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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2026 상반기 신규 단원 모집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2026년 상반기 신규단원을 모집한다. 이번 모집 접수 기간은 내년 1월 5일부터 1월 9일 오후 5시까지이며, 응시 대상은 ‘2026년 1월 기준’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대구시 거주 학생이다. 다만 2026년도 3월 새 학기에 초등학교 3학년 진학 예정자는 응시할 수 없다. 응시원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누리집 채용공고 게시판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제출서류는 응시원서 및 학교장 추천서이다. 실기전형은 오는 1월 10일 오후 2시부터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연습실에서 실시하며, 전형곡으로 초등학생은 지정곡 △내 방 창문에 기대어(김영민 곡) △내 마음의 수채화(서옥선 곡) △꼭 안아 줄래요(윤학준 곡)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중·고등학생은 한국, 독일, 이태리 가곡 중 한 곡을 선택 가능하며, 실용음악 응시자는 자유곡을 준비하면 된다. 초·중·고등학생 공통 과제로 애국가 1절 암보 연주 및 청음과 시창이 있다. 시창은 계명창으로 부르면 된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오는 1월 1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 공고 예정이다. 공고문과 응시원서 및 전형곡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 채용공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사무실(053-430-7397)로 문의하면 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09

대구시, 공공외교 우수기관 선정

대구시가 외교부 주관의 ‘2025년도 공공외교 우수사례 공모’에서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페스티벌 해외 진출 공연 성과로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외교부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국내외 기관 협업을 통한 공공외교 성과와 글로벌 이슈 관련 공공외교 추진 사례를 공모·평가했으며, 총 10개의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대구시는 ‘오페라의 선율로 여는 글로벌 문화외교의 새로운 장’을 주제로, 지난 7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페스티벌 해외 진출 공연을 우수사례로 제출해 외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사아레마 오페라페스티벌(7월 22일~26일)’은 대구시의 이례적인 대규모 공연단 파견(142명)과 함께 에스토니아 문화부, 국립극장(에스티콘서트, Eesti Kontsert), 주에스토니아 대한민국 대사관 등 기관과 단체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축제 성과를 극대화했다. 대구시 공연단은 윤이상의 ‘심청’ 등 5개의 작품을 제작·공연해, 수준 높은 작품성으로 전석 매진과 현지 언론의 극찬을 이끌어 내며 K-오페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축제 기간 동안 에스토니아 총리, 문화부 장관, 14개국 대사 및 외교관 등 고위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에스토니아와의 외교적 유대 강화와 문화 교류 활성화를 이끌었다. 이후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9월 26일~11월 8일)’ 기간 중 개최된 ‘영 아티스트 캐스팅 오디션(10월 24일~25일)’과 ‘글로벌 오페라 포럼·마켓(10월 27일)’에는 에스토니아의 케르투 오로(Kertu Orro) 에스티콘서트 CEO가 참석해 지속적인 오페라 협력사업을 논의했다. 11월에는 탈린 음악사절단이 대구 주요 공연장과 예술기관을 방문했다. 또 대구시와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6년 세계 최대 규모의 극장인 중국국가대극원(NCPA)과 초대형 오페라 ‘리골레토’ 공동제작·배급을 추진한다. 이재성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K-오페라를 통한 다양한 국가들과의 문화 외교 활동을 강화해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09

대구시, 동절기 식중독 예방 총력⋯취약시설 709곳 점검

대구시가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 증가에 대비해 10일부터 이듬해 2월 27일까지 80일간 위생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유관기관 합동점검에 나선다. 이번 점검은 급식에 제공되는 식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위생 취약시설의 예방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병원·산업체 등 급식시설 709개소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대구시와 구·군,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등 민·관 합동점검반은 △소비기한 경과제품 사용 보관 △부패·변질 및 무표시 원료 사용 △비위생적 식품 취급 △조리종사자 건강진단 이행 여부 △지하수 사용업소의 수질 관리 등 위생 관리 전반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노로바이러스 등 겨울철 식중독 예방을 위한 위생수칙 홍보 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으며, 전염력도 매우 강해 집단생활이 이뤄지는 시설에서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시는 점검 중 보존식 미보관, 소비기한 경과제품 보관 등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행정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권율 대구시 위생정책과장은 “겨울철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은 시기인 만큼 취약시설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 집단식중독 발생을 예방하고,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급식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된 동절기 점검에서 730개소를 점검한 결과, 4건의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 주요 위반 사항은 △보존식 미보관 △소비기한 경과 제품 보관 △시설 기준 미준수 △소재지 변경 미신고 등이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09

대구시,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대구시가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과 함께 9일 수성알파시티 내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에서 ‘2025년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주요 기관과 지역 블록체인 기업들이 참석했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을 통해 개발된 블록체인 기술이 시민 생활에 미치는 변화를 공유하고, 지역 블록체인 기업들의 성장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성과공유회에서는 행정, 의료, 교육, 반려동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접목한 시민 체감형 서비스가 소개됐다. 행정 분야에서는 루트랩과 디엑스웍스가 ‘내 손안의 디지털 행정서비스’를 통해 정부24 전자문서지갑과 다대구앱을 연계한 원스톱 민원 처리를 구현했다. 드림아이디어소프트와 이튜는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민참여형 디지털 나눔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드림빌더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학교 문서발급 신뢰 체계’를 구축하고, 더블엠소셜컴퍼니는 ‘시험·평가 신뢰 서비스’를 소개해 교육 현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생활 및 산업 혁신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토마스톤은 ‘AI 구강관리 리워드 서비스’를 선보였고, 푸딩은 ‘블록체인 기반 상생 포인트 서비스’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도모했다. 또 투비스는 ‘환자 중심 재활치료 이력 분산 저장 서비스’를, 디엑스웍스는 자원 순환을 돕는 ‘디지털제품여권 서비스’를 각각 공개했다. 반려동물 및 콘텐츠 분야에서는 비욘디가 ‘AI 기반 반려동물 분산신원인증(DID·Decentralized Identity) 서비스’를, 니어네트웍스는 ‘반려견 마이크로칩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와이디자인랩은 ‘DID 기반 작품 인증 및 유통 플랫폼’을, 멜라카는 ‘그래피툰 저작권 서비스’를 소개했다. 참여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상용화 △국내외 시장 진출 △외부 투자 연계 등으로 33명의 신규고용과 17억 원의 투자유치, 14건의 특허 출원 등을 달성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는 대구시의 디지털 혁신 선도와 함께 지역 ABB(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동현 대구시 ABB산업과장은 “대구시는 블록체인 기반 시민체감형 다대구앱 서비스,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 개소, 블록체인 융복합 타운 조성 사업 등 연속성 있는 사업 추진을 통해 블록체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확대와 기업 성장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09

대구소방, 27년 만에 119종합상황실 새 청사로 이전⋯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대구소방안전본부가 27년 만에 119종합상황실을 새 청사로 이전하면서 재난 대응 지휘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이번 이전은 119신고전화가 단 한 순간도 끊기지 않는 ‘무중단 이전’ 방식으로 이뤄져 재난 대응의 연속성을 지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9일 대구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119종합상황실을 기존 북부소방서(북구 칠성동)에서 대구소방안전본부 청사(달서구 죽전동)로 전면 이전했다. 앞서 소방안전본부는 2023년 12월 행정 부서를 먼저 죽전동 청사로 이전했으며, 약 2년 만에 상황실까지 같은 공간으로 통합함으로써 재난대응 컨트롤타워 기능을 완성했다. 기존 칠성동 상황실은 공간 협소와 노후화된 시스템으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새 청사 구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소했다. 새 119종합상황실은 지상 3층, 연면적 928㎡ 규모로 마련됐으며, 분리 운영되던 종합상황실과 지휘작전실을 하나로 통합해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구축했다. 고화질 대형 상황판과 확대된 신고 접수대를 통해 신고 폭주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신고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다.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독립 청사 이전으로 소방정보 시스템이 고도화되고 직원들의 근무 환경도 개선됐다”며 “대구시민들에게 더욱 높은 수준의 119서비스로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9

