타전 팬 투표는 22일 오후 2시까지 진행되며 팬 투표 70%와 선수단 투표 30% 결과를 합산해 최종 베스트12 명단이 정해진다. 올해 올스타전은 7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2025-06-10

대구문예회관, 13일 ‘다니엘 베르스타펜 피아노 리사이틀’

벨기에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다니엘 베르스타펜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다니엘 베르스타펜은 클래식한 우아함과 현대적인 스타일을 겸비하고 있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최근 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바이에서 열린 월드 엑스포에서 벨기에 국왕과 여왕을 위한 공연을 진행했으며, 안드레아 보첼리, 엔니오 모리코네, 한스 짐머 등 전설적인 아티스트들과 무대를 함께하기도 했다. 또한 다양한 월드투어 기회를 통해 미국의 케네디 센터, 카네기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 미주, 유럽, 주요 도시 및 공연장에서 공연했으며, 2025년에는 벨기에 아스트리드 왕세자비와 함께 인도 뭄바이 JIO 월드 센터 특별공연 및 일본 오사카 월드 엑스포에 초청되며 아시아로 커리어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라흐마니노프, 바흐, 차이콥스키, 그리그의 클래식 명곡들을 다니엘 특유의 시네마틱한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시작된다. 이어지는 무대는 ‘Breathe’, ‘Momories of Soul’,‘Raindrops’ 등 그의 대표 앨범인 ‘Reconnection’에 수록된 자작곡들로 깊은 사색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6-10

‘제6회 박동준상’ 패션부문 김재우·김민 영예

(사)박동준 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가 주최하는 ‘2025년 제6회 박동준상’ 패션 부문에서 수상자로 김재우(브랜드명: 제이우(J WOO Designed by jaewoo Kim)와 김민(브랜드명:센추리클로(CENTURYCLO) 디자이너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박동준 상’은 패션과 문화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한 고(故) 박동준 패션디자이너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자사 브랜드를 보유하며 그의 디자인 철학을 계승하고 지속 가능한 창작을 실현하는 디자이너에게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1000만 원의 상금과 상장, 그리고 김영환 작가의 작품이 담긴 상패가 수여되며, 박동준 선생의 6주기를 맞는 11월 7일에 작품 의상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이번 박동준상은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실질적인 격려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를 반영해 선정됐다. 이 과정은 1차 서류 심사, 2차 실물의상과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김재우 디자이너는 계명대 패션디자인과와 뉴욕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를 졸업하고 2011년 자신의 브랜드 제이우(J WOO Designed by jaewoo Kim)를 론칭했다. 뉴욕, 파리, 베를린, 상하이 등 세계 주요 패션 도시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창의성과 국제적 감각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패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재우 디자이너는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성장하며, 더 나은 모습으로 세상에 기여하는 패션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민 디자이너는 영남대 의류학과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016년 ‘센추리클로(CENTURYCL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공식 데뷔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 컬렉션과 상하이, 다롄, 뉴욕, 프랑크푸르트 등 국내와 컬렉션과 해외 트레이드 쇼를 전개해 왔다. 2024년, 에센셜 브랜드 ‘시엘(SEAEL)’을 론칭해 뉴욕패션위크에 참가하며 새로운 비전의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는 “신명여고 졸업생으로서 박동준 선생님이 디자인하신 교복을 입고 자란 기억을 떠올리며 선생님의 패션과 문화예술에 대한 정신을 마음에 새기고 그 뜻을 이어 가치 있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6-10

포항서 만나는 ‘민화’의 아름다움과 매력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오는 13일부터 7월 13일까지 한 달간 포항을 대표하는 민화 작가 4인의 기획 초대전 ‘달빛 사방(四方)’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포항시 남구 일월동의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 귀비고 일월영상관에서 열리며, 이 공간이 7월 14일부터 포항시립박물관 수장고로 전환되기 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전시다. 포항의 대표적 설화인 연오랑세오녀 설화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이야기로, 이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됐다. 귀비고는 세오녀가 직접 짠 비단을 보관하던 창고를 의미하며, 포항시는 이를 문화창고로 재탄생시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포항 지역의 민화 문화를 이끄는 이정옥, 신동옥, 문수산나, 손정원 작가의 작품 6점이 소개된다. 이들은 각각 해와 달을 독특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그 빛이 사방으로 퍼지는 모습을 통해 전시 공간을 채우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 명의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 민화의 발전과 예술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중진들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정옥 작가는 50여 년간 민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녀는 전통 도상을 재현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통해 민화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했으며, 옻채화 전통을 되살리고 현대적 설치 작업으로 민화를 재탄생시키는 등 민화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을 활용한 평면 전시와 바닥면을 이용한 전시 기법을 통해 해와 달 등 다양한 형상의 부채 작품과 여러 부채를 조합해 표현한 새로운 형태의 설치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전시 제목 ‘달빛 사방(四方)’은 민화라는 전통 예술 형식이 네 명의 작가를 통해 다채롭게 확장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방(四方)’은 공간적 확산뿐만 아니라, 참여 작가들의 상징성을 나타낸다. 이들은 조선시대 궁중 회화인 ‘일월오봉도’를 모티브로 해, 해와 달, 다섯 봉우리의 전통적 상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민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월오봉도’는 궁중민화로, 화려한 색채와 정교한 세부 묘사가 특징이다. 흰 달과 붉은 해가 좌우에 배치되고, 다섯 개의 바위산 봉우리가 중앙에 위치하며, 폭포수와 소나무가 그림의 생동감을 더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산수화를 넘어 강한 상징성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왕권의 상징으로서 왕이 임석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상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포항의 빛나는 역사와 미래를 함께 담은 전시로, 민화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널리 알리고, 귀비고의 고유한 가치와 역사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6-10

이야기와 함께하면 더 깊은 맛 나는 ‘영남 음식’

아래 기사는 본지 홍성식 기자가 한국기자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하고 있는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영남 음식’을 일부 수정-보완해 엮은 것이다. 홍 기자는 한국기자협회 미디어 리터러시 위원장이다...편집자 주 포항의 별미 ‘물회’… 고추장 본연의 맛으로 양념, 맹물·과일즙 부어 먹으면 일품 뱃일로 고된 시절 갓 잡은 생선에 찬물 붓고 훌훌 말아 넘긴 한끼, 삶이 담긴 음식 영남 북부 양반들이 귀하게 먹던 음식 ‘안동국수’… 고급 생선 ‘은어’로 끓인 한 그릇 투명하고 깔끔한 국물·매끄러운 면발… 별다른 고명 넣지 않아도 시원한 맛 자랑 ▲어부의 고단한 살과 일상이 만들어낸 별미 ‘물회’ ‘물’과 ‘회(膾)’는 어울리는 단어의 조합인가? 최소한 내겐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서른두 살이 될 때까진. 제법 열정적인 연애가 지속되던 날들이었다. 30대 초반인 사내와 20대 중반인 여자가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경북 안동까지,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짙푸른 파도 일렁이는 동해안 영덕 바다로 여행을 갔다. 대게가 맛있는 철이었다. 비싼 갑각류를 잔뜩 먹고 두주불사로 마신 다음 날. 해장 음식을 찾아 영덕 강구항 조그만 식당으로 갔다. 거기서 난생처음 ‘물회’란 걸 만났다. 크고 붉은 모조 보석이 박힌 금반지를 낀 호호백발 할머니가 잘게 썬 가자미 위에 양배추와 파, 고추장인지 초장인지 모를 시뻘건 양념을 듬뿍 올린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을 가져왔다. “시원하게 찬물을 부어 먹어봐. 속이 확 풀릴 거야.”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 마산에서 유년과 소년기를 보냈기에 회는 낯선 음식이 아니었다. 아버지와 백부를 따라다니며 자갈치와 마산 어시장에서 수십, 수백 차례 먹어본 익숙한 것이니까. 그런데, 멀쩡한 횟감에다 뜬금없이 물을 붓는다? 처음 보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게 맛이 나쁘지 않았다. 방금 손질한 날생선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지닌 회가 아닌 물컹이며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가는 회라니... 색다르고 생경한 요리 체험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나도, 여자 친구도 달게 한 그릇씩 비웠다. 실실 웃음이 새어 나오는 독특한 맛이었다. 그리고, 덧없이 10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40대 중반에 삶의 터전을 경북 포항으로 옮겼다. ‘물회’로 유명한 도시다. 바닷가는 물론, 시내에도 물회를 주된 메뉴로 파는 식당이 흔전만전이다. 당연지사 거기서 살게 된다면 누구나 자주 물회를 먹게 된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포항의 물회 음식점들. 각각의 식당마다 조금씩 다른 레시피를 가졌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양념장을 만들 때 고추장, 식초, 설탕을 섞는 비율과 철마다 달라지는 생선의 종류, 횟감에 붓는 물을 만드는 방식 등. 10년쯤 살다보니 다수의 관광객들은 자극적인 ‘단맛’이 강한 물회를 선호하고, 나이 지긋한 바닷가 어르신들은 과일즙이나 청량음료를 섞지 않은 전통 방식 고추장으로 양념해 맹물을 부은 물회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두어 해 전이다. 구룡포에서 반세기 이상 뱃일을 해온 건장한 노인을 만났다. 취재를 핑계 삼아 지척에서 물결 일렁이는 포구 목로에 술병을 놓고 마주 앉았다. 그날 안주가 우연찮게도 물회였다. 서너 잔 낮술에 취한 늙은 어부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내가 흑백 테레비를 보던 시절부터 배를 탄 사람 아입니꺼. 지금이야 이렇게 멀끔한 식당에서 물회를 먹지만 옛날에야 그랬겠습니까. 뱃일이 생각보다 무지하게 힘들어예. 새벽부터 바다 나가서 그물 내리고, 올리고를 반복하다 보믄 제대로 밥 챙겨 묵을 시간이 없지예. 그저 잡아 올린 가자미, 볼락, 청어 같은 걸 손에 잡히는 대로 뼈째 칼로 썰어서 물 붓고, 찬밥 한 숟가락 말아 훌훌 마시듯 1~2분 만에 한 끼 때웠다 아입니꺼. 힘든 시절이었지예. 그때 생각하믄 세상 참 좋아졌다 아입니까.” 말을 마친 어르신이 젊은 시절 추억에 잠긴 듯 소리 없이 웃었다. 그때서야 제대로 알았다. 