대구시의회 예결특위, 신공항·신청사 건립 예산 집중 질타

9일 열린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신공항 건설, 신청사 이전 등 대구시가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이다. 황순자(달서구) 의원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 신공항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매우 심각하다”며 “지난 10월 대통령이 직접 ‘재정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음에도 기획재정부 운영계획에는 관련 항목이 없다. 약속이 말뿐이었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정기 대구시 권한대행은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 2795억 원과 금융비용 87억 원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기재부의 세부 검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기재부가 ‘재정지원 방안을 반드시 마련하라’는 부대의견을 명시한 것은 큰 의미다. 조만간 기재부·국방부·대구시가 협의해 재정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답했다. 신청사 건립 문제에 대해 황 의원은 “신청사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달 설계 공모까지 마쳤지만, 향후 4년간 4000억 원 규모의 재원 확보가 관건이다. 공유재산 매각이 계속 미뤄지는데 향후 재원 마련이 불투명하다”며 “대통령이 최근 ‘공공자산 헐값 매각 금지’를 지시한 상황에서 무리한 매각은 더욱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권한대행은 “현재 예치금 650억 원이 있어 내년까지는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지방청사 정비 지원사업 등 저리 차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좌초된 데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황 의원은 “한때 ‘인구 500만 메가시티’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지금은 장기 미제로 끝났다”며 “대구시가 전시성의 보여주기식의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그는 또 “대구시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하기 위해서 전담 부서 계획을 잡고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인력을 배치하고도 수차례 조직을 개편하면서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 하고 있다”면서 “집행부는 늘 ‘준비하겠다,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한다. 대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는 행정 역량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09

호박전

어떤 기억은 시도 때도 없이 삶의 틈으로 스며들어 내가 오래전 잊었다고 믿었던 자리에 조용히 자리를 펴고 앉는다. 나에게 호박전은 그런 기억의 문을 여는 열쇠와도 같다. 사소하고 투박한 음식에 불과하지만 그 음식이 지닌 따뜻함만큼은 내 생애를 따라 부유하며 계절의 냄새처럼 되살아난다. 결혼하기 전, 아버지는 해마다 초가을이 기울어질 때쯤이면 누런 늙은 호박을 하나씩 들고 들어오셨다. 마당에서 호박을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다독이는 듯했다. 아버지가 호박을 가를 때마다 단단한 껍질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어쩐지 집 안의 고요를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장독대의 숨결처럼 어디 선가부터 천천히 일어나는 생명의 소리 같았다. 아버지는 늘 같은 방식으로 호박의 속살을 퍼냈다. 숟가락을 깊이 밀어 넣은 뒤 흩어지지 않도록 살짝 비틀고 그러고는 한 줌씩 그릇에 고이 담았다. 그 단순한 동작에 담긴 인내와 다정함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아버지가 부엌으로 들어가면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후라이팬 위에서 호박전이 반질한 표면을 드러낼 때 집은 한순간에 축제 같은 온기를 머금었다. 아버지는 완성된 호박전을 내 앞에 놓으며 항상 같은 말을 덧붙였다. “뜨거우니 조심해서 먹어라.” 그 말은 사실 ‘너를 위해 만들었다’는 아버지의 또 다른 말이라는 것을 나는 어른이 되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결혼 후 집을 떠난 뒤, 호박전은 내 삶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누구도 내게 해주지 않았고, 스스로 찾아서 해 먹을 마음도 없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니면 그 시절의 냄새를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나는 오랫동안 아버지의 호박전을 잊으려 했다. 마치 그 맛을 잊어버리면 그 시절도 사라질 거라 착각하듯.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둔 친구가 내게 호박전을 해 주었다. 어설픈 모양이었지만 젓가락을 들려는 순간 밀려드는 감정에 숨이 멎을 듯했다. 기름 냄새와 부드러운 감촉, 달큼한 향이 한꺼번에 스며들었다. 호박전을 한 입 베어 넣는 순간 아버지가 호박을 긁던 모습, 그릇을 기울여 반죽의 농도를 맞추던 손끝, ‘뜨거우니 조심해’라고 말하며 나를 바라보던 얼굴이 겹겹이 떠올랐다. 그 기억의 정경이 너무도 선명하여 마치 바로 어제 있었던 일처럼 가슴이 찌르르 저려왔다. 음식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하다. 말보다 앞서 마음을 건드리고 논리보다 먼저 어떤 진실을 들춰낸다. 한 접시의 음식에는 누군가의 손길과 시간, 그가 품고 있던 생각들, 꾹 눌러 담은 마음의 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리움도, 체념도, 오래된 사랑도, 때로는 잃어버린 것들의 그림자까지도 그 속에 담겨 있다. 사람의 삶이란 결국 수많은 맛과 향을 통과하며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음식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먹고, 서로의 마음을 삼키고, 서로의 과거를 나누며 살아간다. 아버지의 호박전도 그런 것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한 끼의 음식이 아니라 아버지가 나에게 건넨 가장 온순한 형태의 사랑이었다.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 어설프게 감추어 둔 애정, 부드럽게 감싸려 했던 마음이 모두 그 한 장의 노란 전 속에 스며 있었다. 내가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시간을 건너오는 동안 아버지는 너무 많이 늙어 있었다. 이제는 아버지의 호박전을 맛볼 수 없다. 그러나 그 음식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아버지의 손길과 숨결, 눈빛을 함께 떠올린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 장면들은 여전히 따뜻하게 익어가며 때로는 내 삶의 한 귀퉁이를 밝혀준다. 인생의 어느 날, 내가 누군가를 위해 호박전을 부치게 된다면 아버지가 내게 건넸던 그 마음의 결을 조금은 닮아 있기를 바란다. 음식은 결국 이야기다. 음식을 만든 사람의 역사와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순한 언어다. 호박전의 노란 빛이 내게 그러했듯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삶에서 건너온 이야기를 먹고 자라며 다시 누군가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조용히 건네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누런 호박을 가르던 아버지의 손등 위에 떨어지던 햇빛처럼, 그 모든 이야기는 지금도 내 기억 속에서 사르르 익어가고 있다. /김경아 작가

2025-12-09

제7회 대구경북 이업종융합대전 ‘성료’

제7회 대구경북 이업종융합대전이 9일 엑스코 서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대전은 (사)중소기업융합 대구경북연합회가 대구시와 경북도의 후원을 받아 주최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이업종 비즈니스 전시회이다. 전시회에서는 △운반기계장비 전문제조업체 수성F.L △전동모빌리티 전문제조업체 시브코리아 △유압 피팅 및 배관 부자재 전문 제조기업 ㈜세광하이테크 △친환경 화장품 제조업체 ㈜더아인코스메틱 등이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들을 선보여 참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한국소프트웨어기술인협회 노규성 원장이 ‘AI 비즈니스와 AX 전환의 필요성’을 주제로 중소기업 리더십 역량 강화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대전에서는 총 49개 우수융합회 수상기업 중 대구 경제발전에 기여한 4개 기업이 대구광역시장상을 수상했다. 수상기업은 △자동화 기술로 지역 섬유산업 발전에 기여한 ㈜동영어패럴 △분체도장 전처리 원스톱 공정을 갖춘 ㈜성진산업 △한일 비즈니스 활성화를 지원하는 ㈜인터내셔널이음 △초정밀 이송 장치 개발로 국내 장비 발전에 기여한 ㈜디피아이엔이다. 이날 연합회장 이·취임식도 함께 진행됐다. 제23대 연합회장으로 플라스틱 선·봉·관 및 호스 제조 전문기업인 우양신소재의 윤주영 회장이 선임됐으며,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간이다. 김경미 (사)중소기업융합 대구경북연합회 제22대 회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중소기업인들이 함께 성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대구경북 이업종융합대전이 다양한 산업 간 상호 협력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며 “지역 중소기업들이 서로의 기술과 혁신 성과를 공유해 더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09