물회는 지난날 바닷가 뱃사람들의 고단한 노동과 힘겨운 일상이 만들어낸 음식이란 걸. 물회에 얽힌 ‘20세기 뱃사람들의 역사’를 말해준 그를 만난 이후부터다. 포항 죽도시장 식당 테이블에 오른 양념장 얹힌 가자미회나 청어회를 보면 물을 붓기 전 먼저 마음속으로 고마움과 바람부터 전한다. “세상의 모든 생선을 우리의 식탁에 올려주는 어부들의 고된 삶에도 행복과 웃음이 깃들기를. 그들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안동국수’냐? ‘안동국시’냐? 그것이 문제로다 정확히 기억한다. 2019년 여름이다. 지금은 어울리지 않게 이름 앞에 ‘고(故)’자를 붙인 음식평론가 황광해(1957~2024) 선생과 안동역 인근 허름한 국숫집에 들었다. 점심은 먹었고, 저녁 먹기엔 이른 어중간한 시간. 뭘 모르는 내가 괜한 폼을 잡았다. “요즘은 어딜 가나 제대로 된 국수 맛을 보기 힘들어요. 밀가루 냄새가 풀풀 나서요. 그렇지 않나요?” 마주 앉았던 황 선생이 가소로운 듯 씨익 웃더니 짤막하게 한마디 했다. “밀가루로 만들었는데 밀가루 냄새가 안 나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냐?” 그날 우리가 먹은 걸 ‘안동국수’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좀 더 지역색을 드러내며 고풍스럽게 ‘안동국시’라 불러야 될까. 무어라 칭하든 그날 내가 맛본 건 ‘생애 최고의 국수’라 해도 과장이 아닐 듯하다. 영남 북부는 이른바 ‘반가(班家)’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 곳이다. 종택(宗宅)이라 불리는 멋들어진 기와집이 적지 않고, 거기엔 아직도 조선시대 유교적 전통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섬기는 종손과 종부가 살고 있다. 안동 김씨, 의성 김씨. 진성 이씨, 풍산 류씨…. 16~18세기 이 나라를 들었다, 놓았다 했던 집안의 후손들이 각자 가문의 자긍심을 지키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가문들의 종택을 찾아가 나이 지긋한 종손, 범절 깍듯한 종부와 만나는 기회를 몇 번 가질 수 있었다. 취재를 업으로 하는 기자가 누릴 수 있는 기쁨 가운데 하나였다. 먼지 한 톨 없이 걸레질 된 반질반질한 대청마루에 앉아 그해 여든셋이 됐다는 종부가 가져다준 안동식혜를 받아들었다. 식혜에 고춧가루가 보이다니…. 영남 남부에선 보지 못한 스타일이다. 그러면 또 어때. 한 모금 마시니 땡볕에 달아오른 이마부터 시원하게 식는다. “손님이 오셨는데 아무 것도 드릴 게 없어 송구하다”는 단아하게 나이 든 종부의 겸양에 몸 둘 바를 모르겠는데,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듯 쪽진 머리의 팔순 넘긴 할머니가 말을 이어갔다. 비취색 고운 비녀가 햇살에 반짝였다. “처음 시집와선 힘들었니뎌. 열여덟에 아무 것도 모르고 남편 하나 보고 여기로 왔으니까예. 사내들이 은어 잡아오믄 끓여서 국물 만들고, 밀가루에 콩가루 쪼매이 섞어 국수 반죽 밀어 철마다, 때마다 오시는 수십 명 손님상을 차려내야 했다아입니껴. 아마 젊은 양반은 모를낍니더. 우리 동네에선 제사 때도 국수를 쓴다 아입니껴.” 시간을 투자해 ‘안동국수’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찾아본 건 그 종부 할머니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도 뒤졌다. 실제로 ‘안동국수’라 불리는 음식은 과거 영남 북부의 양반들이 먹던 별식이었다. 은어로 국물을 냈다는 것도 고문헌에 남아 있는 사실이다. 은어는 ‘수중군자(水中君子)’로 불리는 물고기. 조선 시대엔 왕에게 진상하던 생선이었다. 한양으로 은어를 특급배송(?)하는 하위직 벼슬아치가 있었을 정도. 은어 배송이 실패하면 치도곤을 맞았다는 기록도 전한다. 그 귀한 물고기를 사용해 국물을 내고, 옛날엔 지금처럼 흔치 않았던 밀가루로 면을 만들었으니 수백 년 전 국수는 지금과는 그 위상 자체가 판이했을 터. 그해 여름. 취재를 함께 간 황광해 선생을 채근해 ‘제대로 된 안동국수’를 만드는 식당에 찾아갔던 건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예전처럼 은어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국물은 투명하며 깔끔했고, 면발은 더없이 매끄러웠다. 별다른 고명을 얹지 않았음에도 특별하지 않은 국수가 내는 ‘특별한 맛’에 매료됐다고 해야 할까?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게 분명하다. ‘국수’라고 이름 한 걸 만나는 끼니때면 언제나 여든셋 키 작은 안동 종부와 수중군자 은어를 먼저 떠올리는 건.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6-10

詩書畵 깃발이 나부끼는 포항철길숲

6월의 바람은 싱그럽다. 연록의 잎새들은 날로 짙어져 꿈결처럼 암록이 흐르고, 풋보리가 익어가는 들판엔 초록의 바람이 분다. 화사한 꽃들이 져버리자 초목은 더욱 무성해지며 생명력을 드러내는 때, 그래서 우거진 그늘과 향기로운 풀들이 꽃필 때 보다 낫다(綠陰芳草勝花時)고 했던가. 거기에 도심 속을 길게 가로지르는 숲길 한 켠에는 녹음방초 보다 더 진하고 그윽하게 묵향(墨香)을 피우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포항서예연합전’이 걸개 형태로 만든 다양한 깃발작품들을 길거리에서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100여 년 동안 열차가 다니던 옛 철길을 획기적으로 개선, 복원하여 시민들이 즐겨 찾는 열린 공간인 ‘포항철길숲’ 한 켠에서 형형색색의 깃발 서예작품들이 유월의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도심 속의 복합 힐링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전국적인 명소가 된 포항철길숲 모퉁이에서 피어나는 은은한 묵향이 푸른 초목과 어우러져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바로 곁에서 깃발 서예작품을 만날 수 있다니, 일상과 접목되는 ‘거리예술’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서예작품이 전시장이나 갤러리가 아닌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예가 일반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자연이나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함으로써 사람과 자연, 예술과 삶을 어우러지게 하는 새로운 문화적 향유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통을 살리면서 자연 속에서 예술과 생활을 이어주는 문화적인 소통으로 ‘문화도시’의 품격과 기치를 한층 높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여겨진다. 특히 이번 연합전은 서예 동호인이나 서예작가·출향작가 뿐만 아니라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문화행사로서, 유치원생에서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남녀노소의 시민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붓을 잡고 한 점 한 획 또박또박 꿈과 희망을 쓰거나,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거북등 같은 손으로 떨리는 붓을 진정시키며 자손들에게 사랑과 염원의 글귀를 쓴 작품 속에서 순수하고 진솔함이 느껴져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도 한다. 연령과 세대, 계층과 지역을 아우르는 문화 예술적인 소통과 어울림으로 전통문화예술의 현대적인 계승 발전과 서예인구의 저변확대를 꾀하기도 한다. ‘도심을 넘나들며/만남과 이음으로//소통이 숨을 쉬고/여유가 살아나네//가뿐한 몸놀림 속에/활기참이 묻어나네//테마가 어리고/예술이 피어나는//철길숲 둘레마다/쉼과 삶이 어우러져//깃들고 품어주는 뜻/공생의 문화 흐르네’ -拙시조 ‘선로의 변신’ 중 구체적인 의미 표현의 수단이나 상징성을 드러내는 깃발에 곱게 스며든 350여점의 시서화(詩書畵) 작품들이 창공에 휘날리며 한결같이 문화예술을 외치는 것 같다. 묵향으로 수놓아진 아름다운 철길숲을 마실 가듯이 거닐며, 길가에서 환호하듯이 반기는 깃발 서예작품으로 잠시 풍요롭고 품격 있는 문화생활을 즐겨보면 어떨까? 철길숲과 예술작품이 조화를 이루고 시민들이 공감하며 상생하는 포항에는 문화의 향기가 피어난다. 예술과 문화는 시대를 초월하여 융화와 공감, 감동의 울림으로 도시의 활력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준다.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2025-06-10