“4세·7세 고시 금지법 통과, 환영”⋯유치원교사노조 “실효성 확보가 핵심”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이하 유치원교사노조)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4세·7세 고시 금지법(학원법 개정안)’을 환영하며 국회 본회의의 조속한 의결을 촉구했다. 최근 일부 영어학원이 만 4세·7세 유아를 대상으로 레벨테스트를 실시하며 과도한 시험 경쟁을 조장해온 만큼, 이를 금지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노조는 “유아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시험 경쟁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학부모 부담을 심각하게 악화시켜 왔다”며 “이번 개정은 조기 사교육 과열에 제동을 거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일부 조항이 후퇴한 점에 대해 우려도 제기했다. ‘입학 후 수준배치를 위한 시험 금지’ 조항이 제외되고 구술평가가 사실상 허용된 부분은 여전히 편법 레벨테스트의 여지를 남긴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진단평가·인터뷰 형식으로 얼마든지 시험이 재현될 수 있다”며 “법률의 취지가 무력화되지 않도록 하위 규정과 지도·감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치원교사노조는 사교육 과열의 근본 해결책은 공교육 강화라고 강조하며 △학급당 유아 수 감축 △지원인력 확충 △교사의 놀이·학습 지도 여건 개선 △유아 사교육 실태 조사 및 공시체계 구축 등을 정부와 교육청에 요구했다. 또 유치원 명칭의 무분별한 사용, 발달에 맞지 않는 조기학습 프로그램 등도 함께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유아기는 평생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며, 국가가 책임 있게 공교육을 강화할 때 사교육 의존이 줄어든다”며 “정부와 국회가 지속적으로 유아 사교육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9

대구·경북 아파트 분양전망 뚝 떨어져⋯미분양 증가 우려에 지역 분양시장 ‘경고등’

12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66.3으로 하락하며(전월 대비 △5.8p)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의 전망도 동반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의 12월 분양전망지수는 각각 75.0→61.5(△13.5p), 83.3→69.2(△14.1p)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대구·경북의 분양전망이 급격히 악화된 이유로는 지역 미분양 증가와 경기 회복 지연, 금리 부담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구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대규모 공급 여파로 미분양 재고가 늘어난 가운데 규제 완화 기대감에도 매수세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경북 역시 포항·구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수요가 빠르게 되살아나지 못하며 분양 전망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울산(+14.3p)과 대전(+1.5p), 세종(+1.3p)은 전망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업 등 지역 주력산업의 업황 개선으로 실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이 전월 대비 1.6p 오른 101.6을 기록했다. 고환율 장기화로 인한 수입 자재비 상승, 금리 부담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치며 분양가격 상승 압력이 유지되고 있다. 분양물량 전망(84.4, +4.7p), 미분양물량 전망(101.6, +3.1p) 역시 모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분양 전망지수 상승은 지역 간 양극화가 뚜렷해진 결과이다. 서울·경기 일부 지역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권은 미분양이 늘고 있어 분양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공급 부담이 여전히 크고 수요 회복 속도도 더딘 만큼 단기 시장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 이후 입주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공급 기반을 안정시키고 분양시장 정상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9

경북도 북극항로 시대 대비 ‘북극항로추진협의회’ 출범

경북도가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9일 ‘경북 북극항로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공식 출범하고,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특화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경북도와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한국해양진흥공사, 고려대, 포스텍, 한국해양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극지연구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영일만항 물류기업 등 정부·학계·연구기관·산업계를 아우르는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극항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된 뒤 경북도의 추진 전략 보고가 이어졌다. 이후 해운, 항만물류, 에너지, 관광, 법률, 인재 양성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추진 방향과 정책 과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경북도는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물류·에너지·철강 벌크화물 중심의 관문 항만 육성, AI 기반 극지연구 산업생태계 조성, 북극경제이사회(AEC) 등 북극권 국가와 국제교류 확대, 북극해운정보센터와 특수선박 유지보수시설 등 국가기관 유치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영일만항이 컨테이너 운송뿐 아니라 철강·에너지 등 벌크화물 운송에 특화된 항만이라는 점에서 북극항로 시대에 다른 항만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포스코 철강산업을 비롯해 이차전지, 해상풍력,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산업을 배후에 둔 영일만항은 북극항로 복합항만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오늘 회의는 항만, 물류,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도 있는 논의로 북극항로 시대 경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북극항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경북의 미래 생존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일만항 북극항로 특화항만 조성을 통해 경북을 넘어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경북 북극항로추진협의회가 북극항로 시대를 맞이하는 경북의 정책 총괄 플랫폼 역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경북도는 지난 9월 환동해지역본부장 직속으로 ‘북극항로추진팀’을 신설해 새 정부의 북극항로 정책에 대응하고 있으며, 영일만항을 북방 물류 거점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09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제작 애니메이션 ‘강치아일랜드‘ , 경북 대표 K-콘텐츠로 기대 ··· KBS 이어 재능TV도 방영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원장 이종수)이 멸종된 독도 강치를 소재로 제작한 독도 생태 모험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아동문학가 고(故) 권정생 선생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에 이어 경북을 대표하는 K-콘텐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도 강치는 한반도 주변에서 서식하던 바다사자로, 일제 강점기 남획으로 인해 1950~1970년대에 멸종됐다. 진흥원은 9일 경북도와 진흥원이 제작 지원하고 ㈜픽셀플레넷이 공동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가 KBS에 이어 10일 재능TV에서 방영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울릉도의 천연기념물인 바다사자(강치)를 소재로 해, 독도와 바다를 지키는 다섯 마리 강치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독도를 지키던 강치들이 마법학교에서 수호 마법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바다 생태계 캐릭터들과 함께 자연의 가치를 전달한다. 지난 11월 5일 KBS 2TV 첫 방영 이후 독도의 중요성을 어린이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며 주인공인 강치를 비롯해 독도새우와 괭이갈매기, 섬기린초 등 실제 독도 생태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이 캐릭터로 등장해 재미와 교육을 함께 안겨준다. 진흥원은 재능TV 방영 이후 OTT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통을 확대해 더 많은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독도의 아름다움과 해양 생태계의 소중함을 알릴 계획이다. 또한, 경북도청에는 ‘강치 아일랜드’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KBS 방영으로 인지도를 확보한 데 이어, 재능TV를 통해 독도 콘텐츠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사랑받는 캐릭터로 성장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2030 포항 도시관리계획(재정비)안’ 지역사회 거센 반발···형평성·미래전략 부재 논란 확산