장애인이 웃는 작업장

우리나라 인구의 5.1%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고, 현재 264만 정도 된다고 한다. 공공기관이든 민간 기업이든 일정 비율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사업장의 일의 조건은 아직 좋은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단순 법적인 인원 비율만 채용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상황에 맞춰 일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하고 행복한 일터가 되어야 한다. 장애인이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조건은 첫째, 물리적 환경 개선이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작업대의 높이 조절이나 휠체어, 보행기 등 이동을 고려한 충분한 공간과 통로가 있어야 한다. 경사로, 자동문, 시각, 청각 알림 시스템 등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둘째, 작업 방식의 단순화이다. 반복 작업, 조립 작업, 포장, 검사,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저강도 작업으로 분류하여 배치하고 불필요한 동작은 제거한다. 셋째, 보조 기구나 자동화 기기 도입이다. 무겁고 난해한 작업은 자동화하거나 간단한 도구, 지그 사용, 음성 안내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 넷째, 작업 분할과 협업 구조로 한다. 1인 완결 방식이 아닌 작업 공정 분할 및 팀 기반 서로 협업하는 체계가 좋다. 제철소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일을 맡고 있는 포스위드는 직원의 반이 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애인의 반은 중증 장애인(1~3등급)이다. 필자는 광양 포스위드 사업장을 진단할 때, 장애인 작업자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세탁물이 입고 되면 분류하고, 세탁기에 넣고 세탁이 되면 건조기로 이동한다. 건조기에서 다림질 공정으로 이동, 완료 된 세탁물은 박스에 담겨 창고로 이동한다. 하루 이동 거리는 개인당 평균 11.2km 정도로 작업자의 피로도가 높은 작업 환경이고, 세탁 공정 Layout 배치가 효율적이지 못했다. 세탁기 11대가 왼쪽 벽에 있고, 건조기는 반대편 오른쪽 벽에 있었다. 그 사이는 거리가 있고 불필요하게 넓어 이동 동작이 많았다. 다리미질 작업장과 출고장이 반대편에 있어 세탁 물류 흐름이 좋지 않았고, 작업자 동선이 지그재그였다. 장애인의 일하기 쉬운 조건으로는 많은 개선이 필요했고, 또한 중증 장애인은 1시간 일하고 2시간 쉬어야 하는 요건이고 쉬는 공간이 거리가 있고 환경 개선이 필요했다. 사람과 물(物)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일이 쉽고 편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의 작업자 의견수렴과 최적 레이아웃 설정을 위한 포석을 두었다. ‘최소의 동작으로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조건’ 만들기였다. 세탁업의 특성상 물, 스팀 배관 등 유틸리티 공사를 하고, 세탁기 근거리에 건조기, 다리미질 작업장을 배치했다. 화단을 개간하여 중증 장애인의 쉼터를 만들며, 동작 낭비를 25% 수준으로 줄였고, 작업자의 하루 이동 거리는 4.1km로 크게 줄어들었다. 세탁 작업 조건과 프로세스의 최적화로 일은 편리해지고 생산성은 높아졌다. 작업자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와 답은 보인다. 장애인이 가능한 일의 조건과 일하기 쉬운 작업장으로 직원이 웃는 일터를 이룰 수 있었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06-10

산불 특별법도 못 만들고 민생 말할 수 있나

지난 3월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산불이 발생 80여 일이 지났지만 이들 지역의 피해 회복을 도울 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간 대통령 선거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그것이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여야 정치권의 무신경, 무성의가 드러난 결과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여야는 특별법을 발의해 피해 주민에 대한 국가의 지원과 정책을 약속했다. 빠르면 4월 말까지 국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특별법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경북도가 10일 열리는 국회산불대책특별위원회를 방문해 초대형 산불 특별법 제정을 다시 한번 건의했다. 국회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첫 회의를 연후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이날부터 특별법 제정에 본격 들어가기로 했다고 한다. 경북도는 주택, 산림, 농경지 등 사각지대 없는 피해구제, 피해복구비 현실화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피해복구 및 경영안정 지원, 송이 등 채취임산물 농가에 대한 피해복구까지 특별법에 명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경북 북부 5개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주택 4457채를 태우고 이재민 3501명이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가 최대 2조원대 이르는 역대급이었다. 마을이 송두리째 잿더미로 변해 맨바닥에서 재건을 시작해야 할 곳도 수두룩했다. 산불 발생지역에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이유로 떠나는 농가가 나오면서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경북도는 이런 상황을 고려, 원상복구를 넘어 재창조 개념의 복구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주장을 했다. 물론 이런 계획은 법적 근거가 반드시 필요해 특별법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국내선 유래가 없는 큰 산불이다. 지구촌의 기후변화로 그와 유사한 사고가 앞으로 더 잦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특별법에 담길 내용도 심도 있게 검토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생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경북 산불 피해에 따른 특별법 제정이 바로 민생이다.

2025-06-10

사라지는 남아선호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부모들이 여아를 축복으로 여기는 시대가 열린다”는 보도를 했다. 선진국일수록 남아보다 여아 선호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인류사에서 처음 있는 변화라는 해석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코노미스트는 여아 선호의 대표적 사례로 한국을 꼽았다. 1990년대 한국은 여아 100명당 남아 116명이 태어난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셋째 자녀부터는 여아 100명당 남아 200~25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자연 출생 성비가 여아 100명당 남아 105명 정도라고 볼 때 성비 불균형 정도가 매우 심각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여아 100당 남아 105.1명으로 자연 성비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국과 인도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는데, 사회인식의 변화, 여성 지위 향상, 문화적 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했다. 우리 속담에 “첫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이 있다. 남아 선호 사상의 사회 분위기에서 생겨난 말이다. 딸을 낳은 여성이나 가정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다. 이코노미스트 지적이 아니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남아선호 사상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사조다. 한 결혼정보회사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절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자녀를 낳겠다고 답했고, 만약 가린다면 남아보다 여아를 선호하는 비율이 5배나 높았다고 하니 놀라운 대답이다. 여아선호가 높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노후에 부모를 부양할 가능성이 높은 때문으로 풀이도 하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다만 남아선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분명하다. /우정구 (논설위원)

2025-06-10

국힘 친윤 세력, 지금 헤게모니 싸움할 때냐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당권경쟁에 날 새는 줄 모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패배 1주일이 지났지만 누구 하나 수습에 나서기는커녕, 다들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나오는 국민 반응이다. 지난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내 계파싸움의 핵심인 ‘김용태 비대위원장 거취’ 문제를 두고 5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지만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 의원들은 당권장악의 장애물로 여겨지는 김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비윤계 의원들은 “당내 개혁을 주도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다음 전당대회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양쪽 다 당권을 차지해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욕심뿐인 것 같다. 친윤계 핵심들이 여전히 기득권을 누리고 있으니, ‘당 해체 수준의 혁신’을 주문하는 외부 목소리가 당 운영에 반영될 수가 없다. 오는 16일 선출되는 원내대표도 친윤계가 맡게 될 경우, 국민의힘 혁신은 요원해진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다수당인 민주당은 거리낌 없이 입법 독주를 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3대 특검법안(채상병·내란·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할 때도 주진우 의원 혼자 반대토론을 한 것 외에는 모든 국민의힘 의원들이 남의 일처럼 구경만 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어제(10일) 공포된 특검법이 로드맵대로 시행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거 특검 사정권에 놓이게 된다. 특검은 늦어도 한달 뒤인 7월 11일쯤 본격 수사에 들어간다. 특검의 주요 타깃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지만, 국민의힘 인사들도 상당수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 우선 내란 특검법 수사 대상(11개)에는 ‘국회 표결 방해 시도 행위’가 적시돼 있다. 여권에선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불참한 이유를 ‘핵심 친윤계의 의도적인 표결방해행위’로 의심하고 있다. 만약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국회 표결에 불참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내란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김건희 특검법(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도 국민의힘에겐 저승사자가 될 수 있다. 15개 의혹사건으로 구성된 이 특검법에는 ‘명태균 게이트’ 수사도 포함돼 있어 국민의힘에는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으로선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태다.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당이 해산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문제는 민주당이 특검법으로 사실상의 적폐 청산에 들어갔지만, 국민의힘으로선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국회 의석이 여권은 민주당 167석을 포함해 184석인 반면, 국민의힘은 107석밖에 안 된다. 개혁신당과 합치더라도 110석이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정신을 못 차리고 헤게모니 싸움이나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을 보며 국민이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심충택 논설위원

2025-06-10

의정갈등 해법, 정부·의료계 소통에서 나온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지난 9일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국민중심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면 의료계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전 정부가 합리적인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밀어붙였기 의정 갈등 사태가 발생했다”고 했다. 대한의학회는 가장 권위 있는 의학 학회로, 산하에 기초의학 분야 10개 학회, 임상의학 분야 26개 학회를 두고 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강선우 복지위 민주당 간사도 면담을 하고 의정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여당과 의료계가 마주 앉는 것은 처음이다. 의협은 “새 정부가 출범했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정되려면 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어 면담에 나섰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전공의협의회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어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제시할 경우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의료계가 새 정부들어 적극적으로 의정 갈등 해소에 나서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은 1년 사이에 적자가 두 배 늘어났다. 이 때문에 모든 국립대병원이 무급휴가 등을 통해 초긴축 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80% 이상이 수련을 멈추고, 의대생 약 43%가 유급·제적되면서 의료시스템이 망가지기 직전이라는 점이다. 이달말까지 의대생이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2024~2026학번이 예과 1학년으로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정부와 의료계가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그동안 정부·의료계 간 접점이 닫힌 상태에서 의료 혼란이 계속돼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현시점이 의정 갈등 해법을 찾는 골든타임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길 기대한다.