포항시가 공개한 2030 도시관리계획(재정비)결정(변경)(안) 주민 열람자료가 지역사회 전반에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공람 자료에 포함된 용도지역 조서에 나타난 도시지역 내 용도지역 및 지구단위계획 구역의 조정 내용(50만4853㎡)에 대해 시민 사회와 전문가들은 포항의 산업·경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졸속으로 작성됐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한다. 특히 과거 2011·2020·2025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점이 이번에도 동일하게 반복됐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포항은 철강산업 중심의 기존 도시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차전지·수소·바이오·AI 및 디지털 융복합·철강 고도화 등 미래 산업으로 재편되는 산업 생태계 변화가 이미 본격화됐음에도 이번 도시관리계획안에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도시 공간 전략에 녹여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 인구구조 변화와 청년층 유입 전략, 정주환경 개선, 교통망 확충 등 도시의 ‘핵심 미래 의제’가 빠졌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지금 이 시점에 이런 계획안을 위해 15억 4000만원의 막대한 세금을 집행한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시민 여론이 더욱 악화한 이유는 포항시가 별도로 7억 원을 들여 발주한 ‘포항 신산업 개발전략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의 주요 내용 마저 이번 계획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용역은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공간 구상, 신산업 배후 용지 확보, 미래 교통체계 구축, 산업-주거-도심 기능 재배치를 포함한 종합 도시 전략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번 도시관리계획안에는 해당 내용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 ‘계획 따로, 실행 따로’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계획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도시의 미래 수요 예측 실패’를 꼽는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면 기업 입지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다시 신규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는데 현재 계획안에는 이러한 변화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도시계획은 단순히 용도지역을 나누는 작업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그리는 청사진이어야 한다”며 “항간에서는 ‘이번에 도시계획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계획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벌써부터 민원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큰 민원이 집중된 장성동 유류부지 일원의 경우 이번 계획안에서 또다시 제외되면서 지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장성동 유류부지 일원은 50년 넘게 국가 기간산업 시설인 유류저장시설이 존치하면서 주변 토지 소유자들이 개발 제한과 재산 가치 하락 등 직·간접 피해를 받아온 대표 지역이다. 이곳은 포항 북부권 도시계획의 비효율성과 불합리성이 집중되는 상징적 지역으로 꼽히지만, 이번 재정비안에서도 개발 가능 지역에서 제외되면서 수십 년 방치된 민원을 포항시가 또다시 외면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장성동 일대 주민들도 “포항 북구의 발전을 가로막아온 핵심 장애물을 해결하지 않고 다시 10년을 넘기겠다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새롭게 지정된 5개 지구 가운데 장성동 692-4번지 포항농협 소유 토지(3만6453㎡)가 포함된 것이다. 해당 부지는 이미 8264㎡규모의 건축 및 개발행위가 이뤄져 농협 카페와 자재판매시설이 운영되고 있어 사실상 추가 개발 여지가 적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그런데도 이번 재정비안에서 이 토지만 따로 떼어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포함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수십 년 개발 제한 속에 피해를 본 토지는 또 제외시키고, 이미 개발이 이뤄진 특정 소유 토지만 지구단위계획에 포함시킨 것은 누가 봐도 특혜”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도시관리계획안을 살펴본 주민 A씨는 “도시의 미래 발전과 합리적 토지 이용을 위해 15억 원 넘는 예산을 들여 만든 계획이라 기대가 컸는데, 막상 결과를 받아보니 어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향후 최종안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많이 담겼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 B씨도 “이번 2030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이 포항시의 미래 산업·도시 전략 부재와 핵심 지역현안 미반영, 그리고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향후 공청회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충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항시가 이번 공람 기간을 통해 제기된 시민 의견을 투명하게 수렴하고, 근본적인 계획 보완에 나서지 않을 경우 도시의 미래를 또다시 10년 뒤로 미루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며 “최근 2회 용역비 22억 원 이 아깝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그에 맞는 작품을 포항시가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12-09

경북농업기술원, 경주서 5개국과 국제연구 성과 공유

경북농업기술원이 기후변화 시대 농업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연구기관과 손을 맞잡았다. 농업기술원은 9일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2025 경북농업 국제학술심포지엄’을 열고 유럽·동남아 등 5개국 농업 연구진과 국제공동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기념해 경주에서 마련됐으며, 국제행사 후속 교류 확대와 글로벌 농업 연구 네트워크 강화를 목표로 추진됐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튀르키예 중앙원예연구소, 베트남 과수채소연구소, 루마니아 포도연구소,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 몽골 국립생명과학대학 연구진 등이 참석했다. 각국은 △유기농 핵과류 재배기술 △채소 신품종 공동육성 △곰보버섯 유전자원 수집평가 △건조감 시장성 및 현지 건조기술 △포도 유전자원 수집평가 △몽골 딸기 재배 시스템 구축 등 수행 연구를 발표했다. 올해 대표 성과로는 튀르키예 곰보버섯 2계통 품종보호출원, 루마니아 포도자원 국내도입 추진, 세계푸드이스탄불 전시 참가를 통한 한국 건조감 기술 홍보 등이 소개됐다. 또 경북도는 내년부터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과 과채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은 “APEC 개최로 높아진 국제적 관심을 계기로 농업연구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기후 위기 대응과 기술 혁신을 통해 경북농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2-09

다큐 앵글에 담긴 포항·경주 해파랑길

포항MBC가 오는 13일 오전 10시 동해안의 아름다운 길을 입체적으로 기록한 초고화질(UHD) 다큐멘터리 ‘한국의 둘레길’ 8부 ‘해파랑길의 시간’(담당 이수현 PD)을 방송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한국전파진흥협회의 지역·중소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사업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70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도보 여행길로, 동해안의 문화와 자연을 잇는 상징적인 길이다. 이번 편에서는 경주 구간(11, 12코스)과 포항 구간(16, 17코스)의 풍경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담아내어, 시청자들에게 현장의 생동감을 전달할 예정이다. △경주 구간: 천년의 시간이 빚은 자연 미학 경주 구간은 고대 신라의 유산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문무대왕릉의 장엄한 일출로 시작해 파도와 암석이 만들어낸 ‘전촌용굴’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카메라 앵글은 육지와 바다를 넘나들며 생생한 풍광을 포착했다. 특히 감포 해녀들의 성게 채집 현장과 에메랄드빛 바다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하며,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스킨스쿠버의 ‘수중 플로깅’ 활동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한편,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있는 감포 ‘깍지길’은 적산가옥과 100년 된 목욕탕을 리모델링한 카페 등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의 야경 아래 프랑스,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서 온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탑돌이’ 장면은 신라 시대 정취를 되살린다. 이 구간에서는 골굴사 선무도 수행자들, 시각장애인과 활동지원사, 감포 해녀들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각자의 삶의 궤적을 길 위에 새겨 넣는다. 이들은 단순한 탐방객이 아닌, 역사와 자연, 문화를 매개로 서로의 이야기를 교감하며 ‘함께 걷는 길’의 의미를 되새긴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모습은 포용적 사회를 향한 작은 실천으로, 길 자체가 주는 치유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포항 구간:산업도시에서 SF적 상상력의 무대로 포항 해파랑길은 철강 산업의 도시 이미지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는 코스다. 울창한 송도 솔밭과 도심 속 ‘철길숲’은 산업시설과 녹지가 조화를 이룬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특히 밤이 되면 영일대 해수욕장의 화려한 조명과 ‘우주 문어’를 연상시키는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가 철강공단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세계적 문학상 인 부커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은 SF 소설가 정보라는 이곳에서 “SF적 영감이 샘솟는 도시”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MBC 8개 사가 공동 제작한 ‘한국의 둘레길’ 프로젝트는 부산 갈맷길부터 시작해 여수 금오도 비렁길, 안동 외씨버선길, 제주 올레길, 대구 팔공산 둘레길, 목포 서해랑길, 대전 내포문화숲길, 포항·경주 해파랑길 등 전국 1340km의 수려한 둘레길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번 편 내레이션은 ‘쓰저씨’(쓰레기 줍는 아저씨)로 잘 알려진 배우 김석훈이 맡아 따뜻하고 친근한 목소리로 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동해안의 푸른 길 위에서 펼쳐지는 사람과 자연의 교감을 통해 시청자들은 안방에서도 여행의 설렘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가장 강렬한 비극 ‘맥베스’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성석배)은 17일부터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제60회 정기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대표 비극 ‘맥베스’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압축해 러닝타임 100분으로 재구성했으며, 인간의 욕망과 파멸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맥베스’는 권력에 대한 탐욕이 인간을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대구시립극단은 대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원근감을 극대화한 무대 디자인과 조명·영상·특수효과를 결합해 현실과 환영, 빛과 어둠의 대비를 선명히 표현한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와 세밀한 감정선은 맥베스의 내적 갈등과 광기의 심화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귀환하던 중 세 마녀로부터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아내 맥베스 부인의 부추김으로 왕 던컨(천정락 분)을 살해한 그는 왕관을 차지하지만, 끊임없는 불안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점차 광기에 빠져든다. 권력을 지키기 위한 추가 살인과 공포 정치는 결국 그를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 성석배가 연출을 맡고 대구시립극단 전 단원과 객원배우 27명이 출연한다. 주요 배역으로는 맥베스 역 김동찬, 맥베스 부인 역 김효숙 외에도 던컨 역 천정락, 벤쿠오 역 강석호, 세 마녀 역 백은숙·김경선·박다인 등이 합류한다. 성 감독은 “'맥베스'는 욕망이 삶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고전 비극의 강렬한 에너지를 직접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연 시간은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며 중학생 이상 관이 가능하다. 예매는 NOL.ticket (1544-1555), 대구문화예술회관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 다섯번째 무대

오는 13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리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 다섯 번째 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이번 무대는 김영욱·김재영·전채안·윤은솔 등 국내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4인이 협업해 르클레르, 비오티, 봄, 라흐너, 당클라의 명곡을 연주하며, 바이올린 앙상블의 정수를 선사한다. 공연은 캐나다 출신의 고전주의 작곡가 장-마리 르클레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E단조’로 문을 연 뒤,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비오티의 ‘바이올린 2중주 G장조’가 이어진다. 특히 비오티의 작품은 당대 유럽 궁정 음악의 우아함과 기교가 돋보이는 곡으로, 두 연주자의 섬세한 호흡이 기대된다. 이어서 독일 작곡가 카를 봄의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4중주 G장조’가 연주된다. 봄은 베토벤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실내악의 완성도를 높인 인물로, 이 곡은 네 대의 바이올린이 펼치는 치밀한 대위법과 선율의 유려함이 특징이다. 이어 오스트리아 작곡가 이그나츠 라흐너의 ‘현악 4중주 G장조’가 연주된다. 라흐너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계보를 잇는 고전주의 작곡가로, 이 곡은 균형 잡힌 구조와 명쾌한 선율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바이올린 4중주에서 현악 4중주로의 편곡 버전이 연주될 예정이어서, 현악기의 풍부한 음색을 감상할 기회다. 공연의 대미는 당클라의 ‘베네치아의 사육제’가 장식한다. 체코 출신의 현대 작곡가 당클라는 나치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 비극적 인물이지만, 그의 음악은 베네치아의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경쾌한 리듬과 즉흥적 변주로 풀어냈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김영욱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뮌헨 국립음대를 졸업했으며, 쥬네스·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노부스 콰르텟으로 활동 중이다. 김재영 역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뮌헨 국립음대 출신으로, 그리스·윤이상 콩쿠르 입상과 함께 베를린 필하모니 등 세계적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윤은솔은 부산·중앙음악콩쿠르 1위, 이탈리아 포스타치니 국제콩쿠르 우승 경력으로 아벨콰르텟 멤버이자 연세대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전채안은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와 ARD·모차르트 콩쿠르 입상으로 주목받으며 아레테 콰르텟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진행을 맡고 있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은 월간 ‘그라모폰 코리아’ 편집장과KBS 클래식 프로그램(FM·TV) 작가 등으로 활동했으며, 저서로는 ‘전설 속의 거장’, ‘베토벤의 커피’, ‘클래식이 좋다’ 등이 있으며, 서울·천안·대전 등 전국 각지의 문화기관에서 강연하며 청중에게 음악의 깊이를 전달한다. 그는 당대의 예술가를 철저하게 분석해 인문학 서적에서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이야기에 섬세한 해설을 더하면서 곡의 이해와 감동을 배가시키고 있다. 공연은 전석 2만원이며,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상세 공연 정보 문의는 1599-4925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겨울에 맛있는 무떡

오랜만에 김장을 했다. 시어머니가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김장 같은 대소사를 접었었다. 친정엄마의 다급한 연락을 받고 달려가니 거실에 붉은 양념 다라이가 우릴 반겼다. 소금에 절였다 물기를 뺀 배추에 양념을 발라 통에 넣으며 사이사이에 숭덩 썰어서 아이 주먹만 한 무를 박았다. 시원한 맛이 배로 늘어난다. 끝나고 삶은 고기를 싸서 먹으니 겨우살이 준비를 끝낸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손에 친정엄마가 미리 해놨다 들려 보낸 김치 종류는 몇 가지 더 있다. 총각김치, 물김치, 오그락지까지 바리바리 싸 주셨다. 한동안 반찬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겨우살이 채비로 먹거리 준비가 1순위다. 어린 시절 안동에서는 밭에서 배추 무를 뽑아 일단 밭에 묻어두었다. 날이 따뜻한 날은 양지쪽에서 무를 납작납작하게 썰어 말렸다. 새들하게 시들었다 마르면 광에 따로 보관했다. 그렇게 말린 무를 물에 불렸다가 갖은양념을 더해 꼬들꼬들한 무말랭이를 만든다. 안동에서는 ‘곤짠지’라고 불렀다. 무가 시들하게 골았으니 ‘곤’ 소금에 절인 짠 김치 종류이므로 ‘짠지’를 붙여 곤짠지다. 포항에 오니 ‘오그락지’라 불렀다. 무가 물기가 빠져 모양이 오그라들었으니 직관적인 이름이다. ‘무말랭이’보다 맛있어 보인다. 겨울엔 무가 여러모로 쓰인다. 뒤뜰에 구덩이를 파서 묻어두고 국을 끓이면 달큰한 맛이 났고, 생채로 먹고 긴긴밤 고구마와 더불어 깎아 먹는 간식이기도 했다. 채소가 부족한 겨울에 배추전 무전을 해서 영양의 균형을 맞췄다. 무를 썰어서 앉힌 밥에 양념장을 더해 비벼 먹으면 이가 약한 할머니도 편하게 드셨다. 포항에 무떡이 맛있는 떡집이 있다. 떡 만들기가 어려웠던 어린 시절엔 구경도 못 해서 무떡을 먹어보지 못했다. 지인이 사 와서 먹어보라고 해서 첫 대면을 했다. 흰팥고물을 가득 묻힌 떡을 한입 베어 물자 이가 자동으로 쑥 들어갔다. 몰캉한 식감과 달달한 무맛이 입안에 번졌다. 무떡이 이 맛이구나. 무떡 맛집이 어디냐고 물어 찾아갔다. 효자 시장 안에 자리한 ‘그린 떡방앗간’이었다. 전날 무떡 한 되를 해달라 미리 맞춰 놓았더니 시루에 막 찌는 중이었다. 가게는 기계가 많았지만, 전체 기계를 스테인리스로 만들고 기계 벨트는 차인 벨트로 사용하여 불필요한 실내 공간을 최소화하였으며 도시가스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어 실내가 한층 청정했다. 포스코에 다니던 남편이 은퇴하면서 처가에서 운영하던 이곳을 물려받아 함께 운영 중이다. 떡 만드는 아내를 위해 식히는 기계도 만들었고 가게 앞에 무인 판매대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곳은 1970년부터 한결같이 떡방앗간을 운영해 왔다. 처음에는 떡과 참기름, 고춧가루 등 시골 방앗간처럼 운영하였으나 지금은 떡만 전문으로 한다. 주로 단골손님께서 쌀 가지고 떡 하러 많이 오고 오래전부터 맞춤식 떡을 주로 한다. 무떡 말고도 솜씨 좋은 안주인의 손에서 빚어지는 떡이 많았다. 무떡 시루가 김을 술술 풍기며 나왔다. 잘라서 한 개씩 자동으로 포장하는 모습도 재밌다. 포장하는 사이 쑥떡이 다 되어 나오니 한 조각 떼서 맛보라며 건넸다. 주인장이 슬쩍 건네서 가볍게 받으니, 손이 뜨거워서 잡고 있기 힘들었다. 역시 오래 일해서 세월의 굳은살이 박여서 뜨거운 것도 아무렇지 않았나 보다. 겨울 무가 맛나듯이 무떡은 봄이 되면 주문을 받지 않는다. 김장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나니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다. 그린 떡방앗간:포항시 남구 효자동길 10번길 6, 054-277-6326, 매일 오전 8~ 오후 5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문을 닫으니 참고하시길. /김순희 시민기자