2025-06-10

대구·경북 ‘제조업·수출’ 분야 희비 엇갈려

10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구경북지역 실물경제 동향(2025.6월)’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의 제조업과 수출 등 일부 생산 지표는 선방했으나, 내수 소비와 투자 부문에서는 침체 흐름이 뚜렷했다. 특히 고용 지표와 부동산 지표는 지역 간 온도 차가 컸다. 2025년 4월 기준 대구·경북 지역의 제조업 생산과 수출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으며, 소비와 투자 지표는 양 지역 모두 부진한 성적이었다. 고용 지표는 대구와 경북 간 온도 차가 보였고, 부동산과 물가 역시 약세를 지속했다. 제조업 생산에서는 대구는 감소했지만, 경북은 증가했다. 대구 지역의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03% 감소, 출하도 1.0%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경북 지역은 제조업 생산이 4.8% 증가, 출하도 3.6%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재고는 대구가 0.8% 증가, 경북은 3.6% 감소해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소비·투자의 경우에는 대구 경북 모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소매점 판매는 대구가 6.7% 감소, 경북은 11.8% 감소하며 두 지역 모두 소비 위축이 두드러졌다. 설비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기계류 수입(승용차 제외)은 대구가 1.9% 감소, 경북은 3.0% 감소했다. 건설투자를 나타내는 건축 착공 면적도 대구는 26.9%, 경북은 무려 51.1% 감소해 건설경기 둔화가 뚜렷했다. 수출·수입 지표에서는 수출은 모두 증가하고 수입은 동반 감소했다. 수출은 대구가 3.9% 증가, 경북은 2.7%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은 대구 9.9% 감소, 경북 9.4% 감소로 동반 하락했다. 고용에서는 대구가 하락했지만, 경북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의 고용 상황은 다소 악화됐다. 4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00명 감소, 고용률도 58.4%로 0.1%p 하락했다. 반면 경북은 1만 4000명 증가, 고용률은 65.0%로 0.6%p 상승해 고용 여건이 개선됐다. 물가·부동산은 상승 폭 둔화 속 내림세가 지속됐다. 소비자물가는 대구가 2.0% 상승, 경북은 1.8% 상승하며 전월(각각 2.3%, 2.0%)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4% 하락, 경북은 0.2% 하락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지역경제의 한 전문가는 “지난 수개월의 대구 경북 지역 실물 경제지표의 흐름을 볼 때 지역 제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제조업-고용-소비로 이어지는 지역 경제의 선순환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는 철강, 자동차부품 제조 등 당장 트럼프 관세의 영향을 받는 업종부터 서둘러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6-10

포항시, 청하~죽장 잇는 국지도 68호선 구간 교통 환경 개선 추진

포항시는 청하면과 죽장면을 잇는 국지도 68호선 수목원로 구간의 교통 불편 해소와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해 국도·국지도 5개년 기본계획 반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당 구간은 청하와 죽장을 연결하는 유일한 간선도로임에도 도로 폭이 좁고 급경사와 급커브가 많아 겨울철 적설·결빙 시 통행이 자주 차단되는 등 상습적인 교통 불편이 이어져 왔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은 물론 경상북도수목원을 찾는 관광객들의 이동에 큰 불편이 발생하고 있어 조속한 도로 개량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시는 이 구간의 개량을 통해 교통 안전성을 확보하고, 상시 통행이 가능한 도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로 여건이 개선되면 주민들의 이동 편의와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경상북도수목원으로의 접근성도 좋아져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시는 이 노선이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요청한 상태다. 포항시 관계자는 “청하~죽장 간 국지도는 두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이자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이용하는 주요 노선”이라며 “국도·국지도 기본계획에 반드시 반영해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지방도 69호선(죽장~달산) 도로공사가 마무리되면 인근 지역 교통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지도 68호선 개선계획이 중장기적인 지역 교통 환경 개선과 교통 연계성 강화를 위한 필수 과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6-10

경북적십자사 2025년 적십자회비 모금액 목표 달성

경북적십자사가 2025년도 적십자회비 모금액 목표를 달성했다. 10일 경북적십자사에 따르면 5월말 기준 목표액인 25억6700만 원을 초과한 26억1800여만 원을 모금해 목표 대비 102.1%를 달성하면서 5년 연속 목표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경북도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나눔에 대한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목표 달성 원인을 분석한 경북적십자사는 “모금된 재원은 재난 발생 시 이재민 지원을 위한 긴급구호활동, 지역사회봉사와 취약계층 지원 등 적십자의 주요 인도주의 사업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북적십자사는 올해 3월과 4월,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에서 경북적십자사는 이재민 긴급구호 활동과 대피소 물품 지원, 구호급식 제공 등 신속한 현장 대응을 펼쳤다. 또한 도내 취약계층 1200세대에 매월 정기적인 생계 지원을 제공하는 ‘희망풍차 결연사업’을 통해 이름 모를 이웃의 삶을 지탱해 주는 희망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은 적십자회비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도주의 사례로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정성이, 재난의 현장에서 생명을 지키고 삶을 이어주는 힘이 되고 있다. 김재왕 회장은 “올해 적십자회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적십자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와 지역사회 나눔문화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최근 경북 산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은 도민 여러분의 참여 덕분에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먼저 돕는’ 인도주의 기관으로서, 회비의 투명한 운영과 책임 있는 활동을 통해 도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10