2025-12-09

지금, 달리는 중입니다

천만 러너시대, 요즘은 어딜 가나 달리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공원이나 해변가, 심지어는 길을 가다가 도심 도로에서도 달리는 사람을 본다. 시간과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러닝화를 신고 복장을 갖춰 입은 사람부터 편한 복장 차림으로 달리는 사람도 있다. 혼자서 달리기도 하고 여럿이 함께 뛰기도 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달리기 열풍,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러너’들의 세상이다. 시민기자도 지난여름부터 달리기 열풍에 합류했다.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이어 나가려면 무엇보다 좋은 체력이 필요했다. 필라테스는 그만한지 오래고 배드민턴도 꾸준히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게 ‘달리기’였다. 말 그대로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니 안성맞춤 운동이었다. 러닝화와 무릎보호대를 장만해서 마음먹은 그날부터 저녁을 먹고 동네 한 바퀴를 달렸다. 시간이 될 때는 아이와 같이 달리기도 했다. 저녁에 밖에서 달리다 보니 혼자가 아니었다. 같은 시간에 걷는 사람들 사이로 달리는 사람 2~3명 정도는 자주 마주쳤다. 동네 가까이에서도 달리기 열풍을 느끼는 순간이다. 달리는 인구가 많아지니 마라톤 대회도 전보다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접수부터가 엄청난 경쟁이다. 시민기자도 지난 9월에 처음 참여한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기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움을 한 몸에 느꼈다. 많은 인파에 놀랐지만, 가족 단위로 많이 참가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빨리 달리는 기록 경쟁이 아닌 완주를 목표로 달렸다. 5km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달리고 심지어는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함께 달린 젊은 엄마도 여럿 보였다. 지금은 자연스레 달리기가 ‘핫’한 운동이 되었지만, 언제부터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 동참하게 되었을까. 아무래도 그 시작은 팬데믹 시절이 아닌가 한다. 인원수 제한이 있던 시절, 야외에서만큼은 제약이 없었다. 건강에 관심이 높았던 시절이었고 전문가들은 답답한 집보다 바깥에서 활동을 적극 권장했다. 포항에서는 스페이스워크가 개장하기 전 환호공원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 기억한다. 달리기도 이때쯤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지금은 걷고 달리는 사람들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달리기는 헬스장이나 다른 운동처럼 등록이 필요 없다. 특별한 기구도 필요 없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달릴 수 있다. 시작할 때 간단하게 러닝화 정도만 있으면 된다. 시간에 제약이 없어 직장인도 시간이 되는대로 달릴 수 있다. 그리고 달리는 거리도 자신이 편하게 정하면 된다. 마라톤 대회도 풀코스가 부담스러운 아마추어 러너에게 하프 코스(21.0975km)와 10km, 5km의 다양한 코스가 마련되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직접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보니 기록 경쟁보다는 가족들과 즐겁게 완주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달릴 때 스치는 송도 해변 풍경에 스트레스가 사라져 기분도 시원했다. 완주 메달을 받은 참가자들은 일상의 작은 성공의 기쁨을 맛보고 건강도 함께 따라오게 했다. 김선경(52·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는 “러닝크루에 침여해 경주에도 갔었다. 처음엔 조금 힘들었지만 끝까지 뛰었다. 달리고 나서 쾌감이 무엇보다 컸다. 목표했던 다이어트도 성공해 기뻤다. 이제는 10km 정도는 어렵지 않게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12-09

달콤한 부사 하나 맛보실래요?

늦가을에 접어들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사과는 붉게 튼 아이볼처럼 발그레 익어갔다. 근심어린 모친의 표정에도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여름내 매끄럽기만 하던 열매의 바닥도 거칠어져 간다. 부사는 일본어로 후지로 일본에서 들여온 사과 품종 중 하나다. 일본에서는 별도의 한자 표기 없이 히라가나로 표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후지산의 한자를 따와 부사라고 표기하고 있다. 박정희 정부 때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국내로 도입되었다. 가장 크고 가장 맛있는 사과라는 이유였다. 부사는 광택 나는 붉은 껍질에 단단한 과육을 가졌으며 과즙이 풍부하다. 위는 붉고 아래쪽이 살짝 노르스름하며 거친 것이 가장 맛있다는 게 30년 넘은 과수원집 딸의 소견이다. 과수원을 하기 전엔 주변에서 나눠주는 사과가 대부분이었던 터라 맛 같은 걸 크게 따지지 않았다. 다들 농사를 짓다 보니 저마다 흠과가 나오면 서로 나눠 먹었다.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주기도 했는데 큰 구멍에서부터 작은 구멍까지 저마다 제각각이었다. 벌레가 먹은 과일이 가장 맛있다는 말처럼 썩은 부위가 클수록 더 맛있었다. 그러다 과수원집 딸이 되고부터는 입맛이 무척 까다로워졌다. 아쉬움이 줄어들면 느낄 수 있는 행복도 그만큼 줄어드는 법이다. 어린 청춘의 나무에서부터 과수원이 생겨나고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잡고 있는 오래된 나무들까지 고루고루 결실을 맺어줬다. 올 한해도 참으로 애썼다. 이상 기온탓에 예년에 비하면 갈수록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 그저 받아들이고 있다. 사과는 더위에 취약하기 때문에 여름이 길어진다는 것은 위험신호다. 이래서야 얼마 후엔 망고를 기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부사는 1년 내내 농부의 땀과 바람으로 키워지는 과일이다. 한 계절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다른 농사는 한 계절 정도 쉬어갈 때도 있지만 수확철이 추운 늦가을과 겨울이라 그마저도 쉴 틈이 없다. 봄철엔 이상 저온현상으로 꽃이 못 피거나 혹은 얼어버렸고 여름이 되자 폭우 폭염 등 이상 기후 현상으로 낙과가 늘어났다. 겨우 여름이 지나나 했더니 달력으로는 가을이 훌쩍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찬바람이 불어야 익어가는 부사 입장에선 낭패다. 부사는 찬바람이 세어질수록 과육은 더 단단해지며 아삭한 식감이 더해진다. 열매들은 얼어붙지 않기 위해 힘껏 당도를 올려댄다. 그렇기에 서리가 내리는 계절이 되면 단맛은 더 깊어진다. 부사의 당도와 저장성이 뛰어난 이유다. 올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쪽은 말벌들이었다. 가장 맛있고 가장 좋은 것을 노린다. 포유류에 비해 작은 몸체임에도 불구하고 먹어대는 양이 상당하다. 결국 포획틀이라는 처방이 내려졌고 대략 이주 간 이른 단맛을 실컷 즐긴 말벌들은 자취를 감췄다. 또 다른 포식자가 넘어오기 전에 서둘러 수확에 들어가야 하기에 농부의 손은 바빠진다. 온 계절을 가득 담아낸 부사의 향기는 유달리 진하다. 한 입씩 베어 물때마다 새콤달콤함에 기분도 밝아진다. 2025년도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부사처럼 하루하루가 더 단단해진 한해였길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5-12-09