김천 거봉, 올해 말레이시아 첫 선적···동남아 시장 공략

김천시 농업회사법인 ㈜자연농업 김천지점이 지난 9일 2025년산 포도 중 첫 수확분인 거봉 200kg을 말레이시아로 수출하며, 본격적인 수출의 포문을 힘차게 열었다. 이날 선적을 진행한 농업회사법인 ㈜자연농업 김천지점은 지난해 샤인머스켓 336만9000달러를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하는 등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경북 포도는 경북도의 신선 농산물 수출 확대 전략의 핵심 품목으로 우수한 당도와 저장성, 균일한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과일 시장을 선도 지난해 포도 수출액 4428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연도별 수출액은 2017년 635만 달러, 2019년 1796만 달러, 2021년 3267만 달러, 2023년 3540만 달러, 2024년 4428만 달러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군별 수출 실적은 상주시가 2097만1000달러로 가장 높고, 이어 김천시가 1701만 달러, 영천시 288만4000달러, 경산시 73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국은 대만 1465만 달러, 홍콩 620만9000달러, 베트남 553만8000달러, 미국 504만6000달러, 캐나다 409만2000달러 순으로, 아시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실적은 수출 시점 차별화, 선별·포장 경쟁력 강화, 해외시장 다변화 등 전략적 노력이 대외 경쟁력으로 이어진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경북 포도는 지난해 전국 포도 수출액의 78.7%를 차지하며 전국 1위의 비중을 기록,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수출 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주령 농축산유통국장은 “경북 포도는 품질과 저장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K-푸드 과일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며 “수출과 관련된 생산·유통체계 고도화 및 해외시장개척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출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10

포항시, 포항대학교 재학생 대상 ‘찾아가는 수소 시민 아카데미’ 운영

포항시와 포항테크노파크는 10일 수소에너지에 대한 시민 이해 증진을 위해 포항대학교 수소·전기에너지계열 재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수소 시민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수소에너지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직접 체험을 통해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이론부터 실습까지 다양한 교육 과정이 포함됐다. 참가 학생들은 수소의 기초 개념과 안전성에 대한 교육부터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기술 설명, 소형 키트를 활용한 연료전지 실습, 수소산업 관련 진로 특강까지 풍성한 커리큘럼을 체험했다. 특히 진로 특강에서는 수소산업 동향과 직무 정보가 제공돼 관련 분야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 아카데미는 수소 경제를 이끌어갈 지역 청년들에게 수소산업을 친숙하게 소개하고 진로 방향성을 제시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수소산업의 대중화를 위해 시민과 청년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포항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수소산업 기반 조성과 전문 인력 양성은 지역 산업 생태계의 핵심 요소”라며 “기술 인프라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 산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항시는 앞서 포항대학교와 수소에너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포항대학교는 2025학년도부터 관련 학과명을 ‘수소전기에너지계열’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6-10

국회 산불특별위 ‘초대형 산불 특별법’ 본격 논의

국회가 10일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 2차 전체회의를 열고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특별법’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산불로 인한 피해 현황과 정부 부처 대처 상황을 점검하고, 발의된 특별법의 제정 필요성과 방향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대체로 이번 초대형 산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하고 실질적인 피해구제 및 복구 지원을 위한 특별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별법을 발의한 이만희 의원과 이달희 의원은 이날 “지방소멸 극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피해복구비 지원 이상의 전향적인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특별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임미애 의원은 “어려운 지방재정을 감안해 산불 피해복구에 정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동 의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기준을 신속히 마련해야 하며, 피해자 인정 방법도 재검토해 피해 복구 지원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종득 의원은 “드론, AI, 대형헬기 등을 활용한 산불예방·대응체계가 지자체와 긴밀하게 연계돼야 하며, 임도 개설을 위한 제약 요인들을 신속하게 해소해 달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안도걸 의원은 “공공 폐기물처리시설 복구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피해기업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바라보는 산에서 돈이 되는 산으로’ 산림대전환을 이루어내고, ‘사라지는 마을을 살아나는 마을로’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사업의 우선 배정, 농·산지전용, 보전산지해제 등 관리 권한의 위임과 규제 완화, 절차 간소화 등의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런 지역재건을 위한 특례들이 특별법안에 반영돼 신속하게 제정되도록 국회와 정부 부처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왔다. 김호진 기획조정실장은 “산불 피해 복구에 보여준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활동과 지원에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법을 통해 피해 복구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고 또, 특별법을 바탕으로 전화위복의 산불 피해 재창조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