건강도시 랭크된 수성구

대구 수성구는 비수도권 최고 학군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2024년의 경우, 수성구로 순 유입된 초등학생 수가 서울 강남구에 이어 전국 2위를 마크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입학 시즌이 되면 많은 학부모들이 수성구 쪽으로 이사를 계획한다. 교육열이 높은 학군지로 정평이 나 있다. 학원가가 대거 밀집해 있어 ‘대구의 대치동’이란 별명도 붙었다. 우수한 교육 기반 등 도시 인프라가 좋은데다 전국 유일하게 4대 특구(기회, 교육발전, 교육국제, 문화)로 지정이 된 곳이다. 대구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유일하게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는 지역이다. 당연히 집값도 가장 비싸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전국 252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주민 건강을 조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수성구가 유일하게 건강도시 전국 순위 11위에 포함됐다. 1위는 과천시, 2위 서울 강남구, 3위 서울 서초구 등으로 밝혀졌다. 건강도시 상위 30군 데 중 서울 6군데, 경기도 6군데, 비수도권에서는 경남이 7군데가 포함됐다. 또 비수도권 중에는 부산 2군데, 대구·경북·대전·광주·전남·충남 등은 모두 1군데만 포함됐다. 경북에서는 포항시 북구가 유일하게 포함됐는데, 순위는 30위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건강은 외적 요소인 자연 환경보다 생활습관과 건강 인프라 기반이 좋은 지역이 유리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대구 수성구는 전국 순위로 11번째지만 비수도권에서는 창원 성산구와 부산의 강서구, 동래구에 이어 4위로 조사됐다. 수성구는 교육도시이자 문화예술도시, 부촌도시 등의 이미지에 건강도시란 또 다른 명성을 얻은 셈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2-09

신서혁신도시, 언제 대구의 성장동력 될까

국가 공공기관 10곳이 입주해 있는 대구시 동구 신서 혁신도시가 조성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교육 인프라 부족 등으로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혁신도시가 완성될 당시에는 상주인구 2만2000명이 목표였지만, 현재(6월말) 인구는 1만6818명에 그치고 있다. 혁신도시 거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다 보니, 이사 오는 시민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본지 기자가 혁신도시 중심가에 있는 상가들을 취재한 결과, 평일 점심시간에는 공공기관 직원들로 인해 다소 붐비는 곳이 있지만 저녁과 주말에는 대부분 상가가 손님이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혁신도시 내 상가를 둘러보면 먼지가 쌓여 있는 빈 점포가 즐비하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대구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35.3%에 이른다. 상권 침체는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 혁신도시들이 모두 겪는 현상이다. 김천과 나주 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40%를 넘는다. 대구시민들이 혁신도시 거주를 꺼리는 것은 우선 일반계 고등학교가 없고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에는 1만4000㎡의 학교부지가 있지만 10년째 빈터로 남아있다. 현행법은 학교 설립 시 ‘학령인구’를 반영해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대구의 경우 고등학교를 더 이상 지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대구시교육청이 혁신도시와 가까이 있는 정동고등학교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현 정동고 부지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입주 주민들은 일반계 고교가 없으니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 이사 갈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비수도권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때에는 꼭 현재의 혁신도시 실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이 해당 지역의 성장동력이 되려면 교육·의료·문화 등 각 분야별 생활 인프라가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2025-12-09

대기업 1400조 투자, 5극 3특의 마중물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지난 8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한미관세 협상 후 대기업이 국내에 투자키로 한 1400조원은 5극 3특의 마중물이 돼야 할 것이란 취지의 보고를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하는 5극 3특의 가장 핵심과제는 지역경제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려 있다”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권역별 대기업 투자를 통해 전략산업과 성장엔진을 육성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균형발전은 국가적 생존전략”이라고 말할 정도로 수도권 집중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이날 이 대통령도 “수도권 집중이 이어지면 향후 엄청난 비효율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언급도 했다.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 살고 있고 100대 기업의 80% 이상, R&D 투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쏠려 있는 한 국가 균형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 정부뿐 아니라 역대 정부가 균형발전을 내걸고 각종 정책을 펼쳤으나 수도권 일극 체제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 역시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을 불러오지 않으면 역대 정부의 실패를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의 대기업 1400조 지방투자는 획기적 발상이다. 대기업의 투자가 지방으로 향하도록 유도하는 데는 그만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기업이 원하는 입지를 제공하고, 주택과 교육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대기업의 투자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1400조원의 지방투자가 균형발전을 시동 걸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극 3특은 전국을 5대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나눠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지방정부에 대한 재정 및 권한 확대는 필수다. 동시에 경제 효과를 높일 대기업의 지방투자를 적극 유인해야 한다. 현 정부 균형발전의 모델이 될 5극 3특의 성공은 과감한 패러다임 대전환에 있다. 대기업의 집중 투자가 해답일 수 있다.

2025-12-09

한계에 부딪힌 ‘장동혁 리더십’

사분오열된 국민의힘 내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과 거취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강성지지층에 기댄 그의 행보로 당 지지율이 20%대에서 정체되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당장 보수 안방인 대구·경북(TK) 최다선(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 8일 대구 언론인 모임에서 장 대표를 겨냥해 “지금처럼 윤 어게인 냄새가 나는 그런 방향은 맞지 않다”고 직격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TK 중진까지 장 대표의 노선 전환을 압박한 것이다. 지난 3일에는 원내사령탑인 송언석(김천) 의원도 원내부대표들과 함께 “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며 장 대표와 엇갈린 메시지를 냈다. 소장파가 중심이 된 40여 명의 의원들도 송 원내대표와 같이 반성 메시지를 냈다. 반면, 장 대표는 의원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비상계엄은 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윤한홍 의원(3선)조차 지난 5일 장 대표가 주재하는 당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한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인연,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의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장 대표의 거취 문제를 압박하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의 경쟁력 지표는 당연히 지지율이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은 TK지역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큰 차이로 민주당에 뒤지고 있다. 당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계엄의 늪’에 갇히면서 민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이에 대해 주 부의장은 “정치의 방향은 민심인데 자기편을 단결하는 과정에서 중도가 도망간다면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장 대표를 비판했다. 장 대표가 취임한지는 벌써 100일이 넘었다. 본인 스스로 그동안 이반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윤 전 대통령 면회에 이어 “우리가 황교안이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제1야당을 스스로 고립시켜왔다. 민주당의 입법폭주가 도(度)를 넘고 있음에도, 대다수 국민이 야당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는 것은 장 대표의 이런 태도 탓이 크다. 국민의힘의 내분과 무기력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러한 제1야당의 상황은 여권의 노골적인 삼권분립 위협과 입법폭주에 오히려 동력이 되는 형국이다. 정국이 이런 식으로 흐르면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규정해 당을 해산시키겠다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말이 실제상황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일부의원들이 최근 장 대표에게 ‘내년 2월 설 명절 전’이란 데드라인까지 제시하며 노선 변화를 주문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늦어도 설 명절 전까지는 당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중도층 민심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공감가는 말이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에 걸맞은 지지율을 확보하려면 하루빨리 다른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우선 107명 의원 모두가 한목소리로 국민에게 계엄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당 혁신비전을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5-12-09

AI시대와 세상

행운인지, 불행인지 우리는 역사상 몇 번 되지 않는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변곡점‘을 경험하고 있다. 생각하고, 글을 쓰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존재가 더 이상 우리 인간만이 아닌 세상, 인간에게 필적하는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하는 세상‘을 맞이할 첫 세대가 된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원시시대, 농경시대, 산업화 시대 등 큰 사회적 변화를 거쳐 이제 상상을 초월하는 AI시대를 겪게 되는 것이다. AI시대가 오면, 일은 인공지능 로봇이 하고 인간은 유토피아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판단-분석-결정-창조‘의 영역까지 기계가 동참하는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하는 AI시대, 과거는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는 시대지만, AI시대는 챗GPT를 통해 사고, 기획, 판단 등에 활용하고, 미래는 인간의 ‘두 번째 두뇌‘라 할 정도의 모든 세상에서 AI 역할이 있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일반지능) 시대가 도래한다. 사람처럼 배우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하는 AGI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기존 산업사회와 AI시대를 비교하면, 노동시장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직접 일을 하고, 설비, 자동차 등을 운전하고, 병 진단과 치료 등의 세상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일하고 진단하고 답을 제시하는 세상이 온다. 경험과 직관에서 AI의 예측 분석을 통한 과학적 의사결정, 대량 생산에서 초개인화 생산, 위계형 조직에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형성되어 지금의 조직은 사라진다. 기업의 제조업에서 보면, 스마트팩토리에서 자율공장의 시대로 간다. 불량을 예측하고, 설비 점검 및 고장 예측, 자동 품질 검사, 생산 스케줄 자동화, 조업 패턴 자동 조정과 생산·원가 자동 최적화 등 사람은 작업자에서 개선자, 전략가로 변한다. 금융계는 대출 심사 자동화, 이상 거래 탐지, 세무 자동 신고 등 단순 사무직 대거 축소, 고급 분석 인력만 생존한다. 의료 헬스케어 분야는 AI 영상 판독, 개인 맞춤 치료, 질병 조기 예측 등 의사는 진단에서 치료 전략가로 전환된다. 교육 분야는 AI 튜터가 되어 맞춤 수업이 되고, 교사는 지식 전달자에서 코치. 멘토가 된다. 마케팅, 영업은 고객 행동 예측, 자동 광고 제작, 수주 연결 등 감으로 하던 영업은 데이터로 최적화 된다. AI시대는 일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출근하는 직장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보고와 회의는 AI는 정리·분석·기록, 사람은 판단·결정 등 역할로 나뉘어 보고용 회의에서 결정용 회의로 전환된다. 사람의 가치 기준도 성실함과 전문성에서 창의성, 통찰력, 감정지능으로 변한다. AI가 못하는 것은 공감, 통찰, 판단, 리더십 등이고, 국가 경쟁력은 AI 기술력에 의해 좌우된다. AI시대 산업은 자동화 되고, 일은 지능화 되며, 인간은 ‘의미·판단·책임’을 맡는 존재로 재정의 된다. 개인은 생존을 위해 문제정의 능력, AI활용 능력, 비판적 사고, 감정·관계·리더십 능력이 필요하다. 역사적 큰 변화에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고 준비해서 함께 가는 세상으로 가야 한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12-09

겨울나무를 보며

대설이 지나도 겨울은 포근하기만 하다. 겨울은 추워야 제맛일 텐데 낙목한천(落木寒天)은 고사하고 아직 단풍조차 제대로 덜든 잎새들의 항거(?) 탓일까? 황록으로 변조되는 잎새들이 어서 단풍 들고 낙엽 져 나목(裸木)이 될 때까지 계절의 수레바퀴는 겨울을 손사래 치며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 자연의 미묘하고 미세한 변화와 정교한 반응은 간혹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얼핏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층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듯하다. 푸른 잎사귀가 단풍 들기 전이거나 열매가 채 익기 전에 떨어져 버린다면 나무들은 얼마나 아쉽고 마음 조여 할까? 충분한 연습과 적응, 내성(耐性)이 갖춰지지 않은 채 부모 곁을 떠나게 되는 자식과 비슷하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때가 되면 떠나고 흩어졌다 모이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이, 시간이 경과되면서 순서에 따르거나 또는 역행(逆行)으로 나타나는 자연현상과 사회양상들은 실로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만큼 자연은 천변만화하고 세상은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다. ‘조락(凋落)이 스미고/스산함이 감돌수록//비우고 떨구고 삭히고 재우면서//나무는/야윈 가지로 허허롭게 몸짓한다//두텁게 몇 겹 옷으로//추위를 밀어내고/움츠림을 가리는/부류들은 알지 못한다//나무가/왜 옷을 벗으며/절대고독에 맞서는가를//뼈저리는 혹한에/신음조차 삼키며//속으로 보듬고 의연히 참아가며//또 한 겹/숙성의 테두리/옹골차게 새긴다’ -拙시조 ‘겨울나무’ 전문 나무의 나이테는 그냥 당연히 생긴다거나 결코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온갖 비바람이나 가뭄, 풍상을 견디고 추위를 이겨내야만 인고의 증표 같은 나이테가 오롯하게 새겨지는 것이다. 열대지방의 나무나 콩나물 시루 같은 호조건(好條件) 속에서 생기게 되는 밋밋한 성장테와는 차원이 다른 촘촘하고 또렷한 나이테가 겹겹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나무의 성장과 시련의 과정이 응축되고 기록되는 나이테가 있기에 나무들은, 더욱 꿋꿋하고 강인하게 혹독한 추위에 맨몸으로 맞서며 ‘절대생존’을 지켜가는 것이다. 나이테를 감아가며 겨울을 나는 나무처럼 사람들은 한 해를 보내면서 연륜을 더해간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12월은 지난 1년 동안의 자취를 반추하며 결실과 공적을 정리하고, 새로운 해의 계획과 목표를 가늠하여 보다 나은 새날을 기약하기도 한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크고 작은 일들과 희비의 사연이 점철된 아스라한 날들은 자신의 흔적이고 역사이며 삶을 지탱하는 자양분이기에 소중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미리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하고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삶의 내면이 새롭고 알찬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러나 비록 올해 이룬 것이 그다지 없고 내세울 것조차 없다손 치더라도 너무 허탈해하거나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싶다. 하루하루 무위(無爲)로 보낸 것 같은 날들도 먼 훗날 되돌아보면 하나의 궤적이고 삶의 편린이기에 모든 날이 살갑고 다행스러운 안도의 나날이 될 것이다. 온갖 잎새 다 내려놓고 칩거에 드는 겨울나무처럼 홀가분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더 고요하고 깊어지며 생각에 잠겨 드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세월은 무심치 않아 연륜을 쌓고 인생은 무상치 않아 슬기를 낳는다.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2025-12-09

경북교육청 미래형 공교육 모델 ‘경북온라인학교’ 개교

경북교육청이 9일 경북온라인학교에서 개교식을 열고 온라인 기반의 미래형 공교육 모델을 공식 출범했다. 경북온라인학교는 공립 각종학교로서 학생들이 기존 소속 학교 교실에서 비대면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온라인학교 교사가 디지털 공간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학습을 이어가는 점이 특징이다. 학기 중에는 담당 교사가 직접 소속 학교를 방문해 진로·학습 상담 등 대면 지원을 병행해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보완한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교육 스튜디오, 원격수업 설비, 대형 프로젝트실, 소형 스튜디오 등 최적화된 디지털 학습 환경을 구축했다. 경북온라인학교는 2024년 3월 임시 운영을 시작한 이후 개교 첫해인 2025학년도 2학기까지 총 135과목, 275개 강좌를 개설해 266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특히 2026학년도 1학기에는 1100명 이상의 학생이 수강을 신청하며 그 필요성과 효과가 입증됐다. 개설 과목은 인공지능 기초, 외국어, 환경, 보건 등 다양한 선택과목으로 구성돼, 도내 소규모학교와 농산어촌학교 학생들에게도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거점 역할도 맡는다. 경북교육청은 앞으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향후 AI 학습지원 기능 고도화, 도내 각급 학교와의 공동교육과정 확대, 학생 수요 기반 특화 과목 추가 개설 등 교육 선택 폭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09